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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반도체 자립’ 야망 좌절” 20조원대 프로젝트 좌초

    “中 ‘반도체 자립’ 야망 좌절” 20조원대 프로젝트 좌초

    투자 계획이 20조원대에 달해 중국이 ‘반도체 자립’ 기대를 갖게 했던 대형 반도체 기업 프로젝트가 결국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중국은 가장 큰 산업 약점으로 꼽히는 반도체 외부 의존 문제를 해결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최근 240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회사의 재가동 계획이 없다면서 퇴사를 요구했다. 이 회사는 7㎚ 이하 최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제작을 목표로 2017년 우한에서 설립됐다. 우한시의 중대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회사에 투자됐거나 투자될 자금은 총 1280억 위안(약 22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성장한 대만 TSMC의 최고 기술자였던 장상이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거 대만 TSMC 최고기술자, CEO 영입 그러나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고 채권자들에게 토지가 압류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회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CEO 장상이도 짧은 HSMC 시절을 ‘악몽’이라고 묘사하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로 옮겼다. 우한시 정부가 지난해 이 회사를 직접 인수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잠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이번 해고 통보를 계기로 청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SCMP는 “이 프로젝트 실패는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야망이 좌절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무인기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유독 반도체 산업만큼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많이 뒤처진 편이다. ●“중국의 야망 좌절된 최근 사례” “악몽” 반도체 칩 조달을 원천 차단한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얼마나 큰 약점을 가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중국에도 SMIC나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칭화유니그룹 계열사인 YMTC(창장춘추) 같은 기업이 일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만드는 제품은 선진 제품 수준과는 거리가 멀고 생산량도 세계 시장 규모와 대비했을 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보다 14.6% 증가한 3500억 달러 규모였다. 이는 2020년 중국 전체 수입액의 13%가 넘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16조원 실탄’ 보유한 삼성전자…차량용 반도체 M&A에 쏟아붓나

    ‘116조원 실탄’ 보유한 삼성전자…차량용 반도체 M&A에 쏟아붓나

    삼성전자가 최근 의미있는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 큰돈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커넥티드카(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 등의 보급이 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 선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16조원(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하는 ‘실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한 것에 못지 않은 대규모 거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M&A를 노릴 만한 회사로는 네덜란드의 NXP와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의 르네사스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달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당시 삼성전자 측에서 기업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칩 사업을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가 놓칠 리 없다 본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PC나 모바일용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았지만 요즘에는 수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미 자동차 전자장비 분야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꼽고 꾸준히 투자를 이어 왔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의 NXP는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수차례 언급된 업체다. BMW·포드·도요타·현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보유한 ‘알짜’ 회사라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도 눈독을 들인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을 방문하기 위해 네덜란드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때 이미 NXP에 대해서도 검토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로 물밑에서 진행되는 M&A를 굳이 외부에 알린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로 수감되면서 한동안 대규모 투자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이 부회장도 최근 사내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16조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충분하기도 하다. 2016년에는 자동차 전장 업체인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지만 이듬해부터는 대규모 M&A를 자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 외에도 위탁생산(파운드리)이나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삼성전자에서 큰 관심을 보여온 사업에서도 대형 M&A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16조 실탄 보유한 삼성전자…자동차용 반도체 M&A에 큰돈 쓸까

    116조 실탄 보유한 삼성전자…자동차용 반도체 M&A에 큰돈 쓸까

    삼성전자가 최근 의미있는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 큰돈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커넥티드카(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 등의 보급이 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 선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16조원(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하는 ‘실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한 것에 못지 않은 대규모 거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M&A를 노릴 만한 회사로는 네덜란드의 NXP와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의 르네사스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달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당시 삼성전자 측에서 기업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칩 사업을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가 놓칠 리 없다 본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PC나 모바일용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았지만 요즘에는 수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미 자동차 전자장비 분야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꼽고 꾸준히 투자를 이어 왔다.이 가운데 네덜란드의 NXP는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수차례 언급된 업체다. BMW·포드·도요타·현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보유한 ‘알짜’ 회사라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도 눈독을 들인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을 방문하기 위해 네덜란드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때 이미 NXP에 대해서도 검토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로 물밑에서 진행되는 M&A를 굳이 외부에 알린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로 수감되면서 한동안 대규모 투자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이 부회장도 최근 사내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삼성전자는 116조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충분하기도 하다. 2016년에는 자동차 전장 업체인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지만 이듬해부터는 대규모 M&A를 자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 외에도 위탁생산(파운드리)이나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삼성전자에서 큰 관심을 보여온 사업에서도 대형 M&A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우리가 반도체 칩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는 약 40개, 컴퓨터에는 약 60개, 올레드 TV에는 약 120개, 자동차에는 약 300개의 반도체 칩을 사용한다. 어느 나라의 어떤 반도체 회사가 어떠한 반도체를 생산 판매하느냐가 그 나라의 산업 경제를 좌우한다.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가 수급할 수 없어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고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은 감산을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나라 간, 기업 간에는 치열한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80년 IBM과 애플의 컴퓨터가 상용화되면서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의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 쟁탈에 미일 간의 1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발생했다. CPU는 미국이 주도하고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으로 이전됐다. 2009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며 모바일 시대를 열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연결을 통해 세계 인터넷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면서 2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의 설계는 미국 애플과 퀄컴,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이 주도하고, 인터넷 데이터 센터용 CPU는 미국의 인텔과 AMD가 독주한다.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주도하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산업은 대만이 이끄는 것이 최근까지의 형세다. 4차 산업혁명의 촉발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드론 등 새 산업이 열리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필요한 반도체의 기술과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반도체 굴기 선언인 ‘제조2025’라는 국가 프로젝트로 이 전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미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 화웨이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인터넷 회사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도 반도체 설계 시장에 진입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런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첫째,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우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긴 했지만 국가적으로 반드시 추격할 것이기 때문에 자만하지 말고 메모리반도체의 초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선도적인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둘째, 올해는 반도체 칩의 위탁생산 요구가 크게 증가해 국내 파운드리산업의 커다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시 대만의 TSMC가 주도할 것이다. 최근 TSMC와 일본의 AIST가 공동으로 2nm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한국보다 먼저 개발했다고 한다. 혼신을 기울이는 초미세 공정 기술 자체 개발과 과감한 기술 인수합병(M&A), TSMC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셋째,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우리는 반도체 설계 생태계가 미국, 대만과 같이 잘 육성돼 있지 않아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정말 어려운 숙제이나 도전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설계 생태계의 재도약을 위한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금융권, 정부의 피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2019년 7월에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한 현실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10년간 국내 반도체 회사의 매출액이 약 3배 성장했으나, 반도체 소재·장비의 국산화율은 50%, 18%로 정체돼 왔다. 특히 아직도 고난이도의 기술로 생산되는 소재·부품·장비는 거의 100% 미국, 일본 및 유럽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소재·부품 특별법 제정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제2의 도약이 발을 뗀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그리고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특히 AMAT, 신에쓰케미컬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중견, 중소기업의 도전 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과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아마존 헬스케어·우주 인터넷… 모순의 시대, 변화 신호를 읽어라

