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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맵 독주 막아라” KT·LGU+ 도전장

    “T맵 독주 막아라” KT·LGU+ 도전장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KT와 LG유플러스가 손잡고 모바일 내비게이션 ‘원내비’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의 ‘T맵’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간 이동통신 3사가 각개전투를 벌였다면 2, 3위 업체가 협력해 1위에 대항하는 체제가 됐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축적된 지리 및 운행 정도가 자율주행차 운행의 핵심 빅데이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은 두 기업이 공동전선을 꾸린 것이다.KT와 LG유플러스는 20일 양사의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였던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한 ‘원내비’를 출시했다. 복잡한 교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할 때 동영상으로 양편의 혼잡 상황을 보여 주는 ‘교차로 안내’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민감도를 높여 운전자가 경로를 이탈해도 신속하게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길 이름이 아니라 ‘세종문화회관을 지나서 바로 우회전하세요’처럼 주요 시설물 중심의 음성 안내도 제공한다. 특정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타임머신, 최저가 주유소 안내, 블랙박스, 전국 1만여개 교차로의 실사 사진, 운전 중 자동응답 기능, 맛집 정보 등도 제공한다. 가입 통신사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데이터 요금이 무료다. 기존 사용자는 앱을 업데이트하면 원내비로 바뀌고,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을 수도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 고객에게 ‘T맵’을 개방한 지 1년 만에 전체 이용자 중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 가입자의 비중이 2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체 월 사용자 1000만명 중 200만명 이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안에 음성인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사용자가 목소리만으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기능이 담긴다”고 말했다. 그간 통신사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부가상품이었던 내비게이션이 자율주행차의 핵심 장치로 급부상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리 정보, 실시간 운행 정보, 교통 정보 등 데이터가 많을수록 자율주행차는 더 완벽하게 주행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아직은 월 1000만명이 이용하는 T맵의 독주 체제로 LG유플러스와 KT의 월 이용자는 합해서 400만명 정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고객 기반을 늘리는 한편 실사용 데이터를 대거 축적함으로써 향후 차량용 플랫폼 고도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법원·검찰 상대로 뺑소니친 폭스바겐 사장

    법원·검찰 상대로 뺑소니친 폭스바겐 사장

    재판 불출석에 법원·檢 ‘당혹’…獨과 사법공조 해도 송환 힘들 듯‘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기소된 요하네스 타머(62·독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이 재판을 앞두고 독일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풀어 준 사이 출국을 한 데다 재판 불출석 의사를 전해 와 책임 회피성 출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재판 과정도 공전이 우려된다. 이날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나상용)의 타머 총괄사장과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현 르노삼성 사장)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에서 AVK 대표 대리인으로 나온 정재균 부사장은 “타머 총괄사장이 이번 주 초 이메일을 통해 건강상 이유로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재판에 참석하기 어렵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공판 준비 과정에서 타머 총괄사장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인들도 모두 사임계를 제출한 상태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5일 비즈니스 출장 목적으로 출국해 9일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8일자로 건강 문제로 귀국이 늦어질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AVK 측에 따르면 타머 총괄사장은 오는 31일자로 사장 임기를 마치고 본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재판 직전에 핵심 피고인이 출국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재판부와 검찰은 매우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검찰은 타머 총괄사장이 검찰 수사 중엔 출국이 금지됐지만 기소된 뒤부터는 출장 등에 따른 출입국 필요성이 인정돼 출국금지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이날 재판은 박 전 사장과 나머지 피고인들만 출석한 상태로 진행됐지만 재판부는 타머 총괄사장을 법정에 세울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독일에 사법 공조를 요청한다 해도 소환장을 송달하는 정도라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고 과연 독일에서 데려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기소된 사건이 장기간 결론이 안 난 상태로 있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범죄인 인도요청 등을 검토해야 할 검찰 역시 “갑작스러운 일이라 아직까지 계획은 없고 검토 후 의견을 내겠다”며 난감함을 표시했다. AVK 측은 “저희도 굉장히 당황스럽고 재판부에 송구스럽지만 파악한 정보로는 타머 총괄사장이 빠른 시일 내 재판에 참여할 의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AVK는 2008∼2015년 배기가스 시스템이 조작된 ‘유로5’ 환경기준의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를 국내로 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입된 ‘유로6’ 기준 아우디 A3 1.6 TDI 등 600여대도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 나온 박 전 사장과 시험성적서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모 이사, AVK 측은 혐의를 부인했고, “이 사건은 타머 총괄사장이 주도한 일”이라며 그의 법정 출석을 촉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배출가스 조작’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독일로 출국…“재판 못 받는다”

    ‘배출가스 조작’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독일로 출국…“재판 못 받는다”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기소된 요하네스 타머(62·독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이 독일로 출국한 뒤 재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19일 알려졌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나상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타머 총괄사장과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현 르노삼성 사장) 등 7명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타머 총괄사장의 변호인이 사임을 하면서 타머 총괄사장이 독일로 출국해서 출석하기 어렵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VK 관계자는 “타머 총괄사장이 이번주 초 이메일을 통해 건강상 이유로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재판에 참석하기 어렵겠다고 말했다”면서 “지난달 5일 비즈니스 출장 목적으로 출국해 9일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8일자로 건강 문제로 귀국이 늦어질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타머 총괄사장은 오는 31일자로 사장 임기를 마치고 AVK 국내 법인과 관련된 지위도 모두 종료된다고 폭스바겐 측은 설명했다. 다만 본사와의 계약관계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타머 총괄사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었지만 재판으로 넘겨진 이후에는 비즈니스 목적 출장 등 출·입국 필요성이 인정돼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따라서 이날 재판은 박 전 사장과 나머지 피고인들만 출석한 상태로 열렸다. 그러나 박 전 사장을 비롯한 폭스바겐 측 피고인들은 “이 사건은 타머 총괄사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 “타머 총괄사장이 주된 역할을 했던 일”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재판에 타머 사장을 출석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타머 피고인을 과연 독일에서 데리고 있을지 알 수 없고, 이는 검찰에서 진행할 부분”이라면서 “타머 피고인이 빠른 시일 내에 법정에 온다는 것을 불가능해 보이고 올 것을 기다려서 재판을 계속 미뤄야 하는데 너무 장기간 기소돼서 결론이 안 난 상태로 있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우선 이날 출석한 피고인들을 대상으로 기일을 진행했다. 검찰 측에서도 “갑작스러운 일”이라면서 타머 총괄사장을 재판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추후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AVK 관계자는 “저희도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재판부에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금 파악한 정보로는 타머 사장이 빠른 시일 내에 재판에 참여할 의사는 없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그걸 전제로 재판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KAI 협력사 5곳 압수수색 실시…일감몰아주기·비자금 의혹 수사(종합)

    검찰, KAI 협력사 5곳 압수수색 실시…일감몰아주기·비자금 의혹 수사(종합)

