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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중단 길어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온라인 라이브로 만난다

    공연 중단 길어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온라인 라이브로 만난다

    지난 8일부터 공연이 중단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를 1월 8~10일 온라인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대극장 뮤지컬이 녹화 중계가 아닌 실시간 라이브로 공연되는 건 처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공연이 중단된 기간이 점차 늘어나자 제작진과 배우 모두 흔쾌히 온라인으로라도 관객들과 만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쇼노트는 지난 29일 공연 중단 기간을 내년 1월 3일에서 일주일 더 연장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가난하게 자란 몬티 나바로가 갑자기 귀족 명문 다이스퀴스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제거하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박은태·김동완·이상이(몬티 나바로)와 오만석·정상훈·이규형·최재림(다이스퀴스), 김지우·임혜영(시벨라 홀워드), 김아선·선우(피비 다이스퀴스) 등 화려한 캐스팅만큼이나 재치 있는 대사와 클래식 아리아 같은 아름다운 노래로 꾸몄다. 8대 이상의 카메라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리허설에 몰두하고 있다.특히 1인 9역을 바쁘게 소화하는 다이스퀴스 역과 이를 받아치는 몬티 역 배우들이 주고받는 애드리브와 호흡이 볼만한데 네 차례 온라인 공연에서 페어도 각각 다르게 변화를 줬다. 유료(3만 5000원) 공연이지만 오프라인 공연보다는 관람료가 저렴해 일부 팬은 ‘온라인 회전문’도 예고하고 있다. 30일 오후 4시부터 온라인 공연 티켓이 오픈된다. 쇼노트 관계자는 “관객들이 너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많은 준비를 해온 배우들도 관객들과 어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생동감 있는 호흡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녹화 중계가 아닌 생중계로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넷코아테크, AI인공지능·딥러닝 기반 불법 복제품 자동 판별기 개발 착수

    ㈜넷코아테크, AI인공지능·딥러닝 기반 불법 복제품 자동 판별기 개발 착수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기업 ‘㈜넷코아테크’에서 최근 디지털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불법 복제품을 자동 판별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먼저 ㈜넷코아테크는 디지털 뉴딜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고자 정규직 연구개발 인력을 적극 채용했다. 곧 선보이게 될 불법 복제품 자동 판별기는 인공지능 AI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프로그램으로 디자인권 침해를 보호하고 더 나아가 세수 손실까지 방지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불법 복제품 자동 판별기는 일반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초분광 특수 이미지 정보로 인식, 외형만이 아니라 소재까지 파악해 진품과의 유사도를 최대 98.5% 정확도로 판독한다. 더불어 합성곱신경망과 오토인코더를 적용한 딥러닝 기술을 통해 교묘하게 위·변조한 디자인까지 적발한다. 이외에도 대규모 병렬 학습, 테스팅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신규 제품이 들어와도 제품의 특징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학습하며, 일일이 명시하지 않아도 특허권에 기재된 정보를 통해 자동으로 진품의 소재나 관련 정보들을 빠르게 파악한다. 특정 제품의 진위 여부 판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24종 이상의 품목에 대해 디자인권 침해 여부 인식이 가능하다. 따라서 디자인 권리자들에게 지재권 침해 여부 요청이 들어오면 침해 여부를 세관이나 민간 유통망 등의 환경에서 인식한 이후에 권리자에게 리포팅할 수 있는 상용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넷코아테크의 관계자는 “현재 위조 제품 시장의 규모는 575조 원에 이르며 전체 무역의 무려 3.3%를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라며 “관세청에 신고된 지재권 위반 금액만 2조 1251억 원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영국 또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의 불법 복제품 판별기는 이러한 피해를 막고 권리자를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한편, ㈜넷코아테크의 인공지능 기술은 지난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는 2020년 데이터댐 구축 (AI+x) 성과보고회에서 발표됐으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넷코아테크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본 ‘목성-토성의 대접근’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본 ‘목성-토성의 대접근’

    NASA의 달 탐사선이 잡은 놀라운 이미지 지난 동짓날 21일 온 지구촌이 800년 만의 목성-토성 대접근으로 떠들썩했지만, 우리 지구인만이 이 우주 쇼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두 행성의 만남을 심우주에서 홀로 지켜본 존재가 있었다. 바로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궤도선(LRO)이 태양계의 1, 2위인 두 거대 행성이 포개져 마치 하나의 밝은 '별'처럼 빛나는 장관을 렌즈에 담고 있었다.​2009년에 발사되어 앞으로 6년 동안 달 궤도를 도는 데 충분한 연료를 보유하고 있는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 탐사선은 이 우주적인 이벤트의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LRO의 협시야 카메라(NAC)는 두 행성이 최대한으로 접근해 0.1도 각거리의 분리지점에 이르른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이 놀라운 광경을 렌즈에 담았다. 대접근을 이룬 두 행성은 맨눈으로 봤을 때 완전히 하나의 둥근 별처럼 보였지만, 이 협시야 카메라 렌즈로 보면 뚜렷이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록 희미하지만 토성의 고리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해상력이 높다. 지구상에서 일반 천체 망원경으로 관측한 사람들은 목성의 4대 위성 정도는 볼 수 있었지만, 토성의 고리를 보기 위해서는 보다 배율이 높은 대구경 망원경이 필요하다. NAC가 두 행성의 이 이미지를 잡았을 때 목성은 토성보다 약 4배 더 밝았으므로 위의 사진은 원본 이미지의 밝기를 조정하여 두 행성이 비슷한 밝기로 보이게 했다.목성과 토성은 20 년에 한 번씩 접근하지만, 이같은 0.1도의 대접근은 1623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태양이 너무 가까이 있어 관측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관측이 된 걸 기준으로 하면 1226년 이후 800년 만에 이루어진 대접근이었다. 이번 두 행성의 재회는 성탄절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반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는데, 아기 예수를 만나러 길을 떠난 동방박사들을 이끈 것이 바로 목성과 토성이 함께 만들어낸 밝은 빛이라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동방박사 별'이 당시 목성과 토성, 혹은 목성과 금성의 행성 정렬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이번 두 행성의 만남은 일반에게는 천문학적인 측면보다 '크리스마스 별'이라는 의미 부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긴 기다림 끝에 이뤄진 만남을 뒤로 하고 앞으로 두 행성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60년 뒤인 2080년 3월 16일에 또 다른 0.1도의 대접근이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AI펭수가 초등생 영어 가르친다 … 교육부-EBS, 영어 말하기 시스템 ‘AI 펭톡’ 개발

