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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人] 노학영 코스닥협회장 “한계기업 퇴출 많을수록 코스닥시장 더 좋아져”

    [포커스人] 노학영 코스닥협회장 “한계기업 퇴출 많을수록 코스닥시장 더 좋아져”

    “투자자에게 신뢰 받는 ‘클린 코스닥’이 되려면 퇴출 기업은 끊임없이 나와야 합니다. 성숙하기 위해 겪는 진통입니다.” 사업보고서 공시 마감으로 22개 코스닥 기업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 지난 1일 노학영(56) 코스닥협회장을 만났다. 디지털 무선통신과 키플링, 이스트팩 등 패션브랜드 사업을 하는 리노스의 대표이사인 그는 지난 2월 7대 코스닥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울 서초동 집무실에서 만난 노 회장은 코스닥 반복 퇴출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사람의 몸에서는 매일 10~20g의 죽은 세포가 떨어집니다. 나무도 묵은 껍질이 떨어지면서 성장합니다. 퇴출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한계기업들이 나가면 앞으로 코스닥 시장이 더 좋아지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노 회장은 코스닥이 미국이나 영국의 신(新)시장보다 기업 퇴출비율이 낮은데도 퇴출이 과도한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계거래소연맹에 따르면 2009년 미국 나스닥에서는 전체 상장사 2952개 중 11%인 302개 기업이 퇴출됐고 영국 에임(AIM)에서는 1293개 중 32%인 417개 기업이 퇴출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1026개 중 65개 기업이 상장폐지돼 퇴출비율이 6%에 그쳤다. 잦은 퇴출을 막기 위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노 회장은 강하게 반대했다. “저도 20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영 환경이 워낙 변화무쌍해서 우량기업만 골라서 상장 기회를 주더라도 언제 실적이 악화될지 모릅니다.” 그는 또 코스닥에 우량기업만 가득하면 오히려 시장 매너리즘에 빠져서 퇴출 기업이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공격적인 상장과 퇴출’이다. 코스닥의 존재 이유가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새로운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에 자금 조달의 기회를 주는 것인 만큼 상장심사를 할 때 재무상태 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 진입을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퇴출심사는 엄격하게 해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100대 기업 명단을 보십시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무형가치가 높은 기업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코스닥기업이 이들과 어깨를 견주려면 특허권, 기술개발 솔루션 등 재무제표상에 드러나지 않은 무형자산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코스닥 기업의 어두운 면으로 지적되는 횡령, 배임 등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노 회장은 감독당국의 철저한 감시도 필요하지만 경영자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공계 출신 CEO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 기술만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돈에 대한 유혹에 쉽게 흔들려서 코스닥 사장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CEO를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 등 기업 철학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석 267명 중 찬성 201명, 반대 62명, 기권 4명으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특별법’을 비롯한 84개의 법안과 결의안을 처리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 특별법’ 법안은 전화나 메신저를 통한 금융사기를 당한 경우 금융회사에 바로 피해사실을 알리면 피해금 지급이 정지되고 빠르게 돈을 되찾을 수 있는 절차를 명시했다. 법이 시행되면 사기 피해자의 요청으로 금융회사가 피해금을 송금받은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요청을 할 경우 금융감독원은 이 사실을 2개월 동안 공고하고, 이의가 없으면 정해진 절차를 밟아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한노인회의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보조하거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한노인회 지원법안도 통과됐다. 정부가 2월 임시국회 중점법안으로 꼽았던 산업융합촉진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산업융합촉진법은 개별법에 의한 업종별 칸막이식 산업발전전략의 한계를 보완하고 융합신시장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지식경제부가 핵심 어젠다로 추진한 법안이다. 이 법을 통해 융합신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기준이 없거나 불합리한 기준 등으로 인증을 받지 못해 시장 출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최장 6개월 안에 적합성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회는 민생법안 외에 5건의 결의안도 처리했다. 리비아 정부의 유혈사태를 비판하는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 규탄 및 중동 지역의 민주화 지지 결의안’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 ‘한·일 양국 과거사 정리 및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촉구 결의안’ 등도 통과됐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도록 국회 차원의 지지를 보내는 결의안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과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등은 1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한국공군 조기경보機 ‘피스아이 1호’ 美보잉사 첫 공개

    “짧은 시간이라도 공중에만 떠 있다면 못 잡을 게 없다. 지난달 24일 미국 시애틀 공장에서 만난 랜디 프라이스 보잉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사업 매니저는 한국 공군에 납품할 737 AEW&C 시스템에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 그는 특히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한 스텔스기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국적 항공기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한국 공군의 첫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의 공중조기경보기 사업자로 선정된 지 4년 3개월 만이다. ‘피스아이’(peace eye)로 이름 붙여진 공군 737 AEW&C 1호기는 오는 4월까지 시애틀에서 임무 비행 테스트를 마친 뒤 5월 한국에서 성능 적응 테스트를 거쳐 6월 우리 공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이다. 공군의 평가가 끝나는 7월쯤이면 한반도 공중 감시 임무 활동에 본격 투입된다. 피스아이 2~4호기는 현재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조 작업이 한창이다. 내년쯤 공군에 전량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시애틀 날씨답게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공개된 피스아이 1호기는 전날 야간까지 비행 성능시험을 하고, 지상에서 시스템 점검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보잉은 이번 언론 공개에서 공군의 최첨단 전략 물자라는 이유로 사진 촬영을 금한 것은 물론, 기체 내부 공개 때는 복잡한 전자기 시스템의 손상을 염려해 전자장비 소지를 일일이 단속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감독했다. 737-700 기종을 개조한 몸체는 다른 737 기종들과 비교해서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의 모든 공군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프라이스 매니저가 설명했다. 하지만 동체 위에 올린 중절모 모양의 다기능 전자 주사 배열(MESA) 레이더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노드롭 그루먼사가 만든 MESA 레이더는 전천후 기상 조건에서 360도 전방위로 공중과 지상을 탐지·감시할 수 있다. 공중의 전투기나 헬리콥터, 미사일과 해상의 고속정, 호위함 등 각종 함정도 탐지할 수 있다. 10초 이내에 360도를 커버하고 탐지거리는 360㎞에 이른다. 540㎞ 거리의 항공기나 선박이 아군인지를 알아내는 피아식별장치(IFF)도 장착되어 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는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360도가 돌아가고 이에 최소 10초 이상이 소요되지만, MESA는 동시에 전방위를 탐지할 수 있고 특정 부위만 주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표적 추적 능력은 기존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큰 차이가 없지만 10㎞ 상공에서 운영되는 MESA 레이더는 지형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반도 공중 감시에 최적인 장비”라고 말했다. 항공기 내부에는 탐지·분석·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 조종실 등이 있다. 10개의 초단파(VHF)·극초단파(UHF) 채널, 위성통신 체계, 11~16개 채널의 링크가 가능한 통신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조종사 2명, 승무원 6~10명을 태우고 마하(음속) 0.78의 속력으로 9~12.5㎞ 상공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길이 33.6m, 높이 12.57m, 폭 34.77m, 항속거리 6670㎞, 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9시간이다. 공중급유 장치도 갖추고 있다. 보잉사는 피스아이 기체의 바탕이 된 737 기종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737 시리즈는 항공업계가 가장 선호하며, 신뢰도가 높은 기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부품 및 지원 장비의 원활한 공급도 경쟁 기종과의 비교 우위로 꼽힌다. 다만 5t에 육박하는 특이한 모양의 MESA 레이더를 달아 기체를 변형시킨 게 다소 불안 요소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고도 10㎞ 이상에서의 비행은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MESA 레이더 설치에 따른 이착륙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 아래에 안테나를 겸한 2개의 보조 날개를 추가로 장착하고 탑재량 증가에 따른 체공시간 감소 우려를 감안해 기체 뒤쪽에 보조 엔진과 연료탱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MESA 레이더는 비행 방식도 바꿔 놓았다. 일반 항공기는 체공 시 일직선으로 날아가지만 피스아이는 앞쪽으로 4도쯤 기울어 있는 MESA 레이더를 평평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해 기체 앞부분을 4도쯤 세워서 비행하게 된다. 내부에서 기체 벽에 붙어 있는 콘솔을 향해 돌아앉아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척추에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승무원석 역시 기체의 기울기에 상관없이 평평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737 AEW&C 기종은 우리 공군에 인도되기 전 호주와 터키가 6대, 4대씩 구매해 실전 임무 활동에 배치하고 있다. 다만 호주 공군에 인도됐던 737 AEW&C는 일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레그 렉스턴 보잉코리아 부사장은 “737 AEW&C에 장착된 250만개의 전자 코드 모두를 보잉이 개발한 게 아니어서 초기 오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호주 AEW&C 시스템은 전자지원책(ESM)과 지상지원 업무의 경우 보잉이 담당하지 않아 생긴 문제도 있지만 한국 AEW&C 시스템은 모두 보잉이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EW&C의 시스템은 한국 공군뿐아니라 주한 미군과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애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아덴만 주역’ UDT 3주간 동계훈련 돌입

