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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열품타’ 앱 켜면 고교생 공부시간 한눈에다른 회원이 책 보면 아이콘 분홍색으로일정 시간 결석하면 강퇴, 벌금 거둬 회식스터디그룹 인원 제한, 자리 잡기 경쟁도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부시간 순위에 이름 올리려 새벽 5시 공부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공부 끝나면 내용 얘기, 서로 격려하기도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구루미 캠’ 이용자 63% “공부시간 늘었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코로나19에 ‘온라인 독서실’ 찾는 1020대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90년대생 두 국악돌의 新수궁가 “절창 향해 한 발씩 성장할래요”

    90년대생 두 국악돌의 新수궁가 “절창 향해 한 발씩 성장할래요”

    국립창극단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활약했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본연의 소리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갈고닦은 전통 판소리와 창극으로 쌓은 개성과 매력을 더해 색다른 수궁가의 맛을 선사한다. ●17~18일 국립극장서 신명나는 공연 오는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절창’(絶唱)은 국립극장이 37년간 선보인 명창들의 완창 판소리와 달리 젊은 소리꾼들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다. 국립창극단에 ‘퇴근길’, ‘도시락 선물’ 등 팬덤을 키운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 유태평양이 나선다. 7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소리꾼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판소리’에 대한 바람을 거듭 밝혔다. “전통 판소리 속 뛰어난 문학작품이 지금 우리 나이 관객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주제일까”(유태평양),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김준수)에서 시작해 어떤 바탕을 어떻게 부를 건지까지 두 사람은 수궁가에 고민과 갈망을 골고루 담았다. ●“관객과 소통하는 판소리 됐으면”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유일하게 우화적 성격을 띠는 수궁가로 좀더 관객들과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마침 두 사람이 미산제 수궁가를 계승한 터라 호흡을 맞추기도 훨씬 좋았다. 다만 1990년대생 소리꾼들은 보다 자신들과 가까운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하고 싶었다. “유교사상 속 ‘군신유의’를 강조하고 별주부를 충신으로 그린 원전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아요. 대신 별주부와 토끼의 여정이 꼭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 같았어요. 용왕의 간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빠져나가는 과정, 뭍에서 호랑이를 만나고 토끼를 데려오는 과정 어느 하나 쉽지 않죠. 잘살고 있다 별주부에게 사기를 당해 간을 떼먹힐 뻔한 토끼는 또 어떤가요. 말 그대로 고난과 행복의 연속이죠.”(유태평양) ●4시간 ‘수궁가’ 100분에 압축 완창하면 4시간 가까이 되는 원전을 100분에 압축한 수궁가에는 북 장단 외에도 생황, 타악, 거문고, 양금이 선율을 더하고 발림도 훨씬 풍부하다. “보통 판소리 무대에서 발림은 부수적인 움직임 정도로 쓰이지만, 주요 대목마다 움직임을 키워 발림으로 소리를 가꾸고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싶었어요.”(김준수) 판소리 ‘사천가’, ‘억척가’를 비롯해 여러 연극과 창극, 음악극 등을 맡은 남인우 연출이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소리꾼의 매력’을 한껏 뽑아낸다.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눈대목들을 장단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입체창으로 선보이고, 서로 다른 바디를 그대로 살려내 오히려 화음 같은 이색적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절창’은 아주 뛰어난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멀고 먼 소리 길을 걸어가는 소리꾼으로, 진정한 절창을 향해 다가가며 한 발씩 성장해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준비하다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판소리라는 것을 더 잘 알게 됐어요.”(김준수)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0년대생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유태평양의 색다른 수궁가

    90년대생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유태평양의 색다른 수궁가

    국립창극단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활약했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본연의 소리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갈고 닦은 전통 판소리와 창극으로 쌓은 개성과 매력을 더해 색다른 수궁가의 맛을 선사한다.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절창(絶唱)’은 국립극장이 37년간 선보인 명창들의 완창 판소리와 달리 젊은 소리꾼들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다. 국립창극단에 ‘퇴근길’, ‘도시락 선물’ 등 팬덤을 키운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 유태평양이 나선다. 7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소리꾼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판소리’에 대한 바람을 거듭 밝혔다. “전통 판소리 속 뛰어난 문학 작품이 지금 우리 나이 관객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주제일까”(유태평양),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김준수)에서 시작해 어떤 바탕을 어떻게 부를 건지까지 두 사람은 수궁가에 고민과 갈망을 골고루 담았다.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유일하게 우화적 성격을 띠는 수궁가로 좀 더 관객들과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마침 두 사람이 미산제 수궁가를 계승한 터라 호흡을 맞추기도 훨씬 좋았다. 다만, 1990년대생 소리꾼들은 보다 자신들과 가까운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하고 싶었다. “유교사상 속 ‘군신유의’를 강조하고 별주부를 충신으로 그린 원전이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아요. 대신 별주부와 토끼의 여정이 꼭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 같았어요. 용왕의 간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빠져나가는 과정, 뭍에서 호랑이를 만나고 토끼를 데려오는 과정 어느 하나 쉽지 않죠. 잘살고 있다 별주부에게 사기를 당해 간을 떼먹힐 뻔한 토끼는 또 어떤가요. 말 그대로 고난과 행복의 연속이죠. 이들 입장에선 용왕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이에요?”(유태평양)완창하면 4시간 가까이 되는 원전을 100분에 압축한 수궁가에는 북 장단 외에도 생황, 타악, 거문고, 양금이 선율을 더하고 발림도 훨씬 풍부하다. “보통 판소리 무대에서 발림은 부수적인 움직임 정도로 쓰이지만, 주요 대목마다 움직임을 키워 발림으로 소리를 가꾸고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싶었어요.”(김준수) 판소리 ‘사천가‘, ‘억척가’를 비롯해 여러 연극과 창극, 음악극 등을 맡은 남인우 연출이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소리꾼의 매력’을 한껏 뽑아낸다. 무대도 병풍을 배경으로 한 완창 무대와 달리 감각적으로 꾸민다.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눈대목들을 장단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입체창으로 선보이고, 서로 다른 바디를 그대로 살려내 오히려 화음 같은 이색적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어려운 단어들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쓰는 표현으로 다듬고, 전개상 필요한 부분을 두 소리꾼이 직접 작창하기도 했다. 공연 제목인 ‘절창’은 아주 뛰어난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두 젊은 소리꾼의 ‘뛰어난 소리’는 앞으로도 오래 이어진다. “멀고 먼 소리 길을 걸어가는 소리꾼으로, 진정한 절창을 향해 다가가며 한 발씩 성장해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준비하다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판소리라는 것을 더 잘 알게 됐어요.”(김준수)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워킹맘 검사 3인방의 고단한 출근길