    AI펭수가 초등생 영어 가르친다 … 교육부-EBS, 영어 말하기 시스템 ‘AI 펭톡’ 개발

    한국방송공사(EBS)의 스타 연습생 ‘펭수’가 인공지능(AI)과 손잡고 초등학생의 영어 선생님으로 나선다. 교육부와 EBS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영어 말하기 연습 시스템 ‘AI 펭톡’을 개발, 내년 3월 전국의 초등학교에 도입한다. AI 펭톡은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이 2015 영어 교육과정과 영어교과서 5종, EBS 영어 교육자료 등의 단어와 문장, 대화를 연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학생이 원어민을 따라 단어와 문장을 녹음하고 원어민과 자신의 발음을 비교해볼 수 있다. 특히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AI와 학생 간 일대일 대화를 하고 AI가 학생의 발음을 분석, 평가한다는 게 특징이다. 학생이 영어를 녹음하면 원어민과 학생의 억양을 그래픽으로 비교하고, 학생의 억양 정확성과 분절 정확성, 발화 속도, 강세와 리듬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발화 속도가 다소 불규칙하고 약간 어색하다”, “부정확한 음소로 말해 이해하기 어렵다” 등으로 학생의 영어 말하기를 세부적으로 평가한다. 발음 점수가 낮은 단어 문장을 다시 연습하고 보상(참치캔)을 얻는 ‘보너스 학습’, 펭수와 자유 대화를 진행해 미션을 성공하는 ‘렛츠톡’, 모둠별로 토론을 할 수 있는 ‘스쿨톡’,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사물을 인식해 영어 단어를 학습할 수 있는 ‘스캔잇’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단계를 거치고 미션을 수행하며 보상을 받는 과정에서 게임을 하듯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다.교육부는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국 45개 초등학교 4학년 733명을 대상으로 1차 시범활용을 거친 뒤 11월 2일부터 12월 7일까지 전국 186개 초등학교 3~6학년 3만 420명을 대상으로 2차 시범활용 범위를 넓혔다. 시범활용 학교에서는 오전 수업이나 학생들의 자율학습, 숙제 등에서 AI펭톡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오는 22일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집중 연수를 실시해 내년 3월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AI펭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기르고 영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에 AI펭톡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MBC 상암동 사옥서 코로나 추가 확진…예능 줄줄이 결방

    MBC 상암동 사옥서 코로나 추가 확진…예능 줄줄이 결방

    MBC 상암동 사옥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20일 MBC에 따르면 전날 청소노동자 중 한 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18일 예능 프로그램 조연출과 외부 카메라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세 번째다. MBC는 첫 확진자가 나오자 지난 18일 ‘놀면 뭐하니?’, ‘선을 넘는 녀석들’, ‘쇼! 음악중심’, ‘백파더’, ‘안 싸우면 다행이야’,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주말 예능 6개 프로그램을 이번주 결방한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이 들렀던 편집실과 종편실, 예능본부가 있는 방송본부 4층, 6층, 13층도 폐쇄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제작진 코로나19 검사와 사내 방역을 거쳐 차례로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뻥 뚫린 해안경계, 軍 감시병 질책이 답일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뻥 뚫린 해안경계, 軍 감시병 질책이 답일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北 목선 남하 이어 中 밀입국 보트까지경계장비로 피아식별 안돼…13회 포착도소형선박 등록 유도…위치식별장치 확대 필요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으로 여론이 크게 들끓었습니다. 길이 10m, 폭 2.5m, 높이 1.3m, 무게 1.8t의 소형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들어왔는데, 57시간 동안 목선의 남하를 알아차리지 못해 비판여론이 크게 일었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사과하고 해당지역 경계를 책임지는 군 장성이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군은 신형 해상레이더(GPS200K), 열상감시장비(TOD 3형)를 대거 해안경계에 투입하고 중·대형함 1척을 배치하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경계를 강화해도 야음을 틈타 이동하는 소형 선박을 모두 잡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군의 해안경계 피로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5월에는 1.5t급 중국 밀입국 보트가 군 감시장비에 13차례나 포착되고도 충남 태안까지 들어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안레이더 6회, 해안 복합감시카메라 4회, 열상감시장비 3회 등 감시장비에 여러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레저용 보트나 낚싯배 정도로 여겼다고 합니다. 중국 밀입국 선박은 지난 4~6월 3차례나 들어왔고, 심지어 지난해 9월 밀입국한 중국인이 올해 8월에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핵심은 ‘피아식별’…소형 선박 탐지 필요 과연 감시장비 강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또 군 감시병 질책보다 더 효과적인 대책은 없을까. 물론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사후약방문식 대책보다 훨씬 효과적인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20일 정원준·배대정 한국국방연구원 전력투자분석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군은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 떨어진 지역까지를 해안경계지역으로 보고 집중 감시하고 있습니다. 감시장비가 의심선박을 발견하면 해군과 해양경찰이 합동작전을 펼칩니다. 밀수, 밀입국 등 치안유지는 해양경찰이, 적의 침투는 해군이 나섭니다. 매우 치밀한 경계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모든 구멍을 메울 수는 없습니다. 특히 소형 어선과 레저용 선박은 ‘피아식별’이 불가능한 것이 많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됩니다. 지난해 기준 20t 미만 소형선박 중 등록선박은 10만 4000척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97%가 소형 어선과 레저용 선박입니다. 연구팀이 전남 동부지역 무등록 선박 비율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 20t 미만 무등록 선박은 2700여척으로 추산됐습니다. 연구팀은 “선박을 등록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고 비용 지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면허취득과 보험 가입, 입·출항 신고 등을 생략할 수 있고, 정기검사 및 조치사항 이행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일본은 2001년부터 전국 단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2002년에는 ‘소형선박 등록법’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등록제도 관리주체를 우리 광역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도도부현 지사와 민간 전문기구가 담당하도록 일원화하는 조치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소형선박 등록제와 함께 실태 파악도 필요하다”며 “소유주의 책임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마리나 이용이나 선박 재산권 인정 등의 혜택도 줘 자발적 등록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위치발신장치, 소형 레저선박 사각지대 또 다른 대책은 ‘위치발신장치‘입니다. 선박 위치발신장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정에 따라 항해 중인 선박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돼습니다. 10t 이상의 선박은 선박의 제원, 운항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동식별장치’(AIS)를 장착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와 별도로 ‘어선 위치발신장치‘(V-PASS)를 2013년부터 3년간 규모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했습니다. 각종 사고와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선의 입·출항 신고도 자동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레저용 선박은 300t 미만일 경우 위치발신장치를 장착할 의무가 없습니다. 과거엔 소형 레저용 선박이 많지 않아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2006년 ‘수상레저기구 등록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20t 미만 소형 레저용 선박은 등록 선박 기준으로 235척에 불과했습니다. 그렇지만 매년 2500척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는 3만 8000척에 이르렀습니다.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 배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는 겁니다.연구팀은 “소형보트를 이용한 밀입국 방지를 위해서는 현재 어선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위치발신장치를 레저용 선박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선박에 위치발신장치가 탑재돼 있으면 해양경찰과 연동된 정보를 통해 즉각 피아식별이 가능해집니다. 감시장비 운용병의 경계임무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해안경계 작전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또 선박 충돌사고나 사고 시 신속한 구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어선이 운용하는 위치발신장치에 대한 개선대책도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비용부담과 항로추적 기능에 대한 거부감으로 소유주가 설치하지 않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고의로 수리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있다”며 “해양경찰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선박위치발신장치의 교체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창의혁신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전문대 최고상

