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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의 책상] 지능형 전자정부, 미래를 꿈꾸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장관의 책상] 지능형 전자정부, 미래를 꿈꾸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올해 50돌이다. 1967년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인구조사 자료 분석을 위해 처음 컴퓨터를 쓴 뒤로 반세기가 흘렀다. 정부는 더 효율적으로 변했고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민원 서류를 떼고 각종 연금이나 정부 지원금도 개인 사정에 맞춰 한 번에 받을 수 있다.‘민원24’나 ‘홈택스’는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혁신행정 서비스다. 이런 성과는 1만 8000여 가지의 정보시스템이 바탕에 깔려 있어 가능했다. 행정안전부 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3명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만큼 우리의 전자정부는 생활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2년마다 열리는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2010년과 2012년, 2014년 등 3회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한국 전자정부를 배우려는 여러 나라의 컨설팅, 해외연수 요청이 쇄도한다. 전자정부 기술과 노하우를 다른 나라 정부에 수출한 실적 역시 2015년 5억 달러를 넘었다. 행정 업무 전산화에서 시작한 우리 전자정부는 이제 대국민 서비스 및 정부 혁신 차원을 넘어 ‘행정한류’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강화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위상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낼 새 환경이 녹록지 않다. 전자정부의 근간을 이루는 정보기술만큼 빨리 발전하는 영역도 드물다.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한 정책 수요를 만들어 낼 우리 사회 변화 또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해답은 얼마나 새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노력과 끊임없는 성찰이 전자정부의 미래를 여는 열쇠다. 이런 노력의 시작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전자정부’ 추진이 될 것이다. 이는 지금의 전자정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작업이다. 지능형 전자정부는 AI의 끊임없는 학습을 토대로 정부 운영상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한다. 지능형 전자정부야말로 지속 가능한 정부혁신과 열린사회의 기반이 돼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실현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지능형 전자정부를 구현하려면 국민 참여를 넘어 국민 스스로 정책과 행정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주도할 수 있게 인프라를 마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 국민 개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정부가 먼저 제안하고 모든 국정운영 정보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개방·공유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도 이끌어 내야 한다. 한편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지능정보 기반 전자정부 서비스를 개발하고 확산시켜 전자정부 생태계를 재편해야 한다. 정부가 가진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치도 지켜내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능형 전자정부는 온 국민이 온오프라인 및 시공간의 제약, 경제적·신체적 한계, 지역 간 격차 없이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철학을 담아 서비스를 전달해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공공 가치와 성과를 나누는 것은 인간과 기계, 세상 만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미래에도 ‘정의로워야 할 국가’의 궁극적 지향이 될 것이다.
  • 카이스트 이상엽 교수, 中최고 학술기관 펠로우로 추대

    카이스트 이상엽 교수, 中최고 학술기관 펠로우로 추대

    카이스트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가 중국과학원(CAS)의 ‘특훈교수 국제펠로우’와 중국과학원 산하 텐진산업생명공학연구소에서 명예교수로 추대됐다고 26일 밝혔다.이 교수를 이번에 국제펠로우로 추대한 중국과학원은 기초과학 및 자연과학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중국 최고의 학술기관으로 1949년 11월 설립됐다. 1997년부터는 기초과학 뿐만 아니라 기술분야까지 연구하는 종합 학술기관 시스템으로 바꾸고 베이징 본원 이외에 중국 내 12개의 주요 도시에 분소를 설치하고 117개의 부속기관, 100개 이상의 국가 핵심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상엽 교수는 미생물을 이용해 휘발유나 바이오 부탄올 같은 연료를 생산하거나 강철보다 강한 거미줄 섬유, 나일론이나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세균 등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스템대사공학 분야의 권위자다. KAIST 관계자는 “이 교수가 이번에 국제펠로우와 명예교수로 추대된 것은 미생물을 활용해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대사공학’의 창시자로서 이 분야 세계 최초·최고의 원천기술을 다수 개발하는 한편 바이오연료 및 친환경 화학물질의 생산 공정개발 등 산업생명공학분야 등에서 생명공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옹진군 백령도 도축장 폐쇄