    워킹맘 검사 3인방의 고단한 출근길

    안정적인 공무원을 꿈꿨다가, 왕따를 당했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라서. 저마다 다른 이유로 ‘어쩌다’ 검사가 된 세 명의 워킹맘들이 솔직한 직장생활 이야기를 털어놨다. 야망 가득하고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냉철할 것만 같은 전형적인 검사 이미지와 달리 자신들도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이고, 옆집 사람이자 아이 친구 엄마라고 담백하게 말한다. 막내 시절 고난의 ‘밥총무’부터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수습 및 초임 시절 친 사고들, 연달아 결재를 퇴짜 맞으며 느끼는 자괴감 등은 여느 신입사원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동기인 세 검사는 합쳐서 일곱 명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다. 압도적인 업무량에 임신 기간도 녹록지 않았고, 2월 인사 이동에서 후임을 받을 때까지만 버티려다 뱃속 쌍둥이들을 31주 만에 만나기도 한다. 2년 만에 임지를 옮길 때는 업무 인수인계만큼 아이돌보미를 구하는 데 온 힘을 써야 한다. ‘엄마 검사’들이 피의자와 피고인을 대하는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소년범으로 조사를 받는 가해자와 함께 검찰청을 찾은 엄마들에게 “잘 가르치라”고 지적하던 초임 때와 달리 이제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그런 자식마저 감쌀 수밖에 없는 가해자 엄마의 마음도 안다. 밥투정하는 두 살 아이의 머리를 때린 보육교사의 학대 사건. “그 조그만 게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하며 분노에 더해 이제는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을 들여다보고 고민하게 됐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나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직업을 무기로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세 검사는 고단한 출근길에도 이 마음으로 발걸음을 뗀다. “‘내가 검사야’라는 메시지를 담기보다 ‘나는 검사지만’이란 메시지를 담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여자 검사’들의 솔직하고 평범한 이야기 안에는 책 제목처럼 결국 ‘사람’이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정수의 원픽] 단 2초 만에 명곡 직감… 온앤오프의 ‘청춘찬가’

    [이정수의 원픽] 단 2초 만에 명곡 직감… 온앤오프의 ‘청춘찬가’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기적적인 ‘역주행’으로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한편에는 차근차근 성장하며 ‘정주행’의 모범을 보여 주는 보이그룹이 있다. 21일 SBS ‘인기가요’ 무대를 끝으로 한 달간의 정규 1집 활동을 마친 온앤오프 그리고 그들의 황금기 시작을 알린 듯한 ‘뷰티풀 뷰티풀’(Beautiful Beautiful)이 이번 ‘케이팝 원픽’의 선택이다. ‘브람 빠밤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 발매일인 지난달 24일 이 곡을 처음 듣고 단 2초 만에 또 하나의 케이팝 명곡이 나왔음을 직감했다. 우렁찬 행진곡의 관악기 소리를 보컬로 표현한 패기 넘치는 도입부 합창은 3분여간 이 곡이 펼쳐 놓을 긍정 에너지의 ‘한 줄 요약’이었다. 이어지는 펑키한 사운드는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면서 좌충우돌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듯했고, 감정을 한 단계씩 고양시키는 장치들이 곳곳에서 등장하며 벅차오르는 감동을 전했다. 온앤오프를 얘기할 때 프로듀싱팀 모노트리의 수장 황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17년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6장의 앨범을 모두 총괄하면서 온앤오프만의 확고한 음악적 세계관을 쌓아 올렸다. 온앤오프의 인지도가 많이 낮던 시절부터 ‘컴플리트’(Complete), ‘사랑하게 될 거야’ 등 케이팝 ‘찐팬’이라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곡들을 선보였다.지난해 방송된 엠넷 경연 예능 ‘로드 투 킹덤’은 온앤오프와 황현 모두 더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계기였다. 피를 말리는 매회 경연에서 황현은 온앤오프의 장점과 개성을 가장 잘 살린 편곡을 보여 줬다. 비가 아니면 누구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완벽하게 재탄생시킨 무대는 그 정점이었다. 이들의 ‘케미’는 ‘뷰티풀 뷰티풀’에서 또 한 번 발휘됐다. 황현은 모노트리 유튜브 채널에 올린 비하인드 작업기 영상에서 “이 곡의 주제는 목소리다. 그래서 아카펠라 파트를 만들었고 처음에도 엄청난 떼창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여섯 멤버 각자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파트에 배치하고 보컬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것 역시 오랜 호흡의 결과물이다. 아름다운 ‘청춘찬가’인 이 노래에서 가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숨소리 0.1초에도 담긴 내 진심 깊은 진심/ 너와 난 이 순간도 팽창하고 있는 큰 우주 깊은 우주’로 시작하는 노랫말은 결과에 상관없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혹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순간까지도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다. ‘로드 투 킹덤’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 주며 실력을 인정받은 온앤오프는 이번 ‘뷰티풀 뷰티풀’로 여러 음원 차트에서 자체 최고 성적을 올렸다.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 첫 1위도 달성했다. ‘내가 되고 싶은 건 넘버 원 아닌 온리 원’이라는 노래 속 외침이 앞으로 어떤 길로 이어질지 온앤오프와 황현의 여정이 궁금해진다. tintin@seoul.co.kr
  • ‘미나리’와 함께 가볼까

    ‘미나리’와 함께 가볼까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흥행에 탄력을 얻은 가운데, 다른 영화들이 잇따라 접점 찾기에 나섰다. ‘미나리’를 거론하며 영화 주목도를 높여 보려는 이른바 ‘함께 가기’ 전략이다.우선 골든글로브에서 다른 부문의 상을 받은 영화들이 ‘미나리’를 언급하고 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모리타니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제작에 주연까지 맡았다.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조디 포스터가 조연으로 열연한다. ‘모리타니안’은 ‘미나리’뿐 아니라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까지 함께 내세워 ‘아카데미 전초전 골든글로브 수상작을 주목하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퍼펙트 케어’는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로저먼드 파이크와 함께 ‘미나리’의 윤여정, 한예리가 유력 매체들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골든글로브에 이어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는 오는 15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열린다.18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파이터’와 ‘정말 먼 곳’은 여러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로 수많은 상을 받은 ‘미나리’와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파이터’는 현재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복싱을 통해 자신의 삶과 처음 직면해 비로소 삶의 동력을 얻게 된 진아(임성미 분)의 성장을 그렸다.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강길우 분)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 ‘정말 먼 곳’은 전주국제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의 초청을 받았다.11일 개봉 예정인 일본영화 ‘유어 아이즈 텔’은 노래를 공통점으로 활용했다. 앞서 배급사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동명의 노래를 영화 배경음악으로 썼다고 홍보했다. 최근엔 ‘미나리’에서 한예리가 부른 ‘레인 송’(Rain Song), 그리고 한국영화 ‘세 자매´에서 가수 이소라가 부른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를 함께 묶어 “세 영화가 명품 OST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고 설명했다. ‘세 자매´는 극장에서 거의 막을 내렸지만, ‘유어 아이즈 텔’ 홍보대행사가 홍보를 맡고 있어 재등장했다. 아예 ‘장르가 다르다’는 이유 아닌 이유를 내걸기도 한다. 17일 개봉하는 로맨스 영화 ‘그녀가 사라졌다’는 “드라마 ‘미나리’,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액션 블록버스터 ‘고질라 VS. 콩’까지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3월 극장가 라인업이 화제”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은주의 비하인드 컷] 뉴노멀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

