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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황야도 천국이 되리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황야도 천국이 되리

    황야도 천국이 되리 -오마르 하이얌 새해가 되니 옛 욕망이 되살아나, 생각에 잠긴 영혼은 고독을 찾아 숨어드네, 거기는 모세의 하얀 손이 나뭇가지에서 뻗어 나오고 예수가 땅속에서 한숨 쉬는 곳. Now the New Year reviving old Desires, The thoughtful Soul to Solitude retires, Where the WHITE HAND OF MOSES on the Bough Puts out, and Jesus from the Ground suspires. *설을 앞두고 페르시아의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아랍어로 ‘4행시들’을 뜻한다)를 읽고 있다. 새해가 되어 옛 욕망이 되살아난다니. 얼마나 절묘한 표현인가 감탄하면서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 나오는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mixing Memory and desire)라는 구절이 연상되었다. 엘리엇도 오마르 하이얌의 시를 읽었음이 틀림없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잎을 보며 모세의 하얀 손을 생각하고, 대지에서 예수의 숨결을 느끼며 들판을 거니는 시인. 페르시아에서는 새해가 춘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 대기에 충만한 봄기운을 받으며 욕망이 다시 꿈틀댔으리. 왜 인류는 새해를 기념했을까. 우리의 몸과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마음은 새순처럼 젊어지기를 소망해서가 아닌지. ‘모세의 하얀 손’은 구약의 출애굽기 4장 6절에 나오는 기적을 일컫는다. “여호와께서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외투에 넣으라 하여 그가 손을 품에 넣었다 꺼내 보니 그의 손에 나병이 생겨 피부가 눈같이 하얗게 된지라.” 내가 페르시아어를 배웠다면 원문을 더 깊이 이해하련만. 저 훌륭한 영국인 에드워드 피츠제럴드(1809~1883)가 영어로 옮긴 것을 다시 한글로 번역하려니 정말 힘들다. 루바이야트에는 제목이 달려 있지 않다. 번역본마다 엮인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 놓았다. 앞에 소개한 시는 ‘루바이 4’다. 피츠제럴드가 번역한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를 뒤적이다가 압운을 발견하고 놀라 기절할 뻔했다. Desires, retires, 그리고 한 행 건너 suspires. ‘-ires’로 끝나는 AABA의 각운을 만들려 얼마나 머리가 아팠을까. 피츠제럴드를 만나 오마르 하이얌은 다시 태어났다. 구글에서 ‘Omar Khayyam’을 치면 위키피디아에 아주 기다란 글이 딸려 있다. 시인을 소개하는 글에 웬 포물선과 원이 나오나 의아해하면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철학가인, 그리고 어쩌다 시도 썼던 오마르 하이얌의 생애를 따라가 보았다. (세계의 명시를 소개하며 내가 그 골치 아픈 3차 방정식을 다시 공부하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다재다능했던 하이얌은 이슬람의 셰익스피어이며 또한 아이작 뉴턴이었다. 오마르 하이얌(1048~1131)은 페르시아의 북동부 지역 거점도시인 니샤푸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직업에서 따온 하이얌이라는 성은 ‘천막 제조업자’를 뜻한다. 어린 오마르는 사마르칸트의 학교를 거쳐 부하라로 옮겨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를 이끄는 학자가 되었다. 그는 당시로서는 굉장히 새로운 발견을 담은 수학 논문들을 썼고 그중 일부가 서양에 전래돼 근대과학을 낳는 토대가 되었다. 셀주크의 술탄 말리크샤 1세의 요청으로 1079년에 그가 만든 새로운 달력은 16세기에 나온 그레고리 달력보다 더 정확했다. 지금도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하이얌의 달력에 기초한 ‘이란 달력’을 사용한다. 그는 원과 포물선을 교차시켜 3차 방정식을 푸는 기하학적 방법을 연구한 최초의 수학자였다. 그리고 그는 천 편의 시를 쓴 시인이었다. 한 사람이 어떻게 그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길 수 있는지. 그의 시를 읽으며 게으른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 여기 나뭇가지 아래 빵 한 덩이, 포도주 한 병, 시집 한 권- 그리고 당신이 내 옆에서 노래 부르니- 황야도 천국이 되네. Here with a Loaf of Bread beneath the Bough, A Flask of Wine, a Book of Verse - and Thou Beside me singing in the Wilderness - And Wilderness is Paradise enow. * 빵과 치즈, 포도주 한잔, 그리고 재미난 읽을거리가 있으면 당신이 내 옆에 없어도 천국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나. 하이얌의 4행시에 보이는 현실주의. 어디까지나 여기 이곳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라는 현세주의는 고대 수메르인의 길가메시 서사시와 일맥상통하지 않나. * 황금의 알갱이를 아껴 썼던 사람이나, 비처럼 바람에 날리게 마구 뿌렸던 사람이나, 황금빛 대지로 돌아오지는 못하지 죽어 묻히면, 누가 다시 파 보기나 할까. And those who husbanded the Golden Grain, And those who flung it to the Winds like Rain, Alike to no such aureate Earth are turn‘d As, buried once, Men want dug up again. * 조금의 감상도 허용하지 않는, 번뜩이는 허무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이런 시가 있는데 내가 뭘 더 보태나, 참담한 마음에 그만 은퇴하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새해에 절대로 읽어선 안 되는 시를 괜히 집적거렸다.
  •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기업 규제 확 풀고 책임 혹독하게…4차 산업혁명 파도 타자”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기업 규제 확 풀고 책임 혹독하게…4차 산업혁명 파도 타자”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가치는 ‘포용적 성장’입니다.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거기에서 나온 과실을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에게 투입해야 합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이 시급한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메시지는 명료했다. 우리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고 4차 산업혁명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를 이끄는 그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김태균 경제정책부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의 성장 잠재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KDI는 인터뷰 다음날인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이 발표한 ‘2016 글로벌 싱크탱크 순위’에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싱크탱크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4차 산업혁명 기회 앉아서 놓칠 건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의 화두다. 우리는 준비를 잘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 파도처럼 들이닥치고 있다. 우리는 각각의 개별 기술은 훌륭하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각종 규제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큰 문제다.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빅데이터가 좋은 예다. 4차 혁명 시대에는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산업이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사적 정보를 모으면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커진다. 산업가치와 개인정보 보호가 서로 부딪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까. 미국은 일단 규제가 유연하다. 창업을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기업이 있으면 일단 허용한다. 그러나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됐다면 기업에 혹독한 책임을 묻는다. 손해액의 수천배를 물어낼 수도 있는 징벌적 제재 시스템이다. 규제 장벽이 낮으니 창업이 활발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지만 만에 하나 정보가 유출되면 도산할 위험이 있어 기업들이 스스로 보안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싱가포르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같은 창업 제약 요소가 있으면 정부에 도움을 청한다. 정부는 즉각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한다. 싱가포르 국민은 정부를 공정하고 유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정부의 해결 방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제도만 있지, 제대로 작동 안 돼 →우리나라도 제도적 장치는 갖춰져 있지 않은가.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것들이 있지만 제대로 운용이 안 된다. 규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기업들이 여전히 커다란 부담을 느낀다. 법의 집행기준이 모호해 공무원 등의 자의적 유권해석에 의존한다. 법규상 활용이 허용돼도 담당 공무원은 사고가 날 경우 받게 될 정책감사나 문책이 두려워 될 수 있으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든다. 정보 유출 사고가 나도 법을 잘 지켰는지만 따진다. 기업들의 잘못에 따른 소비자 피해 보상도 3배 이내로 가볍다. 기업의 개인정보 책임의식이 희박하고 보안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소극적이다. →우리 상황에 걸맞은 해결책은 뭔가. -국정농단 사태로 가뜩이나 낮은 정부의 신뢰가 더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싱가포르처럼 되는 것은 일단 어렵단 얘기다. 기업들이 4차 산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일단 규제를 확 풀어 줘야 한다. 대신 기업에 책임을 확실히 지우면 된다.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징벌적 제재를 파격적으로 높게 적용하는 것 등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료·법률 분야 훌륭한 잠재력 사장시켜 →의료 같은 전문 서비스업이 4차 산업혁명 사례로 많이 거론되는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미국은 의료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전 세계 의료산업을 점령해 버릴지도 모른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을 보자. 왓슨에는 의학도서관과 수백만명의 진료기록이 통째로 들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치료법을 조언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정밀의료 프로젝트(PMI) 사업을 시작했다. 100만명 이상의 진료정보에 유전자 등 생체정보, 식습관, 운동량 등을 결합한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개인정보 공유를 허용하되 철저히 보호하는 생태계가 있어서 가능하다. 전 세계에 원격진료가 본격화되면 미국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진의 능력은 한국도 세계적인 수준인데.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료를 경제적 관점보다는 복지 서비스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원격진료의 경우 의사나 약사들의 반대가 심하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정부의 리더십이 중요한데, 국민들의 신뢰가 낮아 기대하기 어렵다. 표심에 따라 움직이는 국회도 비협조적이다. 결국 대국민 설득에 기댈 수밖에 없다. 원격진료와 빅데이터 수집이 허용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의술을 가진 한국 의사들에게 더 큰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해야 한다. 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 시장의 기득권 보호에만 매달리는가. 바로 옆에 13억명의 중국 시장이 있다. 중국은 의료 수준이 낮아 환자들의 불만이 크다. 한국 의사들이 원격진료로 중국에 진출할 유인이 충분하다. →법률시장 쪽은 어떠한가. -최근 중국 정부가 공정거래법과 특허법, 지적재산권 보호법 등을 법제화하려고 KDI에 자문한 적이 있다. 한국의 법 제도와 판례를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특허권을 비롯해 국제 경쟁당국의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자국 출신 변호사를 불신한다. 경험이 없어 경쟁법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로스쿨 출신의 우수한 변호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규제도 문제지만 민간 기업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는 경향도 고쳐야 한다.●국회의 바람직한 역할을 고민해야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개혁법안을 국회가 통과시켜 주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닌가. -물론 그렇다. 그것이 결국 우리 정치의 수준인 것 같다. 더 따져 보면 그런 수준의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국민이 문제다. 독일과 일본의 예를 들어 보겠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10년 전 50~60% 수준에서 80%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70%대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1990년 부채비율이 60%였는데 지금은 240%에 육박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정치가 불안정하고 포퓰리즘이 득세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조엔 이상 재정지출을 늘렸다. 나랏돈은 항만, 도로, 공항 등 이미 포화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들어갔다. 고속도로를 만들면 사람은 안 다니고 다람쥐만 다닌다고 해서 ‘다람쥐 도로’라고 불렀다. 건설업체와 관료, 정치인의 유착이 뿌리 깊었다. 반면 독일은 나랏돈을 펑펑 쓰면 헌법재판소가 개입한다. 경기가 좋은데도 정부가 부채를 갚지 않고 부양책에 돈을 써서 빚을 늘리면 위헌 결정을 받을 수 있다.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면 국회의원이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차기 총선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자정 노력을 한다. 국민들은 그런 의원에게 표를 준다. ●무분별한 지원이 분배구조 악화시킨다 →정치권과 정부는 틈만 나면 경제민주화를 외쳤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민주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소득 분배도 결국 악화시켰다고 생각한다. 포용도 놓치고 혁신도 놓쳤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윈윈’은커녕 너도나도 잃기만 하는 ‘루즈루즈’ 정책이다. KDI가 정책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을 심층 추적한 결과 정부 지원은 매출과 부가가치,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오로지 생존율만 높여 줬다. 비효율적인 기업에 정부 돈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보증이다. 그래야 돈을 빌려 사업할 수 있다. 정부가 5~7년 보증해 주고 성과가 있으면 졸업시키고, 성과가 없어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은 20~25년간 유지된 나이 든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청년 창업인구들이 보증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것이 공정하고 포용적이라 결코 말할 수 없다. ●아직도 주입식 교육을 하는 나라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교육 개혁이 절실할 것 같다. -4차 산업사회에서는 ‘사지선다’ 공부로 살아남을 수 없다. 모든 정보와 지식은 인터넷에 있다. 정보 활용법을 배우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 KDI에서는 2년 동안 자유학기제인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나눠 주입식 교육과 토론식 교육을 해 봤다. 결과적으로 토론식 수업을 한 쪽이 인내심과 배려심 등 인성 측면이 향상됐다. 주입식 공부를 한 쪽보다 결코 학업성적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실험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4차 산업혁명에서 반복적인 일상 업무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없는 복잡한 부가가치는 협동을 통해 추구할 수밖에 없다. 창업 과정에서도 인성과 협동심이 중요하다. 창의적 교육에 미래가 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삼계탕까지… AI·사드 보복에 中수출 ‘스톱’

