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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인류 위협하는 AI 과연 창조주 넘어설까

    전 인류 위협하는 AI 과연 창조주 넘어설까

    식민행성 개척 항해 커버넌트호 AI ‘안드로이드’와 숨가쁜 사투 ‘AI가 인류 대체 우려’ 현실 반영 스콧 “직접 답하려 시리즈 부활”전 세계 SF팬들에게 2017년은 리들리 스콧(80) 감독의 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SF 영화에 획을 그었던 ‘에이리언’(1979)과 ‘블레이드 러너’(1982)가 새로운 모습으로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에이리언’의 30년 전으로 돌아가 출발한 프리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9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다. 스콧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지는 않았지만 ‘블레이드 러너’의 30년 후 이야기인 ‘블레이드 러너 2049’도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커버넌트’는 프리퀄의 첫 편 ‘프로메테우스’(2012)에서 10년이 흐른 뒤 이야기다. 스콧 감독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화상 대담에서 1편 이후 2~4편에서 제임스 캐머런 등 후배들에게 넘겨줬던 메가폰을 30여년 만에 다시 가져온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후속작 세 편 모두 훌륭했지만 그 어떤 작품도 스페이스 자키가 누구인지, 정체불명의 우주선은 어디서 왔는지, 알과 그 진화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 1편에서 남긴 의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답을 하기 위해 시리즈를 부활시켰고, ‘프로메테우스’를 시작으로 분산된 점을 하나로 연결하려고 한다.”‘에이리언’은 그로테스크한 비주얼과 함께 우주 SF와 호러물을 결합시켜 걸작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대개 시리즈는 이상 신호를 받고 찾아간 낯선 곳에서 맞닥뜨린 예기치 않은 존재와 사투를 벌이는 패턴을 반복한다. 새 작품도 마찬가지. 식민 행성 개척을 위해 머나먼 항해를 하던 대형 수송선 커버넌트호가 이상 신호를 포착하고 외계 생명체 엔지니어(스페이스 자키)의 행성으로 방향을 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패턴이 또 반복되고 있어 식상할 수도 있는데 스콧 감독은 전작에서부터 장르물에 철학적인 분위기를 입힌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인류의 기원까지 이야기를 확장시켰다면 ‘커버넌트’에서는 창조주와, 창조주를 넘어서려는 피조물의 관계에 대해 파고든다. 인류를 창조한 엔지니어와 인류가 창조한 인공지능(AI)의 관계가 물고 물리는 것.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하는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캐릭터가 극의 중심에 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우주선 승무원에게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전 인류, 나아가 전 우주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의 현실을 반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바그너의 ‘신들의 발할라 입장’이 극 전체의 주요 배경음악으로 쓰인다는 점도 무척 의미심장하다. 프리퀄은 적어도 삼부작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후속편 시나리오 작업을 끝냈다고 스콧 감독이 말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위험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SF 작업을 하며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어떤 아이디어라도 떠오르면 일정 부분 현실을 반영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으면 격이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다음 작품은 1편과 연결되는 우주의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될 것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劉 “보수층 조금만 더 생각하면 洪 안 찍을 것”

    劉 “보수층 조금만 더 생각하면 洪 안 찍을 것”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5일 “보수 유권자들이 조금만 더 오래 생각하면 절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안 찍을 것”이라며 ‘개혁보수’인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유 후보는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선거운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재판받아서 실형 나면 대통령을 그만둬야 하고 강간미수 공범에 계속 여성 비하 발언, 막말하는 저런 사람은 대한민국과 보수의 수치”라면서 “보수층이 홍 후보를 찍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바른정당이 개혁보수 노선을 지키고 중심을 잡고 가면 한국당은 반드시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개혁보수로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 후보는 요즘 젊은층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정치인을 알고 좋아하게 된 게 처음”이라는 반응을 쏟아낸다며 집단 탈당 사태 이후 되레 급상승하는 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유 후보는 이날 서울대공원에 이어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부인 오선혜씨와 방문해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위로했고, 인천차이나타운과 일산호수공원 등을 다니며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들과 만나 소통했다. 한편 유 후보는 전날 유세 현장에서 딸 유담씨가 성추행을 당한 것에 대해 “아빠로서 굉장히 딸에게 미안했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국민의 절반이 여성인데, 제 딸만의 문제는 아니고 여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앞으로 엄정하게 처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딸 유담씨는 이날은 유 후보와 동행하지 않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성추행 용의자인 남성 이모(30)씨를 집에서 검거해 조사한 뒤 불구속 입건했다. 정신장애 3급의 무직인 이씨는 경찰에서 “이유 없이 장난을 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담씨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강제추행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이씨는 성추행 등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고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경찰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공범이 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투대문’ 외친 文… ‘동부선’ 훑은 洪… ‘라이브’ 체질 安

    대선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과 대선 후보들은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문재인… “한 명이라도 더 투표” 릴레이 캠페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세론’을 경계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독주를 유지했지만 보수층이 결집하는 데다 어차피 될 후보이니 ‘소신투표’를 해도 되겠다는 여론이 등장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도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하면 큰일난다.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이 맞다”고 호소했다. 민주당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막춤을 추며 투표하자고 독려하는 영상을 공개하거나 한 명이라도 더 투표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릴레이 캠페인을 벌였다. ●홍준표… 호남권 대신 경상·강원권 집중 공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철저히 표밭만 공략하는 동선을 택하고 있다. 지난 1일 한 차례 광주와 전북을 다녀온 것 외에 앞으로 투표일까지 호남행은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부산, 대구에 이어 4일 경북과 충북, 4일부터 5일까지 강원 동해·속초 등 전통적인 보수층 표밭을 훑었다. 연설 이후 노래를 부르는 등 감성적인 이벤트를 병행하며 핵심 지지층인 어르신들의 표심을 당기고 있다. ●안철수… 유세차 없이 종일 걷고 페북 생중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가장 눈에 띄게 전략을 수정했다. 선거를 닷새 남기고 유세차에서 내려와 걷기만 하는 유세에 돌입했다. 유권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소통하는 이미지와 친근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하루 한 끼의 식사를 기자들과 함께하고 도보 유세는 물론 밥 먹는 모습까지 모든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한다. ●유승민… 팬심 공략에 온라인 당원 5400명 급증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마지막까지 주로 수도권과 청장년층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급격히 증가한 ‘팬’들이 주로 개혁적인 목소리를 요구하는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이들과 더 많이 만나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킬 수 있게 소신투표를 해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2일부터 5일 오후 1시까지 바른정당 온라인 당원 가입 신청자 수는 총 5400명을 넘었다. ●심상정… 아픔 치유하는 ‘허그’로 보폭 넓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제주, 경남 거제, 전북 전주, 광주, 전남 목포 등 각 지역으로 보폭을 넓혀 전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심 후보는 아픔을 치유하는 이미지를 강점으로 삼아 ‘허그 유세’를 하고 거제 크레인 사고 희생자 빈소 조문, 목포신항 세월호 가족 만남 등 일정으로 상처를 보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행가방] 5월의 ‘걷기 좋은 길’ 10곳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길 10곳을 선정했다. 봄볕을 만끽하고 선조들의 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서울 송파의 한성백제왕도길 몽촌토성 구간은 한성백제의 왕성인 풍납토성에서 시작해 몽촌토성을 거쳐 백제의 중흥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석촌동고분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백제 역사 700여년 중 500여년간 수도였던 송파의 역사와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도보 관광코스다. 충북 보은의 오리숲길·세조길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는 숲길이다. 오르막이 거의 없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도보길 중간의 법주사와 만나는 감동도 특별하다. 이 밖에 경기 파주의 심학산 둘레길, 강원 홍천 수타사 산소길, 대전 계족산 황톳길, 경북 경주 보문호반길,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1코스, 전북 정읍의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2코스, 전남 담양 오방길 1코스 수목길(쉽게 걷는 길), 제주 장생의 숲길 등이 추천 코스에 포함됐다. 자세한 내용은 걷기여행길 누리집(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文·安, 계파 패권주의 정면 충돌… 洪·劉는 탈당·탄핵 비난전

