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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문화코드] ⑤끝 녹색진보

    [2005 문화코드] ⑤끝 녹색진보

    진보 보수 논쟁은 새로울 것이 없는 진부한 싸움이면서도 끊임없이 또 다른 논쟁을 재생산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녹색진보’란 개념이다. 글자 그대로 진보는 녹색을 띠어야 한다는 것. 녹색진보주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이념적, 경제적 논쟁에 자연을 끌어들였다. 개발과 물질만능의 현대문명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직시하고, 자연과의 호혜로운 공존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이념과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녹색진보는 친환경적, 생태주의적 삶을 바라는 현대인들에게 ‘21세기의 대안진보’로서 어필할 소지가 많다. 꼭 환경파괴 탓만은 아니지만 15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남아시아의 대재앙은 자연과의 공존을 거부해온 인류에 대한 경고로 들린다. 녹색진보가 몇몇 운동가들의 환경운동이나 생태적 삶을 넘어 21세기를 사는 보통 사람들의 정치·문화·경제적 코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더 이상 공허하지 않다. ●녹색진보와 생태적 삶, 그리고 웰빙 스코트 니어링의 베스트셀러 ‘조화로운 삶’을 읽은 사람이라면 인간이 자연과 한 몸을 이루는 생태적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같은 생태적 삶은 한 개인이 생태적 환경을 찾아가 삶을 이룬다는, 다시 말하면 생태적 환경의 개인화라는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웰빙열풍도 마찬가지다.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조명래 교수는 “환경을 ‘자기의 것’으로 개인화하는 것, 환경을 개인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상품 정도로 여기는 것이 바로 웰빙”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녹색진보는 이처럼 환경이 갈수록 개인화하고 상품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편적인 가치와 이념으로 삼는다. 나아가 ‘환경 비상시대’의 정치적 이념이자 사회적 대안으로 성립시키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진보의 재구성-녹색진보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한 대학의 강연에서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별놈의 보수를 다 갖다 놓아도…”란 표현을 써 보수·진보 논쟁에 불을 붙인 적이 있다. 여기서 보듯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요즘은 그 이념적 색깔의 짙고 옅음에 따라 혹은 세부 방향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그렇다면 녹색진보는 이같은 전통적 보수 진보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최근 ‘계간 환경과 생명’ 겨울호에 녹색진보에 대한 특집이 실렸다. 여러 학자들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된 특집에서 권혁범 대전대 정외과 교수는 “과거의 좌파 이념적 진보, 물질적 확대 재생산의 논리에 기초해서 민족과 계급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온 철학적 개념의 진보를 완전히 재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재구성된 진보는 환경위기 시대에 걸맞게 녹색의 논리를 취하면서,1990년대 이후 특히 부각된 젠더·장애인·노인·어린이·청소년 문제 등 다양한 방면의 문제의식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는 진보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진보로 가는 길 환경운동가들은 21세기 사회는 문명 패러다임의 전환을 절실히 요구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다름아닌 녹색진보의 필연적 요구이자 실천과제이기도 하다. 우리 문명이 생태적으로 건전하게 지속되려면 자원을 채취해서 상품을 생산·유통·소비·폐기하는 생활양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환경교육이다. 권혁범 교수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특히 대학 수준에서의 환경교육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녹색대학이나 풀무전문학교 같은 실험적 형태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대학들이 적어도 중규모 도시 지역에 하나씩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의 정치세력화도 강조된다. 다만 기성 중앙정치로의 진입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소단위의 지역 풀뿌리 정치의 주류로서 활동하라고 주장한다. 서형원 초록정치연대 간사는 “중앙정치도 필요하지만 녹색사고를 지닌 이들이 활동하는 지역에선 스스로 여당이라는 생각을 갖고, 나름대로의 네트워크 방식으로 정당화 작업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1월 국내 대부분의 환경단체들은 현 상황을 환경의 최대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환경비상시국회의’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녹색진보가 과연 성공적으로 21세기의 대안진보로 자리매김해 나가면서 잿빛 일색의 미래에 새로운 희망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녹색진보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발전’ 언제부터인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용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 및 국내 회의는 물론 대형 국책 프로젝트엔 마치 수식어처럼 따라다녀 남발되는 듯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자원 고갈, 지구 온난화, 오존층 고갈, 독성물질에 의한 오염 등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면서, 불안해진 지구인들이 도입한 개념이다.21세기의 대안진보로 떠오르고 있는 녹색진보의 핵심 테마다. 유엔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환경과 발전에 관한 리우선언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을 ‘현재 및 미래세대의 발전적 필요와 환경적 필요가 동등하게 충족되는 것’으로 체계화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과제로 ‘의제21’을 채택하였다. 이후 이 개념은 모든 국가의 정부정책에서 기저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및 미래세대에 걸친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와 인간이 공생하는 활동 수준을 어디까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가 과제이다. 결국 ‘생태계가 미래에도 지탱가능할 정도’로 인간의 활동 수준을 한정해야 하는 것이다. 생태계 용량에 한계가 있으므로 생태계가 압박받았을 때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 여유를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대통령자문기구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두는 등 국가정책에 지속가능성 개념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론 국책사업에서 완전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견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국책사업은 물론 지방 구석구석 스며들도록 하는 것은 녹색진보의 당면 과제이다. 우리나라에서 녹색진보의 길은 멀고 험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녹색’과 거리 먼 참여정부 급격한 산업화가 초래한 병폐를 극복하려는 진보정치운동은 한국근대정치의 중요한 한 흐름을 이루어 왔다. 이같은 흐름에서 탄생한 참여정부는 누적된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듯 진보적 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거는 듯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학습과 준비를 거치지 않은 채 정권을 잡았던 터라, 참여정부의 진보주의는 처음부터 얕았다. 출범 첫 해를 거치면서 언론과 국민들이 경제안정화 등을 평가의 주된 잣대로 삼게되자 참여정부는 곧장 경제우선주의 정책에 역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고, 그 연장으로 2004년 한해 동안 일련의 개발주의 정책들을 쏟아냈다.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지역특구법 제정, 골프장 240여개의 인허가 약속, 균형발전시책 남발, 수도권 규제완화 등이 그러한 보기들이다. 박정희정권 하의 개발주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한 이러한 경향을 ‘신개발주의’라 부른다. 신개발주의 하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겪는 부분은 국토의 생태환경이다. 즉 참여정부는 기대와 달리 정권의 정당성 창출을 위해 경제우선주의와 점차 야합하면서 신개발주의 정책을 쏟아냈고, 그 결과 국토의 생태환경은 전에 없는 파괴와 훼손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의 진보주의가 녹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인수위 시절부터 노무현대통령은 환경에 대한 이렇다 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인선이나 정책운영에서 환경부문은 늘 찬밥 신세이다. 이렇다 보니 환경운동단체들은 참여정부의 반환경성을 일찍부터 예견했고 또한 성토해 왔다. 지난해 말 이들은 급기야 환경비상시국을 선언 한 뒤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지금은 초록행동단을 구성해 19박20일 동안 전국의 환경파괴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참여정부의 반환경성을 고발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환경단체들의 이러한 행동을 참여정부의 실세들은 ‘경제도 안 좋은데 현실을 도외시한 환경근본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참여정부의 환경불감증은 극에 달해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분권·참여·균형 등을 화두로 삼는 참여정부의 개혁적 진보관에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생각한다면, 기대할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간주되는 시대, 녹색색맹인 참여정부의 진보관은 기껏해야 시대에 한물 간 것이거나 불충분한 것이다. 오늘날 서구사회에서 진보세력들은 인간사회를 넘어 자연의 세계까지 확장해 인간과 자연의 호혜성을 전제로 한 정의·평등·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이른바 ‘녹색진보’를 추구하고 있다. 독일의 어느 생태사회주의는 “앞으로 세계사는 이념적 계급투쟁보다 지구적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투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사회당이나 녹색당 정부들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하는 생태주의 관점에 의거해 도시계획으로부터 에너지정책, 거시경제정책, 대외교역정책 등을 바꾸는 실험을 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당 정부도 근자에 들어 국정운영시스템을 지속가능한 발전을 관장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생명·호혜·평등·순환 등의 생태적 원리를 끌어들여 경제, 정치, 사회 전반을 질적으로 한 단계 성숙시키는 것이 된다. 녹색진보는 이런 점에서 21세기 인류사회가 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길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
  •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방한

    “오염된 자연은 인간의 노력과 자연의 끈질김에 의해 반드시 복원됩니다.” 침팬지 연구의 효시이자 세계적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Jain Goodall·70·여) 박사가 9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안양천 지류 학의천을 둘러보고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보호를 위한 시민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오염됐다 복원된 안양천을 보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면서 “자연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물고기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양시가 돈을 제대로 썼다고 생각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데 돈을 쓰지 않고 엉뚱한 곳에 쓰기도 한다.”면서 “연간 300일 이상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데 이처럼 생명이 되살아난 모습을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면서 흐뭇해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곳으로는 중남미 코스타리카를 꼽으면서 코스타리카 정부는 군비에 쓰던 돈을 모두 자연보호에 투입해 오염된 자연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해선 부모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운동의 방법 즉 모든 생명체에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루츠 앤 슈츠’(Roots and Shoots:뿌리와 줄기)운동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보니 한국에서도 이 운동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는 “인간의 두뇌능력, 자연의 끈질김, 그리고 인간의 굴하지 않는 정신 등 3가지가 바로 희망의 이유”라면서 “이 3가지 이유로 인해 자연은 반드시 복원되며 오늘 이곳 학의천에서 그 전형을 봤다.”면서 말을 맺었다. 안양 연합
  • 오죽하면 숲속에서 ‘볼일’ 볼까

