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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IT동맹, AI분야 年 1조원 투자… 미중 기술패권에 정면 도전

    한일 IT동맹, AI분야 年 1조원 투자… 미중 기술패권에 정면 도전

    7월 이해진·손정의 만남서 청사진 그린 듯 AI산업 과감한 투자로 시너지 효과 기대 출혈 경쟁했던 핀테크 성장 가속화 전망 전문가 “지역 플랫폼의 한계 뛰어넘어야”일본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과 대형 포털인 ‘야후재팬’이 18일 통합 경영을 선언한 것은 미국과 중국 인터넷 기업의 전방위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글로벌 인터넷 업계는 미국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과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가 주름잡고 있다. 약 5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야후재팬은 수년 전만 해도 일본 내 1위 포털 사이트였지만 지금은 구글에 밀리고 있다. 웹에서는 뉴스, 지도 서비스 등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어선 이렇다 할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라인도 일본 내에서 8200만명이 이용하며 압도적 1위 모바일 메신저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을 통합함으로써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대결을 펼쳐볼 만한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에 밀리지만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는 1위 업체다. 라인은 동남아 3개국과 일본에 있는 1억 6400만명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과 한판 승부를 벌여 보겠다는 계획이다.한일의 대형 인터넷 기업 동맹은 몇 년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네이버는 2000년에 일찍이 ‘네이버재팬’을 설립했지만 당시 일본 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던 야후재팬에 쓴맛을 봤다. 연달아 실패를 경험하다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전화의 대체 수단으로 모바일 메신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라인은 급성장하며 업계 1위로 우뚝 솟았다. 이후 라인과 야후재팬은 각자 모바일 메신저와 포털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라인페이’(이용자 3700만명)와 ‘페이페이’(이용자 1900만명)를 출시해 간편결제 시장 1~2위를 치열하게 다투기도 했다. 두 기업의 동맹 징후는 지난 7월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때 두 회사의 통합 경영에 대한 초안이 잡힌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더군다나 손 회장은 최근 자신이 주도한 비전펀드가 미국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의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등 위기를 맞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인과 손을 잡아 유례가 없는 한일 대형 인터넷 기업의 동맹을 이끌어 내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통합 경영에 돌입한다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손 회장은 지난 7월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네이버랩스의 석상옥 대표도 지난달 ‘데뷰 2019’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에 대항할 한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흐름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AI 분야에 오랜 시간 공들인 네이버는 한국, 일본, 프랑스, 베트남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연구 벨트’도 계획하고 있다. 동맹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가 확보되면 AI 산업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향후 AI를 중심으로 매년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핀테크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서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대규모 이용자를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도 소프트뱅크와의 동맹을 발표하면서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야후재팬은 ‘재팬넷뱅크’를 가지고 있고 라인은 ‘라인증권’을 발족해 금융 분야에서도 두 기업의 협력이 나올 수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 내에서의 지역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당장의 이슈”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소부장’ 특허 빅데이터 활용 의무화…특허 디스커버리제 도입

    빠르며 내년부터 정부 부처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연구개발(R&D)시 특허 빅데이터 활용이 의무화된다. 중장기적으로 정부 전 부처의 R&D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허청은 14일 지식재산에 기반한 ‘소부장’분야 ‘지식재산 기반의 기술자립 및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제9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과 소부장 연구개발 투자 전략 및 혁신에 이은 후속조치다. 그동안 일부 부처에 제공해 참고자료로 활용했던 특허 빅데이터를 적용한 연구개발(IP R&D)이 의무화된다. 특허 빅데이터는 전 세계 기업·연구소 등의 R&D 동향, 산업·시장 트렌드 등이 집약된 4억 3000만여건의 기술정보다. 이를 분석해 경쟁사의 특허를 회피하거나 기술노하우에 대한 단서를 찾아 연구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줄이고 R&D 성공률 제고, 개발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일정규모 이상 소부장 분야의 응용·개발연구에 대해 IP R&D를 수행하도록 정부 R&D 관리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중소기업 등이 지식재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투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식재산 금융을 2019년 7000억원에서 2022년 2조원으로 확대해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한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은행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으로 회수전문기구를 신설하고 무형자산 담보활용도를 높인 ‘일괄담보제’를 도입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보호도 확대, 강화한다. 중소기업의 기술탈취를 근절하기 위해 상표 및 디자인을 포함한 지식재산 전반으로 3배 징벌배상 제도를 확대하고, 특허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 상한도 침해자 이익 전액으로 현실화할 계획이다. 특히 특허·영업비밀 관련 침해소송 초기에 침해자와 피침해자가 증거자료를 상호교환하는 ‘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미국은 전면 시행, 독일이 일부 시행하고 있다. 지식재산 분쟁을 조기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혁신기술에 대한 지식재산 보호를 강화하고 지식재산 관련 전문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지식재산에 기반한 기술자립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지식재산 혁신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허청 명칭·기능 등의 개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AI·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기술패권도 차지할 것”이라며 “국민 1인당 특허출원 세계 1위인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발휘해 기술과 산업을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내년 솔로몬제도 대한 원조 재검토” 펜스, 이달말 예정된 총리와 회담도 취소 수교 조건으로 100억원 제공 약속한 中 태평양 요충지 확보…“작은 전투서 승리”남태평양의 소국 솔로몬제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를 미국이 강력히 비난하며 사실상 제재를 검토하자 중국이 “내정에 간섭 말라”고 반발했다. 두 나라가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에 이어 대만 문제로 힘겨루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의 글로리아 스틸 아시아국 부국장 대행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2020 회계연도에 솔로몬제도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나라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제재 조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이달 말로 예정된 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솔로몬제도 측 요청으로 다음주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맞춰 워싱턴DC에서 회동할 계획이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압박하는 것은 역내 안정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솔로몬제도가 중국과의 수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중국과의 수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가”라면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화춘잉 대변인도 “우리는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외교적 관계 단절을 결정한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솔로몬제도가 역사적 기회를 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상이 커지자 1971년 유엔에서 탈퇴했고, 시간이 갈수록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비공식적 동맹인 대만의 위상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솔로몬제도는 인구 63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2130달러의 빈국이다. 중국은 수교를 조건으로 개발기금 850만 달러(약 100억원)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서는 홍콩 시위로 흔들리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태평양 지역에 전략적 요충지도 확보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의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으려고 지난해 6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호주와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강필패’(國强必覇)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국가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2009년 영국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케임브리지대에서 한 연설에서 “국강필패, 중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국강필패론)고 언급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중국 외교 관리들이 이를 간혹 거론했을 뿐 국제사회에서 언급된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시 주석이 독일에서 열린 공개 강연에서 중국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가에 대해 “중국같이 큰 대국의 국방 건설에 필요하다”며 “중국은 절대로 국강필패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며 국제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왕이 부장 등 외교부 관리들도 가세해 앞다퉈 전파한 덕분에 ‘국가논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 주석은 올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국강필패론을 언급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서도 “중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가 추구했던 ‘국강필패’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국강필패론을 내세우면서도 남중국해의 90%에 해당하는 지역에 구단선(해상경계선)을 그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 설립을 주도하는 등 대외 확장정책 추진에 골몰한다. 더군다나 한국과의 마늘 분쟁과 사드 배치에 대한 전방위 경제보복,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연어 수입 금지,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가쿠열도) 분쟁에 대한 희토류 수출 금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맞붙은 필리핀에 바나나 수입 금지, 베트남에 자국 내 입찰 및 관광 제한,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용한 몽골에 차량 통관세 신설을 했으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도와준 캐나다에 인적·경제 보복을 하며 무릎을 꿇렸다.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걸핏하면 주변국에 힘자랑을 하는 까닭에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강필패론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그다지 곱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는 ‘사마소의 심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안다”(司馬昭之心 路人皆知)에서 나왔다. 사마소(司馬昭)는 위·촉·오 삼국시대(220~280) 촉나라 제갈량(諸葛亮)과 쌍벽을 이룬 위나라의 군사전략가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이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사마소가 황제 조모(曹髦)의 황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는 뜻이다. 권력을 찬탈하려는 야심이 빤히 보이는 것을 비유할 때 쓰인다. 중국이 국강필패론을 내걸고 “중화민족의 부흥은 중국 인민의 행복을 도모하고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외치더라도 국제사회에는 한낱 구두선(口頭禪)으로만 들릴 뿐이다. 국강필패론이 ‘사마소의 심보’로 치부되지 않고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보여 주는 게 가장 빠른 첩경일 것이다. khkim@seoul.co.kr
  • 휘청이는 한국 반도체… 일본이 때리고 미국이 웃는다?

