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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최근 농가와 도심 주택가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야생동물은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로 지목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등 야생조류로 인해 전염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야생 멧돼지 700마리에서 채취한 혈액과 분비물을 분석한 결과, 돼지 콜레라(열병)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축산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돼지 콜레라는 구제역과 함께 1종 가축 전염병으로 알려져 또다시 전염병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인력이나 시스템이 엉성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 문제점과 정부의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야생동물보호협회나 생태 학자들은 “멸종 위기종에 대한 개체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축과 마찬가지로 방역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이나 도심 주변의 한적한 산책로에서 ‘야생 오소리·너구리가 광견병을 옮길 수 있어 방제 먹이를 뿌려 놓은 곳’이란 경고문을 볼 수 있다. 야생동물이 각종 질병을 옮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표로 보여진다. 이마저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처방일 뿐 체계적인 방역 활동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 시급… 국회는 ‘글쎄’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방역을 체계적으로 하려면 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질병과 같은 생물학적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야생동식물보호법’은 개체수를 늘리고 보호하기 위해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류로 인한 AI 발생이나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등 각종 질병을 옮기는 주범으로 야생동물들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야생동물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야생동식물보호법 개정안(의원 발의)’과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 건립 등에 대한 안건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 법률안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지만 다른 안건에 밀려 논의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한 환경부는 내년에 전염병에 걸린 야생동물을 분석해 사람이나 가축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방역을 위해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센터 건립에 나서겠다고 홍보까지 한 사안이다. 그러나 정부안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국회에 제출돼 사업 추진조차 불투명해졌다. 현재 야생동물 질병관리는 국립환경과학원(환경보건연구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인력·예산 부족으로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가축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본적인 조사·연구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축 전염병을 담당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야생동물 질병을 맡으면 수월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야생동물은 너무 광범위해서 가축과 함께 질병 관리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동식물보호법 시행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시급히 야생동물 질병관리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야생동물도 가축과 연계 방역해야 야생동물 질병을 외면하는 사이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축산농가는 구제역과 AI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정부는 모든 방역 수단을 동원해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도 일부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을 간과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주장한다. 질병에 감염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진전이 없다. 올해 1월 충남 아산에서는 야생 기러기 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지난해 12월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 인근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20여 마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 농가에서는 야생조류에 의해 AI가 닭·오리로 전염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멧돼지와 노루 등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가축의 질병 예방을 위해 한정된 공간에 대해 아무리 방역을 강화한다 해도 행동 반경이 넓은 야생동물을 간과하고서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상돈 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경기지부장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도심에 출몰하는 것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서식지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야생동물도 가축처럼 관리할 수 있는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야생동물 질병까지 방역에 신경 쓸 여건이 안 된다.”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관련 부처 간 협력체계 구축과 전문인력·예산 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내년 총선 재외국민 첫 투표… 준비상황 들어보니