    검찰이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검찰은 KAI의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리기 의혹과 하성용 대표의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P사 등 경남지역 등에 있는 KAI 협력업체 5곳에 보내 납품 관련 문서들과 회계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디지털 자료, 관련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KAI가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뒷돈을 수수한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4일 개발비 등 원가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사기) 등과 관련해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KAI는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 국산 군사 장비를 개발해온 국내 대표적인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검찰은 KAI가 수리온, T-50, FA-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의 한 항목인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하성용 대표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비자금 조성 등 일련의 혐의와 맞물려 2013년 5월 사장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한 하 대표의 ‘연임 로비’ 가능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이 압수수색한 협력업체 중에는 하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KAI 출신 조모(62)씨와 관계된 T사와 Y사가 포함됐다. 조씨가 대표를 맡은 T사는 성동조선해양 대표로 떠났던 하 사장이 2013년 KAI로 돌아온 직후 설립됐으며, KAI에 대한 발주 물량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4년 39억원에 그쳤으나 2015년 50억원, 2016년 92억원으로 증가했다. 검찰은 KAI 경영진이 원가 부풀리기를 통한 리베이트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T사가 동원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함께 압수수색을 받은 Y사의 대표가 T사의 지분 83%를 보유한 실질적 소유주다. 이 소유주 역시 KAI 출신이다. 검찰은 또 다른 협력업체인 P사가 ‘일감 몰아주기’에 동원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애초 해양플랜트 배관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세워진 P사는 2015년 항공기 부품 관련 업무를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뛰었다. 2014년 84억원이던 P사의 매출은 2015년 264억원, 2016년 171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검찰은 이미 KAI의 직원이 연루된 횡령·배임 혐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KAI의 차장급 직원이던 S씨는 처남 명의로 설계 용역업체를 차려 직원들의 용역비 단가를 부풀리는 식으로 KAI에서 비용을 과다지급 받아 200억원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S씨는 잠적한 상태다. 검찰은 차장급에 불과한 S씨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가 이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고위 경영진의 묵인·방조 여부, ‘윗선’을 향한 이익 상납 등을 파헤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차 산업혁명] AI·IoT 융합 ‘지능형 병원’ 건립…유전공학, 헬스케어 혁신 이끈다

    [4차 산업혁명] AI·IoT 융합 ‘지능형 병원’ 건립…유전공학, 헬스케어 혁신 이끈다

    생명의 근간인 유전자까지 조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유전공학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갈 대표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2013 생명공학백서’에 따르면 생명공학(BT)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2조 7509억원으로 그 관심이 뜨겁다. 고령화, 식량자원, 기후변화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생명공학에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별 바이오마커 연구, 바이오이미징, 원격의료기술, 줄기세포 연구, 재생의료기술, 노화 연구, 바이오의약품 개발 등이 연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질병 치료가 가능한 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지자 국내 의료분야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과 ‘유전체 분석 및 연구’를 공동 추진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임상의학연구소는 협약에 따라 신테카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연구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앞으로 환자 맞춤형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정밀의료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고대의료원은 5월 29일 미래지향적 ‘지능형 병원’(Intelligent Medical Center)을 구축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능형 병원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대표기술들을 활용해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제공과 미래의학을 실현하는 병원을 의미한다. 이번 협력으로 인공지능, IoT,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등 크게 세 가지 부문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 부문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 연구개발(R&D)’은 의료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유전공학 기술을 가축 생산 목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들이 발달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BT,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며 새로운 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BT는 종자 개발에서, IT는 재배 농법에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재배 농법에서는 정밀농업이 본격적으로 비상하고 있다. 정밀농업은 적은 자원으로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경작지에 일괄적으로 같은 양의 비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양분이 풍부한 곳에는 비료를 적게, 부족한 곳에는 비료를 많이 주어 위치 특성을 고려해 자원의 투입량이 조정되는 것이다. 이로써 적은 물과 비료, 작물 보호제를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인간 유전체 분석(NGS), DNA 염기 서열 분석, 유전자 개발·복제도 활발하다. NGS란 많은 수의 유전자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단번에 처리해 분석하는 유전체 고속 분석 방법이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은 지난 4일 NGS 기반의 검사장비를 도입해 ‘NGS 정밀의료검사실’을 개소했다. 부산대병원 역시 ‘NGS 임상검사실’의 문을 열었다. 검사실 운영을 통해 암 유전체의 정보 분석과 임상 진단, 개인 맞춤형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데 적극 활용이 가능하다. DNA 염기 서열 분석은 4차 산업혁명 내의 헬스케어 산업 변화의 기반이 된다. 유전자가위는 기존 기술보다 효율적이고 간편하여 세균,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생물체에서 유전체 교정 및 편집을 하고 있다. ‘광우병 내성 소’나 ‘인간화 장기 생산용 돼지’, 그리고 ‘근육강화 돼지’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김예슬 인턴기자
  • 檢, 방사청·KAI 동시 수사… 방산 비리 ‘윗선’ 정조준

    檢, 방사청·KAI 동시 수사… 방산 비리 ‘윗선’ 정조준

    장명진 방사청장 ‘묵인’ 등 수사… 檢, ‘사정수사’ 해석엔 부담감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부실 개발 및 원가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감사원 통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가 구조적인 방위산업(방산) 비리부터 기관별 수장의 개인 비리 혐의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명진(오른쪽) 방위사업청장과 하성용(왼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동시에 수사 사정권에 들며, 이번 수사를 ‘사정수사’로 보는 데 대한 검찰 일각의 부담감도 감지됐다.검찰은 하 사장이 KAI 대표로 취임한 2013년 5월 무렵에 하 사장 측근인 조모(62)씨가 대표로 있는 T사에 KAI가 일감을 몰아 준 정황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하 사장이 KAI로 옮기기 전 성동조선해양 대표를 맡았을 때 임원으로 함께 재직한 측근이다. 2013년 항공기 부품회사 T사가 설립됐고, 이듬해 조 대표가 취임했다. 이후 KAI와의 거래 관계에 힘입어 T사 매출액은 2014년 39억원, 2015년 50억원, 지난해 92억원으로 늘었다고 T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T사 이전 KAI에 항공기 센서장비 등을 납품하던 기존 협력업체 W사는 T사로의 인력 유출, KAI와의 거래 중단 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방산업체 지정 취소를 당했고 코스닥 상장폐지, 부도 수순을 밟았다. 검찰은 T사로의 KAI 일감 몰아주기에 하 사장이 개입했는지, 이 과정에서 뒷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당시 W사가 경영자 배임 혐의 등에 휘말리며 좌초했고, 이에 따라 W사의 기술 직원들이 T사를 설립한 뒤 조 대표를 영입해 KAI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키웠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KAI가 수리온 등 주력 제품 원가를 부풀렸고 방사청이 이를 사실상 묵인하거나 도왔다는 의혹, KAI 인사운영팀 소속으로 외부 용역 계약을 담당하던 S씨가 2007~2015년 처남 명의 설계 용역업체와 거래하며 용역비 단가를 부풀린 의혹과 관련한 수사 역시 수장들에 대한 수사가 종착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원가나 용역 단가를 부풀리는 비리가 방사청과 KAI 내부에서 ‘윗선’의 묵인하에 조직적으로 감행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검찰은 하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고, 전날 감사원은 수리온의 결빙 성능 개선이 미뤄지는 동안의 지체상금(배상금)으로 약 4571억원을 부과하기 어렵게 됐다며 장 청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조 2000여억원 투자한 비행기에 빗물이 들어온다니...’

