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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조류인플루엔자 차분하게 대응하자

    지난주 전북 익산의 한 양계장에서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수의과학연구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혈청형 H5N1의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명됐다. 고병원성 AI는 닭과 오리에 감염되면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이는 데다 사람에게도 옮겨지는 등 위험성이 크다.이번에 나타난 H5N1형은 2년 8개월 전 충북 진천·음성 등 전국 10개 시·군 19개 농가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종류다. 당시 530만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되는 등 15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에도 양계 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손실의 규모는 달라진다. 세계은행(IBRD)은 미국의 경우 AI창궐시 독감피해의 60배가 넘는 6230억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사람 간에 감염될 경우 지구적 재앙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AI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상대다. 양계농가는 신고의무와 위생상태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하며 방역당국은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치단체의 전문인력 확보와 검사시설 확충도 시급하다. 국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닭고기 먹기를 기피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AI가 사람에 옮겨지는 것은 병에 걸린 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늘이나 분비물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반인에 감염될 우려는 희박하다.AI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쉽게 죽기 때문에 조리한 닭고기는 안전하다. 정부는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차분하게, 그러나 철저하게 대처할 때에만 AI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 말로만 방역 비상?

    말로만 방역 비상?

    농장주가 의사조류인플루엔자(AI)로 폐사한 닭을 싣고 전북 익산에서 경기도 안양 국립수의과학원을 방문하는 등 AI에 대한 신고나 예찰체계가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1조와 시행규칙 제13조는 죽거나 병든 가축을 발견한 가축 소유자, 이를 진단한 수의사, 약품이나 사료를 판매한 자 등은 즉시 인접 자치단체에 발견장소, 가축의 종류와 마릿수, 원인 등을 신고토록 하고 있다. ●신고의무 대다수 농가 지키지 않아 그러나 대다수 농가들은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서 의사조류인플루엔자로 6500여마리의 닭이 집단 폐사했으나 농장주 이모(56)씨는 익산시나 전북도 등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19마리,20일 200마리,21일에는 400마리,22일에 5000여마리가 폐사하자 농장주는 신고 대신 직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찾아가는 실수를 범했다. 농장주는 폐사한 닭 5마리를 어설프게 포장해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경기도 안양에 있는 국립수의과학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농가로서 상황이 급박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오염원이 무방비 상태로 돌아다닌 꼴이 돼버렸다. 지난 2003년에도 AI가 발생한 지 10일이 지난 뒤에야 농가가 신고해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왔었다. 전북도와 익산시 등 해당 자치단체는 국립수의과학원으로부터 22일 오후 늦게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높다는 통보를 받기 전까지 집단 폐사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도 질병 예찰과 양계농가 지도·감독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전북도는 도청 축산과장 자리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5개월여 공석으로 남겨두고 있다. ●“소수인력으로 관리엔 한계” 축산진흥연구소 익산지소는 의사조류인플루엔자 발생농가에서 8㎞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나 상황파악을 전혀 하지 못했다. 더구나 자치단체에는 폐사한 가축을 신고받아도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 할 수 있는 시설도 부족하다. 자치단체가 검사해 AI로 확인되더라도 최종 판정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만 할 수 있다. 때문에 농가에서는 시간을 절약한다며 자치단체에 신고하기보다 직접 검역원을 찾아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 강승구 농림수산국장은 “질병예찰과 농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소수의 인력으로 모든 가축질병에 대처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대학 수출’

    ‘대학 수출’

    “교육개방시대, 우리는 교육을 수출 합니다.” 전주대학교가 동남아지역 국가와 함께 대학을 설립, 운영하는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대는 22일 지난해부터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 등 동남아 3개국과 대학 설립과 운영, 학과 신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학을 설립·운영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국립기술대학을 설립했다. 한국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한 2700만달러의 차관이 대학을 설립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 학년이 250명인 이 대학은 한국의 KAIST와 비슷한 고급 과학두뇌를 육성하는 국립교육기관. 기계과, 전기·전자, 건축, 산업공학 등 11개과를 설치하고 모든 학사운영을 전주대가 맡았다. 전주대 출신 교수들이 총장, 부총장, 기획처장으로 있다. 또 20명의 교수진을 채용, 전 강좌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전주대는 캄보디아 인력송출기관 역할도 맡고 있어 이 학교 졸업생들은 한국이나 캄보디아로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또 캄보디아로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에 맞춤형 인재도 육성해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한국대학이 외국에서 한국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은 물론 후진국 정부의 외교적 능력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주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산업단지를 조성, 해외기업을 유치하는 사업도 협의 중이다. 몽골에도 지난해 진출했다. 울란바토르대학에 생산디자인공학과를 신설하고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몽골에 잣가공공장을 설립해주고 수익금을 학교운영에 사용토록 도와주는 등 사업도 펼치고 었다, 라오스와는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모델케이스로 국립대학을 설립키로 했다. 대학운영 능력을 기르기 위해 라오스 교수 등 교직원 30명을 최근 전주대로 초청해 한달간 교육시켰다. 중국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상해사범대 등 26개 중국대학과 교수·학생교류, 복수학위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산둥(山東)성과 칭다오(靑島)에 진출한 1만 2000개의 한국기업에 양질의 인력 공급을 위한 기술·언어교육기관인 한·중합작학원도 설립했다. 전주대 이남식 총장은 “단순한 교육수출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인력 공급은 물론 외국 정부와 한국기업간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정부와 대학, 한국기업들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나를 움직인 한마디] “아무거나 주세요”

