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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진 웹스터의 소설 제목인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사회에서 묵묵한 후원자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후원자의 따뜻한 나눔과 헌신은 ‘아직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 ‘키다리 아저씨’는 후원자의 성별이나 실제 키와 상관없이 두루 쓰이는 말이지만 한기범(57) 한기범희망나눔 대표에게는 단순 대명사가 아닌 실제 그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된다. 1980~1990년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출신으로 205㎝의 ‘키다리 아저씨’ 한 대표가 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이야기와 그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들어 봤다.유튜브 대박을 꿈꾸는 한기범의 사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기범희망나눔을 찾은 지난 16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대표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작업의 정체는 바로 동영상 편집. 유튜브 채널 ‘한기범뻔한농구TV’에 올릴 과거 농구대잔치시절 농구 영상을 한창 만지는 중이었다. 한 대표는 최근 허재(56)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현주엽(46) 전 창원 LG 감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이 노출된 덕에 구독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웃었다. 느닷없이 유튜브 편집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한 대표는 “선수 시절부터 컴퓨터 학원 가서 배울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면서 “재단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보니 시간이 조금씩 남아 옛날 생각도 할 겸 과거 농구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대한 취미, 과거 회상, 시간 때우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단 살림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유튜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수익이 생기면 법인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후원액이 반으로 줄면서 살림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만들어 두기만 하고 사실상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 전부터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인생의 심장 다시 뛰게 한 두 번의 수술 한 대표는 선수 시절 기아자동차가 농구대잔치를 7연패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센터로서 큰 키를 이용해 골밑을 지배한 그의 플레이는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워낙 독보적으로 키가 컸던 까닭에 한 대표의 이름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키가 큰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선수로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혹은 해설가의 길을 걷는다. 한 대표처럼 스타 선수 출신일수록 수요와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 대표는 준비된 꽃길 대신 가시밭길인 비영리 나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심장병으로 떠나보냈고 그 역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표의 가족은 마르판증후군(염색체 이상으로 몸 안 섬유질에 이상이 생기는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마르판증후군으로 사망하는 환자 대부분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한 대표는 “남동생 사망 후 나도 검사했더니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2000년과 2008년 두 번 수술했는데 첫 번째 수술은 은퇴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비용을 댔지만 두 번째는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고 털어놨다. 한때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선수가 타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으로 나눔사업에 대한 그의 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 대표에게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그 길로 한 대표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2011년 5월 한기범희망나눔을 출범했다.비아냥 이겨 내고 찾아온 나눔의 기쁨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눔사업이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한 대표가 용기를 내 후원을 요청했을 때 돌아오는 “사기 치는 거 아니냐”,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비아냥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좌절할 만한 상황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오기가 생겨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 가며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명인이었기에 일단 사람들이 만나 줬고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이다. 한 대표는 “후원 요청을 하러 가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는데 내가 가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기범희망나눔의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교실, 농구 꿈나무 교육으로 나뉜다. 가장 주된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선 농구대회를 열어 모인 성금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6월 12일에 ‘랜선 자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나눔을 통해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나눔은 자기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농구를 가지고 있으니 농구로 나눔을 하는 것”이라며 “한번은 후원받은 아이를 만났는데 가슴에 뭉클한 감정이 오더라.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했다.와인도 농구도 즐기는 즐거운 인생 나눔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자신의 생활을 버릴 각오가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취미 부자’ 한 대표는 예외다. 나눔을 위해 사는 삶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환갑에 가까운 그의 인상이 오히려 주연으로 살던 선수 때보다 밝은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괜찮은 물건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와인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주치의가 술을 못 먹게 하더라. 그래도 와인 2잔까지는 괜찮다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 버킷리스트로 와인 1000가지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며 웃었다. 하루 한두 잔은 필수. 좋은 와인을 구하기 위해 매장 직원과 친해지는 것 또한 필수다. 이날까지 마신 와인이 151가지란다. 와인을 이야기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나눔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또 다르다. 한 대표는 “동호회에서 무슨 와인이 좋은지 정보를 얻는다”며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와인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농구인의 피도 여전하다. 50대로 이뤄진 농구동호회 회원으로 매주 농구를 한다. 한 대표는 “농구를 한번 하고 나면 몸도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며 농구인 본능을 뽐냈다. 세계 시니어농구선수권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참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하는 것은 없는지 물으니 표정이 다시 진지해진다. 한 대표는 “후원과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다 보니 코로나처럼 큰 사건이 터질 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 불안하더라”면서 “영리사업을 통해 조금 더 재단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나눔사업을 더 하고 싶다.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후원문의 : 02-3391-7091 yeshan21@hanmail.net후원계좌 : IBK기업은행 02-3391-7091 우리은행 1005-602-125495후원ARS : 060-700-1101(한 통에 3000원)유튜브 채널 : 한기범뻔한농구TV
  • “김하성 몸살, 온몸 쑤시는 증세… 코로나 아닌 듯”

    “김하성 몸살, 온몸 쑤시는 증세… 코로나 아닌 듯”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코리안 타자들의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MLB에 올해 처음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몸살 증세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무릎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의 제프 샌더스 기자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하성은 약간의 몸살 증세로 인해 경기에서 제외됐다. 김하성은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CBS스포츠에 “김하성이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세(aches and pains)를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구체적인 병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팅글러 감독은 샌디에이고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최근 기온이 크게 떨어진 점을 지적하며 그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타율이 0.111(18타수 2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9타석 연속 무안타로 6번 삼진을 당했다.MLB닷컴은 이날 최지만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오른쪽 무릎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최지만은 전날 팀 주치의를 찾아 정밀 검진을 요청했다. 최지만은 앞서 시범경기 개막 당시에도 무릎이 좋지 않아 초반 세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와 관련,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MLB닷컴에 “우리는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며 “많은 선수가 무릎, 팔꿈치 염증으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캐시 감독은 또 최지만이 4월 2일 개막 경기 출전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휴식과 재활 훈련을 통해 최지만의 몸 상태와 관련해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14일 등 통증으로 투구 훈련을 중단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성남시 초등 5학년생 ‘치과주치의’ 온라인 서비스

    성남시 초등 5학년생 ‘치과주치의’ 온라인 서비스

    경기 성남시는 오는 9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희망하는 초등학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치과주치의 온라인 서비스’를 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치과주치의 사업 대상인 72개 초등학교 4학년 7835명과 5학년 7570명 중 우선 1개 학년을 비대면 구강 관리로 전환했다. 치과주치의 온라인 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PC의 ‘덴티아이’ 앱을 통해 이뤄진다. 구강 검진과 구강 건강 교육 콘텐츠를 동영상과 카드 뉴스 형태로 제공한다. 치아를 촬영해 전송하면 치아 표면의 세균막인 플러그를 검사하고,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치간, 잇몸 등 치아 구역별 검사 결과를 알려준다. 구강 건강과 위생 상태에 관해 치과주치의가 소견을 달고, 바른 칫솔질, 치실질, 바른 식습관, 불소 이용법 등을 교육한다. ‘나의 구강 건강 지식 체크’를 활용하면 스스로 구강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시는 온라인 구강 관리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8월 24일~31일 초교 5학년생들에게 신청 안내 문자와 함께 칫솔 치약 세트, 구강용 치면 착색제 등을 집으로 택배 발송한다. 치과주치의는 영구 치아 배열이 완성되고 구강 건강 행태 개선 효과가 높은 11세와 12세 어린이에게 예방 중심의 치과 진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치과주치의 사업 재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어르신에 방문주치의 서비스… 약자 품는 ‘스마트 포용도시’