    아마존 헬스케어·우주 인터넷… 모순의 시대, 변화 신호를 읽어라

    2020년은 모순의 해였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확산으로 33만명이 사망했고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여전히 실업 상태이며 수백만 명은 먹을 것이 없고 집도 없다. 이 순간 다우지수, S&P500,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사상 최고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전 직원 재택근무를 했지만 어느 때보다 빠른 혁신을 이뤄 냈고 시가총액은 1.5배 늘었다.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됐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혁신은 3~5년 정도 걸리지만 재택근무, 재택수업, 홈엔터테인먼트, 홈트(홈트레이닝) 등 모든 경제활동을 집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자 디지털 혁신에 가속도가 붙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2년 동안 벌어질 디지털 혁신을 2개월 만에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21년은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 팬데믹이 사라질 때까지 2020년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재택근무나 여행을 가지 못하는 현상은 당장 바뀌기 힘들다. 모순의 시대엔 변화의 ‘신호’가 나오기 마련이다. 실제 2020년에는 앞으로 5년, 10년 후 미래를 좌우할 만한 기술(제품, 서비스)들이 개발됐다. 10년간 영향을 줄 수 있는 5가지 기술을 꼽아 봤다. 신호와 소음이 동시에 나오는 시기, 세상 변화의 흐름을 알려주는 ‘신호’들이다.1 AI, 인류 문제 해결사로 부상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로 유명하다. 딥마인드는 그동안 AI의 학습 능력을 과시해 왔다.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57’이 AI 테스트의 기준이 된 아타리 비디오게임 57종을 모두 마스터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이전트57은 아타리 57개 전 종목에서 인간 최고수를 뛰어넘는 능력을 구현했다. 그러나 딥마인드가 자체 개발한 AI ‘알파폴드’(AlphaFold)를 이용, 5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하면서 AI의 서사(내러티브)를 바꿔 놨다. 게임뿐 아니라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폴드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알려진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해 개발된 AI 시스템. 이 발표로 연구자들이 질병을 이해하고 새로운 약을 개발하며 생명공학 신도구를 만들고 난치병 및 각종 유전병을 치료하는 데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딥마인드는 2021년 이후 ‘기후변화’ 등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AI 기술 개발을 예고했다. 2 AI에 사회적 책임 요구 확산 구글 딥마인드는 기술 혁신을 이뤄 냈지만 구글 내에서는 AI가 인종차별, 성차별 등 편향적일 수 있다는 내용을 폭로한 사람이 회사와 갈등을 빚고 회사를 떠난 사건이 있었다. 지난 12월 구글 내 AI 엔지니어이자 윤리기술 책임자인 팀닛 게브루는 AI의 한계를 지적한 논문 게재를 놓고 회사 측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해고됐다. 게브루가 지적한 AI의 한계는 AI가 인종 및 성차별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AI 편향이 구글 내에서도 존재한다는 폭로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이번 문제를 조사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 사건은 앞으로 AI 분야에서 ‘편향성’ 등이 이슈가 될 것이며 AI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3 아마존 혁신, 헬스케어·모빌리티 아마존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중 큰 승리를 거둔 기업이었다. 홈이코노미 확산으로 대부분 상거래를 온라인으로 하면서 올해 주가는 78%나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1조 6000억 달러가 됐다. 아마존의 주가상승률은 마이크로소프트(42%), 알파벳(25%) 등 빅테크 기업을 상회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미래 혁신 신호를 보낸 분야는 ‘헬스케어’와 ‘모빌리티’다. 회사 직원들에게만 서비스하던 앱 기반 원격 의료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Amazon Care)를 타사 직원에게까지 서비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험 시장을 뒤집을 잠재력이 있다. 이에 앞서 아마존은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 처방전을 받고 집으로 약을 배달받는 ‘아마존 약국’(Amazon Pharmacy)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여기까지는 알려진 서비스다. 하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가 비정형 임상 데이터를 표준화할 수 있는 의료분석 플랫폼 ‘헬스레이크’(HealthLake)를 내놓았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헬스케어 데이터 공급자 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마존은 또 노인 간병인을 지원하는 도구인 ‘케어허브’(Care Hub)도 출시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혁신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21년 이후엔 ‘아마존’이 약국 체인과 보험사의 큰 도전자가 될 것이다. 4 머스크 전기차 아닌 우주 인터넷 일론 머스크 CEO의 테슬라는 2020년 주가가 730%나 올랐다. 시가총액은 6585억 달러로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GM, 포드 등 거의 모든 완성차 기업의 시총을 합친 금액보다 크다. 이미 ‘우주급’ 기업을 만들어 낸 머스크의 경쟁상대는 누가 될까? 머스크 자신이 만든 또 다른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뇌·컴퓨터 연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뉴럴링크와 우주 인터넷 사업을 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다. 뉴럴링크는 2020년 8월 칩을 뇌에 이식해 2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돼지 ‘거투르드’를 공개했다. 칩은 수집한 뇌파 신호를 초당 최고 10메가비트의 속도로 무선 전송할 수 있다.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이식 칩을 `두개골의 핏빗(Fitbit)’에 비유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우주개발 회사 스페이스X는 2021년까지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스타링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사업을 위해 이미 24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의 상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주인터넷, 스타링크 사업이 ‘넥스트 테슬라’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와 함께 원웹(OneWeb)은 오는 2022년까지 650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 글로벌 광대역 인터넷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노키아는 달에 4G LTE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나사(NASA)의 사업에 선정돼 2022년 후반 달 표면에 최초로 초소형, 저전력, LTE 솔루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부터 본격적 우주 개발, 우주 인터넷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다. 5 항구적 미래 리스크, 사이버 보안 2020년 12월, 러시아에서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미국의 정부 기관과 기업을 해킹, 큰 타격을 입혔다. 미국 기관에는 재무부, 상무부, 국립보건원 등이 포함됐으며 파이어아이, 솔라윈즈, MS 등 최고 보안 기업들도 해킹 피해를 입었다. 공격은 정교했으며 미국의 인프라 관련 기밀 정보가 빠져나갔다. 암호, 주소, 이메일 등의 정보도 침해됐다. 이 정보는 2021년 이후 2, 3차 해킹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다. 병원, 학교, 도시 인프라에 침투, 랜섬웨어 공격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보안은 이제 정부와 기업에 ‘항구적’ 리스크가 됐다는 신호다. 더 밀크 대표
  • ‘반도체 제국’ 인텔의 쇠락?…동맹국들에게 이별 통보를 받다