    재외교포들이 유권자로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국 교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첫 참정권 행사라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먼 거리를 이동해 투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교민사회가 정파에 따라 사분오열되고, 혼탁 조짐도 나타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오는 13일 시작되는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을 앞두고 재외국민 투표를 관리하기 위해 파견된 중앙선관위 해외지역 선거관리위원장 2명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들어본다. ■“투표장까지 車로 13시간 사전 선거운동 단속 애로” 정철교 美 LA선거관리위원장 한인회의 활동이 아주 활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교민사회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다. 선거열기도 그만큼 뜨겁다. 지난 7~8일 이틀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한 재외선거관리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정철교 LA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인 언론을 통해 선거 방식 등을 알리고 있는데 LA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워낙 선거에 관심이 많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LA에 등록된 한인회만 500개 남짓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민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애리조나나 뉴멕시코 등에서 LA 공관으로 투표하러 가려면 자동차로 13시간이 넘게 걸린다. 영주권자들의 경우 재외국민 신고도 직접 공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더 크다. 정 위원장은 “투표를 위해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교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그러나 국민으로서의 권리가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LA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집중 공략지다. 유권자 수가 19만 7659명,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의 40%를 차지한다. 정당 지지모임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됐다. 현재 한나라당은 ‘한나라남가주위원회’, ‘한나라시애틀위원회’ 등 지역별로 모임을 구성했고 민주당도 ‘민주평화통일한인연합’을 통해 교민사회에서의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이미 많은 교민단체들이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직간접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얘기들도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선관위는 사전 선거운동을 비롯해 선거법 위반 사항을 차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위원장은 “LA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이나 정당 모임, 한인회 활동이 있을 때 사전에 연락을 취해 발언의 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첫 참정권에 46만명 감동 교민 분열 후유증 우려도” 김기봉 日도쿄 선거관리위원장 일본 도쿄의 김기봉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난생 처음 투표를 한다는 데 일본 교민들이 설레고 있다.”며 재외국민선거를 앞둔 분위기를 전했다. “재일동포 참정권도 아직 주어지지 않아 한국 교민으로서의 투표를 매우 감격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전체 유권자가 46만 2508명이다. 김 위원장은 “재일민단에서 1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 교민사회는 크게 민단과 조총련으로 양분돼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친북 성향의 조총련계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조총련이 현재 5만여명 정도로 파악되는데 이 가운데 핵심 멤버는 2만여명 정도이고 이들은 한국 국적을 받지 못해 투표권이 없다.”면서 “정치권에서는 유불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겠지만 정작 현지의 분위기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민사회의 분열에 대한 우려도 사전에 줄여 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민단 조직에서 각 정당에 ‘해외 동포들을 단합시키려면 비례대표 순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민단 간부들부터 선거에 개입할 경우 단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 재외선거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어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인 2세들부터는 한국인을 멸시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어를 쓰지 못했다.”면서 “재외국민 신청서와 투표용지가 모두 한국어로 돼 있는데 모국어를 몰라 난감해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학생 등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채용해 안내요원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도쿄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일본어에 능통한 8명을 채용했다.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교민들 중에는 여권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준비사항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미국에 비해 공관까지의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 비용이 너무 비싸서 우편 신고, 교통편의 제공 등이 시급하다.”면서 “내년 총선을 치른 뒤 공직선거법 중에서 가능한 것은 과감히 규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관위·박원순 홈피 디도스 공격 수사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새벽부터 박원순 당선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6일 오전 박 당선자와 선관위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에 수사관 2명씩을 급파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당선자 홈페이지는 오전 1시 47분~1시 59분 1차 공격을 받은 데 이어 5시 50분~6시 52분 2차 공격을 받았고 선관위 홈페이지는 6시 15분~8시 32분 공격을 받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오전 9시 이후에는 공격이 없었다. 박 당선자 측 홈페이지인 ‘원순닷컴’(www.wonsoon.com)은 2차 공격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사이버 대피소’로 옮겨 오전 9시 30분쯤 접속이 재개됐다.사이버 대피소는 디도스 공격 트래픽을 차단하고 정상적인 접속만 골라 연결해 주는 곳이다. 경찰은 선관위와 박 당선자 측이 선거가 끝나고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곧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박 당선자 캠프의 송호창 대변인은 “데이터 손실은 없었고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찰에 서버를 보낼 수 없어 서버와 홈페이지를 보호하는 임시 조치만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선관위와 박 당선자 측 홈페이지의 접속기록 등 100여개의 IP주소를 건네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수사 중이다. 경찰이 수사하는 접속기록은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시간대에 해당 서버에 접속한 IP 정보로 좀비PC의 존재를 밝히고 배후를 추적하는 기초 단서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 소행인지는 정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좀비PC들이 동원됐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좀비PC를 찾아 확보하고 여기에 깔린 악성코드를 풀어내야 조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면서 “악성코드의 수준에 따라 수사 기간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철로에 낀 딸 유모차 밀어내고 사망한 엄마

    철로에 낀 딸 유모차 밀어내고 사망한 엄마

    2살 난 딸아이가 탄 유모차가 철로에 끼자 유모차를 밀쳐내 아이의 생명을 구했지만 엄마 본인은 그만 기차에 치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LA 타임즈 보도에 의하면 사고는 8일 저녁 6시 58분경(현지시간) 남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메트로링크 철도 건널목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철도 건널목에는 차단기가 내려지고 경보음이 울렸으나, 수잔 디비니(33)는 2살 난 딸아이가 탄 유모차를 끌고 서둘러서 철도를 건너려 했다. 그러나 유모차가 그만 철로 중간에 끼여 버렸고, 기차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엄마 디비니는 마지막 힘을 다해 유모차를 철로에서 밀어내 딸아이의 생명을 구했지만, 본인은 기차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특별한 외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할머니의 집으로 보내졌다. 리버사이드 경찰은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중이다. 사진=KTLA- TV 뉴스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호주 항공사, 女오르가즘 다룬 다큐 기내 서비스

    호주 콴타스 항공사가 기내 서비스로 여성의 오르가즘을 다룬 다큐멘터리(The Female Orgasm Explained)를 방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각 승객 좌석에 설치된 화면에서 볼 수 있으며 여성의 알몸장면을 포함해 50분 분량의 성인 전용이다. 각 항공사들은 통상 장거리 손님들을 위해 유명 영화나 TV프로그램 등을 기내에서 스토리, 시청연령, 화제성 등을 고려해 서비스한다.    그러나 성(性)적인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서비스하는 것은 이색적인 일. 콴타스 항공 대변인은 “이 다큐는 TV시리즈로 인기있었던 작품” 이라며 “오는 11월까지 서비스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모의 요청을 받으면 미성년자의 좌석에서 볼 수 없게 차단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사의 이러한 이색적인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회학자인 마이클 플러드 박사는 이 서비스에 대해 한마디로 “매력적이지만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플러드 박사는 “아이들이 성에 대해 배우는 것은 좋은 것이나 이 다큐멘터리는 성교육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다.” 면서 “이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성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장마에도 가축매몰지 ‘양호’

