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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2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국내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의사당 앞에서는 한국·중국계는 물론 미국 시민단체들까지 모여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관을 성토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의 만행을 미화하는 아베를 의회에 세워 연설하게 한 것은 세계인을 배신하는 처사”라며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이 지났음에도 반성과 사죄 없이 제1급 전범자를 추앙하고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76차 수요집회에서도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식민 지배와 일본군 성노예 등 전쟁범죄 책임을 공식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워싱턴한인연합회, 버지니아한인회 등 한인단체는 물론 미국 반전단체인 ‘앤서 콜리션’의 브라이언 베커 대표,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도 미 의사당 앞에 모여 아베 총리를 비난했다. 이들은 ‘아베는 말장난을 중단하고 사과하라’,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과거를 부정하면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특히 이 할머니는 “아베는 계속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내가 바로 15살 때 일본의 대만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간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런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시위 직후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의사당에 입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들과 국제사면위원회(AI) 워싱턴지부 등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일본 국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전면 광고를 통해 아베 총리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날 뉴욕타임스에 ‘진주만 공격’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사죄 및 보상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규제완화·저금리가 집값 3.1% 올려

    규제완화·저금리가 집값 3.1% 올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3.1% 올랐다. 단독주택 가격은 작년보다 3.96% 상승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1162만 가구와 단독주택 398만 가구의 개별 가격을 공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랐다. 상승폭은 3.1%로 지난해 0.4%보다 컸다. 지난해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조치, 저금리 등이 반영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어나고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도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공시 대상 공동주택의 52.7%, 공시가격 총액의 66.4%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올해 2.5% 올랐다. 인천(3.1%), 경기(2.5%), 서울(2.4%) 순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수도권 공동주택 가격은 0.7% 하락했으나 올해는 상승세로 반전됐다.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5.1%, 수도권과 광역시를 뺀 시·군의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혁신도시 이전의 영향을 받은 대구(12.0%), 제주(9.4%), 경북(7.7%), 광주(7.1%), 충북(4.7%)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세종시는 0.6% 하락했다. 대구 수성구가 17.1%로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였고, 충남 홍성군이 3.9% 떨어져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격대별로는 2억원 이하 주택이 2.7∼3.6% 올랐고 2억원 초과 주택은 2.5∼3.1% 상승했다. 전용면적이 85㎡ 이하인 주택은 2.8∼4.0% 상승했고 85㎡ 초과 주택은 1.4∼2.8% 올라 소형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 가운데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273.64㎡로 61억 1200만원으로 2006년 이후 전국 최고가격 자리를 지켰다. 단독주택 평균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3.96% 상승했다. 가장 비싼 집은 올해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조사됐다. 대지 2143㎡에 연면적 3422.94㎡ 규모로 지어진 이 집은 지난해 149억원에서 올해 156억원으로 올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30일 관보에 공시되며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나 주택이 소재한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6월 1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www.kais.kr/realtyprice)와 주택 소재지의 시·군·구청 민원실과 홈페이지를 통해 6월 1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인기 더 뜨거워진다…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 ‘관심집중’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인기 더 뜨거워진다…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 ‘관심집중’

    ▶ 수도권 600만원대 아파트 ‘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 주택경기 회복과 맞물려 전세에서 매매로 바꾸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수도권 일대 대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 소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의 전세가율이 곳에 따라 70%를 웃돌자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고 새 아파트가 많은 서울 인근 경기지역으로 주거지를 넓히고 있는 수요자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세난으로 새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와 세입자들이 유입되면서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공인중개공인 대표는 “파주 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는 그 동안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계약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선착순 분양 시작 후 많은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세난을 피해 매매로 전환하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향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까지 수도권 각지에서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세난이 가중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 알짜아파트가 내 집 마련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서울과 가깝게 위치한 파주 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는 선호하는 중소형평형을 선보이며, 이곳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아파트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과 가깝게 위치한 파주 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는 선호하는 중소형평형을 선보이며, 이곳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아파트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는 600만원대 저렴한 분양가와 함께 계약금 500만원(1차), 중도금 60%무이자를 입주 후 1년간 연장 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통여건이 우수한 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는 자유로와 제2자유로를 통한 서울로의 진입도 수월하다. 특히 파주시가 추진중인 서울~문산간 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까지의 걸리는 시간을 더욱 단축되어 한층 가까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우수한 교육여건을 자랑한다. 인근에 초, 중, 고등학교를 비롯해 최근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자녀보육과 관련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단지내 어린이집 ‘빅스맘’이 직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계약고객 선착순으로 단지 내 입점하는 고려대학교 국제어학원(EIE) 영어교육프로그램을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입주자 자녀에게 2년간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단지 인근에 당동산업단지와 선유산업단지, 월롱산업단지, 파주LCD산업단지 등 접근성이 좋아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추고 있으며, 출퇴근 시간을 단축해 가족의 여가시간을 늘리려는 젊은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 주변으로는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홈플러스, CGV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파주 출판 문화정보산업단지와 헤이리예술마을, 파주영어마을, 프로방스, 첼시신세계아울렛 등 문화시설과 생활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대단지 특징을 살린 단지설계 및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단지 내 조경 면적률을 약 40% 이상으로 설계하였으며 에코가든, 팰리스광장, 꿈마루놀이터 등 입주민을 위한 14개의 테마가든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은 GX,실내골프연습장,휘트니스, 테라피룸, 전자도서관, 보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또한 최신 아파트 단지답게 전기차충전소, 태양광가로등, LED조명, 로이복층유리창호시스템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절약을 위한 다양한 시설 설비가 갖춰져 있고, 화장실 층상배관 적용으로 생활소음 감소 효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상가에 의료생활협동조합이 입점(계획)으로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여 한 달에 한 번 입주민 대상 무료검진(2년간),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의료상담 및 진료예약을 하며, 건강세미나를 열어 입주민에게 건강정보도 전달할 계획이다. 아파트 커뮤니티의 휘트니스센터 또한 의료생협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체형분석기 등을 통한 보다 전문적인 체형관리 및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호텔식게스트하우스 운영, 주민전용셔틀버스, 아기돌봄서비스, 재능기부센터 운영 등 입주민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지원을 위탁사인 ㈜트리플에이치에서 계획하고 있는 등 지역 최고의 살기좋은 집을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잔여세대 분양 중인 파주 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대표 전화(1577-0885) 및 홈페이지를(http://www.pjsujain.co.kr/)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네팔 강진 ‘에베레스트 산사태’ 당시 장면

    (영상) 네팔 강진 ‘에베레스트 산사태’ 당시 장면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의 눈사태가 밀려오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당시의 긴박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 25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베이스캠프 일대에서 여러 명의 등반가들이 지진이 발생한 직후 텐트 밖으로 나와 상황을 주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 등반가가 "(조금 전) 땅이 흔들렸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얼마 안 있어 건너편에 있는 다수의 등반가들이 몰려오는 눈사태를 본 듯 베이스캠프로 뛰어 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동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_JC_wIWUC2U 이내 거대한 눈사태가 덮치기 시작하고 촬영을 하고 있던 등반가 일행도 눈 속에 파묻히고 만다. 이후 이들은 "움직이지 마라. 기다려라"는 말을 외치면서 온몸에 눈이 쌓인 채 겨우 수습을 하는 장면으로 되어 있다. 이 동영상을 올린 이는 "땅이 흔들리자마자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내달리는 장면을 보았고 이내 우리도 우리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에베레스트 산의 산사태로 인해 최소한 등반가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한, 6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고립되었거나 수습되지 않은 사망자나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어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한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이번 대지진으로 사망자가 25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계속되는 여진에 공포에 떨고 있다. 네팔 당국은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곡괭이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가며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으며, 국방부는 5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에베레스트 눈사태가 텐트를 덮치고 있는 순간 장면 (해당 동영상 캡처)과 구조 장면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영상) 네팔 7.8 강진 ‘에베레스트 산사태’ 아비규환 당시