    인천 옹진군은 자체 운영하는 백령도 도축장을 내년 1월 1일자로 폐쇄하기로 했다. 26일 군에 따르면 축산농가의 극감, 무허가 축사에서 방류되는 축산폐수와 그로 인한 환경오염 및 악취 민원, 무허가 축사에서 생산된 가축들을 노후화된 도축시설에서 도축되는 등 각종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20여년 동안 운영해 오던 백령도축장을 폐쇄키로 했다. 도축장을 기준에 맞는 시설로 개보수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점도 고려됐다. 백령도축장은 1998년 개장 당시 560축산농가의 6200두를 도축하였으나 현재는 20농가가 1025두를 사육하고 있고, 도축량도 연간 8농가의 1546두에 달하는 등 축산농가와 도축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또한 도축된 물량은 85%가 군부대 납품용이고, 백령도에 유통되는 물량은 15%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도축장을 이용하는 소수 농민들만 군납품 등에 따른 소득을 올리고, 정작 현지 주민들은 품질 좋은 축산물을 구하지 못해 대부분 육지에서 반입하고 있어 축산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축산농가의 불법적인 운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축산농가에서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은 축산분뇨로 인한 환경오염과 농지 방류, 악취 등으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옹진군으로부터 4농가가 고발돼 처분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시정하지 않고 운영 중이다. 도축장을 현대화된 시설로 개보수할 경우 최근 구제역과 AI발생 등으로 가축방역과 위생이 강화되고 있어 30억원 이상의 예산과 매년 2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옹진군은 도축장 폐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육지 도축장으로 운송해 도축할 수 있도록 도축운송료를 내년 예산에 반영해 지원하기로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축산농가 대부분이 불법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철저히 배제하는 한편 합법적인 축산농가에 대하여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특히 친환경 축산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4차 산업혁명 시대 걸맞은 교육혁신 절실하다

    우리가 직면한 4차 산업혁명은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드론, 핀테크, 원격의료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급속하게 대체하는 상황에서 4차 혁명이 인간의 행복과 번영으로 이어 가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어제 서울신문이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를 열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와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첨단기술과 인간의 공존과 이를 통해 서로 윈윈하는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첫 단추를 교육혁신에서 찾아야 하고 이를 통해 능동적으로 다가올 미래에 주체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짐 플러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학생들이 실수를 범하도록 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실패를 해 본 학생일수록 졸업한 뒤 해당 분야의 일을 더 창의적으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디렉터는 단순한 지식을 익히고 답을 써 내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은 4차 혁명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의 지적처럼 4차 혁명 시대의 AI 등 첨단 기술에 대해 인간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서로의 아이디어와 비전이 결합된 집단지능을 통해 최고의 창의력을 도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제언대로 교육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갈 인재를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정해진 정답을 찾아 외우는 주입식 교육 대신 생각을 키우면서 능동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수단으로 삼아 이런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많았다. 미래의 일자리는 인간의 새로운 욕망을 토대로 파생할 것이란 진단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비정형의 서비스업과 첨단 산업의 변화를 읽고 대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4차 산업혁명 자체가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관점과 지식을 동원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존의 제도와 관행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모순이 발생한다. 기술 개발과 환경 변화의 속도에 법규가 뒤따르지 못한다. 과거에 적용됐던 중량·속도를 규제하는 항공법 등을 손질하지 않아 기술 개발에 차질을 빚는 드론산업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업종의 장벽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부처의 행정적 협력 체계 구축 등 유연한 행정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솔선수범해 신산업 육성을 위해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규제를 완화·폐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선도할 것을 당부한다.
  • “대학은 실패 공작소… 빠르게 경험하고 혼자 해결하게 하라”

    “대학은 실패 공작소… 빠르게 경험하고 혼자 해결하게 하라”

    로스 디렉터 “비판적 사고 유도” 조벽 교수 “집단지능 향상 절실” “경직된 교육제도 혁신 위해선 제도적 변화 뒷받침돼야” 지적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지식을 그저 습득하기만 하는 ‘모범생’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을 갖춘 ‘괴짜’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서 말하는 창의력은 사회에서 활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협력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25일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 ‘협력하는 괴짜를 키우는 미래 대학 교육’에서 첫 발제를 맡은 짐 플러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스탠퍼드 공대의 실험적 강의 프로그램인 ‘D스쿨’을 예로 들며 “‘빠르게 여러 번 실패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의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대학 교육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D스쿨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르치기 위한 실습 프로그램이다. 그는 “공학의 학문적 반감기는 통상 3~5년에 불과하다”면서 “문제를 스스로 파악해 실패에 부딪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디렉터는 “지금의 대학 교육은 현대사회의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14세기 무렵 초기 대학의 주입식 교육 문화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미래의 교육은 학습이 이뤄지는 장소와 방식, 주제 모든 분야에 있어서 비판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공별로 칸막이가 돼 있고 분절된 지식을 학생들이 강의실을 옮겨다니며 수강해야 하는 물리적인 캠퍼스에서 탈출해 무엇을 왜 배우고, 어떤 방식으로 습득해야 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고민하는 것이 미네르바스쿨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 발제자인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의 기성 대학 교육은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에 최적화된 형태”라며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기계의 정보처리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집단지능’을 키우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에어비앤비,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기업들은 예외 없이 집단지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냈다”면서 “결국 관계를 조율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활동이 집단지능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창의력에는 호기심·모험심과 회복력 등이 동반되는데, 우리가 원하는 창의력은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수요를 파악하는 사회정서적 역량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기존의 한국 교육은 지능지수(IQ)로 대표되는 인지 교육을 중심으로 설계돼 왔지만, 그 중심축을 사회정서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이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진행된 토론에 패널로 참석한 국내 대학 총장들은 교육 현장에서 혁신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학교에 도입하더라도 강의를 전달하는 교수의 인식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며 교육 종사자들의 혁신을 주문했다.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한국의 경직된 교육제도나 노동시장 아래서 대학이 이룰 수 있는 혁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시장의 유연성을 위해서는 제도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Keyword] ●빠르게 여러 번 실패하라 미래의 대학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정보를 활용하는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하면서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좌절하지 않고 신속하게 재기할 수 있는 회복력을 길러 주는 게 교육의 역할이다.
  • “4차 산업혁명시대 전문직은 도덕성 ‘게이트 키퍼’ 역할 할 것”

