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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1.향락산업 국가경제 좀먹는다

    밤이 되면 서울은 거대한 ‘환락의 도시’로 변한다.1년 365일 향락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대형화·기업화의 길을 가는 ‘물 좋은’ 강남 유흥업소는 강북의 손님과 ‘아가씨’들을 흡수하고 있다.강남에 기세를 빼앗긴 강북은 대형 룸살롱이 소규모 바(Bar)로 바뀌는 등 업종 전환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밤이 되면 서울은 거대한 ‘환락의 도시’로 변한다.값비싼 양주와 접대부,생음악밴드가 따르는 하룻밤의 술파티에 드는 돈은 수백만원대를 훌쩍 넘는다.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강남의 유흥업소는 규모가 대형화돼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호사스러운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는 강북의 유흥주점들은 나체쇼와 같은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손님들을 끌어모은다. ●확산일로 강남 유흥가 5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N호텔의 C룸살롱.짙은 회색 정장을 입은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지하로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지나 1000평 규모의 룸살롱에 다다랐다.고풍스러운 밤색 목재문이 열리면서 하얀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마담이 목례를 한다.웨이터 ‘박찬호’는 “룸이 100개,아가씨 300명으로 강남에서 최대 규모”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인근 다른 업소의 규모도 이 룸살롱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강남구 유흥업소 중 상위 10위권 규모에 속하는 D,J,C룸살롱은 모두 1000평이 넘는다.룸 40개 이상,여종업원 120명 이상인 룸살롱도 14개나 된다.업소 한 곳에서 하룻밤에 5000만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이 구청측의 설명이다.웨이터 경력 25년인 한모(48)씨는 “고급화·대형화하지 않으면 강남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IMF 한파 이후 중소규모 업소는 중심권인 논현동,청담동,역삼동,삼성동에서 밀려났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강북의 북창동 유흥업주들이 자본을 모아 지하철2호선 선릉역 부근에 10층짜리 ‘룸살롱 타워’를 짓기로 해 주변 업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건물 전체를 룸살롱으로 사용하는 ‘기업형 토털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한다. 강남 R호텔 나이트클럽은 영업부진으로 곧 문을 닫고 대형 룸살롱으로 변신할 계획이다.룸 120개 이상의 초대형 룸살롱도 도곡동과 서초동에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다.대형 신규업소에 대한 정보전도 치열하다.‘모 중견 건설업체가 업주다.’,‘사채시장 큰손인 모씨가 자금줄이다.’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돈다.P룸살롱 지배인 김모(35)씨는 “대규모 룸살롱 몇 개가 언제 어디에 들어서고,누가 주인인지 등에 대해 모든 업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강남구청 관계자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업소에는 가지 않는다.”면서 “10명도 안되는 담당 직원이 1000개가 넘는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구 청담동에는 상류층의 전용 ‘멤버십 바’가 유행이다.청담동 카페촌에 위치한 ‘S멤버십 바’에 가입하려면 입회비 1000만원에 연회비 120만원을 내야 한다.사회적 지위와 학력도 고려된다.신입 회원에게는 가입과 동시에 고급 양주 3병을 제공하고 ‘아주 특별한 파티’에 초대한다.회원별로 담당 매니저가 지정돼 회원의 요구에 맞는 이성 파트너를 소개시켜 주고,클럽에 오갈 때 최고급 리무진이 제공된다.미모의 여종업원들은 모두 대졸 이상의 전문 직업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양주 1병에 100만원을 호가하며,2차 비용은 당사자들이 알아서 정하지만 최소한 1000만원이라고 한다. ●강북 도심도 흥청망청 5일 자정 무렵 서울시청 뒤쪽 무교동 거리.70∼80년대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오래된 음식점과 몇 곳의 유흥업소만 있었던 이곳은 최근 몇년 새 유흥주점이 급격히 불어나 밤이 되면 설치는 호객꾼과 여종업원들로 편하게 걸어가기 힘들 정도다.설렁탕 골목이 술집과 여관 간판이 즐비한,강남에 못지 않은 향락가로 바뀐 것이다. 이곳에서 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설렁탕집 ‘부민옥’ 송영준(74·여) 사장은 “예전에 경쟁하던 ‘미성옥’,‘혜빈장’,‘서울탕반’ 등의 음식점이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술집과 여관이 대신 들어섰다.”고 씁쓸해했다.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무교동과 다동에서는 외환위기가 잊혀져 갈 무렵인 지난 2000년 무려 20개의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새로 등록했다.경기불황을 호소했던 2001년과 2002년에도 5개 안팎씩 꾸준히 늘었다. 단란주점은 룸살롱과 달리 여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는데도 법 규정을 지키는 업소는 거의 없다.호프집과 바가 포함된 일반음식점도 2000년 18개에서 2001년 20개,2002년 26개로 계속 늘었다. 일부 업소는 과세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폐업했다가 새로 개업하는 속칭 ‘모자 바꿔쓰기’라는 편법을 사용한다.‘J가요주점’이란 간판 위에 ‘T재즈바’란 문구를 덧붙이고 있던 무교동의 한 업소 관계자는 “기업화·거대화되고 있는 강남 룸살롱에 대항하기보다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지난해 말 문을 연 근처 O노래방은 룸살롱에서 업종을 바꾼 케이스.그러나 말이 노래방이지 양주와 맥주를 버젓이 팔고 있다.프라자호텔 뒤쪽의 북창동은 무교동보다 더하다.한 집 건너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이 들어서 있는 이곳 대부분의 유흥주점은 여성종업원들이 ‘나체쇼’를 버젓이 하고 있다.한때 집중적인 단속을 당했지만 영업은 오히려 번창하고 있다.노래방에서는 술시중을 들고 손님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여성 도우미’까지 동원,고객을 모으고 있다.한업소 관계자는 “돈 많은 손님은 강남 룸살롱으로 간다지만 이곳에도 주변 직장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무교동이나 북창동에서 돈을 벌어 들인 업소는 물이 더 좋은 강남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kdaily.com ★향락화비율로 본 매매춘 향락화비율'로 본 매매춘 ‘매춘 천국’의 오명을 얻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의 정확한 숫자를 추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성매매 여성이 33만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관련 단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윤락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매매춘 근절과 윤락여성 지원을 위한 ‘한소리회’나 ‘새움터’ 등 여성단체들은 윤락여성의 규모를 최고 120만명으로 추정한다. 한국여성개발원이 개발한 ‘향락화 비율’에 근거한 수치다.‘향락화 비율’이란 전국 유흥업소에서 임의 추출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매춘이 이뤄지는 곳의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중음식점을 포함한 각종 유흥접객업소 중 평균 50.7%에서 매춘이 이뤄진다.윤락에 나서는 여성은 업소당 3.85명 꼴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흥접객업소는 전국적으로 60만 4484곳에 이른다.‘향락화 비율’에 대입하면 30만 6473개 업소에서 117만 9921명이 윤락행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서울시는 경찰 단속 실적과 구청이 단속하는 업소수를 토대로 매춘여성 실태를 추산하고 있다.여성정책관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미아리 등의 서울지역 매춘 집결촌에서 1651명의 여성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포함,서울지역 각종 업소의 윤락녀는 7만 1000여명 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서울에는 용산역과 영등포역 앞,청량리 588번지 일대,성북구 월곡동 ‘미아리 텍사스’,강동구 천호4동 423번지 등ㅍ 5곳의 매춘 집결촌에 600여개의 업소가 밀집해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미아리에는 179개 업소에 820명이,청량리에는 140여개 업소에 460명이 몸을 팔고 있다.경기도 파주 용주골에는 130개 업소에 420명이 종사하고 있다. 업주들은 윤락여성 1명이 하루에 많게는 100만원을 번다고귀띔한다.‘짧은밤’ 7만원,‘긴밤’은 60만∼80만원이다.윤락여성 한 사람이 1년에 많게는 3억 6000만원을 벌 수 있고,미아리에서만 1년에 2952억원이 순수한 윤락비로 통용되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외국의 사례 한국처럼 전국적으로 공공연하게 매춘이 성행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섹스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도 향락산업은 외화벌이의 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이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표적인 향락업소인 ‘모모 찻집’을 근절했다.‘만지다.’라는 뜻의 ‘모모 찻집’은 타이베이 북쪽 해변으로 쫓겨나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술과 여자를 매개로 한 접대문화를 찾을 수 없다.수백년된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최상급의 ‘접대’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호주 시드니에는 유일하게 ‘킹 크로스’라는 환락가가 있다. 서울 종로1가 규모의 이 환락가에는 그러나 매춘여성과 마약 중독자들의 보금자리일 뿐 일반인의 출입은거의 없다.가족 중심의 문화에 익숙해 오후 6시만 되면 직장인들은 대부분 귀가해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박지연기자 anne02@
  • IMT2000 가입자 통합번호 의무화