    (영상) 네팔 7.8 강진 ‘에베레스트 산사태’ 아비규환 당시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의 눈사태가 밀려오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당시의 긴박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 25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베이스캠프 일대에서 여러 명의 등반가들이 지진이 발생한 직후 텐트 밖으로 나와 상황을 주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 등반가가 "(조금 전) 땅이 흔들렸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얼마 안 있어 건너편에 있는 다수의 등반가들이 몰려오는 눈사태를 본 듯 베이스캠프로 뛰어 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동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_JC_wIWUC2U 이내 거대한 눈사태가 덮치기 시작하고 촬영을 하고 있던 등반가 일행도 눈 속에 파묻히고 만다. 이후 이들은 "움직이지 마라. 기다려라"는 말을 외치면서 온몸에 눈이 쌓인 채 겨우 수습을 하는 장면으로 되어 있다. 이 동영상을 올린 이는 "땅이 흔들리자마자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내달리는 장면을 보았고 이내 우리도 우리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에베레스트 산의 산사태로 인해 최소한 등반가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한, 6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고립되었거나 수습되지 않은 사망자나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어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한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이번 대지진으로 사망자가 32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계속되는 여진에 공포에 떨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정부는 네팔에 국민 65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여행객도 최대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팔 당국은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곡괭이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가며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으며, 국방부는 5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에베레스트 눈사태가 텐트를 덮치고 있는 순간 장면 (해당 동영상 캡처)과 구조 장면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벌떡 일어선 하반신 마비 환자에 간호사 ‘눈물’

    벌떡 일어선 하반신 마비 환자에 간호사 ‘눈물’

    자신이 보살피던 하반신 마비 환자가 완치된 모습을 보고 눈물을 쏟아내는 간호사의 모습이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베일리 무릴(Bailey Murrill)이라는 소녀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11일 후, 베일리는 하반신에 감각이 돌아오자마자 자신을 극진히 보살펴 준 담당 간호사를 찾아갔다. 영상을 보면, 베일리가 휠체어를 끌며 복도에 서 있는 담당 간호사에게 다가가 벌떡 일어난다. 간호사는 깜짝 놀라 환희의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는 복도에 다른 사람들이 보든 말든 베일리를 꼭 껴안은 채 감사기도를 올린다. 눈물까지 흘리는 간호사의 진심 어린 마음에 베일리도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영상을 촬영한 베일리의 모친은 “전날까지만 해도 베일리는 다리에 아무 감각도 느낄 수 없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들의 기도와 축복, 그리고 도움에 감사드린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을 지난 18일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감동적이다”, “완쾌해서 다행이다”, “눈물이 난다”라는 누리꾼들의 반응 속에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현재 561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ramurrill/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5) 내 아기가 타고났길 바라는 한 가지

    [독박(讀博) 육아일기](5) 내 아기가 타고났길 바라는 한 가지

    현대판 ‘오복(五福)’이란다. 좋은 ‘이모님’ 만나기. 아기를 정성껏 봐주시는 좋은 분을 만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엄마들 사이에선 베이비시터에게 주로 ’이모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보니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핏덩이가 부디 인복(人福)을 타고났기를 간절히 바랐다.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산후도우미…아기를 돌봐주는 정성스런 손길이 항상 필요했다. 다행히 모두 원만하게 지나왔는데 가장 중요한 어린이집과 베이비시터(아이돌보미)가 남아 있었다.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선 반드시 아기를 어딘가에 맡겨야 하고, 누가 어떻게 봐주느냐에 따라 엄마의 사회생활까지 좌우된다. 그러나 선택지는 얼마 없었다. 해외에 계시는 친정 부모님, 일을 하시는 시부모님을 제외하니 선택이랄 것도 없었다. ●취업여성 영아 양육…어린이집 68.7%, 친인척 돌봄 53.0%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 영아(0~2세)를 키우는 취업여성의 어린이집 이용 비율은 68.7%, 친·인척 돌봄이 53.0%로 나타났다. 취업여성의 59.1%가 두 가지 양육방식을 병행했고, 세 가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29.9%로 조사됐다. 주변에서는 대부분 조부모(친·인척)가 아이를 봐주고 중간에 어린이집을 보냈다. 처음에는 나도 어떻게든 혈연관계에 의존하고 싶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래도 핏줄이어야 좀 더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이모, 외숙모, 심지어 결혼도 안 한 20대 사촌동생과 구순을 바라보시는 외할머니까지 떠올랐다. 아기를 잘 키워주는 것은 둘째치고 적어도 때리지는 않을 테니까. 어차피 다들 아기를 봐주시기엔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지 않아 혼자서만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말았다. 그 다음 선택지는 어린이집과 베이비시터였다. 다행히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아기와 나 모두 거부감이 적었다. 엄마랑 단 둘이만 있던 게 지겨웠는지 아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에 낯가림도 거의 없다. 지금도 어린이집에 발을 들이자마자 엄마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 아기에게 하루종일 엄마가 아닌 낯선 사람과 둘이만 있으라는 것은 고역일 거라 생각했다. 또 엄마인 나도 하루종일 아기만 보고 있기가 힘이 들었기 때문에 남에게 그걸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아기를 보는 사람이 피곤하고 지칠수록 혹시나 아기에게 안 좋은 영향이 미칠까 걱정이 돼서이기도 했다. 어린이집은 정부에서 보육수당 40만 6000원(0세 기준)이 지원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적다. 그런데 맡길 시간이 부족하다. 알아본 어린이집 모두 0세반 영아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를 최장 시간으로 설명했다. 어린이집이 문을 여는 시간도 오전 9시 이후, 선생님들의 퇴근은 오후 6시 전후인 것 같았다. 나의 출퇴근 시간으론 택도 없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연구자료를 통해 취업여성들이 대체로 오후 6시 이후에나 퇴근을 하고, 특히 오후 6시 반 이후 퇴근자가 50.6%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육아지원기관들은 오후 3시 반부터 아이들을 하원시키기 시작해 오후 5시가 되면 아이의 13%만 기관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들도 “법적으론 7시 반까진데요. 아이들이 그 시간까지 남아있지 않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가뜩이나 가정 어린이집이라 워킹맘이 많지도 않은데, 내 아이를 위해 선생님들에게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기를 요구할 수 없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임신할 때부터 입소신청을 했는데도 아직 대기순번이 200번대다. ’이모님’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매달 월급의 반을 뚝 떼내야 하지만 방법이 없다. 그나마 12시간 이상 내리 아이를 봐달라거나 입주 도우미를 쓰지 않으니 반만 떼어내는 거다. 출퇴근형이 보통 160~180만원, 입주형은 월 200만원이 넘는 게 시세였다. 내가 하고 있는 등하원도우미형 베이비시터는 시급 8000원~1만원선으로 통했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이모님들의 구직시장에선 그다지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출퇴근형 이모님들의 근무시간이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인 것 같았다. 나는 회사에 오전 9시에 도착해야 하고 빨라야 오후 7시에 회사를 떠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한 시간 이상씩은 더 맡겨야 한다. 더구나 기자의 업무 특성상 이런 규칙적인 출퇴근은 불가능하다. 특히 예전에 정치부 기자 생활을 대입해 보니 정해진 퇴근 시간이라는 게 없었다. 게다가 아기 아빠는 편도 2시간 거리의 회사를 다닌다. 두 사람의 최소한의 퇴근 시간을 잡아도 오후 8시 반이 됐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시급 6000원의 아이돌보미 지원사업도 좋아 보였지만, 워낙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갑자기 철저한 ‘을(乙)’의 자세가 되었다. 구하기도 전부터 초조했다.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를 잘 키워달라는, 잘 먹이고 아이 관련 집안일을 해주고 또는 책을 많이 읽어주라는 등의 깐깐한 조건들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늦게까지, 기자생활에서 생기는 각종 변수에도 아기를 잘 맡아주실 분, 잘 데리고만 있어주실 분이면 감사했다. 이모님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도 좋았다. 가끔 아프거나 어린이집을 못가는 날은 하루종일 봐주시는 조건은 덤이었다. 그러려면 우리 집에서 최대한 가까이 사는 분이어야 편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모님 모시기’ 작전…을(乙)이 된 고용주 이모님을 구하는 방법은 관련 업체에 의뢰하거나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해서 연결하는 방법 등 다양했다. 가장 좋은 것은 잘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는 것이다. 특히 다른 엄마가 고용하던 이모님을 이어서 받는 것이 최상인데 그런 자리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무료로 구인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사이트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에 등록되자마자 전화가 꽤 왔다. 대부분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키기에는 좀 애매한 거리의 분들이어서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구인사이트를 통해서인지 이모님들은 주로 근무시간, 급여 등 물리적인 조건만 꼬치꼬치 캐물었다. 당연한 일인데도 왠지 서운했다. 내 아이를 봐주실 분이라기보다는 그냥 편한 일자리를 찾는 분들 같았다. 생판 남에게 맡길 거면서도, 그 분들에게는 일자리인 게 당연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아기에게 애정을 가질 분이면 좋겠다는 욕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며칠 뒤에 올렸던 정보를 지웠다. 가장 가까이 사는 분이라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아파트 안에 전단지를 붙이기로 했다. 새로 입주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아파트에서 과연 하시려는 분이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전단지 문구를 적는 데에도 꼬박 이틀이 걸렸다.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고심했고, 제목도 ‘아기 봐주실 분 모십니다’라고 나름 정중하게 적었다. 근무시간을 적어야 하는데 스스로 너무 열악한 조건이라는 자격지심 탓에 시간을 30분 줄였다 늘였다를 반복했다. 관리사무소에 전단지 붙이는 값을 7만 7000원이나 내고 60여장을 인쇄해 그걸 직접 다 갖다 붙였다. 아파트 11개 동, 라인별로 현관도 다 다른데 1층 현관 게시판과 지하 주차장 게시판까지 모두 다녔다. 한 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며 3시간에 걸쳐서 전단지를 붙였다. 무척 힘들고 돈도 아까웠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나. 나의 이런 노력이 아기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혹시나 비뚤게 붙였을까 확인을 거듭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력은 통했다. 의외의 반전이 뒤따랐다. 과연 전화가 올까 했는데 (관리실에서 전단지를 수거하지 않아) 2주 동안 스무 통 넘게 전화가 왔다. 신기하게도 초등학생 아이 엄마라는 1명을 빼고 전화를 주신 모든 분들이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전부 50대 전후반의 전업주부였다. 심지어 멘트까지 한결 같았다. “자녀들은 다 컸고 남편은 늦게 오고 혼자 (집에만) 있기 무료해서 아이 보면서 용돈벌이나 하려고요” 가사와 육아에 전념해 30년 가까이 살았는데 어느정도 다 마치고 나니 옆에 아무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중년 여성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어쩌면 나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지난해 40~50대 여성 고용률이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를 접하고 의아했다. 그만큼 살기 팍팍해져 중년여성들도 일자리를 구하려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것이란다.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많은 이모님들도 그런 거였을까. 몇명은 너무 절실한 목소리여서 여러 명의 이모님들에게 돌아가면서 맡기고 싶기까지 했다. 일하려는 사람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정작 사람은 많았다. 나와 잘 맞고 내 아이를 잘 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였다. 실제로 만난 건 4명이었다. 모두 경력은 없었다. 인터넷에 ‘베이비시터 면접 방법’ 등의 글이 수두룩했고 몇 개 읽기도 했다. 이모님들의 화장 진하기와 손톱을 짧게 정돈했는지까지 보라는데 현실에선 그렇게 냉철한 면접관이 되지 못했다. 내가 월급을 주는 고용주나 다름 없지만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는 그저 ‘을’일 뿐이었다. 면접이 아니라 남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는 쪽이었다. 전화통화부터도 잔뜩 주눅이 들었다. 남편과 정한 이모님 급여 수준이 있는데, 나는 꼭 이모님들에게 상한가를 말했다. 너무 바보 같았지만 우리 아기를 안 봐주신다고 할까봐, 사람을 못 구할까봐 겁이 났다. 복직한 지 이제 한 달 반, 막상 부딪히니 아직까지는 다행히 모든 게 순조롭다. 얼마 되지 않아 섣부르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이모님은 대 만족이다. 만나본 네 분 가운데 가장 젊고, 가장 밝은 표정과 활달한 성격을 보여주시고 여러모로 여유가 느껴지는 이모님이었다. 마지막까지 ‘최종선택’을 놓고 밤을 지새울 만큼 고민했다. 가장 중요하다는 엄마의 느낌을 믿었다. ●“아기가 인복 하나는 타고났길, 매일 기도합니다” 매일 아침 집에 들어오시면서 아기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시고 예뻐서 그야말로 ‘물고 빨고’ 하시는 모습이 내가 상상만 해오던 이상적인 이모님의 모습이었다. 저녁에도 한참 동안 퇴근을 안 하시고 계속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고 같이 걱정해 주셨다. 갈수록 너무 피곤해 내가 준비해 놔야 할 아기 식사, 입을 옷 등을 점점 빠뜨리고 나오는데 “걱정말고 OO엄마 몸 잘 챙겨요.”라고 문자를 보내주셨고, 아기가 요즘 먹는 식단은 그동안 내가 해준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좋아졌다. 심지어 며칠 설사를 하던 아기가 다 나았다면서 응가 사진까지 찍어보내시며 “이렇게 이쁘게 누었다”고 알려주시는 문자는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갑작스런 회식에도 괜찮다고 흔쾌히 얘기해 주시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더 많은 고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을 계속 하기로 한 이상 ‘이모님’이라는 존재는 적어도 아기가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도 계속 필요할 것 같다. 일단 아기가 지금까지는 최소한의 인복은 갖고 태어났다는 것에 한없이 고마워 하고 있다. 우리의 이런 행운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또 오늘의 이 글이 너무 섣불렀다고 후회하는 날이 없기를. 독박육아 워킹맘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감에 감사함을 느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방사청 소형헬기 개발 문제" 빗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도태되는 플랫폼으로 개발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시대 역행하는 소형 무장헬기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방사청 LCH/LAH 개발사업 문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저가 집착...곧 단종될 모델 선정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사에 놀아난 한국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소형 무장헬기, 2020년 등장 즉시 '퇴장' 예고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전혀다른 두 헬기 사업 어거지로 묶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달에 거대 용암 동굴”...옥토끼가 숨었을까?