    어르신에 방문주치의 서비스… 약자 품는 ‘스마트 포용도시’

    2020년 6월 서울 성동구에 큰 경사가 생겼다. 성동구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온 ‘효사랑건강주치의’ 사업으로 공공행정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라 일컫는 ‘유엔공공행정상’을 받은 것이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7개 국가만 수상했는데 바로 성동구가 아시아 대표로 선정된 것이다.2017년 9월 시작한 효사랑건강주치의 사업은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주치의팀이 75세 이상 어르신 댁에 직접 찾아가 건강관리를 책임진다. 이는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 사회에 ‘방문주치의’라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사후 처방적인 의료복지서비스를 넘어 노인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담의사 4명과 17개 동별 1명씩 전담간호사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건강측정, 질병관리, 우울제로, 치매안심, 의료비지원 등 5가지 분야를 평가해 건강에 위험이 있는 어르신 발견 시 민관 연계를 통해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2020년 6월 현재 기준 75세 이상 어르신 중 7029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만 보건의료복지서비스에 1965건이 연계됐다.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돌봄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 기술을 도입했다. 독거노인 가정에 인공지능(AI)스피커, 동작인지 스마트 센서 등을 설치했는데 AI스피커는 119 연계를 통해 적시에 응급상황에 대응하고 있고 어르신들의 AI스피커 사용을 분석해 우울대상자를 선별해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돌봄이 필요함에 따라 의사와 화상통화로 진료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궁극적으로 성동구의 지향점은 성별, 나이, 장애 등과 무관하게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포용도시’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번 유엔공공행정상 수상은 포용적이고 균등한 서비스 전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포용도시를 향한 공공행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132억, 김환기의 ‘우주’ 만난다

    132억, 김환기의 ‘우주’ 만난다

    온라인 개막 이어 새달 12일 현장 관람 추상화의 정수… 유일하게 두 폭 구성 한국 작품 최고가 낙찰 후 첫 국내 전시 천경자·박수근 등 거장 작품 한자리에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32억원을 기록한 김환기의 ‘우주 05-IV-71 #200’가 경매 낙찰 이후 처음으로 국내 전시에 나왔다. 갤러리현대는 21일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기자간담회에서 ‘우주’를 공개했다. ‘우주’는 지난해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낙찰가 약 131억 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으로 한국 미술품 경매 신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 1971년 제작한 ‘우주’는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의 추상회화 정수를 보여 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김환기 그림 중에서 가장 크고(254×254㎝), 유일하게 두 폭으로 구성돼 있다. 수직으로 긴 양면의 동심원이 대칭을 이루면서 마치 점들이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우주’는 작가의 후원자이자 주치의였던 재미 의사 김마태(한국명 김정주)씨 부부가 작가에게서 직접 작품을 구입해 40년 가까이 소장해 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했다. 작품은 2004년부터 서울 환기미술관이 장기 대여해 국내에서 여러 차례 전시됐었다. 경매에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환기미술관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갤러리현대가 ‘우주’를 전시한 건 2012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전 이후 8년 만이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우주’는 1990년대 미국 유학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작품인데 50주년 기념전에 전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우주’ 낙찰자는 70대 재미 동포 사업가로 알려졌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소장자 뜻에 따라 당분간 작품이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부와 2부로 나눠서 열리는 특별전은 1970년 4월 인사동에서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래 한국 화랑가를 선도해 온 갤러리현대의 50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환기를 비롯해 변관식, 도상봉, 천경자, 정상화, 이우환, 박수근, 이중섭 등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전시는 이날 온라인으로 먼저 개막했다. ‘우주’가 공개되는 1부 전시의 현장 관람은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1990년대 이후 갤러리현대가 소개한 국내외 작가 40여명의 작품이 나오는 2부 전시는 6월 12일~7월 19일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한국 미술품 최고가 김환기 ‘우주’, 132억 낙찰 후 첫 국내 전시

    한국 미술품 최고가 김환기 ‘우주’, 132억 낙찰 후 첫 국내 전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32억원을 기록한 김환기의 ‘우주 05-IV-71 #200’가 경매 낙찰 이후 처음으로 국내 전시에 나왔다. 갤러리현대는 21일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기자간담회에서 ‘우주’를 공개했다. ‘우주’는 지난해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낙찰가 약 131억 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으로 한국 미술품 경매 신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 1971년 제작한 ‘우주’는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의 추상회화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김환기 그림 중에서 가장 크고(254×254cm), 유일하게 두 폭으로 구성돼 있다. 수직으로 긴 양면의 동심원이 대칭을 이루면서 마치 점들이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우주’는 작가의 후원자이자 주치의였던 재미 의사 김마태(한국명 김정주)씨 부부가 작가에게서 직접 작품을 구입해 40년 가까이 소장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했다. 작품은 2004년부터 서울 환기미술관이 장기 대여해 국내에서 여러 차례 전시됐었다. 경매에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환기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갤러리현대가 ‘우주’를 전시한 건 2012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전 이후 8년 만이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우주’는 1990년대 미국 유학 시절부터 자주 봐왔던 작품으로, 작가 가족이나 소장자, 환기재단 관계자를 제외하고 아마도 제가 이 작품을 가장 많이 접했을 것”이라며 “그런 인연으로 이 작품을 꼭 전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주’ 낙찰자는 70대 재미 동포 사업가로 알려졌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소장자 뜻에 따라 당분간 작품이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부와 2부로 나눠서 열리는 특별전은 1970년 4월 인사동에서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래 한국 화랑가를 선도해 온 갤러리현대의 50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환기를 비롯해 변관식, 도상봉, 천경자, 정상화, 이우환, 박수근, 이중섭 등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전시는 이날 온라인으로 먼저 개막했다. ‘우주’가 공개되는 1부 전시의 현장 관람은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1990년대 이후 갤러리현대가 소개한 국내외 작가 40여명의 작품이 나오는 2부 전시는 6월 12~7월 19일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치료 보석’ 석 달… 아들은 어머니 죽인 치매 아버지를 용서했다

