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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이지스함 이번에도 반쪽짜리?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이지스함 이번에도 반쪽짜리?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공중위협을 잠재울 수 있는 신의 방패,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 :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나라가 요청했던 이지스 구축함용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 및 관련장비의 한국 수출에 대한 국무부 승인이 이루어졌으며 관련 사실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판매를 요청한 무기들은 오는 2023년부터 3척이 전력화되는 세종대왕급 배치(Batch) II 구축함에 장착되며, 2027년 이들 3척이 모두 전력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모두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게 되는데, 새로 도입되는 3척의 이지스 구축함에는 주목할 만한 ‘무엇’인가가 있다. -대당 1조원 '세종대왕급' 탄도미사일 요격못해 '이지스'(Aegis)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방패 이름인 아이기스(Αιγίς)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이 방패는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Zeus)가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토스(Hephaestus)를 시켜 만들었으며,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Athena)가 사용했다. 이 방패는 모든 악을 씻어냄과 동시에 모든 창과 방패, 심지어 벼락까지도 막아낼 수 있으며, 방패를 흔들면 천지가 구름에 뒤덮이고 천둥벼락이 치면서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무적의 방패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지스함’이란 AN/SPY-1 계열의 레이더와 이를 통제하는 전투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말하는데, 그 성능이 워낙 강력하여 해상에서는 사실상 무적의 전투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진 해군을 꿈꾸는 모든 나라들은 이러한 이지스함을 보유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우리 해군 역시 1985년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여 무려 20여 년 만에 한국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전력화할 수 있었다. 3척이 건조된 이지스 구축함은 해군의 소유이지만, 단일 무기체계로는 국군이 도입했던 무기체계 가운데 가장 비싸며,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어 합동참모본부의 지시와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3척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척당 1조 원에 달하는 고가의 무기체계이고, 우리 군 최고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취역한지 몇 해 되지 않아 몇 가지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 않아 가지고 있는 잠재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매달린 나머지 운용 초기 단계에서 적지 않은 애로사항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의 평균 가격은 약 9,105억 원에 수준이다. 그러나 배 자체의 가격은 2,6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6,500억 원 가운데 3,500억 원은 배 외관에서 볼 수 있는 8각형 레이더, 즉 AN/SPY-1D(v) 레이더 값이고, 나머지 3,000억 원은 미사일 수직 발사기와 함포 등 각종 무장과 통신장비 값이다. 레이더 가격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해군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동분서주했고, ‘공동구매’라는 방법을 찾아냈다. 매년 2~3척의 이지스함을 건조하며 현재까지 80여 척에 달하는 이지스함을 전력화하고 있는 미국 해군은 물론 신형 이지스함 도입을 준비 중이던 일본과도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그리고 3국이 공동으로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제작사가 최초에 제안했던 가격보다 약 2억 7000만 달러, 약 3,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구매를 통해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입했지만, 전력화 이후의 행보는 달랐다. 미국과 일본은 1척에 2,500억~3,00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여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설비를 갖추는 개량 공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개량을 통해 원거리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은 물론 SM-3 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이지스함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격통제시스템와 레이더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이 소프트웨어로 통제되는 수직발사기용 ORDLT(Ordinance Alteration) 개조 키트와 지원 시스템 등 각종 부가 장비를 갖추고 탄도 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SM-3 미사일을 탑재해야 한다. 세종대왕급과 같은 시기에 전력화된 미 해군 구축함 일부와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들은 이러한 개량 사업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탐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탐지와 식별, 추적과 요격이 모두 가능한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과 달리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탐지와 식별, 추적만 가능할 뿐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우리 이지스 구축함들은 북한이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을 때도, 동해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북한 미사일의 궤적만 탐지하고 추적하는 정도의 임무만 수행할 뿐 요격시도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척당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써 놓고도 정작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는 대응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이지스함으로 써 왔던 것이었다.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해군에는 '3직제'라는 개념이 있다. 1척의 군함을 항상 바다에 떠 있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3척의 군함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1척이 임무수행을 위해 바다에 나가 있으면 다른 1척은 임무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정비와 휴식을 하고, 나머지 1척은 다음 임무 수행 준비를 위한 훈련과 보급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3직제 개념을 대입해보면 동해와 서해에 각각 1척의 이지스함을 상시 배치하기 위해 적어도 6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군이 이지스함 3척 추가 도입을 요구했던 배경도 이 같은 맥락이다. 현재 해군은 12척의 한국형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3,800톤급 크기인 광개토대왕급 3척은 동해와 서해에 분산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4,500톤급인 충무공 이순신급 6척은 3척은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 투입과 복귀, 임휴식 및 정비에 묶여있고, 3척은 서해 NLL 경계 작전 지원에 교대로 투입되기 때문에 독도나 이어도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지스 구축함 3척도 3직제에 따라 1척이 동해나 서해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2척은 교육훈련과 정비에 투입되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발했을 때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해군은 오래 전부터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을 추진해 왔고, 지난 2013년 3척 추가 건조가 확정되어 현재 설계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되는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은 Batch I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등장하는 만큼 초기에는 어느 정도 장비를 갖추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건조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지스함을 구성하는 여러 장비 가운데 가장 핵심인 레이더와 관련해서는 현재 세종대왕급이 탑재하고 있는 AN/SPY-1D(v) 레이더가 점차 구식화될 것이고, 조만간 단종될 것이기 때문에 차세대 이지스 레이더인 AN/SPY-6(v) AMDR(Air and Missile Defense Radar)을 구입해 탑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었다. 실제로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이 등장하는 2023년에 미 해군은 AN/SPY-6(v) 레이더를 탑재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이 배치되는 시기이고, 이 레이더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탁월한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래 중국과 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N/SPY-6(v) 레이더 도입론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척당 추가 3000억 원 비용이 관건 그러나 이 레이더의 가격은 세종대왕급이 가지고 있는 AN/SPY-1D(v)의 2배에 달하고, 운용유지비 역시 기존 레이더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세종대왕급 Batch II 사업은 신규전력 확보 사업이 아니라 개량형 도입사업이기 때문에 기존 세종대왕급 대비 성능과 비용이 20%를 초과할 수 없다. 즉, 현재 규정과 예산 범위 안에서는 신형 레이더 탑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신형 레이더 구매와 탑재가 어렵다면 현재 구입이 결정된 장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어 부족한 성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인 AN/SPY-1D(v) 레이더와 베이스라인(Baseline) 9 전투체계는 현재 개발된 이지스 전투체계 가운데 가장 최신형으로 몇 가지 개량만 가해지면 현재 세종대왕급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유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주변국의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이 신형 아타고급 이지스함 2척을 전력화하자마자 개량사업을 실시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것처럼 세종대왕급 Batch II 역시 전력화와 동시에 개량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이 밝힌 판매 승인 내역을 보면 미사일 방어를 위한 BMD 체계 구성요소나 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구성 요소는 빠져 있다. 이러한 장비들을 모두 탑재하는 개량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이다.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이러한 개량을 거치면 세종대왕급 Batch II는 이지스라는 이름 그대로 무적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의 피스아이와 연계하여 사정거리 400km에 달하는 SM-6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어 부산 앞바다에서도 독도나 이어도 상공에 일본이나 중국 전투기가 얼씬도 못하게 견제할 수 있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을 이용해 북한 영공에서 요격해 버릴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군 통수권자와 정치권의 의지, 그리고 각 군 사이의 의견 대립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야권에서 “본격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면 미국의 MD에 협력하는 것으로 비춰져 중국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KAMD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군 역시 해군이 이지스함과 SM-3 미사일을 이용해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이지스함을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결단을 이번에도 포기한다면 4조원의 비용을 들여 들여오는 3척의 이지스함 역시 제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할 것이고,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수호하는 전략무기가 아니라 해군 함대만 보호하는 전술무기로 전락해버릴 것이다. 10년 전 세종대왕함을 만들 때 우리는 신의 방패를 가질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 열기가 격화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메르스 비상] 시간외수당, AI 땐 1일 4시간만 지급 ‘행자부 투입’ 메르스 땐 제한 없이 지급

