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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발전의 근거지’ 부산 고리원자력본부를 가다

    ‘원자력발전의 근거지’ 부산 고리원자력본부를 가다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古里)의 옛 이름은 ‘불을 안고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알개’다. 현재 고리는 우리나라 총발전량의 31.3%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원자력발전의 근거지다. 부산·울산 전력 소비량의 60%를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고리원자력본부를 지난 17일 찾았다. 고리원전으로 가는 길의 초입은 여느 작은 어촌 마을과 다르지 않았다. 고리 주민들은 1970년대 후반 원전이 들어서기 전까지 농사와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현재는 지역 주민 상당수가 고리원전에서 일하며, 원전 근무를 위해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도 많다. 고리원전본부 및 상주 협력회사 직원 2978명 가운데 21%인 621명, 건설회사 인력 2970명 가운데 62%가 넘는 1830명이 지역 주민이다. 마을 초입과 원전을 연결하는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변에는 문을 걸어 잠근 미용실, 음식점 등 작은 상점들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채 줄지어 있었다. 곧 건물이 철거되고 왕복 4차선 도로로 확장될 예정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주변 마을 전체를 원자력 발전 마을 형태로 리모델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돔 형태의 원전, 해안가 따라 솟아있어 원전으로 통하는 본부 정문을 통과해 언덕 위에 있는 고리전망대에 오르자 8기의 원전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원전은 해안가를 따라 솟아 있는 거대한 돔(Dome) 형태였다. 국내 원자력발전의 시작을 상징하는 고리 1호기는 고리 원전 부지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고리 1호기는 국내 최초의 원전 외에 30년의 설계수명을 연장해 2008년 1월 국내 최초로 계속 운전이 가능한 원전이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얻었다. 현재 고리 1호기는 설비 정비와 핵연료 교체 등의 이유로 한달간 임시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다음 달 3일부터 다시 가동을 시작한다. 연간 2만 8070GWh의 전력을 생산하는 고리 1~4호기를 뒤로하고 오는 28일 상업운전 1주년을 맞는 신고리 1호기로 자리를 옮겼다. 약 2.1㎢의 면적을 차지한 채 양옆으로 붙어 있는 신고리 1·2호기는 100만㎾의 설비용량을 가진 가압경수로(PWR)다. 지난해 2월 28일 첫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1호기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첫 주기에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했다. ●직원들 1일 3교대로 24시간 원전 모니터 원전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부분은 원자로, 중앙제어실(MCR·Main Control Room), 터빈실이다. 신고리 1호기의 실질적인 운전과 조작이 이뤄지는 중앙제어실로 들어서자 직원 5명이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운전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중앙 벽면 위에는 69%(원자로 출력), 305.6℃(원자로 온도), 158㎏(원자로 압력)이라는 붉은색 디지털 숫자가 나타나 있었다. 1일 3교대로 근무하는 원전 발전부 직원들은 이 숫자와 모니터에 나타난 원자로 상황을 24시간 쉼 없이 살핀다. 다음으로는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를 실제 전기로 발전시키는 터빈실로 이동했다. 한 건물 안에서의 이동인데도 최소 10개의 두꺼운 철제 문을 통과해야 했다. 신고리 1·2호기의 운전 책임자인 배한경 소장은 “발전소 내부 어느 한 곳에서 불이 나도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곳곳에 방화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로에서 생성된 증기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터빈실에 들어서자 거대한 초록색 터빈이 축구장 2개를 이어 놓은 면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를 고압·저압 터빈에 각각 통과시켜 열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신고리 3·4호기까지는 차편을 이용했다. 현재 가동 중인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호기, 건설 중인 신고리 2~4호기와 건설 준비 및 계획 중인 신고리 5~8호기까지 모두 12기의 원전이 들어설 고리원전 부지의 방대함이 와 닿았다. ●신고리 3호기 규모7 지진에도 끄떡없어 2013년 9월 준공 예정인 신고리 3호기는 현재 핵연료를 장착하는 원자로 용기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원전의 가장 바깥쪽 표면은 1.2m 두께의 콘크리트벽으로 이뤄져 있다. 그 안에는 철심이 가로세로로 얽혀 있어 800t의 압력으로 원전을 지탱하도록 설계됐다. 정영익 고리원자력본부장은 “리히터 규모 7의 지진, 보잉 747급 항공기가 시속 300㎞로 충돌해도 약간의 금만 갈 뿐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 내부로 통하는 입구에는 특별히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콘크리트와 철근 등으로 미사일 장벽을 설치하게 된다. 고리원전은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위기대응체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고리원전본부 안에 재난안전팀을 신설하고 지난 14일에는 기장군, 울주군과 공동으로 ‘원전안전분야 방사능누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 지진해일에 대비하기 위해 고리원전의 해안 방벽을 기존 7.5m에서 10m로 증축하고 2015년까지 전체 고리원전의 비상전력계통 및 안전설비에 내진 방수문을 설치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 삼아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비상 냉각수단을 확보하고 원자로 비상 냉각수를 외부에서 주입할 수 있는 유로를 설치하는 등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고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우수과학자 유치 위해 美서 과학벨트 간담회

    교육과학기술부는 2017년까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에 해외 우수 인력 500명을 유치하는 ‘브레인 리턴(Brain Return) 500’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교과부는 먼저 6일부터 5일 동안 미국 시카고와 보스턴에서 재미과학자를 대상으로 과학벨트 관련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간담회에는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과 기초과학연구원 관계자 등이 나서 과학벨트 관련 정부 정책과 우수연구자 지원방안,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선정계획 등을 설명하게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朴 “가치·비전 공유하는 분들 힘 모으자”

    새누리당과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가 2일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2010년 양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합당을 결의한 지 약 1년 반 만이다.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두 당의 합당이 앞으로 범보수 세력 연합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양당의 주요 당직자 9명으로 구성된 합당 수임기구는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합당 절차를 마무리했다. 합당의 걸림돌이 됐던 미래희망연대의 증여세 채무 13억원을 새누리당이 대납하는 대신 미래희망연대의 국고보조금 집행 잔여분과 사무실 등 재산은 모두 새누리당으로 편입됐다. 당 사무처 인력도 일부 새누리당이 수용하기로 했고 총선 공천에서 별도의 지분 없이 공천 경쟁을 하기로 약속하면서 합당이 의결됐다. 미래희망연대의 전신인 ‘친박연대’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이 탈당해 조직한 정당이다. 당시 총선에서 당선된 6명의 지역구 의원은 이미 새누리당에 복당했고, 그동안 비례대표 의원 8명이 남아 있었다. 이날 열린 수임기구 합동회의 결과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실무적 절차를 마치면 이들도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 된다. 새누리당의 의석 수는 현재 166석에서 174석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래희망연대 소속 당원 약 3만명도 그대로 새누리당으로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미래희망연대를 처음 구성했던 서청원 전 대표는 복권이 되지 않아 새누리당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서 전 대표는 “복권이 되더라도 총선에 불출마하고 자연인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4·11 총선이 약 70일 남은 상황인 만큼 양당의 합당은 향후 대선 정국까지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 범보수정당 연대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큰 틀에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모든 분들이 국가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야권은 통합으로 가는데 보수 진영은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 통합으로 가야 한다.”며 “각 정당이 가진 가치와 정책이 있기 때문에 시간과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연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교내폭력 자진신고 학교에 인센티브”

    한나라당과 정부는 ‘왕따’(집단 따돌림)와 교내 폭력 등을 자진 신고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불이익이 아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각 학교가 불이익을 우려해 교내 폭력을 축소·은폐하는 관행을 없애고 당국과 학교, 가정이 적극 대처하는 토양을 만들자는 취지다. 한나라당 정책위 고위 관계자는 “학교 폭력을 감추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이는 학교 폭력 근절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면서 “이를 숨기지 않고 자진 신고하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는 11일 열릴 당·정 협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학교 폭력 대책을 논의·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정은 현재 시범 운영하고 있는 위기학생 상담프로그램인 ‘위(We)클래스’를 확대하고 운영비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위클래스’는 전체 초·중·고교 1만 1000여곳 중 27%인 3000여곳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학교 폭력이 발생할 경우 담임 교사가 근무성적평정에서 불이익을 받던 현행 제도를 개선해 상담 교사의 평가에 반영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당정은 또 학교 폭력에 대한 전문 상담 인력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특히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중학교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전문 상담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모든 중학교로 확대하려면 전문 상담사 1800여명을 증원하면 된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 대한 상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 상담사 처우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3000여곳의 위클래스 중 정규직 상담 교사가 있는 곳은 800여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비정규직 신분으로, 연간 고용일수가 9개월을 밑돌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학교 폭력은 방학 때도 예외가 아닌 만큼 연중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쿠바 재즈와 한국 전통음악이 만나면…노마딕 프로젝트 콘서트 개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 이하 ARKO)와 외교통상부가 오는 26일까지 한국-쿠바 음악교류 프로그램인 ‘쿠바 노마딕 프로젝트 인 서울’(Cuban Nomadic Project in Seoul)’을 개최한다.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양국의 예술가들이 함께 교류하고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새로운 창작에너지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몽골·중국·이란 등지에서 진행된 바 있으며 한국에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의 전통 음악에 실험적인 작업을 가미하여 정통성과 실험성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는 정상급 연주자들이 만나 서로에게는 신선한 예술적 자극을, 관객들에게는 평소 접하기 힘든 새로운 협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거문고 허윤정 선생을 비롯하여 이자람(판소리), 김웅식(장고, 타악), 박연지(해금), 김보라(민요), 정덕근(바이올린), 서정실(기타), 쿠바에서는 쿠바 국립 오페라극장의 대표 가수 Gloria Casas Azqui(소프라노), Carlos Alberto Laurencio Milian(바리톤), 젊은 쿠바 음악을 대표하는 4인조 재즈그룹 Grupo Aire de Concierto가 참여한다. 21일 도착한 쿠바 뮤지션들은 5일간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아르코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에서 워크숍을 통해 공동 작업할 예정이며, 이들의 잼콘서트는 오는 26일 월요일 오후 8시 올림푸스홀(서울 삼성동 소재)에서 진행된다. 