    ★이동전화 '번호체계 변경' 문답 ‘휴대전화 이용자는 혼란스럽다.’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이동통신 사업자 식별번호의 ‘010’ 통합과 번호이동 시차도입을 결정함으로써 앞으로 ‘특정 브랜드’보다 ‘통화품질’과 ‘싼 요금’이 우선 선택조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3200만 이용자의 혼선은 지속되고 있다.‘010’통합 및 번호이동제도가 무엇인지,제도가 시행되면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바꿔야 하는지 등 궁금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번호체계 왜 바꾸나 서비스 선택폭,품질 등 이용자의 편익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정부는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3%에 이르는 등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정부가 시장에 왜? ‘주파수’가 공용재이기 때문이다.이통사업자들은 일반기업 상행위와는 달리 국가가 빌려준 주파수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정부는 사업 시행 초기부터 ‘유효경쟁체제’란 제도를 도입,LG텔레콤,KTF 등 후발 사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어느 업체가 유리하나 두 제도는 LG텔레콤,KTF가가장 바라던 구도다.벌써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한 두 업체의 공조 얘기도 나오고 있다.혜택이 가장 많은 LG텔레콤의 경우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시장을 다시 뺏길 가능성이 있다.SK텔레콤의 현재 시장점유율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010’ 번호통합이란 이동전화 사업자에게 주어진 011,016,019 같은 사업자 식별번호(앞 3자리)를 없애고 ‘010’으로 단일화하는 제도다. ●번호통합,왜 도입하나 외국엔 사업자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국가가 없다.따라서 정부는 2세대 서비스에선 번호통일을 못했지만 3세대 서비스때부터는 이를 바로잡아 시장 ‘쏠림현상’을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모두 ‘010’으로 바꿔야 하나 2세대 서비스(011 등) 가입자 중 원하는 사람에 국한한다.따라서 기존 가입자는 불편이 없다.그러나 6월 상용 예정인 IMT 2000(3세대 영상이동통신)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010’ 통일번호를 써야 한다. ●어떤 효과가 있나 식별번호가 통일돼 누르는 번호 숫자가 적어진다.정부는 2007년 말까지 모든 이동전화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번호이동제란 가입자가 서비스 업체를 바꿔도 이전에 쓰던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SK텔레콤(011ㆍ017),KTF(016ㆍ018),LG텔레콤(019) 가입자들은 내년부터 각각 시차를 두고 서비스 회사를 옮길 수 있다. ●번호이동 시차제 적용기간은 정보통신부는 당초 통신위원회에 상정할때 SK텔레콤부터 6개월씩 적용하기로 했으나 심의에서 기간은 정통부 장관에게 일임했다.따라서 6개월 이내로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 ●번호변경때는 기존 단말기를 바꿔야 하나 016ㆍ018과 019간에는 바꿀 필요가 없다.그러나 011ㆍ017(셀룰러)에서 016ㆍ018,019(PCS)로 옮길때는 주파수 대역이 달라 바꿔야 한다. 정기홍기자 hong@kdaily.com ★장단점 장단점 사업자 식별번호 ‘010’ 통합과 번호이동성 시차도입이 이용자에겐 어떤 편리함과 불편함이 있을까. ●‘010’ 통합 우선 식별번호 ‘010’ 가입자간에는 현행 10∼11자리(예컨대 019-XXX(X)-YYYY)에서 2∼3자리를 덜 누르게 된다.또 브랜드가 이동전화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기존 2세대(011 등)보다 진보된 3세대 서비스 번호인 ‘010’을 쓴다는 심리적인 자긍심을 줄 수 있다.이 같은 사례는 SK텔레콤의 ‘011’브랜드에서 증명됐다. 그러나 2세대에서 3세대로 옮길 때는 단말기(60만∼70만원대)를 바꿔야 한다는 불편과 금전적 부담이 따른다.3000원 정도의 가입비도 내야 한다. ●번호이동성 브랜드의 경쟁이 아니라 서비스 및 요금경쟁으로 좋은 품질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그동안에는 특정 서비스에 가입하면 대부분 고착화돼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도 그냥 사용해 왔다.또 사업자들이 동등한 상태에서 경쟁하면 요금 인하도 가능하다.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사업체별 식별번호가 없어져 선호도가 무시되고 기존번호를 상대방에게 알려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정기홍기자 ★이통 3사 대응전략 이동전화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 제도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후발 사업자인 KTF나 LG텔레콤은 반색하면서도 세부전략을 구상 중이다. SK텔레콤은 ‘010’ 통합정책이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은 ‘011’의 가치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이라면서도 마케팅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스피드 011'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체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국내 1위’ 사업자로서 보다 높은 서비스질과 마일리지 혜택 등을 내보일 참이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환영했다.최대 수혜자 LG텔레콤은 품질면에서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인지도가 떨어졌다는 판단아래 LG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졌다.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KTF는 두 업체를 의식,그동안 식별번호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지 않아 기존 방식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업체를 이미지로 내세우기로 했다. 모회사인 KT와 함께 유·무선 복합서비스를 개발,가입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정기홍기자
  • 노무현의 사람들/재야·정계 망라 ‘파워그룹’ 형성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인맥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노 당선자의 인맥은 그가 사회적·정치적으로 파란을 겪을 때마다 하나씩 형성됐다.81년 부림사건을 변론,인권변호사로 변신하면서 부산 등 재야인맥이,90년 3당통합 반대와 95년 김대중 정계복귀 반대 활동을 하면서 국민통합추진회(통추) 인맥이 자연스레 형성됐다.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주변에 모여든 시기다.지난해 민주당 국민경선을 거치면서 젊고 개혁적인 ‘민주당의 신주류’들도 결합했다.386그룹,부산 인맥,통추인맥,민주당 신주류,학자 및 시민단체 등 ‘노무현의 사람들’을 심층 해부한다. ★통추 멤버 지난 96∼97년 DJ가 국민회의를 창당하며 정계복귀를 하자,민주당에 남아 정치적 운명을 같이했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統推) 멤버로는 김정길·이철·유인태·박석무 전 의원,원혜영 부천시장,민주당 이미경·이호웅 의원,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한나라당 김홍신·김부겸 의원 등이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부분 노 당선자를 적극적으로 도왔고,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노 당선자의 정치철학과도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새 정부에서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추 대표 출신인 민주당 김원기 고문은 당내 친노(親盧)그룹의 좌장역을 맡아 통추 멤버들과 함께 반노(反盧)·비노(非盧) 그룹의 공격에서 노 당선자를 지켰다.그런 탓인지,노 당선자는 지금도 그를 통추 직함인 ‘대표님’으로 부른다. 통추 마포사무실을 책임졌던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는 지난해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측에 몸 담았던 이철 전 의원과 물밑 조율을 벌였다.원혜영 부천시장과 박석무 전 의원은 각각 행자부장관과 교육부총리 물망에 올라 있다. 그러나 ‘통추 3인방’ 가운데 하나였던 김정길 전 의원은 ‘대통령 취임 전후 사면·복권이 없을 것’이란 소식에 낙담한 모습이다.더욱이 이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경남지역에서 노 당선자의 지지 확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 것으로 알려져고 있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민주당 신주류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과정에서노 당선자를 지원,비주류에서 주류로 발돋움한 그룹이다. 이 그룹은 특히 노 당선자가 후보시절 지지율 하락에 따른 후보교체론으로 시달릴 때 곁을 지켰던 인물들이어서 ‘선명성’에 유별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인적 청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문희상 의원은 이미 비서실장에 내정돼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부상했다.김대중(DJ) 정부 출범 초기 정무수석 등으로 활약하다 후반 들어 파워게임에서 밀렸던 그는 일약 주류로 재부상한 셈이다.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대철 의원은 지금 유력한 당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곧 당선자 대미특사로 미국방문에 나선다.오랫동안 DJ와 같이 정치를 해오면서도 동교동계에 밀려 만년 비주류의 길을 걷던 그에게는 지금이 정치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다. 정동영,추미애 의원은 당선자가 차세대로 거론하는 인물들이다. 정동영 의원은 다보스포럼에 당선자 특사자격으로 참가했으며,추미애 의원도 대미 특사로 임명됐다.법무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조순형 의원과 임채정 인수위원장,신계륜 당선자 인사특보,김한길 기획특보 등도 주류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천정배 의원은 노 당선자가 대선후보가 되기 이전 유일하게 지지를 선언한 당내 최측근 인사다.천 의원과 가까운 신기남 의원은 최근 강성 주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선대위에서 본부장으로 활동했던 이상수 김경재 이해찬 허운나 의원 등도 당선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이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부산인맥 노 당선자와 정치적 고비를 함께해왔던 ‘부산 인맥’은 80년대 노 당선자의 부산 광안리 삼익아파트 자택에 모여 노동문제를 토론했던 동년배 그룹과,노 당선자를 ‘노변(노무현 변호사)’이라고 부르며 따랐던 30∼40대 운동권 출신의 참모들로 나뉜다. 부산 인맥의 대표는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다.82년 노 당선자의 변호사 사무실에 합류,정치적 동지가 된 문 내정자는 노 당선자가 급할 때면 1000만∼2000만원씩을 빌려주는 급전 창구로 알려질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이호철(부산대 법대 77학번)씨는 노 당선자가 재야 운동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던 81년 ‘부림사건’의 주인공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을 하다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은 김재규씨는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 국민참여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젊은 참모들은 부산 선대위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밖에 대선 당시 부산선대위원장을 맡은 조성래 변호사,노 당선자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부산 ‘가야 성당’의 송기인 신부 등도 노 당선자가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조언 그룹이다. 홍원상기자 ★시민단체 .학계 노무현 당선자 주변에 포진한 학자그룹은 노 당선자의 후보시절 이전부터 정책자문을 맡아온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졌다.이들 대부분은 40∼50대 소장파로,시민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참여주의적 성향이 짙다. 노 당선자의 정책 ‘가정교사’들은 상당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정무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학자그룹의 좌장격으로,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으로 활동했다.경제2분과 간사인 김대환 인하대 교수,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인 이종오 계명대 교수,이은영(한국외대 교수) 정무분과 위원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순천대 교수인 박기영 사회문화여성분과 위원과 허성관(동아대 교수) 경제1분과 위원 등도 경실련에 참여했다. 정치·행정분야 전문가인 고려대 임혁백·한림대 성경륭·성공회대 정해구 교수 등은 인수위 정치개혁연구실에서 ‘개혁프로젝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이주향 수원대 교수,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정대화 상지대 교수,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등 소장파 학자들도 기획·정무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정책제안을 맡고 있다. 외교통일안보분과에는 대북 포용정책 등 정책자문을 맡아온 윤영관 서울대 교수와 서동만 상지대 교수,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서주석 국방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의기투합해 새 정부의 통일외교정책을 조율하고 있다.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도 외교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노 당선자의 대미특사단에 포함된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노 당선자의 핵심 외교브레인이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정태인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1분과에서 금융·재벌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공기업 민영화 등 기업정책은 임원혁·장하원·유종일 KDI 연구위원이,금융정책은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등이 자문활동을 한다.박준경 KDI연구위원과 정명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경제2분과에서 신기술·농어업 등 산업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전농·WTO반대국민연대 사무총장 출신인 김인식 전문위원은 실질적인 농업정책에 참여한다. 대구사회연구소 출신인 권기홍(영남대 교수)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를 비롯,여성민우회에서 활동한 정영애 위원과 민주노총 출신인 김영대 위원,박태주 전문위원 등도 노 당선자의 복지·여성·노동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다.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사회분과 전문위원으로 문화정책을 지원한다.장하진 여성개발원장과 조옥라 서강대 교수,지은희 전 여연 대표는 여성정책을,언개연·민언련 출신인 김주언 언론재단 이사와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등은 언론개혁에 대한 자문활동에 참여한다. 최근 청와대 입성이 확정된 문재인 민정수석과 박주현 국민참여수석도 각각 부산·경남 민변과 참여연대·경실련 출신 변호사로,시민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노 당선자의 법률특보 출신인 박범계 변호사도 정무분과에서 검·경찰 개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386세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이른바 ‘386세대 참모’ 핵심은 이광재 기획팀장과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다.안 부소장이 인수위를 떠난 뒤엔 이 팀장이 측근 참모들 사이에서도 ‘핵심 측근’으로 불릴 정도다.이 팀장은 연세대 법학과 83학번.87년 경찰 수배 중에 노 당선자를 만났고,88년 13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함께하다시피 했다.96년부터 1년 반정도 잠깐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의 ‘덕린제’에서 일한 뒤,97년 노 당선자와 함께 국민회의에 합류했다.고려대 철학과 83학번인 안 부소장도 김덕룡 의원 비서로 출발했으나 3당합당에 반대,90년부터 노 당선자와 함께 길을 걸어왔다.안 부소장은 노당선자가 14대 총선 낙선 후 93년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살림을 이끌며,노 당선자의 외곽그룹을 챙겨왔다. 서갑원 의전팀장,황이수 정무비서,천호선 전문위원,배기찬 전문위원,윤태영 공보팀장,백원우 전문위원,김만수 부대변인 등도 386참모 중심권이다.노 당선자의 일정과 경호팀을 관리하는 서 팀장은 국민대 법학과 81학번으로 노당선자 비서,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황 비서는 서울대 인류학과 83학번 출신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96년 지방자치연구소에 합류하면서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다.천 전문위원은 연세대 사회학과 80학번.노 당선자의 13대 의원 시절 비서관으로,93년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의 보좌관을 지냈다.배 전문위원은 서울대 82학번으로 노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정책자문관으로 활동했다.‘노무현이 만난 링컨’‘노무현의 리더십’등을 기획했다.윤 팀장은 연대 경제학과 79학번으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보좌관으로 일했고,노 당선자와는 90년 초부터 인연을 맺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부시 ‘무법정권’ 발언 안팎/ ‘후세인 다음은 김정일’ 경고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8일 의회 국정연설은 ‘악의 축’ 대신 ‘무법정권’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란,이라크,북한 3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과 강경 정책 기조를 재천명했다. 연설은 이들 국가로부터의 위협을 차례대로 지적,지난해 연설 당시의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전반적으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악의 화신’으로 표현하며 이라크와의 전쟁에 초점을 맞췄으나 북한에 대한 강경기조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후세인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으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세계를 기만하고 있다고 강조,평양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그대로 드러냈다.특히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점은 최근의 대북 온건 발언에 비추어 예상 밖의 ‘강수’로 볼 수 있다. 한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북한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며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점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 테이블에서 더 멀어지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물론 평화적인 해결책을 강조,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기는 했다.북한의 핵 무기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경제침체,지속적인 곤궁만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주변국과 상의해 북한에 보여주려 한다는 점도 외교적 노력이 계속될 것임을 뜻한다.그럼에도 연설의 전반적인 톤은 유화적인 제스처보다 경고쪽에 가까웠다.자국민을 공포와 기아 속에서 살게 하는 평양 정권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유일한 길은 핵에 대한 야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선 핵 포기 없이 대화나 협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비민주적인 정치상황 등을 언급하며 이란을 끼워넣은 것은 지난해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들 3국을 ‘무법국가’군으로 다시 묶어서 그 위험성을 대내외에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2월5일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말한 점은 이라크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세인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무장해제를 요구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라크가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국이 군사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부시 대통령은 특히 후세인에 대해서는 “이 사람이 악이 아니면 악은 의미가 없다.”고 말해 극도의 불신감을 표현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보유하려는 국가와 공산주의 정권,억압정권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표현,그의 보수주의 대외기조가 더 견고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mip@kdaily.com ◆북한관련 발언 …한반도에서는 압제정권의 통치로 사람들이 두려움과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1990년대 미국은 북한과 맺었던 비핵화 협상을 신뢰했다.이제 우리는 북한이 세계를 속이고 지금까지 핵무기를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그리고 오늘날 북한정권은 공포감을 야기하고,이득을 얻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악용하고 있다.미국과 전세계는 이에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 협력하고 있다.이는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고 북한정권에 핵무기는 오직 고립과 경제적 침체,영속적인 고난을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북한 정권은 핵무기 야욕을 포기할 때 비로소 세계로부터 존중받고 국민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미국과 전세계는 한반도의 교훈을 배워야 하며 보다 위험한 위협이 이라크에서 야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무모한 침략의 역사를 가진 잔인무도한 독재자가 테러리즘과 연관돼 잠재적인 거대 자금력을 동원,중요 지역을 장악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 반응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 가운데 한반도 부분의 언급에 촉각을 곤두세운 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해 자제되고 균형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자제됐다는 표현은 지난해처럼 ‘악의 축’ 등 ‘자극적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고,균형됐다는 점은 북한 핵개발 시도에 대해 단호한 의지는 보이면서도 북한이 좋은 태도를 취하면 이에 상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지난해에는 북한을 이라크·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논란을 일으켰지만 이번에는 특정 국가 이름을 지칭하지 않고,대량살상무기(WMD)를 확보하려는 국가들을 총칭해 무법국가라고 밝혔다.”면서 “이 단어에 대해 북한이 과민반응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이어 “‘다른 위협(different threats)’에 대해 ‘다른 전략(different strategy)’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은 북한이 이라크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연설의 초점은 이라크이지만,북한에 대한 기본 시각도 드러내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을 때는 고립과 경제적 곤궁,고난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확실히 했다.”면서 북·미간 핵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수정기자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5) 日’개혁만이 살길’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금 금융·경제재정상을 겸하고 있는 게이오대 교수 출신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와 정치생명을 건 투톱 개혁실험을 하고 있다.2001년 4월25일 정권을 쥔 고이즈미 총리는 침몰하는 거함 일본호를 구하는 길은 개혁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낡은 금융제도와 금권,파벌정치로 통하는 일본식 정치행태들이 모두 개혁의 도마위에 올려졌다.이들을 송두리째 뜯어고치지 않고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이 중에서도 고이즈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금융 개혁이고,‘다케나카 플랜’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정리가 그 핵심이다. “해답은 나왔다.남은 것은 실행뿐이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개혁에 보내는 일본 지식사회의 요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행’이다. 구조개혁은 고이즈미 총리가 만든 말이 아니다.1996년 하시모토 정권 때부터 나왔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0년전 미야자와 정권 때도 비슷한 말이 있었다.오부치의 급사로 총리에오른 모리도 빠짐없이 구조개혁을 외쳤다.“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개혁은 유야무야됐다.”(스가누마 겐고 도쿄신문 정치부장) 90%에 육박하기도 했던 정권 지지율은 1년9개월간 오르락내리락 했어도 여전히 높다.그것은 “기대감”(스가누마 부장) 때문이다.그러나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성적표(표 참조)를 보더라도 그가 50∼6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자체가 신기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아슬아슬하다.“주가,실업,도산이 곧 한도를 넘는다.고이즈미는 추락할 것이다.그가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입장에 있거나 그런 인재가 아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일본은 다케나카 플랜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세계에서 통용되는 은행경영을 하자.체력(돈)이 모자라면 공적자금을 넣어 튼튼하게 해주겠다.그 대신 부실을 만든 경영진은 물러나 달라.이런 주장이 잘못된 것인가.”(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 교수) 지난해 10월 말 다케나카 플랜은 햇볕을 보기 전부터 자민당의 저항세력,그리고 그들의 엄호를 받은 은행장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학자 출신 주제에….”,“주가가 떨어지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아오키 미키오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라는 야유가 터졌다.연말에는 지방의원 600명이 개혁 드라이브에 반대하는 집회를 국회 앞에서 가졌다. 다케나카를 경질하라는 요구에도 고이즈미는 그를 지켰다.일본 경제가 되살아나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금융체질 개선→부실 정리→대량실업과 고실업→회생의 시나리오에 다케나카 플랜밖에 없기 때문이다.“금융 문제는 아이들도 알 정도로 해결방법은 충분히 제시돼 있다.이제는 하느냐,하지 않느냐 하는 결단만 남았다.”(금융평론가 나미카와 이사오) 그러나 속도는 답답할 만큼 더디다.“경제규모가 너무 커 한국같은 V자 개혁은 어렵다.”(나카모리 과장)는 점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어도 “급격한 변혁을 거부하는 정치가·관료·기업·은행의 저항 때문에 속도감이 없는 것”(요네쿠라 교수)도 사실이다. 도로공단 민영화도 마찬가지.건설을 위한 건설이 돼버린 고속도로이지만지방 유권자 표,금권을 의식한 도로족 의원 때문에 질질 끌고 있다.민영화라는 국민적 합의가 있는데도 고이즈미는 지난해 6월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회가 낸 ‘민영화’ 결론을 다시 국토교통성에 보내 구체적 방안을 제출토록 하는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우정사업 민영화도 지난해 9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이다.그래서 “개혁은 없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도요타 자동차 회장이자 일본 게이단렌 회장인 오쿠타 다케시는 고이즈미 정권을 “50점짜리 내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대담한 수술과 아픔을 겁내지만 문제해결을 늦추면 더욱 상황이 나빠지고 부담만 커진다.”(야스오카 오키하루 자민당 국가전략본부 사무총장)는 인식은 누가 뭐라든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성공이든 실패이든 “고이즈미 내각은 ‘실행내각’으로서 책임이 크다.”(우시오 지로 우지오전기 회장) 실행하느냐,포기하느냐.고이즈미 정권의 진로는 물론 일본호의 진로마저 좌우할 결단,실행만 남았다. marry01@kdaily.com◆다케나카 플랜이란 지난해 9월30일 뉴욕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고이즈미 총리는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에게 금융상을 겸임토록 했다.은행들로선 청천벽력의 개각이었다.그의 기용은 급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의미했다.소프트랜딩(연착륙)을 기대했던 은행은 하드랜딩(경착륙)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됐다.“민간경영에 국가가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진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경질됐다.국가의 간여 없이는 금융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고이즈미는 판단했던 것이다. 다케나카 플랜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은행 자산사정을 미국식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기준(8%)이하로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공적자금을 투입한다.15조엔의 자금도 준비해 뒀다.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유한 은행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과감히 국유화도 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다케나카 플랜이 강행되면 미즈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도쿄·UFJ 같은4대 은행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부실채권 정리를 원리원칙대로 할 경우 대형기업의 도산이 현실화되고 대형기업의 부채를 떠안은 대형은행도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그런 점에서 은행의 반발이 있고,급격한 붕괴를 겁내는 기업과 자민당 저항세력이 맹렬히 그를 비판하고 있다. ★개혁 성공할까 실패할까 ***성공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개혁의 앞날은 어떨까.대체로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숨어있는 낙관론도 만만찮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자민당)은 “40∼50%만 돼도 성공”이라고 보는 낙관론자.반면 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경제학)는 “고이즈미로는 안된다.”고 독설을 뿜는다. ●고바야시 유타카 개혁은 진행중이다.한국 같은 기적적인 회복은 없을 것이다.특수법인 개혁이라든가,도로공단 민영화,산업재생 등 손을 썼어야 했으나 미뤄왔던 곳에 총리가 메스를 대고 있다.그래서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전후 57년간 쌓인 고름을 짜내고 일본이 회생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밖에서 보면 별로 진행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착실히 개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대단히 위험한 상태이다.지금 제자리 걸음하면 경제적으로 2류국가가 된다.지금같은 디플레이션은 전후 어느 선진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모델이 있으면 따라가면 되지만 정말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은 “어렵다.”고 해도 1400조엔에 이르는 개인 금융자산이 있으니까 브랜드 상품도 사고,한편에선 “괜찮다.”고 생각한다.연봉이 100만엔 줄어도 그만큼 물가가 내려가니까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그래서 위기의식이 없다.고이즈미 개혁은 40∼50%는 이뤄질 것이다.헤이세이(平成)시대 들어 14년간 10명의 총리는 개혁을 못했다. 대통령제의 한국과는 달리 의원내각제의 일본에서 개혁의 100% 달성은 무리다.고이즈미가 아니었다면 지금같은 지경에도 와 있지 않았을 것이다.다케나카 플랜은 금융을 바꾸자는 단순한 개혁보다는 일본인의 행동을 바꾸는 그런 개혁이다.일본은 2∼3년내 집중적으로 개혁을 해서 서서히 회복궤도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고바야시 38세.와세다대 정치학과,마쓰시타 정경숙 출신.미 존스 홉킨스 대학원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인터넷 관련회사 설립.2001년에 참의원에 당선.일·한 청년포럼 이사. ***실패한다 ●가네코 마사루 일본 경제 회복은 상당히 어렵다.10년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감세라든가 공공사업을 해도 부실채권이 건설업체에 많으니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다.혈관이 막혀 있는데 근본 치료없이 이것저것 해봐야 피는 나오지 않는다.막히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이 본래의 개혁이다.그것을 하자면 정치인·기업인·관료의 가장 더러운 곳에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된다.고이즈미 정권은 그걸 할 수 없다.다케나카 플랜만 보더라도 실현에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준비한 공적자금 15조엔으로 충분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엄격히 따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은 130조엔에 이른다. 지금 일본 정부는 아무런 전략도 없이 전투에 진 병력을 조금씩 새 병력으로 바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부실은행의 경영책임을 묻는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플랜만으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책임을 묻는 방법이 은행장직을 그만두면 되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다.부정회계 의혹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는 특별입법이 필요하다.지금 다케나카 금융상의 개혁이 은행경영자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전범은 바로 다케나카이다.지금 일본인은 70%가 고이즈미를 지지하고,70%가 고이즈미 경제정책을 신용하지 않고 있고,70%가 그럭저럭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지극히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네코 51세.도쿄대 경제학 박사(재정학).호세(法政)대학 교수를 거쳐 게이오대 교수.고이즈미 정권의 금융개혁에 비판적인 논객으로 유명하다.‘시장과 제도의 정치경제학’,‘일본 재생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 대우·쌍용CEO의 재기전략/名家재건 불지핀 ‘경영 구원투수’