    文·安, 계파 패권주의 정면 충돌… 洪·劉는 탈당·탄핵 비난전

    安 “계파 패권주의가 마지막 적폐”… 文 “국민의당 ‘安의 당’과 마찬가지” 사드 배치·당내 통합문제 등 격론… 5인 모두 “소통 확대로 국민 통합” 2일 마지막 토론회에서 맞붙은 대선 후보들은 ‘국민통합 방안’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주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배치 비용을 청구해오지 않았느냐”면서 “국회에서 이 문제를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물었다. 홍 후보는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한·미 동맹을 깰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홍준표 정권이 되면 칼빈슨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해서 (문제를) 싹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이유로 사드 비용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사드 배치는 이제 대한민국 안보가 아니라 국민의 짐이 됐다”며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후보들을 모두 비판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계파 패권주의가 가장 마지막 남은 적폐”라면서 친문 패권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안 후보도 국민의당이 안 후보의 당이나 마찬가지인데 계파 패권주의를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등 문 후보를 돕던 전직 대표들이 전부 국민의당과 함께하고 있다”고 했고, 문 후보는 “당을 깬 것은 바로 안 후보”라고 맞받아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면서도 싹 배신하고 탄핵에 찬성했잖느냐”면서 “어제 바른정당 의원들 만나보니 유 후보가 덕이 없다고 하더라. 당 단속이나 잘해라. 대구에 가보면 유 후보는 배신자로 돼 있어서 앞으로 정치하기 어렵다”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유 후보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고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인데 승복하지 않는 것인가”를 거듭 물었고 홍 후보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대답했다. 심 후보는 “철새는 많이 봤지만 자기 당 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도주하는 건 처음”이라며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을 격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 힘내시라”고 다독였다. 유 후보는 “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실망하지 않는다”면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시는 국민들을 위해 정치해야 하는 신념을 갖고 있고, 정말 따뜻하고 깨끗한 개혁 보수의 길을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3가지를 밝히라는 공통 질문에 대해 5명의 후보들은 모두 언론과의 자유로운 접촉을 늘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 후보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어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고 일상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분기별 한 번씩 청와대에서 국정 브리핑을 갖고 기자들과 ‘프리토킹’하며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도 “가장 기자회견을 많이 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위원회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고, 유 후보는 특히 갈등 현장을 찾아가 당사자들을 만나고 “재벌·대기업 사람들 만나지 않고 중소기업, 창업·벤처하는 사람들 많이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매주 TV 생중계로 기자들과 소통하고 연 200억원의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바른정당, 분당 상황에 오히려 당원 가입 급증…하루 만에 7~8배 증가

    [단독] 바른정당, 분당 상황에 오히려 당원 가입 급증…하루 만에 7~8배 증가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탈당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바른정당 당원 가입 신청자수가 평소의 7~8배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바른정당 관계자는 이날 “온라인 당원 가입 신청자수가 오후 5시 현재 300여명이고 팩스 등을 통해 보내져 각 시·도당에서 취합하는 신청자수도 200여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신청자수의 7~8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에는 당 차원의 당원 모집이 안 되는데 이들은 자발적으로 당원 가입을 신청한 것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한 ‘조용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평소 40~50건이었던 유 후보에 대한 후원은 이날 하루 동안 500건을 넘었다. 대부분 10만원 안팎의 소액 후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후보의 페이스북은 전날 3만 8000여명대였던 팔로워가 이날 오후 6시 4만 4560명이 됐고, 유 후보의 팬카페인 ‘유심초’에도 이날 오전 3800명대였던 회원수가 4000명을 돌파해 오후 6시 현재 4031명을 기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 가짜 보수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고 오히려 보수 정치가 소멸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래서 바른정당에서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하고 있고 지금 대선 과정도 그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5월 8일 밤 12시까지 많은 국민을 만나고 끝까지 제가 선거에 출마한 이유,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 대통령이 돼서 하고 싶은 일을 말씀드리고 5월 9일 국민의 선출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노동 정책] 누가 되든 “최저임금 1만원·근로시간 단축”… 진짜, 지킬까

    [대선이슈 집중분석-노동 정책] 누가 되든 “최저임금 1만원·근로시간 단축”… 진짜, 지킬까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최저임금은 단계적으로 1만원까지 인상되고, 근로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약이 지켜진다면 전체 노동자의 37.5%에 이르는 비정규직이 눈에 띄게 감소할 수도 있다. 5당 대선 후보들의 노동 공약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감축 등 굵직한 노동 이슈에서 방향성이 대체로 비슷하다. 파격적인 정책보다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기존 제도의 시행률을 높이는 공약이 주를 이룬다.●근로시간 단축엔 한목소리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명 ‘칼퇴근법’ 제정을 공약했다. 출퇴근 시간 기록을 의무화해 관행적인 ‘눈치 야근’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연장근로(휴일 포함)를 포함한 법정근로시간 주 52시간 상한제를 전면 이행하고, 임기 중 근로시간을 매년 80시간 이상 단축해 2010년 노사정이 약속한 1800시간대 노동시간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주당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한편 휴일 근로시간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시간 근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노동시간 특례업종을 현재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하는 방안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연평균 근로시간을 1800시간대로 단축하고, 퇴근 후 출근까지 1일 11시간 이상 ‘최소연속휴식시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연장근로 시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이를 의무 보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현행법에 규정된 1주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1년 단위의 연장근로시간 한도(250시간)를 못박겠다고 공약했다. 또 기업의 근로시간 기록·보존을 의무화하고,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에게는 최소 12시간, 임신한 여성에게는 최소 13시간의 연속 휴식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퇴근 후 ‘카톡 업무 지시’로 노동하면 할증임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5시 퇴근제, 주 35시간 노동시간제’라는 5당 후보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2022년까지 공공부문과 1000명 이상 사업장에 주 35시간제를 도입하고, 이를 2025년까지 전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해법은 성향 따라 엇갈려 비정규직 감축 문제는 후보자의 성향에 따라 해법이 확연히 다르다. 문 후보는 정부 주도로 비정규직 감축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상시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공공부문에는 ‘고용친화적 경영평가제’, 민간부문에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비정규직 감축을 유도하고,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에는 ‘페널티’를 주는 공약도 준비했다. 홍 후보는 해고가 쉽도록 오히려 시장의 유연성을 키워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른바 ‘강성귀족노조’ 때문에 해고가 어려워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비정규직을 채용해 왔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고자 ‘직무형 정규직’이란 새로운 일자리 표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이나 정규직 전환 시 이 모델을 적용해 무늬만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출구규제 제도를 도입, 계약 기간이 끝난 노동자를 다른 기간제 노동자로 교체해 같은 업무를 맡기는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유 후보는 ‘비정규직 총량제’를 도입,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비정규직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기업과 공기업 등 상시·지속적인 업무에는 기간제 채용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정규직을 차별한 기업에는 징벌적 배상을 적용할 방침이다. 심 후보는 전 업종에 걸쳐 상시·지속적 업무에 비정규직 채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대기업 비정규직 약 20만명을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중소기업은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최저임금 1만원’ 시기는 엇갈려 최저임금은 5당 대선 후보가 약속이라도 한 듯 ‘1만원’을 공약했다. 문·유·심 후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시급 기준) 1만원 시대를 달성하겠다고 했고, 홍·안 후보는 ‘임기 내’라고 했을 뿐 기한을 특정하지 않았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7.3% 오른 6470원이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3년간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 만약 2022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한다면 해마다 9~10%를 올리는 것으로, 현재 인상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철수도 동성애 입장 밝혀 “찬반 사안 아니지만 동성혼은 반대”

