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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알파고’ 정부 5년간 1조원 투자…연구소 참여 기업 6곳도 공개

    ‘한국판 알파고’ 정부 5년간 1조원 투자…연구소 참여 기업 6곳도 공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벌인 것을 계기로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육성하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지능정보는 인공지능보다 넓은 개념으로 인공지능의 ‘지능’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정보 기술 분야까지 포함한다. 미래부는 올해 1388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이어 2017년에 1800억원, 2018년 2100억원, 2019년 2200억원, 2020년 2300억원 등으로 매년 투자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1조원을 투자하고, 민간에서 2조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정보지능 분야에 5년간 3조 5000억원이 투자되는 셈이다.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미래부는 올해 300억원을 투입해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알파고’ 신드롬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뇌과학과 산업수학,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종전에 하고 있던 관련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지능정보산업 영역에 포함시켜 올해 1388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예산을 증액해 앞으로 5년간 1조원의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지능정보산업 육성을 위해 ▲지능정보기술 연구소 설립 ▲지능정보기술 선점 ▲전문인력 저변 확충 ▲데이터 인프라 구축 ▲지능정보산업 생태계 조성 등 5가지 정책 목표를 세웠다. 우선 상반기에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총 6개 기업이 연구소에 함께 참여한다. 미래부는 그간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출연연 등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국책 연구소가 급변하는 기업의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감안해 민간 공동투자 형태의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6개 기업이 각 30억원씩 출자해 18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다. 개발인력은 해외 석학을 포함해 50여명으로 출발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전자 등 6곳 30억씩 출자… 상반기 판교에 ‘AI 연구소’

    삼성전자 등 6곳 30억씩 출자… 상반기 판교에 ‘AI 연구소’

    SKT·KT 무인시스템 집중… LG전자 드론·네이버 가상비서 태생부터 ‘산학연 일체화’ 전략 미래창조과학부가 17일 발표한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에 따르면 ‘한국판 알파고’의 산실이 될 국내 첫 지능정보기술연구소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6곳의 민간 기업이 돈을 내서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한다. 50명 안팎의 연구원에 180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하는 연구소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경기 성남의 판교신도시에 설립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이 연구소가 국내 지능정보기술 역량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에 300억원가량을 투입해 대형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해외 석학 등을 유치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방침이다. 국내 굴지의 6개 대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각 기업의 특장점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부는 SK텔레콤과 KT는 무인 생산 시스템, 홈케어로봇 등에 집중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드론에 특화된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자동차, 네이버는 가상 개인 비서, 감정 인지·분석, 인공지능 게임 등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부가 정부 출연 연구소 형태가 아닌 민간 연구소 형태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출연연이 급변하는 기업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생부터 민간 공동 투자 형태로 시작해 산학연을 ‘일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구소 설립 외에도 미래부는 다양한 발전 전략을 세웠다. 우선 언어지능, 시각지능, 공간지능, 감성지능, 요약·창작지능 등 5개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선다. 언어지능의 경우 언어로 구현된 각종 지식을 축적해 2019년까지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잡았으며 공간지능 활용과 관련해선 드론·로봇 등의 재난 구조를 시연(2019년)하고, 감성지능으로는 의료 진단·노인 돌봄 등을 시연(2019년)해 보이기로 했다. 요약·창작지능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해 이를 영상으로 요약, 압축하는 능력을 놓고 인간과 대결(2020년)을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지능정보기술 발전의 기반이 될 슈퍼컴퓨터, 신경 칩, 뇌과학·뇌구조, 산업수학 등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연구도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능정보기술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도 발 벗고 나선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의 방대한 데이터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전자업계에 있는 삼성과 통신업계에 있는 SK텔레콤, 포털업체 네이버 등이 연구소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달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번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결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지능정보기술에 대해 고민하고 기획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AI연구소, 한국형 알파고 만든다

    삼성·LG·SK 등 6개사 참여… 이르면 상반기 첫 연구소 설립 민관 5년간 3조 5000억 투입 한국형 ‘알파고’를 만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하는 민간연구소가 이르면 상반기에 설립된다. 또 5년 안에 정부가 1조원, 민간에서 2조 5000억원 등 지능정보기술에 민관 합쳐 모두 3조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7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능정보산업발전전략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을 범국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능정보기술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대표되는 ‘지능’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의 정보가 결합된 형태다. 인공지능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미래부는 민관이 함께 국가연구 역량과 데이터를 하나로 결집할 기업형 연구소 형태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처음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6개 기업이 참여하는 주식회사 형태로 출범한다. 참여 기업들은 30억원씩을 출자해 총연구인력 50명 안팎의 규모로 문을 열 예정이다. 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는 상반기 내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목표이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대학, 정부 출연연구원에도 참여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지능산업발전 전략에는 또 ▲언어, 시각, 공간, 감성지능, 스토리 이해·요약 등의 지능정보기술의 선점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인력 확충 ▲데이터 인프라 구축 ▲지능정보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지능정보산업 생태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략발표는 지능정보기술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대출심사 로봇이 인종 차별한다면… 은행 책임? 개발사 책임?

    대출심사 로봇이 인종 차별한다면… 은행 책임? 개발사 책임?

    은행 대출심사 업무에 인공지능(AI) 로봇이 투입됐다. 이 로봇은 대출자들의 대출이력 등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날 로봇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인종과 성별, 학력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은 로봇 개발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로봇 개발사는 “로봇이 스스로 학습해 판단한 결과”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사람처럼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에 어떻게 윤리성을 담보할 것인지, 로봇의 비윤리적 행동에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는 머지않아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의 과제다. 통제권을 쥐어야 할 인간이 오히려 인공지능에 의존할수록 인공지능은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각자의 주인을 대신해 일을 하고 돈을 벌 뿐이지만, 인공지능으로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불편한 진실은 정작 못 보고 지나갈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전쟁에 투입된 드론은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낳고 있지만 ‘얼굴 없는 폭격’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모호하다. 자율주행차가 승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길을 걷던 어린이와 노인 중 한 명을 덮쳐야 한다면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와 같은 윤리적 문제는 자율주행차 개발 진영의 난제다. 인공지능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술적으로 윤리성을 구현하는 방안이 미국 등에서 논의돼 왔지만, ‘킬러 로봇’처럼 위험하고 통제 불가능한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보다 현실에 와 닿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제는 따로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 노동과 서비스직에서부터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 부유층만이 인공지능을 통한 첨단 의료 서비스를 누리게 되면 의료 불평등도 발생한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인공지능이 산업 인프라가 되는 시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지식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심각한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될 빅데이터의 수집과 공유, 확산이 본격화되면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환자의 질병 진단에 활용될 경우 개인의 의료정보가 병원과 보험사, 의료장비업체 사이에서 퍼져 나갈 위험도 높아진다. 인공지능에 모든 의사결정을 맡긴 채 의존하는 인간은 자연스레 존엄성을 상실한다. PC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지금까지의 신기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파장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인간 사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기술 개발과 사용, 통제에 대한 윤리적·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윤리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독일 다임러벤츠재단은 2012년부터 150만 유로(약 19억 8000만원)를 투자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도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윤리위원회를 만들었다. 당시 딥마인드 창업자들이 구글에 “군사적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회사를 구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통제권은 기업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인공지능 기술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인공지능의 사회·윤리적 규범의 토대를 닦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2014년 ‘로봇법’(RoboLaw)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로봇 규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총무성 산하에 ‘2045 연구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보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도, 윤리에 관한 논의도 뒤처졌다. 2007년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부)는 ‘로봇윤리헌장’의 초안을 마련하며 선진국보다 먼저 로봇윤리 법제화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지금은 논의가 중단됐다. 지난해 학자들이 모여 ‘한국포스트휴먼학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에 인문학과 법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정보 사회 플랜’ 수립에 돌입했다.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알파고’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산업의 잠재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면서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인공지능이 불러올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준비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계 1위 中 회사 ‘인공지능 드론’ 최고 IT 인프라 한국을 시험대로