    ‘창의혁신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전문대 최고상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재학생들로 구성된 판타스틱4 팀이 한국산학협력학회가 주관한 ‘제1회 전국 창의혁신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위기상황으로 원격학습이 보편화 된 가운데, 고품질의 개인 맞춤형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학생들의 참여형 문제해결 과정 및 결과물을 공유하고자 개최됐다. 컴퓨터정보계열 일본취업반인 일본IT기업주문반 2~3학년생 4명이 참여한 판타스틱4 팀은 이번 대회에 ADAM(Auto Delivery Auto Machine) 작품을 출품, 전문대학 입상 팀 중에 최고상인 창업진흥원장상(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팀이 출품한 ADAM작품은 코로나19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 배달 수요를 자율주행 로봇(자동차)이 대체하는 무인배달 시스템으로 심사위원들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팀을 이끈 정현재(3년, 학생)은 “코로나로 배달 음식 등에 수요가 넘쳐나 이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로봇에 관련 앱(App)을 더하는 작품을 기획했다”고 했다. ADAM 시스템에 적용된 자율주행 로봇은 관제 시스템 명령에 따라 정해진 경로를 기반으로 카메라, 라이다 센서, 정밀 GPS를 사용한 운행 환경 정보들을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장애물 인식 및 회피 기능을 구현했다. 또 서비스 사용자인 발송자, 수신자를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자율주행 로봇 이용 신청과 배달 결과를 확인하고, 결제까지 연동하게 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한 유소영(3년) 팀원은 “지난 3년간 대학에서 배운 기술들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작품을 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IT엔지니어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용(2년), 김기운(3년) 팀원은 “팀원으로 몇 개월 함께 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전공 실력도 한층 더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자동차 스스로 ‘발렛파킹’을?…세계최초 5G 자율주차 기술 공개

    자동차 스스로 ‘발렛파킹’을?…세계최초 5G 자율주차 기술 공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지구. 5G 자율주행차 ‘에이원’(A1)의 탑승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근 주차장을 검색하니 상암1 공영주차장에 빈 주차 공간이 나타났다. 주차장에 설치된 페쇄회로(CC)TV를 통해 빈 자리를 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인공지능(AI)이 빈 주차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학습해 CCTV 화면만으로 빈 자리를 인식했다. 이에 대한 정보는 관제시스템에 전달된다. 탑승자가 영화를 예매하듯 빈 주차공간을 선택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해 횡당보도와 교차로를 지나 수백m를 이동한 뒤 주차장에 도착했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센서’와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주행차는 단 한번의 후진만으로 주차가 가능했다. 일반인이 주차할 때는 전진 후진을 반복하며 각도를 재고 주차를 시도하는데 자율주행차는 그럴 필요 없이 정확히 계산해 주차를 매듭지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한양대 자동차 전자제어 연구실,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컨트롤웍스’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5G 자율주차’ 기술을 소개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5G 자율주차 기술을 시연한 것은 이번이 세계최초이다.5G 기반 자율주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장을 찾아 빈 공간에 주차하는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V80’을 개조한 레벨4급 자율주행차 A1에 5G 자율주행과 자율주차 기능을 탑재해 시연했다. LG유플러스는 5G를 활용해 도로 위의 동적·정적 정보 수집해 제공하는 ‘다이나믹 정밀지도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서비스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자율주차 기능이 상용화되면 주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목적지에서 내려 차량에게 스스로 주차하도록 한 뒤 곧바로 일을 볼 수 있다. 운전 초보자나 장애인, 고령자, 임신부 등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다음달부터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 시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주차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율주행 통신규격을 표준화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관문들이 남아 있어 실제 상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는 “주행 이후에는 반드시 주차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5G 자율주차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의 다음 단계이자 완성판”이라며 “영화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주차하는 배트맨 자동차가 실제로 구현된 셈”이라고 말했다. 주영준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랩 담당은 “아직 수익 사업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자율주행 산업이 상용화되면 분명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과 자율 발렛파킹 기술 등은 차량 외에 드론이나 향후 도심항공교통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론] 포스트 코로나, 장애인 체육의 전환점/김민창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포스트 코로나, 장애인 체육의 전환점/김민창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장애인에게 운동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일상생활에서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필수 영역이다. 장애인은 2차 장애의 발생 위험이 있어 비활동으로 인한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같은 만성질환에 노출되는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산업정보연구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체육 활동 참여 효과는 경제적으로 1조 7000억원 이상으로 1인당 약 100만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인에게 체육 활동 참여를 통한 건강 증진이 중요하지만 다양한 장애유형별 특성과 수준, 프로그램 및 시설의 부족, 전문지도자 부족 등으로 장애인은 체육 활동 참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제3차 장애인체육 발전 중장기계획’을 발표하며 장애인의 체육 활동을 장려하고 시설 및 지도자,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장애인의 체육 활동 참여를 증진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1월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체육계 또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로 인해 2020 도쿄패럴림픽대회를 비롯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및 각종 종목별 대회 일정이 잠정 연기되는 등 장애인체육계도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이후 체육계와 장애인체육계에서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을 따르고 방역체계를 구축해 안전한 체육 활동 참여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 중에 있으나 매 순간 예측이 어렵게 급변하는 상황들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 12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세가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 전국의 체육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의 휴관을 권고했고 국내 체육대회와 프로스포츠 경기를 포함한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장애인체육계에서는 국내의 장애인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전국의 17개 시도장애인체육회, 유형별 체육단체를 중심으로 최근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 온라인을 활용해 체육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장애인스포츠강좌, 건강 관련 강좌, 홈트레이닝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홈트레이닝은 잘못된 방법의 학습으로 인한 부상의 위험이 제기된다. 이에 홈트레이닝 시장에서는 정확한 운동 자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와 사용자 간 양방향 피트니스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개인별 건강상태 및 체육 활동 수준을 측정하고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TV, PC,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화면을 활용해 개인별 동작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방식의 스마트 미러 시스템의 도입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피트니스 코칭플랫폼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은 장애 유형이 다양하고 장애 정도에 따라 운동능력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장애인이 가정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간단한 동작을 활용해 부상 위험 없이 체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이 요구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가정 내에서 원하는 종목 또는 프로그램을 통해 체육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체력을 증진하고 정확한 동작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상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애인 맞춤형 코칭플랫폼 시스템이 먼저 개발돼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변화는 장기적이고 총체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온택트(On-tact) 환경을 고려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에 최신 기술의 적용 및 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체육계에서도 온택트 시대를 맞아 가정 내에서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체육 활동 콘텐츠의 개발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인택트(In-tact) 체육 활동(가정에서 참여하는 체육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장애인체육 환경에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장애인체육이 코로나 이전 시대를 넘어 지금의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돋움해 다가올 코로나 이후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맞이함으로써 장애인체육 활동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 와우! 김광석·터틀맨이? AI ‘찐무대’를 소환하다