    어려운 집안치고 눈물겨운 사연 하나 없는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몰락한 명가(名家)’의 회한과 설움을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한때 ‘잘 나가는’ 기업으로 세계를 누비다 환란의 격랑에 좌초됐던 대우와 쌍용의 ‘명가 재건’ 노력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이들이 부활의 불씨를 지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막판 위기에서 등판을 자원한 ‘구원투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재를 버리진 않는다.” 대우의 재건을 주도하는 대우건설 남상국(南相國) 사장의 지론은 “어떤 상황에서도 인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부도 위기에 몰린 회사가 그 이전보다 오히려 나아졌다는 평가를 듣게 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남 사장은 “열악한 여건속에서에도 회사를 지킨 직원들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술회했다. 그가 난파선의 선장을 자임한 것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던 지난 1999년 6월.대우는 99년 한해에만 무려 1500명에 달하는 직원을 줄였다.그 와중에서도 남 사장은 기술사·건축사·석사·박사 등 500여명에 달하는 핵심인력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직원들은 다른 기업으로 옮기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남 사장의 애절한 설득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의 구조조정방식은 남달랐다.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노사협의회를 통해 3개월동안 설득과 협상을 벌여 절충점을 찾아냈다.직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일에도 정성을 쏟았다.경영실적을 임직원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해냈다.취임 이후 대우가 만들어낸 소형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빌’과 ‘디오빌’이 대박을 터뜨린 것도 재기의 희망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그로 인해 수주 물량이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수주 5조 5000억원,매출 3조 5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올해 목표는 수주 5조 8000억원,매출 4조원이다. 시공능력 평가에서도 2위로 뛰어올랐다.아파트 공급 규모면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워크아웃 직전인 2001년 말보다 나은 실적이다. 남 사장은 “올 상반기 워크아웃 졸업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다시 ‘세계 경영’을 꿈꾼다.” 지난해 11월1일 대우전자의 굴레를 벗고 ‘클린 컴퍼니'로 재탄생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구원투수'는 김충훈(金忠勳·58) 사장이다. 대우전자에서 해외사업과 ‘탱크주의'를 선도했던 그는 지난해 8월 대우전자 채권단의 요청으로 대우전자 우량사업부문을 인수한 대우모터공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효성그룹 재무본부장 겸 구조조정본부장이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이다. 김 사장은 “누군가 이미 닦아놓은 길을 달리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고통이 없다면 성취감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3년 안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동시에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약속했다.올해 경상이익을 낸데 이어 2006년에는 매출 2조 5000억원,영업이익 2000억원,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간의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이미 목표달성의 기반은 갖췄다.그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각 사업부문을 통폐합하고,해외거점을 권역별로 조정했다.국내시장에서도 하이마트와의 관계복원을 꾀하는 동시에 영업망을 강화했다.50명을 웃돌던 임원을 26명으로 줄이고,1만명이 넘던 직원을 4000여명으로 정예화했다.최근에는 서울 마포 본사사옥도 매각했다. 이를 통해 새로 출범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부채 1조 2000억원에 자본금 4500억원(부채비율 250%)의 건전한 자산 규모를 갖추었다.기존 대우전자의 우량 사업부문(영상가전,냉기,리빙)을 선별적으로 인수,핵심 경쟁력을 강화했다. 김 사장은 “최근 기업이미지 통합(CI)작업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선언했지만 ‘세계 경영’을 향한 대우의 열정과 도전정신은 반드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CEO로 남고 싶다.” 김석준(金錫俊) 쌍용건설 회장은 지난해 9월 14일이 아직도 생생하다.회한과 설움으로 점철된 워크아웃의 고통을 한 순간이나마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토요일인데도 전 임직원들이 조달청의 서울지하철 공사 수주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막상 공사수주 사실이 전해졌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었지요.” 그는 “수주금액은 모두 2338억원으로 쌍용이 외환위기 이전에 해외에서 수주했던 금액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지만 이를 계기로 모든 임직원이 ‘우리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99년 워크아웃 직후 직원들과 가족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팔기 위해 ‘길거리 캠페인'을 벌인 것도 김 사장에겐 큰 힘이 됐다. ‘잘 나가던’ 대기업 오너가 워크아웃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받아야 했던 수모와 눈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워크아웃기업이란 이유 때문에 각종 수주PQ(적격심사)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지난해 서울·수도권의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단독 수주는 고사하고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으로 지난해 1조 4000억원 이상의 수주실적을 올렸고 68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김 회장은 “외부로부터 받은 따가운 시선이 나와 직원들을 다시 일어서게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쌍용자동차의 워크아웃 졸업이다.쌍용차의 워크아웃 탈출은 GM대우자동차 출범 이후 마지막 남은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라는 측면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진관(蘇鎭琯) 쌍용차 사장은 “일단 매각을 통한 워크아웃 탈출에 비중을 두고 있긴 하지만 회사경영이 정상화된 만큼 헐값 매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채권단과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경우 독자생존을 모색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과 잠재력을 갖췄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반응이다.아직 1조원을 웃도는 부채를 안고 있지만 최근의 자동차 경기 호조와 쌍용차의 약진을 감안하면 5년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1999년 8월 무려 3조441억원의 빚을 안고 워크아웃에 들어간 쌍용차가 회생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내부 사정과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훤히 꿰뚫는 소 사장의 경영능력과 채권단의 정상화 노력 덕분이었다. 진정한 구원투수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능력을 발휘한다고 했던가.99년 이후 생산·기획·재무부문장을 두루 거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그를채권단은 일약 상무에서 사장으로 밀어올렸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 사장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흔들릴 사람이 아니다.”면서 “쌍용이 워크아웃 중에도 무쏘와 렉스턴,무쏘스포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소 사장의 뚝심과 판단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 사장의 야심작인 렉스턴과 무쏘스포츠는 지난해 엄청난 인기몰이를 통해 쌍용차의 회생을 예고했다.특히 무쏘스포츠는 출시 3개월만에 2만여대나 팔렸다.품질과 가격면에서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를 토대로 쌍용차는 지난해 3조원을 웃도는 매출과 2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매출은 전년 대비 47%,순이익은 1200% 가량 늘었다.. 소 사장은 “지난 시절의 어려움을 되새길 여유가 있다면 한발이라도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산업팀 종합 hisam@kdaily.com ***쌍용건설 김석준회장 서울지하철공사 수주 발판 지난해 매출 1조 4000억원 ▲53년 4월생▲대구▲고대 경영학과▲82년 쌍용건설 이사,94년 쌍용그룹 총괄 부회장,95년쌍용그룹 회장,98년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현) ***쌍용차 소진관 사장 렉스턴 무쏘스포츠 빅히트 매출3조 당기순익 2000억 ▲52년 8월생▲경기▲7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83년 쌍용양회 종합조정실▲91∼94 쌍용자동차 영업이사,95∼97 관리·인사담당 상무,97∼99 기획·재무·생산부문장,99년 대표이사 사장(현) 소형 아이빌 디오빌 대박 아파트 공급 2년연속 1위 ***대우건설 남상국사장 ▲45년 5월생▲서울▲연세대 정외과▲91년 대우전자 파리법인 대표,94년 대우전자 아시아지역 총괄,95년 동양폴리에스터 상무,98년 ㈜효성 구조조정본부장 ***대우 일렉트로닉스 김충훈사장 하이마트와 관계복원 통해 가전 3사구도 새롭게 재편 ▲45년 5월생▲서울▲서울대 공업교육학과▲81년 (주)대우 수단 현장소장,98년 (주)대우 통합지원실장,99년 (주)대우 대표이사 총괄사장,2000년 12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현)
  • ‘윤리경영’선택 아닌 기업 생존 잣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윤리경영’을 올해 경영목표로 선포하고 나서면서 윤리경영이 재계에 전면 부각됐다.기업윤리(Business Ethics)는 일반적인 윤리의 기본원칙을 기업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종업원,소비자와 정부 등 안팎 환경속에서 기업이 준수해야 할 가치와 사명을 지키면서 경영하는 것이 윤리경영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소극적 의미에서는 기업의 태도,행동의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을 구분하게 해 주는 가치판단의 기준이나 잣대다.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선과 악,도덕과 비도덕적인 것을 넘어서서 바람직한 기업의 행동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목적인 이익추구도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윤리경영의 의미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밀레니엄면은 삼성그룹의 협찬으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책임에 관한 것입니다.특히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계 굴지의 화장품업체인 바디샵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기업의 탐욕을 경계했다.기업의 주된 역할은 물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아니라 인간정신을 키우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소신이었다. 저한 반전주의자였던 그녀는 이런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기업 이사회의 결정에 직접 반기를 들기도 했다.1990년 걸프전이 터지자 즉각 반전캠페인을 벌였다.매장마다 전쟁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비치하고,고객에게 부시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에게 전쟁중단을 요구하는 팩스를 보내라고 독려했다.하지만 이사회는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고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캠페인 중단을 의결했다.이 문제를 놓고 사태는 직원들간의 표대결로까지 번졌고 직원들이 그녀의 손을 들어줘 캠페인은 계속됐다. 27년 전 초라한 구멍가게로 시작한 바디샵이 전 세계 50여개 국에 1800개 매장을 두고 9000만명의 고객을 갖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의 하나는 이처럼 기업의 도덕적 의무를 우선시한 경영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그리고 바디샵은 가장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도 보너스로 얻었다. 미국 엔론,월드콤 등이 지난해 회계부정으로 이미지를 구겼지만 바디샵처럼 상당수 외국기업들에는 ‘윤리경영’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다.1982년 미국 존슨앤드존슨사가 취한 조치가 대표적이다.어떤 정신병자가 이 회사의 진통해열제 타이레놀 캡슐에 청산가리를 집어넣어 7명이 숨졌다.회사측은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에 따라 즉각 대응했다.미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의 제품을 수거하라고 명령했지만 회사측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전역에 있는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복용하지 말라.”면서 대대적인 홍보도 했다.이런 비용으로만 1억달러가 들었다.사건직후 타이레놀의 시장점유율은 32%에서 6.5%로 떨어졌으나 6개월만에 회복됐고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해열제가 됐다. 정반대의 사례도 있다.1978년 8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10대 세 자매가 포드사의 73년형 소형차핀토(Pinto)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뒤따라 오던 차가 들이받았는데,연료탱크가 터지면서 세 자매는 불에 타 숨졌다. 포드사는 살인죄로 재판을 받았다.논점은 연료탱크가 뒤에서 충격을 받으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는데도 포드측이 고의적으로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었다.2년여의 재판끝에 법원은 살인죄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포드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부의 명령으로 제품을 회수해야 했고,재판이 끝난 뒤에도 윤리적으로 적절치 못한 기업이라는 비난에 한동안 시달렸다. 21세기 들어서는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조건이 ‘강한 기업’(Strong Company)에서 ‘착한 기업’(Good Company)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얼마를 벌었느냐?’가 기준이 아니라 ‘어떻게 벌었느냐?’가 중요시된다.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주총회 서류에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환경공해의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보고서’와 윤리적 행동의 정도를 나타내는 ‘윤리감사보고서’가 포함된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새해 들어 ‘윤리경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LG건설은 건설현장과 협력업체 사이의 비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문화팀’을 발족했다.현대·기아차그룹은 불공정거래를 인터넷을 통해 신고받는 ‘사이버 감사실제’를 확대했다. 코오롱상사는 ‘접대는 1인당 2만원,총액 5만원으로 제한한다.’는 윤리규정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신세계는 기업윤리 실천사무국을 사내에 신설하는 등 윤리경영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지난해에는 윤리경영 백서도 발간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것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반기업정서를 해소하는데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윤리 이론과 실제’의 저자 이종영(李種永·전 경북대 교수) 박사는 “실제로 고객들은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업무나 사업의 결정 과정이 부당한 기업체에서는 종업원들의 무단결근율과 이직률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리적인 경영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몫을 한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10대기업’들의 2001년 주가수익률은 평균 9.7%로 S&P의 500대 기업평균인 -11.9%를 훨씬 상회했다.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의 경영성과가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와있다. 국내 30대 그룹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담부서를 설치해 윤리경영을 실천중인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46.3%였다.반면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2.1%에 그쳤다.영업이익률도 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이 98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10.3%로 나타나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치 7.3%를 앞섰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별로 윤리경영지수를 평가해 우수기업에게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거나,동일범죄에 대해 경감조치를 내리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부당한 지시 이행도 잘못,삼성 '윤리 메뉴얼' 강화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신년사에서 ‘고객의 사랑과 사회의 신뢰’를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 우선 2001년부터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윤리강령과 이에 따른 행동지침 수립작업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윤리경영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올해부터 상사의 직무유기나 부당한 지시에 대해 부하직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를 경우 이를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등 윤리실천 매뉴얼인 ‘부정 판단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전자 윤리헌장’을 만들어 운영중이다.2001년 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당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깨끗한 구매를 다짐하는 ‘구매윤리헌장’을 선포하고 ‘깨끗한 구매,정도 구매’의 실천을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윤리지수를 측정해 임원평가에 반영하고,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이버기업윤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사내 인트라넷상에서는 내부제보제도를 가동중이다.삼성카드는 옴부즈맨제도와 고객만족(CS)재판소를 운영,고객을 우선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오남수 금호 경영본부 사장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한 기업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 입증된 사실이지요.”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장인 오남수(吳南洙) 사장은 윤리경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임직원들부터 윤리경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9월 박삼구(朴三求) 회장이 그룹 4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표방한 윤리경영을 그룹에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맡고 있다.가장 먼저 한 일은 협력업체와 계열사 사장,임직원 등 2000여명에게 윤리강령과 규칙,‘선물안주고 안받기’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이런 당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추석 때 113개 협력업체 사장들이 선물을 돌리다가 들통이 났다.그러자 이들을 바로 불러들여 ‘협력사 윤리강령 실천 결의대회’를 갖게 한 뒤 따끔하게 주의를 줬다. 오 사장은 “초기엔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에 대해 협력사는 물론,사내에서조차 불편해 하는 기류가 팽배했다.”면서 “그러나 몇달이 지나면서 ‘선물을 주지 않아도 금호의 일감을 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인식이 협력사에 확산됐다.”고 말했다.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이 정착되면서 지난 6일 사내 ‘선물경매’에 나온 물품은 박 명예회장 등이 받은 와인과 T셔츠 등 5점에 불과했다.이 경락대금(25만원)은 모두 은혜학교에 보내졌다. 윤리경영이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 사장은 계열사인 아시아나골프장을 예로 들었다.아시아나골프장은 1994년부터 호우로 골프가 중단되면 그린피의 절반을 되돌려 주는 ‘그린피 환불제’를 자발적으로 채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1년 유사시 그린피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한 것보다 7년 앞서 ‘환불제’를 도입한 셈이다. 당시 아시아나골프장의 경영을 맡았던 오 사장은 “아시아나의 그린피 환불소식이 알려지자 환불을 기피하던 다른 골프장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면서 “돈만 생각했다면 이런 제도를 도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복지 40~80/ 퇴직·전직후 인생설계 기업이 도와드립니다