    안철수도 동성애 입장 밝혀 “찬반 사안 아니지만 동성혼은 반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27일 동성애 관련 질문에 “동성혼 합법화는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유세 후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반대, 허용 또는 불허의 사안이 아니다. 다만 동성혼을 법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20일 개최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 자체는 허용하고 말고의 찬반 문제가 아니다. 각자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 뒤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역시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해 차별을 하거나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 이런 것은 없다. 하지만 동성애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 혼인제도, 가족제도 등 이런 데 집어넣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동성애는 안 된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가 그렇게 창궐하는데. 하나님의 뜻에 반한다. 그래서 안 된다”면서 동성애와 동성혼 모두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성 간, 동성 간 결혼 다 축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성혼 합법화는 국제적 추세이고 그렇게 나가는 게 옳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형 간염 바이러스 검출’ 영월근린공원 급수 시설 다시 개방

    화장실 수도꼭지와 출입문 손잡이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돼 70일 넘게 폐쇄됐던 경기 여주 영월근린공원의 급수시설이 28일 다시 개방된다. 여주시는 지난 2월 16일 영월근린공원 음용수 시설에서 물을 마신 30대 남자에게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질병관리본부의 통보를 받자마자 바로 공원 급수시설과 화장실을 폐쇄했다.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결과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음용수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공원 내 화장실의 출입문과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여주시는 영월근린공원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음용수 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나오자 시민들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고자 급수관을 교체한 뒤 급수시설을 재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바이러스가 출된 화장실은 정화조 교체 작업을 마치는 대로 다시 개방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66@hanmail.net
  • [자치단체장 25시] 푸른색 작업복 ‘일벌레 군수’… 기장에 교육·첨단을 입히다

    [자치단체장 25시] 푸른색 작업복 ‘일벌레 군수’… 기장에 교육·첨단을 입히다

    “열정이 있는 군수, 소신과 뚝심이 있는 군수, 교육 군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오규석(58) 부산 기장군수의 눈과 귀는 늘 16만여명의 군민에게 향해 있다. 오 군수는 오전 5시에 집을 나선다. 평일 일과를 마친 뒤에는 야간 군수실을 운영해 오후 10시는 돼야 퇴근한다. 일명 ‘군수복’인 푸른색 상·하의 작업복과 등산화 신발이 그의 정장이자 근무복이다. 취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군수복은 3벌 있는데 아내가 부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옷감을 떠 아는 양복점에서 맞췄다. 상의 호주머니에는 흰 명찰과 빨강과 파랑, 검은색 볼펜 석 자루가 꽂혀 있다. 언제든지 현장에 달려갈 수 있는 차림새다. 그동안 민원을 적은 손바닥만한 수첩도 60여권이나 된다.군수복에는 나름 ‘철학’이 담겨 있다. “옷이 그 사람의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오전 5시쯤 군수복을 입고 집을 나서면서 기장군수가 됩니다. 이 옷을 입고서는 어떤 부정이나 비리도 있을 수 없고 어떤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도 없습니다. 군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주신 갑옷입니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통과 첨단이 조화되는 ‘빛과 물 그리고 꿈의 도시 기장’을 만들기 위해 600여 직원과 함께 노력한다”고 말했다.●‘종합경쟁력 향상’ 전국 군단위 1위 기장군 철마면이 고향인 그는 교사에서 한의사를 거쳐 군수로 3번 변신한다. 1980년 진주교대를 졸업하고 9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한 뒤 동국대 한의대에 다시 들어갔다. 고향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1995년 민선 1기 기장군수에 당선됐다. 당시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으로 화제가 됐었다. 이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지난 민선 5기 때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해 재기했다. 6기 때에도 역시 무소속이었다. 당적은 없지만 군정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3선이지만 연임이 아니어서 내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기장군은 6만여명이 사는 정관신도시가 들어서고 동부산관광단지 개발 등에 힘입어 4월 현재 군민 수가 16만여명에 이른다. 부산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등 16개 구·군 가운데 제일 넓다. 성장도 눈부시다. 지난해 8월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조사에서 ‘종합경쟁력 향상 전국 군 단위 1위’를 차지했다. 군민을 위한 일이면 그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황소 같은 저돌력과 뚝심 고집은 그 누구도 꺾지 못한다, 부지런한 군수 때문에 직원들 입에는 단내가 난다. 그는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해당 부처를 찾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행사를 서슴지 않는다. 부산시청과 부산시의회 앞은 한때 그의 단골 시위장소였다. 지역 골프장 건설 인허가, 기장 해수담수화 공급 문제 등 현안이 있을 때마다 1인 시위를 한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다.●AI 발생 때 직접 분무기 메고 방역소독 지난달 7일에는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허가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가졌다. 2010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업비 3512억원 규모의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공모 사업에 선정됐는데 원안위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안전성 심사를 강화하면서 허가를 미루자고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지난 2월에는 7만여명이 사는 정관신도시에서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정신적, 물적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해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하고, ‘구역 전기사업자 관련 법률 개정’을 건의하는 등 주관 부서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오 군수는 “정관읍 주민이 입은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와 관련해 구역 전기사업자인 부산정관에너지 측에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소관 부처인 산업부가 법률 정비와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12월 15일 지역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 당시 오 군수는 직접 분무기를 메고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직원들과 함께 24시간 비상운영 체제에 돌입해 AI 확산을 막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 같은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장군을 방역 우수사례로 선정했었다. 그는 교육환경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기장군을 전국 최고의 교육 자치구로 만드는 게 꿈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이퇴계 프로젝트’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우리 동네 배달강좌’ 등 100세 시대 맞춤형 평생학습 지원 사업인 ‘이율곡 프로젝트’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제13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부산지역 첫 고교 무상급식 시행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올해부터 지역 고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8억 5000만원이었던 고교 급식비 지원예산을 올해 23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학교급식 식재료 구입비도 올해 8억 5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5억원이던 어린이집 급식·간식비를 10억원으로, 유치원 급식·간식비를 3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렸다. 성과는 각종 수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제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우수상(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비롯해 ‘2016 대한민국 도시대상’ 전국종합 3위(국토교통부 장관상), ‘제10회 장보고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생산성 대상은 상이 제정된 해인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오 군수는 “365일 야간민원 군수실 운영과 교육 1번지 기장 조성을 위한 ‘380 프로젝트’ 등 기장군만의 차별화된 시책으로 군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기장군은 농어업 등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고부가가치의 첨단융합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농어업인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특화사업 추진, 방사선의과학융합산업벨트 구축, 의료기기, 신약개발 등 고부가산업 집적단지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장군 일광면에 건립한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는 기장 미역·다시마 종자생산체계 확립 및 우량종자의 보급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해조류의 신품종 개발, 양식기술 보급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와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 전력 반도체 연구기반 및 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다. 국내 유일의 첨단 방사선 의과학특화단지도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업무추진비 ‘0원’… 청렴이 성장동력 기장군 직원들은 1원이라도 금품을 받았다가는 보직 해임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보다 더 강력한 직원 청렴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강력한 청렴 규정을 마련했다. 청탁금지법과 관련, 상담해 주는 ‘청렴 1번지 기장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 대는 잣대 역시 엄격하다. 올해 군수 업무추진비 5200여만원은 아예 편성을 안 했다. 부군수 및 국장, 실·과·소, 읍·면 업무추진비도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삭감한 군수, 부군수 이하 업무추진비 중 1억여원은 기장군의 저출산·고령화 대책 사업에 투입했다. 부득이한 공식적 행사 외에는 식대 등을 개인 돈으로 쓴다. 오 군수는 “싱가포르를 오늘날 세계 최고 도시로 만든 리콴유가 초지일관 강조한 게 공무원의 하얀 셔츠, 즉 청렴이었다”며 “우리 기장의 성장동력은 바로 공무원의 청렴이다. 그래서 김영란법보다 더 엄격한 내부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文캠프 조흥식·김연명 교수가 주축… 安캠프 이옥 명예교수가 좌장 맡아

