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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核 보유 시인 파문 / 전문가 시각

    북한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3자회담에서 핵보유를 밝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확인이 좀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핵개발에 대대적인 관심을 쏟아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이 협상용이 아니라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도 많았다.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국방부는 북한의 핵개발 수준에 대해 핵탄두 1∼2개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 10∼12㎏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해 왔다.주한미군은 내부 교육용 팩트북 2003년판에서 북한이 이미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당국보다는 다소 높이 평가하고 있다.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남주홍 교수는 “여러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은 초보적인 수준의 핵무기 2∼3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1991년까지 북한이 핵무기 부품에 대해 실시한 기폭실험이 90여 차례나 감지된 점만 봐도 그 정도 수준은 충분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현재의 북한 여건상 대미협상을 앞두고 주가 올리기 차원에서 한 발언일 수 있겠지만 실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조만간 북한당국의 핵보유 공식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핵보유 선언과 전통적인 방식의 핵 모호성은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사실확인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함택영 국제실장도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 때도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했지만 북한의 얘기는 달랐다.따라서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졌거나 아니면 가지려는 전 단계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전에 사용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핵실험이 중요한 관건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단계가 바로 ‘핵실험’이다.핵실험은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기술적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2∼3t에 이르는 핵탄두를 최소한 700∼800㎏까지 낮춰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1∼2개를 생산할 수 있는 10∼12㎏ 가량의 플루토늄은 확보했을 것으로 보지만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도 “당국에서 말하는 초보적인 단계란 표현이 바로 핵실험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정보당국의 수준을 감안할 때 핵실험 자체를 몰래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핵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거나,외국에서 대신할 수도 있는 만큼 핵실험을 핵무기 개발의 ‘필요조건’으로만은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요즘의 과학기술 수준을 볼 때 ‘지하 핵실험’은 옛날 얘기”라며 “군사적으로는 핵보유 자체보다는 보유 물량이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수년 전 파키스탄에서 이뤄진 핵실험에 북한이 개입됐다는 당시 정보당국의 분석도 경우에 따라선 다시 음미해 봐야 하는 대목이라고 그는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 폐기 불가능’ 언급은 양수겸장? 북한은 이번 3자회담에서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안보 문서에 서명할 경우 핵개발 계획은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핵무기 폐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입장을 자신들의 순수한 기술력과 비용문제를 모두 고려한 발언으로 ‘양수겸장용’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실제로 구 소련의 경우 냉전이 종식된 이후 핵무기를 폐기한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측으로부터 기술력과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원받았다.”면서 “북한측이 아무래도 이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는 “폐기하는 과정에도 적잖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북한이 실제로 폐기에 필요한 기술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해체와 관련된 기술력이 달린다고 하기보다는 대가 없이는 안 하겠다는 정치적 제스처로 분석된다.”면서 “현재 북한은 협상이 아니라 거의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임은주의 킥오프]월드컵 개최국 심판의 자부심

    국제심판으로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에 갈 때마다 각 대륙의 심판들과 자연스럽게 자기나라의 프로리그 시스템과 선수들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때마다 최고의 경기만 배정받는 나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 프로축구 K-리그로 이어진다.1부와 2부에 몇 팀이 있는지,유럽에 진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는지 등등.간혹은 곤혹스럽다.선수도 선수지만 프로 1부리그에 10개팀뿐인 나라에서 온 나로서는 심판만은 내가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2002월드컵이 끝난 지금은 두 가지 고민이 그런대로 해소됐다.프로 1부 리그는 대구와 상무가 가세해 12개팀이 됐고,유럽에도 많은 선수들이 진출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은근히 국제대회가 기다려진다. 국제대회를 위해 외국으로 자주 나가는 국제심판들도 선수들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커 나간다.영어를 못하거나,자질이 떨어지거나,대륙의 파워가 약하면 억울한 상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심판들도 철저하게 각 대륙의 심판위원장 출신인 감독관으로부터 등수가 매겨진다.국가별 축구 순위가 있듯 심판들도 1년간 거친 경기를 통해 서열화되는 것이다. 심판들의 꿈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출장이다.그 꿈을 위해 젊은시절을 명예 하나만 믿고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다.필자는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 당시 아시아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기심판에만 머물다 독일과 멕시코의 예선 마지막경기에 간신히 배정받은 적이 있다.6-0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일방적인 경기에 배정 받았다는 사실에서 역시 차별감을 떨치지 못했다. 물론 이후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빅 매치만 배정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필자는 국가대표,대학팀 감독,심판을 다 거쳤다.가끔 세 가지 중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세 가지 다 장·단점이 있지만 선수 때는 체력훈련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고,감독 때는 성적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심판으로서 느끼는 것은 양쪽 모두다.선수 때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매일 두 편 이상의 축구비디오를 분석하고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메일이나 채팅을 통해 토론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국의 심판으로서 갖는 자부심은 이 모든 스트레스를 잊게 해준다. 축구 국제심판 rtiger2002@hotmail.com
  • 벡텔 6억8000만弗 복구사업 수주/ 美 ‘이라크 전리품’ 독식 구설

    미국의 건설그룹인 벡텔이 세계 기업들이 군침 흘리며 주시하던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권을 따냈다.벡텔이 따낸 1차 계약액은 3460만달러이지만 의회 승인을 받아 최고 20배가 많은 6억 8000만달러(약 81조 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대규모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자로 자국 기업을 선정함으로써 이라크 재건작업이 유엔이나 유럽이 아닌 미국 주도로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전후 복구사업권을 미국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전쟁과실’을 놓고 미국과 유럽 기업들간 볼썽사나운 싸움이 시작됐다. ●외국기업에 하청… 국제사회 비난 면피 미 국제개발처(USAID)는 17일(현지시간) 최고 6억 8000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복구사업권자로 미 벡텔이 선정됐다고 밝혔다.벡텔은 파슨즈 코퍼레이션과 플루어 코퍼레이션,루이스 버거 그룹,워싱턴 그룹 인터내셔널 등 4개 경쟁사를 물리치고 사업권자로 결정됐다.딕 체니 부통령이 최고경영자를 지낸 헬리버튼은 중도에 포기했다. 벡텔이 따낸 사업권은 이라크의 발전·송전·상하수도 개보수 등 주요 기간시설의 복구는 물론 공항·남부 움카스르항 복구,병원·학교·정부 관서·관개시설 및 주요 수송망 재건 등이 총망라돼 있다.전문가들은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는 250억∼1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벡텔은 미 기업들이 복구사업을 독식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라크 및 아랍권 회사 등 외국기업들에 하청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벡텔은 105년 역사의 미국을 대표하는 건설 그룹.1930년대 후버댐과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을 건설했다.이라크와의 인연은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와 시리아를 잇는 송유관을 건설했고,1980년대 수력발전소를 지었다.벡텔의 지난해 매출은 116억달러.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가 이사로 활동중이며,국방장관을 역임한 캐스퍼 와인버거가 사장을 지내는 등 워싱턴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EU “불공정” WTO에 제소 움직임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대규모 이라크 복구사업권자 선정에서 유럽 기업들이 아예 배제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유럽 기업들은 미 정부기관들이 자국 기업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심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를 반영하듯 영국군이 점령하고 있는 움카스르항 운영권 등 지금까지 선정된 5건의 이라크 복구사업 계약자가 모두 미국 기업들이다.유럽연합(EU) 집행위는 공개입찰이 아닌 비밀배정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전후 이라크 복구공사 입찰이 불공정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민주당 의원들도 사업자 선정과정의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의회 산하 일반회계국(GAO)에 조사를 의뢰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파병부대 나시리야 배치될듯