    ‘치료 보석’ 석 달… 아들은 어머니 죽인 치매 아버지를 용서했다

    재판부, 내년 2월 병원서 항소심 판결 “아버지를 용서하는 것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또 다른 치매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모(67)씨 가족에게 지난해 11월 7일은 악몽이었다. 아들 집에서 손주를 돌보던 부인에게 남편 이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2013년 시작된 치매에 차츰 망상증세가 따라왔고, 지난해엔 부쩍 더 부인을 의심하고 괴롭히던 날들이 이어졌다. 결국 이씨는 자신의 손으로 부인을 해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씨는 구치소에 면회온 자녀들에게 “네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과거 어딘가를 맴도는 이씨의 기억 속에 끔찍한 시간은 지워졌다. 슬픔과 절망은 오롯이 자녀들만의 몫이 됐다. 이씨는 요즘 더 깊은 과거를 헤매고 있다. “이제는 30년 전, 자신이 젊었을 때 식당 일 했던 상황을 말한다”고 18일 아들은 말했다. 다만 아들은 깊은 절망과 두려움에서 약간 벗어나 보였다. 지난 6개월 남짓 동안의 변화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이씨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했고 지난 6월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서 첫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한 이씨를 보고 재판부는 고민에 빠졌다. 아들은 “아버지의 치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재판부에 용서를 구했다. 법원에서 선도적으로 여러 사건에 ‘치료적 사법’ 취지를 적용하고 있는 재판부는 이씨가 구치소에 머무는 것보다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치료감호는 불가능하다고 1심에서부터 결론 났다. 재판부는 이씨 자녀들에게 치매전문병원을 물색해 치료 계획을 세워오면 이씨를 병원에 머무는 것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직권 보석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전국 병원 가운데 이씨를 받아주겠다는 한 곳을 찾아냈고 재판부는 지난 9월 9일 보석 결정을 내렸다. 치매 치료를 위해 피고인을 석방한 첫 사례로, 이씨는 구치소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판부는 10월 14일 이씨가 입원한 경기 고양의 한 치매전문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국선변호인, 이씨 아들과 함께 보석조건준수회의를 가졌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복 차림의 이씨는 양복 차림으로 자신을 마주한 재판부를 빤히 바라보며 갸우뚱할 뿐이었다. 치료 경과를 설명한 주치의는 “약물치료로 공격성이 호전되고 있다”며 재판부의 치료적 사법 취지에 공감했다. 이날 오전 재판부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을 법정에서 열었다. 다시 한 달 남짓 동안의 치료상황을 전해듣고 재판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치매 증상이 좋아지진 않고 한두 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이 더는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을 변호인이 전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3일을 이씨의 항소심 변론종결 및 선고공판 기일로 잡았다. 재판 장소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씨가 입원한 병원이 될 예정이다. 법정에 오기 어려운 이씨를 위한 재판부의 배려다. 다만 법정 외 선고공판은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두 달 후 재판부가 이씨에게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이후 이씨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씨 아들 만큼은 크게 달라졌다. 그는 “항소심 재판이 저에겐 아버지를 용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가족이 다른 치매 가족들이 이렇게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첫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웃으며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내 죽인 치매 노인 ‘치료 보석’ 석 달…아들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아내 죽인 치매 노인 ‘치료 보석’ 석 달…아들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아버지를 용서하는 것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또 다른 치매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모(67)씨 가족에게 지난해 11월 7일은 악몽이었다. 아들 집에서 손주를 돌보던 부인에게 남편 이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2013년 시작된 치매에 차츰 망상증세가 따라왔고, 지난해엔 부쩍 더 부인을 의심하고 괴롭히던 날들이 이어졌다. 결국 이씨는 자신의 손으로 부인을 해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씨는 구치소에 면회온 자녀들에게 “네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과거 어딘가를 맴도는 이씨의 기억 속에 끔찍한 시간은 지워졌다. 슬픔과 절망은 오롯이 자녀들만의 몫이 됐다. 이씨는 요즘 더 깊은 과거를 헤매고 있다. “이제는 30년 전, 자신이 젊었을 때 식당 일 했던 상황을 말한다”고 18일 아들은 말했다. 다만 아들은 깊은 절망과 두려움에서 약간 벗어나 보였다. 지난 6개월 남짓 동안의 변화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이씨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했고 지난 6월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서 첫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한 이씨를 보고 재판부는 고민에 빠졌다. 아들은 “아버지의 치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재판부에 용서를 구했다. 법원에서 선도적으로 여러 사건에 ‘치료적 사법’ 취지를 적용하고 있는 재판부는 이씨가 구치소에 머무는 것보다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치료감호는 불가능하다고 1심에서부터 결론 났다. 재판부는 이씨 자녀들에게 치매전문병원을 물색해 치료 계획을 세워오면 이씨를 병원에 머무는 것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직권 보석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전국 병원 가운데 이씨를 받아주겠다는 한 곳을 찾아냈고 재판부는 지난 9월 9일 보석 결정을 내렸다. 치매 치료를 위해 피고인을 석방한 첫 사례로, 이씨는 구치소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판부는 10월 14일 이씨가 입원한 경기 고양의 한 치매전문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국선변호인, 이씨 아들과 함께 보석조건준수회의를 가졌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복 차림의 이씨는 양복 차림으로 자신을 마주한 재판부를 빤히 바라보며 갸우뚱할 뿐이었다. 치료 경과를 설명한 주치의는 “약물치료로 공격성이 호전되고 있다”며 재판부의 치료적 사법 취지에 공감했다. 이날 오전 재판부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을 법정에서 열었다. 다시 한 달 남짓 동안의 치료상황을 전해듣고 재판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치매 증상이 좋아지진 않고 한두 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이 더는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을 변호인이 전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3일을 이씨의 항소심 변론종결 및 선고공판 기일로 잡았다. 재판 장소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씨가 입원한 병원이 될 예정이다. 법정에 오기 어려운 이씨를 위한 재판부의 배려다. 다만 법정 외 선고공판은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두 달 후 재판부가 이씨에게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이후 이씨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씨 아들 만큼은 크게 달라졌다. 그는 “항소심 재판이 저에겐 아버지를 용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가족이 다른 치매 가족들이 이렇게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첫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웃으며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는 유족에게 위자료 지급하라”

    “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는 유족에게 위자료 지급하라”

    고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가 고인의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거듭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는 26일 백 농민의 유족들이 백선하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이 공동으로 4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달 나온 화해권고 결정과 같은 내용이다. 앞서 재판부는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이 공동으로 4500만원, 병원이 따로 900만원 등 모두 5400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백 교수가 이에 불복해 백 교수에 대한 청구만 분리해 이날 선고했다. 백 농민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중태에 빠졌고 이듬해 9월 숨졌다. 재판부는 “고인의 사망 종류가 외인사임이 명백한데도 피고는 ‘병사’로 기재해 의사에게 부여된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고 사망진단서 작성에 있어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 백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유족들이 원하지 않아서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지 못해 고인이 사망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두고 “사망 원인에 대한 많은 혼란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고인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가족들까지 비난 대상이 되게 했다”면서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했다. 판결 내용을 듣던 백 교수 측 변호인 3명은 “의학적 증거를 제출할 기회는 줘야 할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재판장의 판결 낭독이 끝나자 이들은 “오늘은 사법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거다. 재판장 명예에도 한평생 쫓아다닐 날”이라고 소리치다 법정에서 쫓겨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故 백남기 주치의, 법원 화해 권고 불복… 이의 신청