    삼계탕의 중국 수출이 7개월 만에 사실상 중단됐다. 국내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와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에 등록된 국내 삼계탕 가공업체 5곳 중 농협목우촌와 참프레, 교동식품 등 3곳은 AI 관련 검역 조건에 따라 대중 삼계탕 수출길이 막혔다. 2015년 양국이 삼계탕 수출 검역 조건에 합의할 때 중국은 삼계탕 수입을 허용하되 ‘질병 비(非)발생’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 조건 합의로 지난해 6월부터 삼계탕 수출이 시작됐다. 잘나가던 삼계탕 수출은 지난달부터 가라앉았다. 수출액이 5505㎏ 규모로 전월(7만 1870㎏) 대비 92.3% 급감했다. 올해는 아예 수출 물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림과 사조화인코리아 등 2곳은 수출이 가능하지만 중국에서 검역이 지연되고 있다. 수출 초기에는 검역에 2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두 달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의 보복 차원이라는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검역이 이렇게까지 길어진 것과 관련해 다른 이유는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성악가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방중 공연이 잇따라 취소된 것과 관련,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른다. 사드와 관련됐다고 추측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라고 말했다. 조수미는 지난 24일 트위터에서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이유도 모른 채 취소됐다. 국가 간 갈등이 순수 문화예술에까지 개입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물가 잡으려다 AI 놓친 정부

    정부가 치솟는 계란값을 잡기 위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장 인근 지역의 계란 반출을 허용하면서 AI가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더 확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4년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513만 3000마리로 전체 살처분 가금류의 36.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살처분 가금류 가운데 산란계(2244만 9000마리) 비중이 75.1%에 이르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기획재정부가 물가를 이유로 계란 반출 제한을 완화하면서 계란 수집판매상 차량이 농장을 들락거리고 차량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란계 농장이 초토화됐다”고 지적했다. AI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1~27일 AI가 발생한 산란계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인근 지역의 계란 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계란값이 치솟자 정부는 같은 달 23일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 주재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제한적으로 계란 반출을 완화하기로 했다. AI 방역을 책임지는 농식품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계란 이동을 전면 중단시켰는데도, 기재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계란 유통을 허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8일 하루 동안 계란 반출을 허용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AI 계란’ 유통 의혹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된 닭이 낳은 계란 일부가 폐기 직전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입수한 ‘2016년 가금농가 살처분 보상금 지급액’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는 AI로 산란계를 살처분한 농가에 415억 9900만원(513만 3000마리)의 보상금이 지급됐고, 이 닭이 낳은 계란 폐기 보상금으로 317억 1500만원이 지급됐다. 계란 폐기 보상금이 산란계 살처분 보상금의 76.2%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산란계를 살처분한 전국 농가에 1473억 900만원(2244만 9000마리)의 보상금이 지급된 반면, 계란 보상금은 351억 6900만원으로 산란계 살처분 보상금의 23.9%에 그쳤다. 살처분된 산란계는 크게 증가했는데, 폐기된 계란 보상금은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의원은 “AI 농장의 계란 상당수가 폐기되지 않고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2014년과 달리 지금은 AI 발생 농장 반경 3㎞ 이내 예방적 살처분 농장의 계란 반출을 허용하고 있어 계란 폐기량이 줄어든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해 세종시의 한 농장이 AI 의심신고 전 닭과 계란을 서둘러 팔았다는 의심을 받자 당시 세종시 관계자가 ‘때마침 이동 제한 조치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벌어진 일이어서 해당 농가만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얘기했었다”며 “농식품부의 해명만으로는 의혹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하 전 계란을 세척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남을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AI바이러스가 100% 제거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계란값 꺾였다… 설 전후 4800만개 추가 수입

    명절 앞두고 묶어둔 국내 물량도 풀려 천정부지로 치솟던 계란값이 37일 만에 꺾였다. 수입 물꼬가 터지면서 미국산 계란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국내산 계란 유통 가격이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설을 전후해 4800만개의 수입 계란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계란 한 판(30개 기준)의 소비자가격은 9491원으로 전날(9543원)보다 52원(0.5%) 떨어졌다. 계란 일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5602원) 이후 처음이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다음주 초까지 400t이 들어오는 등 계란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계란 유통시장에 가격 인하 시그널(신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 대목에 계란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계란을 쟁여 두고 풀지 않던 계란농장이나 유통업자들이 시장에 물량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주일에 한 번만 반출이 허용되는 전국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장 반경 3㎞ 방역대 내 계란 생산량도 지난 11일 1080만개가 나와 일주일 전(300만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공동 팀장을 맡은 정부 ‘AI 관련 민생물가·수급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4차 회의를 열었다. TF는 당초 예상보다 계란 수입이 활발해 오는 28일 설 전에 신선 계란 1500t(약 2500만개)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계란가루와 계란을 깨뜨려 푼 전란액 등 가공품은 설 전후 695t(계란 환산 시 약 2300만개)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초 설 전에 1200만개의 계란이 수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유승민 “육아휴직 3년법, 현실 앞선 법으로 문화 만들 것…초저출산 재앙 극복해야”