    ◆포스코.국민은행 탐방 정년을 앞둔 직원들이 인생설계를 다시 할 수 있도록 실버플랜(Silver Plan)을 운영하거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한 사람들을 위해 전직서비스(Outplacement Service)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기업 처음으로 정년을 1년 앞둔 직원들이 새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버 플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국민은행도 명예퇴직자를 위한 ‘퇴직준비 컨설팅’프로그램을 도입,운영중이다. 기업들이 ‘한번 직원은 평생 직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따라 퇴직자들의 재취업·창업 등을 돕는 애프터 서비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정년퇴직자 대상 실버플랜 포스코가 도입한 ‘퇴직관리 프로그램’ 시스템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때까지 재취업과 창업전략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포스코의 정년은 56세.따라서 55세 전후의 직원들이 교육대상이다.재직기간이어서 급여도 받고 1년 동안 무료로 창업교육도 받는 셈이다.회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퇴직 예정자들을 위해 2인1실의 연구실을 제공한다.연구실에는 컴퓨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비롯, 필요한 서적까지 가정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교육생들은 처음엔 회사를 떠나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진로목표’를 설정한다.목표가 설정되면 목표달성을 위한 자료수집과 세미나,현장학습 등 훈련과정을 거친다.재취업을 위해 국가자격증이 필요하면 전문학원에 등록해 공부하고,현장경험이 필요하면 위탁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측은 또 목표설정이 안된 사람들을 위해서는 재테크나 자극을 줄 만한 주제를 주고 외부기관이나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아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한달에 두번 ‘현장 방문의 날’을 정해 현업 부서원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했다.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퇴직자들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할 수 있도록 하고 인맥관리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3월 말 퇴직하는 변학성씨는 “교육받기 전에는 ‘한두달 푹 쉴 시간이나 주지 쓸데없는 걸 만들어귀찮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퇴직 때가 가까워지니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을 마치고 지난해 내의 전문점을 창업한 전덕명씨도 “교육중에 있었던 현장방문의 날을 통해 후배들과 돈독한 정이 들어 지금도 가끔 포스코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은 컨설팅 회사인 DBM코리아에서 맡아 진행한다.지금까지 3차에 걸쳐 100여명이 이 교육과정을 마쳤거나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다.포스코 관계자는 “정년 퇴직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실버플랜을 도입하게 된 것”이라며 “직원들도 평소 재직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30,35,45,55세 되는 사원들에게도 3∼4일씩 교육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직지원 프로그램 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업계 최초로 명예퇴직자를 위한 ‘퇴직준비 컨설팅’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말 명예퇴직한 직원 470여명 가운데 희망자 2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퇴직준비 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승용 수석컨설턴트는 “퇴직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을 덜어주기 위한 심리상담과 전직을 위한 적성검사,창업희망자 지원,퇴직자들간 정보공유를 위한 동호회 구성 등 지속적인 재취업·창업지원 등을 해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것은 일부 프로그램에 부부가 함께 교육에 참여한다는 점이다.부부동반 액티비티(Activity) 프로그램은 부부가 함께 여행 등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바쁜 회사일로 가족에게 소홀했던 점이나 명퇴 후에도 가족의 힘이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교육과정이다. 또 창업과 재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주선하고 단계별 성공 전략수립과 함께 수시로 컨설턴트와 1대1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했다.교육기간이 끝나도 지속적으로 퇴직자들의 취업이나 창업을 돕는 한편,퇴직자들만의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생들은 3개월 동안 전직·창업에 필요한 세미나와 주제발표,1대1 상담 등을 통해 자신감 회복은물론 재취업 도움을 받는다. 은행측은 감원이나 정년퇴직에 따른 직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이 프로그램을 상시기구로 운영할 방침이다. 교육참가자들은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부담과 불안감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새출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전직지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우자동차가 ‘희망센터’를 개설해 정리해고된 퇴직자 2000여명의 재취업·창업 등을 지원하면서부터다. 뒤이어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지난해 이 제도를 도입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교보생명·효성중공업·삼성생명 등 일부 기관과 대기업들은 아예 사내에 전직지원센터를 상시기구로 설립,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kdaily.com ◆전문가가 말하는 재취업 성공전략 컨설팅 과정에서 만나는 퇴직자들은 10년 이상 근속 경력을 가진 분들이다.이분들에게 자신의 경력에 대해 말해보라면 3분 이상 설명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단순히 어느 회사 무슨 부서에서 몇년간 근무했다는 식의 설명만 할 뿐이고 자신이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자신의 핵심경력이 무엇인지,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채용 담당자가 알고 싶어하는 것은 구직자가 어디서 근무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업무를 어떻게 해서 어떤 성과를 냈는가 하는 점이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핵심역량과 성향에 대해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능력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과거에 대한 집착은 구직과정에서 버려야 할 것 중의 하나다.특히 연령이 높은 구직자일수록 재취업이 용이하지 않다는 현실을 깨닫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구직자 스스로 전 직장의 명성·직급·급여 등을 고스란히 유지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경쟁력을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일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은 개인에게 많은 변화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다.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은 올바른 선택을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퇴직 후 구직기간은 목표달성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긍정적 사고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사에서 마련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주로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의 재취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전직사원들과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각종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DBM코리아 김은주 선임컨설턴트 ◆의료기전문 대리점 창업 이경희씨 “정년퇴직자를 위해 마련된 재취업·창업 프로그램이 재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포스코에서 30년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6월 퇴직해 의료기전문 대리점을 차린 이경희(사진·56) 사장은 회사에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이 창업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이씨는 회사측에서 퇴직을 1년여 남겨놓은 직원들을 위해 재취업·창업을 돕는 실버플랜계획의 첫 교육생이었다. “사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착잡하기만 했지만 회사에서 새출발할 수 있는 교육기회를 마련해줘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창업에 필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고 교육기간 동안 자격증(열관리사)을 취득한 것이 큰 힘이 됐다.처음에 창업을 해보겠다고 목표설정을 해놓고 막막했지만 다양한 세미나에 참석해 많은 정보를 얻었다.비슷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과 어울려 주제를 놓고 토론했던 것들이 당시에는 귀찮았지만 나중에 큰 자산이 됐다. 이씨는 회사를 떠날때 받은 퇴직금 가운데 8000만원을 투자,의료기판매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현재는 월평균 3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10명의 교육생들과 모임을 만들어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수시로 만나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사장님으로 변신한 이씨는 “교육프로그램까지 만들어 퇴직자를 위해 지원해준 회사가 더없이 고맙고 지금도 가끔 회사에 전화를 걸어 후배들의 안부를 묻고 있다.”면서 “마지못해 참여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충고했다. 유진상기자
  • 美軍 U-2정찰기 추락/경기화성서 주민3명 부상