    [이은주의 비하인드 컷] 뉴노멀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

    지난해 이맘때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 떴을까TV’에서 방송했던 ‘드림즈’ 선수단 과몰입 인터뷰는 누적 51만뷰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다. 당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야구단 ‘드림즈’ 선수 역할을 한 배우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 그대로 인터뷰하면 어떨까 해서 기획한 아이템이었다. 세 선수, 아니 세 배우는 야구복을 그대로 입고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 역시 야구단을 취재하는 기자로 과몰입해 질문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배우인 줄?! 야구선수면 야구를 잘합시다´, ‘우리 아버지 드림즈 우승만 기다리십니다’, ‘드림즈 어린이 회원 출신입니다’ 등 팬들의 재치 댓글이 홍수를 이뤘다. 몇 달 뒤 ‘다비이모’ 인터뷰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소속사에 섭외를 문의하니 인터뷰 대상이 본캐릭터 개그우먼 김신영인지, 부캐릭터 다비이모인지부터 물었다. 다비이모는 인터뷰에서 “CF가 많이 들어온다. 조카 신영이보다 수입이 훨씬 더 많다”며 부캐에 대한 인기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이처럼 ‘가상현실’이 만든 가상의 세계관은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고, 이와 관련된 콘텐츠들도 쏟아지고 있다. 부캐릭터처럼 인간이 IP가 돼 예능이나 드라마 속 세계관을 현실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보기술(IT)로 만들어 낸 가상의 캐릭터가 가상현실 속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걸그룹 블랙핑크처럼 가상의 공간에서 아이돌과 팬이 서로 아바타로 만나 팬사인회를 열거나 신인 걸그룹 ‘에스파´처럼 인간 걸그룹 멤버와 AI로 만들어진 아바타 멤버가 함께 활동하기도 한다. 이른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가상현실 시장이 5년 더 앞당겨졌다고 말한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현실 세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대중의 심리와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콘텐츠 수요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 최근 IT 기업들이 엔터업계에 앞다투어 투자하면서 이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 배우와 화상으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IT가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소 허탈하기도 했다. 같은 공간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처럼 비언어적 교감을 통해 친밀감이나 라포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람과의 직접 소통이 사라지고, 차가운 비대면이 ‘뉴노멀´이 되는 것 같아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람들은 ‘진짜´ 소통에 더욱더 목말라하고 있다. AI 기술이 많은 부분을 대체하겠지만,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정과 온기 그리고 따뜻한 소통만큼은 기술로 대체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메타버스´ 시대에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 알페스와 딥페이크 논란···‘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알페스와 딥페이크 논란···‘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알페스와 딥페이크의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알페스와 딥페이크 포르노 이용자를 처벌해달라는 글이 등장했고 각각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대체 알페스와 딥페이크는 무엇일까.알페스(RPS)란?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약자인 RPS를 빠르게 읽은 말로, 실존 인물의 애정 관계 등을 상상하여 창작해낸 소설이나 웹툰 등의 창작물을 말한다. 1990년대 아이돌 문화가 등장하면서 창작된 팬픽의 하위 장르이며 실존인물 간의 성적 관계, 특히 남성 아이돌의 동성애를 소재로 삼는다. 알페스의 내용은 완전한 허구인데, 문제는 노골적인 표현이나 지나친 성적 묘사다. 단순한 팬심으로 창작되었다고 하기에는 지나친 성행위가 표현되고 있고, 특히 아직 미성년인 아이돌 멤버 간의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하나의 디지털 성폭력의 사례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딥페이크(Deepfake)란? 한편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AI) 기술의 하나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다른 인물의 신체에 합성한 기법이다. 최근 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하여 고인이 된 가수의 공연을 보고, 가상현실(VR) 속에서 사별한 아내를 남편이 다시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딥페이크 또한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 2019년 네덜란드의 사이버 보안연구 회사인 딥트레이스(Deeptrace)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딥페이크 영상의 96%가 포르노 영상이며 피해자의 25%는 한국 여성 연예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웹사이트에 ‘딥페이크’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유명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의 얼굴이 성인 비디오(AV)에 합성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적 대상화된 알페스와 딥페이크 제작물이 늘어나는 이유? 최근 이러한 성적 대상화된 알페스와 딥페이크 제작물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처벌 규정의 미비’이다. 딥페이크 관련 처벌법은 지난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로 신설되었으나 제작 또는 반포한 자에 한하여 처벌한다는 점에서 딥페이크 포르노를 소비한 ‘단순 이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전무한 상황이다.알페스의 경우 지난달 19일 국민의 힘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알페스 및 섹테 제조자 및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지만 알페스 자체가 영상물이 아닌 글이나 사진이기 때문에 기존 성범죄 처벌 법률로 적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 사실상 알페스는 제작자와 유포자에 대한 처벌 규정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무감각한 죄의식’이다. 알페스와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자체가 상대에게 행하는 직접적인 성착취의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성범죄’라고 인식하거나 심지어는 성폭력이 아니라고 인식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SNS상에선 “제2의 N번방 사태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상대를 성 착취한 심각한 성범죄 행위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다른 성폭력 사건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젠더 갈등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무의미한 젠더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의 주 성별이 알페스는 남성, 딥페이크는 여성인 만큼 알페스는 여성의 문제, 딥페이크는 남성의 문제라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성적 대상화된 알페스와 딥페이크의 대상은 남녀 구분 없이 그 누구도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젠더 갈등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디지털 성범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현재 알페스와 딥페이크에 대한 논란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처벌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릴 정도로 애매모호한 부분들이 많아 복잡한 상황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성적 대상화된 제작물은 영상이든 글이든 매개체와는 관계없는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판단하여 처벌해야 한다. 따라서 의미 없는 젠더 구분의 논리보다는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여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영상 임승범 인턴기자 seungbeom@seoul.co.kr
  •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 기업들이 진출해왔던 유럽 시장에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 성과를 얻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K팝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유럽 최대 음악 시상식인 ‘2020 MTV 뮤직 어워드’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네이버웹툰이 유럽 곳곳에서 기록적인 성적을 세우며 ‘웹툰계의 넷플릭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소셜 커뮤니케이션,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책임지는 K-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이며, 이러한 시장 개척이 기업의 역대 최고 실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방법은 무엇일까.■ 유럽에서 성과 거둔 유일한 K-소셜 플랫폼, 하이퍼커넥트 아자르 글로벌 영상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메신저 ‘아자르’는 2020년 12월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기준, 전 세계 60개국에서 매출 Top 10(앱애니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가 괄목할 만한데, 2020년 유럽 전체 구글 플레이 비게임앱 기준 4위(센서타워 조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누적 5.4억 다운로드, 해외 이용자 비중만 99%에 달하는 아자르의 이와 같은 성공 비결로는 ‘손바닥 위의 지구촌’이라는 콘셉트가 꼽힌다. 스와이프 한 번으로 230개 국의 사용자와 매칭, 국가, 문화, 언어, 성별의 장벽을 넘어 유사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앱 내에서 매일 평균 7000만 건의 영상 통화가 이루어지는 등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소셜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퍼커넥트의 독보적인 기술력 및 현지화 전략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업계 최초로 웹RTC 기술의 모바일 상용화에 성공한 하이퍼커넥트는 국가,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화된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을 위한 실시간 영상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기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최근 0.006초 이내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사전 차단 및 필터링할 수 있는 단계까지 실시간 영상 AI 모니터링 기술을 발전시켰다. 또한, 독일· 터키 등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8개 국가에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프랑스·체코 등 20개국 출신의 외국인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외에도 지난 11월 글로벌 100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 시장을 겨냥해 신규 서비스 ‘슬라이드’를 북미, 독일 지역에 출시했고,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12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작가 지망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유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12월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한 네이버웹툰은 2020년 3분기 유럽에서 약 550만 명에 육박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 구글플레이 코믹스 부문 다운로드 수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2월에는 비게임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은 유럽 이용자 확대를 위해 긴밀한 현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프랑스와 스페인에 국내 베스트도전 서비스를 모델로 현지 작품 발굴 및 작가를 양성하는 플랫폼 ‘캔버스(CANVAS)’를 오픈해 현지 작가의 양성부터 데뷔까지 지원하고 있다. 각 국가별 현황에 맞는 공모전 또한 진행,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공모전에 각각 1200여 개, 4000여 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응모되었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성적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 독일어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알리기도 했다. 유럽 이용자 및 창작자에 힘입어 네이버 웹툰은 지난해 거래액 8200억원을 기록했다. ■ 컴투스, 서머너즈 워로 유럽 시장을 호령하다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는 RPG 게임 ‘서머너즈 워’로 북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컴투스는 6년 동안 유럽 30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8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전체 서비스 기간 중 약 90% 이상인 1982일간 Top 10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컴투스 성과는 적극적인 현지 니즈 반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컴투스는 2018년부터 매년 유럽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유럽컵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프랑스에서 월드 결선을 개최했다. 유럽에서의 성과는 컴투스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도 이어졌는데, 2020년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2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그중 북미·유럽에서 거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전체 매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컴투스는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중견 게임사인 OOTP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M&A와 협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 스포츠계 구글을 향해, 비프로컴퍼니 축구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비프로컴퍼니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비프로일레븐’ 서비스의 성공으로 유럽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비프로일레븐은 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3대의 카메라로 슈팅 수, 패스, 드리블 거리 등의 데이터를 추출하고 선수 및 감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로, 프로축구팀의 성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등 전 세계 12개국 710개 구단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비프로컴퍼니는 창업 초기부터 축구 산업이 가장 발달한 유럽 시장에 집중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창업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사무실을 독일 함부르크로 옮겨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수 유럽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스포츠산업이 침체되었던 작년 6월에도 1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이를 토대로 스카우팅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엔터 사업에 공들이는 ICT 기업들