    文캠프 조흥식·김연명 교수가 주축… 安캠프 이옥 명예교수가 좌장 맡아

    각 대선 후보들의 복지 공약은 사회복지,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다듬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복지 공약은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조 교수는 문 후보의 싱크탱크 국민성장의 사회문화분과장으로, 김 교수는 복지 팀장으로 활동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지 정책 브레인이었던 이태수 꽃동네대학 교수,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 사회복지분과를 맡았던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문 후보의 복지 공약에 참여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문 후보의 육아 정책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낸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복지 공약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복지 정책 공약은 당 저출산·고령화특위 위원장인 김순례 의원이 적극적으로 주도해 마련했다. 서민 공약은 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안상수·유재중 의원이 힘썼고,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출신 윤종필 의원을 비롯해 류지영·윤명희·황인자 전 의원이 공동 여성본부장으로 여성·가족 분야 복지 정책에 참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에선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속인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가 복지 정책의 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아동가족 분야 전문가로, 복지 분야 전반과 함께 특히 육아 정책에 많은 신경을 쏟았다. 보건복지부 국장 출신인 김원종 가톨릭관동대 교수와 김안나 대구가톨릭대 교수,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집행위원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몸담았던 민현주 전 의원이 노동·여성·보육 전반을 주도했고 소아심장과 전문의 출신 박인숙 의원과 김희국·이종훈 전 의원 등도 핵심 역할을 했다. 캠프 좌장인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책 방향 및 세부내용을 다듬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공약에는 정책자문단 역할을 맡고 있는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형용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임정기 용인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조영훈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승민 “학생 꿈 실현시켜 주는 정치할 것”

    유승민 “학생 꿈 실현시켜 주는 정치할 것”

    “실패 딛고 도전하는 나라 만들 것” 경기 북부 돌며 시민들 지지 호소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선거운동 이틀째인 18일 ‘수도권 상륙작전’을 이어가며 교육·노동 현장의 젊은층을 만나 정책 메시지를 부각시켰다. 유 후보는 김포 하성고를 찾아 1학년 컨벤션경영과 학생들의 ‘1일 교사’로 나서 ‘특성화와 직업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갖고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후보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인 마윈 회장을 거론하며 “그분은 사업에 8번이나 실패했다. 우리 같으면 사업 8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되기 쉬운데 이 사람은 현재 시가총액 300조원 회사의 대표가 된 사람”이라면서 “여러분 중 누군가는 정주영·김우중 회장이나 마윈 회장처럼 업(業)을 일으켜 성공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분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특히 “젊은이들의 꿈이 공무원인 나라가 되면 생동력이 없어진다”면서 “내 손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도전해 보라”고 다독였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꿈을 키울 수 있게,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이어 경기 파주의 선유산업단지에서 노동자들과 만나 성공적인 창업·중소기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동두천 제1공설시장, 의정부역과 제일시장 등 경기 북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보수 코스프레”라면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국민을 거짓말로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 지지층에 포함된 보수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또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안 후보의 최순실’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꼬집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선 D-21] 劉 “인천상륙작전 우리도 할 수 있다”

    [대선 D-21] 劉 “인천상륙작전 우리도 할 수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17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출정식을 갖고 대역전을 노리는 첫발을 뗐다. 유 후보는 “인천상륙작전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시작이었다”면서 “13일 만에 서울을 수복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22일 만에 수복(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수도권 민심을 공략해 세를 더욱 넓혀 가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유 후보는 이날 0시 서울종합방재센터를 찾아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안전을 강조했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는 준비된 ‘안보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이어 경기 안산의 창업사관학교를 방문해 자신의 공약인 ‘창업하고 싶은 나라’를 통해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유 후보는 또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큰 경기도를 위한 약속’으로 KTX와 GTX 조기 착공, 수도권 지역 광역급행철도 확대 등을 통한 교통혁명, ‘판교·광교·동탄’ 융·복합 스마트 혁신벨트 조성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선보였다. 유 후보는 “1300만 인구에 우리 경제의 4분의1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의 민심이 곧 대한민국의 민심”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수원과 성남에서 유세를 했고 저녁에는 서울 잠실에서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선 D-21] “꼭 투표” 수도권 늘고 TK·PK 줄어… 변수 되나

    [대선 D-21] “꼭 투표” 수도권 늘고 TK·PK 줄어… 변수 되나

    충청·호남권도 상승국면 강원·제주 지역은 하락세 野·보수 지지세 갈려 주목이례적인 양상으로 치러지고 있는 5·9 대선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에 대한 지형도 바꿔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적극 투표층이 한반도 지도를 놓고 동·서 지역을 구분할 때 2012년 대선에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양상을 보인 반면 19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서고동저’(西高東低)로 변화했다. 실제 투표일까지 이러한 양상이 이어진다면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결과 유권자의 82.8%가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서울(84.5%)과 인천·경기(84%), 대전·세종·충청(85.8%), 광주·전라(83.6%) 등에서 적극 투표의향층이 전체 평균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구·경북(79.1%)과 부산·울산·경남(78.9%), 강원·제주(80.4%)는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경제·한국리서치가 지난 15~16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도 90.2%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가운데 특히 호남(96.6%)과 경기(91.8%), 서울(91.4%)에서 투표 참여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18대 대선에서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 지역에서 투표를 많이 했다. 전체 투표율이 75.8%인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광주(80.4%)를 제외하고 대구(79.7%), 울산(78.4%), 경북(78.2%), 경남(77%), 부산(76.2%) 등 동부 지역에서 평균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서울(75.1%)과 인천·경기(74.7%), 대전·세종·충청(74.6%)의 투표율은 앞선 지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다만 야권 지지 성향이 뚜렷한 광주·전라 지역은 77.7%로 보수 진영 텃밭인 대구·경북(78.9%) 다음으로 많이 투표장에 나왔다. 당시 서울의 선거인 수는 전체 839만 3847명이었다. 5%만 투표율이 높아져도 41만 9692명이 투표를 더 하는 셈이다. 만약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가 대선 투표율로 연결된다면 지역별로 이전과는 크게 다른 투표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17일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 정권교체 기류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영남을 비롯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는 상태여서 투표 참여 의향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보수 지지층으로 꼽히는 영남 지역과 고령층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얼마나 낮아질지가 투표 결과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보건·의료직 필요한 ‘늙은 한국’

    [단독] 보건·의료직 필요한 ‘늙은 한국’