    ‘반도체 제국’ 인텔의 쇠락?…동맹국들에게 이별 통보를 받다

    ‘반도체 제국’을 일궈왔던 미국의 인텔이 위기에 빠졌다. 맥북 등 PC 제품을 만드는 애플이 인텔 제품 대신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를 쓰겠다고 선언한 것에 이어 세계 2위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탈(脫) 인텔’ 행보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탈 인텔’ 수순에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최근 미국의 경제 매체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데이터센터와 서버 컴퓨터용 CPU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태블릿 겸 노트북PC인 ‘서피스’에도 자체 개발 CPU를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개발하는 CPU는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제작될 것이라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년 전부터 퀄컴이나 엔비디아 등에서 반도체 개발 엔지니어를 꾸준히 영입해오며 ‘탈 인텔’을 향한 행보를 차곡차곡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트와 인텔은 강력한 ‘윈텔 동맹’을 맺어왔다. 윈텔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와 인텔의 CPU가 탑재된 컴퓨터를 일컫는 말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고 CPU를 비롯한 하드웨어 쪽은 인텔이 맡으며 긴밀한 분업 관계를 형성해왔다. 두 회사는 서로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함께 성장하는 ‘윈윈 전략’을 취해왔다.아직도 14나노 공정에 머문 인텔 단단했던 동맹은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텔이 지닌 CPU 기술은 전력 소비가 크기 때문에 작은 배터리에 의존하는 스마트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의 발전으로 전력소모가 적고 처리 속도는 빠른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인텔의 반도체 생산 기술은 현재 몇년째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텔은 지난 7월에 7나노 기반의 CPU의 출시 시기가 늦춰져 2022년말이나 2023년초쯤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 증가)은 정작 인텔에게 적용되지 않는 모양새다. 그러는 사이 ARM 기반의 CPU 성능이 크게 좋아지면서 인텔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클라우드 업체들로부터도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일감 넘쳐나는 파운드리 업계 반면 TSMC나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은 모두 5나노 공정까지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벌써부터 4나노와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정보기술(IT) 업체들 입장에서는 직접 반도체를 설계한 뒤 위탁생산 업체에 맡겨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텔보다 규모가 커진 고객사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자본과 인력을 자사 반도체 설계에 투자한 것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에 영향을 미쳤다. 그 덕에 ‘IT 공룡’들이 설계한 반도체칩을 실제 제품으로 생산해내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오랫동안 정상에 군림했던 인텔이 안락함에 안주해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는 모양새”라고 평했다.인텔을 향한 IT공룡들의 통보 “우리 헤어져” ‘IT공룡’들은 노쇠해진 반도체 왕국에 잇달아 이별을 통보했다. 클라우드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미 2018년에 서버용 CPU를 자체 개발해 사용했다. ARM 기반으로 아마존웹서비스 전용 CPU를 만든 것이다. CPU의 주력 시장이 PC에서 데이터센터 쪽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아마존웹서비스의 행보는 인텔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심지어 애플도 지난 6월에 14년 동안 이어진 인텔과의 동맹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맥북에 인텔 반도체를 사용해왔는데 올해 출시한 신제품에 자체 제작한 CPU인 ‘M1’을 탑재한 것이다. 애플은 맥북에 최적화해 개발한 M1이 기존 CPU보다 약 3.5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웹서비스와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인텔을 외면하자 인텔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사업 전반이 흔들리면서 인텔은 최근 낸드플래시 사업부의 대부분을 SK하이닉스에 넘기기로 결정했고, 전원관리 반도체 사업부인 ‘엔피리온’도 조만간 대만 미디어텍에 매각할 방침이다. 심지어 인텔이 자체 제작을 고집해오던 CPU를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맡기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반도체 제국을 일군 인텔이라 하더라도 그 영광이 영원할 수는 없다”면서 “인텔의 사업부 매각을 놓고 선택과 집중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어려워진 인텔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메가존클라우드, 1400억원 신규 투자 유치…동종 업계 시리즈B 역대 최대

    메가존클라우드, 1400억원 신규 투자 유치…동종 업계 시리즈B 역대 최대

    한국 최대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 메가존클라우드 주식회사(대표 이주완)가 지난해 시리즈A 480억 원에 이어, 관련 업계 시리즈B 역대 최대액인 약 1400억 원을 추가하여 누적 19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시리즈A 투자사인 KDB산업은행, 나우아이비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는 물론 총 23개 사에 이르는 국내 대표적인 투자사들이 대거 동반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에 신규 투자사로 이름을 올린 기관들은 은행, 증권사, 사모펀드, VC 업계의 대표적인 기관들로 삼성증권, 농협은행, KB증권, BNK증권, JKL파트너스, 스톤브릿지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각 업계에 대표적인 투자기관들이다. 또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CJ 그룹 계열 타임와이즈 인베스트먼트, 현대자동차그룹사 계열 현대기술투자 등 CVC로 분류되는 투자사들과 비교적 신생 투자사인 ATP인베스트먼트, 마이다스프라이빗 에쿼티 등도 참여했다. 또한 메가존클라우드는 투자 유치 활동 외에도 LG CNS, 일본 이토추 테크노 솔루션즈와 연이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한국 내 유일한 ‘알리바바 클라우드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프로그램’ 선정과 함께 텐센트 클라우드 파트너쉽 계약을 통해서 중국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에 본사를 둔 차세대 AI칩 개발사인 그래프코어(Graphcore)와 총판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협력 기반의 국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리즈B를 통해서 다수의 금융, IT 및 대기업 등과 대규모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에 따라 향후 클라우드, AI, 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핵심 분야에서 한층 더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M&A 및 투자 활동 역시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존클라우드 이주완 대표는 “이번 시리즈B에 많은 투자기관들이 참여해 주신 것은 클라우드를 포함한 빅데이터, AI(인공지능)로 대표되는 4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라고 하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글로벌 IT 혁신 기술 서비스 시장의 리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메가존클라우드 시리즈B 투자유치는 현재 1차분이 완료됐고, 현재 전략적 협력을 전제로 한 여러 국내외 투자 기관들 및 기업들과 추가 투자유치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종 투자유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올 상반기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올해부터 상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상반기 중에 시리즈C를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K텔레콤 ‘탈통신’ 가속…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

    SK텔레콤 ‘탈통신’ 가속…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판매한다. 이미 온라인쇼핑, 모빌리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앱장터 등을 거느린 SK텔레콤이 ‘탈통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정부 주최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를 통해 AI 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사람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한꺼번에 수십~수천 개의 연산을 동시에 실행하는 AI 반도체는 입력 순서에 따라 데이터를 순차 처리하는 기존 반도체보다 연산속도가 빠르고 전력소모는 낮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의 AI 반도체 브랜드다.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이동통신·미디어·보안·온라인쇼핑·모빌리티를 5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어 그동안 자체 수급용으로 칩만 만들었으나 이번 제품은 고객사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고객사를 확보해 내년부터 대만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통해 ‘사피온 X220’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AI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단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AI 반도체 시장 뛰어든 SKT…‘인텔, 엔비디아에 도전장’

    AI 반도체 시장 뛰어든 SKT…‘인텔, 엔비디아에 도전장’

    SK텔레콤이 이번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강세를 보이는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직접 반도체를 개발해서 이것의 ‘세일즈’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2017년부터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어 그동안 자체 수급용으로 칩을 만들었으나 이번 제품은 고객사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온라인쇼핑, 모빌리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악감상서비스, 앱장터 등에 뛰어든 SK텔레콤이 ‘탈통신’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라면서 “이번 출시를 통해 SK텔레콤은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AI반도체 산업는 ‘제2의 D램’이라 불릴 정도로 미래 전망이 밝다. 사람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한꺼번에 수십~수천개의 연산을 동시에 실행하는 AI 반도체는 입력 순서에 따라 데이터를 순차 처리하는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했다. 전력소모도 낮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폰 등이 고도화될수록 AI반도체의 쓰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2018년 약 7조 8000억원에서 2024년 약 50조원으로 연평균 36%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SK텔레콤 관계자는 “‘사피온 X220’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면서 “‘사피온 X220’은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적용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피온 X220’이 적용되면 SK텔레콤의 AI비서인 ‘누구’의 음성인식 능력이 향상되고, ‘T뷰’의 영상 관제 기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자사 서비스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고객사를 확보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통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현재 개발중인 후속 제품도 2022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에서 잘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부문은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이날 자사의 AI 반도체 브랜드인 ‘사피온’도 함께 공개했다. ‘사피온’은 인류를 뜻하는 ‘사피엔스’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이온’의 합성어다. 인류에게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 혁신의 혜택을 지속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똑같아 보이는 곰 얼굴도 구별’동물용 얼굴인식’ AI 개발