    ‘아덴만 주역’ UDT 3주간 동계훈련 돌입

    ‘아덴만 쾌거’의 주역 해군 특수전여단(UDT)이 혹한의 추위 속에 3주간의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UDT의 훈련은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 해안에서 시작됐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도 추위를 느낄 날씨지만 UDT 대원들은 전투복 안에 습식 잠수복만을 입고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은밀하게 보트를 타고 이동한 대원들은 가상의 적지 해안을 500m 정도 남긴 지점에서 바닷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각자 이동하기 시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바닷물을 뚫고 해안에 상륙한 UDT 대원들은 침투조를 편성, 육상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고 퇴각했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에는 100여명의 UDT 대원이 참가했다. 냉해 극복훈련을 시작으로 주·야간 해상침투 및 퇴출훈련, 심해 잠수훈련 등 지옥을 넘나드는 듯한 힘든 훈련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또 산악행군, 전술기동, 표적타격 훈련, 폭발물 처리 및 대테러 진압훈련 등 육상훈련도 전개된다.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위한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선보인 해적 진압 작전의 성공도 이런 고난도의 훈련을 통해 몸에 밴 덕분이다. UDT 대원들은 이밖에도 해상과 수중은 물론 육상, 공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각종 침투 및 타격기술을 연마한다. 해군 특수전여단은 6·25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6월 한국함대 제2전단 해안대 예하에 수중파괴대(UDT:Underwater Demolition Team)가 편성되면서 ‘탄생’했다. 1968년 폭발물처리(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임무, 1976년 전천후 타격(SEAL:Sea Air and Land), 1993년 해상대테러(CT:Counter Terror) 임무가 더해져 전천후 특수부대로 거듭났다. UDT 1대대장 도진학 중령은 “동계훈련은 지금 당장 싸워 이기는 전투기술 배양을 위해 실전 위주로 편성했다.”면서 “대원 모두는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체르니셰프스키와 레닌