    취업자 증가할 26개 직업 중 보건·의료직 13개 압도적고령화·1인 가구 증가 영향증권·외환 딜러는 AI에 밀릴 듯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향후 10년간 인력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직종 절반이 ‘보건·의료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면서 정보기술(IT) 직종도 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관측됐다.16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한국직업전망 2017’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직업은 26개로 나타났다. 여기서 ‘증가’는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율이 2% 초과하는 직업을 의미한다. 이어 ‘다소 증가’는 58개, ‘유지’ 95개, ‘다소 감소’ 17개, ‘감소’ 3개였다.고용 증가 직업 26개 중에서 보건·의료직이 13개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이 인력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치과위생사, 물리·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영양사, 응급구조사, 간병인 등이 포함됐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2명으로 OECD 회원국 3.3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의사 ‘왓슨’ 등이 등장했지만 인구 고령화, 소득 상승, 건강보험 발전 등의 영향으로 의사는 2025년까지 연평균 2.4%씩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상위 25% 전문의의 월평균 소득이 1153만원으로, 상당수가 고소득자라는 점은 인재가 몰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의사는 1인 가구와 노인 인구 증가 영향으로 반려동물에게 정신적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향후 10년 동안 인력 수요가 많을 것으로 관측됐다. 간호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고용정보원은 “보호자 없는 병동 확산으로 간호조무사 취업자는 연평균 2.6%, 방문 간병 서비스 확대로 간병인은 2.8%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외에 약사·한약사, 임상병리사, 안경사, 치과기공사, 의무기록사 등 나머지 5개 직종도 ‘다소 증가’에 포함돼 산부인과 전문의 등 저출산과 관련된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보건·의료직은 향후 10년간 인력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 증가 직업에는 네트워크시스템개발자, 웹·멀티미디어 기획자,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 컴퓨터보안전문가 등 IT 직종 4개도 포함됐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 웹툰 창작 활성화, 정보보안 시장 성장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2.1~2.7%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취업자 수가 해마다 2% 넘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직종은 낙농·사육 종사자, 어업 종사자, 작물재배 종사자 등 3개 직종이었다. 귀농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2030년 50%를 넘어서는 등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직종으로 분류하는 ‘대학교수’와 ‘증권·외환딜러’ 취업자 수는 다소 감소해 구직자 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대학교수는 2015년 기준 61만명이었던 고교 졸업생이 2023년 40만명으로 급감하면서 점차 인력 수요가 줄어든다. 최근에는 비정년트랙교수나 강의전담교수, 취업전담교수 등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교수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외환딜러는 ‘로보어드바이저’ 등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AI 시스템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팩트 체크] 유승민 “문재인·안철수, 사드 반대하다 말 바꿔” 사실일까?

    [팩트 체크] 유승민 “문재인·안철수, 사드 반대하다 말 바꿔” 사실일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이제 와서 보수표를 얻기 위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미동맹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이날 경북 영천 공설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후보에 대해 “사드 배치에 대해 계속 반대하다가 지금은 보수표를 얻어보려고 말을 아주 심하게 180도 바꾸는 사람들인데 기본적인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그런 위험한 지도자들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겠나. 국민이 이런 점을 분명히 알고 보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정말 사드 관련 발언을 바꿨을까? 두 후보의 사드 관련 발언들을 정리해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2016년 7월 13일 “사드 졸속 결정 이해 안 돼” 문 후보는 정부가 사드 배치를 추진한 초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에 관한 정부의 결정은 가급적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부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결정은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드 문제’를 잘못 처리해 ‘위기관리’는 커녕 오히려 ‘위기조장’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지난해 8월에도 “사드 배치는 최후의 수단이지 최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 10월 9일 “사드 배치 잠정 중단해야” 문 후보는 지난해 10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 문제에 대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제와서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의 합의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고 존중해서 박근혜 대통령께 제안한다”면서 “국내 배치 절차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고 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고 부지까지 선정함으로써 전 세계를 향해 북핵 불용 의지와 단호한 대응 의지를 충분히 밝혔으니 사드 배치가 다소 늦춰진다고 해서 대세에 큰 지장이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우선 북핵을 동결하는 것이 시급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도록 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압박하고 중국이 북한에 더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북 성주의 롯데골프장에 사드 배치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지 매입비용에만 적어도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소요 예산 편성을 위해서라도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12월~2017년 1월 “최종 결정 다음 정부로 넘겨야” 문 후보는 이후 ‘전략적 모호성’이 담긴 입장을 내놓았다. 사드 배치에 대한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최종 결정권을 다음 정부로 넘겨 주면 외교적으로 충분히 해결해 낼 자신이 있다”고만 밝혔다. 문 후보는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도 사드에 대한 찬반 입장 대신“실용적 측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냈다. 북한의 핵위협이 계속되면 한국은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중국에 설명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을 막기 위해 중국이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017년 1월 15일 “한·미 합의 취소 어려워” 문 후보는 지난 1월 1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의 해법은 차기 정부가 강구해야 하지만 한·미 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사드 배치를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7년 4월 11일 문 후보는 북핵 고도화가 전제될 경우를 전제로 하며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북한이 북핵을 동결한 가운데 완전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면 사드 배치 결정을 잠정적으로 보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위기설’ 등 안보 위기 국면이 짙어지면서 문 후보는 북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따라 사드 배치에 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는 북핵에 대한 대응 방안 중 하나이고 그것도 방어 목적 무기”라면서 “북핵 완전 폐기에 대한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핵 도발을 계속해 나가고 핵을 고도화해 나간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핵을 동결한 가운데 완전한 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면 사드 배치 결정을 잠정적으로 보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된다면 사드 배치는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016년 7월 10일 “사드 국익에 도움 안 돼” 안 후보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냈다. 안 후보는 지난해 7월 10일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생존, 나아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국가적 의제”라면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토와 비용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미 평택 미군기지의 (국회 비준) 전례가 있다”고도 말했다. 당시 안 후보는 “사드 배치로 잃는 것의 크기가 더 크고 종합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사드 체계의 성능 문제 ▲비용 부담의 문제 ▲대(對) 중국관계 악화 ▲사드 체계의 전자파로 인한 국민의 건강 문제 등 네 가지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틀 뒤인 7월 12일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한다. ●2016년 9월 19일 “사드, 중국과의 협상카드로 써야” 지난해 8월 말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데 이어 9월 9일 5차 핵실험까지 감행하자 안 후보의 반대 입장은 한 발짝 물러났다. 안 후보는 9월 19일 경기 판교테크노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북제재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재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유일한 협상카드가 사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가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북한 제재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한다”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거부한다면 자위적 조치로서 사드 배치에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안 후보가 강경한 반대의견에서 조건부 찬성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6년 12월 27일 “정부 간 협약 뒤집을 수 없어” 2012년 12월 27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는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면서 “물론 정부 간 협약을 다음 정부가 바로 끊거나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국가 간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면 다음 정부가 그 상황에서 국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2월 15일 “한·미 양국이 공식 합의한 내용” 안 후보는 국민의당의 사드 배치 철회 당론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핵 도발 등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2월 15일 “한·미 양국이 공식적으로 이미 합의한 내용을 고려하면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월 21일 국민의당이 사드 당론을 두고 재논의했지만 철회해야 한다는 당론을 유지하기로 결론지었다. ●2017년 3월 7일 “중국 설득해야” 지난 3월 7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작업이 시작되자 안 후보는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인정하며 “안보 문제는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중국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한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국민들꼐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사드 배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면서 “사드를 빨리 기정사실화 해서 우리 군사주권을 분명히 한 다음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은 하면서 외교를 시작하면 된다. 그게 오히려 중국의 경제보복 기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4월 6일 “사드 한 목소리 낼 것”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안 후보는 “사드 배치를 제대로 해야한다”면서 “당이 이제 대선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거기에서 제 생각을 밝힌 뒤 설득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사드 관련 당론을 변경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4월 위기설, 그 실체는?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4월 위기설, 그 실체는?