    최근 중부권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와 장마 등 이상기후에도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 관련 가축매몰지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으로 태풍과 집중호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침출수 유출과 매몰지 유실 등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전국의 모든 가축매몰지 4799곳에 대해 일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매몰지 유실이나 침출수 유출과 같은 중대한 미흡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전국의 모든 가축 매몰지를 대상으로 침출수 유출, 성토 붕괴, 빗물 유입 차단시설, 배수로 정비 등을 중점 점검한 결과, 90여곳에서 일부 미흡사항이 드러나 배수로 정비, 덮개 비닐 일부 교체 등 시정조치했으며 전체적인 관리상태는 양호하다고 전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 남자의 고군분투

    이 남자의 고군분투

    “제가 나서서 다른(튀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당과 같이 가려고 노력했더니 두드러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나선 권영세 의원이 30일 TV토론회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다른 당권주자들에 비해 여론조사가 저조하게 나오는 데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당원들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사무총장, 국회 정보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중립을 표방하다 보니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담겼다. 권 의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개혁성을 더욱 강조하며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다. 출마선언부터 전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던 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계파선거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친이계 해체를 선언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명박 정부의 초기 공약과 국정과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대선 당시 45개의 민생공약을 제시했다가 취임 전 20개로 축소했고 친서민을 외쳤지만 이벤트성으로만 그쳤다.”면서 “친대기업 정책에 집중했고 일자리 창출은 소리만 요란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친박 표심의 결집을 공략하기 위한 복안으로도 해석된다. ‘천막당사 정신’을 줄곧 강조해온 권 의원에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들에서 잇따라 지지의사를 밝히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성(性)나라당의 오명을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성명을 통해 여성 표심도 자극했다. 그는 “앞으로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을 한 당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 윤리위에 제소하고 당직을 박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손정의도 감탄한 천안 KT 클라우드 심장부를 가다

    손정의도 감탄한 천안 KT 클라우드 심장부를 가다

    KT의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홈’ 가입자가 이달 말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7페타바이트(PB·1PB=100만GB), 5억개 이상의 개인 데이터가 저장되는 등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다. ●10년 동안 버려진 폐건물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수 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일본 소프트뱅크 직원 1만 2000명이 KT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한·일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한다. KT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 논의가 진행되던 지난 4월 12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석채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KT의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소프트뱅크의 데이터를 이관하고 싶다며 “새로 구축하는 김해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천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만큼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손 회장이 천안 CDC를 콕 찍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사 회장이 전화 통화를 나누기 4일 전 소프트뱅크 전문가들은 천안 CDC를 방문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때 KT의 클라우드 기술력에 확신을 갖게 됐다. ●해커공격 원천 차단되게 설계 KT와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 합작 배경에는 이처럼 천안 CDC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철옹성처럼 구축된 보안 시스템과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국내 클라우드 기술의 대표 주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4일 오전 6시. KT의 서울 목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 관제실에 비상 경보가 울렸다. 같은 달 1일부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천안 CDC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감지됐다. 국내 첫 CDC 공격 사례. 같은 시간 천안 CDC의 관제실 직원들도 서버 이상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2시간 동안 디도스 공격이 수십 차례 반복됐다. 공격 진원지는 중국이었다. 서울과 천안의 두 관제실은 해커 접근을 차단하고 시스템 감시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정권 CDC엔지니어링 팀장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가해진 공격이라는 점에서 보안 수준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천안 CDC는 사실 지난 10여년 동안 폐건물로 버려져 있었다. 1998년 KT가 저궤도 위성 사업인 이리듐 위성중계소로 쓰다 사업 중단으로 방치돼 왔다. 수풀만 무성했던 위성중계소는 지난해 4월 KT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거점이 된 뒤부터 손 회장마저 탐내는 클라우드의 심장부로 탈바꿈했다. 천안 CDC는 철통 보안을 자랑한다.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자동 추적하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 카메라는 외부 16대, 내부에 28대가 설치돼 있다. 보안 요원이 24시간 3교대로 감시하고 목동 CDC의 관제실에서도 보안 시스템을 원격 조종하는 국가 1급 시설에 준하는 보안이 적용된다. 서버실은 창문이 없다. 단 한 개의 출입구로 지문센서와 전자태크(RFID) 감별 장치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천안 CDC의 첨단 기술로, 국내 유일하게 적용된 ‘콘테인먼트(Containment) 냉방 시스템’ 때문이다. 이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난제였던 발열량을 줄여 서버실의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는 시스템. 내부 온도가 30도 이상 1분만 지속되면 서버는 셧다운(작동 멈춤)이 된다. 서버실 천장과 바닥을 이중으로 분리한 방식으로, 서버실 자체가 공중에 붕 떠있는 구조여서 대류 현상이 차단돼 냉기와 온기가 섞이지 않는다. 서버실 내부 온도는 365일 22도로 유지된다. 천안 CDC는 해커 공격으로 인한 정보 유출이 원천 차단되도록 설계돼 있다. 해커가 CDC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기간 네트워크인 백본(Back-Bone)망에 구축된 이중 방화벽과 디도스 차단시스템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용자에게 독립적인 버추얼랜(VLAN)을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서정식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는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서버 집적도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0배 이상이며 전력 공급과 효율성도 2배 이상으로 보안 및 발열 문제까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지난해 글로벌 전문기관의 클라우드 성능 결과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암호화 성능 등 전 항목에서 아마존을 제쳤다.”고 말했다. 천안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동물이야기]백조의 노력? 진실을 말해주마