이 날 콘서트는 ‘여름에서 겨울로(Summer into Winter)’라는 제목으로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와 쿠바의 성악곡, 쿠바 고유의 아프로 쿠반 음악은 물론, 양국의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구성의 음악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에스토니아에 일주일간 여행을 간다고요? 하루면 다 보는 곳 아닌가요?”라고 에스토니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이 말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당신의 다음 유럽 여행지로 꼽아두어도 에스토니아가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에스토니아관광청 www.visitestonia.com 핀에어 02-730-0067 www.finnair.co.kr @Tallinn탈린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에스토니아 “너희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니?” “글쎄…. 우린 작은 나라니까.” 25살, 앳된 얼굴의 가이드 카티Kati의 짧은 대답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 15세기 이후, 50년 이상 독립국가로 존재해 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게 종속당해 온 시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에스토니아 곳곳에는 혼재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서 ‘대체 무엇이 에스토니아의 고유한 문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운명적으로 고유의 것을 창조하기보단 받아들이고 재생성하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지정학적으로 교역의 거점이었고, 강대국들의 텃밭이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사용하는 자신들만의 언어, 에스토니아어를 유지해 온 나라.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왕년을 회상하는’ 방식의 자존심이 아니라 지금을 소중히 여김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문화적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많이 다르며, 언어와 민족은 북녘의 핀란드와 유사하다. 젊은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점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구가해 온 에스토니아는 MSN 메신저와 스카이프Skype를 개발한 IT 강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탈린은 물론 지방 소도시의 식당에서도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다. 발트 3국 중 유일한 유로 사용국가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의 혼재된 문화는 재래시장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발틱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이 매일 열린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구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차가운 사람들의 표정마저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것만 같다. 발틱역에서 트램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자리한 옛 공장터 ‘키르부투르크Kirbuturg’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가 사 입을까 싶은 낡은 옷가지부터, 고장난 라디오까지 어딘가 익숙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구시가지의 시청광장에서는 민족 장터도 수시로 열린다. 탈린이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상징하듯 광장에는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다채로운 전통 시장을 체험하려면 반드시 주말을 끼고 탈린을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언덕에 올라 부엌을 들여다보아라” 탈, 린. 입에 감기는 발음마저 고혹적인 도시다. 어떤 합리적 연관성도 없지만 그 이름에선 묘한 여성성이 느껴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의 풍경 또한 그러하다. 덴마크인들이 11세기에 이주해 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춘 탈린은 13세기에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거친 장사꾼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도시가 지금 이처럼 매혹적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중세시대에 탈린은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하던 저지대와 영주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고지대로 나뉘었다. 저지대에는 과거 길드 상인들의 건물들이 식당, 카페, 기념품 상점들로 용도가 바뀌어 보존되고 있으며, 고지대에는 교회와 각국 대사관을 비롯해 부유층의 집들이 있으니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탈린은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톰페아 언덕Tompeaa Hill이 해발 40m밖에 되지 않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구시가지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풍부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지만 비루 성문Viru gate에서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문을 통과해 100m 즈음 들어가면 북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광장 주변 노천카페에서 음식과 차를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청광장 부근에는 1422년에 문을 열고, 10대째 내려오는 약국이 있고,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은 중세 분위기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엌을 들여다보아라Kiek in de Koik’라는 엉뚱한 이름의 포수대에는 탈린 성곽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탈린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톰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역사를 반영하는 알렉산데르 네프스키 교회가 화려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돔 성당도 있다. 성당 내부에는 교회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해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데 현재는 중세시대의 유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까닭에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구시가지를 하루에 세 번, 둘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가한 이른 아침, 이슬 낀 자갈길을 걸어 보고, 한낮에는 박물관, 교회 등을 들러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야경을 감상하고,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젊은 탈린을 만나 봐야 한다. 구시가지에는 살 만한 기념품도 많다. 먼저 발트 지역의 명물인 호박Amber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는 인력거에서 중세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들이 아몬드에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해 그 자리에서 직접 볶아서 판매하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니 선물용으로 훌륭하다. 1 탈린 구시가지 시청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 구시가지 곳곳에는 젊은 여인들이 중세 복장을 입고 에스토니아 전통 간식인 볶은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3 구시가지는 도보 여행에 좋다. 비루 게이트 입구에서 세그웨이Segway를 빌려 탈 수도 있다 4 탈린 구시가지에는 재치 넘치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득하다 5 구시가지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걸으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Festival 전국민이 합창을 하는 나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들은 많지만 노래를 통해 혁명을 이룬 역사를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88년, 혁명 기간 중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를 진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1년 결국 독립을 이뤄내기까지 에스토니아는 반폭력 독립운동으로 일관했으며, 소련을 해체시키는 기반을 이뤘다. 비폭력 저항운동의 역사는 발트 3국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 3국 국민들은 탈린에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소련 체제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자유를 외쳤다. 25만명이 만든 인간 띠는 ‘발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도 유산으로 등재됐다. 에스토니아인들의 노래 사랑은 역사가 꽤 깊다. 탈린에서는 1869년부터 5년에 한번씩 송페스티벌Estonian Song Festival이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인들은 합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탈린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당신도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물론이죠. 송페스티벌에 나간 적도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 3만명이 합창을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대에 한번쯤 서 보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 소련 시절,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가 이제는 탈린관광안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티나Tiina씨는 “1988년,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노래로 세계에 보여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래의 힘을 신봉하는 듯 느껴졌다. 올해의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9월 말, 우리보다 앞서 단풍으로 물든 탈린에서는 디자인 축제와 재즈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스토니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한 클럽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맥주 잔을 들고 조용히 음악을 즐기던 중년의 남성에게 별 뜻 없이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독일에서 온 교사입니다. 탈린에만 3일째인데 재즈 축제 때문에 왔죠. 에스토니아의 수준 높은 음악문화에 매료됐답니다.” 리듬에 맞춰 잔뜩 흥에 취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지하게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2011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두 노래부르길 좋아한다 2 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시가지의 유명한 극장 본 크롤Von Krahl에서 기타 트리오의 연주가 펼쳐졌다 3 1869년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송페스티벌은 3만명이 합창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 대항해 노래를 부르며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4, 5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된 현대미술관 쿠무KUMU는 중세 미술작품부터 최근의 미술 조류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6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여름 궁전, 카드리오르그 공원의 미술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Museum 표트르 대제가 아내에게 선사한 궁전 문화 수도 탈린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미술관도 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인 캐서린 1세를 위해 헌사했다는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에는 화려한 궁전과 미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드타운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공원 일대는 오크 나무와 라일락 나무로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목조로 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공원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대형 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작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미술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공원 뒤켠에는 화려한 꽃들로 수놓여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웨딩 촬영과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애용된다고 한다. 