    이라크 전쟁에 파견될 건설공병 서희부대(573명)와 의료지원 제마부대(100명)가 이라크 남동쪽에 위치한 소도시 나시리야 외곽의 미군 기지에 배치될 전망이다. 조영길 국방방관은 15일 국회 상임위 답변에서 “나시리야 외곽의 탈릴 비행장 주변에 미군 군수지원 기지가 만들어질 예정”이라며 “두 부대를 이 기지 안에 배치하는 방안을 미국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남부 디카르주(州)의 주도인 나시리야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동쪽 30㎞ 지점에 위치한 소도시로,이번 전쟁에서 수십명의 미군이 전사하는 등 격전이 벌어진 곳이다. 한편 국방부는 선발대 20명(의료 10명,공병 10명)을 17일 오후 8시35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지상구성군 사령부가 설치된 쿠웨이트로 먼저 보낸 뒤 오는 30일과 내달 14일 2차례로 나눠 나머지 병력을 출국시킬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軍 중장급 후속인사 16일 단행

    지난 1일 대장급 수뇌부 인사에 이어 중장급 이하 장성들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16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경우 정권교체로 군 수뇌부가 대거 교체된 데다,최근 장성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져 후속 인사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육군은 대장 승진 인사로 현재 공석 중인 합참 본부장 2자리(작전·인사군수),참모 차장,1군 부사령관 등 중장급 보직 4자리가 채워진다.또 기무사령관과 현 보임자의 계급정년이 다된 육군 개혁위원장과 육사 교장 등도 바뀔 전망이다. 합참 본부장 직위에는 김장수 7군단장을 비롯해 홍갑식 11군단장,권영기 3군단장,이희원 수도군단장,권안도 5군단장 등 육사 27기를 주축으로 한 군단장들이 거명된다.한때 소장으로 하향조정이 검토되던 기무사령관은 중장급 가운데 보임되거나,소장급을 임기제로 진급시켜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사설] 전후 복구사업에 총력 대응을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이 임박하면서 세계각국의 전후복구 사업 참여 경쟁이 치열하다.미국 국제개발청(USAID)은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참여할 각국의 대상기업을 선발할 예정인데 필리핀 등 일부 국가들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수주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한국은 국내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파병 결정까지 했으나 전후복구 사업에 대한 대비는 너무 소홀하다.업계에서는 한국기업들의 참여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전후복구 수요는 향후 5년간 수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당장 필요한 전력 통신 상하수도 도로 주택 병원 등의 기초시설 복구에만 적어도 300억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국내 업계는 이 가운데 발전 및 송배전시설,유전 및 정유시설,통신망 시설 등의 복구사업이 유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지난 십수년간 계속된 서방국가들의 금수조치로 이라크 경제는 극도로 피폐해 있다.게다가 파괴된 유전시설을 복구하는 데만1∼2년이 걸릴 전망이어서 복구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다.당장 착수할 수 있는 복구사업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그나마도 미국기업들의 독주가 예상된다. 따라서 또 한차례의 중동특수 기대가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각료급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지원단을 편성해 현지의 수주활동 지원에 나서야 한다.기업들도 과거 1·2차 중동특수의 실패 경험을 되살려 보다 현실적인 예측을 토대로 치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軍수뇌부 인사 특징·의미/ 기수파괴보다 조직안정 선택

    1일 대장급 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됐다.지난달 말 해군 참모총장에 이은 이번 인사로 군 대장급 보직 8자리 가운데 공군 참모총장을 제외한 7자리가 바뀌고,이 중 5명은 퇴진하게 됐다. 특별한 파격은 없었다.인사권자가 ‘기수파괴형’보다는 ‘조직안정형’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육사 임관연도 기준으로 23기에서 25기로 2기 내려갔지만,육군 참모총장은 24기에서 25기로 1기만 낮아졌다. ●육사27기 대장발탁설 실현안돼 각 군 사령관과 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으로 승진하면서 보임되는 4자리는 갑종 출신 1명과 육사 26기 3명이 차지해 육사 27기 대장 발탁설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소장파 장교들 사이에서는 ‘비개혁적 인사’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국방부의 한 과장(대령)은 “임기 보장에 대한 원칙도 없고 인사적체 해소 등 개혁과도 거리가 먼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다만 보직 배치는 주위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합참의장에 발탁된 김종환 1군 사령관은 국방부 정책보좌관과 일선작전분야의 직위를 모두 거친 정책·작전통으로 유력한 의장후보였다.또 연합사 부사령관에 임명된 신일순 육군 참모차장은 한국군 최초로 미국 육사를 졸업한 미국통으로,최근 한·미상황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되던 ‘보직’이다. ●일부소장파 ‘비개혁적' 평가도 대장급 8명의 출신지는 영남이 2명에서 4명(문정일 해군총장,김대욱 공군총장,정수성 1군·양우천 2군 사령관)으로 늘었고,호남은 2명에서 1명(신일순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줄었다.또 강원 출신은 1명에서 2명(김종환 합참의장,이상희 3군 사령관)이 됐다.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은 서울 출신이다. ●청와대,국방부 인사안 맞대결 인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에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 같다.인사안 협의차 전날 오후 청와대에 들어갔다 나온 조영길 국방장관이 밤 9시쯤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 최종 재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당초 청와대는 각 군 균형발전 차원에서 김 공군총장을 합참의장으로 발탁하려 했으나,조 장관이 군 전체에 대한 지휘 문제와 인사 적체 등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전날 밤 “어쩌면 인사안이 내일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인사안 협의가 간단치 않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부시의 전쟁 / 심각한 전쟁 부작용 / 장기화 조짐… 전세계 ‘충격·공포’

    미국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전쟁 당사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제경제 충격 심화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국제경제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뉴욕 증시가 4일째 하락했고 각국 주가는 예외없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개전 이후 다우존스지수는 31일 현재 3.31% 포인트 하락했다.독일 DAX지수도 지난 2주간 7.29% 포인트 급락했고 영국 FTSE 100지수 역시 4.04% 포인트 떨어졌다.국제유가도 급등해 적정 수준이 배럴당 22∼24달러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8센트(2.9%) 상승한 배럴당 31.04달러를 기록했다.전쟁 장기화 우려와 제조업 경기 약세 지속으로 미국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민간인 피해 급증 미·영 연합군과 이라크군의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오폭,오인 사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31일 이라크 중부 나자프 근교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7명이 미군들의 총격을받고 사망했다.지난달 28일 밤과 29일 새벽 세 차례에 걸친 공습에서도 연합군 전폭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바그다드 북서부의 한 시장에 떨어져 민간인 수십명이 사망했다.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에 따른 인명피해를 산출하고 있는 런던의 웹사이트 ‘이라크 보디 카운트’는 개전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31일 현재 최고 57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미,아랍권 전체로 반미구호가 아랍권 전체로 확대되면서 이라크 전쟁이 미국 대 아랍권의 전쟁 양상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랍 및 이슬람 22개 국가들은 31일 전쟁에 반대하는 세계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유엔총회에서 미국 주도하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문 채택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57개국 이슬람회의기구(OIC)도 이날 이 문제를 유엔총회에 상정할 용의를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즉각적인 휴전과 외국군들의 이라크 철수,이라크와 그 이웃나라들의 주권과 정치적 독립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다.아랍 각국의 청년들도 이슬람교도의 영예와 존엄성을 걸고 연합군에 저항하겠다며 바그다드로속속 향하고 있다. ●전후복구사업으로 각국 이견 첨예화 총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미국과 국제사회간 신경전이 치열하다.미국은 현재 이라크 복구관련 사업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는 국제개발처(USAID)와 국방부를 통해 외국 업체들의 입찰을 사실상 제한한 채 미국 기업들에 사업권을 몰아주고 있다.최근 USAID가 발주한 9억달러의 전후 복구 초기 프로젝트가 모두 미국 기업들에 돌아가자 복구사업에서 제외된 국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이라크 재건작업을 총괄하는 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도 “전후 이라크 재건과정을 미국이 주도하고 유엔은 종속적인 역할을 맡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의 독주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일부터 3일까지 터키와 유럽연합(EU)을 잇달아 방문,전쟁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전후 이라크 처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부시의 전쟁/ 전문가 진단은 “바그다드 포위뒤 종전 가능성”