    세계 최대 민간 상업용 드론 회사인 DJI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신제품 ‘팬텀4’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6년 중국에서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DJI는 지금은 직원이 5000명을 넘고 연매출도 1조원을 돌파했다. 시장 점유율 70%인 DJI는 이미 15개 국가에 지사를 낸 글로벌 기업이지만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로 했다. DJI코리아는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개점 하루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홍대 DJI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DJI의 드론 제품을 구입하고 체험할 수 있으며 비행 교육도 받을수 있다. DJI코리아는 이날 신제품 팬텀4도 공개했다. 팬텀4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드론으로 피사체 감지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어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 멈추거나 피해서 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세계 1위인 중국 기업 DJI가 한국을 첫 해외 진출지로 선택한 것은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열린세상] ‘판다’가 왔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판다’가 왔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전 세계적으로 16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판다(熊猫)가 지난 3일 한국에 왔다.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선물하기로 약속했었다. 암컷 ‘아이바오’(愛寶), 수컷 ‘러바오’(寶) 한 쌍이다. 각각 ‘사랑스러운 보물’,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다. 작년에만 왔어도 더 큰 환영을 받았을 것이다. 비록 올해 들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양국관계가 다소 침체되었지만 판다로 인해 오히려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판다는 중국 외교의 홍보대사다. 판다는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공공외교에 기여한다. 강압적 외교와 군사적 압박의 하드파워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판다 외교’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판다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매력을 발산해 상대에게 끌리게 하는 소프트파워 기능을 가진다. 외모가 귀여워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이 보채면 부모들은 판다를 보러 가야 한다. 판다를 좋아하면 판다의 고향 나라에도 호감을 느끼게 된다. 판다는 중국의 개혁·개방에도 기여했다. 미·중 간 국교수립에 핑퐁외교와 함께 판다외교도 있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판다를 미국에 선물했다. 중국이 개혁·개방하기 이전 시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대나무(竹)의 장막’이라 한다. 그 대나무를 좋아하는 것이 판다다. 개혁의 설계사 덩샤오핑이 생전에 즐겨 피웠던 담배가 판다다. 죽의 장막을 거둬낸 덩샤오핑에게 영감을 준 것이 판다였나 보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제3편은 주인공 판다 ‘포’가 악당 ‘카이’에 맞서 마을을 지키는 내용이다. 영화는 철학적인 질문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있는데 사실상 ‘중국은 누구인가’를 묻는 듯했다. 중국은 강대국이 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묻고, 미국엔 신형대국관계를 같이할지를 묻는 듯했다. 영화에서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이 없는 주인공 ‘포’는 쿵후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시 주석이 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중국은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일대일로에서부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까지 중국이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이다. 시진핑 주석의 외모는 판다를 닮았다. 얼굴이 둥글고 체구도 푸근하다. 그러나 눈매의 검은 부위를 지우면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과 날카로움이 숨어 있다. 지금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정책적 문제점을 숨기기보다 인정하는 모습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자신감의 발로다. 시 주석은 반부패 캠페인으로 무소불위 권력자들을 추풍낙엽처럼 날려버렸다. 지난 수십 년간 하지 못했던 인민해방군 개혁을 불과 3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판다는 일반적으로 느리다. 평상시 조용하다. ‘만만디’(느리게)의 대명사다. 그러나 어떤 때는 전혀 느리지 않다. 덩치가 크고 힘도 세 결코 만만치 않다. 대나무를 주로 먹지만 어떤 때는 육식도 한다. 여전히 야생동물이다. 맹수인 ‘곰’의 DNA가 있다. 필요할 땐 쿵후도 한다. 공격성을 보일 때도 있다. 귀를 건드리면 화를 낸다. 귀는 ‘핵심이익’이다. 동중국해부터 남중국해까지 국익을 위해서는 거침이 없다. 중국은 판다를 아무한테나 안 준다. 키울 능력이 있어야 준다. 비용도 비싸지만 줄 필요성이 있는 국가에만 준다. 한국은 미국, 일본, 영국 등에 이어 14번째 보유국이 되었다. 중국의 주변 외교 정책인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 성실, 혜택, 포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인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 한국은 ‘아이바오’, ‘러바오’인 것이다. 3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핵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에 벌써 관심이 간다. 지난 3년 최상의 한·중 관계였고 최고의 파트너였던 두 지도자가 올해 초 북한발 위기 해소법과 관련하여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듯하다. 만나면 어떻게 어색함을 풀어야 할까? 판다로 시작해도 좋겠다. 경남 하동 청정지역의 최상급 대나무를 먹이면서 잘 키우겠노라고. 판다로 인해 사랑스럽고 기쁨을 나누는 한·중 관계로 거듭났으면 한다.
  • 미친 생각을 현실로… 구글 다음 목표는 로봇 부대·우주 탐사·영생

