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AI 허용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 포수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 인생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 모델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 PG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44
  •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억만년의 시간이 빚어낸 경치를 시인묵객들은 천하제일이라 예찬했고, 구이린계림, 桂林을 보지 않고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으스댔다. 그러나 마주한 그곳에서 시선을 파고든 건 산과 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었다. 장엄한 풍광도 삶의 터전일 뿐인 그들은 전통을 잇고 현재를 수긍하며, 리장리강, 漓江처럼 담담히 흐르고 있었다. 순한 웃음을 주던 그 얼굴들이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구이린桂林을 여행하기 전 기원전 214년, 진나라 시황제가 처음 도시를 세운 구이린은 광시좡족자치구 북동부에 있다. 수려한 경관은 익히 유명하고 특히, 몇년 전부터는 수십 개의 풍경구를 새로 개발하고 교통까지 편리해져 국제관광도시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이린은 아열대 기후라 기온이 높고 일 년 내 비가 자주 온다.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이라지만 실제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다. 습기 탓에 훨씬 덥게 느껴지고 비가 내린 후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5월 말의 기온이 34℃ 정도였는데 체감온도는 40℃처럼 느껴졌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지 말고 여행시에는 계절에 맞는 준비물을 잘 챙기도록 한다. 흔히 계수나무 꽃이 피는 가을을 여행의 최적기로 꼽는다. 룽지티톈의 경우 10월 둘째 주쯤 추수를 하기 때문에 황금 논을 보기 위해서는 중국 내 인파가 몰리는 첫째 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구이린桂林 계수나무의 숲 잦은 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고작 60일이라는 구이린. 출국 전부터 중국 기상청 예보에 온통 신경이 쏠렸건만. 6월을 앞둔 구이린의 하늘은 머리 위로 폭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동하는 내내 차창에 코를 박았다. 종일 집안으로 향기가 스민다는 꽃이 피기에는 이른 시기였지만 계수나무는 초여름 무성한 녹음을 뿜고 있었다. 건물 사이 기괴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끌었고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를 무심히 내달렸다. 구이린은 몇년 사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 특히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교통 요지로서, 잘 정비된 도로에 리장漓江, 샹장湘江의 물길은 광저우와 홍콩, 마카오까지 이어진다. 숲을 이룰 만큼 계수나무가 많다는 뜻을 가진, 구이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110년의 계수나무 부부수가 있는 곳은 징장왕청靖江王城이다. 징장은 구이린의 옛 지명으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왕위에 오르면서 장손인 주수겸을 왕으로 임명해 구이린에 파견했다. 왕청은 징장왕의 저택으로 명나라 5년에 착공해 완성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광시사범대학 왕청캠퍼스로 사용 중인 징장왕청은 시내에서도 중심에 있었다. 견고한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은 당시 그대로지만 종묘, 정자, 누각 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중일전쟁1937~1945년 때 파괴되어 1947년 재건한 것이다. 역사전시실로 꾸며진 청윈뎬承云殿에는 12대에 걸친 성의 역사를 모아 놓고 있으며 한 켠에서는 작은 공연도 펼쳐진다. 그 뒤 국학당으로 사용 중인 침궁 앞으로 학생들이 오간다. 우거진 나무터널을 지나 걸음은 두슈펑獨秀峰에서 멈췄다. 66m 높이에 불과한 이 석회암 봉우리는 이름처럼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정상에서 보이는 멋진 전경은 과거 명인들의 동경이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석각이다. 당나라 이래 136개나 되는 석각이 봉우리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새겨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송나라 후기 때 문인이던 왕정공王正功이 직접 새긴 시다. ‘구이린의 산수가 천하의 으뜸桂林山水甲天下’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그 시 속에 있다. 젊은이들과의 연회에서 흥에 겨워 쓴 시의 한 구절이 구이린을 대표하는 말로 대대손손 기억되리라는 것을 왕정공은 짐작이나 했을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더위에 지쳐 있다 쾌재를 부른 것은 루디옌蘆笛岩에서다. 루디옌은 시내에서 7km 떨어진 광명산에 있는 동굴로 전체 2km 중에 개방된 곳은 500m 정도다. 18℃를 유지한다는 동굴 안은 정말 시원했다. 눈사람, 부처, 사자, 수정궁 등 기이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주, 석화가 색색의 조명 아래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고 안내원의 설명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동굴은 정말 신비로웠지만 여기저기 판매를 목적으로 잘려 나간 종유석을 보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대자연의 예술궁전’이라는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분명하다. 구이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평범했던 낮과 달리 밤의 구이린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대표적인 곳이 량장쓰후兩江四湖다. 량장쓰후는 시내를 감싸 흐르는 리장과 타오화장桃花江의 물줄기를 도심의 룽후龍湖, 산후杉湖, 구이후桂湖, 무룽후木龍湖와 연결해 만든 해자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호수는 당나라 당시에도 구이린의 해자였다. 샹산象山공원도 량장쓰후 부근에 자리한다. 흔한 유원지를 떠올리는 분위기 탓에 명성과 달리 조연으로 전락했던 그 코끼리 모양의 돌산은 차라리 밤이 되자 주연의 자리를 되찾은 듯 보였다. 산후 앞 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차례를 기다렸다. 물 위로 량장쓰후의 랜드마크인 일월쌍탑日月月雙塔이 반짝인다. 금탑은 태양, 은탑은 달을 뜻한다. 유람선이 제 속도를 내고 룽후를 지나는 오른쪽으로는 룽후공원의 밤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조명에 파묻혀 웃고 있다. 함께 손을 흔들었다. 속도가 줄어든 것은 중간 지점 구이후 부근에서다. 재현된 옛 선박모형 앞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낚시 퍼포먼스가 연출되고 있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가마우지는 긴 목과 주둥이를 이용해 재빠르게 물고기를 잡는다. 배는 다시 미국 금문교 모양의 다리 아래를 지난다. 모두 열 아홉 개나 되는 량장쓰후의 다리 중에는 이처럼 세계 유명 다리를 본뜬 것도 많아 교량박물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뱃놀이의 풍류는 당을 거쳐 송宋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많은 호수와 강이 있는 구이린은 수로가 발달해 뗏목과 배를 이용한 뱃놀이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개발이 진행되면서 수질은 나빠지고 하천의 체계는 무너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1998년의 량장쓰후 프로젝트다. 강과 호수를 연결하고 공원 녹지를 조성했으며, 다리와 길을 만들고 수질을 정화하는 작업을 거쳐 2002년, 지금의 량장쓰후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도심의 생태환경 질은 높아졌고 오늘날 쾌적하게 밤의 풍류를 즐기게 된 것이다. 유치하다 싶을 만큼 화려한 조명들로 몽롱한 사이, 수변 무대 앞에서 유람선이 갑자기 멈춰 선다. 음악과 함께 민속공연이 한창이었다. 감상도 잠시, 출발 지점을 향해 다시 뱃머리를 돌린다. 배 안. 어여쁜 한족 아가씨가 익숙한 우리 노래를 비파로 연주하는 동안 한 시간여의 현대판 뱃놀이가 끝나 가고 있었다. ●룽성 龍勝 눈물로 일군 천국의 계단 구이린에서 77km. 광시와 후난湖南성 접경에 자리한 룽성으로 향한다. 정확히 말하면 룽성 각족各族자치현 허핑和平향, 그곳에 있는 룽지티뎬龍脊梯田이 목적지다. 룽지티톈은 우리가 흔히 다랭이 논이라 부르는 계단식 논이 산 전체를 덮고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반 만에 버스가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30분을 또 가야 한다. 세차게 비가 내렸고 험한 산길 아래는 물줄기가 운무에 쌓인 계곡을 휘감았다. 멀미가 슬슬 올라올 무렵 멈춘 곳은 훙야오红瑶족의 부락인 황뤄야오자이黄洛瑶寨. 60가구, 약 500명이 이곳에 모여 산다. 야오족은 수난의 역사를 가졌다. 원명元明시대 봉건통치자들의 압박을 피해 대규모 야오족이 남쪽으로 이동했고, 특히 명대 97년간은 군대까지 동원한 유혈진압에 시달렸다. 훙야오족이 룽지티톈에 정착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다채로운 자수를 수놓은 붉은색 옷을 입는 훙야오족은 여인들의 긴 머리가 유명하다. 머리카락 평균 길이는 1.7m, 가장 긴 사람은 2.1m나 된다. 다섯살 때부터 기른 머리를 성인식 때 귀밑까지 자르고는 다시 평생 기른다. 자른 머리카락은 뭉치로 잘 보관해 뒀다가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틀어 얹는데 그것을 반발盤髮이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손질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뒀다가 또 하나의 반발을 만든다. 예쁘게 틀어 올린 머리는 지금의 머리에 두 개의 머리채를 묶어 비로소 완성된 스타일이다. 훙야오족이 이토록 애지중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머리카락이 부귀영화와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부락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흔들다리를 건너야 했다. 10여 명씩 우산을 든 채 한 손으로 출렁대는 다리를 부여잡고 뒤뚱대며 건넜다. 발아래로 비에 불어난 물살이 아찔했다. ‘천하제일장발촌’이라는 표지석을 지나 들어선 민속공연장에는 훙야오족 문화의 면면이 공연으로 펼쳐진다. 전통차인 유차를 마시며 여인들이 그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감아올리는 퍼포먼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남성 관객과 함께 연출하는 결혼 풍습도 흥미롭다. 마음에 드는 남성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꼬집고 남성이 여성의 발등을 살짝 밟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공연은 부락에서 가장 나이 많은 81세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긴 머리를 빗는 것으로 막바지에 이른다. 놀랍게도 흰머리가 하나도 없다. 훙야오족은 쌀뜨물을 발효시킨 물로 계곡에서 머리를 감는다는데, 일평생 검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지니고 있는 비법일지도. 노동이 흐르는 산등성이 풍경 71.6km2라는 가늠하기도 힘든 면적의 룽지티톈은 해발 1,916m 룽지산 자락을 380m부터 높게는 1,180m까지 뒤덮고 있다. 크게 진컹티텐金坑梯田과 핑안티텐平安梯田으로 나뉘는데, 핑안은 좡壯족의 거주지이고 진컹은 훙야오족의 거주지다. 그들은 13세기 원나라 때부터 이 방대한 개간 작업을 시작해 청나라 초기에 완성했고, 지금까지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방향은 진컹티톈 쪽이었다. 3년 전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천천히 고도가 높아지고 창밖으로 논이 물결친다. 20분 후, 드디어 가장 높은 진푸딩金佛頂 전망대다. 막 비가 그친 희뿌연 산자락에 온통 용이 춤을 춘다. 논 사이사이 다자이, 신자이, 좡지예 등 부락들이 그림처럼 박혀 있고, 장대한 선율로 흐르는 곳곳에서 모심기가 한창이다. 룽지티톈에는 ‘황금빛 부처의 정수리’라는 진푸딩 외에도 8개의 전망대가 더 있다. ‘달과 일곱 개의 별’, ‘천국으로 향하는 천개의 계단’ 등 저마다 낭만적인 이름을 지녔다. 위대한 이 풍광은 땀과 정성으로 일군 것이라기보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옳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카메라를 내려놓기 힘든 매력적인 예술작품이기 전에 돌투성이 산을 일구며 죽음과 맞서 온 이들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 역설적인 아름다움 앞에서는 그저 말을 잊을 뿐이다. ●싼장 三江 시의 고향, 노래의 바다 또 하나의 소수민족을 만나러 싼장 둥족자치현으로 향한다. 소수민족들이 흔히 그렇듯 이들 또한 한족, 몽고족, 만주족 등 주류의 핍박을 피해 이 변방의 산간벽지에서 거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8개의 부락이 모여 산다는 정양촌 입구. 촌락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청양펑위차오程陽風雨橋, 이름 그대로 바람과 비의 다리다. 길이 64.4m에 폭 3.4m, 높이는 10.6m에 이르는 이 다리는 실용성을 넘어 뛰어난 조형미와 아름다운 자태로 세계적으로도 건축양식의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1916년부터 12년이 걸려 완성됐는데 중국 정부의 중점보호대상문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양펑위차오는 맨 아래에 5개의 청석으로 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삼나무로 몸체를 만든 후 탑 모양의 정자를 지붕으로 올린다. 다리 내부는 긴 복도 형태다. 놀라운 것은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서로 맞물려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펑위차오風雨橋는 둥족 마을 어디에나 있다. 현에만 모양이 다른 다리가 100개도 넘는다. 부락과 부락의 경계, 강이 있는 자리에 세우는 펑위차오는 교량의 기능 외에도 영혼을 달래고 액을 막아 복을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다른 펑위차오인 허룽河龍교를 지나니 핑자이平寨다. 이 부락에는 고루鼓樓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펑위차오와 함께 둥족 문화를 상징하는 고루는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고루를 지을 때는 모두가 힘을 보태고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기도 한다고. 점심은 관샤오冠小촌에서 바이자옌百家宴을 베풀어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 바이자옌은 귀한 손님이 오면 집집마다 대여섯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모여 접대하는 손님맞이 잔칫상인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전통복장을 한 둥족 여인들이 줄을 맞춰 서서 고음과 저음이 섞인 음색으로 환영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환대는 노랫가락을 타고 둥족은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아무 때고 권해도 막힘없이 한 자락을 뽑아낸다. 고유문자가 없는 그들이 노래 속에 역사와 신화를 담아 문화적 전통을 이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둥족 사회가 ‘시의 고향이자 노래의 바다’라는 서정적 칭호를 갖게 된 것도 민족의 서사를 전승하는 방법이 노래였기 때문이다. 고루 앞 광장. 군무와 함께 연회가 시작된다.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인 루성蘆笙이 갖가지 소리를 내며 광장을 울리고, 이들이 모시는 대모신 싸마薩瑪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서 여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춤을 춘다. 햇살처럼 사방으로 퍼진 우산살이 마을의 재앙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 공연이 끝날 때쯤 여인들이 서둘러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상 하나에 두 가정이 만든 음식이 놓이는데 얼핏 봐도 백 가족은 돼 보인다. 둥족은 자신의 집에서 만든 음식상 앞에 앉아 그 자리에 마주 앉은 손님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특이한 것은 한자리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들고 상을 돌면서 각각의 손맛을 볼 수가 있다. 개구리튀김이나 메뚜기볶음이 앞에 있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상마다 반겨 주는 얼굴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연신 받아먹었다. 여기저기서 권주가가 끝날 때까지 권하는 술잔을 연거푸 들이켜 곤혹을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를 두드릴 때쯤 마지막 순서는 뚜어예多耶다. 강강술래처럼 음악에 맞춰 모두가 손을 잡고 도는 춤으로 화합의 뜻이 담겨 있다. 연회가 끝났다. 돌아 나서는 등 뒤에서 그들이 또 이별 노래를 부른다. 괜히 목이 메어서 결국 뒤돌아 손 한 번 흔들지 못했다. 바람소리 같고 새소리 같은 그 노래 때문이다. 소수민족 중국에는 한족 외에도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에 비해 다른 민족들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1952년 소수민족정책 시행 이후 5개 자치구와 30개 자치주, 120개 현에서 소수민족 자치를 허용하고 있는데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은 1,800만 의 좡족으로 광시에 많다. ▶travel info GUILIN Airline 아시아나항공 ‘인천-구이린’ 직항편이 현재 매주 목, 일요일 20:30에 출발하고 ‘구이린-인천’은 04:55 인천 도착이다. 에어차이나항공은 김포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구이린까지 운항한다. 직항 소요시간은 약 4시간, 경유시 ‘김포-베이징’은 1시간 40분, ‘베이징-구이린’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TEA 유차油茶 좡족, 둥족, 묘족, 야오족은 복장이나 음식 등 비슷한 풍습이 많다. 그중 하나가 유차다. 구이린의 유차는 궁청 야오족유차, 룽성 둥족유차, 신안유차로 나뉘는데 유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타打유차’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보통 현지에서 나는 차를 살짝 볶아 생강, 마늘, 쪽파 등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인 후 걸러낸다. 그리고 기름에 튀긴 찹쌀 위에 부어 낸다. 감기를 치료하고 고된 노동 후, 체력회복을 위해 마셔 왔다는 유차는 손님이 오면 꼭 권한다. 훙야오족과 둥족 모두 환영의 뜻으로 유차를 냈는데 둘 다 비슷했다. 맛은 마치 식용유가 섞인 누룽지처럼 약간 애매하다. MUSICAL 둥족의 사랑이야기, 줘메이坐妹 <줘메이>는 둥족의 풍속을 연출한 대형 뮤지컬이다. 현 중심에 자리한 공연장, 둥샹냐오차오侗鄕鳥巢는 새의 둥지를 형상화한 둥근 형태로 천장이 없다. 줘메이는 둥족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서막을 포함, 전체 6장의 구성 안에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켜 춤과 노래로 엮어낸다. 특히 펑위차오와 전통가옥, 흐르는 강 등 둥족의 생활터전을 연출한 무대와 출연자들의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다. www.zuomeisj.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격식 있게 벗었다, 그 남자의 출근길