    첨단무기가 등장하고,고도의 심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라크전이 개전 나흘째를 맞으면서 전쟁 진행상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까지의 전황과 향후 전개될 전쟁양상 등에 대한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정리한다. ●현재의 전황 및 전망 이번 전쟁에서의 작전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로 끝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고도의 심리전이고,또 외부에 알려지는 전황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양측의 본격 공방전은 바그다드 외곽에서 벌어질 주력전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는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바스라가 미국과 영국 연합군에 의해 거의 함락됐다고는 하지만,바스라는 군사력이 그리 강한 곳이 아니다.”면서 “이라크의 주력군은 정규군이 아니라 수니파 출신이 많은 공화국수비대로 바스라에는 시아파 출신 정규군들이 몰려 있고 투항했다는 군인들도 정규군들”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바그다드에서 공화국수비대와의 결전이 이번 전쟁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미국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부 공작과 함께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를 통해 적의 지휘계통 마비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방연구원 김재두 연구위원은 종전이 ‘묘한’ 형태로 갈 가능성을 제기했다.즉 미국측이 바그다드만 포위시켜 놓은 채 나머지 지역을 모두 평정한 다음 후세인의 생존 여부와 상관없이 실질적인 전쟁종료를 선언하고 군정수립을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경우 미측은 큰 희생을 치르지 않은 채 후세인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재까지도 전쟁반대 대열에 서 있는 프랑스와 러시아도 이라크측이 화생방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쓴 흔적이 나타날 경우 즉각 참전 대열에 나서 전후 이익 챙기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융단폭격에도 피해자는 적어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바그다드가 불바다로 변할 만큼 강력한 공습을 감행했다.지난 21일에만 전투기·전폭기 출격 횟수 1000여회에다 정밀유도탄과 크루즈 마사일 수 총 2500여기를 퍼부었다.하지만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자는 의외로 많지 않았으며 이는 이번 전쟁에 동원된 첨단 무기의 정확성 때문이라고 남주홍 교수는 설명했다. 남 교수는 “지난 걸프전 때는 유도폭탄의 명중률이 7%에 불과했으나,이번엔 인공위성에 의해 목표물을 찾아가는 방식이어서 인명피해를 줄인 대신 파괴 효과는 훨씬 컸다.”면서 “또 초정밀 무기가 걸프전 때는 전체의 15%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70% 이상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쟁 얼마나 갈까 이라크 군의 투항이 늘고 있는 점을 들어 전쟁의 조기 종결 전망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갈 것이란 일각의 분석도 있다. 국방연구원 고성윤 군사전략실장은 “미·영 동맹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이라크의 지휘통제 시설이 제거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이라크는 조만간 야전부대 통제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건 연구위원도 “미국은 심리적 항복 내지 쿠데타 유도를 위해 심리전인 ‘충격과 공포’라는 방식을 쓰는 것”이라면서 “후세인 대통령은 자국민에 대한 통제력을 이미 상실했고,지휘통제시설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쟁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번 주말께가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전쟁 자체가 3주 이상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아직까지 아랍권이 단결하려는 정서가 생기지는 않고 있지만 외국에 있던 이라크 사람들이 국내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같은 연구원의 김재두 연구위원은 “현재의 전쟁 여건상 이라크 안의 모든 저항세력이 말살되거나 항복,미국의 의도대로 군정으로 간다 하더라도 일각에서 얘기하는 2∼3주 안의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남주홍 교수도 “주력전은 오래 가지 않겠지만 전쟁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후(戰後) 해법이 매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중동질서 재편 방향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향후 중동지역은 적잖은 질서 개편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김재두 연구위원은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발언권이 세져 이라크는 물론 이란이나 사우디와의 관계 설정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서열 파괴”에 떠는 軍 - 합참의장 인사가 물갈이 규모 좌우, 육사25기 총장·26기 대장 나올듯

    군(軍)에도 서열·기수 파괴를 동반한 인사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다음달 대규모 인사가 단행될 경우 육군은 현 육사 25기가 주축인 1·2·3군 사령관,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중 가운데 한 명이 총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획기적 인사안이 나올 것이란 예상과 함께 1993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하나회’ 출신을 전격 정리한 것에 버금가는 충격적 조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군단장을 마친 중장급(육사 26기)을 대장 진급과 함께 육군 총장에 전격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느 경우든 현재 육사 23기가 맡고 있는 군 서열 1위의 합참의장은 육사 기준으로 25기 이하에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비해 비교적 평온해 보이던 군이 이처럼 태풍권에 든 것은 새 정부 출범 당시의 예상과 달리 군 수뇌부의 ‘2년 임기’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해군 참모총장 후속 인사안은 다음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이와 함께 4월 정기인사에서 임기가 남은 육군과 공군 참모총장 역시 교체할 수 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군 조직 특성상 동기나 후배가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직을 맡을 경우 용퇴하는 게 관행이어서 합참의장 및 육군 총장에 대한 인사는 우리나라 대장급 8명 전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결국 현재 육사 23∼25기의 대장급 6명 중 25기에서 1∼2명 가량만 남고 나머지는 옷을 벗으면서 그 빈 자리를 육사 26기 이하가 메울 가능성이 높다.비(非)육사 출신 1∼2명이 혜택을 볼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와 함께 해·공군 총장 후임 역시 1개 기수가 아니라 2∼3개 기수 이상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국방부 주변에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모 장군을 육군 총장에 내정했다더라.’ ‘모 장군은 여자·돈 문제 등이 복잡해서 안된다.’는 등 확인도 안되는 각종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김광림의 플레이볼] 찬호, 긴장감 떨쳐라

    “긴장감을 떨쳐라.” “목표는 뚜렷하게 하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하고픈 얘기다.박찬호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을 것이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진에 견줘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강건해졌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정확히 1년 전.그는 새로운 팀(텍사스 레인저스)에 합류했고,팀 동료들이나 구단 관계자들도 에이스에 걸맞은 승수를 올려줄 것으로 굳게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고,이에 따른 저조한 성적으로 더욱 마음이 조급해졌을 것이다.시즌 내내 구단의 따가운 시선과 주위 동료들의 눈총을 받으며 결국 두자리 승수(9승8패) 달성에 실패한 채 시즌을 접어야만 했다. 부상이란 변수도 있지만 중압감으로 인해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부진의 원인일 것으로 보인다. 특급투수 톰 시버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육체적인 능력에는 별 차이가 없다.마찬가지로 팀들 사이에도 큰 차이는 없다. 결론적으로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을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정신자세라는 것을 난 분명히 믿는다.”라고 말했다. 필자도 3할 타율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석권한 해에 트레이드된 일이 있다.팀을 옮긴 뒤 전년의 뛰어난 성적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시즌 내내 중압감을 갖고 뛴 결과 2할4푼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하지만 주위의 기대치가 낮아지자 부담감 없이 경기에만 몰두하게 됐고,결국 타격왕(95년)에 올랐다. 요즘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이다.박찬호의 텍사스는 지난해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에 이어 올해는 LA시절 ‘찰떡 궁합’을 과시한 채드 크루터 포수까지 영입하면서 박찬호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의 성적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좋아진 면이 전혀 없어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박찬호에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목표를 굳게 다지자. 적당한 긴장감이 아닌 지나친 긴장감(압박감)은 반드시 슬럼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i33@hanmail.net
  • 페널티킥 예측 ‘골키퍼안경’ 등장,과학적 데이터로 키커동작 분석 공 방향 알려줘