    똑같아 보이는 곰 얼굴도 구별’동물용 얼굴인식’ AI 개발

    언뜻 보면 다 같아 보이는 곰의 얼굴을 구분해내고 인식하는 새로운 얼굴인식기술이 등장했다. CNN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빅포리아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곰 전문 생물학자인 멜라니 클래펌은 실리콘밸리 출신의 기술자들과 함께 회색곰의 얼굴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곰의 얼굴을 각각 인식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동물, 특히 곰의 서식환경을 따라 추적하고 관찰하는데 훨씬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야생동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동물의 피부에 칩을 이식하는데, 이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비싸고 수명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진은 캐나다와 알래스카 지역을 자주 찾는 곰의 사진 약 5000장을 수집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만든 뒤, 소프트웨어가 특정 곰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특히 특정 곰이 민가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농장의 동물 등을 공격하는 사례가 잦은 캐나다에서는 각각의 곰을 개별적으로 추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동물에게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적용시키기 위한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장은 젖소의 얼굴을 개별적으로 분류해내는 얼굴인식 기술로 보다 더 효율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젖소의 사진을 찍어두면, 각각의 젖소가 움직이는 범위를 GPS 좌표로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돼 젖소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관리가 동물의 질병을 관리하는데도 유용하다고 입을 모은다. 캔자스주 농장주는 “동물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병에 걸린 동물을 추적하고 병의 출처를 찾는 일, 검역 및 접촉한 다른 동물을 찾는 일 등이 수월해진다”면서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대처하는 모든 과정을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마존 약국과 애플 맥북, 왜 시장 파괴적인가

    아마존 약국과 애플 맥북, 왜 시장 파괴적인가

    아마존 파머시, 처방약 집으로 배달해줘코로나 팬데믹 틈타 약국시장까지 진출애플은 자체 개발 칩 내장한 맥북 공개하드웨어·운영체제·콘텐츠·칩까지 통합빅테크기업, 기존 시장 붕괴시키고 독점시장 경계 모호해져 독점규제 쉽지 않아 지금 전 세계의 눈은 ‘백신’으로 향해 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잇단 백신 개발 소식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개발 소식을 다룬 커버 기사에서 “어두운 겨울에 갑자기 희망이 왔다”(Suddenly, in a dark winter, there is hope)고 표현했다. 이런 희망 속에서도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현재 ‘백신’보다 독점 또는 반독점이란 단어에 더 민감해한다. 빅테크 기업 직원들은 재택근무 중에 온라인 혁신 통합서비스를 끊임없이 만들어 냈지만, 이런 혁신이 아날로그 시장을 쉽게 붕괴시키고 독점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아마존의 ‘아마존 약국(파머시)’ 서비스와 애플의 새 반도체는 빅테크 공룡기업의 시장통합 전략과 독점 유발 그리고 이에 대한 견제장치를 고민하게 된다. 아마존 파머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처방약을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아마존 프라임 고객은 배송비가 무료다. 약국에 가지 않고도 아마존에서 약을 주문하고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이 발표가 ‘파괴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 때문이다. 미국의 약국 시스템은 복잡하고 불편한 데다 소비자의 불만도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형 약국에 가기 꺼리는 상황을 아마존이 파고든 것이다. T J 파커 아마존 파머시 부사장도 아마존 파머시 발표 자료에서 “사람들이 집에서 쉽고 편안하게 처방약을 받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약국 시장 진출은 시장 파괴적 서비스이다. 아마존 디지털 마켓의 파워와 막강한 배송 시스템 때문이다. 아마존의 약국 시장 진출 발표에 미국의 약국체인 CVS의 주가는 8.6% 하락했고 월그린의 지주회사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 주가도 9.6%나 하락했다. 아마존의 ‘아마존 파머시’는 아마존닷컴, 아마존프라임을 ‘약국’까지 확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소비자 편의를 내세우지만, 아마존의 파워가 넓고 깊어지며 결국 아마존과 경쟁하는 오프라인 회사들은 힘들어지고 스러지게 된다. 이에 앞서 애플도 지난 10일 자체 개발한 칩 ‘M1’을 내장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 3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M1은 컴퓨터 작동에 필요한 칩을 한데 모은 시스템온칩(SoC)이다.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8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기능을 수행하는 16코어 뉴럴엔진, D램 등을 합쳤다. M1이 탑재된 뉴 맥북에어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 5배 빠른 GPU 성능, 최대 9배 빠른 머신러닝 연산을 제공한다.이로써 애플은 하드웨어 기기(아이폰, 맥북, 아이패드)와 운영체제(맥OS, iOS), 콘텐츠(애플 뮤직, 애플TV 등)와 반도체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든 완벽한 수직통합 체계를 만들게 됐다. 애플의 ‘수직통합’은 오랜 비즈니스 전략이다. 애플은 반도체를 자체 설계해 만들고 내장하는 반도체 회사가 됐음에도 반도체 ‘전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뛰어난 성능의 칩을 삼성전자나 레노보, 델,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판매하지는 않는다. 즉 자사 제품에만 사용해 시장 독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칩까지 통합해 ‘소비자의 편의와 소비자 선택’을 강조하지만,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등이 서비스와 제품을 ‘수직통합’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범접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垓子, Moat·원래 침입방지용으로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 현대에는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해자에 비유함)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수직적 통합과 경쟁 배제라는 빅테크 기업의 접근 방식은 점차 ‘독점’으로 인식되고 각국의 규제를 초래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이 미국 아마존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한 뒤 자체 상품을 내놓는 데 이를 활용했다는 반독점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아마존 플랫폼을 사용하는 15만 유럽 기업들에 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대해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며 반독점 소송을 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달 내로 페이스북을 반독점 혐의로 제소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수직 통합) 및 인수합병(M&A)을 각국 규제기관이 제대로 막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송에 1~2년씩 걸리지만 ‘독점’의 정의에 대해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즉 온라인 디지털 기업이 탄생하기도 전에 만들어진 ‘반독점법’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의 이슈다. 우선 “회사가 내놓은 제품(서비스)이 시장 경쟁을 방해하고 독점하는가” 하는 점을 판단하려면 시장에 대한 정의(획정)를 내려야 한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회사는 시장의 정의를 최대한 넓혀서 자신들을 ‘큰 전체 시장 중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EU를 포함한 각국 정부(법무부 및 검찰, 의회)는 가능한 한 시장을 최대한 좁게 보고 규제하려 한다. 아마존이 대표적 사례다. 아마존이 반독점 소송 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미국 전체 소매 시장(Retail market)의 일부다. 전자상거래는 지난 2019년에 전체 소매 시장의 16%를 차지했고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0% 이상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쇼핑을 누가 밖에서 하는가”라고 묻지만 그래 봐야 전체 소매 시장의 20% 수준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점유율은 20%일까 40%일까? 시장을 최대한 넓게 보려는 아마존은 점유율이 20%임을 주장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만 놓고 보려는 미 법무부나 각국 규제기관은 40%를 주장한다. 어느 한쪽의 주장이 아닌 “둘다 맞다”고 봐야 하는 데서 딜레마가 나온다. 아마존은 특히 “전체 소비 시장의 일부일 뿐이며 점유율 40%도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소매 유통 업체 및 쇼피파이, 엣지 등 온라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일 뿐 독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 시장이 ‘의류, 신발’이 아니라 ‘출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 출판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50%가 넘고 전자책 판매의 4분의3이 아마존에서 판매된다. 미국의 출판사에 아마존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나 전자제품 판매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도서시장’ 점유율이 중요하다. 아마존은 전체 식료품(그로서리) 및 온라인 식료품 판매에서는 신생업체(아마존은 미 식료품 판매의 1%를 차지함)지만 출판 시장에서는 명백한 독점이다.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시장 점유율은 15%이다. 이렇게 보면 독점 사업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25%는 아이폰이며 특히 미국은 절반 이상이 아이폰 또는 애플 운영체제 제품을 사용한다. 시장을 더 좁히면 미국 모바일 검색의 60%가 iOS에서 나온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전체 광고 시장(TV, 신문, 라디오, 실외광고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디지털 광고’에서는 양사가 80~90%를 차지한다. 때문에 미 법무부의 구글에 대한 소송과 정치권의 빅테크 기업 규제에 대한 결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며 이번 소송이 미래 20~30년, 심지어 100년을 좌우할 만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애플의 iOS에 기본 검색이 되도록 하기 위해 연간 50억~100억 달러를 지불해 경쟁을 배제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은 이에 대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모호한 경계를 타고 계속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경쟁사를 조용히 사라지게 하고 있다. 규제 기관들은 ‘시장 획정’에 고심하면서 반독점 소송 승소와 ‘기업 분할’을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이용자 편익’이 당장 눈앞에 놓인 제품, 서비스의 가격뿐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사라지는 기업도 고려해 소비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 간 M&A가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배제되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 더 밀크 대표
  • [고든 정의 TECH+] 21년 만에 독립 그래픽 카드 시장에 복귀한 인텔

