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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길 자전거 운전자 보호용 스프레이 개발

    밤길 자전거 운전자 보호용 스프레이 개발

    야간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보호용 스프레이가 개발돼 화제다. 1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세계적인 명차로 알려진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볼보(Volvo)가 야간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보호용 스프레이 ‘라이프페인트’(LifePaint)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프페인트’는 자전거·옷·헬멧·가방 등에 뿌리면 한밤중에도 빛을 반사해 야광으로 빛나게 해주는 스프레이다. ‘라이프페인트’의 성분은 수용성이며 무색투명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낮에는 의류나 가방 등에 영향을 주지 않아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한 번 뿌린 스프레이는 일주일간 지속된다. 스프레이 제거는 간단한 물세탁만으로 가능하다. ‘사고에서 살아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든 이 제품은 볼보사가 반사 스프레이를 개발하는 알베도100(Albedo100)과 협력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3월 26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현재 128만 77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Volvo LifePaint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싸고 질긴 나일론 1963년 첫 생산… 한국 섬유역사 산증인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싸고 질긴 나일론 1963년 첫 생산… 한국 섬유역사 산증인

    코오롱그룹의 역사는 대한민국 섬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4년 12월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설립한 개명상사는 당시 생소한 나일론사를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나일론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터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양말은 물론 의류까지 나일론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사업이 번창했다. 코오롱(KOLON) 이름도 코리아+나일론(Korea+Nylon)의 합성어다. 한국 기업 최초의 영어 사명으로 ‘KORLON’으로 표기하다 1968년 ‘KOLON’으로 변경됐다. 고 이원만 창업주와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1957년 4월 12일 한국 최초의 나일론 제조회사인 한국나이롱주식회사(현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설립했다. 스트레치 나일론 생산쯤은 우리 손으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다는 각오로 설립한 회사다. 같은 해 11월 스트레치 나일론 공장 건립의 첫 삽을 떴고 이듬해인 1958년 10월 총건평 1500평의 공장을 준공했다. 싸고 질긴 합성섬유를 접한 소비자들은 말 그대로 열광했다. 그 덕분에 1963년에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일일 생산 2.5t 규모의 나일론원사제조 공장은 4년 만인 1967년 4배가 성장해 하루 10t의 나일론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도약했다. 초기 코오롱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1960년대 섬유제품의 수출은 주로 수입된 섬유를 가공해 수출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오롱은 섬유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저렴한 가격에 원사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라고 생각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에 돌입했다. 결국 코오롱은 이를 기반으로 1973년 타이어코드 사업에도 진출했다. 등산이라는 개념조차 모호했던 1970년대, 코오롱상사는 코오롱스포츠 브랜드를 출시해 등산의류와 용품 등을 선보였다. 창립 20주년을 맞으면서 코오롱은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 섬유사업 외 필름, 비디오테이프, 메디컬사업 등 비섬유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1988년에는 정보기술(IT) 소재필름을, 1991년에는 냉동·냉장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나일론 필름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연산 1000만권 규모의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준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코오롱은 199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1만분의1에 불과한 초극세사를 이용하는 첨단 섬유소재 샤무드를 생산했다. 2002년에는 액정표시장치용 광학산 필름과 프리즘 필름을, 2005년에는 국내 최초로 강철보다 강한 섬유 헤라크론(아라미드) 양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의 포트폴리오는 첨단부품과 소재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계열사 간 합병과 사업부문의 분할도 진행했다. 모기업인 ㈜코오롱을 중심으로 2007년 코오롱유화㈜의 합병, 2008년 원사사업부문 물적 분할, 지난해 8월 FnC코오롱㈜와의 합병법인을 출범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코오롱그룹은 또 2009년 12월 3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코오롱은 또 한번 변신 중이다. 화학섬유 제조와 건설, 무역에 주력하던 사업 영역을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과 웨어러블 기술이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티슈진-C’를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기태양전지 제조 분야에 주력한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기반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로 기존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며 형태 및 색상 구현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태양전지는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의류,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사용 범위도 다양하다. 코오롱글로텍㈜은 국내 최초로 섬유에 전자회로를 인쇄해 전류를 흐르게 한 전자섬유를 상용화했다. 히텍스(HeaTex)란 이름의 섬유는 전류 및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전류가 흐를 수 없다고 인식됐던 섬유에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웨어러블 컴퓨터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전기로 열을 내는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3년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연구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 됐다. 코오롱은 미래신수종 산업 발굴과 인재 육성을 위해 2011년 8월 대전 카이스트(KAIST) 내에 ‘코오롱-KAIST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아울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약 2464억원을 투자해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R&D)센터인 ‘미래기술원’도 신규 건립할 계획이다. 2017년 8월 완공 예정인 이 시설은 향후 100년을 책임질 기업의 싱크탱크이기도 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볼보가 개발한 야간 자전거 운전자 보호용 스프레이

    볼보가 개발한 야간 자전거 운전자 보호용 스프레이

    야간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보호용 스프레이가 개발돼 화제다. 1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세계적인 명차로 알려진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볼보(Volvo)가 야간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보호용 스프레이 ‘라이프페인트’(LifePaint)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프페인트’는 자전거·옷·헬멧·가방 등에 뿌리면 한밤중에도 빛을 반사해 야광으로 빛나게 해주는 스프레이다. ‘라이프페인트’의 성분은 수용성이며 무색투명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낮에는 의류나 가방 등에 영향을 주지 않아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한 번 뿌린 스프레이는 일주일간 지속된다. 스프레이 제거는 간단한 물세탁만으로 가능하다. ‘사고에서 살아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든 이 제품은 볼보사가 반사 스프레이를 개발하는 알베도100(Albedo100)과 협력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3월 26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현재 128만 77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Volvo LifePaint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법적 보호가치 상실한 특허권은 제한… 산업 발달 저해하는 권리남용에 제동

    법적 보호가치 상실한 특허권은 제한… 산업 발달 저해하는 권리남용에 제동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2년 1월 침해금지청구와 관련해 ‘특허가 무효’라는 항변이 있는 경우에 그 무효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면 침해금지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당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04년 특허받은 ‘드럼세탁기의 구동부 구조’와 ‘세탁기의 구동부 지지 구조’에 관한 특허권을 모두 침해해 피고의 세탁기를 제조 및 판매했다”며 특허권 침해행위 금지와 침해물품의 폐기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2010다95390)을 제기했다. 해당 판결은 특허침해소송에서 진보성 요건 흠결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허권자 등이 주장하는 특허권이 실질상 무효라고 봤다. 또 ‘이러한 형식상 권리에 불과한 특허권에 기반한 금지청구권 및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는 민법 제2조 소정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침해자 측의 항변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다만 해당 판결은 권리남용이론을 적용함에 있어 명백성 요건을 추가로 요구했다. 명백성의 의미와 관련해 향후 실무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고, 권리남용이론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향후 입법론적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해당 판결은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절차뿐만 아니라 일반법원이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발명에 대한 진보성 결여 여부의 판단을 할 수 있음을 허용했다.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서 권리남용이론을 채택해 앞으로 특허침해소송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해당 판결 이전에도 “특허권도 사권(私權)의 일종이고, 특허법에 그 권리의 행사 등에 관해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특허권 행사의 한 형태인 금지청구에도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학설이 존재했다. 권리남용이나 신의칙에 의해 금지청구권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판결 이전에는 학설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인정한 판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대법원이 2004년 10월 선고한 판결(2000다69194)에서 해당 사건의 해결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이 권리남용의 법리가 처음으로 언급되기는 했다.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IT) 분야 표준필수특허의 권리행사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다. 2012년 8월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특허권침해금지 등 사건(2011가합39552)에서 원고(삼성전자)가 프랜드(FRAND) 선언을 한 표준필수특허에 대해 같은 표준을 실시하는 피고(애플코리아)에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다. 서울중앙지법은 침해금지청구를 하는 것이 프랜드 선언에 위반한 행위(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재판부는 우선 “상대에 대한 특허권 행사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특허권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는 등록 특허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로는 상대에 대한 특허권의 행사가 특허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하는 경우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프랜드 선언을 한 경우에는 표준특허에 대해 특허법의 목적과 이념 등에 비춰 특허권자의 권리를 제한할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삼성전자)가 금지청구를 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허권자의 침해금지청구권 행사 제한을 요구하는 피고(애플)의 항변을 배척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대한 근거로 피고(애플)가 실시허락청구나 협의를 하지 않았던 점, 소송 제기 이후 교섭불성립의 원인이 원고(삼성전자)의 성실교섭의무 위반만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점, 소송의 목적이 피고(애플)의 시장으로부터의 배제나 경쟁 제한은 아닌 점 등을 들었다. 해당 사건의 판결 내용은 표준필수특허의 실시 과정, 제소의 목적이나 경위, 실시료율과 관련해 특정 시점까지의 교섭 과정 등을 포함한 권리남용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 법원이 최초로 적용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허제도의 의의는 특허법의 목적인 발명의 장려로써 산업의 발달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허권이 배타적, 독점적 권리인 것을 감안하면 특허권의 본질에 관한 금지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에는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특허권의 강한 보호를 요구한 나머지 특허법의 목적인 산업의 발달에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산업 발달에 기여한다는 특허제도의 목적에 비춰 볼 때,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금지청구권의 행사라도 산업 발달이라는 목적에 반한다면 금지청구권의 행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기존의 ‘특허권침해는 곧 금지명령인정’이라는 기계적인 도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 법원도 향후 특허괴물과 같이 특허제도의 목적에 반하는 특허권 행사에 대해서는 금지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 등 유연한 권리 구제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용어 클릭] ■프랜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ion) 선언 대체할 수 없는 표준필수특허에 대해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후발 업체에 라이선스를 제공할 의무를 말한다. 이에 따라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다. ■특허괴물(Patent Troll) 제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지는 않고 특허소송만으로 수익을 내는 특허 전문 기업이다. 재정 상태가 열악하거나 부도난 회사, 경매시장 등을 통해 대량의 특허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후 다른 기업이 특허를 침해하면 특허소송 전문 인력을 배치해 소송을 걸어 거액의 배상금이나 합의금을 챙기는 식으로 운영된다. [차상육 교수는] ▲한양대 법학 박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허청 위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한국특허법학회
  •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50여년 전통의 종합화학기업인 OCI그룹은 21세기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전문 기업으로 유명하다. 태양광발전의 기본 소재는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 주는 폴리실리콘인데 OCI그룹은 미국 헴록, 독일 바커와 함께 폴리실리콘 제조 ‘세계 3강’으로 꼽힐 만큼 글로벌 그린 에너지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OCI그룹은 자산 규모 12조원대로 2013년 기준 국내 재계 서열(공기업 제외) 23위에 올라 있다. OCI그룹의 창업자는 국내 재계 마지막 ‘개성 상인’으로 불리는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다. 개성에서 송도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14세 때부터 도매상 손창선 상점에 취직해 송상(松商·개성을 중심으로 사업 활동을 하던 상인)의 길을 걸었다. 1951년 서울에서 국내 최초의 수출 업체인 개풍상사를 운영하면서 면사 등을 팔아 강원도 대한탄광(1955년) 등을 인수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미국의 개발차관(AID)을 받아 1959년 OCI그룹의 모태인 동양화학을 설립했다. 동양화학은 국내 최초로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소다회를 제조하는 기초화학소재 업체로 첫발을 뗐다. 그러나 1968년 공장 준공 이후 일본과 미국의 소다회 제품이 범람해 적자와 재고가 쌓이면서 사업 초기부터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이 명예회장은 장남이자 OCI그룹을 승계한 이수영 회장을 회사에 불러들여 부자 경영을 시작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유학 중이던 이 회장은 지금의 부사장 격인 전무이사 타이틀로 1970년 입사했다. 이후 1979년 사장으로, 1996년 회장으로 OCI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회장 투입 이후 당시 박정희 정부의 도움과 경제개발 계획에 힘입어 동양화학은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화이트카본을 생산하는 한불화학(1975년), 세제의 원료인 과산화수소 공장(1979년), 지금은 유니드로 개명한 한국카리화학(1980년), 실리카겔 공장(1988년), TDI 공장(1991년), 동우반도체약품(1991년) 등을 설립해 다양한 화학 분야로 진출하며 종합화학그룹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후유증으로 고전하던 시기인 2000년. 당시 예금보험공사에 담보로 잡혀 있던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하며 또 한번의 변신을 꾀했다. 제철화학은 포스코의 포항공장과 광양공장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정제해 피치 등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동양화학은 이듬해인 2001년 제철화학과 합병하면서 동양제철화학으로 거듭났다. OCI그룹에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주요 기업이자 지주회사 격인 OCI는 당시 인수·합병을 계기로 1990년대 후반까지 3000억원대이던 매출이 2000년 기준 1조 6000억원대로 5배 이상 확대됐다. 이수영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6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으며 재계를 이끌었다. OCI그룹(당시 동양화학)은 2006년 태양광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섰다. OCI그룹 내 주력 회사인 OCI는 2008년 제1 폴리실리콘 공장(연산 5000t)의 상업 생산이 시작된 후 제2공장(1만t), 제3공장(1만t)을 잇따라 건설했다. 이후 이들 공장의 생산 설비 합리화로 2011년 말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4만 2000t으로 확대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3위권의 폴리실리콘 메이커로 우뚝 섰다. 동양화학은 2001년 동양제철화학에 이어 2009년 회사명을 지금의 OCI로 바꿨다. 시련도 이어졌다. 이수영 회장의 두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로 2011년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유가 하락 등으로 태양광 업계가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OCI는 적자 전환했다. 이 여파로 OCI 계열인 넥솔론은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1년 6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OCI 주가는 2015년 3월 현재 1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OCI그룹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삼성정밀화학이 사실상 손을 떼고, 웅진이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거의 포기한 태양광에너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흑자 전환(연결 기준)에 성공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은 호전되지 않아 OCI는 적자지만 석유석탄화학과 기초화학 분야에서의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창출로 태양광 분야 적자를 보전해 흑자를 냈다. OCI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폴리실리콘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도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OCI는 태양광과 ESS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태양광 전문 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 OCI그룹 측은 “태양광 시장이 유럽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이달 말 전북 군산 폴리실리콘 3공장 증설을 끝내면 OCI는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17%를 차지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태양광 소재에서 발전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200억원 수출 대박… 1인 기업이 해냈다