    골키퍼들이 가장 애를 먹는 페널티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특수안경이 발명돼 키커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포츠전문 웹사이트인 CNNSI는 12일 호주스포츠연구소(AIS)가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특수안경을 고안했다고 보도했다.농구 등에서 쓰이는 고글 스타일의 이 특수안경은 키커가 페널티킥을 차기 전에 취하는 페인트 모션에 속지 않도록 일단 골키퍼의 시야를 가렸다가 슈팅하는 순간 공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주된 기능은 내장된 카메라가 짧은 시간에 키커의 페널티킥 자세,발의 각도,그리고 팔동작을 종합 분석해 공이 향하는 방향을 골키퍼에게 제시하는 것이다.특수안경을 낀 수문장은 5000번 이상의 페널티킥 데이터가 내장된 AIS의 컴퓨터가 보내주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키커의 페널티킥을 보다 정확히 막아낼 수 있다는 게 연구소측의 설명. 아직까지 이 특수안경의 페널티킥 선방 정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키커들이 페널티킥의 경우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킥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한 이 장비의 효과는 대단할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의 대변인은 “골키퍼가 공의 방향을 생각하고 선방을 결정하는 데 0.5초 정도의 시간밖에 없다.”면서 “이 안경이 골키퍼의 선방 능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그러나 이 안경의 도입으로 올리버 칸(바이에르 뮌헨)과 같은 명수문장이 탄생하기보다는 누구나 똑같은 수준의 선방력을 갖게 돼 골키퍼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
  • 美軍 ‘인계철선’ 유지할듯

    리언 J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6일 “서울 용산기지가 한강 이남으로 옮겨간다 하더라도 유엔사와 연합사의 지휘부는 서울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은 용산기지 이전을 포함한 주한미군의 전력 재배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유엔사의 지휘부는 서울에 남겨둠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양국간 연합 지휘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인계철선’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가진 국방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인들이 (용산기지 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데다,수도 서울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적합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 감축과 전방에 위치한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오는 연말 한·미 양국 국방부가 개최할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총리는 허버드 대사와의 면담에서 인계철선 유지와 함께 미군의 전쟁억지력 저하 반대,북핵문제 처리 후 미군 재배치 논의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이에 대해 허버드 대사는 “미군의 재배치는 현대 군사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미국에선 누구도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계철선(引繼鐵線·trip-wire) 본래 의미는 다중 살상용 무기인 크레모어나 부비트랩 등에 연결해 설치한 끈으로 전장에서 이를 건드릴 경우 자동으로 폭발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병 1만 5000여명의 미 2사단이 동두천에 주둔함으로써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 개입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광숙 조승진기자 redtrain@
  • 러포트 사령관 문답/주한미군 재배치 연말 결정

    리언 J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육군 대장)은 6일 최근 주한미군측이 마련한 ‘좋은 이웃(Good Neighbor)’ 프로그램 소개를 위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서울 용산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이 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최근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 2사단 한강 이남 재배치 계획은. 지난해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논의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앞으로 한국 국방부 차영구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협의체를 이끌며 주한미군 임무와 전력구조,재배치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현재까지 재배치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연말 서울에서 열리는 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제임스 솔리건 유엔사 부참모장 부연설명=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서 여러가지 선택 사항이 있을 수 있다.미 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도 선택사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북한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북아 안보균형을 위한 역할 조정쪽으로 바꿔나가자는 의미이다.구체적인 내용은 한국 국방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용산기지 이전은. 기지는 이전한다.한국인들이 희망하기 때문이다.수도 서울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워싱턴에 외국군대 6000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그러나 (용산기지가 옮겨진다 해도) 유엔사와 연합사 지휘부는 서울에 남는다.과거에는 서울에 집중해서 임무수행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서울에 병력이 몰려 있을 이유가 없다.(유엔사와 연합사 지휘부의 규모에 국방부측은 300여명 정도로 해석하고 있음.) ●용산 헬기장 이전 문제는. 상호 협의해야 한다.개인적으로는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본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모든 것이 협의 대상이다.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북한 전투기 위협비행 등으로 남북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다행히 교전은 없었지만 심각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미국측이 서두른다는 지적이 있는데. 포괄적 논의가 있을 것이다.양국 정부가 함께 협의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캐치프레이즈인 ‘같이 갑시다’와 ‘좋은 이웃’의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다.좋은 이웃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 2사단 카투사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어가 함께 나오는 주한미군의 웹사이트는 언제 개설되나. 6주 안에 개설될 것이다.한국의 젊은 대학생들과 젊은 주한미군 장병들을 작업에 참여시키겠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김광림의 플레이볼]그물 없는 야구장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다 보면 수준 높은 플레이 외에도 볼거리가 적지 않다.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선수와 관중의 ‘실력 대결’(?)이 아닌가 싶다. 메이저리그에는 포수 뒤를 제외하곤 내외야 파울 지역에 그물이 없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인플레이 중인 공을 낚아채 가는 팬이 있는가 하면,헛스윙하면서 손에서 빠진 배트가 관중석으로 날아가는 일도 간혹 생긴다.일부에서는 이 모두가 그물이 없어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그물이 없어 생기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기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선수들 못지 않게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경기에 몰두한다.그러면서 진정한 야구팬으로 거듭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물이 없어 해프닝도 종종 빚어진다.펜스 부근에서 공을 잡은 선수와 관중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야구규칙 3조16항을 보면 관중이 플라이볼을 잡으려는 수비수를 명백히 방해했을 경우 심판은 타자에게 아웃을 선언해야 한다.하지만 야수가 펜스,난간,로프를 넘어 스탠드 안으로 팔을 뻗어서 포구하려 했을 때는 방해를 당해도 방해로 인정되지 않는다.스스로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플레이기 때문이다.이렇듯 관중의 방해는 타자를 살리거나 아웃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고의든,고의가 아니든 경기의 흐름이 뒤바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한국 프로야구는 출범 당시부터 지역 색이 강했다.극소수 팬들이 지역 감정에 얽매여 난동에 가까운 관전 문화를 보여왔음은 이미 아는 사실이다.문제는 여기서부터다.입장료를 내고 야구장에 왔지만 관중 난입과 선수보호 차원이라는 이유로 우뚝 선 안전망을 눈앞에 두고 야구를 감상하기란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현역시절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된 적이 있다.당시 잠시나마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야구장 시설과도 무관하지 않다.선수로서는 말도 안되는 핑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팀의 홈구장은 그물 탓에 ‘닭장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답답함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런 갑갑함은 나보다 오히려 관중들이 더욱 느끼는 것이 아닐까.올해부터 내외야의 그물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반가웠다.분명 실보다는 득이 많은 듯 싶다.관중은 ‘보이지 않는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그물이 없더라도 난폭하지 않은 응원문화를 이어갈 때 비로소 진정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i33@hanmail.net
  • [LOOK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 르포 (9) 떠오르는 베트남,타이완