    ‘1조 2000여억원 투자한 비행기에 빗물이 들어온다니...’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방사청장 등 방사청 관계자 3명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감사원은 16일 수리온 헬기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는 지난해 3∼5월, 10∼12월 두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감사결과, 수리온은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엔진 형식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헬기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체결합 불량 또는 외부환경 노출에 따른 실런트(밀폐제) 마모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전력화 재개 결정을 내린 장명진 방사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팀장 A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와함께 방사청장더러 수리온의 결빙환경 운용능력이 보완될 때까지 전력화를 중단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육군참모총장에게 방사청장과 협의해 안전관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했다. 이에앞서 국방부는 2005년 3월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 추진체계’를 마련, 방위사업청 산하 한국형헬기사업단이 사업을 관리하고, KAI가 수리온 개발을 주관하도록 한 바 있다. 수리온 개발사업은 2006년 6월부터 6년간 1조 2950억여원이 투입됐다. 2012년 7월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아 개발이 완료됐고, 그해 말부터 육군이 60여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하지만 2014년부터 사고가 잇따랐다. 2015년 1월과 2월에 수리온 12호기와 2호기가 엔진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착륙, 2015년 12월에 수리온 4호기 같은 현상으로 추락, 2014년 8월 수리온 16호기가 프로펠러와 동체상부 전선절단기 충돌로 파손돼 엔진정지, 5차례 전방유리(윈드실드) 파손, 동체 프레임(뼈대) 균열 등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감사원은 2015년에 발생한 수리온 헬기 비상착륙 2회·추락 1회 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헬기의 ‘결빙현상’에 관한 안전성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항공기 표면에 구름입자 등이 충돌해 얼음피막을 형성하고 커지는 결빙현상이 발생하면 항공기의 성능과 조종능력이 떨어지면서 심하면 엔진까지 손상될 수 있다. 감사원은 “방사청은 실제 비행시험을 통해 체계결빙 안전성을 확인하고 수리온 헬기를 전력화했어야 한다”며 “2009년 1월 개발기간이 3년이 남아 비행시험을 할 여유가 있었음에도 방사청은 사업일정을 이유로 시험비행을 미뤘고, 결빙 관련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해외시설에서 수행하는 조건으로 2012년 7월 적합판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에서 수리온 헬기의 결빙성능 시험을 진행한 결과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오자 2016년 8월 수리온 2차 납품을 중단했다. 이어 KAI가 같은해 10월 “결빙성능을 2018년 6월까지 보완하겠다”고 후속조치를 발표하자, 방사청은 결함 해소를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었음에도 방사청장 승인을 통해 납품을 재개하도록 했다. 결빙성능은 특별한 사유없이 규격을 변경할 수 없는 ‘안전관련사항’이다. 방사청 관련자는 이와관련, 감사원에 “전력화 재개를 위한 명분과 논리를 만들기 위해 방사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 협의해 기술변경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국방부 등은 1차 납품된 수리온 헬기의 결빙성능 개선비용을 KAI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전력화 재개에 동의했으나 KAI는 방사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장은 비용부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를 지시했다. 그 결과 결빙성능이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수리온을 계속 전력화함으로써 비행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초래됐고, 2018년 6월까지 체계결빙 규격의 적용이 부당하게 미뤄져 해당 기간의 지체상금(배상금) 약 4571억원을 부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납품된 수리온 헬기의 개선비용 약 207억원도 정부가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조종사의 생존성 등 비행안전은 전력화에 있어 일정이나 예산집행의 효율성보다 우선으로 고려할 사항”이라며 방사청장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와함께 엔진결함이 발견된 수리온을 계속 운항하는 등 안전조치를 태만히 한 육군항공학교장과 항공교 정비업무 총괄자 등 2명과 육군군수사령부의 수리온 엔진결함 후속조치 업무 담당 과장 등 총 3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기체, 엔진문제와 관련해 육군참모총장과 국방과학연구소장, 국방기술품질원장, 방사청장에게 주의를 요구하거나 후속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2015년 10월 ‘무기체계 등 방산비리 1차 기동점검 결과’를 통해 “KAI가 수리온을 개발하는 과정에 원가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54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지난 14일 개발비 등 원가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 등과 관련해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KAI 압수수색…방산 비리 첫 타깃

    검찰이 14일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 대상으로 규정한 방위산업(방산) 비리 규명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 격 수사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경공격기 FA50 등의 개발 원가를 부풀려 개발비를 편취한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이날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중구 중림동에 위치한 이 회사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하성용 KAI 사장의 집무실과 차량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AI의 회계자료와 사업 계약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직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KAI의 원가 조작 의혹은 감사원이 이미 포착, 2015년 10월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KAI가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약 547억원을 부당 지급받았다고 지적하고 관련자를 수사 의뢰했었다. 이후 내사를 진행해 온 검찰은 KAI가 수리온뿐 아니라 FA50, 고등훈련기 T50 등의 개발 과정에서도 개발비를 부풀려 최소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KAI와 관련해 제기된 군 장성에 대한 상품권 로비 의혹, 환차익 활용 비자금 조성 의혹도 압수물 분석 뒤 규명할 계획이다. 수리온 개발 기간은 2006년 6월~2009년 7월, FA50 개발 기간은 2008년 12월~2012년 10월로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과 겹친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이 지난 두 정권 동안 행해진 방산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의 전조로 읽히는 이유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시절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공기업 성격이 짙은 KAI의 하 사장을 교체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 사장은 2013년 5월 취임해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KAI는 지난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당시부터 일관되게 개발비 편취 혐의 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검찰, ‘방산 비리 혐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압수수색

    검찰, ‘방산 비리 혐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압수수색

    검찰이 1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산비리 혐의를 포착,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미국으로 출장갔던 하성용(66) KAI 대표가 이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갑자기 동남아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의혹을 더하고 있다.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오전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관 등 100여명이 버스 두대로 경남 사천의 KAI본사에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KAI는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등 국산 군사장비를 개발해온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이날 검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과 관련해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15년 KAI가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계상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검찰은 이후 KAI를 상대로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위 혐의와 관련해 광범위하게 내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가 조작을 통한 개발비 편취 의혹, 하성용 사장의 횡령 의혹 등 그간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을 모두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앞두고 감사원이 밝힌 수리온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 외에 국방 사업 관계인들이 연구개발비를 편취한 다른 혐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회계자료, 각종 장부와 일지 등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6년만에 ‘유서대필 누명’ 국가 배상… 수사 검사는 ‘면죄부’

    26년만에 ‘유서대필 누명’ 국가 배상… 수사 검사는 ‘면죄부’