    달에 거대 용암 동굴”...옥토끼가 숨었을까?

    -달 표면의 용암 지형 분석 발표 달 표면은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암석과 분화구, 모래로 이뤄져 있다. 아무래도 사람이 살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런데 그 아래는 어떨까? 현재까지 달 지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미국 퍼듀대학의 제이 멜로쉬(Jay Melosh) 교수는 지난달 열린 ‘달 및 행성 과학 학회’(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에서 달 표면 아래 지하에는 거대한 용암 동굴(Lava tube)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달의 내부가 거의 식은 상태로 생각되지만, 달 역사의 초창기에는 활발한 화산 활동과 용암 분출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사실은 현재 달 표면에 남아있는 다양한 화산 지형에 의해 확인된다. 심지어는 수십 억 년 전이 아니라 비교적 최근인 5,000만 년 전의 화산 활동의 증거가 발견된 적도 있다. 퍼듀대학의 연구팀은 달 표면의 용암 지형을 분석해 달 지하에 얼마나 큰 용암 동굴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지구에서의 연구를 통해 매우 거대한 크기의 용암 동굴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따라서 과거에 달에 존재하는 용암 동굴에 대해서 논의가 오간 적은 있지만, 대략적인 크기를 추정할 만한 구체적인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달 표면에 있는 대규모 용암 지형인 사행 열구(sinuous rilles)의 크기와 그 지하에 존재할 수 있는 용암 동굴의 크기를 분석했다. 이들에 의하면 달에는 폭이 10km도 넘는 거대한 사행 열구가 존재하는데, 용암 동굴의 크기도 그 정도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큰 용암 동굴이 형성되면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다. 연구의 주저자인 퍼듀대학의 데이비드 블레어(David Blair)는 달의 지하에 용암 동굴이 생성되는 경우 어느 정도 크기까지 안정하게 있을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1km가 넘는 거대한 용암 동굴이라고 해도 만약 아치 형태라면 충분히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태와 동굴 주변의 지질 상태에 따라서는 아마도 5km 나 되는 거대한 크기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것이 연구팀의 추산이다. 블레어의 설명에 의하면 이는 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므로 거대한 용암 동굴이 살아남기에는 더 적합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일단 지지해야 할 하중이 6분의 1로 줄어든다. 지구에서라면 문제 될 수도 있는 물에 의한 균열과 침식 작용도 달에서는 없다. 미래 달에 인류의 터전을 건설하게 된다면 이런 거대 동굴들은 도시를 건설할만한 크기의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달에는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이 없으므로 태양과 다른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로 숨어드는 것이다. 물론 인류가 달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는 이론적인 추정일 뿐이지 실제 거대 용암 동굴의 존재를 입증해 보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래 달 탐사에서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한 점은 분명하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달에 거대 용암 동굴”...옥토끼는 그곳에 숨어 있을까?

    “달에 거대 용암 동굴”...옥토끼는 그곳에 숨어 있을까?