    [고전톡톡 다시읽기] 체르니셰프스키와 레닌

    19세기 중반 러시아. 구체제는 각종 모순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차르는 토지개혁령을 시행하지만, 그것은 도리어 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아버지 세대는 부르주아적 삶의 양식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그 역시 이미 유럽 각국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Nikolai Chernyshevskii, 1828~1889)는 이 시대적 질문과 온몸으로 대결한 러시아의 작가였다. 체르니셰프스키는 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낸다. 그의 나이 서른 다섯, 잡지에 기고한 글들이 지주들의 반발을 사 그만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그 후로 약 20여년을 감옥과 시베리아의 유배지를 전전하다 세상을 떠났다. 노래와 춤으로 가득한 한편의 연애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왼쪽·1863)는 바로 그 감옥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일개 연애소설이 일으킨 사회적 반향은 의외로 엄청났다. 주인공들을 따라 수많은 청년들이 안정된 삶을 박차고 집을 나왔고, 곳곳에서 각종 생활 공동체가 조직되었다. 그리고 약 40년 후, 1917년 러시아 혁명의 대명사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역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만난다. 그는 이 소설을 얼마나 좋아했던지 자신이 쓴 정치 팸플릿에 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제국주의의 타도를 외치는 혁명가, 그리고 감옥에서 연애 소설을 쓴 작가. 더군다나 계급투쟁과 전투적 당의 창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오른쪽)는 청년들의 사랑과 결혼을 골자로 하는 체르니셰프스키의 소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레닌은 체르니셰프스키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말한다. ‘체르니셰프스키의 가장 위대한 공적은 올바른 마음가짐을 지닌 진지한 사람은 누구나 다 혁명가라는 것을 보여 준 것’ 이라고. 수인의 몸으로 연애소설을 쓴 체르니셰프스키도 대단하지만 거기서 혁명을 읽어낸 레닌 역시 대단할 따름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집단 지성은 무엇인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대표 줄리언 어산지(사진①). 2010년 최단기간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인사로 꼽힌다. 미국 정부의 비공개 외교문서 등을 대중에게 공개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위키리크스는 참여형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친척뻘이다. 소수가 독점하던 고급 정보가 다중(多衆)에게 공유되는 ‘위키’ 사이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한 변환이다. 20세기의 키워드가 ‘소유’였다면, 21세기의 키워드는 ‘공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이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처음 나오게 된 것은 1910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곤충학자인 윌리엄 모턴 휠러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다. 개미 한 마리는 미미한 존재지만 함께 모여 일하면 거대하고 복잡한 개미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We are smarter than me)는 집단지성의 모토가 여기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집단지성이 꽃을 피운 것은 인터넷이란 화분이 있어 가능했다.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기반에, 성숙기에 접어든 민주주의의 영향으로 기존 전통이나 권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탈권위’의 문화가 생겨났다. 여기에 프로 앰(Pro-Am), 즉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기술을 지닌 열정적 아마추어 집단이 새롭게 출현했다. 이 세 가지 트렌드가 우연처럼 얽혀 필연으로 만들어낸 것이 ‘위키피디아’다. 2001년 1월 15일, 미국에서 옵션 거래인으로 일하던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라는 생소한 이름의 도메인 하나를 내건다. 위키는 그의 부모가 살던 하와이 원주민 말로 ‘빨리’라는 뜻. 여러 사람의 손을 빌려 백과사전을 ‘빨리’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홈페이지의 목적은 이름보다 더 생소했다. 누구나 지식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만들겠다는 게 위키피디아의 목표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영국의 경영 컨설턴트 찰스 리드비터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사전 항목은 보름 만에 31개로 늘어나더니 1년 뒤에는 1만 7307개, 4년 뒤인 2006년에는 100만개, 2007년에는 150만개로 늘어났다. 영어뿐 아니라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영어 항목의 성장률은 500만%, 모든 언어 항목의 성장률은 1900만%를 기록했다. 위키피디아는 영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 브리태니커를 눌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현재 위키피디아의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 4600억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무된 지미 웨일스는 2003년 6월 미 플로리다에 ‘위키미디어 재단’을 세우고 위키문헌(Wikisource), 위키인용(Wikiquote), 위키책(Wikibooks) 등 13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설했다. 모두 비영리 방식이며 누구든지 글을 올리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집단 지성’이 21세기를 특징짓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소수만 특정 정보를 갖고 돈과 권력을 소유했다면, 이제는 다수가 그에 못지않은 고급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척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근저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틀린 것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바로 정정이 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분야의 시스템 구축은 위키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각 분야 대세된 집단지성 슈스케2·TED 대표적 문화 산물 트위터·페이스북 언론 아성 위협 이제 집단지성은 시나브로 각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이 대중문화쪽이다. 최근 케이블 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14.5%)을 기록한 ‘슈퍼스타K 2(사진②)’도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연예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획사에서 뽑던 신인 가수를 네티즌들의 투표로 뽑은 것은 전형적인 집단지성의 예다.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방송된 비슷한 형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영국, 호주,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앞다퉈 차용했다. 각 분야 저명인사의 강연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TED(사진③)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술·오락·디자인(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의 앞글자를 모은 TED는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1984년 창립돼 1990년부터 매년 강연회를 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강단에 오른다. TED의 홈페이지에는 500건이 넘는 강연이 무료로 공개돼 있으며 2009년 4월 현재 전 세계 1500만명이 1억 차례 이상 동영상을 조회했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약 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77개 언어로 번역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2010년 3월 현재 한국어로는 236개의 강연이 번역돼 있다.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열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도 TEDx서울, TEDx신촌 등이 조직돼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기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는 기존 언론을 상대로 소셜 네트워크가 판정승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간 당 100㎜가 넘는 장대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자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은 자신이 있는 곳의 상황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과 사진을 업로드했다. 어느 신문사나 방송사의 취재망보다 촘촘히 뻗은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취재는 기존 언론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 각 방송사들은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기업들도 집단지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집단지성’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런 트렌드를 짚었다.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역량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전문집단뿐 아니라 내·외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얻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설명하는 개념이 2006년 나온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아웃소싱’처럼 기업이 갖추지 못한 기능을 외부에서 조달하지만 그 대상이 다수의 대중 또는 커뮤니티라는 뜻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로 신차 디자인을 공모하는 자동차회사 ‘로컬 모터스’는 이를 통해 디자인 스케치에서 출시까지의 기간을 약 18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인 ‘캠브리안 하우스’는 아예 크라우드소싱으로 사업 모델을 결정한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지를 학생, 컨설턴트, 디자이너, 게임선수 등 다양한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 토너먼트 대회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 8월 감청통해 北공격 징후 확인”

    “올 8월 감청통해 北공격 징후 확인”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1일 “지난 8월 북측에 대한 감청을 통해서 서해 5도 공격 징후를 확인, 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포토]한미연합훈련은 끝났지만 여전히 긴장감 고조 원 국정원장은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상시적으로 도발 위협에 대한 언동을 많이 해 왔기 때문에 이렇게 민간인까지 공격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대행 이범관 의원과 민주당 간사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최 의원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정도를 공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정보위원은 “당시 감청 내용은 ‘해안포 부대 사격준비를 하라’는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원 국정원장은 정보위에서 “23일 당일은 유선으로 작전을 했고 그 뒤로도 유선으로 통신을 해서 인명피해 등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 원장은 또 북한의 포격 당시 해병대 연평부대의 대응사격에 대해 “우리가 80발의 대응사격을 했는데 45발의 탄착지점을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45발 가운데 30발은 122㎜ 방사포를 쏘았던 개머리 지역에, 나머지 15발은 76.2㎜ 해안포를 발사한 무도에 탄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5발의 행방과 북측의 피해상황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사진으로 보니 북한의 포격 위치에 그을음이 있었다.”면서 “그 정도면 인명피해도 금방 확인이 될 텐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도 “(35발의 행방이) 추가로 확인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원 국정원장은 앞서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의 연평도 무력공격은 명백한 군사침략행위로 반민족 행위”라면서 “3대 세습에 대한 내부 불만 및 경제사정 악화 등에 대한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런 무모한 도발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독려하고 있고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추가 공격 위협이 농후하고 우리의 국론 분열 획책을 기도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연평도 포격 당시 대통령의 ‘확전 자제’ 메시지를 이명박 대통령이 TV 보도를 보고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 국정원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5시쯤 TV에 보도된 사실을 알고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 대통령도 그때 알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당시 北미그기 비행중 남북 공중전 위기일발

    북한이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을 감행했을 당시 자칫 남북 간 공중전이 발생할 뻔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북한 전투기인 미그23기 5대가 전날 오후 서해 5도 인근에서 초계비행을 했다. 국방부는 “포 사격 도발직전 북한 평안남도 북창기지에서 이륙한 미그23기 5대가 초계비행 뒤 황해남도 황주비행장으로 전개해 대기 중”이라면서 “북한의 이번 공격은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고 서해 5도 지역을 분쟁수역으로 만들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 기습”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해안포 공격이 시작되자 우리 공군도 즉각 출격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와 북한군의 미그-23기가 공중전을 벌일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34분 북한군이 해안포와 방사포 등으로 포격을 시작하고 4분 뒤인 2시 38분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비상 출격했다. 이어 2시 40분에는 훈련차 공중 대기 중이던 F15K 전투기 4대가 서해 5도 지역 지원으로 임무 전환했으며, 2시 46분에는 KF16 전투기 2대가 추가로 출격했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항공기 중 6대는 공대공(空對空)을 위해 있었고 2대는 공대지(空對地) 장비를 달고 올라갔다.”면서 “‘슬램ER’를 달고 가서 바로 타격할 수 있게 준비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정거리 250km인 슬램-ER은 F-15K에 장착하는 공대지 미사일로 KF-16 전투기 4대와 F-15K 2대는 공대공 임무를, F-15K 2대는 공대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기업호민관 1호’ 이민화 사퇴의 변 “부처 통제 독립이 규제개혁 최소 조건”

