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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잔불 성능 높이려 고민한게 연구의 시작”

    “등잔불 성능 높이려 고민한게 연구의 시작”

    “과학은 간단할수록 사람들이 많이 쓰고 가치를 가집니다. 남들이 따라올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진정한 과학자의 자세입니다.” 가난으로 고교 2학년 때까지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지 못했던 소년이 최고의 과학자가 됐다. 과학기술부는 6일 나노화학 분야의 대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유룡(52) 교수를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과학자로 선정했다. 유 교수는 지난해 선정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신경과학센터장과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이서구 교수에 이어 세 번째로 국가과학자 칭호를 갖게 됐다. 유 교수에게는 매년 15억원씩 6년간 연구비가 지원된다.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나와 KAIST에서 석사,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 교수는 국유림을 개간해 농사를 지은 아버지를 도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유 교수는 “대학은 꿈도 꾸지 못했고, 등잔불 밑에서 호기심에 책을 뒤적였다.”면서 “보다 성능이 좋은 등잔불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했던 것이 연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다공성 나노물질’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지만 유 교수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유 교수는 1998년 메조(2㎚∼50㎚,1㎚=10억분의 1m) 크기의 다공성 나노물질을 만들어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위계적 나노 세공 구조’의 제올라이트 물질 합성에 성공하고, 나노 연구자들이 보통 명사로 사용하는 ‘KIT’나 ‘CMK’ 같은 용어를 만들어냈다.‘KIT’와 ‘CMK’의 ‘K’는 KAIST를 의미한다. 2000년 한인 과학자가 국내에서 한 연구로는 처음으로 과학잡지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했고,2001년에도 네이처에 주요 논문을 게재했다. 특히 나노구멍이 규칙적으로 뚫려 있는 이산화규소 물질 속에서 분자나 원자를 조립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나노주형합성법’은 연료전지 및 슈퍼축전기의 전극 재료 등 차세대 에너지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평생 1000번 이상의 논문인용으로 ‘국가석학’으로 선정되는 상황에서 유 교수의 논문 피인용 횟수는 5일 현재 7700회가 넘는다.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인용 횟수 5000건을 압도하는 수치다. 유 교수는 “앞으로의 과학은 에너지와 환경 두 가지로 집중될 것”이라며 “석유 이후에 100년은 더 갈 수 있는 메탄올을 석유 성분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게 두뇌조직?”… 신경세포도 칼라로 본다

    “이게 두뇌조직?”… 신경세포도 칼라로 본다

    알록달록한 형광빛 무늬가 질서정연하면서도 불규칙한 이 것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분자생물연구팀은 형광성의 단백질을 쥐에 투입, 두뇌의 신경활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줄수 있는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형형색색으로 착색된 이 신경세포의 그림은 이른바 ‘브레인보우’(brainbow)라는 이름의 신경활동 이미지. 브레인보우는 두뇌를 뜻하는 ‘브레인’(brain)과 무지개를 뜻하는 ‘레인보우’(rainbow)의 합성어로 신경조직에 투입된 형광성의 단백질이 각각의 뉴런(자극·흥분을 전달하는 신경계의 단위)에 스며드는 기법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해 50일 동안 쥐들의 두뇌신경회로를 연구, 약 90개의 다른 형광빛의 색깔들이 두뇌의 뉴런에 스며든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는 기존에 이미 밝혀진 신경회로 패턴보다 한층 상세하고 극명히 드러나 인간의 다양한 두뇌질환 규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 참여한 제프 라히만(Jeff Lichtman) 박사는 “TV모니터가 빨강·초록·파랑색의 색깔의 조합으로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3개 이상의 색깔로 이루어진 형광성의 단백질을 뉴런에 주입해 많은 색깔들이 발생된 것”이라며 브레인보우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또 “브레인보우는 두뇌의 신경조직과 뉴런으로 얽힌 신경계를 지도화하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금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포유류의 신경발달과정을 추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와 파킨슨씨병과 같은 인간의 다양한 두뇌질환의 원인을 발병 초기단계에서 규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mcb.harvard.edu(사진 위부터 제프 라히만 박사와 형광성 단백질이 투입된 쥐들의 브레인보우 이미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차세대 나노패턴소자 세계 첫개발

    기존 액정 디스플레이(LCD)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제작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교수 연구팀은 ‘스메틱 액정’ 물질을 이용한 ‘차세대 초미세 나노패턴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 온라인 15일자에 게재됐다. 정 교수팀이 나노패턴소자 제작에 사용한 스메틱 액정은 기존 LCD를 구동하는 ‘네마틱 액정’보다 LCD 응답특성이 우수하고 자연계와 합성물질에 더 많이 사용한다는 장점에도 불구, 특유의 결함구조 때문에 산업적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정 교수팀은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직선이 새겨지게 표면 처리된 실리콘 기판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액정 결함구조를 제어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로 우리나라가 액정을 이용한 나노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파킨슨병·암 정복 성과·지식 나눈다

    파킨슨병·암 정복 성과·지식 나눈다

    ‘과학한국의 꿈’인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온다. 10일부터 열리는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배리 샤플리스,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로버트 호비츠, 조지 스무트 등 네 명의 과학자와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멀리스, 버논 스미스 교수는 12일까지 연세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한국 학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게 된다. ●노벨상, 현실적 성과 높이 평가 노벨상은 권위만큼이나 까다로운 심사 기준으로 유명하다. 인류 전체에 주는 혜택을 중시하기 때문에 발표 이후 최소한 10년 이상 지켜보며 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20∼30대에 연구를 발표하고도 60대 이상이 되어야 상을 받는 이유다. 2001년 화학상을 수상한 스크립스연구소의 샤플리스 교수는 1980년 원하는 물질만을 합성할 수 있는 산화반응 촉매를 개발했다. 산화반응을 이용하면 하나의 화합물을 만든 뒤 이 물질을 이용해 계속 다른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샤플리스 교수는 이 방법을 통해 ‘글라이시돌’이라는 물질을 합성해냈다. 고혈압·부정맥·협심증 등 심장질환 치료제인 ‘베타블로커’의 원료로 수많은 생명을 구해내고 있다. 샤플리스와 상을 공동수상한 일본 나고야대학의 노요리 교수는 1968년 미국의 윌리엄 놀스 박사가 개발한 촉매를 발전시켜 합성과정에서 특정 물질만을 생산해내는 한편,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촉매를 1980년 개발했다. 노요리 교수의 촉매는 정제 화학약품과 의약품, 신개량물질 등의 합성에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2년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MIT의 호비츠 교수는 세포의 자살 과정을 밝혀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70년대부터 선형동물을 이용해 프로그램화된 세포의 죽음에 관여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존재를 알아내고 ced3·ced4·ced5로 불리는 유전자를 실제로 찾아냈다. 이 연구는 파킨슨병·심근경색·AIDS 등의 질환에서 세포가 너무 일찍 죽는 걸 막을 수 있고, 암세포를 스스로 죽도록 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UC버클리의 스무트 교수는 89년 우주와 은하, 별의 기원에 대해 가설로 널리 알려져온 ‘빅뱅(대폭발)’이론의 실체를 증명하는 증거들을 찾아냈다. 스무트 교수는 흑체복사를 통해 우주가 뜨거운 물체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알아내고, 빅뱅 후 초기 우주에서 물질들이 응집돼 은하와 별이 탄생하는 과정을 밝혀내 물리학의 새 장을 열었다. ●본격적인 인류 공헌은 지금부터 이번에 한국을 찾는 수상자들의 연구결과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지금부터다. 이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출발한 과학자들은 보다 발전되고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될 것이다. 기존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은 짧게는 10년에서 50년 이상에 걸쳐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영화 ‘뷰티플마인드’로 유명한 94년 경제학상 수상자 존 내시는 모든 개인과 기업은 경쟁자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게임이론’을 만들어냈다.49년 27쪽에 불과한 분량으로 발표된 이 논문은 수학으로 경제학 패러다임을 바꾸며 9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100억달러 이상에 낙찰된 미국의 주파수 경매와 석유 시추권, 목재 벌목권 등 전세계에서 이뤄지는 경매에는 어김없이 게임이론이 기반에 깔려 있다. 53년 20대와 30대의 젊은 나이에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 62년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영향력은 생물과 의학계 전반에서 여전히 진행중이다. 유전자에 관한 연구의 출발점은 이들의 발견 이후 재조정됐고, 과학의 중심이 물리학에서 생물학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됐다. 줄기세포 연구나 각종 치료제 개발 등 모든 사람의 관심을 이끄는 연구들도 왓슨과 크릭이 첫 단추를 꿰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중국산 의류서 기준치 900배 ‘포름알데히드’ 검출