    대선 출마를 예고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3일 모든 근로자들의 육아휴직을 최장 3년까지 가능하도록 한 법안을 제출한 데 대해 “제도적으로 먼저 3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허용함으로써 기업 현실이 뒤따라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앞서 민간부문도 공공부문 근로자들처럼 3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특히 현재 1회에 한해 나눠 쓸 수 있는 휴직기간을 ‘만 18세 또는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부모가 3회에 걸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 수당도 상한선을 현재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휴직급여 수당을 통상임금의 40%에서 60% 수준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유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외국에 비해서도 획기적이고 다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육아휴직법안을 낸 것은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획기적인 대책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임신, 출산, 자녀 돌봄을 사적 영역의 문제, 즉 개인의 책임으로만 두게 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초저출산이라는 재앙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기간을 최장 3년까지로 정한 데에는 공무원과 교사를 포함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출산율을 참고한 결과다. 유 의원은 “교사와 공무원의 출산율은 1.4명으로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1.2명에 비해 확실히 높고 둘째 아이가 있는 비율도 각각 50%(여성 교사)와 77%(여성 공무원)라는 통계수치는 결국 제도와 문화가 함께 변하면 초저출산 문제도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자녀가 만 8세(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제한되어 있어 자녀의 성장기 중 불가피하게 돌봄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현실을 고려했다고도 설명했다. 대상 자녀의 연령을 고등학교 3학년까지로 대폭 넓혀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1년 육아휴직 기간도 제대로 못 쓰는 직장도 많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법이 현실을 앞서가야 하는 부분은 앞서가게 해놓고 기업 문화가 변화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초저출산의 대재앙을 극복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국산에 놀란 계란 값…40일만에 꺾였다

    미국산에 놀란 계란 값…40일만에 꺾였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계란 값이 40여일 만에 꺾였다. 수입 물꼬가 터지면서 미국산 계란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국내산 계란 유통 가격이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설을 전후해 4800만개의 수입 계란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계란 한판(30개 기준)의 소비자가격은 9491원으로 전날(9543원)보다 52원(0.5%) 떨어졌다. 계란 일일 가격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5602원) 이후 처음이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다음 주 초까지 400t이 들어오는 등 계란 수입이 본격화하면서 계란 유통시장에 가격 인하 시그널(신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 대목에 계란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계란을 쟁여두고 풀지 않던 계란 농장이나 유통업자들이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 방역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만 반출이 허용되는 방역대 내 계란 생산량도 지난 11일 1080만개가 나와 일주일 전(300만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공동 팀장을 맡은 정부 ‘AI 관련 민생물가·수급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4차 회의를 열었다. TF는 당초 예상보다 계란 수입이 활발해 오는 28일 설 전에 신선계란 1500t(약 2500만개)가 수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계란가루와 계란을 깨뜨려 푼 전란액 등 가공품은 설 전후 695t(계란 환산시 약 2300만개)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초 설 전에 1200만개의 계란이 수입될 것으로 예측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빠른 수급 안정을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신선계란을 수입한 뒤 설 전에 유통 매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AI 지속발생 농가 ‘삼진아웃’… 방역담당국 신설

    가축질병 경보단계 축소 초동대응 강화 ‘외해 양식업’ 동원 등 140개 기업 관심 할랄푸드 수산물 개발 25억弗 수출 목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중대한 가축 질병이 계속 발생하는 농가에 대해 ‘삼진아웃제’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어, 참다랑어(참치) 등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고급 어종 양식에 한해 대기업 진출이 허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6일 이런 내용의 신년 업무보고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농식품부는 AI 파동이 재발하지 않도록 오는 4월 가축 방역 선진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AI 같은 가축 질병의 조기 종식도 중요하지만 치밀하고 꼼꼼한 재발 방지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축산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고쳐 가축 농가의 방역 의무를 강화하고 계란과 닭·오리고기의 유통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가축 질병이 생기는 농가에 대해서는 삼진아웃제, 휴식년제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4단계로 운영되는 가축 질병 위기 경보단계를 1~2단계로 줄여 초동 대응을 강화하고 바이러스 특성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내에 가축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담당국의 신설이 추진된다. 지금은 축산정책국이 산업 진흥과 가축 위생·안전관리 업무를 모두 맡고 있다. 해수부는 그동안 금지했던 대기업의 양식산업 진입을 허용해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 한국판 ‘마린 하베스트’(세계 최대의 노르웨이 연어 양식기업)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연간 매출액 1000억원 초과 기업은 내해(수심 35m 미만) 어류 등 양식업을 할 수 없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외해 양식업 중 참다랑어와 연어 등은 대규모 투자와 첨단 기술이 필요해 자본력 없는 수산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동원과 삼성전자, LG전자, SK 등 140여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외해 양식장 규모를 현재 20㏊에서 60㏊로 확대하고, 강과 호수 등 내수면 양식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친환경 양식단지도 만들기로 했다. 또 할랄푸드 등 해외시장 맞춤형 수산식품을 개발해 수산물 수출 25억 달러를 달성하고,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과 같은 특화된 10대 명품 어촌테마마을도 선정·지원한다. 부산 북항, 광양항 묘도, 인천항 영종도 등 항만 재개발 사업에 3조 7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6000여개를 만들기로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중·일 바둑고수 무너뜨린… 마스터, 넌 누구냐

    온라인서 10만 위안 걸고 대국 커제·박정환 등 상대 20전 전승 AI 추정… “알파고 복귀” 의견도 2~3일새 20~30국 사람은 못 해 인공지능(AI)으로 추정되는 바둑 고수가 온라인에 나타나 한국·중국·일본 고수들을 연파하고 있다. 일본기원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톱랭커와 인공지능이 겨루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을 오는 3월 21~23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개최할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우승상금 3000만엔, 준우승상금 1000만엔이 걸린 이번 대회에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을 일찌감치 대표선수로 내정했다. 한국 대표는 박정환 9단, 중국 대표는 미위팅 9단이다. 최근 조치훈 9단에게 도전해 1승2패를 기록한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DeepZenGo)가 인공지능 대표로 출전한다. 알파고 참가도 타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온라인에서 아이디 ‘Master’(마스터)는 자신을 이기면 주겠다며 10만 위안(약 1700만원)이나 되는 상금까지 걸었다. 지난 2일과 3일 한큐바둑 사이트에서 열린 이 이벤트에는 커제(중국) 9단, 이야마 9단 등 세계 최정상 기사들이 실명으로 대거 참여했다. 한국에서도 박정환 9단, 김지석 9단, 박영훈 9단 등이 익명으로 도전했다. ‘마스터’는 이들에게 20전 전승(17불계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가볍게 우세를 점하더니 끝날 때까지 거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국내 사이트 ‘타이젬’에서는 ‘마지스터’(Magister)라는 기사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세계 최정상 프로들을 상대로 30연승을 달렸다. 둘 다 2~3일 사이에 20~30국을 뒀다.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기록이다. 마지스터가 곧 마스터라면 이 인공지능은 실전에서 50연승을 달린 셈이다. 일본에서도 최근 KGS라는 바둑 사이트에서 바둑 인공지능 딥젠고와 똑같은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Zen 19L’을 가볍게 누른 정체불명의 고수가 나타나 화제에 올랐다. ‘갓 무브스’(God Moves·신의 손)라 불리는 이 존재는 천원(중앙점) 부근에서 포석을 시작하는 파격적인 수법에다 모든 수를 5초 안팎으로 두었다. 하영훈 한큐바둑 이사는 “마스터도 인공지능인 것 같다. 실력을 봐서 현존 최고 바둑 인공지능인 알파고라는 의견도 있다”며 “의연하고 대범하다. 귀의 실리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엄청난 대마 싸움의 바꿔치기도 계산이 서면 흔쾌히 실행한다. 수천년 동안 실전을 통해 진화한 바둑의 틀을 무시하고 철저한 가치판단으로 제 갈 길을 찾아간다”고 평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 최저임금 시간당 6470원 소득세 최고세율 40%로…유출된 주민번호 변경 가능 노후경유차 서울 운행 제한