    “코를 막아야 하나요,문고리를 잡아야 하나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북한산 국립공원내 사기막골 계곡을 찾은 변옥수(53·여·서대문구 북가좌동)씨의 화장실에 대한 불만이다. 도심 속의 ‘허파’ 북한산 국립공원은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이 즐겨 찾는 자연 휴식처.그러나 이같은 수식어구를 무색케 만드는 공간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재래식 이동화장실이 바로 그곳이다. 면적만 2373만평(80㎢)에 달하는 북한산 국립공원은 우이령을 중심으로 북한산 지역과 도봉산 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모두 74개의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대부분의 등산로는 왕복 3∼5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설치는 필수.화장실은 매표소 인근에 마련된 건물 형태의 고정화장실 20곳,등산로 주요 지점에 설치된 이동화장실 106곳 등 모두 126곳에 불과하다.대략 20만평당 1곳인 셈이다. 특히 재래식인 이동화장실은 여름철 등 기온이 높은 날에는 악취가 심할 뿐만 아니라,문고리가 잘 잠기지 않거나 고장난 경우도 있어 이용객들이 당혹해 하는 일이 빈번하다.변씨는 “화장실 대신 계곡이나 숲속 깊숙이 들어가 ‘볼일’을 보는 등산객도 있다.”고 불평했다.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등산객들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장실과 같은 인위적인 시설물을 들여놓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물론 국립공원이 생태계 보존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그러나 북한산 국립공원의 연간 최대 수용인원이 60만명으로 추산되고,현재 이보다 8배 이상 많은 연간 500만명의 방문객들을 위해 등산로 곳곳에 인공시설물인 돌·나무 계단을 만들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생태계 보전 방법의 우선순위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기자 이지희 skkidess@hanmail.net
  • [열린세상] 로플린 효과와 이공계의 경쟁력/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1년도 인구 10만 명당 이공계 대학 졸업생이 380명으로 가장 많다.이는 미국과 독일의 6배,일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또한 박사학위자의 경우는 인구 10만 명당 3.7명인 영국 다음으로 높은 3.5명이나 된다.요즈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이공계 위기의 실체를 짐작할 수 있다.단순한 통계지표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공계 기피로 인한 공급부족의 문제는 아닌 게 분명하다.그러면 이공계 위기의 실상은 무엇인가.적어도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이공계 인력의 질,즉 이공계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창의성 교육의 취약과 이공계 교육의 낙후는 그나마 이공계로 진학한 학생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우리가 혁신주도형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과학기술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지금의 이공대학교육시스템에서는 우수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KAIST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플린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이공계 위기가 이슈화되고 있는 시점에 이공교육의 발전을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개방과 글로벌화라는 화두에서 가장 먼 것처럼 느껴졌던 상아탑의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인력의 이동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아직 우리 기업,학교,정부에서는 낯이 설다.특히 최고 경영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사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외국인재를 등용한 일이 많았다.고려 때 광종이 중국의 쌍기라는 학자를 등용하여 개혁정책을 수행한 일은 대표적인 사례이다.또한 국내의 많은 학교들이 외국인에 의해 설립되었고,지금도 훌륭한 사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어떤 대학은 외국재단이 설립하여 선진교육기법을 적용하여 단기간에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으로 성장까지 하였다.최근 몇몇 대학에서도 외국인을 학장이나 교수로 채용하고 있으며,기업과 연구소에서도 외국인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이제 경쟁의 무대가 세계라는 것을 우리 대학이 실감하고 있다. 따라서 로플린의 KAIST 총장 기용이 특별난 것이 아닐 수 있지만,이공교육 발전에 우리가 거는 기대는 크다.KAIST는 그동안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나 각종 특혜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고,국내 연구대학을 선도해 왔었다.KAIST 마피아라고 할 정도로 국내 이공대학에서 KAIST출신의 뿌리가 깊다.그러나 아직도 세계적인 대학과 비교하면 KAIST는 그만 그만한 대학의 하나일 뿐이다.정부라는 온실에서의 탈피와 세계적인 이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KAIST가 새로운 발전 모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나왔다.로플린의 총장 기용은 KAIST뿐만 아니라 우리 이공교육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국가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도 훌륭한 총장의 리더십이 성공의 열쇠가 되기 때문에 로플린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비록 로플린이 관리자로서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그는 내국인보다 선진 교육시스템을 도입하여 국내대학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유리할 수 있다. 성공적인 로플린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우선 대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나 규제가 최소화되어야 한다.선진대학의 운영기법을 도입하여 적용할 수 있을 만큼의 대학운영의 자율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둘째로 우리 기업의 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사실 MIT,칼텍,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미국대학의 설립기반이 기업가의 기부금이었고,대학 연구비에서 기업가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자체 연구비의 비중이 가장 크다.셋째로 대학 내부의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연구대학은 기업이 본받을 만큼 혁신적이어야 하고,기업에 못지않은 경영전략과 위기관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대학행정과 교육프로그램의 개혁이 로플린을 위한 것이 아니라 KAIST의 발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로플린의 개혁프로그램에 KAIST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데스크 시각] 생명 지속적인 발전/황진선 문화부장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2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아마 지구가 존속하는 한,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장론자와 빈부격차 해소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분배론자의 입씨름은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지구촌의 발전 전략과 관련해 최근에 제시되는 대안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창비에서 3월 말에 낸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은 그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필자 중 한 사람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에서 세계화가 무작정 지속될 수는 없고, 현재가 ‘전 지구적 근대’의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주요 근거는 생태계의 위기이다.그리고 개발에 무게를 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장기 전략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는 일에 중심을 두면서 합당한 발전의 가능성을 찾는 ‘생명 지속적인 발전(life-sustaining development)’을 제시한다.그는 끊임없이 자본축적을 강제하는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을 파괴해 점점 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상태로 만든다고 본다.따라서 자본주의를 넘어 ‘생명’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 석학 이즈쓰 도시히코(1914∼1993)도 ‘전 지구 사회화’ 과정이 인류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그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저서 ‘의미의 깊이(意味の深みヘ)’에서 지구촌의 ‘단일화’는 세계의 생활방식,가치관 등 일체의 존재양식에 획일화·평균화를 가져오지만,인간 내면이 무기력한 단일성에 지배되면서 인간 소외를 일으킨다고 얘기한다.아울러 ‘전 지구 사회화’는 단일화와 정반대로 부조화,불일치,투쟁으로 돌진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이미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간집단 사이에 정치적·경제적·종교적 갈등과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1979년 게이오대학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이 글은 요즘의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그 통찰력이 놀랍다.저자는 인간 소외와 집단간 대립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공시론적 통합’이라는 동양철학에서 찾는다.그는 지구 사회화를 위해서는 철학의 지구화가 첫 이정표라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비슷한 이념과 논리들을 알기 쉽게 전해준다.1975년부터 인도의 오지인 라다크에서 16년 동안 살며 쓴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인류 위기의 본질을 바로 보게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저자는 500여년 동안 정서적·심리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누리며 살던 ‘오래된 미래’ 라다크가 서구식 개발에 휩싸이면서 그 생태계와 인간본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그리하여 수세기 동안 서구문화가 주도해온 직선적인 진보관과 과학기술의 패권적 지배에 근거한 산업문명이 본질적으로 폭력성과 파괴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산업문화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인류의 대재앙이 임박했다고 결론짓는다.라다크사람들이 그동안 삶의 한방식으로 수용해온 티베트 불교의 연기(緣起)론이 ‘공시론적 통합’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흥미롭다. 물론,갈수록 빨라지는 삶의 속도와 익명성,경쟁,부(富)에 대한 욕구 등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인류에게 이런 얘기들이 설득력있게 들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또 백낙청 교수의 말대로 중·단기적으로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길을 찾는 작업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 지구적 근대’와 생태계의 종말이 가깝다는 가설을 근거 없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그것이 바로 ‘생명 지속적인 발전’이 우리의 담론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
  • “대덕밸리 R&D 중심지 조성 송도밸리는 물류·금융 허브로”백종태 대덕밸리벤처연합회 회장

    “송도IT밸리 조성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 백종태(白種泰·47) 회장은 “대덕밸리는 R&D(연구개발) 중심으로,송도밸리는 물류와 금융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대덕밸리 800여개 벤처기업을 이끄는 그는 “대덕이나 송도를 이처럼 구분하지 않고 만들면 두 곳 모두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대덕밸리만 있는 것보다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직인수위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전 인천 송도를 IT(정보기술)기업과 대학 등이 있는 R&D의 허브(중심)로 만든다고 밝힌 뒤 현재 정부와 인천시가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사업이 발표되자 30년간 자타가 공인해온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 대덕밸리가 “벤처 기업이 모두 송도로 몰려가 대덕은 빈 껍데기만 남는 게 아니냐.”며 크게 술렁이고 있다. ●30년 공들인 대덕밸리 무너질라 백 회장은 “송도IT밸리 조성시 그 결실이 나오기까지는 2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2020년 동북아시아의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로 이 가운데 한국이얼마 만큼 차지하느냐는 국제경쟁력이 좌우한다고 그는 덧붙였다.백 회장은 “과학기술이 경제의 중심축”이라면서 “지금은 한국이 중국의 과학기술을 4∼5년 앞선다지만 2020년까지도 그럴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결국 송도IT밸리 조성계획은 20년 이후의 결실을 위해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인천공항과 서울 등에서 가까운 점도 송도를 물류와 금융으로 한정시켜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그는 “대덕밸리는 대학,벤처기업,연구소 등 IT밸리로서 기반시설이 다갖춰져 있지만 물류와 금융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부연했다.지난 73년 대덕연구단지로 출발한 대덕밸리는 현재 KAIST(한국과학기술원),정보통신대학원대,충남대 등 대학과 18개 정부출연연구소 등 80여개 연구소,벤처기업 등이 있다.840만평의 광활한 땅에 1만 6000여명의 연구인력이 종사하며 국내 최대의 산·학·연 과학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그는 “대덕밸리는 한국과학기술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면서 “7∼8년 전부터 입주한 벤처기업들이 연구성과를산업화,2∼3년 후면 성숙기로 접어든다.”고 설명했다. 지방분권화 차원에서도 기능을 분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백 회장은 “기업·학교·연구기관 등이 수도권인 송도로 몰리면 행정수도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그는 “대덕밸리와 똑같은 기능을 가진 송도IT밸리가 조성되면 지난 30년간 30조원을 쏟아 공들인 대덕은 곧 공동화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IT밸리 ‘선택과 집중' 필요 백 회장은 “정부는 경제논리 등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지만 과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큰 만큼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현재 대덕밸리의 IT산업 클러스터(집적단지)는 세계적이라고 자랑했다.그는 미래를 ‘기술패권주의 시대’라고 진단한 뒤 “대덕밸리와 비슷한 송도IT밸리가 들어서면 이 경쟁에서 멀어진다.”고 예상했다. 백 회장은 인수위의 발표 직후인 지난 2월 초 회원 벤처기업인들과 성명을 내고 대덕과 성격이 같은 송도IT밸리 조성을 반대했다.3월에는 대전지역 과학자,교수,자치단체·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대덕밸리 동북아 R&D허브 구축단’을 구성,R&D 허브의 대덕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그는 이 구축단의 단장직까지 맡고 있다.다음달 10일 대전지역 기업인과 시민 등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어 대덕밸리 R&D 허브의 당위성을 알릴 계획이다. 그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실리콘밸리처럼 과학기술의 역사가 길고 재원이 많은 미국은 IT밸리를 여러 군데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싱가포르 등은 IT산업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30년 한국과학 프로젝트 세워야” 백 회장은 “정부에서 30년 전 대덕연구단지를 구상했던 것처럼 이제는 향후 30년 과학프로젝트를 수립해야 한다.”고 정부에 충고했다.30년 전의 그것이 미국보다 한국이 IT에서 앞서는 힘이 됐다고 주장했다.휴대전화나 반도체 기술도 대덕밸리에서 많이 나왔다고 한다. 백 회장은 경북 구미 출신으로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17년간 재직하다 2000년 3월 대덕에서무선통신용 부품을 만드는 ㈜CIJ를 창업,운영하고 있다. 백 회장은 “이미 IT,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를 하나로 융합하는 시대가 왔다.”며 극소자 분야를 연구하는 ‘나노팹센터’도 KAIST에 유치돼 대덕밸리가 이런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과학시스템도 선택과 집중을 필요로 한다.”며 말을 맺었다. 대덕 이천열기자 sky@
  • [기고] 강변 숲 조성해 오염 하천 되살리자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resh Water)’이며,오는 22일은 제11회째 맞이하는 ‘세계 물의 날’이다.지구상에 분포하는 물의 총량은 13억 600만㎦이고,이 중 97.2%가 해수라서 담수는 2.8%뿐이다.또 인류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강·호수·지하수의 일부로 전체의 0.05%에도 미치지 못하는데,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지역도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 세계 인구의 3분의1이 물부족 상태로 살며,2025년까지는 3분의2가 물부족 상태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유엔 인구행동연구소(PAI)는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을 연간 1700㎥ 미만으로 규정해 리비아·모로코·이집트 등 11개국과 함께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1.3배 정도 많은 1283㎜이지만,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0분의1 수준이다.게다가 이 가운데 45%는 증발하거나 지하로 침투해 55%만이 하천으로 흘러든다. 특히 우기인 6∼9월에 전체 강수량의 64.5%가 집중되는데 이시기의 강우는 대부분 홍수로 유실된다.따라서 효율적인 물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물 부족 사태는 점점 악화할 것이다. 수자원 이용이 점점 어려워지는 까닭은 물 수요 증가에도 있지만 각종 오염원 탓에 수질이 악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수질 오염원은 일반적으로 ‘점 오염원’과 ‘비점 오염원’으로 구분된다.점 오염원은 생활폐수 처리장,공장,발전소,석유탱크,유정 등과 같이 하수관·도랑을 통해 배출되는 오염원을 말한다.지금까지 수질오염 방지 노력은 이러한 점 오염원 관리에 집중돼 왔는데,처리가 비교적 용이하고 심각성 또한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경작지,목장,골프장,도시지역,공사장,주차장,도로 등지를 지나온 지표수나 땅에 스며든 물에 포함된 오염 물질은 비점 오염원에 해당한다.수질이 점점 악화하는 주요 원인의 하나는,비점 오염원을 방지하는 국가적 대책이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비점 오염을 방지하려면 비료의 과다사용을 제한하고,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접촉산화시설을 설치하며,콩과식물 등을 심어 질소고정을 통해자연적으로 농작물에 질소 공급을 유도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또 오염원과 강·호수·연못·개울 등의 사이에 위치하는 수변생태계를 보강하거나 각종 식물을 심어 지표·지하수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여과하는 일종의 인공 숲띠(식생완충대,식생여과대·riparian forest buffer)를 조성해 방지할 수 있다.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하천 주변에 인공 숲띠를 조성,식생완충대로 활용한다. 건강하게 조성된 강변의 숲띠는 마치 저수지와 같아서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줄일 뿐만 아니라 유실된 토양이나 영양소,농약,동물의 배설물이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 수질을 향상시킨다.아울러 곤충·새 등 동물에게 서식처를 제공해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기여한다.숲띠의 기능과 조성에 관해서는 이미 중국의 중세 자료에서 발견되며,조선 영조 36년(1760) 하천관리를 주업무로 설치한 준천사(濬川司)의 절목(節目)에서도 숲띠의 기능을 언급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숲띠는 인공 제방 공사와 함께 급속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특히 도시하천의 경우 복개와함께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할 목적으로 직강화(강을 직선으로 만듦)하고 콘크리트로 덮어 하천 주변의 숲띠가 발휘하던 여과와 서식처 기능이 약해졌다. 이제 하천정비 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삭막한 풍경으로 변해 버린 강변에 숲띠를 조성하자.나무를 심어 이미 울창해진 숲은 물론 마을의 하천주변이나 자투리 공간에 나무를 심어 건전한 환경과 하천 생태계를 만들자.치산치수(治山治水)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근간임을 익히 알던 선조의 지혜를 되살릴 때다. 이 석 우 임업연구원 연구사·박사
  • 정월대보름 축제 “액운은 가고 행운만” 희망의 불놀이