    와우! 김광석·터틀맨이? AI ‘찐무대’를 소환하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삽입곡 ‘시작’(원곡 가호)의 반주가 흐른다. 후렴이 시작될 무렵 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고 임성훈)의 목소리가 또박또박 가사를 따라간다. “쉬어 가면 돼/ 힘들게만 보이던 내일도/ 넌 결국 해낼 거잖아.”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그는 다른 멤버와 함께 안무도 정확히 맞춘다. 지난 9일 엠넷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이 방송한 이 공연 장면은 2008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터틀맨이 살아 돌아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인공지능(AI) 목소리 재현으로, 터틀맨이 예전 같은 얼굴과 체격으로 정확한 입모양까지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먼저 무대에서 춤을 추던 거북이 멤버 지이와 금비는 물론 그의 모습을 객석에서 본 터틀맨의 어머니와 형, 랜선으로 접한 관객들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찼다. 금비는 방송에서 “완전체를 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터틀맨과) 똑같아 깜짝 놀랐다”고 했고, 형 임준환씨는 “한 번이라도 다시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생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무대 위로 뛰어오를 뻔한 걸 참았다”고 말했다.AI 목소리로 살아난 김현식·김광석···추억·새로운 경험 선물 최근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AI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옛 가수들의 목소리를 살려내는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타를 추모하고 기억한다는 의미와 함께 시청자에게 추억과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2년 만의 거북이 완전체 무대는 AI의 목소리 학습과 페이스 에디팅을 통해 가능했다. 가수의 생전 자료에서 뽑은 음성 데이터와 악보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AI의 음성에, 반주(MR)를 더하면 노래가 완성된다. 음악에 맞춘 영상은 과거 일상과 무대 위 모습을 담은 사진, 방송 자료 등에서 터틀맨의 모습을 가져와 댄서의 춤 동작에 입히는 방법으로 제작했다. 오는 16일에는 같은 방식으로 가수 김현식의 목소리에 홀로그램 시각 효과를 결합한 공연이 전파를 탄다. SBS가 다음달 22일 방송하는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은 김광석의 목소리를 되살린다. 1996년 세상을 떠난 그가 2002년 나온 김범수의 ‘보고 싶다’ 등 여러 가요를 부른다. 특유의 톤과 바이브레이션, 호흡 등 습관까지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AI가 오리지널의 근원적 가치까지 복제할 순 없지만, 긍정적 가능성도 큰 만큼 현주소를 짚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논의해 보자”는 기획 의도다. ‘다시 한번’과 ‘세기의 대결’에 참여한 오디오 전문 AI 업체 수퍼톤에 따르면 이러한 복원 과정은 AI로 김광석 악기, 터틀맨 악기를 각각 만드는 데 비유할 수 있다. 한국어 발음과 악보로 훈련시킨 AI에 각 가수의 목소리 데이터를 입력하면 맞춤형 AI가 만들어지고, 이후에는 어떤 노래든 그 사람처럼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한 가수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으려면 최소 20곡의 깔끔한 음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수 김현식처럼 음원 자료가 희귀하고 오래된 경우는 더 까다롭고 정교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는 뉴스를 읽는 AI나 내레이션 등에 쓰이는 ‘텍스트 투 스피치’(TTS), 즉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 주는 기술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최희두 수퍼톤 이사는 “평범한 문장을 읽는 것이 2세대였다면 지금 기술은 그다음 세대로 감정 표현까지 담아낼 만큼 정교해졌다”며 “세계 최초로 우리가 상용화한 가창 합성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세기의 대결’은 노래 외에 ‘골프 여제’ 박세리 감독과 AI 골퍼의 대결도 펼친다. 박세리가 상대하는 미국 AI 골퍼 엘드릭은 로봇에 AI를 탑재해 스윙머신을 발전시킨 것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장타 괴물’ 브라이슨 디섐보 등 골퍼 1만 7000명의 샷을 학습했다. 벙커에 들어가면 망가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엄청난 ‘스펙’을 보유했고, 바람의 세기와 지형까지 스스로 읽어 낼 수 있다. 박세리와 롱드라이브(장타 대결), 홀인원, 퍼팅 등 세 종목을 겨룬다. 슈가도 무대 위에····디지털 휴먼·캐릭터 등 확장성 무궁무진 이런 AI 기술은 세상을 떠난 스타들뿐만 아니라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연예인을 대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6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2020 MAMA)에서는 어깨 수술로 외부 활동을 중단한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무대에 올라 놀라움을 자아냈다. 최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무대 중간에 가상의 문에서 걸어나온 그는 멤버들과 나란히 서서 노래를 소화했다. 다른 멤버들과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가상 슈가’를 구현하는 데는 볼류매트릭 기술이 사용됐다. 360도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여러 대가 동시에 대상을 촬영해 실사 기반 입체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한 번의 촬영으로 3D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CJ ENM T&A와 무대 구현에 참여한 영상기술 전문 업체 비브스튜디오스에 따르면 슈가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노이즈를 제거한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명을 묻히고, 피부톤까지 보정하는 섬세한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다. 비브스튜디오스 관계자는 “볼류메트릭을 이용하면 활동을 중단한 가수는 물론 가상 캐릭터와 엔터테이너 개발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AI 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휴먼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첨단 기술과의 결합은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에는 비교적 창의적인 일까지 가능해 업계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 SKT와 SM엔터테인먼트는 AI 서비스 ‘누구’의 음성 안내를 원하는 아이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엔터 업계 변화도 활발하다. 지난 1월에는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를 구현하기 위해 AI 음성 재구성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사용하는 등 방송가의 관심도 꾸준하다. ‘세기의 대결’을 연출한 김민지 SBS PD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방송계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번 기획을 하게 된 계기”라며 “AI가 콘텐츠 창작자들에게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상상하게 해주고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넓혀 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동규 CJ ENM 콘텐츠 R&D센터 프로듀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경험을 제공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업계 모두의 관심사”라며 “올해 초부터 AI를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다”고 했다. 오남용 방지·권리 보호 등 장기적 과제 활용 가능성이 큰 만큼 사전에 고려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이미 상당 부분 사람의 음성과 AI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해 오남용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기술적으로는 사람과 AI를 구분할 수 있는 보완 장치와 목소리 출처를 알려 주는 워터마크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측면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하기보다 우선 기업간거래(B2B)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최희두 이사는 “아직 관련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AI 경찰’과 같은 보완 장치로 유출이나 악용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의 주인인 당사자나 유족, 저작권자 동의 없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기로 원칙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엠넷과 SBS 등 방송 제작진 역시 일단 해당 가수들의 유족과 동료, 팬들로부터 목소리 복원에 대한 동의를 최우선으로 구하고, 복원도 허락된 범위에서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인격권, 저작권 등 권리 보호도 중요한 과제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간의 목소리나 모습을 복원하는 경우 인권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세계적으로도 관련 기술에 대한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정비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전개하면서 콘텐츠 개발도 신중하게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립극단 신작 ‘동양극장 2020’·‘SWEAT 스웨트’ 온라인 극장 개막