    격식 있게 벗었다, 그 남자의 출근길

    6년차 직장인 강모(32)씨가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는 ‘반바지’를 입기 위해서다. 자유로운 직장 분위기라 가끔은 흰색 반바지를 입어 패션 감각을 뽐내는 그다. 강씨는 “무릎이 살짝 보이는 반바지에 로퍼나 스니커스를 신으면 더운 여름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고 아저씨 패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며 반바지 예찬론을 펼쳤다. 올여름 멋을 좀 아는 남자들의 선택은 ‘반바지’다. “어떻게 남성 직장인이 숭숭 난 다리털을 보이며 품격 없이 반바지를 입을 수 있나”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서 넥타이를 없애고 와이셔츠나 티셔츠 등으로 간편하게 입는 ‘쿨 비즈’(Cool Biz) 차림이 점점 확산되면서 과감하게 반바지를 입는 걸 허용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주말 및 휴일 근무자에 한해 반바지 차림을 허용했다. 이미 앞서 제일모직 패션부문과 제일기획 등 개성에 민감한 회사들은 일찌감치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남성용 반바지 판매도 증가 추세다. 7일 제일모직에 따르면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와 빨질레리는 2013년과 2014년 반바지 생산량의 80% 이상을 판매하는 등 남성 반바지의 높은 인기를 보여 주고 있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메인 브랜드는 통상 3000~4000장 정도의 남성용 반바지를 만드는데 올해는 반바지를 즐기는 남성들이 더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복 코모도스퀘어 역시 올여름 반바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나나 리퍼블릭이 올여름 출시한 11종의 반바지 가운데 6종은 이미 완판돼 더이상 구매가 어려울뿐더러 나머지 종류도 입고 물량의 70% 이상이 판매됐다. 남성용 반바지라고 단순히 긴 바지를 무릎 위로 싹둑 자른 펑퍼짐한 디자인을 생각하면 금물이다. 남성용 반바지에도 변주가 있다. 빨질레리는 반바지의 총기장을 줄이고 밑단 폭을 축소해 더욱 슬림하고 단정해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또 청량감이 느껴지도록 제품을 제작한 후에 워싱을 하는 가먼트 워싱을 적용했다. 또 반바지 밑단을 3.5~4㎝ 위로 접어 입음으로써 좀더 격식 있는 반바지 차림을 추구할 수 있다. 반바지 색상도 중요하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바나나 리퍼블릭, 갭 등을 수입하는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조언에 따르면 반바지 색상으로는 블랙, 그레이, 네이비 등의 기본 색상을 활용하는 게 좋고 화이트 셔츠나 테일러드 재킷과 같이 입으면 반바지라도 격식을 갖춘 오피스룩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얌전하다는 느낌이 들고 개성을 보여 주고 싶다면 어두운 색상에 무늬가 들어간 반바지도 좋다. 반바지를 입는 남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의 손은영 디자인실장은 “반바지 스타일링의 시작은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이지만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세련됨을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반바지를 입을 때 반드시 피해야 할 3가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일모직이 조언하는 남성들이 반바지를 입을 때 반드시 피해야 할 3가지는 ‘구두’, ‘드레스셔츠’, ‘양말’이다. 여성들이 남성들의 반바지 차림에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발목을 넘어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양말에 슬리퍼를 신고 반바지를 입는 것이다. 남성정장에 신던 구두는 반바지를 입을 때는 잠시 넣어 두자. 구두보다는 끈이 없는 로퍼, 캔버스 소재의 보트 슈즈 등을 신는 게 보기 좋다. 정장에 어울리는 드레스셔츠도 옷장에 넣어 두자. 반바지에는 스트라이프나 체크 패턴의 피케 티셔츠를 매치하거나 라운드 티셔츠 혹은 반팔 티셔츠가 어울린다. 양말은 되도록 신지 말자. 반바지를 입을 때는 발목 양말이나 페이크 삭스(덧신)를 선택하면 시선이 양말에 가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반바지 판매가 늘어나자 남성 샌들도 주목받고 있다. 금강제화의 4~6월 남성 샌들 판매량은 7100켤레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00켤레에 비해 2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여성샌들 판매 신장률 5%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반바지를 입더라도 격식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가죽 샌들을 신는다. 금강제화가 올여름 출시한 에스쁘렌도 샌들은 지난 4~6월 남성 신발 판매순위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다. 반바지도 샌들도 준비됐는데 숭숭 난 다리털 때문에 반바지가 부담스러운 남성들을 위한 다리털 숱 제거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CJ올리브영이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일본 카이(KAI)의 ‘레그 트리머’(다리털 숱 제거기)는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 다이아몬드 공원에서 ‘8.52캐럿’ 캐낸 여성

    美 다이아몬드 공원에서 ‘8.52캐럿’ 캐낸 여성

    '보석광산'으로 불리는 미국의 한 주립공원에서 한 여성이 무려 8.52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州)에 사는 바비 오스카슨은 지난 24일 자신의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보석광산'으로 불리고 있는 미국 아칸소주(州)에 있는 '크레이터 오브 다이아몬드 주립공원(Crater of Diamonds State Park)'에 갔다가 우연히 8.52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캐내는 횡재를 했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매우 더운 날씨에도 바비는 꾸준히 나뭇잎이 덮인 땅을 20분여 동안 파헤친 끝에 이 다이아몬드를 캐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에 공식 개장한 이 공원은 일반인에게 보석 캐기가 허용된 미국 유일의 노천 광산형태의 공원이다. 약 37.5에이커(약 1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에 조성된 이 공원에서 1906년에 처음으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이래로 계속해서 다양한 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립공원 개장 이후 발견된 가장 큰 크기의 다이아몬드는 지난 1975년에 발견된 16.37캐럿 규모의 다이아몬드이며 지난 1924년에는 40.23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한 10대 소녀가 3.8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캐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바비가 이번에 발견한 다이아몬드는 다섯 번째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다이아몬드의 정확한 가치는 평가하기 어려우나 CNN 방송은 지난 1971년 이곳에서 발견된 약 12.42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현재 가치로 약 9억 원에 거래가 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 '보석광산'으로 불리는 주립공원에서 여성에게 발견된 8.52캐럿 다이아몬드 (해당 주립공원 공개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주통신] 美여성, 주립공원에서 ‘8.52캐럿 다이아몬드’ 횡재