    ‘액운(厄運)은 다 살라버리고 행운만 불같이 일어나게 해주소서.’ 전통 세시풍속의 ‘보고’인 정월 대보름을 맞아 다양한 전통놀이가 열린다.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산과 들에서 장엄하게 벌어지는 불의 향연이다.억새가 장관인 경남 창녕 화왕산에서 3년만에 억새태우기축제가 열리고 제주 북제주군에서는 야산 하나를 다 불태우는 들불축제가 펼쳐진다.또 서울 곳곳에서도 푸짐한 전통 민속놀이가 기획돼 있다.마침 주말이므로 가족·친지와 함께 ‘불의 나라’축제속으로 들어가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계미년 새해 소망을 빌어보자.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억새를 태우며 액을 쫓고 풍년농사를 기원한다. 국내 유일의 산상 불놀이인 경남 창녕의 ‘화왕산 억새태우기축제’가 3년만에 정월 대보름인 오는 15일 열린다. 창녕의 진산 화왕산(火旺山·757m) 정상에는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여름에는 푸른 초원을 자랑하며,가을에는 흐드러지게 피어 수려한 산세와 함께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산은 지명에서 보듯이 불의기운이 드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옛 이름도 ‘빗벌’‘비자화’로 불이 나지 않으면 아랫마을 처녀가 목숨을 잃는다는 속설이 전해져 온다. 불의 기운을 불로 다스려야 화를 당하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정서를 달래고,민속놀이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95년부터 정월 대보름 억새태우기를 시작했다.이듬해에도 행사를 열었으나 산불발생 위험과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지적에 따라 3∼4년마다 한번씩 열린다.올해는 네번째. 올해 축제는 식전행사와 본행사,식후행사로 나뉘어 진행된다.오전 10시부터 백일장과 사생대회를 시작으로 윷놀이,제기차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와 통일염원 연날리기,지신밟기와 삼도농악놀이 등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본행사는 보름달이 뜨기 전 오후 5시30분 풍년농사와 지역안녕을 기원하는 상원제(上元祭)를 지내면서 시작된다.이어 오후 6시쯤 달이 뜨는 시각에 맞춰 천지가 진동하는 북소리가 울리고,대형 달집에 불을 붙이면 5만 6000여평에 달하는 억새밭은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한다. 화염에 휩싸인 산에는 ‘탁탁’마른 억새가 타는 소리와 함께 집채만한 불기둥이 솟구치다 20여분만에 모두 타버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불길이 사그라지면 뒷불정리를 하면서 콩을 볶아 먹거나 밤을 구워 먹고,귀밝이 술 먹기 등 식후행사를 갖는다. 행사 참가자들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소원풀이 짚단을 구입,‘소원성취’·‘무병장수’라고 적힌 소지(燒紙)에 가족의 이름을 적어 본행사 때 함께 태울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어른들에게 옛 추억과 향수를 맛볼 수 있게 하고,자녀들은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가족끼리 테마관광도 가능하다.주변에는 국보 제33호 진흥왕척경비를 비롯해 가야와 신라시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어 역사기행을 할 수 있고,원시생태보고로 유명한 우포늪에서 철새들의 군무를 감상하는 탐조여행,국내 최고의 수온(섭씨 78도) 및 수질을 자랑하는 부곡온천에 들러 온천욕으로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행사참가자들은 이날 철도청이 운행하는 억새태우기 축제열차를 이용하면 수월하다.행사 당일 오전 9시55분 서울역을 출발,동대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이용,행사장으로 이동한다.행사가 끝나면 부곡온천으로 옮겨 저녁식사 및 온천욕을 하고,다음날 새벽 1시10분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는 무박2일코스. 대중교통은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 터미널과 대구 서부터미널,부산 사상터미널에서 오전 6시50분부터 20∼40분 간격으로 창녕행 시외버스가 운행하고 있다.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구마고속도로 창녕나들목으로 빠져나오면 된다.창녕읍에서 행사장까지는 약 3.5㎞. 창녕 이정규기자 jeong@kdaily.com ◆제주 '들불축제' 33만㎡의 야산 하나를 다 태우는 화려한 불의 향연인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오는 14∼15일 제주도 북제주군 서부산업도로변 ‘새별오름’에서 장엄하게 펼쳐진다. ‘무사안녕과 풍년기원,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주제로 북제주군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불(火)과 말(馬),달(月),오름(岳)을 소재로 한 겨울철 향토 문화관광축제로,올해 7번째다. 축제 첫날인 14일에는 오전 11시 개막을 알리는 성화탑 점화에 이어 합동전통혼례,집줄놓기,윷놀이,소원기원 꿩날리기,전통 마상·마예공연,불꽃놀이 등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며 마지막 날에는 첫날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민속노래자랑,풍년기원제,소원기원 띠태우기,오름 불놓기,불꽃놀이,불깡통돌리기 등이 진행된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오름 불놓기는 월출 직후인 오후 6시30분 새별오름 5부능선에 마련된 40개의 달집이 점화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건초더미로 엮은 직경 30m짜리 보름달 형상과 글자당 300㎡되는 ‘정월대보름축제,무사안녕’이라는 대형 로고가 산자락 중간지점에서 불붙으면서 높이 119m,넓이 33만㎡되는 거대한 야산은 불화산이 되어 1시간동안 활활 타오른다. 2003발의 폭죽이 지축을 흔들면서 밤하늘에 휘황찬란한 꽃무늬를 수놓는 동안 곳곳에서는 불깡통돌리기가 펼쳐지고 참가자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강강수월래를 돌면서 축제는 막을 내린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물의 해 특집/지구촌 ‘수자원 전쟁’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하루 5000명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다.그러나 물을 ‘물쓰듯’하는 버릇이 있다고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머지않아 물도 수입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까지 한다.세계는 지금 급속한 인구증가로 물기근에 허덕이고 있다.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물에 대해 생명자원이라는 인식전환과 함께 물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유엔도 물부족을 경고하기 위해 올해를 ‘물의 해’로 지정했다.지구촌은 이미 ‘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물의 해 지정 2003년을 ‘세계 물의 해(IYFW)’로 지정하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말 유엔총회에서 타지키스탄이 발의하고 148개 회원국이 결의함으로써 이뤄졌다. 이에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물 부족으로 시달리는 사람이 2500만명에 이르며 물이 없어 죽는 어린이만도 하루 5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10억명은 안심할 수 없는 물을 마시고 있고 아프리카 9개국 사람들은 하루 10ℓ 이하의 물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런 추세로 2025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3분의2가 물 부족으로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물의 해’ 지정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담수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관리·보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삼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물의 양은 얼마나 되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 물의 양은 13억 8500만㎥.이 가운데 97.4%는 바닷물 등과 같은 짠 물이고 담수는 2.6%에 지나지 않는다.담수의 대부분도 얼음덩어리나 지하수이고 호수나 하천 등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2%에 불과하다.이미 세계 인구는 60억명을 넘어서 물부족 현상을 가중시켜 전세계가 수난(水亂)을 겪고 있다. 이집트·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 등 세계 18개국은 물 기근에 허덕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미 90년 유엔으로부터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의 물 사정 그동안 14개의 다목적댐을 비롯해 33개의 광역상수도 등을 건설했지만 아직도 지역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전 국민의 14%인 659만명이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28개 시·군이 상습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의 인구 증가율을 감안할 때 2011년 남한 인구는 5000만명을 웃돌고 상수도 보급률은 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른 용수 수요는 연간 367억t인데 반해 공급은 347억t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연간 20억t의 물이 부족하게 되는 셈이다.정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오는 2006년 연간 4억t의 물이 모자란 뒤 해마다 부족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 이용·관리실태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물소비량은 395ℓ로 이 가운데 25%가량은 쓸데없이 버려지고 있다.프랑스 281ℓ,영국 323ℓ,일본 357ℓ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많다.또 우리나라는 계절·연도·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한 데다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해 수자원 이용과 관리면에서 불리한 자연조건을 안고 있다.정부의 물관리 정책도 이원화돼 있어 비합리적이다.현재 수량은 건설교통부에서,수질은 환경부에서 맡고 있어 하루빨리 통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진상기자jsr@kdaily.com ★남북한도 물분쟁 조짐 북한이 금강산댐(임남댐)에 이어 최근 임진강 상류에 대규모 다목적댐인 황강댐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한간 물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황강댐 건설은 공유하천인 임진강에 일방적으로 저수량 3억~4억t 규모의 댐을 만들어 임진강 하류지역의 물 부족과 홍수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유하천을 사용하면서 황강댐이나 금강산댐 등과 같은 대규모 댐을 건설하면서 아무런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제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공유하천 개발과 관련,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에는 공유하천의 경우 당사국 간의 동의 없이는 유역을 변경,물길을 돌릴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은 북한강과 임진강 수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댐건설을 강행하면서 최소한의 정보도 우리측에 제공하지 않았다.또 국제법에 이런 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제재조치는 없어 대응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북측 임진강 유역의 댐은 4개.이들 댐은 2001년에 2개,지난해 5월에 각각 2개가 건설됐으며 저수량이 댐당 3500만t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댐들은 모두 발전 전용댐으로 발전기를 돌린 뒤 하류로 흘려보내 우리측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황강댐은 사정이 다르다.댐이 완공될 경우 물을 임진강이 아닌 예성강 쪽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남측의 경기도 파주·연천지역은 물부족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정부는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지역에는 연간 2억93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황강댐이 완공돼 본격적인 담수가 시작되면 임진강은 수량부족으로 민물고기 집단폐사 등과 같은 생태계 파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확장공사 중인 금강산댐도 우려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금강산댐은 저수량이 현재 12억t인데 확장공사가 끝나면 26억t의 물을 가둘 수 있어 황강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이곳 역시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 하류인 북한강 지류의 어자원 고갈과 용수부족 또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강산댐을 짓기 시작한 뒤 담수가 시작되면서 북한강 수계 10㎞는 실개천이 될 정도이며 화천댐도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물줄기가 줄어들면서 하류지역엔 이미 메기 등 민물고기의 씨가 말라 버리는 현상도 빚어졌다.이에 따라 북한강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주민들은 보상요구와 정부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또 만약 여름 집중호우 때 북측이 댐 안전 등을 이유로 댐의 물을 남측으로 흘려보낸다면 남측의 홍수피해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른 시일내에 북측과 논의,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공유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이용협의체’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전문가 기고 21세기는 환경의 세기이자 물의 위기시대다.지금 세계 각국은 물오염과 물부족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 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 물부족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기존 확보된 물에 대한 관리와 새로운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정부·기업·NGO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가뭄과 홍수가 연중행사처럼 찾아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북한은 1년 전부터 임진강 상류에 4억t 규모의 ‘황강댐’을 건설중인 것으로 밝혀져 물흐름 차단으로 인한 물부족에 대한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만일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에는 연간 3억여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지구환경실천강령에서 밝힌 바와 같이 2025년까지는 모든 담수계획분야의 세부적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는 통합원칙과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수량과 수질을 통합관리하지 못한 채 물관리의 비효율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먼저 물 보전과 관리 통합원칙에는 수자원의 동적·보완적·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관리에 대한 통합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수자원의 개발·관리·보전 등의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일본에서는 올해 3월16~23일 유엔 제3차 물포럼이 개최돼 세계 물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세계 물의 해’를 맞아 우리도 물정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안기회 국제환경포럼 중앙회회장 ★정부 대책은 정부는 10년 단위의 ‘물수요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선 물절약을 위해 물값 현실화,수돗물 누수방지,절수기 보급,용수 재이용 등 물수요관리정책을 추진,오는 2011년까지 22억t의 물을 절감할 계획이다. 또한 수계내의 다목적댐과 발전댐에 대한 통합운영과 댐·저수지 준설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며,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해도 부족한 수량확보를 위해서는 중·소형 규모의 댐건설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다음으로 상수도 취약지역인 농어촌 215개 지역에 대한 안전한 물공급을 위해 2004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8%에서 5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도서지역도 2005년까지 2218억원을 투자해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2%에서 70%까지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 수질개선을 위해 규모가 작고 지자체 직영제로 돼 있는 수도사업을 광역화로 통합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급수인구가 10만명 미만 규모여서 수도사업자의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변구역 규제강화와 지자체별 오염총량관리제도 시행하고 지하수개발과 새로운 취수방법으로 강변여과수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한다. 강변여과수는 직접 먹을 수 없는 물을 모래층이나 여과장치를 통해 먹는 물을 얻는 것으로 현재 창원과 김해에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진상기자
  • 독자의 소리/ 등산길도 하산길도 불조심