    메르스 등 각종 재난·재해 발생에 따른 공무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기준이 제각각이다. 특히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관련 축산공무원들은 행정자치부가 소속 공무원들이 근무할 때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당 지급 기준을 마련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행자부는 지자체에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에 따른 시간외 근무명령 운영 안내’ 공문을 보내 상황실 근무자와 예방업무 수행자 등은 시간외 근무명령의 상한 시간(1일 4시간, 월 57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비롯해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전국 17개 시·도 및 227개 시·군·구, 각급 교육청 및 경찰청(서) 상황실 근무자들이 대상이다. 하지만 경기와 전남·북, 충남·북, 경남 등지에서 AI가 발생했던 지난해 1월 안전행정부(현 행자부)는 지자체에 보낸 ‘AI 등의 발생에 따른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안내’ 공문에서 상황실 근무 공무원 시간외근무 상한 시간을 평상시와 같이 1일 4시간으로 제한했다. 당시 전국 AI 상황실은 1월부터 5월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시·도 및 시·군·구 축산 관련 공무원 위주로 운영됐다. 다만 AI 방역초소 등 현장에서 예방소독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만 상한 시간 제한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전국의 많은 축산 관련 공무원들이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상황실 등에서 시간외 근무명령의 상한 시간을 훨씬 초과해 근무했지만 초과분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 지침은 국내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모든 방역기관은 대책본부 및 상황실을 구성, 24시간 운영하도록 한다. 경북의 축산직 공무원들은 “지난해 AI 발생 때 악조건 속에서 한 달에 적게는 70~80시간, 많게는 100시간 이상씩을 근무했다”면서 “당시 지자체들이 안행부에 초과 근무분의 수당 지급 등 보상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자체들이 지금이라도 초과 근무분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은 “행자부의 시간외근무수당 기준이 들쭉날쭉한 것은 문제”라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우리 부처 직원들에게 유리하도록 수당 지급 기준을 마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지금 막 떴다. 하지만 연희동을 ‘맛집’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섣부르다. 골목골목 세계를 품고 있는 이곳은 대궐 같은 집들만큼이나 속이 깊다.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연희동. 중국도 북유럽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아프리카도 거리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덕분에 연희동 골목은 특색있는 숍과 여행자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 찬다 고요와 소란의 경계에 서다 연희동 흠모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연남동에서 우연히 시작한 산책이 길어지면서 바로 옆 동네인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었다. 붉은 등을 내건 중국집이 한 집 걸러 한 집이고, 수입제품이 빼곡한 ‘사러가 쇼핑센터’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고요함은 연희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여백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래등 같은 넓고 큰 주택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맞을 테다. 동네 토박이의 추억을 들추자면, 한때 최고 주가를 올렸던 서태지도 연희동에 살았단다. 지금은 두 명의 옛 대통령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건 오래 전부터다. 연희동과 맞붙어 있는 연세대학교 터가 조선 초 정종이 왕위를 물려 주고 기거하던 연희궁터였던 것. 조선 후기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장희빈의 친정도 지금의 연희동에 있었으니 연희동이 가진 깊이는 오랫동안 쌓인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게 된 것은 한성화교가 들어선 영향이다. 1969년 명동에 있던 한성화교가 연희동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인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들이 발달했다는 것이 정론이다. 외국인 학교, 주변 대학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이게 됐단다. 그 덕분일까. 연희동은 구석구석 정겹기도, 이국적이기도 하다. 맞닿은 신촌이나 홍대의 북적북적한 소란이 이곳에서는 타국의 일처럼 느껴진다. 골목에 들어서면 새소리가, 봄 여름이면 꽃향기가 자욱해 한가로운 시골에 들어선 양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런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은 연희동 곳곳에 카페를 차리고 공방을 만들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니 언제부턴가 주말이면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사람들, 카메라를 메고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조용했던 연희동은 주말이면 활기로 가득 찬다. 주민으로 1년, 그 사이에도 연희동은 수없이 바뀌었다.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주택가 한가운데에도 영업장이 새단장을 마쳤다. 목 좋은 사거리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도 어느날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만큼 연희동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방문객의 발걸음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민의 주차자리를 탐하기도 했고 체증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한적함을 빼앗긴 서운함이 크다. ‘조용했던 연희동이 그리워요’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도 차츰 연희를 탐낸다. 연희동을 터전 삼아 살았고 결국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 청년 사장은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란다. 연희동이 뻔한 카페거리, 먹자골목으로 전락하게 될까? 답은 변화의 바람 속에 있다. ●연희동 중국집의 진가 고추기름이 말갛게 뜬 진한 짬뽕국물, 촉촉한 육수에 달짝지근하게 볶은 청경채, 속을 푸짐하게 채운 군만두. 배달음식으로만 오해했던 중국 음식이 연희동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연희동은 연남동과 함께 2000년대 초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로 화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 말인즉슨 화교가 직접 만드는 진짜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본래 주 고객이 화교였으니 음식 맛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중국 음식점과는 다르다. 음식점들이 모인 연희맛로를 따라 60년 역사를 이어받은 ‘이화원’, 이연복 셰프의 이름만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목란’, 음식은 물론 식기와 인테리어에서도 중국을 느낄 수 있다는 ‘진보’ 등이 유명하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이곳에서 우리 삶에 녹아든 화교의 삶을 가늠할 수 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1 02-732-0054 이화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02-334-1888 진보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9 02-338-2897 ●차민경 기자의 연희동 그곳? 시간도 지갑도 넉넉하게 연희동은 여유를 가지고 찾을 때 여행이 즐거워진다. 시간의 여유와, 지갑의 여유 모두. 연희동의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수도 있다. 동네의 특성상 자연스레 조성된 가격이다. 대신 많은 숍에서 발렛을 지원하고 있고, 연희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메뉴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사러가 쇼핑센터 양 옆으로 조성된 ‘연희맛로’만 보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구석구석 골목길에 들어선 카페와 숍들이 진짜 보석이다. 한입 가득 프랑스식 갈레트를 알리스 앤 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북유럽 스타일링을 위해 ‘알리스 앤 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페와 편집숍을 겸하고 있는 알리스 앤 수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희동에서 1년여간 편집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확장 이전했다. 편집숍은 주로 아이들을 위한 소품들을 취급하지만 점점 대상을 넓혀 취급 물품을 늘리고 있다. 카페도 남다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크레페는 물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프랑스식 갈레트를 맛볼 수 있다고.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헬로스프링 프리마켓’도 열고 있다. 대학로 프리마켓인 마르쉐를 본따 연희동 스타일의 프리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갤러리와 꽃집, 카페 등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프리마켓을 열 계획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070-7631-3889 www.aliceandsue.com 이 공간의 변신은 어디까지? 부어크 꼼꼼히 손길 닿은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김채정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스튜디오이자 카페다.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어 엽서 속 그림이 튀어나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부어크’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각종 매거진에 실리는 음식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로 활용되지만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특별한 모임을 위해 대관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독립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인 전일찬 셰프의 팝업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전일찬 셰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는 ‘경험 다이닝’으로 사용되고, 주말에는 보다 힘을 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4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연장이 되지 않아도 부어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51 02-6397-3700 www.homebuuk.com 타이완보다 더 타이완 같은 미란 수제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타이완이 뿌리인 사장님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과거 13년 동안 타이완에서 생활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란’에서는 타이완 생활에서 배우게 된 크로켓, 펑리수를 판다. 빵을 두 번 숙성시키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튀겨 만든 크로켓은 미란의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씹히지만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은 일품. 사장님은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숙성 과정을 달리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바삭하고 촉촉한 크로켓을 만든다. 카레 감자 크로켓과 크림치즈 크로켓이 베스트셀러다. 타이완 현지에서 맛본 펑리수 그대로인 미란 펑리수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02-336-5859 매주 둘째 주 월요일 휴무 크로켓 1,800~2,000원, 펑리수 2,000원 신인 작가들의 현주소 페인터스 머그 한국 작가들의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곳, ‘페인터스 머그’다. 밀린 원고를 쓰려고 찾았다가 그림만 감상하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본질은 카페지만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편안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내부 벽을 빼곡히 채운 작품들은 매번 바뀐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들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자들은 직접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할 수 있다. 투표수가 많은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전시가 한 달 더 연장된다고. 카페 입구에 있는 VIP 전시벽을 보면 사람들의 기호도 가늠할 수 있겠다. 물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7 02-3144-4807 paintersmug.alldaycafe.kr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 5,500원 작가들의 비빌 언덕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동이 품은 또 하나, 문학. 안산도시자연공원의 아랫자락에 터를 잡은 연희문학창작촌은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문학인 전용 집필실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네 개의 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 머무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집필실을 배정받고 문학활동에 전념한다. 지난해에만 80여 명의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 창작, 소설 창작 등을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교실인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고 비정기적으로 ‘연희목요낭독극장’도 열린다. 가을이 되면 각종 전시와 공연, 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가을문학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02-324-4600 아프리카로 안테나를 세우다 쏘울오브아프리카 주택가 깊은 곳, 마을버스 4번이 설 때마다 사람을 쏟아내는 작은 사거리에 ‘쏘울오브아프리카’가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어쩐지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해도 거침없이 들어가시라. 이곳은 서울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갤러리다.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2014년 말, 문을 열었다. 유럽의 컬렉터들이 싼 값에 아프리카 작품을 사와 비싼 값에 되파는 부당한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단다. 정당한 비용으로 판매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마우루스 말리키타, 팅가팅가 예술인협동조합 등 전시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텀블러를 제작하는 ‘브링 유어 컵Bring Your Cup’과 공동 프로모션을 벌여 아프리카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텀블러를 제작했다. 또 4월부터는 지역 아동센터와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37-7 02-6032-1125 blog.naver.com/soulofafrica 글·사진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고래의 ‘명민전략’ 구사해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고래의 ‘명민전략’ 구사해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동북아시아에는 새로운 세력경쟁 질서가 도래했다.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세력 각축은 19세기 영국과 러시아(독일), 20세기 미국과 소련 간의 ‘제국경쟁’에 버금가는 21세기 패권경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동북아 재균형 전략에 중국의 시진핑은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주창하며 냉전종식 이후 유일 초강대국의 위상을 구가한 미국에 맞서기 시작했다. 최근 미·중은 구체적인 정책 사안에까지 힘겨루기가 구체화되고 있다. 주한 미군기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예민한 반응이 가시화됐고,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함으로써 동북아 및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에 접어들었다. 미·중의 각축에 일본의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을 확보해 평화국가에서 ‘보통국가’로 나가기 위한 예비적 조치를 강구했고, 대미 편승전략 적극화로 미·일 안보 지침을 개정해 대중 견제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일의 강화된 해양 동맹은 대륙 연합으로 표면화되는 중·러의 경제 및 군사협력의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의 역학은 해양 동맹과 대륙 연합의 양극화로 동북아를 ‘신냉전적 대립’으로 격화시킬 소지마저 안고 있다. 이에 더해 우리는 핵으로 무장한 광기 어린 폭압 전제로 동포의 인권을 유린하고 대한민국을 겁박하는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21세기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고 통일을 촉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다양한 층위와 복합적인 이슈를 놓고 주변 4강의 각축과 마찰이 전개되는 가운데 남북한 간의 긴장도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갈등과 마찰, 긴장이 곧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다. 유동적인 질서 변동기에는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열국의 싸움 속에서 국가 발전과 통일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동북아 ‘세력경쟁체제’의 전개에 대한 엄밀한 현실 인식과 국론 통일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 사회에는 구한말 제국주의 열강의 싸움에 국권을 상실함으로써 시작된 ‘새우 콤플렉스’가 재현되고 있다.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 외교장관과 대통령마저도 ‘고래싸움’이 벌어져도 새우 등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는 발언을 했을 정도다. 물론 노무현 정부 때 ‘동북아 균형자론’으로 인해 ‘탈미접중’(脫美接中)의 동맹 변경을 타진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위험스런 패배주의와 모험주의적 환상과 같은 극단주의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발전한 세계의 모범 국가이자 군사·경제적으로 세계 10위 전후의 종합국력을 가진 중견 국가가 됐다. 구한말 제국주의적 고래싸움에 희생될 ‘새우’가 아닌 것이 자명하고, 급성장한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미국과의 동맹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한·미 동맹은 핵으로 무장하고 모험적인 북한의 도발을 실효적으로 억제하고 자유민주주의적 평화통일을 추동하는 전략적 지렛대인 것이다. 한·미 관계는 군사부문을 넘어 민주주의적 가치와 제도를 공유하며 과학과 기술·교육 부문의 교류가 심화되고,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경제적 결속이 지속될 세계적으로 가장 견고하고 포괄적인 동맹이다. 한·미의 포괄적 동맹은 실효적 대북 군사억제와 대중·대일 관계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전략적 자산인 것이다. 반미(反美) 내지 탈미(脫美) 정책은 진정한 자주가 아니라 위험한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미화중’(以美和中) 전략이 답이다. 더이상 대한민국은 구한말의 낙후된 ‘은둔의 왕국’도, 냉전 시기 자유 진영의 군사적 전초기지도 아니다. 중견 국가로서 능히 중국과 미국의 대립을 완화시키는 중재 능력을 배양하고 한반도 통일을 완수함으로써 해양과 대륙의 21세기적 공영 발전을 중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 구한말 이후의 ‘새우 콤플렉스’를 벗어던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돌고래의 명민함으로 ‘거인고래’들의 싸움을 말리고, 남북한 평화통일을 완수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평화공존과 공영질서 형성의 주도자가 돼야 한다.
  • ‘호랑이 출몰’ 신고에 화들짝…알고 보니 ‘가짜 호랑이’

    ‘호랑이 출몰’ 신고에 화들짝…알고 보니 ‘가짜 호랑이’

    미국의 한 주택가에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고 동물관리센터 직원들이 급히 출동했으나, 이는 실제 호랑이 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든 가짜 호랑이 모형으로 드러났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28일, 미국 미시간주(州)의 켄터 카운티 지역 동물관리센터에는 이 지역 한 주택가 앞마당에 호랑이 한 마리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물관리센터 직원인 조 다니엘리슨은 현장에 도착해 보니 실제 호랑이 한 마리가 주택가 앞 마당 앞에 버젓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즉각 현지 경찰에 지원 요청을 한 다음, 큰 작대기 하나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출몰한 호랑이한테 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같이 출동한 또 다른 여성 동물관리센터 직원인 라셀 젠선은 다른 방향에서 이 호랑이에 접근을 시도하다가 그만 웃음을 참지 못했다. 라셀이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던 이 호랑이를 자세히 관찰하자 누군가가 정교하게 만든 호랑이 모형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 동물관리센터 직원들은 "이전에도 어느 집에서 애완견을 먹이도 주지 않고 학대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으나, 확인 결과 결국 강아지 모형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 며칠 간은 웃음 속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호랑이 출몰' 신고에 출동했지만, 결국 모형으로 드러난 현장 (현지 언론, Grand Rapids Press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과학기술원 입시전략 수시서 결판내라”