    법원 “허위 필적감정 후유증 커”당시 ‘강압 수사’ 강신욱 등엔 시효 지나 배상청구 못 해 강씨측 “유감… ‘핵심’ 책임 부정”‘한국판 드레퓌스’로 알려진 ‘유서 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24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강기훈(54)씨에 대해 법원이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부장 김춘호)는 6일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강씨와 가족에게 국가와 허위로 필적을 감정한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문서분석실장 김형영씨가 함께 5억 2937만 8132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강씨의 아내에게 1억원,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원, 두 동생에게 각 1833만여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이미 형사재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아 민사상 보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피의사실 및 강씨의 인적 사항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유서를 대신 써 자살을 방조했다는 오명을 쓰는 등 강씨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씨는 석방된 뒤에도 후유증으로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이 있었고 이후 태어난 자녀들, 수사 과정에서 함께 힘들어했을 아내와 부모, 친지들도 역시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씨에 대해서도 “국가기관이 필적 감정을 함에 기본적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이 허위 감정 결과가 수사와 재판에 결정적인 증거가 됐으며 그러한 잘못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지 못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또 다른 피고인으로 유서 대필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당시 강신욱 전 서울지검 부장검사와 신상규 주임검사에 대해선 수사 과정의 강압행위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필적 감정을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강씨 측 소송대리인인 송상교 변호사는 판결 결과에 대해 “큰 틀에서 유감스럽다”면서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가해자이고 몸통이라 할 수 있는 핵심 당사자들(검사)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국과수 감정인의 책임만 인정한 것으로 마무리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은 1991년 5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김기설씨가 ‘강경대 치사 사건’에 항의하며 서강대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진 것과 관련,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강씨가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강씨는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복역했다. 그러나 2015년 5월 이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인 필적감정서가 위조된 점 등이 인정돼 재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강씨는 그해 11월 총 3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이 사건은 1894년 프랑스에서 유대계 장교 드레퓌스가 독일에 군사정보를 팔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증거 없이 종신형을 선고받자 지식인들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고, 결국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비유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 기업들

     ‘중국이 홍콩증시를 쥐락펴락한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20년이 지나면서 홍콩증시가 중국 기업들의 투자전략에 따라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대량의 실탄을 확보한 대륙의 투자자들이 홍콩증시로 몰려들어 장세를 움직이는’ 큰손으로 등장했다고 월스트리저널(WSJ) 등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 중국 2대 주식시장의 급성장에도 홍콩 주식시장은 여전히 아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홍콩증시가 해외 투자자들의 대륙 투자 창구 역할을 담당하기보다 오히려 중국 대륙에서 들어오는 투자자금의 위세에 눌려 맥을 잃어버린 형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홍콩증시는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한 중국 기업들이 ‘장세를 조종’해 대량의 실탄을 확보하는 자금조달 창구로 철저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반환 당시인 1997년 홍콩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20%를 밑돌았으나 20년이 지난 2017년 현재 60%를 돌파했다.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증시 상장)가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홍콩증시 IPO 부문에서 물량 기준으로 92%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투자금이 홍콩증시를 통해 본토 증시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대륙에서 홍콩으로 나오는 이른바 남향(南向)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홍콩증시의 중요한 자금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WSJ은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반환받았을 때 홍콩증시는 해외 투자자들이 폐쇄적인 중국 본토를 공략하는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며 “하지만 20여년 뒤 홍콩을 뒤덮은 중국 대륙의 영향력이 해외 투자자들의 대중국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증시 시가총액은 지난달 23일 기준 28조 3000억 위안(약 4781조 5000억 원)에 이른다. 1997년보다 무려 8배나 폭증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도 1997년(155억 위안)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752억 위안이다. 중국의 파워는 홍콩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을 통해 쉽게 확인된다. 1997년 당시에는 홍콩의 재벌이나 HSBC홀딩스처럼 식민지 전통을 배경으로 성장한 홍콩 기업들이 득세했다. 당시 10대 기업은 HSBC 홀딩스(24.8%)를 비롯해 홍콩텔레콤(9.20%), 허치슨 왐포아(9.13%), 항성(恒生)은행(6.98%), 순훙카이(新鴻基地産, 6.26%), 청쿵(長江)실업(5.66%), 중뎬(中電)홀딩스(5.19%), 중신타이푸(中信泰富, 3.18%), 헝치디산(恒基地産, 3.07%), 홍콩일렉트릭(현 電能實業, 2.89%) 등이다. 중국 기업은 단 1개도 없었다. 그러나 2017년 현재 이들 10대 기업 중 홍콩기업은 4개로 쪼그라들었다. HSBC홀딩스(10.02%)만 온전히 살아남았고, 허치슨 왐포와는 청쿵 홀딩스와 합병한 덕분에 CK허치슨(長江和記實業, 3.27%)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AIA그룹(7.93%)과 홍콩거래소 2.72%)는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약진했다. 중국 기업은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6개 업체나 등재됐다. 중국 정보기술(IT) 공룡인 텅쉰(騰訊)홀딩스(11.98%)를 비롯해 중국건설은행(8.30%), 중국이동통신(6.32%), 중국공상(工商)은행(4.58%), 중국은행(3.69%), 핑안(平安)보험(3.10%)이 그들이다. 중국 기업이 홍콩증시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주권이 반환되기 전인 1993년이다. 그해 7월 15일 중국 기업 최초로 홍콩증시 상장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주인공은 중국을 대표하는 맥주업체 ‘칭다오(靑島)맥주’다. 이후 중국 기업들의 홍콩행은 급물살을 탔다. 중국석유화공(Sinopec, 中國石化)그룹의 상하이석화(上海石化)와 이정(儀征)화학섬유 등 9곳의 중국 기업들이 첫번째 티켓을 거머쥐면서 탄력을 붙였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되자 중국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홍콩증시 상장에 나섰다. 첫번째 주자는 국유기업인 중국 3대 이동통신 회사 중 하나인 중국이동통신(China mobile, 中國移動)그룹. 중국이동은 그해 10월 23일 IPO를 통해 323억 6300만 홍콩달러(약 4조 7500억원)로 대박을 터뜨리며 홍콩증시에 안착했다. 홍콩증시를 역외자본 흡수의 창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우두(首都)공항과 중국석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a, 中國石油), 중국해양총공사(Cnooc, 中國海油)에 이어 중국연합인터넷통신(China Unicom, 中國聯通)그룹이 입성하는 등 중국 거대 국유기업들이 잇따라 홍콩행에 몸을 실었다.  중국 민영기업들은 2001년부터 홍콩행에 가세했다. 저장(浙江)유리가 선두주자로 나섰고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비야디(比亞迪, BYD)가 가속도를 붙였다. 비야디의 등장은 투자자의 새로운 형태, 새로운 분야의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 ‘비야디 현상’ 연구 열풍까지 일으켰다. 이 덕분에 소규모 민영기업과 스타트업(신생기업)들도 대거 홍콩증시의 문을 두드렸다. 텅쉰 홀딩스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텅쉰이 중국 3대 IT 공룡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게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상장 첫날인 2004년 6월 16일만 하더라도 시장의 철저한 냉대를 받았다. 텅쉰 주주 대부분이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에 나서는 바람에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쳐 주당 4.2 홍콩달러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눈물을 삼킨 것이다. 하지만 텅쉰의 주가는 현재 280 홍콩달러를 오르내리며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홍콩증시에 몰려드는 것은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을 사들이는 ‘코너스톤 투자자들’(Cornerstone investors) 덕분이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IPO에 앞서 공모 물량 일부를 상당기간 되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확보하는 기관투자자를 뜻한다. 국유은행인 중국우정저축은행(PSBC, 郵儲銀行)은 지난해 9월 첫 IPO를 통해 74억 달러(8조 5000억원)를 끌어 모았다. 이 물량 가운데 80%는 코너스톤 투자자인 6개 국유기업들로부터 사전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스톤 투자자의 존재는 기업들의 IPO를 쉽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홍콩 주식시장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폴 그룬왈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주식시장은 중국 대륙 투자자들의 안마당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4년 11월 시행된 홍콩과 상하이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滬港通)’, 2016년 12월 시작된 홍콩과 선전증시의 교차거래인 ‘선강퉁(深港通)’은 홍콩증시의 거래 패턴에 변화를 초래했다. 글로벌 증권사인 제퍼리스에 따르면 후강퉁을 통한 6월의 순매수액은 홍콩증시 거래량의 10% 가까이에 이른다. 중국 대륙 투자자들의 비중이 후강퉁이 시행된 지 2년반 만에 이같은 수준까지 확대된 것이다. 때문에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대륙 투자자들이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세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국유기업을 포함한 중국 대기업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제10회 월드 IT쇼 개막…57개국 500개 업체 기술대전