    [고든 정의 TECH+] 21년 만에 독립 그래픽 카드 시장에 복귀한 인텔

    1998년 인텔은 독립 그래픽 카드인 i740을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코드 네임 오번(Auburn)으로 알려진 이 그래픽 칩은 350nm 공정으로 제조된 AGP 인터페이스 그래픽 카드로 당시 기준으로도 다소 부족한 2-8MB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성능 역시 이 시기 인기를 끌었던 부두 2 같은 3D 가속기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34.5달러의 낮은 가격 덕분에 그럭저럭 저가형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래픽 카드 시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i740의 후속작인 i752와 i754는 가격을 낮춰도 통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능이 낮아 인텔은 일찌감치 독립 그래픽 카드로 판매하는 계획을 철회합니다. 대신 이 그래픽 칩은 인텔 810 및 815 칩셋에 포함되어 판매됩니다. 한 마디로 내장 그래픽이 된 것입니다.인텔 내장 그래픽은 저렴하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장점이 없었으나 바로 그 장점 때문에 지금도 가장 널리 사용되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되었습니다. 그래픽 감속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긴 했지만, 굳이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낮은 그래픽 성능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경쟁사인 AMD가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강화하자 여기에 맞서기 위해 인텔 역시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강화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인텔은 내장 그래픽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독립 그래픽 카드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AMD에서 라데온 GPU 개발을 이끈 라자 코두리를 영입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GPU가 인공지능에 널리 사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었고 독자적으로 개발하던 인텔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GPU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을 스카우트한 것입니다. 그리고 라자 코두리를 영입한 지 3년 만에 등장한 첫 독립 그래픽 카드가 바로 아이리스 Xe 맥스(iris Xe MAX)입니다. 1999년 독립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퇴장한 인텔이 21년 만에 다시 복귀한 것입니다. 아이리스 Xe 맥스는 같은 체급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자를 넘어서는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엔비디아의 노트북용 보급형 그래픽 카드인 MX350입니다. 인텔은 주요 게임에서 아이리스 Xe 맥스의 성능이 MX350보다 빠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소한 엔비디아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는 견제할 수 있는 셈입니다. 엔비디아나 AMD의 최신 그래픽 카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은 아니지만, 22년 전 i740이 그랬던 것처럼 최소한 보급형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최신 인텔 내장 그래픽과 대동소이한 성능입니다. 아이리스 Xe 맥스에 사용된 DG1 GPU는 사실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 내장 iGPU와 같은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둘 다 Xe-LP 아키텍처 기반이고 96개의 실행 유닛(EU)을 지녔으며 인텔 10nm 슈퍼핀 제조 공정을 사용합니다. 차이점은 아이리스 Xe 맥스의 클럭이 1650MHz로 타이거 레이크 내장보다 300MHz 더 높고 4GB LPDDR4X-4266 독립 메모리를 탑재했다는 것입니다. 성능도 엇비슷해 FP32 기준 연산 능력은 아이리스 Xe 맥스는 2.46TFLOPs, 96EU급 타이거 레이크 iGPU는 2.1TFLOPs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사용자 입장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이 점은 인텔이 공개한 성능 차트에서도 나타납니다. 심지어 도타 2 같은 일부 게임은 내장 그래픽 쪽이 성능이 더 나올 수도 있는데, 이는 CPU와 바로 붙어 있는 내장 그래픽의 장점이 약간 더 높은 클럭을 상쇄한 결과로 보입니다. 따라서 i7-1185G7 같은 고성능 CPU를 쓰는 경우 상황에 따라 내장 그래픽으로 게임을 구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EU 숫자가 적은 i5, i3 CPU의 경우 아이리스 Xe 맥스의 성능이 항상 우수할 것입니다.아무튼 그렇다면 i7-1185G7 탑재한 노트북에 굳이 성능이 비슷한 아이리스 Xe 맥스를 탑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AMD에서 선보인 내외장 통합 멀티 GPU 기술인 하이브리드 크로스파이어처럼 내장 GPU와 독립 GPU를 동시에 사용해 게임 성능을 높일 수도 없다면 추가 비용과 전력 소모, 무게 증가를 감수하고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탑재할 이유가 있을까요? 인텔이 제시한 답변은 인공지능 및 동영상 편집입니다. 두 GPU에 있는 그래픽 유닛 동시에 사용해 게임 성능은 높일 수 없지만, 인텔 딥 링크(Deep Link) 기술을 사용하면 AI 연산을 동시에 수행해 인공지능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내년 상반기에 지원할 하이퍼 인코딩(hyper encoding) 기술을 이용하면 두 GPU에 있는 인코더를 동시에 사용해 인코딩 속도도 두 배 빨라집니다. 동영상 편집 작업을 많이 하는 사용자에게는 분명한 이점이 있는 것입니다. GPU로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현명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아이리스 Xe 맥스는 이제 겨우 보급형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이지만, 나름의 경쟁력과 독자적인 기술을 지녔음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막 복귀를 위한 신고식을 마친 인텔 GPU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인터넷 지고… 가상과 실제 현실 넘나드는 ‘메타버스 시대’ 뜬다