    [새해 달라지는 것] 최저임금 시간당 6470원 소득세 최고세율 40%로…유출된 주민번호 변경 가능 노후경유차 서울 운행 제한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사업장에서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된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7.3% 오른 6470원이 된다. 또 소득세 과세표준에 ‘5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되면서 최고세율 40%가 적용된다. 출산 전후의 휴가급여 상한액이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빈병 보증금이 소주 100원, 맥주 130원으로 올라가고 6월부터 신용카드로 과태료 납부가 가능해진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각종 제도를 들여다본다. [금융·재정·조세] ●신성장 산업 세제 지원 확대 신성장동력·원천기술로 지정된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해 최대 30%의 공제율로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대상 기술은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및 보안 ▲콘텐츠 ▲차세대 전자정보 디바이스 ▲차세대 방송통신 ▲바이오 헬스 ▲에너지 신산업·환경 ▲융복합 소재 ▲로봇 ▲항공·우주 등 11개다. ●청년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율 상향 창업 후 최초 소득발생 과세 연도와 그 후 2년간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75% 감면한다. 이후 2년간은 50%씩 깎아 준다. ●신고세액 공제 축소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이 10%에서 7%로 낮아진다. ●노후 경유차 교체 때 개별소비세 감면 2006년 말 이전에 신규 등록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 또는 수출 목적으로 말소등록하고 신차를 구입하면 개별소비세를 70% 깎아 준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최대 143만원까지다. 내년 6월 말까지 시행한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종합소득 및 양도소득 과세표준에 5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해당 구간의 세율을 40%로 정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적용 기한 연장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적용 기한을 2018년 12월까지 연장한다. 단, 총급여액 1억 2000만원 초과 근로소득자에 대한 공제한도를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인다. 총급여액 7000만원 초과 1억 2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경우 2018년 1월부터 3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축소된다. ●출산·입양 세액공제 확대 기존에 일괄적으로 30만원이던 세액공제 규모를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70만원으로 차등 확대한다.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 확대 학자금 상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든든학자금 원리금 상환액을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한다. ●난임 시술비 세액공제율 인상 출산 지원을 위해 난임시술비 의료비 세액공제율을 20%로 상향한다. ●주택임대소득 세제 지원 적용 기한 연장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 수입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적용 기한을 2018년 12월까지 연장한다. ●내국법인의 벤처기업 출자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내국법인이 2019년 12월까지 벤처기업 등에 출자하면 출자금액의 5%를 법인세에서 빼 준다. ●경차 연료 개별소비세 환급 특례 연장 1000㏄ 미만 경차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돌려주는 특례제도를 2018년 12월까지 연장한다. ●늑장공시 제재금 최대 10억원 상장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제멋대로 공시를 지연하면 최대 10억원의 제재금을 물게 된다. [교육] ●실업자 내일배움카드제 자기 부담률 개편 훈련비 개인부담 비율이 훈련 직종의 취업률에 따라 적게는 5%에서 많게는 80%까지 확대된다. ●공동·복수학위 외국 대학의 학점인정 범위 확대 국내 대학이 외국 대학과 공동·복수학위의 교육 과정을 운영할 경우 반드시 국내 대학에서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기존의 2분의1에서 4분의1로 줄어든다. 예컨대 우리나라 학생이 외국에서 3년을 공부하고 국내 대학에서 1년을 공부해도 두 대학에서 모두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보건·사회복지] ●모든 사업장 정년 60세 이상 의무화 정년 60세 이상 의무화가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경찰·소방공무원 등 법령에 별도의 계급 정년을 정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올해까지는 300인 이상 사업장만 ‘60세 정년’이 의무였다. ●최저임금 6470원으로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3% 오른 6470원이 된다. 8시간을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5만 1760원이고, 월급으로 계산하면 주 40시간제의 경우(유급 주휴 포함·월 209시간 기준) 135만 2230원이다. ●학교 우유 급식 저소득층 확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고등학생에게도 초·중학생과 동일하게 우유 급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임신부·조산아 건강보험 확대 임신부의 외래 본인부담률이 의료기관별로 각각 20% 포인트 인하된다. 1인당 평균 44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낮아진다. 쌍둥이·삼둥이 임산부에게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 지원액은 7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오른다. 조산아나 저체중아가 외래 진료를 받을 경우 출생일로부터 3년간 본인부담률이 10%만 적용된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 지원 확대 기초생활보장 급여 선정의 기준점이 되는 중위소득이 4인 가구 기준으로 439만원에서 내년 447만원으로 1.7% 오른다.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 기준도 중위소득 29%에서 30%로 확대된다. ●청소년증으로 교통카드 사용 가능 만 9~18세 청소년은 1월 11일부터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새로운 청소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새로운 청소년증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여성·육아·복지] ●출산 전후 휴가급여 월 최대 150만원 출산 전후 휴가 또는 유산·사산 휴가를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 상한액이 기존의 월 13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육아휴직 지원금 월 30만원 증액 우선지원 대상에 선정된 중소기업 근로자의 육아휴직 지원금이 1인당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어난다. 대기업 지원금은 폐지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강화 저소득 한부모 가족이 지원받는 아동양육비가 1인당 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오른다. 지원 대상도 만 12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 자녀 1인당 월 17만원으로 올해보다 2만원 더 준다. ●아이돌봄 서비스 영아 종일제 36개월까지 아이돌봄 서비스의 영아종일제 지원 대상이 기존 3∼24개월에서 36개월까지 확대된다. 비용도 임신·출산·보육에 모두 사용하는 국민행복카드로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다. [국방·병무·보훈] ●병사 급여 9.6% 인상 병사 급여를 전년 대비 9.6% 인상한다. 2012년 대비 2배 수준인 월 19만 5000원(상병 기준)을 지급한다. 병장은 19만 7000원에서 21만 6000원으로 오른다. ●전체 병영생활관과 전체 동원훈련장 에어컨 설치 여름철 복무환경 향상을 위해 병영생활관과 동원훈련장에 에어컨이 설치된다. 현재 군부대 에어컨 설치율은 45%인데, 이를 상반기까지 100%로 확대한다. ●제주 거주·근무 병사 항공권 지원 제주 지역에 거주 혹은 근무하는 병사가 부정기 휴가를 갈 때 선박 경비만 지원됐으나 내년부터는 항공권이 지원된다. 항공권은 병사 1인당 1년에 2회 범위에서 지원된다. ●5~6년차 예비군, 동원지정 대상에서 제외 지금까지 5∼6년차 예비군(병) 중 동원이 지정된 대상자는 소집점검 훈련(4시간)을 했지만 동원지정 없이 향방 예비군훈련(6시간)으로 변경된다. ●군인 육아휴직 기회 확대 남군의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자녀 1인당 1년 이내에서 여군과 동일하게 자녀 1인당 3년 이내로 확대한다. [공공안전·질서] ●재난 취약시설 보험가입 의무화 1월 8일부터(기존 운영시설은 7월 7일까지) 주유소, 장례식장, 1층 음식점, 15층 이하 아파트 등 19종 시설의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위해 우려 제품의 안전·표시기준 강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일종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과 ‘메틸이소치아졸론’은 모든 스프레이형 제품과 방향제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 살생 물질과 유해화학 물질이 ‘위해 우려 제품’에 사용되면 농도와 관계없이 성분 명칭과 첨가 사유, 용도, 함유량 등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사무실에서 쓰이는 인쇄용 잉크·토너, 옷 구김 방지용 다림질 보조제, 실내외 물놀이 시설 등에 미생물 억제를 위해 사용하는 살조제도 위해 우려 제품으로 지정된다. ●지진 문자 자동 전송 내년 하반기부터 지진이 일어났을 때 기상청이 자동으로 긴급 재난 문자를 휴대전화로 보내준다. [공공행정] ●부동산 허위신고 자진신고 과태료 감면 부동산 실거래가를 허위 신고한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면 과태료가 전액 면제된다. 신고 관청의 조사 개시 이후 증거 확보에 협력하면 과태료의 절반을 깎아 준다. ●주거급여 수급자 지원 확대 소득 인정액이 4인 가구 기준 192만원의 43% 이하면서 부양 의무자가 없거나 부양받을 수 없는 경우 주거급여를 준다. 주거급여의 임차료 지급 기준은 최근 3년간 평균 주택임차료 상승률을 반영해 올해보다 2.54% 상향 조정한다. ●공공 임대주택 입주·재계약 기준 개선 영구·매입·전세 임대주택은 금융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이 1억 5900만원 이하, 국민임대주택은 2억 1900만원 이하일 때에만 입주할 수 있다. 재계약하려면 소득이 입주자격 기준액의 1.5배 이하이고, 자산은 입주자격 기준액을 넘어서는 안 된다. ●과태료 신용카드 납부 허용 6월 3일부터 과태료를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납부할 수 있다. 과태료 가산금 부과비율은 체납된 과태료의 100분의5에서 100분의3으로 줄여 준다. ●자동출입국 심사대 사전등록 절차 생략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국민은 내년 3월부터 사전에 지문 등록을 하지 않고도 인천공항 등에서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 변경 제도 시행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행정자치부에 설치된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심의를 거쳐 5월 30일부터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다. ●빈 병 보증금 인상 22년간 유지된 빈 병 보증금을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린다. [환경] ●서울시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 서울시에서 2005년 이전에 등록한 경유차 중 종합검사 불합격 차량과 검사 미이행 차량의 운행이 전면 제한된다. 위반 차량에는 과태료 20만원(최대 200만원)을 부과하고 단속도 강화한다. ●울산 연안 해역 오염총량관리제 도입 내년 상반기까지 울산 연안 특별관리해역에 중금속 물질 배출 총량을 제한하는 ‘연안 오염총량 관리제도’를 처음 도입한다. 카드뮴(Cd)과 구리(Cu), 수은(Hg) 등 중금속을 관리하고 배출 허용량을 설정한다. [국토개발·산업·에너지·자원] ●과학기술유공자 예우·지원 강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과학기술 유공자’로 지정해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헌액과 과학기술 관련 행사 초청·의전상의 예우, 공훈록 발간 등 혜택을 준다. ●전기매트 관련 제품 전자파 기준 적용 내년 6월부터 장시간 사용하는 전기매트 관련 제품의 적합성을 평가할 때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전자파 강도 측정 기준)을 적용한다. ●‘TV대역 가용 주파수’ 민간에 개방 디지털TV 대역(470∼698MHz) 중 사용하지 않고 비어 있는 채널(TVWS)을 민간이 무선인터넷 등에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지상파 방송과 방송 업무에 유해한 간섭을 일으키지 않는 조건으로 방송 제작이나 공연 지원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서비스 업종 지원 확대 소매업·음식업·숙박업·여가 관련 서비스업종이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다. ●수도권·광역권 지상파 UHD 방송 도입 내년 2월 수도권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시작하고 내년 12월까지 광역시권과 강원 평창·강릉 일대로 확대한다. UHD는 기존 고화질(HD)보다 4배 선명한 화질의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농림·해양·수산] ●가축전염병 발생국가 출입국 관리 강화 내년 6월부터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발생 국가에 체류하거나 해당 국가를 경유해 입국하는 축산 관계자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입국 사실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출국 때 어기면 300만원 이하, 입국 때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원산지 표시 상습 위반자 처벌 강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했다가 적발되면 위반자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원산지 거짓 표시 등으로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또 원산지를 속였다가 적발되면 1~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쌀 등급표시제 개선 내년 10월부터 쌀 등급에 ‘미검사’ 표시를 할 수 없다. ‘특’, ‘상’, ‘보통’, ‘등외’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무면허 동물진료에 대한 벌칙 강화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동물 진료를 하면 동물 학대로 간주된다. 기존에는 현행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았지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칙이 강화된다. ●중국 불법조업 근절을 위한 처벌 강화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부과되는 벌금 성격의 담보금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오른다. 한국과 중국 어느 쪽에서도 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양무(兩無) 어선’의 경우 불법 조업으로 걸리면 어선을 의무적으로 몰수한다. 부처 종합·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백화점엔 한우 대신 ‘돼지불백 세트’…모임 줄고 AI 더해 영세음식점 울상