    “과학기술원 입시전략 수시서 결판내라”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이공계열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도 올해 대입에서 강세가 예상된다. 특수대학인 4개 과학기술원은 학부 모집에서 수시 6회 지원 제한과 정시 모집군 제한도 받지 않는다. 올해부터 과학고 조기 졸업에 제한을 두면서 일반고 학생이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에서 모집하는 학생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가급적 수시에서 결판을 내는 게 효과적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일반전형 4.64대1, 학교장추천전형 11.2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시모집은 30명 정원에 1118명이 지원, 2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수시에서는 일반전형(570명), 학교장추천전형(80명), 고른기회전형(30명)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3가지 전형 모두 1단계 서류로 2.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치른다. 서류 70%와 면접 3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제한도 없다. 정시는 군외전형으로 수능우수자전형(30명)을 실시한다.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과학탐구 2과목을 반영한다. 과탐은 서로 다른 교과 I+II, II+II 조합으로 응시해야 한다. 지난해 수시에서 9.8대1의 경쟁률을 보인 광주과학기술원은 올해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일반전형 105명, 학교장추천전형 50명, 고른기회전형 20명을 선발한다. 정시는 25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과학고 출신자가 지원자의 54.44%로 절반이 넘었다. 정시는 16.48대1의 지원율을 기록했으며, 지원자 93.93%가 일반고 출신 학생이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수시에서 학교장추천전형인 미래브레인 추천전형(50명 내외)과 미래브레인 일반전형 I(140명 내외)으로 선발한다. 정시에서는 미래브레인 일반전형 II로 10명 내외를 선발한다. 지난해 추천전형은 10.38대1, 일반전형 I은 7.76대1, 정시 일반전형 II는 7.2대1의 지원율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일반대학이었던 울산과학기술원은 올 9월 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해 수험생을 선발한다. 이공계열 8개 학부와 경영계열 경영학부가 개설돼 있다. 계열별로 수험생을 모집해 2학년이 되고서 학부 또는 전공을 선택한다. 수시모집에서 일반전형 286명, 창업인재 20명, 지역인재 24명을 선발한다. 정원 외 기회균등으로도 36명을 뽑는다. 지역인재 전형은 울산광역시 소재 고교 재학생 가운데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수대학은 수시 6회 제한을 받지 않고 정시도 군외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허수 지원이 적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과학기술원의 핵심 전형요소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면접 등에서 이런 모습을 잘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주춤하는 판다… 질주하는 코끼리

    [커버스토리] 주춤하는 판다… 질주하는 코끼리

    중국(China)과 인도(India)는 ‘친디아’로 묶인다. 20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댄 데다, 2000년 이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대국이란 점이 닮았기 때문이다. 친디아의 현재와 미래를 중국의 상징 ‘판다’와 인도의 표상 ‘코끼리’가 서로를 소개하는 내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봤다. 우리는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야. 흔히들 귀여운 ‘판다’와 듬직한 ‘코끼리’로 부르지. 지난주 우리들의 주인인 시진핑(왼쪽·習近平)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총리가 시 주석 고향 시안(西安)에서 만난 것을 잘 알고 있겠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거든.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는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두 개의 엔진”이라고 치켜세웠지. 다음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모디 총리와 100억 달러에 이르는 24개의 정부 간 계약을 체결했어. 그러면서 “하늘에서부터 땅속까지 협력하자”고 말했지. 찰떡궁합이 되자는 말을 증명하듯 그다음 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등 중국의 대표 기업 회장 20여명은 모디 총리에게 220억 달러에 이르는 ‘돈 보따리’를 쥐여 줬어. 우리가 원래부터 이렇게 사이가 좋았던 것은 절대 아냐. 우리는 1962년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지역에서 큰 전쟁을 벌였고, 여전히 한반도보다 넓은 지역을 놓고 땅따먹기 싸움을 하는 중이야. 지난해 우리들의 교역 규모는 한·중 교역액의 28%에 불과한 706억 달러에 그쳤지. 우리의 잠재력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모디 총리가 개설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인도는 중국의 개”라는 비방글이 쇄도할 정도로 판다는 코끼리를 싫어해. 그런데 왜 시 주석은 모디 총리를 미국 대통령보다 더 극진히 대접했을까. 전 세계 정상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콧대 높은 중국 기업인들은 왜 모디 총리에게 달려갔을까. 판다의 ‘모디맞이’에서 중국 경제의 현실적인 고민을 읽을 수 있어. 또 금고에 3조 73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을 쟁여 둔 판다에게 달려간 코끼리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야. 판다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돈으로 세계를 평정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 세계 어느 국가도 따라올 수 없지. 판다가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세계 각국이 줄을 선 것에서 드러나듯이 판다 돈을 먹지 못하는 나라는 ‘바보’나 다름없어. 그중 코끼리는 대형 인프라 건설에 무려 1조 달러가 필요한 국가야. ‘실크로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판다에게 코끼리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이지. 코끼리는 낙후된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해. 각종 경제 수치로 비교해 보면 판다의 5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꼬마 코끼리야.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한 모디 총리에겐 판다가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어. 코끼리는 철도 등 인프라 개발에 외국인 직접투자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올해 인프라 개발 예산을 전년보다 25%나 더 늘렸어. 주요 도시 간의 산업회랑을 만들고 아마다바드~뭄바이의 543㎞ 구간에 초고속 열차를 건설하고 있지. 판다는 현금뿐만 아니라 기술 자부심도 대단하단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고속철이야. 이번의 협정 1호는 고속철이었지. 10만㎞에 이르는 인도 철도망을 일본을 제치고 판다가 까는 기회를 잡은 거야. 지난 18일 남미로 날아간 리 총리는 브라질·페루와 안데스 횡단철도를 놓기로 했고 말이야. 취임 1년이 된 코끼리의 주인인 모디 총리에게는 ‘모디노믹스’가 있어. 핵심은 인프라 개발과 함께 낙후된 제조업을 살리는 ‘인도에서 만들어라’(Make in India)라는 정책이야. 브라만부터 불가촉천민까지 있는 카스트 제도가 엄격했던 코끼리는 전통적으로 노동을 천대하면서 제조업이 발전하지 못했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5%로 늘리는 것이 당면 목표야. 법인세를 30%에서 4년간 25%로 낮추고 화학, 정보기술(IT), 자동차, 항만 등 25개 분야를 선정해 지원하는 등 고성장·친기업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지. 불과 1년 만에 모디노믹스의 효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 2012년 4.9%의 재정 적자가 2014년 4.1%로 떨어졌어. 코끼리의 과도한 재정 적자를 경고하던 신용평가회사는 국가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어. 무역 적자는 2012년 1929억 달러에서 2014년 1415억 달러로 축소됐단다. 해외직접투자는 모디 총리 취임 후인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한 295억 달러가 순유입됐지. 해외의 좋은 기업들도 속속 인도에 진출하고 있어. 폭스바겐은 인도를 자동차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더군. 에어버스는 인도 아웃소싱을 현재 4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하고 자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더라고. 한때 귀여운 판다의 얼굴에 먹칠을 하며 ‘아마존 짝퉁’, ‘애플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이제 오히려 본고장 미국을 공략하고 있어. 샤오미는 최근 미국에 온라인몰을 세웠고, 알리바바는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줄릴리를 인수했지. 레노버가 미국 컴퓨터의 자존심이었던 IBM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은 10년 전 일이야. 하지만 판다가 자신만만하게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일말의 불안감이랄까,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게 사실이야. 샤오미가 인도에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야. 내수시장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거지. IT 분야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 1·4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어. ‘마르지 않는 샘에서 땅 짚고 헤엄치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또 다른 시장을 찾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게 됐다는 말이지. 정말 충격이야. 판다가 빚을 제대로 갚을 리 없는 개도국을 위해 AIIB를 설립하는 것도 ‘실크로드 제국’의 부활이라는 목표 때문만은 아니야. 살짝 귀띔해 줄게. 점차 꺾이는 성장률을 떠받쳐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야. 떼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야 중국 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4%를 찍은 이후 계속 주저앉아 이제 ‘바오치’(保七·7% 성장 유지)도 버겁거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6.8%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어. 기분 나쁘지만 2017년엔 6.0%까지 주저앉는다고 했어. 반면에 코끼리는 올해 무려 7.5%로 오른 뒤 2020년까지 7.8%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해. IMF는 올해 코끼리의 성장률이 판다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지. 판다는 늙어 가고 있어.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15~60세) 감소는 ‘인구 보너스’라는 특유의 성장 방식에 조종을 울리고 있어. 2014년 말 현재 중국의 노동인구는 9억 158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7%를 차지해. 2011년 72%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이지. 값싼 노동력의 대명사였던 농민공도 더이상 증가하지 않은 채 늙어 가고 있단다. 지난해 말 기준 농민공 수는 2억 7395만명이었지. 5년 전까지만 해도 4%대였던 농민공 증가율은 이제 정체 상태야. 40대 이상 농민공이 절반에 달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농민공 신화’가 꺼져 가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동력은 없다”고 우울하게 전했어. 반면 코끼리의 평균 나이는 24살이야. 젊다는 거고, 젊은 사람이 끊임없이 노동시장에 들어가고 있다는 거야. 젊음이 코끼리의 힘이지. 이런 시장을 보고 달려들었다가는 느려 터진 행정에다 특유의 카스트에 걸려 늪에 빠질 수 있어. 그래도 한 10년 정도만 올해 같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 코끼리는 현재의 판다 수준으로 자라 있을 거야. 그땐 세상이 우릴 ‘슈퍼 코끼리’라고 부르겠지.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미주통신] ‘폭주족 40만명 총 집결’ 美경찰 경계 초비상