    국립극단 신작 ‘동양극장 2020’·‘SWEAT 스웨트’ 온라인 극장 개막

    국립극단이 신작 두 편을 네 번째 극장인 ‘온라인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국립극단은 지난 9월 공연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며 취소됐던 ‘동양극장 2020’과 ‘SWEAT 스웨트’를 온라인 극장을 통해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대면 공연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하루 1회씩 편성되는 온라인 무대를 만나는 방식이다. 10일부터 12일까지 상영하는 ‘동양극장 2020’(작 김기림·이서구, 연출 윤시중)은 극단 하땅세와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국립극단이 해방 이전의 창작극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중 하나다. 1930년대 대표적인 대중극 ‘어머니의 힘’과 최초로 무대에 오르는 시인 김기림의 희곡 ‘천국에서 왔다는 사나이’를 하나로 엮어 당시 공연 양식을 되살려 표현된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를 온라인으로 마주하게 되는 관객은 동양극장 안내원으로 분한 배우가 극장 문을 열어주면 카메라 시점을 따라 객석으로 이동하게 된다. 객석과 위치가 뒤바뀐 무대로 입장하면 오늘의 공연이 소개되고 대면 공연에서처럼 공연 관람을 위한 안내가 이어질 예정이다.18~19일 상영될 ‘SWEAT 스웨트’는 미국에서 주목받는 작가 린 노티지의 작품으로 2017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국립극단이 제작해 국내 초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일 에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극장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미국 펜실베니아의 철강산업 도시를 배경으로 일과 후 동네 술집에 모인 노동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177분의 긴 러닝타임으로 다루고 있다. 온라인 극장도 대면 공연과 같이 인터미션 15분이 포함되고, 편집본(18일)과 풀샷본(19일) 두 가지 버전으로 상영이 가능하다. 이번 온라인 극장은 지난 9월 유료로 개시했던 ‘불꽃놀이’와 딸리 무료 예약을 기본으로 한 뒤 후원 옵션이 더해졌다. 후원은 5000원과 2만원을 선택해 할 수 있고 5000원을 후원하면 국립극단 내년 첫 공연 20% 할인 쿠폰이, 2만원을 후원하면 내년 달력이 추가로 제공된다. 국립극단은 후원금을 작품개발 사업과 청소년을 위한 관람료 지원 프로그램인 푸른티켓 등 더 많은 사람들과 연극을 즐길 수 있는 사업을 위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대부분의 공연이 중단된 가운데 연말 코로나19로 인해 심신이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보다 많은 관객들이 시범 운영 기간에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무료 상영을 결정했다”면서 “국립극단은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순수공연예술의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찰하고 전투까지…7.62mm 기관총 장착한 獨 무인 지상 차량

    정찰하고 전투까지…7.62mm 기관총 장착한 獨 무인 지상 차량

    무인기(드론)는 현대전에서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정찰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무장을 장착한 공격 드론이 실시간으로 전장을 정찰하고 미사일로 표적만 정밀 타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쟁의 양상을 바뀌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하늘뿐 아니라 땅과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드론의 지상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무인 지상 차랑(UGV·Unmanned Ground Vehicle)이나 해상 버전인 무인 수상함 (USV·Unmanned Surface Vehicle), 무인 잠수정(UUV·Unmanned Undersea Vehicle) 등이 하나씩 실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방산 명가 라인메탈(Rheinmetall)은 무인 지상 차량 시리즈인 미션 마스터 자율 무인 지상 차량(Mission Master Autonomous – Unmanned Ground Vehicle)을 개발했다. 이 무인 지상 차량의 최초 목적은 짐을 싣고 병사를 자율적으로 따라다니는 움직이는 보급차량이다. 하지만 라인메탈사는 기본 8x8 무인 지상 차량을 베이스로 여러 개량형 버전을 개발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개량형은 미션 마스터 무장 정찰 시스템(Mission Master – Armed Reconnaissance system)으로 각종 정찰 시스템에 원격 조종 무인 터렛인 라인메탈 필드레인저 RCSW(Remote-Controlled Weapon Station)을 통합했다. 기본 무장은 7.62mm 기관총인데, 분대 화력 지원용으로는 충분한 수준이다.미션 마스터 무인 정찰 시스템은 다른 무인 지상 차량과 함께 병사를 자율적으로 따라다니면서 병사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이 차량에는 장거리 전자-광학/적외선 센서(EO/IR)와 360도 카메라, 레이저 거리 측정기, 표적 추적 시스템 등 다양한 센서와 카메라가 통합된 정찰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 정찰 시스템은 3.5m 높이의 특수 사다리를 이용해서 먼 곳까지 수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미션 마스터 무인 정찰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정찰은 물론 적과의 교전 시에도 병사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병사들은 안전한 장소에서 일반 태블릿 PC 크기의 군용 원격 조종 시스템을 이용해서 적을 정찰하고 차량을 보내 적과 교전할 수 있다. 이동 시에도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율적으로 병사를 따라 움직이므로 병사는 본연의 임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군용 무인 지상 차량은 아직 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여러 업체에서 다양한 개념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지상전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무인 시스템이 당장에 사람을 대체할 순 없지만, 자동화 무인화의 흐름은 전쟁이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화웨이, 위구르족 감시용 안면인식 기술 테스트”

    “화웨이, 위구르족 감시용 안면인식 기술 테스트”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소수 민족 감시에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내부 문건을 통해 화웨이가 위구르 소수 민족을 포착하면 자동으로 중국 공안에 ‘위구르 경보’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시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영상감시연구소(IPVM)가 발견한 이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8년 안면인식 스타트업 ‘메그비’와 함께 군중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민족, 나이,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AI 카메라 시스템을 시험했다. 이 중에서 위구르족의 얼굴이라고 인식하면, 이를 정부 당국에 알리는 것이다. 화웨이 임원들도 이 문건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홈페이지에서 발견된 이 문서는 워싱턴포스트와 IPVM이 화웨이 측에 코멘트를 요청하자 삭제됐다. 화웨이와 메그비는 이 문서가 그들의 것임을 인정했다. 글렌 슈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단순한 시험용이었고, 실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아니다”라면서 “화웨이는 범용 제품만 생산할 뿐 맞춤형 알고리즘과 앱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에 따르면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무슬림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구금된 것으로 추정한다. 인권단체는 중국 정부가 수용된 무슬림을 대상으로 이슬람을 부정하고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한다고 주장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아이 업은 엄마가 “레디~ 액션!” 겨울 무대, 그 열정을 다시 보다

    아이 업은 엄마가 “레디~ 액션!” 겨울 무대, 그 열정을 다시 보다

    최초 女 영화감독 박남옥 다룬국립극장의 ‘명색이 아프레걸’일제강점기 기생들의 만세운동서울예술단·경기아트센터 ‘향화’연말연시 따뜻한 위로 건네일제강점기와 전후 격동의 역사를 뜨겁게 불태웠던 여성들의 삶이 올 연말과 내년 초 무대를 달군다. 자신의 꿈을 위해, 또는 나라를 위해 뜻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목소리를 낸 여성들의 주체적인 생애는, 힘겨운 해를 잘 버텨 낸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네기에 충분해 보인다. 국립극장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선보인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11년 이후 9년 만에 합동으로 올리는 작품으로,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아프레걸은 전후(戰後)라는 뜻의 프랑스어 ‘아프레 게르’(apres-guerre)에서 ‘게르’를 ‘걸’(girl)로 바꾼 말로 1950년대 여러 매체에서 전통적인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새로운 여성을 지칭할 때 쓰였다. 간혹 사치나 향락 등에 빠진 ‘악녀’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번 공연에선 갖은 시련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꿈을 이뤄 낸 진취적인 여성을 뜻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영화 포스터를 모을 만큼 영화를 사랑했고 갓난아기를 들쳐 업고 16㎜ 필름 카메라 한 대로 전국을 누비며 단 한 편의 작품 ‘미망인’을 강렬하게 남긴 박남옥의 열정이 무대 위에 오른다. 국립극단 단장으로 새로 부임한 김광보 연출을 비롯해 고연옥 작가, 나실인 음악감독 등 창작진도 화려하다. 고 작가는 “박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그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극복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지난 6~7월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서울예술단은 경기아트센터와 공동 제작한 신작 창작가무극 ‘향화’를 내년 1월 8~1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처음 선보인다. 수원 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권번 기생 김향화(1897~1950) 열사를 서울예술단 특유의 한국적 음악의 가무극을 통해 진중하게 재조명한다. 어릴 적 ‘순이’로 불린 김향화는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18세에 이혼을 하고,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수원권번 기생이 된다. 기적(기생 명부)에 올린 이름 향화(香花)는 향기로운 꽃이라는 뜻이다. 그는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기생들을 이끌고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를 올렸고, 3·1운동 열기가 한창이던 그해 3월 29일 일제가 강요한 치욕스러운 위생검사가 있던 자혜병원(수원 화성 봉수당 자리) 일대에서 기생 33명의 선두에서 만세를 외쳤다. 이 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유관순 열사 등과 심한 옥고를 치르고 가석방된 1919년 10월 이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서울예술단 권호성 예술감독은 “차별과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향화를 이 시대로 소환해 실종되고 굴절된 여인들의 역사를 조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뜨거웠던 그녀들의 삶…무대도 뜨겁게 달군다