    인터넷 지고… 가상과 실제 현실 넘나드는 ‘메타버스 시대’ 뜬다

    “Cos ah ah I’m in the stars tonight~ So watch me bring the fire and set the night alight~”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지난 9월 25일 금요일 오후 5시(미 서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 9시). 빌보드 1위에 오르며 케이팝의 새 역사를 쓴 이 곡은 TV나 유튜브가 아닌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파티로얄에서 퍼져 나갔다. 파티로얄에 참가한 수많은 게이머들은 새로 공개한 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에 맞춰 춤을 췄다. 이 행사를 위해 BTS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뮤직비디오나 예능 프로가 아닌 ‘파티로얄’에서 처음으로 안무를 공개했다. 미국의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플레이어들이 전투를 벌이는 배틀로열 장르의 게임. 파티로얄은 전투 없이 친구나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콘서트나 영화를 관람하거나 즐길 수 있는 ‘소셜 공간’이다. 즉 이용자들이 게임 안에서 게임이 아니라 ‘파티’를 즐겼다. BTS의 새 노래를 즐기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BTS 팬클럽인 아미들은 여기에서 새로 나온 BTS 안무 이모티콘을 구입했다.●헤드셋 필요 없고 PC· 모바일 모두 가능 이처럼 BTS가 가상 공연을 했던 포트나이트와 같은 공간을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른다. 메타버스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큰 주목을 받는 기술(또는 개념)이 됐다. 실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GPU연례개발자대회(GTC) 2020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미래 20년은 공상과학영화(SF)에서 보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메타버스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The Metaverse is coming)”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칩 시대를 이끌면서 일약 시가총액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끌어올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미래가 ‘메타버스의 시대’임을 알린 첫 메이저 기업 CEO로 기록됐다. 엔비디아는 GTC 2020에서 클라우드 AI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맥신), 헬스케어 AI 연구용 슈퍼컴퓨터(케임브리지1), 새로운 DPU(데이터처리장치) 등 산업의 흐름을 바꿀 만한 발표를 했는데 이에 앞서 ‘메타버스의 시대’를 선언했다는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초월적 하이브리드 세상’을 뜻한다.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단순히 게임이나 가상현실(VR)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문화적 활동을 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소유 투자, 보상받을 수 있는 세계를 ‘메타버스’라 부른다.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일 뿐 아니라 가상과 실제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지난 1992년 미국의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 소설에서는 아바타(Avatar)란 단어도 처음 등장한다. 레디플레이어원(2018)과 매트릭스(1999)가 메타버스를 그린 영화로 꼽힌다. 메타버스는 VR 게임처럼 별도의 헤드셋이 필요 없고 PC, 모바일, 게임기, 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 메타버스로 불리는 포트나이트의 팀 스위니 창업자 겸 CEO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웹)의 다음 버전이다. 사람들이 메타버스로 일하러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개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빠르게 확산됐다. 집에서 일을 하고 학교에 가고 운동하는 ‘홈 이코노미’ 시대가 열리면서 메타버스 게임에 사람들이 몰리고 시간을 보내며 심지어 ‘힐링’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 웹의 다음 버전” 지난 3월 20일 출시된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애니멀 크로싱)은 메타버스를 구현한 게임으로 꼽힌다. 동물의 숲은 현실과 동일한 시간이 흐르는 가상 세계에서 이용자가 낚시, 곤충채집, 가드닝, 집꾸미기 등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동물의 숲은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로 ‘힐링게임’이란 수식어가 붙으면서 글로벌 히트, 닌텐도 스위치 판매를 포함한 실적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닌텐도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28%나 올랐다. 닌텐도 주가도 동물의 숲 출시 전엔 3만 3220엔이었으나 7일 현재 5만 7490엔으로 수직상승했다. 또 다른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Roblox)도 특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로블록스는 7~12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지난 2월 이미 1억 15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이용자가 1억 6400만명으로 늘었다. 로블록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로블록스는 수동적인 게임이 아니라 게임 제작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로블록스는 경제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로블록스 안에서 디자인하는 것도 돈을 버는 일이며 로벅스라는 게임머니를 쓰기도 하고 벌기도 한다. 개발자들은 자동차에서 배경화면까지 자신이 만든 아이템을 팔아서 다른 개발자의 게임에 통합할 수 있다. 이 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은 레고 블록 같은 아이콘과 아바타를 이용, 자신만의 게임과 세계를 디자인, 구축한 다음 친구들과 공유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0만명으로 추정되는 로블록스 내 게임, 디자인 개발자 중 6분의1은 이 게임 내에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 로블록스 세계 안에서 5000만개의 게임이 제작됐으며 100만번 이상 플레이된 블록버스터도 탄생했다. 로블록스 내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어답트미(Adopt me)는 지난 4월 기준 160만명 이상 동시 플레이됐다. 로블록스사는 평가금액 80억 달러(약 9조 3000억원)로 내년 초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1억 6000만명 이용’ 로블록스 상장 예고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 중이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빅테크 기업 중 메타버스 시대를 가장 앞서 준비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게임기 엑스박스(Xbox)를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최근엔 ‘둠’, ‘폴아웃’, ‘엘더스크롤’ 등 유명 게임들을 만든 게임사를 소유한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 7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MS는 게임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 기기 ‘홀로렌즈’를 개발했으며 ‘팀스’(teams)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일의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기 및 플랫폼 ‘오큘러스’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VR 해드셋 ‘오큘러스 퀘스2’를 공개한 데 이어 2021년 증강현실 안경(아리아)을 공개하기로 하는 등 이 분야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으로 점찍었다. 효과적인 재택근무를 돕는 인피니트 오피스(Infinite Office), 홈트레이닝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건강 앱 등을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이코노미’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로 훗날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메타버스의 부상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현실과 가상을 점차 구분할 수 없고 사이버 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더 밀크 대표 [용어 클릭] ■메타버스(Metaverse)란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일 뿐 아니라 가상과 실제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사이버 세계를 뜻한다. 지난 1992년 미국의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 사용됐다.
  • [고든 정의 TECH+] ARM 인수를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위험한 도박일까?

    [고든 정의 TECH+] ARM 인수를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위험한 도박일까?