    고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가 고인의 유족들에게 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에 불복했다. 7일 법원에 따르면 백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에 화해 권고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백 교수의 재판이 다시 진행되게 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백 농민의 유족들이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를 상대로 1억 3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가 공동으로 54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잘못 기재한 책임에 대해 병원과 백 교수가 함께 4500만원을, 백 농민의 의료 정보를 경찰에 누설한 책임에 대해 병원이 9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의사에게 사망진단서 작성에 관한 합리적 재량이 부여되지만 이를 벗어나면 위법하다”면서 “백 교수가 레지던트에게 사망진단서 작성을 지시하면서 백 농민의 사망 종류를 ‘병사’로,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로 쓰게 한 것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병원은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신건강연구소, 현대인 정신적 고통 평가 척도 개발 및 ‘MHSQ 프로그램’ 출시

    정신건강연구소, 현대인 정신적 고통 평가 척도 개발 및 ‘MHSQ 프로그램’ 출시

    정신의학신문 정신건강연구소가 현대인의 정신적 고통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를 자체 개발해 이를 적용한 ‘Mental Health Screening Questionnaire(이하, MHSQ)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사용되고 있는 정신증상 검사 대부분은 90년대 이전에 만들어져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카페인 중독을 포함한 각종 중독 질환 같은 현대인의 고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길게는 30분까지 걸리는 검사 결과가 단순히 점수로만 나와 환자들에게는 검사 결과를 아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정신과 진료를 받을 때 설문 검사를 하는 것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된 정신의학신문 정신건강연구소 연구진이 현대인의 정신적 고통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했다. 또한 척도 검사 결과에 대해 정신의학신문 필진이 직접 기획하고, 작성한 결과지가 평균 A4 20장 분량의 보고서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MHSQ 프로그램’는 크게 정신건강검진 설문검사(MHSQ)와 결과 보고서, 그리고 결과에 따른 개별화 된 정신건강 컨텐츠 제공으로 구성된다. 정신건강검진 설문검사(MHSQ)는 정신 구조 36문항(단축형 스키마 척도, BSQ), 정신 증상 59문항 그리고 스트레스 12문항(정신 건강 척도, MHQ)으로 구성되어, 한 사람의 정신 구조와 스트레스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정신 증상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 정신 구조, 스트레스, 증상을 동시에 평가하면, 현재 개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즉, 정신 구조의 취약한 부분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정신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흐름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의 검사들이 현재 발생한 정신 증상만 파악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 부분이 MHSQ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MHSQ 프로그램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구조와 심하기를 상세하게 알 수 있게 한다. 과거에는 검사 결과를 간단히 주치의를 통해 전해들을 수밖에 없었다. 치료와 상담만으로도 진료 시간은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진료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주치의 설명이 없이도 피검자 자기 자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결과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 보고서를 통해 자기 자신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진료실에서는 더 중요하고 심도 깊은 상담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결과지를 받은 환자가 아닌, 일반인 대상자 천 여 명을 기준으로, 40%에 해당하는 인원이 상담을 받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을 방문했다. 이들 중에서는 즉각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대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경증의 정신증상을 가지고 있는 정도였다. 또 그 중에는 연구진이 설정한 정신질환의 조기발견에 해당하는, 아직 정신 증상이 전혀 없는 단계에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이들은 자기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방문했으며, 결과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 척도를 통해 우울, 불안, 공황, 특정공포, 강박, PTSD, 신체화 장애, 불면, 조증, 편집증, 정신증, 자살사고를 평가할 수 있으며 카페인, 알코올, 담배, 도박에 관한 중독장애도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할 수 있는 비일관성과 긍정/부정 왜곡 평가 문항이 더해져 있으며, 스키마 기반의 정신구조 문항과 스트레스 평가 문항도 포함되어져 있다. 척도의 신뢰도와 타당도에 관한 논문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2019년 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척도와 보고서의 강점 이외에도, 집이나 병원 대기실에서 온라인으로 검사를 스스로 하고, 결과 보고서를 온라인으로도 확인 할 수 있어 편리성도 강화되었다. 또한, MHSQ 결과 보고서에 연동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작성한 정신의학신문의 컨텐츠들이 맞춤식으로 제공될 예정으로 확장성을 갖췄다. 현대적인 MHSQ 프로그램을 통해서 검사부터 결과, 결과 이후의 생활까지, 자신의 정신 건강을 더 효과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마트도시 대혁신… ‘엄마 구청장→강한 어머니’로 업그레이드”