카드리오르그 공원에서 얕은 언덕을 따라 오르면 석회석으로 지어진 뾰족한 외관이 인상적인 현대 미술관 쿠무KUMU를 만날 수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변의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디자인과 독특한 내부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7개 층에 전시된 작품은 종류도 시대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된 것이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을 연상시킨다. 상설 전시관에는 18세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에스토니아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에스토니아 화풍의 변화와 함께 민중들의 삶의 궤적까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차 독립(소련 붕괴) 때까지의 작품들도 별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의 작품에는 소련 체제 하에 접어들면서 공산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60년대부터 모더니즘, 팝아트, 극사실주의 등 당시 유행하던 화풍이 에스토니아라는 특수한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읽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의 미술, 조각, 설치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한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다. 1 시청광장에서 아몬드를 볶고 있는 에스토니아 소녀의 모습 2 탈린 구시가지의 교회나 성벽의 첨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3 톰페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의 모습. 멀리 발틱해, 핀란드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항구도 보인다 4 중세 분위기의 레스토랑 올데한자Olde Hansa는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Lahemaa National Park 라헤마 국립공원 숲, 바다, 늪, 대저택 그리고 완벽한 자연 많은 이들이 에스토니아를 하루 혹은 이틀만 여행하는 것은 ‘탈린 너머의 에스토니아’를 발견하지 못한 까닭이다.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는 1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전혀 다른 세상에 다다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늪지대와 울창한 삼림, 중세시대 영주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어우러져 있는 라헤마 국립공원은 1971년 구소련이 지정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화려하던 소련이, 그것도 전성기인 70년대에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그럴싸하지 않은가.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늪지대에서 이색 하이킹을 즐겨 보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중세 영주의 집에서 스파를 즐기며 근사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Viru Bog Trekking 늪지대를 엉금엉금 걷는 재미 에스토니아의 6개 국립공원 중 라헤마 국립공원은 탈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중세 영주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탈린과 함께 여행하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대체로 평지에 가까워 가벼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바다에서의 카약이나 카누 등을 즐기기에 좋다. 하이킹의 경우,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지도만 있으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해변에서부터 늪지대까지 다채로운 산책로가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서식하는 비버Beaver를 구경할 수도 있는 산책로도 있다. 국립공원에는 50여 종의 포유류가 있다고 하지만 산책 중 이들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양한 산책로 중에서도 늪지대(혹은 습지) 산책로를 선택했다. 습지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은 비루Viru Raba 지역이다. 공원에 이르자 침엽수림이 내뿜는 공기가 신선하면서도 묵직하게 폐 속으로 침투했다. 숲 속으로 몇 걸음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전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소의 밀도가 높았다. 그러나 비루 습지 산책로의 주인공은 침엽수림이 아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몇백 미터를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일견 잔디처럼 보이는 평원이 훤하게 펼쳐졌다. 맨땅에 뿌리를 내린 침엽수가 20m는 족히 넘는 키를 자랑하는 데 반해 늪지대에 나 있는 나무들은 큰 것이 3m 수준이었다. 무릎 높이의 나무 한 그루도 실은 수십년을 자란 것이라고 하니, 흙과는 전혀 다른 습지의 생태가 신기하기만하다. 이곳에서는 습지 위로 걷다가 발이 잠기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식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통나무를 깔아놓은 3.5km 산책로를 걸어야만 한다. 산책길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은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아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국립공원에는 840종에 달하는 식물군을 볼 수도 있으며, 찰스 다윈이 가장 좋아한 식물이었다는 식충식물도 곳곳에 있어 살아있는 과학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Manor House 중세 독일 영주처럼 쉬어 볼까 라헤마 국립공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재미는 중세 영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를 구경하는 것. 개인적으로 지난 3월,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매너하우스를 개조한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는 터라 매너하우스에 꽤나 매료가 된 상태였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지방의 매너하우스에서 머물러 봐야 한다는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찾아본 에스토니아의 매너하우스. 영국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 화려한 정원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특히 라헤마 국립공원의 3대 매너하우스로 불리는 팔름세Palmse, 사가디Sagadi, 비훌라Vihula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 팔름세 매너하우스는 노랑, 주황으로 채색된 바로크풍 건물이 9월의 낙엽과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팔름세는 화려한 정원이 뒤뜰에 펼쳐져 있고, 박물관, 공방, 와인 판매점, 카페, 식당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특히 메인 건물에는 18세기 에스토니아 영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초상화, 낡은 피아노, 벽난로,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살롱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1749년 독일 영주가 살던 사가디 매너하우스는 야생동물, 희귀식물 등 국립공원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전시관Forest center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매너하우스는 비훌라.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함에도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고, 스파, 워터파크 등의 시설은 물론 인접한 해변에서 카야킹, 말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스포츠가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누구나 로맨틱한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후, 남편이 참나무 한 그루를 매너하우스에 기증하며 아내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뿌리와 함께 묻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참나무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1 습지의 생태는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이끼류의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2 라헤마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과학교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을 좇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국립공원은 바다를 면하고 있다. 북극 빙하를 타고 온 퇴적물과 암석들로 해변 지역의 생태 또한 독특하다 4 라헤마 국립공원에는 군데군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5, 6 비훌라 매너하우스Vihula Manor house는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중세 영주의 대저택이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 및 예식을 올리는 것을 동경한다고 전해진다 @Parnu패르누 여름 수도에서 잘 먹고 잘 쉬기 에스토니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저 춥기만한 나라’라는 것.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로 아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끄트머리에 있으니 그런 오해가 있을 법하다. 겨울철에는 영하 20~30도는 예사이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혹독한 겨울나라의 면모를 보이지만 6~8월은 영상 30도 가량의 온화한 날씨에 밤 11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로 변모한다. 고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철은 여름이며, 남쪽의 해변도시 패르누Parnu는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탈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패르누에 도착했다. 거리상 12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탈린에 비해 공기가 훨씬 온화한 느낌이다.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수식어처럼 널따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끼고 있다. 9월 말, 해변에는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눈에 띄었을 뿐 백사장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렇다고 패르누의 여행 시즌이 마감된 것은 아니었다. 패르누에는 19세기부터 스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해 자국민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도 스파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스파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리조트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스파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르누에서는 건강을 위한 웰니스 스파Wellness Spa와 치료 목적의 메디컬 스파Medical Spa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스트랜드 호텔Strand Hotel & Conference에서 진흙팩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75분 동안 사해 머드를 온 몸에 바르고 나니 피부가 수분을 단단히 머금었고, 노폐물과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고 39유로(약 6만2,000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일 마사지 등도 30유로 선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스파 에스토니아Spa Estonia와 같은 메디컬 스파 호텔에서는 각종 질병 진단을 10유로 수준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중국식 마사지, 태국식 마사지부터 벌꿀 마사지까지 취향대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호텔을 가득 채운 선율 패르누는 완벽한 휴양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도 단순히 먹고 배부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오거닉 푸드가 어울린다. 형형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아름다운 올드시티에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에스토니아 50대 식당으로 선정된 오가닉 카페 ‘마헤딕Mahedik’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어 찾아보았다. 탈린에서 수십년간 호텔에 종사했던 에비 큐식Evi Kuusik씨는 오가닉 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향인 패르누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직접 농부들로부터 채소와 육류를 구매하고, 어부들로부터 생선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어 샐러드와 엘크 고기로 만든 파스타를 맛보았다. 과일주스부터 디저트로 먹은 파이까지 몸에도 좋은 것이 맛까지 훌륭했다. 큐식씨는 “사실 오가닉 푸드라는 게 대단할 게 없어요. 