    올 가을은 유난히도 짧은 것 같다.나무들은 단풍이 들 새도 없이 나뭇잎을 떨어뜨린다.그래서 어느 산에건 낙엽이 무척 많이 쌓여 있다.가을 산불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내리면서 실수로 발생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가을철 산불 발생 평균건수는 연간 발생량의 13%에 해당한다.봄철의 산불발생 건수에 비해 적기는 하나 가을 산불에도 한시도 방심하면 안 된다. 산이 민둥산이 되면 산림의 주요 기능인 대기정화·홍수조절·산림휴양 능력 등이 상실돼 자연생태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없어짐으로써 자연환경·인간생활 면에서 황폐해진다.이제는 온 국민이 온 정성을 모아 가꾸어온 산림을 더욱 보호하고 가꾸어서 산불에 혼을 빼앗기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 나무는 단기간내 자라고 수확하는 작물이 아니다.울창한 숲을 이루려면 최소한 30∼50년 걸린다.한번 실수로 산불을 내면 몇십년 피땀흘려 가꾼 산림이 금방 한줌의 잿더미로 변해 버린다.앞으로도 너나없이 산을 찾을 것이다.그럴 때마다 ‘내 산’이라는애림정신을 마음에 지닌다면 푸른 산은 더욱짙고 울창해질 것이다.‘등산길도 산불조심 하산길도 산불조심’이다. 박행모 [phmo3@hanmail.net]
  • 貧國지원·대체에너지 핵심사안 제자리, 지구정상회의 첫날

    환경보호와 빈곤퇴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가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1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106개국의 국가원수·총리 등을 포함,189개국에서 6만여명이 참석했다.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전 세계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10년 전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라고 있는 만큼,확실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자.”고 당부했다.하지만 개막 직전까지 계속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초안 관련 예비협상에서 선진국의 빈국 지원,안전한 식수공급,재생가능한 에너지원 창출 등 핵심 사안에서 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회식에 이어 첫날 회의에서는 보건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전체회의가 열렸다. ◆보건-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보균자들에게 비싼 에이즈 치료제를 값싸게 제공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하지만 미국 등이 정부차원의 지원보다는 제약이 없는 자발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600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이중 2000만명이 숨졌다.앞으로 8년 안에 4500만명이 새로 감염될 것으로 예상된다.남아공은 경제활동인구의 25%가 에이즈 보균자다.보츠와나는 15년 안에 에이즈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경제력이 절반가량 감소할 위기에 처해 있다. 매년 800여만명이 말라리아와 대기·수질 오염 등으로 숨지고 있는 데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문제- 참가자들은 생물 종(種)의 파괴를 기후 온난화와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잠재적 재앙으로 규정,동식물을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촉구했다.10년 전 브라질 리우 회의 때 182개국이 생물다양성 협약에 서명했지만,막상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한 나라는 3분의1에 불과하다.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93년 생물다양성 협약을 승인했지만 의회가 아직까지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이번 회의에서도 부국과 빈국간 이해가 엇갈려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종의 멸종은 공룡 멸종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1만 1000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환경 파괴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포유류와 파충류의 4분의1,양서류의 5분의1,어류의 30%,조류의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림파괴도 심각하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육지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숲의 면적이 무분별한 개발로 90년 이래 2.4% 감소했다.현존 원시림의 40%가 10∼20년 안에 사라질 위기에 있다. ◆곳곳 시위- 지구정상회의 개막 전인 지난 23일부터 요하네스버그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26일엔 남아공 농민과 어민 수백명이 자연자원에 대한 공정한 배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개막식 전야인 25일 밤에는 500여명의 반(反)세계화 시위대가 회담 장소로부터 약 15㎞ 떨어진 위트워터스랜드대학에서 경찰청사까지 촛불 시위를 펼쳤다. 김균미기자 kmkim@
  • 축제속으로/ 무안 연꽃대축제-수원 여름음악축제-제주 축제