    서영남_ 더 많이 갖기 위한 삶보다 더 많이 나누는 삶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노숙자를 위한 무료 식당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습니다. 여섯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식탁 하나뿐이지만, 오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정성껏 대접하고 있습니다. 2003년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일주일을 굶고 찾아오시는 분, 열흘을 굶고 기다시피 찾아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나흘 정도 굶는 것은 굶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민들레 국수집을 찾아오시는 손님들입니다. 쪽방에서 지내면서 새벽에 인력시장에 나갔다가 일거리도 못 얻고 빈털터리로 힘없이 찾아오시는 분도 우리 손님들입니다. “젊은 놈이 게을러서 일도 하지 않고 밥 먹으러 오다니!” 비웃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굶어버리는 분들도 찾아옵니다. 빌라 옆에 버려진 옷장을 집 삼아 여섯 달이나 지낸 손님도 있습니다. 길에 버려진 승용차가 집인 손님도 있습니다. 전철역 근처, 공원, 거리에서 하루를 힘겹게 지내는 손님들입니다. 이제는 민들레 국수집 주변에 계시는 분들보다 아주 멀리 청량리역,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구로역, 부천역, 부평역에서 노숙하면서 힘겹게 전철을 타고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이 더 많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을 때 찾아오신 손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국수도 있고 밥도 있습니다.” “아무거나 주세요.” ‘아무거나 주세요’라는 말이 가슴을 쳤습니다. 자유를 잃어버린 사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동정을 잘못 받으면 동정을 베푼 사람에게 예속되어 버리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인 자유를 잃어버린 셈입니다. 우리 배고픈 손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유를 찾아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식단을 뷔페식으로 바꿨습니다. “미역국을 드시겠어요, 된장국을 드시겠어요?” 하면 손님들은 “아무거나 주세요”가 아니라 “된장국을 주세요” 또는 “미역국을 주세요” 하고 말씀하십니다. 아주 작은 것이나마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찾아 드린 것입니다. 월간<샘터>2006.09 var viewer_image_url = “http://blogimgs.naver.com/blog20/blog/layout_photo/viewer/”; var photo = new PhotoLayer(parent.parent.parent); photo.Initialized(); window.onunload = function() { photo.oPhotoFrame.doFrameMainClose(); }.bind(this);
  •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國務院 發展硏究中心)’은 명칭으로 봐서는 언뜻 기관의 성격이 잘 잡히지 않는다.DRC로 요약되는 영어 이름도 마찬가지다. 중앙 행정기관 국무원의 직속 연구소란 소개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중심은 센터란 뜻)은 ‘보고서를 쓰는 집단’이다. 물론 평범한 보고서를 써내는 일반적인 연구소는 아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보고서는 중국의 몇 안 되는 국가 최고 링다오(領導·지도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 정치국 위원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및 부총리급 이상 국무위원들이 보고의 1차 대상이다. 핵심 싱크탱크로 이곳이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이곳이 ‘연구소 이상의 기구’일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때문이다. 국책 연구소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곳은 아니다. 대개 연구 결과는 최고위층 지도자들을 통해 부처간 상충되는 정책을 조정·정리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갖는다. 굳이 한국과 비교해 보자면 총리실의 ‘국무조정실’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구 수행, 정책에 대한 개입 정도, 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두 기관을 같이 비교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전연구중심의 연구원들은 방대한 연구를 직접 수행한다. 관련 부처들이 내놓는 자료를 검토·종합하는 수준이 아니다. 연구 목표와 결과가 통합·조정이라 하더라도, 연구는 철저히 개별적이다. 연구소의 ‘독립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관계자들은 “해당 연구 소조(小組) 연구원들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 나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한다.”고 전했다.“대충 현지 관료가 소개하는 사람을 만나고, 안내받은 대로 둘러보고 올라와 보고서를 쓰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관련 대책에 참여했다는 한 인사는 “매혈(賣血) 현장과 당사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고 소개했다. 해당 부처의 보고 내용보다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내놓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링다오가 직접 보고 대상인데 어느 누가 감히 쉽게쉽게 할 수 있겠냐.”고 한 연구원은 전한다. 연구 결과의 영향력 역시 보고 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영도자의 입장에서 국가의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 연구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다른 연구기관과의 차별성이자 우월성”이라면서 “이는 핵심 권력과의 근거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복잡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정책의 상당부분은 발전연구중심의 몫이다. 예컨대 교육·의료·복지를 비롯, 토지·개발·재정 등까지 아우르는 ‘3농(農) 문제’처럼 복합한 사회 이슈가 대표적인 예이다. 부동산 대책, 에너지 문제, 금융개혁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중국 내부의 문제’는 거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이 다룬다.20여년 동안의 경제 기조를 바꾼 ‘11·5규획’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발전연구중심이 담당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결국 이곳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 각 분야의 걸림돌을 찾아내 제거하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발전연구중심의 연구는 문제에 대한 대책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정책을 시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는 책임도 뒤따른다. 그런 점에서 중국 사회의 ‘경고등’(警告燈)이라 할 만하다. jj@seoul.co.kr ■ DRC는 어떤 곳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 관계자가 하는 얘기는 몇년 뒤에는 반드시 정책으로 현실화된다.” 한국 경제계의 한 주요인사는 DRC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올 초에 나온 11·5규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년 전 DRC 연구원들이 얘기했던 것들이 다 들어가 있더라.”는 얘기다.DRC가 갖는 ‘정책 선도’ 기능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DRC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선도해온 기관이다.1981년 경제연구중심, 기술경제연구중심, 가격연구중심 등 3곳이 통합돼 설립됐다. 이후 1990년 농촌발전연구중심의 기능과 연구인력을 부분적으로 흡수했다. 지난 20여년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수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고, 특히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과 장기발전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담당했다. 특히 DRC는 ‘정보의 사막’ 중국에서 정보공급 기능이 가장 탁월한 기관으로 꼽힌다.DRC의 홈페이지(www.drcnet.com.cn)는 중국 경제에 관한 한 가장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기관이나 기업들은 연간 수천만원을 내고 기꺼이 유료회원에 가입하고 있다. 또한 DRC는 지방에 강하다. 당 중앙위와 각 성의 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발전에 대한 종합적·전략적·장기적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최근 톈진의 빈하이 신구 조성을 비롯한 균형적 지역발전 등 문제에 깊게 관여돼 있다. DRC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3∼4월 정기국회격인 양회(兩會) 직후 개최하는 ‘중국발전포럼’은 각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하는 행사로 환영받고 있다. jj@seoul.co.kr ■ “국민 의식·관념 변혁 앞장 ‘3000字 보고서’ 작성 철칙”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의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의 핵심은 창조적 혁신에 있다.”면서 “기술과 제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국민들의 의식과 관념, 정신을 바꿔나가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결국 이는 사상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DRC 규모는. -연구원 167명을 합해 500여명이다. ▶역할에 비해 적은 규모 아닌가. -그래서 아주 피곤하다(웃음). 연구원들은 휴가 기간에도 쉬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연구를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소조(小組)를 구성한다. 칭화대나 베이징대 등 민간의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연구의 우선순위는. -매년 국가 우선 사업을 정하고, 국가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먼저 한다. ▶DRC의 연구는 ‘국내용’ 성격이 짙지 않나. -세계화시대에 한 국가 안에만 머무르는 문제가 있나. 한 나라의 경제는 세계 각국과 맞물려 돌아간다. 그래서 세계와 부단히 교류하고 있다. 의료개혁을 예로 들자면 한국을 포함해 해외 다른 나라의 거의 모든 사례를 파악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개발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싱크탱크들과 교류를 맺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중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쑨 국장은 베이징에서보다 공항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는 인사로 꼽힐 정도로 해외 출장이 잦다.) ▶보고는 어떻게 하나. -문제점을 짚고 이에 대한 분명한 관점과 의견을 낸다. 보고는 3000자를 넘어서는 안된다. ▶3000자를 넘으면 링다오(領導·지도자)가 화를 내나. -(웃음)링다오들은 바쁘지 않나.(힐끗 보게 된 보고서 전면에는 보고 제목과 ‘기밀’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뒷면에는 일일이 보고 대상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어린이 새끼 손톱만 한 크기의 제법 큰 활자에 넉넉한 편집으로 4장,8쪽 이내의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보고 대상자 숫자만큼만 인쇄하고 숫자를 매긴다고 한다.)연구 보고 자체는 양이 많다.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이다. 잡지·신문에도 낸다. ▶DRC에서는 얼마만큼 생산하나. -구체적인 수치는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르다.1개월에 십수개 이상은 나온다.(연 200개 가까운 핵심 보고서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j@seoul.co.kr
  •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북적거리는 도시, 스트레스를 한아름 안겨주던 일에서 뛰쳐나와 “나 이번 휴가에는 정말 푹 쉬고 싶어∼.”라며 울부짖고 있다면. 조금은 독특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여행을 하고 싶다면.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태국, 그 중에서도 깐짜나부리의 자연에 나를 맡기자. 깊은 산 속, 콰이강가에 걸린 해먹에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꽂고 책 한 권 펼치는 순간.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다 벗어버린 ‘나’만이 존재한다. 글 사진 태국 깐짜나부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국 콰이강의 깐짜나부리 정글 래프트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밀림 사이를 흐르는 연한 갈색의 강물, 그 위에 둥실둥실 방갈로가 떠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라.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등 대신 호롱불에 의지해 길을 밝힌다.TV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쓸 수 없다. 완벽하게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혹, 그래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당신이 들어갈 만한 그림이 아니다. 강가에 쳐놓은 흔들거리는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극도의 한가로움’이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런 여유를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곳에 당신을 던져보라. # 자연 속에 그려넣은 한가로운 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남짓 떨어진, 멀지 않은 태국에는 방콕,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유명한 여행지가 많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120여㎞ 떨어진 깐짜나부리도 어떤 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곳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지명이지만, 면적상으로는 태국에서 3번째로 큰 지역인데다,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휴(休)’를 즐길 수 있겠냐고? 성급한 판단은 잠시 접고, 깐짜나부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몰고가자.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밀림, 사이욕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연갈색 물이 흐르는 콰이강을 만난다. 이 강변에 있는 작은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바로 그 ‘그림’이 나온다.‘리버콰이 정글 래프트(River Kwai Jungle Raft)’다. # 머리를 비우고, 그냥 자연에 맡기자 콰이강의 연갈색 물은 울창한 밀림, 정글 래프트의 나무 방갈로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정된 그림을 만들어내는 가장 적합하다. 들뜨고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한 베이지톤의 그림이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연락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필요하지 않다. 당장 컴퓨터를 켜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방갈로 기둥 사이에 매달아 놓은 해먹에 누워 MP3플레이어에 가득 채운 음악을 듣는다. 일에 치여 읽지 못했던 책을 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가끔씩 지나는 롱테일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해먹이 움직인다. 그네처럼 흔들흔들,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밀림을 바라보며 달래준다. 시력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테라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호롱불이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를 은은하게 밝힌다. 저녁식사는 양꿍, 쁘리오 완 등 태국음식으로 차려져 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둠이 약간 불편하고, 어색하더니 어느새 적응이 됐다.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다. 강가에 있어 푹푹 찌던 도심의 더위는 이곳에 없다.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와 에어컨이나 선풍기 따위는 필요 없다.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편안함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넉넉함, 자연에 동화되는 여유를 그저 만끽하면 된다. # 정글 탐험, 몬족 마을 여행도 좋아 이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활동적인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면-그럴 일은 없어보이지만 혹 지루해졌다면- 콰이강으로 뛰어들어 보자. 카누를 타거나,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수영을 즐기는 대나무 래프팅을 해도 좋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겨 흘러흘러 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물살이 세지 않아 조금만 발장구를 치면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전진한다. 방갈로 뒤편 밀림 속에 태국의 소수민족 ‘몬족 마을’을 돌아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해도 되겠다.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의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방법. 단, 모기약은 필수다. ■ 이곳에서 休~ 리버콰이 리조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의 산책, 세상에서 벗어난 여유, 여기에 약간의 ‘문명 생활’을 추가하고 싶다면 ‘리버콰이 리조텔(River Kwai Resortel)’이 딱이다. 사이욕 국립공원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이 리버콰이 리조트다. #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하는 맛 선착장에서 보면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2층 건물이 이 리조트의 본관이다.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 로비로 올라가는 곳곳에 태국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작은 박물관 같다. 로비 한쪽에 맑고 푸른 물이 가득한 수영장과 콰이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이 있고, 방갈로로 가는 길에는 ‘매점’도 있다! 확실히 정글 래프트보다는 현대적이다. 50여채의 방갈로가 숲 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띄엄띄엄 놓여있다.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길을 내는 등 밀림을 훼손하지 않고 방갈로를 짓다 보니 이렇게 방갈로들이 멀찍이 놓여졌단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울창한 밀림을 리조트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됐다. 다양한 허브를 재배하는 허브공원이 가까이 있어, 은은한 허브향이 풍겨온다.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자연 아로마 요법으로 마음까지 다스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태국에서 손꼽히는 규모(길이 280m)의 ‘라와동굴’ 표시가 나온다.107개의 계단을 올라 동굴로 들어갔다. 온갖 기이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자연 인테리어로 동굴 안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동굴 안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역시 독실한 신자가 많은 불교국가답다.(어른은 200바트, 아이는 100바트) # 여유 속에서 찾는 알찬 즐거움 평상시에 태국식당에서 먹어본 얼큰한 국물 ‘양꿍’과 볶음국수 ‘팟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이곳에서 준비한 독특한 코스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 태국의 채소, 양념 등을 소개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커다란 팬을 들고 온갖 재료를 넣으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끼를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다. 통돼지 바비큐 뷔페와 캠프파이어가 이어지며 리조트의 밤이 저문다. 연갈색의 콰이강물과 대조되는 깨끗한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햇살을 즐기는 선탠을 해도 좋다. 콰이강에서 카누, 수영, 대나무 트레킹을 즐기고 온 뒤 피곤함이 밀려온다면 산들바람을 느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보자. 호사가 별건가. 몸이 노곤해지며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여기서 누리는 이것이 바로 호사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태국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에어컨버스(120바트·100바트는 약 2600원)가 매일 오전 2차례 출발한다.3시간 정도 소요. ■ 여행상품:㈜황금깃털여행(마타하리)는 태국전통안마, 바비큐 파티, 코끼리 트레킹, 뗏목 트레킹(또는 카누), 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 등이 포함된 ‘리버콰이 리조텔’상품을 89만원에 준비했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 는 79만원. 두 상품 모두 콰이강의 다리,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사이욕 너이 폭포, 전쟁박물관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3박5일. 1577-2585,www.goldtravel.co.kr ■ 이곳 뺀다면 아니온만 못하리 # 휘파람이 들려오는 듯, 콰이강의 다리 제2차 세계대전에 지어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철도용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흐르는 연갈색의 콰이강은 전시 상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하다. 다리 위를 걸으면 멀리서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콰이강의 휘파람 행진곡이 들려오는 듯하다. 다소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 발 아래 흐르는 황토빛 강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 전경만 보는 것이 좋을 듯. 난간의 모양이 아치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곳이 폭파 이후 복구된 부분이다. 콰이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기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한다.20바트. 기차가 지날 때에 대비해 곳곳에 대피공간이 있다. 주로 일본인이 많이 오는 편. 적어도 다리를 만들 당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기 전 ‘점령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근처 수상 레스토랑(Floating Restaurant)에서 콰이강을 보며 맛있는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의 식당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또 보통 태국의 물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대다수의 메뉴가 100바트 이상. # 전쟁 관련 갤러리,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근처에 ‘제쓰 전쟁박물관(JEATH War Museum)’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태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Japan), 영국(England), 미국(Americ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당시 일본군의 무기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또 콰이강의 다리 건설 당시의 열악하고 잔혹한 환경을 밀랍인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악해보이는 인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입장료 20바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 ‘태국스러운’ 시장, 담넘 사두악 서민의 생활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라고 했다. 태국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방콕 근처에서 가장 크고 활발히 움직이는 수산 시장이 바로 이곳. 황토빛 짜오프라야강 곳곳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인다. 비좁은 수로를 황야우라는 배들이 부대끼며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1시간 정도 구경을 하면서 싱싱한 과일, 먹을거리,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야우 빌리는 데 500∼1000바트 정도. # 사이욕 너이 폭포 깐짜나부리 외곽 열대밀림 지대인 ‘사이욕 국립공원’ 안에 있는 폭포. 큰 규모의 폭포가 ‘사이욕 야이’, 그보다 작은 것이 ‘사이욕 너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사이욕 너이가 폭포의 웅장함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경관을 연출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 축제의 천국 말레이시아 말라카 ‘치트라와르나 말레이시아(citrawarna malaysia)’.‘말레이시아의 색깔’이란 뜻의 말레이어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을 한껏 뽐내는 축제다. 지난 8일 개막돼 말레이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독립기념일 축제나 메가세일 축제 등 연이은 축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개막식에서 사이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은 2007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공식선포하기도 했다. 내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등의 바탕위에 관광지로서의 명성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회교율법이 지배하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속에 다양한 색깔을 숨겨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들에 주목하는 사람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그중의 한 곳이 말라카다. 스펙트럼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세계적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빌딩 등의 현대적 건물이 눈을 부시게 하는가 하면, 도심에서 1시간거리인 부키팅기 같은 고산지역의 원시림이 폐부를 씻어주기도 한다. 그곳에 야자수 늘어진 해변은 없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네들만의 다양한 전통과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곳이다. 팔색조의 현란한 날갯깃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말레이시아. 물이랑 열대과일 몇개 싸들고 팔색조의 중심부를 관통해 보자. 글 사진 말레이시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말라카의 역사는 말레이시아의 역사’라는 말처럼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는 곳이다.14세기말 수마트라섬에서 쫓겨온 한 왕자에 의해 세워진 말라카 왕조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거점으로 성장하며 풍요로운 시절을 구가했지만,1511년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멸망한 이후, 수백년에 걸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외세 통치기간의 역사가 토착화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 말라카 관광은 현지인들이 에이 파모사(A´ Famosa)요새라고 부르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점령 직후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1641년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정복자들의 손에 의해 복원된 다음, 다시 영국과 일본 등의 공격을 받아 정문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질곡으로 점철된 말레이시아 역사를 웅변하고 있는 곳이다. 하모니카를 불며 관광객들의 동정을 자극하는 악사를 뒤로하고 산티아고 요새 뒤쪽 언덕을 오르면 세인트 폴 처치(St.Paul´s church). 포르투갈의 그리스도교 포교 거점지였지만, 이곳 역시 가톨릭을 박해하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벽만 남아있다. 요즘엔 ‘밤이면 밤마다’ 말라카 해협을 배경삼아 내레이션 쇼가 진행되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앞에 서 있는 프랑스 신부 성 사비에르(St.Xavier) 동상의 왼쪽손이 가리키는 대로 언덕을 내려오면 스태더이스 광장이다. 말라카 왕국부터 외세 통치시절과 현재까지의 유물들이 보관된 스태더이스기념관, 네덜란드 건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 등이 있는 곳이다. 얼핏 보기에도 유럽의 시골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더이스 광장 왼쪽의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골목이다. 수백년된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과 불교·이슬람교·힌두교 사원이 모여있는 평화의 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등이 뒤섞여 있다. 이곳 상권을 주름잡는 사람들은 화교. 그래서인지 중세유럽식 건물에 중국식 홍등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항 면세점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유적지외에 특별한 관광코스가 없는 이곳에서 말라카 강(강이라기보다는 수로에 가깝다)을 따라 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강변에 빼곡히 들어선 전통가옥들과 허름한 현대식 건물에 매달린 빨래들, 그리고 개흙을 뒤져 조개를 잡는 사람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거리가 다소 짧은 것이 흠. 날은 무더운 데다 이곳저곳 구경 하며 돌아다니느라 다리는 아프고….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면 트라이쇼(trishaw)가 제격이다. 트라이쇼는 세발 자전거 모양을 한 일종의 인력거. 스태더이스 광장이나 존커 스트리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으로 장식된 트라이쇼에 앉아 야자수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자면 남국의 정취가 여실히 느껴진다. #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자동차 기름값보다 사먹는 식수값이 비싼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를 의심케했다. 휘발유는 1ℓ에 600원-그것도 최근에 올랐기 때문이란다- 정도. 식수는 300㎖가 채 못 되는 페트병에 800원 가까이 된다. 혹시 이 나라 부자들은 물을 낭비하는 자식들에게 “물을 돈쓰듯 한다.”고 야단칠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뺨치는 차량숲을 지나 세계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앞에 섰다. 높이가 452m에 달하는 세계 2위의 마천루다. 쌍둥이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이슬람 모스크 형태를 하고 있는 둥그런 지붕을 밑에서 올려다 보자니 뒷목이 뻐근할 지경. 하지만 이 건물 한쪽을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지었다는 설명에 뻐근함은 곧 으쓱거림으로 바뀌어 졌다.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KL타워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다이아몬드 인 블랙(diamond in black)’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웨이 라군(sunway lagoon)리조트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경기도 용인의 캐리비안 베이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테마파크다.2m에 달하는 파도풀장과 170m짜리 인공해변, 그리고 공원 전체를 가르는 길이 400m의 초대형 현수교가 이곳의 자랑거리. # 서늘한 고원(高原) 부키팅기 푹푹 삶는 듯한 도심의 열기를 피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부키팅기를 찾아가 보자.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란 뜻을 가진 곳. 해발 1400m 고원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만큼 선선하다. 연평균 기온은 18∼20℃정도. 현지인들이 ‘여름에는 가죽점퍼, 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는단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는 몰라도 긴팔옷을 입은 사람들은 간간이 눈에 띈다. 말을 빌려타고 울울창창한 밀림지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권할 만하다. 유의할 점은 음료수나 과자 등의 가격이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무려 6∼7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는 것.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골프코스다.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 사이에 간간이 회자되는 곳.18홀 규모에 총길이는 6312m다. 페어웨이의 기복이 심해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시원한 곳이니 잘 안 맞는다고 ‘열받을’ 일은 없을 듯하다. # 싱마타이 여행 떠나볼까 10일이상의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싱마타이 여행’을 고려해 볼 만하다.3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선박, 버스 등의 교통편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다.3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자면제 협정이 맺어져 있는 것도 장점. 체류기간이 30일 이내라면 별도의 비자가 필요없다. 싱가포르(visitsingapore.com), 말레이시아(mtpb.co.kr), 태국(tatsel.or.kr)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여행사인 FM투어(myfmtour.com)의 윤지환씨, 싱가포르 룩 싱가포르여행사(65-6270-8812)의 정 실장(looksingapore@yahoo.co.kr), 그리고 태국 필그림 여행사(66-1-510-0101)의 임 실장(pilgrimthai@hotmail.com ) 등을 통해서도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엔투어(www.ntour.co.kr) 등의 여행사에서는 ‘싱마타이 기차 배낭여행’ 상품을 팔기도 한다.90만∼120만원선. # 여행정보 ●말레이시아는 차량통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 횡단보도 또한 없는 곳이 많다. 도로를 건널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호텔 등에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긴팔 옷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인심이 짠 편이다.4성급 호텔인 데도 음료수가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니바가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 등은 미리 사둘 것. ●사먹는 식수는 ‘drinking→air mineral→mineral water’ 등 3등급. 물갈이 등에 민감한 사람이면 ‘air mineral’이상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욕실에 드라이어나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전기용품을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3핀 어댑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전압은 220v. ●호텔 등에서 지급하는 영수증은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하게 챙겨둘 것. ●국제전화 요금이 엄청 비싼 편. 출국전에 국제전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싸고 재미난 해외여행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여름 가볼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유럽, 남태평양 등 좋은 곳도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동남아나 중국쪽을 권해본다. 동남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녔다는 엔투어(02-775-0900,www.ntour.co.kr)의 김신철 동남아 팀장이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저렴하고 새로운 여행 방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태국, 가이드없이 떠나보자 가족이 함께 해외를 간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태국 전지역을 싸게 여행할 수 있는 타이항공의 에어텔 프로그램인 로열오키드 할러데이스(ROH)를 이용해보자. 어른 두명이 ROH를 이용하면 12세미만의 아이 한명은 ‘공짜’로 경제적인 부담이 확 줄어든다. ROH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전 일정에 가이드나 인솔자가 없이 오붓하게 가족들만이 즐기는 자유여행이다. 옵션이나 쇼핑의 강요도 없고 팁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미리 가고 싶은 곳과 일정을 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공항과 호텔이나 여행지로 픽업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을 처음 떠나는 가족이라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가능한 도시는 방콕, 푸껫, 파타야, 크라비, 코사무이, 치앙마이 등 태국의 주요 관광지이며 상품가격은 왕복항공료와 조식이 포함된 숙박 2박, 그리고 픽업서비스를 포함하여 1인 45만원부터다.(02)775-0900. # 열차를 타고 떠나는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잇는 철로를 이용해 이들 나라를 돌아보는 ‘싱마타이.’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동남아 3개국의 관광청이 오랜기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다. 유럽여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야간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동남아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홍콩 등 동남아 전 도시로의 연결이 가능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싱마타이 simple 푸껫 10일’.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 여행과 야간열차 이동으로 피곤해진 심신을 태국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상품이다. # 아름다운 자연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깨끗한 산과 바다,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맥주의 도시 중국 칭다오(청도)는 요즘 인기 상한가. 칭다오가 관광지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산과 해변·섬뿐 아니라 시내에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담은 건물들, 다양한 쇼핑거리와 저렴한 해산물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칭다오 맥주까지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칭다오 맥주의 고장인 칭다오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제1해수욕장에서 물놀이뿐 아니라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를 걸으며 산책도 하고 저녁엔 시원한 칭다오 맥주 한 잔으로 일상을 잊고 쉬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은 전 세계 20개 유명 맥주 회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10일이 넘는 축제 기간동안 온 도시에 맥주 파티가 열려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올해는 8월13일에 축제가 시작된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로 떠나는 사원여행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동남아 전체를 호령했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인 시엠리아프, 그리고 그 속에 남아있는 수천 개의 사원들을 가리킨다. 신을 위해 지어진 신전인 이곳은 분명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의 세상이다.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이번 여름 꼭 앙코르와트에서 ‘신’들을 느끼며 세속의 때를 벗기를 권한다. 앙코르와트 유적군 외에도 시엠리아프 시내에 있는 올드(old)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저렴한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찾아서 영국의 작가 젬스 힐턴의 베스트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윈난성. 태곳적 웅장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실존하는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에는 티베트, 리수족, 라오족 등 약 26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전통과 풍습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운남성을 찾게 하고 있다. 윈난성의 대표 도시인 다리와 리장에는 마치 수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고성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특히 윈난성의 쿤밍은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 [발언대] 젊은이들이여,중소기업을 바로 보자/ 이현재 중소기업청장