    휘청이는 한국 반도체… 일본이 때리고 미국이 웃는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감광재),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기존 포괄수출허가를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이다. 일본은 이어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앞선 얘기”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현재로선 ‘시계 제로’에 가깝다.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얼마인지, 규제 이면에 깔린 숨은 의도는 무엇인지 등을 짚어 봤다.●규제 대상·수위·기간에 따라 충격파 달라져 반도체는 한국 경제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출 성장 기여율은 92%다. 그만큼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은 물론 경제 전체에 충격파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일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 세미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이 30% 부족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2%, 소재 부족이 45%로 확대되면 GDP는 4.2~5.4%가 각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틀 뒤인 지난 12일 현안 토론회에서 한경연의 분석이 ‘무리한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반도체와 LCD 패널 연간 수출액을 합치면 1000억 달러 정도”라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수출의 절반인 500억 달러가 줄었다고 하고, 전후방 산업에 영향을 미쳐서 1000억 달러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자. 지난해 우리나라 GDP가 1조 5000억 달러인데 1000억 달러 손실은 대략 0.5~0.6%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지난 14일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생산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0.4%, 경상수지는 100억 달러(약 11조원)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가전 등 비반도체 부문과 자동차·화학 등의 분야로 확산한다면 경상수지 감소 폭은 135억 달러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 규제의 대상과 수위 못지않게 기간도 중요한 변수다. KB증권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의 수출 물량이 10%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출 규제가 3분기까지만 이뤄지면 경제성장률이 0.19% 포인트, 3~4분기에 지속되면 0.37% 포인트, 내년 말까지 유지되면 0.74% 포인트 각각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재철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한일 양국 간 신뢰 관계가 상당히 훼손됐다는 점, 한일 양국의 정치 일정,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한일 무역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 속셈? 수출 규제의 원인을 놓고 일본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우고, 국내에서는 한일 역사 갈등에 대한 경제 보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안보상의 이유나 역사 문제가 해소되면 무역 갈등이 사라질까.일본 정부가 규제 대상에 올린 극자외선(EUV) 레지스트를 보면 속단하기 어렵다. EUV 레지스트는 우리 정부가 지난 4월 30일 야심 차게 비전과 전략을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와 연관이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중심의 편중 구조다.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 저장을 담당한다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 처리에 사용된다. 지금까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메모리 반도체의 전성시대를 만들어냈다면 자율주행차와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시스템 반도체 2010’, 2011년 ‘시스템 반도체 2015’ 계획이 각각 추진되기도 했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근본 체질을 바꾸지는 못했다. 지금도 비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가 메모리보다 2배가량 큰 상황에서 이번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전략은 반도체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더욱이 반도체 분야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머니게임’이자 경쟁 기업이나 국가보다 앞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속도 전쟁’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EUV 공정으로 생산한 7나노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EUV 레지스트 수출 규제는 결국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이 외부에선 ‘약자의 몸부림’이 아닌 ‘강자의 포효’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정치 보복 차원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또는 차세대 산업을 둘러싼 갈등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전략적 규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재 대신 침묵하는 미국, 차도지계?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미국의 역할론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나 개입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58%,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이 70%로 절대 강자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게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용 CPU인 AP다. 이 중 CPU 분야는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라 다른 기업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 AP 분야는 퀄컴(미국), 미디어텍(대만), 애플(미국), 삼성전자(한국) 등의 순이다. 또 비메모리 분야는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분업 구조를 갖는 게 특징인데, 현재 세계 1위는 각각 퀄컴과 TSMC(대만)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AP 설계 기술은 퀄컴 수준을 따라잡았고 공정 기술에서는 AP 파운드리 3사(TSMC·글로벌파운드리·삼성) 중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한국을 비롯해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부품·소재를 내다 파는 처지에서 재도약을 꿈꾸는 일본, 강력한 정부 지원을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TSMC라는 글로벌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만 등의 각축장인 셈이다. 1984년 촉발돼 1996년까지 13년 동안 지속된 미일 반도체 분쟁 사례도 있다. 핵심은 급성장하는 일본 반도체 산업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 과정에서 1987년만 해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10위였던 인텔이 1992년부터는 1위로 도약했다. 반대로 NEC와 도시바, 히타치 등 수년간 1~3위를 점유했던 일본 기업들은 속절없이 무너져내렸고, 지금은 존재감마저 지워졌다. 미중 무역분쟁 역시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무역적자(2017년 기준 3750억 달러)가 깔려 있고, 본질적으로는 중국의 급성장에 대한 견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단순히 감정적이라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반도체 주도권을 삼성전자에서 미국의 마이크론으로 옮기려는 전략적 계획이 숨어 있다면 우리에게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shjang@seoul.co.kr
  •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은 한국 제주도의 18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실은 군사적 요충지다. 지난해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하이난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려 용틀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선전처럼 발전하기에는 배후 산업단지와 기술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제주도의 제주시와 비슷한 성격의 도시인 하이난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단지를 조성해 최첨단 기술 기업이 밀집한 관광지역인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키우려 하는 중국의 야심을 들여다 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큰 섬인 하이난은 한국의 제주도와 지난 1995년부터 교류를 이어왔다. 제주도청이 있는 제주시는 하이난의 성 정부가 있는 하이커우에 해당하며, 관광지가 밀집한 서귀포는 세계적 호텔 체인이 총집합한 하이난의 산야와 비슷하다. 하이커우와 산야는 고속철로 연결되어 약 4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기자가 최근 방문한 하이커우에 자리 잡은 푸싱청 인터넷 혁신파크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아이치이, 인공지능(AI) 뉴스로 유명한 미디어 기업 진르토우티아오 등 대부분의 중국 유명 인터넷기업의 지사가 있다. 세 개의 공원이 모인 하이커우만에 있어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푸싱청은 52㎢ 면적의 복합업무단지로 2015년 문을 열었다. 야자수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토론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의 모습은 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푸싱청 입구에는 ‘창업이 제일동력이며 인재가 제일가는 자원(創新是第一動力 人材是第一資源)’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이 새겨져 있다. 푸싱청에는 현재 중국 유명 인터넷 기업의 지사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개발센터, 창업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처쿠카페와 각종 벤처투자기금 등 약 4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푸싱청 입주 허가가 통과되면 하이난성의 장려금 50만 위안(약 8500만원), 하이커우시의 장려금 20만 위안이 주어진다. 기업 소득세율은 25%에서 15%로 감면되는 등 각종 혜택과 법률 및 행정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푸싱청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점심은 주로 ‘와이마이’라 불리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해결했다. 사무실 내부에 탁구대, 헬스기구 등이 있는 공용 운동 공간이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같은 큰 기업 이외에도 3~4명이 일하는 작은 벤처 기업도 푸싱청 내부에 많았다.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푸싱청 바로 옆에는 하이난 특산품인 침향을 가공 판매하는 향 거리가 있었지만 문을 닫은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향 거리에서 4대째 100년 된 향 가게를 하는 왕하이중(32)은 “2~3년 전에는 한 달 수입이 6만 위안을 넘었지만 지금은 10분의 1로 줄었다”며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선물로 우리 가게 제품을 찾아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섬 전체를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지만 인터넷 기업이나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첨단 산업에만 지원이 쏠리면서 전통 소상공인들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푸싱청이 생겨나면서 차와 향을 파는 전통 가게도 같이 성업하길 하이난 성 정부와 하이커우시는 기대했지만 결과는 향 거리의 쇠락이었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푸싱청과 달리 바로 곁 향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폐점 상태였다. 정부의 보조금도 먼저 푸싱청을 통해 향 거리로 배분되면서 향 거리의 상인들은 정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하이난을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 데 이어 10월에는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지역을 승인했다. 중국 인민대, 영국 옥스퍼드대 블록체인 연구소 등이 참여했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후어비의 중국 본사도 하이커우 블록체인 시범지역에 있다. 왕징 하이난성 산업·정보기술부 장관은 서울신문에 “시범 지역은 전 세계 블록체인 업계의 재능 있는 인사들을 끌어들일 것”이라며 “하이난이 블록체인 연구기관들과 산업계 주요 인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하이난은 연구 및 기술인력이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영국의 해로우 공립학교뿐 아니라 베이징 명문고인 베이다부중, 인민대부중 등과 병원을 유치해 첨단 업종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이난 전체 인구가 900만명 밖에 안 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인재 100만명 유치 계획을 세우고 월 5000위안의 주택 임대 보조금을 성 정부에서 제공한다. 하이난성은 지난해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관광과 첨단기술 산업 발전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가격 통제에 나섰다. 그 결과 하이난성의 첨단 기술 기업은 381개로 증가해 전년 대비 46.1%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도 늘어 한국의 JK성형병원이 보아오 러청 국제 의료관광 시범지역에 세워졌다. 2018년 외국자본 투자는 재작년보다 112% 늘어 7억 3300만 달러(약 8700억원)를 기록했고, 올 1분기 투자액은 676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배 증가했다.자유무역항 하이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펑황다오다. 중국 최초로 국제유람선을 위해 2002년 공사를 시작해 2016년 완공된 항구지만 실제로는 유람선이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해양경찰 경비함이 펑황다오에 정박해 있었다. 중국 해양경찰은 300척 이상의 경비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펑황다오에 경비함이 있는 것은 하이난이 난사군도·시사군도 등 남중국해를 관할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양국 간 치열한 ‘안보 전쟁터’가 바로 남중국해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지역 안보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은 사실상 대중국 봉쇄 작전에 다름없는데 이에 대응하는 최전선이 바로 하이난인 것이다. 올 들어 미 군함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다며 남중국해의 중국 영해를 통과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미 군함이 남중국해를 지날 때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강력하게 반발한다. 중국의 해군력은 항공모함을 11대 보유한 미 해군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해양경찰까지 합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비 선박을 갖고 있다. 배수량이 1만 2000t인 세계 최대 크기의 연안경비함도 중국 해경이 운용하고 있다.하이난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 세계에서 3곳밖에 없는 7성급 호텔 아틀란티스 등으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크루즈항에 해양경찰 경비함이 정박한 것처럼 하이난은 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핵심 전략 기지이기도 하다. 롱옌송 하이난성 상무청 부청장은 서울신문에 “하이난성은 외국 투자에 대해서는 하나의 창구만을 거치면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 외에 다른 유명 자유무역항의 경험을 배워 하이난의 비즈니스 환경을 더욱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하이난·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거실극장’ 콘텐츠·점유율 전쟁