패르누에서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것을 되살리는 일을 한 것뿐이죠”라고 맛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 식당의 사장은 큐식씨의 딸 에벌린Evelin Kuusik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한국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빼어난 미모의 모녀가 운영하는 마헤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 클라리넷 등의 소박한 공연도 열린다. 흥미롭게도 이 낯선 땅, 그것도 조그만 마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을 또 한 명 만났다는 사실을 그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패르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럭셔리 호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에서 묵는 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제이슨 카터Jason Carter의 공연을 보게 됐다. 그는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음악으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했는데, 공연이 끝나고는 ‘남한’에서 온 나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이메일을 보내 왔다.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더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결국 제이슨 카터 덕분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패르누에서의 추억도 더욱 애틋하게 간직하게 됐다. 유명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대저택, 그러니까 무대 뒤편에는 뿔 달린 사슴 박제가 걸려 있고,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방의 공간에서 멜랑꼴리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란 참 기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왔다. 널찍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자작나무 향이 짙게 풍기는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피곤을 풀었다.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포근하고 로맨틱하게 저물었다. 1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잘 먹고, 잘 쉬기 위한 모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최근에는 오가닉 푸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파를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랜드 호텔 & 스파 3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 4 여름철이면 패르누는 전국에서 모여든 휴가객과 북유럽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여느 휴양지에 비해 상업적인 냄새가 덜 느껴진다 5 패르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멘데 빌라. 1905년 독일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지었으며, 이제는 사우나 달린 객실,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는 럭셔리 호텔로 변모했다 6 도심 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공원에는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밀도 높은 산소를 내뿜고 있다 7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풍경 Travel to Estonia ▶에스토니아 여행팁 탈린 카드Tallinn Card 탈린 여행의 필수품이다. 6시간(12유로), 24시간(24유로), 48시간(32유로), 72시간용(40유로)이 있으며,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 박물관, 스파·사우나 입장은 물론 가이드 투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 호텔과 라헤마 국립공원 투어 등은 할인이 가능하다. 탈린관광청 웹사이트(www.tourism.tallinn.ee/fpage/tallinncard)에서 사전 구매도 가능하며,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압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화폐 1유로는 약 1,601원(10월 기준). 크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기후 6~8월에는 최고기온 30도 정도로 따뜻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기온이 영하로 매우 추운 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5~9월 사이가 좋다. 무선인터넷 에스토니아는 EU 국가 중에서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다.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에서 WIFI를 무료로 제공한다. ▶Food 영부인이 재유행시킨 검은 빵 에스토니아는 열강들의 통치를 받은 역사가 긴 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흑빵을 굽는 모습이 TV에 노출되면서, 이 전통 빵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어느 식당을 가든 흑빵을 먹어 볼 수 있다. 탈린 시청광장에 자리한 올데 한자Olde Hansa는 15세기 한자 시대의 분위기로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는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곡물과 육류, 북유럽에서 즐겨 먹는 연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인테리어부터 음악, 점원들의 복장까지 완전히 중세풍으로 연출해 이색 체험 차원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www.oldehansa.ee 라헤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어부들의 마을 ‘알트야Altja’에 있는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알트야 코르츠Altja Korts는 앞바다에서 잡힌 청어요리가 주를 이루며, 막걸리 맛과 흡사한 러시아식 전통음료인 크바스Kvass의 맛이 훌륭하다. www.altja.ee ▶Hotel 이왕이면 핀란드식 사우나 달린 호텔 탈린에서는 올드타운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호텔을 잡는 게 편리하다.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호텔이 많으니 예약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올드타운 비루 게이트 앞에 위치한 노르딕 호텔 포럼Nordic Hotel Forum이 가격, 접근성, 서비스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www.nordichotes.eu 패르누에서도 사우나, 스파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으며, 도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는 아르누보풍의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www.ammende.ce FINNAIR 에스토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우리나라에서 에스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항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핀에어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과 헬싱키를 9시간 만에 연결하며, 헬싱키에서 탈린까지는 35분만에 연결된다(헬싱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경우, 탈린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핀에어는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안전 사고를 일으킨 적 없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선정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북유럽 최고 항공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항공사 TOP 5’에 꼽히기도 했다.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개인 노트북 연결 콘센트 및 USB 연결장치를 탑재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에는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 좌석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 승무원 탑승,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 제공, 한국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한국 승객들을 배려한 기내 서비스는 한국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헬싱키 반타 공항 역시 유럽 공항에서는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을 설치해 환승 및 공항 이용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www.finnair.co.kr 02-730-0067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도쿄 번화가 신주쿠에서 일본국철(JR) 급행으로 30분 남짓 달리면 우리의 수원쯤에 해당하는 하치오지 시가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에 초정밀 전자 빔 장치 등 세계적인 나노측정기를 만드는 에리오닉스 본사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도 이 회사에서 만든 나노측정기를 구입해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리오닉스는 전후 일본 제조업 발전사의 축소판이다. 전문화, 세분화를 통해 생존 공간을 넓혀 온 점도 일본 중소기업의 성장사를 보여 준다. 1975년 석유파동 직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제조·계측 장비 제조로 반도체 붐을 타면서 호황을 누렸고, 거품경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나노측정기 제조라는 첨단 영역으로 뛰어들어 활로를 열었다. 세이고 혼메 회장은 “반도체 측정 장비를 만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기업들에 납품해 왔는데,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한국, 타이완 경쟁업체들의 추월로 꺾이면서 다른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기기생산만 가지고는 앞으로 회사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방향 전환이 두려웠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했다. 1993년 첫 해 적자를 겪었지만 초기 5년을 버티자 나노시대가 열렸다고 회고했다. 그 뒤로는 나노측정기 등 초정밀 측정기를 필요로 하는 세계각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업체들의 요청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데주유키 오카바야시 전무는 나노측정기 개발 결정에 대해 “방향도 잘 잡았지만 보조금 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자율 연 1% 전후인 일본정책금융금고의 대출도 힘을 보탰다. 회사가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중소기업청 주도로 국내 중소기업 육성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지원과 같은 공공 프로그램의 공도 컸다. 데주유키 전무는 “첨단 기기 제작을 위한 일본 내 국립연구소와의 협력 연구 등 산·학·연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라며 “대학의 요구와 관련 전문연구소의 조언 및 신기술 동향 정보의 지속적인 교환 및 협력 연구를 통해 첨단 나노 세계를 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신 나노측정기 ELS-F125는 대당 3억엔(약 44억 5000만원). 고가에 많은 이윤이 남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하치오지시 모토요코야마의 에리오닉스 본사 직원들은 미국 MIT와 하버드대학에 납품할 나노측정기의 마지막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KAIST가 사들인 나노측정기는 ELS-7000. 게이노스케 겐 고세키 회장 보좌역도 “뭘 만든다는 것은 이인삼각의 행로와 다름없다.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긴밀한 산·학·연 협력 전통이 지금의 우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나노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정보 교류와 대기업들의 새롭고 구체적인 주문의 선순환 흐름 속에서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설립 초기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초기 지원사업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대기업 요구를 맞춰내지 못했더라면 에리오닉스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직후 일본 대기업들이 감량 경영을 시작하면서 앞당겨 명예퇴직을 하게 된 기계, 물리, 전기 전공의 7명의 엔지니어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곳이 이 회사다. 1975년 설립 후 에리오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발아 속에서 각각 몸 담았던 친정 격인 대기업 등에서 반도체 관련 측정 장비 등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얻어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분업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일환으로 제공되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자금과 벤처기업 육성자금, 신기술 촉진 자금도 에리오닉스가 뿌리를 내리는 종잣돈이 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회사의 직원은 110명. 이들 가운데 50명이 연구인력이란 특이한 인력 구조도 상징적이다. 홈메 회장은 “중소기업의 생존은 앞을 보고 전진해 나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면서 “대기업보다 한발 앞선 전문화된 영역을 갖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을 맺었다.