    엔터 사업에 공들이는 ICT 기업들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KT, 엔씨소프트 등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등이 해외에서도 많이 소비되는 것을 보고 ICT 기업들이 엔터 사업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KT는 콘텐츠 관련 계열사들의 교통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KT는 이날 신설법인 ‘KT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해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KT그룹 내에는 웹소설·웹툰 등을 제작하는 ‘스토리위즈’,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스카이TV’, 음원 서비스 업체 ‘지니뮤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료방송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KT 등 관련 법인이 여러 개 나뉘어 있는데 앞으로는 스튜디오 지니가 운전대를 잡고 주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다.카카오도 최근 콘텐츠 담당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의 합병 소식을 밝혔다.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웹툰·웹소설을 기반으로 카카오엠이 영상과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등을 제작하고 이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를 통해 유통할 전망이다. 특히나 카카오엠에는 이미 산하 계열사에 에이핑크·몬스타엑스 같은 유명 가수나 이병헌·공유·현빈·수지 등 연기자가 소속해 있는 데다가 드라마·영화 제작 계열사에도 스타 PD나 감독들이 포진해 있어 앞으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유수 엔터 기업들과 잇따라 ‘동맹’을 맺는 전략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지분 49%(411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빅히트가 운영하는 팬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를 1년여 안에 통합시킬 계획이다. 네이버와 그 자회사는 또 다른 대형 엔터 회사인 SM나 YG, JYP와 투자를 주고받은 일이 있고 지난해 10월에는 CJ와 6000억원대 주식을 주고받음으로써 콘텐츠 제작·유통에 시너지를 추구했다.엔씨는 자사가 강점을 보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팬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를 이날 정식 출시했다. 강다니엘, 아이즈원, 우주소녀 등 유명 가수들은 앞세워 해외 팬들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TV, 극장, 공연장 등에서 즐기던 엔터 콘텐츠가 이제는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에 시장을 발굴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네이버·카카오·KT·엔씨 “우리도 엔터 기업”…콘텐츠 키워 글로벌 시장 노린다

    네이버·카카오·KT·엔씨 “우리도 엔터 기업”…콘텐츠 키워 글로벌 시장 노린다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KT, 엔씨소프트 등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등이 해외에서도 많이 소비되는 것을 보고 ICT 기업들이 엔터 사업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KT는 콘텐츠 관련 계열사들의 교통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KT는 이날 신설법인 ‘KT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해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KT그룹 내에는 웹소설·웹툰 등을 제작하는 ‘스토리위즈’,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스카이TV’, 음원 서비스 업체 ‘지니뮤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료방송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KT 등 관련 법인이 여러 개 나뉘어 있는데 앞으로는 스튜디오 지니가 운전대를 잡고 주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다.카카오도 최근 콘텐츠 담당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의 합병 소식을 밝혔다.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웹툰·웹소설을 기반으로 카카오엠이 영상과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등을 제작하고 이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를 통해 유통할 전망이다. 특히나 카카오엠에는 이미 산하 계열사에 에이핑크·몬스타엑스 같은 유명 가수나 이병헌·공유·현빈·수지 등 연기자가 소속해 있는 데다가 드라마·영화 제작 계열사에도 스타 PD나 감독들이 포진해 있어 앞으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유수 엔터 기업들과 잇따라 ‘동맹’을 맺는 전략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지분 49%(411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빅히트가 운영하는 팬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를 1년여 안에 통합시킬 계획이다. 네이버와 그 자회사는 또 다른 대형 엔터 회사인 SM나 YG, JYP와 투자를 주고받은 일이 있고 지난해 10월에는 CJ와 6000억원대 주식을 주고받음으로써 콘텐츠 제작·유통에 시너지를 추구했다.엔씨는 자사가 강점을 보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팬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를 이날 정식 출시했다. 강다니엘, 아이즈원, 우주소녀 등 유명 가수들은 앞세워 해외 팬들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TV, 극장, 공연장 등에서 즐기던 엔터 콘텐츠가 이제는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에 시장을 발굴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소년’이여~ 평생 함께 가자

    ‘소년’이여~ 평생 함께 가자

    한림연예예술고 1기생 극단 창단“힘들어도 절대 포기 말자” 약속“우리는 오래된 친구, 하나밖에 없는 친구. 진실한 마음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소극장 안 작은 벤치와 가로등이 놓인 빈 무대를 노래 ‘오래된 친구’가 반복해서 채운다. 성격과 목소리는 달라도 마음과 대화가 잘 통하는 ‘꾸러기’들이 음악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는 듯해 자연스레 입꼬리를 올려 따라하게 된다.●대학로서 ‘올모스트 메인’ 공연 중 지난해 말부터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귀여운 작품이다. 이 공연을 더욱 장난스럽고 따뜻하게 만드는 건 극단 소년의 배우들 몫이다. 작품만큼 관심을 끄는 극단 소년, 이곳의 공동대표는 표지훈과 최현성, 한림연예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다. 아이돌 그룹 블락비에서 ‘피오’로 불리는 그 표지훈, 맞다. 그와 최현성, 이충호, 이한솔 등 1기 졸업생들이 2015년에 극단을 꾸렸다. 2016년 ‘슈퍼맨닷컴’, 2017년 ‘마니토즈’, 2019년 ‘소년, 천국에 가다’ 등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지금은 제작감독과 음악감독까지 더한 8명이 극단을 이끈다. 서면 인터뷰로 만난 표지훈과 최현성은 극단 소년에 대해 “학창 시절 인연이 20대 끝자락까지 이어지기까진 그야말로 ‘투닥투닥’의 연속이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약속 하나는 꼭 지키려고 한다”는 말로 소개했다. 표지훈은 “작품마다 역할을 나누긴 하지만 극단을 운영하기 위해선 모든 파트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미숙하더라도 의상, 무대 제작, 조명, 소품, 제작까지 서로 다양하게 의견을 낸다”면서 “함께 무대 제작도 하고 MD도 같이 만들어 팔기도 한다”고 했다. ‘올모스트 메인’을 고를 때도 의견 차가 있었고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솔이가 적극 추천했는데 경험해 보지 않은 옴니버스 형식과 주제여서 캐스팅 전에 다 같이 대본을 읽었어요. 몇 명이 반대하긴 했는데 다수 의견을 따라 작품의 힘을 믿고 공연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죠.” 최현성의 설명이다.●“가슴 따뜻해지는 영향 주는 게 목표” 창문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리면 안 다칠 거라고 생각했다는 한 멤버의 경험을 그린 로고도 그들의 성격을 보여 준다. “소년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관객들에겐 극단 이름처럼 ‘나도 어렸을 때 저랬는데’라며 몽글몽글하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향력을 주는 게 저희의 숙제이자 끝없는 목표”라고 표지훈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림은 역시 한림연예고 동창인 송민호(그룹 위너 멤버)가 그렸다. 두 칸 띄어 앉는 휑한 극장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는 소년들의 우정과 열정은 그들의 굳은 의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평생 함께 가야 할 가족”(표지훈)이자 “전부”(최현성)라는 이들은 더 ‘오래된 친구’가 될수록 꾸준히 무대에서 만나고 그 시간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기를 꿈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따뜻한 우정으로 무대 채우는 극단 소년… “평생 함께, 관객들과 소통할 거예요”