    -달 표면의 용암 지형 분석 발표 달 표면은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암석과 분화구, 모래로 이뤄져 있다. 아무래도 사람이 살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런데 그 아래는 어떨까? 현재까지 달 지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미국 퍼듀대학의 제이 멜로쉬(Jay Melosh) 교수는 지난달 열린 ‘달 및 행성 과학 학회’(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에서 달 표면 아래 지하에는 거대한 용암 동굴(Lava tube)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달의 내부가 거의 식은 상태로 생각되지만, 달 역사의 초창기에는 활발한 화산 활동과 용암 분출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사실은 현재 달 표면에 남아있는 다양한 화산 지형에 의해 확인된다. 심지어는 수십 억 년 전이 아니라 비교적 최근인 5,000만 년 전의 화산 활동의 증거가 발견된 적도 있다. 퍼듀대학의 연구팀은 달 표면의 용암 지형을 분석해 달 지하에 얼마나 큰 용암 동굴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지구에서의 연구를 통해 매우 거대한 크기의 용암 동굴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따라서 과거에 달에 존재하는 용암 동굴에 대해서 논의가 오간 적은 있지만, 대략적인 크기를 추정할 만한 구체적인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달 표면에 있는 대규모 용암 지형인 사행 열구(sinuous rilles)의 크기와 그 지하에 존재할 수 있는 용암 동굴의 크기를 분석했다. 이들에 의하면 달에는 폭이 10km도 넘는 거대한 사행 열구가 존재하는데, 용암 동굴의 크기도 그 정도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큰 용암 동굴이 형성되면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다. 연구의 주저자인 퍼듀대학의 데이비드 블레어(David Blair)는 달의 지하에 용암 동굴이 생성되는 경우 어느 정도 크기까지 안정하게 있을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1km가 넘는 거대한 용암 동굴이라고 해도 만약 아치 형태라면 충분히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태와 동굴 주변의 지질 상태에 따라서는 아마도 5km 나 되는 거대한 크기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것이 연구팀의 추산이다. 블레어의 설명에 의하면 이는 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므로 거대한 용암 동굴이 살아남기에는 더 적합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일단 지지해야 할 하중이 6분의 1로 줄어든다. 지구에서라면 문제 될 수도 있는 물에 의한 균열과 침식 작용도 달에서는 없다. 미래 달에 인류의 터전을 건설하게 된다면 이런 거대 동굴들은 도시를 건설할만한 크기의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달에는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이 없으므로 태양과 다른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로 숨어드는 것이다. 물론 인류가 달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는 이론적인 추정일 뿐이지 실제 거대 용암 동굴의 존재를 입증해 보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래 달 탐사에서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한 점은 분명하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1년 전 그 시각, 백일을 갓 넘긴 아기를 안고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밤새 아기와 씨름하느라 잠을 못자 게슴츠레한 눈으로 멍하니 앉아 수유를 하고 있었다. 뉴스 속보 알림이 떴고,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감도 못 잡았던 데다 구조 중이라 하니 ‘별 일 아니겠지’ 생각했다. 아기가 배를 다 채우고 잠이 든 시간이 오전 11시. 드디어 한숨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워 아기를 안고 얼른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이나 단잠을 잤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달게 낮잠을 잤는지까지 생생하다. 밤새 쌓인 피로가 다 풀린 것처럼 가뿐했고 ‘이것이 백일의 기적이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 잠깐의 기쁨이 이렇게 죄의식으로 남을 줄은 미처 몰랐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 자식을 배불리 먹이면서 남의 아이들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서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트라우마로 남았다. 엄마가 되어서 맞닥뜨린 대형 참사는 슬픔의 단계를 뛰어 넘었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모두가 내 아이, 내 가족 같았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는 길에 배가 가라앉아 바다에 빠졌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목격했다, 그런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절망적이다. ●아기엄마가 본 세월호 참사…그것은 공포였다 설렘으로 가득찼을 여행길이 순식간에 지옥이 되고, 엄마를 찾으며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시커먼 바다에 대고 이름을 불러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던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서 아이들이 따뜻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앞다퉈 배에 담요를 던지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마저도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지만.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몇날 며칠을 울었다. 울음은 곧 분노가 되었다. 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수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무리일 수 있겠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로서 지켜본 세월호 참사는 생후 106일 아기에게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부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부패와 무능의 총 집합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또 초보 엄마인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내 자식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내가 ‘빽’이라도 있었으면, 이 아이들이 힘 있는 집 자녀들이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겠느냐”던 부모들의 절규가 너무 아팠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내 아이를 무슨 힘으로 지킬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희생된 아이들을 비롯해 모두에게 미안했다.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져버리게 해서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내 아기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래서 뭐라도 하고 싶었다. 비겁한 변명일 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도 한참 뒤늦게 찾아갔고, 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며 혼자 눈물을 훔치는 게 다였다. 주말에 광화문에 나가 멀찌감치서 유가족들을 향해 기도를 하고 돌아오고 거기서 받아온 노란 리본을 기저귀 가방이나 유모차 등에 달고, 친구가 선물한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문패를 현관에 붙여놓았다. 나도 슬픔과 분노를 함께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그 정도 뿐이었다. 일부 용기 있는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동네 곳곳에 노란색 현수막을 달고 유가족들과 모임을 가지며 아픔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무튼 엄마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함께 감정을 나누는 것뿐이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참사가 일어난 것보다 더욱 공포스러웠다. 아이가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는데 더 이상 슬퍼하지도 말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독박 육아’라는 콘셉트에 따라 지금까지 주로 육아의 어려움만 적어왔지만 사실 아기를 통해 얻는 것은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남는다. 아기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나의 모든 것이 됐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행복하고 신비롭다. 기침 한 번에도 가슴이 철렁,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 졸이게 된다. 나를 쏙 빼닮은 한 생명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이 벅찬 감정을 안겨준다. 아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것을 버리고 포기해 가면서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랑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제 겨우 1년 남짓이지만 이 아기가 없던 세상은 원래 없었던 것처럼 까맣게 잊혀졌다. 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식은 그냥 내 자체이고 전부다. 세월호에는 그렇게 17년을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휴대전화를 꾹꾹 누르며 “엄마,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아이들이었다. 누가 감히 그 부모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반 년도 채 안 지나서부터다. 할 수 있는 게 그저 슬퍼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하지 말라며, 자신의 전부를 황망하게 잃은 부모들에게 등을 돌렸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을 도대체 무슨 자격과 권리로 할 수 있을까. 수족(手足)을 잃은 것보다 더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만하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다. 희생자 가족들 중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는, 그냥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아기 엄마에 불과했던 나는 혼자 화내고 우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늘 안타까웠고 미안했고 괴로웠다. 편안히 앉아서 두 눈으로 사건을 지켜본 목격자라는 사실이, 내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다른 아이들의 최후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오랫동안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선 지금까지 어떠한 죄의식도 느껴지지 않았다. 드러나는 잘못과 치부를 덮는 데에만 급급해 보였다. 자기들도 부모이면서, 가족이면서 생떼 같은 자식들을 어이 없게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그만하라고,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성을 차리라고 요구한다. 배 안에 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으면서, 그런 나라로부터 희생자 가족들이 받는 것을 ‘특혜’라고 했다. 지켜주지 못한 내 자식들이 어떻게 사고를 당했고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는데 그 앞에서 주판알을 먼저 튀겼다. 가까스로 살아 남았지만 친구를 잃은 고통에 휩싸인 아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대학 특례 입학이었다. 심지어 세월호에 매몰돼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며 호도했다. 탐욕, 결국은 돈 때문에 이 사단이 났는데 해결책으로 돈부터 들이미는 천박함에 몇 번이나 가슴을 쳤다. 당장 내 아이가 없는 곳에서, 그리고 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 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곳에서 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빨리 잊었고, 너무 빨리 물들었다. 언제부턴가는 인터넷에서는 세월호 관련 기사를 읽기가 겁이 날 정도가 됐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저버린 것 같은 댓글들은 나에게도 상처가 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교적 더 울분을 느꼈던 엄마들 사이에서도 “돈이 많이 든다는데 인양을 꼭 해야하나요”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힘이 쭉 빠졌다. 아직도 그 안에 9명이나 남아있는데.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이고 또 부모가 될 텐데, 세월호 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현상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어떻게 이념이나 성향으로 구분지어질 수 있으며, 사건을 막지 못하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국가에서 정치가 아닌 정쟁(政爭)만 눈에 띄는지. 이런 세상에서 내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깜깜할 뿐이다. ●10명 중 6명 “국가 안전 의식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는 유독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2014년 1월 1일생인 아기가 태어나 마주한 세상은 암담했다. 수시로 등장하는 어린이집 사고에 끔찍한 아동 학대 살인(칠곡·울산 계모 학대살인)이 벌어졌고, 학교에서는 가뜩이나 입시 스트레스에 왕따 문제도 심각한데 학교폭력(진주 학교폭력 사망) 사건도 심심치 않게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인 수학여행길에 일어난 끔찍한 대형 참사(세월호 사건), 그리고 겨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고까지(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그 뿐인가.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판교 지하철 환풍구 추락사고 등. 