  •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최근 농가와 도심 주택가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야생동물은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로 지목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등 야생조류로 인해 전염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야생 멧돼지 700마리에서 채취한 혈액과 분비물을 분석한 결과, 돼지 콜레라(열병)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축산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돼지 콜레라는 구제역과 함께 1종 가축 전염병으로 알려져 또다시 전염병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인력이나 시스템이 엉성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 문제점과 정부의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야생동물보호협회나 생태 학자들은 “멸종 위기종에 대한 개체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축과 마찬가지로 방역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이나 도심 주변의 한적한 산책로에서 ‘야생 오소리·너구리가 광견병을 옮길 수 있어 방제 먹이를 뿌려 놓은 곳’이란 경고문을 볼 수 있다. 야생동물이 각종 질병을 옮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표로 보여진다. 이마저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처방일 뿐 체계적인 방역 활동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 시급… 국회는 ‘글쎄’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방역을 체계적으로 하려면 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질병과 같은 생물학적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야생동식물보호법’은 개체수를 늘리고 보호하기 위해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류로 인한 AI 발생이나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등 각종 질병을 옮기는 주범으로 야생동물들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야생동물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야생동식물보호법 개정안(의원 발의)’과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 건립 등에 대한 안건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 법률안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지만 다른 안건에 밀려 논의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한 환경부는 내년에 전염병에 걸린 야생동물을 분석해 사람이나 가축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방역을 위해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센터 건립에 나서겠다고 홍보까지 한 사안이다. 그러나 정부안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국회에 제출돼 사업 추진조차 불투명해졌다. 현재 야생동물 질병관리는 국립환경과학원(환경보건연구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인력·예산 부족으로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가축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본적인 조사·연구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축 전염병을 담당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야생동물 질병을 맡으면 수월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야생동물은 너무 광범위해서 가축과 함께 질병 관리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동식물보호법 시행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시급히 야생동물 질병관리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야생동물도 가축과 연계 방역해야 야생동물 질병을 외면하는 사이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축산농가는 구제역과 AI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정부는 모든 방역 수단을 동원해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도 일부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을 간과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주장한다. 질병에 감염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진전이 없다. 올해 1월 충남 아산에서는 야생 기러기 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지난해 12월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 인근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20여 마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 농가에서는 야생조류에 의해 AI가 닭·오리로 전염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멧돼지와 노루 등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가축의 질병 예방을 위해 한정된 공간에 대해 아무리 방역을 강화한다 해도 행동 반경이 넓은 야생동물을 간과하고서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상돈 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경기지부장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도심에 출몰하는 것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서식지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야생동물도 가축처럼 관리할 수 있는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야생동물 질병까지 방역에 신경 쓸 여건이 안 된다.”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관련 부처 간 협력체계 구축과 전문인력·예산 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내년 총선 재외국민 첫 투표… 준비상황 들어보니

    재외교포들이 유권자로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국 교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첫 참정권 행사라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먼 거리를 이동해 투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교민사회가 정파에 따라 사분오열되고, 혼탁 조짐도 나타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오는 13일 시작되는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을 앞두고 재외국민 투표를 관리하기 위해 파견된 중앙선관위 해외지역 선거관리위원장 2명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들어본다. ■“투표장까지 車로 13시간 사전 선거운동 단속 애로” 정철교 美 LA선거관리위원장 한인회의 활동이 아주 활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교민사회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다. 선거열기도 그만큼 뜨겁다. 지난 7~8일 이틀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한 재외선거관리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정철교 LA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인 언론을 통해 선거 방식 등을 알리고 있는데 LA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워낙 선거에 관심이 많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LA에 등록된 한인회만 500개 남짓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민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애리조나나 뉴멕시코 등에서 LA 공관으로 투표하러 가려면 자동차로 13시간이 넘게 걸린다. 영주권자들의 경우 재외국민 신고도 직접 공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더 크다. 정 위원장은 “투표를 위해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교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그러나 국민으로서의 권리가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LA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집중 공략지다. 유권자 수가 19만 7659명,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의 40%를 차지한다. 정당 지지모임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됐다. 현재 한나라당은 ‘한나라남가주위원회’, ‘한나라시애틀위원회’ 등 지역별로 모임을 구성했고 민주당도 ‘민주평화통일한인연합’을 통해 교민사회에서의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이미 많은 교민단체들이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직간접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얘기들도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선관위는 사전 선거운동을 비롯해 선거법 위반 사항을 차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위원장은 “LA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이나 정당 모임, 한인회 활동이 있을 때 사전에 연락을 취해 발언의 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첫 참정권에 46만명 감동 교민 분열 후유증 우려도” 김기봉 日도쿄 선거관리위원장 일본 도쿄의 김기봉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난생 처음 투표를 한다는 데 일본 교민들이 설레고 있다.”며 재외국민선거를 앞둔 분위기를 전했다. “재일동포 참정권도 아직 주어지지 않아 한국 교민으로서의 투표를 매우 감격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전체 유권자가 46만 2508명이다. 김 위원장은 “재일민단에서 1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 교민사회는 크게 민단과 조총련으로 양분돼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친북 성향의 조총련계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조총련이 현재 5만여명 정도로 파악되는데 이 가운데 핵심 멤버는 2만여명 정도이고 이들은 한국 국적을 받지 못해 투표권이 없다.”면서 “정치권에서는 유불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겠지만 정작 현지의 분위기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민사회의 분열에 대한 우려도 사전에 줄여 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민단 조직에서 각 정당에 ‘해외 동포들을 단합시키려면 비례대표 순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민단 간부들부터 선거에 개입할 경우 단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 재외선거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어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인 2세들부터는 한국인을 멸시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어를 쓰지 못했다.”