    제10회 월드 IT쇼 개막…57개국 500개 업체 기술대전

    “볼거리가 많아 시간이 아깝지 않네요. 주말에 아이들과 한 번 더 오려고요.”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월드IT쇼’에서 만난 직장인 김성모(36)씨는 “예전보다 더 세련된 느낌”이라면서 “과거에는 참가 업체들이 기술을 선전하느라 바빴는데, 올해는 한결 더 관람객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짠 것 같다”고 말했다.●삼성 덱스·빅스비·기어360 인기 이번 전시회에는 단골 참가 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등 비(非) ICT 업체도 참가해 미래 기술 대전을 펼친다. ‘세계 3대 가전쇼’로 불리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비하면 규모 등에서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점점 더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올해 참가 업체는 국내외 57개국 500여곳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눈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국내 대표 ICT 업체인 삼성전자도 전시관 자체를 체험관으로 꾸몄다. 인공지능 ‘빅스비’와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삼성 덱스’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VR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기어 360’ 카메라로 상하좌우 360도 모든 공간을 촬영할 수 있다. VR 콘텐츠에 맞춰 놀이기구처럼 흔들리는 ‘4D 의자’에서는 스키점프, 카약, 산악 자전거 등을 직접 타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다.●지문 간편결제 LG페이 첫 공개 LG전자는 다음달 출시되는 간편 결제 서비스인 ‘LG페이’ 체험존을 마련했다. 지문 인증 후 카드 결제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끝나는 서비스로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했다. ●KT 동계올림픽 VR로 생생 SK텔레콤과 KT도 체험 공간을 대폭 늘렸다. SK텔레콤은 가상현실에서 커넥티드카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VR 커넥티드카’ 체험 코너를 마련했다. 5G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미니 자동차 경주 대회 중계도 한다. ‘T맵’을 통해 앞차의 위험 상황을 뒤따라오는 차량에 알리고, 집 내부의 가스 밸브를 잠그는 상황 등을 연출하는 시연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에 맞서 KT는 루지, 스키, 봅슬레이 등 동계올림픽 종목을 VR 기기를 통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 TV ‘기가지니’와 쌍방향 놀이학습 서비스인 ‘TV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부스 일부를 가정집과 사무실처럼 꾸몄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하지 않았다. ●현대차 첫 참가 ‘수소전기차’ 눈길 현대차는 올해 처음 행사에 참가해 ‘아이오닉 일렉트릭(EV) 자율주행차’와 친환경 ‘FE수소전기차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한다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한다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 지음/김명주 옮김/김영사/630쪽/2만 2000원 하라리 “현 인류는 시한부적 존재”…‘기술혁명의 힘’ 악용 땐 지옥 건설 인류의 빅히스토리를 다룬 전작 ‘사피엔스’에서 현생 인류를 무책임한 신(神)으로 비난할 때부터 예고된 경고가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었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의 신작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한 줄의 서사로 줄이면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그 앞줄에는 한 문장이 더 있다. 호모 사피엔스를 유일한 인류 종(種)으로 만든 능력, ‘인간이 신을 발명했을 때 역사는 시작되었다’라는 하라리적 관점이다. 현 인류를 시한부적 존재로 상정한 하라리 교수의 예측은 다소 불편할지는 몰라도 충격적이지는 않다. 호모 사피엔스는 이미 또 다른 인류 종의 멸종을 주도하고 목격해 온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10만년 전 인류는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 최소 여섯 종이 존재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 종들을 모두 멸종시킨 건 이 종만이 협력할 줄 알고 신화를 지어내거나 믿는 인지혁명(7만년 전) 덕분이었다. 사피엔스는 더욱 분발해 1만 2000년 전 농업혁명을 성공시켰고 500년 전부터 과학혁명을 수행해오고 있다.하라리 교수가 인간의 학명인 ‘호모’와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데우스’를 조합한 책 제목을 쓴 건 지금의 인류 역시 우수한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 멸종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다.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등 3부로 구성된 책은 인류와 동물의 관계부터 훑는다. 전 세계 대형동물(몸무게가 킬로그램 단위인 동물들)의 90%를 인간과 가축으로 재편한 인류가 동물을 다뤄 온 방식(단일적 생태 단위 구축과 멸종)을 통해 초지능적 존재가 자신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현 인류를 어떻게 대할지 본다. 2부에서 인류가 구축해 온 정신적 성채인 자유의지와 고색창연한 인본주의의 쇠퇴를 짚고 마지막 3부에서 신에게 도전하는 인류의 미래를 그려 나간다. 호모 사피엔스가 꿈꿔 온 ‘상상의 산물들’(불멸·신성·행복)이 기술혁명을 통해 실현되는 미래로의 여정이다. 바벨탑과 같이 신에 대한 인류의 도전은 실패했고, 그 대가는 컸다. 오히려 하라리 교수는 허구적 존재였던 신은 이제 초지능적 네트워크로 실재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본다. 미군 등이 시험 중인 인간 뇌에 전극을 이식하는 ‘경두개 직류 자극’ 기술은 사랑, 분노, 두려움, 우울감 등 감정과 욕망마저 인위적으로 설계한다. 인간의 자유의지조차 조작될 수 있는 셈이다.인류는 건강을 꿈꾸며 자발적으로 생체정보를 네트워크에 제공하고 있으며 게놈 기술 등 생명공학과 비유기체 합성 기술,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사이보그 공학은 인류가 죽음을 극복해 가는 경로가 된다.하라리 교수가 그리는 호모 데우스 시대는 섬뜩하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경제적 불평등은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전이된다. 경제력을 기반으로 불멸의 신체 능력을 획득할 수 있는 계급과 그렇지 않은 계급의 운명은 달라진다. 불멸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인간들의 유전자만 후손에게 이어진다. 저자가 예측하는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 모습이다. 산업혁명이 농민을 노동자로 전환시켰다면 오늘날 도래할 기술혁명은 인공지능(AI)에 소외된 “쓸모없는 계급”, 즉 백수들을 양산한다. 이들 잉여인간은 초지능적 네트워크라는 ‘데이터교’가 주는 환락에 탐닉할 뿐이다. 하라리 교수의 예측대로라면 호모 사피엔스의 상당수는 호모 데우스로의 진화 과정에서 탈락한다. 미래 어느 시점엔가 ‘자연선택을 통한 적응’이라는 기존의 진화론마저 깨질 수 있는 셈이다. 전 세계에서 500만부 넘게 팔린 전작을 통해 인류사를 풀어가는 탁월한 이야기꾼 자질을 보인 그는 속편에서는 과학과 철학, 종교, 경제, 생물학 등 학문적 경계를 종횡무진하며 한층 무르익은 입담을 드러낸다. 저자의 시선은 낙관으로 향하지 않는다. 업그레이드된 인간 모델로 진화하려는 욕망을 멈출 브레이크는 기대하지 말라는 쪽이다. 인류의 지난 발자취를 거울 삼아 내놓은 이 서늘한 경고를 외면하지 말자.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다가올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전체를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서문 ‘다시,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페이스북 “국가기관 개입된 가짜 뉴스와 전쟁”