    200억원 수출 대박… 1인 기업이 해냈다

    창업한 지 2년밖에 안 된 1인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200억원에 가까운 수출 계약을 따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소재 알칼리 이온수기 제조업체인 라이프코어인스트루먼트㈜가 중국 저장(浙江)성에 본사를 둔 N사와 1650만 달러(약 185억 4600만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2012년 12월 창업한 이 회사는 반도체 세정용 친환경 이온수 생성장비 기술을 가진 업계의 독보적인 기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환원력(본래의 물질로 환원시키는 힘)을 가진 알칼리 이온수기도 개발했다. 전기분해 관련 특허만 12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자금력이 부족해 스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4월 중기센터가 운영하는 경기벤처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부터는 해외마케팅 대행사업에도 참여했다. 해외마케팅 대행사업은 비용과 인력 부족으로 해외마케팅을 하기 어려운 도내 중소기업을 발굴해 경기중기센터에서 운영하는 해외통상사무소인 경기비즈니스센터(GBC)가 시장조사에서 바이어 발굴, 수출 거래 계약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회사가 중국 내 27성에 300여개 정수기 판매 대리점을 두고 있는 N사를 만난 것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한 G-FAIR(대한민국 우수상품 전시회)에서였다. 정수기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N사 관계자들에게 이 회사 제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후 협상이 진행됐지만 언어 문제 때문에 진척을 보지 못했으며 소통에 오해가 생겨 계약이 무산될 위기도 맞았다. 이때 GBC 상하이의 현지 직원들이 나섰다. N사를 직접 찾아가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바이어의 한국 공장 방문을 돕는 등 공을 들인 끝에 계약이 성사됐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올해 직원 20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창업 첫해 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임동원 대표는 “이제 막 창업을 시작한 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많은데 GBC가 직접 바이어 발굴부터 통역과 계약 체결까지 해외지사 역할을 해 준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계열 센터수출지원팀장은 “GBC는 마케팅 대행 외에도 해외 우수 상품전시회, 수출상담회, 해외전시회 등 신흥시장 발굴 및 해외시장 진출 업무를 지원해 수출 초보 기업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학생 63.3% “인종 다양성은 삶을 풍요롭게 해”

     대학생들은 저출산시대의 노동력으로 부상하는 외국인근로자 등 ‘인종 다양성’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으로 지내고 싶지 않은 기피대상으로는 성범죄 전과자, 약물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등을 많이 꼽았다.  25일 2.1지속가능연구소(이사장 이계안)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현대리서치 등에 의뢰해 전국 132개 대학 남녀 재학생 236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종 다양성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의견이 63.3%로 ‘인종 다양성이 국가적 단합을 해친다’(11.7%)는 의견보다 5.4배나 됐다. 19.8%는 중립적이다.  ‘이웃으로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복수 응답)에서는 성범죄 전과자가 84.7%(남 81.3%, 여 87.7%)로 1위였고, 약물중독자 64.9%, 알코올 중독자 59.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알코올중독자에 대해서는 남학생(54.9%)보다 여학생(63.4%)의 거부감이 8.5% 포인트 더 높았고,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여학생(3.2%)보다 남학생(9.8%)의 거부감이 3배 가까이 높았다. AIDS 환자 28.4%,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25.2%, 동성애자 6.3%가 이어졌고 다른 인종의 사람은 1.4%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대한민국 시민권을 갖는 조건에서도 태생(25.5%), 조상(17.7%) 등 혈통적 요인보다는 준법(89.5%), 문화적응(75.5%)과 같은 사회통합적 요인을 중시했다.  연구소측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다인종다문화시대의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지만, 변화추세에 대한 대학생들의 높은 수용성을 보여 준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정의 급증과 함께 ‘외국인 200만명 시대’가 임박했으며, 여러 인종의 외국인근로자가 제조업은 물론이고, 농축산업, 어업, 서비스업까지 광범하게 진출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알카에다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에 美공항 초비상

    알카에다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에 美공항 초비상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최근 발생한 프랑스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함에 따라 미 공항 전역에 이들 알카에다 세력들이 이른바 ‘보이지 않는 폭탄’으로 항공기 폭파를 시도할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이지 않는 폭탄’ 혹은 ‘숨은 폭탄(hidden bomb)’으로 알려진 이 폭탄은 금속탐지기에 적발되지 않게끔 금속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폭탄을 일컫는다. AQAP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신들의 영문판 잡지를 통해 이 폭탄의 제조 방법 등을 소개하고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이들은 이른바 미국 내의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ly wolf)’를 대상으로 이러한 폭탄 제조 방법을 공개해 미국에 대한 테러를 고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미 국토안보부는 이런 방식의 항공기 테러가 자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 전역 공항의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 대부분 공항에서는 금속탐지기 검사에 이어 무작위로 가방을 검사하는 등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대테러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테러 위협의 정보나 첩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 예방을 위해 공항 보안 검색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AQAP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테러리스트가 지난 2009년 크리스마스에 금속탐지기에 적발되지 않은 이른바 ‘속옷 폭탄’을 가지고 비행기 폭파를 시도했으나 점화가 되지 않아 실패로 끝났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는 이른바 미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에 의해서 수작업으로 만든 사제 폭탄이 폭발해 3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부상을 당하는 테러가 발생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을 이용하여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들이 횡행하고 있어 테러 위협이 더욱 가중하고 있다. 폭발물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폭탄’이 실제로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지만, 항공기 내에서 사용된다면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을 전면에 배치한 알카에다 영문판 잡지 표지 (해당 잡지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국 공항, 알카에다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에 초비상

    미국 공항, 알카에다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에 초비상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최근 발생한 프랑스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함에 따라 미 공항 전역에 이들 알카에다 세력들이 이른바 ‘보이지 않는 폭탄’으로 항공기 폭파를 시도할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이지 않는 폭탄’ 혹은 ‘숨은 폭탄(hidden bomb)’으로 알려진 이 폭탄은 금속탐지기에 적발되지 않게끔 금속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폭탄을 일컫는다. AQAP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신들의 영문판 잡지를 통해 이 폭탄의 제조 방법 등을 소개하고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이들은 이른바 미국 내의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ly wolf)’를 대상으로 이러한 폭탄 제조 방법을 공개해 미국에 대한 테러를 고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미 국토안보부는 이런 방식의 항공기 테러가 자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 전역 공항의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 대부분 공항에서는 금속탐지기 검사에 이어 무작위로 가방을 검사하는 등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대테러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테러 위협의 정보나 첩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 예방을 위해 공항 보안 검색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AQAP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테러리스트가 지난 2009년 크리스마스에 금속탐지기에 적발되지 않은 이른바 ‘속옷 폭탄’을 가지고 비행기 폭파를 시도했으나 점화가 되지 않아 실패로 끝났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는 이른바 미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에 의해서 수작업으로 만든 사제 폭탄이 폭발해 3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부상을 당하는 테러가 발생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을 이용하여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들이 횡행하고 있어 테러 위협이 더욱 가중하고 있다. 폭발물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폭탄’이 실제로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지만, 항공기 내에서 사용된다면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보이지 않는 폭탄 위협을 전면에 배치한 알카에다 영문판 잡지 표지 (해당 잡지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해외여행 | 시코쿠 너와함께 걷고 싶어