사고는 도처에서 일어났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들만 나열을 했는데도 아이가 자라는 단계마다 빠짐이 없다. 과연 내 아이가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겪지 않고, 아무런 사건에도 엮이지 않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일 것 같다. 아이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건강하게 아무런 사고 없이, 온전히 자라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 1년. 국가의 안전의식이 변화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10명 중 6명은 아니라고 답했다.<서울신문 4월 6일자 4면 기사 보기 클릭> 뜬 눈으로 304명이나 희생되는 장면을 본 처참한 일을 겪고도 아직까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헤치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세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위로는커녕 비난을 받는 너무나 비정한 곳에서 나는 아기를 키워야 한다. 아무도 내 가족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 내 아이에게 운이 따르길, 기적이 함께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 해외여행 | 도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해외여행 | 도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다. 집을 나선 지 3시간 30분 만에 도쿄다. 공항에서 도쿄 시내까지 나가는 데도 30분이니, 해외여행 치고 이동 한번 참 쉽다. 오늘 저녁은 일본에서 어때 문득 대학 시절 어느 날이 떠올랐다. 중간고사도 끝났겠다, 할 일 없던 평일이었다. 아침 일찍 만난 친구 Y가 저녁으로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도쿄에 가자고 했다. 그녀는 진지했지만 나는 농담으로 넘겨 버리고 말았다. 이제 그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나보다 더 경험이 많았던 것이다. 김포와 하네다라는 더 쉬운 길을 통해 훨씬 더 빨리 도쿄를 만날 수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싶다. 언제나 인천-나리타 노선을 이용했었다. 바로 Y에게 연락을 했다. ‘오늘 밤에 약속 없으면 도쿄로 와. 오코노미야키 사 줄게.’ 하네다 공항 국제선 유치 프로젝트 도쿄의 국제공항은 나리타 공항과 하네다 공항, 두 곳이다. 도쿄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나리타 공항은 1978년 5월 하네다 공항에서 국제선을 이관해 개항했다. 일본항공JAL의 국제선 허브이며 미주 노선 항공사들의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이다. 한일노선의 상당수도 이 공항에서 발착하고 있다. 국적사의 미주노선 일부가 나리타 공항을 경유하기도 하니 ‘도쿄는 곧 나리타 공항’이라는 공식이 성립돼도 이상할 것은 없다. 반면 하네다 공항은 도쿄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약 16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오랫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이었지만 국제선 기능을 나리타 공항에 이전하며 국내선 노선을 위주로 운영해 왔다. 그러다 보니 일본 타 지역에서 국제선 노선을 환승할 때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한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결국 2010년, 일본은 신게이트에이 정책을 발표하며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을 다시 육성하도록 했다. 2011년에 일본 국토교통성은 하네다 공항 확장을 발표하고 기존 터미널의 북서쪽에 새로운 8개의 게이트 부두, 국제선 터미널, 호텔, 확장 체크인, 세관, 입국장 등을 완공하며 다시 국제선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 결과 2010년 388만명이던 국제선 승객은 2013년 791만명으로 증가했다. 해외 취항 도시도 연내 17개 도시에서 25개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공항에서 1박 합니다 여행 이틀째. 일정을 마친 후 일본 친구와 간단히 회포를 풀고 공항으로 돌아오니 새벽 2시가 다 되어 간다. 공항은 한산했지만 의자 곳곳에 여행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환승을 기다리는 여행자들이거나 다음날 이른 비행기를 타기 위한 여행자일 것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으레 이런 상황에 마주하곤 한다. 그러나 공항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준비하고 여행자들을 맞는다. 하네다 공항 국제선 3층 출국장에는 ‘로얄 파크 하네다 호텔Royal Park Haneda’이 있다. ‘비즈포트Bizport; Business+Airport’임을 내세우는 하네다 공항측은 이 호텔이 철저히 비즈니스 여행객과 환승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승객의 경우 별도의 입국 절차 없이 호텔에 머물 수 있다. 장시간 비행의 피로를 잠시나마 풀어 줄 수 있도록 리플레시룸Refresh Room도 준비했다. 샤워실과 간단한 세면도구,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소파와 텔레비전 등이 준비돼 있다. 국내선 이용객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국내선 제1터미널 1층에 위치한 콤팩트 호텔 ‘퍼스트 캐빈First Cabin’이 바로 그것. 이 호텔은 일본항공의 승무원들에게 제공하던 휴식 공간을 개조해 만들었다. 캡슐호텔이지만 캐빈마다 침대 및 텔레비전 등을 제공하며 로비, 공동사우나 등 호텔이 제공하는 기본 시설을 모두 갖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쿄 중심지 이동이 수월한 하네다 공항을 통해 도쿄 1박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다음날 오전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이곳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로얄 파크 하네다 호텔 리플레시룸 1시간 2,000엔, 이후 30분부터 1,000엔 퍼스트 캐빈 숙박 | 퍼스트 클래스룸 6,000엔, 비즈니스 클래스룸 5,000엔, 대실 | 퍼스트 클래스룸 1시간 1,000엔, 비즈니스 클래스룸 1시간 800엔 에도시대로의 시간여행 공항에 도착했더니 배는 출출하고 탑승시간까지는 여유가 있다. 에도시대 거리를 재현해 놓은 ‘에도코지江?小路’로 들어가 본다. 에도시대는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대장군이 되어 막부를 개설한 때부터 15대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노부德川慶喜가 정권을 천황에게 반환한 1867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일본 사람들은 이 에도시대를 다양한 문화가 번창한 황금기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의 시대정신과 생활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외국 여행자들에게 보여 주고자 이 같은 공간을 만들었는데 일본의 인기 가부키 배우인 나카무라 간자부로의 가부키 극장과, 당시 장군들이 입었던 갑옷 등을 전시해 놓았다. 탑승자들의 휴식 공간도 일본의 전통 문양과 장식들로 구성해 에도시대 관광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에도코지에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핑거푸드 가게들이 모여 있는 ‘오코노미 요코소’가 있다. 긴자의 유명 단팥죽, 장어, 모찌 등을 가져다 팔기 때문에 허기를 달래기 좋다. 롯폰기와 신주쿠에 위치한 우동집 ‘쓰루동탕’,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세듀’를 비롯, 다양한 도쿄 유명 맛집들도 입점해 있다. 이 길이 끝날 때 즈음엔 ‘일본다리’라는 뜻의 ‘니혼바시’가 나온다. 에도시대 일본 사람들은 거리를 잴 때 ‘니혼바시로부터 몇 킬로미터다’라고 말했을 만큼 모든 장소의 시작점은 니혼바시였다. 도쿄의 니혼바시를 본따 이곳에 노송나무와 느티나무를 이용해 재현했다. 도쿄 1일 여행자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하니 도쿄도 이제는 1일 생활권이다. 언제든 가볍게 떠날 수 있다. 사실 이번 출장의 주 목적은 하네다 공항 취재였지만 그렇다고 공항에만 머물 수는 없는 일.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최신 유행을 먼저 만날 수 있는 숍, 카페 등은 도쿄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셋 중 어디로 고르지?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허기를 달랜 곳. 하네다 공항 국내선 제1터미널 2층에 위치한 ‘히토시나야’다. 덮밥류와 정식류 등 각기 다른 메뉴를 내는 식당 셋이 붙어 있다. 가게 입구에 메뉴보드가 있어 마음에 드는 음식을 고른 후 식당으로 들어가면 된다. 오픈 키친으로, 가게 밖에서도 요리과정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음식은 매우 간결하지만 공항에서 이 정도 일본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Terminal 1 2F North Wing, 3-3-2, Hanedakuukou, Ota-ku, Tokyo +81 03 5757 8853 ●눈과 입 모두가 호강 공항을 둘러보고 도쿄 시내로 나가 가장 먼저 들렀던 곳이 ‘토라야Toraya’다. 토라야는 17대째 화과자와 양갱만을 만들며 5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화과자 전문점으로 도쿄에만 2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했던 곳은 도쿄역에 위치한 토라야 도쿄. 2년 전 도쿄역을 복원하면서 매장이 들어섰다. 가게 내부는 100여 년 전 도쿄역 벽돌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제법 옛스럽다. 이 벽돌은 일본에서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을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도쿄역 매장에서는 토라야의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 매장에서만 파는 한정판도 있다. 화려한 색깔로 만들어낸 화과자와 양갱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특히 이곳 안미쯔(단팥죽)는 별미 중의 별미. 1-9-1 Marunouchi, Chiyoda-ku, Tokyo(The Tokyo Station Hotel, 2F) 월~토요일 10:00~21:00 일요일 및 공휴일 10:00~20:00 www.toraya-group.co.jp ●트렌드세터Trend-setter라면 긴자에서 신주쿠로 가는 도중 오모테산도에 들러 ‘오프닝 세레모니’를 찾았다. ‘오프닝 세레모니’는 2002년 뉴욕 맨해튼에서 오픈한 세계적인 편집숍으로 2009년 일본 도쿄에 첫 해외 매장이 들어섰다. 이제는 시부야에 1곳, 신주쿠에 2곳, 오사카에 1곳 등 총 5개 매장이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 오모테산도 매장이 메인 매장이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4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하 1층은 남성, 1층은 남성과 여성, 2층과 3층은 여성들을 위한 물품을 판매한다. 오프닝 세레모니 오리지널 제품, 일본 발매 제품, 수입 제품 등 다양한 오프닝 세레모니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만날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중 40% 이상이 외국인이라니 오프닝 세레모니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서 온 쇼퍼들의 목마름을 알 수 있다. 1년에 12번 이상 매장 전체 제품을 바꿀 만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다. 6-7-1-B Jingumae Shibuya-ku, Tokyo 11:00~21:00 +81 03 5466 6350 www.openingceremonyjapan.com ●나? 생 캐러멜이야 10분간의 휴식시간. 마냥 앉아 있기는 아쉽다. 오모테산도 거리를 걷던 중 우연히 들어가게 된 생 캐러멜 가게 ‘넘버 슈가Number Sugar’. 매장에 들어서면 캐러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수제 캐러멜로, 캐러멜을 하나하나 감싼 포장지에 숫자가 적혀 있어 넘버 슈가다.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맛이다. 총 8개의 맛으로 이뤄져 있으며 포장지를 뜯고 입에 넣는 순간, 캐러멜이 입 안에 붙지 않고 녹아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5-11-11 1F, Jingumae Shibuya-ku, Tokyo 11:00~20:00 +81 03 6427 3334 www.numbersugar.jp ●일본 최초의 백화점 도쿄 긴자에는 우리나라 신세계백화점의 효시인 ‘미츠코시Mitsukoshi’가 있다. 1904년에 문을 연 일본 최초의 백화점이다. 도쿄에 본점을 두고 중국, 홍콩, 대만,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영업하며 국제백화점 체인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백화점이다. 이세탄 백화점도 미츠코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백화점이다. 미츠코시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의 사자상을 모델로 만들었다. 영어, 중국어, 한국어, 태국어 등으로 번역된 자료도 배포하고 있다. 인기 상품, 서비스 내용 등 쇼핑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도움이 된다. 1층 안내 데스크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안내원이 있으며, 현재는 영어 및 중국어 안내가 가능하다. 9층에 마련된 긴자 공원은 백화점 운영시간과 별개로 11시까지 운영한다. 외국 여행자들도 원하는 먹거리를 가지고 들어와 자유롭게 먹으며 쉴 수 있는 곳이다. 백화점이니만큼 무수한 브랜드를 만나 볼 수 있는 것은 기본. 104-8212 4-6-16, Ginza, Chuo-ku, Tokyo mitsukoshi.mistore.jp ●Only for Men 그리고 또 다른 백화점.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백화점 ‘이세탄 멘즈Isetan Men’s’다.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 산하의 주식회사 미츠코시 이세탄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3대 백화점 중 하나다. 1968년 세워진 백화점이지만 2003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고 남성 전용관으로 변경했다. 초기에는 고객들의 니즈가 ‘외모 가꾸기’였기 때문에 의류 및 액세서리 위주의 제품을 전시했다면 지금은 ‘내면까지도 멋지게’라는 콘셉트로 생활양식까지도 바꿀 수 있도록 제안하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한 동 전체가 오로지 남성만을 위한 제품들로 채워져 있으며 총 2,0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남자친구의 선물, 남편의 선물을 찾는 여성 여행자, 그리고 남성 여행자라면 무조건 가보기를 추천한다. 160-0022 3-14-1, Shinjuku, Shinjuku-ku, Tokyo isetan.mistore.jp 글 신지훈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유운상 취재협조 한국공항공사 재팬에어터미널 KPR
  • [아하! 우주] 달에 거대 용암 동굴 있다?