    따뜻한 우정으로 무대 채우는 극단 소년… “평생 함께, 관객들과 소통할 거예요”

    “우리는 오래된 친구, 하나밖에 없는 친구. 진실한 마음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소극장 안 작은 벤치와 가로등이 놓인 빈 무대를 노래 ‘오래된 친구’가 반복해서 채운다. 성격과 목소리는 달라도 마음과 대화가 잘 통하는 ‘꾸러기’들이 음악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는 듯해 자연스레 입꼬리를 올려 따라하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귀여운 작품이다. 이 공연을 더욱 장난스럽고 따뜻하게 만드는 건 극단 소년의 배우들 몫이다. 작품만큼 관심을 끄는 극단 소년, 이곳의 공동대표는 표지훈과 최현성, 한림연예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다. 아이돌 그룹 블락비에서 ‘피오’로 불리는 그 표지훈, 맞다.그와 최현성, 이충호, 이한솔 등 1기 졸업생들이 2015년에 극단을 꾸렸다. 2016년 ‘슈퍼맨닷컴’, 2017년 ‘마니토즈’, 2019년 ‘소년, 천국에 가다’ 등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지금은 제작감독과 음악감독까지 더한 8명이 극단을 이끈다. 서면 인터뷰로 만난 표지훈과 최현성은 극단 소년에 대해 “학창 시절 인연이 20대 끝자락까지 이어지기까진 그야말로 ‘투닥투닥’의 연속이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약속 하나는 꼭 지키려고 한다”는 말로 소개했다. 표지훈은 “작품마다 역할을 나누긴 하지만 극단을 운영하기 위해선 모든 파트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미숙하더라도 의상, 무대 제작, 조명, 소품, 제작까지 서로 다양하게 의견을 낸다”면서 “함께 무대 제작도 하고 MD도 같이 만들어 팔기도 한다”고 했다.‘올모스트 메인’을 고를 때도 의견 차가 있었고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솔이가 적극 추천했는데 경험해 보지 않은 옴니버스 형식과 주제여서 캐스팅 전에 다 같이 대본을 읽었어요. 몇 명이 반대하긴 했는데 다수 의견을 따라 작품의 힘을 믿고 공연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죠.” 최현성의 설명이다. “의견 충돌이 있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개인 욕심을 내려놓고 다수로 가는 편이라 크게 충돌이 없는 팀”이라고도 덧붙였다. “간혹 지각하지 말기, 회의에 열심히 참여하기, 피곤하다고 너무 예민해지지 않기 등 사소한 약속들도 있이 각자 컨디션에 따라 안 지켜질 때도 있다”면서도 “너그러운 마음과 사랑스러운 우정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서로를 이해하며 용서하고 잘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표지훈)는 답변에서도 서로를 챙기는 귀엽고도 끈끈한 우정이 느껴졌다.창문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리면 안 다칠 거라고 생각했다는 한 멤버의 경험을 그린 로고도 그들의 성격을 보여 준다. “소년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관객들에겐 극단 이름처럼 ‘나도 어렸을 때 저랬는데’라며 몽글몽글하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향력을 주는 게 저희의 숙제이자 끝없는 목표”라고 표지훈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림은 역시 한림연예고 동창인 송민호(그룹 위너 멤버)가 그렸다. 두 칸 띄어 앉는 휑한 극장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는 소년들의 우정과 열정은 그들의 굳은 의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평생 함께 가야 할 가족”(표지훈)이자 “전부”(최현성)라는 이들은 더 ‘오래된 친구’가 될수록 꾸준히 무대에서 만나고 그 시간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기를 꿈꾼다. “어느 극단보다 오래 함께 활동하고 친숙하고 대중적인 극단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다들 너무 바빠지거나 유명해지고, 각자 가족이 생겨도 1년에 한 번은 꼭 모여 다같이 작품을 올리며 꾸준히 오랫동안 같이 공연하고 싶어요.”(표지훈) “저에게도 극단은 저의 전부고 모든 친구들이 소중한 식구예요. 누구 하나 비슷한 성격이 없는 8명이 모여 각자의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고 아낀 돈으로 소중하고 감사하게 매번 공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객들께 오랫동안 즐거운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할게요.”(최현성)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루다로 촉발된 젠더 논쟁... 개인정보 유출이란 본질 외면

    이루다로 촉발된 젠더 논쟁... 개인정보 유출이란 본질 외면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심리 테스트 명목으로 수집한 100억건의 카카오톡 대화를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의 개발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그런데 ‘이루다를 성노예로 만드는 법’ 등을 공유했던 일부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영 중단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젠더(성)갈등으로 비화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성대결이 부각되면서 스캐터랩의 개인정보 유출과 AI 윤리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가려질까 우려하고 있다. 남성 이용자가 많은 남초 커뮤니티는 AI를 성희롱하고 성노예화하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면 일부 트위터 여성 이용자들이 즐기는 알페스(RPS) 문화 역시 성범죄라며 공격했다. Real Person Slash의 줄임말인 알페스는 남성 아이돌 팬픽션(아이돌이 주인공이 되는 소설)에서 나온 문화로, 남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하는 소설 등의 창작물을 일컫는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알페스를 실존 인물의 얼굴을 나체 사진 등에 합성하는 딥페이크에 준하는 성범죄라고 주장한다. 여성들이 모인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에펨코리아, 루리웹 등 남초 커뮤니티에 일반인 여성의 사진을 당사자 동의 없이 올리고 성희롱성 댓글을 다는 비공개 게시판이 있음을 폭로하며 반격했다. 당사자 동의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중생, 여고생 등 미성년자의 노출사진 등을 퍼와 공유하는 공공연한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젠더갈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동의 인원 세 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알페스 이용자를 처벌해달라는 국민 청원에는 14일 기준 19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남초 커뮤니티의 성희롱 게시판을 고발하는 청원에는 18만명이 넘었다. 두 청원 모두 정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서혜진 더라이트하우스 변호사는 “팬픽 문화에서 분화된 알페스는 딥페이크와는 달리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해 저작표현물로도 볼 수 있다”면서도 “실존 인물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수위로 표현하는 음란물이라면 팬들의 놀이문화로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남초 커뮤니티는 알페스가 지인 능욕을 하는 딥페이크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알페스는 팬픽에 불과하다”고 했다. 남초커뮤니티 비공개게시판에 일반인 사진을 올려 성희롱을 한 것에 대해선 “나체 사진이거나 노출 사진이 아닌 일상사진을 올린 건 처벌하긴 어렵다”면서도 “만약 당사자 동의 없이 올린 사진이 성폭력처벌법 14조 1항에 따라 몰래 찍은 불법촬영이라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정보통신사업자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각적으로 명백히 음란물임이 드러나는 딥페이크와 달리 알페스는 글이라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물론 알페스를 음란물로 판단한다면 명예훼손죄나 성폭력특별법으로 처벌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알페스 이어 딥페이크도 靑 청원 등장... “강력 처벌해주세요”