    |하노이·호치민·타이베이 김성수특파원|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는 퇴근시간인 저녁 6시가 되면 오토바이부대가 줄지어 몰려나와 도로를 가득 메운다.아오자이를 곱게 차려입은 젊은 아가씨부터 점잖게 양복을 빼입은 회사원까지 베트남인들은 누구나 오토바이를 탄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5년전만해도 자전거가 훨씬 눈에 많이 띄었지만 요즘은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베트남은 공식통계로는 1인당 GDP(국내 총생산)가 400달러로 아직은 ‘최빈국(最貧國)’에 속한다.최근 들어 값싼 중국산 오토바이가 500∼70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구당 1대씩은 거의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다.그만큼 베트남인들의 생활은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다.해마다 5∼7%의 고성장을 이어가는 경제력이 밑바탕에 깔려있음은 물론이다.‘도이모이’(쇄신)로 알려진 과감한 개방정책의 결과로 물밀듯 들어온 외국인투자가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다.성실한 민족성에 타고난 ‘손재주’를 앞세워 컴퓨터 조립 등 제조업도 활황세를 보이고 있고 IT(정보기술)산업도 초보단계지만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전제품,컴퓨터,자동화기기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 산업부 산하 국영업체인 VEIC는 이미 VTB,BELCO,GPC 등 90%에 달하는 자체 브랜드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13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만 1억달러를 기록했다.이 가운데 수출이 2000만달러였다. ●IT산업 급신장세 하노이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 응우엔 비엣 훙 이사는 “LG,삼성 등 한국기업에 비해 브랜드 파워는 떨어지지만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고 가격이 10∼15%가량 싼데다 애프터서비스도 잘 되기 때문에 베트남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더 찾는다.”고 자랑했다.그는 그러나 “아직 IT분야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는 베트남보다 한국이 15∼20년 앞섰고,원거리통신은 10년 이상 앞섰기 때문에 한국업체와 합작등을 통해 베트남내의 IT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 설립된 국영업체인 FPT는 베트남 최대의 인터넷서비스업체다.자체 브랜드의 컴퓨터를 생산하고,정부기구나 외국계회사를 대상으로 한 SI(시스템통합)사업도 같이 하고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000만달러에 달한다.HP,MS,시스코 등 세계 굴지업체로부터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는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이 회사의 황 티 반 칸(여) 하노이 지사장은 “지난해 베트남의 인터넷 가입자수는 25만 2000명으로 1.26%대의 인터넷 이용률을 보이고 있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IT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IT강국인 한국과 앞으로 기술·인적 교류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IT산업이 유망사업으로 부각되면서 월급도 많지 않느냐고 묻자 옆에 앉아 있던 직원 응우엔 드응 링은 유창한 영어로 “아직 은행원만은 못하지만 적어도 농부보다는 더 받는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실제로 IT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공중화장실 안내문은 5개국어로 돼있는 데 한국어,일본어는 없지만 베트남어는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베트남인은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노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는 한-베트남 합작업체인 TV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오리온하넬의 공장이 있다.이 회사 권영운(權永運)부사장은 “토지사용허가를 받기 위해 4∼5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등 외국인기업이 투자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중국에 못지 않은 양질의 노동력과 저렴한 생산비,메콩강을 중심으로 한 천연의 자원등 동남아의 허브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떨치고 회복기 진입 한편 같은 한자문화권인 타이완은 사정이 좀 다르다.인구 2300만명의 타이완은 전 세계 화교네트워크의 구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세계 유명제품들의 테스트마켓(시험시장)으로 통한다.중소기업 위주의 탄탄한 경제구조와 반도체,전자,통신 부문의 수출을 앞세워 ‘작지만 잘사는 나라’의 대명사로 불려왔다.그러나 2001년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들어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5%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들이 심상치 않은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경기불황에 따른 제조업체들의 휴·폐업이 늘고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도 심각해지고 있다. 정권교체로 인한 정정불안과 세계적인 IT경기불황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그러나,올들어서는 서서히 경제불황을 떨어내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걸고있다.정부차원에서는 IT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장기플랜도 발표했다.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신주(新竹)공업단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한국의 대덕연구단지와 비교할 만한 이곳에는 350여개의 IT업체들이 밀집해있다.여기서 만난 타이완 1∼2위권의 SI업체인 제너시스(Genesis)의 린 양(林陽) 부사장은 “타이완의 IT산업이 세계적인 경기흐름과 맞물려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회사의 경우도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수되는 3∼5년 뒤에는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 타이베이 한국대표부의 이승재(李丞宰)상무관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늦어지면서 신용경색이 심화된 것도 타이완 경기침체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이전과 같은 고성장은 어렵겠지만 성장세는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im@ ◆레중 베트남 과기부 해외협력부장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베트남 IT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베트남 과학기술부 레중 해외협력부장은 “호치민에 소프트웨어 파크를 세우는 등 정부차원에서 IT산업을 베트남 경제발전의 견인차로 삼기 위해 집중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베트남은 현재 컴퓨터를 조립하는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만간 직접 생산하는 단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베트남 국민의 잠재력과 외국인투자가 합쳐지면 바람직한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2001∼2005년 IT산업의 장기발전플랜도 정부차원에서 마련했다.현재 1%대인 인터넷 이용률을 인구대비 4∼5%까지 끌어올리고 대학에서는 100%,고등학교에서는 70%까지 인터넷을 이용토록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률도 해마다 30∼35%로 끌어올려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그는 “베트남의 사회경제 개발전략중에서도 IT산업의 발전이 최우선과제로 잡혀있다.”면서 “베트남과 선진국들의 갭을 줄이기 위한 최상의 도구가 IT산업이라는 데 정부 부처내에서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처음 4년동안 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토지사용세 등은 감면해 주고,하이테크 파크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에게도 10년간 같은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레중부장은 “한국의 KAIST 등에도 베트남의 학생,공무원들이 최신 IT정보를 배우기 위해 많이 유학을 가있다.”면서 “현재 일본쪽과 IT교류가 많지만 앞으로 IT강국인 한국과의 인적·기술적 교류가 늘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성수특파원 ◆왕진안 타이완 경제부 IT담당부서 부주임 “IT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기업을 포함해 국내외 모든 기업들에게 가능한 인센티브를 모두 제공할 계획입니다.” 타이완 경제부 자신공업발전추동소조(資訊工業發展推動小組·IT담당부서) 왕진안(王金岸·여)부주임(부국장)은 2006년까지로 예정된 타이완 IT산업 장기발전계획을 이같이 요약했다. 그는 “타이완의 IT산업은 1970년대 처음 시작돼 지난 30년간 OEM(주문자생산)→자체 브랜드개발→LCD→디지털콘텐츠개발의 단계를 거쳐왔다.”면서 “현재 데스크탑,마더보드,CD롬 드라이브 등 하드웨어 가운데 세계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 11개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완의 PC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다음 단계를 어디로 가져가야 할지 검토하다가 지난해 6월 2006년까지 2조 뉴타이완달러(NT·한화 약 70조원)를 투자해 IT산업을 분야별로 육성키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장기플랜에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R&D센터를 구축하고 외국기업에게는 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왕 부주임은 한국과의 IT분야 경합과 관련,“한국은 반도체,LCD,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벌식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타이완은 95% 이상이 중소기업인 만큼 새로운 제품 수요에 대한 CEO의 의사결정이 신속해 시장변화에 빠르게 따라갈 수 있고 이런 장점 때문에 중국 본토를 비롯해 동남아로 시설을 확장하는 데도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끝으로 “타이완의 IT분야는 일본제품과 기술교류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한국과의 협력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맺었다. 김성수 특파원
  • 이사람/폴리시 메이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 전략적 접근 필요””