    중국산 의류서 기준치 900배 ‘포름알데히드’ 검출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제 의류에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상당량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합성수지, 물감 등과 같은 생활 용품에서 자주 쓰이는 화학물질로 인체에 대한 독성이 매우 강하다. 의류에서는 주로 옷에 피는 흰 곰팡이를 방지하거나 옷주름을 잡아주도록 하는 영구가공법에 극히 소량으로 쓰이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포름알데히드는 안전기준치보다 무려 900배나 초과한 양으로 주로 아이와 어른 옷의 모직물과 면제품에서 검출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양국 정부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 당국의 관계자와 뉴질랜드 소비자보호부(the Ministry of Consumer Affairs)의 대변인은 “소비자들이 이 같은 중국산 제품을 쓰는 것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사태 파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영국거래표준협회(the Trading Standards Institute)의 브라이언 르윈(Bryan Lewin)은 “중국산 의류 제품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의 적정기준치를 확립해야 할 것”이라며 “무역업자나 소매업자들은 소비자가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을 전한 현지 언론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동양과 서양의 무역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논란이 됐던 중국산 제품에는 애완견 사료와 치약 그리고 타이어 등이 있었으며 지난 주에는 세계 유명 완구제조회사인 ‘마텔’(Mattel)이 중국에서 생산된 장난감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며 리콜을 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KAIST 올해 최연소 박사 인도 출신 화학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개교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학생이 최연소 박사학위를 받는다. KAIST는 17일 있을 올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인도 출신의 나라야나사미 무루간 라비찬드란(27)씨가 최연소로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KAIST는 1971년 설립후 6867명의 박사를 배출했지만 외국인이 최연소로 박사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학교의 최연소 박사는 내·외국인을 통틀어 만 24세10개월이다. 라비찬드란씨의 박사 논문은 ‘CMK에 담지된 두 개 금속으로 된 촉매에 의한 Heck 반응과 고리닫힘 엔-아인 자리옮김 반응의 합성 및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다. 나노 크기의 탄소다공물질에 두 가지 금속을 넣어 화학반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로 석유정제 과정 등에 적용된다. 그는 인도 3대 명문대인 마드라스대학 학사와 안나대 석사학위를 받은 직후 2003년 9월 KAIST 화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라비찬드란씨는 현재 결혼을 하기 위해 인도에 가 있어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KAIST 학위 수여식에서는 박사 141명, 석사 149명, 학사 149명 등 모두 439명이 각각 학위를 받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블로거를 다시 본다