    백화점엔 한우 대신 ‘돼지불백 세트’…모임 줄고 AI 더해 영세음식점 울상

    “송년회 약속이 지난해의 3분의1로 줄었어요. 부서 회식보다 친구들과 조촐하게 잡은 약속이 더 많고요. 몇몇 직원은 서운하다는데, 전 ‘김영란법’ 덕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늘어 아내에게 점수 좀 땄죠.”-직장인 김모(38)씨 ●회식보다 가족 단위 소모임 여전히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은 연말, 직장 회식이나 접대 자리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작은 모임이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주로 부유층이 찾는 호텔 등 고급 식당 예약률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영세식당들은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양극화 현상은 실제로 두드러졌다. 유통업계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2017년 설’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5만원 이하 상품을 크게 늘렸다.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이달 24일부터 말일까지 호텔 내 식당 예약률은 90% 선을 유지하지만 소규모 모임이 대다수”라며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대기업의 회식 모임이 크게 줄었는데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영세 외식업계는 청탁금지법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고 울상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6)씨는 “소비 심리 위축 때문인지 단체 손님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며 “일단 손님이 와도 단가가 싼 메뉴를 주로 시킨다”고 말했다. 종로구 사직로의 한 한정식집 주인 김모(61·여)씨는 “시간이 지나면 매출이 조금이라도 회복될 줄 알았는데 그대로”라며 “초기 혼란이 많이 줄었다지만 어수선한 나라 분위기 때문인지 손님이 여전히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외식업 연말 특수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운영자의 84.1%가 지난해 12월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달 매출이 지난 10월이나 11월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52.5%)도 절반을 넘었다. 대리운전기사들도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2년차 대리기사 김모(45)씨는 “원래 연말이 최고 대목인데 새벽 1시가 지나면 아예 일이 없다”며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하루에 2건 정도는 일이 있었는데, 연말에도 일이 전혀 없는 날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설 선물세트 98%가 5만원 이하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는 내년 설을 한 달 앞두고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선물 기준 금액(5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을 크게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달 8일부터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한 결과 98%가 5만원 이하 선물세트였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이 295.1% 증가했다”고 말했다. 5만원 이상의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은 30.9%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그간 한우, 과일 등 상품 종류끼리 묶어 설 선물을 광고했는데 이번 설은 5만원·10만원·20만원 등 금액대별로 홍보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대신 ‘돼지불백세트’를 설 대표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택배 물동량은 여전히 상승세” 다만 택배업계는 여파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인터넷 상거래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청탁금지법이 물동량에 변화를 줄 만큼은 아니다”라며 “연간 운반량은 여전히 상승세”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국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2월 9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헌정 사상 두 번째이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무가 정지됐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탄핵의 원인이 된 ‘최순실 국정농단’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의 정경유착, 청와대 문건 유출 및 최씨의 인사 개입,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희대의 국기문란이자 부정부패 사건이었다. 사상 최대 232만명 촛불집회… 청와대 100m 앞까지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부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 직후인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가 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방어용’ 2차 담화와 검찰 조사 거부, 국회에 퇴진을 떠넘긴 3차 담화 등을 이어갈수록 촛불은 거세졌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100m 앞까지 확장한 촛불집회는 6차인 12월 3일 232만명(전국, 주최 측 추산)으로 정점을 찍었다. 폭력과 연행자가 없는 평화집회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접대 문화 근절’ 청탁금지법 시행… “내수위축” 반발도 고질적인 청탁 관행과 접대 문화, 부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지난 9월 28일 시행됐다. 공직자,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수 위축을 우려한 농축수산업계 등의 반발도 따랐다. 인간 최고수 이세돌·인공지능 알파고 ‘세기의 대국’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국 전에는 이 9단이 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알파고가 1~3국을 승리했다. 인간 최후의 영역이라고 믿어 왔던 바둑이 인공지능에게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9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들어 4국에서 승리하며 ‘인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희망을 전했다. 경북 성주 사드 배치 결정… 中 ‘한류금지령’ 등 보복 한·미 군 당국은 7월 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북한이 올초부터 핵·미사일 도발을 잇달아 감행하자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협의를 해 온 결과였다. 배치 부지는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됐다. 중국은 사드가 자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악화된 한·중 관계는 ‘한류금지령’ 등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양국 갈등은 사드 포대 배치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총선 참패…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 탄생 지난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최악의 ‘공천 파동’에 휘말린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해 원내 제1당에 올랐고 122석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은 원내 제2당으로 추락했다.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현실화됐다. 38석을 챙긴 국민의당은 호남의 새로운 맹주로 등극하며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3당 체제’를 열었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벽에 부딪힌 남북교류 정부는 2월 10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이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대북 제재·압박 기조’의 상징이 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도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후 남북 교류협력 채널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남북 관계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 경주서 역대 최고 5.8 강진… 한반도 지진 공포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에서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5.8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후 12월 현재 여진도 550여회나 잇따랐다.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경주는 국내 지진 관련 첫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삼성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리콜에 이어 단종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노트7)이 출시 59일 만에 단종됐다. 홍채인식, S펜 번역 기능 등으로 호평받으며 8월 출시됐지만 배터리 발화 논란이 일었다. 9월 2일 전량 리콜이 실시됐지만 새 노트7에서도 발화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10월 11일 삼성전자는 노트7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단종에 따른 손실은 3조원 중반대, 기회손실을 포함해 7조원대로 추산된다.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06명 사망… 끝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수많은 피해사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온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검찰은 지난 1월 본격 수사에 착수,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대표 등 관계자 다수를 사법처리했다. 정부는 생활화학물질 안전관리방안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으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모임 등은 지난 26일 현재 사망자를 1106명으로 집계했다. [국제]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8일 치러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질서가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빈부격차와 기성정치세력에 실망한 ‘앵그리 화이트’(분노한 백인)가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英, 브렉시트 결정… 60년 만에 흔들리는 EU체제 영국이 6월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세계가 경악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찬성률이 52%에 달해 충격이 더 컸다. EU에 대한 전통적 반감에 이민자 유입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1946년 시작돼 60년간 이어진 유럽 통합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생아 소두증 유발’ 지카바이러스 확산 공포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올 들어 본격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 등 73개국에서 15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파된 지카바이러스는 사람 간 성관계를 통해 2차 감염이 이뤄져 우려가 더 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1일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11월 18일 해제했다. PCA, 中 남중국해 영유권 불인정… 미·중 갈등 고조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미·중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중국은 결정에 불복하며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를 강행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고수하며 이 해역에 군함을 파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며 양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가수 밥 딜런에 노벨문학상… ‘문학의 경계’ 논란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중가수인 밥 딜런에게 상을 안겼다. 이 파격과 반전의 드라마는 “문학의 경계를 넓혔다”는 환영부터 “문학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까지 전 세계에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정작 가장 태연한 이는 상의 주인이었다. 수상 발표 이후에도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딜런은 시상식에도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세계적 열풍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한 나이언틱랩스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지난 7월 출시되자마자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고가 정식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게임이 구동된 지역인 강원도 속초는 올여름 최고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국내 지적재산권(IP), 가상현실(VR), AR 산업에 대한 관심도 환기됐다. 연말까지 약 5개월 동안 포켓몬고가 달성한 매출은 7억 8800만 달러(약 9471억원)로 추산된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마약과의 전쟁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지난 6월 3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무자비한 마약·범죄 소탕 정책과 막말·기행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며 단숨에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판매자와 이용자를 불문하고 마약 용의자는 즉시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 5개월여 만에 5927명을 처형했다. 실제로 필리핀 내 범죄율을 10% 이상 끌어내렸다. 벨기에·터키 등 유럽 전역서 IS 테러 기승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는 올해 더욱 기승을 부렸다.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 공항과 지하철역, 6월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 공항과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등에서 폭탄 및 총격 테러가 발생했다. 7월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에는 니스 해변에서 트럭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86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도 트럭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쿠바 공산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타계 ‘쿠바 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 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 동안 미국과 대립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현직 미국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는 국교 정성화를 선언했다. 美 기준금리 0.25%P 인상… 저금리 시대 막 내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에서 0.50~0.75%로 올라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0.25% 포인트) 이후 1년 만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이로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동안 유지되던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을 맺게 됐다.
  • AI 발생지 계란 오늘 하루만 반출 허용…黃 권한대행 “앞으로 1주일 총력 대응”