    [미주통신] 美여성, 주립공원에서 ‘8.52캐럿 다이아몬드’ 횡재

    '보석광산'으로 불리는 미국의 한 주립공원에서 한 여성이 무려 8.52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州)에 사는 바비 오스카슨은 지난 24일 자신의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보석광산'으로 불리고 있는 미국 아칸소주(州)에 있는 '크레이터 오브 다이아몬드 주립공원(Crater of Diamonds State Park)'에 갔다가 우연히 8.52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캐내는 횡재를 했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매우 더운 날씨에도 바비는 꾸준히 나뭇잎이 덮인 땅을 20분여 동안 파헤친 끝에 이 다이아몬드를 캐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에 공식 개장한 이 공원은 일반인에게 보석 캐기가 허용된 미국 유일의 노천 광산형태의 공원이다. 약 37.5에이커(약 1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에 조성된 이 공원에서 1906년에 처음으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이래로 계속해서 다양한 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립공원 개장 이후 발견된 가장 큰 크기의 다이아몬드는 지난 1975년에 발견된 16.37캐럿 규모의 다이아몬드이며 지난 1924년에는 40.23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한 10대 소녀가 3.8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캐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바비가 이번에 발견한 다이아몬드는 다섯 번째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다이아몬드의 정확한 가치는 평가하기 어려우나 CNN 방송은 지난 1971년 이곳에서 발견된 약 12.42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현재 가치로 약 9억 원에 거래가 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 '보석광산'으로 불리는 주립공원에서 여성에게 발견된 8.52캐럿 다이아몬드 (해당 주립공원 공개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동성애 반대 대형 전광판’ 인종차별 논란

    ‘동성애 반대 대형 전광판’ 인종차별 논란

    미국 각 주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는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이에 반해 동성애를 반대하는 대형 광고판들이 잇달아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미시간주(州) 디본 하이츠 지역에 있는 한 대형 광고 전광판에 인종차별을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동성애 반대 글귀가 담긴 광고가 등장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현지 방송(WDIV)은 전했다. 이 광고는 흑인 얼굴 사진 밑에는 '흑인으로 태어남'(Born black)이라는 글귀와 함께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얼굴 사진 아래에는 '이 방향으로 태어나지 않음'(Not born this way)이라는 문구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내용의 문구는 동성애 커뮤니티의 찬송가로도 불리는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의 노래인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를 비꼬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현지 방송은 설명했다. 또한, 왼쪽의 광고 문구는 "동성애는 인권이 아니라 행위일 뿐"이라는 내용과 함께 아래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웹사이트 주소가 게재되어 있다. 해당 광고판을 접한 시민들은 "인종차별적 요소에다 극도로 역겨운 내용"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해당 광고를 제작하고 후원하고 있는 동성애 반대 단체 관계자는 "동성애 커뮤니티의 말로에 관해 언급했을 뿐"이라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현지 방송은 덧붙였다. 동성애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주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광고전이 이어지는 등 동성애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사진=인종차별과 동성애 반대 내용으로 논란에 휩싸인 광고 전광판 (현지 방송, WDIV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나우! 지구촌] ‘의료용 마리화나’ 학교내 투약 허용, 옳은가? 아닌가?

    [나우! 지구촌] ‘의료용 마리화나’ 학교내 투약 허용, 옳은가? 아닌가?

    미국 각 주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합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 내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투약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저지주(州) 메이플 세이드 지역에 거주하는 16세 소녀인 제니 바보어의 부모들은 간질을 앓고 있는 딸에게 의료용 마리화나를 학교 내에서 투여하지 못하도록 한 학교 행정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마리화나는 연방법에 의해 1급 마약류로 지정되어 있어 관할 학교 당국은 의료용 마리화나 역시 학교 구역 내에서는 절대 투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관해 제니의 부모는 "의료용 마리화나는 딸의 치료에 필수적인 약이며 의사가 처방해준 것이며 어떠한 중독의 위험도 없다"면서 "마리화나는 분명히 과학적으로도 이러한 마약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소송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의료용 마리화나 오일이라 할지라도 명백한 마약류에 속해 학교 내에서는 절대 투여할 수 없다"며 점심시간에 부모가 학교에 와서 딸을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투여하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제니의 부모는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불편한 방법"이라면서 "딸이 점심시간에 정기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투여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학교 내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투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되는 추세에서 학교 내에서의 투여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제니의 처지는 이해가 가지만 의료용 마리화나라 할지라도 학교 내에서의 투여는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의료용 마리화나의 학교 내 투약 허용을 바라고 있는 16세 소녀 제니 (현지 언론, NJ.com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나우! 지구촌] 학교로 간 美 ‘의료용 마리화나’...교내 투약 논란

    [나우! 지구촌] 학교로 간 美 ‘의료용 마리화나’...교내 투약 논란

    미국 각 주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합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 내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투약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저지주(州) 메이플 세이드 지역에 거주하는 16세 소녀인 제니 바보어의 부모들은 간질을 앓고 있는 딸에게 의료용 마리화나를 학교 내에서 투여하지 못하도록 한 학교 행정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마리화나는 연방법에 의해 1급 마약류로 지정되어 있어 관할 학교 당국은 의료용 마리화나 역시 학교 구역 내에서는 절대 투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관해 제니의 부모는 "의료용 마리화나는 딸의 치료에 필수적인 약이며 의사가 처방해준 것이며 어떠한 중독의 위험도 없다"면서 "마리화나는 분명히 과학적으로도 이러한 마약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소송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의료용 마리화나 오일이라 할지라도 명백한 마약류에 속해 학교 내에서는 절대 투여할 수 없다"며 점심시간에 부모가 학교에 와서 딸을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투여하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제니의 부모는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불편한 방법"이라면서 "딸이 점심시간에 정기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투여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학교 내에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투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되는 추세에서 학교 내에서의 투여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제니의 처지는 이해가 가지만 의료용 마리화나라 할지라도 학교 내에서의 투여는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의료용 마리화나의 학교 내 투약 허용을 바라고 있는 16세 소녀 제니 (현지 언론, NJ.com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경제 블로그] 금융위 상임위원 영문 명함이 두 개인 까닭

    [경제 블로그] 금융위 상임위원 영문 명함이 두 개인 까닭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의 영문 명함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상임위원을 의미하는 ‘Standing Commissioner’이고, 또 다른 하나는 ‘Deputy Chairman for International Affairs’, 즉 국제부문 부위원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앞의 것은 국내용이고, 뒤의 것은 국제용입니다. 왜 금융위 상임위원은 두 개의 명함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주요 20개국(G20)이 중심이 돼 열리는 국제 금융회의에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각국의 금융권 수장들이 자리합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운영위원회로 참석하고 있지요. 하지만 다른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체로 상임위원이나 국장급인 국제협력관이 참석합니다. 국제회의 기구는 위원장 참석이 어려울 땐 대참(代參)을 허용하고 있지만, 최소한 부위원장이 참석할 것을 권고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 분야에서는 상임위원이 위원장 다음 역할을 맡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상임위원 명함을 내밀기엔 위상이 좀 구겨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영문 홈페이지의 상임위원 표기도 최근 ‘Standing Commissioner’에서 ‘Deputy Chairman for International Affairs’로 수정했습니다. 최근 국내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영어 울렁증’이 있다고도 하고, 알아주는 ‘체인 스모커’(골초)여서 비행 시간 동안 담배를 참을 수 없어 국제회의를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금융외교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일반고생, 카이스트 가는 길 넓어집니다