    ‘거실극장’ 콘텐츠·점유율 전쟁

    홈트여신 출시 SK브로 “티브로드 인수”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실버층 공략 KT는 육아 해결·영화음악 팬 잡기 나서이동통신 3사가 국내 ‘거실극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안으로는 경쟁사 간 인수전으로 유료방송 고객을 확보하고 밖으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구글과 아마존 등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3사 정체성은 이동통신 업체를 넘어 콘텐츠와 정보기술(IT) 플랫폼 회사로 변모한 지 오래다. 각사는 각각 보유한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20일엔 SK브로드밴드가 양정원, 장유진, 황아영 등 인기 강사가 진행하는 건강관리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VOD) 서비스인 ‘홈트여신’을 출시했다. 최근 유행하는 홈트레이닝 열풍에 맞춰 필라테스, 요가, 피트니스 등 세 가지 운동을 집에서 따라하며 배울 수 있게 만들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50대 이상 실버세대에 특화된 미디어 서비스인 ‘브라보라이프’를 출시했다. 서울대병원과 공동 제작한 건강정보 프로그램, 은퇴 뒤 새로운 시작을 돕는 ‘나의 두 번째 직업’ 등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KT도 육아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 육아 고민을 해결해 주는 ‘키즈랜드 전국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엔 1960~80년대 추억의 영화를 엄선해 명장면과 영화음악을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형식의 문화 프로그램 ‘전국 소울무비 콘서트’를 마련했다. 콘텐츠 확보 경쟁뿐 아니라 시장점유 경쟁도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인수가 끝난 뒤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 가입자 수 기준 점유율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상황이 되자 SK텔레콤과 KT도 각각 검토 중이던 인수 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KT그룹도 딜라이브 인수에 관해 고심하고 있다. 음성인식 AI 플랫폼으로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들이 미디어·콘텐츠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을 국내 기업끼리의 싸움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최근 유료방송 업계의 콘텐츠와 인수 경쟁은 글로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거실 플랫폼’ 확보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넷플릭스뿐 아니라 구글이 AI 스피커로, 아마존이 LG전자 가전을 통해 국내에 진출했는데 “콘텐츠로 일단 밀리면 유통 등 모든 채널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통신사들 ‘거실 콘텐츠’ 주도권 싸움

    통신사들 ‘거실 콘텐츠’ 주도권 싸움

    이동통신 3사가 국내 ‘거실극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안으로는 경쟁사 간 인수전으로 유료방송 고객을 확보하고 밖으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구글과 아마존 등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3사 정체성은 이동통신업체를 넘어서 콘텐츠와 정보기술(IT) 플랫폼 회사로 변모한 지 오래다. 각사는 각각 보유한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20일엔 SK브로드밴드가 양정원, 장유진, 황아영 등 인기 강사가 진행하는 건강관리 실시간동영상 스트리밍(VOD) 서비스인 ‘홈트여신’을 출시했다. 최근 유행하는 홈트레이닝 열풍에 맞춰 필라테스, 요가, 피트니스 등 3가지 운동을 집에서 따라하며 배울 수 있게 만들어졌다. LG유플러스는 최근 50대 이상 실버세대에 특화된 미디어 서비스인 ‘브라보라이프’를 출시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제작한 건강정보 프로그램, 은퇴 뒤 새로운 시작을 돕는 ‘나의 두번째 직업’ 등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KT도 육아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 육아 고민을 해결해주는 ‘키즈랜드 전국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엔 1960~1980년대 추억의 영화를 엄선해 명장면과 영화음악을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형식의 문화 프로그램 ‘전국 소울무비 콘서트’를 마련했다. 콘텐츠 확보 경쟁 뿐 아니라 시장점유 경쟁도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인수가 끝난 뒤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 가입자 수 기준 점유율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상황이 되자 SK텔레콤과 KT도 각각 검토 중이던 인수 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KT그룹도 딜라이브 인수에 관해 고심하고 있다. 음성인식 AI 플랫폼으로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들이 미디어·콘텐츠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을 국내 기업끼리의 싸움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게 관계자들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최근 유료방송 업계의 콘텐츠와 인수 경쟁은 글로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거실 플랫폼’ 확보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넷플릭스 뿐 아니라 구글이 AI 스피커로, 아마존이 LG전자 가전을 통해 국내에 진출했는데 “콘텐츠로 일단 밀리면 유통 등 모든 채널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T 신트렌드] AI 둘러싼 美·中 기술패권 경쟁/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AI 둘러싼 美·中 기술패권 경쟁/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과학기술 패권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과거 과학기술의 선두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거대 자본을 과학기술에 집중투자하며 미국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특히 중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최근 조사된 논문 지표에 따르면 중국은 양과 질 모두에서 미국에 앞섰다. AI의 요람이자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저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기술력이라는 것을 단순히 논문만으로 판정할 수는 없지만 소위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유니콘 기업의 행보는 중국의 AI 저력을 확실히 보여 준다. 중국의 정책 노선을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2017년 7월에 발표된 ‘차세대 AI 발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AI 자체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AI 육성을 강조했다. 특히 2030년까지 AI 핵심 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162조 6900억원), AI 관련 산업 규모를 10조 위안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자세는 AI를 활용한 17억 인구의 얼굴인식 프로젝트에도 이어진다. 심층학습을 비롯한 AI의 기술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결국 AI는 데이터 확보의 경쟁이라는 것을 중국은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AI를 과감히 시도하고 데이터를 획득하려는 의지가 정책에도 잘 반영됐다고 본다. 어쩌면 자율주행차를 가장 먼저 도입할 나라는 중국이 아닐까 싶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은 AI 최고기술 보유국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AI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백악관에서 발간된 AI 보고서에서는 AI 기술뿐만 아니라 그 사회적 파급효과에서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어젠다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됨에 따라 AI 기술 육성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2월부터 3회에 걸쳐 AI를 주제로 개최된 공청회에서는 미국이 AI의 리더십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지난달에는 차세대 AI(AI Next)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이 새삼 주목되는 대목이다.
  • 삼성 시험에 나온 ‘토사구팽’이 실검 장악한 또다른 이유