    해외여행 | 시코쿠 너와함께 걷고 싶어

    일본은 익숙하지만 시코쿠는 낯설다. 일본 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주요 섬 가운데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올 시코쿠 레일패스를 이용해 섬 전역을 두르고 가로지르는 철길 따라 시코쿠 한 바퀴를 달렸다.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내 얘기는 아니다. 내게 처음으로 시코쿠를 알려 준 책 제목이 2009년에 출간된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였다. 시코쿠에는 일본 불교 진언종의 창시자인 홍법대사의 족적을 따라 섬 전역에 1번부터 88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사찰을 걸어서 순례하는 길이 있다. 1,400km에 달하는 이 순례길을 통칭 ‘오핸로’, 순례자를 ‘오핸로상’이라고 하는데, 작가가 오핸로를 걸으면서 만난 어느 오핸로상의 사연을 짓궂게 제목 삼았더랬다. 천여 년이 넘게 이어진 불가의 수행인데 최근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옅어지고 자기 스스로를 되돌아보거나, 나락으로 떨어진 끝에 인생의 전환점 또는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걷는 이들이 많다고. 스물여덟의 나는 당장 시코쿠로 달려가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석사 졸업장, 장렬히 전사한 연애 그리고 겁 없이 뛰어든 책 작업. 그러나 자신이 없었다, 민낯의 나를 마주할. 어찌어찌 5년이 지나고 나는 다시 한번 시코쿠에 혹했다. 여전히 오핸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겁쟁이에게 시코쿠의 해안과 산간으로 이어지는 철로를 따라 시코쿠 일주를 할 수 있는 레일 패스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자한테 차이지 않은 채 시코쿠로 향했다. 차였어야 좀더 그럴싸했을라나? ●가가와현香川 호빵맨 기차 타고 호로록호로록 다카마츠역 플랫폼에 기차가 들어서자 여기저기 기분 좋은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호빵맨 기차다. 사진 찍기 바쁜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출근길의 회사원들도 힐끔힐끔 뒤를 돌아본다. 시코쿠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한 번은 탈 수 있겠지? 조바심 내지 않고 고토히라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고토히라역을 빠져 나오니 단정한 목조건물에 저마다 개성 있는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줄을 선다.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우동집. 라멘, 소바 등과 함께 우동은 일본의 대표 면 요리인데, 우동 하면 역시 사누키 우동이다. 사누키는 이곳 시코쿠 가가와현의 옛 지명이니 제대로 찾아왔다. 가가와현은 일본에서 가장 크기가 작은 현이라 하는데 이 작은 지역에 우동 가게만 800여 곳이 넘으니 말이다. 우동집에서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우동 체험 교실이 있다기에 냉큼 달려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나카노 우동 학교의 1일 우동 체험은 흥에 겹다. 손으로 치댄 반죽을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발로 밟아가며 반죽한다. 수타에 족타가 가미된 반죽이다. 한편 미리 숙성시켜 놓은 반죽을 밀대로 늘려, 먹기 좋게 칼로 자르는 것은 우리의 칼국수와 다르지 않으니 나름 솜씨 발휘를 해본다. 완성된 면은 바로 삶아서 먹을 수 있지만 방금 치댄 반죽은 그래도 조금 숙성시키는 것이 낫겠지. 그 사이 곤피라 신사에 다녀오기로 한다. 나카노 우동 학교가 있는 상점가에서 계단길이 시작된다. 곤피라 신사의 본궁까지는 785개의 돌계단 참배길을 올라야 한다. 호젓한 산길이라 계단이 그리 버겁지는 않다. 천년 전에 들어선 곤피라 신사는 연간 400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손꼽히는 신사다. 본래 신사와 불교 사찰이 함께 자리했는데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사누키 곤피라상’이라 부르는 바다의 수호신만 모시고 있다. 한참을 올라 본궁 가까이에 이르렀는데 계단 한 칸이 내려가 있는 곳이 나타났다. 사실 본궁까지의 계단은 786계단인데 786은 ‘번민’이라는 뜻의 일본어 ‘나야무’와 발음이 비슷해 계단 하나를 내려 785계단으로 만들었다고. 이윽고 785계단을 오르자 본궁과 함께 멀찍이 세토내협과 탁 트인 사누키 평원, 그리고 후지산을 닮아 ‘사누키 후지산’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이노야마가 한눈에 펼쳐진다. 참배객들은 그곳에서 부적을 사서 소원을 빌기도 하고 길흉을 점치는 제비 ‘오미쿠지’를 뽑기도 한다. 모두에게 신의 보살핌이 함께하기를. 계단길을 오르내렸더니 시장기가 돈다. 도착 시간에 맞춰 나카노 우동 학교 식당에는 팔팔 끓는 솥이 대기하고 있다. 아침나절에 반죽하고 칼질한 우동면을 삶고 요리조리 입맛대로 간을 해서 호로록. “국물이 끝내줘요”라고 했던 우동 광고가 떠올랐다. 글쎄, 국물 맛도 좋았고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그보단 사누키 우동의 쫄깃한 식감이 젓가락질을 더욱 바쁘게 했다. 체면치레고 뭐고 없다. 쉼 없이 호로록호로록. 배불리 먹고 고토히라역으로 되돌아오니 호빵맨 기차가 발 앞에 멈춘다. 생각보다 빨리 재회했네. 오보케역까지 호빵맨과 함께 달린다. 열차의 좌석 시트와 객차 인테리어도 호빵맨 일색. 동심에는 나이 제한이 없나 보다. 객차 안에 어린아이 하나 없었지만 귓전에 어린아이마냥 들뜬 목소리가 계속 맴돌았으니. ●도쿠시마현德島 아찔하고도 아름다운 협곡을 따라 산골마을 간이역에서 호빵맨 기차와 안녕을 고한다. 오보케역이다. 자연스럽게 숨을 크게 들이마실 만큼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 오보케는 2억년에 걸쳐 형성된 협곡 지대라 했다. 나룻배를 타고 협곡을 거슬러 유람을 할 수도 있고 차를 타고 산자락 높은 곳에 올라 협곡을 조망할 수도 있다. 버스가 드문드문 다니는 산골마을이지만 역 앞에 항시 대기 중인 택시를 이용해 한결 수월하게 협곡을 둘러볼 수 있다. 2시간에 6,000엔이면 충분. “이곳의 가을 단풍이 정말 예뻐요. 지난주에 태풍이 와서 그렇지 여기 물이 얼마나 투명하고 맑은데요, 에머랄드 그린이에요. 일교차가 커서 메밀 농사가 잘된답니다. 이야 메밀소바가 참 맛있지요.” 오보케에서 나고 자랐다는 택시 기사의 고향 자랑을 들으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카즈라바시에 다다른다. 카즈라바시는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다. 깊은 산 속에서 넝쿨을 늘어뜨리며 자라나는 다래나무로 엮었다. 엉금엉금, 주춤주춤,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서 발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은데 십여 미터 아래로 빠른 물살을 타고 흐르는 계곡을 보니 더 아찔하다. 후들거리는 것이 이 다리인지, 내 다리인지. 다시 택시를 타고 산길을 탄다. 일본어 히라가나의 ‘ひ(히)’자 모양으로 물길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이야 계곡까지 왔다. “이 계곡에서 떨어지면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스님을 부른답니다.” 택시 기사의 농담에 어째 등골이 오싹해진다. 아득히 이야 계곡이 내다보이는 벼랑 끝 바위 위에 조각상 하나가 눈에 띈다. 오줌 누는 아이 동상이다. 아주 오래 전 산골마을 아이들이 이 바위에 올라 오줌 누기 시합을 벌이곤 했단다. 어린 날의 치기로 치부하기엔 꽤나 비장했을 시합이었을 텐데 어째서인지 내 입가엔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그래, 이만한 높이에서 오줌 줄기 시원하게 뻗을 줄 아는 꼬마라면 골목대장 자리 정도는 충분히 차지할 만하겠다. ●고치현高知 술이 술술, 푸짐하고도 즐겁게 고치는 호탕했다. 고치현 출신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사카모토 료마’의 기개도 한몫을 하지만 그보다는 양껏 즐기는 고치의 술 문화에 한 표를 던져 본다. 조금은 의외다. 예의와 절제의 미덕을 자랑하는 일본이 아니던가. 그러나 예부터 고치 사람들은 술을 즐기고, 삶을 즐길 줄 안다 했다. 일례로 손 안에 천원이 주어졌다고 하자. 가가와 사람들은 천원을 저금하고, 에히메 사람들은 천원을 고스란히 쓴단다. 그런데 고치 사람들은 천원을 더 보태 술을 마신다고. 해질녘 고치 특유의 사와치 요리와 게이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강가의 요정 ‘하마초’로 향했다. 요정에 들어서자 기모노 차림에 새하얀 얼굴을 한 게이샤가 마중한다. 조금은 주눅이 든 채 그녀가 이끄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이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커다란 접시에 음식이 담겨져 나왔는데, 고치의 ‘사와치 요리’는 큰 접시에 초밥, 생선회, 가다랑어 타타키 등의 요리를 푸짐하게 담아 여럿이 나누어 먹는 방식을 가리킨다. 대개 일본 음식 하면 소량이지만 먹기 아까울 만큼 정갈하게 차려낸 가이세키 요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완벽한 반전이다. 고치의 사와치 요리는 손님과 주인, 남성과 여성 어느 누구 차별 없이 한자리에 모인 이들 모두가 함께 술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게이샤가 알려준 술자리 게임도 가지각색. 캬, 그녀들의 춤사위에 술이 술술, 고치의 밤이 깊어 갔다. 기분 좋게 마신 술은 뒤끝이 없었다. 호빵맨에 이어 이번에는 피규어로 가득한 기차를 타고 여정을 이어 간다. 피규어 제조사 ‘카이요도’의 피규어를 기차 안팎에 디자인한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시만토강을 끼고 산허리를 돌아나가는 기찻길은 창가에 바싹 붙어 앉게 했다. 기차에서 내려 카이요도의 피큐어 컬렉션을 모아 놓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일본의 전설 속 요괴 ‘갓파’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는 갓파관까지 두루 둘러본다. 그리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휴게소에 들러 지역 특산물로 정성스레 조리해 꽃모양 바구니에 소복하게 담아 주는 ‘도오와 가고젠’으로 꼬르륵 하는 배꼽시계를 달랜다.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밥상이었다. ●에히메현愛媛 그 길을 너와 함께 걷고 싶었어 고치현에서 에이메현 마쓰야마로 가는 길에 히자카와 강변에 아름다운 정원을 품고 있는 가류산장에 잠시 들렀다. 참 정성들여 지은 집이다. 억새를 이어 우진각 지붕을 올린 안채 ‘가류인’은 일본의 전통적인 농가 스타일로 집안의 장식만으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단장을 했다. 정원을 지나 절벽 위에 지은 암자 ‘후로완’은 더더욱 운치가 있다. 가을밤 만월이 떠오르면 강물에 비친 달그림자가 후로완의 천장에 아른거린다고. 툇마루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신선놀음이다 싶은 곳이었으니 엉덩이 떼기가 힘들더라. 아쉽다 아쉽다 되뇌며 돌아섰는데 이내 나를 호들갑떨게 한 것이 있으니, 오즈시에서 마쓰야마까지 동행할 ‘이요나다 이야기’ 열차다. 세토내협 이요나다의 청명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에이메현의 좋은 식재료로 만든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관광열차로 2단의 나무 찬합에 정갈하게 차려 나온 도시락에 감탄하기 바쁘게 차창 밖 풍경이 다시 혼을 뺏는다. 바다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지만 기차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는 마음을 더없이 설레게 했다. 시코쿠 기차 여행의 마지막 여장을 마침내 마쓰야마에 풀었다. 두 손 가볍게 어슬렁어슬렁 도심 나들이에 나선다. 로프웨이를 타고 표고 132m 가쓰야마산 정상에 위치한 마쓰야마성에 올랐다. 그 성에서도 가장 높은 망루 천수각에 이르니 마쓰야마 도심과 너른 평야 그리고 멀찍이 세토내해가 드넓게 펼쳐지는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성의 가장 중심이 되는 본성 앞으로 도열한 벚꽃나무도 맘을 간지럽힌다. 마른 가지와 초록 잎사귀만 달려 있지만 두 계절이 지나면 봄바람 타고 아름다운 꽃길이 되겠지. 상상만으로 흐뭇해진다. 마쓰야마성에서 내려오니 기적 소리 울리며 도심을 가로지르는 증기기관차가 눈에 띈다.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서 ‘성냥갑 같은 기차’라 묘사한 것을 재현한 ‘봇짱 열차’다. 일본어로 도련님을 봇짱이라 한다고. 칙칙폭폭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덜컹이는 노면을 따라 충분히 추억 속에 빠져들 만했다. 참 바삐 달렸다. 기차 타고 시코쿠 한 바퀴.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다. 속닥속닥, 철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시코쿠가 귓가를 간질였으니. 혼자였기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너와 함께 걷고 싶은 그곳 시코쿠로.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JR시코쿠 www.jr-shikoku.co.jp ▶travel info Shikoku Airline 아시아나 항공이 시코쿠 가가와현의 다카마쓰(OZ16609:00, 15:20)와 에이메현의 마쓰야마(OZ17615:10)로 주3회(화·금·일요일) 직항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0분. PASS 올 시코쿠 레일패스All SHIKOKU Rail Pass 올 시코쿠 레일패스는 JR시코쿠를 비롯하여 지역간 특급열차, 사철, 전차 등 총 연장 1,100km에 달하는 시코쿠 지역의 모든 철도를 정해진 기간 내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티켓이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 요금으로 2일권 6,300엔, 3일권 7,200엔, 4일권 7,900엔, 5일권 9,700엔 4종류의 패스가 있다. 자신의 여행 일정에 맞추어 적합한 패스를 선택하면 된다. 출국 전 국내에서 바우처를 구매한 다음 일본 현지 JR시코쿠 여행 센터에서 패스로 교환할 수도 있고, JR시코쿠 여행 센터에서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캐리어 등의 짐은 코인로커를 이용하거나 역무실에 맡길 수 있다. 코인로커는 1일 300~600엔 선, 역무실은 짐 1개당 410엔이다. HOT SPRING 3,000년 역사의 도고온천 도고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일본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2시간에 한 번씩 온천의 증기가 건물 전체를 에워싸는데 그 모습 또한 장관이다. 그러나 이것은 맛보기. 욕탕에 몸을 담가야 제대로다. 훈훈한 기운이 노곤해진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스르르 풀어내준다. SHOPPING 에히메의 좋은 것을 담아 에히메즘Ehimesm 특산물, 공예품 등 에히메현의 자원으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숍이다. 특히 볕 좋고 물 좋은 환경으로 고품질의 면화가 생산되고 그로 인해 일찍이 방직기술이 발달한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의 타올은 인기가 높다. 100여 년 역사의 고급 타월로 품질은 물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www.ehime-esm.jp 고치의 호빵맨 사랑 호빵맨 테라스Anpanman Terrace 시코쿠 고치현 JR고치역 안에 위치한 호빵맨 전문 캐릭터숍이다. 호빵맨의 작가 야나세 다카시가 고치현 출신이라 고치현에서는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호빵맨 캐릭터를 마주하게 되는데 호빵맨 테라스가 그 절정. 호빵맨 완구, 호빵맨 학용품, 호빵맨 액세서리 등 호빵맨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한데 모여 있어 호빵맨 마니아들에겐 이곳이 곧 천국이다. 다카마츠의 비밀창고 키타하마 앨리Kitahama Alley 시코쿠 가가와현 다카마츠 항구 인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쇼와시대(1926~1989) 초기에 사용하던 옛 항구의 곡물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창고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에 각기 개성 넘치는 헤어숍, 카페, 레스토랑, 소품숍, 라이브 펍, 서점 등 10여 개의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www.kitahama-alley.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미각의 발견 in Italy④라벤나Ravenna-단테의 마지막 숨결이 깃들다