    뜨거웠던 그녀들의 삶…무대도 뜨겁게 달군다

    일제강점기와 전후 격동의 역사를 뜨겁게 불태웠던 여성들의 삶이 올 연말과 내년 초 무대를 달군다. 자신의 꿈을 위해, 또는 나라를 위해 뜻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목소리를 낸 여성들의 주체적인 생애는, 힘겨운 해를 잘 버텨 낸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네기에 충분해 보인다. 국립극장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선보인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11년 이후 9년 만에 합동으로 올리는 작품으로,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아프레걸은 전후(戰後)라는 뜻의 프랑스어 ‘아프레 게르’(apres-guerre)에서 ‘게르’를 ‘걸’(girl)로 바꾼 말로 1950년대 여러 매체에서 전통적인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새로운 여성을 지칭할 때 쓰였다. 간혹 사치나 향락 등에 빠진 ‘악녀’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번 공연에선 갖은 시련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꿈을 이뤄 낸 진취적인 여성을 뜻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영화 포스터를 모을 만큼 영화를 사랑했고 갓난아기를 들쳐 업고 16㎜ 필름 카메라 한 대로 전국을 누비며 단 한 편의 작품 ‘미망인’을 강렬하게 남긴 박남옥의 열정이 무대 위에 오른다. 국립극단 단장으로 새로 부임한 김광보 연출을 비롯해 고연옥 작가, 나실인 음악감독 등 창작진도 화려하다. 고 작가는 “박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그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극복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연출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이제서야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고 어느 때보다 역할이 강조되는 때”라면서 “아프레걸로 박남옥을 다루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지난 6~7월 ‘잃어버린 얼굴 1895’로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서울예술단은 경기아트센터와 공동 제작한 신작 창작가무극 ‘향화’를 내년 1월 8~1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처음 선보인다. 수원 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권번 기생 김향화(1897~1950) 열사를 서울예술단 특유의 한국적 음악의 가무극을 통해 진중하게 재조명한다. 어릴 적 ‘순이’로 불린 김향화는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18세에 이혼을 하고,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수원권번 기생이 된다. 기적(기생 명부)에 올린 이름 향화(香花)는 향기로운 꽃이라는 뜻이다.그는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기생들을 이끌고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를 올렸고, 3·1운동 열기가 한창이던 그해 3월 29일 일제가 강요한 치욕스러운 위생검사가 있던 자혜병원(수원 화성 봉수당 자리) 일대에서 기생 33명의 선두에서 만세를 외쳤다. 이 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유관순 열사 등과 심한 옥고를 치르고 가석방된 1919년 10월 이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서울예술단 권호성 예술감독은 “차별과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향화를 이 시대로 소환해 실종되고 굴절된 여인들의 역사를 조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익사사고 줄어들까…이스라엘, 인명구조요원 돕는 AI 기술 개발

    익사사고 줄어들까…이스라엘, 인명구조요원 돕는 AI 기술 개발

    해수욕장 익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해류가 갑자기 바다 쪽으로 빠져나가는 이안류 현상이나 수상 보트 전복 또는 조수 변화에 따라 발생한 웅덩이에 빠지는 일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해변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인명구조요원들이 끊임없이 경계해야 하는 위험 중 일부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익사는 불의의 사망 원인 중 3위로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몇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신생기업 사이트비트(Sightbit)가 익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인공지능(AI) 기술에서 찾아냈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사이트비트라는 이름의 AI 기술을 활용한 감시 카메라 시스템으로, 해변의 잠재적 위험을 감지해 인명구조요원의 감시 활동을 지원한다.인명구조요원이 하는 일은 수영장 주변이나 해변 또는 물속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구조요원이 모든 상황을 감시할 수 없어 그 점이 사고가 일어나는 방식이라고 네타넬 엘리아브 사이트비트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이어 구조요원의 임무 90%가 감시 활동으로 이들은 그저 한 발 앞서 구조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아브 CEO는 또 분석이나 감시 활동은 사람보다 컴퓨터가 일반적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아브 CEO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감시 시스템은 사람보다 80% 더 빠르다. 따라서 물과 관련한 위기 상황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어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인명구조요원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사이트비트의 AI 감시 시스템은 총 3대의 카메라로 구성돼 있고 각각 100~150m 범위를 감시할 수 있다. 어린이 혼자 물가에 접근했을 때와 같이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면 인명구조요원에게 그 즉시 알린다. 엘리아브 CEO는 “AI 시스템은 주위 감시나 위험 평가, 위기 감지를 수행해 인명구조원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한다”면서 “덕분에 인명구조요원은 사고를 막기 위해 재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아직 미세 조정 작업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최근 텔아비브 인근 해변에서 시범 운용했을 때 시스템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서 여러 차례 오인 신고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업은 위험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사이트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덩치 앞에 장사 없나…호주서 뱀 잡아먹는 청개구리 포착

    덩치 앞에 장사 없나…호주서 뱀 잡아먹는 청개구리 포착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에서 청개구리 한 마리가 뱀을 잡아먹는 극히 보기 드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30일 데일리메일 호주판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타운즈빌에 사는 한 여성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을 통해 호주청개구리 한 마리가 새끼 킬백 뱀의 꼬리 쪽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대니 몬테이스라는 이름의 여성이 공개한 영상은 새끼 뱀이 자신보다 커다란 개구리에게 물렸는데도 빠져나가려는지 혀를 날름거리며 몸을 좌우로 흔들어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후 바뀐 장면에서 뱀은 죽었는지 축 늘어졌고 머리 부분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해당 영상은 지금까지 조회 수 28만5700회를 넘었고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뱀만이 개구리를 우적우적 먹는다고 생각했다”,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호주 파충류학자 개빈 베드퍼드 박사는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호주 포식자들의 먹이는 특정 종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을 만큼 작은지에 따라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는 포식자들로 가득해 만일 한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보다 크면 작은 개체를 잡아먹을 것이다. 개구리가 뱀을 먹는 사례가 매우 드물지는 않지만 그 모습을 자주 보긴 어렵다”면서 “킬백 뱀이 부화했을 때 크기는 청개구리에게 잡아먹힐 만큼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드퍼드 박사는 이번 사례에서 두 종 사이의 전투는 역설적이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킬백 뱀은 거의 독점적으로 개구리를 잡아먹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킬백 뱀은 새끼 때조차도 물에서 개구리를 먹지만 이번 경우는 그 반대인 것 같다고 베드퍼드 박사는 설명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부 지역에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킴벌리까지 호주 북부 해안 지역에서 서식하는 킬백 뱀(학명 Tropidonophis mairii)은 독이 없다. 따라서 호주 빅토리아와 태즈메이니아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서식하며 몸길이가 10㎝ 이상 자라는 호주청개구리(학명 Litoria caerulea)에게 새끼 킬백 뱀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개구리 중 하나에 속하는 호주청개구리는 주로 귀뚜라미나 바퀴벌레 등 곤충이나 거미를 잡아먹지만, 쥐나 작은 박쥐와 같이 더 큰 동물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대니 몬테이스/틱톡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리안심포니X임동혁 연주, 안방서 생생하게…5G 기술 더해 웨이브·Btv 첫 선