    AI 발생지 계란 오늘 하루만 반출 허용…黃 권한대행 “앞으로 1주일 총력 대응”

    위기경보 1~2단계 간소화 추진 제빵·제과업계 가격인상 감시 내년 계란 9만여t 무관세 수입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일주일 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를 진정시키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산란계 농장 밀집지역에 일주일 동안 묶였던 신선란 1000만개가 하루 동안 풀린다. 정부는 식품업체들이 계란 값 상승을 핑계로 빵이나 과자 등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빠른 초기 대응을 위해 현행 4단계인 AI 위기경보를 단일체계 또는 2단계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격 AI 일일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일주일 내에 AI 발생 추세를 진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총력 대응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매일 아침 열리는 AI 회의에 가급적 참석해 방역 상황을 챙기기로 했다. AI 의심 신고 건수는 지난 25일 4건, 26일 5건 등 열흘 전 10건 안팎일 때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그동안의 신고는 오리와 산란계 농장 중심이었으나 경기 여주(6만 마리)와 충남 천안(4만 9000마리) 등지의 식용닭(육계) 농장에서도 새롭게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방역 차단이 잘되는 육계 농장에서도 AI가 의심되는 만큼 생산자협회 등을 통해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야생조류에서도 지속적으로 AI가 발견되고 있다. 22일 전남 강진과 23일 대구 동구에서 각각 수거된 큰고니 폐사체에서 고병원성으로 추정되는 H5N6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정부는 전날 24마리의 토종닭을 키우는 인천 농가에서 AI가 확진되자 100마리 이하의 소규모 농장이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보고 AI가 종식될 때까지 소규모 농장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및 방목 제한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계란 이동이 전면 금지됐던 전국 35개 산란계 농장 발생 보호지역 내에서 28일 하루 동안 한시적으로 계란 반출이 허용된다. 총 1000만개로 국내에서 하루 소비되는 계란 양(4000만개)의 4분의1 정도다. 29일부터 일주일간 경남 양산을 추가한 36개 보호지역의 계란 반출은 다시 금지된다. 정부는 ‘계란 대란’을 핑계로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 등 꼼수를 쓰지 않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계란 가공품이 연 2100t 정도 수입되고 있어 빵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는데도 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닌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란 수입도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신선란과 계란액, 가루 등 가공란 9만 8550t에 대해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8일 식품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계란 수입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초동조치가 미흡해 AI 조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김 장관은 “현재 4단계로 운영되는 방역체계는 전염성이 강하고 빠른 질병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2단계 또는 일본처럼 1단계로 만들어 처음부터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1만 3000명 규모의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재난 발생 시 즉시 투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우리도 살처분·방역 투입인력을 평시에 준비할 수 있도록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 손에 달린 ‘살인 로봇’..인권단체들 “로봇 무력경쟁 반대”

    트럼프 손에 달린 ‘살인 로봇’..인권단체들 “로봇 무력경쟁 반대”