    국방부 차영구(車榮九·56·육사 26기·중장) 정책실장은 국방부에서 가장 바쁜 장성으로 통한다.정책실 업무가 워낙 방대한데다 민감한 현안도 많기 때문이다. 다른 중앙 부처처럼 국방부에도 기획관리실이 있긴 하다.하지만 직제 서열상 정책실이 더 앞선다.기획관리실장은 민간인이 맡고,정책실장은 현역이 맡고 있는 점만 봐도 정책실장의 ‘비중’이 읽혀진다. 그는 새벽 6시면 어김없이 국방부로 출근,하루 2∼3차례 열리는 각종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한다.각종 현안때문에 장·차관실에도 수시로 불려간다.주한미군 재배치와 한·미 동맹 재조정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른 요즘에는 더욱 부산하다.대부분 그를 비롯한 정책실에서 ‘머리’를 짜내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인 때문이다. 최근 국방부내 육군회관에서 국방부·합참의 전 장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에도 그는 참석하지 못했다.그 시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방한중인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 한·미 동맹의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차 실장은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란이 되지 않았느냐.”며 협상 전망을 묻자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용산기지 이전을 위해 한·미양국은 지난해 말 한국에 있는 미국의 전문 용역기관에 소요조사를 공식 의뢰했으며,5월 말쯤이면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논의가 처음은 아니지만 양국 합의아래 공신력있는 기관에 객관적인 조사까지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올 연말까지는 정확한 이전비용을 산출하고 이전 대상 부지 물색에도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혀 사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할 경우 현재로선 한강 이남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이전 부지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으며,언론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전 부지 결정 과정이 언론에 그대로 알려질 경우 자칫 주민반대 등으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정책을 수립·조정하고 국방부의 위기관리 체계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북한핵 문제 등과 관련되는 군비통제 업무,대(對)국회업무,홍보업무 등도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 또 대외 군사정책과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 등 군사·외교 분야 역시 정책실 소관이다.이런 사정 때문에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부 내 외교부’로 통하기도 한다. 차 실장은 영어와 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오는 4월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의 사전 조율차 최근 방한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와는 오래 전부터 자주 만나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용산 미군기지 이전 논의 때문에 요즘 자주 만나는 미측 협상 파트너 찰스 캠블 주한 미8군사령관(육군 중장) 역시 그와 절친하다. 그는 군 생활의 대부분을 정책분야에서 보냈다.현역 장교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해외파’이기도 하다.1970년대 중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1979년 파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박사 학위 논문은 ‘중국 신장성 생산건설 병단(兵團)에 관한 연구’. 소령이 되던 지난 1981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으로 자리를 옮겨 1994년까지 14년 동안 그 곳에서 안보협력실장과 군비통제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방정책 브레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그 당시 그는 국방문제 전문가로 TV 등 언론에 자주 등장,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현역 군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1999년 국방부 대변인 시절엔 정책 마인드를 토대로 국방홍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으나,서해교전 당시 남북간 무력대치를 ‘부부싸움’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뜻하지 않은 해프닝에 연루돼 전격 해임된 적도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작전통제권 환수 등 최근의 현안에 대해 그는 우선 “상호방위조약의 경우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조항이나 문구는 특별히 없다.”고 전제한 뒤 “다음달부터 이뤄질 한·미간 협상에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분석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작전통제권의 환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무조건적인 환수 주장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작전통제권이 환수될 경우 한반도 위기때 미국의 개입 의지가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 경우 크게 늘어날 방위비 부담과 전력 공백 대체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협상에서의 ‘전략적 사고’를 강조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7000년 이라크유적 ‘風戰등화’