    삼성 시험에 나온 ‘토사구팽’이 실검 장악한 또다른 이유

    삼성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등장한 ‘토사구팽(兎死狗烹)’이 22일 오전 각포털의 주요 검색어로 등장해 화제다. 네티즌들은 토사구팽 출제를 두고 색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전날 끝난 GSAT의 언어논리 영역에 ‘토사구팽에 나오는 동물들’을 묻는 시험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이다. 토사구팽은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돼 주인에게 삶아 먹히게 된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 문제의 정답은 토끼와 개다. 지원자들은 토사구팽의 의미가 아닌 등장하는 동물을 묻는 문제에 당황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토사구팽은 ‘사기’(史記)의 ‘월왕구천세가’에서 유래했다. 중국 춘추 시대 월(越)나라 명신(名臣) 범려는 당시 패권을 잡은 왕 구천이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판단해 월나라를 탈출했다. 범려는 월나라에서 함께 공을 세운 신하 문종을 염려하며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춰지고,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高鳥盡良弓蔣, 狡兎死走狗烹)’고 충고했다. 그러나 문종은 범려의 충고에도 월나라를 떠나기를 주저하다가 구천에게 반역 의심을 받은 끝에 자결했고, 이 같은 고사에서 토사구팽이 유래됐다. 사기 회음후열전에도 나온다. 한나라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다음 눈엣가시같은 명장 한신을 포박하자 역시 ‘토사구팽’이란 말을 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절대 권력자에게 위협이되거나 이용 가치가 없어졌을 때 가차없이 숙청해버린다는 비정함이 묻어있다.토사구팽 출제와 관련해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네이버 아이디 chin****은 “이걸 왜 냈겠는지 생각 좀 해봐라..정치권에 기업들이 돈주고 협조했더니, 반기업정서 만들어서 토사구팽 당해왔다고 어필하느라 이 시험 문제 낸거야”, pick**** 은 “삼성이 하고 싶은 말을 문제로 낸 것이다”, sbss****은 “삼성이 토사구팽 당한 걸 시험으로 표출했다”, kaih****는 “삼성 들어가서 일하다 토사구팽 당하지”라는 촌평의 댓글을 달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중국의 대만 수교국 빼앗기에 제동 건 백악관, 엘살바도르와 수교한 중국 비판 성명 발표

    중국의 대만 수교국 빼앗기에 제동 건 백악관, 엘살바도르와 수교한 중국 비판 성명 발표

    미국과 중국의 날선 패권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수교국 빼앗기’를 둘러싸고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을 비난하며 개입하기 시작했다. 미국 백악관은 엘살바도르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 3국간 수교 및 단교에 미 백악관이 직접 성명을 내고,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밤늦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과 엘살바도르 간 수교에 대해 “중국의 분명한 개입에 대한 엘살바도르 정부의 수용”이라고 지적하면서 엘살바도르와의 관계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단기적인 경제성장이나 사회기반시설 개발을 촉진할 목적으로 국가 주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과 수교하거나 관계를 확대하려는 국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실망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성명은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는 중국의 경제적 유인책이 파트너십이 아니라 경제적 의존성과 지배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또 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한 중국의 ‘불안정화’ 시도에 대해 계속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이 중국과 엘살바도르의 수교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장 매네스 엘살바도르 주재 미국 대사가 중국과 엘살바도르 수교 직후 트위터에 “엘살바도르의 결정은 여러 이유로 걱정된다”면서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엘살바도르) 정부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의 성명은 특히 미·중 무역전쟁관 관련한 양국 간 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의 성명은 향후 중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한 신호탄일 수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앞서 엘살바도르가 지난 21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셉 우 대만 외교부장관은 엘살바도르가 항구 개발을 목적으로 대만에 막대한 자금을 요청했지만, 타당성이 없어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독립파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군사, 외교 등 다방면에 걸쳐 대만에 대한 강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중국은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위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 집권 이후 2년여 동안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 부르키나파소에 이어 엘살바도르까지 모두 5개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이로써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당시 22개국이던 대만과의 수교국은 현재 17개국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중국이 일부 대만 수교국들과 곧 수교할 것이라고 중국 당국자가 시사했다고 대만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는 이날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 전날 제21회 베이징-대만 과학기술 포럼에 참석해 치사를 통해 양안 교류저지와 탈중국화 등의 행동은 양안 이익을 해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류 주임은 치사 이후 대만과 엘살바도르의 단교 관련 질문에 ‘하나의 중국’은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라면서 “일부 국가도 계속해서 정확한 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공세로 대만과 단교하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중국 천샤오둥(陳曉東)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다음달로 예정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 중국과 국교를 맺지 않은 나라는 초청을 받을 수 없다고 지난 22일 말했다. 자유시보는 24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전날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 신임처장을 접견하면서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 압력에도 대만은 민주자유 수호의지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크리스텐슨 처장은 미국은 앞으로 대만을 계속 지지하고 국제사회에 참여하려는 대만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항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것은 해가 되는 행동이라며 수십년 동안 유지돼온 평화와 안정,발전 틀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8K TV-AI·프리미엄 홈 패권 경쟁 뜨겁다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8’를 1주일여 앞두고 새롭게 선보일 주요 가전 기술과 동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8K TV와 인공지능(AI) 홈을 놓고 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맞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IFA는 전통적으로 TV 격돌 무대다. 삼성전자는 8K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신제품, 그리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에서 공개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더 월’ 양산 제품을 전시한다. LG전자도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서 8K급 전시 제품을 선보이고,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TV 시장은 UHD로 불리는 4K 해상도(가로 3840×세로 2160) 제품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한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8K TV 전시에 대해 “TV 대형화 추세에 따라 화질이 4K보다 4배 선명한 8K(7680×4320)급으로 옮겨 갈 것으로 보고, 한발 앞선 선제 기술로 제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인 TCL을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주요 TV 제조사들도 각각 QLED·OLED TV 신제품을 전시한다. 마이크로 LED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이 앞서 지난 1월 145인치급을 선보인 데 이어 LG가 더 큰 사이즈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AI·프리미엄 홈도 키워드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유럽 론칭 무대로 IFA를 택했다. 전시장 야외 정원에 900㎡ 규모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첫 AI 스피커 ‘갤럭시홈’의 공식 출시 일정을 여기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홈에는 자사의 독자적인 AI 플랫폼 ‘빅스비 2.0’이 탑재된다.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개막 기조연설자로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나서 ‘AI로 더 자유로운 삶’을 주제로 발표한다. LG전자 최고경영진이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판결, 성장동력 찾기 등과 맞물려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음악도 빌려듣는 시대… 플랫폼 선점 나선 음원시장 강자들