    “블로그의 탄생은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발명과 비슷하다.”(휴 휴잇 미 채프먼대 법학과 교수) “언론의 힘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힘의 중요성을 모르는 자들에게 맡길 수 없다.”(조지 심슨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엄청난 움직임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지구 밑에서 움직이는 용암의 힘을 느끼지 못하듯 말이다. 엄청난 변화의 주역은 다름아닌 블로거들이다. 단순히 인터넷 상에서 끄적거리며 ‘끼리 문화’를 형성했던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기존 언론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마니아적 성향의 이들은 새로운 ‘팩트(사실)’를 찾아내지 못하지만 ‘씹어서’ 새로운 팩트를 만들어내며 이슈화 시킨다. 블로거들은 그들의 세계인 블로고스피어를 형성, 서로 소통하고 이슈를 공유하며 힘을 키운다. ■‘Hot 뉴스’가 궁금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에선 정부 부처는 물론 전문분야 등에서 블로거들이 언론인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위증 혐의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미국 부통령 비서실장 재판에 사상 처음으로 블로거 2명에게 취재를 허용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2005년 5월 블로거 가렛 그라프에게 출입기자증을 발급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블로거들을 기자간담회에 초청하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프로슈머가 경제체제를 바꾼다.”고 언급한 것처럼 블로거가 언론체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언론의 대체인가, 대안인가 기존 언론에선 블로거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기존 언론에서 할 수 없었던 쌍방향 뉴스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미디어가 지나치기 쉬운 개인적이고 사소한 정보와 전문적인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안에 무게를 둔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언론의 틈새 시장을 채워주는 협력자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자문단 등으로 활용, 피드백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이슈를 선점, 깊이 있고 유용한 기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IT 전문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미국의 ZDNet의 경우 기자가 없고, 블로거의 글들을 편집해 서비스한다.“10년 후면 뉴욕 타임스는 거대한 블로거의 연합이 된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에델만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요 언론에 인용된 블로그는 2004년 1분기 100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766개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43%가 블로거가 쓴 글을 읽고 이 가운데 63%가 신뢰를 표시한다. ●권력의 분산화 같은 맥락에서 블로그는 언론에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시키는 순기능도 있다. 블로그의 등장으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오고 있다. 중앙집권적이고 폐쇄적·일방적인 뉴스 전달에서 “모두 말하고 모두 듣는다.”는 집단적인 뉴스 전달 체제로 바뀌고 있다.“미디어는 곧 권력”이라고 했던 마셜 맥루한의 금언은 이제 옛말이 됐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뉴스를 소비하는 양상이 다변화되고 있다. 블로그는 뉴스를 매개하기도 하고 자기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일방에 의한 여론 형성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말했다. 다변화의 하나라는 것. 실례를 들어보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4년 8월 진보적인 블로그 데일리코스(DailyKos) 방문자는 700만명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폭스(Fox News) 사이트 방문자 570만명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그달 ‘톱10’ 정치 블로그 방문자는 모두 2800만명으로 추산되는 데 24시간 운영하는 온라인 케이블 뉴스 방송의 트래픽과 비슷했다. ●단순함이 미덕 블로거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의 원천은 단순함이다. 불로그는 웹(web)과 자료나 일지의 뜻을 지닌 로그(log)를 합성한 것처럼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개인 웹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들은 뉴스를 생산하고 배포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과 엄청난 비용,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블로거는 확산성도 기존 매체보다 훨씬 뛰어나다. 만들기도 쉬운데다 쓰기만 하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트랙백’과 ‘댓글’,‘펌질’을 통해서다. 디지털 특성상 복사와 전달은 너무 쉽다. 신문사 사이트 등 기존의 웹페이지는 HTML 기반이라 제작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문가가 아니면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블로그는 가입하거나 자신의 웹 계정에 설치하면 누구나 쉽게 ‘1인 미디어’를 시작할 수 있다. ●대선에도 영향력 미칠까 블로거의 영향력이 특히 관심을 받는 것은 올해 대선 때문이다.2002년 대선 때 인터넷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올해도 인터넷 여론 형성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블로그는 이미 기존 미디어에 편입되다시피한 인터넷 언론보다 더 개인적이지만 자유롭고 신선하고 파격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다. 그만큼 관심을 끌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블로거의 폭발적인 잠재력에 주목한다. 인터넷 신문 ‘이슈아이’ 박종근 대표는 “지난 대선에선 우리가 여론을 주도했다. 올해 대선에선 진화된 형태인 블로거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이슈를 광속으로 퍼뜨린다.”고 말했다. 특정 이슈에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 대선에서 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렬 광운대 교수는 “사람들은 기존 언론들이 누구 편을 든다고 여긴다. 블로거들은 이런 점에서 자유로워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로거의 글을 검색할 수 있는 올블로그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시사, 라이프, 연예·스포츠,IT·과학, 리뷰, 재미 등으로 구성된 ‘이슈’ 코너에 등록된 2만 758개의 글 중 시사는 4739개(22.8%)에 이른다. 에델만코리아 이중대 부장은 “우리나라 35∼54세 중년층 블로거의 사용 비율은 다른 연령층보다 낮은 편이나, 실제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적극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올해 말 대선 관련 온라인 여론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그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순기능만 있을까 블로거는 게이트키핑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유언비어 공장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명예훼손이나 잘못된 내용을 올리면 걷잡을 수 없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지난 대선 때도 문제가 됐던 ‘댓글 알바’가 이번 대선에선 ‘블로그 알바’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파워 블로거가 여론을 이끄는 반면 우리나라는 신문 기사를 능가할 파워 블로거가 거의 없다. 블로거의 취재 여건도 갖춰지지 않아 ‘쑥덕공론’에 그치는 수준 이하의 블로거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과 교수는 “악의적인 정보를 조직적으로 퍼뜨리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노종천 사이버소비자협의회 사무국장은 “대립 의견의 갈등에 따른 이전투구 양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는 “양적인 팽창에 따라 쓰레기 정보도 양산되고 있는 만큼 양질의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이용자의 판단력과 사회적인 보완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용어클릭] ●블로그(blog) Web(웹)과 Log(로그)를 합친 말로 일기(로그)처럼 차곡 차곡 적어 올려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게 만든 글모음이다. ●블로고스피어 블로그의 공간이란 뜻으로 서로 댓글, 링크 등으로 연결돼 상호작용하며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프로슈머 제품 개발할 때 소비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 ●게이트키핑(gate keeping) 기자나 편집자 등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또는 그런 과정.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 하이퍼 링크를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로 홈페이지 제작에 주로 사용하며 표시가 있는 글을 선택하면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내용을 보여주거나 연결돼 있는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트랙백 댓글 기능의 확장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을 상대방의 글에 달아 놓는 것. 트랙백을 클릭하면 바로 이 글의 원문이 담긴 블로그로 이동한다. 무수한 트랙백이 계속 엮이면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과 토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웹2.0 누구나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환경. 블로그와 집단 지성으로 꾸미는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이다. ■ ‘cool 블로그’서 놀아봐! 블로거들은 24시간 내내 밤잠을 설쳐가며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문성 있는 정보는 물론, 번뜩이고 개성있는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글솜씨로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거대한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런 색다른 재미를 만끽해보자.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블로그 코너와 올블로그(www.allblog.net)와 이올린(www.eolin.com) 등에서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을 보고 클릭하면 된다. 아래 소개하는 블로거들은 신문 기사 등 ‘펌글’이 아니라 직접 자판을 두들겨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다. ●IT와 과학 전문 블로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정보기술(IT) 관련 새 소식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설명도 곁들여 많은 도움이 된다. ‘떡이떡이’로 불리는 서명덕(30) 세계일보 기자가 2004년에 문을 연 ‘人터넷세상(itviewpoint.com)’이 대표적이다. 그는 “비슷한 정보를 쓰는 것보다 새로운 정보를 찾는 데 더 시간을 투자한다.”며 다른 사이트나 블로거보다 빨리 인터넷 세상 소식을 전해 이름을 날린다.‘컴퓨터·디지털카메라·검색엔진 이야기, 블로깅 알짜배기 팁, 직접 번역한 중국 네티즌은 지금´ 등의 글이 2900여건이나 쌓여 있다. ‘웹2.0의 전도사’ 김태우씨가 2004년 시작한 “태우’s log(twlog.net)”는 웹을 둘러싼 경제·사회·법적인 견해를 드러낸다. 웹2.0의 개념을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 취재 계획서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끝에 미국 현지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균씨의 ‘라디오키즈@LifeLog(www.neoearly.net/entry)’,‘이지님’의 ‘HYPERCORTEX(hypercortex.net/ver2/’,‘나루터’의 ‘파드캐스트 코리아(www.podcast.co.kr) 등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블로그칵테일 김진중 부사장의 ‘hacker.golbin.net/wp’와 ‘그만’의 ‘www.ringblog.net’ 등도 가볼 만하다. ●정치와 사회 정치 분야는 인터넷 신문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인지 아직 여론을 이끄는 파워 블로거가 눈에 띄지 않는다. 수십만명의 독자를 확보하며 특정 후보에게 수십만달러는 가볍게 모금해 주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blog.daum.net/simsangjung) 의원, 박정호(blog.ohmynews.com/gkfnzl)씨, 제프리(epolitics.or.kr/tt), 가는 이(blog.hani.co.kr/gksrn/) 등의 블로거가 나름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사회 관련 블로거들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한글로’가 운영하는 ‘따따다 쩜 한글로-세상을 향해 소리쳐(blog.daum.net/wwwhangulo)’는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인다. 