    [아하! 우주] 달에 거대 용암 동굴 있다?

    달 표면은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암석과 분화구, 모래로 이뤄져 있다. 아무래도 사람이 살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런데 그 아래는 어떨까? 현재까지 달 지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미국 퍼듀대학의 제이 멜로쉬(Jay Melosh) 교수는 지난 3월 17일 열린 ‘달 및 행성 과학 학회’(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에서 달 표면 아래 지하에는 거대한 용암 동굴(Lava tube)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달의 내부가 거의 식은 상태로 생각되지만, 달 역사의 초창기에는 활발한 화산 활동과 용암 분출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사실은 현재 달 표면에 남아있는 다양한 화산 지형에 의해 확인된다. 심지어는 수십 억 년 전이 아니라 비교적 최근인 5,000만 년 전의 화산 활동의 증거가 발견된 적도 있다. 퍼듀대학의 연구팀은 달 표면의 용암 지형을 분석해 달 지하에 얼마나 큰 용암 동굴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지구에서의 연구를 통해 매우 거대한 크기의 용암 동굴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따라서 과거에 달에 존재하는 용암 동굴에 대해서 논의가 오간 적은 있지만, 대략적인 크기를 추정할 만한 구체적인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달 표면에 있는 대규모 용암 지형인 사행 열구(sinuous rilles)의 크기와 그 지하에 존재할 수 있는 용암 동굴의 크기를 분석했다. 이들에 의하면 달에는 폭이 10km도 넘는 거대한 사행 열구가 존재하는데, 용암 동굴의 크기도 그 정도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큰 용암 동굴이 형성되면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다. 연구의 주저자인 퍼듀대학의 데이비드 블레어(David Blair)는 달의 지하에 용암 동굴이 생성되는 경우 어느 정도 크기까지 안정하게 있을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1km가 넘는 거대한 용암 동굴이라고 해도 만약 아치 형태라면 충분히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태와 동굴 주변의 지질 상태에 따라서는 아마도 5km 나 되는 거대한 크기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것이 연구팀의 추산이다. 블레어의 설명에 의하면 이는 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므로 거대한 용암 동굴이 살아남기에는 더 적합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일단 지지해야 할 하중이 6분의 1로 줄어든다. 지구에서라면 문제 될 수도 있는 물에 의한 균열과 침식 작용도 달에서는 없다. 미래 달에 인류의 터전을 건설하게 된다면 이런 거대 동굴들은 도시를 건설할만한 크기의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달에는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이 없으므로 태양과 다른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로 숨어드는 것이다. 물론 인류가 달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는 이론적인 추정일 뿐이지 실제 거대 용암 동굴의 존재를 입증해 보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래 달 탐사에서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한 점은 분명하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美펜실베이니아 강에 악어 출몰…시민들 화들짝