    해외여행 | 미각의 발견 in Italy④라벤나Ravenna-단테의 마지막 숨결이 깃들다

    ●라벤나Ravenna ​▶in the city 단테의 마지막 숨결이 깃들다 볼로냐, 파르마 등 에밀리아 로마냐의 주요 도시들이 12~16세기에 문화·종교적인 번성기를 맞이했다면 라벤나는 그보다 훨씬 앞선 4~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비잔틴 문화를 꽃피우고 모자이크 예술을 발전시킨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만 총 8곳이 올랐다. 그중 산 비탈레 성당Basilica di San Vitale과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Mausoleo di Galla Placidia, 산타 폴리나레 누오보 성당Sant’Apollinare Nuovo은 초기 기독교 시대의 진수와 신비로운 모자이크를 볼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모자이크는 도시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모자이크의 도시답게 모자이크 학교가 있는가 하면 골목마다 붙어 있는 표지판까지 모두 모자이크로 수놓았다. 라벤나의 특산품 역시 모자이크다. 산 비탈레 성당 앞에 위치한 공방 겸 기념품 숍에서는 ‘안나 피에타Anna Fietta’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다양한 모자이크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주 세 번째 주말에는 코라도리치Corradorici 거리에서 앤티크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고풍스러운 가구부터 소소한 공예품까지 고르는 재미가 있다. 더불어 잠시나마 라벤나 사람들의 일상과 어우러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많은 여행객이 라벤나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단테Alighieri Dante가 마지막으로 잠든 곳이기 때문. 정치적인 이유로 고향이었던 피렌체를 떠나야 했던 그는 이탈리아 곳곳을 떠돌다 결국 이곳, 라벤나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후 피렌체에서는 그의 유골을 옮겨 오길 원했지만 라벤나에서는 이를 끈질기게 거절했다고 한다. Anna Fietta via Argentario 21-48121 Ravenna Italy +39 0544213728 www.annafietta.it ▶food origin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 에밀리아 로마냐의 햄과 치즈가 지겨울 즈음엔 라벤나로 떠나자. 아드리아 해와 마주한 도시, 라벤나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로 여행객의 미각을 사로잡는다. 우리나라 젓갈에 종종 비교되는 엔초비Anchovy도 이곳에서라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멸치를 닮은 작은 생선을 절인 것으로 젓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짭조름한 맛과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운다. 최상급 먹거리를 쫓아 숨 가쁘게 달려온 에밀리아 로마냐 미식 기행의 종착역은 누가 뭐래도 ‘와인’이다. 지역을 막론하고 이탈리아 여행에서 와인을 빼놓으면 섭섭할 터. 에밀리아 로마냐의 와인은 조금 더 특별하다. 람브루스코Lambrusco, 트레비아노Trebbiano, 알바나Albana, 산지오베제Sangiovese 품종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람부르스코는 톡 쏘는 스파클링이 일품인 레드 와인으로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프로슈토 디 파르마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해 이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와인으로 손꼽힌다.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 와인은 람부르스코가 장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빛깔부터 맛까지 사랑스러운 람부르스코와 함께하는 이탈리아의 밤은 길고 또 깊을 것이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민희 취재협조 Emilia Romagna Regional Tourist Board (APT Servizi) www.emiliaromagnaturismo.com, Direzione d’Area ENIT이탈리아관광청,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Emilia-Romagna Airline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을 이용해 인천-이스탄불-에밀리아 로마냐로 간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주 11회 운항 중이며 약 11시간 소요된다. 이스탄불에서 에밀리아 로마냐까지는 주 14회 운항 중이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www.turkishairlines.com HOTEL 마라넬로 빌리지Maranello Village 페라리의 도시 마라넬로에서는 잠도 ‘페라리식’으로 잘 수 있다. 마라넬로 빌리지는 페라리를 콘셉트로 지은 4성급 레지던스. 스탠다드룸부터 스위트룸까지, 원룸부터 쓰리룸까지 다양한 형태의 객실이 준비되어 있다. 붉은 페인팅의 건물과 로비에 놓인 페라리 모형이 재밌다. Viale Terra delle Rosse, 12 41053 Maranello MO +39 0536073300 www.hotelmaranellovillage.com 그랜드 호텔 마제스틱Grand Hotel Majestic 볼로냐Bologna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 마제스틱은 1911년부터 호텔로 사용하고 있는 5성급 호텔이다. 예로부터 정치인, 예술가 등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서 묵었으며 볼로냐 관광의 중심지,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과 인접해 있어 편리하다. Via Indipendenza, 8 - 40121 Bologna, Italy +39 051225445 www.duetorrihotels.com RESTAURANT 칸티나 벤티보글리오Cantina Bentivoglio 볼로냐 구시가지에 위치한 레스토랑. 라구 소스가 일품인 볼로네제를 맛볼 수 있으며 저녁 시간에는 라이브 음악을 연주해 분위기 또한 일품이다. 와인 종류도 다양하다. 로컬 와인부터 83종의 화이트 와인, 193종의 레드 와인이 있어 음식에 맞는 와인을 즐길 수 있다. Via Mascarella 4/B Bologna, Italy +39 051265416 www.cantinabentivoglio.it 로칸다 델 페우도Locanda del Feudo 모데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카스텔베트로Castelvetro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레스토랑. 고급스러운 식기와 편안한 분위기, 맛있는 음식으로 2007년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됐다. 와인 리스트 또한 훌륭하다. Via Trasversale, 2 - 41014 Castelvetro, Italy +39 059708911 www.locandadelfeudo.it 오페라Opera02 모데나의 광활한 대지 위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겸 펜션으로 총 8개의 룸이 있다. 직접 포도를 재배해 와인과 발사믹 식초를 제조하는 것이 특징. 샐러드, 빵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음식에 곁들어 내는 발사믹 식초의 맛을 볼 수 있어 행복한 곳. Via Medusia 32 - 41014 Levizzano di Castelvetro Modena, Italy +39 059 741019 www.opera02.it 카페 콘세르토Cafe Concerto 모데나 대광장Piazza Grande, 시청사 건물 1층에 위치해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커피, 와인, 파니니, 샌드위치를 간단하게 즐길 수 있으며 점심시간에는 15.5유로에 브런치 뷔페를 제공하는데 종류도 맛도 훌륭하다. Piazza Grande, 26 - 41100 Modena, Italy +39 059222232 www.caffeconcertomodena.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한반도에 드리운 일제 강점의 그림자… ‘암울한 대한제국’

    한반도에 드리운 일제 강점의 그림자… ‘암울한 대한제국’

    111년 전인 1904년 2월 10일 일본은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했다. 일제 강점의 암울한 그림자가 한반도 주변을 감싸기 시작한 때였다. 대한제국은 서구 열강, 일제의 틈바구니에서 중립의 자리에 서고 싶었다. 한반도의 운명에 대한 희망과 절망의 전망이 교차하던 때였다.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말이 나오기 전이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제국주의 질서의 복판이었으니 마음 같지 않았다. 영어로 된 신문이 필요했다. 일본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였고, 대한제국의 입장을 열강들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1904년 7월 18일 대한매일신보(The Korea Daily News)의 창간은 시대의 필연이었다. 짙은 어둠 속 작은 불꽃이었고, 둔탁한 북소리 중간에 끼어든 까치 소리였다. 대한매일신보 111년 역사는 자랑스러운 언론구국운동의 역사이자 일제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로 이어진 굴종과 오욕의 역사이기도 했다. 숱하게 신문의 이름을 바꾸고 소유 주체를 달리하는 과정에서도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1910년)-서울신문(1945년)-대한매일(1998년)-서울신문(2004년)으로 이어지는 시간은 우직하게 앞 제호의 지령(紙齡)을 계승하며 영욕을 한몸에 떠안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현재 서울신문은 2001년 전 사원이 출자해서 만든 우리사주조합이 38.9% 지분을 가져 1대 주주인 신문사로 거듭났다. 소유 구조가 바뀐 것은 언론 독립의 완성이 아닌 첫걸음에 불과하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서울신문의 노력과 의지는 2015년 새해 벽두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대한매일신보 창간호는 지금의 타블로이드판보다 약간 큰 26.5㎝×40㎝ 크기였다. 한글판 2면, 영문판 4면 등 모두 6면짜리 일간지였다. 창간호부터 15호까지는 분실됐다. 16호인 1904년 8월 4일자부터 영인본으로 서울신문 본사 서가에 보존되고 있다. 창간 111주년을 맞은 2015년 새해 벽두 먼지 덮인 영인본을 꺼내 대한매일신보에 비친 111년 전 ‘그때 여기’와 2015년 ‘지금 여기’를 비교해 보려 한다. 급변하는 세상, 원칙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이 오히려 긴 호흡으로 멀리 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매일신보의 사고와 논설, 잡보(정치사회면) 등을 간략히 훑어본다. 1904년 8월 4일자 신문 가격은 ‘두돈 오푼’이었다. 1892년 대한제국이 발행하고 1902년 중단된 ‘2전(錢)5분(分)’짜리 백동화 하나로 살 수 있는 가격이었다. ‘두돈 오푼’ 백동화는 당시 가장 값싼 제작비로 대량 제조할 수 있는 화폐였다. 실제 가치는 3푼 정도밖에 안 되는 금속으로 명목가치 두돈 오푼 백동화를 만드는 것은 7배 이상의 차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었다. 만드는 방법도 엽전보다 쉬웠다. 대한제국 정부는 1896년 총예산 중 26.6%인 128만원을 백동화 제조로 창출한 이익금으로 충당했을 정도였다. 인플레이션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더욱 야비하고 악랄하게 활용한 건 일본이었다. 두돈 오푼은 그 질에 따라 갑종, 을종, 병종으로 나뉘었다. 일본은 한일합방 이전부터 사주전(私鑄錢) 제조, 밀주(密鑄)된 두돈 오푼 수입, 화폐교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뒤 악화를 양화로 바꿔 매점매석, 1905년 통화개혁을 앞두고 폐기 처분될 두돈 오푼으로 시골에서 땅을 매입해 농민 등쳐먹기 등의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2015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앞다퉈 저금리 정책을 펴고 있는 때다. 엔-캐리, 달러-캐리 무역으로 차익을 보는 세력들을 경계하기 위한 조치지만 통화량 증가 및 인플레이션은 필연이다. 애꿎은 제3세계 국가들만 갈 곳 잃은 투기자본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한국 역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일제는 대한제국 황무지 개간 사업 계획, 이른바 ‘나가모리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일본 대장성 관방장 나가모리(장삼·長森)가 앞장선 데 따른 명명이다. 개간 대상이 된 땅을 황무지라고 주장하고 개발 논리를 앞세웠지만 황무지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토지 수탈의 다른 이름이었음은 물론이다. 구국언론을 자처한 대한매일신보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황무지 개간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단체 보안회(輔安會·보국안민회의 약자)가 1904년 7월 13일 만들어졌고 대한매일신보는 보안회를 적극 지지했으며 창간 4일 뒤인 7월 22일자에 윤치호의 글을 게재했다. 당시 대한제국 외부협판(현 차관) 윤치호는 ‘일제의 요구대로라면 국토의 3분의2를 일본에 넘겨줘야 할 판’이라고 한탄했다. 또 8월 18일자 논설에서는 ‘장삼씨의 문제 갱론’으로 제목을 붙여 이를 통렬히 비판했다. 당시 일본 지지(時事)신보가 나가모리 계획을 밀어붙이는 데 대해 ‘어떤 일을 잘못하는 것은 물론 나쁜지만 그 잘못이 명백해진 뒤에도 이를 고집하는 것은 더욱 나쁘다’고 준엄히 꾸짖었다. 그리고 황무지 개간 계획을 전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일본의 수작으로 규정짓는 등 일본과의 논리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철도, 지하철, 도로, 터널, 다리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마련에 외국 자본의 돈을 쓰는, BTL민간투자사업을 활용하는 것이 대세인 요즘 상황과도 맥이 닿는다. 이익이 없는 곳에 자본이 몰릴 리 없다. 토건사업에 골몰하는 지자체는 자본이 없고, 자본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사업 초기 맺은 불합리한 계약을 둘러싸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지자체와 민간자본 간의 소송 다툼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진회는 대표적인 친일단체다. 하지만 초기에는 국민계몽운동의 입장을 표방하고 남아 있는 동학 세력들의 보안회를 만들어 함께하는 등 정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대한매일신보의 기사 흐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대한매일신보 8월 24일에만 해도 ‘유신회는 일진회로 개정하였는데 그 취지인즉’ 하면서 기사를 실었다. 당시 ‘병정 일개 소대와 순검(경찰) 30여명, 일본군 헌병 10여명이 나와 금지’하자 회원과 방청자 400~500명이 모여 종로 백목전 도가로 옮겨 행사를 치렀다는 내용으로 꽤 충실히 보도했다. 그러나 기사의 논조가 바뀌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904년 11월 23일 잡보(요즘 정치사회면)에는 ‘일진회를 박멸하기 위해 비밀운동을 하던 리방협씨를 엊그제 경성 일본 헌병이 포착하여 일본군 사령부에서 심사한즉, 동지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발명(변명)하였다’고 보도했다. 다음달인 12월 19일에는 ‘일진회원이 서울에서 떠날 때 단발하는 가위를 사 가지고 가는데 백성들이 말하기를 일진회가 곧 삭발회라고들 하더라’고 항간의 일진회에 대한 조롱 섞인 정서를 전했다. 그 와중에 1904년 10월 30일 ‘본사 광고란’에는 ‘본사 신문 중에 왼쪽에 적은 호수 중 아무것이나 가지고 오시는대로 한 장에 백전 두푼씩 드리리다’고 했다. 신문 한 장에 두돈 오푼이었으니 거의 5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본사에 신문을 보관해야 했는데 어떤 사유로 해당 호수가 없어졌음이 분명하다. 12월 30일 세밑의 대한매일신보 2면 잡보에는 ‘동대문으로 가는 전차에 젊은 소년인데 술에 취해 한 여인을 계속 힐난하자 장거수(차장)가 발로 차서 내쫓자 모든 사람이 통쾌해하더라’(현대어 의역)는 기사가 실렸다. 술을 사랑하고 술에 관대한 민족성은 111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고, 부녀자를 희롱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던 정서 역시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014 지구촌 놀라게 한 10대 과학 뉴스