끊임없이 실종 아동 찾기의 문제점과 새로운 방식들을 주장, 다음의 애드클릭스에 실종아동찾기 공익광고를 실현시켰다. 집에서는 거의 누워서 지내는 전신마비 장애인 ‘코난’의 ‘세상속으로…(blog.daum.net/21konan)’는 소수자가 겪는 사회적 차별을 심층 보도하고 있다. ●요리와 생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얻은 경험을 공유,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꾸준하게 글을 올리다 보면 독자들이 많이 생기고, 이 글을 모아 책을 출간, 오프라인으로 인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베비로즈’의 요리 블로거(blog.naver.com/jheui13)는 누적 방문자 수가 1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 비책을 비롯해 여자라면 꼭 만들고 싶은 각종 요리 비법을 올리고 있다. 곽인아씨의 ‘뽀로롱꼬마마녀의 생각노트(blog.daum.net/inalove)’는 빵, 케이크, 쿠키 요리 레시피와 관련 정보가 가득하며 특별식과 간식, 평범한 일상 식단까지 다양한 요리 방법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소개한다. 쌍둥이를 키우는 문성실씨의 블로그(blog.naver.com/shriya)는 자신이 직접 만든 개성있는 요리 방법을 소개, 눈길을 끈다. 벌써 책도 4권을 쓸 정도로 전문가가 다 됐다. 음식을 예쁘게 만들고 싶다면 푸드스타일리스트 김현학씨의 블로그(blog.naver.com/travis38)를 둘러보면 된다. 도시락 하나라도 이렇게 멋지게 꾸밀 수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강미현씨의 ‘올리버언니(blog.daum.net/oriber)’에서는 20년 된 집을 직접 화이트 로맨틱 하우스로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영화와 연예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너무 많아 선별하기가 어렵다. 이 가운데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leegy.egloos.com)’가 인기가 높다. 영화잡지 기자 허지웅씨의 ‘ozzys review(ozzyz.egloos.com)’ 등도 독자가 많다. 공포영화의 매력에 빠져들고 싶다면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arborday.egloos.com)’ 등이 있다.8명의 블로거가 모여 만드는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는 콘텐츠가 풍부하다. ●사는 이야기 고양이를 좋아하면 고경원씨의 ‘길고양이 이야기(blog.daum.net/forestcat)’가 볼 만하다. 사람을 보면 피하는 길고양이를 끈기있게 카메라에 담아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한다. 여행 분야도 블로거들이 필력을 자랑하는 놀이터.‘당그니의 일본 표류기(www.dangunee.com)’는 일본에서 7년 가까이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 에피소드 등을 늘어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영욱씨의 ‘행복한 오기사(blog.naver.com/nifilwag.do)’는 펜으로 그려낸 가벼운 터치의 그림을 통해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웹디자이너 유석현씨의 블로그(blog.naver.com/pants77)는 자신이 찍은 사진과 에세이를 올려놨다. 번역에 관심있는 이들은 ‘즐거운 번역가 몽-삶, 생명, 그리고 행복(blog.naver.com/ieol)’을 클릭하면 많은 정보가 있다. 배진수씨의 블로그(www.sexydi no.com·blog.naver.com/nla_sexydino)는 게임 관련 정보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파 생생한 해외 삶의 현장을 간접 경험하는 ‘해외파’ 블로거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SSamba의 브라질아리랑(bloggernews.media.daum.net/news/186796)’은 정열의 나라,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15년째 사는 ‘SSamba’가 브라질 소식과 한인 교민사회 소식 등을 올리고 있다.‘SEPIAL.NET(blog.daum.net/gniang)’을 운영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심샛별씨는 ‘성북정’이란 한국식 정자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 네티즌 청원 운동을 펼쳐 살려낸 블로거다.‘tvbodaga’의 ‘호주 미디어 속의 한국(blog.daum.net/koreainaustralia)’에는 TV, 신문, 잡지, 영화, 인터넷을 소스로 한국 관련 소식을 소개한다.20년 동안 타국에서 사는 ‘doggy’의 ‘미국 조이랑 가볍게 떠나요(blog.daum.net/2006jk)’는 그동안 다녔던 곳의 여행일지가 순서대로 올라온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올린 포토에세이에 가까운 여행기의 인기가 높다.‘중국 중국에서 살아가기(blog.daum.net/freedom6)’의 ‘cass’는 베이징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 인기를 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1인 미디어’ 블로거가 되자 시대의 흐름인 뉴미디어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 블로거가 되보자. 누구나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블로그는 ‘가입형’과 ‘설치형’으로 크게 나뉜다. 설치형은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웹계정에 설치, 사용하는 블로그다. 태터툴스(www.tattertools.com)가 대표적으로 ‘자유롭다.’는 게 특징이자 장점. 홈페이지처럼 ‘www. 내 아이디.com’ 같은 내 주소를 갖는다. 디자인도 자유롭다. 가입형은 네이버, 다음, 파란 등의 포털과 이글루스 등의 블로그 전문 사이트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언론사와 쇼핑몰 등에서도 가능하다. 장점은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원 가입만 하면 자신의 블로그가 생기고, 객관식 시험처럼 찍으면 된다. 별도의 비용도 없다. 자신만의 블로그 주소가 없고, 디자인도 주어진 것 가운데 골라야 한다는 게 단점. 자신이 올린 글과 사진도 백업이 안 된다. 설치형과 가입형이 절충된 2세대 서비스도 있다. 다음과 태터앤컴퍼니가 공동으로 내놓은 티스토리(www.tistory.com)가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 시즌2’를,SK커뮤니케이션즈는 ‘C2’를 곧 발표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닉 놀테와 수전 서랜든이 주연한 영화로, 희귀한 유전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애를 태우는 부모의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의 실체를 알게 됐고, 그래서 영화 중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바로 ‘부신백질이영양증(ALD·Adrenoleukodystrophy)’이다. 서울아산병원 유전학클리닉 유한욱 교수는 이 병에 대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모계 열성 유전질환인 ALD는 페록시좀(Peroxisome)이라는 효소가 기능장애를 일으켜 지방산을 분해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물에 녹지 않는 긴사슬 지방산인 ‘VLCFA(very long chain fatty acids)가 전신에 축적되어 발병하게 됩니다.” 대부분 체내에서 합성되는 VLCFA는 신체 중에서도 특히 신경세포와 부신 및 고환 등에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이들 장기의 이상을 유발한다. 특이하게도 같은 가족으로 똑같은 유전자 결함을 가졌어도 질병 발현 양상이나 임상 증상은 판이하다. “인종에 따른 발병률의 차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확보한 관련 통계자료는 없지만 미국인 남자의 ALD 발현율이 5만명에 1명꼴인 점과, 환자 대부분이 30세 이전에 사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100명 안팎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색체 연관성 유전질환인 ALD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록시좀과 유전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살필 필요가 있다.“페록시좀이란 DNA가 없이 단순막으로 둘러싸인 세포내 과산화 소체로, 적혈구를 제외한 모든 포유동물의 세포에 존재합니다. 이 페록시좀은 체내에서 과산화수소나 긴사슬 지방산의 대사에 관여하며, 이 소체 내에 있는 40여개의 효소 중 하나가 바로 문제가 되는 VLCFA의 산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신생아에게 페록시좀 효소의 기능장애가 있다면 그 유형은 2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한 가지의 페록시좀 효소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ALD로, 이는 VLCFA의 비정상적인 산화 때문에 생깁니다. 둘째는 여러가지 효소가 동시에 손상된 경우로, 상염색체 열성유전을 하는 영아형 ALD, 영아형 레프섬(Refsum)질환 및 젤웨거 증후군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중 영아형 ALD환자는 거의 출생 직후 숨집니다.” 일반적인 ALD의 중요한 임상적 증상은 청각·시각장애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의 실어증, 보행장애, 수의근을 이용한 운동소실 등이 꼽힌다.“이를 근거로 6가지 양상으로 구분합니다. 우선 부신척수신경병형과 함께 발병 빈도가 31∼35%로 가장 높고 10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소아대뇌형, 즉 우리가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하는 이 유형은 행동 및 지각장애, 신경계 이상 등을 보여 보통 3년 내에 완전 불구에 이르게 되며,20∼30대에 주로 발병하는 부신척수신경병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병증이 주로 척수를 침범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는 대뇌가 손상을 입는 유형입니다. 또 소아대뇌형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주로 10∼21세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는 청소년기 대뇌형,21세 이후에 증상이 시작되고 병인의 빠른 대뇌 침범이 특징인 성인대뇌형, 신경계 이상은 없고 부신 기능부전만 나타나는 단순 부신기능부전형, 신경계 이상은 있으나 내분비계 이상은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형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듯 ALD는 원인이 같더라도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발현되는 질환입니다.” 기본적인 진단은 혈중 VLCFA의 수치 분석으로 가능하다. 각각의 VLCFA분자에 포함된 탄소 사슬의 구성비를 따져 헥사코사노익산(酸), 테트라코사노익산, 도코사노익산 등으로 분류, 각 구성비를 비교해 진단하는 방식이다. 이 진단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상은 부신 기능부전이 있는 남아, 친척 2명 이상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인 사람, 남자 친척 중 척수질환자가 있거나 남자 어린이가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억상실과 주의력결핍, 학교적응 실패 경험이 있는 경우, 소아기 남아가 원인 모를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등인데, 특히 남자 가족 중에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사람이라면 유력한 진단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완치가 어렵다는 점이다.“이런 현대의학의 한계를 환자 가족들도 잘 알지요. 그래서 환우회에서 오가피 추출물을 환아에게 먹이는 등 민간요법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점을 전제로 현재 치료에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5∼6가지 정도.“우선 스테로이드 보충요법은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신경학적 질환의 경과를 바꾸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증요법도 중요하지요. 예컨대 수면장애나 근육긴장과 경련, 음식을 못 삼키는 연하장애, 면역체계의 문제 등은 적절한 대증요법으로 관리해야 하거든요.” ‘로렌조 오일’도 제한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화에서처럼 신경학적 진행을 막는다는 것은 잘못된 묘사지만 VLCFA의 섭취를 제한한 상태에서 로렌조 오일로 치료한 결과 대상자의 50%에서 증상이 완화됐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 문제인 신경학적 증상을 개선하지 못해 이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요.” 199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골수이식은 1년 후의 골수 생착률이 90%를 넘고, 환자의 5년 생존율도 55%나 되며,VLCFA가 정상으로 복원되는 것은 물론 신경 및 정신과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이어져 향후 유력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골수이식은 신경계의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시도해야 하고, 환자의 지능지수가 80 이상인 경증의 소아 및 청소년에게만 적용된다는 제한이 따릅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지난 99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국제 ALD치료모임’이 제시한 유형별 권장 치료법이 표준치료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유 교수는 “궁극적 목표인 완치가 어렵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곧 환자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치료 받는 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3집 ‘러브 차일드 오브 더 센추리’ 낸 클래지콰이