면서 “재외국민 신청서와 투표용지가 모두 한국어로 돼 있는데 모국어를 몰라 난감해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학생 등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채용해 안내요원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도쿄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일본어에 능통한 8명을 채용했다.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교민들 중에는 여권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준비사항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미국에 비해 공관까지의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 비용이 너무 비싸서 우편 신고, 교통편의 제공 등이 시급하다.”면서 “내년 총선을 치른 뒤 공직선거법 중에서 가능한 것은 과감히 규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ISD 판결 기준은 합리성과 비례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야권은 ISD의 폐해 사례를 들어 위험성을 부각시키고 있고 정부와 여당은 내국인의 대외 투자 안전장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일 ISD를 다루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 판정 사례를 들어 ISD 분쟁 중재의 기준은 양국 간 협정문이며 판결의 준거는 합리성과 비례성(비차별성)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멕시코 정부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을 개발해 자국의 탄산음료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카길사에 대해 HFCS 등 설탕 이외의 감미료를 사용하는 음료에 20%의 소비세(IEPS Tax)를 부과했다. 중재를 요청받은 ICSID는 카길사와 멕시코 설탕제조업체는 동종 상황이며, 자국 제조 설탕 사용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이행 요건 부과 금지 조항을 어겼다고 판정해 멕시코 정부에 773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산 HFCS의 수입을 놓고 미국 정부와 무역 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카길사를 겨냥해 공정·공평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국내산업·기업과 차별 말아야” ICSID 중재인으로 등록된 신희택 서울대 법대교수는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가 운영하는 사업, 기업을 규제할 때는 합목적성과 합리성을 띠어야 하고 내국 산업·기업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제도가 합리성과 차별성을 띠느냐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공공·의료 분야 등 제소 대비해야 다른 예로 미국의 투자펀드인 AIG캐피털파트너스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주상복합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사업 부지가 국립수목원 부지에 해당한다며 건설사업 중단을 통보했고 시 의회도 프로젝트 중지, 사업 부지 환수를 결의했다. 하지만 ICSID는 국립수목원 부지라 하더라도 사업 계약을 맺었다가 보상 없이 수용한 것은 수용 조항 위반이라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이 원하는 공공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이나 사업을 제약할 수 있다면 신중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정부는 전기, 통신 등이 ISD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미래 유보가 있어 괜찮다고 하지만 향후 사회복지·공공질서·보건 의료 분야에 대해서도 ISD로 제소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적 규제 자제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ISD로 인해 홍역을 치른 국가들은 급격한 정책의 변화가 잦았고, 포퓰리스트적인 외국인 투자 규제 및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 부여 등 위기를 자초한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ISD를 피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합리적이고 차별성 없는 정책과 함께 관련 전문 조직의 신설, 전문가 육성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된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ISD의 위험을 줄이려면 포퓰리즘적인 규제를 없애고 중재와 교섭 차원에서 전문 통상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인사]

    ■지식경제부 △지식산업표준국장 성시헌△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김성진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상임위원 이성춘 ■특허청 △산업재산경영지원팀 안희철△상표3심사팀 신극채△서비스표심사과 김공수△국제상표심사팀 정덕배△디자인1심사과 권오석△국제지식재산연수원 지식재산교육과 김창수△심사품질담당관실 서신택 이창희△산업재산정책과 이선우△산업재산진흥과 이충재△환경에너지심사과 이진용△특허심사정책과 임해영△전기심사과 김갑병 문기환△컴퓨터심사과 한규동△특허심판원 송재욱 ■국가인권위원회 △행정법무담당관 김규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이승언△SOC성능연구소장 김병석△건설정책시스템연구본부장 신정용△공공건축연구〃 양관섭△화재안전연구센터장 김흥열△시설관리단장 정남진<실장>△연구전략 김원△건설품질안전평가 민병렬△도로연구 정준화△첨단교통연구 윤여환△인프라구조연구 김형열△Geo-인프라연구 곽기석△ICT융합연구 나혜숙△건설관리·경제연구 박환표△하천해안연구 윤광석△그린빌딩연구 이윤규△미래건축연구 유영찬△환경연구 박재로△대외협력 조정근 ■KAIST △감사 김영천 ■한국일보 ◇이사대우 △광고국장 금윤석△사업〃 김원식 ■스포츠한국 △광고국장 직무대행 김의성△전략기획국장 〃 이창호△주간한국 편집장 박종진 ■경북일보 △편집국장 직대 김상조△편집부장 임종규 ■동부증권 △PF1팀장 박재범△PF2〃 서형민△첨단지점장 손영배 ■대신증권 <금융주치의강남센터>△센터장 신인식△부센터장 이지열 강재순 이종곤△부장 박중욱 김은아 ■NH-CA자산운용 ◇승진 △상무대우 이재목 ■동양그룹 ◇승진 △전략기획본부 이사대우 박수정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총괄전무 △대외협력 정연심△의학부 반준우 ■을지대 <대학본부>△의무부총장 박준숙[처장]△의료원기획 홍서유△기획조정 정명진△교학 정동근△입학관리 김정환△취업지원 유순규△사무 김종엽[단·실장]△신캠퍼스추진단 최헌호△감사실 홍순득[의료원기획처]△부처장(기획총괄팀장 겸임) 유탁근△기획총괄팀 기획파트장 홍윤주(서울) 한민수(대전)<부속기관>△학술정보원장 오희영△동문지원센터장 최한영<부설기관>△지식경영교육원장 김현철△을지인력개발〃 김용우△을지중독연구소장 조성남△산학협력단장 김규호△창업보육센터소장 신문삼△지역혁신센터〃 문희주<대학장 및 대학원장>△의과대 백태경△간호대 임숙빈△보건과학대 이승진△보건산업대 조해월△대학원(EMBRI 소장 겸임) 유승민△보건대학원 기모란△임상간호대학원 허명행 ■을지의료원 <을지대학병원>△명예원장 박주승[부원장]△진료제1 박문선△진료제2 구대원△행정 성대경[소장]△폐·식도센터 김길동△모자보건센터 오관영△국제진료·임상시험센터 심승철△척추센터 김환정△관절센터 이광원△뇌신경정신센터 김한규△소화기센터 김안나△응급의료센터 이장영△운동의학센터 정강재△여성의학센터 양윤석△종합건진센터 최희정[실장]△기획(TF팀장 겸임) 한민수△QI 양호직[부장]△교육수련(외상센터소장 겸임) 이민구△연구 이수주△진료(심장·혈관센터소장 겸임) 정경태<을지병원>△의무원장 손숙자△진료부원장(모자보건센터소장 겸임) 홍서유△진료부장 김대운△교육연구〃 이승주△기획실장 홍윤주△종합건진센터소장 한지혜△응급센터〃 조광현<강남을지병원>△원장 양기원
  • [기고] 글로벌 공생발전의 길/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기고] 글로벌 공생발전의 길/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지금은 학교나 학원 등에서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울 기회가 많지만, 필자가 중학교에 다니던 1960년대만 하더라도 보통의 사람들이 원어민에게 직접 영어를 배우기는 어려웠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중학교 시절 1년 동안 미국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통해 원어민 영어 학습을 받았다. 영어 학습은 물론 바깥세상 이야기를 듣고 받은 문화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러한 경험이 세상을 사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6·25 전후 피폐한 상황에서 선진국의 도움을 받았던 대한민국은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재난구호, 물자지원, 초청연수, 전문인력 파견, 봉사단 파견 등 다양한 형태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시행함으로써 국가 차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평화봉사단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부터 여러 봉사단을 통합하여 ‘WFK’(World Friends Korea)라는 이름으로 한 해에 4000여명의 봉사단을 파견하여 수혜국에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마침 오는 11월 29일부터 4일간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Four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 HLF-4)가 아시아 최초로 개최된다. 이를 계기로 ODA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세계 152개국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한 사실에서도 드러나듯이,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화 강국의 이점을 살려 정보기술(IT) ODA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IT 봉사단은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 아래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약 3500여명이 파견되어 다각적인 방법으로 IT ODA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대학생, 교수, IT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대한민국 IT 봉사단원 612명이 22개 개발도상국에서 IT 교육은 물론 한국문화도 전수함으로써 개도국에 IT 발전의 씨앗을 뿌리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주로 대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하루 5시간씩의 교육을 준비하고자 밤을 새워 교안을 작성하고 효과적인 강의방법을 고민하기도 한다. 봉사단의 열정에 현지 담당자들은 감탄하며, 자국의 젊은이들도 배워야 할 덕목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은 마치 국제관계가 정글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를 보면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공존과 공생발전을 추구하는 나라들이 존경을 받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도 더 커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한층 강화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 최첨단의 IT 기술이 적용되는 스마트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IT ODA의 확대는 개도국 발전의 핵심적인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IT ODA는 바로 글로벌 공생의 길이며, IT 홍익인간의 이상을 구현하는 길이다.