    주한미군이 운용중인 고(高)고도 전략정찰기가 비행 도중 엔진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야산에 추락,폭발했다. 26일 오후 2시58분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 상신리 제약단지 인근 야산에 주한미군 제5정찰대대 소속 AF-80 U-2S기가 추락했다.정찰기는 인근 명성자동차공업사와 민가를 스친 뒤 30∼40m 떨어진 야산에서 폭발했으며,잔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훼손된 채 반경 100m 주변에 흩어졌다.정찰기에 타고 있던 미군 조종사 1명은 추락 직전 낙하산을 이용,탈출에 성공했으나 사고기가 민가를 스치는 바람에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주민 신모(46),정모(28),박모(여)씨 등 3명이 파편에 맞아 인근 발안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인근 자동차 공업사와 주택 등에 불길이 옮겨 붙어 15평,20평 내외의 건물이 불에 탔다. 화성 김병철 조승진기자 redtrain@
  • U­2기는 각종 첨단장비 탑재한 정찰기 대명사

    26일 추락한 U-2S 정찰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1955년 개발한 전략정찰기로,지금도 최일선에서 활약중인 미국 정찰기의 대명사로 꼽힌다. 미 CIA의 의뢰를 받은 록히드사의 스컹크워크스팀이 개발을 주도했으며,한국의 오산과 영국,키프로스 등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주한미군은 U-2S 정찰기 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이 정찰기는 고정적으로 한반도 상공을 선회하며 사진활영과 레이더를 통한 이미지 형상화 등의 방법으로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개발된 지는 오래됐지만 98년까지 운영중인 항공기의 엔진,레이더,감시장비의 교체 및 보수가 이뤄져 아직도 유인 정찰기(1인승)의 독보적인 존재로 꼽힌다. 최대 고도 2만 7000m 상공에서 정찰 활동이 가능할 만큼 합성 개구레이더(ASARSⅡ),다기능 센서 등각종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폭 31.39m에 전장 19.20m,무게는 8074㎏,최대이륙중량 1만 8144㎏,최고 순항 속도 시속 692㎞(마하 0.7),항속 거리 8000㎞이다. 1960년대 구 소련 상공을 정찰하다가 소련의 지대공미사일에격추된 이후 한번도 격추된 적은 없으나 한반도에 배치된 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두 차례 추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드래곤 레이디’로 불리는 U-2 기는 62년 쿠바 위기 때,대만의 중국 본토,니카라과 군사작전 때 등 정찰업무를 수행했으며,최근엔 지난 90년 사막의 폭풍 작전,코소보 사태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⑥ 재정운영체계

    노무현(盧武鉉) 당선자가 새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대통령자문기구로 행정개혁위원회를 설치키로 함에 따라 현 정부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재정운영체계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재정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개혁 과제로는 발생주의,복식부기 회계제도,성과주의 예산제도,톱다운(Top-Down) 방식의 예산운용,국민참여 예산제도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이들 제도가 시범운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들을 드러낸 바 있어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복식부기 회계제도 복식부기 회계제도는 회계 상호간의 연계성 없이 단편적으로 관리되는 현행 단식부기,현금주의 회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다.거래의 인과관계를 장부에 기록하는 복식부기는 자기검증기능을 갖고 있어 정보의 투명한 공개,회계부정 예방,재정정보의 신뢰성 확보 등 정부 재정활동의 효율성과 투명성·책임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정부는 재정경제부 주관으로 시범적용을 거쳐 2005년부터 실시할 계획이며,지자체도 2005년 도입을 목표로 행정자치부가 추진 중이다. 복식부기 회계제도는 정부회계의 기본골격을 전면 개편하는 것으로 충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재정학자들의 견해다.남궁근 산업대 교수는 “국가 전체의 자산과 부채 등 통합적인 재무정보를 체계적으로 작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한 가운데 종합적인 회계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중앙·지방간 연계가 가능하도록 예산과목 구조시스템,재무제표 양식 등의 통합방안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과주의 예산 성과주의 예산제도는 투입 중심의 현행 예산제도와 달리 정부의 지출로 만들어낸 산출물이나 성과를 평가해 이를 예산에 연계하는 것으로,지난 1999년부터 재정개혁 과제의 하나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전략목표→성과목표(성과지표)→예산사업의 연결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예산과의 연계를 제도화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운영상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평가다.지나치게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된 탓에 체계적인 목표설정,합리적인 지표개발,객관적인 성과측정 등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지난해 기준 25개 부처,39개 기관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따라서 예산처는 적용범위를 핵심사업으로 국한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국민참여 예산제도 정부는 재정운영에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등 국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산의 배정과 집행,제도,재정건전성 확보 등 분야별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민의 의견을 듣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나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설문조사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예산처는 또 과거 시행되다 중단된 정책토론회를 복지,사회간접자본(SOC) 등 분야별로 부활하고 매년 두차례 실시하는 시·도지사협의회와 민간이 참여하는 예산자문회의의 기능을 강화해 분야별로 필요한 예산을 파악하기로 했다. 함혜리기자 lotus@kdaily.com ◆전문가 제언 노무현 정부의 재정개혁 방향은 ‘지속적이고 일관된 효율성의 추구와 신뢰받는 참여형 예산과정의 정착’이 돼야 할 것이다.물론 7% 경제성장과 보다 강조된 분배정책이 현실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전제조건이 따라야 한다. 특히 거시적인 측면에서 하향식의 장기적인 계획과 상향식 참여형의 예산이 매트릭스 형식 또는 네트워크 형식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합예산관리를 강화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여전히 미흡해 예산과 기금의 연계성을 제고하고 통합예산 중심의 재정운용을 체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특히 여러가지 재정제도의 정비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진 가운데 특별회계제도의 정비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특별회계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금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지적이 있었으며,그런 만큼 제도 개선은 상당히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일관된 제도 정비와 기금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정책노력이 요구된다. 중기재정계획을 실효성 있게 운영하는 과제도 매우 중요하다.그리고 대형 투자사업이 분산 투자되는 폐해를 막고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39개 기관에서 시범운영 중인 성과주의 예산제도는 보다 결과지향적인 예산체제를 만들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정부회계제도를 복식부기 및 발생주의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은 재정상태 및 재정집행 실적, 자산관리의 효율성, 재정의 운영성과 등에 대한 회계부정 방지 등의 차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다만 이러한 개편 과정에서 정부 내부의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나아가 일부 특별회계 등에서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꿈의 철도’ 국내 교통혁명 이끈다

    ◆올 고속철 부분개통… 교통망 어떻게 변하나 올해 국내 교통망 변화중 가장 큰 ‘이슈’는 철도가 21세기 교통혁명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른다는 것이다.고속철도가 오는 12월 개통되기 때문이다.고속철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반면 항공 이용객은 급감,노선이 폐쇄되는 현상이 늘어나며 고속도로 건설 또한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규계획은 한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철도는 날고 비행기와 고속도로는 기는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철 개통과 삶의 변화 올 12월이면 서울∼대전 구간 고속철도가 우선 개통된다.내년 4월에는 경부선과 호남선 구간에도 고속철이 개통되는 등 그야말로 ‘꿈의 철도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은 획기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서울에서 대전까지 40분만에 주파,출퇴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또 서울∼부산은 2시간56분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올 12월 이후의 국내 교통문화는 고속철도를 중심 축으로 ▲일반 철도 ▲고속버스 ▲일반 시외버스 등과 연계되는 새로운 교통망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고속철도 개통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는 매일 승용차 3만 3000대,버스 8000대 운행감소를 가져와 이로 인해 자연환경 및 교통환경이 쾌적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교통부 김세호(金世浩) 수송정책실장은 “고속철 개통으로 주거문화와 여가생활의 패턴은 물론이고 교통과 물류수송 분야에 있어 획기적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당국의 교통과 수송물류 정책 등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 실장은 또 “우리보다 고속철도가 먼저 개통된 프랑스와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서울과 대전간은 완전히 출퇴근 개념의 통근거리로 바뀐다.”면서 고속철 개통으로 국내 항공노선망도 잠식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빠진 철도 개량사업 올해 안으로 선릉∼수서 전철복선과 송정리∼목포 철도복선,조치원∼제천 전철화,천안∼조치원 전철화 등 4개 철도노선 개량사업이 완공된다.또 울산∼포항 전철과 진주∼광양 철도,원주∼제천 전철,소사∼정왕 전철 등 단선으로 운영돼온 4개 철도노선의 복선화가 시작된다.여기에 올해 투입되는 예산만 1712억원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분당선 선릉∼수서간 복선전철은 상반기중 완공되며,현재 운행중인 수서∼오리구간과 연결돼 분당신도시 및 인근 주민의 교통불편을 덜어준다.1968년 시작된 호남선 복선화 사업의 마지막 구간인 송정리∼목포 철도는 하반기에 완공된다.이럴 경우 서울∼목포간은 기존보다 16분 빨라진다.조치원∼제천과 천안∼조치원 전철화 사업은 올해 말 끝나 경부선과 충북선,그리고 중앙선을 연결하는 순환 전철망을 구축,물류수송의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또 올해 신규 착공하는 울산∼포항구간 복선화사업은 경부고속철과 연결운행이 가능해져 운행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이럴 경우 서울∼울산과 서울∼포항은 현재 4시간54분과 5시간5분에서 각각 3시간7분과 3시간20분으로 운행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올해에는 광복 이후 처음으로 장거리 철도신설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건교부는 오는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원주∼강릉간 150㎞의 철도신설공사계획을 준비중이다.이럴 경우 서울∼강릉간이 7시간대에서 무려 2시간5분대로 대폭 줄어들어 수도권과 영동지역을 잇는 교통물류망에 일대 혁명이 일어난다.건교부는 또 성남∼여주간 신설노선 철도사업을 위한 기본설계에 이미 착수했다. ●외면받는 국내 항공망 건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공항 이용객 감소율이 전년에 비해 목포(-65%),사천(-3.3%),여수(-28%),김해(-10.8%),광주(-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중앙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대전∼진주간 고속도로 개통 등 육상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하늘의 승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이에 따른 노선폐쇄도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평균 탑승객이 정원의 20%(30명)를 밑돌자 지난해 7월 예천∼서울 노선을 폐쇄했으며 대한항공도 서울∼군산간 노선 탑승률이 10%에 그치자 지난해 5월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사천공항도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승객이 크게 줄어들자 운항 편수와 비행기 규모를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으나 탑승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대한항공은 또원주∼부산,서울∼예천,부산∼목포 등의 노선을 지난해 모두 폐지했다.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속철이 개통될 경우 노선폐쇄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별다른 묘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각 지자체별로 항공수요를 창출할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자 km@kdaily.com ◆盧당선자의 철도공약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대선기간 중 크게 다섯가지 철도사업을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다.경부선 천안∼조치원(32.7㎞),장항선 장항∼군산(17.1㎞),충북선 조치원∼봉양(115㎞)의 복선 전철화,동해남부선 부산∼울산(72㎞),경부선 수원∼천안(55.6㎞) 복선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충한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건교부에서 이미 추진중인 사업들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다.장항선의 경우 2006년 완공예정으로 총사업비 3000억원을 들여 현재 공사중(15%)에 있다.경부선 천안∼조치원 구간은 총사업비 1071억원을 투입,총공정 66%를 보이고 있다.총사업비 2636억원을들이는 충북선 조치원∼봉양간 전철화사업은 현재 7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경부선 수원∼천안간 2복선화사업이 2004년 완공예정이며 동해남부선 부산∼울산간 복선 전철사업은 총사업비 5832억원을 들여 올해 착공,2010년에 완공한다. ◆원주~강릉 철도 신설되면 올 7월 제21회 동계올림픽의 유치지가 강원도 평창으로 확정되면 오는 2009년 원주∼강릉간 철도가 신설·개통돼 수도권과 강원지역간 교통 및 물류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원주∼강릉간 철도연결 총사업비는 3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원주∼횡성∼둔내∼평창∼진부∼강릉에 이르는 150㎞ 구간이다. 원주∼강릉간 철도가 신설되면 서울 중앙선이 영동선으로 연결돼 서울∼강릉간이 현재 6시간15분에서 2시간5분으로 단축된다.수도권과 동부간 횡축으로 철도망을 구축,낙후된 강원지역 개발촉진이 기대된다.특히 오대산·설악산권 관광자원 개발이 활성화되며 기후에 관계없이 전천후 수송수단을 확보하게 된다.영동으로 향하는 여름 휴가철 교통난 해소는 물론이고 겨울철 눈꽃관광도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건교부는 당초 동해권 물류수송의 수도권 직결화를 위해 지난 96년 서울대 공학연구소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또 97년 4월부터 99년 12월까지 횡성∼강릉간 노반 기본설계를 이미 시행했으며,기본구간에 대해서는 2000년 3월부터 8월까지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해 타당성을 점검하기도 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계없이 원주∼강릉간은 이미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면서 “경부·호남 고속철도와 함께 수도권과 영동을 잇는 새로운 교통망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항공대책 건교부는 21일 국회 건설교통위 현안보고에서 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대구 항공수요가 65%,서울∼부산은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아울러 지방공항 활성화대책도 보고했다.그러나 이렇다 할 묘안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교부 항공정책심의관실에서는 우선 동남아,중국,일본 등 인근 국가와의 지속적인 항공회담을 통해 중단거리의 지방∼국제노선을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이다.또 부산과 강원 등 각 지자체별로 ▲외국 항공사를 상대로 지방공항 설명회 등을 개최,신규 취항을 적극 유도하며 ▲단체장의 외국방문시 교통부 등 항공당국을 방문,노선개설 협조요청 등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공항시설에 대한 사용료 감면혜택 등을 통해 항공수요를 늘릴 계획이다.적자노선에 대한 항공사 보조제도를 실시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200인 이상 대형기 위주로 돼 있는 국내 항공정책을 재검토해 중·소형기를 도입하고 운항노선을 확대하는 등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외국 도시는 어떻게 하나 얼마전 중국의 옌지(延吉)시장은 건교부를 방문,백두산 겨울상품을 내걸고 정기노선을 취항해달라고 적극 요청해왔다.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항공관계자도 특정 지방공항의 증편취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공항이 있는 현(縣)의 지사들이 수시로 건교부를 방문,국제노선 개설 또는 전세편 운항 등을 요청하는가 하면 항공사에 대한 착륙료 감면과 관광회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모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④ 재벌개혁 왜 실패하나