    [미주통신] ‘폭주족 40만명 총 집결’ 美경찰 경계 초비상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폭주족 갱단의 난동으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무려 40만 명에 달하는 폭주족들이 이번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 집결할 것으로 알려져 현지 경찰이 초비상이 걸렸다고 미 언론들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전역에 산재한 모터사이클 단체 등 폭주족들과 일부 폭주족 갱단들은 다음 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머틀 비치에서 대규모 모터사이클 페스티벌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이 해당 행사 개최를 막고 있으나 미 전역에서 폭주족들이 모터사이클을 몰고 이 지역으로 이동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약 4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해 개최된 이 행사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바 있어 현지 경찰은 특히, 최근 텍사스 폭주족 사건이 발생한 관계로 더 큰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정확한 숫자는 밝히고 있지 않으나, 인근 다른 주에서도 경찰 병력을 지원받는 등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의 경계 병력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 폭주족들은 미 텍사스 사건에서 195명의 폭주족들이 경찰에 체포된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돼 현지 경찰은 한층 불상사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폭주족들은 다음 주 사우스캐롤라이나뿐만 아니라 뉴멕시코주와 워싱턴D.C. 지역에서도 행사를 가질 계획으로 알려져 미 전역이 폭주족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을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자료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풍문으로 들었다. 예전의 광주가 아니란다. 예향이라는 감투를 넘어 도시 자체가 예술을 입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젊은 작가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길도 새로 닦였다. 4월부터는 직통 열차를 타면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광주를 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광주를 다시 봤다. 몰라서 못 본 광주가 있었다. 내친김에 담양도 찍고 왔다. 근대의 재발견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유독 멀게만 느껴졌던 광주가 가까워진다. 점심 먹고 출발해도 일을 보고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다행이다. 광주와 예술을 말할 때 양림동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제 막 뜨는 동네다. 양림동에서 만난 김현숙 문화해설사는 양림동을 ‘고향 같은 곳’이라고 했다. “삶의 자국이 있는 곳 같아요.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편하고 힐링되는 그런 곳”이라는 설명은 사람들이 양림동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림동은 아직 전주 한옥마을처럼 인파로 북적거리지 않는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골목을 장악하지도 않았다. 지금 추세라면 자본의 습격도 머지않아 보이지만 다행히 아직까진 그렇다. 한옥과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골목은 설렁설렁 느긋하게 걷기만 해도 좋다. 양림동을 걷다 보면 빠지지 않는 명소가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다. 이장우 가옥은 1899년 건축된 단아한 한옥이다. 당시에는 보기 힘든 솟을대문까지 갖춘 부잣집이다. 마당에는 일본풍의 아담한 정원도 있고 ㄱ자 모양의 안채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누님이 시집을 온 인연으로 한때 김 전 총리가 이곳에서 고시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장우 가옥의 사랑채에서는 현재 윤회매를 만드는 다음茶音 김창덕 선생이 작품 활동 중이다. ‘윤회매輪廻梅’는 밀랍으로 꽃잎을 만든 인조 매화다. 벌이 꽃에서 꿀을 얻고 꿀에서 생긴 밀납을 75도로 녹여 다시 꽃을 만든다. 밀납을 녹여 작업을 하고 있으면 실제로 벌이 날아들기도 한단다. 꽃에서 나온 꿀이 밀이 되고, 밀이 다시 꽃이 되는 모양이 불교의 윤회와 같다 해서 ‘윤회매’다. 이장우 가옥은 평소 일반에도 개방을 하니 조용히 둘러봐도 좋지만 다음 선생과의 만남은 약속이 필요하다. 인연이 닿으면 다음 선생이 내놓는 차를 마시며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최승효 가옥은 광주 민속문화재로 이장우 가옥과 흔히 비교된다. 1920년대에 지어진 고택인데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을 다락에 피신시키곤 했다고 한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가 상당히 넓고 화려해 이장우 가옥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뒤뜰에서 보는 무등산 전망도 유명하다. 항상 개방하는 것은 아니어서 운이 따라야 한다. 언덕 쪽으로 걸으면 서양 선교사들의 흔적이 눈에 띄는 서양길이다. 벽돌 주택 형태의 근대 건축물이 많은데 한옥과 모양은 다르지만 건축 시기는 비슷하다. 호남신학대학에 있는 우일선 사택은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Wilson이 1920년대에 지은 집으로 광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우일선 사택을 등지고 호랑가시나무 언덕 오른편은 광주 최초의 여학교인 수피아여중·고교, 왼편은 다형다방이다. 다형다방은 양림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는 무인카페로 양림동 출신 예술인들의 면면이 기록돼 있다. 양림미술관과 양림동 출신 시인 김현승의 시비, 양림산의 구석구석 운치있는 오솔길까지 반나절이면 양림동을 돌아볼 수 있다. 전통시장의 진화 양림동을 돌아보고 남은 에너지는 대인시장에서 풀면 된다. 양림동이 근대의 재발견이라면 대인시장은 전통시장의 진화다. 도청, 광주 터미널, 농협공판장 등이 이전을 하면서 잘 나가던 대인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대형 마트의 공세도 한몫을 했다. 쇠락해 가던 대인시장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의 ‘복덕방’ 프로젝트를 통해 재기를 모색한다. ‘복’과 ‘덕’이 넘치는 ‘방’이라는 의미로 대인시장의 명물인 벽화도 이때 등장했다. 이후 알음알음 젊은 예술가들이 찾기 시작해 현재 40~50명 가량의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 중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작가들의 손길은 벽화와 작업실, 갤러리 등 시장 도처에 흩어져 있다. 공용 주차장에는 선동열 벽화가 있고 장미란 선수는 가게 셔터를 들고 내린다. 40년 동안 손수레 노점을 하신 ‘하문순 아짐’ 벽화도 유명하다. 하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 준 분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를 판매하고 있다. ‘젊은 피’가 늘자 점포들도 변했다. 어물전 옆에 와인과 위스키를 파는 술집이 있고 반찬 가게 옆에 예쁜 카페가 있는 식이다. 대인시장은 7팀에게 6개월 임대료와 홍보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청년상인 육성사업 등으로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대인시장 웰컴센터 대각선에는 상인라디오방송국도 있다. 요일별로 오전 오후를 나눠 상인들이 직접 DJ를 본다.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담긴 음악이 시장 안에 흐른다. 3~4편의 작품만 걸면 끝인 ‘한평 갤러리’도 독특하다. 한평 갤러리는 작가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팸플릿 등도 지원해 준다. 작가에게는 개인전의 기회를, 여행자에게는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주니 1석2조다. 다다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의 아지트다. 주차타워 건물 한 켠에 소박한 작업실과 전시 공간, 미니 카페를 마련해 두고 있다. 8개의 작업실이 있는데 마침 모두 여성 작가가 이용하고 있어서 자칭 ‘8방 미인’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작업실은 일반에 공개 되지 않지만 야시장이 열리는 날만은 6시부터 개방이 된다. 평소에도 전시 공간을 돌아볼 수 있고 카페에서 차도 마실 수 있다. 초행자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대인수산 주차빌딩을 찾아가면 된다. 다다갤러리는 주차빌딩 5층에 있다. 전통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도 여전하다. 천원국수로 유명한 장터국수에 가면 만원짜리 한 장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파전, 막걸리를 다 먹어도 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트래비스트 이미화가 본 ‘대인예술야시장’ 거리에 불이 켜지면 반전이 일어난다 야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시간부터 대인시장을 찾았다. 야시장 준비로 시끌벅적한분위기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시장의 모습이었다. ‘거리공연’ 현수막이 붙어 있는 갤러리 ‘다다’ 앞에서 우연히 대인예술시장 총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저녁 6시30분에 셀러 자리 추첨이 끝나고 곳곳에 불을 밝히면 사물놀이패 거리공연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인예술시장이 시작됩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놀랄 만한 광경이 펼쳐지죠.” 6시30분이 되자 거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테이블과 바구니를 나르는 청년들로 분주하다. 상인들도 하나둘 점포 밖으로 테이블을 꺼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7시가 되자 꽹과리 소리와 함께 사물놀이패가 등장했고 조용했던 시장은 순식간에 모습을 바꿨다. 남문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명물거리에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 홍어, 머리고기 등의 향토음식이 줄지어 있다. 여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한데 대인예술시장의 진짜 면모는 명물거리에서 이어진 국밥거리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대인시장의 터를 지키며 대대로 손맛을 이어 가고 있는 국밥집은 그 수는 많지 않지만 광주 고유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6,000원짜리 국밥을 시키면 순대 한 접시가 서비스다. 대인시장의 예술은 국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국밥거리를 빠져 나오면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셀러들과 코를 자극하는 먹거리 점포를 만날 수 있다. 닭꼬치 앞에 서면 소주 한잔 생각나는 따끈한 국수가 손을 흔들었고, 국수를 먹자니 한 장당 3,000원 하는 파전이 눈빛을 보내 왔다. 방금 배를 채운 국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유혹을 견뎌내고 셀러들의 테이블로 시선을 옮기니 직접 디자인한 엽서, 수제 마카롱, 즉석 캘리그라피, 한정판 장난감, DIY 인형 등 다양한 아이템이 가득하다. 예술을 느끼고 싶다면 ‘한평 갤러리’가 있는 예술거리로 가면 된다. 예술거리에 있는 셀러들은 다른 거리와는 달리 대인시장 내의 작가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예술가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문이 없는 오픈갤러리인 한평 갤러리에서는 매회 다른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옛 간판을 통해 대인시장의 유래를 엿볼 수도 있다. 갤러리 뒤쪽으로 벽화를 구경하고 있으니 어디선가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찾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통 시장과 바이올린 연주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지만 이것이 대인시장이 정의하는 예술 같았다. 대인예술시장을 구석구석 탐험하고 싶다면 스티커 투어를 추천한다. 규모가 꽤 큰 시장에는 골목골목 벽화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자칫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스티커 지도를 따라 골목투어를 하다 보면 벽화는 물론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천원 백반집, 수레 과일가게, 골목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작업실 등 기대치 못한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대인시장이 유명해진 계기 중의 하나가 예술야시장이다. 작년 6월에 시작해 12월까지 2만명이 야시장을 찾았을 정도다. 올해 3월부터는 월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렸다. 매월 2째 주와 4째 주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야시장이 선다. 시간은 7시부터 11시까지. ●담양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양림동과 대인시장이 마음에 들었다면 담양 무월마을에서도 감탄사를 내게 될 것이다. 무월마을의 ‘무’는 ‘없을 무無’가 아니라 ‘어루만질 무撫’를 쓴다.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달이 차면 신선이 달을 어루만지는 것 같다고 해서 무월마을이다. 이름도 예쁘지만 마을 풍경은 더 예쁘다. 한옥과 나지막한 돌담길이 엽서 속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단정하게 쌓아 놓은 돌담길을 걷다 보면 절로 맘이 편안해진다. 제주도의 돌담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2009년부터 준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돌담길이 조성됐다. 마을 뒤편에 달맞이 전망대와 산책길이 있다. 달맞이 산책길만 30분 정도 걷는 거리다. 마을 내에는 상업 시설이 전무하다. 그 흔한 마트나 카페도 없다. 조용히 쉬거나 머리 식히고 싶은 사람에게 딱이다. 40여 가옥이 모여 사는데 절반 정도가 한옥 민박을 겸한다. 인근에는 제법 알려져서 지난 한 해 7,000명 가량이 민박에 머물고 갔다. 4인 이하 가족실 요금이 5만원선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농사체험이나 천연 염색, 한과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광주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향교리 마을 자체가 미술관 기왕 예술을 주제로 길을 떠났으니 담양 대담미술관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좋다. 대담은 미술관과 카페를 겸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앞으로는 관방제림이 흐르고 옆으로는 죽녹원이 있다. 실내는 물론 야외에도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도 미술관이지만 마을 자체가 더욱 인상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미술관, 주민 등이 참여한 마을 미술프로젝트가 올해 초 마무리되면서 마을 자체가 미술관으로 변했다. 방치된 폐가를 고쳐 휴식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향교리 대나무 정원’ 등 4점의 공공미술 작품도 마을에 설치됐다. 마을 입구에 있는 ‘향교리 미래美來이야기’는 실제 주택의 벽에 마을 지도를 담았다. 마을 할머니들은 화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나와 마을을 걷다보면 자신의 그림을 타일에 구워 집 앞에 걸어둔 할머니 예술가들의 작품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오가는 길에 담양 국수 거리에서 요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빛 무월마을 www.moowol.kr 대담미술관 daedam.kr (주)예술더하기여행 광주와 전남의 숨은 보석을 알리고 싶어 하는 청년 벤처 여행사다. 전남대 미대와 조선대 미대를 졸업한 이들 4명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지도교수 강신겸)에서 만났다. 강 교수의 지도 아래 의기투합한 한 살 터울의 청춘들은 2014년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에 지원했고 덜컥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청년 벤처의 꿈을 키우며 사업을 다듬고 올해 1월 ‘예술더하기여행’이라는 주식회사도 세웠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다.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 전문가의 안내와 해설, 작가와의 만남 등을 여행상품에 접목했다. 홈페이지 주소도 예술과 여행이 썸을 타는 www.artsumtrip.com이다. ‘미대오빠 어디가’, ‘구석구석 夜(야)한 광주’처럼 당일 상품도 있고 미술관 캠핑장에서 숙박을 하는 1박2일 상품도 있다. 2월부터는 대인시장 웰컴센터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누구나 웰컴센터에 들어가면 친절한 안내와 상세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010-7131-4828 ▶travel info 전라남도 광주 TRAIN 훌쩍 가까워지는 광주 호남고속철이 4월2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광주행 열차는 서울역이 아닌 용산역에서 출발하는데 광주 송정역까지 무정차 기준으로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지금보다 1시간 6분이 줄어든다. 시간이 단축되는 대신 요금은 오른다. 지금보다 8,200원 오른 4만6,8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좌석간 무릎 공간도 기존 14.3cm에서 20cm로 넓어져 편해졌다. 좌석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고 역방향 좌석 대신 4명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회전 기능을 추가했다. 찾아가기 KTX를 이용해 광주 송정역에 내렸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쾌적하다. 광주는 지하철이 1개 노선뿐이라 갈아탈 필요도 없다. 대인시장에 간다면 금남로 4가역에 내리면 되고 양림동은 그 다음역인 문화전당역에서 내리면 된다. 송정역에서는 지하철로 30분 정도 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 각각 10분 정도 걸으면 대인시장과 양림동에 닿는다. Stay 1박2일 일정으로 양림동과 대인시장 등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20~5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자생하며 군락을 이루는 호랑가시나무언덕에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따왔다. 70여 년 전 선교사 사택으로 사용되다 호남신학대학교 학생 기숙사를 거쳐 2014년 게스트하우스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수리를 했지만 외관과 건물 곳곳에 근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층에 5개, 2층에 2개 객실이 있고 3개의 화장실이 있다.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1층 식당은 통유리로, 보이는 주변 풍광이 더 없이 다정하다. 쌀식빵 등 간단한 조식이 제공된다. 2층 테라스도 ‘완소’ 공간이다. 원하면 테라스에서 바비큐 파티도 가능하다. 숙박비는 1인당 4만원 정도. 바로 옆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상주하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가 있다. 어중간한 호텔이나 삭막한 모텔보다 훨씬 좋다. blog.naver.com/horanggasy 광주의 맛과 멋 한옥식당 양림동 5거리에 있는 ‘신용’이라는 이름의 식육식당이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늘자 3년 쯤 전에 한옥을 구입해 자리를 옮겼다. 점심에는 애호박찌개와 생고기비빔밥을 내놓는데 찌개가 맛이 좋다. 특이하게 채 썬 호박을 넣은 찌개는 보기와 다르게 짜거나 맵지 않다. 비빔밥은 생고기 대신 익힌 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 저녁에는 한우와 돼지고기만 판다. 한옥에서 맛보는 한우가 별미다. 062-675-8886 애호박찌개 7,000원, 생고기비빔밥 7,000원, 한우 안심(150g) 2만원, 삼겹살·목살(170g) 1만원 대인분식 대인시장 안에 있는 조그만 국수집이다. 멸치국수와 찹쌀도너츠가 전부. 일반 잔치국수보다 굵은 면을 쓰는데 아주머니가 쓱쓱 만드는 간장소스가 별미다. 청양고추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날이 더워지면 비빔국수가 더 인기라는데 역시 간장소스로 맛을 잡는다. 직접 담그는 깍두기도 국수와 궁합이 잘 맞는다. 2,000원이라는 가격이 미안할 정도의 맛과 양이다. 대인예술거리와 맛집거리가 만나는 인근 멸치국수 2,000원, 찹쌀도너츠(4개) 1,000원 영광식당 대인시장 국밥거리의 명물.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서비스에 모두가 놀라는 집이다. 저렴하고 푸짐하니 교복 차림의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영광식당에서 국밥과 순대를 시키자고 하면 현지인들은 웃는다. 국밥을 두그릇 이상 시키면 테이블 마다 순대와 각종 돼지 부속이 한접시 가득 서비스로 나온다. 국밥보다 국밥 국물에 말아 낸 국수가 별미다. 국밥과 국수를 하나씩 시켜도 서비스가 따라 나온다. 남은 서비스는 포장도 가능하다. 바로 앞 나주식당도 같은 시스템이다. 영광식당은 서비스 순대에 깻잎을 올리는데 나주식당은 대파가 올라간다는 정도가 다르다. 국밥거리 끝에 위치 국밥 6,000원, 국수 5,000원 통기타 거리 해가 지면 양림동 바로 옆 사직동 통기타 거리도 다녀올 만하다. 통기타나 피아노 반주에 실린 라이브 공연을 들으며 술 한잔 기울이기 좋다.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가 여럿이 모여 있다. 양림동 파출소에서 광주천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광주공원에는 포장마차촌이 들어선다. 양림동 파출소 인근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예술더하기여행 www.artsumtrip.com
  • 케리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로 긴장 우려” 왕이 “주권 범위의 일… 美 오해하지 말아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혈혈단신’으로 중국을 찾아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 중지를 요구했지만 십자포화만 맞았다. 양국 외교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각을 세웠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케리 장관과 회담을 하기에 앞서 “케리 장관이 싸우러 온 게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시했다”면서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인공섬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는 미국의 입장을 ‘호랑이굴’에 와서 직접 전달한 것이다. 왕이 부장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인공섬 건설은 완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일”이라면서 “주권과 영토 수호 의지는 확고하며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자유이나 오해하지 말아야 하며 오판은 더더욱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케리 장관과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과의 면담도 험악했다. 케리 장관이 “미국은 특정 국가의 편을 들려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해상 운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판 부주석은 “제발 약속대로 편들지 마라. 사안을 공정하게 보고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쏘아붙였다. 중국 측이 이처럼 케리 장관을 공격한 것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미국이 군용기와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미국이 지원하는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과 맞서고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관련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프라투자에 대한 절실한 수요가 있다. 미국은 AIIB를 포함한 새로운 다자 기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KAIST 조정훈 학술상 GE 김규태 박사