    [동물이야기]백조의 노력? 진실을 말해주마

     몇 년 전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하도 혁신, 혁신 하다 보니 어디 강연마다 가면 혁신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강사마다 꼭 예로 드는 것이 솔개였다. 솔개는 생후 40년을 산 후에 어느 깊은 절벽으로 들어가 부리와 발톱을 모두 바위에 갈아서 뽑아 버린 후 그 고통의 세월을 참고 이기면 다시 새 부리와 발톱이 돋아서 그 후 40년을 더 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듣기에 매우 솔깃하고 감동적이었지만 정말인지 회의가 들었다. 집에 가서 인터넷이고 각종 서적이고 뒤질 건 다 뒤져보았지만 솔개는 그저 40년의 꽤 오랜 수명을 사는 걸로만 되어있었다. 그냥 이솝우화 같은 하나의 현대식 우화 일뿐이었는데 마치 사실처럼 믿고 이야기하는 강사들이 그 당시 늘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TV광고 중 하나가 백조가 물위에서 열심히 발질을 하다가 멈추면 물로 쑥 빠지는 것이다. 흔히 교훈적인 이야기로, 바깥으론 편하게 보여도 안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예로 바로 이 백조(오리)의 발질을 든다. 그런데 그게 정말일까?  나는 동물원에 사는 백조들과 떠다니는 물새들을 잘 관찰해 보았다. 그런데 대부분 오리발들이 가만히 둥둥 떠 있을 때는 가만히 있었다. 방수복과 같은 공기가 찬 깃털과 몸 안의 부레와 같은 기낭과 함기골(공기가 들어있는 뼈) 조직으로 인해 몸이 저절로 떠 있는 것이었다. 교훈내용과 예로 든 동물은 참 좋은데 약간 주소가 빗나간 것이다.  청솔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청솔모를 외래종으로 알고 있었다. 내가 본 청솔모는 거의 나무 위에서 사는 겁쟁이들이고 나무 열매를 주로 먹고살며 산책길에 심심치 않게 보는 자연의 벗들이었다. 그리고 다람쥐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요즘에야 주로 참나무 군락이 많은 산에서 바위틈 같은데서 쪼르륵 달려가는 게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개 청솔모가 사는 곳에 다람쥐도 겹쳐 산다. 서로 나무 위와 아래라는 영역권이 달라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오해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자료를 여러 가지 뒤져보니 80년대 어느 인기 소설가가 청솔모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 과수농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소설에 옮긴 게 기화가 된 것 같았다. 소위 진실분명의 유행 이야기 탄생이었다. 청솔모는 외래종도 아니다. 오히려 다람쥐보다 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청솔모의 영명도 ‘코리안스쿼럴’이다. 예전에 붓의 주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다람쥐의 진짜 적은 60~70년대 수출용으로 한해에 30만 마리를 포획한 인간들이었다.  요즘 한 여름인지라 여름 철새인 뻐꾸기 소리를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뻐꾸기는 탁란하는 새로 유명하다. 주로 자기보다 훨씬 작은 멧새 같은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놓고 잘 키우는지 아닌지 주변에서 감시까지 한다. 그러다 그 대리모가 자기 알을 잘 돌보지 않으면 응징까지 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명한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 제목이 바로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이다. 새들은 대개 하늘을 지붕 삼고 나무 위를 잠자리 삼아 자유롭게 살다가 새끼를 키울 때쯤 둥지를 애써 만든다. 둥지는 단지 새끼들이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고 적으로부터 차단하며 체온을 지켜주는 일시적인 조립 주택일 뿐이다. 그런데 탁란까지 하는 뻐꾸기가 왜 무슨 이유로 둥지를 만들었을까? 혹시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는 특이한 뻐꾸기라도 보았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생물학이란 게 본시 워낙 예외가 많은 학문이니까. 원래 그 제목과 같은 동명의 미국소설이 있다. 미국 뻐꾸기는 많은 종류가 자기 둥지를 짓는다고 한다. 왜 하필 그 둥지를 잘 만드는 까치 같은 평범한 많은 새들 놔두고 꼭 뻐꾸기를 골랐을까? 글·사진 광주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 lovnat@hanmail.net
  • 레이저로 뇌 약물전달 기술 국내연구진 세계최초 개발