    일반고생, 카이스트 가는 길 넓어집니다

    일반고 학생들에게 2016학년도 이공계 특성화대 입시는 특별한 기회다. 과학고의 조기졸업 제한으로 올해 과학고 출신 지원자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4년 과학고 입학생부터 조기졸업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80%에 육박하던 2학년 조기졸업생이 올해 10%(대전·충남 지역 20%) 수준으로 줄어든다. 물론 상급학교 조기 입학 자격부여 제도를 통해 최대 40%까지 과학고 2학년의 대입전형 지원을 허용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 조기졸업 지원자의 규모가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셈이다. ●올 과학고 조기졸업 대입지원자 최대 601명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자료로 추산했을 때 2015학년도 1424명이었던 과학고 2학년 조기졸업 대입 지원자는 2016학년도 최대 601명으로 줄어든다. 과학고 조기졸업 제한으로 일반고 출신들이 가장 큰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항공과대(POSTECH) 등 5대 이공계 특성화대의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전체 모집 인원의 94%에 이른다. 20일 학교별 특징과 전형을 알아봤다. ●카이스트, 지난해보다 50명 축소 카이스트는 학과 구분 없이 무학과 제도로 모집한다. 학생들은 입학 뒤 1학년 말에 학과별 정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한다. 2016학년도 총 모집 인원은 750명 내외로 지난해보다 50명이 줄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으로 680명 내외를 모집하며, 외국고 전형으로 40명 내외를 모집한다. 고른기회전형은 지난해부터 새터민에게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적용하지 않으며, 6회 지원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1단계 서류평가 결과와 2단계 면접평가 결과를 7대3으로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정시에서는 수능 우수자전형으로 30명 내외를 뽑는다. 수시 전형 간 중복 지원은 안 되고, 수시·정시는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 ●디지스트, 고른기회전형 신설 학부생들은 전공 구분 없이 3년 동안 수학·물리·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공학과 비교역사·철학·음악·미술·체육 등 인문소양 교육을 함께 공부한다. 4학년이 되면서 개인 진로를 정해 트랙별 심화 교육을 받는다. 2015학년도 입학생은 모두 203명으로, 2016학년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200명 내외를 무학과 단일학부로 선발한다. 정시에서 수능 위주로 10명 내외를 뽑고 나머지를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수시에서는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미래브레인추천전형으로 50명 내외, 미래브레인일반전형으로 140명 내외를 선발한다. 올해는 농어촌 학생이나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가구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브레인고른기회전형이 신설됐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 100%로 뽑는다. ●유니스트, 기회균등전형만 추천서 필요 이공 계열 8개 학부, 경영 계열 1개 학부 등 총 9개 학부에 21개 전공이 있다. 올해 벤처경영 트랙이 신설됐다.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는데, 반드시 2개를 해야 한다. 2016학년도에 정원 외 포함해 모두 396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제출 서류에서 추천서를 없앤 것이 큰 특징이다.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 창업인재전형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우수성입증자료를 본다. 지난해보다 5명을 늘려 20명을 뽑는 창업인재전형은 학생들끼리 40분 동안 집단토론을 벌이는 면접평가를 한다. 기회균등전형은 유일하게 교사 추천서를 필요로 한다. 세월호 유족의 지원이 가능한 분야로, 정원 외 36명을 뽑는다. 정시모집 비율은 10% 정도로 지난해처럼 수능 성적 100%로 선발한다. 수시모집 6회 지원 제한을 받지 않고 정시모집도 군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 ●지스트, 학교장 추천 50명 1993년 출범한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설립한 4년제 학사 과정이 지스트 대학이다. 지스트는 2016학년도 수시에서 175명, 정시에서 25명 등 모두 200명을 선발한다. 올해 달라진 점은 학교장추천전형의 신설이다. 일반고의 우수 학생들에게 도전 기회를 주고, 더 많이 뽑기 위해서다. 고교별로 2명 이내로 추천할 수 있다. 고른기회전형은 12명에서 20명으로 모집 인원을 늘렸다. 국가보훈대상자 자녀도 응시 가능하다. 수시 면접은 인성면접 위주로 실시하되 필요 시 대학 자체적으로 수학 능력을 검증한다. 정시에서는 인성면접만 한다. 정시에서는 수능 70%, 학생부 20%, 자기소개서 10%가 반영된다. 수시와 정시 모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다. ●포스텍, 창의IT인재전형 1박2일 진행 2010년부터 오로지 수시 모집으로만 학생들을 뽑고 있는 포스텍은 2016학년도에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00%를 선발한다. 글 쓰고 발표하는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시하므로 수학·과학뿐만 아니라 국어와 영어도 잘해야 한다. 2016학년도에는 정원 내 전형인 일반전형과 창의IT인재전형을 통해 321명을 뽑는다. 창의IT인재전형은 1박2일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원 외에 고른기회전형,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이 있다. 고른기회전형은 이번에 신설돼 10명 내외를 뽑는다. 학과는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명과학과가 있다. 학과를 정하지 못했을 경우 단일 계열에 지원할 수 있다. 전형 1곳만 지원이 가능하며, 수시 지원 6회 제한의 적용을 받는다. 제출 자료는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학생부로 1단계 서류 평가에서 3배수 내외를 뽑아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1년 전 그 시각, 백일을 갓 넘긴 아기를 안고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밤새 아기와 씨름하느라 잠을 못자 게슴츠레한 눈으로 멍하니 앉아 수유를 하고 있었다. 뉴스 속보 알림이 떴고,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감도 못 잡았던 데다 구조 중이라 하니 ‘별 일 아니겠지’ 생각했다. 아기가 배를 다 채우고 잠이 든 시간이 오전 11시. 드디어 한숨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워 아기를 안고 얼른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이나 단잠을 잤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달게 낮잠을 잤는지까지 생생하다. 밤새 쌓인 피로가 다 풀린 것처럼 가뿐했고 ‘이것이 백일의 기적이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 잠깐의 기쁨이 이렇게 죄의식으로 남을 줄은 미처 몰랐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 자식을 배불리 먹이면서 남의 아이들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서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트라우마로 남았다. 엄마가 되어서 맞닥뜨린 대형 참사는 슬픔의 단계를 뛰어 넘었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모두가 내 아이, 내 가족 같았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는 길에 배가 가라앉아 바다에 빠졌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목격했다, 그런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절망적이다. ●아기엄마가 본 세월호 참사…그것은 공포였다 설렘으로 가득찼을 여행길이 순식간에 지옥이 되고, 엄마를 찾으며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시커먼 바다에 대고 이름을 불러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던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서 아이들이 따뜻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앞다퉈 배에 담요를 던지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마저도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지만.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몇날 며칠을 울었다. 울음은 곧 분노가 되었다. 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수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무리일 수 있겠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로서 지켜본 세월호 참사는 생후 106일 아기에게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부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부패와 무능의 총 집합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또 초보 엄마인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내 자식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내가 ‘빽’이라도 있었으면, 이 아이들이 힘 있는 집 자녀들이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겠느냐”던 부모들의 절규가 너무 아팠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내 아이를 무슨 힘으로 지킬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희생된 아이들을 비롯해 모두에게 미안했다.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져버리게 해서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내 아기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래서 뭐라도 하고 싶었다. 비겁한 변명일 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도 한참 뒤늦게 찾아갔고, 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며 혼자 눈물을 훔치는 게 다였다. 주말에 광화문에 나가 멀찌감치서 유가족들을 향해 기도를 하고 돌아오고 거기서 받아온 노란 리본을 기저귀 가방이나 유모차 등에 달고, 친구가 선물한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문패를 현관에 붙여놓았다. 나도 슬픔과 분노를 함께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그 정도 뿐이었다. 일부 용기 있는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동네 곳곳에 노란색 현수막을 달고 유가족들과 모임을 가지며 아픔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무튼 엄마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함께 감정을 나누는 것뿐이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참사가 일어난 것보다 더욱 공포스러웠다. 아이가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는데 더 이상 슬퍼하지도 말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독박 육아’라는 콘셉트에 따라 지금까지 주로 육아의 어려움만 적어왔지만 사실 아기를 통해 얻는 것은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남는다. 아기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나의 모든 것이 됐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행복하고 신비롭다. 기침 한 번에도 가슴이 철렁,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 졸이게 된다. 나를 쏙 빼닮은 한 생명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이 벅찬 감정을 안겨준다. 아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것을 버리고 포기해 가면서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랑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제 겨우 1년 남짓이지만 이 아기가 없던 세상은 원래 없었던 것처럼 까맣게 잊혀졌다. 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식은 그냥 내 자체이고 전부다. 세월호에는 그렇게 17년을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휴대전화를 꾹꾹 누르며 “엄마,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아이들이었다. 누가 감히 그 부모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반 년도 채 안 지나서부터다. 할 수 있는 게 그저 슬퍼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하지 말라며, 자신의 전부를 황망하게 잃은 부모들에게 등을 돌렸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을 도대체 무슨 자격과 권리로 할 수 있을까. 수족(手足)을 잃은 것보다 더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만하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다. 희생자 가족들 중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는, 그냥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아기 엄마에 불과했던 나는 혼자 화내고 우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늘 안타까웠고 미안했고 괴로웠다. 편안히 앉아서 두 눈으로 사건을 지켜본 목격자라는 사실이, 내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다른 아이들의 최후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오랫동안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선 지금까지 어떠한 죄의식도 느껴지지 않았다. 드러나는 잘못과 치부를 덮는 데에만 급급해 보였다. 자기들도 부모이면서, 가족이면서 생떼 같은 자식들을 어이 없게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그만하라고,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성을 차리라고 요구한다. 배 안에 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으면서, 그런 나라로부터 희생자 가족들이 받는 것을 ‘특혜’라고 했다. 지켜주지 못한 내 자식들이 어떻게 사고를 당했고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는데 그 앞에서 주판알을 먼저 튀겼다. 가까스로 살아 남았지만 친구를 잃은 고통에 휩싸인 아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대학 특례 입학이었다. 심지어 세월호에 매몰돼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며 호도했다. 탐욕, 결국은 돈 때문에 이 사단이 났는데 해결책으로 돈부터 들이미는 천박함에 몇 번이나 가슴을 쳤다. 당장 내 아이가 없는 곳에서, 그리고 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 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곳에서 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빨리 잊었고, 너무 빨리 물들었다. 언제부턴가는 인터넷에서는 세월호 관련 기사를 읽기가 겁이 날 정도가 됐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저버린 것 같은 댓글들은 나에게도 상처가 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교적 더 울분을 느꼈던 엄마들 사이에서도 “돈이 많이 든다는데 인양을 꼭 해야하나요”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힘이 쭉 빠졌다. 아직도 그 안에 9명이나 남아있는데.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이고 또 부모가 될 텐데, 세월호 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현상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어떻게 이념이나 성향으로 구분지어질 수 있으며, 사건을 막지 못하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국가에서 정치가 아닌 정쟁(政爭)만 눈에 띄는지. 이런 세상에서 내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깜깜할 뿐이다. ●10명 중 6명 “국가 안전 의식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는 유독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2014년 1월 1일생인 아기가 태어나 마주한 세상은 암담했다. 수시로 등장하는 어린이집 사고에 끔찍한 아동 학대 살인(칠곡·울산 계모 학대살인)이 벌어졌고, 학교에서는 가뜩이나 입시 스트레스에 왕따 문제도 심각한데 학교폭력(진주 학교폭력 사망) 사건도 심심치 않게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인 수학여행길에 일어난 끔찍한 대형 참사(세월호 사건), 그리고 겨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고까지(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그 뿐인가.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판교 지하철 환풍구 추락사고 등. 사고는 도처에서 일어났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들만 나열을 했는데도 아이가 자라는 단계마다 빠짐이 없다. 과연 내 아이가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겪지 않고, 아무런 사건에도 엮이지 않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일 것 같다. 아이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건강하게 아무런 사고 없이, 온전히 자라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 1년. 국가의 안전의식이 변화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10명 중 6명은 아니라고 답했다.<서울신문 4월 6일자 4면 기사 보기 클릭> 뜬 눈으로 304명이나 희생되는 장면을 본 처참한 일을 겪고도 아직까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헤치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세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위로는커녕 비난을 받는 너무나 비정한 곳에서 나는 아기를 키워야 한다. 아무도 내 가족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 내 아이에게 운이 따르길, 기적이 함께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한국은 큰 틀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구도 위에서 조화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동북아의 복합적인 역학구도로 인해 안보와 경제의 조화로운 선택이 쉽사리 허용되지 않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서로 다른 사안이나, ‘제로섬’ 구도로 부각되고 있다. AIIB는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틀을 구축한 브레턴우즈 체제의 종언을 고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에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해 오면서 개도국의 지분 확대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고, IMF의 과도한 요구는 개도국의 원성을 샀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AIIB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 다자개발은행의 원칙을 중국에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가입 의사를 밝힘으로써 미국 주도의 반(反)AIIB 전선의 대오이탈로 결정적 균열이 초래되었다. 이는 중국의 도전으로 워싱턴 중심의 세계경제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 유럽국가마저 실리 추구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상황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미국과 일본과의 경제적 유대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AIIB 창설로 ‘워싱턴 컨센서스’가 약화될 경우, ‘베이징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미·중 간 세력 전이의 한 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AIIB는 한국의 가입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었으며, 우리는 국제 금융외교 분야에서 보다 높아진 지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의 입장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IMF에 당한 굴욕적인 경험을 돌아봐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굴욕적인 온갖 의무사항 이행을 감수하며 IMF에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당시 11월 말 외환 보유액은 244억 달러였다. 그런데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치욕을 맛봤다. 발언권이 있었다면 이 정도의 굴욕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 다자금융기구의 대주주가 되는 호기로 삼으면서 아시아의 대규모 인프라시장 개척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통일 한반도의 미래 구상과 관련하여 AIIB가 대북 개발자금 및 통일비용 마련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이에 지분율을 최대한 확보하고 서울에 지부 또는 하부기구 유치를 제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의회, 이사회, 집행기구 구성 비율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입장을 적극 관철시켜야 한다. 사드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결례와 전방위 압박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한·중 양국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 더욱이 한반도가 중국의 미사일과 레이더의 사정권 내에 놓여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방적인 압박은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로 비쳐 대중(對中) 의구심만 키우는 역작용도 무시하기 힘들다.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이 미국과 직접 협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은 먼저 한국과 미국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진지하게 이해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지와 역할이 오히려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창과 방패’ 논리로 접근하는 미국의 전략은 미 국방부 강경파와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가 어렵다. 사드는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라는 지적도 주목되며,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위협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 줄 것으로 믿는 사람도 많지 않다. 종심이 매우 짧은 한반도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의 면밀한 기술적 검토와 보다 많은 논의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요컨대 북한의 대남 핵위협 해소에 명백히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북핵 문제에 대한 피로감과 체계적인 전략의 부재 상황을 이해하면서 우리 스스로 북한을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위상은 예전과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도전적 국면을 우리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때다.
  • 법적 보호가치 상실한 특허권은 제한… 산업 발달 저해하는 권리남용에 제동