    재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 대상 1호’로 지목돼 왔다.그러나 새로 들어선 정권이 곧추세운 재벌개혁의 칼날은 이내 무뎌지고 말았다.그나마 성과물로 여겨지던 것들도 내면을 들여다 보면 당초의 지향점에서 크게 벗어나거나,허울좋은 생색내기에 그친 예가 적지 않았다.‘거대 공룡’에 대한 개혁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는 시장논리보다는 정부 주도의 개입으로 이뤄졌고,이 때문에 재벌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지 못한 탓이 컸다. ●재벌개혁 좌초하는 까닭은 우선 재벌개혁의 목표 설정이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재벌개혁이 ‘재벌타파’로 비쳐졌다는 얘기다.김영삼(金泳三·YS)정부 때 재벌개혁도 ‘재벌 손보기’로 여겨져 정부와 재벌의 갈등이 심했다.재벌은 버티기로 나섰고,정부는 ‘괘씸죄’로 몰아붙이면서 본질이 왜곡됐었다. 실제 괘씸죄로 곤욕을 치른 예도 있었다.현대그룹은 1992년 대선 당시 오너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YS정권 내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현대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줄이차단돼 애를 먹었다.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 정부 때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긴 했으나,구조조정을 등한시한 채 대북사업 등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결국 좌초했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재벌정책이 국가경제에 가져다 준 폐해는 엄청났다.정부 주도의 시장개입도 재벌개혁에 역작용을 초래했다.DJ정부가 98년 추진한 정유,반도체,항공기 등 9개 업종에 대한 빅딜이 요란한 통·폐합에도 불구하고 알맹이 없는 결과만 낳은 것도 시장논리를 무시한 대가였다. 빅딜 초기에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던 LG반도체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결합은 지금도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다.단국대 강명헌(姜明憲) 교수는 “기업은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가장 잘 안다.”며 “정부가 재벌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재벌개혁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재계의 공생관계 대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벌들로서는 정치권의 인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또 다른 생존전략”이라며 “정부가 무리하게 재벌개혁을 추진할때 재계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정치권”이라고 말했다.정치권과 재계의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재벌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98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 논란도 지역이기주의에 얽힌 정치권의 개입이 낳은 해프닝이었다.현 정권하에서 도입하기로 했던 집단소송제 관련법 등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거나,중도에 흐지부지되는 것도 재계의 정치권 로비가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다.특정 재벌들이 정기적으로 정치권에 뒷돈을 댄다는 얘기,심지어 일부 정치권 인사는 ‘○○재벌의 장학생’이라는 얘기도 공생관계를 대변한다. ●나는 로비,기는 제재 재계의 정보와 로비력은 대단하다.대다수 재벌그룹에는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산업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기업의 목줄을 죄는 관련부처 출신의 전직 간부들이 포진해 있다.전직 경제관료 A씨를 고문으로 채용한 모그룹은 A씨 덕분에 자신들의 현안과 관련된 사항들은 미리 파악하는 등 큰 도움을 받고 있다.올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재벌들의 이런 ‘거미줄 포섭’작업은 여전하다.대기업 고위 간부는 “정권이 바뀌면 재벌들은 통상 다른 재벌보다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며 “이는 그동안 정권이 입맛에 따라 일관성없이 재벌들을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재벌들의 ‘방패’에 맞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관련 부처들의 ‘창’은 상대적으로 무디다.솜방망이 제재란 얘기다.한 예로 지난해 8월 공정위는 재벌그룹의 부당내부거래 현장조사에 착수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웠으나 재벌의 로비에 밀려 흐지부지됐다.당시 공정위 고위 간부는 “심지어 친구인 대학교수까지 나서서 ‘정권말기에 왜 무리수를 두느냐.’며 자제를 요청해 온 적도 있다.”며 “재벌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잃어 재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데다,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감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주병철기자 bcjoo@kdaily.com ◆얼굴이 없는 재벌의 파수꾼 재벌의 파수꾼은 얼굴이 없다.그러나 재벌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단체는도처에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경영자총연합회,자유기업원 등의 단체나 연구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단체는 설립목적이 기업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만큼 활동에 비난만 할 수는 없다.그러나 기업보다는 소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를 개발하고,이를 마치 기업활동을 위한 전제조건인냥 강변하는 경우도 많다. 재벌의 파수꾼은 사람도 있고 제도인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힘은 가히 위력적이다.이런 재벌 원군은 전방위로 포진해 있다. 문제는 이들 원군이 재계 자체에는 물론 정계와 언론계 등에도 숨어있다는 점이다. 한보 등 재벌이 해체되거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재벌과 정·관·언론계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1988년 5공 청문회때의 일.당시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은 비자금 문제로 청문회에 나온 증인이었지만 당시 의원들의 일부는 ‘회장님’을 연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90년대 초 YS정권 초기때 정부가 수립 중인 각종 정책이 모 그룹으로 먼저 빠져나가면서 “정부내에 이 기업의 장학생이 숨어있는 것아니냐.”며 당사자를 찾느라 법석을 떨기도 했었다. S그룹의 한 계열사 일화도 대기업이 얼마나 ‘우군 만들기’에 힘을 쏟는지 보여준다.이 계열사는 당시 동종 업계에 출입하는 기자들을 ‘친OO’,‘친OO’식으로 구분,파일을 정리해 뒀다가 이 파일이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재계 출입을 오래한 퇴직 언론기자 Y씨는 “기자가 기업을 오래 출입하다 보면 재벌의 논리에 빠져들고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분화 과정에서도 이같은 일면이 잘 드러난다. 당시 현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총괄회장과 현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그룹의 법통을 이어받기 위해 팽팽히 맞서 있을 때 기자들은 어느 쪽을 출입하느냐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기도 했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kdaily.com ◆기업이 주장하는 4대 무분별 규제 재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무분별한 규제들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려,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꼽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해 ‘자유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한 덩어리 규제 개혁방안’ 보고서를 통해 출자총액 제한제도,공정공시제도 등 9개 분야 25개 규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기업 활동과 관련한 주요 제도와 재계 주장을 알아본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1987년에 처음 도입됐다. 외환위기 직후 폐지됐다가 99년말 적은 지분으로 다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심화되면서 부활됐다. 지난 해 4월 출자총액제한대상 기업집단을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줄였고,정보통신,생명공학,대체에너지,환경산업,신기술 등에 대한 출자를 예외로 인정하는 등 예외인정 범위도 크게 확대했다. ●내부거래 공시제도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지난 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LG, SK, 현대자동차 등 공시를 누락하거나 지연한 51개사에게 모두 56억 670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재계는 “공시대상 정보의 기준·범위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선의의 위반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기준을 구체화하고 제재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소송제도 기업의 허위부실 공시나 부당 내부거래,부실회계,주가조작 등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대표소송 당사자(주로 대주주나 최고경영자)를 정해 승소하면 집단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난 해 4월 정부가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재계는 “소송 남발로 기업 부담만 가중된다.”며 반발,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채 해를 넘겼다. ●회계제도 개혁안 재계는 올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입법화가 진행되는 회계제도 개혁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지난해 11월 “회계제도 개혁안은 최고경영자(CEO)에게 포괄적 책임을 부과하고,다른 법률에서 규제하고 있는 사항도 중복 규제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해 작성하는 연결재무제표를 분기·반기별로 제출하려면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 수백∼수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美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북핵해법’

    ◆돈 오버도퍼 교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돈 오버도퍼 존스 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14일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북핵 해법’에 관한 세미나에서 부시 행정부에 북한과의 협상과 대북 특사 방북을 촉구했다.다음은 오버도퍼 교수의 발표 요지.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한 지 한달 뒤인 지난해 11월 평양에서 강석주 외무 1부상과 만났다.그때 나는 그의 말에서 북한이 농축 우라늄 개발을 제거할 뜻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그리고 그들이 대가로 바란 것은 돈이나 어떤 종류의 물자가 아닌 안전보장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체면 세우기(face-saving)’를 바란다.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 외교적 압박을 조직적으로 가해 나갔다.1994년 북·미 핵합의에 근거한 중유공급도 중단했다.북한은 폐쇄된 플루토늄 시설의 재가동 쪽으로 움직였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지금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읽을 수는 없지만 그들이 생각한 ‘체면치레’ 해결책이실패하자 북한 군부는 안전 보장책이 핵 무기를 갖는 것뿐이라고 평양 지도부를 설득했다고 본다.때마침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 열중하고 있던 터다.북한은 핵 무기를 직접적인 ‘옵션’으로 삼았다.그들이 당장 핵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북핵 문제를 반전시키려면 미국뿐 아니라 주변국과의 ‘대화’와 ‘협상’ 등 진지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동북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에는 하지 않았던,뭔가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 필요도 있다.또한 1994년 북한이 미국과 핵 기본 합의서를 맺은 배경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처럼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의 중재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번에도 북한과 협상,그들의 진로를 바꿀만한 적절한 위치의 고위급 인사가 대북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부시 행정부는 아직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그러나 북한에 의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인물이나,이같은 임무를 위해 부시 대통령에 의해 공개적으로 지명되는 사람이어야 한다.카터 전 대통령도 가능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역할을 맡길것같지는 않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가 부시 행정부에 의해 임명되면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북한과 자주 대화를 하지만 지금같은 개인 자격으로는 북한의 신뢰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mip@kdaily.com ◆조엘 위트 CSIS연구원 조엘 위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연구원은 14일 미군축협회 기관지인 ‘암스 컨트롤 투데이’기고를 통해 북핵 해결을 위한 ‘7단계 조치’를 제의했다. ●한국 담당 특사 임명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북핵관리팀을 구성해야 한다.북핵 위기의 고조는 대북정책 표류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시정하려면 명망과 경륜을 겸비한 정치인을 한국 담당 특사로 임명,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해야 한다. ●급속한 사태악화 방지 북한과 미국은 제네바 합의 무효화 과정을 중단해야 한다.미국과 한국,일본은 영변 핵발전소의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중단 및 5㎿e급 원자로 재가동 중단,핵연료봉들의 이전 여부 확인을 위한 제한적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 건설 작업 재개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말을 행동으로뒷받침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합의’ 실패시 국제사회의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는 등 ‘수사(修辭)외교’를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하며 이의 핵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의 지지 확보다.안보리가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는 성명이나 결의안을 채택한다. ●북한 체면 세워주기 대북 외교채널을 재가동하려면 평양의 체면을 세워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미국의 지원 공약외에 북한 주권을 존중하고 무력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해 줘야 한다.러·중·일·남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에서 이런 입장을 재확인할 수 있다. ●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폐기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을 중단시키려면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미국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북한과 IAEA의 관계는 북·미 관계보다 심각해 평양이 수락할지 불투명하다. ●중유공급 재개 미국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이용한 핵개발을 이유로 중유공급을 중단한 만큼 핵개발 포기를 입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중유공급을 재개해야 한다. ●새로운 쌍무협상 돌입 새로운 북·미 포괄협상으로 양국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다.이를 위해 북한이 IAEA사찰 등을 통해 핵개발 중단을 입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북한이 NPT체제에 복귀한다면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 연합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③ ‘황제경영’구각 벗자