    레이저로 뇌 약물전달 기술 국내연구진 세계최초 개발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뇌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철희(43)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은 레이저로 혈뇌장벽의 투과성을 조절해 투여된 약물을 뇌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뇌혈관은 혈뇌장벽이라는 특수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혈뇌장벽은 대사와 관련된 물질은 통과시키고, 그 밖의 물질은 통과시키지 않는 기능을 가져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수한 효능을 가진 약물조차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도 뇌까지 전달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약물의 효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혈뇌장벽을 어떻게 통과시키느냐가 연구의 핵심 과제였다. 최 교수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극초단파 레이저빔을 이용했다. 레이저빔을 1000분의1초 동안 뇌혈관벽에 쬐는 방법으로 혈뇌장벽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레이저빔을 약물이 들어 있는 혈관에 쬐면 혈뇌장벽이 일시적으로 자극을 받아 수도관이 새는 것 같은 현상을 일으킨다. 이 동안 혈관에 있던 약물이 혈관 밖으로 흘러나와 뇌신경계 등으로 전달된다. 정지된 혈뇌장벽의 기능은 몇 분 뒤 다시 제 기능을 되찾는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신경약물 전달의 원천 기술을 확립했다는 점과 레이저를 이용한 안정적인 생체 기능 조절 기반기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 기술의 영역을 세포 수준으로 확대하는 한편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에이즈 조기 약물치료시 성적접촉 감염률 급감

    에이즈 조기 약물치료시 성적접촉 감염률 급감

    불치병·난치병의 대명사로 알려진 에이즈를 치료할 날도 멀지 않은 것일까.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에게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제(ATR)를 투여하면 에이즈 전이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미국 국립보건원(NHI) 산하 기관인 국립알레르기 및 전염병연구소(NIAID)는 유엔에이즈계획(UNAIDS)과 6년에 걸쳐 에이즈 보균자와 비감염 배우자를 대상으로 벌인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조기에 약물치료를 받았을 때 전염률이 96% 낮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마이런 코헨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에이즈 환자들이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비감염 배우자와 성적 접촉 시 에이즈가 전이될 위험성을 크게 감소하는 것임을 최초로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헨 박사팀은 이번 연구를 미국과 태국, 짐바브웨 등 9개국에서 한쪽만 에이즈 양성 반응을 보이는 1763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이 중 3% 만이 동성애 커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이즈 표준치료법인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값비싼데다 간 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어 조기 치료가 최선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치료 시점이 빠를수록 질병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립보건원은 이같이 뚜렷한 연구 결과에 예정 기간보다 4년 빨리 연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오는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하는 새 에이즈 치료 권고 가이드 라인에 반영될 예정이다. 사진=로스엔젤레스타임즈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나라 vs 야권 재보선 결과 4대 시나리오별 정국 전망