    ‘기업호민관 1호’ 이민화 사퇴의 변 “부처 통제 독립이 규제개혁 최소 조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정으로 상생하려면 거래의 공정성을 지켜줄 수 있는 평가 지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17일 서울 수송동 기업호민관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민화 기업호민관은 “대·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던 기업 호민관실이 일부 정부 부처의 간섭을 받아 독립성을 훼손당했기에 지금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 호민관은 “모든 정부 부처의 규제 혁신을 위해 전방위로 대처하는 기업호민관실이 특정 부처의 통제 아래에 들어가면 규제 혁신은 불가능해진다.”면서 “독립성이 규제 개혁의 최소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업호민관은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해 불합리한 규제와 각종 고충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독립기관. 이 호민관은 지난해 7월 국무총리실로부터 초대 기업호민관(차관급)으로 위촉받아 활동을 시작했다. 기업호민관실은 1년여의 기간 동안 1250여건이 넘는 불합리한 규제를 처리하는 등 주목받을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9월 29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한 종합대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기업호민관실이 제안한 정책들이 상당수 반영되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최근 몇 달 동안 기업호민관실은 대·중소기업 간 거래의 공정성 등을 평가하는 지표인 ‘호민인덱스’ 개발을 추진해왔다. 호민인덱스 최종안을 다듬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달 12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공청회 직전 정부의 관련 부처로부터 돌연 중지 요청을 받았다. 동반성장지수와 호민인덱스가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공청회는 예정대로 열렸지만 기업호민관실은 결국 호민인덱스를 동반성장지수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호민인덱스 시범 조사 계획도 동반성장지수 개발이 연말까지 완료된다는 조건으로 유보했다. 그러나 현재 동반성장지수 개발은 올해 안에 불가능한 것이 확실하다. 이 호민관은 “당시 동반성장지수 개발은 연구 용역 발주조차 시작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호민관이 가장 크게 우려한 것은 동반성장에 관한 9·29 종합대책 이후 대·중소기업 간 성장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가 냉각되는 것이다. 정책이 실제 입법화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역시’라는 분위기가 팽배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었다. 이 호민관은 “특히 11~12월은 대·중소기업 간 납품단가 협상이 집중되는 시기”라면서 “벌써부터 현장에서 과거 불공정 거래 행태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호소가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동반성장지수가 올해 안에 완료되지 못할 때를 대비해 호민인덱스 시범 조사를 위한 서면 실태 조사를 실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정부 부처로부터 기업호민관실에 파견된 직원들이 상부 지시에 따라 서면 실태 조사 업무 지원을 거부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이 호민관은 관련 부처에 항의했으나 결국 서면 실태 조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호민관실에 근무 중인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실무자로서 어떻게 하면 기업호민관과 중기청의 협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면서 “방법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독립성을 위해 국무총리실에서 기업호민관을 위촉시킨다고 하지만 예산과 인사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없어 실질적인 독립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기업호민관실의 10명 안팎의 직원들은 모두 관련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들이고 약 6억원의 예산으로 무료 봉사직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호민관은 “청와대와 기업호민관실의 독립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믿고 있다.”면서도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만류한 곳은 정부 부처 중 청와대의 중소기업비서관뿐이었다.”고 했다. 이 호민관의 임기는 3년으로 아직 1년 8개월여의 기간이 남아 있다. 그는 기업호민관실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호민관실 인사권 및 예산권 법적 보장 ▲민간 출연을 통한 운영 예산 허용 ▲호민관 선출에 중소기업 단체 추천권 인정 ▲무급 비상근이 아닌 상근 호민관 제도 도입을 제언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 규제 해소에 힘썼던 이 호민관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후임자 인선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반성장지수 관련 사업은 일원화하기로 정부 부처끼리 합의한 사안”이라며 “이 호민관이 굳이 서둘러서 호민인덱스 사업에 속도를 내려고 했던 것을 만류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호민인덱스는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업무인데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보는 것은 확대해석인 것 같다.”면서 “법률상 기업호민관의 고유 업무는 규제 정비 및 규제 관련 민원 처리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호민관은 의료기기전문업체 메디슨을 설립해 벤처 신화를 이룬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 겸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타임誌 2010년 50대 발명품 선정

    타임誌 2010년 50대 발명품 선정

    ‘하늘을 나는 자동차, 귀에 거는 캠코더, 쇠고기 연료로 달리는 열차’ 인류의 ‘발명 본능’이 올해에도 수많은 상상을 현실로 바꿔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12일 올 한해를 빛낸 50대 발명품을 추려 발표했다. 이미 대중화해 사랑받는 제품부터 상용화를 앞둔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다양하다. 국산제품도 포함됐다. 우선 전자제품의 진화가 눈에 띈다. 미 애플사가 지난 4월 내놓은 태블릿 PC ‘아이패드’가 50선에 포함됐다. 타임은 아이패드가 최초의 태블릿 PC는 아니지만 간편한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발명품이었다고 평했다. 귀고리형 캠코더 ‘룩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녀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파티장에서 캠코더를 몇 시간 동안 들고 다녔던 부모의 고생담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이 캠코더는 귀에 건 채 5시간 넘게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신개념 차량도 세상 밖으로 나왔다. 먼저 하늘을 나는 자동차 ‘트랜지션’이 선보였다. 미국 벤처기업이 발명한 이 혁신적 발명품은 평소 일반 차량처럼 도로를 달리다가 고속도로 등 일정거리의 직선 주행로가 확보되면 비행기로 변신할 수 있다. 내년부터 매년 10대가량씩 생산, 판매될 예정이다. 구글이 개발한 무인 자동차도 이목을 끈다. 운전자 없이 1000마일(1609㎞) 이상을 달리는 데 성공한 이 자동차에는 바퀴와 천장 등에 레이더 및 카메라가 설치돼 교통 흐름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앞선 기술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산 제품도 외신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어를 가르치는 ‘로봇 선생님’이 대표적이다. 타임은 교실 안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학생들에게 영어 발음을 들려주는 로봇 선생님이 지난해부터 국내 학교에 보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만든 ‘온라인 전기차’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AIST는 배터리 용량이 작아 주행거리가 짧은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도로 바닥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선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또 녹색산업이 신(新)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하듯 친환경 발명품들도 여럿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쇠고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미국 철도회사 앰트랙의 친환경기차와 바닷속을 떠다니며 전력을 만들어내는 수중 연(Underwater Kite) 등이 눈에 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일문일답] 말로쓰는 구글 “인식문제·띄어쓰기·아이폰4용은?”