    “스마트도시 대혁신… ‘엄마 구청장→강한 어머니’로 업그레이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한 도시로 대혁신을 하려 합니다. 양천구의 스마트시티 모델이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의 민선 7기 포부다. 김 구청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해외 선진국에선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이렇다 할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양천구는 지난해 서울시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사업에서 복지·환경 분야 특구로 지정되며 스마트시티 조성에 탄력을 받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사업에서 복지·환경 분야 특구로 지정됐는데, 복지·환경 분야를 어떤 식으로 스마트시티와 접목하려 하는가.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특구 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생활 현장에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복지 분야는 ‘독거어르신 고독사 방지’,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지킴이 서비스’에 환경 분야는 ‘스마트 환경감시’, ‘IoT 기반 공중화장실(공원) 흡연자 감시’, ‘스마트보안등 점멸기’에 적용하려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독거어르신 고독사 방지는 70대 이상 독거어르신들이 사용하는 가전기기에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해 전력 사용량을 분석, 일정 시간 전력 사용량 변화가 없으면 동주민센터 방문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찾아 확인하는 서비스다. 정확도를 높이고 체계적인 데이터화가 가능하도록 한국전력과도 협업하려 한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지킴이는 장애인 전용주차 구역에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센서를 설치, 주차장에 차량이 들어오면 CCTV로 차량을 인식하고 보건복지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차량번호를 조회, 장애인 차량이 아니면 시각·청각적인 알람 경고를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주차하면 단속한다. →스마트 환경감시는. -공공 와이파이(wifi)가 마련된 공원·복지관·도서관 등에 IoT 기반 복합환경센서를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조치를 취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공원의 운동지수나 산책지수를 공원 입구 전광판 등에 실시간 안내하거나 도서관·경로당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세먼지가 적정 기준치 이상이면 관리자에게 알람을 보내거나 환기시설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IoT 기반 공원화장실 흡연자 감시는 화장실 센서가 흡연 때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하면 공원관리자 등에게 알림메지시를 전송, 단속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보안등 점멸기는 관내 보안등에 IoT를 적용, 보안등의 고장 여부와 점멸 사항을 실시간 파악해 보수를 신속하게 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한다.→지난해 7월 민선 7기 취임 일성으로 ‘강한 어머니’를 강조했는데. -민선 6기 4년간 교육·복지·안전 등 주민 삶과 맞닿은 부분을 살피며 주민들과 신뢰를 쌓았다. 실질적인 민선 7기 원년인 올해부턴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엄마구청장’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려 한다. 엄마구청장의 포용성을 이어 가면서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강한 어머니’가 되려 한다. →어떤 식으로 하드웨어를 구축하려 하는가. -민선 7기엔 미래 30년을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초 작업을 해야 한다. 정권의 부침, 지역 간 이견, 예산 등 갖가지 이유로 미뤄지며, 숙원으로 남은 큰 개발 사업들을 추진, 동쪽(목동)과 서쪽(비목동)의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동쪽은 경제성장벨트를 만들려 한다. 목동유수지 위에 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를 조성하고, 목동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려 한다. 신정차량기지가 이전하면 그곳에 문화상업복합시설을 만들려 한다.→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는 무엇인가. -청년들이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창업할 수 있는 중소기업 육성 단지를 뜻한다. 유럽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프랑스의 ‘스테이션 에프’와 컨테이너 복합쇼핑몰인 건대 앞 ‘커먼그라운드’ 형태로 조성하는 걸 구상하고 있다. 목동유수지는 안전 문제가 있어 고층 건물이 들어서긴 어렵다. 3층 이내 규모가 될 것 같다. 중소기업은 1000개 정도 유치하려 한다. 어떤 중소기업을 유치할지, 청년창업공간은 어떻게 만들고, 인큐베이팅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지, 마곡 연구개발(R&D)센터의 대기업과는 어떻게 연계할지 등 구체적인 그림을 마련하려 한다. 홈플러스 부지에도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 여러 기업과 협의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 계획을 확정하려 한다. →서쪽은 어떻게 개발할 계획인가. -문화·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해 문화물류벨트를 만들려 한다. 서남권 최초 청소년특화시설인 음악창작센터가 2022년 완공되면 문화를 잇는 아트 밸리(Art Valley)가 형성될 것이다. 2016년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된 서부트럭터미널 공공기여분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평생교육시설을 포함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설 등을 조성하려 한다. 올해 서울시와의 논의를 보다 진척시키고,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속도와 맞춰 다양한 시설들이 조성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다. →조직 쇄신도 하나. -사업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이 추진해야 하는 만큼 공무원 조직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사회 트렌드가 바뀌었다. 요즘 젊은 공무원들은 하나의 틀 속에 가둬선 안 된다. 예전처럼 명령·하달하고, 수첩에 적은 뒤 그대로 시행하게 해선 안 된다. 젊은 공무원들이 활력을 갖고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감수성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 팀장급 이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을 하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령운전자 면허증 자진반납 우대제도 첫 시행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 양천구는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우대제도’를 시행한다. 지난해 열린 고령친화도시 정책 주민토론회에서 주민들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심각성과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이후 구가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쳐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엔 관련 근거 조례도 제정했다. 고령자라도 운전을 생업으로 하거나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반납할 필요가 없다. 자발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페널티’ 대신 10만원 충전 선불교통카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역의 65세 이상 운전자는 2만 6113명이고, 이 가운데 75세 이상은 5199명이다. 지난 16일 기준 103명이 반납 신청했는데 70~80대가 대다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번 정책은 ‘어르신은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다른 차량과 보행자 안전을 도모하려는 것인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려 한다”고 했다. 80세 이상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건강관리를 하는 ‘백세건강 주치의’도 올해 시작한다. 오는 2~3월 주민등록 일제 조사 기간 전수조사, 현황을 파악한다. 의사, 간호사,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으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서남병원 등 지역 민간의료기관과도 협업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가 지방분권을 가로막는가/김승훈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누가 지방분권을 가로막는가/김승훈 사회2부 차장

    지난 18일 제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제41차 총회에선 현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식 지방분권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겉으론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강조하지만 속으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을 통해 지방정부를 국정 동반자가 아니라 여전히 관리와 통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은 “2급은 기조실장, 안전, 의회사무처장 셋만 둬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지역 상황에 따라 경제·복지·환경이 중요하면 경제·복지·환경을 중용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할 수 없다. 이게 무슨 지방자치냐”고 비판했다. 1995년 지방자치 시작 이후 24년이 지났지만 지방분권은 아직 요원하다. 지방분권은 사무의 권한과 책임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변경하고, 재정 권한도 지방정부 몫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지방분권은 크게 대응성과 역량 측면에서 논의된다. 주민 의견에 귀 기울이고, 즉시에 대응하는 대응성 측면에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누가 현장을 잘 알고, 누가 주민들이 원하는 걸 제대로 알까. 국회의원이나 정부 부처 장관이 주민들을 많이 만날까, 아니면 구청장이나 구의원이 많이 만날까. 묻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구청장실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구민들은 건의할 게 있으면 언제 어느 때든 구청장을 찾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구청 1층에 현장구청장실을 마련, 구청장실 문턱을 아예 없애고 주민 속으로 들어갔다. 이처럼 자치단체장은 주민들과 늘 밀접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주민들 요구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고, 그 요구에 따라 제대로 된 개선책을 적시에 마련할 수 있다.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박원순 시장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전담 주치의가 75세 이상 노인 가정을 직접 찾아 건강관리를 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효사랑 주치의’,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고립을 막고 자활을 돕는 김수영 양천구청장의 ‘나비남 프로젝트’ 등은 중앙정부는 죽었다 깨어나도 생각해 내지 못할 생활밀착형 정책들이다. 논란은 역량 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무능력하기 때문에 조직권을 주면 조직을 마구잡이식으로 늘리고, 돈을 주면 재정을 낭비하고, 사무 권한을 주면 지역 유지들과 결탁해 단속도 하지 않고 그들에게 인허가 특혜를 준다’는 게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반시대적 중앙부처 관료들의 주된 논리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등을 논하는 지금 이 시대에 이들은 지방을 1960~70년대 시골로 치부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나 나올 법한 얼토당토않은 해괴한 논리로 지방정부의 역량을 폄훼하고, 지방분권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자치단체장을 직접 뽑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주민들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권위주의적인 엘리트 사고에 젖어 있어 더더욱 시대착오적이다. 1995년 지방자치를 시작할 때도 불신이 팽배했다. 지방자치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논리가 횡행했다. 당시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방자치를 단행했다. YS의 결단이 반자치적 논란을 잠재우고, 지방자치의 꽃을 피웠다. 현 지방정부의 대민 서비스는 관선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뀌었다. 24년 만에 대통령 결단이 또 한번 필요한 시점이 왔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만이 반자치적 불신을 종식하고,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를 열 수 있다. hunnam@seoul.co.kr
  • “안전 지키는 리빙랩·폐휴대전화… 성동은 스마트 포용도시”