    KAIST 조정훈 학술상 GE 김규태 박사

    ‘제11회 KAIST 조정훈 학술상’ 수상자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김규태 박사가 선정됐다. KAIST는 김 박사와 함께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강신재씨, 고려대 기계공학과 배용균씨, 공주사대부고 김지원군을 ‘조정훈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13일 시상식을 열었다. 김 박사는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의 연소 불안정성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 (8) 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8) 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출산의 고통 뒤에 모유수유와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힘들다고 안 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고 등 떠밀리다시피 할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적어도 뭘 알고, 마음의 준비라도 했다면 한결 가볍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눈물을 흘렸을 ‘모유’ 이야기를 조금 민망하지만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해보고 싶다. 13개월을 꽉 채워 먹였으니 나의 지난 1년간 육아의 팔할은 단연 모유수유였다. 주변에 완모(완전 모유수유·아기에게 모유만 먹이는 것)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나 역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느새 머릿 속에는 모유를 반드시 먹여야 한다는 강박이 자리잡았던 것 같다. 모유수유가 아니면 마치 실패를 하는 것 같은 시선들을 일찌감치 느꼈다.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모성이 부족한 것처럼 여겨지는 듯 했다. 출산 시 수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모유수유”를 외쳤다. 아기를 낳자마자 나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초유를 먹이는 것이었고, 두번째도 세번째도. 아기를 키우는 내내 가장 중요한 임무도 젖을 충분히 먹이는 것이었다. 모유수유가 좋다는 것,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반드시 해야한다는 것은 익히 들었다. 엄마라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포유류의 당연한 임무라고도 생각했다. 영양학적으로도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는 모유를 꼭 먹이고 싶었다. 그런데 알고 있는 정보는 딱 거기까지였다. 모유수유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성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엄마들의 절반 만이 임신 중에 모유수유 교육 경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 조사’에 따르면 엄마들의 절반(50.1%) 만이 임신 중에 모유수유 교육을 경험했다. 모유수유 교육을 받은 곳은 병의원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는 보건소, 분유회사, 문화센터, 민간단체 등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누구나 당연히 해야할 것처럼 여겨지면서 제대로 알려주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엄마들의 78.8%는 출산 뒤에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출산하자마자 아기 얼굴을 무작정 가슴에 파묻고, 몇시간 뒤 인형을 안고 자세를 잡아본 것만으로 모유수유는 시작됐다. 임신해서도 일을 하느라 산모교실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터라 더욱 무지했다. 출산과 동시에 초유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것도 콸콸. 또 아기는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물고, 잘 빨고, 알아서 배를 채우는 줄 알았다. 슬프게도 그건 엄청난 착각들이었다. 어설프게 다른 엄마들을 따라 폼을 잡았지만, 초유가 나올 리도 없었고 아기는 젖을 빨기는 커녕 입도 제대로 못 댔다. 발만 동동 굴렀다. 간호사가 아직은 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이야기 해주었지만 조바심이 났다.  사흘 뒤 산후조리원에 도착하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짐을 풀자마자부터 나를 반기는 조리원 선생님들이 모두 내 가슴을 한번씩 만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가씨 소리를 들으며 도도하게 굴었던 서른 살 여성의 가슴이, 아무나 만져보는 것이 되었다. 내가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저 “젖이 잘 나오는 산모냐, 아니냐”로 평가됐다. 며칠이 지나서야 서서히 모유가 돌기 시작했다. 아기는 여전히 빠는 힘을 내지 못했다. 가슴에 돌덩이가 굳는 느낌이 들면서 괴로워졌다. 유축기를 처음 사용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조리원 가운을 젖히고 웬 깔대기를 내 가슴에 대던 장면.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이라곤 모두 땅바닥에 내려놓는 의식 같았다. 아기를 먹이는, 너무나 숭고한 일이라 미안한 말이지만, 그 때의 솔직한 심정은 그냥 딱 젖소가 된 것 같았다. 가슴이 딱딱해지면서 아픔이 뒤따랐다. 커다란 양배추 잎을 떼어 양쪽 가슴에 붙이고 누웠을 때에는 원시인이 된 느낌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아, 내가 엄마가 됐구나’를 제대로 실감한 것 같다. 조리원에 함께 있었던 엄마들 사이에서 단연 ‘1등’은 모유 양이 많은 사람이었다. 나는 한참을 짜서 50~60ml의 눈금을 맞췄는데, 150ml의 젖병 한 병을 거뜬히 채운 엄마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하루 삼시 세끼에 간식 두 번을 열심히 챙겨먹고 끼니마다 두유를 쪽쪽 마시고, 가슴마사지를 하면서 나도 실력이 늘었다. 100ml를 채웠을 때 어깨가 으쓱했다. 매일 1~2시간 간격으로 아기를 만나 젖을 물려보고, 한참 씨름했다. 아기를 돌려보내면 유축을 했다. 과연 산후조리는 언제 할 수 있는 것인가, 두 시간만 잠을 푹 자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했다. 며칠 밤을 꼬박 세우다 겨우 한 마디 용기내서 했다. “보충해 주세요” 죄책감, 미안함, 자괴감, 그러면서도 의외의 해방감까지. 만감이 교차했다. 2주 뒤 집으로 돌아오자 조리원에서 거의 한번도 직수를 하지 못했던 아기가 갑자기 젖을 잘 물기 시작했다.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조리원에서처럼 밥을 해주는 이도, 마사지를 해주는 이도 없이 혼자 온종일 사투를 벌이니 정말 버거웠다. 거의 30분~1시간 단위로 젖을 물렸다. 양이 부족한가,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 내가 먹는 밥이 부실해서 아기에게 영향을 주나. 별별 생각이 스쳤다. 육아 카페에서 ‘돼지 족(足)’이 좋다는 말을 주워 듣고 난생 처음 인터넷을 통해 ‘돼지족즙’을 몇 박스 사서 냉장고에 고이 쟁여두고 마셨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남편이 사다주는 족발을 우걱우걱 먹었다. “아빠에게도 모유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기 엄마들과 실없는 농담을 했지만, 정말 그런다면 나 혼자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 유치하지만 왠지 야속함까지 들 정도로 힘이 들었다. 실전에 부딪히니 더 막막했다. 신생아를 혼자 데리고 모유수유 클리닉이나 보건소 같은 곳에 갈 수 없었다. 육아 관련 카페에 질문을 올리면 어느 정도 답이 되는 것 같아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었다. 모유수유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 100일쯤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 아기가 점점 힘이 생기고 너무 수시로 모유를 찾다 보니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에게는 유두균열, 유선염 등이 자주 발생한다. 병원에 가지 못해 정확한 진단은 모르지만 나는 유두균열인 것 같았다. 옷깃만 스쳐도 칼에 베이는 듯한 아픔이 있었는데, 아기가 배고파 울고 젖을 물려고 입을 벌리는 것이 무서웠다. 출산시 진통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 친정 엄마를 비롯한 육아 선배들은 “굳은 살이 배겨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끔찍했다. 온 몸에 힘을 주고 악을 질러가며 아기를 먹여야 했다. 아기를 키우는 일과와 외출 계획 등이 모두 모유수유의 영향을 받았다. 아기가 실컷 먹고 잠이 들어야 나도 잘 수 있었다. 외출 장소는 무조건 수유실이 갖춰진 곳. 아기가 5개월 때 친정이 있는 미국에 함께 갔는데 우리나라의 백화점과 마트들의 수유시설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있다가도 수유실이 있는 역을 찾아 내려서 급히 먹일 수 있지만, 거기선 상상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어딘가 외출을 하면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 수유를 했고,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애를 먹었다. 레스토랑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아 몰래 젖을 먹이기까지 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 놓았지만, 이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다. 모유수유를 시도해 본 모든 엄마가 모유가 도는 통증에 아파하고, 수유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잠도 못자고 먹는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며 많은 것을 참아낸다. 그나마 육아휴직 기간이 주어져 편하게 수유를 했지, 회사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유축을 하는 직장맘들도 많다. 그러다 정해놓은 기간에 맞춰 그만 먹이겠다고 결심하기도 하고 또는 눈물을 머금고 수유를 포기하기도 한다. 모유수유를 얼마나, 어떻게 했든지 간에 그 자체가 모성애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유수유가 마땅히 해야할 일인 건 맞지만, 이토록 어려움이 많으니 무작정 강요만 한다거나 또는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아달라고도 당부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엄마라면 당연히 젖을 먹여야 하고 완모에 성공해야 엄마로서도 성공하는 것 같은, 모유수유의 결과가 육아 1년의 성적표로 매겨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버텼는지도 모른다. ●모유수유 비율 생후 5~6개월 30%대로 줄어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조사 결과 모유수유 비율은 아기 생후 1~2개월에 가장 높은 56.7%였다가 3~4개월 미만 50.0%, 5~6개월에는 32.3%로 낮아졌다. 모유를 전혀 먹이지 않은 이유 51.0%가 모유량 부족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엄마의 취업(16.3%), 유두 및 유방 통증(10.2%), 아기가 모유를 싫어하거나 젖을 빨지 않아서(8.2%) 등의 이유가 있었다. 자의로 처음부터 모유를 아예 먹이지 않는 엄마는 드물다. 설사 그렇다 한다해도 그걸 나쁘다고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을까. 육아 관련 카페에도 하루에 모유수유 관련 글이 수십개씩 올라온다. 모유수유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엄마들 사이에선 이른바 ‘젖 타령’이라고 부른다. “젖이 잘 나오느냐, 왜 젖이 안 나오는 거냐”는 물음부터 시부모님 앞에서 젖을 먹여보라는 등에 시달려야 한다. 사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기 엄마들에겐 전부와 다름 없다.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에게는 “애가 모유를 안 먹어서 아프다”고 툭 던지는 말이 두고두고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에게 “모유가 부실한가보다”라거나 “참젖이 아니라 물젖을 먹이고 있다”는 등의 말은 근거도 없이 무거운 죄책감만 안겨준다. 모유가 엄마와 아기의 완벽한 연결고리가 되어 주긴 하지만, 각각의 상황에 대한 고려도 없이 무조건적인 강요는 ‘완모맘’에게도 상당히 불편했다. 정부나 관련 단체에서도 단순히 모유수유를 꼭 해야한다고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를 더 자세히 알려주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으라고 알려주어야 한다. 사설 모유수유 클리닉에서 한 번에 8만원씩, 총 40만원을 내고 가슴 마사지를 받고 젖을 떼면서 절실히 느꼈다. 수유실 하나 더 늘리는 정책도 좋지만 좀 더 실질적으로 모유수유를 알리고, 지원할 방안들은 없는 걸까 하는 걸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모유수유를 조롱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눈초리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유축기를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젖소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아기가 다니는 병원의 수유실 입구에 버젓이 젖소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고 상당히 불쾌했다. (심지어 젖소의 귀여운 얼굴도 없이 몸뚱이와 젖만 그려져 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초보 엄마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이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그저 ‘젖 주는 기계’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화가 났다. 여러 차례 벽을 거치다 보니 나중에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때가 가장 행복한 때가 왔다. 엄마인 나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주변의 임산부 친구들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하고는 있다. 아기가 젖을 먹으며 한쪽 눈으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기도 하고 웃어주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나를 만지며 장난치는 모습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에게만 의지하며 자라고 있는 아기에게 부족하지만 내 모든 것을 주는 느낌이 들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내가 느꼈던 모유수유의 기쁨을 더 많은 엄마들이 느꼈으면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자기 자식 먹이는 일이라지만 엄마들 혼자서만 이 모든 걸 떠안으라는 것은 좀 너무한 것 같다. 엄마와 아기가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도움과 배려는 넘치면 넘칠 수록 좋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 [글로벌 경제] “亞 인프라 시장 잡아라” ADB-AIIB ‘錢의 전쟁’