    3집 ‘러브 차일드 오브 더 센추리’ 낸 클래지콰이

    일렉트로니카의 선두주자 클래지콰이가 7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3집앨범을 발표했다.2집앨범 이후 15개월 만이다. 클래지콰이(Clazziquai)는 클래식(Classic)과 재즈(Jazz), 그리고 그루브(Groove=Quai)의 합성어. 캐나다 교포 DJ클래지(본명 김성훈·33)와 알렉스(본명 추헌곤·28), 그리고 서울 토박이 호란(본명 최수진·28) 등 3명으로 구성된 그룹. 눈치 빠른 이라면 맨끝에 붙어 있는 ‘콰이’가 영국출신 펑크 밴드 자미로콰이에서 따 왔음을 쉽게 알 수 있을 법하다. 앨범 제목은 ‘러브 차일드 오브 더 센추리(Love Child of the Century)’.“기쁨과 사랑, 희망 등의 슈퍼 항체를 지닌 러브 차일드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세상을 바꾼다는 이야기로 구성된 컨셉트 앨범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에 관한 뉴스를 보며 느꼈던 심정과 전쟁없는 세상에 대한 동경을 담았습니다.” 팀의 리더 DJ클래지의 설명이다.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복고 코드. 최근 가요계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7080을 지나 8090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요즘, 이들이 타고 온 타임머신은 1980년대에 맞춰져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미국의 펑크 록 그룹 ‘블론디’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간간이 ‘해피 송’을 부른 보니엠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웸, 티어스 포 피어스 등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뮤지션들의 곡에 관심을 갖고 만들었어요. 귀를 즐겁게 하는 경쾌한 노래들로 가득 채웠죠.(DJ 클래지)” 이들의 감성은 그야말로 ‘쿨’하다. 리듬, 멜로디 어디서도 질척거림 없이 세련되고 도시적이다. 비트는 약하고 가볍지만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뉴웨이브에서부터 탱고와 삼바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고, 여러 음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일렉트로니카의 장점”이라는 DJ클래지의 설명이 일견 타당해 보인다.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시사문제에 관한 희망섞인 메시지를 숨겨두기도 했다. “명제나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직설적인 표현도 없고요. 완곡하게 감성을 자극해 관심을 환기시키는 거죠.(호란)” 1번 트랙 ‘프레이어스(Prayers)’는 무언가 갈구하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원을 요구하지만 말고, 스스로 움직여 찾을 것을 주문한다.5번 트랙 ‘젠틀 자이언트(Gentle Giant)’는 가진 자들에 대한 통박,10번 트랙 ‘플라워 칠드런(Flower Children)’은 자연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가볍고 밝게 처리한 재치가 돋보인다. 클래지콰이는 3집 음반 발매를 기념해 7∼8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4회에 걸쳐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7월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뒤 일본으로 건너가 나고야(7월28일), 오사카(7월29일), 도쿄(8월1일)에서 잇따라 무대를 꾸민다.www.clazziquai.com,(02)545-9174.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들이 자사 제품이나 이름에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있다.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이 한창이다. 민간 기업의 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더욱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회사 크로스포인트 이윤희 기획네이밍 실장은 “공기업은 세금이 투입되면서도 국민들이 서비스를 많이 소비한다.”며 “이런 까닭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선호도는 공기업이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요인이자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13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휴먼시아(Humansia),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ex), 한국철도공사는 코레일(KORAIL), 한국수자원공사는 케이워터(K-water)라는 브랜드를 각각 출범했다. 그러나 법인의 이름은 그대로 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3월 기업 이미지를 케이워터로 통합하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化)에 앞장섰다. 케이워터는 한국 대표 물기업, 핵심기술 보유, 최고의 물 서비스 회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생수업계는 이를 계기로 수자원공사가 생수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간기업 경영마인드 접목 주택공사는 지난해 7월 아파트 브랜드를 ‘휴먼시아’로 지으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이전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붙였던 ‘주공’이란 이름을 버렸다. 주공의 이같은 브랜드화는 아파트 분야에서 민간 건설업체와 정면 대결해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또 8·31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잇따르면서 공영개발이 강조돼 주택공사의 업무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상철 휴먼시아 마케팅팀장은 “세계 최고의 주택도시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고 경쟁력이 있는 도시공간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브랜드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공의 휴먼시아는 여러가지 뜻을 담고 있다. 휴먼시아는 ‘인간 또는 인류’를 뜻하는 휴먼(Human)과 ‘넓은 공간 또는 대지’라는 뜻의 시아(sia)의 합성어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최고의 도시주거 공간조성을 통해 입주민에게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주공의 비전을 담고 있다. 주공이 만든 로고의 첫 글자 ‘H’를 보면 사람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7일 ‘코레일’로 통일하면서 브랜드화에 가세했다. 그동안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로 혼용되던 것을 일원화했다. 철도공사 산하의 9개 계열사 이름에도 ‘코레일OOO’로 바꿨다. ●철도공사도 ‘코레일´로 일원화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명함과 명찰, 사원증을 비롯해 간판과 차량 디자인 등에 코레일을 쓰기 시작했다. 김학태 실장은 “코레일로 기업의 명칭을 일원화함으로써 이미지를 올리고, 세계적 종합운송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로 브랜드화에 합류했다. 이엑스는 고속도로를 뜻하는 영어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의 앞 두 글자 ex를 따왔다. 이를 도로공사의 특징에 맞게 시각화했다. 박영철 홍보실장은 “영문 e와 x가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는 문자 조형은 도로를 중심으로 사람과 장소, 물류와 정보를 이어주는 도로공사의 핵심가치를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도로공사의 핵심가치인 으뜸(excellence), 역동(exciting), 전문(expert)의 뜻도 함께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이름표를 단 공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chuli@seoul.co.kr
  • 차세대 반도체 개발 길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자성 반도체 개발의 초석이 될 ‘강자성 코발트 실리콘 나노선’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봉수 교수 연구팀은 23일 자성을 띠지 않는 코발트실리콘(CoSi)도 극미세 나노선으로 만들면 강한 자성을 띤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자성 반도체는 자성체이면서 반도체인 물질을 의미한다.연구팀은 실리콘 기판과 할로겐화 코발트 화합물을 반응시켜 코발트 실리콘 나노선을 합성했다.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간단한 합성 공정이다. 연구를 지원한 과학기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 서상희 단장은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의 하나인 자성반도체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면 3차원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해져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서 “이런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성공하면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의 학술지 ‘나노 레터스’ 4월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6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한국인터넷진흥원 ‘퀵돔’