    미친 생각을 현실로… 구글 다음 목표는 로봇 부대·우주 탐사·영생

    자율주행차·글라스·달 탐사… 기상천외 프로젝트 동시 수행 구글 비밀연구소 엑스(X)를 맡게 된 애스트로 텔러는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에게 조직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구글 엑스는 리서치센터인가요?” “아뇨. 그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럼 새로운 회사를 키우는 곳인가요?” “그것도 아니죠.” “달에 로켓이라도 쏘아 올리자는 건가요?” “네, 바로 그거예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지난 9일 인간 최고수 이세돌 9단을 꺾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디프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구글 정신의 승리를 자축한 말이었다.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은 구글의 기업정신이다. 달을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일처럼 혁신적인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게 구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인 셈이다. 구글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구글은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기상천외한 미래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10년 설립한 비밀연구소 엑스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리처드 데볼이 블룸버그에 “엑스는 제정신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진지하게 들여다본다”고 했을 정도다.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움직이는 자율주행차, 사진 촬영과 길 찾기, 번역 등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 하늘에 풍선을 띄워 통신 인프라가 없는 오지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 룬’ 등이 엑스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구글은 로봇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모방했다면 로봇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자유로운 신체 활동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구글은 최소 8개의 로봇 관련 벤처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4년 사들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동작 기술에 특화된 업체로, 네 발로 움직이는 ‘빅도그’, 시속 46㎞로 달리는 ‘치타’, 직립형 휴머노이드 ‘펫맨’ 등을 개발했다. 구글은 지난해 ‘로봇 부대’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얻기도 했다. 우주탐사도 구글이 하면 규모부터 다르다. 구글은 2014년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이착륙장을 11억 6000만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주고 60년간 임대했다. 달 탐사 프로젝트인 ‘루나 X프라이즈’도 추진 중이다. 구글은 달 표면에 로봇을 착륙시켜 500m 이상 움직이게 하고 그 장면을 찍어 지구에 고화질(HD)로 중계할 수 있는 개발자에게 2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는 ‘영생’을 추구하는 헬스케어 기업이다.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 방법과 함께 암, 희귀병,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 눈에 끼우면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위성지도 구글어스의 3D 버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탱고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도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폼페이를 거쳐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를 거치는 그 뻔한 ‘이탈리아 남부 일정’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새로운 여행’이다. 스테디셀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포지타노를 색깔로 정의하자면 무지개색이다. 알록달록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때문이다●폼페이Pompei이탈리아 ‘최후의 도시’폼페이를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이탈리아 남부의 한 도시’라는 수식어보다는 ‘최후의 도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 ‘폼페이’다.폼페이는 기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가 도시를 찰나에 삼켜 버리기 전까지, 이곳은 로마 귀족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던 곳으로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베수비오 화산은 폭발 후 단 2분 만에 최대 6m의 높이로 이곳을 덮어 버렸다. 풍요를 누렸던 도시는 자연의 힘 앞에서 맥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발견되기까지 찰나의 순간을 오랜 세월 간직한 채 분출물 속에 묻혀 있었다.폼페이가 다시 발견된 건 16세기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과 라틴어가 새겨진 대리석 조각과 옛 로마 시대의 수도관이 발견되면서다. 폼페이는 그렇게 ‘전설’에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는 본격적인 발굴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이곳의 가이드에 따르면 본격적인 발굴은 1748년 나폴리 왕의 지시로 시작됐다. 당시에 폼페이 광장과 공중목욕탕, 돌기둥 등이 복원됐다, 1861년 이탈리아가 통일되며 체계적인 발굴을 통해 폼페이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 국왕인 빅토르 에마뉴엘 2세는 고고학자인 주세페 피오렐리를 발굴대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적인 발굴을 지시했다. 유적에 대한 구획 정리와 함께 본격적인 수리와 보존이 이뤄지게 됐다. 또 발굴단은 유적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빈 공간에 석고나 시멘트를 부어 넣어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으며, 이 방식을 통해 가구, 집기, 문 등을 복원했다. 한 번쯤 사진으로 봤을 화산가스에 괴로워하며 죽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게 복원됐다.폼페이는 여전히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폼페이의 약 30%가 땅속에 남아 있다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묻히기 전까지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는 화산폭발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다폼페이는 ‘끝’이 아닌 ‘ing’폼페이 입구에 들어서자 언제나 그랬듯 을씨년스럽다. 날씨도 흐렸지만, 화산재가 뒤섞여 있는 이곳 특유의 토양색이 그 기분을 더한다. 현대의 계획도시만큼이나 격자형으로 짜인 도로망도 대단하지만, 폼페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수도관’이다. 약 1,940년 전의 수도 인프라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기반을 잘 갖춰 놓았다. 물탱크를 갖춘 공공수도는 격자형 길을 따라 가느다란 수도관을 설치해 도시 곳곳으로 이어지게 했다. 발달한 수도시설 덕택에 온탕은 물론 냉탕과 사우나까지 갖춘 공중목욕탕도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 기술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짐작케 한다.폼페이 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당시의 홍등가를 복원해 놓은 곳이 있는데, 재미난 사실은 당시 폼페이의 유흥문화가 이 수도시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납으로 만든 수도관으로 당시 폼페이 사람들은 납중독을 앓게 됐으며, 그로 인해 폼페이가 최대의 환락 도시가 됐다는 주장이다.2006년 일반인에 공개된 폼페이 홍등가도 폼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적 중 하나다. 복층 구조 건물에는 각 층마다 5개의 방과 1개의 화장실을 구비해 놓고 있으며, 벽면에는 이 홍등가에서 제공했던 다양한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2층은 지위가 높은 손님들을 위한 곳으로 매트리스가 얹혀 있는 돌침대가 있는 등 실내장식이 1층보다 화려하다.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폼페이에는 여러 곳의 사창가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매춘장소는 가게 건물 꼭대기에 방 하나만을 두고 운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또 이곳에서 일한 매춘부들은 대부분 그리스나 동양 출신의 노예들이었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대 와인 1병 값의 8배 수준이었다고 한다.이 밖에 폼페이의 야외극장, 야외 경기장과 광장의 모습은 당시 폼페이의 풍요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놀라운 건 여전히 약 30%가 찰나의 모습을 간직한 채 땅속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길을 따라 설치해 놓은 수도관이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홍등가에는 당시 모습을 재현한 침대는 물론, 제공했던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소렌토Sorrento바다 요정의 땅 폼페이에서 남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가파른 절벽이 내리꽂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이탈리아 남부의 첫 번째 대표도시 소렌토를 마주한다.소렌토는 캄파니아주 소렌토반도에 위치한 아담한 어항이다.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와 티베리우스의 휴양지였던 카프리와 함께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하다. 소렌토라는 지명 또한 로마인들이 이곳을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요정인 ‘시레나Sirena의 땅’이라는 뜻으로 ‘수렘툼Surrentum’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이탈리아 남부 도시들이 그러하듯 소렌토 또한 절벽 위에 위치해 있다. 구불구불한 지역적 특성으로 소렌토 해안에서는 날이 좋을 때면 나폴리는 물론 폼페이를 삼켰던 베수비오 화산까지 볼 수 있다.소렌토의 바다가 유독 아름다운 것은 지중해 덕이라는 것이 가이드의 말이다. 겨울철에 비가 많이 내리는 특성 덕분에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푸름을 유지하며,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도 2~3도가 높아 플랑크톤이 자라지 못해 어패류도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소렌토역 앞 광장에서 중심지로 가는 길엔 청동상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의 민요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작사한 ‘잠바티스타 데 크루티스Giambassista De Curtis’다. 민요 발표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82년에 세워졌다. 이 노래는 소렌토를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만들어냈다. 소렌토에 주민보다 여행객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소렌토의 중심지는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은 어업보다는 레스토랑, 상점 등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심지 또한 온갖 상점이 즐비하다. 특히 소렌토의 특산물인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술과 비누, 과자 등이 진열돼 있고, 레몬이 그려진 벽화와 기념품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소렌토는 주민 대부분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가는 한적한 도시다소렌토의 특산물은 레몬이다. 소렌토에 가면 레몬으로 만든 술은 물론 과자, 비누 등 다양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포지타노에서는 길을 잃어도 무방하다. 도시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골목을 따라 숨어 있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포지타노Positano파스텔톤 풍경 하나면 충분해 소렌토를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소렌토와는 또 다른 모습을 간직한 도시 ‘포지타노’가 나온다.소렌토가 레몬과 오렌지로 대변되는 ‘노란색’ 도시라면, 포지타노는 ‘무지개색’ 마을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렌토가 품은 푸른 바다와 해안절벽에 더해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은 포지타노만의 매력이다.포지타노에서는 파스텔톤 집들의 매력에 취해 어지럽게 마을을 감싼 골목을 거닐다 보면 으레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마을이 워낙 작아 길을 잃어도 무방한데다, 사실 이곳의 매력은 길을 잃어야 그 빛을 더한다. 골목마다 늘어선 작고 예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좁은 건물 사이의 틈으로 바라보는 포지타노의 풍경 때문이다. 포지타노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1위에 뽑힌 건 그래서다.마을 곳곳에 있는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일 만큼 아말피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다아말피의 대표적 관광지는 성안드레아 대성당이다●아말피Amalfi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의 대명사 포지타노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여행자들이 으레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를 일컫는 뜻으로 부르는 ‘아말피 해안도로’의 바로 그 ‘아말피’가 나온다.소렌토도 포지타노도 아말피도 모두 그 도시 규모나 크기를 따지기에는 사실 너무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말피도 인구 5,000명을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어촌마을이다. 그럼에도 아말피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안, 남부 도시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며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 됐다. 마을 곳곳에 있는 고급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이며, 아말피 앞 해안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들 또한 그들의 것이라고 한다.아말피 역시도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도 30분이면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이곳의 대표적 관광지로 아말피의 두오모 성안드레아 대성당이 있다. 한때 해상왕국으로 명성을 떨쳤던 곳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성당은 크고 화려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여행 중 흔히 만날 수 있는 다른 도시들의 두오모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9세기에 지어진 후 로마, 비잔틴, 아랍, 고딕 등 다양한 양식으로 증축된 탓이다.사실 세 번째 아말피 방문에서야 새롭게 안 사실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인은 일찍 세상을 뜬다. 그 슬픔에 헤라클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이 여인의 시신을 묻기로 하고, 그 무덤을 지키기 위해 마을을 만들기로 한다. 그 여인의 이름은 ‘아말피’. 바로 이 곳, 아말피에 그 여인이 묻혀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가 ‘뻔’함에도 여행이 ‘뻔’하지 않은 이유도 그러하다. 늘상 새로운 것을 얻어 가기 때문이다.AIRLINE이탈리아를 가는 가장 편한 방법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은 이탈리아 대표 항공사 중 한 곳으로, 이탈리아어로 ‘날개’를 뜻하는 ‘Ala’와 이탈리아Italia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2015년 6월5일부터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주 4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알리탈리아항공은 이 노선에 비즈니스석 20석, 프리미엄 일반석 17석, 일반석 213석을 갖춘 에어버스사의 A330-200 기종을 투입해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과 공동 운항하고 있으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타고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인천-로마 노선은 매주 월, 수, 금, 일요일 오후 2시5분 출발해 당일 오후 7시 로마에 도착한다. 로마-인천 노선은 현지시각으로 화, 목, 토, 일요일 오후 3시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25분 인천에 도착한다. 알리탈리아항공은 한국 취항 후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자사 리브랜딩Rebranding을 마쳤다. 새롭게 내외부를 리노베이션하고 객실을 모두 개보수했다. 여기에 향상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2편 이상의 한국 영화는 물론, 10편 이상의 한국어 자막 또는 더빙된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 탑승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글·사진 신지훈 기자 취재협조 알리탈리아항공 www.alitalia.com
  • 무인 택시가 일본 도로를 달리다