    美펜실베이니아 강에 악어 출몰…시민들 화들짝

    상대적으로 따뜻한 열대 지역에 거주하는 악어가 미국 서부 펜실베이니아의 한 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관계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펜실베이니아주(州) 벨레 버논 지역에 있는 모농엘라 강에서 지난 7일 보트를 타고 있던 두 명의 사람들이 길이 약 2m가 넘는 악어 한 마리가 자신들의 보트에 접근했다며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 등 관계 당국은 "이 지역에서 악어가 발견되거나 악어 생존 사실이 확인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경찰 당국은 "이 악어가 따뜻한 남쪽에 거슬러 올라왔던지 아니면 애완용으로 누가 사육하는 과정에서 탈출했을 수도 있다"며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지난 9일에도 이 악어를 보았다는 신고가 잇따랐다며 해안경비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추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만일 이 악어 발견이 사실이라면, 악어가 상대적으로 차가운 이 강에서 생존해 갈 수는 없으나 일정 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 강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주의들 당부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10일 현재까지 이 악어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특파원 칼럼] 쿠바도, 이란도 변하고 있는데/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쿠바도, 이란도 변하고 있는데/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달러 더 바꿀 건가요? 제가 좀 더 받아 드릴게요.” 지난달 중순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추진 발표 100일을 즈음해 방문한 쿠바는 더이상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었다. 수도 아바나 국제공항에서부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식당과 호텔, 쿠바 혁명 지도자 체 게바라의 얼굴이 걸린 혁명광장까지 전 세계에서 달러와 유로를 들고 온 관광객들이 ‘자본주의’를 시험하고 있었다. 기자는 환전소의 긴 줄에 껴 달러를 외국인용 쿠바 화폐(CUC)로 바꿨다. 쿠바 정부는 외화 관리를 위해 달러 등을 직접 쓰지 못하고 쿠바 화폐로 바꾸도록 하는 이중화폐 제도를 운영한다. 그런데 높은 수수료로 손에 쥔 쿠바 화폐가 얼마 안 돼 한숨을 쉬던 순간 여행사 직원이라며 다가온 쿠바인은 수수료를 덜 받고 환전을 해 주겠다고 했다. 방법을 묻자 그는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사업가가 개인적으로 환전해 주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쿠바에서의 ‘환전의 추억’은 귀국 전 다시 찾은 공항에서도 이어졌다. 남은 쿠바 화폐를 바꾸려고 할 때 공항 직원이 다가와 “달러로 바꿀 거냐. 수수료 없이 해 주겠다”며 어디론가 따라오라고 했다. 호기심으로 그를 따라가자 아직 영업 전인 환전소 창문이 열리더니 수수료 없이 환전이 이뤄졌다. 이들은 공항 소속 공무원들이지만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에서 달러를 사고 팔아 이윤을 챙기고 있었다. 쿠바의 이런 변화를 경험한 기자는 쿠바 정부가 미 정부와 민감한 인권 문제까지 협의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 금수 해제를 위해 미국과 손잡으면서 지도자 라울 카스트로는 국내외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쿠바뿐 아니라 미국의 오랜 적국인 이란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자는 핵 개발 의혹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 제재 속에 신음해 온 이란의 민낯을 지난해 11월부터 CNN방송이 방영한 유명 요리사의 세계 음식 여행 다큐멘터리 ‘파트 언노운’(Part Unknown)의 ‘이란 편’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란 국민들은 경제 제재로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 2013년 6월 자신들이 선택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털어놨다. 로하니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뜻을 수용해 지난 2일 미국 등 서방과의 핵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국민들은 핵을 버리고 경제 개선이라는 실리를 택한 로하니 대통령을 연호하며 “고마워요, 로하니”를 외쳐 댔다. 이란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물론 중동 지역 맹주로 다시 한번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어떠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적국 3인방’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북한은 여전히 핵과 미사일을 만지작거리며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스스로 왕따를 자초한 북한은 최대 우방인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려다 중국에 퇴짜를 맞았다. 북한은 지난달 리수용 외무상을 부랴부랴 쿠바로 보내 양국 간 우의를 강조했으나 쿠바는 남북 관계 개선 등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부딪힌 30대 젊은 리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도 배고픈 국민들을 돌아보고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 것인가. 그가 오는 5월 러시아를 방문할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chaplin7@seoul.co.kr
  •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上편에서 계속>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독박(讀博) 육아일기] 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했다. 엄마가 되어 갈수록 엄마가 필요했다. 아기가 생긴 뒤부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친정 가까이 사는 사람이 됐고, 제일 갖고 싶은 것은 집도 차도 명품백도 아닌 바로 엄마였다. 임신했을 때에는 엄마가 해준 밥이 제일 먹고 싶었고, 아기를 낳을 때 가장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 엄마였다. 아기를 키우면서 가장 절실했던 것도 엄마의 도움이었고, 워킹맘이 되려고 보니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 바로 엄마였다. 엄마 말고는 마음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전혀 없었던 이유에서다. 남편은 한 배를 탄 동지나 다름 없으니 제외한다. 물론 친정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한 경우도 많은 걸로 안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친정 엄마’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육아 지원군’을 말이다. ●부모 외 자녀 돌봐주는 사람…79.2%가 “없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 외 자녀를 정기적으로 돌봐주는 사람이 있느냐는 조사에서 79.2%가 “없다”고 답했다. 자녀를 돌봐주는 사람은 친조부모(48.1%)와 외조부모(47.1%)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기타 친인척 7.2%, 비혈연 인력 5.8% 등의 순이었다. 아기 엄마가 취업 중일 경우에도 정기적으로 아기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 경우는 겨우 절반이 넘었다(52.5%). 일을 그만두었거나 취업한 적이 아예 없는 엄마들의 경우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각각 91.2%, 87.9%였다. 특히 급한 일이 생길 경우 자녀 양육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남편(65.1%)이 가장 많았고 외조부모(36.8%), 친조부모(33.3%), 이웃이나 친구(14.7%) 등으로 조사됐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도 4.4%였다(다중 응답 결과). 나는 4.4%에 속했다. 평소에 잠깐씩이라도 아기와 놀아주거나 돌봐주는 사람이 아예 없었고 그래서 급할 때 마음 놓고 부탁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아기가 얼굴을 익히지 않은 사람에게 엄마 없이 맡길 수 없다. 육아카페에서조차 아기를 잠깐이라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 힘이 든다는 글들에 “자식은 엄마가 봐야 한다”면서 부모에게 기대지 말라는 날카로운 답변이 달리곤 한다. 아이를 키우기 싫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다만 아기를 키우다 보면 혼자 힘으로 버거운 때가 참 많고,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겨 난감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단 10분도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길 처지가 못 되는 엄마들은 ‘지원군’의 절실함을 잘 알 거다. 무엇보다도 엄마들이 가장 서러울 때가 몸이 아플 때일 거다. 아기를 봐야 하니 아프다고 약 먹고 쉰다는 건 엄두도 못 낸다. 아기는 물론이고 온 집안이 마비가 되다시피 하니 엄마는 마음대로 아파서도 안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프지 않는 것이 아팠다가 금방 낫는 것보다 쉬울 것 같다. 9월 어느날 급성 장염에 시달린 적이 있다. 밤새 극심한 복통으로 구토와 설사까지 해댔더니 화장실 입구에 쓰러져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밤새 수시로 깨서 젖을 찾는 아기를 달래고 먹이는 데만 힘을 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남편이 잠을 못 잘까봐 처음에는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밤새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남편이 하루 휴가를 냈다. 나머지 일주일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아기를 안고 모유를 먹이며 수액주사를 맞았다.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뭐라도 먹어야겠는데 집 근처 죽집이 배달을 거부했다. 며칠을 물에 맨밥을 끓여 겨우 목에 넘겼다. 덕분에 임신으로 20kg나 쪘던 몸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던 살이 모두 빠졌지만, 왠지 한이 맺혀 그 죽집에는 이후로도 다시는 안 간다. 아기가 5개월에 갓 접어 들었을 때에는 대학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상의를 갈아입어야 한다는 거다. 탈의실에 아기를 안고 들어는 갔는데 어떻게 옷을 갈아입어야 할지. 그토록 난감했던 순간도 없었다. 하얗게 된 머리로 주변을 살피다 가방을 올려놓는 용도인 것 같은, 아주 작은 간이의자가 보였다. 아기를 눕혀보니 대충 크기가 맞았다. 혹시나 떨어질까 한 손으로 아기를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가운을 갈아입었다. 배 위에 아기를 올려 같이 누워서 초음파 검사를 마친 뒤 다시 옷을 갈아입을 때에도 똑같이 했다. 지금 생각하면 초능력을 발휘한 것만 같다. 가장 당황스러운 기억들을 꺼냈지만 평소에 누군가 옆에서 잠깐이라도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간절하던 순간이 너무나 많았다. 워낙 혼자 다 했으니 이제는 씩씩하게, 각종 돌발상황도 거뜬히 해결하지만 다른 엄마들은 친정 엄마가 아기를 안아주거나 가방을 들어주거나 하며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부럽다. 가방 하나 들어주는 것인데도 육아의 짐을 몇 배는 덜어 보였다. 이사할 때에도 하루종일 아기를 안고 짐 정리를 했던 나와는 너무 달라 보였다. 뒤늦게 시간제 보육서비스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중으로 현재 전국 100곳, 앞으로 243곳까지 확대될 계획이란다. 시간당 2000원의 보육료(맞벌이 1000원)로 월 40시간 내 아기를 잠깐씩 맡길 수 있는 곳이다. 아직 기관이 많지도 않고 한 시간당 3명의 아동으로 제한돼 있지만 급하게 볼 일이 있는 엄마들에겐 희소식인 것 같다. 갑자기 몸이 너무 아파 병원에라도 가야겠는데 구에 딱 한 곳 있는 시간제 보육기관(어린이집)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찾아가 아기를 맡길 생각을 하니 차라리 데리고 다녀오자,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런 돌발상황이 아닌 계획이 있는 중요한 볼 일이 있다면 이용해 볼 만도 할 것 같다. 뭐든 아예 없는 것보단 낫다. ●워킹맘의 필수품…다름 아닌 ‘친정 엄마’ 점점 복직 시기가 다가오면서 친정 엄마의 부재는 더욱 처절하게 와닿았다. 일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아기를 맡길 데가 없는데 갑자기 출장을 가라고 지시를 받는 등의 꿈을 수도 없이 꿨다. 국회에 출입했을 때, 자칭 보육 전문가라던 여성 국회의원과 여기자들이 만난 적이 있었다. 한참 동안 진지하게 “이제는 여성도 더 당당히 일을 해야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관련 정책을 다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오히려 이상한 세상이 된 것처럼 ‘꿈 같은’ 이야기를 했다. 여기자들이 “나중에 일하면서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했다. 갑자기 그 의원이 깜짝 놀랐다. 진심으로 놀라는 눈치였다. “아니, 왜 친정 엄마가 안 봐줘요?” 일과 가정의 양립의 해답은 곧 ‘친정 엄마’였다. 그 때는 “저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느냐”고 돌아서서 볼멘소리를 했는데 부딪혀 보니 그게 진짜 현실이었다. 임신을 하자마자부터 주변에서 먼저 물어본 것도 친정 엄마가 한국에 오시냐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꼭 내가 고아라도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다들 그렇게 물었는지 알겠다. 도움을 청할 데가 마땅치 않으니 정말 친정 엄마 없이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서른살 아기 엄마는 세 살 아기처럼 “엄마가 왜 내 옆에 있지 않느냐”고 갖은 투정을 부렸고 있는 대로 원망도 했다. 엄마가 해외 생활을 접고 나머지 가족들을 놔둔 채 나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엄마를 꼬실 궁리만 했다. 그러는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서 정식으로 제안은 하지도 못했지만. 친정 엄마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느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답답했다. 어린이집, 베이비시터 등 제도나 사람은 많다. 그런데 내 아기를 진짜 믿고 맡길 수 있는 지원군이라기 보다는 시설, 일자리, 돈의 문제로 느껴졌다. ●’친정 엄마 없는 워킹맘’ 과연 언제까지 가능할까 내 가정을 꾸리고 부모가 됐는데, 여전히 부모 말고는 기댈 데가 없다는 게 화가 났다. 친정 엄마는 무슨 죄인가, 기껏 딸을 키우고 공부도 다 시켜놓았는데 그 딸이 사회생활하고 성공하기 위해 또 다시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내 엄마로 평생을 살았는데 또 나를 위해, 내 아이의 할머니로 살아달라고 요구하는 게 얼마나 이기적인가. 지금껏 부족함 없이 잘 키워놓고도 아기를 봐주지 못해 매일 “미안하다”고 말하는 엄마, 그리고 너무 힘이 들어 그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딸. 뭔가 비정상적이긴 하다. 여고 동창들은 대부분 취업과 결혼을 하며 다른 지역에 살다가 아기와 함께 친정 근처로 이사를 했다. 마치 귀향이라도 하듯이. 남편 지인들 가운데에서도 ‘처가살이’는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육아와 일까지 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헬리콥터맘’을 비웃으며 부모에게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들과 그들의 부모를 비판하지만,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쉽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죽으란 법은 없다’는 심정으로 친정 엄마 없는 워킹맘에 도전을 했고, 지금까지는 좋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아기를 맡기고 있다. 잇따라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말도 못하는 돌쟁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베이비시터에게 맡긴, 무모한 엄마라고 할 수 있다. 30년쯤 뒤에 나는 꼭 내 아이의 아기를 봐주는 친정 엄마가 돼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내가 느낀 외로움과 서러움을 느끼지 않고, 좀 더 쉽게 아기를 키우고 더 자유롭게 꿈을 펼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더 솔직한 마음으로는 내가 하루종일 손주만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30년 뒤에도 친정 엄마 없이 아기 키우기 힘든 세상이라면, 너무 불행하지 않을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 [新 평판 사회] 지방대 출신의 약진