    페이스북이 27일(현지시간) 국가기관이 개입된 ‘정보 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 기관원이나 고액의 돈을 받는 전문가가 개입해 가짜 계정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법은 가짜 뉴스로 알려진 현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보 조작”이라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이를 식별하고 정보 조작의 진원지가 되는 허위 계정을 정지 또는 삭제함으로써 정보 조작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이 정보 조작과의 전쟁은 해커나 사기꾼보다 더 복잡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의 1차 대선 투표를 앞두고 페이스북이 지난주 3만개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도 이런 정보 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정보 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을 들었다. 조직적으로 이메일과 문서를 훔치고 이를 허위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상에서 퍼뜨린 뒤 또다시 ‘증폭자’를 통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것이 전형적인 정보 조작의 예에 속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로 인해 진짜 친구 그룹과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의 유기적 확산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자주 행해지는 정보 조작과 허위 뉴스 제공의 수법도 자세히 전했다. 가공의 인물이 실재 인물인 것처럼 해서 친구 요청을 한 후 그 요청이 수락되면 표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는 차례로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웹 링크로 보내지거나 추가 스파이 행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허위 사실을 증폭시키는 기술은 대부분 현지 언어와 현지 정치 상황에 익숙한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정보 조작은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페이스북, 대선 개입 정보기관과 전면전

    페이스북, 대선 개입 정보기관과 전면전

    “‘가짜 뉴스’보다 심각…AI로 식별 후 계좌 삭제”佛 1차대선 직전 정보조작 연루 계정 3만개 정지 페이스북은 27일(현지시간) 일부 국가기관이 가짜 계정을 통해 정보조작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AI 등을 활용하여 싸울 것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허위 정보나, 사실을 오도하는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는 일부 국가와 기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부 기관원이나 고액의 돈을 받는 전문가들이 개입해 가짜 계정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법들은 가짜 뉴스로 알려진 현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보조작”이라며 “머신러닝 등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이를 식별하고 정보조작의 진원지가 되는 허위계정을 정지 또는 삭제함으로써 정보조작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정보조작과의 전쟁을 해커나 사기꾼보다 더 복잡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1차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이 지난주 3만 개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도 이런 정보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웹사이트에서 정보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을 들었다. 조직적으로 이메일과 다른 문서를 훔치고 이를 허위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상에서 퍼뜨린 뒤 또다시 ‘증폭자’들을 통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것이 전형적인 정보조작의 예에 속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로 인해 진짜 친구 그룹과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의 유기적 확산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자주 행해지는 정보조작과 허위 뉴스 제공의 수법도 자세히 전했다. 가공의 인물이 실재 인물인 것처럼 해서 친구 요청을 한 후 그 요청이 수락되면 표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는 차례로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웹 링크로 보내지거나 추가 스파이 행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허위 사실을 증폭시키는 기술은 대부분 현지 언어와 현지 정치 상황에 익숙한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정보조작은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 친구는 3D 프린터로 숙제해요… 2024년 한국의 일상

    아빠, 친구는 3D 프린터로 숙제해요… 2024년 한국의 일상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의료기술 등 모든 사물과 서비스는 일반에 보편화되기 전에 초기 태동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것이 발전을 거듭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순간, 그것을 흔히 ‘티핑 포인트’라고 부른다. 티핑 포인트의 예측은 어렵다. 정교하게 예측한다고 해도 근사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예측은 사회적·기술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가능케 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펴낸 미래 전망서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을 통해 유망 기술의 티핑 포인트들을 17일 정리해 봤다.●지능형 로봇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계획하고 동작하는 로봇을 말한다. 지능형 로봇의 한 종류인 소셜로봇의 경우 1997년 미국 MIT에서 사람의 얼굴과 목 부분을 모방해 개발한 ‘키스멧’(Kismet)이 시초다. 국내에서는 201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Maru)가 가정에서 음식을 준비해 서비스하는 데 성공했고, 201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휴보’(Hubo)가 미국 국방부 로봇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2024년, 국내에서는 2028년에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때쯤이면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로봇의 일반가정 보급률이 8%를 돌파할 것으로 본 것이다. ●초고속 튜브 트레인 터널을 아진공(진공에 가까운 수준의 공간) 튜브 상태로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캡슐형 차량이 공중에 뜬 채로 시속 1000㎞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는 초고속 교통기술을 말한다. 아직 시속 1000㎞ 이상의 상용화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012년 미국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진공 튜브 안에서 캡슐 형태의 고속열차가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인 ‘하이퍼루프’를 제안한 바 있는데, 하이퍼루프는 지난해 5월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시험용 1㎞ 구간에서 1.1초 만에 시속 186㎞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2028년, 국내에서 2033년에 티핑 포인트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때가 되면 시속 1000㎞ 이상으로 운행하는 상용화된 초고속 튜브 트레인의 첫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3차원(3D) 프린팅 제품 형상을 디지털로 스캔하고 설계한 뒤, 다양한 소재를 얇은 층으로 여러 겹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입체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되면서 건축·제조·의료 분야의 일부 제품이 3D 프린팅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에, 국내에서는 2024년에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때쯤이면 3D 프린터의 일반 가정 보급률이 3%에 다다를 것이라는 점에서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자유롭게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원기둥 형태로 말아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사용할 수 있는 화면장치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어 2023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롤러블 컬러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최초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둘둘 말아서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자율주행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위험을 판단하고 주행 경로를 계획해 운전자가 제동 등에 관여하지 않고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구글은 시각 장애인을 동승자 없이 단독으로 자율 주행차에 태워 시험 운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벤츠, BMW,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 주행기술을 겨루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의 티핑 포인트는 미국 2023년, 국내 2028년으로 전망됐다. 이때가 되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동차 신차 판매의 12%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 개인맞춤형 의료기술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는 빅데이터 정보의 분석을 통해 개인별 질환 발생 예측이 가능하고, 개인에게 특정한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에 적절한 선제적 조치를 설계하고 적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 IBM은 2011년 인공지능 ‘왓슨’의 연구성과를 공개하며 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의료의 장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에서 종양학 빅데이터를 학습한 ‘왓슨 포 온콜로지’가 최초로 도입됐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2021년, 국내에서 2025년에 사회적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10만명 이상의 개인별 의료정보가 국가적으로 통합돼 실제 진료현장에 활용되는 시점이다. ●유전자 치료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전자를 이식하는 등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첨단 치료 기술이다. 유전성 희귀질환의 치료제가 2012년 최초 시판승인을 받은 이후 희귀질환은 안과질환, 혈우병, 선천성 면역질환, 일부 혈액종양, 신경질환 등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임상 단계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젠의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간암치료제 ‘펙사벡’에 대해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4년, 국내에서는 2028년에 티핑 포인트(복합질환의 치료를 위한 2가지 이상의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 FDA, 유럽 EMA, 일본 PMDA 등 허가기관으로부터 의약품 범주의 시판 허가를 얻는 시점)를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줄기세포 기술 자체 증식을 통해 몸의 다양한 조직 내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분리하거나 배양하고, 분화를 유도하여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파킨슨, 류머티즘, 루푸스, 노인성 황반변성, 척수손상 등 기존의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난치병 극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6개국 이상에서 10여건의 배아 줄기세포유래 망막상피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신경 질환과 당뇨질환 치료제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성체 줄기세포의 경우 세계적으로 500건 이상의 관련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2024년, 국내에서 2028년에 티핑 포인트(특정 난치병 10종 이상에 대해 줄기세포를 활용 치료법이 개발돼 치료에 적용되는 시점)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 장기 인간의 신체 장기를 대용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제작한 장기로, 줄기세포·생체조직·동물의 장기(이종장기)를 이용해 만든 바이오 인공장기와 전기 및 기계공학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전자기기 인공장기로 구분된다. 미국은 2024년, 한국은 2029년이 티핑 포인트(인공신장 이식 건수가 전체의 16%가 되는 시점)로 예상된다. 김현철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인공 장기는 턱없이 부족한 장기 수급 불균형을 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산업인 전기·기계, 세포·바이오 분야도 동반 성장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주 미래부 미래전략기획과장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면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티핑 포인트를 알면 개인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 정부도 규제를 개혁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탄도미사일 단계별 요격 체계, ‘사드’만 알고 있나요?