    음악도 빌려듣는 시대… 플랫폼 선점 나선 음원시장 강자들

    세계 음악 시장이 물리적 ‘음반’ 위주에서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넘어간 것은 벌써 오래전 이야기이다. 음악시장 90%에 육박하는 음원시장의 형태는 최근 수년 새 다운로드 중심에서 스트리밍 중심으로 이동했다. 사서 저장하던 음악을, 필요할 때 빌려서 듣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엔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등 새로운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런 미디어 재생 플랫폼을 얼마나 선점하느냐가 음악시장 패권을 좌우하게 됐다.국내에서는 카카오 멜론이 음원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가 거대한 세계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미하다. 아직까지 이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앉아 있는 업체는 ‘스포티파이’인데, 차세대 플랫폼에 접목하는 게 후발주자들에 뒤처져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 음악전문매체 디지털뮤직뉴스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뮤직이 스포티파이의 유료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뮤직은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각종 기기들에 기본 탑재됐다.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기에 애플뮤직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유하고 있다. 신제품을 낼 때마다 세계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기기들에 선탑재된 데에 힘입어 1위 스포티파이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 많은 플랫폼을 장악한 3위 아마존의 추격은 훨씬 무섭다. 아마존 뮤직은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비롯해 TV, 호텔 등 새로운 플랫폼과 연동해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유료 서비스인 ‘뮤직 언리미티드’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기본 제공되는 ‘프라임 뮤직’보다 더 많은 수의 음원과 향상된 기능으로 이용자 수를 늘려 가고 있는데, 업계는 이 성장세를 에코가 견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뮤직은 스마트 스피커 외에도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스마트TV와 무선 스피커, 사운드 바 등 모든 오디오 기기에 ‘프라임 뮤직’을 탑재했다. 또 지난 6월 공개한 자사 AI 플랫폼 ‘알렉사’의 호텔용 서비스를 통해서도 아마존 뮤직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호텔용 알렉사는 객실에서 에코로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하거나 조명 조절, 근처 식당 정보 확인 등이 가능한 서비스다. 현재 메리어트호텔과 제휴하고 있다.국내 음원시장을 돌아보면 다운로드 위주의 시장이 저물며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고전하던 중, 2013년 SK텔레콤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멜론을 매각했다. 2016년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를 인수한 카카오는 국내 음원시장을 스트리밍 중심으로 옮겨 놓으며 멜론을 성장시켰다. 2004년 멜론 출범 당시 173억원에 불과했던 음원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을 넘어섰고, 멜론은 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카카오 실적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자 경쟁사들도 공세를 높이고 있다. 2위 업체인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의 합병을 추진하며 멜론을 추격하고 있다. 멜론의 주인이었던 SK텔레콤은 하반기 신규 음악 플랫폼을 출시, 음원 시장 재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SM·JYP·빅히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1위 업체 멜론은 음원 재생 플랫폼 점령에서도 1등이다. 한희원 카카오M 멜론컴퍼니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들은 인공지능으로 운영되는 특성으로 인해 이용자의 시간적 여유가 늘어나 콘텐츠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라면서 “음원은 어떤 플랫폼과도 접목이 쉽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어 각 플랫폼에 가장 먼저 연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지난 1월 카카오톡으로 음악을 공유하는 ‘카카오멜론’을 론칭하며 음원서비스와 메신저를 결합했다. 카카오톡 내에서 음악을 듣고, 대화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듣거나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톡의 카카오멜론 플러스친구에서 만날 수 있는 AI 뮤직봇 ‘로니’도 선보였다. 로니는 멜론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악을 검색하고 이용자의 이용 패턴과 취향을 분석, 맞춤형 재생목록을 만들어 준다. 멜론 관계자는 “카카오멜론에서는 월간 최대 340만건의 음악 말풍선이 공유되고 있으며, 카카오멜론 플러스친구와 친구를 맺은 이용자는 322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멜론은 미래 핵심 플랫폼인 커넥티드카에도 들어간다. 구글이 지난달 12일 국내에 출시한 차량용 폰 커넥티비티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2016년 이후 생산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전 차종에서 음성명령으로 멜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하반기엔 ‘카카오내비’에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가 탑재될 예정이라, 제조사나 차종에 상관없이 차 안에서 음성으로 멜론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게 된다. 멜론은 홈 IoT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성전자의 IoT 냉장고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에 기본 탑재됐고, 카카오가 건설사들에 제공 중인 카카오i를 통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에도 접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올해 공급하는 단지부터 카카오톡 기반 메신저로 집 안 IoT기기들을 제어하고 멜론을 통한 음악재생 등이 가능한 ‘대화형 스마트 더샵’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AI스피커에도 들어가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4월 동안 AI스피커 ‘카카오미니’에서 가장 많이 쓰인 기능은 멜론과 연동한 음악재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까지 팔린 20만대의 카카오미니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시간은 주당 평균 4000만분에 달한다”고 말했다. 멜론을 바로 뒤에서 추격하고 있는 지니뮤직도 다양한 플랫폼과 접목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먼저 1대주주 회사 KT의 AI 플랫폼 ‘기가지니’에 기본 탑재되면서 자연히 홈IoT 플랫폼에 들어갔다. 기가지니는 최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2대주주인 LG유플러스의 IPTV에서도 음원을 제공한다. 네이버의 AI스피커인 ‘클로바’에서 나오는 음악도 지니뮤직의 음원이다. 특히 최근 첫선을 보인 KT의 AI 호텔 서비스인 ‘기가지니 호텔’에도 기본 적용됐다. 현재 노보텔 엠배서더 동대문 해당 객실에서 음성 명령으로 지니뮤직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진출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약 10개월간 연구개발을 진행, 지난해 ‘재규어 랜드로버 지니’를 선보였다. 지니뮤직은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인콘트롤’에 탑재돼, 음원 외에도 차량 운행 중 쉽게 음악리스트를 선택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과 분위기·날씨에 따라 선곡할 수 있는 드라이브 추천리스트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올 뉴 디스커버리’부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전 모델에 탑재돼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의 음악서비스 ‘원더뮤직’에 음원콘텐츠를 공급한다. 원더뮤직은 ‘500원 40회 듣기’, ‘1000원 81회 듣기’, ‘2000원 163곡 듣기’, 기간형 무제한 음악이용권 등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음악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중국이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첨단 무인 인공지능(AI) 잠수함 개발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자살 공격 등 다양한 작전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무인 AI 잠수함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을 벌이는 서태평양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다툼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이를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중국은 AI 기술을 통해 해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인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세계 최대 규모의 ‘드론 보트’(수상 드론) 시험시설을 건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앞서 지난해 10월 수중 탐사 외에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수중 드론 ‘하이이(海翼) 1000’ 시험에도 성공했다. 수중 드론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학원 산하 선양(瀋陽)자동화연구소가 개발한 이 수중 드론은 태풍 등 열악한 환경과 최고 수심 6000m 깊이에서 190개 과제를 무난히 수행하는 등 바다 환경보호, 과학 탐사활동뿐 아니라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바다의 날개’를 뜻하는 ‘하이이 1000’은 남중국해에서 91일간 임무수행하며 1880㎞의 항해 기록을 세우는 등 내구성도 대폭 보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젠청(兪建成) 선양자동화연구소 연구원은 “수중 드론은 잠수함 지원뿐 아니라 중국 영해에서 외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중 드론은 대부분 크기가 작은 만큼 다른 군함이나 잠수함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비해 현재 개발 중인 무인 AI 잠수함은 일반 잠수함과 맞먹을 정도로 크기가 대규모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잠수함과 같은 선착장에 정박한다. 화물칸은 고성능 정찰 장비부터 미사일 또는 어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물을 수송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널찍하다. 에너지 공급은 디젤 엔진이나 다른 전원 공급 장치에서 이뤄지는 까닭에 몇 달 동안 장기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적 군함과 민간 선박을 구별하거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 등을 스스로 수행한다.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등의 작전 수행이나 적군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등에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인명 손실에 대해 우려가 필요없는 무인 잠수함의 특성 덕분이다. 린양(林揚) 선양자동화연구소 해양기술정보장비 책임자는 미국에서 개발 중인 유사한 무기에 대한 중국의 대비책이라며 정보가 “민감한”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술 사양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무인 AI 잠수함의 대표적 강점은 승무원의 탑승과 안전을 위한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건조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 미국 해군에 인도될 차세대 콜롬비아급 유인 잠수함 12척의 개발과 건조 비용은 무려 1200억 달러(약 135조원)에 이른다. 반면 록히드마틴이 개발하는 무인 잠수함의 개발 비용은 4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항행 중 고장이 났을 때 이를 수리할 승무원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인 잠수함이 수행할 수 있는 작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AI 잠수함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미 해군이나 서방의 해군 전력보다 자국 해양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잠수함은 미 해군 잠수함에 비해 바다속 작전을 수행할 때 소음이 심한 탓에 적 탐지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093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110m ‘상’(商)급 핵잠수함이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일본 해상 자위대에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닌 끝에 공해 상에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미국이 오는 2020년까지 무인 AI 잠수함을 개발하도록 록히드마틴, 보잉 등에 제작을 의뢰했다는 점도 중국의 AI 잠수함 개발을 부추겼다. 록히드마틴이 만드는 무인 AI 시스템은 잠수함이 본부와 교신하면서 작전을 수행하고 목표 지점에 탑재물을 내려놓고 본부로 귀환하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보잉이 개발하는 무인 AI 잠수함은 길이 15m에 지름 2.6m로 수심 3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50t급 자율주행 잠수함 시제품이다. 수개월 동안 항행 거리 1만 2000㎞에 이르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5㎞에 이른다. 러시아도 대륙 간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무인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에도 AI 기능을 도입해 잠수함의 ‘두뇌’와 ‘귀’에 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1950년대 초 미국이 처음으로 개발한 핵잠수함은 가장 고도화된 전쟁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핵잠수함의 ‘두뇌’(전투체계)와 ‘귀’(소나·수중 음파 탐지기)에 해당하는 컴퓨터 기술은 발전이 더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투체계(잠수함이 항해하거나 전투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통합해 처리하는 장비)·소나 등 핵심 장비는 승무원이 조작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흉내낼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하면 무인 핵잠수함 운용이 가능하다. AI가 중국 해군이 보내주는 데이터와 선체 내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 등을 분석해 전장(戰場)환경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인간과 달리 감정 기복 없이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이를 도입하는 이유다. 예컨대 지휘관은 수개월간 바다 밑에서 수백명의 선원들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판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까닭에 오판 확률을 낮출 수 있다. AI는 지휘관이 내린 군사작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독창적인 전술을 짜는 것도 가능하다. 적이 보내는 위협 신호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런 만큼 중국은 AI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해양 패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해군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라이트 솔루션즈의 조 마리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러시아가 무기 등에 AI를 결합하면 미국의 해양 패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AI는 대용량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데, 이 대용량 컴퓨터를 좁은 잠수함 속에 집어넣기는 매우 어려운 탓이다. 잠수함용 AI는 유사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갖춰야 하는데 이런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AI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핵잠수함용 AI가 최소한의 기본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주문했다고 SCMP가 전했다. 이 조건에는 바닷물 상태에 따른 빠른 대응 능력과 실패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는 단순한 조작체계, 기존 컴퓨터 기술과의 호환성 등이 포함된다. A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언제든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어 핵잠수함에 AI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AI가 핵잠수함 등 무기에 도입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일부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하나의 대륙을 날려버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핵잠수함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항모굴기 발목잡는 ‘짝퉁 리스크’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항모굴기 발목잡는 ‘짝퉁 리스크’