    [新 평판 사회] 지방대 출신의 약진

    #서울 모 대학교 초등교육과에 다니던 최모(26)씨는 2013년 학교를 중퇴했다. 학부모들이 목말라 하는 ‘인 서울’이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미래의 ‘교사직’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그런 다음 두원공대 파주캠퍼스에서 운영하는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 디스플레이시스템 운용 과정에 등록했다. 최씨는 “남들 시선보다 어릴 적 꿈꿨던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다”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디스플레이 산업과 반도체, 자동화 분야에서 내 능력을 꽃피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년간의 교육과정을 끝낸 뒤 지난달 산업자동화 분야의 유망 중견기업에 취직했고, 최근 외국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DCS(분산제어장치) 파트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다. 대학이 난립하면서 ‘벚꽃 지는 순서대로 쓰러질 것’이라는 말이 떠돌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는 지방대들이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들 부럽지 않다. 대학 이름값이나 위치에 연연하지 않고 지방대에서 꿈을 이루려는 학생도 적잖다. 디자인 전문업체에서 퍼블리셔 개발자로 일하는 임모(27)씨도 두원공대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 출신이다. 사실 이 센터는 ‘백수의 고리’를 끊는 곳으로 유명하다. 김형래(컴퓨터공학과 교수) 센터장은 “취업률이 높은 것은 2009년 개관한 센터에서 기업들이 요구하는 맞춤형 기술을 가르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인천대는 2004년 국내 첫 동북아물류대학원의 문을 열었다. 인천국제공항, 송도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지역 특성을 살렸다. 정부부처, 국책연구소, 물류기업 등에 취업이 잘돼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울산대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특성을 살려 조선해양공학부에서 맞춤형 교육을 해 취업이 잘된다. 경남의 대학들은 지역 대기업·중소기업과 기업 맞춤형 트랙을 체결해 안정적 취업을 확보했다. 2013년 창원대 등이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채용 약속을 하는 등 지역 대학이 34개 기업과 맞춤형 취업 트랙을 체결, 매년 535명의 취업을 보장받았다. 남도문화 영어콘텐츠프로듀서 등 각종 실무인재양성 사업단을 운영하는 호남대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 발굴과 인재 양성에 역점을 둬 지방대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대는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후배를 상대로 실무교육을 시키고 기금 1억 6000만원을 모아 교육을 뒷받침하고 있다. 광주대는 중국, 홍콩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와 교류하며 학생들의 글로벌 실무 역량을 길러 줘 국제무역사, 물류관리사 등을 취득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영남대는 2009학년도부터 우수 신입생을 유치해 법조인, 고위 공무원 등을 길러 내는 천마인재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나재운 순천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요즘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지방의 우수 인재가 인근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도 많다”며 “집에서 가족과 지내면서 얻는 정서적 안정도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지역 출신이 많아 정을 쌓으면서 애로 사항을 자기 일처럼 돕는 부분도 지방대의 장점”이라며 “상대적으로 경쟁의식이 덜해 공부에 대한 흥미가 높은 측면도 강하다”고 덧붙였다. 지방대생 스스로의 노력도 눈에 띈다. 청주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여동진(30)씨는 재학 중 갖가지 국내외 봉사 활동은 물론 세계도전 장학탐방, 10여개국 해외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는 지난해 포스코P&S에 입사했다. 여씨는 “20가지가 넘는 아르바이트와 여러 경험에 대한 스토리가 면접에서 크게 어필한 것 같다”며 “지방이 수도권보다 정보 얻기가 힘들고 괜찮은 학원을 찾기도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무언가 방법을 찾고 극복하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 밝게 웃었다. 대전대를 나와 최근 미국 뉴멕시코주립대 교수로 임용된 이상록(39)씨는 “지방대생이라도 확고한 목표와 노력이 있다면 꿈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와 홍익대 등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들이 득세하는 미술계에서 목원대를 졸업한 김동유씨가 세계적 작가가 되는 등 지방대 출신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인물은 수없이 많다. 박승철 한국기술교육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등록금 면제, 기숙사 100%, 높은 취업률 등 복지 및 교육 환경 경쟁력이 뛰어난 지방대가 많다”며 “서울의 여러 대학에 동시 합격하고도 우리 대학으로 방향을 틀어 입학하는 학생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파주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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