    무인 택시가 일본 도로를 달리다

    손님을 태운 자동주행 차량이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 시내를 질주했다.  2016년 2월 29일, 후지사와시에서 자동주행 차량을 사용한 교통 서비스의 실증 실험이 시작됐다. 일반 시민을 태운 자동주행 차량이 일반 도로를 달리는 실험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에서도 드문 사례다. 실험을 실시한 ‘로봇택시 주식회사’의 나카지마 히로시 사장은 그 목적을 이렇게 말한다. “실제 쇼핑 장면을 상정해 승객이 타도록 하고, 탑승한 감상을 서비스 개발에 반영하겠다” 회사 설립 1년도 안돼 실험 ‘로봇택시 주식회사’는 일본의 전자상거래전문업체 DeNA가 66.6%, 로봇 벤처인 ZMP가 33.4%를 출자한 합작 회사. 2020년, 자동주행 차량을 사용한 교통 서비스의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합작회사 설립으로부터 1년도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일반 도로에서 시민을 태운 실험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실험은 후지사와 시내에 사는 10개 가족을 대상으로 2월 29일부터 3월 11일까지 평일에 실시된다. 집에서 대형 마트인 이온을 왕복하는 구간중 자동주행이 가능한 2.4km의 직선 코스를 자동운전 코스로 전환하고 주행한다. 코스를 벗어난 도로와 타고내릴 때는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하게 되어 있다. 모니터요원으로 함께 승차한 이온 후지사와점의 시마우치 구미코 점장에 따르면 “수동에서 자동 운전의 전환이 예상 이상으로 매끄럽고 어느 시점에서 전환이 이뤄졌는지 몰랐다”라고 한다. 로봇택시 차량은 도요타 자동차의 ‘에스티마’를 개조한 것. 차내에 GPS(위성항법장치)나 AI(인공지능), 밀리파 레이더,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화상 인식 기술이 뛰어나며 도로 위의 흰선과 노란선, 장애물을 감지함으로써 무인 운전이 가능하다”(로봇택시 주식회사 다니구치 히사시 회장) 도로 위에 흰선이 없을 경우, 인간이라면 감으로 운전할 수 있지만 로봇택시는 전방과 후방의 흰선을 인공지능으로 감지하면서 주행할 필요가 있다. 1차선 도로를 달림으로써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것도, 실험의 큰 목적중 하나이다. 차선 변경이나 우회전(편집자 주: 일본은 한국과 정반대로 차량의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으며, 양방향 차선의 경우 왼쪽 차선으로 주행한다)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2020년에 확실히 실현할 수 있는 수준을 감안하면 좌회전만으로 거리를 순회하는 코스가 될지도 모른다”(다니구치 회장). 이번 실험에 이어 2차, 3차 실험도 검토중으로,“이동 거리를 넓힘으로써 많은 모니터요원을 태워 서비스의 내용을 검토하고 싶다”(나카지마 사장)고 한다. 로봇택시의 경우 차량판매는 생각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서비스를 특화할 방침이다. 요금 체계에 대해 나카지마 사장은 “무료와 정액제, 종량제의 3개의 과금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무료의 경우, 광고의 한 형태로 대형 마트 등이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무인택시를 무료 제공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벽지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동 거리나 사용 빈도가 정해져 있는 경우는 월액 요금, 그 이외의 경우에는 기존의 택시와 같은 종량제 등 폭넓은 요금 체계를 놓고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갈 계획이다.  실용화 초점은 규제 장벽 사업화를 위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회사가 지향하는 무인운전에는 큰 장벽이 가로놓여 있다. 국제적인 교통 규칙을 정해놓은 ‘제네바 조약’은 운전중 차내에 운전자가 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국제 조약을 바꾸지 않으면 무인 운전의 실현은 어렵다. 무인운전 차량을 개발 중인 미국 구글도 같은 조건이다. 지난해 11월,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민관 대화에서 아베 신조 총리는 “2020년까지 무인 자동주행에 의한 이동 서비스나, 고속도로에서 자동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필요한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포함해 제도나 인프라를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카지마 사장은 “2020년까지 무인 이동 서비스를 법률에 맞추려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밖에 없다. 세계에서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로봇 택시는 3월에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특구에서 100% 무인운전의 실증 실험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원을 받아서 움직이고 있는 로봇 택시. 정말로 2020년까지 사업화할 수 있는가. 이번 후지사와시에서 이뤄진 실험이 크나큰 한걸음인 것은 틀림 없다. .  기사:마에다 요시코 도요케이자이 기자 번역: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 기사는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도요케이자이의 온라인에 2016년 3월 4일 게재된 것으로 저작권은 도요케이자이에 있습니다)
  • [열린세상] 신뢰, 지능정보사회 도약의 인프라/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열린세상] 신뢰, 지능정보사회 도약의 인프라/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세계 경제와 정보통신기술(ICT)의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3대 연례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다보스포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최근 막을 내렸다. 올해 개최된 이 행사들은 지구촌에서 제4차 산업혁명,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제2차 정보혁명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지금까지 제1차 정보혁명이 가져온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불러 왔는데, 제2차 정보혁명이 가져올 사회는 지능정보사회라고 부른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확산이 경제사회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면 지능정보사회는 여기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서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능정보사회는 빅데이터 기술,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개인과 기업과 국가의 문제해결 능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사회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전문지식 서비스 직종의 대체가 활발해지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직업군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신뢰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 사회적 신뢰도는 사회적 자본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사회적 자본 개념을 국가 차원의 논의에 도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이후 신뢰의 수준이 국가 발전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지능정보사회를 이루는 데이터, 기술, 서비스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지능정보기술의 진보는 국가 사회 발전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정보사회에서도 온라인상의 허위 과장 정보가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인터넷상의 인포데믹스가 신뢰의 위기를 초래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 왔다. 우리나라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갈 지능정보사회로의 순조로운 진입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가 되는 데이터와 정보를 유통하는 인프라 그리고 그 위에 구축될 소프트웨어와 지능정보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선결 요건이다. 그래야만 인공지능이 수집, 분석, 활용하는 막대한 정보로 인한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자율적 의사 결정이 꽃피우게 될 것이다. 최근 액센츄어사는 2015 디지털 소비자 조사에서 디지털 소비자들의 54%가 온라인의 정보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오프라인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능사회에서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신뢰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앞으로 시장의 변화는 디지털 신뢰를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세계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지난해 지능정보사회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제포럼과 연구를 시작했다. 인프라의 신뢰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공공 데이터 개방과 공공 빅데이터 분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신뢰 수준이다. 데이터와 인프라,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지능정보사회는 위험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해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42%로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OECD 회원국 국민들의 평균적인 정부 신뢰도는 2007년에서 2014년 사이 45%에서 42%로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신뢰도는 10% 포인트 상승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능정보사회로 진화해 가는 과정을 단순히 기술 진보의 과정으로 이해하지 않고 사회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만나 이루게 될 초연결사회인 지능정보사회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지능 정보화를 발판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정부, 연기금 등으로 해외 인프라 사업 투자