    2014 지구촌 놀라게 한 10대 과학 뉴스

    ‘파란 말’이 가고 ‘파란 양’이 다가온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갑오년 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한해를 돌아보는 각종 뉴스는 실망도 있지만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한다. 올해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미국 IT·과학전문 매셔블이 ‘올해 10대 과학 뉴스’(원제​​ 10 times science ruled in 2014)를 선정해 공개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확인해보자. 1.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바다 존재 확인 토성은 60개 이상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제2 위성인 엔셀라두스는 지름 약 500km로 토성의 제일 큰 위성인 타이탄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하얀 얼음으로 덮인 엔셀라두스에서 200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토성 탐사선 카시니 호가 일부 균열에서 수증기와 얼음이 나오고 있는 모습을 관측했다. 이 때문에 더 두꺼운 얼음 표면 아래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고 생물 존재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엔셀라두스는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대기 온도는 섭씨 영하 270도 정도여서 회의적인 입장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토성의 인력이 관련한 작용(기조력)이 바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과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카시니 호가 2010년부터 2년간 관측한 데이터에서 엔셀라두스의 얼음 밑에 액체 바다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것은 그 행성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창조론 VS 진화론 1859년 찰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이 등장할 때까지 지지를 받던 것이 창조론이다. 창조론은 모든 생물체의 기원을 개별적으로 창조됐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다. 이 창조론에 대한 도전으로 미국 방송 프로그램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Bill Nye the Science Guy)에 나와 유명한 과학자 빌 나이 박사는 미국 켄터키주(州)에 있는 창조박물관 CEO이자 유명 창조론자인 켄 함 박사와 두 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회를 가졌다. 주제는 ‘오늘날 현대과학 세계에서, 창조가 기원에 관한 실용적 모델인가?’였다. 두 사람의 논쟁은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만큼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듯하다. ‘젊은 지구론’(Young Earth Creationism)이라는 창조론을 믿는 켄 함 박사는 토론회에서 “창조론은 단순히 지구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만족스러운 선택일뿐만 아니라 유일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과거의 자연법과 현재의 자연법에서 분리해야 한다며 켄 함 박사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구의 기원에 대해 가르친다는 점에서 봤을 때 창조론이 가능한 과학 모델인지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올바른 교과서로 성경을 이용하려면 성경의 설교 이론이 세계의 다양한 요소를 설명하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삼성의 그래핀 상용화 난제 해결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을 가지고 강철의 200배나 되는 내구성과 유연성을 가진 뛰어난 전자소재이다. 그 특성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용도로 기대되고 있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학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첫 번째 표본 제작에 성공했고, 두 사람은 6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삼성은 4월 이런 그래핀의 단일 결정체를 상용화해 실리콘 웨이퍼와 같은 정도의 크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일한 과제였던 ‘크기’가 해결된 것이다. 그래핀은 스마트 폰 등 전자기기의 사용과 생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휘는 화면을 비롯해 웨어러블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미래 실리콘을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4. 지상 최대 공룡 드레드노투스 화석 발견 길이 약 26m, 무게 65톤으로 지상 최대의 공룡 드레드노투스 (Dreadnoughtus) 화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다. 7700만 년 전 생존했던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65톤의 무게는 이 지구를 걸었던 육상 동물로는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드노투스 골격의 보존 상태가 좋았던 것도 순조로운 발굴 작업에 순풍이 된 듯하다. 연구팀은 70%의 골격 복구에 성공했고, 이는 당시 생물과 진화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5. 소금물 연료 스포츠카 ‘퀀트 e-스포트리무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독일 리히텐슈타인의 R&D센터 나노플로우셀AG가 선보인 ‘퀀트 e-스포트리무진’(Quant e-Sportlimousine)은 스포츠카와 리무진을 융합한 세련된 디자인도 눈길을 끌지만, 연료로 소금물을 이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사명칭에도 쓰인 흐름전지(Flow Cell)를 동력으로 4륜 바퀴 각각에 전기모터가 갖춰진다. 이 전기모터는 두 종의 전해액을 결합해 일어나는 반응을 이용해 발전한다. 콘셉트 자동차로 발표됐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도로주행을 허용하고 있다. ‘퀀트 e-스포트리무진’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동차업계의 중요한 돌파구로서 기대되는 데다 지구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나노플로우셀AG에 따르면, 이 회사의 기술은 비행기, 철도 등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6.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로봇 ‘페퍼’ 일본 소프트뱅크가 6월 발표한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는 얼굴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모션 엔진’을 통해 말을 거는 등의 반응을 하는 것이다. 페퍼는 이모션 엔진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학습한 것을 공유해 지속해서 직감과 반응을 개선해 나간다고 한다. 인간의 감정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은 감정적인 사회 로봇으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일상에서 로봇이 도구가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7. 메이븐, 화성 궤도 도달 NASA의 화성탐사선 메이븐(MAVEN, 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이 지난 9월, 10개월에 걸친 비행을 거쳐 화성 궤도에 들어갔다. 메이븐의 주요 임무는 화성의 대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화성 대기에는 여러 가설이 있어 이번 궤도 진입 성공은 과학계에 중요한 사건이 됐다. 메이븐은 지구의 이웃인 화성을 이해하는 큰 임무에 근거한 것이지만, 우주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주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가 하는 예로부터 계속된 논의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8. 혈액 검사로 우울증 진단 기대 미국 노스웨스턴의과대학 에바 레디 교수는 17년 전부터 우울증 진단의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왔다. 레디 교수는 2012년 청소년의 우울증을 혈액을 통해 검사하는 방법을 발표한 뒤 이를 성인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왔고, 마침내 9월 새로운 성과를 보고했다. 레디 교수의 검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9종의 RNA 혈액 마커의 혈중 농도가 달랐다. 우울증 환자에게 18주간의 인지 행동 치료를 한 뒤 재검한 결과, 우울증에서 회복한 전 환자에게서 수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질병은 어려운 과제이며, 자살 등의 비극이 일어난 뒤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패턴이 많다고 여겨지고 있다. 환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증상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의사의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혈액 검사라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고 처리가 더 명확하게 되고,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도 개인에 맞게 처 할 수 있다. 9. 카시니 호 10주년 앞서 소개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액의 자금을 쏟아 부은 프로젝트에서 발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성 도착은 2004년, 그로부터 10년 사이에 200만 번의 명령을 실행하고 20억 마일(약 32억 1868만 km)를 비행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514GB로 33만 2000장의 사진을 찍었다. 프로젝트에는 26개국의 연구자가 참여해 3039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7개의 위성을 발견하는 등 성과도 이뤄냈다. 카시니는 토성 고리에 관한 정보 수집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위성 타이탄과 ​​엔셀라두스에는 생명체와 관련한 요소가 발견된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 개미 크기 라디오 개발 영국 스탠퍼드대학과 미국 UC버클리 공동 연구팀이 9월 개미처럼 작은 라디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장치는 배터리도 필요 없이 수신 안테나에 신호를 전송하는 전자기파로부터 필요한 모든 전력을 모을 수 있고, 제조 비용 또한 1센트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개발에는 3년이 소요됐다. 선정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초소형, 저가 무선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해 10대 과학 뉴스 - 매셔블 선정

    올해 10대 과학 뉴스 - 매셔블 선정

    ‘파란 말’이 가고 ‘파란 양’이 다가온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갑오년 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한해를 돌아보는 각종 뉴스는 실망도 있지만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한다. 올해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미국 IT·과학전문 매셔블이 ‘올해 10대 과학 뉴스’(원제​​ 10 times science ruled in 2014)를 선정해 공개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확인해보자. 1.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바다 존재 확인 토성은 60개 이상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제2 위성인 엔셀라두스는 지름 약 500km로 토성의 제일 큰 위성인 타이탄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하얀 얼음으로 덮인 엔셀라두스에서 200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토성 탐사선 카시니 호가 일부 균열에서 수증기와 얼음이 나오고 있는 모습을 관측했다. 이 때문에 더 두꺼운 얼음 표면 아래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고 생물 존재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엔셀라두스는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대기 온도는 섭씨 영하 270도 정도여서 회의적인 입장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토성의 인력이 관련한 작용(기조력)이 바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과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카시니 호가 2010년부터 2년간 관측한 데이터에서 엔셀라두스의 얼음 밑에 액체 바다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것은 그 행성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창조론 VS 진화론 1859년 찰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이 등장할 때까지 지지를 받던 것이 창조론이다. 창조론은 모든 생물체의 기원을 개별적으로 창조됐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다. 이 창조론에 대한 도전으로 미국 방송 프로그램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Bill Nye the Science Guy)에 나와 유명한 과학자 빌 나이 박사는 미국 켄터키주(州)에 있는 창조박물관 CEO이자 유명 창조론자인 켄 함 박사와 두 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회를 가졌다. 주제는 ‘오늘날 현대과학 세계에서, 창조가 기원에 관한 실용적 모델인가?’였다. 두 사람의 논쟁은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만큼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듯하다. ‘젊은 지구론’(Young Earth Creationism)이라는 창조론을 믿는 켄 함 박사는 토론회에서 “창조론은 단순히 지구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만족스러운 선택일뿐만 아니라 유일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과거의 자연법과 현재의 자연법에서 분리해야 한다며 켄 함 박사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구의 기원에 대해 가르친다는 점에서 봤을 때 창조론이 가능한 과학 모델인지에 대해 빌 나이 박사는 “올바른 교과서로 성경을 이용하려면 성경의 설교 이론이 세계의 다양한 요소를 설명하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삼성의 그래핀 상용화 난제 해결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을 가지고 강철의 200배나 되는 내구성과 유연성을 가진 뛰어난 전자소재이다. 그 특성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용도로 기대되고 있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학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첫 번째 표본 제작에 성공했고, 두 사람은 6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삼성은 4월 이런 그래핀의 단일 결정체를 상용화해 실리콘 웨이퍼와 같은 정도의 크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일한 과제였던 ‘크기’가 해결된 것이다. 그래핀은 스마트 폰 등 전자기기의 사용과 생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휘는 화면을 비롯해 웨어러블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미래 실리콘을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4. 지상 최대 공룡 드레드노투스 화석 발견 길이 약 26m, 무게 65톤으로 지상 최대의 공룡 드레드노투스 (Dreadnoughtus) 화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다. 7700만 년 전 생존했던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65톤의 무게는 이 지구를 걸었던 육상 동물로는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드노투스 골격의 보존 상태가 좋았던 것도 순조로운 발굴 작업에 순풍이 된 듯하다. 연구팀은 70%의 골격 복구에 성공했고, 이는 당시 생물과 진화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5. 소금물 연료 스포츠카 ‘퀀트 e-스포트리무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독일 리히텐슈타인의 R&D센터 나노플로우셀AG가 선보인 ‘퀀트 e-스포트리무진’(Quant e-Sportlimousine)은 스포츠카와 리무진을 융합한 세련된 디자인도 눈길을 끌지만, 연료로 소금물을 이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사명칭에도 쓰인 흐름전지(Flow Cell)를 동력으로 4륜 바퀴 각각에 전기모터가 갖춰진다. 이 전기모터는 두 종의 전해액을 결합해 일어나는 반응을 이용해 발전한다. 콘셉트 자동차로 발표됐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도로주행을 허용하고 있다. ‘퀀트 e-스포트리무진’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동차업계의 중요한 돌파구로서 기대되는 데다 지구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나노플로우셀AG에 따르면, 이 회사의 기술은 비행기, 철도 등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6.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로봇 ‘페퍼’ 일본 소프트뱅크가 6월 발표한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는 얼굴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모션 엔진’을 통해 말을 거는 등의 반응을 하는 것이다. 페퍼는 이모션 엔진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학습한 것을 공유해 지속해서 직감과 반응을 개선해 나간다고 한다. 인간의 감정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은 감정적인 사회 로봇으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일상에서 로봇이 도구가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7. 메이븐, 화성 궤도 도달 NASA의 화성탐사선 메이븐(MAVEN, 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이 지난 9월, 10개월에 걸친 비행을 거쳐 화성 궤도에 들어갔다. 메이븐의 주요 임무는 화성의 대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화성 대기에는 여러 가설이 있어 이번 궤도 진입 성공은 과학계에 중요한 사건이 됐다. 메이븐은 지구의 이웃인 화성을 이해하는 큰 임무에 근거한 것이지만, 우주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주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가 하는 예로부터 계속된 논의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8. 혈액 검사로 우울증 진단 기대 미국 노스웨스턴의과대학 에바 레디 교수는 17년 전부터 우울증 진단의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왔다. 레디 교수는 2012년 청소년의 우울증을 혈액을 통해 검사하는 방법을 발표한 뒤 이를 성인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왔고, 마침내 9월 새로운 성과를 보고했다. 레디 교수의 검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9종의 RNA 혈액 마커의 혈중 농도가 달랐다. 우울증 환자에게 18주간의 인지 행동 치료를 한 뒤 재검한 결과, 우울증에서 회복한 전 환자에게서 수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질병은 어려운 과제이며, 자살 등의 비극이 일어난 뒤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패턴이 많다고 여겨지고 있다. 환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증상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의사의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혈액 검사라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고 처리가 더 명확하게 되고,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도 개인에 맞게 처 할 수 있다. 9. 카시니 호 10주년 앞서 소개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액의 자금을 쏟아 부은 프로젝트에서 발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성 도착은 2004년, 그로부터 10년 사이에 200만 번의 명령을 실행하고 20억 마일(약 32억 1868만 km)를 비행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514GB로 33만 2000장의 사진을 찍었다. 프로젝트에는 26개국의 연구자가 참여해 3039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7개의 위성을 발견하는 등 성과도 이뤄냈다. 카시니는 토성 고리에 관한 정보 수집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위성 타이탄과 ​​엔셀라두스에는 생명체와 관련한 요소가 발견된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 개미 크기 라디오 개발 영국 스탠퍼드대학과 미국 UC버클리 공동 연구팀이 9월 개미처럼 작은 라디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장치는 배터리도 필요 없이 수신 안테나에 신호를 전송하는 전자기파로부터 필요한 모든 전력을 모을 수 있고, 제조 비용 또한 1센트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개발에는 3년이 소요됐다. 선정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초소형, 저가 무선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구제역 백신 미접종 농가엔 과태료 폭탄