    한나라 vs 야권 재보선 결과 4대 시나리오별 정국 전망

    4·27 재·보선 결과는 향후 정국의 풍향계로 작용한다. 여야의 당내 역학 구도 변화는 물론, 2012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향한 주도권 경쟁의 출발점이 된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경쟁력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선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그 결과가 몰고 올 후폭풍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했다. MB정부 국정장악 유지… 孫 타격·柳 치명상 (1) 한나라 3:0 야권 이명박 정부의 국정 장악력이 유지되고,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 체제를 이어갈 수 있다. 친이계를 중심으로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다만 선거 결과가 당내 분란을 차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강원도지사 선거 승리 원인으로 친이계는 ‘정권 재신임’, 친박계는 ‘박근혜 파워’를 각각 앞세울 경우 계파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분당을에서 압승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감이 증폭될 수 있어 쇄신 요구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적잖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대표직 유지 여부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반면 손 대표가 ‘선공후사’를 내세워 출마한 만큼 책임론의 강도가 세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리더십에 치명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해을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끝까지 버텨 원하던 방식을 얻어낸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책임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與 분당 패배땐 수도권 의원 동요… 책임론 충돌 (2) 한나라 2:1야권 한나라당이 두곳을 이기고, 한곳에서 진다면 일단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재·보선 특성상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만일 한나라당이 분당을과 강원도에서 승리하고, 김해을에서만 패하면 ‘완승’에 버금가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누르고 ‘보수의 본산’을 지켜낸 데다 ‘야도’(野道)로 치닫던 강원도의 정치 흐름을 돌려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에게는 ‘전패’보다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한곳도 건지지 못한 채 국민참여당이 김해을에서 승리하면 손 대표는 유시민 참여당 대표에게 대권 경쟁에서 밀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강원도와 김해을에서 이기고 분당을에서 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힘든 두곳에서의 승리는 평가받을 만하지만, 분당을 패배로 수도권 의원들이 동요할 게 뻔하다. 지도부와 소장파 간 알력으로 친이계의 분화가 가속화되며, 분당을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충돌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승리라고 말할 순 없지만, 손 대표 개인의 주가는 껑충 뛴다. 반면 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의 입지는 위태로워진다. 한나라당이 김해을과 분당을에서 이기고 강원도에서 져도 애매해진다. 당력을 집중한 강원도에서의 패배가 뼈아프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간접 지원한 곳이다. 민주당은 열세였던 강원도를 차지한 것만으로 ‘만족’을 표시할 수 있다. 참여당도 패했기 때문에 분당에서 진 손 대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野 분당 패배땐 孫 대권행보 발목·柳 일보 전진 (3) 한나라 1:2 야권 야권이 두곳을 이기고 한나라당이 한곳을 이기는 경우는 세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먼저 야권이 분당을과 강원도에서 승리하고 김해을을 내주는 상황이다. 민주당으로선 최상의 결과다. 두 지역은 2012년 총선과 대선 교두보라는 상징성이 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보다 1보 앞선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기존 ‘호남+386’ 중심에서 ‘중도개혁+수도권’으로 세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심각하다. 수도권 비상령이 떨어진다. 여권 전반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짙어진다. 김태호 후보가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면서 박근혜 독주체제에 균열이 온다. 두 번째는 야권이 분당을과 김해을을, 한나라당이 강원도를 차지하는 구도다. 야권의 변화가 크다. 손 대표와 유 대표가 차기 대선의 고정 변수가 되면서 새로운 대권 구도의 촉발제로 작용한다. 다만 분당을은 미래지향적, 김해을은 ‘노무현 유산 상속’이라는 과거지향적 선거라는 점에서 분당을 선거결과의 파급력이 큰 편이다.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영남이라는 기존 텃밭을 모두 잃게 된다. 조기 전당대회 등 지도부 개편 요구가 거세진다. 세 번째는 야권이 강원도와 김해을에서, 한나라당이 분당을에서 축배를 들 경우다. 야권으로선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내용적으론 패배로 규정된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손 대표가 패배하면서 당내 경선 지형도 복잡해진다. 유 대표가 한발 앞서는 행보를 걷는다. 다만 손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지면 크게 나쁘지 않다. 한나라당은 한숨을 돌리며 잠복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손 대표의 득표 정도에 따라 ‘본질적’ 승패가 가려진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與 지도부 교체론 휘청… 野 孫·柳 경쟁구도로 (4) 한나라 0:3 야권 한나라당이 모든 지역에서 패배할 경우 지도부 교체론이 불가피해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당력을 총동원했던 강원지사 선거와 한나라당 텃밭이었던 분당을에서 전부 진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지도부가 책임지고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유력 당권주자들로 분류되는 중진의원들을 비롯해 ‘세대교체론’을 들고 40대 의원들도 대거 나설 수 있다. 청와대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구상 중인 개각의 폭과 내용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되고 당내 리더십도 한층 강화된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세를 확대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는 원내 1석을 얻는 실질적 성과를 얻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야권 단일화에서 입김을 키울 수 있다. 동시에 손 대표와 유 대표의 경쟁구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축산업 허가제 내년부터 단계 도입

    정부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축 질병 방역체제 개선과 축산업 선진화 방안’에는 지난 116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던 ‘대재앙’의 재발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대책 세부 사항은 내달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부터 축산업 허가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축산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을 확보하고, 축산 경영과 방역 등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우선 대규모 농가부터 도입하되, 소규모 농가에는 이미 시행 중인 축산업 등록제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내달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기존 방역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 초동 대응이 한층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구제역 발생 시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발생 즉시 최고단계인 ‘심각’ 조치가 시행된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전국의 분뇨·사료차량 등에 대해 일정 기간 이동이 통제되는 일시정지(Standstill)제도가 도입된다. 또 일정규모 이상의 가축 질병 발생 시에는 군이 투입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천식환자들의 생활지침

    천식 환자의 기관지는 매우 예민하다. 알레르기 염증으로 기관지가 부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는 담배 연기나 매연, 찬 공기 등 특정 악화 인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천식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은 흡연에 의한 발작으로 심하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더러는 흡연을 하는 환자도 있으나 이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감기도 천식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습관화해야 한다. 베타차단제형 고혈압치료제도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제를 조절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NSAIDs) 등이 심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는 비교적 안전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의 사용이 권장되나 이 약물도 드물게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다 심한 스트레스도 천식을 악화시키므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이런 천식 극복에는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환자들에게 주로 수영을 권했지만 요새는 약제가 좋아 천식 환자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일도 드물지 않다. 환자도 관리만 잘하면 거의 제한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장윤석 교수는 “운동 전에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하며, 증상이 나타날 때는 운동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운동만 하면 발작이 오는 운동유발성 천식의 경우 운동 전에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하면 발작 예방효과가 있으므로 이런 점을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리쿠젠타카타시 1만7000명 실종·5000가구 수몰