    *美 공격 임박… 세계 고고학계 ‘노심초사' “소재지 포격 말라… 도굴꾼 약탈 못하게” ‘전쟁으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하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고고학자들은 인류가 이뤄놓은 귀중한 고대 유적들이 전쟁으로 무참히 파괴될 것에 대한 우려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들이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상대로 유물들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전쟁의 포화와 혼란을 틈타 약탈을 자행할 도굴꾼들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영토 전체가 유적지 “남부 이라크에는 자연적으로 생긴 구릉이 없다.구릉이나 야트막한 산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모래에 묻혀 있는 고대 유적지라고 보면 된다.” 이라크에서 오랜 발굴 경험을 가진 시카고대학 고고학과 맥과이어 깁슨 교수의 말이다.이처럼 이라크는 나라 전체가 거대한 유적지나 다름없다. 이라크에는 인류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로 교과서에서 배운 그 유명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고 있다.메소포타미아문명은 이집트문명이나 인더스문명보다 수백년 앞서 생긴 인류 최초의 문명이다.역사적으로 수메르와 아카드,아시리아,바빌로니아 제국 등이 현 이라크 영토에서 번성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가장 오래된 도시생활의 흔적을 비롯해 알파벳의 모태인 쐐기문자의 기원을 알려주는 유물 등 기원전 5000∼4000년의 유물들이 발견되고 있다.특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정치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바빌로니아의 수도 바빌론에는 지구상에 알려진 고대의 성 가운데 가장 크고 장대한 바빌론성(기원전 3600년) 등 유적지들이 수두룩하다.바그다드 남동쪽에 있는 고대 파르티아 왕국의 크테시폰궁 유적은 3세기쯤 벽돌로 지어진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원 후로 들어선 성경에 등장하는 유적지들도 있고 5∼6세기의 이슬람 유적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류 문명의 기원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적지들은 이제 폭탄 한방과 함께 순식간에 모래 속에 파묻힐 위기에놓인 셈이다. ●폭탄보다 무서운 도굴꾼과 밀매상들 이라크에서 오래 활동한 고고학자들은 전쟁의 포화보다도 도굴꾼들의 약탈에 따른 유물 파손과 유적지의 훼손,국제적인 조직을 가진 골동품 거래상들의 횡포를 더 우려한다. 영국 식민지 시절 제정된 이라크의 고대 유물 관련 법률은 골동품의 파괴나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의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서는 골동품 약탈과 도굴이 횡행하고 있으며 세계 골동품 시장에는 이미 이라크에서 흘러나온 유물들로 넘쳐나고 있다.이라크는 유물들의 국외 반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 지키기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우루크,아수르,님루드 등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있는 유적지 발굴 현장들에서 작업하던 미국과 유럽의 고고학자들은 이미 수개월 전에 현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고고학자들은 연구 활동은 옆으로 제쳐둔 채 전쟁의 참화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문화적 참화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몇몇 학자 대표들은 지난달 말 미 국무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반드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유적지 목록을 전달하고 1954년 체결된 ‘무력 충돌시 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헤이그협약은 전쟁시 군사시설이 배치된 곳을 제외하고는 문화 유적지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이 협약에는 이라크를 비롯한 103국이 가입했지만 미국은 사인만 하고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행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학자들을 대표해 국방부를 찾았던 깁슨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사실상 영토 전체가 고고학 유적지이지만 전쟁으로 하나둘씩 파괴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파괴를 막아보자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고학협회의 법률 고문으로 국방부와 전문가들간 회의에 참석했던 패티 걸슈텐블리트 박사는 “국방부 관료들은 문화·종교적 보물들의 가치에 대한전문가들의 의견이 국제적인 여론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전문가들이 제시한 정보와 문제점들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만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kdaily.com ■78년부터 바빌론성 대대적 복원 후세인 ‘옛영광 되살리기' 중단 위기 이라크는 1978년부터 국민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돌려주기 위해 ‘네부카드네자르 왕의 바빌론을 다시 건설한다.’면서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고대 기록에 따르면 바빌론은 이중 성곽으로 돼 있으며 외곽 성벽은 양변이 1800m와 1300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이다.헤로도투스는 이중으로 된 바빌론 성벽은 네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양쪽에서 달리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넓었다고 적고 있다. 사담 후세인은 거대한 바빌론성을 복원,바빌로니아의 영광을 재건하기 위해 수백만장의 벽돌을 구웠다.벽돌에는 ‘네부카드네자르왕의 바빌론이 후세인 시대에 재현되다.’라는 문구를 새겼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바빌로니아라는 이름의 왕국이 들어선 것은 기원전 1830년경으로 셈족 계통의 아모리인들이 바빌론시를 중심으로 고대 바빌로니아로 불리는 제1왕조를 세우면서부터다.수도 바빌론은 신 바빌로니아로 분류되는 시기 네부카드네자르 2세(기원전 605∼562년)가 사상 최대의 성곽을 가진 도시로 건설하면서 그 세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후세인은 옛 바빌론에 있던 유적지들의 제모습을 찾는 작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옛 바빌론에는 위대한 신들을 위한 신전 53개,마르둑신을 위한 예배당 55개,대지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 300개,하늘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이 600개가 있었으며 여러 신들을 위한 제단이 400개가 있었다.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된 세미라미스 공중(空中)정원도 있었다.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왕비 아미티스를 위해 건설한 공중정원은 실제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 테라스에 흙을 담고 풀과 꽃,수목을 심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삼림으로 뒤덮인 작은 산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유프라테스 강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물을 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라크와 후세인의 운명이 풍전등화가 된 상태여서 옛 모습을 되찾는 작업도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함혜리기자 ■반달리즘의 역사-5세기 반달족 로마·스페인 약탈 2차대전중 문화재 대량 파괴 최근 아프간 바미안 석불 훼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세계적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인류 역사의 영원한 오점이었다.문화재 파괴를 의미하는 ‘반달리즘(Vandalism)’도 서기 5세기에 만들어졌다.당시 흉노족의 침입을 받은 반달족은 로마와 스페인의 도시로 쳐들어가 약탈과 파괴를 일삼았다. 최근 사람들의 뇌리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문화재 파괴는 2년 전에 일어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 파괴였다.탈레반 군사정권이긴 했지만 자국 정부가 로켓포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자국의 문화유산을 파괴,세계를 경악시켰다.바미안 석불은 1500년 역사를 가진 대형 석불이었으며 이외에도 바미안의 고대 문화유물이 대부분 파괴됐다. 지난달에 태국과 캄보디아의 외교분쟁을 일으켰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도 대표적인 경우다.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침략해왔다. 이어 15세기 태국 아유타야 왕조의 침공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은 400년간 역사에서 사라졌고 1861년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굴,1970년대에 관광단지로 개발됐다.그러나 수많은 불상이 외국으로 유출됐고 가난에 시달리던 캄보디아 국민들이 사원의 일부를 떼다 파는 등 전체 유적의 70%가 복원 불가능한 상태다. 문화재 파괴가 대규모로 일어난 때는 2차대전이다.독일 나치는 폴란드 침공시 그림과 조각품들을 파괴했고 프랑스에서 2만점 이상의 그림과 조각품들을 가져갔다.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에티오피아를 침공,오벨리스크를 세 동강으로 나눠 운반한 뒤 로마 콜로세움 맞은 편 유엔 식량농업기구 앞에 세웠다.현재 두 나라간에 오벨리스크 반환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나치의 꼭두각시였던 프랑스 비시 정권은 1940∼1944년 유태인들로부터 문화재 10만여점을 약탈했다.러시아는 독일에서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에서 발굴한 유물 약 200만점을 약탈했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도시 전체가 전화에휩싸인 경우도 있다.크로아티아의 중세 도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 도시다.그러나 1991년 보스니아 내전 때 도시 건축물이 많이 훼손됐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도 예외는 아니다.중세기 때 세워진 중요한 건축물이 10여개 있다.이중 서기 1230년에 세워진 아바시드궁은 이라크 국방부 청사 바로 뒤에 위치해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공습피해를 면치 못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복지정책의 모순과 반론...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사회복지 수혜자들이 못돼 먹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로랑 코르도니에가 쓴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조홍식 역·창작과비평 간)의 제4장 제목이다.실업자·극빈층 등 복지정책 수혜자들이 국가의 지원만 믿고 노동을 안한다는 주류 경제학 이론에 정면 반박하며 던진 반문이다.새 정부가 기존의 복지 개념에서 진일보한 ‘참여복지’를 표방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주제다.이는 결과적으로 우리경제의 숙제인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찾는 일과도 맥을 같이 한다.밀레니엄면에서는 실업자·저소득층 복지혜택을 둘러싼 양분된 시각을 짚어봄으로써 우리사회가 택할 대안을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 최저생계비·실업급여 등 각종 복지혜택이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로 만든다는 생각은 현대 경제학의 주류로 자리잡은 ‘신고전주의’의 확고한 신념이었다.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노동연구원을 인용해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이런 주장을 매우 설득력 있게 만든다.2000년 기준 1주일 근로시간이 남성의 경우,생계비 지원을 받지 않을 때는 26.38시간이지만 생계비 지원을 받으면 25.71시간으로 줄어들었다.여성은 21.41시간에서 17.98시간으로 3.43시간이나 감소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2000년 10월 도입)의 내용을 보면 여기에 약간 더 수긍이 가게 된다.올해 최저생계비 기준(4인 가족,월 102만원)에 맞출 경우 월 소득이 50만원인 사람은 국가로부터 52만원(102만-50만원)을 지원받는다.그러나 이 사람보다 힘들여 일해 80만원을 번 사람은 22만원밖에는 못 받는다.더 심한 가정은 월 101만 9000원을 벌던 사람이 여기에서 1001원을 더 벌게 되는 경우다.월 소득이 102만 1원이 돼 수혜 대상에 제외된다.너무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이런 ‘화’(禍)를 면하기 위해 그 사람은 일자리를 스스로 버릴 수도 있다.어차피 102만원은 보장이 될테고,노동을 하기 위해 쓰는 교통비·외식비 등이 들지 않아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류 경제학 이론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인간의 존엄성이나 노동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과 임금을 단순한 상품 따위로 취급하는 논의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실업자나 극빈층을 억지로 노동시장에 진출시키면 그만큼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서 수요·공급의 원칙이 깨어지기 때문에 신규 노동공급자들은 물론,기존 노동자들까지 임금 하락과 노동여건 악화라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이는 결국 노동자들을 다시 복지정책의 수혜 대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 것이라는 논리다. 아울러 앞서 인용한 KDI 보고서는 기존 복지정책이 가져온 효과도 무시못한다고 지적한다.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부에서 실시했던 각종 복지정책들이 외환위기 이후 추가적인 소득 불평등도의 상승과 빈곤층 비율의 증가를 막는 데는 성공했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두가지 시각을 절충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KDI 유경준(兪京濬) 연구위원은 “주류 경제학은 사람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맹점이 있고,반대론자들은 주류에 대한 공격만 할뿐,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결국은 양쪽 시각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미래 노동복지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것은 향후 분배복지정책이 EITC(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 등을 통해 노동시장 진입 촉진과 근로소득 원천 확대 등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르도니에의 주장 로랑 코르도니에(프랑스 릴르대학 교수)는 저서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를 통해 사회복지 수혜층에 대한 주류(신고전주의) 경제학의 비판을 소개하고,다시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했다.내용을 우리 상황에 맞게 간추렸다. ●신고전주의,“사회복지 수혜자들은 못됐다.” 복지국가의 틀을 구성하는 노동자에 대한 각종 지원장치들은 노동비용을 높이고 노동자의 태도를 변화시킨다.매우 높은 수준의 사회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지원은 고용주를 숨차게 하고,일하지 않고 먹고 사는 거대한 수혜자 집단만을 유지시킬 뿐이다. 실업상태에서는 일종의 ‘실업임금’이 형성된다.근로소득은 없지만 실업수당이나 사회최저소득(우리나라의 최저생계비) 같은 각종 보조금이 있다.교통비·외식비·보육비·세탁비 등도 들지 않는다.여가시간도 늘어난다.작은 특권들이 모여 ‘비(非)노동자’라는 하나의 지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업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돈을 주는데도 일을 한다면 그건 바보다.A씨가 실업상태를 통해 매월 119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하자.그는 한달에 최소 119만 1원을 주지 않는다면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시간당 임금이 7000원이라고 할때 A씨는 월 170시간을 일해야 119만원(7000원×170시간)을 벌 수 있다.즉,169시간을 일해 118만 3000원을 벌고,마지막 170시간째까지 일을 하는 것이 일을 안 했을 때보다 낫다고 판단해야 170시간짜리 일을 잡으려 할 것이다. A씨에게 자동으로 119만원의 ‘실업임금’이 주어진다면 그는 시간당 7000원짜리 일을 할 필요가 없다.7001원(월 119만 170원)을 줄 때부터 일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A씨가 결국 7001원짜리 일자리를 잡으면 이때부터 노동공급은 0시간에서 170시간으로 갑자기 뛴다.다른 노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를 쓰려는 고용주보다는 일을 하려는 노동자 수가 훨씬 많아진다.일해서 버는 돈이 ‘실업임금’보다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노동 공급량이 0에서 170으로 급격하게 뛰면 노동시장은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생긴다.실업이 심화된다. 결론적으로 실업과 이로 인한 빈곤의 수렁은 무엇 때문인가.각종 보조금 등 실업·극빈층 복지정책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더욱 까다로워진 노동자들 때문이 아닌가.그들이 완전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낮은)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실업에 대한 기대이익에 비추어 요구하기 때문 아닌가.가난한 사람들의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富)를 공격해야 한다.실업수당 및 각종 지원금 제도를 개혁하고,장기 실업자가 혜택을 누리는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보상지원금의 수준도 낮춰야 한다.일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 보상 수준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동기 유발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코르도니에,“임금을 낮추려는 의도”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실업을 줄이기 위해 게으름을 조장하는 제도들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렇게 됐을 때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일까.바로 ‘실업임금’의 폭락을 동반하는 현재 임금의 하락이다.각국 정부와 신고전주의 학자들이 목표하는 것은 임금에 대한 노동자의 요구를 줄임으로써 노동자간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실업에 대한 보상 지원금을 한달에 28만원으로 줄인다면 고작 37만원만 받고도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그러나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늘어난다고 해서 실제 실업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신고전주의 학자들은 노동이 상품과 달리 다양한 대체가 가능하고,경쟁이 생기면 임금이 무한대로 낮아진다는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즉,실제 실업률의 하락이라는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노동시장의 특수한 수요·공급 원칙 때문에 임금만 떨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실업임금’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그 수준 이하로는 일자리를 잡지 않으려 한다는 주장의 허구는 프랑스 국립통계연구소의 조사에서 드러난다.임금노동 여성의 25%가 한달에 55만원의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임금수준이실업상태에서 예상되는 기대이익에 못미치기 때문에 취업을 기피한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신고전주의 학자의 주장과 달리 실업자들은 현재 참지못할만큼 불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불로소득을 누리는 자들을 사회적 타깃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들이 죄책감을 갖도록 강요하고 이를 의식화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이미 수많은 실업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노동 공급자들이 기존 실업자군에 더해져야 한다는 역설적 주장은 임금 하락을 잠재적으로 0까지 지속시키는 것은 물론,결코 고용상황을 개선하지도 못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새정부 대안론 새 정부가 임기내 도입을 추진중인 ‘근로소득세액공제’(EITC·Earned Income Tax Credit) 제도는 신고전주의 경제학과 좌파 성향 비주류 경제학이 함께 갖고 있는 맹점을 해소할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노동중심(고용 창출) 정책이나 복지중심(최저생계비 보장) 정책은 단독으로서는 진정한 생산적 복지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한것이다. 1976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EU(유럽연합),호주 등의 국가로 확산되면서 상당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새 정부가 이를 도입하려는 방침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 분야 논문을 쓰기도 했던 이정우(李廷雨) 경북대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에 취임하면서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ITC는 국가 재정에서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복지제도와 별반 차이가 없다.하지만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최저생계비 보장)처럼 ‘생계비’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소득’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접근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①소득에 일정세율을 곱해 지원액을 결정하고 ②여기에서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산출,국가가 국민에게 준다.‘부(負·마이너스)의 세금’으로 통하는 이유다.때문에 소득이 적을수록 국가의 지원혜택이 많은 기존 제도와 달리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금액을 받게 된다.가난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으려 애쓰게 되고,그에 상응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따르기 때문에 생활도 일정수준 보장이 된다. 산출방식은 이렇다.정부가 환급기준을 ▲월 120만원 이하 소득자에 대해 ▲공제세율 30%에 해당되는 금액을 돌려준다고 하자.월 소득 80만원에 내야 할 세금이 5만원인 A씨의 경우는 국가에서 19만원(80만원×30%-5만원)을 돌려받는다.반면 월 30만원을 더 버는 B씨(월 소득 110만원,세금 6만원)는 같은 계산법으로 27만원을 환급받게 된다. 김태균기자
  • 대구지하철 대참사/ 쓰레기더미서 유해 4구 발견