    정부는 최근 충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확산 방지를 위해 농가에서 실질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지 매월 점검하는 등 책임방역 시스템을 구축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가에 대한 과태료를 높이고 구제역관련 보상금을 깎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구제역·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추진계획을 수립,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구제역 방역을 위해 농협과 수의사회,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별로 백신 공급 및 접종 확인 시스템을 매월 관리하기로 했다. 구제역은 지난 3일 충남 진천군 일대에서 발생해 천안과 증평 등 주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백신접종이 미흡한 돼지에게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 AI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8월 마련한 방역체계 개선대책도 추진하고, 적조 조기예보 강화를 위한 적조 종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항공산업을 국가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2기 항공정책’을 확정했다. 2020년까지 현재 6위인 항공운송국 지위를 세계 5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부는 이 기간 새만금에 활주로와 이착륙장, 격납고 등 항공 레저의 모든 것을 갖춘 종합시설단지인 항공레저센터(스카이 파크·Sky Park)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국적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 정비 격납고, 저비용항공사 전용 공간 확보 등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항 사용료 체계를 개편해 나가기로 했다. 울릉도, 흑산도 등 도서의 소형공항 확대를 추진하면서 도서와 내륙지역 운항을 위한 소형항공사 취항 활성화 방안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4인승 소형기 KC-100 실용화 안전기술 개발 등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배송센터(GDC) 및 화물 창출형 첨단 제조기업의 공항 물류 단지를 유치하는 등 항공물류산업의 활성화도 주요 정책으로 담았다. 아울러, 2017년까지 조종사 2000명 양성 등 중장기 항공인력양성 종합계획도 확정했다. 항공특성화대학 및 항공인턴십 지원사업을 통해 해마다 270명의 항공 우주기술·국제항공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함께 세계항공대학 설립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급증하는 외국인 항공운송사로 인한 피해에 대처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항공법을 고쳐 외항사를 항공교통 서비스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자리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항공기 관련 기술 등 신성장산업 육성과 항공운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계획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본 계획에는 2016년부터 통일에 대비한 한반도의 동북아 교통물류 중심화 및 사회경제적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항공교통 운영방안도 담겼다. 통일 이후 항공교통운영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북한 내 공항 인프라를 활용한 백두산 등 직항 항공노선 개설 등 통일 대비 항공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해외여행 | 캐나다-와인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오카나간Okanagan

    해외여행 | 캐나다-와인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오카나간Okanagan

    장담컨대 당신이 캐나다 오카나간Okanagan을 여행한다면 한 손엔 와인잔, 다른 한 손엔 포크를 놓지 못할 것이다. 반짝이는 호수 품에 안긴 그림 같은 소도시에서 먹고 마신 이야기. 오카나간Okanagan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남부, 오카나간 호수Lake Okanagan를 끼고 남북으로 길쭉하게 자리한 지역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고온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과일 농사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호숫가를 따라 포도밭과 과수원들이 빼곡해 ‘캐나다의 과일 바구니’라고도 불린다. 넓은 호수 비치Beach에서 각종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캐나다 유일의 사막과 돌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이국적이어서 캐나다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휴양지다. 이번 여행에선 이 지역의 가장 큰 도시인 켈로나Kelnowna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 거리 안에 있는 서머랜드Summerland, 펜틱턴Penticton, 올리버Oliver, 오소유스Osoyoos 등 남부 오카나간의 와이너리, 유기농 농장, 레스토랑 등을 다니며 마음껏 먹고 마셨다. 오카나간 와인, 몰라봐서 미안해오카나간Okanagan. 이름부터 생소했다. 캐나다보단 일본의 어느 지역 이름 같다고 생각했다. ‘캐나다 최대의 와인산지’란 말도 그랬다. 캐나다가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캐나다에 ‘최대의 와인 산지’라고 부를 만한 지역이 있었던가? 내겐 ‘오카나간’도 ‘캐나다 와인’도 그저 낯선 단어일 뿐이었다.그러나 오카나간을 여행하고 돌아온 지금. 진즉에 오카나간을 몰라봤단 사실이 여행기자로서 민망하고 미안할 정도다. 이제 와인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내게 추천 여행지를 물어 온다면 ‘오카나간만큼은 꼭 가야 한다’고 권할 것이다. 그 누군가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고, 내가 그 여행에 동행한다면 더욱 좋겠다. 반짝이는 호수 곁에 자리한 200여 개 와이너리들, 탐스럽게 무르익은 사과·복숭아·체리 나무가 그득그득한 그곳을 여행하는 내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단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으므로.신대륙의 신新 와인왕국에선 지금‘캐나다의 와인 컨트리Wine Country’, ‘캐나다의 과일 바구니Fruit Basket’, ‘캐나다 과일과 와인의 수도Capital of Fruit and Wine’. 캐나다인들은 오카나간을 이렇게 부른다. 그만큼 오카나간엔 과수원과 포도밭, 와이너리가 많고 많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이곳 과일과 와인의 품질은 캐나다에서 으뜸으로 인정받고 있다.이유가 뭘까. 오카나간에서 만난 와인 메이커들과 농부들은 하나같이 오카나간의 기후를 첫째로 꼽았다. 오카나간은 캐나다에서 가장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은 곳이다. 특히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6월부터 9월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과일의 생육이 이뤄진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과일의 당도가 높고 강한 비가 내리지 않아 과일이 상처를 입는 일도 거의 없다고. 넓지 않은 지역 안에 산, 호수, 사막 등 다양한 지형이 섞여 국지성 기후도 다양하게 발달했다. 그 덕에 오카나간에선 바로 옆동네 와이너리만 가도 전혀 다른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을 만날 수 있다.사실 오카나간이 와이너리 여행지로 유명해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포도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이곳에 와이너리가 생기기 시작한 건 수십년 전이지만 그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와이너리 투어로까지 발전한 것은 최근 3~4년의 일이다. 이 지역 사람들조차도 정확히 몇 개인지 알지 못할 정도다. 누군가는 150개라고 했고 다른 이는 170개라고 했다. 200개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급기야 300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왜 다들 다르게 이야기하는 거죠? 기사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너무 다른 대답들에 당황한 기자들이 ‘당신은 알죠?’란 눈빛으로 오카나간관광청 담당자 롭Rob Grifone에게 물었다. 그런데 롭도 답을 모르겠단 표정이다. “지금도 오카나간의 와이너리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대부분이 소규모여서 정확한 수를 집계하지 못했어요. 아주 작은 와이너리까지 합하면 300개가 될 수도 있지만 200개가 더 정확할 것 같기도 하고….” 결국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이 합의를 봤다. “우리 약 200개라고 합시다. 하하!” 신대륙의 신新 와인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해프닝이다.와이너리 플러스 ‘알파’오카나간의 와이너리들은 여행자들이 와인과 어울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와이너리 투어는 그 자체만으로 오카나간 여행을 완성시키는 메인요리와 같았다.●서머힐 피라미드 오가닉Summerhill Pyramid Organic 와이너리신성한 피라미드가 숙성시킨 와인정말 그곳엔 피라미드가 있었다. 이곳의 모든 와인이 그 피라미드 안에서 마지막 숙성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서머힐 피라미드 오가닉 와이너리의 CEO인 에즈라Ezra Cipes는 피라미드를 ‘신성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와인을 숙성시킬 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피라미드에서만큼은 예외입니다. 이 안의 온도는 낮과 밤마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지만 오히려 와인의 맛을 더욱 좋게 만들죠. 저는 그 이유가 피라미드의 신성한 기운이 와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믿어요. 지난 20년 동안 신성한 장소의 기운이 액체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실험해 온 결과물이죠.”이 와이너리에선 매 빈티지 중 일정량을 피라미드 숙성 과정에서 제외시킨다. 방문객들이 피라미드 안에서 숙성한 와인과 그렇지 않은 와인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같은 품종, 같은 빈티지의 와인일지라도 피라미드 숙성과정을 거친 와인이 그렇지 않은 와인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실제로 피라미드 숙성과정을 달리한 두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해 보니 같은 포도로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과 향이 달랐다.서머힐 피라미드 오가닉와이너리 4870 Chute Lake Rd, Kelowna www.summerhill.bc.ca 유기농과 스파클링을 향한 열정서머힐 피라미드 와이너리가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유기농’과 ‘스파클링 와인’이다. 에즈라는 그 두 가지를 이야기하며 강한 자부심과 철학을 내비쳤다.“우리 와이너리는 1986년부터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100% 유기농 포도로만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기농 재배가 가능한 토양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유기농만큼 오카나간 테루아의 훌륭함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자연환경과 인간에 유익한 방식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면에서 의미가 깊죠.”이 와이너리가 처음으로 스파클링 빈티지를 생산한 것은 1991년. 그 이후로 매년 더 훌륭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다. 그 노력의 결실로 영국, 프랑스 등에서 열린 세계적 와인 경진대회에서 스파클링 와인으로 여러 번 1위를 차지했다고. “세계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에즈라의 말에서 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과 열정이 느껴졌다.●미션힐Mission Hill 와이너리예술을 더한 와이너리도미노처럼 이어지는 포도밭 옆길을 따라 얼마간 언덕을 오르던 차가 멈춰 섰다. 이곳은 오카나간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한 곳인 미션힐Mission Hill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포도밭 위에 마주보고 앉은 두 개의 조각상. 언덕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오카나간 호수Lake Okanagan, 영글어 가는 포도밭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모습이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아치형의 웅장한 와이너리 입구 안쪽으로도 비슷한 조각상들이 눈길을 끈다.