    법적 보호가치 상실한 특허권은 제한… 산업 발달 저해하는 권리남용에 제동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2년 1월 침해금지청구와 관련해 ‘특허가 무효’라는 항변이 있는 경우에 그 무효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면 침해금지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당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04년 특허받은 ‘드럼세탁기의 구동부 구조’와 ‘세탁기의 구동부 지지 구조’에 관한 특허권을 모두 침해해 피고의 세탁기를 제조 및 판매했다”며 특허권 침해행위 금지와 침해물품의 폐기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2010다95390)을 제기했다. 해당 판결은 특허침해소송에서 진보성 요건 흠결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허권자 등이 주장하는 특허권이 실질상 무효라고 봤다. 또 ‘이러한 형식상 권리에 불과한 특허권에 기반한 금지청구권 및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는 민법 제2조 소정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침해자 측의 항변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다만 해당 판결은 권리남용이론을 적용함에 있어 명백성 요건을 추가로 요구했다. 명백성의 의미와 관련해 향후 실무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고, 권리남용이론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향후 입법론적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해당 판결은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절차뿐만 아니라 일반법원이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발명에 대한 진보성 결여 여부의 판단을 할 수 있음을 허용했다.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서 권리남용이론을 채택해 앞으로 특허침해소송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해당 판결 이전에도 “특허권도 사권(私權)의 일종이고, 특허법에 그 권리의 행사 등에 관해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특허권 행사의 한 형태인 금지청구에도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학설이 존재했다. 권리남용이나 신의칙에 의해 금지청구권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판결 이전에는 학설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인정한 판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대법원이 2004년 10월 선고한 판결(2000다69194)에서 해당 사건의 해결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이 권리남용의 법리가 처음으로 언급되기는 했다.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IT) 분야 표준필수특허의 권리행사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다. 2012년 8월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특허권침해금지 등 사건(2011가합39552)에서 원고(삼성전자)가 프랜드(FRAND) 선언을 한 표준필수특허에 대해 같은 표준을 실시하는 피고(애플코리아)에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다. 서울중앙지법은 침해금지청구를 하는 것이 프랜드 선언에 위반한 행위(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재판부는 우선 “상대에 대한 특허권 행사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특허권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는 등록 특허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로는 상대에 대한 특허권의 행사가 특허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하는 경우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프랜드 선언을 한 경우에는 표준특허에 대해 특허법의 목적과 이념 등에 비춰 특허권자의 권리를 제한할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삼성전자)가 금지청구를 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허권자의 침해금지청구권 행사 제한을 요구하는 피고(애플)의 항변을 배척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대한 근거로 피고(애플)가 실시허락청구나 협의를 하지 않았던 점, 소송 제기 이후 교섭불성립의 원인이 원고(삼성전자)의 성실교섭의무 위반만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점, 소송의 목적이 피고(애플)의 시장으로부터의 배제나 경쟁 제한은 아닌 점 등을 들었다. 해당 사건의 판결 내용은 표준필수특허의 실시 과정, 제소의 목적이나 경위, 실시료율과 관련해 특정 시점까지의 교섭 과정 등을 포함한 권리남용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 법원이 최초로 적용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허제도의 의의는 특허법의 목적인 발명의 장려로써 산업의 발달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허권이 배타적, 독점적 권리인 것을 감안하면 특허권의 본질에 관한 금지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에는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특허권의 강한 보호를 요구한 나머지 특허법의 목적인 산업의 발달에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산업 발달에 기여한다는 특허제도의 목적에 비춰 볼 때,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금지청구권의 행사라도 산업 발달이라는 목적에 반한다면 금지청구권의 행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기존의 ‘특허권침해는 곧 금지명령인정’이라는 기계적인 도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 법원도 향후 특허괴물과 같이 특허제도의 목적에 반하는 특허권 행사에 대해서는 금지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 등 유연한 권리 구제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용어 클릭] ■프랜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ion) 선언 대체할 수 없는 표준필수특허에 대해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후발 업체에 라이선스를 제공할 의무를 말한다. 이에 따라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다. ■특허괴물(Patent Troll) 제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지는 않고 특허소송만으로 수익을 내는 특허 전문 기업이다. 재정 상태가 열악하거나 부도난 회사, 경매시장 등을 통해 대량의 특허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후 다른 기업이 특허를 침해하면 특허소송 전문 인력을 배치해 소송을 걸어 거액의 배상금이나 합의금을 챙기는 식으로 운영된다. [차상육 교수는] ▲한양대 법학 박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허청 위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한국특허법학회
  • [사설] 아베, 美 의회 서기 전에 위안부 문제 풀어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국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단에 서게 될 모양이다. 외신에 따르면 다음달 29일 열리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가 그 무대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의 정상이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단에 서는 건 전후 70년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세 명의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연설한 적은 있으나 상·하원 가운데 한 곳에서만 했다.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외국 정상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의미하는 미국 정치 문화를 감안한다면 아베 총리의 상·하원 연설은 분명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무게를 지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이미 여섯 번이나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터에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인 일본의 정상이 처음 연단에 오른다고 해서 그 자체를 백안시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수많은 희생과 고통을 안긴 2차 대전 전범들을 꼬박꼬박 추념하고, 위안부에 대한 진실마저 왜곡하는 등 과거사에 대해 퇴행적 행태를 거듭하는 작금의 일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미 의회에서 당당하게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을 운운하기에는 지금 일본이 보여주는 행태가 너무나도 후안무치한 까닭이다.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성사시킨 힘이 돈과 인맥을 앞세운 일본 정부의 로비라는 사실을 일본 스스로도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자민당 정권의 행태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미 행정부와 의회를 회유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총력전을 펼쳐온 게 사실이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 참여하는 대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은 애써 외면하는 것이나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 이전을 관철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개정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미 의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가며 막대한 정치 후원금을 제공하는 등 일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정부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뒤집어 말해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결코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그 어떤 견강부회식 의미 부여도 허용될 수 없음을 뜻한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저지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으나 사안의 본질은 연설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사, 특히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일본 정부가 취해야 할 과업은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아베 총리가 떳떳하게 미 의회 연단에 서고 싶다면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6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국장급 협의를 갖고 위안부 문제를 논의했으나 피해 배상의 성격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는 아베 정부의 소아적 자세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여생은 일본 정부에 시간이 많지 않음을 말해준다. 부끄러운 과거를 씻을 기회를 일본은 놓치지 말기 바란다.
  • 한인단체 ‘아베 美연설 저지’ 의회서 시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월 말로 예정된 미국 방문 기간에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단체들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미 의회를 상대로 연설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미주 한인 풀뿌리운동단체 시민참여센터(KACE) 김동석 이사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 유일한 한인 회원으로 참석한 뒤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AIPAC 총회에 온 미 의원들을 상대로 아베 총리가 왜 의회 합동 연설을 하면 안 되는지 설명했다”며 “미주 한인들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다음주쯤 존 베이너 하원의장실 앞에서 반대 농성을 벌이고, 연설 반대 청원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을 결정할 베이너 의장 및 의원들을 상대로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14개 주 한인단체들은 더힐, 폴리티코 등의 의회 매체에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에 반대하는 이유를 담은 전면 광고도 게재할 예정이다. 김 이사는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의회 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대통령은 그동안 여섯 번 연설했고 일본 총리는 한 번도 안 했으니 아베 총리가 연설해도 6대1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을 냈던 미 의회가 아베 총리를 인정하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 첫 연설의 의미는 단번에 이를 6대7로 뒤엎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를 상대로 일본 측의 로비가 거세지고 있다고 의회 소식통들이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일본 총리실 관리들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베이너 의장 등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 베이너 의장으로부터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친한파’로 분류되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연설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로이스 위원장은 이달 말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이 예정돼 있다”고 밝혀 한국 측에 입장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4일 베이너 의장과 비공개 회담을 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 연설에 대한 의견을 나눌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커는 추억이다] 무결점의 짐승이 넣은 두 골 ‘릴리앙 튀랑’

    [사커는 추억이다] 무결점의 짐승이 넣은 두 골 ‘릴리앙 튀랑’

    역대 프랑스 선수들 중에서 국제경기(A매치)에 가장 많이 출전했던 선수를 아십니까? 화려한 족적을 남겼던 미셀 플라티니(Michel Platini, 現 UEFA회장)도 아니고, 레블뢰 군단(‘Les Bleu’는 프랑스 어로 파란색. 프랑스 국대의 유니폼에서 유래된 애칭)의 최전성기를 진두지휘했던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도 아닙니다. 1991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장 피에르 파팽(Jean Pierre Papin)도 아닙니다. 답은 ‘무결점의 짐승'(zero defects beast)이라 불렸던 릴리앙 튀랑(Lilian Thuram)입니다. 그는 신인 때부터 냉철한 판단으로 탁월한 위치선정을 보여주었으며, 특유의 피지컬과 스피드로 ‘이 선수는 결점이 없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AC파르마, 유벤투스, FC바르셀로나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에서까지 튀랑은 가는 곳마다 주전으로 활동했고, 이 모든 팀을 정상반열에 올려놓은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그의 활약상이 인상적으로 뇌리에 꽂히기 시작한 건 97년 가을이었습니다. 튀랑이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파르마라는 팀에서 활약을 펼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의 파르마는 세리에의 우승후보였습니다. 파르마를 비롯해 유벤투스,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AS로마까지. 총 7개 팀이 우승경쟁을 펼치며 ‘세븐 시스터즈’라 불리며 영국의 텔레그래프 지로부터 “세리에가 상향평준화되었다”고 평가받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AC파르마는 강력한 수비진을 바탕으로 안전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팀이었습니다. 수비수로서 발롱도르를 받은 사나이 ‘파비오 칸나바로’(Fabio Cannavaro)를 중심으로 아르센티나의 국가대표 센터백 ‘로베르토 센시니’(Roberto Sensini)와 릴리앙 튀랑의 스리백은 최강의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분명히 스리백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편 공격수에게는 포백보다도 더 신경 쓰이는 수비조합이었습니다. 최후방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키퍼 ‘지안루이지 부폰’(Gianluigi Buffon)이 든든하게 골망을 지키고 있었으며, 당시 남미의 최고 테크니션이라 불렸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Juan Sebastian Veron)이 중원을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에르난 크레스포’(Hernan Crespo) 또한 1996년 리버플레이트에서 이적 온 이후로 팀의 주포로서 파르마의 우승경쟁을 도왔습니다. 센시니-베론-크레스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남미 특유의 빠른 템포의 공격과 2대1 패스플레이로 공격을 주고하던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피지컬을 교묘하게 섞어 전형적인 남미축구에서 탈피했습니다. 그 중심에 있던 선수가 바로 릴리앙 튀랑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불리던 인테르의 호나우도(Ronaldo)가 “파르마와의 경기는 항상 긴장된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을 상대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검은 흑인 선수가 제일 무섭다. 그는 마치 사나운 날짐승 같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이후로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그를 짐승이라고 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호나우두와 세리에 최고의 공격수로 손꼽히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Gabriel Batistuta)도 1997년 파르마와의 원정경기에서 “짐승이 파르마에 온 이후로 나는 그 팀과 상대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 저번 홈경기에서 나의 완벽한 헤딩을 그가 시저스 킥으로 걷어내는 것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는 지칠 줄 모르는 것 같다”며 튀랑을 치켜세웠지요. 특히 칸나바로와의 호흡은 가히 그 어느 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강의 수비조합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전 세계 어느 팀과 비교해 봐도 그보다 나은 수비조합을 찾아낼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델 라 포스트지의 1면 기사제목은 당시 파르마의 수비가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잘 나타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96/97시즌에 아쉽게도 승점2점 차로 유벤투스에게 우승을 내어주며 준우승을 차지해야만 했던 튀랑은 자국에서 열린 98년 월드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만천하게 알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축구는 ‘예술’(Art Soccer)이라고 불리며 유일무이하게 신의 레벨에 도전하는 축구였습니다. 마르셀 드사이(Marcel Desailly)-로랑 블랑(Laurent Blanc)-릴리앙 튀랑-비셍테 리자라쥐(Bixente Lizarazu)가 구성했던 포백은 베를린 장벽처럼 견고했습니다. 지네딘 지단과 엠마뉴엘 쁘띠(Emmanuel Petit), 그리고 디디에 데샹(Didier Deschamps)이 구성했던 미드필더 진은 공수전환이 물 흐르듯 이어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구현하기에 한 점이 부족함도 없었지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였던 카람뵈우가 벤치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맴버가 탄탄했습니다. 더불어 최고의 크로스 능력을 선보였던 유리 조르카예프(Youri Djorkaeff)와 로베르 피레(Robert Pires)가 양쪽 측면을 담당했습니다. 그들이 패스해 준 볼을 논스톱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크리스토프 뒤가리(Christophe Dugarry)와 다비드 트레제게(David Trezeguet)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예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줄 정도로 빈틈이 없는 최고의 엔트리였습니다. 튀랑의 진면목을 보여줬던 대표적인 경기는 8강 이탈리아전과 4강 크로아티아 전이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전에서 로베르토 바조와 측면대결을 펼쳤습니다. 바조는 오른쪽으로 측면 공격을 시도했지만 튀랑은 한 번의 크로스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튀랑은 묵직한 오버래핑을 여러 차례 시도하며 말디니를 힘으로 제압했습니다. 공수에 걸친 거의 완벽한 활약이었습니다. 결국 프랑스는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를 4-3으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했던 이탈리아 전과는 달리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은 처음부터 다소 어렵게 흘러갔습니다. 당시의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첫 출전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짜임새가 있던 팀이었습니다. 특히 발칸의 폭격기라 불리며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다보르 수케르'(Davor Suker)의 존재감은 프랑스가 여태껏 이기고 올라왔던 다른 모든 강팀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선취골도 수케르의 발에서 나오면서 프랑스의 홈 관중들은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사상 초유의 결승행을 바랬지만 다시 4강에서 꿈을 접어야 할 것 같은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드리웠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튀랑은 기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부터 2대1 패스를 하면서 2명의 센터백을 무력화시켰고, 넘어지면서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그것이 튀랑의 A매치 첫 골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진 말 그대로 ‘천금같은’ 골이었습니다. 그것이 튀랑의 발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는 10분 후 다시 황소처럼 공을 페널티 박스까지 몰고 오더니 오른쪽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했습니다. 공은 빨래 줄처럼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모든 수비수들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지단, 데샹, 조르카예프를 철벽처럼 봉쇄하며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던 흐름에서 나왔던 골이었기 때문에 더 믿기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국민들도 튀랑이 저기서 저런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프랑스 국민의 염원에 감복한 신이, 튀랑에게 잠시 동안 지단의 재능을 빌려준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골이었습니다. 그 골이 튀랑이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넣은 두 번째 골이자 마지막 골이었습니다. 훗날 SKY SPORTS 인터뷰에서 티에리 앙리는 “만약 그 때 튀랑이 프랑스 대선에 출마했으면 대통령에 당선됐을 겁니다.”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옆에 있던 트레제게도 “그만큼 튀랑의 두 골은 프랑스가 가장 필요로 했던 한 경기에서만 나왔고, 그 후로 어떤 상황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고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튀랑의 골로 월드컵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에메 자케 감독님은 튀랑에게 고마워합니다”라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어조로 튀랑을 칭찬했습니다. 2008년까지 142경기를 출전하면서 프랑스 A매치 최다 출전자가 된 릴리앙 튀랑. 그리고 그의 유일한 두 골. 그것은 정말 드라마처럼 기적적인 한 경기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후 튀랑은 파르마를 98/99시즌 코파아메리카 정상에 올려놓았고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부폰, 칸나바로와 함께 유벤투스로 이적했습니다. 유벤투스에서는 파르마시절과는 달리 라이트백으로 더 많이 활약했습니다. 튀랑-칸나바로-몬테로-제비나가 주축이 되었던 수비라인은 98년의 프랑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고 튀랑은 그의 커리어 역사상 첫 리그 우승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06년의 칼치오폴리로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보낸 그는 파리 생 제르망에서 1년을 더 뛰고 고국에서 은퇴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가슴 아픈 소식이 축구 팬들을 찾아왔지요. 메디컬 테스트에서 ‘심장비대증'(심장이 커지는 병)이 발견되어 입단이 취소된 것입니다. 그는 일전에 똑같은 병으로 가족을 잃었던 경험이 있어 2008년 돌연 현역은퇴를 결심하게 됩니다. 은퇴 후 그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로 변신해 전시회, 이벤트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역시절부터 인종차별 철폐운동에 참여했었던 그는 2011년 말 '인간동물원 : 야만인의 발명'이란 전시회를 기획하여 팬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인종차별 캠페인을 하면서도 자신은 축구와는 떨어져 살 수 없다며 일주일에 한번은 꼭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는다는 튀랑. 앞으로도 그의 파워풀한 활동량과 스피드, 무엇보다도 그가 넣었던 두 골은 영원히 프랑스 국민들의 가슴속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 속에 전설로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김용표 인턴기자 nownews@seoul.co.kr
  • ‘산모’가 남성인가요 여성인가요?... 출생신고서 눈길