    [글로벌 경제] “亞 인프라 시장 잡아라” ADB-AIIB ‘錢의 전쟁’

    “2020년까지 8조 달러(약 8764조원) 규모의 방대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 시장을 장악하라.” 중국과 일본 간에 아시아 인프라 투자 시장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이 뜨겁다. 올해 말 출범 예정인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참가 예정국이 크게 늘어나면서 AIIB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의식한 일본이 자국이 이끄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본금 증액 방침을 밝히며 발 빠르게 대처하는 등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나카오 다케히코 ADB 총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ADB 2015년 연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ADB의 대출 한도가 아시아 인프라 수요를 충족하기에 불충분하다”며 “ADB는 인프라 구조 및 기타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대출 규모를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ADB는 연간 130억 달러 규모인 대출 한도를 2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대출 규모로는 여전히 수요에 크게 못 미쳐 자본금을 늘려 대출 한도를 추가로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1966년에 설립된 ADB는 일본(지분율 15.67%)과 미국(15.56%)의 주도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경제발전과 빈곤퇴치, 환경보호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에 지원함으로써 국제 금융기구로서 위상을 다졌다. ADB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아시아 지역 개도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투자자금의 수요는 8조 달러, 연간 8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ADB와 세계은행(WB)은 총자본금이 3830억 달러에 불과한 만큼 아시아 지역 인프라 개발 자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ADB는 이번 연례회의에서 아시아 인프라 구축 기금을 늘리는 등 사업 방향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관 합동 방식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기금 규모를 최대 1억 5000만 달러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향후 늘어나는 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구축 사업을 위한 사전조사의 필요 경비까지 충당할 전망이다. ADB는 이와 함께 자금 수요국의 요구에도 적극 부응하기 위해 대출 심사 기간도 15개월로 6개월 이상 단축하기로 했다. 신속한 심사를 강조하며 압박하는 중국에 대한 사전 대응 성격의 조치다. ADB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위상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와이 호 청 바클레이스 싱가포르지부 이코노미스트는 “AIIB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ADB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간파해 AIIB를 설립하는 중국의 반격도 만만찮다. AIIB 임시사무국이 AIIB 설립 협의 과정에서 초기 자본금 증액을 참가 예정국에 제안했다. AIIB는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로 출범해 증자를 통해 1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참가 예정국이 ADB(회원국 67개국)에 조금 못 미치는 57개국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출범 때부터 초기 자본금 규모를 늘릴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게 중국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당초 500억 달러보다 배가 많은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AIIB가 아시아 투자기관의 핵심이었던 ADB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셈이다. 중국은 ADB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집중 공격했다. ADB 규정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정부의 투명성, 이데올로기의 형태 등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하고 환경보호, 고용, 입찰 등 다양한 규정도 통과해야 하는 등 심사조건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대출심사 기간이 2년 가까이 소요되고 ADB가 근본적으로 인프라 투자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도 거론했다. 하미드 사리프 ADB 베이징 주재 중국대표처 수석대표는 “아시아 지역은 연간 8000억 달러의 투자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ADB는 이 중 5%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ADB 지배구조 변화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ADB 증자를 염두에 두고 “ADB 는 제대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쟁 치열해지는 친환경 수소車의 ‘불편한 현실’

    경쟁 치열해지는 친환경 수소車의 ‘불편한 현실’

    수소와 전기를 이용해 달리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화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토요타와 푸조 등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공기를 이용한 미션과 신형 엔진을 개발해 왔으며, 일부는 이미 상용화 돼 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일반 휘발유 연료대신 압축 공기로 발생된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현재 토요타가 내놓은 ‘미라이’(Mirai)는 대표적인 수소연료전지자동차다. 고압의 수소 탱크로 수소연료전지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동력원이 전기가 아닌 수소라는 점이 전기차와의 유일한 차이점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반응시키고, 이때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한 것으로, 메탄올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과 압축수소탱크를 이용해 공급하는 방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압축수소탱크를 이용할 때 운행시 깨끗한 물만 차 밖으로 배출된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보자면 이보다 완벽한 친환경 차량은 찾기 어렵다. 환경보호에는 으뜸이나, 문제는 가격과 충전이다. 현재 토요타 미라이의 영국 판매 가격은 6만 3104파운드, 한화로 1억 700만원 상당이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저렴한 6300만원, 일본 현지에서는 670만 엔으로 600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충전소가 부족한 것도 보급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수소공급이 가능한 충전소가 전역을 통틀어 12곳에 불과하다. 물론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충전소 설립을 늘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내년까지 최대 70곳의 수소 충전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구매를 원한다면 수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토요타는 ‘미라이’를 현재 기술로 연간 3000대 이상을 만들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라이의 엔지니어는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연간 700대 생산·판매를 목표로 하며, 2016년 2000대를 거쳐 2017년 3000대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매를 원한다면 3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13년 3월 투싼ix를 양산, 현재까지 판매중이다. 미라이에 비해 대량생산체제는 갖추고 있지만 정부 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미라이보다 비싼 8500만원 가격에 책정됐다. 올해 2월 기준, 투싼 ix FCEV의 총 판매 대수는 국내외 통틀어 약 200대에 불과하다. 역시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토요타와 현대차로 압축된 수소연료전지차 시장 경쟁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혼다와 폭스바겐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단시간 내 보급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7) “아기 왜 없어?” 묻지 못하는 이유