“아이슬란드 조각가 스테이넌Steinunn의 작품이에요. 미션힐 와이너리 안에 그녀의 작품 40개가 전시되어 있죠.” 미션힐의 와인 에듀케이션 디렉터인 잉고Ingo Grady가 핑크색 스파클링 와인이 담긴 잔을 건네며 말했다. 건물 외벽에, 전망대 한 켠에, 분수대에, 테이블 곁에 전시된 작품들이 와이너리를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듯했다. 탁 트인 광장을 에워싼 유럽풍의 건축물과 드넓게 펼쳐진 호수의 전망까지. 아무 곳에나 시선을 두어도 즐거웠다.1981년 세워진 미션힐 와이너리는 오카나간에서 처음으로 ‘관광명소’라는 타이틀을 얻은 와이너리다. 단순히 와인 테이스팅을 위한 목적지가 아니라 아름다운 장소에서 와인과 음식을 함께 맛보고 추억을 만드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성수기인 7~8월엔 하루 방문객이 1,000명에 달할 정도라고. 이곳에서 생산한 와인은 각종 세계적인 와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그 품질을 인증받고 있다. 국제적 명성은 미국 캘리포니아 등 다른 신대륙 와인에 비해 낮지만 캐나다 내에선 프랑스 와인 못잖은 인기를 자랑한다.“신대륙 와인이 좋은 이유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죠. 구대륙(유럽) 와인은 포도 품종, 제조법 등에 대한 규칙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어요. 그에 비해 여기선 하고 싶은 대로 시도하고 표현할 수 있죠. 지금도 다양한 품종을 재배해 보고 새로운 블렌딩도 시도해 보면서 더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잉고가 자부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오크, 셰프가 소금을 사용하듯1년 내내 섭씨 14도. 미션힐 와이너리 와인 저장소의 온도다. 햇볕이 들지 않는 공간 속, 은은한 조명 아래 가득한 오크통 속에서 와인이 고요하게 숙성되고 있었다. 잉고가 설명을 시작했다. “와인을 보관할 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가정에서 와인을 보관할 때도 마찬가지죠. 14도에 보관하던 와인을 갑자기 20도에 두었다가 다시 14도에 두면 코르크가 느슨해지고 와인이 산화되어 버릴 수 있어요. 기온이 15도보다 높으면 와인 숙성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에 이곳의 온도는 항상 14도로 유지하고 있죠.”미션힐은 매우 철저하고 까다로운 방식으로 오크통을 관리한다. 새 오크통이 들어오면 우선 샤도네이 또는 쇼비뇽블랑으로 내부를 세척한 뒤에 첫 빈티지 숙성을 시작한다고. 오크통이 한 번의 빈티지를 숙성시키고 나면 하나씩 사람 손으로 옮겨 특별한 과정에 따라 깨끗이 씻어낸다. 그렇게 관리한 오크통은 평균 4~5번의 빈티지 숙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와인이 강한 오크향 때문에 ‘비싼 가구 같은 맛’을 내는 걸 원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크향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아요. 우린 셰프가 소금을 쓰듯 오크를 이용하죠. 모든 음식이 약간의 소금을 필요로 하듯, 모든 와인엔 약간의 오크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이토록 낭만적인 테라스의 저녁식사와이너리 투어의 마지막은 테라스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였다. 이곳만의 와인과 이곳만의 음식을 즐기는 시간.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훈훈한 외모의 요리사들이 바쁜 손놀림을 하는 오픈키친 옆으로 석양이 내려앉은 포도밭과 호수의 풍경이 풍덩 쏟아졌다.샤도네이와 함께한 염소치즈와 토마토 샐러드, 까베르네 쇼비뇽과 즐긴 흰살 생선요리, 아이스와인과 함께한 케이크 디저트까지. 음식과 와인은 접시 밑바닥에 발린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을 정도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테라스의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지나치게(?) 맛있는 음식과 와인에 취했던 걸까. 이토록 낭만적인 저녁식사를 함께하고픈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내내 가슴이 설레었다.미션힐 패밀리 에스테이트 와이너리1730 Mission Hill Road, West Kelownamissionhillwinery.com 테라스 레스토랑 5~10월 운영 3종류 와인 포함·3코스 식사 기준 1인당 평균 50~60달러●코버트 팜Covert Farms 와이너리‘타고난 농부’가 만드는 와인오카나간엔 광활한 캐나다 서부지역 전역에 이름을 알린 농장이 있다. 바로 1961년부터 55년 동안 대대로 농사를 짓고 있는 코버트 팜Covert Farms이다. 무려 600에이커의 농토를 보유한 이 농장은 오카나간을 포함한 캐나다 서부 지역에 질 높은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급 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 메뉴에 ‘코버트 팜의 채소를 사용한다’는 문구를 표기할 정도로 이곳에서 키운 과일·채소의 품질은 대중적으로도 인정받는다.이 유명한 농장에서 와인을 만든다기에 찾아갔다. 부모님으로부터 코버트팜을 물려받은 ‘타고난 농부’ 진Gene Covert이 나와 반겨주었다. “코버트 팜에선 총 13종의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의 비중이 가장 커요. 우리 농장만의 방식으로 몇 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하고 특별한 이름을 붙인 와인들을 만들고 있죠. 농장 와이너리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키운 과일과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한 음식도 서빙하고 있어요.”타고난 농부가 기른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은 어떤 맛일까. 그곳의 와인들은 묵직하고 깊은 풍미를 가졌지만 왠지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건 스페인어로 ‘우정’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레드와인 ‘아미시티아Amicitia 2010’. 소담한 농장의 야외테이블에 앉아 그 와인을 즐기는 동안,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리고 어느새 한국으로 가져갈 아미시티아 한 병을 구입하고 있었다.코버트 팜 패밀리 에스테이트 와이너리Box 249, Oliverwww.covertfarms.ca♥유기농과 사랑에 빠진 오카나간한국에선 고급 식재료란 인식이 강한 ‘유기농’. 하지만 오카나간에서 유기농은 보편적인 식재료였다. 크고 작은 레스토랑, 베이커리, 시럽과 잼을 파는 가게 등 하나같이 ‘유기농’과 ‘로컬’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었다.셰프의 꿈이 이뤄지는 곳20년 동안 하이엔드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셰프 크리스Chris Van Hooydonk가 작년 7월 오카나간에 정착한 것도 그런 음식 문화 때문이다. 백야드 팜 셰프’s 테이블Backyard Farm Chef’s Table 레스토랑에선 뒷마당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과일로 요리한 음식을 바로 테이블에 올린다. 이런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레스토랑을 갖는 것은 크리스의 오랜 꿈이었다. “뒷마당에 50여 종류의 오래된 과일나무가 가득한 이 집을 사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모릅니다. 이곳의 과일나무들은 모두 최소 30년이 넘은 오래된 것들이에요. 이 자두나무를 보세요. 60년은 족히 된 이 나무에선 그 어느 자두나무보다도 탐스럽고 큰 자두가 열리죠. 제게 있어 ‘팜 투 테이블’은 곧 음식에 대한 저의 모든 열정과 삶을 의미해요. 그 꿈을 이곳에서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에요.”레스토랑 안엔 20여 개의 의자가 놓인 길쭉한 테이블 하나만 놓여 있었다. 셰프 크리스는 이곳에서 그날의 손님에게 100% 맞춘 음식을 대접한다. 그를 위해 사전에 고객의 음식 취향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한 뒤 메뉴를 만든다고. “저는 손님에게 와인을 추천하지 않아요. 요리사로서 제 역할은 손님이 좋아하는 와인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가까이 소통하고 그들을 위해 진심으로 요리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오카나간은 이런 셰프들의 꿈이 실현되는 곳이다.진짜 유기농 빵이 구워지는 곳유명한 유기농 빵집이 있다고 해 찾아갔다. 트루 그레인 브레드 베이커리True Grain Bread Bakery는 제분되지 않은 유기농 곡물을 로컬 농장에서 구입해 밀가루부터 직접 만든다. 빵에 들어가는 버터, 달걀, 설탕, 우유 등도 모두 로컬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한다. 인공 색소와 향, 방부제, 이스트는 철저히 배제하고 자연 효모를 이용해 발효시킨다.무엇보다 이 베이커리가 강조하는 것은 GMO 같은 현대식 곡물이 아닌 고대 유러피안 종자로 키운 곡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곳의 빵은 글루텐을 포함하고 있지만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최근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글루텐이 문제 성분으로 지적되고, 글루텐이 없는 베이커리 제품이 물밀듯 출시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글루텐은 밀의 단백질 조직일 뿐 문제 성분이 아니에요. 더 빠르게, 더 크게 자라도록 만들려다 글루텐 조직까지 변형시킨 잡종 곡물이 문제죠.” 트루 그레인 브레드 베이커리의 공동대표 토드Todd Laidlaw가 강조했다.백야드 팜 셰프’s 테이블 레스토랑3692 Fruitvale Way, Oliverwww.backard-farm.ca 그룹당 최소 500달러부터(10명일 경우, 1인당 50달러부터)트루 그레인 브레드 베이커리10108 Main Street, Downtown Summerlandtruegrain.ca08:00~17:00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kr-keepexploring.canada.travel톰슨오카나간관광청 www.thompsonokanagan.com▶travel infoOKANAGANAirline에어캐나다Air Canada를 이용해 인천-밴쿠버-켈로나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하고 빠르다. 인천에서 밴쿠버까지는 약 11시간, 밴쿠버에서 켈로나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된다.Hotel켈로나Kelowna 델타 그랜드 오카나간 리조트Delta Grand Okanagan Resort아름다운 오카나간 호숫가에 자리했다. 리조트와 호숫가 산책로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아침 산책을 하기에 좋다. 아기자기한 부티크 숍들이 모여 있는 켈로나 다운타운까지 도보 10분 거리다. www.deltagrandokanagan.com오소유스Osoyoos 워터마크 비치 리조트Watermark Beach Resort오소유스 호수의 비치 바로 앞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다.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1층의 와인 & 타파스 파티오에선 로컬 식재료로 요리한 음식과 오카나간 지역의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오소유스는 밴쿠버나 시애틀에서 자동차로 5시간이면 도착한다. www.watermarkbeachresort.comRestaurant서머랜드Summerland의 로컬 라운지 앤 그릴Local Lounge and Grille‘로컬을 먹고, 로컬을 마시고, 로컬이 되자eat local, drink local, be local’이란 철학으로 운영되는 인기 레스토랑이다. 밴쿠버 출신의 셰프 리 험프리Lee Humphries가 신선한 로컬 식재료와 전통적인 레시피를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요리한 음식을 서빙한다. 레스토랑 오너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맥워터스Mcwatters 와이너리의 와인과 음식의 궁합이 최고다. www.thelocalgroup.caFruit Winery오소유스 인근의 농촌마을 커스톤Cawston에 위치한 러스틱루트 와이너리 앤 해커스 오가닉Rustic Roots Winery & Harkers Organics은 5대째 유기농 농장과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자두, 복숭아, 사과, 체리 등 8가지 종류의 과일로 레드, 화이트, 디저트,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판매한다.www.harkersorganics.com서머랜드의 서머랜드 스위츠 & 슬리핑자이언트 푸르트 와이너리Summerland Sweets & Sleeping Giant Fruit Winery에서는 총 14종의 과일 와인을 만들고 있다. 와인 외에 잼, 시럽 등 과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1년 방문객이 3,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는 곳.www.summerlandsweets.comGarden오카나간엔 농업 관련 유산과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헤리티지 가든이 있다. 오소유스에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케레미오스Keremeous의 그리스트 밀 앤 가든The Grist Mill and Gardens이 그곳이다. 1877년부터 이용하던 물레방아와 나무로 된 밀가루 제분기, 캐나다의 옛날 부엌 모습 등이 예쁘게 전시되어 있다. 먼 옛날 원주민들이 즐겨 먹었지만 지금은 식용으로 쓰지 않는 옥수수, 호박 등도 이곳에서 재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티룸Tea Room에선 간단한 점심식사와 애프터눈티를 즐길 수도 있다.www.oldgristmill.ca☞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예술을 입은 홍콩