    코리안심포니X임동혁 연주, 안방서 생생하게…5G 기술 더해 웨이브·Btv 첫 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연주를 안방 1열에서 7개 시점으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SK텔레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5G 미디어 기술인 멀티뷰와 멀티오디오를 접목한 공연영상을 웨이브 및 Btv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와 임동혁의 연주를 11대의 카메라와 40대의 마이크로 담았고 멀티뷰와 멀티오디소 기술을 더해 직접 객석에서 마주하는 만큼 실감나는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멀티뷰는 디렉터스컷, 지휘자, 피아니스트, 현악·관악 파트, 객석, 전문가 해설 등 7개의 시점으로 구성돼 지휘자의 손끝부터 피아니스트의 표정, 팀파니의 미세한 떨림까지 섬세하게 화면에 담겼다. 원하는 화면만 모아볼 수 있는 분할 화면 선택(Flexible UI)과 화면을 최대 4배까지 확대하는 기능(Pinch-Zoom) 등 첨단 IT기술로 원하는 장면을 골라 공연을 관람하고 색다른 영상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코리안심포니는 설명했다. 또 특정 연주자와 파트의 음을 강조해 들을 수 있는 멀티미디오도 눈길을 끈다. 포디엄 위에서 지휘자가 듣는 소리와 객석에서 듣는 소리의 차이, 현악기와 관악기 등 각각의 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톤마이스터 최진의 세밀한 조율로 구현했다.또 이상민, 이지영, 황덕호 등 클래식 음악 전문가들이 일종의 캐스터로 나서 공연의 요점을 설명해 클래식 초심자들도 보다 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교향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3번,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 ‘피가로의 결혼’으로 구성돼 클래식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음악을 비교하며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코리안심포니와 임동혁의 ‘온: 클래식’은 국내 오케스트라 중 OTT 진출 첫 사례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모바일 중심의 OTT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IPTV로 확장될 가능성, VOD 판매로 클래식 음악 장르도 유료 콘텐츠로 발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코리안심포니 박선희 대표는 “코로나 시대 공연영상화가 공연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오케스트라 특성과 클래식 시장에 맞는 공연영상화는 무엇일지 깊은 고민과 여러 시도를 거듭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과 크레디아와 함께 ‘멀티뷰와 멀티오디오’란 새로운 대안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아 정재옥 회장도 “고전(클래식)이 첨단기술(5G)과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5G 시대에 오감을 충족시켜주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의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김혁 5GX미디어사업그룹장은 “5GX 멀티뷰·멀티오디오 서비스로 공연 감상의 새 장을 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의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 경험을 위해 차별적 서비스들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 이용자 누구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5GX’관에서 무료로 ‘온:클래식’ 멀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VOD 판매도 추진된다. 웨이브와 Btv에서 대여 1만원, 소장 1만 8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멀티뷰로 제공되는 6개 개별 영상과 멀티앵글(디렉터스컷+4개 화면)까지 총 7개 VOD로 구성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미디어와 정치의 스포츠화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미디어와 정치의 스포츠화

    몇 해 전부터 미국 정치를 이야기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배운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포스팅을 한 지 첫 한두 시간 내에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페이스북이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그 포스트를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한 포스트는 더 많은 ‘좋아요’를 받고, 더 많은 팔로어를 만들어 낸다. 나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좋아요를 받는 글을 쓸까’를 고민하게 됐고, 좋아요를 많이 받은 포스트와 그렇지 못한 포스트를 비교해 보며 어떤 요소가 그런 차이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살펴보다가 깨달은 사실은 소위 ‘사이다 발언’이 들어간 글이 눈에 띄게 ‘좋아요’를 많이 받더라는 거다. 밤고구마를 먹다 막힌 것처럼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발언, 명쾌한 논리로 상대방의 주장을 무장해제시키는 글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끈다. 내가 그런 발언을 직접 할 필요도 없다. 사이다 발언을 잘하기로 소문난 정치인들의 말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그 포스트는 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받고 널리 퍼져 나간다. 대표적인 ‘사이다 정치인’이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다. 이들의 발언은 부자들 편에 선 미국 정치인들이 숨기는 현실을 낱낱이 드러내고, 명쾌한 논리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니 인기가 없을 수 없다. 미국 정치인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인터넷에서 ‘사이다 발언’을 검색해 보면 현재 한국에서 정치적인 이슈가 되는 사안들에 대한 양 진영의 통쾌한 발언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될 게 있다. 사이다 발언은 오로지 자신이 동의하는 의견일 경우에만 ‘탄산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반대하는 진영에서 사이다라고 좋아하는 발언은 전혀 동의할 수 없거나, 오히려 나의 분노만 더욱 키울 뿐이다. 영어 표현에 “성가대를 향해 설교한다(preach to the choir)”라는 게 있다. 목사가 신도, 혹은 청중의 생각을 바꾸는 설교를 하는 대신, 성가대원들 즉 이미 목사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를 한다는 뜻이다. 정치인들의 사이다 발언이 사실은 이런 성가대를 향한 설교인 경우가 흔하다. 우리는 이미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최소한 중도에 속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발언은 같은 편을 즐겁게 해 주는 엔터테인먼트 이상이 아니다.●최고의 투표율이 남긴 것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올해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그 중요성에 걸맞은 높은 투표율을 낳았다. 미국에서 67%라는 투표율은 120년 만에 처음 보는 놀라운 숫자다. 투표가 ‘민주주의 꽃’이라면 미국은 찬란한 꽃을 피운 셈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번 선거를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패한 후보가 총체적인 부정선거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의 축제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자세로 임했기 때문이다. 칼과 총이 동원돼 정권이 교체되던 과거와 비교하면 발전된 모습인 건 분명하지만, 21세기에 정치 선진국이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선거가 상대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두 진영이 벌이는 사나운 전투가 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한 선진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철학교수인 조너선 엘리스는 미국의 정치가 갈수록 합의 도출에 실패하고 분열과 대립으로 흐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20세기에 미국의 각급학교에 확산된 ‘토론팀’(debate team) 문화를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유명한 정치인들은 대부분 학생 시절 토론팀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올해 71세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포함, 그 이하의 나이대에 속한 인기 정치인들 중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토론팀을 하지 않았던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이나 토론장에서 거침없는 화술을 구사하는 건 어린 시절부터 단련한, 거의 반사신경에 가까운 토론기술 때문이다. 논리는커녕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말문이 막히면 악을 쓰는 국회의원들을 많이 봐 온 우리로서는 미국 정치인들의 말솜씨가 부러운 게 사실이지만, 토론에 능한 정치인들이 가득한 미국에서 일구어낸 정치문화가 2020년에 우리가 목도한 모습이라면 그런 토론교육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이 문제를 지적하는 엘리스 교수도 토론의 중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가 지적하는 건 미국 학교들의 토론팀이 관중을 가진 스포츠 리그처럼 운영되는 ‘방식’이다. 좋은 토론이란 자신이 믿는 바를 설명해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거나, 적어도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인데,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 형태로 운영되는 토론팀의 대결에서 상대방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이런 문화에서 자란 정치인들은 합의를 도출하는 대화에 익숙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각 토론팀은 자신의 신념이 아닌, 주최 측으로부터 배정받은 주장으로 대결해야 한다. 한마디로 신념도 없고, 합의할 줄도 모르는 정치인을 만들어 내는 양성소가 되는 셈이다. ●유권자들의 편가르기 낯선 미국의 고등학교 문화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보는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을 봐도 다르지 않다. 혀를 칼처럼 휘두르는 검투사들이 나와서 생사의 대결을 펼치고, 사람들은 그걸 지켜보며 자기편을 응원하는 일이 항상 벌어진다. 방송사들은 토론 프로그램이 현안에 대해 깊이 알아보자는 의도로 준비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은 두 진영으로 갈라진 시청자들의 응원과 욕설로 가득하다. 여기에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미디어의 이해관계다. 토론이 스포츠처럼 뜨겁게 진행될 경우와 (본 적은 거의 없지만) 차분한 대화를 통한 정보와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우 어느 쪽이 더 시청률이 높을까? 물론 방송사가 시청률을 위해 양측이 하기 싫어하는 싸움을 붙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토론이 대결의 구도로 만들어진 이상, 참여자는 이겨야 한다는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이 중요한 매스미디어가 그렇다면, 알고리듬이 지배하는 소셜미디어는 훨씬 더 심각하다. 정치인들이 TV 토론에서 상대방을 이기려고 노력한다면, 인터넷에서는 바이럴될 수 있는 통쾌한 한마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20세기의 미디어 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말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들어오면서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졌다. 미디어의 성격이 말의 내용을 결정한다면, 알고리듬이 지배하는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사이다 발언을 하도록 유도한다. ●지루한 정치의 가치 미국은 민주주의로 시작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많이 배운 부자 남성들이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건국 초기의 공화정에서 모든 국민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로 옮겨가게 된 배경에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좋은 의도로 출발한 민주주의가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양쪽의 진지전(陣地戰), 혹은 관중을 흥분시키는 스포츠로 변질되고 있다. 정치가 과거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음에도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미디어와 만나는 과정에서 위에서 설명한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요란한 도널드 트럼프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미국에서는 “정치를 다시 지루하게 만들자(Make Politics Boring Again)”는 구호가 등장했다. 온 국민이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4년을 보내면서 영웅이 등장할 필요가 없는 지루한 정치의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이다. 경선주자들 중에서 가장 말솜씨 없고 지루한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결국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 그리고 그가 본선에 올라가서도 대중 유세연설을 거의 하지 않고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최소한의 메시지만 전달하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을 무시한 채 수많은 청중을 모으고 흥분시킨 트럼프를 이긴 것도 스포츠로 전락한 정치에 대한 미국인들의 피로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필수적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관심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관심의 성격이다. 정치인은 우리를 흥분시키는 스포츠 선수일 필요가 없다.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합의의 도출이지 승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미래극장 체험기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미래극장 체험기