    미국의 GPU 제조사 엔비디아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기업 간 인수 합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여러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큰 궁금증은 GPU 제조사가 왜 이런 거금을 들여 매출도 크지 않은 회사를 인수하냐는 것입니다. 사실 소프트뱅크가 ARM을 매물로 내놓은 것 자체는 의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별로 없는데도 320억 달러나 주고 인수했다는 점이 더 의외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사물인터넷(IoT)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익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ARM의 매출은 소프트뱅크 인수 직후인 2017년 18억3100만 달러였는데, 2019년에도 별로 차이가 없는 18억8900만 달러에 불과했으며 올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20억 달러에 인수한 것치곤 초라한 성적인데, 이는 ARM의 사업 구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ARM은 인텔이나 삼성처럼 직접 반도체 생산 시설에서 칩을 제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퀄컴이나 엔비디아처럼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서 판매하지도 않습니다. 주 수입원은 ARM 아키텍처에 대한 라이선스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장을 잡으려면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해야 합니다. ARM 기반 칩은 수백억 개가 팔려도 정작 ARM이 손에 쥐는 돈이 20억 달러도 안 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회사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사실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거나 수익을 높일 수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ARM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거나 라이선스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소프트뱅크보다 엔비디아가 ARM에 더 적합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첫 번째 시너지 효과는 ARM의 CPU 라이선스와 엔비디아의 GPU, AI 가속기 라이선스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공식 보도 자료에서 엔비디아의 AI 및 GPU IP를 ARM의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offer ARM’s customers access to NVIDIA’s AI and GPU IP)는 점을 이번 합병의 첫 번째 장점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ARM처럼 엔비디아의 GPU 및 AI 가속기 설계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수익을 얻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ARM은 2006년 노르웨이의 팔랑스 마이크로시스템스 A/S(Falanx Microsystems A/S)사를 인수해 모바일 GPU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초기 말리(Mali) GPU 가운데 말리 400(Mali-400) 시리즈는 상당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GPU를 탑재한 대표적 AP가 삼성 엑시노스 4210으로 삼성 갤럭시 S2에 탑재되었습니다. 이후 ARM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고객사에 CPU IP는 물론 말리 GPU IP를 계속 라이선스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말리 GPU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에 탑재되는 아드레노(Adreno) GPU나 애플의 모바일 GPU에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리 시리즈도 계속 성능을 높이긴 했으나 경쟁사의 성능이 더 높아진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가장 큰 고객사인 삼성도 AMD의 라데온 GPU IP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말리 GPU의 입지는 앞으로 더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 엔비디아가 들어오면 모바일 GPU 시장에 적지 않은 파란이 예상됩니다. 사실 엔비디아도 오래전 테그라(Tegra)를 통해 ARM CPU +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모바일 AP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높은 GPU 성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통신 및 저전력 기술이 중요한 모바일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결국 스마트폰 및 태블릿 시장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됩니다. 결국 테그라는 닌텐도 스위치 같은 휴대용 콘솔 게임기나 자율 주행차, 드론 등 고성능 GPU 및 인공지능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특화된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ARM 인수를 통해 지포스 IP를 모바일에 최적화해 다시 출시한다면 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굳힐 수 있습니다. 과거 거의 CPU에 국한된 라이선스 사업을 GPU 및 AI 가속기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삼성 같은 큰 고객사를 다시 끌어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시너지 효과는 데이터 센터와 서버 칩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본래 엔비디아의 가장 큰 수입원은 지포스로 대표되는 게임용 GPU입니다. 하지만 2020년 2분기 실적에서 데이터 센터 부분이 처음으로 게임 부분을 제치고 엔비디아 매출 비중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네트워크 전문 기업인 멜라녹스 인수에 의한 효과도 있지만, 데이터 센터에서 엔비디아 GPU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GPU는 데이터 분석과 AI 연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연산을 GPU로만 할 순 없습니다. 컴퓨터에서는 반드시 CPU가 필요합니다. 엔비디아는 이 부분에서 경쟁사인 인텔, AMD에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인텔과 AMD는 자체 서버 프로세서와 GPU를 이용해 3대의 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터 사업을 수주한 상태입니다. 엔비디아 역시 IBM과 손잡고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자체 서버 CPU가 없어 다소 곤란한 처지입니다. 그런데 ARM은 서버 칩 시장 공략을 위해 고성능 ARM CPU를 개발했습니다. ARM의 네오버스 N1(Neoverse N1) 아키텍처는 아마존의 서버 칩인 그라비톤 2 (Graviton 2)에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몇몇 제조사들이 ARM 아키텍처 기반 서버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엔비디아는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ARM의 서버 CPU 로드맵을 더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 서버 칩 개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최근 ARM 서버 CPU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고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큰 만큼 자체 서버 CPU 개발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험난한 인수 합병 과정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4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인수 금액 중 절반이 넘는 215억 달러는 엔비디아 주식으로 받기로 했고 실제 현금으로 주기로 한 돈은 120억 달러입니다. (나머지는 주식/현금 옵션 및 직원에게 주는 인센티브) 이 가운데 계약금은 20억 달러로 지금 엔비디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지만, 나머지 현금 100억 달러를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영국, 미국, 일본, 유럽 연합 등 각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 후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남아 있어 이 과정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RM 본사가 있는 영국의 경우 결국 인수 합병 후 미국 쪽으로 회사가 이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생산 설비가 아니라 연구 개발 인력이 핵심인 회사이고 같은 영어권 국가로 서로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ARM과 엔비디아 모두 이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 모두 이번 인수 합병을 주도한 사람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입니다. 다만 그가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CEO라고는 해도 400억 달러의 인수 합병 비용은 회사의 명운을 건 것과 다를 바 없는 큰 도박입니다. 과연 이 도박이 성공할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美, ARM 품고 화웨이 제재… 위기 속 기회 엿보는 삼성·SK

    美, ARM 품고 화웨이 제재… 위기 속 기회 엿보는 삼성·SK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인수하고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 미국 제재가 발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굵직한 대외변수로 ‘악재´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거래 승인 요청, 대체 수요처 발굴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영국에 본사를 둔 자회사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 4000억원)에 엔비디아로 매각한다고 14일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PC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강자인 엔비디아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최강자인 ARM이 합병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한다. GPU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경쟁사들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경쟁관계인 삼성전자나 퀄컴, 애플 등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로 ARM 설계를 쓰기 껄끄러울 수 있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독점 사용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15일부터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는 미국 승인 없이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 하게 됐다.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들어가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대한 패널 공급을 멈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사는(지난해 구매액 208억 달러) ‘큰손´ 화웨이의 수주 물량을 잃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한동안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로 지난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 3000억원)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11.4%(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정부에 수출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나 업계에서는 승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기간은 매출 악화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화웨이가 최근 제재 막판까지 반도체를 사 모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며 “화웨이가 6개월~1년가량 쌓아 둔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고 난 뒤에도 미중 무역 갈등 지속으로 스마트폰을 팔지 못한다 해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특히 화웨이가 수출을 많이 하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타 제조사 제품으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부진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화웨이는 5G 시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신흥 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 벽을 뚫으며 ‘깜짝 실적´을 낼 거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의 제재로 8월 이후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증가하면서 3분기 반도체에서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TV 출하량 증가 등으로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1조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화웨이 제재, 인도·중국 간 분쟁 등으로 3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이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4조 2000억원)를 찍을 거란 전망(대신증권)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 오른 6만 4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가 6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美 화웨이 제재에 엔비디아 ARM 인수..격랑의 반도체 시장 국내기업 득실은

    美 화웨이 제재에 엔비디아 ARM 인수..격랑의 반도체 시장 국내기업 득실은

    14일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인수하고 15일부터는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 미국 제재가 발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간 패권전쟁도 더 요동치게 됐다. 미국은 자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가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ARM을 품으면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하게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대표 기업 화웨이의 손발이 묶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까지 제재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어 ‘반도체 굴기‘(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굵직한 대외변수로 ‘악재’와 ‘기회‘에 동시에 직면하게 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거래 승인 요청, 대체 수요처 발굴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이날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영국에 본사를 둔 자회사 ARM을 400억달러(47조 4000억원)에 엔비디아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GPU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경쟁사들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경쟁관계인 삼성전자나 퀄컴, 애플 등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로 ARM 설계를 쓰기 껄끄러울 수 있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독점 사용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15일부터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는 미국 승인 없이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 하게 됐다.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들어가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대한 패널 공급을 멈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사는(지난해 구매액 208억 달러) ‘큰손’ 화웨이의 수주 물량을 잃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한동안 불가피해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로 지난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 3000억원)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11.4%(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정부에 수출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나 업계에서는 승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기간은 매출 악화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화웨이가 최근 제재 막판까지 반도체를 사 모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며 “화웨이가 6개월~1년가량 쌓아 둔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고 난 뒤에도 미중 무역 갈등 지속으로 스마트폰을 팔지 못한다 해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특히 화웨이가 수출을 많이 하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타 제조사 제품으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부진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화웨이는 5G 시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신흥 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 벽을 뚫으며 ‘깜짝 실적‘을 낼 거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의 제재로 8월 이후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증가하면서 3분기 반도체에서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TV 출하량 증가 등으로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1조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화웨이 제재, 인도·중국 간 분쟁 등으로 3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이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4조 2000억원)를 찍을 거란 전망(대신증권)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 오른 6만 4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가 6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열나는 노트북 배터리 칩마다 냉각수 심는다?