    해외여행 | 예술을 입은 홍콩

    홍콩에서는 천천히 걸어야 한다. 길을 걷다 수없이 마주치는 갤러리, 낡은 건물에서 만난 아티스트의 모습, 우연히 발견한 전시회.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된다. 그것이 홍콩 여행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Site 아티스트를 만나러 가는 길 홍콩은 여전했다. 어딜 그리 바삐 가는 것인지 횡단보도를 뛰듯이 건너는 사람들의 보폭에 맞추자니 마음이 급해진다. 버스도 택시도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했고 심지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도 빨랐다. 어쩌면 내가 처음 홍콩을 만났을 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힘찬 활기 때문이었던 것이 아닐까 자문자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여유롭고 싶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번잡한 도심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이동했을 뿐인데 여기 이곳, 확실히 조용하다. 낡은 건물 자키 클럽 아트센터JCCAC·Jockey Club Creative Arts Centre에 들어서자 마음은 더욱 차분해졌다. 몇몇 방문객들만이 작은 광장을 조심스레 살펴보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7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과거 인쇄소와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던 공장이었다. 1990년대 관련 산업들이 쇠퇴하면서 공장 소유자들이 중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2001년 5월 이후부터 건물은 텅 빈 채 낙후되어 갔다. 그 후 2008년 홍콩 정부에 의해 예술 창작 센터 JCCAC가 문을 열었다. 낡은 공장이, 넓은 스펙트럼의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ㅁ’자 형태의 건물을 따라 찬찬히 1층을 둘러보니 이곳은 예술가들의 숨어 있는 아틀리에다. 가죽 공예부터 한 땀 한 땀 뜨개질로 스카프를 만드는 작가의 숍,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갤러리, 사진 스튜디오,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공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문을 열고 있었다. “Welcome to my atelier!내 작업실에 온 걸 환영해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작업에 열중하는 그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했건만 내 시선이 좀 뜨거웠나 보다. 좀 구경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묻자 어두운 작업실의 불을 환하게 켜 준다. 아주 작은 나무와 집, 가로등과 같은 것들이 그의 섬세한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는 작은 금속을 두드리고 컷팅해서 만든 펜던트를 보여 주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생각해 보니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세상에 하나뿐인 것들이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잠시 들른 것뿐인데 유일무이한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을 만나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이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길, 그래서 텅 비어 있거나 문을 굳게 닫은 아틀리에들이 생기를 되찾길 간절히 바랐다. JCCAC 30 Pak tin street, Shek kip mei, Hong Kong 프론트데스크 10:00~19:30, 입주한 아틀리에마다 상이 852-2353-1311 www.jccac.org.hk ●Street 예술의 힘이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 “페더빌딩Pedder Building이 어디에 있죠?” 지도상 페더빌딩은 센트럴역 D1 출구 가까이 위치해 있었는데 한참을 헤맸다. 같은 길을 몇 번이나 뱅글뱅글 돌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이는 나를 쇼핑몰로 안내했고 또 어떤 이는 페더빌딩이라며 정체 모를 회사 빌딩을 가리켰다. 가만히 있어도 후끈 달아 오르는 열기에 땀이 날 정도로 더웠던 빌딩 숲 사이에서 주저앉아 인상을 찌푸리던 찰나, 페더 스트리트Pedder St.에서 기다란 직사각형의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리 더운 날씨에도 페더빌딩을 찾아 헤맸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한마디로 족하다. 세계에서 주목하는 갤러리들이 빌딩 하나에 모여 있으니까. 가고시안Gagosian, 사이먼 리Simon Lee, 하너트Hanart T Z 갤러리 등 현재 총 6개의 갤러리가 페더빌딩에 층층이 자리해 있다. 2009년, 영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양 현대 미술의 트렌드를 보여 주는 벤 브라운 파인 아트Ben Brown Fine Arts 갤러리가 아시아 마켓으로의 영역 확장 차원에서 홍콩 페더빌딩에 입주했고 반대로 홍콩에서 중국을 비롯해 동양의 현대 미술을 알리는 펄렘PearlLam 갤러리도 매력 넘치는 작품들로 빌딩을 채웠다. 북적이지 않는 갤러리는 참으로 반가웠다. 그곳에서 나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하게 산책을 하면서 오로지 작품 감상에 몰두할 수 있었다. 건물을 나오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더들 스트리트Duddell St.에 있는 스타벅스 콘셉트 스토어에 들러 아이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오던 길에 르 캐드리Le Cadre 가구 갤러리가 눈에 들어왔다.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벨을 누르고 신원을 밝히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1982년 가구를 비롯해 도자기, 인테리어 소품을 전시한 갤러리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대로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갤러리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가구와 동양의 담백한 소품들로 예술과 인테리어의 간단명료함을 추구한다고. 돌아보니 이곳을 찾는 고객과 디자이너, 그 밖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독려하는 공간으로서 사진과 벽화, 조명까지도 세심하게 챙겼음이 갤러리 구석구석에서 느껴졌다. 갤러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느낌과 철학이 어찌나 강한지 그들은 오히려 알려지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다고 했다. 갤러리 홈페이지를 폐쇄한 이유도, 사진 촬영을 딱 두 장으로 제한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르 캐드리 갤러리의 스타일을 모방한 갤러리들이 끊임없이 생겨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다고. 약속대로 사진은 딱 두 장만 찍었고 멋진 공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 밖에 소호의 크고 작은 갤러리들도 돌아봤다. 타이청 베이커리의 에그 타르트를 손에 쥐고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 서쪽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도 가 보고, 주얼리를 전시하는 aME 갤러리도 들렀다. 그 길의 끝에는 홍콩의 신인 예술가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PMQ도 있었다. 발이 퉁퉁 붓도록 걸었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예술품들을 마주하면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물이라는 말은 옳은가 보다. Pedder Building 12 Pedder St., Central, Hong Kong 입점 갤러리 | 가고시안Gagosian, 펄렘Pearl Lam, 사이먼 리Simon Lee, 하너트Hanart T Z, 리만 머핀Lehmann Maupin, 벤 브라운 파인 아트Ben Brown Fine Arts ●Exhibition 우리가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 전시회에서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예술작품들을 쇼핑몰 곳곳에 전시한 K11 아트 쇼핑몰에서 그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날은 설치미술, 공예, 제품,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3명의 한국 아티스트들이 쇼핑몰 지하 1층 갤러리에서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선보이는 첫날이었다. 오프닝 행사가 한창이던 복잡한 전시장에서 두 명의 작가를 만났다. 의미는 완전히 다르지만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공통된 점이 있다면 모든 작품이 그들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바느질로 총과 칼, 방패의 형태를 만든 허보리 작가의 작품은 ‘허세무기’. 자세히 보면 그 조각보는 색색의 넥타이들로 이어져 있다. 정장을 입은 남편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녀. 마치 정장이라는 전투복을 입고 넥타이라는 무기로 장전한 모습이 수렵시대에 사냥을 나서는 남성들처럼 느껴졌다고. 그녀의 작품에는 명품 넥타이들의 상표가 유난히 눈에 띈다. 사람을 상대하며 비즈니스 경제 활동을 하는 현시대에 상표에 의해 자신감을 얻을 수도,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남성들의 양면을 표현했다. 실용적 이유로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한 무기가 바로 넥타이라는 것이다. 둥글고 하얀 백자 도자기 위에 그래피티 아트 느낌의 자유분방한 그림과 함께 메시지가 적혀 있다. ‘I pray for you’. 작은 꽃이 꽂혀 있는 단아한 모습의 화병에는 ‘LOVE’라는 단어가 수줍어 보인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작품일까 살짝 궁금증을 가져 봤지만, 아니다. 강준영 작가의 작품에는 그의 과거가 반영되어 있다.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고향, 집에 대한 그리움을 늘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반대로 외국 생활을 그리워했다고. 그리고 그 그리움을 도자기를 캔버스 삼아 그려내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의 작품에 기도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된 것은 바로 가족 때문이었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할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깊은 우울감에 빠졌던 그는 작품에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이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의 형태는 굉장히 다양한데 저는 그 사랑의 출발점이 바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기도를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는 것도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작품에 반영한 것이죠. 세상의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저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두 작가는 일상에서 얻은 작은 생각들과 심도 있는 깨달음을 작품으로 표현했고 많은 이들이 그에 공감하길 바랐다. 어쩌면 하나의 예술 작품이 세상을 평화롭게, 풍요롭게 만드는 커다란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한동안 전시장을 떠날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많은 이들이 예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K11 18 Hanoi Rd., Tsim Sha Tsui 10:00~22:00 852-3118-8070 www.k11concepts.com/en ●Interview 홍콩익스프레스 앤드류 코웬Andrew Cowen 부사장 완벽한 도시에 예술을 입혀 미각을 깨우는 다양한 음식과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많은 쇼핑몰, 섹시한 클럽과 감동적인 야경. 아기자기한 골목과 유럽풍의 거리가 조화를 이루는 해변가 스탠리Stanley와 아이들의 천국 디즈니랜드. 여행지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홍콩은 미술애호가들의 눈도 충족시켜 줄 만한 예술적 면모까지 갖췄다. 홍콩의 로컬 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도 이러한 멀티 컬처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홍콩익스프레스 앤드류 코웬Andrew Cowen 부사장을 만나 항공사가 예술 산업에 일조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홍콩의 갤러리들을 주말마다 방문하거나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홍콩섬 엘리 웨이Alley Way라는 작은 골목길이나 스타의 거리와 같은 곳에서 감상하는 스트리트 아트를 더 선호한다. 스트리트 아트가 그에게 특별한 것은 우연히 만난 화가들,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팔고 있는 아가씨, 오래된 도자기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홍콩 현지 느낌이 물씬 묻어 있는 작품들을 얻을 수 있는데 영국에서 온 그로서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작품들이 신선하고 인상적이라고. 그는 예술과 여행이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여행을 통해 지금껏 경험하지 않은 색다른 컬러와 디자인,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지원하는 것은 항공사가 단순히 한국과 홍콩을 잇는 물리적인 역할을 넘어 예술가들의 작품에 좀더 도움이 될 만한 기회를 마련해 주는 작은 격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양국의 문화 교류와 관계를 독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컬 항공사로서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여행지로서 다양한 매력을 가진 홍콩이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는 없죠. 예를 들어 쇼핑에 관심이 없는 남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도시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 또한 항공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들어서 있고 동양과 서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지리적 위치가 아니더라도 홍콩에서는 예술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를 비롯한 외국 경매회사들과 갤러리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고 미술품 거래에도 면세 혜택을 주고 있으며 해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예술 축제들을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응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홍콩익스프레스 www.hkexpress.com 홍콩 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파이카) 070-8128-9735 ▶travel info Hong Kong Airline 홍콩익스프레스는 홍콩의 유일한 LCC 항공사로 인천-홍콩 노선을 매일 2회 운항하고 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정기편은 07:25UO618과 12:55UO619가 있으며 귀국편은 04:20UO615, 21:50UO614에 홍콩을 출발하는 스케줄이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지난 8월부터는 부산-홍콩 노선이 주 6회(월·화·수·목·토·일요일) 새롭게 추가됐다.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Art Place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뉴욕에 기반을 둔 비영리교육기관으로 홍콩센터에서는 미국과 아시아의 경제·정치·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위한 공연과 전시, 각종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다. 과거 영국군의 탄약고였던 건물의 모습이 구석구석 남아 있어 전시가 열리지 않아도 조용히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9 Justice Dr., Admiralty, Hong Kong 09:00~21:00(연중무휴) 852-2103-9511 www.asiasociety.org aME Gallery 홍콩섬 소호에 위치한 주얼리 갤러리로 세계 각국의 보석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aME’는 라틴어로 사랑과 영혼을 뜻하는데 정교하고 섬세한 보석과 인간의 감정을 조화롭게 만든다는 큐레이터의 이야기가 잘 들어맞는다. 재료는 금속부터 유리, 원석, 금 등 다양하며 때때로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상설 전시 중인 액세서리는 구입도 가능하다. 12/F Tin On Shing Commercial Bd., 41-43 Graham St., Central, Hong Kong 화~토요일 12:00~19:00 852-3564-8066 www.ame-gallery.com PMQ 지난 8월 오픈한 PMQ의 역사는 훨씬 깊다. 1889년 최초의 공립학교 센트럴스쿨이었던 이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후 경찰들의 숙소로 모습을 바꿨다. 그러나 2000년부터 사용이 중지되었다가 얼마 전 홍콩의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간으로 또 다른 변화를 이뤘다. 110여 개의 부티크숍, 갤러리, 디자인 스토어와 아틀리에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No. 35 Aberdeen St., Central, Hong Kong 07:00~23:00 852-2870-2335 www.pmq.org.hk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 한국의 공예적 특성이 묻어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이너 13명이 홍콩에 모였다. ‘In Art We Live’를 슬로건으로 쇼핑몰 곳곳을 미술과 디자인으로 장식하고 있는 아트 쇼핑몰 K11의 창립 5주년을 맞아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준비한 것. 설치미술, 공예, 제품,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생각이 자유로운 좋은 물건’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홍콩 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에서 처음으로 홍콩에서의 한국 작품을 전시 기획한 것으로 한국 디자인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K11 아트 쇼핑몰 지하1층 갤러리 홍콩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 070-8128-9735 전시기간 2014년 10월12일까지, 10:00~22: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말레이시아도 반한 韓 물처리 능력

    말레이시아도 반한 韓 물처리 능력

    경기도의 수(水) 처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한국형 하수처리 설비를 처음으로 수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10일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GSBC)에 따르면 도내 수처리 기업과 생활용품·전기전자·산업용품 생산 중소기업이 지난 2~3일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수상품전시회(G-FAIR)에서 정부 및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구매를 이끌어 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까지 쿠알라룸푸르시를 가로지르는 클랑강과 곰백강 수질개선을 위해 오염원 유입 차단과 하수처리장 건설 등 총 5조원 규모의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 프랑스, 일본 등 많은 해외 물처리 전문기업들이 사업 수주를 위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에 도내 E사가 개발한 분리막(MBR) 기술이 채택돼 160억원 규모의 하수처리장 설비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 빗물 재이용 및 중수설비 제조기업인 H사는 관련 사업을 계획 중인 쿠알라룸푸르시로부터 사업 참여 요청을 받았으며 J사도 20년 이상 된 아파트 등의 노후 상수관 개선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60여개의 도내 중소기업들이 말레이시아 1235개사 바이어와 9750만 달러의 상담 실적을 올리는 등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계열 도중소기업지원센터 수출지원팀장은 “국내외에서 개최하는 G-FAIR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6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통상사무소를 통해 현지 시장 환경을 철저히 파악하고 검증된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맺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착한 스마트폰’ 아시나요?

    ‘세계에서 가장 착한 스마트폰’ 아시나요?

    전 세계에서 하루가 멀다 않고 새 스마트폰이 쏟아진다. 각 제조업체는 편리한 인터페이스, 혁신적인 기술, 아름다운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데, 네덜란드의 한 업체는 독특한 ‘특징’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의 사회적 기업 ‘페어폰’(Fairphone)은 일명 ‘전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페어폰’을 지난해 5월 선보였다. 페어폰 측이 착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불리는 까닭은 이를 실질적으로 제조하는 하청업체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노동가격을 지불하며 스마트폰 원자재와 관련한 분쟁을 벌이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애플사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의 최대 공장 ‘팍스콘’과 임금 및 근로 환경을 두고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이에 반해 ‘페어폰’은 생산 공장 노동자들에게 높은 복지 혜택이 제공되며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에 갈등이 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되는 티탈룸은 텅스텐과 함께 대표적인 분쟁 광물로 꼽히는데, 페어폰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자연광물을 강탈해온 군사조직을 피해 새로운 탄광을 개척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공정한 일자리 및 노동대가를 지불함으로서 사회적 기여에도 큰 몫을 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페어폰 한 대당 기업과 중국 충칭시의 공장이 각각 2.5달러씩 총 5달러를 기부금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해 페어폰의 판매량은 2만 5000대로 총 12만 5000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페어폰은 쿼드코어와 안드로이드를 탑재했으며 카메라는 애플의 아이폰 6와 마찬가지로 800만 화소로, 삼성의 갤럭시5S(1600만 화소)보다 다소 낮다. 크기는 아이폰6, 갤럭시5S와 비교했을 때 가장 작고 무게는 아이폰6(129g), 갤럭시S5(145g)에 비해 근소하게 높은 163g이다. 가장 큰 차이는 가격에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에 비교했을 때 페어폰의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 페어폰의 인기는 네덜란드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는데, 영국 내에서 가장 친사회적인 모바일 판매 업체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을 맡고 있는 영국의 ‘Phone Co-op’ 대표 비비안 우델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페어폰 측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를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것이 페어폰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페어폰의 고위 관계자인 테레사 워닝크는 “페어폰은 전자산업계에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페어폰은 주문생산방식을 고수하며 연간 생산량을 3만5000대로 한정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과 높은 노동 피로도를 해소하기 위해 소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며, 지난 9월 기준으로 연간 생산량의 80%가 이미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착한 스마트폰’ 아시나요?

    ‘세계에서 가장 착한 스마트폰’ 아시나요?

    전 세계에서 하루가 멀다 않고 새 스마트폰이 쏟아진다. 각 제조업체는 편리한 인터페이스, 혁신적인 기술, 아름다운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데, 네덜란드의 한 업체는 독특한 ‘특징’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의 사회적 기업 ‘페어폰’(Fairphone)은 일명 ‘전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페어폰’을 지난해 5월 선보였다. 페어폰 측이 착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불리는 까닭은 이를 실질적으로 제조하는 하청업체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노동가격을 지불하며 스마트폰 원자재와 관련한 분쟁을 벌이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애플사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의 최대 공장 ‘팍스콘’과 임금 및 근로 환경을 두고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이에 반해 ‘페어폰’은 생산 공장 노동자들에게 높은 복지 혜택이 제공되며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에 갈등이 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되는 티탈룸은 텅스텐과 함께 대표적인 분쟁 광물로 꼽히는데, 페어폰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자연광물을 강탈해온 군사조직을 피해 새로운 탄광을 개척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공정한 일자리 및 노동대가를 지불함으로서 사회적 기여에도 큰 몫을 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페어폰 한 대당 기업과 중국 충칭시의 공장이 각각 2.5달러씩 총 5달러를 기부금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해 페어폰의 판매량은 2만 5000대로 총 12만 5000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페어폰은 쿼드코어와 안드로이드를 탑재했으며 카메라는 애플의 아이폰 6와 마찬가지로 800만 화소로, 삼성의 갤럭시5S(1600만 화소)보다 다소 낮다. 크기는 아이폰6, 갤럭시5S와 비교했을 때 가장 작고 무게는 아이폰6(129g), 갤럭시S5(145g)에 비해 근소하게 높은 163g이다. 가장 큰 차이는 가격에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에 비교했을 때 페어폰의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 페어폰의 인기는 네덜란드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는데, 영국 내에서 가장 친사회적인 모바일 판매 업체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을 맡고 있는 영국의 ‘Phone Co-op’ 대표 비비안 우델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페어폰 측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를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것이 페어폰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페어폰의 고위 관계자인 테레사 워닝크는 “페어폰은 전자산업계에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페어폰은 주문생산방식을 고수하며 연간 생산량을 3만5000대로 한정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과 높은 노동 피로도를 해소하기 위해 소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며, 지난 9월 기준으로 연간 생산량의 80%가 이미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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