    [2006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한국인터넷진흥원 ‘퀵돔’

    ‘퀵돔´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9월부터 등록을 개시한 2단계 영문 도메인 브랜드다. 기존 3단계 영문 도메인이 ‘www.OO.co.kr´ 형태로 표현되는 데 비해 퀵돔은 ‘www.OO.kr´로 짧게 표현된다. 도메인의 성격을 나타내는 ‘co´ ‘or´ ‘pe´ 등의 입력 단계가 없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퀵돔´의 등록을 3단계로 진행하고 있다. 제1기에는 중앙행정기관 및 헌법기관이, 제2기(2006년 11월21일~2007년 3월27일)에는 기존 ‘kr´ 도메인 등록자가 도메인을 등록할 수 있으며 제3기(3월28일~4월18일)는 추첨을 통해 등록자를 결정하게 된다. 진흥원측은 “‘퀵돔´은 영어 단어 ‘Quick´과 ‘Domain´의 합성어”라며 “기존 ‘kr´ 도메인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주소 공간 확대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 한국 첫 女우주인 나올까

    한국 첫 우주인 후보가 30명으로 좁혀졌다. 여성도 5명이 포함돼 한국 첫 여성 우주인 탄생도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7일 한국 첫 우주인 후보 1차 선발자 245명 가운데 2차 선발 평가를 거쳐 남성 25명, 여성 5명 등 모두 30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는 2명으로 예정돼 있어 30명 후보들은 15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는 제안대로 2명 중 1명을 여성으로 뽑을 경우 여성의 우주행 가능성은 5대1로 크게 높아지게 된다. 전체 3만 6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1200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 남은 30명 후보자들의 직업은 대학교수, 항공기 조종사, 군인, 경찰, 공무원, 기업체 및 대학의 연구원, 방송사 기자 등 다양했다. 최고령 후보는 조성욱(49) 중앙대 교수, 최연소는 KAIST 석사(화학) 과정의 박지영(23·여)씨다. 이밖에 한양대 재료공학과 권기원(40) 교수, 공군사관학교 강석진(29·중위) 교수, 대한항공 김길주(36) 부기장, 부천 남부경찰서 장준성(25) 경위, 외교통상부 박내천(38) 1등 서기관 등이 선발됐다. 여성 후보 가운데 안정화(30)씨는 서울대공원에서 종(種) 현황을 관리하고 사육 지침서를 개발하는 ‘포유류 큐레이터’로 근무해 눈길을 끈다. 이소연(28)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디지털 나노구동연구단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여성 선발자 가운데 최연장자인 한승희(31)씨는 SBS 경제부 소속 9년차 기자로, 재정경제부를 출입하고 있다.이들 30명은 오는 31일부터 상황대처능력, 정밀신체검사, 사회적합성과 우주적성검사 등의 평가를 하는 3차 선발 과정을 통해 10명으로 추려진 다음 다음달 말 최종 4차 선발 과정을 통해 2명으로 압축된다. 최종 후보자 2명은 내년 초부터 러시아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우주적응과 우주과학실험 수행을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은 뒤 최종 1명이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호에 탑승하게 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콘버그 가문 생명과학 돌파구 열다

    ‘콘버그 가문’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까.50여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콘버그 가문이 생명과학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연이어 만들고 있다.아버지는 생명과학의 선구자로,아들은 유전정보 전달 과정을 구명,난치병 치료의 돌파구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4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D 콘버그(59) 교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의 부친인 아서 콘버그(88) 스탠퍼드대 종신교수가 1959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지 50여년만에 아들까지 나란히 노벨상을 받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처음은 아니다.콘버그 부자(父子)가 6번째로 기록된다. 왕립과학원은 “콘버그 교수의 연구는 알프레드 노벨이 유서에서 언급한 ‘가장 중요한 화학적 발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로저 콘버그 교수는 이날 수상 소식을 통보받은 후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숭배자였고 아버지는 나의 연구보다 훨씬 앞선 선구적인 연구를 해왔다.”고 부친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그는 이어 “수상 가능성을 예상하지도 못했고 노벨상 수상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저 콘버그 교수는 진핵생물의 유전정보가 복사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인간의 신체가 유전자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하려면 정보가 복사돼 몸의 구성물질인 단백질을 합성하는 곳으로 전달돼야 한다.이는 신체 내 모든 기관,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연구이다. 이에 대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영훈 교수는 “콘버그 교수의 연구는 그동안 추측으로만 짐작해온 ‘유전정보를 담은 DNA가 어떤 모습과 방식으로 RNA로 만들어져 단백질 합성 장소로 전달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고 평가했다.이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로 암 등 각종 질병이 발현되는 메커니즘을 실체적으로 규명하고,또 이를 억제할 방법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난치병 치료제 개발 등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서 콘버그 교수는 현재 전 세계가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생명과학 연구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학자이다.1959년 박테리아로부터 DNA를 복제하는 효소를 처음 찾아낸 공로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아서 교수는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연세대에서 미래 과학도를 대상으로 특강을 했었다. 로저 교수는 여러 면에서 아버지를 닮았다.그 역시 생명과학의 주요 분야인 유전정보 전달 체계를 연구했고 아버지처럼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로저 교수는 1000만 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역대 부자(父子) 수상자는 1915년 공동연구로 물리학상을 수상한 헨리와 로렌스 브랙 등 지금까지 모두 5차례 있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가는 ‘퀴리 가문’이다.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인 자신은 물리학상과 화학상을,남편과 딸 이렌,사위까지 모두 노벨상을 받은 기록을 갖고 있다. 이영표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대이은 노벨상 ‘가문의 영광’