    “안전 지키는 리빙랩·폐휴대전화… 성동은 스마트 포용도시”

    “리빙랩(Living Lab)과 폐휴대전화를 활용, 성동구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마트 안전 도시’로 만들겠습니다.”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기해년 새해를 맞아 민선 7기 비전인 ‘스마트 포용도시’ 구현을 본격화한다. 정 구청장은 지난 18일 서울신문 신년 인터뷰에서 “교통 대변혁을 이끌 리빙랩을 위한 준비를 모두 끝냈다. 삼성전자와 함께 버려지는 스마트폰을 재활용해 안전 대혁신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빙랩과 폐휴대전화 재활용을 통해 항구적인 안전이 담보되고 사회적 약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구청장께서 생각하는 리빙랩은 뭔가. -리빙랩은 문자 그대로 살아 있는 실험실이다. 주민들이 정책 결정과 시행, 이후 보완·수정에도 참여하는 게 핵심이다. 리빙랩 원리는 덴마크의 한 장애인 학교에서 나왔다. 개발자들이 장애인들에게 가장 편리한 휠체어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를 나눠 준 뒤 의견을 직접 들었다. 학생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을 얘기하면 개발자들은 반영해 휠체어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이 과정을 반복,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게 요즘 상용화된 ‘조이스틱 전동휠체어’다. 이 원조 개념을 토대로, 성동구민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도시를 만들려 한다. →리빙랩을 어느 분야에 가장 먼저 적용하려 하나. -초등학교 통학로다. 관내 모든 초등학교 통학로에 리빙랩을 실시하려 한다. 이를 위해 지난 1년 간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치 기반 스마트 지도를 만들었다. 스마트 지도 위엔 폐쇄회로(CC)TV, 신호동 등 관내 모든 안전시설이 다 표시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최다 지역 등 안전사고 내용도 모두 표기된다. 주민들은 이 온라인 플랫폼에 언제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통학로 근처에 간판이 툭 튀어 나와 있어 위험한데 시정해 달라, 통학로 야간 조명이 어두운데 밝게 해 달라,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등 초등학교 통학로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다 올라온다. 그러면 교통안전전문가들이 즉시 대책을 조치하고 공개한다. 이 과정이 무한 반복되며 최상의 통학로를 구현해 나간다. 항구적인 리빙랩으로 항구적인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다.→지금 이 시대, 리빙랩이 왜 필요한가. -보통 정책은 의견을 수렴하고 발표하면 끝이다. 1년 지나면 1년 전과 별반 달라지는 게 없다. 하지만 리빙랩은 정책을 계속 살아 숨 쉬게 한다. 계속 살아 숨 쉬는 정책, 이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하다. 불확실성 시대엔 유연성이 생명이고, 유연성을 살릴 수 있는 게 리빙랩이다. →폐휴대전화 재활용은 뭔가. -요즘 스마트폰은 1년 정도 지나면 폐품이 된다.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는 CCTV보다 더 좋다. 고성능 CCTV다. 스마트폰을 가로등 같은 곳에 부착만 하면 CCTV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불법 주정차 단속도 할 수 있고,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의 주차 상황도 실시간 파악, 화재 때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폐휴대전화로 교통과 안전을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성동구는 지난해 말 ‘서울시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교통안전 분야 특구’로 지정됐는데, 특구 지정 관련 제안서에 리빙랩과 폐휴대전화 활용이 들어가 있나. -그렇다. 지난해 17개 자치구가 공모에 참여해 9곳이 1차 선정됐고, 2차 제안서 발표를 통해 성동구가 확정됐다. 3년간 시비 15억원을 받는다. →이 밖에도 스마트 포용도시를 위해 새로 추진하려는 게 있나. -‘인공지능(AI) 스피커’다. 이를 통해 전담 주치의가 75세 이상 노인 가정을 직접 찾아 건강 관리를 하는 ‘효 사랑 주치의’를 보완하려 한다. 주치의는 매일 각 가정을 방문할 순 없다. 가정을 방문하지 못하는 기간, AI 스피커가 주치의 역할을 하도록 하려 한다. AI 스피커에 주치의 처방전을 입력해 약 먹을 때, 운동할 때 등을 다 확인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쉽게 말해 AI 스피커가 24시간 주치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올해 200~3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다.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 스마트 포용도시 등 구청장께서 추진하는 정책은 정부보다 한 발 앞선다는 평가를 듣는데, 그 비결이 뭔가. -기초자치단체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기초단체는 주민들과 늘 밀접하게 있기 때문에 주민 요구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고, 그 요구에 따라 개선책을 연구하고 마련할 수 있다. 주민과의 접촉과 연구가 정책을 발굴하는 힘인 것 같다. →강남·북 균형발전 못지않게 성동구 내 균형 발전도 중요할 듯하다. 낙후 지역을 어떤 식으로 발전시키려 하나. -현재 여건 개선이 필요한 곳으론 용답·송정·마장·사근동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엔 도시재생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동체를 회복하겠다. 용답·마장동 도시재생은 이미 시작됐다. 송정동은 저층주거지 재생을 위한 ‘2018년 도시재생활성화 지역(근린재생일반형)’으로, 사근동은 지난해 연말 서울시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 성공 관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100억, 200억원 들여 도로를 새로 깔고 주차장 짓는다고 해서 재생이 되는 게 아니다. 도시 기능을 새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기능이 도시에 들어와야 하고, 그 기능으로 도시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 성수동은 낙후지역에서 도시재생을 통해 말 그대로 되살아났다. 작고 예쁜 가게들과 소셜 벤처를 중심으로, 도시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냈다. 이젠 자체 성장동력이 생겨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됐다. 용답·송정·마장·사근동에 대해서도 이처럼 확실한 비전과 목표를 갖고 도시재생을 하려 한다. 마장동은 축산물시장 냄새가 안 나고 깨끗하게, 송정동은 골목이 살아나게, 사근동은 마을 주민들과 한양대 학생들이 상생·공존할 수 있게 하려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LG, 둘둘 말리는 ‘롤러블TV’·삼성, 건강관리 ‘삼성봇’ 첫 공개