    지난 달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호주로 갈 예정이었던 칼 빈슨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싱가포르에서 뱃머리를 돌려 다시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칼 빈슨 항모의 한반도 지역 전개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억제 능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대적인 군사력 증원은 단순 억제 차원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6.25 전쟁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한반도 주변에 출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규모의 군사력이, 얼마나 들어오기에 국제 금융시장까지 술렁일 정도의 ‘4월 위기설’이 이토록 확산되고 있는 것일까? 대북 무력 압박에 나선 미‧중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였던 전략적 인내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만 키워주었다는 비판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커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고, 여기에 탑재할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움직임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은 우선 대북 선제타격 시나리오가 담긴 ‘작전계획 5015’를 본격적으로 다듬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미연합 키 리졸브 훈련 때부터 수차례의 도상연습을 통해 참수작전 등 대북 선제타격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절차를 숙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창끝통합(Combined Edge)‘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실전 경험이 있는 미군 장교를 한국군 부대에 파견함으로써 한국군의 역량 부족 문제도 보완했다. 연합훈련 또는 대북 억지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주한미군 전력도 증강했다. 구형 OH-58D 헬기를 교체한다며 최신형 AH-64D 아파치 롱보우 공격헬기를 2배로 증강했고, 별다른 발표 없이 오산과 군산에 F-16C/D 전투기를 2배 가까이 증강했다. 별도 발표 없이 포항과 군산 등지에 F/A-18E/F 전투공격기와 AH-1W 공격헬기, MV-22B 오스프리 수송기 등의 해병 항공전력이 전개됐고, 특히 군산에는 요인 암살 임무에 자주 동원되는 최신형 무인공격기 MQ-1C 그레이 이글이 배치됐다. 참수작전 수행을 위해 흔히 ‘델타포스’로 통하는 미 육군 특수부대 CAG(Combat Application Group)와 해군 네이비씰(Navy SEAL)의 최정예 팀인 6팀(일명 ‘데브그루’)이 한반도에 전개되어 한국군 특수부대와 연합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영국군 최정예 특수부대 SAS를 비롯한 호주와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의 최정예 특수부대들도 한반도에 대거 출동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과 괌에도 대규모 군사력이 증강됐다. 이와쿠니 미 해병항공기지의 F/A-18 전투기 세력은 평시의 2배 이상 규모로 늘어났고,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B도 작전배치됐다. 오키나와에는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A가 12대 배치되었으며, 괌에는 평시 전력의 2배에 달하는 폭격기 전력이 전개했다. 물론 이렇게 병력과 장비가 전진 배치된다고 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군의 전쟁은 기본적으로 ‘물량전’이기 때문이다. 선박자동위치식별시스템(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에 기록된 항만 입‧출항 정보와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MSC·Military Sealift Command)의 용선계약 내역을 확인해보면 미국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대량의 탄약을 한반도로 실어 날랐다. 이들 탄약은 주로 공군용 항공과 육군용 탄약으로 항공기에 탑재되어 지상을 폭격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들이다. 이러한 대규모 탄약 반입은 지난해 3월부터 지속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최근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일부 물자가 들어온 것이라는 국방부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칼 빈슨 항모전단의 한반도 배치는 이러한 전쟁 준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전쟁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전투기와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재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기존 7함대 배속 전력인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 항모전단과 더불어 칼 빈슨(USS Carl Vinson) 전단까지 2개 항모전단이 들어와 있다. 이밖에 태평양의 날짜변경선 인근에 임무 배치 전 훈련(COMPTUEX·Composite Training Unit Exercise)을 마친 니미츠(USS Nimitz) 전단까지 합치면 유사시 일주일 이내에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는 항모전단은 3개에 달한다. 이밖에 현재 미국 서부 해안에는 존 C. 스테니스, 시어도어 루즈벨트 등 2척의 항공모함이 더 대기 중이다. 이밖에도 항공모함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4만톤급 대형 강습상륙함 본험리처드(USS Bonhomme Richard)가 사세보에서 제31해병원정대를 싣고 대기 중이며, 당초 인도양의 제5함대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마킨 아일랜드(USS Makin Isaland)도 7함대 지역 배속 명령을 받고 지난 주말 제주 남방 해역에 들어왔다. 마킨 아일랜드 전단 역시 제11해병원정대 병력을 싣고 있다. 이밖에도 동태평양 지역에 제15해병원정대를 태운 최신형 강습상륙함 아메리카(USS America)도 포진해 있다. 일주일 이내에 3척의 상륙전단이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고 미국이 군사작전을 결심하면 보름 이내에 최대 5개 항모전단과 3개 상륙전단이 한반도 근해로 출동한다. 이들 전단은 최소 300여 대 이상의 최신예 전투기를 날려 보낼 수 있고, 동시에 수 백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퍼부을 수 있으며, 중무장한 1개 사단급 해병대 병력을 상륙시킬 수 있다. 이토록 가공할 위력을 가진 전력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북 선제타격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북한의 반격에 의한 한국의 수도권 피해에 대한 우려와 김정은 정권 제거 이후 안정화 작전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모종의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이 같은 부담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한 난민 통제 및 인도적 구호 작전에 대한 실무토의와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북‧중 국경지역에 난민 수용시설을 위한 부지를 마련하고 이 지역을 통제하는 한편, 접경지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이동 배치하기 시작했다. 한반도를 작전구역으로 삼는 북해함대에 기계화사단을 모체로 하는 1개 상륙사단이 신규 배속되어 북한 지역에 대한 상륙작전 능력을 갖추는 한편, 남중국해 무력시위에 동원되었던 랴오닝 항공모함 전단이 북한과 인접한 발해만 일대로 출동해 대기 중이다. 올해 3월에는 인민해방군에 전투준비태세 강화 지시가 하달되었고, 북부전구 소속 제16‧23‧39‧40 집단군 예하 각급 신속대응부대와 전투근무지원 세력 약 15만 명이 북한 접경지역으로 차출되었다는 소식이 대만과 일본 언론을 통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성격보다는 미국의 군사작전과 박자를 맞추어 후속 군사행동에 들어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례 없는 규모로 미군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사태에 대한 우려 메시지만 밝힐 뿐 별다른 군사적 견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붕괴 유도 또는 선제타격에 무게 클라우제비츠가 지적한 것처럼 전쟁은 또 다른 형태의 정치행위이다. 따라서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어난다. 미‧중 양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통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은 양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어가고 있는 북한이라는 위협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국가 전체가 사실상 군대나 다름없는 세계 최대의 병영국가이자 핵과 미사일, 화생방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이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휴전선에서 5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국가 전체의 인적‧경제적 자산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남한에게 튈 불똥도 심각한 고려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은 수령이 뇌수, 당이 신경, 인민과 군대는 세포라고 가르치는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김정은과 핵심 요인 몇 명, 즉 두뇌만 제거하면 국가 전체가 마비되는 이상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면전 대신 수뇌부만 제거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 정권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태영호 前 영국공사 망명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김정은의 극단적인 공포통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체제 불안정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20여 년간 선군정치라는 이름으로 온갖 특혜를 누리며 살았던 군부의 불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군은 한때 온갖 이권에 개입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집단이었지만,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숙청되고 기득권을 박탈당하는가 하면, 어린 김정은에게 온갖 모욕을 당하고 있다. 군부 원로들이 대거 숙청 또는 좌천되었고, 각 지역의 기업소나 무역회사 등 군부의 돈줄이었던 이권 사업들은 대부분 노동당에 빼앗겼다. 새로 임명된 고위 장성들 역시 김정은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결정에 따라 진급과 강등을 되풀이했고, 일부는 김정은이 참가한 회의장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총살되기도 했다. 업무 능력과 충성도에 관계없이 김정은의 기분에 따라 언제든 자신과 가족이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쿠데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밀란 스볼릭(Milan Svolik)이 1946~2008년 기간 중 등장했다가 사라진 독재자 303명을 분석한 논문을 살펴보면, 독재자의 67%는 지배 엘리트 계층이 일으킨 쿠데타나 정변으로 제거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북한에서도 얼마든지 쿠데타나 정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북한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지고 지배 엘리트 계층, 특히 군부 세력의 불안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주변국이 정보기관을 동원한 공작으로 이들 군부 엘리트 계층의 불안이라는 불씨에 기름을 끼얹을 경우 김정은 체제는 내부로부터 급속도로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내부에서 체제 전복 시도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평양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서 김정은 제거를 직접 시도할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거의 근접했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 더 이상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정치권 전반에 팽배해 있다. 또 현재 한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리더십 부재 상태에 있고, 차기 정권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아주 낮기 때문에 미국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은 4월말까지이다. 미국이 공습에 나선다면 미군이 보유한 첨단 무기들이 총출동할 것이다. EA-18G 전자전기 등이 북한 전역의 레이더와 통신기기를 먹통으로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수백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AGM-86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이 지대공 미사일 기지와 레이더 기지, 그리고 주요 지휘시설을 파괴할 것이다. 강화 콘크리트를 60m 이상 관통할 수 있는 벙커 버스터를 탑재한 B-2A 스텔스 폭격기들이 김정은 은거 예상 시설을 정밀 폭격하는 동안 F-22A와 F-35B 등 스텔스 전투기들이 평양 일대의 김정은 경호부대는 물론 도주용 차량과 열차, 항공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초토화시키고 나면 우리 군 특전사, 미군 델타포스 등으로 구성된 특수부대가 평양과 영변 등에 들어가 김정은의 사망여부를 확인하고 주요 인사를 체포하며, 핵무기를 회수 및 제거할 것이다. 전쟁은 금방 끝나겠지만 문제는 김정은 정권이 제거된 이후이다. 정국은 극도로 혼란하며 주변국과 비교해 군사력마저 빈약한 한국은 전후 처리 문제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미·중 양국에게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국경 통제와 북한 지역 안정화, 대량살상무기 회수 등의 명분으로 북한 지역에 중국군이 들어오게 되면 북한에는 친중 성향의 새 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이자 세계 5위권의 육군대국인 한국과 국경선을 맞대는 것을 대단히 불편해하는 중국은 북한의 새 정권을 적극 지원할 것이고, 필요할 경우 북한 지역에 계속적으로 중국군을 주둔시킬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북폭을 통해 미국은 세계경찰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자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제거하며 첨단무기 판촉을 통한 경제적 부수효과를 얻을 것이다. 중국은 자국의 안보 불안 요소를 하나 제거하고 한반도 북부에 반영구적인 완충지대를 확보할 것이며, 동해로 나가는 항구를 얻어 미·일과의 패권 경쟁에서 불리한 핸디캡을 일정 부분 감소시키는 전략적 이익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은 요원해질 것이며, 전쟁 후유증으로 인한 극도의 혼란이라는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한국이다. 한 세기 전, 힘없는 대한제국은 열강들에게 시달리다가 결국 국권을 빼앗기고 무너졌다. 국민들이 현재의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바탕으로 일치단결하지 않는다면 강대국들이 자국의 입맛에 따라 한반도라는 테이블 위에서 제멋대로 우리의 주권과 미래를 요리하는 치욕을 또 한 번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난간 쇠창살 매달린 소녀 위해 어깨 빌려준 소년