    미국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쥐고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고 있는 원동력은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이다. 그 군사력의 핵심은 누가뭐라해도 항공모함 전단이다. 10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의 군함에 60~80여 대에 달하는 고성능 전투기가 가득 실려있고, 이러한 항모를 최첨단 이지스함 4~6척과 핵잠수함이 호위한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이다. 항모전단이 갖는 절대적 위력 때문에 중국도 항모굴기에 한창이다. 미국에게 패권 경쟁 도전장을 낸 중국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 해군력을 따라잡기 위해 항모전단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제 고철 항모를 개조한 랴오닝함에 이어 자체 개발한 Type 001A형 항공모함을 최근 진수시켰고, 현재 건조 중인 Type 002와 Type 003 항모는 미국 최신 항모와 동일한 전자식 항공기 사출장치(EMALS : 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를 탑재한 85,000톤급 이상의 대형 항모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적어도 4척의 항모를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호위세력도 착착 준비되고 있다. ‘중국판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Type 052D 구축함은 불과 5년 사이에 13척이나 진수됐고, 13,000톤이 넘는 차세대 대형 구축함 Type 055는 2년만에 4척이 진수됐다. 이보다 작은 4,000~5,000톤급 호위함은 현재까지 30척이 넘는 수량이 취역했거나 진수됐고 앞으로 몇 척이 건조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건조되고 있다. 항모와 호위전력은 착실히 준비되고 있지만 문제는 함재기다. 항공모함의 전투력은 대부분 함재기에서 나온다. 함재기 없는 항모는 단지 떠다니는 비행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별 가치가 없다. 지금 중국 항모들이 그렇게 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항모 탑재용 전투기 J-15가 심각한 결함으로 인해 양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부사령원 장홍허(张洪贺) 중장의 발언을 인용, 중국해군이 J-15 프로그램을 사실상 중단하고 대체기로 FC-31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J-15 사업을 중단한 것은 이 전투기가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된 J-15 전투기 추락 사고는 2건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4대 이상 추락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생산된 J-15의 20%에 달하는 수량이다. 시험평가 기체가 아닌 양산형 기체의 사고 손실율이 이 정도라면 사업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놀라운 것은 J-15가 신규 개발된 중국 고유의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은 항모 취역을 준비하면서 러시아제 Su-33 도입을 추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구소련 시절 Su-33을 설계했던 우크라이나 소재 연구소에 접근해 Su-33의 프로토타입 T-10K-3 설계도를 빼돌렸다. T-10K-3 설계에 중국이 Su-27SK를 불법복제하면서 만들어낸 부품을 조합해 개발한 것이 바로 J-15였다. 중국은 J-15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뼈대가 된 Su-33은 항공모함용 공중전 전투기 가운데 최강으로 평가받는 기종이었고, 항공전자장비는 마찬가지로 최강의 공중전 전투기 중 하나인 Su-27의 시스템을 모방했기 때문이었다. 미 해군의 F/A-18을 능가하는 최강의 함재 전투기를 기대했던 중국해군의 꿈은 얼마 안가 깨졌다. J-15는 배치 초기 단계부터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엔진이었다. 러시아제 엔진을 베낀 중국산 엔진은 추력 자체도 오리지널의 70% 수준에 불과했을뿐더러 신뢰성이 형편없었다. 비행 중 심한 진동이 발생했고 수시로 시동이 꺼지기도 했다. 중국은 실전배치된 기체의 엔진을 중국산 대신 러시아제 오리지널인 AL-31 계열로 바꿨다. 그러나 사고는 계속됐다. 지난 2016년 4월 또 한 대의 J-15가 추락했고, 이 전투기를 몰았던 젊은 비행장교 장차오(张超) 상위가 사망하고, 연이어 베테랑 조종사 차오시엔지엔(曹先建) 상교(上校·대령급)가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차오 상교는 두 차례의 대수술을 이겨내고 419일만에 퇴원해 부대로 복귀한뒤 불과 70일 만에 J-15 조종간을 다시 잡고 사고 원인 분석에 나섰다. 얼마 뒤 차오 상교는 J-15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차오 상교는 카나드(Canard)가 있는 Su-33과 그렇지 않은 Su-27의 조종계통은 완전히 다른데 J-15는 Su-33의 설계를 가지고 만든 기체에 Su-27을 모방한 J-11B의 비행제어 시스템을 결합하는 오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즉, 애초에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지적에 따라 중국은 J-15 추가 양산을 중단하고 대체기 개발에 나섰다. 결함투성이 J-15를 대체할 차세대 함재기는 센양항공기제작공사(沈飛航空博覽園)가 개발한 FC-31의 함재형으로 결정됐다. 중국해군은 J-15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존 FC-31의 설계를 완전히 변경해 항공모함 운용에 최적화된 기체로 함재형 FC-31을 개발하고 있다. 함재형 FC-31은 원형에 비해 주익과 수직미익이 더 커졌고, 이에 따라 기체 크기도 1m 이상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식 사출장치를 이용한 이함과 강제착함장치를 이용한 착함을 위해 랜딩기어와 어레스팅 후크 등도 갖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이미 진수시킨 2척의 항공모함은 전자식 사출장치가 아닌 스키점프대를 이용하므로 이 방식으로 운용될 수 있는 파생형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완성기 판매 및 기술이전 거부로 개발 전 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을 겪다가 결국 실패로 끝난 J-15와 달리 FC-31 함재형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밝은 편이다. 전투기 개발에 있어 중국이 가장 취약한 엔진 문제를 러시아가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FC-31 탑재용으로 RD-93 엔진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카피한 WS-13 엔진의 개발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향후 대량 수출이 예상되는 FC-31의 부품 일부를 공급해 이익을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FC-31의 함재형이 이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개발되어 조기 전력화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J-15가 Su-33을 잘못 베꼈다가 실패했듯 FC-31 역시 미국 기술을 빼돌려 개발한 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부품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개발이 성공할지 여부도 불투명할뿐더러, 이미 비행 중인 시제기에서 몇 가지 심각한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항공전문가 루벤 F. 존슨(Reuben F. Johnson)은 FC-31의 데모 비행 영상을 분석해 이 기체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슨은 “FC-31은 기체 설계 결함으로 추력 손실이 심각해 고도를 유지하며 수평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기체 내부에 연료와 무장을 싣게 되면 이 같은 문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함재형 전투기로 FC-31을 사실상 재설계해 완전히 새로운 형상으로 만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시간이다. 중국은 이미 2척의 항모를 바다에 띄웠고, 2척을 더 건조 중이다. 과거 중국 전투기 개발 사례를 보면 개조개발에 3~5년 이상, 신규 개발에 10~15년 이상이 소요됐다. FC-31 함재형은 빨라도 2020년대 초반, 늦으면 2020년대 후반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4척이 등장할 중국 항모들은 함재기 없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외국 기술을 베껴 개발한 함재기들은 온갖 결함에 시달리며 양산과 개발이 지연되고 있고, 외국 항모를 고철로 사다가 개조한 항모와 이를 개량해 건조한 항모는 설계 오류와 자재 불량 등의 문제로 배치 초기부터 내구성과 안전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과연 중국은 이러한 ‘짝퉁 리스크’를 극복하고 미국에 대적할 항모굴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자주국방네트워크 ) finmil@nate.com
  •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동형 에어컨을 사주려고 인터넷 구매를 시도했다가 낭패를 만났다. 미국 최대 온라인 구매 사이트 아마존은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가능했고,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는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이뤄졌던 물건 구매가 한국의 모든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불가능했다.본인 명의 신용카드와 공인인증서 또는 본인 인증용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 번호란 삼위일체가 갖춰져야만 한국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듯했다. 중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구글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만 결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한국 휴대전화 유심 칩을 휴대하고 다니며 필요할 때 문자 메시지를 받아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이 입은 천송이 코트를 정작 중국인들은 못 산다며 규제의 대못을 없애야 한다고 전 정권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바뀐 게 하나도 없다니 한탄이 나왔다. 저절로 얼마 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언론에서 홍보차 외신기자들을 데려갔던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만난 시장 상인이 보여 준 4차 산업혁명 기술인 핀테크가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는 더위에 웃통을 벗거나 배만 내놓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다. 광방쯔(光膀子)라 불리는 웃통 패션의 남성들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인상의 과일 도매시장 상인은 15명의 외신기자들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각자의 집으로 보내는 망고 배달을 놀랄 만큼 깔끔한 솜씨로 처리했다. QR 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결제는 끝났고, 결제 뒤 약 한 시간 만에 대량 주문의 양과 주소, 이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엑셀 파일이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거리에 따라 1~3일 만에 망고 상자는 모든 외신기자들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우리가 흔히 배달의 민족, 인터넷 강국이라고 스스로 부르는 것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과 핀테크(금융+기술)에 대해 놀란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선풍기를 조립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조립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동영상을 보내 줬고, 잘못된 주문은 직접 문자 메시지로 소비자에게 문의한 다음 환불 요구는 즉시 처리해 줬다. 중국은 신용사회란 단계를 건너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4차 산업혁명을 앞서서 해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역사적 기회란 것이 중국 학자들의 분석이자 주장이다. 모바일 결제가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일부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하는 바탕에는 중국에서만 가능한 이유가 있다. 가짜 돈이 많고 신용사회가 구축되지 못했기에 휴대전화 결제가 빨리 정착했다.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도 정부가 통제하지 않기에 손쉽게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중국이 AI, 가상현실(VR), 드론 등의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는 앞서 고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 공산당이 정권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에 미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패권을 장악한다는 장기 계획을 실천 중이라고 다양한 근거를 통해 주장한다. 언론의 자유와 투표권 없는 사회주의 국가가 패권을 쥐었을 때의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geo@seoul.co.kr
  • 막 오른 ‘림팩’… 미·중, 남중국해 패권 다툼 고조