    LG, 둘둘 말리는 ‘롤러블TV’·삼성, 건강관리 ‘삼성봇’ 첫 공개

    LG, 프레스콘퍼런스에서 완제품 소개 올레드TV·영상장치·스피커 ‘3색 변신’ ‘삼성봇’ 케어·에어·리테일 3종 선보여 보행·재활 보조 ‘웨어러블 로봇’ 3종도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롤러블 TV와 로봇을 처음 공개하며 참석자들의 탄성을 이끌어 냈다. 이날 오전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LG전자 글로벌 프레스콘퍼런스에서는 지난해 전시에서 시제품 수준의 스크린 형태로 공개됐던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TV 완제품이 첫선을 보였다. 무대 바닥 한가운데가 열리며 긴 사각형 스피커 형태의 제품이 등장하자 각국에서 온 기자 1000여명이 앉아 있던 객석이 술렁였다. 몸체 안에 돌돌 말려 있던 스크린이 펴지며 위로 솟아오르자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스크린이 완전히 펴졌을 땐 압도적인 화질을 자랑하는 올레드 TV로, 상단 일부만 노출했을 땐 다목적 영상표시장치로, 몸체 안으로 완전히 말려 들어갔을 땐 프리미엄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제품을 연내 정식 출시한다.삼성전자는 오후에 있었던 프레스콘퍼런스가 끝날 무렵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로 개발한 ‘삼성봇’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각각 3종씩을 공개했다. 삼성봇으로는 케어·에어·리테일 세 가지를 선보였다. ‘삼성봇 케어’는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약 먹는 시간까지 관리한다. 가족과 주치의가 스마트폰으로 건강관리 일정을 설정해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낙상·심정지 등 위급 상황을 감지하면 119에 긴급 연락하고 가족에게 상황을 알린다. ‘삼성봇 에어’는 집안 곳곳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공기를 관리한다. ‘삼성봇 리테일’은 쇼핑몰·음식점·상품매장 등에서 음성·표정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받거나 결제를 돕는다.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는 근력저하·질환·상해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재활과 거동을 돕는다. 로보틱스 기술이 기반이다. 필요에 따라 고관절·무릎·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과 관련된 근육의 부하를 덜어 준다. 고관절 착용 로봇(GEMS-Hip), 무릎 착용 로봇(GEMS-Knee), 발목 착용 로봇(GEMS-Ankle) 등 3종이다. 라스베이거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SK C&C,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 ‘승부’

    SK C&C,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 ‘승부’

    에이브릴·클라우드 Z·빅데이터 등 활용 미세먼지 등 환경 반영 개인맞춤형 제공 “기업들 ‘퍼블릭 클라우드’ 시대 열릴 것”# 이사하고 싶은 집의 주소를 컴퓨터에 입력하자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 정보를 비교한 권리분석이 2~3분 만에 일목요연하게 화면에 뜬다. 부동산 거래 시 위험 요건까지 한 눈에 보여 준다. # ‘항생제 어드바이저 서비스’로 최근 급증한 장 염증 질환 ‘게실염’에 맞는 항생제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챗봇이 성인, 임신, 수유, 신장질환 여부를 확인한 뒤 A항생제를 권한다. 증상에 맞는 용량·용법과 부작용, 다른 약과의 상호 작용까지 알려 준다. 주치의는 수많은 항생제 중에서 내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처방을 신속히 할 수 있다. # 지난 15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된 ‘AIA 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서비스’는 하루 동안 걸은 운동량, 생활 습관, 건강 정보를 맞춤형 빅데이터로 분석해 알려 준다. SK㈜ C&C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법률 서비스를 비롯,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에이브릴’(AI)과 ‘클라우드 Z’(클라우드), ‘아큐인사이트 플러스’(빅데이터) 등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부동산 법률 AI 서비스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스 ▲건강 걷기 ▲블록체인 코인 발행·관리 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은 이 플랫폼들을 활용하면 된다. 법무법인 ‘한결’과 함께 내놓은 부동산 법률 AI 서비스는 연내 정식 출시된다. 판례 검색과 생활 법률 서비스는 자연어 학습 기반 AI 엔진을 통해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현재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 중이다.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고려대 의료원과 협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에이브릴’을 접목해 날씨, 미세먼지 등 환경 특성이 반영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진화시킬 수 있다”면서 “웨어러블 기기,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기열 SK㈜ C&C 디지털 총괄은 “지금까지 기업이 직접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90%였다면 이제는 구축된 플랫폼을 이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대가 열릴 것”이라면서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이 반도체 산업처럼 한국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 별세…‘리스펙트’ 등 명곡 남기고 작별

    ‘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 별세…‘리스펙트’ 등 명곡 남기고 작별

    전설적인 ‘솔의 여왕’(Queen of Soul) 어리사 프랭클린이 76세의 나이로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어리사 프랭클린의 홍보 담당자인 괜돌린 퀸은 이날 발표한 ‘가족 성명’을 통해 고인이 이날 오전 9시 5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건강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사흘 만이다. 고인의 가족은 주치의 판정을 인용해 “사인은 췌장 신경내분비암”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 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 가슴 속 고통을 뭐라 표현할지 찾을 길이 없다. 우리 집안의 가장이자 바위 같은 분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리스펙트’(Respect), ‘아이 세이 어 리틀 프레이어’(I Say a Little Prayer), ‘내추럴 우먼’(Natural Woman). ‘체인 오브 풀스’(Chain of Fools), ‘싱크’(Think) 등 명곡을 남긴 고인은 1942년 3월 25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났다. 6살 때 디트로이트로 이사한 뒤 부모가 이혼해 침례교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마할리아 잭슨 등 유명한 기독교 복음성가 가수들이 자주 집에 드나들면서 음악적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14살 때 첫번째 앨범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초기에는 주로 가스펠(성가)을 부르다가 솔, 일반 팝으로 영역을 넓혀 갔다. 복음성가 순회 공연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프랭클린은 18세 때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솔 가수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전설적 디바’로 자리매김했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셀 수 없이 많은 무대 경력에 작곡·피아노 실력까지 갖춘 프랭클린은 1987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1994년에는 존 F.케네디 센터 주관 공연예술 평생 공로상 최연소 수상자가 됐으며, 2005년에는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그래미상 18차례 수상, 빌보드 R&B 차트 1위곡 최다 보유(20곡) 기록 등 전설을 써내려갔다. 이를 통해 역대 가장 위대한 가수 톱 10‘ 명단에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1968년에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장례식에서 노래했고, 지미 카터(1977)·빌 클린턴(1993)·버락 오바마(2009)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가를 불렀다. 일부 언론이 2010년 이미 프랭클린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프랭클린은 이를 부인했다. 실제로는 수년 동안 병마와 싸워왔는데도 프랭클린은 마이크를 놓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2월, 여름 콘서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은퇴 계획을 알렸다. 앞으로는 북투어와 엄선한 일부 공연 무대에만 서겠다고 발표한 것. 그러나 이나마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프랭클린은 지난 4월 열린 ’2018 뉴올리언스 재즈 앤드 헤리티지 페스티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직전 의사의 권고를 이유로 불참을 알렸다. 프랭클린은 평생 사생활을 비밀에 부쳤으나, 측근은 그가 음주·흡연·과체중 등에 기인한 건강 문제로 오랜 시간 투병했다고 전했다. 힘겨운 투병 생활로 한때 120kg에 달했던 체중이 최근 39kg으로 급감하는 등 언제든 숨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측근은 전했다. 프랭클린은 2번 결혼하고 2번 이혼했으며, 슬하에 4명의 아들을 두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원 “백남기는 물대포 사망… 구은수 책임은 없다”