  • 전남도 투자기업 45곳 사무직 등 631명 채용

    전남도는 11일 도내 투자기업 45곳의 사무관리직 430명과 생산직 201명의 신입·경력사업 인력채용 계획을 공고했다. ㈜에이지앤테크와 ㈜한국티오스, AIA생명이 100명씩 선발하고 ㈜아즈텍이 기술생산직 57명, 해농식품이 20명 등을 뽑는다. 접수 기간은 12일~새달 10일까지. 기업별 모집 요강에 따라 전문계고와 이공계대학 졸업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응모할 수 있다. 일부 생산직은 자격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채용 방법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으로 선발한다. 전남도 기업유치과 직접 방문 또는 우편, 이메일(shj00210@korea.kr)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등 서류를 접수시키면 된다. 또 도에서 운영 중인 전남도 일자리종합센터 홈페이지(http://job.jeonnam.go.kr)에서도 등록할 수 있다. 전남도는 응시자에 대해 다음 달 합동면접이나 기업별 개별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며, 11~12월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전남도는 지난 3월에도 24개 기업 305명의 채용 신청을 받아 15개 기업 108명을 채용했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카다피 3남 등 측근 32명 니제르로

    리비아 국가원수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셋째 아들 알사디가 리비아와 남쪽 국경을 접한 니제르로 탈출했다. 반군은 새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태도를 바꿔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를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반면 카다피 측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카다피군뿐만 아니라 반군도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AFP통신은 알사디를 포함한 카다피 정권 핵심 인사 32명이 리비아와 남쪽 국경을 접한 니제르에 입국했다는 사실을 브리기 라피니 니제르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지 주재 외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행 중에는 알사디뿐 아니라 군 장성 3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라피니 총리는 “니제르에 입국한 32명 중 국제 사법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했거나 수배령을 내린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리비아의 반군 대표인 무스타파 압둘 잘릴 NTC 위원장은 같은 날 트리폴리 중심지에 위치한 순교자 광장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처음으로 연설을 하면서 향후 정국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법치국가를 추구하며 온건 이슬람에 기반한 민주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 정권 치하 가해자들을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하며 이들의 가족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성권익 향상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NTC 2인자인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새 정부가 7~10일 사이에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 측이 자신감을 보이는 반면 카다피 친위부대는 리비아 최대 유전지대인 라스 라누프 정유시설을 공격해 17명이 숨지는 등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NTC 석유부 관리인 압달릴 살라는 “이 공격은 카다피군의 소행”이라면서 “정유시설 경비원들에게 공포를 주고 원유 생산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군의 거점인 바니 왈리드, 시르테 등지에서는 반군과 카다피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인권단체인 AI는 13일 리비아 반군 역시 카다피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살인과 고문 같은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 중 일부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컬러스 베거 앰네스티 유럽 지부장은 특히 “지난 2월 카다피가 흑인을 용병으로 고용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 결과 이제는 무고한 이들까지 집과 일자리를 빼앗기고 거리로 쫓겨나 고문당하고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과 세계은행(WB)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고 밝혔했다. 중국은 내전 발생 이전까지 석유개발과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에서 3만 50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파견해 188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50개를 진행하는 등 리비아와 적지 않은 경제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Weekend inside] 교과부·기업 ‘미래 인재육성 공생’ 손잡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부터 매월 ‘항공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수학과 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초·중·고 교사캠프와 학생캠프에는 지난해 800여명에 이어 올해 이미 300여명이 참여했다. 교사와 학생들이 경남 사천의 KAI본사에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국내개발 최초의 기동헬기인 수리온 제작 과정 등 항공기 생산현장을 견학했다. 또 항공기의 원리를 배우고, 모형 만들기도 체험했다. KAI 측은 “캠프를 통해 어릴 때부터 항공 산업에 관심을 가지면 전문인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회사로서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자동차는 나의 벗’이라는 주제로 임직원 등이 직접 소외지역 학교를 방문해 자동차의 원리 이해, 교통안전교육, 자동차 완구 만들기 등 ‘1일 학교’를 열고 있다. 기업들만이 아니다. 전국 48개 전문대들은 직업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청소년 진로체험 캠프’를 마련하고 있다. 항공승무원, 바리스타, 자동차 정비, 호텔리어, 소믈리에 등을 경험할 수 있는 400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 놓고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딱딱한 교과서가 아닌 현장 속에서의 교육이다. 이른바 교육기부(Donation for Education)다. 기업이나 대학, 공공기관, 개인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유·초·중등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제공하는 현장 학습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나 대학들에 ‘교육기부(DE)마크’를 부여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1차 DE마크를 받을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오는 22일까지 교육기부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교과부 홈페이지(www.mest.go.kr)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선정 결과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또 교육기부 참여기관과 단체, 개인 등 공급자와 학교·학생 등 수요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교육기부 매칭시스템’도 올해 안에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장관 명의의 지정서와 함께 DE마크 현판을 수여하며 기업 등은 홍보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DE마크를 받으려면 조직, 예산 등 운영평가와 교육내용, 참가수 등 프로그램 평가부문으로 나눠 400점 만점에 28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교과부 측은 “DE마크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은 없지만 미래 인재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곳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이날 삼성엔지니어링과 처음으로 교육기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 발전, 환경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 전문인력 등을 활용해 환경교육, 녹색성장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부터 운영해 온 온·오프라인 환경교실을 확대하는 한편 자체 하수처리장, 소각로 등의 시설을 통한 체험 프로그램, 환경교육 국제포럼인 ‘세계 청소년 지구환경 포럼’도 새로 만들 방침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삼성엔지니어링 같은 대기업들이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과 우리 사회의 공생발전을 위해 교육기부에 적극 참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전보 △경제정책국 자금시장과장 이형일 ■국토해양부 ◇과장급 전보 △운항정책과장 김재영△운항안전〃 장만희△항공관제〃 김상수△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국장 문길주 ■국세청 ◇과장급 전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2과장 박재형◇복수직 서기관 전보△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2과 고근수 ■특허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특허심판원 심판장 천세창◇부이사관 승진△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교육기획과장 이재우 ■울산시 ◇4급 승진 △예산담당관 신원수△법무통계담당관 이선봉△산업진흥과장 이상찬△환경정책〃 이원해△체육지원〃 김찬수△의회 입법정책담당관 조민종△의회 전문위원 이상호△하수관리과장 김동훈△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이진열△울주군 보건소장요원 한삼규◇전보△문화예술과장 장수래△건설도로〃 장한연△종합건설본부 관리부장 김치진△도시계획과장 정지식△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김도헌△종합건설본부 시설부장 김영태◇전출△북구 국장요원 조한희 ■전북도 ◇승진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관광산업부장 강건순△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 윤재구△창업지원과장 김동룡△수산기술연구소장 김연수◇직위승진△세무회계과장 직무대리 김진술△기업인력지원과장 〃 박상기△새만금사업범도민지원위원회 파견 김종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교학 이용훈△연구 백경욱△ICC 조동호<처장>△연구 홍성철 ■한국외대 <연구소장>△영미 이동일△철학 박치완△글로벌경영 채명수△환경과학 박갑성<부학장·부원장>△서양어대 정민영△어문대 손영훈△경상대 이상직△자연과학대 김해조△통번역대학원 황지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이주혁△기획조정실장 김대용△대외협력〃 이승훈 ■한국투자신탁운용 ◇보임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영일