    정부가 올 상반기 안에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 국내 기관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해외 인프라 사업 공동 투자 협의체를 만든다. 대형 프로젝트 시행 시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연기금· 민간 금융기업·펀드·국제금융기구 등의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 진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공식 출범에 따라 중국의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아시아에 대규모 인프라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 ‘일대일로’ 협력을 위한 연계 플랫폼을 만들고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를 돕기 위한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종전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지원협의회’를 ‘해외 인프라 수주 및 투자지원협의회’로 개편하고 정책 실행기관인 ‘해외 건설·플랜트 정책금융 지원센터’는 ‘해외 인프라 수주·투자 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한다. 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KIC), 국내 민간은행, 국내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는 정기 상설 협의체를 구축하고 이어서 지원대상사업 발굴 시 투자·대출 참여기관을 모집해 실행 소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14년 159억 달러(점유율 11.8%)인 아시아 해외 건설시장 수주 규모를 2020년 350억 달러(점유율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광장] 기로에 선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로에 선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여전히 냉전시대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로 시야를 넓히면 남과 북은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패권) 싸움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최근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정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에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취재차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중 하나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일본에 대한 불만이었다. 중국에 대비해 일본의 재무장이 필요한데 시민사회의 반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놓고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비판했는데 그들은 오히려 “미국은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은 돕지만 핵무장까지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설득하려 들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필리핀 수비크만에 미군이 다시 주둔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15년이 지난 2016년 2월 23일 현실은 어떤가. 일본은 군사대국이 됐고, 보통 군대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생각한 것보다는 시간이 걸렸지만 필리핀 상황은 더 극적이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1월 14일 필리핀 정부는 미국에 24년 만에 미군이 주둔할 기지 8곳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과의 오래전 대화 내용을 떠올리면서 미국의 동아시아 구상이 이제 끝내기 단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이 소련 붕괴 이후 ‘고독한 슈퍼파워’의 지위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국 독자적으로 ‘세계 평화의 파수꾼’을 자임하기에는 군사력이나 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은 이에 따라 유럽에서의 미·영 동맹처럼 동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을 통해 이 지역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중국은 어떤가. G2 국가이긴 하지만 미국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다. 중국은 동남아에서 동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토 분쟁을 겪으며 지역 패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필리핀이 미국에 군사기지를 내준 것도 중국의 위협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 북핵 문제에서는 명분상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북한 편에 서서 미국과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틈바구니에서 안미경중(安美經中)의 균형·실리 외교를 추구해 왔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해 안보를 튼튼히 하고,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경제교류를 확대했다. ‘안미경중’은 미국과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중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섭섭해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고, 중국이 싫어하는 사드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균형과 실리정책이 작동하려면 균형추가 기울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따른 사드 배치 공론화로 중국이 반발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도 슬기롭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역량이다. 한반도 위기를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힘이 없거나 대외 정책이 명분과 실리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전쟁을 겪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우리 땅과 바다에서 일어났다. 냉전 시대에는 한국전쟁을 치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도 힘이 없거나 명분론에 매달렸을 때 발생한 참화들이다. 패권시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균형과 실리외교’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남과 북의 대치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다. 실패의 역사를 거울삼아 ‘경계인의 지혜’를 구했으면 한다. yunbin@seoul.co.kr
  • 울산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 홍보관 오픈 1개월만에 1차 조합원모집 마감임박

    울산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 홍보관 오픈 1개월만에 1차 조합원모집 마감임박