    ‘재벌에는 전문경영인이 없다?’ 재벌 총수들의 ‘황제식 경영’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지탄이 잇따르면서 지난 5년간 오너들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전문경영인들에게 많은 권한을 넘겨줬다.그러나 알맹이의 변화없이 형식적인 ‘립서비스’에 그쳐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경영인들이 여전히 총수의 ‘총대’ 역할에 그치고,충성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얼굴마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주주보다 총수의 눈치를 살피며 ‘예스맨’으로 전락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외이사제의 유명무실,이사회를 우습게 여기는 총수,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재벌시스템이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너 충성도가 좌우 해마다 재벌들의 인사내용을 보면 비서실이나 구조조정본부 출신들이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적잖다. 능력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측근과 가신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13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 가운데 승진자 9명중 5명은 옛회장 비서실 출신이다.양인모(梁仁模)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을 비롯,SDS 김인(金仁) 사장,삼성전자 국내영업부 이현봉(李鉉奉) 사장,삼성코닝정밀유리 이석재(李錫宰) 사장,삼성벤처투자 김상기(金相基) 사장 등이 한때 비서실에 몸을 담았다. LG도 서경석(徐京錫) LG투자증권 사장,이헌출(李憲出) LG카드 사장,남용(南鏞) LG텔레콤 사장,심재혁(沈載赫) 한무개발 사장 등이 옛 회장실 출신이다.SK그룹의 김창근(金昌根) SK㈜ 사장은 구조본 출신으로 현재 구조본부장을 맡고 있다. ●친정체제 구축의 걸림돌 현대백화점 이병규(李丙圭) 사장은 최근 정몽근(鄭夢根)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鄭志宣) 부사장이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물러났다.오너 2세 등장에 전문경영인이 바뀐 것이다. 경영실적보다는 오너의 일선경영 등장에 껄끄럽다는 이유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전문경영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그러나 백화점측은 “정 부회장은 계열사의 독자경영을 독려하며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고 밝혔다.그는 현대백화점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고급백화점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전문경영인으로 불렸다. ●이사회는 ‘거수기’ 오너에게 밉보인 전문경영인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재벌에는 인사원칙보다는 총수 ‘맘대로’ 인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문경영인들의 재임기간이 짧다.매킨지에 따르면 국내 전문경영인의 평균 재임기간은 2.9년으로 미국(6.4년)과 일본(4.6년)에 비해 크게 짧다. 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 전 사장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때 지원을 거부하고 금강산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독자적 행보를 걷다가 경질됐다. 겉으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물러났다고 하지만 오너와의 갈등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박세용(朴世勇) 인천제철(현 INI스틸) 전 회장의 인사는 가히 충격적이다.그는 2000년 말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서 현대자동차 회장으로,다시 인천제철 회장으로 전보됐다.그룹 최고위급 경영인이 불과 닷새만에 두번이나 인사조치된 것은 상식밖의 일이었다.오너 형제의 파워게임에 박 전 회장만 애꿎게 피해를 본 것이다. 40대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았던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사회를 거치지도 않은 채 바뀌었다. 이처럼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정태수(鄭泰守) 한보 회장은 청문회에서 전문경영인을 빗대 ‘머슴론’을 말해 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그러나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은 6공 비자금사건과 관련한 검사의 질문에 손길승(孫吉丞) 현 SK 회장을 두고 “그는 부하가 아니라 사업동지”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도 인사권을 갖고 있는 오너에게 전문경영인이 ‘NO’라고 항명하기에는 아직 국내 인사풍토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수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이사회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않는 한,전문경영인들은 앞으로도 총수의 눈치나 살피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kdaily.com ◆존폐 도마 오른 구조본부 “오너의 전위조직이다.” “순기능은 말하지 않고,나쁜쪽만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재벌 구조조정본부 해체 유도’ 발언 이후 구조본이 재벌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오너만을 위해 일하는 구조본은 해체돼야 한다는 게 개혁론자들의 논리다.반면 대기업들은 구조본이 중복투자 방지,계열사 구조조정 유도 등의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한다. 구조본은 단순히 회장인 오너를 보좌하는 순수 비서업무에서부터 전략기획,인사,홍보,경영관리,구조조정 등 그룹의 모든 업무를 관할하는 ‘관제센터’다.비서실,기획조정실,종합기획실 등의 명칭으로 불리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삼성은 외환위기 이전 비서팀,재무팀,인사팀,감사팀,기획홍보팀 등 5팀 체제의 비서실이 현재는 비서팀,재무팀,인사팀,경영진단팀,홍보팀,법무팀,기획팀 등 7팀 체제로 강화됐다.인원은 삼성 100여명,LG 54명,SK 40여명으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대부분 구조본 인력은 외형상 계열사 소속으로 월급을 소속사로부터 받는다.개혁론 입장에서는 이 대목도 문제다.사실상 회장을 위한 구조본 소속인원의 월급을 계열사에서 지급하는 것은 엄청난 주주권리 침해라는 지적이다. 일부 인사들은 “막강한 파워에 비해 경영실책에 대한 책임은 ‘쥐꼬리' 만큼도 지지 않는 곳이 구조본”이라면서 “외국에서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사안”이라고까지 말한다. 기업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구조본이 오히려 오너의 전횡을 막는다는 것이다.비서실이나 구조본 체제가 없다면 오너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경영실패 우려가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지만 이를 ‘걸러주는’ 조직이 구조본이라는 설명.또 상시구조조정 체제에서 계열사들의 ‘자사 이기주의’를 배척,구조조정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역설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기러기떼도 맨앞에서 방향을 선도하는 기러기가 있기 때문에 무사히 머나먼 여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구조본은 수십개 계열사의 업무조정을 주도하면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총수의 막강한 권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조본이 총수의 결심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직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결국 재벌개혁의 핵심은 구조본의 해체 여부보다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주목받는 새 사장 4인

    ‘올해 재계는 이들을 주목하라.’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LG·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새해 벽두 대규모 인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실무형 최고경영자를 대거 발탁했다.이들을 앞세워 불황의 터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올해 승진한 CEO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향후 한국경제와 기업의 ‘성장 엔진역(役)’으로 추천한 인사들의 저력을 소개한다. ◆호텔신라 이만수 사장 호텔신라 신임 이만수(李萬洙·53) 사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삼성의 경영방침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오랜 해외근무를 통해 얻은 국제감각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사내에서도 “세계적인 체인호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마케팅과 영업능력이 탁월한 그야말로 더없는 적임자”라며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그는 1975년 삼성물산 입사 후 삼성맨 생활의 절반 이상을 미국,파나마 등 해외지사에서 보냈다. 특히 95년에는 삼성물산 미국 현지법인(SAI) 법인장으로 일하며 힙합캐주얼의류 ‘후부(FUBU)’를 탄생시켰다.‘후부’는 힙합 본고장인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힙합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아 99년 1월 ‘자랑스런 삼성인상’을,2000년 11월에는 ‘무역의 날 대통령상’을 받으며 그룹내 ‘영업의 달인’으로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호텔신라로 스카웃된 뒤 공격적인 경영으로 호텔신라 객실판매율을 업계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하며 마케팅 능력을 재확인시켜줬다. 그는 “앞으로 연회·식음·면세점 등 전 사업부문을 연계한 토탈 마케팅을 구현할 계획”이라며 “안정적인 객실판매율을 유지하고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신라호텔을 세계적인 명문호텔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대대적인 공격경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정순원 사장 정순원(鄭淳元·51) 현대자동차 기획총괄본부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현대가(家)에서 보기 드물게 연구원 출신으로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1986년 현대경제연구원(당시 현대경제사회연구원)에 입사하면서‘현대맨’이 됐다.해박한 경제이론과 치밀한 분석력을 토대로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기 전부터 자문역할을 해왔다.MK를 비롯해 이계안(李啓安) 현대캐피탈 회장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차내 ‘경복고 인맥’의 한 축을 형성하며 MK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00년 ‘1차 왕자의 난’을 거치는 과정에서 MK의 핵심 참모로 부각되기 시작했다.‘1차 왕자의 난’은 현대건설·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을 장악한 정몽헌(鄭夢憲·MH) 회장측이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MK측으로 넘어간 현대차 경영권을 차지하려 들자 MK 계열에서 반기를 들었던 일을 말한다.이 때 정 본부장과 최한영(崔漢英) 현대차 부사장,김익환(金翼桓) 기아차 부사장 등이 MK의 경영권 방어에 일익을 하며 새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정 본부장에 대한 MK의 신임은 현대차그룹으로 분리된 뒤 더욱 강해졌다.현대차가 수출시장에서 삼성과 함께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것도 정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기획총괄본부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정 본부장은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우자는 게 경영전략”이라며 “2008년 세계 자동차시장 ‘빅5’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화학 배윤기 사장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열린 생각과 열정이 중요하다.” 배윤기(裵允璂·58) LG화학 산업재본부장은 다소 늦게 사장에 올랐지만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으로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품목인 산업재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모시킨 주역이다. 석유화학·산업재·정보전자소재 등 3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된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국내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산업재의 부가가치 향상에 힘입은 바 크다. 배 사장의 승진은 ‘1등 LG’를 추구하는 LG그룹의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지난 2001년 산업재사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 투구,지난해 매출을 회사 전체의 40%,영업이익의 42%까지 끌어올렸다. 배 사장은 경복고·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1년 LG화학에 입사,LG와 인연을 맺은 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배 사장은 “진정한 리더는 직원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화가 없으면 기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지론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3무(無)의 날’이다.매주 수요일을 회의·보고·잔업이 없는 날로 정해 직원들이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LG화학 관계자는 “‘3무의 날’ 실시 이후 실제로 직원들의 사기와 집중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화증권 안창희 사장 한화증권 안창희(安彰熙·55) 사장은 빠른 대세 판단과 과감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정통 ‘증권맨’이다.한화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그를 한화투자신탁운용에서 한화증권으로 포진시킨 것도 이같은 경영스타일 때문이었다. 그는 최근 한화증권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중·소형 증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운용자산규모가 큰 회사와 합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 안 사장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이 난다.1999년 한화투신 시절 그는 대우 사태의 큰 위기를 기회로 바꿔 놓았다.당시 흑자도산 기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안 사장은 채권의 만기 축소를 진두지휘하며 업계 하위권이던 수탁고(1조 5000억원)를 지난해 말 현재 4조 2000억원으로 끌어 올렸다.이 덕분에 한화투신은 업계 11위권의 중견 투신사로 떠올랐다. 안 사장의 탁월한 위기관리는 인재 경영에서 나온다.회사를 떠나려는 직원을 만류하기 위해 직접 집으로 찾아간 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그때마다 그의 집요한 설득에 직원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그만큼 인재 확보에 열과 성의를 다한다는 것이다.그는 건강을 위해 등산과 마라톤을 즐긴다.특히 마라톤은 강한 지구력과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권사 경영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안 사장은 “올해 한화증권은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이룰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광삼 최여경 김경두기자 hisam@
  • 이형택, 오늘 호주오픈 2회전 격돌, 애거시 선제공격으로 잡아라

    ‘네트를 점령하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강호 앤드리 애거시(세계 2위·미국)와 격돌하는 한국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세계 67위·삼성증권)에게 떨어진 지상명령이다.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인 이형택이 ‘대어’ 애거시를 잡기 위해서는 네트 점령을 통한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1회전에서 스페인의 다비드 페레르(세계 54위)에 3-1 역전승을 거둔 이형택은 15일 애거시와 3회전 진출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국내 전문가들은 애거시에게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는 이형택의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라면서 쉽게 결과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대학 시절 이형택을 지도한 건국대 전영배 감독은 “첫 서브 성공률을 높인 뒤 공격적으로 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전 감독은 “애거시와의 첫 대결이었던 지난 2001년 새너제이대회 경기에서 두번째 세트를 따냈던 것도 과감하게 선제공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또 비록 패하긴 했지만 두 차례나 맞대결 경험이 있어 이형택 자신도 충분한 전략을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노갑택 감독도 “네트를 점령해 애거시에게 부담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즉,이형택이 적극적으로 네트 플레이를 해 상대방에게 심리적 부담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공격이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애거시의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강한 상대지만 그래서 오히려 부담 없이 싸워볼 수 있다.”면서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거시가 네트 플레이보다는 스트로크 위주의 경기를 한다는 점도 이형택으로서는 좋은 징조다.이형택은 강서브와 네트 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에게 약점이 있다.또 지난주 정상에 오른 아디다스 인터내셔널대회에서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과 대결했기 때문에 스트로크 맞대결에서도 자신이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타고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계속된 경기로 체력 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전문가들은 “체력이 얼마나 받쳐줄지 모르겠다.”면서 “선제공격도 체력이 바탕이 될 때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kdaily.com ★조윤정도 2회전 진출 조윤정(세계64위·삼성증권)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061만달러) 2회전에 진출했다. 조윤정은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서 덴마크의 에바 디어베르그(세계 104위)를 2-0(6-3,6-3)으로 물리쳤다. 첫세트에서 내리 3게임을 따내며 기분좋게 출발한 조윤정은 이후 디어베르그의 맹추격으로 게임스코어 4-3까지 추격당했다.그러나 전열을 재정비,상대 서브게임을 따내며 5-3으로 앞선 뒤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3차례 듀스 끝에 세트를 따냈다. 승기를 잡은 조윤정은 2세트 들어 초반 게임스코어 0-2로 끌려갔지만 내리 5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조윤정은 시속 172㎞에 이르는 상대의 강서브를 침착하게 막으며 안정된 경기를 했다.실책 수에서도 13대24로 상대보다 적었다. 조윤정이 호주오픈에서 2회전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첫 본선에 출전한 지난해엔 1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윤정은 16일 11번 시드를 배정받은 불가리아의 막달레나 말리바(세계 14위)와 3회전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호주오픈에서만 9차례나 본선에 진출한 말리바는 정상은 한차례도 밟지 못했지만 4차례 16강에 오른 강호다. 연합
  • 北 NPT탈퇴 美에 협상요구 초강수 압박

    북한이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반도 상공의 먹구름이 얼마간 짙어졌다. 북측이 이날 NPT 탈퇴와 핵안전조치협정(Safe guards Agreement) 준수 거부를 선언한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긴 하다. 북한은 지난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이후 미국의 ‘선 핵개발 계획 포기' 요구를 거부해 왔다.그러면서 거꾸로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끈질기게 요구하며 단계적으로 대응수위를 높여 왔다.미국의 대북 중유지원 제공 중단을 내세워 이미 핵동결 해제 및 핵시설재가동을 선언했고,동결된 핵시설의 봉인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원까지 추방했던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북한이 이 시점에서 이같은 초강수를 들고 나온 배경이 궁금하다. 이에 대해선 한반도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다만 북한의 이번 카드가 대미 압박 수위를 한껏 높인 뒤 그 연장선상에서 무엇인가를 도모하려는데 의도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Brinkmanship)이라는 것이다.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이라는 이중고속의 북한당국이 체제의 사활을 건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같은 극한 전술의 최종 노림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일단은 국제사회와의 정면 대결보다는 미국과의 협상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북한이 ‘정부성명'에서 비록 NPT에서 탈퇴하지만 “핵무기를 만들 의사는 없다.”며 퇴로를 열어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북한이 카드를 빼든 시점의 절묘함도 협상촉진용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미국이 이라크문제에 매달려 대북 강공을 구사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남한의 정권 교체기라는 점을 북한이 감안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측이 “현단계에서 우리의 핵활동은 오직 전력생산을 비롯한 평화적 목적에 국한될 것”이라고 극구 강조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사실 미국의 대북 중유제공 지원 중단으로 엄동설한을 나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전력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그런 만큼 차제에 전력문제를 이슈화,미국에 협상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북한은 이날 양동전술을 구사했다.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의 정무 담당 외교관은 “미국이 중유 공급을 재개한다면 (NPT 탈퇴를)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 사태로 북핵문제 해결의 시간이 오히려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드시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북한의 강공이 미국의 양보보다는 MD(미사일방어체제) 구축 등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세계경영전략의 빌미가 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이번 ‘자위적 조치'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체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구본영기자 kby7@kdaily.com ★정부 반응-'안보리 회부' 대책 착수 10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선언이란 초강수에 정부 당국은 ‘허를 찔린’ 표정이다.정부는 그동안 북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북한의 극단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쳐왔고,최근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등에서 미국의 대북 강경입장을 어느 정도 완화시켰다고 자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에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진단하고,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때라고 보고 있다.대미 핵특사뿐만 아니라 대북 특사 파견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북한의 NPT탈퇴 선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남북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NPT 탈퇴의사를 밝히긴 했지만,‘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미국이 원하는 검증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측 성명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포기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외교부 당국자는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면서 이를 감시할 체제를 이미 벗어던진 것은 모순되며,NPT 탈퇴와 전력생산 주장은 무관하다.”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일단 정부는 남북 대화를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서울에서 열리는 제9차 남북장관급 회담도 북한이 수정 제의한 21∼24일을 그대로 받아들여 북측을 상대로 핵포기 설득 작업을 해나가는 한편,북측의 핵심 의도를 파악,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러 등 주변국을 통해 북한의 NPT 탈퇴 복귀를 설득하고,미측에 대해선 북한이 초강수를 띄운 속뜻을 설명할 계획이라는 게 정부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NPT 탈퇴선언으로 북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도 극단적인 북핵위기의 고조를 피하고 싶다는 뜻을 남겨 뒀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해결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NPT 탈퇴가 최근 운신의 폭을 넓혀온 미 행정부내 온건파의 입지가 아예 없어질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 NPT 탈퇴 국내·외 전문가 분석