    탄도미사일 단계별 요격 체계, ‘사드’만 알고 있나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접경 지역인 골란고원 상공. 헤즈볼라 보급기지로 추정되는 시리아 팔미라 인근 기지를 폭격한 뒤 귀환하는 이스라엘 전폭기의 레이더에 시리아군이 발사한 S200 지대공미사일이 포착됐다. 지상의 이스라엘 방공사령부는 즉각 ‘애로2’ 미사일을 발사해 이를 요격했다. 그 잔해는 이스라엘도 시리아도 아닌 인접국가 요르단에 떨어졌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타격에 실패한 S200을 굳이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로 떨어뜨린 이유에 대해 “S200이 우리 전투기 격추를 맞히지 못하고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지면 우리 국민들의 피해가 우려돼 요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은 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최첨단 다층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구축한 국가로 자평한다. 우리 국민에게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대표적인 요격 무기로 알려져 있지만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는 사드뿐이 아니다. 적군의 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탐지하고 궤적을 미리 예측해 요격하는 MD 체계는 미국, 러시아를 포함한 7개 국가가 개발 중이다. 특히 탄도미사일을 단계별로 요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층 방어 체계가 대세가 되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일단 발사되면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물로 날아간다. 비행단계는 정점에 이르기 전까지의 상승단계, 정점에 도달한 이후 대기권 밖(우주)에서 비행하는 중간경로 단계, 목표물의 상공에서 목표물을 향해 급강하하는 종말단계 등으로 구분된다. 미국은 단계별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사드뿐 아니라, SM3 해상발사 미사일, GBI, 패트리엇 등 다양한 요격 무기를 구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되는 상승단계에서는 1차적으로 태평양 해상의 이지스함에서 유효고도 1500㎞의 SM3 미사일을 발사한다. SM3 미사일이 요격에 실패하고 탄도미사일이 2000㎞ 상공(외기권)의 중간단계를 지나가면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에서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을 다시 발사한다. 만에 하나 GBI가 ICBM을 놓친다 해도 미사일이 미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는 종말단계에 이르러서는 유효고도 150㎞의 사드가, 사드가 요격에 실패하면 최종적으로 40㎞ 이내 고도에서 패트리엇(PAC)3가 요격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과정은 ICBM이 비행하는 20분내에 이뤄져야 한다. 요격 기회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방어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미국 본토 방위의 핵심은 사드보다 GBI를 요체로 하는 지상배치미사일방어(GMD)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0여년간 400억 달러를 투입해 GMD 개발을 추진해 왔고 2008년 12월 첫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다음달 말 북한 위협에 대비한 GMD 요격 시험을 3년 만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5일 보도했다.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는 총 33기의 GBI가 배치돼 있으며 미 국방부는 올해까지 14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GBI의 강점은 ICBM이 미국 본토에 근접하기 전 2000㎞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ICBM을 요격한다는 점이다. GBI의 속도는 마하 20(시속 2만 4480㎞)에 육박해 통상적인 ICBM이 외기권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내는 속도와 맞먹는다. 사드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8.2(시속 1만㎞) 정도다. 다만 한 발당 7500만 달러(약 850억원)에 달하는 고비용은 GBI의 대량 배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수제자인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2일 중거리 요격 미사일 체계인 ‘다윗의 물매’(David´s Sling) 포대를 실전배치하고 다층미사일 체계 구축 작업을 마쳤다고 선언했다. 국토 면적이 2만㎢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애로3, 애로2, 다윗의 물매, 아이언돔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통합 MD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 IAI와 미국 보잉사가 공동 개발해 올해 초 실전 배치한 애로 3 체계는 사거리 1000~2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하며 대기권 밖까지 날아가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로 평가된다. 애로 2 미사일은 300~1000㎞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다윗의 물매는 사거리 70~300㎞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도록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2011년 선을 보인 ‘작고 가벼운’(80㎏) 아이언돔의 요격미사일은 사거리 70㎞ 내의 단거리에서 날아오는 로켓을 막는 방어 무기로 분당 최대 1200개의 표적을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영토 전체를 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는 미사일 체계를 의미한다. 이스라엘군은 2012년 11월 14일에는 남부 베르셰바를 향해 발사된 로켓포 15발을 아이언돔으로 모두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인근 결혼식장에 있던 하객들은 대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날아오는 로켓포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이후 사례로도 아이언돔의 요격률은 실전에서 90% 이상으로 입증됐다. 이스라엘이 자체 MD 체계 구축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전격적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개발 지원에만 30억 달러(약 3조 34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국이 동유럽의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MD 체계 구축을 서두르면서 러시아도 ‘러시아판 사드’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올해 상반기까지 최대 사거리 600㎞(요격 고도는 210㎞)의 S500 ‘트리움파터’(Triumfator) 고고도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S500은 시속 2만 5000㎞(마하 20.5)의 속도로 날아오는 미국 ICBM을 파괴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앞서 S400 체계와 S300 체계를 구축했다. 마하 14(시속 1만 7280㎞)로 비행하는 공중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는 S400은 사거리 40~400㎞ 거리의 공중 목표물을 요격한다. S300은 고도 25~30㎞의 하층에서 비행하는 표적을 파괴하는 무기 체계다. 중국도 종말단계 고도에서 요격 능력을 갖춘 방공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판 사드로 불리는 훙치(紅旗·HQ)19는 사거리 3000㎞의 중거리 미사일 요격을 목표로 한다. 중국청년망은 중국 방공체계가 2010년 1월 처음으로 중고도 중거리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한 이래 위성 요격 실험, 고고도 미사일 요격 실험 등을 실시하며 육상 기반 중고도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KAMD)체계는 종말단계 하층방어인 패트리엇(PAC)3 위주로 구성됐다. 한국군도 2015년부터 이스라엘 애로 2와 비슷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을 개발하고 있지만 요격 고도는 60㎞에 불과해 이스라엘의 사례를 참조해 다층 방어체계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MD 체계의 요격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GMD나 사드 등은 아직 실전에서 핵미사일 공격을 막아본 경험이 없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은 지난해 7월 “현재의 GMD로는 미국 주요 도시들에 대한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방부가 최근 시행한 7차례의 시험에서 탄두요격에 성공한 것은 3차례에 불과했고 사전에 치밀하게 짜인 비행 시험 각본에 따라 성공으로 조작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사일 방어청은 사드의 요격률이 100%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선 여태까지의 사드 요격 실험은 사전에 계획된 방식에 따라 실험해 본 것이라 실전에서의 요격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사드 레이더가 기만탄을 식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 MD에 대항해 개발한 신형 ICBM ‘토폴M’은 발진 단계에서 엔진을 짧게 가동한 뒤 꺼버리는 방식으로 조기경보위성의 감시망을 회피하고 대기권 재진입 시 탄도 궤도를 바꿀 수 있어 방어가 어렵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MD체계는 러시아의 ICBM 공격을 막기는 어려운 셈이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MD 체계는 러시아보다 북한, 이란 같은 ‘불량국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방패를 개발하면 항상 이를 무력화시킬 창이 등장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요즘 포털들 머릿속은… “중립” “중립” “중립”