    난간 쇠창살 매달린 소녀 위해 어깨 빌려준 소년

    쇠창살에 몸이 끼여 3m 높이 난간에 매달린 소녀가 구조될 때까지 어깨를 빌려준 소년이 화제에 올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상하이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장시성 이춘시의 한 건물 난간 쇠창살에 7살 소녀의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운동장에서 놀던 한 소년은 난간 바로 아래 철제지붕으로 올라가 난간에 매달려 아등바등하는 소녀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로 받쳤다. 다행히 소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소년의 도움이 없었다면 소녀는 쇠창살에 질식하거나 자칫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구조대가 소녀를 안전하게 구조하자 소년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이 소녀를 도와주는 모습은 영상에 담겨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화제가 됐고, 소년을 찾아 상을 줘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소년에 대한 정보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영상=People‘s Daily, Chin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당신의 ‘마음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한성열(66)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긍정 심리학’의 대가로 꼽힌다. 인간의 심리, 자아, 감정 속에 인간이 속한 문화의 특이성이 표출된다는 ‘문화 심리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학자이기도 하다. 고려대 심리학과 70학번으로 입학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7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올해로 만 30년이다. 지난 2월 28일 정년퇴임과 함께 ‘명예교수’로 자리를 바꿔 앉은 그가 후학 양성을 위해 장학금 1억원을 쾌척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갔다. 인터뷰를 청했고,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로비에서 90여분간 ‘행복과 소통’을 주제로 진행됐다.→ 2014년에 쓴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 드립니다’에서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했느냐고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마음 건강은 무엇이고,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외로 마음 건강을 등한시합니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답하죠.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체육 과목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마음의 건강에 대해 생각할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거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생활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자살률이 높고 이혼율이 급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마음 건강에 관심이 없는 게 밑바탕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마음 건강의 핵심은 ‘화병’에 있습니다. 화병은 1994년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 오른 한국 특유의 마음의 병인데, 유독 화병이 많은 건 그 문화와 연관이 있다는 거죠. 저는 간단하게 말하면 속에 담아 두질 않습니다. 기분 나쁜 게 있으면 바로 풉니다. →말로 풀면 상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상대와 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방법을 모르면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죠. 우리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대인 관계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라’, ‘어른을 공경해라’만 알려 주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어떻게’(how to)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규범만 알려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가는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 않는 거죠. 화가 나는 이유는 수십, 수백개이고 인생에서 화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화를 나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화를 내지 말라, 억눌러라라고 가르쳤지 화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가장 좋은 건 말로 표현하는 겁니다. 여성은 이걸 수다로 풀죠. 남성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면 남성적이지 못하다고 배우다 보니 맑은 정신에는 못 하고 술기운을 빌려 자기감정을 표현합니다. 40~5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죠. 성별을 불문하고 자기가 가진 감정을 상대방과 풀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해요. →수다를 떨었어야 했나요. -수다는 부정적인 게 아녜요. 마음 건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수다는 자기의 화를 풀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합니다. 평균적인 대한민국의 남자는 이를 회피하고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가끔 모았다가 술 한잔하고 푸는 거죠. 갑자기 쌓인 화를 풀려니 남자들끼리 하는 술자리에서 유독 다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죠. 밖으로 향하는 화병은 남을 향한 폭력이 되고, 안으로 향하면 나를 때리는 우울함이 됩니다. 타인을 향한 폭력이 심해지면 살인이 일어나고, 나를 때리는 폭력이 계속되면 자살로 이어지는 거죠. 화병은 남을 죽이거나 나를 죽이거나, 누구 하나는 죽여야 끝나거든요. 마음의 불이랄까. →보통 우울과 행복은 맞은편에 있는 개념으로 봅니다만 교수님은 우울이나 불안은 행복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우울한 사람이 행복할 수도 있단 얘긴가요. -지난 100여년간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을 낮춰 주고 우울한 사람들을 우울을 낮춰 주면 행복해진다는 식으로 연구가 이뤄졌지요. 하지만 우울한 사람의 우울을 낮춰 주면 덜 우울한 사람이 되는 거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우울과 행복은 상관이 없어요.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행복감을 높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지요.→1930년대 하버드대학생 268명의 70년 인생을 추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제1조건은 돈, 명예가 아닌 ‘관계’라고 합니다(한 교수는 2005년 이 같은 연구 내용이 담긴 조지 베일런트의 ‘성공적 삶의 심리학’을 번역해 소개했다). 그런데 요즘 혼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인맥을 관리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권태를 느끼는 20대’를 칭하는 ‘관태기’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죠. 관계 맺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일까요. -관계를 맺는 게 이익인지, 혼자 있는 게 이익인지 따져 봤을 때 혼자 있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사회가 부추기는 경쟁이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사회가 내가 너와 친구로, 파트너로 함께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꺾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관계에 공을 들이기보다 혼자 하는 걸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지는 거죠. →얼마 전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요즘 젊은 세대는 정당한 노력보다 관계, 일명 ‘빽’을 성공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금수저 계급론’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성공하려면 혼자 있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니 굉장히 모순적이네요. -맞아요. 지금 젊은이들은 한 시대가 변화하는 끝자락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시험 잘 보는 친구들이 수능을 보고, 고시를 보고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했죠. 그런데 앞으로는 단순히 머리가 좋다, 기억을 잘한다 이런 것들은 인공지능(AI)에 견디지 못할 겁니다. 선생님한테 배우기보다 네이버 지식인이 더 친숙하듯 의사나 변호사, 판·검사도 조만간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변호사를 통해서만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변호사 자체가 많아졌고, 다양한 곳에서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사무실을 개업해도 예전만큼 손님들이 오지 않습니다. 