    中은 초청 못받아 독자훈련 美해병대 대만 파견도 반발 지난달 27일부터 2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 훈련인 26번째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이 시작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아세안(ASEAN) 10개국과 47척의 군함 및 잠수함 그리고 2만 5000명의 병력이 5주간 벌이는 훈련에 초청받지 못한 중국은 독자적인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베트남도 올해 처음 림팩에 참여해 대중국 견제 흐름에 합류했다. 1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존 알렉산더 미 제3함대 사령관(중장)은 림팩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방중했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중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에게 “선조가 물려준 영토를 한 치도 잃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물건은 한 푼도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시 주석에게 “우리는 가능한 상황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중국과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의 대만 파견도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자 미국이 존중해야 할 약속”이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의 요청대로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에 해병대가 파견된다면 39년 만에 미군이 대만에 재주둔하는 큰 상징성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해상 훈련에서 대만을 관장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작전구 주도로 대만에 대한 미사일 요격 연습도 벌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2020년 림팩에 중국을 다시 초청하는 것이 남중국해 긴장 완화의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싱가포르 ‘등거리 실리외교’ 트럼프·김정은 사로잡았다

    싱가포르 ‘등거리 실리외교’ 트럼프·김정은 사로잡았다

    1965년 독립 이후 모든 나라와 친교 한국보다 北과 먼저 통상대표부 설치 美항공모함 정박 창이해군기지 조성 폼페이오 “북·미 정상회담 유치 감사”“싱가포르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흔쾌히 유치해 줘서 감사하다. 싱가포르는 정직하고 중립적인 중재자, 주최자 역할을 할 역량이 충분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을 극찬했다. 그 자리에서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우리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역내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을 바랄 뿐”이라고 겸손한 어조로 화답했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최국인 싱가포르의 외교적 위상이 격상하고 있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워싱턴 일정을 마친 뒤 7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거쳐 북한 평양을 방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북·미 회담 관련 의전·경호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전화통화로 북·미 회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주인공 격인 남북한, 미국 외교 당국자들만큼이나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서울의 1.2배 크기(719㎢)에 불과한 소국 싱가포르가 ‘세기의 담판’을 빛낼 주최국이 된 건 건국 이래 반세기 가까이 고수해 온 ‘등거리 실리외교’라는 전략적 산물로 평가된다.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싱가포르는 북쪽으로 말레이시아,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라는 두 개의 지역 강대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태평양에서 인도양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요충지인 말라카 해협을 연안에 두고 있는 섬나라다. 이 해로는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에도 지정학적 중요도가 높다. 싱가포르가 독립 이후 분쟁이나 갈등을 지향하기보다는 친선·친교 전략으로 모든 나라와 우호를 다져 온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 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로 외교적 고립에 처한 북한조차 싱가포르는 정치·외교적 부담이 적은 우호국이었다. 북한은 한국보다 3년 가까이 앞선 1968년 1월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해 돈독한 관계를 맺어 왔다. 싱가포르도 2008년 11월 북한과 투자 보장 협정을 체결하고 투자 방문단을 조직하며 대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13년 6084만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2016년 1299만 달러로 떨어졌다. 그동안 싱가포르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이어 북한의 7번째 교역국일 만큼 주고받는 게 많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교역이 전면 중단된 상황인 만큼 북한의 비핵화가 본격화되면 교역이 재개될 가능성도 크다. 싱가포르는 경제·군사적 측면에서 미국과도 관계가 깊다. 싱가포르는 역내 안전을 위한 지역 내 미군 주둔을 지지해 왔다. 그 일환으로 싱가포르 해안에 미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창이해군기지를 조성했다. 그 결과 2001년부터 미 항공모함들이 창이기지를 드나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할 ‘항행의 자유’ 작전에 나서고 있다. 반전도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맨 처음 동참한 21개국 중 하나다. 2014년 10월 AIIB 창립 양해각서 체결식보다 3개월이나 앞선 7월부터 참여 의사를 공고히 했다. 싱가포르 인구의 74%가 중국계이고, 중국은 싱가포르의 최대 교역국이다.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라는 국가다. 정상회담과 관련된 장소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특별행사구역’으로 규정해 경호와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양측 모두에 대한 배려가 담긴 ‘동등한 의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레이엄 옹웹 싱가포르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소(RSIS) 박사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북한이 국제 무대에서 불량국가로 취급받고 늘 주권을 두고 싸워 왔지만 이곳에서 북한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싱가포르는 주최국으로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100년 마라톤 뛰는 중국/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100년 마라톤 뛰는 중국/최광숙 논설위원