    2016년에도 내집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이 집 고르기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시행사의 금융비, 이윤, 부대비용을 절감해 일반분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지역주택조합아파트가 인기몰이 중이다. 울산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가 분양홍보관 오픈 1개월만에 1차모집 마감임박을 알렸다. 아파트주변 명문학군과 저렴한 공급가격으로 실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는 주변에 13개의 초,중,고교가 밀집해있고, 전통시장부터 백화점까지 다양한 생활인프라가 완비되어있어 학생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이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가입을 완료한 조합원은 “좋은 교육환경에 가격까지 저렴해 좋은 동,호수를 선점하기 위해 서둘러 가입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사업지는 먼저 뛰어난 교육환경으로 맹모 수요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울산지역에서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교육특구에 속한다. 단지 바로 옆에 함월초가 위치해 도보통학이 가능하며, 국립 울산유치원도 단지와 접해있다. 울산의 명문학교인 성신고가 가까이 있으며 500m내에 학성여고, 울산중, 울산고 등이 인접한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초,중,고교가 모두 단지 인근에 가까이 있어 도보도 가능해 통학 걱정이 없는 학세권 아파트로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았다. 홈플러스, 이마트, 구역전시장 등 풍부한 쇼핑시설과 중구청, 학성동 주민센터, 우체국 등 생활필수 편의시설이 인접해 주거선호도 또한 높은 지역이다. 울산의 중심도로인 번영로와 북부순환도로로 울산시내 진입이 편리할 뿐 아니라 울산IC, 부산-울산고속도로, 포항-울산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자랑거리다. 울산시민의 힐링쉼터인 태화강이 인접하고 전망도(일부세대) 뛰어나 화려한 울산 도심전망도 감상할 수 있으며 학성공원, 울산종합운동장 등의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뛰어난 입지와 탁월한 제품력으로 살고 싶은 아파트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공급가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3.3㎡ 당 900만 원 대의 착한 공급가격이 주목 받으면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 관계자는 “주변아파트 시세보다 15~20%가량 저렴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며 “현재 선착순 동,호수 지정계약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동,호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는 울산광역시 중구 학성동 397-1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지역주택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1층, 13개동 767세대로 건립되는 아파트로 전용면적은 74㎡, 75㎡, 84㎡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견본주택 내 유니트 곳곳에는 주부를 고려한 다양한 내부설계가 주부 내방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부의 동선을 고려한 아일랜드 식탁이 있는 주방과 넓은 팬트리 등이 호응을 얻었으며 조망권과 일조권이 우수한 4-Bay설계(일부)에 남향위주의 탁월한 단지배치, 드레스룸 등 공간활용과 수납특화 등의 차별화는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큰 호평을 받았다. 놀이터, 평면설계 등 아이들을 위한 배려 또한 아끼지 않았다. 유아용 놀이터를 비롯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어린이테마놀이터가 마련되며, 자녀방의 경우 기존 전용면적 84㎡보다 가로와 세로 폭을 극대화시켜 안락한 실내공간을 연출할 수 있게 설계했다. 입주민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단지 내 휘트니스센터와 골프 등 운동시설도 들어선다. 입주민의 독서생활을 위한 작은 도서관, 맞벌이부부를 위한 보육시설 등 입주민을 배려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는 실수요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단지 내 특화설계와 내부 평면설계로 입주자들의 선호도와 만족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번영로 서희스타힐스 에듀파크의 시공예정사는 (주)서희건설로 이며 자금관리는 국내최대 자산신탁사인 KAIT한국자산신탁이 관리한다. 또한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무이자, 계약안심보장제를 시행하여 초기부담을 최소화 하고 안전성을 더하였다. 조합원 자격은 부산, 울산, 경상남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세대주로 무주택 세대주 또는 85㎡ 이하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는 세대주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홍보관은 울산광역시 중구 학성동 379-5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문의: 052-270-9999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5] ‘품격있는 죽음’을 위하여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한때 ‘웰빙’ 바람이 우리 사회를 휩쓸었다. 상품마다 웰빙을 표방했고, 사람들은 웰빙을 외고 다녔다. 말뜻 그대로 ‘잘 먹고, 잘 살자’는 개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잘 사는 것인지 모호했지만 ‘잘 산다’는데 나쁠 것이야 없다고들 여겼다. 사실이 그렇다. 이런 웰빙(Well-Being) 개념을 변용해 다분히 상업적인 개념의 용어들이 양산됐다. 좋은 음식을 가려 먹자는 웰푸드(Well Food)도 그렇고, 나이를 잘 먹는다는 웰에이징(Well-Aging)도 그렇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파생했음에도 웰빙의 무게감에 견줘 결코 가볍지 않은 개념이 바로 웰다잉(Well-Dying)이다.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고 품위 있게 맞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품위있는 죽음을 위한 고민 지금까지 우리 삶을 지배한 관념은 ‘사는 일’이었다. 사는 일 이후의 ‘죽는 일’은 언제나 삶의 계획에서 빠졌고, 계획이 있더라도 예외적일 뿐이었다. 어쩌면 사는 일은 자신의 몫이지만, 죽는 일은 의지와 관계없는 운명의 문제거나 전지전능한 신이 주관할 일이라고 믿었는 지도 모른다. 그런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식적인 구분인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적 이해의 틀을 깨고 진지하게 죽음의 과정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벌어졌고, 다양한 견해와 시각들이 토론의 마당에 펼쳐졌다. 그 결실로 웰다잉을 제도화하는 중요한 법제화가 최근 이뤄졌다. 지난 1월 8일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국회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 사람들은 이 법을 ‘웰다잉법’이라고 불렀다.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부터 시행되는 웰다잉법은 현재의 의료 환경에서는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가 미리 작성해 둔 자신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가족의 합의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법에 따라서 앞으로는 의사 2명이 환자에 대해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본인 또는 가족의 뜻에 따라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 투여, 투석, 심폐소생술 등을 중단할 수 있다. 물론 환자에게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과 영양분, 산소 등을 공급해 환자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다른 위치, 다른 시각 그렇다고 웰다잉법이 항상 선하게만 작동하는 시스템일 수는 없다. 접근하는 시각에 따라 상당한 우려도 있다. 환자는 환자대로, 가족 등 보호자는 또 그들대로, 의료진 역시 이 법에 각기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관점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다. 애석하게도 지금까지는 임종을 앞뒀다고 판단되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무의미했다. 이미 극도의 심신 미약상태에 놓인 환자가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기도 어려웠거니와 설사 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이미 심신 상태가 비정상이어서 그 말을 액면대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형언하기 어려운 심적 부담을 가져야 했다. 이별의 과정이 너무 길고, 비인간적이었다. 환자의 자존감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죽했으면 호상(好喪)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여기에다 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시간적인 부담도 상상보다 컸다. 의료진들도 당연히 힘들어 했다. 세간에서는 병원 수입 때문에 이미 생존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호흡만 유지하는 게 무슨 짓이냐고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항암제는 기본이고, 후유증을 통제하느라 진통제 등 헤아리기도 어려울만큼 많은 약제가 투여됐다. 물론 환자의 상태를 감안하면 별 의미가 없는 조치들이지만 의료진은 ‘살인’ 누명을 쓰지 않기 위해, 또 의료사고라는 불편한 현실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사들의 입장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소생이 불가능해 연명치료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도 임의로 연명치료를 중단할 경우 살인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런 연명치료는 환자들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에 실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이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에도 인프라가 필요하다 웰다잉법의 정식 명칭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다. 여기에는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내용과 함께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범주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바로 이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법이 당초 의도대로 정착, 운영되기 위해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활성화라는 전제가 먼저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지난해 7월부터 보험급여를 적용받아 환자와 보호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이 서비스의 수혜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호스피스병상은 고작 1000여 병상에 불과해 전체 말기암 환자가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말기암 환자 외에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COPD), 만성 간경화 등의 질환까지 고려하면 최적 수준의 시설 확충에 대한 고려가 뒤따라야 한다. 그렇다고 병상 수 확충에만 매달릴 경우 완화의료의 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질을 고려하지 않고 병상 수에만 집착할 경우 자칫 죽음의 존엄이 합법적으로 방치되거나 연명치료보다 못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확대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또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법제화함으로써 자신의 의지에 따라 품격있는 임종을 맞을 수 있는 웰다잉법이 ‘합법적인 고려장’으로 변질되는 문제도 경계해야 하는 대목이다. 노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이 희박해진 시대상에 비춰 볼 때 충분히 예견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의도한 일이든, 의도하지 않은 일이든 또다른 형태의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 대목이다.  ‘임종’의 법적 의미 명확히 해야 이 법의 적용 대상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들이다. 이는 ‘의학적 시술로는 치료 효과가 없는 데도 단지 임종 과정만을 연장하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막아 웰다잉을 유도한다’는 법안의 취지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법에 명시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구분하느냐이다. 예컨대, 말기암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이들 모두를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봐야 하는지, 또 그럴 경우 흔히 말기암으로 인식하는 4기 암환자를 이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리면, 말기암 환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일 수는 있지만, 말기암과 4기암은 분명히 다르다. 국내에서 완화의료의 정착을 이끈 서울대의대 윤영호 교수는 이에 대해 “말기암이란, 적극적인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것은 물론 환자 상태가 점차 악화돼 최소한 수개월 이내에 사망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상태를 말한다”면서 “반면 암 4기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로, 이 상태에서는 암의 진행을 억제·정지시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완치도 가능한 상태이므로 말기암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암의 병기(Staging)는 종양의 크기, 임파선 침범 및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에 따라 1~4기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4기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물론 다른 구분법, 즉 암의 상태나 전이 여부 등을 다소 포괄적으로 감안해 조기암·진행암·말기암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조기암은 암세포가 발병한 특정 장기 안에서만 존재하는 1기 상태를 말하며, 이 단계에서는 수술 등의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진행암은 2~4기가 모두 해당되는데, 이 단계라도 다양한 치료법을 병용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억제, 정지시키거나 완치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전이성 암이 항암화학요법으로 완치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또 최근에 개발된 표적치료제의 경우 약제에 따른 부작용은 있지만 4기라도 질병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4기 암이라고 무조건 말기암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의료계의 보편적인 견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임종 과정’(말기암 포함)의 범주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일이 어렵지만은 않다. ‘완치나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적극적인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상태가 점차 악화하는 시점부터 죽음 사이의 기간’으로 정의할 수 있어서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말기암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하더라도 실제 임상에서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말기암 환자라도 환자마다 상태나 생존기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윤영호 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진단받은 환자 10명 중 5명은 말기 판정 시점에서 약 2~3개월 안에 죽음을 맞았고, 이들은 평균적으로 4~5개월 정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메디케어 프로그램과 덴마크에서 제정한 ‘임종선언문(terminal declaration)’은 말기를 ‘6개월 이하의 기대 수명을 가진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윤영호 교수는 “환자 개개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누구도 확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면서 “많은 연구들이 생존기간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한 만큼 환자 스스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을 통해 앞으로 예견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게 최선의 웰다잉 방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웰빙’의 완성은 ‘웰다잉’에 있다 동서양이 마찬가지이지만 누군가의 죽음을 말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런 탓에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죽음이 이런 관행 속에서 어둡고, 안타깝고, 슬프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사회적 시선 때문에도 그랬고, 환자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연명치료가 가족들의 자기 위안을 위해 동원되기도 했다. 사회적 체면의식이 강고하고 부모에 대한 봉양을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적극적인 법제화로 그런 소모적인 관행을 청산할 계기가 마련된 지금에서야 죽음에 대한 논의를 꺼릴 이유가 없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죽음을 피해갈 수가 없다. 죽음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설령 가슴이 내려앉을지라도 자신의 ‘끝’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사느냐’가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화두라면 ‘어떻게 죽느냐’도 삶의 대미에서 마주쳐야 하는 진지한 성찰의 주제임에 틀림없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세상에 수많은 죽음의 유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죽음에 결부되는 전제는 ‘격조’와 ‘품위’이다. 누구든 자신의 끝을 예견하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하며, 가족들과 진심으로 따뜻한 고별의 정도 나눌 필요가 있다. 그것이 병원의 격리된 중환자실에서 혼자 쓸쓸하게 생을 마치거나, 이미 말 한 마디, 눈짓 한 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는 것보다 훨씬 유의미하고 값지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에 ‘웰다잉법’이 마련됐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제 남은 과제는 법률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점들을 보완해 이 법이 가진 선용의 여지를 확장시키는 일이다. 웰다잉은 웰빙의 대미에 해당한다. 누군가가 아무리 잘 먹고, 잘 살았다 해도 종언, 즉 끝이 뒤틀리고 헝클어진다면 그걸 잘 산 삶이라고 말할 수 없다. 웰빙이 ‘스스로 선택한 자기 삶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 부여’라면 웰다잉 역시 그래야 한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자신의 삶과 함께 죽음도 적극적으로 성찰해야 하는 것이다. jeshi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어느 틈에 요직 꿰찬 ‘캠프 인맥’

    [경제 블로그] 어느 틈에 요직 꿰찬 ‘캠프 인맥’