    막바지 무더위를 이겨낼 풍성한 지역 축제가 눈길을 끌고 있다.전남 무안에서는 동양 최대 규모의 연꽃 군락지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이벤트가 선보이고 환상의 섬 제주와 경기도 수원에서는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선사하게 돼 가족들과 나들이를 겸해 찾아봄직하다. ■무안 연꽃대축제-연꽃의 寶庫서 ‘문화 한마당' ‘그윽한 연꽃향 물씬 풍기는 무안으로 오세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무안 연꽃 대축제’가 오는 15일부터 4일동안 전남 무안군일로읍 복룡리 회산백련지에서 성대히 펼쳐진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와 각종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서해안고속도로가 열린 이후 외지 피서객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면서 남도의 대표적 향토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첫째날인 15일 오후 2시30분 행사장 입구에서 주무대까지 양파아가씨·취타대·풍물놀이패 등이 참여하는 가장행렬을 시작으로 도립국악단의 판소리·남도민요 개막축하공연이 열린다. 이어 ‘연꽃의 향기’란 주제로 창작무용이 선보이고 이 지역 특산품을 앞세운 마늘까기·양파담기 등의 ‘겨루기 다섯마당’도 재미를 더해준다. 주무대에서는 악동클럽,Fly To The Sky,송대관,배일호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져 ‘오빠부대’를 매료시킨다.또 백련지 제방일대에서는 불꽃놀이가 이어지며 밤하늘을 연꽃으로 수놓게 된다. 둘째날인 16일 주무대와 그늘막 등지에서는 어린이 재롱잔치,양파요리경연대회,청소년 한마당,캐릭터쇼,남도의 소리 등이 계속된다. 셋째날인 17일에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사암연합회의 법요식,바라·나비춤 등을 선보이는 영산재,연꽃 춤사위,우리소리 향연,외줄타기,포크가요 페스티벌 등이 준비됐다. 마지막날인 18일에는 특설 씨름장에서 연꽃장사 힘겨루기가 열려 박진감을 더해주고 주무대에서는 관광객 퀴즈잔치,김시라 품바공연,상동 들노래,연꽃 가요제,불꽃놀이등이 줄을 이으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관광객을 위해서는 한여름의 에스키모,양파요리경연대회,전통 이엉엮기대회,수차를이용한 물퍼올리기,미꾸라지·붕어·장어·가물치 잡기,연등행렬,허수아비 출품대회,연꽃그리기,연잎차 시음회,천연 염색체험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기간 내내마련된다. 동양 최대 규모의 백련(白蓮) 군락지인 10만평 규모의 회산백련지는 일제때 축조된농업용 저수지로 백련,수련,홍련 등 갖가지 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게다가 충남 이남지역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시연꽃 군락지가 최근 발견돼 생태계의 보고(寶庫)를 감상할 수 있다.무안군은 참여자와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인터넷 홈페이지(www.muan.go.kr)에 행사 내용을 한글·영어·중국어 등 3개국어로올려 놓았다. 서울 등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관광객은 목포에 조금 못미친 무안 일로 IC로진입,차량으로 10여분 정도 달리면 행사장에 이른다.광주 등 동북부권 지역 관람객은 국도 1호선과 서해안 고속도로가 만나는 무안IC로 진입하면 된다.(061)450-5224∼6. 무안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수원 여름음악축제/ 국악·교향악·팝의 향연‘ 환상의 한여름밤' 선물 화성(華城)을 비롯한 향토문화재가 풍성한 문화의 도시,경기도 수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수원문화원은 광복 57주년을 기념하고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기위해 ‘제15회 수원여름음악축제’를 12∼15일 나흘간 매일 오후 8시 수원 야외음악당에서 개최한다. 지난 88년부터 해마다 8월 중순에 열어온 이 축제는 매회 평균 10만여명의 시민을야외무대로 끌어 모은 대표적인 지역문화행사다. 특히 국악과 교향악,합창,팝페스티벌 등이 다채롭게 이어져 수원 시민과 수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환상적인 밤의 추억을 선사해 왔다. ‘대한민국의 울림’이란 주제로 열리는 첫 날 국악행사에서는 ‘모듬북’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경기도립국악단의 ‘프린스 오프 제주’‘프론티어’,도립국악단 민요팀의 ‘팔도민요 모음곡’이 연주된다. ‘꿈을 여는 소리’란 주제로 교향악 축제가 펼쳐지는 13일에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주옥같은 선율이 선보이며 소프라노 나경혜,바리톤 유승공이 ‘그리운 금강산’과‘사공의 노래’ 등을들려준다.14일 펼쳐지는 ‘팝’은 ‘100만의 함성’이란 주제로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흥을 돋우게 된다.‘또 하나의 시작’을 주제로 열리는15일 공연은 우렁찬 합창의 메아리로 이번 축제를 절정으로 이끈다. 대한여성합창단이 ‘사랑은 아름다워라’‘여행을 떠나요’ 등 관객과 한마음으로부를 수 있는 흥겨운 노래로 문을 열고 테너 강무림이 ‘박연폭포’‘무정한 마음’을 열창한다. 이어 난파소년소녀합창단과 수원남성합창단의 장엄한 합창이 마지막 환희의 무대를장식하게 된다.(031)244-2161.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제주 축제 2제 환상의 섬 제주도에서 2가지 축제가 거푸 열려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제 관악제/국내외 38개 연주단 관악의 진수 선보여 ◇‘섬,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내건 제7회 ‘제주 국제 관악제’가 12∼20일 제주시 해변공연장과 제주도 문예회관,한라아트홀 등에서 개최된다. 제주시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위원장 고봉식)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행사에는 국내 5개 연주단,도내 21개 연주단 외에 미국의 ‘체스트넛 브라스 컴퍼니’,체코의 ‘프라하 브라스 앙상블’,독일의 ‘우먼 인 브라스’,벨기에의 ‘플레미쉬 금관5중주’,타이완의 ‘예쉬한 금관5중주’,러시아의 ‘볼가 금관5중주’,헝가리의 ‘에발드 브라스’ 등 12개 해외 연주단이 참가,관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국내 연주단으로는 서울 금관5중주,이브 코리아 금관5중주 등이,도내에서는 한라윈드앙상블,서귀포시립관악단 등이 참여해 정상급 솜씨를 과시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의 아르민 로진 교수등이 특별 초청돼 심사와 함께 공개강좌도 갖는다. 주최측은 13∼19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등에서 트럼펫·트롬본·호른·유포니움·튜바·금관5중주 등 6개부문에 걸쳐 국제 관악콩쿠르도 연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제주시청∼탑동광장 3㎞구간에서 퍼레이드를 벌인다.(064)722-8704. ■도두 오래물 수산물대축제-풍어제·각설이타령 한치, 오징어 낚시도 ◇‘도두 오래물 수산물대축제’는 오는 16∼20일 도두동 ‘생수탕’ 옆 공터에서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인 이 축제는 16일 풍어제,연예인 축하공연,제주도립예술단 공연,폭죽 퍼레이드 등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17일에는 탐라예술단 및 제주시립합창단,김희숙무용단 등의 공연과 인기가수의 열창 무대,각설이 타령 등이 마련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18일에는 얼음조각전,청소년 노래자랑,중국 민속예술단공연,복싱 에어로빅 등이,19일에는 청소년 난타공연,주부 노래자랑,그리고 20일에는 탐라예술단 공연 및 청소년댄스 경연,캠프 파이어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얼음물처럼 찬 인근 ‘오래물 생수탕’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축제의 맛을 더하게 된다. 주최측인 제주시 도두동 연합청년회(회장 김택관)는 행사기간중 수산물 요리 경연,바닷게 잡기,제주 전통 떼배인 ‘태우’체험,한치, 오징어 낚시대회 등을 개최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064)743-3833.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무등산방송탑 통합 난항

    무등산 정상 곳곳에 흩어진 방송·통신용 송신탑을 한 곳으로 모으는 광주시의 통합작업이 ‘무등산 공유화 기금출연’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최근 ‘제7차 무등산 방송·통신시설 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송신탑 통합협정 체결을 논의했으나 통신회사 및 방송사,시민단체간의 공유화 기금 조성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다. KT(옛 한국통신)의 광주통신망 운용국은 “송신탑 운영으로 연간 2억 5000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마당에 공유화기금 출연은 어렵다.”며 “송신탑을 철수하고 대신 광통신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공유화 기금 출연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KBS와 MBC,KBC 등 방송 3사도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점인 2010년까지 현 위치에서 송신탑을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무등산 정상인 장불재와 누에봉에는 KT 광주통신망운용국이 송신탑 4기(점유 면적 4361평)를 설치,장거리 통신망으로 활용하고 있다.방송 3사도 장불재와 중봉 일대에 송신탑 5기(점유면적 2300평)를 운영중이다. 이들통신·방송사는 내년말 개통 예정인 디지털방송에대비,송신탑 9기를 장불재 중계소로 통합하기 위해 광주시 및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과 협정체결을 추진해 왔다. ‘무등산 보호단체 협의회‘ 등은 KT와 방송 3사에 대해“환경파괴를 막고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공유화 기금 출연이 불가피하다.”며 기금 출연을 요구했으나이들 통신·방송사가 난색을 표시해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cbchoi@kdaily.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2000-9595)
  • 물부족 불구 물소비 ‘세계최고’