    [일문일답] 말로쓰는 구글 “인식문제·띄어쓰기·아이폰4용은?”

    [서울신문NTN 김수연 기자] 구글코리아(이하 구글)는 6일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입력하는 ‘말로쓰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다.이번에 선보인 ’말로쓰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말한 내용을 텍스트로 자동 입력시켜주는 서비스로 지메일(Gmail), 구글 토크(Google Talk) 등에서 활용된다.LG옵티머스원에 기본 탑재되며 안드로이드 2.2버전의 스마트폰의 경우 안드로이드 마켓에 접속, ’구글 한글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사용 가능하다.▼이하 구글 리서치 마이크 슈스터(Mike Schuster) 음성인식 총괄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말로쓰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의 두번째 언어로 한국어를 택한 이유? 구글 음성검색은 네티즌의 수용성이나 검색 정확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한국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말로쓰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가 한번에 인식할 수 있는 문자 수는? 한번에 인식할 수 있는 문자 수 자체에 한계는 없다. 1000개까지도 무리없이 해낼 수있다. 다만 글자수가 많아질수록 오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현재 띄어쓰기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개선 가능한가? 이에 대한 솔루션을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며 곧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개선 시점을 구체적인 날짜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아이폰 앱으로는 언제쯤 사용 가능한가? 현재로서는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 없다. 애플기기이기 때문에 애플에서 제공하는 키보드에 대한 접근권(OS접근권)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이스액션, 보이스트랜슬레이션 서비스 출시는 언제쯤 가능한가?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계속 출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론칭계획을 말하기는 어렵다.김수연 기자 newsyouth@seoulntn.com
  • 도심 한복판서 원시시대 체험…모형유물 발굴해 기념품으로

    도심 한복판서 원시시대 체험…모형유물 발굴해 기념품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 6000여년 전 원시시대 생활상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처음 등장했다. 강동구는 암사동 선사주거지 옆에 ‘선사체험마을’을 조성해 5일 정식 개장한다. 선사주거지는 기원전 3000∼4000년 전 신석기시대 집단취락지이다. 1967년 발굴이 시작돼 1979년 국가사적 제267호로도 지정됐다. 이어 1988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지만, 7만 8793㎡ 부지 전체가 유적지인 탓에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구는 선사주거지 옆 2만 3208㎡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체험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때문에 선사체험마을은 배움터이자 놀이터 역할의 에듀테인먼트(Education+Entertainment)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습·놀이 기능에 초점 마을 입구를 지나면 마주하는 ‘시간의 동굴’에서는 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역사를 담은 영상자료가 펼쳐진다. 이어 동굴을 벗어나면 신석기시대 움집과 토기 등 당시 생활상이 연출된다. 또 어로·수렵·발굴 체험장에서는 자연형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모의 사냥 체험을 하고, 모형 유물을 발굴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나무·바닥도 당시 재현 노력 방문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상수리·떡갈나무와 진달래 등 조경수는 신석기시대 당시에 번성했던 식물 위주로 심어졌다. 탐방로 역시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대신 물이 스며드는 친환경 흙포장제가 사용됐다. 마을은 월요일을 제외한 연중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인터넷(sunsa.gangdong.go.kr)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체험비는 프로그램당 3000~5000원 수준이다. 구는 또 내년 여름방학부터는 움집에서 1박2일 동안 원시생활을 체험해 보는 원시체험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이번 선사체험마을 개장으로 암사동 선사주거지 관람객이 현재 연간 19만명 수준에서 30만∼50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올림픽대로 때문에 단절된 선사유적지와 한강을 연결하고, 선사유적지 인근에 암사역사생태공원을 추가 조성하는 등 공간의 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오는 8∼10일 선사주거지 일대에서 ‘제15회 강동선사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선사의 숨결, 소통과 나눔으로 피다’를 주제로 각종 체험·공연·전시·교육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앵글에 녹아든 섬세한 시선

    앵글에 녹아든 섬세한 시선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사진작가 유키 오노데라(48)의 개인전은 한 작가의 사진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다양한 기법과 소재의 사진들로 눈길을 끈다.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그녀는 1991년 일본 사진신세기상으로 등단한 뒤 1993년부터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996년 프랑스 코닥사진비평상, 2006년 프랑스 니엡스 사진상 등을 수상한 국제적인 작가다. 초기작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72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기존의 사진 관습과 한계를 넘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작가의 자유분방한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제작된 ‘헌 옷의 초상(Portrait of second-hand clothes)’시리즈는 일상적인 사물을 재해석하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 있는 작가의 아파트 창문 앞에 헌 옷을 널어놓고 촬영한 사진들은 단순하면서도 묘한 여운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잡지나 신문들에서 오려낸 이미지들로 사람의 형상을 구성한 뒤 강한 배경 조명을 사용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실루엣만 남도록 촬영한 ‘트랜스베스트’, 몰래 찍은 불특정 다수의 얼굴에 여러 가지 문양을 오려낸 종이를 올려놓아 모자이크 효과를 낸 ‘열한번째 손가락’ 등은 작가의 재기발랄한 실험정신을 엿보게 한다. 분홍색 벽, 분홍색 탁자에 팝아트적인 아이템들을 배치해 정물화처럼 찍은 ‘12 스피드’는 얼핏 3장의 사진이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는 거울에 비친 숲의 풍경을 조금씩 다르게 한 눈속임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전시회는 12월4일까지 열린다. 3000~4000원. (02)418-13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與, 행시개편안 일단 제동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논란으로 지난달 12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했던 행정고시 개편안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9일 당정협의를 갖고 행시 개편안의 내용과 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외부 전문가를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정원의 최대 50%까지 선발하는 특별채용의 비율을 30~40%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시의 단계적 축소방안과 맞물려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면서 “전문직 공무원 채용을 확대실시하기 전에 누구나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공직자 채용과정의 절차상 투명성을 극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고시와 전문가 특채비율을 ‘70%대 30%’나 ‘60%대40%’ 정도로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당초 행안부가 제시한 ‘50%대50%’에서 비율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시 개편안이 발표됐을 때부터 줄곧 반대 입장을 내세웠던 정두언 최고위원도 “지금 있는 특채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는 게 급한 것 아닌가.”라면서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채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준표 최고위원도 행시 폐지안에 대해 “서민자제들이 뼈저리게 공부해 신분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대표적 반(反)서민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채 제도가 특수계층 자녀의 취업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특채제도가 현행 고시제도의 관료 순혈주의를 보완하고 국제화 시대의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행시개편안의 제도적용 시기와 특채 비율 등은 당 정책위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정협의를 통해 조율하기로 했다. 행안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도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도 부처별로 정원의 27%를 특채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행안부가 통합하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전문가 채용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며 축소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견은 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공직채용 방식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이 안타깝다.”면서 “현행 고시제도만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다양성과 복잡화된 사회의 전문성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차명진 의원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 황제생활 체험”