    내년 미국에서는 군사용 인공지능(AI)의 윤리적·법적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테러범을 자동으로 인식해 살해하는 ‘살인 로봇’과 같은 군사용 AI 연구개발을 허용할 경우 인권단체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살인 로봇 등 군사용 AI의 등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2012년 미 국방부가 발표한 ‘자동무기 사용 제한’ 훈령의 유효기간이 내년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당시 국방부는 준자율 무기, 즉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완전한 자율행동을 막을 수 있는 무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동시에 완전 자율무기를 연구 개발하려면 국방차관, 합동참보본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5년이라 내년에 다시 이 훈령을 공포하거나 폐기 또는 갱신해야 한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행정부가 군사용 AI의 윤리적·법적 문제를 검토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다음달 20일까지 끝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살인로봇 등장 가능성에 인권단체들은 벌써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인권단체들은 “살인무기가 한번 허용되면 사용을 제한하기 어렵다”면서 로봇 무력경쟁을 반대하고 나섰다. 미 연방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도 최근 존 케리 국무장관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에서 관련 기술 개발과 사용을 금지하도록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2%대 성장률에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이대로 놔두면 10년 안에 0%대로 간다.” 저성장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자 “희망이 안 보인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화 당국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성장률이 2.8%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 간의 갈등 격화로 대외 여건이 불리해진 상황에서 국내 정치 위기까지 맞물려 경제성장 동력이 사라진 한국호(號)는 이대로 침몰하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한국의 대표 경제학자 3인(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을 인터뷰하고 국제 미아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산업의 해법을 찾아봤다. ●신뢰 회복·시스템 복구·체질 개선 필요 →현재 한국 경제를 진단한다면. -손성원 교수: 한국 경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고령화·저출산(Demographics),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ion), 가계부채(Debt) 등 3D가 발목을 잡고 있고, 정치적 위기에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가속화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신뢰 부족이 문제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어떠한 정책도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근 교수: 작금의 현실은 시장 실패, 정부 실패가 아닌 시스템 실패다. 정부,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상호 작용이 안 되고 있고, 금융·교육 시스템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조장옥 교수: 단기 불황에 장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단기 불황은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 불황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다. 4대 개혁(공공·금융·노동·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처참해진다. →정부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한다고 했다. -손 교수: 내년 성장률은 2~2.5% 수준에 머물 것이다. 잠재성장률(2.5~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감한 정책 집행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 부채 비율이 높지 않아 추가 예산을 편성해도 문제 될 것 없다. 다만 재정정책만으로는 어렵다. 재정정책보다 효과가 빠른 통화정책을 함께 써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올려야 하는가. 과감하게 내려라. 금리 낮추면 신뢰 올라간다. 그러면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결과적으로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가 살아난다. -이 교수: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 총수요 관리 정책으로 시스템 실패를 복구할 수 없다. 총수요 정책은 경제가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기업 스스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벤처기업이 상장할 때 경영권 공격을 받지 않도록 차등의결권을 허용해 주거나, 기업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장기보유제(2년 이상 투자자에게 추가 배당 등 인센티브 제공)를 도입하면 된다. -조 교수: 재정정책은 ‘크게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 찔끔 하면 사람들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만약 추경을 편성한다면 국내총생산(GDP)의 5~10% 수준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로 하라.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초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렸지만 소규모로 하면서 효과는 못 보고, 국가 빚(GDP의 약 250%)만 왕창 늘렸다. 만약 일시에 GDP의 250%를 풀었다면 어땠을까. 하루아침에 불황에서 빠져나왔을 것이다. 경제는 곧 심리다. →현재로선 과감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조 교수: 그럴 바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차라리 여력을 쌓아 뒀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해라. 단순히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부 지출은 비생산적이다. 성장률 0.1~0.2% 포인트 올리려고 국민 세금을 낭비해선 안 된다. 정부 돈은 장기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개발(R&D)이나 인재 양성(대학 교육) 등에 쓰여야 한다. -손 교수: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세 차례 했는데, 첫 번째 양적완화만 제대로 효과를 봤다. 당시 미국 국민들이 기대를 못 하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다시 말해 ‘깜짝 팩터’가 신뢰를 올린 것이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빚 조절 ‘틀린 생각’ →1300조 가계부채가 뜨거운 감자다. 이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손 교수: 통화정책과 가계부채는 별개로 봐야 한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부채를 컨트롤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체를 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미국은 가계부채가 문제 됐을 때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10년 전 은행장(LA한미은행)을 할 때 미국 정부는 상업 부동산 융자를 은행 자본금의 200%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다. 만약 정부 지시를 어기면 지점을 더 못 열게 하거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시 은행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교수: 경기 불황 때문에 금리를 낮춰야 하는 압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금리 격차로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정책 딜레마다. 완전 자본이동 체제에서는 필연적이다. 이 경우 자본 이동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2010~2011년 정부가 도입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역으로 이용해 보자. 당시 급격한 자본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채권 투자에 세금을 높였다면 이제는 자금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세 부담을 줄여 주면 된다. →대외 여건이 악화돼 정부 정책 수단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 교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러면 전자,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업종의 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가 유지되면 대미 수출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다른 나라 환율은 원화 대비 오르지 않았다. 글로벌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 산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 교수: 미국의 신고립주의가 시작됐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과 활발하게 FTA를 맺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특히 중국과의 개방 수위를 높이자. 한·중 간 수출 구조가 중간재에서 최종재로 바뀌고 있다. 최종재는 한·중 FTA를 강화한다고 해서 피해 보는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한·중 FTA의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 투자가 위축되면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교수: 과거 우리가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불황기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재벌식 구조의 강점이기도 했다. 불황기에는 모든 비용이 싸지고, 일부 경쟁 기업도 고꾸라진다. 이때 과감히 투자해 시장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이 불황기 투자를 하지 않아 실패를 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 공식을 잊으면 안 된다. 불황기가 기회의 창이다. -조 교수: 정치권이 불확실성과 경직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기업들이 뭘 할 수 있겠나. 기업이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도 가부장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지금은 1970년대 조선, 철강 산업을 일으킬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 경제 발전 단계로 볼 때 정부는 빠지는 게 좋다. ●4차 산업혁명 못 올라타면 후진국 전락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 화두다.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손 교수: 한국은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지 못하면 다시 후진국이 될 수 있다. 그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기술 혁신이 매일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탑다운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도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전 과정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진 정보가 워낙 많기 때문에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 교수: 4차 산업혁명은 센서→사물인터넷→빅데이터→맞춤형 제품 생산(또는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로 요약되는데, 한국은 반도체(센서), 이동통신(사물인터넷), 부품·소재 기술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 다만 과감하게 베팅할 줄 아는 투자 마인드가 부족하다. 기술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제를 개선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2050년 내 인간은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

    “2050년 내 인간은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

    "2050년 내 인간은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이다" 마치 할리우드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미래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이하 LSR)에서 관련 전문가들의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논문들이 발표됐다. 연례적으로 열리는 LSR은 멀지 않은 미래에 발생하는 로봇과의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특히 성(性)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가 핵심적으로 논의된다. 이 컨퍼런스를 이끄는 사람은 영국 출신의 국제 체스챔피언이자 인공지능(AI) 전문가인 데이비드 레비 박사다. 10년 전 컨퍼런스 이름과 같은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라는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는 이번에도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20일 발표에서 레비 박사는 '왜 인간이 로봇과 결혼해서는 안되냐?'며 또 다시 도발적인 문제제기에 나섰다. 레비 박사는 "지난 몇십 년 동안 동성 간의 결혼이 큰 화두였으며 이제는 법적으로 허용됐다"면서 "인간과 로봇은 2050년 내 결혼하게 될 것이며 인간과 같은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비 박사는 AI가 인간 수준의 감정과 유머를 갖고 상호소통할 능력까지 발전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발 더 나가 그는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도 아이들에게 훌륭한 부모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수십 년 내에 더 발달될 로봇이 완벽한 부모 역할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 첫날 발표된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 연구팀의 발표도 눈길을 끈다. 18~67세 사이 이성애 남성 263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 중 40.3%는 지금 혹은 5년 내 '섹스봇'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홀로 사는 남성들이 섹스봇의 주 고객이 될 것"이라면서 "지치지 않는 로봇의 특성상 인간의 건강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재명 “무능 정부, AI 사태 예산 핑계는 천벌 받을 일”

    이재명 “무능 정부, AI 사태 예산 핑계는 천벌 받을 일”