    지난달 중순이었습니다. 모처에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의 평판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자리가 예약돼 있던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의 후임 선출 작업이었죠. 당시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금융권 반응은 두 가지였습니다. “설마 이제 와…” 하며 반신반의하는 부류와 “언젠가는 챙겨 줄 줄 알았다”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부류였지요. ●집권 말 슬그머니 부활한 ‘보은인사’ 전자의 근거는 “챙겨 줄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한자리 차지했을 것”이라는 거였습니다. 이 전 부회장은 2014년 신한금융과 KB금융 회장 자리에 도전했다가 줄줄이 쓴잔을 마셨습니다. 후자 진영은 최근 슬그머니 부활한 ‘보은 인사’에 주목했습니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권이 반환점을 돌면서 일각에선 “캠프 출신 인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습니다. 정권 창출에 기여했는데 ‘지분’을 챙겨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었지요. 이 때문인지 캠프 출신들이 다시 잇따라 중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취임한 이동걸 산은 회장을 비롯해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책은행이나 주요 공기업의 감사, 이사 자리는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정도죠. 산은 부실경영 논란을 뒤로한 채 AIIB로 자리를 옮기는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중용된 캠프 출신입니다. 최근 물러난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재출격설’도 돕니다. 다소 주춤하는 듯했던 ‘낙하산’들이 다시 펴지기 시작하자 금융권은 한숨이 깊습니다. 한 은행원은 “제2 리먼 사태(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라 안팎 금융시장이 심상찮은데 정권과의 인연 등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능력 위주의 중용이 금융개혁 첫걸음 올 들어 정부가 힘주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입니다. 능력과 실적에 따라 월급을 가져가고 승진 기회에도 차별을 두겠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과주의의 정반대 지점에 있는 것이 바로 낙하산 인사입니다. 정부의 이 ‘이율배반’을 지켜보면서 선뜻 월급봉투 수술(성과연봉제)에 동의할 은행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정부가 구태를 먼저 포기하는 것이 금융개혁의 첫걸음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6) 로봇⑤ 드론의 비상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6) 로봇⑤ 드론의 비상

    할리우드로 간 노마 제인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공장들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만드는 군수산업 시설로 바뀌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남자들은 전선으로 징집되었고 그 빈자리는 여자들이 채웠지만 여전히 일손은 부족했다. 정부는 비행기 공장에서 리벳 작업을 하던 로지를 모델로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라는 근육질 여성의 포스터를 만들어 인력 동원 캠페인을 벌였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어느 날, 할리우드 지역의 군사 홍보를 담당하던 로널드 레이건 대위는 전속 사진작가인 데이비드 코노버를 무인 비행기 제작 회사인 ‘라디오플레인’으로 보냈다. 신문에 내보낼 또 다른 리벳공 로지를 찾던 코노버에게 노마 제인이라는 19세 여공이 눈에 띄었다. 제인의 남편은 해군에 입대해 태평양 전장으로 나갔다. 그녀는 일주일에 20달러를 받으며 하루에 10시간씩 공장 일을 하는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었다. 코노보는 허리에 사원증을 차고 프로펠러를 조립하는 제인을 모델로 촬영하였고 그 몇 장의 사진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얼마 후 그녀는 공장을 그만두고 할리우드로 떠났다. 훗날 노마 제인은 세기의 여배우 메릴린 먼로로 다시 태어났고, 로널드 레이건 대위는 미국의 40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인연이 있었다. 그녀가 조립했던 비행기는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드론인 ‘OQ-2 라디오플레인’으로 2차 대전 당시 1만 5000대를 생산해 훈련용으로 공급하였다. 드론이라고 불리는 무인 항공기는 베트남전에 배치되면서 본격적으로 군사 작전에 사용되었다. 당시 라이언사가 제작한 ‘파이어비’는 3400회나 출격하여 실전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였다. 2001년 오사마 빈 라덴 수색과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일반에게 알려진 ‘프레데터’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무인기로 한 대 가격이 50억 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최고 성능의 무인기로는 노스롭그루먼사의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꼽는다. 한번 뜨면 35시간을 비행하며 지상 20km 상공에서 땅 위의 30c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작전 반경이 3000km에 이르는 이 드론의 가격은 2000억 원이 넘는다. 미국의 방위산업 컨설팅 업체인 틸그룹은 드론의 전체 시장 규모가 2013년 60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두 배 수준인 11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지금은 군사용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지만, 민간 부문의 상업용과 개인용 드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케팅 조사업체 BI인텔리전스는 2015년 5억 달러 수준의 민간용 드론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여 2024년에는 3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드론의 저력 민간용 드론의 시장이 커지자 인텔, 구글,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글로벌 IT 기업과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사용 업체까지 가세하였다. 2014년 11월, 독일의 함부르크 인근 공항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여들었다. 어둠이 깔리자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울려 퍼지고 LED로 단장한 100대의 드론이 날아올라 밤하늘을 수놓으며 군무를 펼쳤다. 인텔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동시 비행 최대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016년 국제가전박람회 CES에서 인텔의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 영상을 공개하며 드론 사업 진출을 재천명했다. 이 공연에 사용된 드론은 CES 개막 전날 인텔이 인수 발표를 한 독일의 ‘어센딩 테크놀러지스’사의 제품이었다. 인텔은 작년 8월에도 중국의 드론 회사인 유닉(Yuneec)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2016년 CES 최고의 드론으로 선정된 유닉의 ‘타이푼’에는 인텔의 ‘아톰’ 칩과 3D 카메라인 ‘리얼센스’가 탑재되었다. 스마트폰에서 기회를 놓친 PC의 제왕 인텔이 세상 모든 드론에 자신들의 칩을 장착하는 ‘인텔 인사이드’를 다시 한번 꿈꾸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드론을 띄워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2014년 4월 구글은 직원 20명의 신생 벤처 기업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였다. 이 회사에서 개발 중인 드론은 날개 길이가 50m에 이르는데 그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빼곡히 붙어 있어 5년 동안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할 수 있다. 구글과 치열한 인수전을 벌여온 페이스북은 60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선수를 쳤지만 한 달 뒤 인수 조건은 알려지지 않은 채 타이탄은 구글로 넘어갔다. 구글은 대기권 위성으로 불리는 이 회사의 드론 ‘솔라라’로 차세대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스카이벤더’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초고주파인 밀리미터파를 사용하는 스카이벤더는 현재의 4G LTE보다 40배나 빠른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인수전에서 쓴잔을 마신 페이스북은 타이탄의 경쟁사인 영국의 ‘어센타’를 인수하고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 인력들을 모아 커넥티비티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어센타는 태양광만으로 최장 드론 운행을 기록한 벤처 기업이다. 이곳에서 개발하던 태양광 드론 ‘아퀼라’는 보잉 737보다 긴 날개를 가졌지만 소형 자동차보다 가볍다. 2015년 3월 27일,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퀼라가 첫 비행에 성공했습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아퀼라는 1만 8000m 상공에서 수개월 동안 비행하며 레이저 통신 기술로 하늘의 기지국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프로젝트의 목적이 아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저개발국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인터넷 오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나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통신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공중 기지국 드론에는 미래 통신 산업을 뒤흔들 잠재력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드론의 미래 드론은 마치 새가 되어 나는 것처럼 지금까지 인간이 볼 수 없었던 관점을 제공한다. ‘하늘 위의 영상 혁명’으로 불리는 드론은 이미 영화 촬영이나 예능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몸이 되었다.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의 생생한 화면을 담아내는 드론은 뉴스 취재의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했다. 로봇이 기사를 쓰는 ‘로봇 저널리즘’에 이어 ‘드론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레저용 드론은 스키를 타거나 자전거를 탈 때도 공중에서 나를 따라오며 멋진 셀프 동영상을 찍어준다. 재난 구조, 산불 예방, 적조 모니터링과 같은 공공 부문에서도 드론은 위력을 발휘한다. 드론은 시각 기능의 확장뿐만 아니라 탁월한 공간 이동의 도구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물류 전쟁에 대비해 드론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다. 아마존은 당일 배송을 넘어 ‘30분 배송’을 공언하며 드론을 이용한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도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구글판 드론 택배인 ‘프로젝트 윙’을 준비해 왔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중국의 IT 삼인방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독일의 글로벌 운송회사 DHL 등도 드론을 활용하는 물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드론이 ‘날개 달린 스마트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외신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 미국에서만 70만 대의 드론이 판매되었고 2025년까지 하루 백만 대가 비행할 것이라고 한다. 머지않아 드론으로 하늘이 뒤덮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우려가 되는 사생활 침해, 안전사고, 해킹 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것은 비단 드론 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인공지능과 같이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미래의 기술들이 안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다. 제도와 인식과 기술이 얽혀 있는 복잡한 이슈지만 영화의 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제 막 싹이 트는 드론의 미래에 기대를 걸어본다. 다음 회에는 드론의 마지막 승부처가 어딘지 파헤쳐 보자.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선반기술공서 ‘M&A 대왕’ 굴기