    ‘콘버그 가문´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까.50여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콘버그 가문이 생명과학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연이어 만들고 있다. 아버지는 생명과학의 선구자로, 아들은 유전정보 전달 과정을 규명, 난치병 치료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4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D 콘버그(59) 교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아버지는 생명과학 선구자… 아들은 난치병 돌파구 열어 그의 부친인 아서 콘버그(88) 스탠퍼드대 종신교수가 1959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지 50여년만에 아들까지 나란히 노벨상을 받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처음은 아니다. 콘버그 부자(父子)가 6번째다. 왕립과학원은 “콘버그 교수의 연구는 알프레드 노벨이 유서에서 언급한 ‘가장 중요한 화학적 발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로저 콘버그 교수는 이날 수상 소식을 통보받은 후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숭배자였고 아버지는 나의 연구보다 훨씬 앞선 선구적인 연구를 해왔다.”고 부친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이어 “수상 가능성을 예상하지도 못했고 노벨상 수상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저 콘버그 교수는 진핵생물의 유전정보가 복사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 인간의 신체가 유전자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하려면 정보가 복사돼 몸의 구성물질인 단백질을 합성하는 곳으로 전달돼야 한다. 이는 신체 내 모든 기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연구이다. 이에 대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영훈 교수는 “콘버그 교수의 연구는 그동안 추측으로만 짐작해온 ‘유전정보를 담은 DNA가 어떤 모습과 방식으로 RNA로 만들어져 단백질 합성 장소로 전달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로 암 등 각종 질병이 발현되는 메커니즘을 실체적으로 규명하고, 또 이를 억제할 방법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난치병 치료제 개발 등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父子 수상으론 6번째 아서 콘버그 교수는 현재 전 세계가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생명과학 연구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학자이다.1959년 박테리아로부터 DNA를 복제하는 효소를 처음 찾아낸 공로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아서 교수는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 연세대에서 미래 과학도를 대상으로 특강을 했었다. 로저 교수는 여러 면에서 아버지를 닮았다. 그 역시 생명과학의 주요 분야인 유전정보 전달 체계를 연구했고 아버지처럼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로저 교수는 1000만 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역대 부자(父子) 수상자는 1915년 공동연구로 물리학상을 수상한 헨리와 로렌스 브랙 등 지금까지 모두 5차례 있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가는 ‘퀴리 가문’이다. 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인 자신은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남편과 딸 이렌, 사위까지 모두 노벨상을 받은 기록을 갖고 있다. 이영표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암발병 유전자억제 ‘RNA 간섭현상’ 발견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루 Z 파이어(47) 교수와 매사추세츠 의대 크레이그 C 멜로(46) 교수가 유전정보의 전달과 통제에 대한 연구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파이어와 멜로 교수가 두 가닥으로 이뤄진 이중나선 RNA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RNA 간섭´ 현상을 발견했다고 수상 업적을 소개했다. 파이어와 멜로에게는 1000만스웨덴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멜로와 파이어 교수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긴 `RNA 간섭현상(RNAi)´은 한마디로 기존의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유전자 조절방식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RNA(리보핵산)는 지금까지 DNA가 유전정보를 근거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활용되는 중간자 정도로 여겼지만 2000년대 초부터 RNA가 단백질 발현 과정에서 세포의 기능을 총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구가 급진전됐다. 특히 이중에서도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 간섭현상´은 암(癌)과 유전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명공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부상했다. RNA 간섭현상은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스몰 RNA(sRNA)´로 바뀐 뒤 세포 내의 메신저 RNA(mRNA)를 절단, 분해시키는 과정을 이른다. 즉 이중 나선구조의 RNA가 특정한 형태의 유전자로 발현되지 못하도록 막는 한 과정인 것이다. 다시 말해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RNA 간섭현상은 1998년 파이어, 멜로 박사팀이 꼬마선충에서 처음 발견한 뒤 2001년에는 투슐 박사팀에 의해 인간세포에서도 RNA 간섭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때부터 RNA 간섭현상은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RNA 간섭현상을 이용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기능을 모르는 유전자를 억제하고 나서 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는 용도이고, 또 하나는 질병의 발병에 관련하는 유전자를 억제한 뒤 유전자치료 등에 응용하는 것이다.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는 “신약 개발과 유전자 치료법 개발 과정에서 이 연구 성과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암 등 다양한 인간질환의 새로운 질병기전을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준 연구 업적”이라고 말했다.심재억 박정경기자 jeshim@seoul.co.kr
  • 고성능 유화촉매제 원천기술 개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유룡(51) 화학과 교수팀이 석유화학산업의 촉매제인 ‘제올라이트’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관련 논문은 이날 ‘네이처 머티리얼’ 인터넷판 커버스토리로 소개된 뒤 ‘뉴스 앤드 뷰즈’의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게재됐다. 유 교수팀은 제올라이트 합성시 새로운 계면활성제를 첨가, 커다란 나노세공이 포함된 ‘위계적 나노세공 구조’의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좁은 도로만 있어 교통체증이 심한 도시에서 크고 작은 도로가 유기적으로 구성된다면 차량의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중질유를 가솔린으로 변환시키는 고부가가치 공정이나 플라스틱 분해와 같은 환경부문 공정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올라이트는 실리콘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졌으며, 결정체 내부의 미세한 구멍인 나노세공을 통해 촉매작용을 일으킨다. 새로운 기술을 산업현장에 사용할 경우 경제성이 3∼5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9) 진리와 非진리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9) 진리와 非진리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맞다’와 ‘틀리다’는 말을 사용한다. 저 말은 지성적 판단의 결과인데, 그런 판단은 세상사를 분별해야 할 필요성에서 생겼다. 세상사의 분별 필요성은 생존문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산에 터널을 뚫고 강에 다리를 놓고, 경제적인 빈곤을 해결하고, 안보상의 위협에 대처하는 모든 것은 생존문제를 풀기 위한 판단을 요구한다. 판단을 통하여 문제해결의 정/오를 구분한다. 지성은 사회생활에서 생존을 위한 꾀를 인위적으로 강구한다. 이것이 그 동안 인류문명의 성격이었다. 지성이 진/위를 판별한다. 지성적 진리의 기준은 실용성과 정합성과 공정성이겠다. 실용성은 경제적 편리의 척도에서 이/해를 분별하고, 정합성은 수학적 정밀성과 논리적 합리성의 척도에서 진/위를 가늠하고, 공정성은 사회적 공공성의 척도에서 정/사의 기준을 정립한다. 물론 문제의 성격에 따라 진리의 세 기준 중에서 우선순위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저 세 기준은 다 세상을 인간이 소유하고 장악하려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공정성의 진리는 인간의 소유의지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저것은 정의의 진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의 진리도 정/사를 분별하여 공정하게 정의가 지배하기를 욕망하는 뜻을 지닌다. 그러기 위하여 정의는 불의와 싸워야 한다. 공정성도 소유적 진리의 지배의지를 떠난 것은 아니다. 아무튼 과학은 지성이 인지한 문제를 해결하는 소유적·객관적 지식을 탐구한다. 이 지식이 진리다. 문제가 없으면 지식이 없고, 진/위의 구별도 생기지 않는다. 지성의 진리는 결국 인간의 사회적 생존에 도움이 되는 가치만을 가리킨다. 문제해결의 정답으로서의 지식은 결국 문제를 지성적으로 소유했다는 것을 상징한다. 경제적 부자가 세상을 지배하듯이, 과학기술적 지식이 세상을 장악한다.20세기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푸코가 지적했듯이, 문명이 ‘권력 즉 지식’(power-knowledge)의 방향으로 이행해 왔다는 것은 지식과 돈과 권력이 하나의 소유적 지배의 삼원(三元)체제를 구성해 왔다는 것을 말한다. 동식물의 본능이 생존을 위한 자연의 사심없는 술(術)이듯이, 인간의 지능(지성)도 사회적 생존을 위한 인위적 술이어서 흠결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동식물의 본능은 생/멸의 굴러가는 바퀴 속에서 일어나는 상생과 상극의 존재방식이므로 거기에 소유의식이 없다. 동식물이 자기생존을 위하여 타 생명과 싸우는 상극적 일이 생기나, 그 상극적 투쟁은 무한히 살려는 생명의 의지를 제한시키는 죽음의 필연적 등장을 표시해줄 뿐이다. 자연은 생멸의 균형을 그 존재방식으로 이룬다. 그러나 인간의 지성은 자연의 존재방식과 다른 새 질서인 소유를 세상에 부과한다. 지성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서의 수단(savoir-faire)을 갖고 있음을 말하는데, 그 수단이 클수록 더 많은 지배력을 향유한다. 지성은 진리를 소유하고 허위를 배척한다. 20세기 프랑스의 가톨릭 실존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그의 저서 ‘존재와 소유’에서 잘 지적했듯이, 소유의 생리는 ‘자기중심적(heauto-centric)이면서 동시에 타자중심적(hetero-centric)’이라는 것이다. 소유의 생리는 자기든 타자든 다 중심을 형성하려는 욕망을 지닌다. 왜냐하면 소유론은 곧 권력론이기 때문이다. 지배적인 중심은 종속적인 주변을 전제해서 가능하다. 중심적인 것은 지성적 진리의 세 기준에서 사회나 세상을 지배하려는 권력 주체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 권력을 내가 소유하려고 하는 만큼 타자도 역시 타자중심적으로 소유하려 한다. 이것이 마르셀이 말한 ‘자기중심’과 ‘타자중심’의 이율배반적 사고방식이겠다. 세상의 정치는 늘 지식과 돈을 수단으로 권력의 중심이 되려는 욕망과 다르지 않고,‘자기중심’과 ‘타자중심’이 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소유중심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소유론적 진/위의 판단적 분별로서 세상이 절대로 진리에로 귀일하지 않는다. 소유론은 중심론이고, 중심론은 자기/타자의 끝없는 대결투쟁을 낳는다. 자연과학적 진리도 가치중립이 아니다. 그 진리도 이미 권력론의 중력 안에 있다. 사회생활의 사고방식을 소유론에서 존재론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인류는 각자 다 자기가 중심이 되려는 이기적 탐욕에서 해방되지 않는다. 소유론적 지성은 필연적으로 세상을 문제로 여겨 판단의 대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존재론적 사유는 세상을 문제로서 보기보다, 오히려 세상에 존재하는 시원적 법을 본받으려고 고요히 보고 귀를 기울인다. 그 시원적 법을 하이데거는 자연성(physis)이라고 보았다. 자연성은 자연과학의 대상이 된 자연(nature)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이 스스로 나타나는 ‘생기의 사건’(event)과 스스로 사라지는 ‘소멸의 사건’(dis-event)과의 사이에서 왕복하는 자동사적 운동을 말한다. 세상사를 명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하이데거는 존재자적인 사고(ontic thinking)라 불렀다. 명사와 존재자는 유사한 개념이다. 존재자는 지성이 세상사를 보는 객관적 사고방식의 일반적 대상을 가리키는 개념이고, 명사는 세상사를 개별적 대상으로 분류해서 지적한 개념이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사유(ontological thinking)는 세상사를 명사적 개별개념으로 쪼개서 보는 존재자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자연성처럼 세상사를 서로 유기적인 그물 망처럼 읽는 방식을 말한다. 자연의 나무(木)는 비목(非木)과의 얽히고 설킨 관계로서 읽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보았다.(28회) 20세기 프랑스의 해체철학자 데리다가 그물처럼 얽힌 존재방식을 차연(差延=differance)(14,28회 글)으로 명명하면서, 차연은 형식상 명사 같지만 사실상 명사가 아니고 차이를 지니고 있는 만물들 사이(the between)의 거래관계와 같다고 말했다. 데리다는 이런 차연을 초점이 불일치한 사팔뜨기와 같다고 비유했다. 모든 명사는 개념적 초점이 분명한데, 이 차연은 선명한 개념의 중심이 없으므로 개념적 소유론에 해당되지 않는다. 존재가 차연이라는 것은 존재가 이중성이므로, 존재는 지성에 의한 개념적 장악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세상을 존재론적으로 본다는 것은 세상을 지성의 판단대상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세상이 지성의 판단대상이면, 세상은 어김없이 택일적 선택(眞/僞,善/惡,正/邪,利/害)의 가치론으로 심문당한다. 세상에 그런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은 세상을 그런 가치로 소유하겠다는 지성의 결심과 같다. 마르셀이 말했듯이, 소유론은 ‘자기중심적’이면서 동시에 ‘타자중심적’인 역설을 지니고 있기에 반드시 양자가 분열되어 투쟁하게 마련이다. 인간이 선택한 어떤 진(眞)/선(善)/정(正)/이(利)도 그 이면에 약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상대방은 내가 선정한 저 가치를 정반대의 약점인 위(僞)/악(惡)/사(邪)/해(害)로 해석한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판단이 선택한 가치가 대립의 갈등 없이 일치를 자아낸 적이 있었던가? 자연성에는 소유론적 대립이 없고, 오직 생멸(生滅)의 이중성만 있을 뿐이다. 생멸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택일적 가치가 아니다. 생멸은 자연의 자동사적인 사건이다. 생(生)은 비생(非生)의 멸(滅)을 머금고 있고, 멸도 비멸(非滅)의 생을 안고 있다. 꽃은 이미 비생의 멸을 내포하고 있고, 죽은 꽃이 남긴 열매는 이미 비멸의 생을 품고 있다. 이것이 2~3세기 인도의 고승 나가르주나(한자명=龍樹)가 언급한 생멸과 유무의 이중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중관(中觀)사상으로 통한다. 원효는 나가르주나의 중관사상을 본받아 불교의 공사상이 ‘정공’(定空=고정된 空)이 아니라 ‘역공’〔亦空=不空과 또한(亦) 연계된 空〕이라고 언명했다. 공은 독자적인 개념이 아니라, 차연처럼 ‘불공(不空)과 또한 연계된 공’임을 알리기 위하여 ‘정공’과 ‘역공’의 용어를 원효가 ‘대승기신론소’에서 대비적으로 사용했다. 그것은 공과 불공이 차연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의도겠다. 그러므로 존재론적 세상보기에서 진/위, 선/악, 정/사, 이/해의 대립이 없고, 진(眞)과 비진(非眞), 선(善)과 비선(非善), 정(正)과 비정(非正), 이(利)와 비리(非利)의 이중관계의 차연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어떤 중심이 없다. 이 중심이 있으면, 저 중심이 생겨서 반드시 대립갈등을 빚는다. 중심주의와 소유주의와 택일주의는 다 동격이다. 하이데거의 후기사유가 존재의 계시(啓示)로서의 진리(truth)와 존재의 은적(隱迹)으로서의 비진리(un-truth)를 각각 천명한 것은 존재론적으로 이 세상이 독자적인 진/위로 대립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겠다. 하이데거의 비진리는 허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공과 불공을 한 쌍으로 보는 원효와 같이 진리와 비진리를 한 쌍으로 보는 차연적 사유를 말한다. 비진리는 진리가 무(無)의 방향으로 즉 밤의 휴식으로 ‘은적하는’(hiding) 것이고, 진리는 비진리가 유(有)의 방향으로 즉 낮의 활동으로 ‘현시하는’(disclosing)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돌고 도는 자연의 자연성이다. 원효와 하이데거는 사회생활의 소유론적 사고를 자연성의 존재론적 사유에로 치환시킬 것을 종용하는 철학자라 하겠다. 그들은 다 공통으로 존재론적으로는 세상에 취하거나 버릴 진/위는 없고, 다만 인간의 미망(迷妄)이 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 미망을 하이데거는 ‘길잃음’(erring)이라고 명명했다. 이 길잃음은 마음의 ‘집착’(insistence)에 기인한다고 하이데거는 그의 논문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에서 언명했다. 마음의 집착인 소유욕이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 병이지, 세상의 시원적 사실은 마음의 병을 지닌 인간의 심판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진리가 허위나 오류가 아니고 진리의 이면이라는 하이데거의 철학은 타자가 자기의 이면이라는 뜻을 암시한다 하겠다. 중심주의의 철학에서 자기중심과 타자중심이 대결구조로 이원화되지만, 중심을 해체시킨 차연의 철학에서 타자는 비(非)자기로서, 자기는 비(非)타자로서 각각이 각각의 이면임을 말한다. 차연의 철학은 일체가 다 자기와 별개의 대립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동기(同氣)의 사유를 낳는다. 삼라만상 일체가 다 동기다. 이것은 공상적 낭만의 꿈이 아니다. 이것의 중요성을 다음주에 볼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명문대 교육혁명] (13) 호주 멜버른대