    전국의 대지는 지금 봄 가뭄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봄·겨울에는 가뭄으로,여름에는 홍수 피해가 연례행사다.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유엔은 오래전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지정했다.인구의 증가와 산업 발달로물 수요는 늘고 있지만 깨끗한 물 공급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물 소비는 세계적 수준이다.물의 날을 계기로 수자원 개발과 물 관리,물 절약 지혜를 모아본다. ■오늘 '물의 날'…관리 실태. ●얼마나 부족한가=해마다 이맘때면 봄 가뭄을 겪는다.올해도 봄가뭄이 닥치면서 21일 현재 13개 다목적댐의 저수율이3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7%보다 8.8%포인트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연 평균 강수량은 1283㎜로 세계 평균의 1.3배수준이다.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쓸 수 있는 수자원은 1488t으로 세계 평균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그나마 오는 2025년에는 그 양이 1327t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담수량 기준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소말리아,르완다,폴란드,모로코,케냐,아이티,키프로스,코모로스,벨기에와 함께 물부족(압박) 국가군으로 분류된다.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어야하는 식량을 생산하려면 1100t의 물이 필요하다는 데 근거한 것으로 사용 가능량이 연간 1000t 미만이면 물기근 국가,1700t 미만이면 물부족국가로 분류된다. 수자원공사는 우리나라의 용수부족이 오는 2006년에는 1억t,2011년에는 18억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 소비,세계적 수준=물 부족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물 소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2000년 우리나라의 하루 1인당 수돗물 사용량은 380ℓ이다.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과 비교하면적은 편이나 일본,프랑스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특히 가계소득을 기준으로 생활용수 사용량을 따져보면 선진국의 2∼11배나 많은 물을 소비한다.소득수준에 비해 물 소비량이 과다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값은 최저 수준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수돗물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무려 3.7∼10배나 비싸다.미국(3.7),일본(6.2),프랑스(9.1).덴마크(9.4)등으로 회원국 가운데 수도 요금이 가장 싸다.물을 ‘물쓰듯’하는 우리의 생활 패턴이 물 과소비를 부추기고 물 부족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물 부족 해결의 비결은=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물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댐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반면 환경단체는 우리나라는 ‘댐 공화국’이라며 환경파괴를 우려,댐건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댐 건설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연도별,계절별,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개발 이유로 내세운다. 예컨대 지난 39년에는 연간 754㎜가 내렸는가 하면 98년에는 1782㎜가 내려 무려 2.4배의 차이를 보였다.월 평균 강수량도 12월은 평균 26㎜이지만 7월에는 평균 280㎜로 무려 11배 이상 차이가 난다.지역별 편차가 크고 이용할 수 있는 용수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강수량의 45%는 증발하거나 지하침투 등으로 손실되고 55%만 하천 등으로 흘러 든다.그나마이 가운데 대부분은 홍수기(6∼9월)에 집중돼 1년 동안 사용가능한 수자원은 불과 301억t에 불과하다. 흘려보내는 물을 가두었다가 가뭄이 심한 계절에 공급하고,생활·공업용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신도시 등에 물을 대주는 것이 물 부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다.수자원공사 고덕구 책임연구원은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홍수때 물을 가두어 수해를 방지하고 가뭄이 들면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최소한의 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와 환경운동가들은 생각이 다르다.댐을 계속지으면서 공급관리 위주의 물정책을 펴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못되는 만큼 수요관리 위주의 물 정책을 펴야 한다는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 염홍철 국장은 “3월 현재 우리나라에 건설됐거나 건설중인 댐은 농업용수댐까지 포함,1213개로 국토 면적당 밀도로 세계 1위인 ‘댐 공화국’”이라며 “생태계를파괴하는 댐 건설보다는 물 수요관리,녹색댐 건설,빗물과 중수 재활용으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댐건설 비용을 줄이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물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시 말해 공급위주의물 정책보다는 물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물사용 방법을 생활화하는것이 물부족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가정마다 절수기기 및 중수도를 설치하고 절수형 수도요금체계 도입,노후수도관을 교체하면 오는 2006년까지 섬진강댐(3억 5000만t) 2개분인 7억 9000만t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있다고 본다. 류찬희기자 chani@ ■최병습 수자원공 해외사업팀장. “메콩강은 수자원 부존량이 세계 8위로 무한한 개발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98년부터 메콩강 유역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최병습(崔炳習·45) 해외사업팀장은 “우리나라도 이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경제적 이익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해 볼 만하다.”고 말한다. 최 팀장은 수자원공사가 베트남·캄보디아 정부로부터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과 관련해 기술 지원을 의뢰받고 주저없이선택한 수자원개발 관련 전문가다.그는 수자원공사에서도 몇 안되는 ‘물박사’로 실제 수공학 전공의 박사학위까지 갖고 있다.최 팀장은 “메콩강은 아시아 최대의 젖줄이며 특히 델타지역은 세계적인 곡창”이라며 “이 지역 국가들은 메콩강 개발이 곧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등 메콩강 인근국가들은 최근 개방된 국가들로 경제 성장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이들 국가의 전통 산업인 농업과 최근 추진하고 있는 공업 입국을 위해서는 메콩강을 개발,각종 용수와 전력을 생산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이같은 이유 때문인지수자원 전문가로 파견된 최 팀장에 대한 베트남·캄보디아정부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다.특히 캄보디아에서는 수자원기상부 장관이 수시로 최 팀장과의 면담을 요청,조언을 듣고 있다. 최 팀장은 “환경은 인간 생활에 맞게 개발·관리해야만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서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도 댐건설을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외국 수자원관리 어떻게. “댐 건설은 환경 파괴를 불러 생태계를 혼란시킬 뿐”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이자국의 필요에 맞는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홍수방지를 위해 금세기 최대 규모의 ‘산샤댐’을짓고 있고 일본도 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259개의 다목적댐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풍부한 수자원에도 불구하고 농·공업용수와 생활용수 부족에 허덕이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과 댐 건설을 위한 외자유치에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중국이 250억달러를 들여 짓고 있는 산샤댐의 저수용량은 393억㎥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29억㎥)보다 무려 13배가 많은 용량이다.양쯔강 상류에서 4504㎞ 떨어진 이창(宜昌) 지역에 있는 산샤댐은 높이 175m,길이 2309m 규모로 건설된다.이로 인해 주변 632㎢가 수몰되고,230만명의수몰이주민이 발생했다.대신 하류지역의 홍수(조절용량 221억 5000만㎥)를 막고 충주댐의 100배에 이르는 발전(용량 847억㎾)이 가능해졌다.지난 93년 착공돼 현재 7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9년 완공예정이다.창장(長江)산샤공정개발총공사 류웬지에 홍보실 부주간은 “창장 범람으로댐 하류지역은 매년 물난리를 겪어왔다.”며 “댐이 건설되면 홍수 피해는 물론 화중·화동지방의 전력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일본은 연평균 강수량은 많은데 비해 수자원 부존량은 부족한 편이다.강우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데다 대다수 하천이 급경사의 산악지형을 지나기 때문에 댐을 짓지 않으면눈·비를 가둬둘 수가 없다.일본의 경우 유독 댐을 많이 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일본은 지난 91년 현재 높이 15m인 댐만 3022개를 보유하고 있다.그것도 부족해 현재 259개의다목적댐을 짓고 있고 추가로 51개의 댐을 설계중이다.이중교토(京都) 북서쪽에 위치한 히요시(日吉)댐은 단위면적당댐 건설비가 가장 많이 든 곳이다.총 저수용량은 6600만㎥로 섬진강댐 수준이지만 공사비는 섬진강댐의 4배 수준인 1836억엔이 투입됐다.교토·오사카 등 대도시의 생활·공업용수공급을 위해 71년 착공해 97년 완공됐다.니치 스지타 히요시댐 관리소장은 “환경친화적으로 건설된 데다 다양한 휴식시설을 갖추고 있어 본연의 목적뿐 아니라 시민의안식처로도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캄보디아] 메콩강은 전체 길이가 4020㎞에 이르는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이다.중국에서 발원해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서 남중국해로 빠져나간다.메콩강 하류는 삼각주로 동남아 최대의 곡창지역이지만 우기만 되면 강이범람해 농사를 망치기 일쑤다.메콩강 유역개발사업은 베트남·캄보디아 등 주변국들의 숙원사업이었다.이에 따라 지난 57년 유엔 극동경제위원회가 메콩강 개발을 추진,세계 각국의 기술·경제 원조로 지류에 여러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다.메콩강 유역개발사업에는 한국수자원공사도 참여,기술 지원을하고 있다.이들 국가의 또다른 고민은 상·하수도 및 용수로 공급관 건설사업이다.베트남의 경우 우리 정부가 저리의 차관을 빌려줘 LG건설 등이 호치민 인근 돈나이에 대규모 정수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한강 그곳에 가면] 새들의 보금자리

    수도권 주민의 젖줄인 한강 주변이 각종 ‘새’들의 안식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강 주변에서 연중 서식하는 텃새는 물론 철새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천연기념물 등 희귀 조류도 곧잘 모습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한강 수중 생태계의 여건이 호전되면서 이런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덕분에 철새가 몰려드는겨울철이면 새를 찾아 떠나는 탐조여행이 갈수록 인기를 더한다. [어떤 새가 자주 관찰되나] 비오리와 민물가마우지,청둥오리,쇠오리,논병아리, 왜가리,물닭,재갈매기 등 겨울 철새가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멧비둘기와 참새,까치,까마귀,흰뺨검둥오리 등 텃새도 꽤 있다.또 여름철새(왜가리,해오라기)와 통과새(물닭) 등도 관찰된다. 서울시의 최근 조사자료(1998년)에 따르면 한강 주변에서발견된 조류는 모두 114종이다.전체 조류가 400여 종인만큼30% 가까이를 한강주변에서 볼 수 있는 셈이다. [희귀조]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와 원앙,흰꼬리수리,잿빛개구리매,새매 등이 잠실대교와 탄천 일대에서 귀한 자태를 드러낸다.가끔은 다른 새나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 황조롱이나 매 등 맹금류가 목격되는데 이는 한강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그만큼 건전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새를 관찰하려면 언제,어디로 가면 되나] 개체수가 가장많은 겨울 철새의 경우 해마다 10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이듬해 1월쯤이면 가장 많아진다.서울시내 한복판인 서강대교 아래 밤섬과 경기도 하남시 팔당대교와 팔당댐 사이,김포 대명포구 등이 꼽힌다.한강의 지천인 탄천과 중랑천에도날씨가 추워지면 적지않은 철새가 몰린다. 특히 팔당대교 부근은 하남 검단산과 덕소 운길산이 둘러싸 자연이 잘 보존돼 있는 데다 한겨울에도 강이 얼지 않아먹이를 찾는 철새에게는 낙원이나 다름없다. [새들의 무릉도원 ‘밤섬’] 한강 물줄기에서 새들을 가장쉽고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밤섬’이다.지난 68년여의도개발에 필요한 골재 확보를 위해 섬이 폭파되는 바람에 황폐화됐다.그러나 이후 30여년간 한강 상류의 퇴적물이쌓이면서 산란과 서식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생태계로 탈바꿈됐다.청둥오리나 해오라기,말똥가리, 황조롱이, 칡부엉이등 25종 이상의 다양한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서울시는 새들의 천국인 이 곳을 지난 99년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일반인들의 섬 출입을 금지했다. [탐조여행 때 주의점] 조류 전문가인 경희대 윤무부 교수(생물학과)는 “철새 탐조에 나설 때는 새들이 싫어하는 튀는 원색의 옷이나 향수,진한 화장 등은 피해야 하고 대신방한복과 망원경,쌍안경,간단한 조류도감 등은 챙기는 것이좋다”고 조언했다. 또 사전에 철새에 대해 공부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다면 탐조 흥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나이 먹을수록 고향 밤섬 그리워”

    “고향인 밤섬에 들어갈 설렌 마음에 어젯밤 잠을 설쳤습니다” 젊어서 배 만드는 일을 했다는 김길선씨(71·마포구 창전동)는 실향민 200여명과 함께 1년 만에 밤섬을 다시 찾는배 위에서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 생각은 더 간절해진다’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한강 밤섬에서 살다가 지난 1968년 섬 폭파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12일 밤섬을 다시 찾았다.이들은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선착장에서 황포돛배와 바지선 등에 나눠타고 밤섬을 방문,당시 선착장 부근(현 서강대교 아래)에서 귀향제를 지냈다.이어 섬을 구석구석 둘러본 뒤 ‘2002 월드컵 성공 기원문’을 강물에 띄우는 행사를 가졌다. 섬의 모양이 밤(栗)을 닮아서 ‘밤섬’으로 이름붙여진이 섬은 당시 여의도개발에 필요한 석재조달을 위해 폭파돼 섬의 형체가 망가졌다.62세대,443명의 주민들도 마포구창전동 와우산 기슭 등지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한강 상류의 퇴적물이 쌓여이 섬에는 천혜의 자연생태계가 형성됐다.오늘날엔 청둥오리나 해오라기 등 25종 이상의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남생이,자라 등 거북류의 산란처로 이용되는 서울에서 찾기 힘든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잡았다.서울시는 99년 이곳을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바다를 살리자] (3)어업허가 남발·불법어로 실태