    쓰나미가 도시 하나를 통째로 날렸다. 일본 강진 발생 이틀째인 13일까지도 수만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사망자수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미야기현 경찰은 “미야기현에서만 사망자가 1만명이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미야기현 동북부 해안 도시 미나미산리쿠의 시민 절반 이상인 1만명이 행방불명 상태로, 쓰나미에 희생됐을 것으로 보인다. 해변에서 3㎞ 떨어진 곳에 도심이 형성돼 있는 미나미산리쿠의 인구는 모두 1만 7393명. 이 가운데 7500여명만 가까스로 대피했다. 이와테현 북쪽 끝의 리쿠젠타카타시에서도 전체 주민 2만 3000여명 가운데 1만 7000여명이 실종돼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곳 주민 5900여명만 대피했으며 5000 가구가 수몰됐다고 보도했다. 이와테현 오쓰지에서도 1만여명의 주민들이 대거 실종된 상태다. 후쿠시마현 정부도 1167명의 주민들이 아직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30개지역 고립… 피난민 31만명 13일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에서 발견된 시신만 1000구를 넘어섰다.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이와테현에서는 502명, 미야기현에서는 51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와테현 오후나토시 한 요양소에서는 30여명의 노인들이 한꺼번에 쓰나미에 휩쓸려가 버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 산둥성의 한 인력업체는 오후나토에 파견됐던 40명의 중국인들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도호쿠 3개 현에 거주하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500여명도 행방불명됐다. NHK는 아직도 일본 동북부 30곳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고립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나미산리쿠에는 2100명이 고립돼 있으며 이시노마키시에는 최소 1300명, 시즈가와 지역 마을에도 1000여명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3시간씩 전력공급 강제 중단 이번 지진사태로 인한 피난민만 30만명을 넘어섰다. NHK 조사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도호쿠 지역 전체 피난민은 31만명에 이른다. 후쿠시마 제1, 제2원자력발전소 반경 20㎞ 내 10개 도시와 마을 주민 21만명도 대피한 상태다. 하지만 피해지역 지방자치단체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실제 대피 인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만명이 아직도 전력 공급이 차단된 채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4일부터 도쿄전력 관내의 9개 도·현을 5개그룹으로 나눠 3시간씩 돌아가면서 전력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산업계에도 최대한 절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강진으로 최대 346억 달러(약 38조 8731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재난관리회사 에어 월드와이드(AIR Worldwide)는 “재난 모델에 따르면 지난 11일 지진으로 보험에 가입한 재산 손실이 145억 달러에서 346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38조원 경제손실 예상 계속되는 여진은 열도를 더욱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 이후 13일까지 15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일본 최악의 지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충격과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센다이에서 치과기공사로 일하는 오노데라 구미(34)는 “도로가 파도처럼 굽이치며 꿈틀거렸다.”면서 “재난영화에서 나오는 장면 같았다.”고 11일 밤을 회상하며 몸서리쳤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해외에 거주 중인 사람들의 절망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한 서점에서 일하는 미사 와시오는 “일본에 있는 여동생에게 계속 전화를 해 봐도 모든 회선이 불통”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구제역 환경재앙 오나] 한강수계 매몰지 27곳 보강공사 시급… 2차감염 ‘비상’

    [구제역 환경재앙 오나] 한강수계 매몰지 27곳 보강공사 시급… 2차감염 ‘비상’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등 2차 감염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현재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매몰된 가축은 전국적으로 880여만 마리에 달한다. 소가 15만 726마리, 돼지 318만 5116마리, 닭·오리 545만 4835마리, 염소 6148마리, 사슴 3053마리가 살처분돼 매몰된 상태다. 매몰지 가운데는 동물 사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침출수 처리 시설인 배수로와 저류조 설치를 간과한 곳이 많다. 수도권 주민의 젖줄인 한강 상류지역 매몰지에 대한 정부합동 조사반의 정밀조사 결과만 봐도 심각성이 잘 드러난다. 현장조사를 벌인 83곳 가운데 27개 매몰지는 보강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전수조사를 마친 뒤 문제가 있는 매몰지 보강공사를 다음달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고 땜질처방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침출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이미 매몰된 가축을 들어내고 바닥공사를 다시 하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강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한강 상류지역 매몰지의 경우 각각 빗물 차단시설이나 차수벽, 옹벽 등만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고도현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은 “6개월 예정으로 연구소 분과별로 매몰지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한달 만에 보강공사를 마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동안 가축방역과 매몰작업은 농식품부가 전담해 왔다. 그러나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문제는 환경부로 넘어왔다. 총리실에 관련 부처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세한 업무 분장이나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직원들은 “일은 다른 부처가 저질러 놓고, 뒤치다꺼리는 환경부가 떠안게 됐다.”고 푸념한다. 농식품부는 뒷수습하는 문제에 소극적이고 행안부는 지자체에 떠넘기는 인상이 짙다. 환경부는 매몰지 인근 주민들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상수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살처분된 가축들을 매몰시키는 작업은 끝났지만 보강공사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환경재앙을 막을 수 있다.”면서 “부처 간 목소리가 다르고 시간도 촉박해 땜질식 처방으로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AI, 철새 따라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철새가 국내에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7일 AI 역학조사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HPAI는 철새 배설물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7개 시·도의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총 17건의 AI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는 국내 발생 농장에서 분리한 바이러스와 동일한 유전자군으로 판명됐다. 2008년 국내에서 HPAI가 발생했을 때는 철새 등 야생조류가 폐사하거나 AI 바이러스가 분리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에 국내에 유입된 HPAI 바이러스는 농장 인근에 서식하는 감염된 철새 등 야생조류의 배설물에 오염된 사람이나 차량이 농장을 방문해 유입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검역원은 밝혔다. 검역원 관계자는 “전남 영암·나주 등 농장 간 바이러스 전파는 오염 농장을 출입한 사료·왕겨 차량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AI주의보를 발령해서 농가에 주의하도록 조치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역원은 철새들이 활동하는 봄철까지는 국내에서 AI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해 닭, 오리 등 가금을 사육하는 농장은 철저한 소독을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야생조류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축사를 출입할 때는 전용신발을 착용하는 등 차단방역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이날까지 AI는 총 82건의 의심신고 가운데 전남, 경기, 충남, 전북, 경북 등 5개 시·도, 16개 시·군에서 40건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구제역 잦아드니 이번엔 산불 걱정