    직업이 없으면서도 직업 훈련을 받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통칭하는 말로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Employment or Training)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1990년대 경제상황이 나빴던 영국 등 유럽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현실을 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5월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층 실업자가 33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비경제 활동인구 중에서 구직을 단념한 사람도 1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필요한 사람을 제때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중소기업을 흔히 볼 수 있다.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보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기능 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하소연을 자주 듣곤한다. 한 쪽에선 청년 실업이 넘쳐나고, 또 다른 쪽에선 청년 인력이 부족한 이같은 기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보수나 복리 수준이 낮아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막연하게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젊은이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것 자체를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청년층의 취업과 중소기업의 기술·기능 인력난 해소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청년층의 취업은 중소기업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청년층의 취업에 해답이 있다는 의미이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사업체 종사자는 약 1204만명으로 이 중 1042만명이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취직이라고 하면 으레 대기업을 생각하지만 실제 기업에 취직한 사람 10명 중 9명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의미이다.1997년부터 2004년까지 대기업 종사자는 122만명 감소했으나, 중소기업 종사자는 216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만이 일자리를 만드는 유일한 대안임을 실증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청년층과 중소기업을 연계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공과 대학생이 하계 방학 기간중에 우수한 혁신형 중소기업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2학기부터는 성공한 혁신기업 대표가 이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의 장점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1학기 동안 강의하는 프로그램을 갖고자 한다. 이런 과정에서 대학생의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고, 자연스럽게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자. 전세계 PC 운영체계를 주름잡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작은 중소기업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을 기억하자. 창의와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호하고, 스스로 사업을 경영하려는 의식 자체가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원인의 하나라는 점을 상기하자. 애플 컴퓨터의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는 말한다.“당신은 행동해야 하고 기꺼이 부서지고 망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당신은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실의에 빠진 니트족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그래서 미래의 기업가를 꿈꾸는 우리 경제의 당당한 주역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현재 중소기업청장
  • 시민의식도 ‘빛났다’