    우리나라 대표적인 꽃게 어장인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은 올 상반기 그물 맛을 거의 보지 못했다.수년동안 어힉량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해 꽃게가 제법 잡혀 쏠쏠한 재미를 봤던 터라 은근히 기대를 했으나 그물에 걸린 꽃게는‘가뭄에 콩나듯’ 했다.상반기 옹진수협에 위탁된 꽃게는1,02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421t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바다에 고기가 없다: 어민들에게 만선의 꿈이 사라진지 오래다.90년 1,33만9,000t에 달하던 어획량은 95년 1,22만6,000t,98년 114만2,000t,2000년 99만1,000t으로 계속 줄고 있다.그럼에도 어선수와 어업허가는 오히려 늘고 있어 어족자원 고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어선은 95년 7만6,801척에서 97년 8만1,000척,99년 9만4,852척,2000년 9만5,890척으로 늘었다. 어업허가도 96년 6만682건이던 것이 98년 8만3,592건,2000년 8만6,731건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해양수산부가 연근해어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94년부터 펴고 있는 감척(減隻)사업이 실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어선이 늘고 있는 것은 연안어선(10t 미만)에 대해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정수(艇手)제한에 걸리지 않는 한 대부분 허가나 등록을 허용하기 때문이다.해양수산부의 무등록선박 양성화조치(97∼98년) 당시 양성화를바라고 급조된 어선이 많아던 것과 2t미만 어선은 어업허가없이도 건조 가능한 현실 등도 어선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전문가들은 환경부양능력(Environmental Carrying Capacity)을 고려할 때 어선수,허가건수등을 70% 이하 수준으로 줄여야 바다가 산다고 입을 모은다. ■양식장이 넘쳐난다: 과다허가된 양식장도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경남도의 경우 양식장 허가면적은 모두 1만1,451㏊.이중 바다오염의 주범인 가두리와 수하식 양식장이 5,100㏊에 이른다.가두리 양식장은 과다하게 살포된 먹이와 배설물이 바닥에 가라앉아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으며,수하식도 밀식으로 해수 이동을 방해하고,사용후 버린 폐어구가해저에 쌓여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양식종을 임의로 변경,생태환경을 교란시키는 불법도 예사다.이때문에 양식장이 밀집된 통영연안에서는 거의 매년 양식중인 굴이나 우렁쉥이가 폐사하고,적조가 발생한다. ■불법어업이 판친다: 어족자원 고갈과 어선 증가는 불법어업으로 이어진다. 해수부와 지자체는 지난해 3,161건의 불법어로 행위를 적발했다.불법어업의 35% 가량(1,179건)을 차지하는 소형기선저인망어업(일명 고데구리)는 남해안 일대에서 광범위하게이뤄지고 있다. 소형기선 저인망어업은 바다밑을 훑는 조업방식으로 인해치어를 남획할뿐 아니라 산란장을 파괴시켜 어장 황폐화의주원인이 되고 있으나 소자본으로 쉽게 조업을 할수 있고인력이 적게 들기 때문에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고데구리 천국인 남해안 일대에서도 경남과 전남의 경계수역인 남해 서상면일대 해역은 양측 어선들이 서로 얽혀 폭력사태도 빈발한다.불법어선들은 30∼50척씩 선단을 이뤄조업하다 단속나온 해경 경비정이나 어업지도선을 에워싼채위협을 가하고,심지어는 단속선에 돌진하는 등 공권력을 짓밟기 일쑤다. 이처럼 불법조업이 판치고 있는 것은 단속이어렵고 적발돼도처벌이 미약하며 허가조업보다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IMF사태이후 불법조업을 생계형 경제사범으로분류,300만원정도 벌금을 물리지만 소득은 연간 5,000∼6,000만원에 달해 쉽게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남면 심미 어촌계 김지완(金志完·67) 계장은 “소형기선저인망이 낮 3시쯤 출항해서 밤동안 야간작업을 하고 바로냉동처리한 뒤 새벽에 들어오기 때문에 단속이 안되고 있다”며 “항 ·포구에 정박하려는 어선에 대해 관계당국에서보다 철저한 단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별취재반. ■전국팀:강석진 이정규 조승진 김학준 이천열 조한종 남기창 이기철 ■경제팀:김성수. ◎ 해양수산개발硏 신영태박사 “어업의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선 감척사업이 지금보다 더욱 강도높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경제연구실 신영태(辛英泰·48·부연구위원) 박사는 감척사업에 대한 어업계 안팎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업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활로는 바로 감척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WTO(세계무역기구)등의 압력에 따라 그동안 어민들에게 지원되던 면세유나 각종 어업보조금 중단은 불가피하지만 어선감척과 관련된 보상금 지원은 WTO측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는 수입 개방과 어자원 감소 등에 대비해 94년부터 연근해 어선 수를 점차 줄여가는 감척사업을 추진해 왔다.하지만 이 기간 줄어든 어선은 1,282척으로 전체 6만5,000여척의 2%에도 못 미칠 정도로 어민 참여가 저조하다. 감척사업에 대한 지원보상금이 어민 개인의 평균 부채 탕감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적은 때문이라고 신 박사는 분석했다.또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감척사업은 보상비를 후하게 집행,어민들로 하여금 일반 감척사업을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허가권을 쥐고 있는범위 안에서 쉽게 허가를 내줌으로써 한쪽에서는 엄청난 돈을 투입해 감척하고 한쪽에서는 어선을 늘여주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연안자원이 저급 어종들로 대체되고 말았다면서 어업자원관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효율적인 감척사업을 위해서는 ‘유휴 허가’의 허가취소 등 대대적인 정비와 불법 어업 방지, 감척 신청 어민에 대한 직업 교육 실시,보상금의 현실화 등이 병행되어야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기고/ 불법어로 뿌리뽑아야. 어민들은 “연안 바다에 물고기가 없다”고 울상이다. 한때는 해양수산부나 수협중앙회를 보고 욕도 하면서 스트레스라도 풀었지만,이제는 원망조차 할 힘도,의욕도 없다고한숨짓는다. 배운 것이라곤 고기잡이밖에 모르는 어부들이 막상 바다로나가도 물고기가 없다.채산성이 없어 고기잡이 매력도 없다. 게다가 1995년 WTO의 출범으로 값싼 수입수산물은 물론이고활어(活魚)까지 물밀듯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연안바다에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불법어로로 물고기의 씨를 말리기 때문이다.한·일,한·중 어업협정으로 멀리 나가지 못하는 배가 연안을 촘촘한 그물로서 두 세번씩훑고 지나간다.불법어로를 당국에 신고하면 ‘오라 가라’고 하여 시간도 뺏기고 신분도 노출된다.그러면 신고한 어민의 그물을 끊는 등 보복과 행패를 일삼는다고 어민들은하소연한다. 최근에는 수산자원 증식을 위해 방류한 새끼 물고기 불법어로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인공종묘 생산이 불가능한 방어치어의 포획을 허용했더니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방류한 조피볼락 치어를 마구 잡아 팔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불법어로는 어민들의 양심에 관한 문제로서 공생(共生)이 아닌 공멸공사(共滅共死)의 비참한 시나리오로서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또 어민들의 어구 회수율도 높여야 하고,어구나 자재를 바다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바다에 투기된 어구나 자재가 분해되면서 각종 맹독성 환경호르몬과 같은 오염물질을 내뿜는다. 통발의 회수율은 30%에 불과하다. 현재 300여 통발업체가업체당 연간 5,000개 정도의 통발을 사용하고 있지만,연간100만개가량이 회수되지 않고 바다로 버려지는 실정이다. 회수되지 않은 통발은 고기의 무덤이 된다.통발속에 든 고기가 죽으면 다른 물고기가 썩는 냄새에 홀려서 통발 속으로 들어가고 빠져나오지 못한 채 또 죽고 썩는 악순환의 고리가 진행된다. 갯벌이 있는 연안의 오염 단속도 강화시켜야 한다.바다 생태계의 시작인 갯벌은 지금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등 육상공해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오염돼 갯지렁이가 없다. 중금속과 유기주석화합물인 트리부틸틴(TBT), 폴리염화비페닐(PCB)과 다이옥신 등의 환경호르몬에 오염된 갯벌에 먹이 생물이 감소되면서 물고기 번식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환경 호르몬은 물고기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바다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하는 ‘생명의 바다운동’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한다. 이런 상태로 방치하다간 바다가 쓰레기 하치장으로변하면서 물고기가 없는 바다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물고기가 없는 바다가 어찌 바다라 할 수 있겠는가? 바다의 주인은 해양경찰서도 해양수산부도 수협중앙회도아니다.논밭의 주인이 농민이듯이 우리 어민이 바로 바다의주인이다. 우리 어민이 바다오염과 환경파괴와 불법어로의 단속에 앞장서야 한다.소비자가 오염된 물고기라 하여 외면하면 우리어민은 설 땅이 없기때문이다. 최진호 부경대 교수 바다가꾸기 상임의장
  • [한강 그곳에 가면] 도심속 낚시터

    입추(立秋)를 지나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휴일을 맞아 한강변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 여름의 정기적인 호우로 한강 하류의 물고기들이 풍부한 수량을 타고 대거 올라온데다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물고기의 살이 점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입질도 한여름보다훨씬 잘 된다.특히 맑은 물에만 서식한다는 은어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 등이 올해 초 한강에서 발견되면서 한강 낚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꾼’들은 한강 낚시의 즐거움을 ‘삼락(三樂)’으로 표현한다.풍부한 어자원으로 손맛 못볼 걱정 없으니 1락이요,거리가 가까워 시간·기름값 덜 드는 것을 2락으로 친다.마지막으로 사용료가 싸(낚싯대 1대당 1,000원) 입어료 걱정을안해도 되는 것이 또다른 낙이다. [어디가 좋을까]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한강의낚시터는 상수원보호구역인 광나루지구를 제외한 잠실과 뚝섬,잠원,반포,이촌,여의도,양화,망원지구 등 8개 지구에 두루 걸쳐있다.한강 거의 전역의 양쪽 호안에서 낚시가 가능한 셈이다. 대부분의 낚시터 주변엔 잔디밭과 갈대밭,꽃밭 등이 잘 가꿔져 있다.특히 양화지구 당산철교부터 양화 유람선선착장까지 2㎞에 이르는 호안은 ‘대물’들이 많아 ‘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초보자에게 적합한 곳] 용산구 한남동의 삼한강 낚시가게직원 고재만씨는 일단 수중보가 있는 잠실지구에서 낚싯대를 내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수중보는 수량이 많아 산소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어족자원이 풍부하다는 것.동호대교나 영동대교,반포대교 등 다리 부근도 무난하다.반포지구 인공섬은 평균 수심이 3m 이내로 유속이 느리고 물결도 적게일어 초보들도 붕어나 잉어,메기 등을 낚아 올리기에 알맞다. [어떤 고기가 많이 잡히나] 기본적으로 잉어와 붕어 등 ‘토종’이 많다.양화대교 부근에서는 숭어와 농어 등 서해에서올라온 어종도 많이 나온다.5월부터는 장어가 떼를 지어 나타나 ‘꾼’들을 즐겁게 한다. 또 대농갱이와 납지리가 올라오는가 하면 중·하류엔 강준치와 누치 등도 있다.이밖에 황복과 웅어,쏘가리,모래무지등도 심심찮게 올라온다.특히 잠실 수중보 부근에서는 외래어종인 배스가 많이 낚여 루어낚시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다. 서울시가 올해 초 한강 어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철새 서식지인 밤섬에는 40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래톱이 잘 보존돼 있어 어류 산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한강 전체적으로는 56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것으로 집계됐다. [한강의 밤낚시] ‘꾼’들 중엔 따가운 햇살을 피해 한밤중에 손맛을 보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하지만 밤낚시는 낮에 하는 낚시와는 달리 입질은 물론 접근성과 안전성,매점 등부대시설 유무 등도 살펴야 한다.양화지구의 중지도와 반포지구의 인공섬,잠실지구의 수중보 부근 등은 이런 조건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다. [주의할 점] 일단 상수원 보호구역에선 낚싯대를 내리면 절대 안된다.또 잠실수중보∼성산대교 구간에선 떡밥이나 어분을 사용할 수 없다.만일 사용하다 적발되면 100만원 이하의과태료를 물게 된다.야영이나 취사행위 역시 할 수 없게되어 있다.한강 주변 낚시터를 위탁관리하고 있는 협회에서낚시터 이용료로 낚싯대 1대당 1,000원씩 받는다.2대 이상 초과시는 대당 500원.물론 이는 서울시 조례에 근거한 것이다.문의는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02)3780-0781∼5. 조승진기자 redtrain@
  • 항공방제 소독 부작용 논란