    ‘산모’가 남성인가요 여성인가요?... 출생신고서 눈길

    "임산부는 남성인가요? 아니면 여성인가요?”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이 질문은 실제로 뉴욕시가 제공하는 공식 출생신고서에 있는 내용이다. 뉴욕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뉴욕시 보건부가 제공하는 출생신고서에 임산부의 성별을 선택하는 조항을 추가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뉴욕시의 이 같은 조치는 성전환 수술 등을 통해 남성으로 전환한 트렌스젠더 여성 등이 법적으로는 남성이 되었음에도 아직 신체 내의 구조는 아이를 임신할 수 있어 이러한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조항은 최근 동성 결혼 허용 등으로 동성애자 부부들에게도 값진 선물(?)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신체 등 외모가 완전하게 남성이 된 여러 명의 트렌스젠더 여성이 체외 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을 통해 임신한 경우가 있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외모가 완벽한 남성이 임신해 불룩하게 나온 배를 공개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몰고 왔다. 이에 관해 동성애 권익 옹호 단체의 한 인권변호사는 “임산부는 반드시 남성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아이를 양육하는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 여성 등 성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치”라고 말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조치는 지난 2008년 당시 데이비드 피터슨 뉴욕주지사가 주 전역에서 즉각 시행을 명령했으나, 뉴욕시는 2009년에야 출생신고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까지는 법적으로 남성인 임산부의 출생 신고 등은 허용되지 않아 이들 성 소수자들은 일일이 소송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었다고 뉴욕포스트는 덧붙였다. 사진=세계 최초 임신한 남자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임산부는 남성인가요?” 뉴욕 출생신고서 조항 추가