  • [테마로 본 공직사회] 현행 감사원 체계와 개선방안

    [테마로 본 공직사회] 현행 감사원 체계와 개선방안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감사원의 조직체계, 관련 종사자들의 도덕성 등이 도마에 올랐다. 외부로부터의 유혹이나 간섭 등을 배제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감사원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재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차제에 선진 외국처럼 감사원을 국회의 관할권에 두거나 완전한 독립기관으로 만들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우리의 공공감사체계와 다른 나라의 감사체계를 비교하면서 그 답을 유추해 본다. 우리나라의 공공감사는 감사원 감사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자체 감사로 구분된다. 감사원 감사는 헌법에 근거를 두고 감사원법에 조직과 권한, 감사 방법 및 처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자체 감사는 해당기관(단체)의 소관 업무에 대한 지휘, 감독체계의 일환으로 기관 내에 자체 감사기구를 설치해 실시하는 감사로 대통령령인 행정감사규정이나 기관내부 규정에 따라 감사가 실시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감사원 인력은 800여명이다. 반면 공공기관 자체 감사인력은 5000여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감사대상기관은 감사원의 경우 6만 6000여개나 된다. 살펴봐야 할 예산액은 880조원, 직무감찰대상 인원은 124만명에 이른다. 효율적인 감사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안으로 지난해 7월부터 발효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꼽을 수 있다. 자체감사 기구를 확충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해 자체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변화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으로 된 구조적인 문제와 자체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결여돼 행정부 스스로의 내실 있는 자정능력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감사원이나 감사 관련 문제점이 노출될 때마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감사원을 국회에 두어야 한다.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감사원장회의(INTOSAI)가 채택한 ‘리마선언’(감사에 관한 일반적인 국제기준)에는 공공감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국가들이 독립성을 법으로 보장하는 감사원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즉, 감사원과 감사원장의 독립성은 헌법에 보장되어야 하고 직원은 감사업무 수행 시 대싱기관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의회와 감사원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같은 원칙으로 각국의 최고감사기구 유형을 분류하면 독립기관형과 입법부형, 행정부형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독일, 일본, 호주 등 18개국은 의회의 감사요구권이 없거나 감사실시 결정권을 감사원이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 독립기관형으로 분류된다. 또 미국은 의회 소속이라는 표현은 없으나 의회 요구에 따른 감사가 전체 감사 가운데 85%를 차지하는 등 의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입법부형으로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 11개국이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부 소속이나 국회가 요청하는 감사에 대해 의무적으로 감사를 실시해야 하는 행정부형 또는 절충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학자들 간에도 우리 감사원의 유형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공병천 목포대 교수는 “현재도 감사업무와 내부시스템이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박정우 연세대 법대 교수는 “바꿔야 한다면 입법부형이 아닌 100% 독립된 기구의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檢 ‘300억 횡령’ 담철곤 오리온회장 기소… 수사 종료

    檢 ‘300억 횡령’ 담철곤 오리온회장 기소… 수사 종료

    오리온 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구속된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을 회사 돈 30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부인 이화경(55) 사장은 입건유예했다. 입건유예는 범죄 혐의가 있으나 여러 상황을 참작해 불기소 처분하는 경우를 말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55억원 상당의 프란츠 클라인의 그림 ‘Painting11, 1953’ 등 해외 유명작가의 미술품 10점을 법인자금으로 구입해 자택에 걸어두는 방식으로 14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법인 소유의 그림을 사주 자택에 걸어 둔 것에 횡령 혐의를 적용한 건 처음이다. 담 회장은 또 이 사장과 함께 그룹 ‘금고지기’인 조경민(53·구속기소) 전략담당 사장 등을 통해 위장계열사 I사의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회사 돈 20억원을 빼돌리고, 임원 급여 명목으로 38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택 관리인력 급여 20억원을 법인자금으로 지급하는 등 담 회장이 빼돌린 회사 돈은 총 2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 회장은 법인자금으로 리스한 외제차를 사용하고 계열사 지분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 회사에 7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부인 이 사장의 경우 직접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고, 남편이 구속된 점, 본인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입건유예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I사 대표 김모씨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아 챙긴 투자업체 임원 김모씨를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또 I사 전 중국 대표 신모씨의 신병을 추적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인사]

    ■지식경제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전시운영본부장 박순기 ■금융위원회 ◇승진 <부이사관>△행정인사과장 정완규<서기관>△금융서비스국 은행과 신종순 ■코트라 △부사장(경영지원본부장 겸임) 오성근△해외마케팅본부장 조병휘 ■경북관광개발공사 △개발사업처장 김용남△북부지사장 조성주△보문골프장사업단장 변동국 ■한국산업인력공단 ◇임원 임용 △능력개발이사 정일성 ■KRA 한국마사회 ◇임원 전보△사업본부장 이종구△말산업〃 서성조△서울경마장장 이중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임원 △환경산업이사 박재성△환경경영본부장 김두환 ■한국감정원 ◇전보 △기획조정실 연구위원 장종권△홍보팀장 김기영 ■IBK투자증권 ◇신규 선임 <전무>△Retail 총괄 서상운△IB 총괄 정중명△Wholesale 부총괄 이영준<상무>△경영지원실장 김영근
  • 연구 기반·접근성 뛰어나… 중이온가속기 설치땐 ‘시너지’

    대전이 경쟁 도시를 물리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따낸 것으로 보인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의 공식 발표만 남겨 둔 상태이다. 최종 후보지로 대전의 대덕연구단지가 낙점된 이유는 주요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과학자들이 밀집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바탕으로 탄탄한 연구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 이외에 지리적으로 수도권 및 타 지역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15일 정부와 과학계 등에 따르면 입지예정지로 알려진 대전 유성구 신동지구(169만㎡)와 둔곡지구(200만㎡)는 과학벨트 입지 요건의 5개 정량평가 지표 가운데 연구기반 구축·집적도(▲연구개발 투자 정도 ▲연구 인력 확보 정도 ▲연구 시설·장비 확보 정도 ▲연구 성과의 양적·질적 우수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특구 안에는 원자력연구원, 핵융합연구소, 표준연구원 같은 기초 연구시설과 슈퍼컴퓨터, 초정밀 분석기 같은 고성능 연구기기가 집중돼 있어 과학벨트의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대덕특구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같은 과학 인력 양성기관이 몰려 있어 중이온가속기와 함께 과학벨트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기초과학연구원의 우수 인력 공급에도 유리하다는 게 대전시의 주장이다. 또 기초과학연구원의 50개 연구단 가운데 절반은 거점지구에 배치하고 나머지 25개를 최종 후보지 5곳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대전이 또 다른 정량지표인 국내외 접근 용이성(▲전국 시·군·구 간 거리 ▲대도시 접근성 ▲국제공항 접근성)에서도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과학벨트 최종 10개 후보지에서는 탈락했지만 첨단복합단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오는 오송·세종시와 가깝다는 것도 정성 평가 항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교과부 과학벨트기획단은 지난 11일 열린 과학벨트위원회 산하 입지평가위원회에서 위원들이 평가한 후보지별 점수를 합산해 상위 5곳을 추렸다. 16일 오전 열리는 과학벨트위원회 3차 회의에서는 이들 5곳 가운데 거점지구가 들어설 지역과 구체적인 부지를 발표하고, 동시에 거점지구와 연계해 응용 및 개발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능지구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또 지난 12일 열린 과학벨트위원회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에서 논의된 외부 연구단의 지역 분산 배치 방안도 이날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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