    차명진 의원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 황제생활 체험”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최저생계비 체험을 한 뒤 “6300원으로 황제같은 생활을 했다.”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차 의원은 지난 23일부터 1박 2일간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참여연대가 진행하는 ‘릴레이 최저생계비 체험’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26일 공개한 수기에서 다른 체험자들은 먹을 것을 사는 데 돈을 다 썼지만 자신은 문화생활을 즐기고 사회기부도 했다고 체험당시를 전했다. 그는 4680원으로 쌀·미트볼·쌀국수·참치캔을 사 끼니를 해결했고 1000원은 주위 어려운 이웃에게 약을 사 먹였으며, 600원으로 신문을 사서 읽었다고 밝혔다.  이어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분들이 나처럼 할 수 있을지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모색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상당수 네티즌들은 ‘황제같은 삶’이란 표현에 대해 “최저생계비로 겨우 단 하루 체험용으로 겪어 본 것을 가지고 할 소리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 차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참여연대 주최 최저생계비생활 체험중입니다. 근데 솔직히 별로 힘들지 않고요 그냥 제가 할 일이란 생각이 드네요.”라고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매일 매일 그렇게 살면 저런 소리가 나올까.”라고 질타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차 의원 측은 “부정적인 의도로 글을 쓴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차 의원 측 최승우 보좌관은 27일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 네티즌들의 비난에 대해 아직까지 (차 의원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장애 바우처 등 복지혜택이 구석구석까지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수기로 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음은 차 의원의 체험수기 전문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 후기 -1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쎄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을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분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 후기 -2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라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치밀한 역사왜곡… 후손인 우리가 수치심 느껴야”

    “치밀한 역사왜곡… 후손인 우리가 수치심 느껴야”

    “후손인 우리가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 노철래 의원은 동북공정의 현장과 마주한 기분을 이렇게 밝혔다. 노 의원뿐 아니라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29명의 국회의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온 반응은 “듣던 것보다 훨씬 치밀하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 지난 4일 이른 오전, 의원들은 백두산 장백폭포의 멋진 경관에 한껏 들떴다가 일순 표정이 어두워졌다. 입구에 놓여진 간이지도 표지판 때문이었다. 백두산 봉우리들을 그려놓고 양 옆에 압록강과 투먼(圖們)강으로 영토 경계를 표시해 놓았다. 국사학을 전공한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간도 분쟁을 피하기 위해 우리 영토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킨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1712년 조선과 청나라가 세운 백두산 정계비에는 우리 영토의 경계로 표시된 ‘토문강(土門江)’을 우리나라는 송화강의 발원지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국은 이를 의도적으로 ‘투먼강’으로 해석해 간도 일대가 조선령이 된다는 역사적 해석을 미리 막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그동안 동북공정이 진행된다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진복 의원은 “중국의 이토록 체계적인 접근에 더욱 경악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더 오래가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후손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노 의원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남북이 분단되는 과정을 겪고 정치적으로 격동기를 경험하면서 동북 3성에 대한 관심을 가질 기회가 별로 없었다. 너무 소홀했다.”면서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한 데 대해 후손으로서 부끄러움을 갖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中, 독립운동사 부각 ‘부담’ 비단 고대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중국은 큰 틀에서 우리의 민족성과 역사에 대한 흔적이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5일 청산리대첩 승전 90주년을 맞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이린(海林)시 싼스(山市)진에 있는 김좌진 장군 순국지에 개관한 ‘백야광장’도 정작 중국 땅에서는 제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다. 국가보훈처에서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에 예산을 지원해 조성했지만, 정작 중국 당국은 성역화 사업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그래서 ‘한·중 우의광장’이라고 이름을 짓고 마을에 광장을 조성해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역시 하이린시에 있는 김좌진장군 기념관(2001년 개관)도 중국에서는 ‘한·중우의공원’일 뿐이다. 이러한 기념 사업도 대부분 개인이 추진하는 수밖에 없었다.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을동 의원은 “중국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유공자를 기리는 사업에 대해 시각 자체가 너무 날카로워 이를 이겨내는 데 한계점이 많았다.”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은 그나마 뒷전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중국땅에서 기념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살던 집을 팔면서 사비를 털었다. 아들인 배우 송일국씨가 힘을 보태는 정도다. 이경재 의원은 “역사를 기리는 일을 이렇게 개인의 힘으로 힘겹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당분간은 기념사업회나 역사재단 등에 지원을 더 하면서 중국에 보다 유연하게 다가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갈등 피하려 ‘대접’ 스스로 포기 6일 오전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서 의원들은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가 당시 이토 히로부미 통감을 저격한 거사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5시간 남짓 기차를 타고 도착한 현장이었다. 그런데 의원들의 등장에 중국 공안들은 당황하며 출입을 막았다. 의원들의 몸을 막으며 강하게 제지했다. 다시 역 밖으로 나가서 표를 사서 들어오라는 등 갖가지 핑계를 댔다. 한참의 승강이 끝에 결국 4~5명씩 짝을 지어 조용히 현장을 보기로 하고서야 의원들은 발을 뗄 수 있었다. 이번 일정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철저히 민간인, 일반 해외 여행객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3월에도 김을동 의원이 주최해 15명의 의원이 하얼빈역을 방문했지만 그때에는 아예 역 안으로도 발을 들여놓을 수조차 없었다. 겨우 눈으로 보게 된 거사 현장이라고 해봤자 플랫폼 바닥 안 의사가 서 있던 곳에 삼각형, 이토 히로부미가 저격을 당한 곳에 사각형으로 각각 표시를 해둔 것이 전부였다. 어디에도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라는 글자는 없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당초 표지판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일본의 견제로 중국에서 부정적 의사를 밝혀 도형으로 표시만 할 수 있게 승인해 준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우리의 역사현장을 보존하는 것에 계속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치인이나 정부에서 외교적 채널을 통해 양국의 양해를 얻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3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동북 3성이 현재는 외교적으로 첨예한 지역이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애국지사 제대로 평가해야” 특히 일본이 얽혀 있는 일제시대를 비롯한 근대사의 현장은 더욱 민감한 부분이다. 그런 만큼 더욱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게 의원들의 지적이다. 이진복 의원은 앞서 개인 일정으로 중국 연변(延邊) 용정(龍井)에 있는 시인 윤동주 선생의 생가와 그가 다녔던 용정중학교 등을 둘러보고 왔다. 이 의원은 “정부가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인지, 하지 않는 건지 너무 심각하게 방치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광림 의원도 “그 당시 재산과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위인들을 우리 스스로가 너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바탕으로 역사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하얼빈·하이린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낙선 후보 6인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쓴 잔을 마신 6명의 낙선 후보들은 투표 결과를 통해 한계를 실감했다. 11명의 후보가 대거 출마한 만큼 이번 전대에서 지도부 입성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후보들은 전대 성적표를 통해 각자 조직력과 여론지지도 향상 등의 과제를 떠안았다. 지도부의 문턱에서 패배를 맛본 이성헌 후보가 가장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 후보는 “대의원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기대만큼 잘 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당이 좀더 새로운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걱정이 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의원 표에서 1301표를 얻었던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3%의 결과를 얻으며 한계를 실감했다. 한선교 후보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4명의 후보가 동시에 나오면서 친박 성향의 표심이 나눠졌기 때문이다. 방송인 출신인 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4위를 차지해 인지도를 확인했다. 한 후보는 이날 전대에서 재치 있는 연설을 선보이며 현장에서의 반전을 기대했지만 조직력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선 과정 동안 여성 후보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지만 막상 두드러진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친박 이혜훈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보다는 ‘경제통’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종가집 며느리가 곳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경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강조, 친박을 벗어나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을 얻었다. 대변인직까지 그만두고 과감하게 도전했던 정미경 후보는 마지막인 11위를 기록하면서 현실 정치의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선거 내내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아버지와 함께한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너무 행복했다.”며 웃어 보였다. 호남 대표주자를 자임하며 유일한 원외 후보로 전당대회에 뛰어들었던 김대식 후보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후보로 출마해 두 자릿수의 득표를 얻어낸 김 후보는 “한나라당이 변화하려면 호남 몫의 최고위원을 선출직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초계파 쇄신대표’를 자청하며 나온 김성식 후보의 완주도 의미 있다. 비록 10위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당내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그는 “당 밑바닥에는 분명히 변화와 쇄신의 물결이 있었지만 그것을 듬직하게 연결하는 데 나의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당원들의 뜻에 따라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후보와의 단일화로 중도 하차한 남경필 후보의 ‘희생’도 돋보였다. 단일화에 패배했으면서도 이날 전대 시작 전까지 정 후보와 함께 돌면서 응원을 부탁하는 등 ‘애프터서비스’를 톡톡히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율형’ 임태희… 당·정 최적 파트너는