    “임산부는 남성인가요?” 뉴욕 출생신고서 조항 추가

    "임산부는 남성인가요? 아니면 여성인가요?”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이 질문은 실제로 뉴욕시가 제공하는 공식 출생신고서에 있는 내용이다. 뉴욕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뉴욕시 보건부가 제공하는 출생신고서에 임산부의 성별을 선택하는 조항을 추가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뉴욕시의 이 같은 조치는 성전환 수술 등을 통해 남성으로 전환한 트렌스젠더 여성 등이 법적으로는 남성이 되었음에도 아직 신체 내의 구조는 아이를 임신할 수 있어 이러한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조항은 최근 동성 결혼 허용 등으로 동성애자 부부들에게도 값진 선물(?)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신체 등 외모가 완전하게 남성이 된 여러 명의 트렌스젠더 여성이 체외 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을 통해 임신한 경우가 있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외모가 완벽한 남성이 임신해 불룩하게 나온 배를 공개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몰고 왔다. 이에 관해 동성애 권익 옹호 단체의 한 인권변호사는 “임산부는 반드시 남성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아이를 양육하는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 여성 등 성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치”라고 말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조치는 지난 2008년 당시 데이비드 피터슨 뉴욕주지사가 주 전역에서 즉각 시행을 명령했으나, 뉴욕시는 2009년에야 출생신고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까지는 법적으로 남성인 임산부의 출생 신고 등은 허용되지 않아 이들 성 소수자들은 일일이 소송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었다고 뉴욕포스트는 덧붙였다. 사진=세계 최초 임신한 남자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천하황하부녕하天下黃河富寧夏’. ‘천하의 황하黃河가 닝샤寧夏에 복을 준다’는 뜻이다. 백 가지 해를 끼친다는 황하가 닝샤에서 그 도도함을 내려놓고 온순해졌으니, 그 물줄기가 빚어낸 운치는 필경 황하가 감춰둔 속살이 분명하다. 닝샤를 여행하기 전 중국을 여행하려면 관광비자를 준비해야 한다. 단체비자의 경우 5명 이상이 모여야 신청 가능하다. 닝샤의 연평균 기온은 11℃로 우리나라보다 낮고 건조한 편이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잘 준비해야 한다. 단벌보다는 입고 벗기 쉽게 겹쳐 입도록 챙기는 게 요령이다. 5~10월 초가 푸른 초원을 볼 수 있어 여행 적기다. 닝샤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유명한 음식은 양고기 요리다. 찜이나 탕보다는 바비큐가 우리 입맛에 맞다. 황하를 비롯해 호수가 많아 잉어 등 민물고기 요리도 다양하다. 한국식당과 커피전문점은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입맛이 걱정된다면 밑반찬과 개인 기호식품을 챙기면 좋겠다. 인촨공항은 규모가 작아 면세점이 한 곳뿐이고 술과 담배만 판매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인촨銀川 은빛 물의 도시 북으로는 네이멍구자치구, 남으로는 간쑤성에 접해 있으며 5,463km의 황하가 관통하는 서북부 내륙. 그곳에 닝샤寧夏, 정확히는 닝샤후이족자치구가 있다. 닝샤는 사막으로 둘러싸인 일종의 분지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연간 일조량은 3,000시간이지만 그에 비해 강우량은 200m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밀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옥수수와 쌀, 수박 등 농산물이 풍부하다. 이 땅이 이토록 비옥한 이유는 황하가 마르지 않는 물을 공급해 주고 몽골로부터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추위를 허란산맥이 막아 주기 때문이다. 황토고원과 산이 대부분인 남부에 비해 황하가 접한 닝샤 중·북부는 비옥한 닝샤평원을 끼고서 도시들이 몰려 있다. 닝샤의 성도인 인촨銀川도 이곳에 자리한다. 영상 4도. 10월의 마지막을 며칠 앞둔 인촨의 아침은 쌀쌀했다. 황사의 발원지라는 서북부 내륙답지 않게 공기가 맑다. “인촨에서는 ‘아침에는 솜옷을 입고, 점심때는 견사를 입고, 저녁에는 화로에 앉아 수박을 먹는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어요.” 가이드 안룡씨는 15도 이상 벌어지는 인촨의 일교차를 이리 설명한다. 따갑게 햇볕이 내리쬘 때면 그 말이 내내 떠올랐다. 인촨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72개다. 덕분에 안개도 잦다. 인촨이라는 이름도 ‘햇살에 하천이 은빛으로 빛난다’ 해서 붙여졌다. 인촨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km 거리 사호沙湖로 향했다. 전통 배 형상의 유람선을 타고 안개 낀 습지를 가로질러 닿은 곳은 모래섬. ‘푹푹’ 모래를 밟고 올라 한숨 고르고 뒤를 돌아보면 언덕 아래로 갈대 호수가 장쾌하다. 전체 80km2의 방대한 사호의 중심에 선 이 모래섬은 텅그리 사막으로부터 날아온 모래가 호수 주변에 쌓이면서 시작됐다. 호수는 원래 양어장이었는데 황하가 범람하면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봄이면 흑고니 등 200여 종의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니, ‘변방의 강남’이라는 별칭으로 낭만을 부추길 만하다. 56개의 소수민족이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소수민족자치구가 5개다. 몽골족의 네이멍구자치구, 장족의 광시장족자치구, 티베트족의 시짱자치구,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민족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그리고 중국계 무슬림 민족인 닝샤후이족자치구다. 사실 닝샤후이족의 분포는 34%, 약 200만명이다. 8세기 용병으로 중국에 왔던 페르시아와 아랍의 병사와 상인들이 조상이다. 한족과의 혼혈정책으로 지금은 중국화된 상태지만 후이족들은 지금도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지켜 간다. 박물관, 사원, 민속촌, 공연장, 식당 등 중화회향문화원 내에서는 그 문화의 일단을 이해할 수 있다. 타지마할을 본뜬 입구를 들어서 광장을 지나면 황금빛 모스크와 마주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다. 아라베스크 문양이 화려한 내부는 사뭇 경건하다. 후이족을 상징하는 ‘회回’자 형태로 지어진 박물관 안에는 관련 문화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금박을 입힌 코란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난 9월27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장셴량張賢亮이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병이 악화돼 인촨에서 숨졌다고 했다. 19세 때 쓴 서정시 ‘대풍가’ 때문에 반혁명죄로 지목돼 22년을 노동수용소에서 보냈고 1979년, 명예회복 이후 써 낸 작품들로 중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됐던 그의 자전적 장편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 1985>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중국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다뤄 화제가 됐었다. 근교에 자리한 전베이푸鎭北堡영화촬영장. 닝샤서부영화세트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만든 이가 바로 장셴량이다. 전베이푸는 변방을 지키는 보루였다. 사병들이 주둔하고 그 가족들과 농민이 거주했다. 장센량은 자신의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면서 영화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폐허가 된 옛 성터를 1992년 촬영장으로 개발했다. <붉은 수수밭>, <목마인>, <신용문객잔> 등 총 70여 편의 중국과 홍콩 영화 및 드라마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중국전영종저리주향세계中國電影從這里走向世界.’ 중국 영화가 이곳에서부터 세계로 진출한다는 입구 현판이 이곳의 영향력을 입증해 준다. 방대한 규모의 촬영장을 다 둘러보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고대문명의 흔적들 실크로드를 장악했던 고대 왕조는 한나라와 당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년 전에 세워졌던 서하왕조(1038~1227년)는 쓰촨에서 살던 유목민 탕구트족이 토번족에 밀려 간쑤성 일대에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당나라 말기 독립된 지방 세력으로 성장한 탕구트족은 1028년에 족장이었던 이원호李元昊가 간쑤성을 평정하고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대하大夏라 이름 지어 스스로를 제왕으로 명했다. 하지만 송나라는 대하를 고대 하夏나라와 구분 짓고 송나라의 영토 서쪽에 있다 해서 ‘서하西夏’라고 불렀다. 서하는 그 영토가 한반도의 다섯 배에 달했다. 동쪽으로는 송나라를 압박하고 서쪽으로는 서역으로 가는 통로인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지배해 실크로드의 무역권을 장악했다. 역사는 길지 못했다. 1227년 칭기즈칸은 중국 정벌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서하를 침략했다. 잔혹한 이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사료도 없이 그야말로 ‘미지의 제국’으로 남은 서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역사학자들에 의해서다. 서하의 흔적이 남은 서하릉西夏陵으로 향했다. 능으로 가는 길은 하란산의 능선이 끝없이 동행한다. 입구부터 서하문자가 눈에 띈다. 한자보다 더 복잡하다. 6,000자로 창제된 서하문자는 티베트-미얀마 계통 언어로 알려져 있는데 획수가 40획을 넘기도 한다. 서하문자는 왕조가 멸망한 이후에도 16세기 초까지 사용됐다. 하란산 동쪽 기슭, 지는 해를 등지고 선 능은 신비로웠다. 총 53km2의 서하릉에는 9개의 제왕릉과 귀족들의 무덤인 253기의 순장묘가 있다. 제왕릉은 북두칠성 모양으로 구성됐고, 순장묘도 별자리 형태로 만들어졌다. 궐대, 월성, 내성, 남문 등 다양한 구조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흔히 ‘태릉’이라 불리는 3호 왕릉, 바로 이원호의 묘다. 정확히는 지름 36m, 높이 24m의 모래 벽돌로 쌓아올린 능탑陵塔이다. 서하릉에서는 지금껏 200점의 건축 장식물과 문화재 등이 출토되고, 왕릉은 최근 6기까지 발굴됐지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는 것은 이 태릉뿐이다. 서하는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국교로 숭상했다. 승려를 교육하고 배출시키는 관청을 설치하고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는데, 청동협시市에서 그 종교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108청동탑一百零八塔은 청동협시 입구의 서쪽 산기슭에 선 거대한 탑군이다. 서하 중·말기 때 라마교 양식으로 축조된 탑은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탑이 거대한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맨 꼭대기 3.5m 높이의 탑을 시작으로 아래로 2.5m의 탑들이 3, 3, 5, 5, 7, 9, 11, 13, 15, 17, 19의 개수로 12단으로 이루어졌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탑의 꼭대기에서는 우수牛首산과 물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오르면 닝샤의 기원은 구석기 시대까지 닿는다. 인촨 남쪽 20km, 황하문명의 발원지인 수이둥거우水洞溝유적지에는 약 3만년 전의 유물과 유적이 광활한 자연경관 속에 잠들어 있다. 수이둥거우는 192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이자 고생물학자인 에밀 리상Emile Licent과 테야르 드 샤르댕P.Teilhard de Chardin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곳을 보려면 노새가 끄는 마차와 유람선, 전동차와 도보의 여정을 번갈아 거쳐야 한다. 2,700km 만리장성의 끝자락이기도 한 수이둥거우에는 흙으로 쌓은 장성의 원형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명나라 때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지하 요새 창빙둥藏兵洞이 볼거리다. 좁은 미로로 이루어진 내부는 자칫하면 길을 잃기 일쑤다. 놀랍게도 함정, 식수로 썼던 우물터, 침실까지 있다. ●중웨이中衛 사막을 즐기는 방법, 텅그리 사막 ‘사포터우沙坡頭’ 닝샤, 내몽골, 간쑤 세 개의 지역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한 중웨이의 사포터우沙坡頭로 향한다. 중웨이라는 이름은 세 지역을 가운데서 호위한다는 의미다. 중웨이는 특히 구기자로 유명하다. 회족들이 안경을 낀 사람이 없는 이유가 눈을 밝히는 구기자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사포터우는 청나라 건륭황제 3년인 1738년에 지진이 발생해 황하 북쪽에 길이 약 2,000m, 높이 100m, 경사 200m의 모래언덕이 생겨나 얻은 이름이다. 옛 이름은 사타沙陀였다. 잘 조성된 정원을 가로질러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00m 모래 언덕에 올랐다. 사막의 남쪽 아래로 샹산香山의 줄기가 황하의 지류를 두르고 함께 굽이친다. 장관이다. ‘대막고연직, 장하낙일원大漠孤煙直, 長河落日圓’. ‘큰 사막에 외로이 연기만 곧게 솟고, 긴 강에 지는 해가 둥글구나.’ 오죽하면 당나라 때 시인이자 화가였던 왕유王維의 시 ‘사시새상使至塞上’의 한 대목을 이곳에 적어 놓았을까. 사실 사포터우는 강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막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너무 활기차다. 개발된 사막인 사포터우의 매력은 차라리 액티비티에 있다. 낙타 라이딩, 모래썰매, 케이블카, 전동카 등 모래와 함께하는 레포츠의 재미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00m의 모래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는 모래 썰매도 인기가 높지만 백미는 역시 낙타 타기다. 낙타의 굽은 등에 올라 출렁이며 모래를 밟으면 마치 수백년 전 실크로드를 지나던 상인이라도 된 듯하다. 상상하던 ‘진정한’ 사막을 보기 위해 사포터우에서 약 8km 떨어진 북면의 텅그리騰格里 사막으로 발길을 옮겼다. 텅그리는 몽골어로 ‘하늘처럼 넓다’는 뜻이다. 사포터우에 비해 텅그리 사막은 손대지 않은 사막의 풍광과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텅그리 사막은 신장의 ‘타클라마칸’, 내몽골의 ‘마오우쑤’, ‘바단지린’과 함께 중국 4대 사막으로 꼽힌다. 사포터우는 텅그리 사막의 한 지류다. 텅그리 사막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을 준비하는 퉁후초원이 길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텅그리에는 422개의 오아시스가 있다. 소금호수와 초원, 습지가 어우러져 사막 속의 에덴동산이라 불린다. 그 아름다움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사막 지프로 달랬다. 굴곡진 텅그리의 사구를 굉음을 내며 롤러코스터마냥 내달렸다. 모래 파도 너머 해가 지고, 바람 한줄기가 심장을 다독이며 지나간다. ●징타이景泰 황하의 기적, 황하석림黃河石林 길은 좀더 멀어진다. 인촨에서 390km,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징타이景泰로 향한다. 징타이는 간쑤甘肅성에 속해 있고 닝샤와는 접경이다. 인촨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1시간여 달리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주위는 온통 돌과 흙뿐. 허허롭지만 메마르지는 않다. 대륙을 적시고 생명을 길러낸 황하의 물줄기는 징타이에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지질유적자연보호구인 ‘황하석림黃河石林’이다. 총 34km2의 황하석림은 우취엔산五泉山의 퇴적암들이 어우러져 빽빽한 숲을 이룬 것이다. 약 21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바람과 중력에 가라앉은 풍화작용에 의해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바위 형상이 세워진 입구부터 이색적이다. 풍경구 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굽이치는 골짜기를 오르고 내렸다. 절벽 아래 누런 황하가 동에서 서로 휘돌아 흐르고 라우룽완老龍灣 마을이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버스가 여행객을 내려놓은 곳은 라우룽완 마을의 선착장. 석림으로 가려면 먼저 특별한 이동수단을 타고 황하를 건너야 한다. ‘양피파즈羊皮筏子’라는 양가죽 뗏목이다. 나무를 구할 수 없었던 이곳에서는 예부터 강을 건너기 위해 양가죽을 이용했다. 한나라 광무제 때의 기록에는 소나 양의 가죽뗏목이 운송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지니 양피파즈의 역사는 적어도 2,000년인 셈이다. 양가죽 뗏목은 통 양가죽에 유채기름칠을 해 가죽을 부드럽게 한 다음 말린다. 작은 입구에 풍선처럼 바람을 불어넣어 봉한 뒤 나무판에 14개를 엮어 물에 띄우는 방식이다. 얼기설기 엮은 뗏목은 사공을 합쳐 4~5명이 정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노가 일렁이는 물살을 가르자 천천히 뗏목이 움직인다. 눈앞으로 기암절벽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황하 덕에 문명이 탄생하고 티베트 고원에서 화북 평원으로 이어지는 강 유역은 비옥한 곡창 지대를 이루었으며 수많은 왕조들이 이 강과 함께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물 한 말에 흙이 여섯 되’라는 누런 강 위에 생각이 머무는 사이 뗏목이 도착했다. 음마飮馬대협곡. 중국 역사극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황하석림의 시작점.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암석들은 거대한 제 몸 깊숙이 새기고 있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골짜기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들이 뿜어내는 비장함이 황홀하다.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4.5km의 협곡을 지난다. 마른 먼지가 훅 인다. 늙은 마차꾼은 능숙한 걸음으로 나귀를 재촉하고 이따금 고개를 쳐들어 기암괴석들이 품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목란이라는 소녀가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는 12년을 종군하고 금의환향 했다지요.” ‘화목란花木蘭의 귀향’ 등 바위들은 저마다 형상에 걸맞은 이름과 사연을 담고 있다. 감동은 끝나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오른다. 끝도 없는 바위산이 발아래로 굽이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도 세차다. 10여 분. 1,600m 우취엔산 정상에 다다랐다. 날리는 옷깃을 여미는 사이 형용하기 힘든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산만학千山萬壑’. 천개의 산과 만개의 골짜기다. 이토록 방대하고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돌무더기라니. 위풍당당한 이 기적 앞에서 그저 설레설레 고개만 저을 뿐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하나투어www.hanatour.com, 티웨이항공www.twayair.com ▶travel info Ningxia Airline 티웨이항공이 11월26일까지 2주에 3회 인천 출발 (월·금·수요일), 인촨 출발(화·목·토요일)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2015년 3월부터는 주 3회 인천-인촨 정기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1일 무안-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노선을 확대해 왔다. 앞으로 인천-하이커우, 인천-지난, 제주-난닝 등 서울거점 외 지방 공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인촨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www.twayair.com HOTEL 롱청 호텔Long Cheng Hotel 중웨이에 자리한 호텔로 깔끔하고 넓은 객실이 나무랄 데 없다. 총 148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고 닝샤 지역에서는 드물게 무선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 공항과도 가까워 현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위시 고루동가 오환광장 서측宁夏 中卫市 鼓樓东街 五环廣場 西側 +86-0955-7667777 ACTIVITY 사파두 사막 액티비티 사막에서 모래를 이용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사파두의 매력. 200m의 경사를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래썰매, 허공을 가로지르는 아찔한 로프웨이와 지프와이어, 번지점프는 스릴 만점. 마치 사막에 펼쳐진 놀이동산을 보는 듯하다. 지프나 사막 충랑차를 타고 굴곡진 사막의 능선을 신나게 내달리는 체험도 놓치기 아깝다. 기계적인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서 맛보는 스릴감은 색다르다.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낙타 라이딩. 일정 대열을 맞춰 낙타 등에 올라 몰이꾼을 따라 천천히 사막을 약 30분 지난다. 운 좋게 일몰을 만난다면 그 낭만이야 말할 것 없다. 가격은 낙타 라이딩이 80위안, 지프는 200위안이다. 영하 중위시 사파두 관광구宁夏 中卫市 城西 16公里 +86-0955-7681481 www.spttour.com RESTAURANT 만수르 궁Mansour Palace 중화회향문화원 안에 있는 이슬람 식당이다. 후이족 향토음식과 이슬람 연회식 등 후이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슬람 풍의 인테리어를 갖춘 홀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11개의 개별 룸도 있다. 양고기 바비큐와 양 내장요리, 냉채, 교자만두 등이 인기메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를 뿐, 맛은 일반 중국식과 큰 차이 없다. 은천 중화회향문화원宁夏 银川市 永宁县西京藏高速路 口出口处 +86-0951-8027318 www.zhhxwhy.com SHOPPING 중국 구기관Chinese Wolfberry Museum 닝샤는 구기자의 고향이다. 역사가 4,000년이다. 특히 주산지인 중웨이시 중닝현의 구기자를 최고로 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약재나 차로 즐겨 먹지만 닝샤 구기자는 맛이 달아 건포도처럼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2011년 인촨에 문을 연 중국구기관은 중국 구기자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박물관이자 쇼핑점이다. 2층 건물 내에는 박물관, 문화센터, 건강서비스센터 등 홀이 나뉘어 고대로부터 이어온 중국 구기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쇼핑점에서는 차, 스낵류, 음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구기자 제품들을 시식하고 구매하며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중국 구기자는 5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최고로 치는 1등급 야생 흑구기자 가격은 약 3,000위안(한화 약 52만원), 15g 간식용은 약 7위안(한화 1,200원) 정도. 박물관 입장료는 20위안이다. www.berylgoji.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체벌 허용 기준은?... “딸 때릴테니 경찰 입회” 美남성 화제