    알페스 이어 딥페이크도 靑 청원 등장... “강력 처벌해주세요”

    남자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 해 쓴 팬픽(팬이 스타를 주인공으로 쓰는 소설)인 알페스(RPS, Real Person Slash)가 논란이 된 가운데, 여성 연예인 얼굴을 기존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물에 대한 수사와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최근 성인용 비디오 등에 특정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물이 온라인에서 유포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글 청원인은 “구글, 트위터 등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수많은 사이트가 생성되고 있다”며 “특히 딥페이크 영상 피해자 대부분이 한국 여성 연예인”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딥페이크는 엄연한 성폭력이다. 여성 연예인들이 성범죄 행위의 피해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불법으로 해당 딥페이크 영상이 판매되기도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영상은 각종 소셜미디어에 유포되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성희롱, 능욕 등 악성 댓글로 고통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중에는 사회 초년생인 미성년 여자 연예인들도 있다. 그들이 공공연하게 성범죄에 막연히 노출되고 있는 현실에 딥페이크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수사를 촉구한다. 딥페이크는 명백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인 13일 오후 1시 21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30일 이내에 20만 명의 동의를 받을 경우, 해당 청원에 대해 청와대나 관계부처가 답한다.전날인 지난 11일에는 남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동성애 주인공으로 삼는 팬픽인 알페스 제작자와 독자들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최근 한 래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관계를 하는 소설과 그림을 판매하고 집단으로 은폐하며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공론화됐다. 청원인은 “알페스는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성관계나 성폭행을 묘사하는 성범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이러한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되고 있다.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돌”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인은 “알페스 이용자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시장이 유지되는 것’이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해달라.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적나라한 성범죄 소설이 유통되지 않게 하는 규제 방안도 마련해 달라”라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1시 기준 1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르가 된 ‘안방 1열’… 언택트 무대 더 넓혀라

    장르가 된 ‘안방 1열’… 언택트 무대 더 넓혀라

    코로나19는 관객과 마주보고 소통하는 것이 당연했던 무대의 경계를 흐트러뜨렸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함께 웃고 소리치지 못하는 상황을 맞닥뜨린 공연계는 완전히 새로운 무대와 객석을 고심했다. 갑작스런 도전이었지만 단순히 공연 실황을 영상화하는 것을 넘어 그동안 없었던 다양하고 색다른 시도를 통해 언택트 콘텐츠라는 또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요계는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을 ‘뉴노멀’로 자리잡도록 발빠르게 움직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초반에는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대체재로 온라인을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대등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트렌드는 전 세계 팬덤을 가진 케이팝 그룹들이 이끌었다.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4월 그룹 슈퍼엠의 공연을 시작으로 첫 유료 공연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인 데 이어, 월드 투어를 취소한 그룹 방탄소년단도 스트리밍 콘서트로 지난해 10월 이틀간 99만명의 유료 접속자를 끌어모았다. 세븐틴, (여자)아이들, 트와이스 등 대부분의 그룹들이 온라인 공연이나 팬미팅을 치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산하 레이블 가수들이 모두 참여한 연말 콘서트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해 글로벌 팬들과 새해맞이를 했다. 아이돌 그룹들이 멀티뷰, 증강현실(AR) 등 각종 시각 효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친밀감과 개성을 앞세운 콘서트들도 속속 등장했다. 그룹 옥상달빛과 십센치 등이 유료 공연을 시도했고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방구석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퓨전 국악그룹 이날치 등이 참여한 ‘온: 한류축제’ 온라인 콘서트는 160개국 120만명이 시청했다. 저스틴 비버 등 팝스타들 역시 대륙별로 시차를 두고 스트리밍 콘서트로 연말 공연을 갈음했다. 이용자의 장벽 역시 낮아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만화·애니·캐릭터·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음악 공연 감상은 18.2%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집에서 편한 자세와 복장, 다른 활동 중에도 시청할 수 있음(30.0%) ▲시간과 공간 제약이 적음(28.3%) ▲비용 절감(14.4%)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장감 부족(39.3%) ▲몰입도가 떨어짐(20.1%) ▲아티스트를 직접 볼 수 없음(16.1%) 등 단점도 지적했지만, 39.3%가 향후 비대면 음악 공연 유료 결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대면 콘텐츠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인프라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려는 업계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연을 시청하는 등 팬덤을 하나로 모으는 플랫폼 경쟁이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빅히트의 ‘위버스’, 네이버의 ‘브이라이브’와 엔씨소프트가 내년 초 출시를 준비하는 ‘유니버스’ 등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는 대면 활동이 많아 코로나가 진정된다면 상당 부분 예전처럼 돌아갈 것으로 보지만, 비대면 콘텐츠와 경험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비대면 콘텐츠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 어려운 영세 제작사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계도 상반기 동안 운영 중단이 장기화됐던 국공립단체들을 비롯해 뮤지컬 제작사나 공연기획사들을 중심으로 무대 위 움직임을 좀더 생생하게 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한 다양한 시도들을 점점 넓히고 있다. 유료 온라인 공연을 확대하고, VR이나 멀티미디어 기술을 더한 고품질 영상과 무대 밖에서의 공연 영상도 활성화하는 분위기다. 예술의전당은 2019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의 무대 모습과 사계절 풍경이 담긴 영상을 더해 ‘스테이지 무비’(공연영화)로 선보였다. 공연 실황에 영화 문법을 적용한 다각도 촬영과 후반 작업이 추가되며 연극 제작비 1억 2000만원과 비슷한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전국 26개 CGV영화관에서 개봉했고 BTV, 9월부터 IPTV로도 유료로 VOD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립극단은 명동예술극장과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네 번째 극장으로 온라인 극장을 열어 지난해 12월 ‘동양극장’과 ‘스웨트 SWEAT’ 등 신작을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창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제작사 신스웨이브는 지난해 9월 중순 9일간 대학로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실시간으로 전국 22개 CGV영화관 및 전 세계에 동시 송출했다. 국내 플랫폼과 일본 플랫폼을 통해 송출된 유료 공연을 총 52개국 관객들이 관람했다. 뮤지컬 ‘모차르트!’, ‘베르테르’ 등 대극장 공연들도 9~11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배우들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공연 영상을 유료 상영했다. 코로나19 3차 재유행으로 공연을 멈춘 ‘몬테크리스토’는 드레스 리허설 장면을 유료로 공개했는데도 많은 랜선 관객들이 호응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대형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오는 8~10일 생중계로 온라인 공연된다. EMK뮤지컬컴퍼니는 배우들이 무대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노래하고 연기한 장면을 하나로 모아 한 편당 9~10분 남짓의 쇼트폼 형태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웹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도 했다. 무대와 객석의 틀이 허물어지면서도 소통할 수 있는 관객 참여형 공연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란문화재단은 영국의 오디오 시어터 극단 다크필드와의 협업으로 지난해 12월 온라인 체험극 ‘더블’(DOUBLE)을 진행했다.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만으로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에서 친숙한 사람과 함께 입체 음향으로 제작된 공연을 체험할 수 있다. 청각과 서사에만 집중해 극에 빠져들도록 하면서 무대와 객석, 공연의 개념을 뒤흔들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시도한 ‘비비런’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전승자들의 움직임을 따 캐릭터와 함께 VR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려 전 세계 어디든 객석이 될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했다. 공연장 규모와 소리의 울림, 각각의 음색 표현 등이 중요한 클래식과 국악도 음악의 감동을 더욱 가까이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온라인 스테이지’, ‘미라클 서울’을 통해 덕수궁 석조전, 현진건 집터, 서대문형무소 등에서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고,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이날치(국악)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현대무용)의 열풍도 일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SK텔레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5G 미디어 기술인 멀티뷰와 멀티오디오를 접목한 공연 영상을 웨이브와 Btv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했다. 코리안심포니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연주를 카메라 11대와 마이크 40대로 담아 지휘자, 피아니스트, 현악·관악 파트, 객석, 전문가 해설 등 7개 시점에서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실험을 이어 가는 것과 별개로 온라인이 실제 라이브 공연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여러 장르 공연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잠재적 관객들이나 새로운 청중들이 좀더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고, 관객들과 무대 밖에서도 다채로운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선 언택트 공연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대면 공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동시에 비대면 공연 콘텐츠의 필요성도 알게 된 만큼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언택트 콘텐츠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와우! 김광석·터틀맨이? AI ‘찐무대’를 소환하다