    시민의식도 ‘빛났다’

    “시민의식 Again 2002!” 19일 프랑스전 길거리 응원에 나섰던 시민들이 토고전 때와 달리 성숙한 태도를 보여줘 대표팀의 선전을 더욱 빛냈다. 우려됐던 출근대란도 없었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79곳에서 66만여명이 거리응원에 나선 것으로 집계했다. 응원이 끝난 뒤의 풍경은 218만여명이 참가했던 지난 13일 토고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서울 중구청과 종로구청은 이날 서울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각각 60t과 80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토고전 때에는 100t과 70t이었다. 강남역과 코엑스몰 주변 등에서 수거된 쓰레기도 7t으로 평상시와 비슷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평소의 2배인 청소인력 130명과 청소차량 15대를 투입했고, 응원장 곳곳에 30개의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경기종료 2시간 뒤인 오전 8시에는 잔쓰레기 수거까지 모두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려됐던 출근대란도 일어나지 않았다. 예상보다 응원인파가 적었고, 출근·등교시간에 맞추기 위해 곧바로 응원장소를 떠난 시민들이 많았던 때문이었다. 올림픽대로는 평소보다 30분∼1시간 이른 오전 6시30분부터 정체가 시작됐으나 응원 군중이 빠르게 해산하면서 7시 이후에는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등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33개 노선도 출근시간대를 전후로 예비차량이 총동원돼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1∼2분 줄면서 운행이 원활했다. 지하철 2·5·6호선도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임시열차가 추가 투입돼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과격응원이나 뒤풀이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강남지역에서 술에 취한 일부 시민들이 순찰차를 향해 야유를 퍼붓고 마구 흔들어대기도 했으며,4∼5명씩 무리를 이룬 10대 폭주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광화문에서 아현고가차도, 신촌역 사이를 오가며 아찔한 질주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주정차위반 등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 156건, 쓰레기 투기 등 기초질서위반사범 15명을 단속했다. 택시기사 이은철(31)씨는 “지난 토고전에는 흥분한 시민들이 도로의 차량을 막아서거나 주차 차량을 파손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질서 정연하게 귀가했다.”고 말했다. 조현석 유영규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생각나눔] 지금은 美서 통역사로 ‘딴길’