    살다 보면 처음 겪는 일들이 종종 있다. 처음이라서 느끼는 흥미로움과 놀라움은 예상 밖의 큰 즐거움을 안겨 준다. 예술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동안 수천 건의 공연을 봐왔을 텐데 ‘이런’ 공연은 처음이었다. 지난 7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간, 초저녁잠에서 깨 집을 나섰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 원일)가 6일 술시(오후 7시 30분) 공연을 시작으로 24시간 동안 12회차 공연을 열었는데, 4회차인 축시(새벽 1시 30분)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수원으로 향했다. 제목은 ‘메타 퍼포먼스: 미래극장’. 새벽에 일어나 공연장을 찾긴 평생 처음이었다. 공연 ‘관람’이 아니라 ‘참가’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렇다. 공연시작 10분 전, 객석에 앉아 막이 오르길 기다리는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로비에서 방역복으로 갈아입고, 그 위에 웨어러블 카메라를 착용했다. 나와 같은 관객이 네 명 더 있었고, 나는 1번 카메라가 됐다. 내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현장을 보는 나의 시각이 주 화면에 실렸다. ‘갤러리’라고 불리는 스무 명의 관객까지 합해 총 25명의 관객이 현장을 꾸몄다. 로비 한편엔 진행자(게임마스터) 두 명이 자리했고, 관객참여 플랫폼 ‘트위치’ 앱에 접속하는 온라인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관객이동형 공연을 처음 경험한 것은 1997년 안무가 투제·조형예술가 드 앵팡트가 만든 ‘블록’이라는 작품이었다. 프랑스 누아지엘 지역에 6개 방이 달린 2층 건물을 지어 한 회에 19명의 관객만으로 진행했는데, 이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주로 갤러리를 활용한 ‘극장개념 파괴’ 공연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방역복에 카메라 장착은 처음 경험했다. ‘온라인 관객이 현장 관객을 움직인다.’ 명령어를 통해 가상현실 캐릭터를 조종하는 게임플레이어처럼 온라인 관객이 공연 장소와 곡목, 형식을 투표로 결정했다.4계절에 해당하는 4개의 극장과 극장마다 ‘노래냐 춤이냐’처럼 어떤 공연을 볼지 양자택일하면서 한 회마다 2의 12승 즉 4096개의 경우의 수가 만들어졌다. 이런 우연성의 끝판왕도 새로웠다. 즉흥성, 우연성, 공간파괴를 통한 해프닝,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 포스트모더니즘 정신과 일맥상통했다. 로비 1극장을 시작으로 극장 내부를 매핑해서 슈팅게임이 가능한 2극장, 인공지능(AI)이 머신러닝을 거쳐 만든 음원과 함께 즉흥연주를 진행한 3극장, 12간지의 묘한 기운이 감도는 야외 4극장까지 공간을 바꾸어 가며 1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은 간혹 재미난 요소들이 예술적 감상을 방해하는 순간도 없지 않았으나, 연주자들의 신들린 듯한 시나위 즉흥연주 덕에 시종일관 집중력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무용수 김유정이 LED판을 배경으로 보여 준 실루엣 춤은 일품이었다. 집에 돌아와 온라인으로 유시 마지막 공연까지 3회 공연을 더 관람했다. 다른 출연팀(총 6개 출연팀)과 비교하며 투표에도 참여했다. 댓글로 현장과 소통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교체 없이 밤샘진행을 강행한 소리꾼 오단해·서진실의 열정적인 입담도 큰 재미를 주었다. ‘트위치’ 앱에 접속하면 온라인 관객용 녹화영상을 다시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공연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녹화영상을 송출하거나 무관중 공연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식 등이 공연계 신풍속도가 됐다. 역사의 페이지는 넘어갔고 되돌아갈 수 없는 것이 시간이라면 온라인 관객 중심의 스마트 극장을 표방한 ‘메타 퍼포먼스: 미래극장’이 ‘처음’이라는 자랑스러운 꼬리표를 한동안은 달게 될 것 같다. 최근 들어 각지에서 활약을 펼치는 국악계의 현대적 변신이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우리에게 너무 많은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 우리는 그 고통을 딛고 또 한 걸음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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