    [독박(讀博) 육아일기] (7) “아기 왜 없어?” 묻지 못하는 이유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엄마가 되고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일종의 금기어로 여기는 것이 생겼다. 바로 ‘자녀 계획’에 대한 질문이다. “아기가 왜 없으세요?” “둘째는 안 가지세요?” 등의 물음을 어느 순간부터 하지 못하게 됐다. 일단 아이 한명 키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기 때문에 나부터 ‘둘째’를 당연시하는 듯한 말에 ‘자기가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하고 반감이 먼저 든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이유는 아기를 갖는 것부터, 그리고 낳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해서다. 사실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 아기를 언제 갖느냐는 압박에 시달리진 않았다. 그래서 잘 몰랐다. 남의 자녀 계획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진짜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거의 인사치레 수준으로 “아기는 언제 가질 거냐, 왜 아직 아기가 없냐”는 등의 질문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누군가에겐 무심코 던진 물음이 엄청난 비수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엄마 되기, 정말로 쉽지 않다. 아마 평생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 전에 엄마라는 이름을 얻는 자체가 너무 어렵다. 임신과 출산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충격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는 비판만 숱하게 들어왔지, 정말 아기를 갖고 싶어서 못 갖는 사람도 많다는 것은 먼 얘기인 줄만 알았다. 아니, 누구나 임신을 할 수 있다 해도 뱃속에 한 생명을 품는 일인데 너무 가볍게 여겨지는 게 아닌가 싶다. 아기를 가진 뒤부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주변에서 아기 문제로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아기를 간절히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거나 아기를 잃게 됐거나, 상황도 다양했다. 그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주위의 아픔은 나에게도 난감한 일들이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된다는 걸 알기에 제대로 말도 못 붙이며 눈치만 쌓여갔다. 임신의 기쁨과 고충을 나눌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좁아졌다. 육아 얘기를 함께 할 사람들이 적어졌다. 만나려면 아기를 데려가야 하고 만나서 할 이야기가 아기 얘기 밖에 없다 보니 점점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사람들도 생겼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로도 1년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을 경우를 ‘난임’이라고 한다는데, 주변을 보니 1년 안에 아이를 갖는 게 더 기적처럼 보였다.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그리고 이후에 아기를 통해 알게 되는 많은 엄마들 가운데 나는 가장 어린 나이에 빨리 아기를 갖게 된 경우에 속했다. ●”지난해까지 7년간 난임 진단 16% 증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이 받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이 2007년(17만 8000여명)에서 지난해(20만 8000여명)까지 7년 동안 16% 남짓 증가했다. 병원을 찾은 경우가 이 정도이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난임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흔히 여성의 고령 임신(35세 이상)이 증가하면서 난소기능이 저하하고 자궁내막증 등이 발생되는 경우들이 언급된다.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나 음주·흡연 등으로 정자의 활동성이 저하되는 게 주된 이유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정말 별 다른 이상이 없는데 아이가 안 생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딱히 이유도 모르는데, 아기가 안 생긴다고 하면 뭔가 몸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 시선들이 생겨나고 “남편의 문제냐, 네 문제냐”를 캐묻는단다. 다른 사람의 부부생활까지 꼬치꼬치 물을 수 있는 것을 우리 사회가 그만큼 자유로워졌다고 봐야하는 걸까. 아이가 안 생겨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마음 편히 가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한 난임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공감하는 댓글이 수십개가 달렸다. 스트레스 갖지 말라면서, 마음을 편히 가지라면서 자꾸 ‘진행 상황’을 묻는다고 한다. 무슨 문제 때문에 애가 안 생기는 거냐, 주위에 누구는 몇년 만에 아이를 가졌다, 누구도 유산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건넨단다. 도통 위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돌이켜 보면 나도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볍게, 또 어줍잖게 위로를 한답시고 그런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었다. 얼마나 상처가 됐을지 두고두고 미안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최고의 위로인 것 같다. 겨우 임신을 하게 되면 그 다음이 더 문제다. 아이를 열 달 동안 무사히 품는 것은 더 큰 난관이다. 사람들에게 자녀 계획을 물을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유산 때문이었다. 6~8주 초기 유산은 마치 매달 생리를 하는 것처럼 흔한 일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아기를 잃고 자책하는 여성들을 위한 위로 차원의 이야기일지 몰라도 시간이 짧든 길든, 아기가 크든 작든 내 품 안에 찾아왔던 생명인데, 잃게 됐을 때 어떤 기분일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임산부 10명 중 1명꼴로 유산의 아픔”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복지위)은 “임산부 10명 중 1명꼴로 유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출생자 및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 받은 인원이 239만 3383명인 데 비해 출생자수는 218만 6948명으로 나타났다. 진료비를 지원받은 임산부가 출생자보다 9.4%이 더 많은 것이다. 경험을 비춰봤을 때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받는 것도 아기가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예정일이 정해지는 8~9주쯤 이후였던 것 같다. 진료비 지원을 받기 전의 초기 유산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임신 12주만 넘기면 ‘안정기’라 여겨지지만 그것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임신·출산 지론 중 하나가 “임신에 안정기란 없다”는 것이다. 중기 유산, 조산으로 고통받는 엄마들이 너무 많은 것을 봤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말 기준 미숙아(37주 이전 출생) 수가 2만 6408여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출생아가 전체 43만 6455명이었다. 2009년 1만 6223명에서 5년 새 1만명 가량이 늘었다. 태어나는 아기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미숙아, 또는 40주를 채웠더라도 체중이 2.5kg이 안 되는 저체중 출생아는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임신·출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이른둥이’ 엄마들의 사연은 눈물겹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오가며, 안지도 못할 만큼 작은 아기가 몸에 각종 의료기기를 몸에 달고 힘겨워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가슴 아픈 글들이 넘쳐났다. 때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 조차 감사해야 할 경우도 더러 있다. 출산 직후인데 몸조리는커녕 엄마들은 줄곧 걱정과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 임신의 어려움을 모른 채 아기가 생겼고 입덧도 심하지 않았기에 ‘임신 체질’이라고 자부했던 나 역시 13주에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하혈이 있어 난생 처음 회사를 조퇴하고 유산방지주사를 맞았다. 병원에 가는 택시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 뒤부터 뱃속 아기에게 “아가야, 보고 싶어. 빨리 만나자”라고 말하던 것을 멈췄다. 엄마 말을 잘 듣고 너무 빨리 나올까봐, “정말 보고싶지만 우리 천천히 건강히 만나자”고 매일 속삭였다. 34주에는 갑자기 조기진통으로 일주일이나 입원을 해야 했다. 하루종일 배가 심하게 뭉치고 불편한 느낌이 계속돼 밤에 응급실에 갔더니 아기가 나올 지도 모른다는 거다. 밤새 분만실에서 주사를 맞고 병실로 옮겨졌다. 출산하기 바로 전까지 회사에 다니겠다던 자신만만하던 꿈은 의지와 상관없이 무너졌다. 출산휴가를 앞당겨 한 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집에서 누워 지냈다. 그렇게 버텨 38주에 건강히 아기를 낳았으니 무척 행복한 케이스였다. 임신 기간 내내 거의 대부분을 병원 침대에서 보내야 하거나 응급수술을 해서 아기가 빨리 태어나는 것을 막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렇게, 엄마가 되기 위해 저마다 사연과 아픔이 있다. “아이가 왜 아직 없냐”는 말이 더 이상 툭툭 내뱉을 만한 인사치레로 생각되지 않는다. 과거 선거철에 정치권에서 단일화로 인해 후보를 못낸 상대 당에게 ‘불임 정당’이라는 말을 썼다가 수많은 난임 부부들이 가슴을 쳤다는 것도 이해가 됐다. 임산부를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단순히 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운 산모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자는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건강한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것은 가족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는 늘 사회 통념상의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의 인생 과업을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다.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은 언제 하느냐, 일자리를 잡으면 곧바로 결혼은 언제 하느냐, 결혼을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아기는 언제 갖느냐는 질문을 한다. 심지어 아이가 돌이 될 무렵부터 나는 “둘째는 언제 갖느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면 형제는 꼭 있어야 한다며 또 한참 동안 귀가 따가워진다. 공부와 직장, 결혼까지는 스스로 계획에 따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명이란 건 내 마음 같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 보니 아기라는 존재에 대해 함부로, 가볍게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정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를 품고 기르는 일이 바로 임신과 출산, 육아다. 여자라면 누구나, 때가 되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귀하고 신비로운 일로 인식되길 바란다. 자녀 계획. 이젠 더 조심스럽게, 서로 배려해야 할 주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 “中 견제용 美·日동맹 강화는 동북아 안정·긴장 양날의 칼”

    “中 견제용 美·日동맹 강화는 동북아 안정·긴장 양날의 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이후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 관계는 ‘신밀월’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태 및 동북아에서는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북아 문제 권위자인 이종원(62) 일본 와세다대 교수에게서 지역을 흔드는 변화와 한·일 및 중·일 관계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 미·일 동맹 강화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안내하는 파격적인 환대를 받으며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중국 견제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일본이 필요했고, 안보 및 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가 시급했다.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이 모호하다는 판단에도 미국은 ‘미래지향’이라는 비전으로 전폭적인 지원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의 가장 크고 화려한 외교 성과라 할 수 있다. →미·일 동맹 강화가 자칫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까.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 등 양국의 동맹 강화는 지역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긴장을 격화시키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일 모두 중국의 긴장을 높일 생각은 없다. 동맹 강화가 파괴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일본은 오바마 정부와의 관계 강화라는 기반 위에서 중·일 관계 개선에 더욱 힘을 기울여 나가려 할 것이다. →미·일 동맹 강화에 대한 중국 입장은 어떤가. -시진핑(習近平) 정부도 최근 여유가 생겼다. 시 주석의 국내 정치적 권력 기반이 안정되기 시작했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성공적인 진행에서도 힘을 받았다. 주변국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탓에 더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싶어 한다. 지난달 22일 반둥회의 때 일·중 정상회담에서 보듯 양국은 관계 개선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일이 해상에서 충돌할 우려는. -최근 힘이 부치게 된 미국은 남중국해 힘의 공백을 일본을 통해 메우려 하고 있다. 일본은 필리핀, 베트남 등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하는 나라들에 군사장비를 지원하는 데 참여하고 있고, 이를 위해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중·일이 부딪치는 접점이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 -미·일 동맹 강화와 일·중 대화 국면 진입 속에서 한국도 외교적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은 한·일 모두에게 관계 정상화를 주문했고, 일본에는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 →관계 개선의 걸림돌은. -관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리다. 한국은 일본에 무라야마 담화, 고노 담화의 계승 확약과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달이 수교 50주년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전기를 기대해 본다. 일본으로서는 절충안을 마련해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미국의 후원이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부채질하지는 않을까. -미국의 강력한 후원을 확보한 아베 총리는 그동안 국내적으로 추진하려던 방향으로 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미국이 일본의 군사적 역할 강화와 활동 범위의 확대를 용인하고 지지한 점은 일본에서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당파정치와 여론의 함정에 빠진 한국외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당파정치와 여론의 함정에 빠진 한국외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외교가 뜨거운 감자다. 국내 언론은 아베의 방미가 동아시아 국제정치에서 가지는 의미를 평가하면서 한국의 외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정치 뉴스는 정치권이나 국민들의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며 언론사들도 국내 뉴스에 비해 국제뉴스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면 연일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국제정치에 대한 관심은 비로소 한국이 집안싸움에서 벗어나 우리가 처한 위중한 국제적 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의미하는가. 2015년 한국이 처한 국제적 현실은 ‘경술국치’로 귀결됐던 구한말의 상황에 못지않다. 중국을 정점으로 하는 위계적 국제질서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동아시아에서 힘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통해 관심을 다시 아시아로 돌리면서 미·일 간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의 ‘보통국가화’가 완성돼 가고 있다. 국제 금융질서 역시 격변기다. 기존 미국 중심의 브레턴우즈 금융 체제에 대응해 막강한 부를 가진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이 미·일이 주도하는 경제동맹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주저하는 가운데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 다자주의 협력체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동아시아 질서의 재편은 최근 들어 한국에 외교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가입할 것인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설치해야 하는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아시아 질서는 한국의 적극적 참여가 없어도 형성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AIIB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중국은 아시아에서 인프라를 지원하는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한국이 협력하지 않는다 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문제는 국내의 ‘당파정치’와 ‘민족주의’적 여론이 한국의 외교적 선택을 상당 부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이라는 국제정치적 과정을 통해 형성돼 온 한국의 근대적 질서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극화된 외교 노선과 인식을 한국 사회에 체화시켰다. 이분법적인 편 가르기가 특징인 한국 정치의 갈등 상황은 국제정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게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비준 과정의 갈등 사례에서 잘 나타났듯이 상당수의 대외 정책은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국내 정치의 주요 쟁점이 되곤 했다. 국제 문제가 국내적 이슈로 정치화되다 보니 합리적인 접근이 어렵고 여론 눈치보기 외교 행태를 보이게 된다.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수정주의적 행보에 대한 외교적 대처도 쉽지 않다. 민족주의적 여론이 국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문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이를 경제, 안보 이슈와 분리해 접근하자는 전략적 목소리도 있을 법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이런 전략은 찾기 어렵다. 21세기 국제질서는 보다 복잡한 지형을 형성하면서 변해 가고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에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전통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구질서와 보다 다원화되고 분권화된 신질서가 공존한다. 이와 같은 다차원적인 질서는 국가가 형성할 수 있는 동맹의 당사자와 수를 증가시키고 있고,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국가들은 근대국가적 외교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외교관계의 틀을 형성해 가려 한다. 미·일 밀착과 중·일 접근, 분권화되는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은 안정된 지역 질서를 형성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국의 생존과 국익은 전통적인 쌍무적 동맹과 더불어 지역적 연계, 협력이 공존하는 국제 시스템을 형성하고 주변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전략적 외교를 펼칠 때 확보할 수 있다. 국내 여론에 부합하거나 당파적 입장에서 어느 한쪽의 정치적 입장을 편드는 외교적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동아시아를 위한 장기적 전략과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졸업 후 진로 보장 원하면 ‘특수대학’ 지원하길

    졸업 후 진로 보장 원하면 ‘특수대학’ 지원하길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경찰대, 육해공군 사관학교 등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되는 특수대학들이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일반 대학과 달리 4년간 학비를 지원받아 공부하면서 경찰 간부나 군 장교로 임관할 수 있어서다. 특수대학의 전형 일정과 주의 사항을 알아봤다. 올해 100명을 선발하는 경찰대 경쟁률은 군·경 특수대학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일반전형 90명 모집에 6323명이 지원해 70.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10명을 선발하는 여학생 일반전형은 무려 160.5대1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올해 육사는 310명, 공사는 175명, 해사는 175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경쟁률은 각각 18.6대1, 25.6대1, 23.2대1이었다.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보다 전형 일정이 석 달 정도 빠르다. 경찰대가 다음달 15일부터, 사관학교가 다음달 29일부터 원서를 받는다. 올해 1차 학과시험일은 경찰대가 7월 25일, 사관학교가 8월 1일이다. 경찰대와 사관학교 복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날 시험을 봤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학교별 경쟁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특수대학으로 분류된다. 지원이나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 대학 수시나 정시에 지원할 수 있다. 수시 6회 지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떨어지더라도 일반 대학 복수 지원을 고려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선발 방법은 경찰대와 사관학교가 대체로 유사하다. 1차 학과시험을 거쳐 모집 인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나서 2차에서 신체검사, 체력검정, 면접시험을 본다. 다만 공군사관학교는 역사(안보)관 논술, 경찰대는 PAI 인성검사를 본다. 여기에 학생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까지 합산해 최종 결과가 나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학과시험이다. 경찰대는 국어 45문항, 수학 25문항, 영어 45문항으로 모집 정원의 4배수를 선발한다. 사관학교는 문과와 이과에 따라 선발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지원해야 한다. 남녀 구분에 따라 4~8배수를 선발한다. 이 안에 들지 못하면 강철 체력과 확고한 신념도 무용지물이다. 1차 학과시험을 통과하면 2차에서는 체력검정과 면접 등이 진행된다. 2차 시험 반영 비율은 수능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원자 대부분 학과 성적이 비슷해 이 지점에서 승부가 난다. 지원 동기와 각오 등을 명확히 정리하는 게 좋다. 특히 시중에 학교별 기출 면접 항목들이 나와 있으니 이에 맞춰 여러 번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사관학교의 경우 한국사능력 검정시험 결과에 따라 가산점을 차등 반영한다. 특히 공군사관학교는 한국사능력 검정시험 결과에 따라 최대 20점까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입시에서 반영하는 한국사시험은 이달 23일과 오는 8월 8일 두 차례 있다. 학교마다 점수 반영 방법이 다르므로 이에 맞춰 수준별 시험을 고르도록 한다. 올해 육사는 고교 학교장 추천 우선선발을 신설했다. 기존 군 적성 우선선발 20%에다 추가로 10%를 우선선발 한다. 학교당 2명까지 가능하다. 학생부와 수능이 면제되기 때문에 성적이 달리는 학생들이 도전해 볼 만하다. 그러나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된다고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학교생활이 일반 대학과 확연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군사 훈련 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이 이에 맞는지를 반드시 살펴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겉으론 AIIB 협력, 속내는 대만 선거 개입… ‘新국·공 합작’