    법원 “백남기는 물대포 사망… 구은수 책임은 없다”

    “직사살수 구체적 상황 파악 어려워” ‘현장 지휘’ 신윤균 前 총경에겐 벌금 檢 “대형화면으로 파악” 항소 방침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일어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경찰 수뇌부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현장 지휘관과 살수차 요원의 책임만 물었다.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직사 살수에 의한 사망’이 맞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는 5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그러나 함께 재판에 넘겨진 신윤균 전 서울경찰청 4기동단장(총경)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한모 경장과 최모 경장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시위 진압의 총괄 책임자인 구 전 청장이 시위 현장이 아닌 지휘센터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경찰청장은 현장 지휘관에 대한 일반적, 추상적 지휘·감독 의무만 갖는다”며 “현장 지휘관이 제대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어길 가능성이 명백하다는 것을 인식할 때만 구체적인 지휘·감독 의무를 부담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지휘센터에 있던 구 전 청장이 시위 현장 상황이 긴박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살수가 이뤄진 구체적 양상까지 파악하기는 어렵고 시위 이전에 현장 지휘관들에게 안전 관련 주의사항을 촉구한 점 등에 비추어 구체적 주의의무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시위 진압을 현장 지휘한 신 전 총경에게는 “살수 개시와 범위 등을 지시·승인하면서 과잉 살수를 하면 중단토록 하고 부상자가 발생하면 구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 경장 등에 대해서는“시위대 안전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울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피해자의 머리를 포함한 상반신에 물줄기가 향하도록 했다”며 “정밀한 살수가 어려운 면은 있지만, 적어도 특정인의 가슴 위로 직접 향하지 않도록 세심히 조작할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사인을 ‘병사’라고 한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살수 전후 피해자 모습과 병원 후송 직후 상태, 사망 경위와 원인에 대한 감정 결과를 보면 살수로 인한 두부 손상으로 사망했음이 인정된다. 당시 법의학자들도 살수 외에 다른 원인을 의심한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는 생명을 보호받아야 할 공권력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국민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공권력에 경고하고 피해자와 유족을 위로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구 전 청장 무죄 선고에 대해 반발하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모니터 등을 통해 시위 현장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무전기로 ‘쏴’ ‘쏴’ 하면서 시위대를 향한 살수를 수차례 적극 독려한 구 전 청장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암호문 같은 실손보험 약관…보험사는 ‘갑’ 소비자는 ‘을’

    ‘악성신생물’ 등 어려운 용어 남용 문구도 구체 설명·예시 없이 모호 보험금 지급시 해석 차이로 분쟁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지침서의 ‘사망 및 질병이환의 분류번호 부여를 위한 선정 준칙과 지침’에 따라 C77-C80[이차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악성신생물(암)]의 경우….” 암호문 수준으로 해독이 어려운 보험 약관의 한 부분이다. 보험 가입자는 물론 설계사에게도 어려운 용어들이 여전히 보험 약관에 가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약관에 모호한 규정이 많아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 보험금 지급 분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영리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14개 손보사의 실손보험 보통약관, 특별약관(특약)을 분석한 결과 모호한 문장과 문구가 많아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컸다”면서 “일반 보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학·법률 용어도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보장성, 명확성, 평이성, 공정성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각 보험사의 약관을 평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우수한 약관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한화손보, DB손보, 더케이손보로 꼽혔다. 한화손보의 경우 보장 범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약관 각 조항 아래에 보험지식, 예시, 용어풀이 등을 덧붙여 가입자의 이해를 쉽게 했다. 반면 AIG손보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약관 서두에 가입자 유의 사항, 주요 내용 요약서, 용어 해설 등을 기재하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ACE손보, 롯데손보도 12점 만점에 2점에 그쳤다. 이에 대해 AIG손보와 ACE손보는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타사와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4개사 공통적으로는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문구가 많다는 점이 문제였다.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가 아직도 ‘갑을 관계’라는 지적이다.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가 보상하는 상해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한 경우’, ‘중대한 과실’ 등 문구가 구체적 설명이나 예시 없이 모호하게 쓰여 있어 보험금 지급 시 해석의 차이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너무 많은 특약을 나누어 놓아 보험료 증액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암보험 관련, 자신이 수술과 치료를 받은 주치의의 암진단은 무시되고 별도의 검사를 받아야 인정된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분이었다. 또 DB손보, ACE손보, 더케이손보, MG손보, 롯데손보 등 5개사는 암 관련 약관에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수술, 입원, 요양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게 돼 있다. 회사별로 ‘직접적인 목적’을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가입자들을 위해 ‘쉽게 쓴’ 약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대부분의 약관에서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악성신생물(암)’ 등 일반 가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남용하고 있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 소비자감시팀장은 “약관 목차, 내용의 배열 순서 등을 규정화하고 약관 중 어려운 부분은 해당 조문 아래에 표나 부연 설명을 표기하기만 해도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마사지, 만성 요통 치료에 효과”(연구)

    “마사지, 만성 요통 치료에 효과”(연구)

    마사지 요법이 만성 요통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과 켄터키대학 공동 연구진이 만성 요통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마사지 요법 10회를 받게 한 뒤 24주에 걸쳐 추적 관찰 조사했다. 마사지가 완료된 시점부터 정확히 12주, 그리고 24주가 지났을 때 환자들에게 오스웨스트리 장애지수(ODI)라는 요통으로 인한 기능 장애를 묻는 설문을 통해 통증 수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참가 환자의 55.4%는 12주차에 요통으로 인한 통증이 임상적으로 개선됐으며, 이 중 75%는 통증 개선이 24주차에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인디애나대학 보건학과 조교수인 니키 뭉크 박사는 “이번 연구는 1차 의료 제공자(주치의)들이 만성 요통 환자들에게 여건이 되면 마사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존 여러 연구에서도 마사지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환자들이 주치의로부터 직접 현지에서 활동 중인 면허 소지 마사지 치료사를 소개받아 10회에 걸쳐 마사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이들 마사지 치료사는 연구진과 사전 협의를 통해 환자들에게 무료로 마사지를 제공했지만, 실제 고객과 똑같은 환경에서 마사지를 시행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마사지를 통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환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살폈다. 특히 참가 환자 중 베이비 붐(1946~1964년) 세대와 더 나이 든 세대는 마사지를 받은 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경험했다. 이런 효과가 24주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만에 속하는 환자들은 12주 뒤 훨씬 더 큰 개선을 경험하긴 했지만, 그 효과는 24주차까지 지속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약물(오피오이드)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 중 일부는 통증 개선을 경험했지만,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의미 있는 변화를 절반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뭉크 박사는 “이번 결과는 장래성이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통증의학’(Pain Medicine) 온라인판 최신호(3월 14일자)에 실렸다. 사진= ⓒ Mone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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