    [생각나눔] 지금은 美서 통역사로 ‘딴길’

    과거 신문지면 등을 장식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많은 신동·천재·영재들. 그들은 이후 어떻게 성장했을까. 지금 모습이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면 무엇 때문이었을까. 어릴 적 ‘과학신동’으로 불리던 이들의 상당수는 성장하면서 아까운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의적절한 영재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신문이 19일 입수한 한국과학영재정보지원센터 김명환(경원대 물리학과) 교수팀의 ‘과거 과학신동 성장 사례분석과 지원체계구축’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과학기술부가 진행하는 ‘과학신동의 성공 및 실패 사례 연구’의 용역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오는 23일 경원대학교에서 열리는 공청회에서 발표된다. ●‘과학신동센터’ 등 신설 시급 연구팀은 1960년대 이후 신문·TV 등 보도를 통해 알려진 과학신동들의 성장 경로를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과학분야에서 또래들과 다른 특별한 재능을 보인 영재들은 60년대 초 만 4세때 지능지수(IQ)가 210으로 4개 국어에 능통하고 미적분까지 풀어 ‘천재소년’으로 불린 김모(44·대학 강사)씨 등 64명이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수학·과학 분야에 재능을 보인 28명 중 연락에 응한 7명을 면담했다. 나머지는 “현재 모습이 어릴 적 받은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면담을 거절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회를 등진 채 생활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60년대 13살 나이로 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된 G(54)씨는 미국 유학 후 대학원 졸업에 실패, 현지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90년대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K(23)씨는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정보통신 분야 대학원에 다닌다.80년대 과학천재로 화제가 된 P(21)씨는 이후 과학고 입학에 실패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현재 버클리대에서 수학중이다. 조사대상 과학신동들은 성장 과정에서 공통된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영재 심화교육을 받았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주위의 과도한 관심과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적 탈출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또래들과의 학교 생활은 힘들었으며, 좋아하는 과목의 수업은 특히 지루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아울러 “진로 선택 과정에 있어 전문가의 조언은 있었지만, 최종 결정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재교육진흥법’ 손질 필요 이에 연구팀은 과학 신동들이 적절한 영재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규학교 형태와 다른 심화학습을 제공하는 ‘과학신동센터’(가칭)의 신설을 제안했다. 그 운영 형태로는 ‘신동-교육자-부모’가 함께 유기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최근 화제가 된 송유근(10·인하대 1년)군의 경우도 시·도 교육청 및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등을 통해 교육기회를 제공하려 했지만, 부모가 보다 심화된 교육을 원해 체계적인 영재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아동에게도 ‘영재교육특례자’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는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16조 1·2항)도 꼬집었다. 연구팀은 “영재 부모가 교육감에게 특례자 신청을 하고, 교육감이 다시 KAIST 등 과학영재교육원에 선정 의뢰를 하는 등 불필요한 절차가 중복돼 지원 기피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주지에서 가까운 영재교육 프로그램기관이 선정 및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AIST가 추진하는 ‘과학신동 프로그램’의 보완 필요성도 제안했다. 연구팀은 “KAIST 과학영재교육원은 교육기관의 역할보다 정책 연구와 교사연수 등 특별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으며, 교육 전담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커리어 우먼] 제니스 리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커리어 우먼] 제니스 리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원칙에 입각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믿는 원칙에 대한 추진력과 끈기가 흔들리면 변화도 가져올 수 없고 내부적으로 혼란만 생긴다.”국내 통신업계 최초의 여성 재무담당책임자(CFO)로 박병무 사장과 함께 하나로텔레콤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제니스 리(45) 경영지원총괄부사장의 신념이다. 올초까지 구조조정에 이은 매각설로 술렁이던 회사를 직원들과의 솔직한 대화로 변화의 충격을 줄이면서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꿈꾸는 하나로텔레콤은 치열한 경쟁을 뚫을 돌파구를 다음달 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TV포털사업 선점과 달라진 고객서비스에서 찾고 있다. 제니스 리 부사장은 통신도 여성을 염두에 둔 마케팅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TV 포털서비스는 교육에 대한 주부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 일반 케이블TV와 달리 교육 콘텐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 최초 여성 CFO 그녀의 통신업계 경력은 일천하다. 대신 여성으로는 드물게 중장비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미국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컨설팅회사를 거쳐 대우중공업 미국본사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서 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낼 때까지 13년간 중장비업계에서 일했다.“제조업은 섬세하며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잘 맞는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에서 재무 업무가 여성에게는 제격이란다.“재무책임자는 논리적·합리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여성들이 감정적일 것 같지만 오히려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결단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외국에는 여성 CFO가 많다. 한국에 여성 CFO가 드문 것은 오너 중심의 기업문화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회사이기는 하나 한국에서 일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다.“볼보기계코리아와 하나로텔레콤 모두에서 전산시스템을 완전 개편하는 작업을 주도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볼보기계코리아에서는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창원공장에 내려가 냉면 그릇에 소주를 마셔가며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볼보 등 중장비업계서 잔뼈 굵어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가 뉴브리지와 AIG 등 외국자본인 터라 론스타 사건으로 불거진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부담스럽지 않을까.“현재의 부정적 여론은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외국자본을 투기자본으로만 보는 시각에는 무리가 있다는 그녀는 “외국자본들이 한국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면 반드시 또다른 한국 산업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원리와 투명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매를 둔 그녀는 최근 한국사회가 친가정적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에 주목한다.“여성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으려면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최고경영진의 여성인력 개발 의지가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예를 들었다.2002년부터 2004년까지 한 달에 1주일씩 시카고대학원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모두 상사의 권유 때문이었단다. 그래서인지 제니스 리 부사장의 여성인력 개발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회사 내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가졌다. 그녀는 “여성이라서 성장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 생각의 굴레를 씌울 필요가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자기가 무엇을 원하는 지 정확하게 판단해 뚜렷한 계획을 세워야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게 미래에 대한 담보” 그녀는 평생 직장은 없다고 생각한다.“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담보라고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그녀는 “이같은 생각은 오늘의 나를 더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신은 이채로운 습관에서도 엿보인다. 그녀는 1년에 한번씩 자신의 이력서를 다시 쓴다. 어디에 내기 위한 게 아니다. 지난 1년에 대한 냉정한 자기평가서다.“회사 가치에 도움이 됐는지, 변화를 가져왔는지, 새 제안을 했는지 스스로 생각하며 일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회가 된다면 유통·서비스와 컨설팅 일도 해보고 싶다고 자신의 ‘욕심’을 당당하게 말한다. 글 김균미 사진 이호정기자 kmkim@seoul.co.kr ■ 제니스리 부사장은 ▲1961년 전북 군산생 ▲83년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86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석사 ▲90년 클리블랜드주립대 회계학 석사 ▲2004년 시카고대학원 MBA ▲92∼98년 대우중공업 미주본사 재무담당 컨트롤러 ▲98∼2000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프로젝트 매니저 ▲2000∼2004년 〃 재무담당 부사장 ▲2004∼2005년 하나로텔레콤 재무담당 전무 ▲2006년∼ 〃 경영지원총괄부사장
  • [인사]

    ■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 趙鏞天△중남미국 〃 杜廷秀△재외동포영사국 〃 李潤△국제경제국 〃 權海龍△정책기획국 정책기획협력관 朴倫埈△통상홍보기획관실 통상홍보기획관 韓東萬△통상법무관실 통상법무관 崔鍾現■ 외환은행 ◇영업본부장△강남영업본부장 張甲淳 ◇국내 영업점장△여의도중앙지점 李成載△공덕역〃 張健植 ◇개설준비위원장△월배역지점 金相龜 ◇본점 부서장△인사운용부 宋贊永△인력개발부 尹鍾雄△서비스지원센터 羅文埰△사무서비스부 申鉉政△론센터 金時雄△머니마켓팀 鄭東春△고객지원팀 朴文鐵△콜센터 劉琦鍾■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 (부사장)△운용총괄 벤자민 알렉산더 (본부장)△주식운용 정경수△부동산〃 신성철△AI 유승덕
  • 삼성전자 이공계박사 ‘입도선매’

    삼성전자 이공계박사 ‘입도선매’