    “구제역에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이제 산불이 걱정스럽네요. 면사무소 직원들은 방역에, 산불 감시까지 나서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경북 영양 지역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청기면 정족1리의 이종서(60) 이장은 31일 한숨을 쉬었다. 영양에서는 구제역으로 16농가에서 기르던 700마리의 소와 염소 등이 살처분됐다. 정족1리에서도 인근 마을 뒷산에서 3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 21일 산불까지 발생해 2.5㏊의 피해가 났다. 정족1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불이 잦은 지역으로 봄철 산불조심기간 돌입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북 성주 지역 농민들의 어려움도 크다. 성주 지역에서 살처분된 산란계는 26만여 마리나 된다. 농장 접근이 차단되고 감시초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성주군 용암면사무소 강석율 산업계장은 “성주 지역도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산불 위험이 높다.”면서 “감시초소는 공무원, 산불감시는 감시원 중심으로 이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30일 오후 1시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약 25㏊가 소실됐다. 주민 수백여명도 대피했다. 소방대원과 산림 공무원 등 600여명과 헬기 8대(소방헬기 1대포함)를 투입했지만 강한 바람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제역과 AI로 전국 농민들이 비통해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 발생이 우려되면서 방역당국과 산림청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은 1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앞두고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2만 5000명의 산불 감시 인력을 투입하는 동시에 근무시간도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설과 한파의 맹위가 여전하나 강원 강릉~울진~영덕~울산~부산~거제를 잇는 ‘J’자형으로 건조 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구제역과 AI 방제로 행정력이 분산되고, 강풍이 발생하면서 산불 발생 시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성이 높아진 것이다. 울진 국유림관리소는 연초부터 비상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건조특보가 이어지면서 산불발생 위험이 높아져서다. 지자체는 인근 봉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집중하면서 산불 감시는 국유림관리소가 중심이 돼 진행하고 있다. 1월부터 울진 지역 3개 등산로를 폐쇄하고 울진 소광리 금강송군락지의 일반인 출입을 금지했다. 숲 해설가 90여명까지 산불감시에 투입했다. 김윤병 국유림관리소장은 “산불 발생 위험이 지난해보다 매우 높다.”면서 “봉화 구제역이 울진까지 확산될 것을 우려해 봉화에서 생산한 목재 반입까지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1일 고향 방문객들을 통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귀성객들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중대본은 설 연휴 동안 귀성객들이 고향에 도착할 때까지 전국의 주요 터미널과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초소 등에 홍보용 전단지를 집중 배포하고 주요 길목에는 플래카드도 내걸 방침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동물원 26일 다시 문열어요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관람이 일시 중단됐던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이 26일부터 다시 개방된다. 서울시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의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이 지난 12일 완료됨에 따라 준비과정을 거쳐 동물원을 재개장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구제역 확산에 따라 이들 동물원의 관람을 지난 1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소독과 방역 활동을 해 왔다. 서울대공원은 코끼리, 기린 등 대부분의 포유류 동물을 실내에 격리 수용한 상태에서 관람창을 통해 공개하고, 실내 수용이 불가능한 초식동물 등은 출입차단띠를 설치해 관람객과 일정한 거리를 둬 통제하기로 했다. 먹이주기 등 접촉 행위는 금지되며, 일부 AI 감염 위험이 있는 동물은 관람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서울대공원을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서는 차량방역시스템을 가동하며 동물원 입구에 설치된 개인 소독용 터널은 1개동에서 3개동으로 늘린다. 이원효 서울대공원 원장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수그러들지 않는 만큼 무엇보다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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