    북한이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조성되고 있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이 자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다.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추가 강수가 맞물리면서 북핵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없지 않았다. ●이서항(李瑞恒·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위기의 수위를 계속 높여서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하려는 것이다.앞으로도 몇 가지 더 압박을 높이는 조치가 있을 것이다.봉인을 제거한 폐연료봉을 옮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위험 수위를 높일 것이다.NPT 탈퇴하면 3개월 후 유엔 안보리에 보고된다.그러면 북한의 핵문제는 유엔의 관심사로 떠올라서 미국이 협상 압박을 강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북한이 무기개발용이 아니라 전력생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전력용이라 믿을 사람은 없다.무기개발 의도는 분명하지만 그것은 북한이 파트너로 인정받고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다. ●허문영(許文寧·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어제 미국발표에 북한이 못마땅한 것이다.미국이 대화는 하지만 협상은 없다고 했고 선 핵동결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명분을 상실하게 돼 북한으로선 더 강한 카드를 내세우는 것이다. 북한은 경수로 발전소 건설이 지지부진하면서 98∼99년부터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고 미국식은 아니지만 북한식 협상은 계속 원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미국의 우호적 조치가 없으면 북한은 그동안의 ‘비둘기 외교’를 포기하고 ‘전갈 외교’를 택하게 될 것이다.상대방을 물어뜯고 자신도 끝장을 보는 식 말이다. ●유길재(柳吉在·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북한의 전격적인 NPT 탈퇴 선언은 94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원점에서 새로 하자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파월 국무장관의 발언 등을 통해 미국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측의 유화 제스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라크와의전쟁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즉 이라크와의 전쟁 이후엔 미국의 입장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또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엄존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분명하게 알리고자 이같은 결정을 한 것 같다.현재 북한측의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93∼94년 때보다 훨씬 가시적인 보따리를 바랄 것이다.이를테면 내심으로는 테러지원국 해제 같은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김성한(金聖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은 미국이 진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미국이 북한에 공을 넘기긴 넘겼는데 스핀을 강하게 걸어서 넘긴 것이다.즉 (대화 용의 표명이)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개전 전에 북·미간에 항구적인 틀을 만들어 체제 보장을 받겠다는 것이다.현재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북한측의 실질적인 의도 속에는 에너지난도 중요한 요인으로 포함된 것처럼 보인다.중유 공급이 중단된 이후 중유 공급 재개도염두에 두고 한번 더 강수를 둔 것 같다.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강수가 적중할 것 같지 않다.부시 정부는 클리턴 정부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장희(李長熙·한국외대 법학과 교수) NPT에 탈퇴 신청 후 3개월 뒤에야 탈퇴할 수 있다.북한은 93년도와 유사하게 군사주권과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탈퇴 선언을 한 것 같다.또 미국이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지금 미국과 진행중인 물밑 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협상용 카드로 보여진다.결국 북한은 NPT에서 탈퇴하기 어려울 것이다.미국 역시 갑자기 테이블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결국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북한은 극심한 전력·식량난에 빠져 있고,또 미국과 계속해서 대립 전선을 펼 수 없다.미국 역시 이라크와의 전쟁을 앞두고 전력 손실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것이다. ●조명철(趙明哲·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협력팀장 및 전 김일성대 교수) 우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것에 하나도 적합한 대답을 주지 않고 있다.북한은 나라가 뒤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미국은 ‘에너지 개발에 나서지 말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다음으로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들 수 있다. 북한은 과거 10여년 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미협상용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북한은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미국이 공격하나,연료 없이 지내나 어차피 생존에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결국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핵 에너지 개발로 풀고,미국이 여기에 와일드하게 나오면 핵개발로 맞받아칠 공산이다. 정리 조승진 박정경 이두걸기자 redtrain@kdaily.com ●쑹청유(宋成有) 베이징대학교 동북아연구소 소장 북핵 문제를 평양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미국이 북·미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한 대북 중유 공급을 중단하고 전쟁 위협을 제기하자 북한이 항의 표시로 핵시설 봉인을 제거하고 이번에 NPT를 탈퇴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이것은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북측의 메시지다. 북핵 문제로 북·중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중국 정부는 전통적인 북·중 우의를 강화하면서 상황을 봐가며 관계를 조정해 나갈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은 예상했던 수순이다.하지만 최근 미국이 유연한 자세를 보여왔고 한국도 상당히 외교적으로 노력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 반응은 실망스럽고도 위험하다. 대화 제의 등 미국의 북핵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NPT 탈퇴라는 강수를 둔 의도를 주목해야 한다.우선 북한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판단,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택했을 수 있다. 둘째,체제 유지 내지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이번 핵카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손해볼 게 없는 ‘윈-윈’전략이다.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개발 포기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얻어낸다면 정권 생존이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때문이다. ●스즈키 노리유키 라디오 프레스 이사 북한이 곧바로 핵시설을 재가동하면 국제법 위반이므로 형식상 탈퇴라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그러나 탈퇴 선언의 타이밍은 최악이다.북한과 교섭하지 않겠다던 미국이 북한과 대화 의사를 표명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화 의사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을 설득한 한국의 체면도 깎아내리는 극히 위험한 벼랑끝 전술이다.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대화는 하되 대가는 줄 수 없다.”는 미국 입장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볼 수도 있다.위기를 강화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자는 속셈인 것이다. 탈퇴 선언이 1993∼94년 핵위기 때처럼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지는 미지수다.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봉쇄정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티모시 새비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의 NPT 탈퇴는 부시 행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에 집중하느라 북한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이 급박하며 즉각적으로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일단 원하는 목적은 달성할지 모르나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다.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북한이 NPT를 탈퇴하면 이는 NPT의 기본구조를 허무는 일이 되고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외부에 개방하면서도 그 진의에 대한 애매모호함을 유지해 왔다.그러나 그 수위를 점차 높여왔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몰리고 있다.물론 북한은 카드를 다 쓰지는 않았다.핵무기는 개발 않겠다고 밝힌 점,별도의 검증을 언급한 것 등이 그 예다. 도쿄 황성기·베이징 오일만·서울 김균미·전경하기자 marry01@
  • 10대 국정과제 발표 안팎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7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새 정부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내놓았다.10대 국정과제의 소 주제는 신 행정수도 건설,계층통합 등 41개이지만 앞으로 보고와 토론을 거쳐 조정될 수도 있다.소 주제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중시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아니다.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국정과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공약을 집대성한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설명대로 남북문제를 비롯,정치·경제·사회·교육 등 모든 부문이 총망라돼 있다. 노 당선자는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선,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등 정치개혁 실현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당초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는 이 부문이 제외됐지만,노 당선자 주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추가된 것에서 알 수 있다.노 당선자의 정치개혁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발표된 10대 주제와 소 주제들은 모두 우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들이다.하지만 문제는 실현 여부다.예컨대 성(性),장애,학벌,비정규직,외국인 등 5대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무엇보다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게 급하다. 또 예산상의 문제로 쉽지 않은 과제들도 많다.연구개발비 투자확대와 기술혁신,전국민 건강보장제도 실현,쾌적한 환경 조성,선진국 수준 문화인프라 등의 소 주제들이 대표적이다. 선거제도 개선 등은 관련법이 개정돼야 하는데,현재의 여소야대 구도를 감안하면 이러한 부문도 만만치 않다.새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각계의 협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과제들이 많은 셈이다. 이밖에 경제부문 중 재벌개혁이라는 표현이 소 주제에서 제외된 것은 불필요하게 재벌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여겨진다.물론 재벌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곽태헌기자 tiger@kdaily.com ◆평화체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제1의 과제로 올려놓을 만큼 노무현 정부의 최대 핵심 어젠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위기는 취임 전부터 노 당선자의 역량을 시험대에 올려놓고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핵 위기를 포함,남북한 군사대치 상황 종식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 여부는 국가 운명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단기 목표는 아니지만,궁극적으로 정전협정 상태인 한반도 상황을 평화협정 체결 단계로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4가지 주요 실천과제 가운데 첫번째인 ‘북핵문제 해결과 군사적 신뢰구축’은 발등의 불인 북핵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고,나아가 향후 남북한 교류·협력 과정에서 남북간 긴장 완화·해소를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 정책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뜻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킨다는 입장인 노 당선자는 개성공단 건설 및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등 일련의 대북 교류·협력 사업이 북핵 문제 등 군사적인 문제로 번번이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고려했다.”고 밝혔다.즉 군사안보대화를 강화함으로써 대북 포용정책의 한계를 극복,한반도 평화구축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음 과제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대화 통로 마련’은 남북한 군사신뢰구축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당한 상호협력 외교’는 미·일 등 전통적 우방과 외교협력을 강화하되 호혜·평등 관계를 지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한·미 동맹관계는 지켜져야 하지만,보다 나은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군복무 단축과 군정예화 등 국방체계 개선’은 과학정보군·정예군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의미한다.군사전력은 유지하는 선에서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는 낮은 단계에서의 국방체계 개선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kdaily.com ◆참여복지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발표한 ‘참여복지와 삶의 질 향상’의 핵심은 참여복지론이다.이른바 ‘참여복지론’은 성장보다는 분배,중산층 이상보다는 서민층,시장효율성보다는 사회적 연대를 중시한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 초기 3대 국정이념의 하나로 제시했던 ‘생산적 복지’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계승·실현하려는 실천적 복지정책으로 해석된다.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은 ‘국민참여를 통한 따뜻한 대한민국 건설’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경제정책만큼이나 사회복지정책에 있어서도 국가의 개입과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당선자의 복지정책 기조는 대선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분배를 통한 성장 잠재력의 극대화,저소득층 위주의 복지에서 전 국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국가의 책임강화와 민간의 참여확대 등 3대 정책방향에 잘 나타나 있다.구체적으로는 공공의료의 비중을 현재의 10%에서 30%까지 확대하고 전국민 필수예방접종의 무상실시,차상위계층까지 포괄하는 기초생활보장제의 강화,장애인연금제도의 도입,현 2만 5000원인 노인연금을 5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야심만만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복지의 실천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 있다.당장 올 7월로 예정된 지역 및 직장건강보험재정의 통합,의약분업에 따른 의료계의 갈등,국민연금의 재정고갈 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예산이다.새 정부는 일단 2007년까지 사회보장비 지출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3.5%까지 높인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제시한 복지비용은 OECD국가 평균 21%에도 미치지 못하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kdaily.com ◆공정한 시장질서 차기 정부 경제정책의 키워드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으로 정해졌다.이를 위한 실천과제로 ▲경제시스템 개혁 ▲기업하기 좋은 나라(규제개혁 등) ▲금융개혁 ▲세제개혁 등 4가지가 제시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7일 발표한 ‘10대 국정과제’에서 경제분야의 초점은 재벌개혁과 분배정의 실현,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등에 맞춰졌다.또한 기업규제 철폐와 성장·분배의 선순환구조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에도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노무현(盧武鉉) 당선자가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경영투명성 확보 등 재벌개혁이다.계열사간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 및 출자총액 제한은 현행 유지 또는 확대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아울러 보험·증권·투신사 등 제2금융권이 재벌의 사(私)금고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당지원이 반복될 경우,소송 등을 통해 계열에서 분리시키는 ‘금융회사 계열분리 청구제’ 도입도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 국회동의 여부가 관건이지만 서둘러 추진될 전망이다. 세제개혁에서 대표적인 현안은 모든 과세대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상속·증여세를 물린다는 ‘완전포괄과세’ 도입이다.과세표준 3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소득공제폭을 확대하는 등 근로자의 조세부담 경감방안,대형주택 보유세 강화방안 등도 세제개혁의 주요 어젠다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금융개혁의 경우,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금융시장 구조와 감독체제를 개편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반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인·허가 및 준조세 철폐,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부담완화 등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지방분권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노무현 당선자가 임기 내내 추진해야 할 장기 어젠다 가운데서도 핵심과제로 꼽히고 있다. 노 당선자가 대선 때 ‘선점 공약’ 1호로 내세워 선거기간 내내 쟁점이 됐고,결국 충청권의 표심을 얻어 당선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공약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추진할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쾌적한 수도권,신행정수도 건설,지역전략산업 육성과 지방경제 활성화,지방대학의 육성 등으로 요약된다. 수도권은 금융·산업·비즈니스 수도로,충청권은 행정 수도로,부산은 항만물류 수도로 각각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지방분권특별법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에 입법권과 재정권·인사권을 대폭 넘기고,지역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 지방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지방인재 육성을 위해 서울대에 버금가는 20개 안팎의 지방대를 육성해 지방을 지식센터화하고,정부 연구개발비를 지방대학에 대폭 지원하는 지방대학육성특별법을 만드는 공약이 구체화될지도 주목된다. 지역간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큰 국가적 핵심사업을 ‘교통정리’하고,지역균형발전 촉진을 위한 대통령자문기구인‘국가균형위’ 설치도 추진된다.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활동도 강화될 전망이다.현재 13% 수준인 지방사무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고,75% 수준인 국가사무를 50%로 낮추는 분권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지방분권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할 사업은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의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이다.각계의 여론검증 과정을 거쳐 결정될 행정수도 이전은 노 당선자 임기 내내 가장 큰 현안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락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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