    삼성전자가 대학 이공계 박사과정의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졸업후 채용하는 등 이공계 우수 인력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총괄과 반도체 총괄은 관련 학과를 전공한 박사과정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장학생은 졸업생의 경우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곧바로 채용되고, 재학생은 졸업때까지 소정의 장학금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입사하는 형식이다. 모집 대상은 정보통신 총괄은 통신·전기·전자·전산·기계 관련 전공자로,12일까지 원서를 받고 서류 전형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선발 대상을 확정한다. 반도체 총괄도 전자공학 등 관련 학과를 전공한 박사과정 재학생과 졸업생 중에서 소정의 절차를 거쳐 박사 장학생을 선발한다. 이들 박사과정 졸업생은 선발 즉시 그동안의 학업내용과 연구성과 등에 따라 곧바로 연구개발(R&D) 등의 분야에 투입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와 정보기술(IT)업체들의 선호 대상이 돼 왔다. 정보통신 총괄은 미래 IT인재 육성을 위해 산학협동 프로그램인 ‘정보통신트랙’을 운영하는 등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 정보통신트랙은 삼성전자와 경북대·성균관대·아주대 등 전국 14개 대학이 협력해 정보통신분야 진출에 필요한 기술 및 교과과정을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이수체계를 제시하는 미래형 산학협동 프로그램이다. 최근 제1기 학부 장학생이 탄생했다. 반도체 총괄도 올해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성균관대에 반도체 전공과정을 개설했으며, 다른 대학들과도 협력해 각종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3) 인도경제 이끄는 브레인

    |뉴델리 전경하특파원| 현재 인도 경제관료의 중심은 3인방이다. 만모한 싱 총리,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부장관, 몬텍 싱 알와리아 국가기획위원회(Planning Commission) 부위원장 등이다. 인도가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전환했던 1991년 당시 이들 각각의 위치는 재무부 장관, 통상부 장관, 재무부 차관 등이다. 기획위원회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국가 경제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는 총리 산하의 위원회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시장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두 인도가 시장경제로 돌아서기 전부터 폐쇄경제의 폐해를 지목해왔다. 싱 총리의 영국 옥스퍼드 대학 경제학 박사학위 논문 ‘자급자족형 성장을 위한 인도의 수출 경향과 전망(1962)’은 인도의 폐쇄경제에 대한 초기 비판서로 꼽힌다. 치담바람 장관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을 나왔고 기업변호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알와리아 부위원장도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인도의 다른 관료들보다 시장경제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셈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듯 외국에서 공부한 수재들이기도 하다. 인도 정치·경제를 연구한 김찬완 한국외대 교수는 “이들은 지금 인도에게 시장경제 이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알고 인도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만의 시장경제를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보다 급진적인 경제개혁도 가능하지만 11억 인구를 이끌어 가기 위해 ‘힌디식 시장개방’, 외국인투자자들에게는 ‘늘보식 시장개방’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베누고팔 레디 중앙은행(RBI) 총재도 경제계의 실세로 평가받는다. 레디 총재는 1964년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국내통이다.RBI 부총재까지 한 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년간 근무하다가 2003년 9월부터 RBI 총재가 됐다. RBI 총재의 개인 사인이 지폐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보듯 RBI 위상은 우리나라 한국은행보다 훨씬 막강하다. 한은 업무에 금융감독원 은행업무, 정부가 추진하는 빈곤퇴치·농업개발 예산사용 감독 등의 업무도 갖고 있다. 매년 4월과 10월,2회에 걸쳐 신용정책(Credit Policy) 발표를 통해 통화정책을 알린다. 국성호 신한은행 뭄바이 지점장은 “발표된 정책대로 투명하게 정책을 집행하는 등 비교적 모든 정책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집행한다.”고 평가했다. ●‘지속가능한 개발’ 추구 주요 장·차관 등의 경력에서도 인도의 특수성이 보여진다. 경제개발은 하지만 환경이나 복지 등을 희생시키지 않는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추구하고 있다. 카말 나스 통상산업부장관은 경제개방이 시작된 1991년 환경산림부장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임 당시 생태학적 보존과 오염감소에 대한 국가적 정책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지난 2004년 통상산업부장관으로 부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인도의 경제개방이 개발 중심으로 흐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래의 장·차관들은… 외국 경제학 박사들은 자문관 형식으로 공직에 입문하는 코스를 거친다. 국가응용경제연구위원회(NCAER)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제쉬 차드하 박사는 “인도 공무원들의 임용제한이 27세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공무원에 진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싱 총리가 통상부 경제자문관, 알와리아 부위원장이 재무부 경제자문관으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1997년 11월부터 2003년 9월까지 인도 RBI 총재를 맡았던 비말 잘란도 나라시마 라오 전 총리(1991∼1996년)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었다. 그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되던 시점에 중앙은행을 맡아 기민한 거시경제운용으로 루피화의 안정과 저금리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기획위원회 구성원들도 중요하다. 인도가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돌아서던 지난 1991년부터 5년간 총리직을 수행했던 라오 전 총리는 1984년 11월부터 1985년 1월까지 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이어 싱 총리가 1987년 7월까지 부위원장을 맡았다. 기획위원회는 총리가 위원장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도 싱 총리가 위원장이다. lark3@seoul.co.kr ■ 인도의 신경제는 현재의 인도 정권은 공산당 등 좌파의 지원을 받는 의회당의 진보연합이다. 그래서 현 정권이 좌파 정책을 편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지금의 경제 실세들은 지난 1991년 인도가 개방경제를 택하던 시점, 개방경제의 틀을 짰던 사람들이다. 싱 총리의 2004년 총선 당시 공약도 ‘인간의 얼굴을 가진 개혁’이었다.15년간 개발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분배정책을 하기 위해 일부 정책을 미세하게 조정했지만 가는 길은 한 방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도의 신경제는 1991년 외환위기와 함께 시작됐다. 당시 나라시마 라오 총리(2004년 작고)는 ‘폭풍의 개혁(Reform by Storm)’을 단행했다. 우선 많은 허가제가 철폐됐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새로운 사업이 가능했는데 1991년 15개로 축소됐다.1998년에는 6개로 줄어들었다. ‘샌들에서 인공위성까지’로 표현되는 자급자족형 경제하에서는 기술도입이나 수입이 극히 제한됐다. 최고 관세 300%, 평균 관세 87%였으나 라오 정권부터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하, 현재 평균 12.5%에 이른다. 수입·수출품목은 일일이 다 적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수입·수출할 수 없는 품목만 나열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뀌었다. 절차나 인허가제, 의무조건 등도 간소화됐다. 기술도입을 전제로 선별적으로 허용되던 외국인 투자는 35개 업종에서 51%까지 허용했다. 지금은 100%까지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1년 도입된 특별경제구역(SEZ)도 주목할 만하다. 총 25개인 이곳에서는 외국인이 100%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고 각종 면세혜택이 주어진다. 해고를 어렵게 하는 인도 노동법에서 다른 지역보다 좀 더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 어떤 싱크탱크 활동하나 인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연구단체로는 국가응용경제연구위원회(NCAER), 인도상공회의소연합회(FICCI),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국경제인연합에 해당하는 인도산업연합(CII)은 우리나라와 달리 정부와 긴밀하게 일한다. CII는 직원 700여명, 국내 55개 지점, 외국 8개 지점 등을 가진 방대한 조직이다.3년마다 세계은행과 함께 인도의 투자환경에 대해 조사한다.2003년 조사결과가 2004년에 나왔다. 올해 조사결과는 내년에 나온다. 우리나라 전경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한·인도간 투자협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56년 만들어진 NCAER는 재무부 차관, 최대 민영은행인 ICICI 총재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지시를 받는다. 다른 연구단체와 비교해 인도 정부의 관심사항인 빈곤, 인력·농촌개발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뭄바이에 위치한 CMIE는 경제학자 나로탐 샤(Narottam Shah)가 1976년에 세운 민간연구소이다.1만개 기업의 연례보고서, 보도자료 등과 25만개 기업에 대한 기초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경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 FICCI는 1927년 마하트마 간디의 충고로 세워진,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이다.500여 상공회의소의 집합체이며 자체적으로 34개 소위원회를 갖고 있다. 개발도상국연구정보체계(RIS)나 인도대외경제관계연구위원회(ICIER) 등을 통해 FTA 체결이나 대외원조 등에 대한 연구를 한다. 인도는 선진 7개국(G7)의 원조만을 받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상당한 규모의 원조를 한다. 특별취재반 이상일 편집국 부국장(반장) 이석우 국제부 차장 이기철 산업부 차장 전경하 경제부 기자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장
  • [인디아 리포트] (1)韓·美·핀란드 ‘단말기 대전’

    [인디아 리포트] (1)韓·美·핀란드 ‘단말기 대전’