    체벌 허용 기준은?... “딸 때릴테니 경찰 입회” 美남성 화제

    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벌하기 위해 하는 체벌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특히, 아동 폭력에 관해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에서 부모들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른바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스팽킹(spanking)’과 나무 주걱 등으로 체벌을 가하는 ‘패들링(paddling)’ 등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아동 폭력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인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12살 된 딸을 체벌하기 전에 현지 경찰에게 입회를 통해 체벌 과정을 감독해 달라고 공식 요청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딸이 동생과 심하게 다툰 것에 대해 체벌을 가하기 직전에 이러한 체벌이 법적 한계를 넘지 않는 것인지를 경찰이 판단하게 해 달라고 신고 전화를 통해 요청했다. 마지 못해 해당 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결국 체벌 과정을 지켜본 뒤 “법적 한계를 넘지 않았다”는 경찰 리포트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에 관해 “실제로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며 “비록 경찰이 이런 상황을 도와주려고 애쓰고는 있으나, 오직 다른 긴급한 출동 상황이 없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라 그리 권장할 일은 못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자녀를 체벌하기 전에 경찰의 입회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관해 현지 언론들은 “그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며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자신의 아들이 면도날을 학교에 가지고 가 정학을 당하자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렸다는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사진= 자녀 체벌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나무 주걱 막대기 (현지 언론 WPBF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2014 지구촌 놀라게 한 10대 과학 뉴스

    2014 지구촌 놀라게 한 10대 과학 뉴스

    ‘파란 말’이 가고 ‘파란 양’이 다가온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갑오년 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한해를 돌아보는 각종 뉴스는 실망도 있지만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한다. 올해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미국 IT·과학전문 매셔블이 ‘올해 10대 과학 뉴스’(원제​​ 10 times science ruled in 2014)를 선정해 공개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확인해보자. 1.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바다 존재 확인 토성은 60개 이상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제2 위성인 엔셀라두스는 지름 약 500km로 토성의 제일 큰 위성인 타이탄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하얀 얼음으로 덮인 엔셀라두스에서 200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토성 탐사선 카시니 호가 일부 균열에서 수증기와 얼음이 나오고 있는 모습을 관측했다. 이 때문에 더 두꺼운 얼음 표면 아래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고 생물 존재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엔셀라두스는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대기 온도는 섭씨 영하 270도 정도여서 회의적인 입장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토성의 인력이 관련한 작용(기조력)이 바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과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카시니 호가 2010년부터 2년간 관측한 데이터에서 엔셀라두스의 얼음 밑에 액체 바다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것은 그 행성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창조론 VS 진화론 1859년 찰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이 등장할 때까지 지지를 받던 것이 창조론이다. 창조론은 모든 생물체의 기원을 개별적으로 창조됐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다. 이 창조론에 대한 도전으로 미국 방송 프로그램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Bill Nye the Science Guy)에 나와 유명한 과학자 빌 나이 박사는 미국 켄터키주(州)에 있는 창조박물관 CEO이자 유명 창조론자인 켄 함 박사와 두 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회를 가졌다. 주제는 ‘오늘날 현대과학 세계에서, 창조가 기원에 관한 실용적 모델인가?’였다. 두 사람의 논쟁은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만큼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듯하다. ‘젊은 지구론’(Young Earth Creationism)이라는 창조론을 믿는 켄 함 박사는 토론회에서 “창조론은 단순히 지구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만족스러운 선택일뿐만 아니라 유일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과거의 자연법과 현재의 자연법에서 분리해야 한다며 켄 함 박사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구의 기원에 대해 가르친다는 점에서 봤을 때 창조론이 가능한 과학 모델인지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올바른 교과서로 성경을 이용하려면 성경의 설교 이론이 세계의 다양한 요소를 설명하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삼성의 그래핀 상용화 난제 해결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을 가지고 강철의 200배나 되는 내구성과 유연성을 가진 뛰어난 전자소재이다. 그 특성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용도로 기대되고 있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학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첫 번째 표본 제작에 성공했고, 두 사람은 6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삼성은 4월 이런 그래핀의 단일 결정체를 상용화해 실리콘 웨이퍼와 같은 정도의 크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일한 과제였던 ‘크기’가 해결된 것이다. 그래핀은 스마트 폰 등 전자기기의 사용과 생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휘는 화면을 비롯해 웨어러블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미래 실리콘을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4. 지상 최대 공룡 드레드노투스 화석 발견 길이 약 26m, 무게 65톤으로 지상 최대의 공룡 드레드노투스 (Dreadnoughtus) 화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다. 7700만 년 전 생존했던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65톤의 무게는 이 지구를 걸었던 육상 동물로는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드노투스 골격의 보존 상태가 좋았던 것도 순조로운 발굴 작업에 순풍이 된 듯하다. 연구팀은 70%의 골격 복구에 성공했고, 이는 당시 생물과 진화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5. 소금물 연료 스포츠카 ‘퀀트 e-스포트리무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독일 리히텐슈타인의 R&D센터 나노플로우셀AG가 선보인 ‘퀀트 e-스포트리무진’(Quant e-Sportlimousine)은 스포츠카와 리무진을 융합한 세련된 디자인도 눈길을 끌지만, 연료로 소금물을 이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사명칭에도 쓰인 흐름전지(Flow Cell)를 동력으로 4륜 바퀴 각각에 전기모터가 갖춰진다. 이 전기모터는 두 종의 전해액을 결합해 일어나는 반응을 이용해 발전한다. 콘셉트 자동차로 발표됐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도로주행을 허용하고 있다. ‘퀀트 e-스포트리무진’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동차업계의 중요한 돌파구로서 기대되는 데다 지구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나노플로우셀AG에 따르면, 이 회사의 기술은 비행기, 철도 등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6.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로봇 ‘페퍼’ 일본 소프트뱅크가 6월 발표한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는 얼굴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모션 엔진’을 통해 말을 거는 등의 반응을 하는 것이다. 페퍼는 이모션 엔진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학습한 것을 공유해 지속해서 직감과 반응을 개선해 나간다고 한다. 인간의 감정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은 감정적인 사회 로봇으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일상에서 로봇이 도구가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7. 메이븐, 화성 궤도 도달 NASA의 화성탐사선 메이븐(MAVEN, 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이 지난 9월, 10개월에 걸친 비행을 거쳐 화성 궤도에 들어갔다. 메이븐의 주요 임무는 화성의 대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화성 대기에는 여러 가설이 있어 이번 궤도 진입 성공은 과학계에 중요한 사건이 됐다. 메이븐은 지구의 이웃인 화성을 이해하는 큰 임무에 근거한 것이지만, 우주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주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가 하는 예로부터 계속된 논의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8. 혈액 검사로 우울증 진단 기대 미국 노스웨스턴의과대학 에바 레디 교수는 17년 전부터 우울증 진단의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왔다. 레디 교수는 2012년 청소년의 우울증을 혈액을 통해 검사하는 방법을 발표한 뒤 이를 성인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왔고, 마침내 9월 새로운 성과를 보고했다. 레디 교수의 검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9종의 RNA 혈액 마커의 혈중 농도가 달랐다. 우울증 환자에게 18주간의 인지 행동 치료를 한 뒤 재검한 결과, 우울증에서 회복한 전 환자에게서 수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질병은 어려운 과제이며, 자살 등의 비극이 일어난 뒤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패턴이 많다고 여겨지고 있다. 환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증상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의사의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혈액 검사라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고 처리가 더 명확하게 되고,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도 개인에 맞게 처 할 수 있다. 9. 카시니 호 10주년 앞서 소개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액의 자금을 쏟아 부은 프로젝트에서 발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성 도착은 2004년, 그로부터 10년 사이에 200만 번의 명령을 실행하고 20억 마일(약 32억 1868만 km)를 비행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514GB로 33만 2000장의 사진을 찍었다. 프로젝트에는 26개국의 연구자가 참여해 3039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7개의 위성을 발견하는 등 성과도 이뤄냈다. 카시니는 토성 고리에 관한 정보 수집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위성 타이탄과 ​​엔셀라두스에는 생명체와 관련한 요소가 발견된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 개미 크기 라디오 개발 영국 스탠퍼드대학과 미국 UC버클리 공동 연구팀이 9월 개미처럼 작은 라디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장치는 배터리도 필요 없이 수신 안테나에 신호를 전송하는 전자기파로부터 필요한 모든 전력을 모을 수 있고, 제조 비용 또한 1센트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개발에는 3년이 소요됐다. 선정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초소형, 저가 무선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