    요즘 포털들 머릿속은… “중립” “중립” “중립”

    카카오 다음 ‘대선 특집 페이지’ ‘가짜뉴스 바로 알기’ 등 만들어 네이버는 서울대 연구소와 협력… 각 언론사 분석 ‘팩트 체크’ 마련 19대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포털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앞세워 재단장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20대 총선에서는 후보들의 동영상 생중계 등 소통과 투표 독려 기능을 도입해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이끌려 했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른바 ‘가짜뉴스’가 선거의 판을 흔들 암초로 떠오르면서 기사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기능을 앞다퉈 도입하고 기사 배열의 공정성 확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1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포털 다음에 대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고 ‘가짜뉴스 바로 알기’와 ‘언론사별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했다. ‘가짜뉴스 바로 알기’ 코너에서는 가짜뉴스 관련 기사들을 모아 제공하고 가짜뉴스의 사례와 판별법,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한다. ‘언론사별 팩트체크’ 코너에서는 각 언론사가 대선 관련 주요 이슈와 주장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분석한 기사를 모아 제공한다. 이 같은 ‘팩트 체크’는 이번 대선에서 포털이 새롭게 도입하고 있는 주요 기능이다. 네이버는 대선 특집 페이지에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협력해 ‘팩트 체크’ 페이지를 마련했다. 한 후보에 대해 제기된 논란을 각 언론사들이 사실관계를 분석한 기사와 함께 ‘사실’, ‘대체로 사실’, ‘사실 반 거짓 반’ 등으로 구분해 보여 준다. 구글은 지난 7일부터 국내 뉴스에 ‘사실 확인’(팩트 체크) 라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사 본문 안에서 확인된 사실을 손쉽게 식별 가능 ▲사실관계의 출처가 투명 ▲기사 내용이 주장인지, 결론인지, 사실 확인인지 등이 제목에 드러남 등의 조건이 충족된 기사에 ‘사실 확인’ 라벨이 적용된다. 기사 배열의 중립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외부 자문기구인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회’ 산하에 ‘기사 배열 모니터링단’을 운영한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대선 관련 기사들의 배열을 공정성과 객관성 등의 기준에 따라 분석하며 각 정당과 후보자 측에 의견을 구한다. 카카오는 다음 메인 화면에 적용해 온 콘텐츠 추천 인공지능(AI) ‘루빅스’를 대선 특집 페이지에도 적용한다. 메인 화면의 기사 배열에 임의로 개입하지 않고 개별 이용자들의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뉴스를 제공한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포털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것은 급박하게 전개되는 선거에서 가짜뉴스 등 잘못된 정보는 빠르게 퍼져 나가는 반면 후보들의 정책 등 중요한 정보는 주목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인터넷업계의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은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의혹을 받아 왔지만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가짜뉴스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포털에 문제가 제기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면서도 “논란의 여지를 막기 위해 업계가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팩트 체크]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채용 의혹

    [팩트 체크]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채용 의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과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록과 고용노동부의 감사 결과 등을 통해 주요 논란을 짚어본다.① 내부 채용계획과 다른 외부 공고 →사실 고용정보원은 2006년 11월 내부결재용 하반기 직원 채용계획(왼쪽 사진)에 연구직과 일반직 14명을 뽑는다고 밝혔다. 특히 ‘※PT(프레젠테이션) 및 동영상 제작 관련 전문가 일부를 외부에서 채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1월 30일 워크넷에 올라온 ‘연구직 초빙 공고’에는 고용조사분석 등 전문적 채용 분야와 전공을 명기해 전문 연구직을 뽑는 것처럼 공고(오른쪽)했다. 일반직은 ‘5급 약간 명 포함(전문기술분야 경력자 분야)’ 한 줄만 적었고 내부결재용 문건에 있던 PT 및 동영상 관련 내용은 빠졌다. 그런데도 문씨는 응시원서의 자격·경력란에 2005~06년 세 차례 공모전 수상 내역만 적었다. 최종공고에는 없는 동영상 전문가 채용 계획을 미리 알고 동영상 관련 수상 경력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07년 노동부 조사는 “특혜채용 목적으로 내용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정황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공고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돼 의혹을 갖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② 인사규칙 어긴 채용 절차 →사실 2006년 고용정보원의 다른 채용에서는 워크넷과 일간지 등 2~5개 경로로 공고됐지만 2006년 말 채용은 워크넷에만 공고됐다. 이전 세 차례 채용에서는 16~42일 공고했지만 2006년에는 6일만 공고된 것도 지적됐다. 2007년 환노위 당시 권재철 원장은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절차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원서접수 마감 결과 연구직 12명, 일반직 39명이 응시했고 이 중 외부 응시자는 연구직 6명, 일반직 2명이었다. 면접을 통해 연구직 5명(전원 계약직), 일반직 9명(7명 계약직)이 최종 합격했다. 외부 응시자 2명에 문씨가 포함되는 것이고, 동영상 전공자는 문씨만 지원했다. 권 원장은 “응모자가 적어 추가 공모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노동부는 “특정인만 홀로 응시케 해 특혜 채용할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인사규정상 시험시행일 15일 전에 공고해야 하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③ “여러 차례 감사로 끝난 문제” →실제 감사는 한 차례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은 2007년과 2010년 여러 차례 노동부 감사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문제 없음이 확인됐다고 반박한다. 2007년 노동부는 “특정인(문씨)이 포함된 일반직 외부응시자가 2명에 불과하고 이들 모두 경쟁 없이 채용돼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할 소지가 있다”면서도 문씨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닌 외부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결론 냈다. 2011년 고용노동부 감사에서는 문씨가 대상이 되지 않았고 대선을 앞둔 2012년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논란이 됐지만 노동부는 “동일 사안에 대해 중복감사를 실시할 법령상 요건이 안 되며 당사자도 이미 퇴직했다”며 재조사를 하지 않았다. 권 원장은 2007년 문 후보와 “그런 부탁을 서로 주고받고 할 사이도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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