    겉으론 AIIB 협력, 속내는 대만 선거 개입… ‘新국·공 합작’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와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국공(國共) 수뇌회담’을 열었다. 국민당과 공산당 수뇌가 만난 것은 2009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의 회담 이후 6년 만이다. 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반대’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92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와 ‘대만 독립 반대’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초”라면서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원칙이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양안 관계를 허물려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 민중의 복지와 이익을 위해 경제 교류를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대륙에 투자하는 대만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주석은 “국민당은 2005년 당 강령에 명시한 92컨센서스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주 주석은 대만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 국제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의했고 시 주석은 “대만의 AIIB 가입을 환영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AIIB 가입신청서를 냈으나 국호 사용 문제로 창립회원국 지위를 얻지 못했다. 이날 ‘시·주(習朱) 회동’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중국 대륙을 놓고 싸우면서도 북벌(北伐)과 일본에 맞서기 위해 양당이 손을 잡았던 1차(1924~27년), 2차(1937~45년) 국공합작과 비슷한 신(新)국공합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국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에 대패했고, 여전히 민심을 끌어오지 못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민진당에 넘겨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같은 대만 정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시 주석은 “국·공 양당은 10년 전 극히 불안했던 양안 관계를 공동운명체적 관계로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일중일대(一中一臺·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를 주장하는 것은 중화민족에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중일대’는 ‘92컨센서스’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주석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의 노선이다. ‘10년 전 불안했던 양안 관계’는 대만 독립을 주장했던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집권기를 말한다. 시 주석이 사실상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당도 시 주석의 지원이 절실하다.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대만은 중국과 밀착될수록 경제적 이익을 얻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주 주석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주석직에서 사임한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대신할 ‘기대주’로 꼽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92컨센서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을 각자의 해석에 따라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 (6) 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독박(讀博) 육아일기] (6) 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를 하루종일 남의 손에 맡기는 엄마는 사람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가져야 한다. 내 아기를 볼 수 있는 반경의 모든 사람들을 무조건 믿는다. 좋은 분들 손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거의 스스로 최면을 거는 수준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서다. 하지만 막연한 믿음에서도 문득 튀어 나오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혹시나 아기의 얼굴에 작은 생채기라도 보이면 ‘이건 누가 그랬을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손톱이 길어서 자기가 긁은 상처일지라도 일단 의심이 앞선다. ●어린이집 CCTV, 과연 최선일까 어린이집 등하원 시간 전후로 아기를 돌봐 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을 두고 “아주 잘 봐주시고 좋다”고 주변에 이야기하면서도 “내가 없을 때는 어떨지 모르지”라고 말하게 되기도 한다. 무작정 믿자고는 다짐했지만 그래도 궁금하고, 또 불안하다. 그럼에도 폐쇄회로(CC)TV가 없는 어린이집에 하루종일 아이를 맡기고, 집에도 CCTV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카메라가 믿음을 해소해주는 완벽한 장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아기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특히 이모님이 아기와 단 둘이 어떻게 지내는지 너무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실시간으로 계속 CCTV를 들여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CCTV가 있다고 해서 아이를 더 잘 봐줄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만약에 아이를 괴롭힐 거라면 CCTV가 없는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모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가 버리면 그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 3월 본회의에서 부결이 되면서 엄마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의 명단이 이날 오전까지도 계속 온라인상에 퍼졌고,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낙선 운동 움직임까지 일었다. 당연히 통과가 됐어야 할 법안이 부결된 것에 나도 함께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법안이 통과돼 다행이다. 그런데 더 큰 걱정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 법이 통과됨으로 해서 어린이집 학대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아예 끝나버릴까 우려된다. 돈 들여 CCTV까지 모두 설치했으니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고 할까봐 두렵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 1월 인천 송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이 발단이 됐다. 그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불과 며칠 전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를 반복해서 던지는 뉴스를 보고 쏟아진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이었다. 뺨을 맞은 아이가 거의 날아가다시피 할 때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 옆에 슬금슬금 다가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 공포스러웠다. 분노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모든 엄마들 마음에 상처가 남았다. 이 사건으로 아동학대 해결을 위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후 곳곳의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했다는 정황들이 기다렸다는 듯 드러났다. 마침 새학기를 앞두고 있을 때였는데 많은 엄마들이 어린이집 보내기를 포기했다. 그 와중에도 꿋꿋이 돌쟁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내가 너무 무정한 엄마인가 자책이 들 정도의 분위기였다. “전업 주부들이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게 하려는 속셈”이라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불안감과 불신이 극에 달했다. 그렇게 나온 해법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였다. 고작 어린이집 천장에 CCTV를 다는 것이 아동학대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CCTV는 최소한의 도구이지, 해결사가 아니다. 송도의 어린이집을 비롯해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어린이집 학대 사건은 CCTV 화면에 그대로 담겨서 우리에게 보여졌다. 카메라가 있다고 해서 아이를 때리지 않은 게 아니다. 흔히 말하는 ‘사각지대’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 아이가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데 의미가 있고 꼭 필요한 장치다. 누구에게 맞아서가 아니더라도 내 아기가 혹시 다치거나 했을 때 복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심이 될 것 같다. 이날 통과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그야말로 사후 대책에 불과해 보인다.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실시간 열람이 가능한 네트워크 카메라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국가와 지자체에서 연 1회 이상 CCTV 설치 및 관리에 대한 감독에 나선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아동학대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이 20년 동안 보육 관련 일을 할 수 없도록 했고, 어린이집 원장이나 보육교사가 아동학대 행위를 한 경우 2년 이내 범위에서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했다. 결국은 아동학대가 이미 일어난 뒤의 문제다. 아이가 이미 마음을 다쳤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무슨 소용일까. 그나마 예방책으로 교사들의 인성교육이라든가 책임감 정도가 명시돼 있다. 그렇지만 엄마인 내가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니다. 일을 하면서 한 켠에 휴대전화를 켜두고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을 전부 지켜보고 싶지 않다.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은 아이가 아예 학대를 당하지 않는 환경, 그리고 엄마인 내가 우리 아이가 학대를 당할까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CCTV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할 수 없다. 실시간으로 CCTV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해도 그렇다. 내가 화면을 보고 있는 순간에 아이가 맞고 있다면, 이미 한발 늦은 거다. 나는 아이가 어디서든 아예 맞지 않고, 누구에게 어떤 종류의 폭력이든 당하지 않고 자라길 바란다. 지난 3월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져 엄마들에게 호되게 곤욕을 치른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당시 “CCTV 의무화가 아동학대 해결을 위한 본질을 왜곡시킨다고 봤다”면서 “그동안 CCTV가 있어도 사고는 났지만 정작 중요한 대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아기가 0세반이라 한 반에 3명밖에 없지만 걱정이 될 때도 많다. 점심시간에 아기가 밥을 어떻게 먹는 걸까, 선생님이 숟가락을 바꿔가며 한 입씩 먹여주는 걸까. 15개월짜리가 혼자 숟가락을 들고 국을 흘리지 않고 입에 넣는 것을 보며, 잘했다고 칭찬하면서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또 3명이 동시에 졸립다고 떼를 쓰면 어떻게 재우실까.1세반으로 올라가면 5명의 아이들을 한 선생님이 돌보는데 우리 아이만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면 어떻게 하실까. 3세반으로 올라가서 7명 가운데 내 아이만 따로 움직이려 하면 선생님이 어떻게 대응하실까. 이런 걱정이 해소되지 않는 한 CCTV는 내가 원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어린이집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하루종일 일하는 엄마는 카메라를 보며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싶다. 어린이집이 더 많아지고 보육교사가 더 많아지고, 그래서 담임 선생님 1명이 돌보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져 교사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좀 더 즐겁게 일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을 원한다. 어린이집에 지원이 더 많아져 어린이집 급식이 더 질 좋은 재료로 제공되길 바라고 담임 선생님을 돕는 보조교사들이 한 두명 더 있어서 좀 더 세심한 돌봄을 받기를 원한다. ●사후 대책에 불과…근본적인 해결책을 원한다 엄마인 나도 아기를 돌보다 보면 가끔씩 욱할 때가 생기곤 한다. 마냥 천사표 엄마일 수는 없다. 하물며 남의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여러 명씩 돌보는데, 생김새부터 성격까지 모두 다른 아이들을 1명의 선생님이 돌봐야 하는데 사랑이 넘치는 교사이기만을 바라는 것도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분들이 선택한 직업이니 책임감은 기본 바탕이지만, 내가 회사에서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듯이 아이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에게도 부담과 스트레스는 당연하다. 다만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인 만큼 좀 더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보육교사가 한 아이의 정서에 어쩌면 평생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막중한 일을 맡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아기 엄마 입장에선 보육교사가 아무나 쉽게 자격증을 따서 할 수 있는 일이면 안 되는 것이다. 아이들을 잘 보는 능력이야 둘째치고라도 아이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인성, 책임감을 우선 갖춰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 눈빛, 행동 하나가 자라나는 아기들에게 흡수된다. 그러기에 하루 9시간 이상 쉬지 못하고 일하며 100만원 안팎의 급여는 가혹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동학대 사건들이 잇따르며 보육교사들의 상처도 깊어졌다고 한다. 엄마들이 수시로 찾아와 CCTV를 보여 달라고 하는가 하면, 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데 냉가슴을 앓는다 한다. 내 아기가 어린이집에서만큼은 ‘엄마’로 알고 있는 분들이 항상 일에 자부심을 갖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길 바란다. 엄마들의 눈치가 무서워, CCTV에 신경쓰느라 아이에게 마지못해 잘해주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오는 9월부터는 아기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도 CCTV가 설치되겠지만, 내가 그걸 찾아 볼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걸 찾아본다는 의미는 이미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터졌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있기 전과 다름 없이 믿고 아이를 보낼 것이고, 지금까지 그랬듯 아이도 어린이집에서 밝게 생활하고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자리를 ‘찜’하기 위해 9개월부터 등록한 어린이집에서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담임 선생님은 “OO이가 오늘은 어제보다 몇 발자국 더 떼었어요. 너무 신기하고 사랑스러워요. 아이들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정말 크답니다”고 수첩에 적었다. 그저 아기를 때리지만 않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집을 보냈던 나였는데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린이집에 대한 믿음을 확고하게 해준 계기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너무 맹목적인 신뢰를 갖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씩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괜한 염려였다고 회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CCTV 설치가 의무화 됐다고 해서 아동학대에 대한 논의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일이 없기를. 너무도 당연한 일들을 언제까지 이토록 간절히 바라야 할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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