    대구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물에서 25일 희생자의 시체 일부를 포함해 실종자 신원확인이 가능한 단서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실종자 유가족들이 대구시 사고대책본부에 몰려와 거칠게 항의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중앙로역 사고현장 훼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 합동감식팀은 이날 실종자 유가족과 공동으로 대구시 동구 방촌동 안심차량기지 야적장에서 잔해물 더미 300여부대를 풀어헤친 뒤 정밀검색을 벌였다. 이 검색에서 왼쪽·오른쪽 발등 각 1개씩,오른쪽 손등,불에 타 확인이 불가능한 신체일부 등 시체 4구와 틀니 1개,뼛조각 2개,머리카락 뭉치 7개 등을 찾아냈다. 시커멓게 불에 탄 채 발견된 유해는 한눈에도 실종자 시체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여서 현장수습이 졸속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했다. 또 모자와 불에 탄 휴대폰,옷가지,안경테,머리띠 등 유류품 100여점도 찾아냈다. 이 유류품들에 대한 정밀 감식은 잔해물 부대가 대구 안심차량기지에 방치돼 땅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대한매일 2월23일자 1면 보도)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합동감식팀은 “발견된 유해는 각기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며 손등은 어린이 시체의 일부로 추정된다.”면서 “유해는 유전자 검사를 하고 유류품은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소유자 확인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잔해물에서 유해가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경찰이 사고현장에 대한 초동 수색을 얼마나 엉성하게 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문제의 잔해물을 매립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따졌다. 유가족들은 이어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로 몰려와 “쓰레기로 처리한 잔해물에서 시체가 발견된 것에 대해 조해녕 시장이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이날 윤진태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해임하고 김영창 종합건설본부장을 사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지하철공사 감사부서 직원들의 녹취록 조작과 관련,지하철공사 경영진이나 간부들이 개입됐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또 종합사령팀 운전사령이 기관사에게 ‘전동차 전원을 끄라(마스컨키를 빼라).’고 수차례 되풀이한 것이 승객들의 대피를 막는 원인이 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구 황경근 강원식 김상화기자 kkhwang@kdaily.com ◆실종자가족 “”정황증거 인정”” 대구지하철 안심차량기지에 보관된 잔해물 부대에서 사망자의 시체 부위를 포함한 신원확인 단서가 될 유류품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실종자 문제 처리가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대구 지하철 사고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는 모두 520명.이중 248명은 사망·부상 등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됐으나 나머지 320명은 미확인 상태다. 사고전동차에서 수습된 시체는 25일 현재 128구.90% 정도가 수습된 단계다.하지만 200여구에 가까운 실종자는 흔적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화재로 철구조물까지 녹일 정도의 높은 온도가 상당기간 지속된 밀폐공간에서 일부 시체는 잿가루로 변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이를 감안해 정황증거가 증명되면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를 도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견된 유류품과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이날까지 실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을 요청한 222건 가운데 159건의 통화시간대와 위치를 확인한 결과 71건이 사고 당시 중앙로역 지점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정황증거조차 없는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이들의 발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현장 보존은커녕 물청소를 하면서 많은 증거를 훼손시켰다며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대구 한찬규 송한수기자 c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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