    두 달 전 상가에서 만난 한 전직 고위공직자가 “앞으로 우리 자식 세대들은 중국인들 발마사지나 하면서 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막강한 자본과 풍부한 인재풀을 기반으로 우리의 첨단기술을 맹추격하면서 핵심 산업에서 양국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는 얘기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데도 그런 걱정을 할 정도로 이제 중국의 위협은 현실로 다가온다. 지난달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반도체 제조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2014년 1차 반도체 투자 펀드(약 24조원)를 조성한 데 이어 최근 약 51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한 것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요체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릴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선제투자를 많이 한 데다 최근 10년 AI 논문 수만 봐도 중국이 선두를 달린다. 앞으로 3년간 10만명의 AI 인재 육성책까지 나왔다. 5년 뒤 최강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경제·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입지가 탄탄하다. 향후 수십년 동안 벌어질지도 모를 에너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천연자원 확보에도 사활을 걸 만큼 미래 지향적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니 1972년 닉슨·마오쩌둥 회담 이후 중국이 개방 경제의 길을 가도록 경제·군사적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마저도 이제는 중국을 견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미국이 중국의 통신 제조업체 ZTE에 대해 앞으로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령을 내린 것도 이란·북한에 대한 수출 금지령을 위반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이나 실상은 중국의 5세대 통신(5G) 경쟁력을 의식한 미국의 견제구다. 아예 중국이 더이상 치고 오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겠다는 심사다. 1975년 1인당 평균 소득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에 속했던 중국이 어떻게 미국과 맞짱을 뜰 정도로 급부상했을까.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의 경제 기적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진핑 등 그의 후계자들이 아편전쟁에서 패했던 치욕을 잊지 않고 서구 열강을 꺾어 다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백년 마라톤 대장정’에 기인한다”고 했다. 필스버리는 닉슨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외교 전략을 자문했던 중국 전문가다. 그는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설립한 1949년부터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무너뜨려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원대한 계획 아래 치밀한 행보를 해 왔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경제 기적을 이루긴 했어도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채 이제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수출 효자인 반도체도 수입국인 중국이 자국산 반도체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당장 우리 반도체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다. 반도체 이후 미래의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경고음이 울린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포스트 반도체’가 안 보인다. 중국처럼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갖고 멀리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근시안적 땜질식 처방만 난무한다. AI 기술의 선점을 위해 미국·중국 등이 한창 열을 올릴 때 뒷짐 지고 있다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을 보고서야 뒤늦게 AI 대책들을 쏟아내는 식이다. 최근 정부가 AI 연구개발(R&D)에 5년간 2조여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정부가 내놓은 재탕을 넘어서지 못한다. 선도자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 빠른 추격자의 모습만 있다. 정권과 관계없이 긴 호흡으로 국가 발전을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 흔들리지 않고 매진해도 경쟁국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권 5년마다 제각각 새 역점 사업들을 내놓으면 관료들은 새 사업에 앞장서고, 정부 출연연구기관 역시 일사불란하게 발맞춘다. 다른 나라보다 한 박자 늦은 정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국가 연구개발도 정권 따라 춤을 춘다. 이제 우리도 중국처럼 100년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10, 20년 앞이라도 내다보고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bo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의료·AI·경마까지…하이난은 ‘시진핑 자본주의’ 실험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의료·AI·경마까지…하이난은 ‘시진핑 자본주의’ 실험장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최남단의 열대섬 하이난다오(海南島·하이난성)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을 꿈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 선언에 이어 공산당과 국무원도 오는 2035년까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세계 일류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개방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며 개발에 불을 댕겼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하이난 자유무역실험구 조성을 결정했는데, 이를 지지한다”며 “단계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을 건설하겠다”고 천명했다. 뒤이어 14일 당중앙과 국무원이 공동으로 ‘하이난성 전면적 개혁·개방 심화 지지를 위한 지도의견’(지도의견)의 세부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앞서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도 하이난성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의 시험지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中경제 새 동력… 2025년까지 기본적 체계 마련 이에 따라 대만과 비슷한 크기의 하이난성은 섬 전체(3만 5400㎢)가 12번째 자유무역시험구이자 첫 번째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된다. 기존 11개 자유무역시험구의 면적이 평균 120㎢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규모다. 면적이 1000㎢ 규모인 홍콩과 싱가포르, 4000㎢가 채 안 되는 두바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시 주석이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과시하고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당중앙과 국무원이 제시한 지도의견에 따르면 하이난성은 2025년까지 기본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구축하고 이후 10년간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이어 2050년까지 하이난성에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갖춘 국제화, 현대화한 선진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상품과 인력, 자본 이동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무역과 투자, 융자, 재정, 세제, 금융, 출입국 등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외국 투자기업은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기존 자유무역지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싱가포르와 홍콩과 같은 최고 수준의 자본주의 개방특구 시험을 철저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농업부터 항공우주까지 혁신기지 총집합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하이난성에 집중 육성할 산업으로 관광과 인터넷, 의료, 금융, 컨벤션산업을 제시했다. 관광산업을 위해선 글로벌 항공노선을 구축하고 상품 구매 때 면세 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하이난성에 등록한 외국자본 합작 여행사는 대만을 제외한 해외 관광 업무(아웃바운드)도 허용할 예정이다. 에너지와 해운, 원자재, 지식재산권, 주식, 탄소배출권 등과 관련한 거래소를 세우고 차세대 정보기술(IT)산업과 디지털경제 발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인터넷과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실물 경제와 심도 있게 융합해 하이난성의 종합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이난성에 국가 열대 농업과학센터를 만들고 글로벌 동식물 종자 자원 기지 건설도 병행 추진하는 한편 항공우주 등 주요 과학기술 혁신 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남방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특히 203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제로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연료 차량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자동차 등 청정에너지 차량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중국이 한 지역을 화석연료 차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하이난성이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장은 “2030년까지 성 전체에서 청정에너지 차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기관에서부터 시작해 공공버스와 택시 등 공공 차량을 우선 청정에너지 차로 바꾼 뒤 마지막은 개인 자동차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베이징·칭화大 분교 연구기관 분소 적극 유치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도 마련했다.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등 중국 명문대 분교와 저명 연구기관의 분소를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중국 대학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받은 외국 유학생이 취업하거나 창업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기술 인재가 취업과 영구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인재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창업시범지구도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 열대농업과학센터와 글로벌 동식물자원기지, 항공우주를 비롯한 주요 과학기술 혁신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연구센터를 짓기로 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기 위해 문화·교육·농업·관광 교류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난성에 경마와 스포츠복권 사업도 허용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이난성에 ‘국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와 수상 스포츠 육성을 지원한다’, ‘스포츠 복권과 즉석 복권의 개발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16일 전했다. 1990년대 이래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등 중국 주요 대도시로부터 경마 베팅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지만, 본토 내 도박 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 온 중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홍콩 전문가들은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 성공할 경우 홍콩, 마카오와 광둥성을 포함한 주장(珠江)삼각주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하이난성에 경마 베팅이 허용될 경우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는 카지노 사업으로 연간 330억 달러(약 35조 20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에선 샌즈, 윈리조트 같은 외국계 사업자가 도박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하이난성은 중국 국내 사업자를 선호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하이난성에 도박을 허용함으로써 자본 유출을 막고 도박 수익이 중국 본토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패권주의 맞물려 인접국 심기 불편 하이난성은 중국이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와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군사적·전략적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하이난성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해함대의 잠수함 기지가 있고 공군과 미사일부대, 해안경비대,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우주선 발사대도 자리잡고 있다. 항공모함 정박 시설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은 물론 미국과의 무력 대치가 잦은 남중국해의 군사 지원기지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국제사회는 하이난성 개발이 시 주석이 꾀하는 중국 패권주의와 맞물려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이난성은 실제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남중국해의 시사(西沙)군도(파라셀군도)와 난사(南沙)군도(스프래틀리군도), 중사(中沙)군도(메이클즈필드뱅크)를 모두 관할한다. 시 주석의 최대 역점사업인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런 만큼 시 주석은 12일 하이난성 남쪽 남중국해에서 군복 차림으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에 올라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거행하며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항공모함은 물론 신형 핵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축함과 호위함 등 48척, 전투기 76대, 해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시 주석은 함상 연설을 통해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가는 과정에서 강대한 해군이 지금처럼 절박하게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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