인간 관계가 넓어 손님을 더 많이 유치하는 사무장이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끝이 났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습니까? 부모와 학교 시스템은 아이들이 그저 공부를 잘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끊임없는 환상을 심어 주고, 정작 인간 관계 등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아 왔습니다.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교육은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 거죠. 시험 볼 때면 스마트폰을 뺏는 것만 봐도 얼마나 우리가 퇴행적인 교육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짜 교육이라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그런 문제를 내야지요. →경제, 사회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바뀌었는데 아직 교육은 19세기,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이 출세해 별장을 사는 것이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별장을 가진 친구를 많이 사귀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버는 개미형 인간이 아니라, 대인 관계를 잘 맺어 별장 있는 친구들을 사귀는 거미형 인간이 성공하는 시대인 겁니다. 혼자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보다 지식과 정보가 오가는 유통망 한가운데 네트워크를 쳐 놓고 정보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인 거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 교육은 시험 성적이 개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단순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이 하는 4차산업 사회에서 살아남는 인간은 마음으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이라는 건 대인 관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거거든요. 부모가 자녀에게 성공이라고 알려 주는 가치관이 혹시 19세기, 20세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고요. →‘다름을 인정하라.’ 말은 쉬운데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사회는 점점 분극화, 파편화, 분절화돼 가고 있는데, 개인의 노력만 가지고는 어려운 일 아닌가요. 중요한 것을 알면서 왜 인정은 없고 갈등은 심화하는 것일까요. -우리 전통문화 자체가 부모 자녀 동일체 의식이 강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부르잖아요. 이 중 가화의 ‘화’(和)는 화목 화, 즉 가족 구성원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화목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한목소리는 그럼 누구의 목소리인가요. 이것이 아버지이자 남편의 목소리였던 겁니다. 아내는 부창부수로 따라가고, 자녀는 부모 말에 순종해야 하는 게 ‘가화’(家和)의 의미였던 것이죠. 왜 우리나라가 유독 그러느냐고요.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외침을 많이 겪다 보니 한 사람이 빨리 결정을 내리고 그 사람이 책임을 가져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의견을 물어 통합하는 건 불가능했지요. 그렇다 보니 계속해서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조직을 해치는 사람인 걸로 교육받게 되고 대통령부터 시작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게 된 것이지요. 딜레마는 지금까지는 이 문화가 발전에 도움이 됐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장애물이 될 거란 겁니다. 쉽지 않지요. 거대한 항공모함이 방향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수직적인 문화가 수평적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네. 민요는 10명이 나와도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서양의 합창은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알토 등 다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면서 화음을 이루잖아요. →5060 중년 콤플렉스를 말합니다. ‘꼰대.’ 이것만은 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게 중년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어떻게 하면 중년의 아저씨들이 꼰대 소리 좀 덜 듣고 살 수 있을까요. -중년은 젊은이라는 축과 늙은이의 축이 만나 갈등을 겪는 시기입니다.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상태죠. 그래서 중년은 힘이 듭니다. 더 힘든 건 힘들다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청소년은 밖으로 고함을 지르지만 중년은 속으로 우는 세대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실패한 인생 같으니까.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살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큰 시기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5060세대가 막 입사했을 때보다 지식도 많고 기술도 많습니다.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건 오로지 경험밖에 없는데, 문제는 늘 이 경험으로 밀어붙이다가 꼰대가 되는 겁니다. 지혜라는 히브리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듣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지혜가 있는 척하는 사람은 상대가 묻기도 전에 자기 경험부터 들이밉니다. 하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와서 물어볼 때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멘토가 되는 방법은 후배와 멘티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내 이야기를 원할 때 한다는 겁니다. 듣고 싶지도 않은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건 아주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죠. 먼저 묻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 주는 일이 선행돼야 하는 거죠.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행복을 좇지 마세요…그저 오늘을 즐기세요” 한성열 교수가 말하는 행복이란 “행복요? 전 행복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던진 ‘뻔한’ 질문은 이렇게 뻔하지 않은 답변에 속절없이 허를 찔렸다. 당신이 ‘긍정심리학’의 대가라고 하니, 그런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했을 사람이면 마땅히 행복도 인위적으로, 작위적으로 만들어(?) 지녔을 법하다는, ‘행복하다’는 답변을 내심 조롱할 요량으로 한껏 날을 벼리고 날린 물음이었다. 정말 고맙게도 한 교수는 기자의 ‘기대’를 완벽히 저버렸다. 솔직했고 담백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빨간 도트 넥타이에 코발트블루 셔츠와 먹색 재킷, 그리고 이를 감싼 블랙 트렌치코트로 한껏 멋을 낸 그의 옷차림이 결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그 한마디로 입증해 보였다. “누가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냐고 물어본다면 ‘즐겁다’고 답할 겁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설파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과도 맥이 닿는 듯했고, 장자의 안빈낙도(安貧道)가 떠오르기도 했다. 기자의 마음을 읽은 걸까. 한 교수가 말을 이었다. “대개의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잘못된 명제’를 갖고 있습니다. 행복은 추구해야 할 인생의 목적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 오늘을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하게 되는 겁니다. 행복이란 걸 얻으려고 무엇을 하면 할수록 행복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에게 행복이란 열심히 살아야 할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살면 얻어지는 결과인 것이다. 적어도 내일 행복하자고 오늘 참거나 미룰 목표는 아닌 셈이다. “행복이라는 걸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 이게 우리말이 아니거든요. 불과 100여년 전 서구에서 들어온 개념입니다. 사랑이란 말도 마찬가지예요. 이전 우린 ‘만족’이라고 했고, ‘정’이라고 했죠.” 정년을 맞은 한 교수는 그럼 앞으로 무슨 일로 열심히, 즐겁게 오늘에 충실할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세요? “교역자들에게 심리학과 상담 기법을 가르쳐 주는 교육기관인 ‘상담 목회 아카데미 예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10여명의 교역자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 전액 무료 수업을 받고 있죠. 일반인들을 상대로 ‘만남과 풀림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왜 이제야 묻느냐는 듯 한 교수의 말이 빨라졌다.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고, 기자보다 먼저 자리를 떴다.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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