    서울시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항공방역 소독이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부작용이 커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생태보전시민모임(대표 이경재)은 9일 “서울시가 요즘 항공방역에 사용중인 살충제 ‘델타그린-S’는호흡기로 인체에 유입되거나 식수로 간접 유입될 위험성이높다”면서 “주민에게 해를 줄 수 있는 항공방역을 즉각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 살충제는 공중에서 무차별 살포될 경우 대기중에 3시간 이상 머무는데다 방역지역 인근에 식수를 공급하는 지역 정수사업소,주택가도 위치해 있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또 “살충제의 주성분은 생식 기능 저하와 성장장애를 가져올수 있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알려진 클로르피리포스”라며“이 살충제의 반복 살포에 의한 환경호르몬 농축과 먹이사슬을 통한 피해도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델타그린-S는 환경부가 독성검사를 거쳐 사용을 허가한 소독용 살충제로 원액에 250배의 물을 희석해 뿌리기 때문에 인체에 묻더라도별다른해가 없다”면서 “미국과는 달리 현재 한국과 일본에선클로르피리포스가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지정되어 있지도않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 살충제가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 가운데 인체에 가장 해가 적다”면서 “뇌염 등전염병 발생 우려가 높은 시기인 만큼 방역차량 통행이 어려운 고지대와 하천변, 숲 지역 등에서의 항공방역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만 상공에서 살포되는 살충제가 바람을 타고퍼질 것에 대비해 음식물의 외부 노출을 피하고 세탁물을가급적 실내에서 말릴 것을 항공 방역 대상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의 항공방역 일정은 ▲8일 구로.금천.동작.관악 ▲9일 중랑.도봉.노원 ▲10일 성동.광진.서초.강남.송파.강동 ▲11일 마포.양천.강서.영등포 등으로 이달 말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같은 지역에서 순차적으로3차례 반복 실시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2)한필원교수의 생태주의 건축

    ◆ 현대건축의 대안 뭘까. 1972년 ‘로마클럽’이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의성장은 앞으로 100년이 한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후 인류는 환경의 심각성에 눈뜨기 시작했다.그 후 19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명제가 대두 됐고 1997년 ‘교토 환경회의’에서 유엔의 ‘기후협약에 관한 의정서’가 채택 되면서 각 분야에서 생태주의적삶의 방식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생태주의란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개체와 환경이 밀접하게 연결된 유기체라는 인식에서 출발 한다.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자원 및 생명순환의 법칙을 깨지 않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생태적 삶이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환경친화적 방법이 연구되기 시작하면서 먹는 문제와 함께 삶의 근간이 되는 주택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 되었다.즉 어떤 집이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런데 이 명제는 자연환경과 조화,그리고 자원 절약과 맞물린다.자연과의 조화가 정신적 안정을가져다 주고 자원절약형주택구조가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건축가들은 전통 마을과 가옥에서 이같은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환경친화적 건축의 전형을 찾는다.그 결과 소비 지향적이고 반생태적 현대 주택의 대안으로 전통 마을과가옥들이 눈길을 끌기 시작 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기술 개발 이전에 지어진 가옥들은 자연히 환경에 적응하는구조를 택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 가옥은이제 건축사, 혹은 건축 미학적 연구 대상이 아니라 생명원리에 역행하는 현대 건축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것이다. 생태주의 건축가들은 전통 가옥의 친환경적 요소와 현대건축의 편의성을 결합 시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있다.동아시아 주거 건축을 연구한 한필원(韓弼元,한남대건축공학과)교수는 “전통 가옥의 생명친화적 요소와 현대건축 기술이 접목될 때 건축의 새로은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생태 건축에 대한 의식이 싹튼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1990년대는 국제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생태적 관점이 싹트는 시기였습니다.그무렵 우리나라는 신도시 개발로 대규모아파트 건설 붐이 일었는 데 그 여파로 환경파괴적 건축에대한 반성이 일어 났습니다. ■아파트가 건강은 물론 공동체적 삶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막연하게 느끼고 있습니다.아파트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어떤 것을 들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는 대체로 평지에 들어서 있습니다. 공사하기 쉽고 공기도 짧아지니까 업자들은 선호 하지만 일조량 확보,배수 등을 고려하면 5도 이상의 경사가 필요 합니다.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 아파트들이 얼마나 무감각하게 지어졌는가를 알 수 있지요. ■전반적인 문제점을 한번 짚어 주시죠. 첫째 대부분의 수도권 신도시가 그린벨트 경계 내에 있어서 환경,생태학적으로 적절치 않습니다.둘째 개발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녹지,하천 등 자연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셋째 주거단지 내의 조경수 등 복원된 자연도 근린 생태계와 연결성이 없습니다.조경은 단지 미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그 지역 자생수종과 연결성이 있어야 합니다.넷째동(棟)의 획일적 배치로 냉,난방에 있어서 태양열,바람 등의 활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다섯째 자원의 소비형태와 순환방식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기존의 공급처리 시스팀은 자원 및 에너지의 일방적 소모체계라 할 수 있지요.이러한 문제점들은 부분적인 개선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즉 인간의 이용목적에 맞춰 자연조건을 극복하는방식에서 자연조건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에 대비해서 전통 마을의 친환경적인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입지조건 부터 다릅니다.삼면을 산과 구릉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데 우선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자연스럽게 영역을표시 하면서 방풍 역할을 합니다.지형은 산을 등지고 있으면서 경사가 급격히 완만해진 곳에 자리잡고 있지요.대개남향이어서 일조시간이 길고 통풍이 잘 되는 곳입니다. ■산을 등지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하지요.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 입니다.물이 흐르니까 앞에는 하천이있기 마련입니다.하천이 없는 곳에는 저수지를 만듭니다.산이 바람막이가 되기도 하고요. ■가옥들의 배치는 어떤가요. 조금씩 엇갈리게 배치돼 있지요. 햇빛과 조망을 방해하지않으려는 배려지요. ■대밭이 있는 집이 많은데 관상용만은 아니겠지요. 우리선조들은 대를 지조의 상징으로 숭상 하기도 했지만빽빽한 대밭이 방풍 역할을 합니다.생활용구를 만드는 원자재로도 쓰이고.그 대신 뜰에는 활엽수를 심습니다.활엽수는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잎이 지고 없으므로 일조량을 방해하지 않거든요. ■소재는 대개 조립식 목재에 흙벽인데 지붕은 소재가 다양한 것 같아요. 대부분 볏집 지붕이지만 논농사가 많지않은 곳에서는 너와,억새풀 등 다양한 소재를 쓰지요.어쨌든 전통 가옥의 소재는 흩어지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들입니다.주위에많이 널려 있는 것들이어서 경제적이고 인체에도 좋구요. ■에스키모인들이 얼음 집을 짓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습니다.흙,나무 등 소재를 가까이서 구하는 것은 경제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환경친화적이거든요.■농촌 마을에 슬레이트 지붕이나 벽돌집은 넌센스인 셈이군요. 바로 거기에 현대 건축의 문제가 있습니다.서구 건축 양식이 들어 오면서 집의 구조나 소재까지 획일화 되다 보니 우선 지역 풍토와 맞지 않고 자원의 고갈을 재촉 합니다. ■전통 마을이나 가옥이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것은 당시 목수들의 미적 감각일까요. 자연 환경과 더불어 오래 살다보면 이론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몸에 배는 것 같아요.대표적인 건물로 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 요사채를 꼽을수 있을것 같습니다.양쪽박공이 뒷산 봉우리와 비례를 이루고 용마루 선이 능선과기막히게 일치 하거든요. ■전통 가옥의 이런 것들을 도심의 주택단지 특히 아파트에도입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동안에는 정부 정책이 우선 물량공급에 역점을 두다 보니 환경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또한 모델 하우스만 보고도 사람들이 몰려 드니까 시공업자도 환경친화 같은건 생각할 필요도 없었지요. 그러나 이제부터는 주택보급율이 어느정도 올라갔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달라지리라보는데 손쉬운 것부터 시작해 볼만 합니다. 예를 들자면단지내 조경지역을 텃밭으로 만들어 보는 겁니다. 꼭 잔디를 심어 놓고 들어 가지도 못하게 할 이유가 없지요.텃밭을만들어 노인들 소일거리도 되고 아이들 정서에도 좋지않겠습니까.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고.단지에 따라 연못을 만들수도 있다고 봅니다.연못은 장마철 비를 가두어 하수도가 넘치는 것을 막고 온도조절 역할도 합니다. ■아파트 내부는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될수 있으면 맞바람이 통하게 해야 합니다.층수를 줄여 바닥을 두껍게 하면 발코니를 정원이나 상추나 고추 정도 자급할수 있는 채마밭으로 가꿀수도 있지요. ■‘가이아 주택헌장’(The Gaia House Charter)에 보면 ‘정신의 평화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그와 관련해서 대개 아파트 주민이 되면 소비지향이되고 개인주의성향으로 변하는 데 아파트의 어떤 점이 주민의 의식을 이렇게 바꿔 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파트의 구조가 우선 이웃과 단절돼 있는 것이 문제 입니다.또편의성만 강조한 것도 원인입니다.제 친구중에 매일자고 일어 나면 103이라는 앞 동의 숫자만 보니까 짜증스럽다는 사람이 있습니다.이렇듯 삭막한 구조와 환경이 인심을각박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파트에도 전통 마을의 우물,정자,사랑방같은 기능을 할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에코 빌리지’라는 말을 넣은 분양광고가 많더군요.아직은 말 뿐이지만.이 말이나왔다는 자체가 곧 환경에 신경을쓴 아파트도 지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이를테면어느 동의 한층을 빈공간으로 두어 공동 공부방,탁구장, 더발전하면 공동 취사장이나 빨래터를 만들수도 있지요. ■개인이 각자 자기 집에서 환경친화적으로 사는 습관도 중요 하겠지요. 물론입니다.이른바 편리함이라는 것이 그만큼의 역작용이있거든요.요즈음 웬만한 다가구 주택도 초인종을 누른 사람의 얼굴을 안에서 확인하고 대문을 열어주는 장치가 있습니다.오디오,비디오,컴퓨터 시스팀은 말할 것도 없고 냉난방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장치들이 있는데 모든 편리를 다 누리는 것은 전자파 홍수에 갖혀 사는 꼴입니다. 김재성 논설위원. ◆ 한필원 교수 프로필. ▲1961년생▲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석사,박사▲중국 칭화(淸華)대학 건축학원 연구학자▲공간 종합건축사무소 근무 ▲한남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1996∼현재)▲저서:‘주거의 문화적 의미’(공저)▲역서:‘인간 형태와 건축 디자인’(C.M.Deasy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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