    ‘정운찬-정정길-정몽준’ 다음의 ‘빅3’는 어떤 조합일까. 8일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되면서 앞으로의 당·정·청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오는 14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갖고 이미 경선전에 돌입해 있다. 현재 안상수·홍준표 후보가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도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취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인적 쇄신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우선 임 내정자의 인선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키워드는 ‘소통’과 ‘화합’이다. 임 내정자를 두고 여권에서는 ‘조율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인 임 내정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재정부 1차관(행시 24회) 등과 함께 이른바 ‘모피아(Mofia·옛 재무부 출신 인사)’의 중심이다. 육동한 총리실 국정운영실장, 백운찬 조세심판원장, 장영철 미래기획위원회 추진단장 등 임 내정자의 행시 동기들이 각 부처에 요직으로 포진해 있어 경제정책 등을 운용하는 데 원활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친박계 한 의원은 “집권 후반기인 만큼 이제부터는 대통령이 어떤 과업을 수행하는 것보다도 국민 통합과 소통이 더 필요한 시기”라면서 “임 내정자가 공무원 출신이어서 정책적인 면이나 실무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여야 관계와 당내 문제를 통 크게 해결하는 정치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정치력있는 총리를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서실장을 임 내정자로 정한 것은 대통령이 직접 정치에 관여하는 비중을 낮추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따라서 총리도 정치를 아는 사람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고 역대 정권에서 후반기에 ‘친정체제’를 강화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인 임 내정자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안상수·홍준표 후보가 모두 영남권인 점을 감안해서 총리 지명시 지역 균형이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선거가 끝날 때마다 민심이 두려워집니다.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여야 등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여러가지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를 현장에서 취재했던 서울신문 정치부의 정당 출입기자들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담을 수 없었던 얘기들을 풀어봤습니다. 유권자들이 함께 작성한, 선거결과라는 거대한 기사에 조심스럽게 댓글을 다는 기분으로 써나갔습니다. ●이지운 차장 선거가 끝나고 여론조사 기관들이 패닉 상태입니다. “앞으로 누가 돈주고 여론조사를 하겠느냐. 다 문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이번에는 ‘숨은 표심’이 절대 5%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정확성을 장담하기도 했지요.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관련 시장 규모만 사상 최대인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 선거 관련 업체들이 들떠 있었지요. 적어도 당분간은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울상입니다.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많이 잃을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지방선거는 사실 지방선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의원들에게 이번 선거는 2012년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셈이지요. 선거가 힘겨운 싸움이 될테고, 당장 공천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jj@seoul.co.kr ●이창구 기자 민심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습니다. 격전지였던 충남과 충북을 돌았는데, 세종시처럼 뜨거운 쟁점이 있는 지역이었지만 주민들은 “선거 관심 없슈.”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도 “내 마음 나도 몰라유. 투표장에 가면 알겄쥬.”라고 했습니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민심이 단단히 화가 나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지난 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봉하 마을 취재를 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풍이 투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저 역시 그렇게 기사를 썼습니다. 여론조사 기사가 나간 뒤 인천에 사는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따졌습니다. 자기 주변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왜 여론조사는 정반대로 나오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교하지 못한 여론조사는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현장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정치인보다 기자에게 더 절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window2@seoul.co.kr ●주현진 기자 6월2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 기자실. 방송3사의 출구조사 소식이 속속 타전되면서 기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직자들의 낯빛은 점차 굳어져갔습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0.2%포인트의 초박빙으로 경합을 벌인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예상 밖이라면서도 일부 기자들의 얼굴에는 ‘묘한’ 미소마저 감돌았습니다. “그렇게 자만을 하더니….”, “역시 유권자들이 똑똑해”라는 등의 평도 쏟아졌습니다.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민심’이 이 정도이니, 선거 참패라는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릅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도 50%가 넘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느냐.’며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 우호적인 20~30대가 결국 40대가 되고 50대가 된다.’는 절박함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유권자들의 메시지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jhj@seoul.co.kr ●홍성규 기자 “눈높이를 맞추자.” 6·2 지방선거에서 새긴 교훈입니다. 빗나간 여론조사의 공이 컸습니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로 넘길 일만은 아니어서 남는 게 많습니다. 다만 변명이 없진 않습니다. ‘풀뿌리’ 정착을 고대했던 기획, 분석, 현장 중계 등 선거 수개월 전부터 풀어놓은 그것들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경남의 골목들을 누비며 얻어낸 격전지 표심 탐방은 더 그렇습니다. “누가 되든 바뀔게 없다.”는 위장막을 뚫고 얻어낸 시민의 목소릴 옮긴 것들입니다. 눈높이를 찾고자 나름 땀깨나 흘렸다고 변명해봅니다. 대신 르포에서 읽은 민심의 ‘눈높이’를 되짚어 드리겠습니다. 민심은 정치의 선악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너무 강해도 악, 약하다고 마냥 징징대는 것도 악입니다. 서민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정치는 최악입니다. 민심은 균형을 좇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심의 결과를 정치권의 ‘몇 대 몇’ 승부로 환산하긴 힘듭니다. cool@seoul.co.kr ●유지혜 기자 선거를 앞두고 정치부 기자들은 후보와 당 선대위원장들을 따라다니느라 구두 굽이 닳는다는데, 전 엉덩이가 무거워졌습니다. 어느 취재보다도 많은 자료를 보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각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을 분석하고,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계도 많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과 지역색을 극복한 결과를 보니 제가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정책선거가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의 딜레마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엄격하고, 좁게 법을 해석해야 하는 선관위 입장도 알지만, 사회 상황은 그를 용납치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합니다. 트위터 선거운동 제한에 대한 반발도 그래서 생겨난 것입니다. 선관위가 시류에 휩쓸려 같이 요동을 치면 안 되겠지만, 좀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wisepen@seoul.co.kr ●허백윤 기자 “지금 여론조사들은 거품이 너무 많아. 분명히 숨은 표가 있고, 특히 젊은 층에서 투표를 하면 아마 크게 달라질 거에요.”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민심을 취재하다가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줄곧 보수 정당을 밀어줬다던 그 분은 이번만은 다르게 투표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 후보가 당선은 되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될 것”이라는 결과예측도 덧붙였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61세 택시기사의 말에 갑자기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를 돕는 일등공신은 단연 택시기사 분들입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민심’을 읽는 눈이 비교적 날카롭습니다. 이번에도 숨어있던 밑바닥 민심을 투표일을 바로 앞두고 살짝 눈치라도 챌 수 있었던 것은 택시기사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baikyoon@seoul.co.kr ●강병철 기자 “노회찬만 아니었어도…….”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3일 날 아침, 한명숙 후보 선거 캠프에서 가장 먼저 들려온 이름은 ‘노회찬’이었습니다. 밤새 개표 방송을 지켜봤을 당직자들은 부스스한 머리와 부은 머리로 공공연히 선거의 패배를 ‘노회찬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한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말도 안되는 여론조사를 뒤집고 다음날 해 뜨기 전까지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전패. 고작 0.6%포인트 차이였습니다. 노 후보의 득표율은 3.3%이었으니 당연히 애석해할 만합니다. 석패는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입니다. 투표는 정책이든 인물이든 정당이든 대상이 뭐가 됐건 그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입니다.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지는 건 그 의사들이 결집된 부차적인 결과입니다. 노회찬을 찍은 유권자들의 마음은 뭘지 ‘네 탓’ 이전에 그 뜻을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bckang@seoul.co.kr ●오달란 기자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 성안길. “충북도민, 청주시민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사랑합니다!”(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사랑한다’는 선거 유세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습니다. 연인한테 속삭이기에도 낯 간지러운 말을 그들은 잘도 외치더군요. 얼굴에는 활짝 웃음을 띠우고 주민들의 손을 덥석덥석 잡았습니다. 어떻게든 지역과 개인적인 인연을 내세워 ‘한 표’를 얻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눈물겨웠습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강원 원주에서 자신을 ‘강원도 며느리’로 소개했습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서울시장 후보는 청량리역 유세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이 곳에서 우동집을 하시며 생계를 꾸렸다.”며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선택받은 이들과 주민들의 ‘짝짓기’만 남은 셈입니다. 당선자들의 열정적인 사랑이 4년간 변치 않기를 바라는 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dallan@seoul.co.kr ●이도운 정치부장 정치부 기자들은 선거 때마다 두 가지 딜레마에 빠집니다. 하나는 말과 정책 사이의 딜레마입니다. 선거 때 기자들은 후보나 정당 대표의 발언, 주로 말싸움을 기사로 전합니다. 취재하기도 쉽고, 기사 쓰기도 쉽고, 독자들이 읽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정책은 그 반대입니다.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말 쪽으로 관심이 더 쏠립니다. 다른 딜레마는 취재원과 유권자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기자들은 선거 때 유권자보다는 정당 관계자들을 주로 취재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보고, 분석을 듣고, 판단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이변’이 발생했다고 기사를 씁니다. 이변?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기자들이 유권자들과 철저하게 유리돼, 민심을 몰랐을 뿐입니다. 그걸 알고, 또 반성을 하면서도, 기자들은 취재원 중심의 기사 작성을 좀처럼 포기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언론의 한계가 있는 것일까요. dawn@seoul.co.kr
  • [선택 6·2-수도권 빅3 희비교차] 재선 성공 김문수 “경기를 亞허브로”