    |뉴델리(인도) 이기철특파원|‘한달 휴대전화 가입자가 500만명. 인도 1년 가입자가 한국 총 휴대전화 보유자를 웃돈다.’지난 3월 한달 동안 인도의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는 2월보다 526만 5349명(6.07%)늘었다. 유럽식 통화방식인 GSM이 400만 4771명,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 126만 578명이 가입했다. ●새 단말기 年 2500만대 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3월 18만 4000여명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도의 증가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인도의 휴대전화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승용 KT 인도법인장은 “유선전화 가입자는 4789만명선에서 제자리 걸음인 반면 휴대전화는 매월 6%가량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월별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올 한해 동안 휴대전화 가입자는 3850만명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한해 가입자수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전체 가입자 3819만명을 웃돈다. 매년 한국만큼의 가입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단말기 수요는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오석하 삼성전자 인도법인장은 “올해 신규가입자 수요 가운데 65%는 새 단말기 수요로 2500만대가 필요하며, 중고 단말기는 35% 정도”로 예상했다. ●삼성 200만대·LG 100만대 年 생산 삼성은 지난 3월부터 하르야나주에서 연 10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LG는 지난 2004년부터 푸네에서 연산 200만대의 공장을 돌리고 있다. 노키아는 한국과 중국 공장을 인도 남부 첸나이로 이전, 연 1억대를 생산하고 있다. 모토롤라가 40달러짜리 단말기를 내놓는 등 세계 단말기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 추세는 수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 전체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9199만 3449명. 아직 11억명의 인구 가운데 10%선인 1억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르마 인도 통신 및 정보기술부의 통신담당 차관은 “내년까지 휴대전화 가입자가 2억 5000만명, 오는 2010년에는 4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휴대전화사업자협회(COAI)는 사르마 차관보다 더 낙관해 2010년에는 가입자가 5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도 정보통신기술(IT)혁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IT와 I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산업의 매출액은 282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IT 산업의 44%에 이르는 규모이다. 이 가운데 IT수출은 103억달러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가전제품의 83억달러를 훨씬 웃돈다. 인도는 2008년에는 IT 수출액 목표액을 세계 IT시장의 절반인 500억달러로 잡고 있다.IT산업이 지난 1999년이후 연 평균 28%씩 성장하고 있다. 인도 IT서비스 산업의 선두주자인 방갈로르 소재 ‘위프로(Wipro)’ 본사를 찾았다.IBM·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어 세계 7위인 위프로의 캠퍼스는 15개 아기자기한 건물 사이로 넓은 잔디밭과 수영장 등이 있었다.‘IT의 메카’다웠다. 소아브 니야지 마케팅전략담당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외하고 회계사·변호사·의사·보안전문가·에너지전문가·소매전문가 등의 전문가 2120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위프로의 주요 고객은 89개국 500여개에 이른다. 주요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소니·시티뱅크·AT&T·GM 등 다국적기업이다. 대부분 장기 계약 고객이다. 주요 업무는 소프트웨어·임베디드시스템·콜센터와 백오피스, 컨설팅 등을 한다. 위프로는 세계 최초의 PCMM(개인직무능력)레벨 5와 카네기 멜론대학교의 소프트웨어개발연구소의 SEI CMM 레벨 5인증을 받은 IT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13억 5400만달러에 이른다. 이런 기업이 한두개가 아니다.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TCS와 인포시스, 기술력이 세계 최고인 사스켄,HCL, 마힌드라…. 미국 경영전문잡지인 ‘포천’은 지난해 500대 다국적 기업 가운데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260개사가 인도에 R&D센터를 두고 있다고 집계했다.1개 IT회사 개발인력이 웬만한 동남아 1개국의 IT보유인력과 맞먹는가 하면, 거리의 학생과 운전기사도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는 인도. 내달리는 코끼리의 IT혁명에 한창 탄력이 붙고 있다. chuli@fiseoul.co.kr
  • 앵커 음성까지 검색…MS “신기술 봤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구소아시아(MSRA)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 ‘2006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공개한 신기술들이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MSRA는 이번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28개의 혁신기술을 시연, 업계에 경쟁 우위에 있음을 과시했다. 공개된 신기술은 검색과 인공지능, 미디어, 수식 인식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색의 경우 음성인식(AI)과 디지털TV 등을 연계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제목과 요약문뿐만 아니라 앵커의 ‘음성’까지 검색한다.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앵커의 말을 텍스트로 바꿔 검색하는 기술로, 동영상 검색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SRA는 또 태블릿 PC용 지도검색을 선보이며 미국의 구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지도를 확대해 보려면 마우스로 ‘확대’ 버튼을 눌러야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맵 서비스에서는 손으로 모니터에 영역을 표시하면 그 부분만 확대된다. 주유소·식당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영업점별로 검색할 수 있고 가격 비교까지 가능하다. MSRA를 이끌고 있는 해리 셤 소장은 “MSRA는 지난 2년간 201건의 신기술을 개발,MS에 이전했다.”며 “이는 MSRA가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비춰보면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서를 반영한 지역 출신 연구인력 확충 문제는 MSRA의 과제다. 베이징에 위치해 연구원의 80% 이상이 중국인이다.MSRA 연구원 중 한국인 출신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택헌(박사과정·전산학전공)씨가 유일하다. 이씨는 인턴으로 MSRA에 합류, 수식(수학 방정식)인식 기술개발 성과를 냈다. 셤 소장은 이와 관련,“인턴십 프로그램을 확대해 아시아 각 나라가 MSRA의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재 서울대와 카이스트만으로 돼 있는 교류 폭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셤 소장은 오는 8일 포항공대와 연세대를 방문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미국에서 뜨는 직업 Top7

    미국에서 뜨는 직업 Top7

    최근 5년동안 미국에서 가장 떠오른 인기 직업은 무엇일까. 미국 경제뉴스인 CNN머니가 21일(현지시간) 유명 리크루팅업체와 소비자·취업사이트 등의 조사를 통해 뜨고 있는 7개 직업을 발표했다.CNN머니는 이들 직업은 미국 사회를 크게 변화시킨 9·11테러, 이라크 전쟁, 기업 비리, 카트리나, 사스(SARS)·조류인플루엔자(AI), 명품 수요 등에 따라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뜨는 직업들을 간추린다. 첫째는 블로그 편집인.1인 미디어 블로그는 ‘웹(Web)+일지(log)’의 합성어이다. 블로그 편집인은 ‘기업PR 블로그’의 광고와 홍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글 등 콘텐츠도 직접 제작한다. 둘째는 사업 지속성(continuity) 감독관. 글로벌 기업들은 테러와 자연재해, 질병 등 전지구적인 위협의 영향을 받는다. 이 직종은 해당 기업의 노동력과 인프라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을 때 해결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셋째는 부모 코디네이터. 남녀가 이혼해도 자녀에 대한 역할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혼 가정에서 자녀 문제로 인한 의견 대립과 충돌은 법정으로 간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필요하다.‘부모 코디네이터’는 양측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넷째는 기업 내부 통제관. 미국 연방정부가 2002년 제정한 회계개혁법안인 ‘사베인 옥슬리법’에 따라 생긴 신종 직업이다.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엔론 사태 이후 도입됐다. 전문 직종인 내부 통제관은 ‘경영인증·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밖에 최고인력채용책임자(CPO)도 뜨는 직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기업들의 인재 채용 전쟁이 주무대이다.CPO는 인재를 발굴, 채용한다. 내부 인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도 이들이 맡는다. 또 모바일 기기 관리자, 시장 규모가 300억달러인 고급 휴양 시설 관리자도 인기 직종에 포함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 구글본사 탐방기] 우주선같은 사무실에 ‘구글러의 자유’ 가득