    와우! 김광석·터틀맨이? AI ‘찐무대’를 소환하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삽입곡 ‘시작’(원곡 가호)의 반주가 흐른다. 후렴이 시작될 무렵 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고 임성훈)의 목소리가 또박또박 가사를 따라간다. “쉬어 가면 돼/ 힘들게만 보이던 내일도/ 넌 결국 해낼 거잖아.”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그는 다른 멤버와 함께 안무도 정확히 맞춘다. 지난 9일 엠넷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이 방송한 이 공연 장면은 2008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터틀맨이 살아 돌아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인공지능(AI) 목소리 재현으로, 터틀맨이 예전 같은 얼굴과 체격으로 정확한 입모양까지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먼저 무대에서 춤을 추던 거북이 멤버 지이와 금비는 물론 그의 모습을 객석에서 본 터틀맨의 어머니와 형, 랜선으로 접한 관객들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찼다. 금비는 방송에서 “완전체를 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터틀맨과) 똑같아 깜짝 놀랐다”고 했고, 형 임준환씨는 “한 번이라도 다시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생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무대 위로 뛰어오를 뻔한 걸 참았다”고 말했다.AI 목소리로 살아난 김현식·김광석···추억·새로운 경험 선물 최근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AI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옛 가수들의 목소리를 살려내는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타를 추모하고 기억한다는 의미와 함께 시청자에게 추억과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2년 만의 거북이 완전체 무대는 AI의 목소리 학습과 페이스 에디팅을 통해 가능했다. 가수의 생전 자료에서 뽑은 음성 데이터와 악보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AI의 음성에, 반주(MR)를 더하면 노래가 완성된다. 음악에 맞춘 영상은 과거 일상과 무대 위 모습을 담은 사진, 방송 자료 등에서 터틀맨의 모습을 가져와 댄서의 춤 동작에 입히는 방법으로 제작했다. 오는 16일에는 같은 방식으로 가수 김현식의 목소리에 홀로그램 시각 효과를 결합한 공연이 전파를 탄다. SBS가 다음달 22일 방송하는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은 김광석의 목소리를 되살린다. 1996년 세상을 떠난 그가 2002년 나온 김범수의 ‘보고 싶다’ 등 여러 가요를 부른다. 특유의 톤과 바이브레이션, 호흡 등 습관까지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AI가 오리지널의 근원적 가치까지 복제할 순 없지만, 긍정적 가능성도 큰 만큼 현주소를 짚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논의해 보자”는 기획 의도다. ‘다시 한번’과 ‘세기의 대결’에 참여한 오디오 전문 AI 업체 수퍼톤에 따르면 이러한 복원 과정은 AI로 김광석 악기, 터틀맨 악기를 각각 만드는 데 비유할 수 있다. 한국어 발음과 악보로 훈련시킨 AI에 각 가수의 목소리 데이터를 입력하면 맞춤형 AI가 만들어지고, 이후에는 어떤 노래든 그 사람처럼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한 가수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으려면 최소 20곡의 깔끔한 음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수 김현식처럼 음원 자료가 희귀하고 오래된 경우는 더 까다롭고 정교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는 뉴스를 읽는 AI나 내레이션 등에 쓰이는 ‘텍스트 투 스피치’(TTS), 즉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 주는 기술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최희두 수퍼톤 이사는 “평범한 문장을 읽는 것이 2세대였다면 지금 기술은 그다음 세대로 감정 표현까지 담아낼 만큼 정교해졌다”며 “세계 최초로 우리가 상용화한 가창 합성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세기의 대결’은 노래 외에 ‘골프 여제’ 박세리 감독과 AI 골퍼의 대결도 펼친다. 박세리가 상대하는 미국 AI 골퍼 엘드릭은 로봇에 AI를 탑재해 스윙머신을 발전시킨 것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장타 괴물’ 브라이슨 디섐보 등 골퍼 1만 7000명의 샷을 학습했다. 벙커에 들어가면 망가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엄청난 ‘스펙’을 보유했고, 바람의 세기와 지형까지 스스로 읽어 낼 수 있다. 박세리와 롱드라이브(장타 대결), 홀인원, 퍼팅 등 세 종목을 겨룬다. 슈가도 무대 위에····디지털 휴먼·캐릭터 등 확장성 무궁무진 이런 AI 기술은 세상을 떠난 스타들뿐만 아니라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연예인을 대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6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2020 MAMA)에서는 어깨 수술로 외부 활동을 중단한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무대에 올라 놀라움을 자아냈다. 최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무대 중간에 가상의 문에서 걸어나온 그는 멤버들과 나란히 서서 노래를 소화했다. 다른 멤버들과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가상 슈가’를 구현하는 데는 볼류매트릭 기술이 사용됐다. 360도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여러 대가 동시에 대상을 촬영해 실사 기반 입체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한 번의 촬영으로 3D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CJ ENM T&A와 무대 구현에 참여한 영상기술 전문 업체 비브스튜디오스에 따르면 슈가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노이즈를 제거한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명을 묻히고, 피부톤까지 보정하는 섬세한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다. 비브스튜디오스 관계자는 “볼류메트릭을 이용하면 활동을 중단한 가수는 물론 가상 캐릭터와 엔터테이너 개발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AI 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휴먼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첨단 기술과의 결합은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에는 비교적 창의적인 일까지 가능해 업계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 SKT와 SM엔터테인먼트는 AI 서비스 ‘누구’의 음성 안내를 원하는 아이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엔터 업계 변화도 활발하다. 지난 1월에는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를 구현하기 위해 AI 음성 재구성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사용하는 등 방송가의 관심도 꾸준하다. ‘세기의 대결’을 연출한 김민지 SBS PD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방송계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번 기획을 하게 된 계기”라며 “AI가 콘텐츠 창작자들에게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상상하게 해주고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넓혀 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동규 CJ ENM 콘텐츠 R&D센터 프로듀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경험을 제공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업계 모두의 관심사”라며 “올해 초부터 AI를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다”고 했다. 오남용 방지·권리 보호 등 장기적 과제 활용 가능성이 큰 만큼 사전에 고려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이미 상당 부분 사람의 음성과 AI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해 오남용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기술적으로는 사람과 AI를 구분할 수 있는 보완 장치와 목소리 출처를 알려 주는 워터마크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측면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하기보다 우선 기업간거래(B2B)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최희두 이사는 “아직 관련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AI 경찰’과 같은 보완 장치로 유출이나 악용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의 주인인 당사자나 유족, 저작권자 동의 없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기로 원칙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엠넷과 SBS 등 방송 제작진 역시 일단 해당 가수들의 유족과 동료, 팬들로부터 목소리 복원에 대한 동의를 최우선으로 구하고, 복원도 허락된 범위에서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인격권, 저작권 등 권리 보호도 중요한 과제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간의 목소리나 모습을 복원하는 경우 인권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세계적으로도 관련 기술에 대한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정비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전개하면서 콘텐츠 개발도 신중하게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케이팝 시장’ 동남아, 그곳에도 ‘힙한’ 뮤지션 정말 많습니다”