    선반기술공서 ‘M&A 대왕’ 굴기

    中서만 100개 기업 인수 흑자 전환… 매출 53조원 국유 ‘중국화공’ 육성 “기업 수준 올라가야 中경제도 향상” 철저하게 민간기업 경영 방식 적용 “왕젠린·마윈과는 또 다른 스타일” 2004년엔 쌍용차 인수도 시도 신젠타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다국적 기업이었다. 2000년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영국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농화학 부문만 떼어내 합병한 세계 최대 종자·농약회사로 노바티스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58년이나 된 기업이다. 스위스의 이 간판 기업이 지난 3일 중국화공(켐차이나)에 430억 달러(약 51조 5000억원)에 팔렸다. ‘메가딜’의 주인공은 런젠신(任建信·58) 회장이었다. 그는 애초 449스위스프랑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곧바로 주당 480스위스프랑으로 인수 가격을 올렸다.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런젠신의 배포에 세계 최대 농업회사인 미국의 몬산토가 나가떨어졌다. ●AIIB 진리췬 총재 “나도 모르는 사람” 런젠신은 중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이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기자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인 중국의 진리췬(金立群)에게 “신젠타를 사려는 런젠신이 누구냐”고 묻자 진 총재가 “나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M&A 대왕’으로 통한다. 중국에서만 100개 기업을 인수해 지금의 중국화공을 키웠으며 지난해 해외 기업 인수 금액만 150억 달러나 된다. 중국화공의 지난해 매출은 2923억 위안(약 53조 2000억원)이고 종업원 수는 14만명이다. 그는 2004년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중국화공의 자회사 란싱그룹 회장을 지냈다. 중국화공은 국유기업이지만 런젠신이 맨손으로 일군 회사다. 문화대혁명 시절 간쑤성 고비사막 탄광으로 하방됐던 런젠신은 1975년 화학공업부가 운영하는 란저우 화공기계연구원에 선반기술공으로 취직했다. 산화 침전물을 세척하는 기술을 개발한 그는 동료 7명과 1984년에 사내 벤처 형태로 화학물질 청소회사인 란싱(藍星)을 창업했다. 자본금 1만 위안(약 180만원)을 연구원에서 빌린 런젠신은 “망하면 모든 손실을 개인적으로 보상하고 과장급 직위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되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런젠신은 2002년 중국 정부에 “지리멸렬한 화공기업을 모두 묶는 국유기업이 필요하다”며 란싱 중심의 중국화공 설립을 제안했다. 화학공업부는 그를 중국화공 그룹 회장에 임명한 뒤 화공업계를 재편하도록 했다. 당에서 파견한 다른 국유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런젠신은 철저하게 민영기업의 경영 방식을 따랐다. “기업 수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중국 경제 수준도 올라갈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 세계 기업들 ‘M&A 마왕’ 다음 목표 촉각 기업 수준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해외 유수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선진 기업이 오랜 세월 축적한 노하우를 단시일 내 흡수해 해외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화공이 지난해 인수한 이탈리아의 타이어업체 피렐리는 1872년 설립된 기업이다. 페라리, 벤틀리 등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명품 타이어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健林), 알리바바의 마윈(馬雲)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중국 대표 경영자가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런젠신은 신젠타 인수 뒤 “선진 기업의 뒤를 쫓아만 가서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 기업들은 ‘M&A 마왕’의 다음 목표가 어느 기업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홍기택 AIIB 부총재 선임

     중국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5일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을 포함해 5명의 부총재를 확정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AIIB는 이로써 중국 재정부 부부장 출신의 진리췬(金立群) 초대 총재와 함께 한국, 영국,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출신의 부총재단을 구성하게 됐다.  홍 회장은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를 맡는다. 한국이 국제금융기구 부총재를 수임한 것은 2003년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부총재를 맡은 지 13년 만의 일이다.  대니 알렉산더 전 영국 재무장관은 회원국·이사회 지원 담당 부총재 자리를 맡았다. 중국에 이어 AIIB 2대 지분국인 인도의 D.J. 판디안은 투자운영 관리담당 부총재를 맡았다. 독일의 조아킴 폰 암스베르그 세계은행 개발금융 담당 부총재는 정책·전략 부총재로 자리를 옮겼다. 인도네시아의 루키 에코 유리안토는 일반행정 담당 부총재로 지명됐다. 이들은 3년 임기로 베이징에 위치한 AIIB 사무국에서 근무하게 된다. 서방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AIIB 가입을 선언했던 영국과 유로존을 대표한다는 독일이 부총재직을 수임하게 됨에 따라 AIIB 3대 지분국인 러시아와 7대 지분국인 프랑스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주형환 “맏형들이 나서 달라” 대기업 “ICT 규제 확 풀어 달라”

    주형환 “맏형들이 나서 달라” 대기업 “ICT 규제 확 풀어 달라”

    예정된 시간 넘겨 2시간 격론 한전 전기판매 독점 완화 추진 AIIB 투자 기업에 지원 검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3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났다. 산업부 장관이 30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2014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각종 규제로 움츠러든 대기업의 투자를 독려해 수출 위기를 타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의 간담회는 예정된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2시간가량 진행됐다. 강성천 산업부 산업정책국장은 “참석자 모두가 발언하고 주 장관이 일일이 답변해 치열하고 의미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면서 “그만큼 경제상황이 심각하고 이를 돌파하겠다는 민관의 의지 역시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장관이 길게 연설하면 참석한 기업은 듣고만 있거나 일부만 형식적으로 호응하는 게 보통인데 이날은 상당히 생산적인 의견이 오갔다”고 평가했다. 주 장관과 사장단은 최근 수출 위기에 대해 바깥 상황만 탓하지 말고 우리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주 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 1월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는데 대외 여건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새로운 대체산업의 창출이 늦어진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는 “수출 물량은 선방하고 있지만 수출 단가가 너무 낮아졌다.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장단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확 풀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사업이나 신사업에 대해서는 일부를 제외한 모든 사업 추진을 허용하는 네거티브식 규제의 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민간의 과감한 투자가 조기에 성과로 나타나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30대 그룹은 우리 경제의 맏형”이라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데 30대 그룹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해 정부와 팀플레이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30대 그룹의 건의사항 가운데 당장 조치가 가능한 부분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안에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전력시장의 경쟁과 참여를 확대한다. 한국전력의 전기 판매시장 독점을 완화해 전력을 민간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투자하는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 장관은 앞으로 30대 그룹과 반기별로, 주요 투자기업과는 매달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새길·갈림길 앞에선 국책은행 수장들] 권선주 기업은행장 총선 차출되나

    [새길·갈림길 앞에선 국책은행 수장들] 권선주 기업은행장 총선 차출되나

    홍기택 후임에 이덕훈 등 거론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총선 ‘차출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확정되면서 후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은 권 행장의 ‘총선행’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권 행장은 “(저는) 은행 일에 더 적합한 사람”이라며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분위기는 다르다. 금융권 출신이라는 전문성에 ‘최초의 여성 행장’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비례대표 후보로 제격’이라는 관전평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여당에 ‘비례대표 당선권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자’고 제안했다는 얘기도 돈다. 비례대표에 입후보하려면 선거 30일 전(3월 14일)까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권 행장의 임기는 올 연말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권 행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정치권이 계속 ‘구애’하면 권 행장이 끝까지 이를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행장과 함께 비례대표설이 돌고 있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비례 번호표’를 받지 못할 경우 기업은행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정 전 부위원장은 후임 산은 회장 자리에도 이름이 거론된다. 하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산은 회장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 전 부회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금융인 모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자리’가 생길 때마다 단골로 이름이 거론된다.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체될 경우 안종범 수석이 옮겨 갈 것이라는 소문도 여전히 나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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