    [美 구글본사 탐방기] 우주선같은 사무실에 ‘구글러의 자유’ 가득

    |마운틴뷰(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가로 9㎝’·‘세로 0.5㎝’의 검색창이 세상을 지배한다. 이 명제야말로 BI(Before Internet)와 AI(After Internet) 시대를 극명하게 가르는 ‘진화’일 것이다. 1998년 9월 캘리포니아의 한 차고에서 설립된 뒤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신화를 이룬 구글.8년 만에 전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 42.3%, 시가 총액 1300억달러(약 130조원)로 반도체의 ‘공룡 기업’ 인텔(약 127조원)마저 제쳤다. 지난 7일 저녁 9시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구글 플렉스’로 불리는 미국 본사를 취재했다.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불을 밝힌 건물마다 꽤 많은 구글러(googler·구글 직원을 가리키는 말)로 분주했다. 기자는 1시간30분가량 머물면서 24시간 운영되는 구글 내부의 생생한 야근 풍경도 훑어볼 수 있었다. ●전 세계 구글 접속량 24시간 스크린 메인 건물 1층에서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초대형 LCD 화면. 검은 화면속에는 3D 입체 형태의 지구가 360도 회전하고 있다. 각 대륙·국가마다 여러 색깔의 빛줄기가 우주를 향해 솟구친다. 빛줄기를 이루는 점 하나 하나가 나타내는 건 전 세계의 구글 접속량. 작은 점 하나는 1000명에 해당된다.110개국의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버 컴퓨터만 1만 5000여대. 네티즌들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검색어는 실시간으로 화면에 나타난다. 전 세계 구글의 접속량을 한눈에 보여주는 최첨단 그래픽 기술인 것이다. 한창 업무 시간인 한국에서도 수많은 빛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국의 한 연예인 이름이 화면에 떴다 사라진다. 미국 구글 본사에 자신의 이름이 뜨고 있다는 사실을 그 연예인은 알까. 구글 관계자는 “이따금 북한에서도 빛줄기가 나타난다.”면서 “북한의 접속량은 작은 점 하나 수준,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거대한 놀이터…‘구글=자유로움’ 구글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대형 ‘화이트 보드´. 어지럽게 쓰여진 암호 같은 글자들이 낙서처럼 보였다. 구글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G메일과 뉴스 서비스의 초기 모델도 이 칠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구글러들은 회사를 ‘캠퍼스’라고 부른다. 거대한 건물 밖에서 물론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마치 피크닉을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내부에는 헬스클럽, 당구장, 이발소, 세탁소, 치과, 마사지실, 직원 자녀들의 놀이방까지 갖춰져 있다. 완벽하게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의 개성이 한껏 묻어난다. 우주선 내부를 닮은 공간에는 구글 로고가 새겨진 개인 장비,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난감까지 널브러져 있다. 회의실은 사방이 투명한 창으로 공개돼 있다. 천장엔 구글 로고의 색깔과 같은 파랑, 빨강, 초록색 풍선이 떠다닌다. 넥타이와 정장 차림의 구글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바지와 티셔츠, 스니커스에 자유로운 분위기. 회사가 왜 캠퍼스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초창기 배고팠던 기억이 세계적 사원식당을 만들다 각 건물에는 뷔페부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사원식당이 있다. 늦은 시각인데도 많은 직원들이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루 세끼 식사와 대형 냉장고에 든 음료수, 맥주는 모두 무료. 사원 식당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배고픈 시절이 투영된 공간이다. 구글 초창기, 매일 밤샘 작업을 하던 두 창업자를 가장 괴롭힌 것은 배고픔. 식당은 ‘잘 먹어야 일도 잘한다.’는 창업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공간이다. 한해 식당 예산만 700만달러(약 70억원).1주일 동안 소비되는 쇠고기는 2t이나 된다. 식단 재료는 모두 유기농이다. 한국, 태국, 이탈리아, 일본 요리까지 회사가 채용한 100여명의 요리사가 60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요리사들은 매년 구글 직원이 심사위원이 되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공개 채용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일자 특집판에서 “혁신과 창조의 주역이 소수에서 다수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임 도서비평가 레브 그로스먼은 “지적재산권의 가치는 ‘얼마나 소수가 갖고 있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다수가 공유하고 있느냐.’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구글이 꼭 닮아 있는 모습이다. sunstory@seoul.co.kr ■ 한국인 첫 구글 웹마스터 황정목씨 |마운틴뷰 안동환특파원|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인터내셔널 웹마스터’에 한국인이 올랐다.6000여명의 전 직원 가운데 웹마스터는 단 1명뿐이다. 한국계 미국인 황정목(27·미국명 데니스 황)씨는 지난해 11월 웹마스터로 승진했다. 스탠퍼드 3학년생으로 2000년 시간제 ‘보조 웹마스터’로 입사한 지 5년 만에 책임자가 됐다. 그는 전 세계 110개국에 서비스되는 구글 홈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인터넷 기업실적 공개를 총괄한다.12명의 직원을 둔 황씨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과 예산과 장비를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황씨는 스탠퍼드에서 순수미술과 컴퓨터를 전공했다. 그가 한국의 3·1절과 광복절 등 각국의 주요 기념일에 맞춰 선보인 ‘구글 로고’는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니아들은 그의 디자인을 ‘구글 두들(google doodle·구글 낙서)’로 부른다. 그는 “기계적 계산이 주된 기능인 검색엔진에도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황씨는 요즘도 1주일에 하루 이틀은 회사에서 밤샘을 한다. 돈보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구글 입사로 이어졌다. 구글 본사는 올해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인력 채용 등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한국형 서비스를 전담할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황씨는 “구글은 기계적 순수를 지향하는 검색엔진”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한국의 검색 문화가 구글의 이상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를 보기 좋다는 이유로 인위적으로 가공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구글이 지향하는 ‘기계적 순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황씨는 “첫 페이지를 장식한 많은 배너 광고와 ‘지식 검색’으로 대표되는 검색 형태는 정보 왜곡의 가능성을 많이 안고 있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를 통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구글 내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황씨는 “미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자란 곳은 한국이며 스스로도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황정목이라는 이름이 좋다.”고 말한다. 경기도 과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황씨가 당시 공책에 그렸던 습작들을 아직도 책상 서랍에 간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unstory@seoul.co.kr ■ “너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 |마운틴뷰 안동환특파원|구글의 신입사원 채용에는 ‘불문율’이 있다.“당신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구글 채용위원회의 지침이기도 하다.A급 직원이 자신과 비슷한 A급이나 A-급 직원을 뽑는 하향 평준화의 ‘동종교배’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오일러 수(e)의 첫 열자리 소수.com’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산 마테오에서 실리콘밸리까지 연결된 101번 도로에 ‘의문의 광고판’이 세워졌다. 광고판의 수학 문제는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오일러가 만든 끝이 없는 무한수를 가리킨다. 인터넷에 정답을 입력하다 보면 구글의 신입직원 채용 홈페이지에 도달한다. 구글만의 이색적인 신입사원 채용 공고이다. 구글 직원은 현재 6000여명.1년 전의 두배다. 지난해 하루에 10명꼴로 뽑은 셈이다. 오는 5월 미국 UC버클리 MBA를 졸업하는 정기현(33)씨. 그는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나 구글 채용위원회와 인터뷰를 했다. 그들이 정씨에게 던진 질문은 단 한 가지.“구글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최종 인터뷰에서 15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그동안 연구했던 구글의 주력상품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했다. 정씨는 지난 1월 입사를 통보받았다.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공받는 팀장급이다. 현재 구글에서 일하는 한국계 직원은 10여명 안팎. 국적과 성별은 가리지 않는다. 구글은 전 세계 59개 대학의 석·박사 취득자를 추적,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웹마스터 황정목씨는 “구글 이사들을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 출신들이 많다.”면서 “구글에서 펼칠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이 있다면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sunstory@seoul.co.kr
  • 군무원 취업문 ‘활짝’

    군무원 취업문 ‘활짝’

    극심한 취업난 속에 공직에 대한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시(公試)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이나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군부대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군무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처우는 물론 각종 복지혜택도 공무원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육군 30일부터 원서접수 먼저 올해 육군은 총 324명의 군무원을 뽑는다. 구체적으로 9급 공채 281명, 특채 13명, 계약직 11명, 별정직 19명 등이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army.mil.kr)를 통해 원서를 접수한다. 9급 공채 채용분야는 행정을 비롯, 전지, 건설장비, 기체, 항공기관, 정밀측정 등 19개 부문이다. 해군과 공군도 각각 236명,214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가장 많이 뽑는 직급은 9급으로 해군 181명, 공군 177명이다. 해군은 다음달 4일, 공군은 28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공군은 인터넷 홈페이지(airforce.mil.kr)에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별정직과 계약직 등은 우편으로 원서를 제출해야 하며,4월3일까지 도착분까지 유효하다. ●경쟁률 100:1 넘을 듯 해군은 공·특채 모두 계룡, 진해, 동해 등 응시 희망 지역의 해군분대 행정 안내실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 특히 4월4∼5일 양일간만 원서를 접수한다. 국방부 역시 공채 54명과 특채 69명 등 123명의 군무원을 뽑는다.3월29일부터 4월3일까지 인터넷(mnd.go.kr)을 통해 원서를 접수한다. 가장 많은 인력을 선발하게 되는 9급 공채시험은 국어, 국사, 영어가 필수과목이다. 직군에 따라 과목이 추가된다. 시험수준은 일반 공무원 9급시험보다 약간 낮은 편. 그러나 경쟁률은 100대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 제한도 있다. 일반직 공채 5·7급은 20∼35세,9급은 18∼35세다. 기능직 공채는 6∼10급 모두 18∼40세다. ●정년 보장, 진급확대 등 추진 군무원은 말 그대로 군인과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경찰, 군인 등과 함께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군무원의 처우는 공무원과 동일하다.9급 초봉은 월 120만원,7급은 월 170만원 정도다. 복지 혜택도 많다.▲특별분양·임대주택 등을 통한 내집마련 지원 ▲생활필수품 면세구입 ▲호텔·콘도 염가 이용 ▲자녀의 중·고교 학비 전액 보조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군무원 위상과 역할도 올해부터 크게 높아진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정년 보장과 포상 확대, 생활권 내 근무, 기능직의 진급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선책을 올해 안에 마련, 우수한 인력들을 많이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미국·유럽서 우수인재 찾자”

    현대·기아차는 27일부터 미국과 유럽 현지 유명 대학 석·박사급 인재를 대상으로 해외 고급인력 채용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차량 설계와 파워트레인, 선행개발, 전자개발, 생산기술 등 이공계열과 경영기획, 재무, 마케팅, 해외영업 등 일반분야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두 자릿수의 인력을 선발하는 한편 해외 자동차 관련 회사에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사원도 채용할 계획이다.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MIT, 스탠퍼드,UC버클리 등 미국내 주요 9개 대학을 순회하고,3월13∼17일에는 독일 아헨공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등 유럽 대학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개최, 기업 홍보와 채용상담을 실시한다. 희망자는 다음달 19일까지 홈페이지(www.hyundai-motor.com,www.kia.co.kr)를 통해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금융전문대학원 3월 문연다

    정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운영하는 금융전문대학원이 오는 3월 문을 연다. 정부는 금융허브 조성을 위해서는 고급 금융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금융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KAIST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로버트 로플린 KAIST 총장은 1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금융전문대학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금융전문대학원은 2년제 정규 석사과정인 ‘금융 MBA과정’과 금융회사 중견직원 대상의 6개월 주말 단기과정인 ‘금융전문가과정’으로 나뉜다. 연간 각각 100명씩 교육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MBA과정은 대졸 이상의 학력이면 지원할 수 있고, 금융 관련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자를 우대한다.”면서 “금융전문가 과정 지원에 자격 제한은 없지만 금융회사 중견직원의 보수교육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했다.MBA과정은 국제감각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원칙적으로 영어로 진행하고, 교수진은 국내외 금융전공 학자와 시장전문가들로 구성된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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