    [선택 6·2-수도권 빅3 희비교차] 재선 성공 김문수 “경기를 亞허브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맹추격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선거기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김 후보는 당선이 유력해져서야 비로소 여유를 찾았다. ●당내 목소리 높아질듯 김 후보는 3일 오전 1시 30분 현재 48.5%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52.7%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47.3%)를 5.4%포인트 앞섰다. 김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부터 계속 휴식을 취하며 개표방송도 가족들과 조용히 지켜봤다. 그러다 윤곽이 드러나자 1시가 넘어서야 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캠프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경기도를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치 등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재선 지사로서의 성공적인 도약을 다짐했다.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고 수도권 완패를 저지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당초 경기지사 재도전과 당권을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도 알려진 김 후보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안정을 유지하면서 향후 당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김 후보쪽 캠프에서는 “여권을 지켜낸 대표 주자로서 확실히 구실을 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24박25일의 선거운동 기간동안 경기 지역 곳곳에서 잠을 자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선거에 임하는 표어를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 무한섬김’이라고 정하고 이에 맞춰 택시기사, 세탁소 주인, 노인요양원 봉사활동 등에 발벗고 나서는 부지런함도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유 후보 격차 좁혔으나 역부족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경기도지사 야 5당 단일후보인 유시민(국민참여당)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도와준 사람은 많았으나 유 후보가 한계를 넘기에는 뒷심이 부족해 보이는 듯했다. 초반 유 후보는 42%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16%포인트나 뒤졌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를 좁혀 나갔지만 속도가 더뎠다. 3일 0시50분 현재 40%의 개표율이 진행됐을 때에도 47.2%의 득표율로 5.6%포인트 차이가 났다. 선거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유 후보는 당락과 관계 없이 선거 후에도 태풍의 한복판에 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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