    이재명 성남시장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했다. 이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국민 안전도, 농민 생계도 방치한 정부는 무능을 넘어선 범죄정부다”라며 “국민은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의 과정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범죄정부를 뼈저리게 느꼈다. AI 사태에 직면한 국민은 또다시 이를 절감하고 있다”고 적었다. 성남시는 정부가 AI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살아 있는 토종닭 유통을 허용하자 지난 16일 ‘비정상 지시’라며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이를 철회하고 생닭 유통을 다시 금지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농가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농민 요구에 예산문제라고 하는데 예산은 이런 일에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아낄 수 있는 예산이었다. 위험지역에 대한 즉각적인 살처분과 수매가 이루어졌다면 조기 차단되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엇보다 부정부패의 끝판왕인 이 정부가 예산핑계를 대는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What lips my lips have kissed)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디서, 어째서 그랬는지 나는 잊어버렸다 그리고 어느 팔이 아침이 될 때까지 내 머리를 받쳐 주었는지도 그러나 오늘 밤 내리는 비는 문을 두드리고 한숨지으며 내 대답을 기다리는 망령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고요한 고통이 솟아오른다 이제 다시는, 한밤중에 소리치며 내게로 돌아올 일 없을,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젊은이들로 하여. 그리하여 겨울 되어 외로운 나무 하나 서 있다 나무는 어떤 새들이 하나씩 사라져 갔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러나 그 가지들이 훨씬 잠잠해졌음을 안다 어떤 연인들이 왔다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 속에서 얼마동안 노래했던 여름이 이제 더이상 내 속에서 노래하지 않음을 나는 안다. What lips my lips have kissed, and where, and why, I have forgotten, and what arms have lain Under my head till morning; but the rain Is full of ghosts tonight, that tap and sigh Upon the glass and listen for reply, And in my heart there stirs a quiet pain For unremembered lads that not again Will turn to me at midnight with a cry. Thus in winter stands the lonely tree, Nor knows what birds have vanished one by one, Yet knows its boughs more silent than before: I cannot say what loves have come and gone, I only know that summer sang in me A little while, that in me sings no more. - 최승자 번역 * 슬프지만, 감상적이지 않다. 힘이 있다. 아~ 이런 시에 무슨 설명을 덧붙여야 하나. 나뭇가지와 새처럼 구체적이고 쉬운 비유, 더 보태고 뺄 것도 없는 한 줄 한 줄이 우리의 가슴 깊은 곳을 휘젓는다.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1892~1950)라는 이름을 나는 최승자 시인이 번역한 시선집 ‘죽음의 엘레지’를 통해 처음 접했다. 자신의 체험을 보편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서정시인이면서 밀레이는 또한 독을 품은 페미니스트였다.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어디서 어째서 그랬는지 나는 잊어버렸다’로 시를 시작하는 대담함은 아무나 갖기 힘들다. 1920년대에 여성시인이 감히 자신의 입술을 노래한다? 저 점잔 빼는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영국에서였다면 밀레이는 주류 문단에서 소외됐을지도 모른다. 남성적인 이름인 ‘빈센트’를 고집할 만큼 자아가 강했던 그녀는 신대륙 미국에서 활동했기에 마음껏 자신의 개성을 발산하지 않았나 싶다. 밀레이는 미국 메인 주에서 간호사인 어머니와 학교선생인 아버지 사이에서, 세 딸 중의 맏딸로 태어났다. 밀레이가 열두 살 적에 부모님이 이혼해 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엄마는 딸들에게 야심만만한 자신감과 독립심을 고취시켰다. 근무지를 따라 이동이 잦았지만 시간만 나면 엄마는 딸들에게 셰익스피어와 밀턴을 읽어 주었다. 1912년, 스무 살의 밀레이는 엄마의 권유로 시 대회에 출전해 ‘르네상스’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4등으로 입상했다. 입상한 작품들이 책으로 묶여 나오자마자 언론이 들끓었다. 누가 보더라도 밀레이의 작품이 가장 뛰어났던 것. 1등을 차지한 아무개도 “밀레이의 ‘르네상스’가 최고의 시”라며 당혹감을 표현했고, 2등을 한 참가자는 자신이 받은 상금 250달러를 밀레이에게 주었다. 밀레이의 ‘4등’이 지역문화계의 스캔들이 되었고, 소문을 듣고 그녀의 낭독회를 찾아온 어느 부유한 부인은 밀레이의 미래를 위해 대학 장학금을 내놓았다. 명문여대인 바사대학을 다니며 밀레이는 당대의 급진적인 여성운동가들과 친하게 지냈다. 대학을 졸업한 해에 첫 시집 ‘르네상스와 다른 시들’을 발간하고, 여성들 사이의 사랑을 그린 희극을 쓰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밀레이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로 이사했다. 좁은 다락방에 살며 생활비를 벌려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쓰고 보헤미안처럼 살았던 시절을 그녀는 “아주, 아주 가난했지만 아주, 아주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밀레이는 공공연한 양성애자였다. 1923년 서른한 살의 밀레이는 마흔세 살의 노동법 전문 법률가 유진과 결혼했다. 페미니스트였던 유진은 결혼 이후 밀레이를 위해 낭독회 등 문학행사를 주선했다. 그녀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 남편 덕분에 밀레이의 대중적 인기는 높아갔다. 밀레이 부부는 26년의 결혼생활 동안 서로에게 자유를 허용하며 두 명의 독신자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밀레이는 젊은 제자를 애인으로 두었고 남편인 유진도 마찬가지. 둘은 뉴욕의 근교에 농장을 사들여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어 직접 기른 채소를 먹었다. 그들의 행복은 1949년 유진이 암으로 죽으며 끝났다. 남편이 죽은 뒤 혼자 살던 밀레이는 1950년 어느날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소설 ‘테스’의 작가 토머스 하디는 밀레이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는 두 개의 매력이 있다. 고층빌딩 그리고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 시. 그리하여 겨울 되어 외로운 나무 하나 서 있다. 어떤 새들이 왔다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발밑에서 부서지는 낙엽을 밟으며, 내 속에서 노래했던 여름을 추억해야 하리.
  •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미국 대선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파란만장했던 597일간의 레이스를 마감하고 미 역사상 첫 부동산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를 대통령으로 탄생시켰다. 트럼프의 승리 이후 미국은 공화당원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기쁨과,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반(反)트럼프 시위’ 등으로 표출되는 분노가 충돌하며 ‘트럼프호’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공화당 텃밭인 유타주에서 공화당 대의원으로 활동한 미국 육군 출신 허용환(미국명 허버트 허) 원모바일 지사장과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 한인 풀뿌리 유권자 운동의 개척자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로부터 미 대선에 대한 평가와 한·미 관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육군 출신 허용환 공화 대의원 “미국인들은 변화를 원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3월 공화당 경선에서 유타주 대의원으로 활동했던 허용환 원모바일 지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표심에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트럼프가 승리했나. -미국 시민 상당수가 변화를 바랐던 것이다. 트럼프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이 보통 시민이 살아가는 모습 아니겠나. 그의 솔직한 인간미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진 사람이 많다. 또 트럼프의 구호 ‘미국이여 다시 한 번’(Make America Great Again)도 서민의 마음을 얻는 데 유효했다. ‘다시’라는 표현은 현재가 ‘위대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잘나가던 미국’을 그리워하던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정 경험은 트럼프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풍부하지만 유세 내내 보여 준 ‘너무 정리된 이미지’가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것도 작용했다. →유타에서는 모르몬교도인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선전했는데. -맥멀린은 (유타가 본산지인) 모르몬교도이지만 인지도가 낮았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유권자도 ‘될 사람을 찍자’는 분위기가 상당히 작용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충실했다. 동향이라고, 종교가 같다고 무조건 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유타는 공화당 텃밭이고 공화당 소속으로 나오면 당선이 보장된다. 그러나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잇따라 트럼프의 언행을 문제 삼아 후보 사퇴를 공개 촉구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도부는 흔들림이 없었다. 제임스 에번스 당의장은 ‘우리가 남이가’의 접근법으로 당원을 설득했다. 흑인 의장이 백인 일색인 유타에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신(新)고립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고, 초기에는 어느 정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나라가 아니다. 또 세계 질서도 미국 단독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 트럼프는 후보와 대통령의 역할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대통령 혼자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이 더 분열되는 모습인데.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새 정부가 현명하게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낙관한다. 어느 나라, 어느 후보나 선거 기간 많은 공약을 낸다. 그러나 취임 후에는 모든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됨을 알게 된다. 트럼프는 최근 당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취임 후 100일이 고비다. 세계가 우리를 지켜볼 것이다. 취임 후 우선 추진할 과제를 인수팀에서 알고 싶어 하니 의견을 달라”고 밝혔다. 여론을 수렴해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과 패배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당 모두 당분간 혼란스럽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은 쉽게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본다. 한편 민주당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하루속히 충격을 흡수하고 2년 뒤 중간선거와 4년 뒤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트럼프 정부에서의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서울에서 걱정을 하는 시각이 많다고 듣고 있고, 그 같은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외교와 국방, 경제 협력은 대통령이 바뀐다 할지라도 한·미 양국이 그동안 쌓아 온 오랜 신뢰와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 흔들리지 않아야 서로에게 좋다. 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인수팀과 계속 만나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이해를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방 분야는 트럼프 정부에서 주한미군 및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장성을 참모로 등용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親민주’ 김동석 KACE 상임이사 “미국의 분열이 가장 걱정됩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새로운 권력은 한국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쳐 주목받았던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에 전향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힐러리 클린턴이 패했나. -2015년 초부터 선거판에 불어온 새로운 흐름을 눈치채지 못해 캠페인에 실패했다. 민심·표심을 무시한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돌풍에 그렇게 혼났는데도 대선 후보가 된 뒤에도 캠페인에서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 클린턴은 일관된 메시지 없이 트럼프만 상대했고 트럼프는 유권자를 상대로 캠페인을 했다. 클린턴은 특히 경합주의 표심에 긴장하지 않았다. 흑인 투표율이 최저치이고, 트럼프가 히스패닉 표를 가져가는 것도 몰랐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은 결국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관 대다수의 예측은 왜 틀렸나. -미디어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안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도저히 보일 수가 없다. 경합주의 시골지역은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밖이다. 시골의 저학력·저소득 백인의 ‘침묵하는 다수’나 도시의 ‘샤이 트럼피안’은 여론조사 질문에 응할 가능성이 없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클린턴 대세론’을 형성한 오피니언 리더들 그리고 일반 지식인의 오만이 기층 시민사회의 요구와 민심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했다. 결국 미디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집계를 내서 발표를 했다고 봐야 할 측면이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은 신고립주의 노선으로 가나. -우리가 아는 고립주의와 다르다. 미국 제일주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는 것이 맞다. 국제사회에서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경찰국가로서 취해 온 국제사회 내 관용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무역이 손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 것이다. 분쟁지역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역할만큼 책임을 지우고 손해 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부분 고립주의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영향력을 가지고 이익을 챙기겠다는 입장이지 정책의 방향성 측면에서 고립주의를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미국의 분열이 우려되는데, 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심적 지식인, 괜찮은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 정치권 분열에 이어 계급, 도농 간 분열이 심각해질 것이다. 트럼프가 그 분열을 부추겨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열이냐 통합이냐는 지도자의 자질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일단 정치권에 안착해야 한다. 다행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는 양질의 정치인으로, 민주당과 협조해 분열을 피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 중간선거는 분명히 ‘여소야대’가 될 것이다. 중간선거의 유권자 표심은 견제와 균형으로 나타난다. →트럼프 시대의 한·미 동맹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국가다. 팽창하는 중국 때문에 한·미 동맹이 미국에 더 중요할 수 있다. 트럼프 시대 한·미 관계는 국무장관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는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정부나 클린턴에 비해 어떻게든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당사국으로, 미국이 움직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새로운 권력이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정책과 전략에서 확고한 의견을 제시하고 한·미 간 동의를 해야 한다. →한인들은 클린턴과 민주당을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아는데 한인사회의 대응은. -한인의 민주당 지지가 높았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시대에 한인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따른 추방 대상에 한인도 다수 포함돼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우려는 백인우월주의에 따른 인종혐오 확산이다. 흑인 오바마 대통령의 8년에 대한 반격도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어젠다의 우선순위를 잘 파악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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