    열나는 노트북 배터리 칩마다 냉각수 심는다?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배터리 부분이 뜨거워져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런 발열 현상은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의 속도와 성능을 저하시키고 전자제품의 고장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 같은 경우에도 엔진 발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수명이 짧아진다. 내연기관이나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공기를 순환시켜 식히는 공랭식과 물과 같은 액체를 이용한 수랭식 두 가지가 있다. 많은 경우 공기 순환으로 발열 현상을 관리한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전기공학연구소 연구팀은 액체를 이용해 개별 전자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해 전체 시스템의 과열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마이크로 유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9월 10일자에 실렸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분야는 방대한 정보의 저장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 공급자들은 대용량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 회선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쉼 없이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뿐만 아니라 서버에서 방출하는 열기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 있는 데이터센터들만 해도 연간 24테라와트시(TWh)의 전기를 사용하고 1000억ℓ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며 약 158만 4000명의 인구가 사는 필라델피아에서 1년간 쓰는 전기와 물의 양과 비슷하다.전자공학 연구는 트랜지스터를 최대한 집적시켜 성능은 높이고 크기는 줄이면서 발열 현상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연구팀은 소형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장치가 복잡해지는 추세에서 현재와 같은 공랭식으로는 발열 현상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에 연구팀은 개별 마이크로 칩 각각에 액체 냉각 시스템을 내장시키는 방식을 생각해 냈다. 연구팀은 미세유체역학 기술로 반도체 칩 내부에 미세 유체가 흐를 수 있도록 했다. 전자기기가 작동하면 미세 유체가 흐르면서 반도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칩이 작동할 때 가장 뜨거운 부위(핫스폿)에 미세 유체 채널을 배치해 개별 반도체 칩의 열을 신속하게 식힘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발열 현상을 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전자기기 냉각 방식보다 50배 이상의 냉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기 전도성이 ‘0’인 탈이온수를 냉각액으로 사용했는데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열을 제거할 수 있는 액체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앨리슨 매티올리(반도체공학) EPFL 교수는 “전자공학 분야에서의 숙제는 지속 가능하고 비용면에서 효율적인 방법으로 발열 현상을 처리할 수 있는 냉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기존 공랭식 방법으로 전체 장치를 냉각시키는 동시에 이번 기술로 개별 칩의 발열을 억제하면 전자기기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티올리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전자기기를 더욱 소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컴퓨팅 장치의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데이터 센터 중심으로 환골탈태 중인 엔비디아

    [고든 정의 TECH+] 데이터 센터 중심으로 환골탈태 중인 엔비디아

    일반 대중에게 지포스라는 게임용 그래픽 카드로 가장 잘 알려진 엔비디아는 사실 오래 전부터 게임 이외의 영역으로 외도를 해왔습니다. 이미 20년 전에 초기 지포스 GPU를 이용한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인 쿼드로를 내놨고 GPU를 고성능 연산용으로 사용하는 테슬라를 출시해 슈퍼컴퓨터 영역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더 중대한 변화는 GPU가 인공지능 연산용으로 사용되면서 발생했습니다. 엔비디아 GPU가 딥러닝 등 인공지능 연산에 핵심 기기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폭발한 것입니다. 최근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FY2021 Q2, 엔비디아의 회계연도는 실제 달력과 11개월 차이로 2020년 5-7월 사이 실적)에서는 회사 설립 후 최초로 게이밍 부분 매출이 데이터 센터 부분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지포스 GPU를 판매하는 게이밍 부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6억54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데이터 센터 부분 매출은 무려 167% 증가한 17억5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매출 38억6600만 달러에서 45.3%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데이터 센터 매출의 폭증은 지난 4월에 인수한 네트워크 전문 기업인 멜라녹스(Mellanox Technologies) 덕분이기도 합니다. 데이터 센터 매출의 30%, 전체 매출의 14%는 멜라녹스 기여분입니다. 하지만 매출이 50%가 아니라 167% 증가한 것은 그만큼 데이터 센터에서 엔비디아 GPU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 GPU인 암페어 A100(사진)을 도입했습니다. 애저 사용자는 별도의 서버와 GPU 없이 ND A100 v4 VM 가상 머신 시리즈를 통해 수백 개의 가상 머신과 수천 개의 엔비디아 GPU를 이용해 인공지능 관련 업무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애저보다 더 빨리 A100 GPU를 채택한 A2 VM을 선보였고 아마존의 AWS 역시 조만간 A100을 이용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 GPU를 이용한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셈입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부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역시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엔비디아 GPU가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핵심적인 장치가 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시가 총액이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을 넘어선 것은 물론 최근에는 삼성전자까지 넘어섰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인텔이나 삼성전자보다 한참 아래라는 점을 생각하면 과도한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것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급등한 주가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의 환골탈태보다 최근 더 화제가 된 소식은 ARM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ARM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크지 않지만, 이 회사에서 라이선스를 준 회사가 워낙 많고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쓰이는 분야가 워낙 많아 그 파급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엔비디아가 탐내는 것은 작고 에너지 효율적인 ARM의 프로세서 설계 기술로 ARM의 라이선스를 받아 자체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아예 칩 설계 자체를 함께 할 의도로 풀이됩니다. 만약 성사된다면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집중 전략에 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미 멜라녹스 인수를 위해 70억 달러의 거금을 지출한 엔비디아가 이보다 훨씬 비싼 ARM을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다시 팔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인수 합병을 위해서는 양사의 합의뿐 아니라 일본 및 영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점 역시 변수입니다. 하지만 ARM 인수와 상관없이 엔비디아는 데이터 센터와 AI로 방향성을 잡은 상태이고 설령 인수에 실패해도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 변수는 자체 GPU를 개발하는 인텔과 오랜 경쟁자인 AMD의 도전인데, 엔비디아가 게임용 GPU는 물론 인공지능 GPU 분야에서 상당히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당장에는 큰 위협이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엔비디아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초격차 또 입증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초격차 또 입증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7나노 극자외선(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했다고 13일 밝혔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이라 3차원 적층이 어려웠던 7나노에서도 다시 한번 ‘기술 초격차’를 입증했다.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엑스-큐브’는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의 칩 여러 개를 얇게 쌓아서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칩을 평면(2차원)으로 나란히 배치했는데 3차원으로 적층하면 단위 면적당 저장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위아래 칩끼리 전극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속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되며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엑스-큐브’ 기술이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을 비롯한 고성능의 시스템 반도체를 요구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반도체 실적 호황에도… 반도체 미래 살핀 이재용

    반도체 실적 호황에도… 반도체 미래 살핀 이재용

    검찰 기소 위기에 몰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초격차’ 전략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충남 아산시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특히 이 부회장은 검찰 기소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7월에만 ‘현장경영’을 네 번 나서며 광폭 행보를 보여 줬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현장을 찾은 것은 대내외적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흔들리지 않고 혁신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 간담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말했다. 삼성 온양사업장에서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두 번째로 온양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및 5세대(5G) 이동통신 모듈, 초고성능메모리(HBM) 등 ‘미래 먹거리’가 될 반도체에 활용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패키징이랑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와 전자기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반도체 칩을 포장하는 ‘후공정’ 기술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최근 성능과 불량률 개선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에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해 ‘TSP 총괄조직’을 신설하고, 2019년에는 삼성전기의 ‘PLP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차세대 패키징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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