    [명문대 교육혁명] (13) 호주 멜버른대

    |멜버른 윤창수특파원|“실험대에서 침대까지 모든 연구시설을 제공합니다.”호주 멜버른대가 지난해 6월 설립한 연구소 ‘바이오 21’에서는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한 모든 것을 연구한다.1억달러가 투자된 ‘바이오 21’에는 450여명의 연구진이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의 전공은 공학, 의학, 치의학, 과학, 식품자원학 등 다양하다. 세계 10위권의 멜버른 의대 바로 옆에 세워진 ‘바이오 21’에는 오늘도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속속 도착해 벤처기업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이미 300여개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냈다. 투자는 멜버른대와 주정부가 반반씩 했다. 정부, 기업, 대학 등 16개 외부 기관이 참여했다. 대당 570만달러의 핵자기 공명 분광계를 7개나 갖추고 700만달러가 든 나노바이오기술 청정실을 설치하는 등 연구환경도 최상급이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진을 같은 층에 몰아넣어 학제간 연구를 강조하는 것은 ‘외로운 영웅이 실험을 실질적 성과로 바꾸지 못한다.’는 대학의 신념 때문이다. 연구소 대표인 피터 고스 박사는 ‘바이오 21’이 ‘비즈니스에 이르는 길’ 임을 강조했다. 기업에 전문가와 연구시설을 제공하고, 기업과 대학의 협력을 통해 상업적 결과물을 낳는 것이 목표다. 고스 박사는 “현대 생명공학에는 한 사람의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오 21’이 이룩한 성과는 유명하다. 치대 학장으로 ‘바이오 21’에 참여 중인 에릭 레이놀즈 교수는 가벼운 충치를 치료하는 치약인 ‘리칼덴트’를 만들었다. 레이놀즈 교수는 치아의 산(酸)작용을 치료하는 우유 합성물 리칼덴트TM을 발명했다. 이 물질은 현재 치약, 껌, 헹굼제 등에 사용되고 있다.‘리칼덴트’ 치약은 일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호주인들이 치아 치료에 쏟는 비용은 연간 20억달러에 이른다. 레이놀즈 교수는 발명의 대가로 빅토리아 주정부로부터 5만달러의 상금을 받는 등 많은 찬사를 받았다. ‘바이오 21’의 설립 목적 가운데 하나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으로 호주 생물공학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것이다. 연구소 설립을 주도한 딕 윈첼 교수는 “연구, 산업, 실험실, 장비의 결합은 대학의 아이디어와 발명을 실생활에 필요한 해결책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대는 의학 분야에서 탄탄한 기초 연구의 전통을 갖고 있다. 이 대학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4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이 의학 분야에서 배출됐다. 나머지 2명은 경제학상을 받았다. 청각 장애 치료의 역사를 바꾼 달팽이관 이식 수술과 전자 귀인 인공 내이(內耳)의 선구자인 그레이미 클락 교수도 멜버른대에서 34년간 재직했다. 클락 교수가 발명한 전자 귀는 120여개국의 5만 5000여명에게 ‘소리가 들리는 세상’을 열어줬다. 멜버른대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 학교 규모가 커지고 학생 숫자가 늘면서 인근의 빌딩을 사들여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의 구(舊)캠퍼스와 회사 건물인지 강의실인지 구별이 힘든 신캠퍼스가 뚜렷이 구별된다. 영국의 식민지라는 ‘과거의 역사’에 따라 ‘튜토리얼 클래스’가 영국의 옥스퍼드 교육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100∼150명이 듣는 대형 강의에는 10∼20명의 학생들이 튜터와 함께 토론, 실험 등을 하는 튜토리얼 클래스가 뒤따른다.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창의적 생각과 문제해결 능력, 연구 기술, 지도력, 특히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공대 전기전자 전공 4학년인 채우병씨는 “튜터가 없었다면 낙제했을 것”이라며 “공대는 숙제가 많기 때문에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문제를 푸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대 1∼2학년생은 절반 이상이 낙제한다고 설명했다. 채씨가 한 학기에 듣는 강의는 4과목에 12시간이다. 튜터는 한 강의당 한 시간씩 배정된다. 따라서 총 수업시간은 1주일에 16시간이 된다. 공대 학생은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고, 법대 학생은 모의 법정을 여는 등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는다. 말레이시아에서 7년, 영국에서 6년 공부한 채씨가 멜버른대를 선택한 이유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이기 때문.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영국의 수능시험인 A레벨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다. 멜버른대가 명성을 쌓은 데에는 뛰어난 연구 성과 외에도 교수들과 직원들이 직접 해외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친 덕도 크다. 채씨도 말레이시아에서 다니고 있던 초급 대학을 방문한 홍보단의 열정에 ‘감동받아’ 멜버른대에 진학할 결심을 세웠다. 멜버른대는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는 미국, 유럽 학생과 미국과 영국의 전통을 함께 체험하고자 하는 아시아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 학생이 의대에서 공부하고 28개국 127개 대학과 교환학생 협력을 맺을 정도로 국제교류가 활발하다. 멜버른대의 목표는 연구, 학습과 강의, 지식 전파 세 가지를 나선형으로 잘 조화시켜 사회에 이바지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는 것이다.‘바이오 21’의 곡선 계단은 세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이루겠다는 멜버른대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geo@seoul.co.kr ■ “143년 전통 의대 연구진 막강” |멜버른 윤창수특파원|지난해 1월 멜버른대 총장으로 임명된 글린 데이비스(45) 교수는 젊은 총장이다.40대지만 이미 그리피스대학 총장을 지냈다. 퀸즐랜드 주정부에서 12년간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부인은 왕립 멜버른 기술대학(RMIT)의 총장이어서 ‘로열 커플’로도 불린다. 멜버른대는 전 세계에 총장 모집 광고를 내고 적임자를 뽑는다. 때문에 151년의 역사 동안 멜버른대 출신이 아닌 총장이 절반 가까이 된다. 데이비스 총장도 멜버른대가 아닌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에서 정치과학을 전공하고, 호주국립대(ANU)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멜버른대의 예산 가운데 정부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나 됐지만 2005년에는 23%로 줄었다. 줄어든 예산은 수업료 인상, 유학생 모집, 기업 보조 등으로 충당했다. 데이비스 총장은 한국에서 인기높은 ‘최고경영자(CEO)형 총장’보다는 ‘아카데믹형 총장’이 호주에서는 아직까지 대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줄었지만 학생 선발 등 대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질문에 “정부의 제안 가운데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부의 간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멜버른대가 의대, 특히 생명공학 부문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의대가 대학 설립 초기(1863년)에 개설되어 전통이 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한번씩은 만나는 학생들에게 “뭐 하고 있니?”라고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시도하는 자상한 총장이기도 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학생유치” 해외서 세일즈 유학생 배우자까지 챙겨 |멜버른 윤창수특파원|200년 남짓한 역사의 대륙에 151년 된 대학. 멜버른대는 1855년 4월13일 16명의 학생과 3명의 교수로 시작했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시드니대가 1850년에 세워지면서 시드니와 오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멜버른에도 5년 뒤에 대학이 생긴 것이다. 처음 입학한 16명 가운데에는 4명만 졸업했다. 대학이 10주년을 맞았을 때는 56명의 신입생이 등록했다.1861년과 1863년 법대와 의대 과정이 각각 개설되면서 1875년에는 경쟁대학인 시드니대의 두 배가 넘는 189명이 입학했다. 시작은 소박했지만 현재는 4만 45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거대한 종합대학으로 발전했다. 재학생 숫자의 20%인 9800여명이 84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다. 한국 유학생 숫자는 141명으로 10번째로 많다. 멜버른대는 정부 재정지원이 줄자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돌아다니며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현재 유학생 숫자가 적정수준이라는 게 글린 데이비스 총장의 판단이다. 유학생 숫자가 많은 만큼 해외에서 온 학생을 위한 서비스도 발달돼 있다. 유학생의 배우자는 일주일에 세번씩 자녀를 동반하고 영어뿐 아니라 마사지, 연극 발성, 호신술,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학부모에게는 유학 중인 자녀들과 연락이 되지 않을 때 24시간 언제라도 학교측과 통화할 수 있는 긴급 전화번호를 준다. 멀리 있는 자녀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호주 대학은 13년간 초등·중등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고등학생이 멜버른대에 입학하려면 교양 과정인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1년간 들어야만 한다. 대학측이 유학생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펭귄으로 유명한 필립 아일랜드, 그레이트 오션 로드 등 멜버른의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호주의 다른 지역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주말과 방학기간에 제공된다. 유학생의 주당 20시간 노동은 법적으로 허용돼 있다. 연간 학비는 인문대가 1만 9500호주달러(약 1400만원), 경영대가 2만 3250호주달러(약 1600만원), 법대가 2만 6000호주달러(약 1800만원), 의대가 3만 6400호주달러(약 2600만원)이다. geo@seoul.co.kr ■ 백화점식 연구 지양 ‘선택과 집중’이 특징 |멜버른 윤창수특파원|“한국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여러 명문대처럼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전공을 2∼3개로 제한해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멜버른대의 강점입니다.” 멜버른 공대 전자공학과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채창준(48) 교수는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비슷한 국립ICT호주연구소에서 광대역 통신망을 가입자들에게 싸게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멜버른대와 한국 대학의 가장 큰 차이로 꼽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멜버른대 전자공학과(대학원)의 경우 통신과 신호처리 2개의 전공밖에 없다. 하지만 한 전공당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학문의 깊이는 상당하다. 이 때문에 대학의 대외적 명성과 이미지도 높아진다는 것이 채 교수의 생각이다. 호주는 각 대학마다 특색을 강조해 대학별로 유명한 전공을 갖게 됐고, 따라서 전세계 대학 평가에서 순위가 높게 매겨진다고 채 교수는 설명했다. 기초 연구에 집중하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도 많이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의 대학은 백화점식으로 학문적 좌판을 벌이다 보니 대학별로 특색이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 호주의 대학은 연구능력에 따라 연구비를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 체제가 조성될 수 있다고 채 교수는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학교 단위의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데다 일부 대학들은 지원규모의 차이를 놓고 반발도 하고 있다. 채 교수가 한국 대학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 그는 호주 학생들로부터 영어이름인 토머스를 줄인 ‘톰’으로 불린다. 교수와 학생 모두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면서 거리감을 줄인다. 자유롭고 대등한 위치에서 학문을 논하는 것이다.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은 교수들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는 점이다. “문화를 극복해야만 한국 학생들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채 교수가 한국 유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국에서 뜨는 직업 Top7

    미국에서 뜨는 직업 Top7

    최근 5년동안 미국에서 가장 떠오른 인기 직업은 무엇일까. 미국 경제뉴스인 CNN머니가 21일(현지시간) 유명 리크루팅업체와 소비자·취업사이트 등의 조사를 통해 뜨고 있는 7개 직업을 발표했다.CNN머니는 이들 직업은 미국 사회를 크게 변화시킨 9·11테러, 이라크 전쟁, 기업 비리, 카트리나, 사스(SARS)·조류인플루엔자(AI), 명품 수요 등에 따라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뜨는 직업들을 간추린다. 첫째는 블로그 편집인.1인 미디어 블로그는 ‘웹(Web)+일지(log)’의 합성어이다. 블로그 편집인은 ‘기업PR 블로그’의 광고와 홍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글 등 콘텐츠도 직접 제작한다. 둘째는 사업 지속성(continuity) 감독관. 글로벌 기업들은 테러와 자연재해, 질병 등 전지구적인 위협의 영향을 받는다. 이 직종은 해당 기업의 노동력과 인프라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을 때 해결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셋째는 부모 코디네이터. 남녀가 이혼해도 자녀에 대한 역할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혼 가정에서 자녀 문제로 인한 의견 대립과 충돌은 법정으로 간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필요하다.‘부모 코디네이터’는 양측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넷째는 기업 내부 통제관. 미국 연방정부가 2002년 제정한 회계개혁법안인 ‘사베인 옥슬리법’에 따라 생긴 신종 직업이다.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엔론 사태 이후 도입됐다. 전문 직종인 내부 통제관은 ‘경영인증·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밖에 최고인력채용책임자(CPO)도 뜨는 직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기업들의 인재 채용 전쟁이 주무대이다.CPO는 인재를 발굴, 채용한다. 내부 인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도 이들이 맡는다. 또 모바일 기기 관리자, 시장 규모가 300억달러인 고급 휴양 시설 관리자도 인기 직종에 포함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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