    “‘케이팝 시장’ 동남아, 그곳에도 ‘힙한’ 뮤지션 정말 많습니다”

    “말레이시아에도 한국의 제시같은 래퍼가 있습니다. ‘힙한’ 뮤지션들이 정말 많아요.”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을 음악으로 연결하는 페스티벌 ‘라운드(ROUND) 2020’의 연출을 맡은 황국찬 KBS PD는 30일 서울 마포구 생기스튜디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아세안 지역 음악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라운드 2020’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 음악 교류를 위해 KBS가 여는 행사로, 다음달 6일 오후 4시부터 7시간 연속 스트리밍으로 진행한다. 당초 이틀간 노들섬에서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언택트’ 스트리밍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 음악위원 가수 김현철과 황 PD는 행사가 다양한 한국 음악을 해외에 알리고, 새로운 아세안 국가 음악을 접할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동남아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갓세븐 등 케이팝 그룹들이 큰 인기를 얻는 시장이지만 그 밖의 음악을 공유하기에도 좋은 파트너라는 것이다. 김 위원은 “세계적으로 한류의 포문을 연 것은 분명 아이돌이지만, 앞으로는 아이돌 외에 다양한 뮤지션들이 해외에서 소구할 수 있는 음악을 준비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빌보드 1등’ 그 이상도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이날치, 십센치, 제이미, 선우정아, 데이브레이크, 소란, 송소희 with 두번째달, 호피폴라, 죠지, 일레인 등 10팀이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외국 아티스트들이 국내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보탰다. 각국에서 트렌디하면서도 전통음악을 적절하게 녹인 음악들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포브스 ‘30세 미만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인’으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가수 이스야나 사라스바티(ISYANA SARASVATI), 말레이시아의 여성 힙합 뮤지션 자메이라(ZAMAERA), 캄보디아의 전통 사운드를 재정립하는 밴드 스몰월드 스몰밴드(SMALLWORLD SMALLBAND) 등 각국 음악위원과 관계자들이 추천한 10팀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황 PD는 “현대 팝 음악과 그 지역의 전통음악을 잘 접목해 대중적으로 친화적인 사운드로 잘 만들어내는 팀이 매우 많다”면서 “또 다른 차원의 재미와 새로움, 각각의 색깔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은 아시아 음악의 색깔을 찾는데 이러한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는 아프리카나 남미 등 다르지역에 비해 지역의 색채가 분산된 편”이라며 “음악을 비롯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활발히 교류해야 음악의 색깔도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온택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계획이다. 추석 연휴 큰 사랑을 받은 나훈아 ‘대한민국 어게인’처럼 사전 신청으로 선정한 글로벌 온라인 응원관객’이 온라인 공간에 입장해 공연자가 이들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유튜브로 생중계가 끝나면 추후 KBS ‘올댓뮤직’을 통해 볼 수도 있다. 김현철과 동료 가수들이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송 ‘윌 유 컴 씨 미 어게인’(Will You Come See Me Again?)도 이날 공개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IT 만난 케이팝, 아바타 함께 큰다

    IT 만난 케이팝, 아바타 함께 큰다

    케이팝 아이돌의 ‘분신’도 스타로 성장할까. 최근 대형 기획사들의 행보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 충분해 보인다.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사이버 캐릭터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세계관 확장을 통한 콘텐츠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 등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시도들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6년 만에 공개하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가 17일 베일을 벗었다. 앞서 SM은 카리나(한국), 지젤(일본), 윈터(한국), 닝닝(중국) 총 네 명의 멤버와 각각에 대응하는 네 아바타 ‘아이’(ae)를 공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멤버와 ‘아이’가 대화를 나누고 춤을 추는 소개 영상들은 평균 200만뷰를 넘기기도 했다. 에스파는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SM의 야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룹명부터 아바타(Avatar)와 경험(Experience)의 앞글자를 딴 ‘ae’와 ‘측면’(aspect)을 결합해 지었다. 세계관도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성장한다”는 설정이다. 현실세계의 멤버들은 ‘플랫’이라는 공간 속 아바타와 인공지능 시스템 ‘나비스’의 도움을 받아 ‘싱크’라는 신호로 연결된다. 이날 공개한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런 세계관을 드러냈다. 게임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공간에서 아바타가 함께 등장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가사는 에스파와 아바타의 연결을 방해하는 ‘블랙 맘바’를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이야기로 담았다. 다른 대형 기획사들 역시 아바타 제작을 통해 지식재산(IP)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계열사는 AR 아바타서비스 ‘제페토’를 만든 네이버제트에 각각 70억원과 50억원을, JYP엔터테인먼트는 50억원을 투자했다. 제페토는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멤버들을 3D 아바타로 제작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체 캐릭터 ‘타이니탄’도 갖고 있다. 제2의 자아가 ‘매직 도어’를 통해 현실세계를 넘나든다는 설정이다. 아티스트와 음악 등 원천 IP에서 2차 IP로 확장한 부가 사업으로, 광고 출연 등 활발한 수익활동을 펼친다. 빅히트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수익의 비중은 22.3%에서 45.4%로 증가했다. 가상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돌은 1998년 국내 첫 사이버가수 ‘아담’ 등 익숙한 개념이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캐릭터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 ‘K/DA’가 2018년 데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교하게 제작된 아바타가 현실 멤버와 활동하면서 시너지를 높인다.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아 가수 공백기에 국내외 팬들과 유대감 유지도 가능하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아바타뿐 아니라 실제 사람도 동시에 활동한다는 것이 이전과 다르다”며 “해외 공연을 하지 못해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글로벌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현실적 신체 이미지 재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긴 다리와 잘록한 허리, 과한 노출이 캐릭터에 투사돼 있는 탓이다. 장 교수는 “아이돌 산업은 청순함, 섹시함 등 섹슈얼리티 요소를 활용해 왔다”면서 “가상 캐릭터에서 이 부분이 완전히 사라지긴 어렵겠지만 과도한 성적 대상화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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