    “4차 산업혁명시대 전문직은 도덕성 ‘게이트 키퍼’ 역할 할 것”

    어떤 새 일자리 생길까 고민해야 정보 이용 일반인도 전문성 발휘 평생 교육 등 정부 대비도 필요 “기술 개발에서 결승선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끝났다’라는 지점은 있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주자인 인공지능(AI)의 발전도 이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AI 기술은 우리가 상상도 못한 지점까지 끌고 갈 수도 있다.”25일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니얼 서스킨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AI의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전문직의 미래를 예측하기에 앞서 AI 기술 발전속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1997년 IBM의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와의 대국에서 우승한 이후 AI는 전문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AI가 의사나 법률가로 대표되는 전문직 영역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 수 없지만 지금 개념의 전문직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서스킨드 교수는 지금도 AI를 활용한 회계분석, 건축설계, 법률상담, 질병진단뿐만 아니라 성직자를 대신해 고해성사를 받아주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전문직이란 어떤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을 갖고 있는 직업군이나 사람을 가리키는데 AI 기술이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직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AI 시대에 전문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와 같이 기계가 판단할 수 없는 도덕성에 있어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스킨드 교수에 이어 ‘일자리의 본질과 교육혁명’이라는 주제의 강연자로 나선 이민화 KCERN 이사장은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이 많은 수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항간의 예측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기술혁신은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기존 일자리를 파괴했을 뿐 새로운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까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과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닌 정보를 어떻게 가공하고 처리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가르치는 것과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평생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곧바로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도 AI 시대에 필요한 일자리와 교육방향, 전문직의 변화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선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에 있는 정보들을 취합해 새로운 형태의 전문적인 자료를 생산해 내는 일반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며 “가짜 뉴스 같은 폐해도 있겠지만 정보기술의 발달은 기존에 ‘전문가’라는 정의를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들이 AI 기술을 비롯해 각종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만들어 내는 정보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스킨드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기준의 전문직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00년 전이나 지금의 교실 모습은 똑같다”며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콘텐츠를 가르칠 것인가와 함께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이 우리 곁으로 다가온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흐름의 속도가 아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제도에 익숙한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거나 쓸려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들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Keyword] ●왜 콘텍스트인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정보와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지식(콘텐츠)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닌 학습능력(콘텍스트)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가르치는 내용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방법까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명적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
  • “AI 활약에도 미래 전문직 더 늘어난다”

    “AI 활약에도 미래 전문직 더 늘어난다”

    “혁신교육 일자리 진화 이끌 것… 창조적 인재 육성 더 고민해야새로운 것 빠른 습득 능력 중요… AI와 공존 위해 교육 혁신 필수” “인공지능(AI)의 활약에도 2020년의 전문직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입니다. 어떻게 창조적 인재를 길러낼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서울신문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와 교육’이라는 주제로 2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대니얼 서스킨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AI 고용 쇼크로 전문직을 포함한 일자리가 단기적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교육을 통해 AI 시대를 준비할 때, 미래 일자리는 사라지는 대신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AI가 의사 대신 병을 진단하고 판사 대신 판결을 내리면 전통적인 전문직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AI의 도움으로 새로운 영역의 전문직이 급증해 전문직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기술혁신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업무 방식의 급변으로 예상보다 큰 증가는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AI의 업무 능력과 판단 능력 등은 인간을 넘어설 수 있지만 AI의 업무 범위를 정하는 것은 인간”이라며 “일례로 로봇이 요양원에서 노인을 잘 돌볼 수 있겠지만, 정서적 부분을 감안하면 로봇을 쓸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어느 수준까지 대체할지는 인간의 정서적, 윤리적 논의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AI와 공존할 미래세대를 위해 교육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짐 플러머 스탠퍼드대 공대 교수는 “급변하는 미래에는 낡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학생들에게 대답이 없는 문제를 주고 협업을 통해 대응하게 하며, 실패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캠퍼스 없는 혁신대학으로 유명한 미네르바스쿨의 켄 로스 아시아지역 디렉터는 “수업료는 미국 유명 대학의 절반 이하지만 54개국에서 온 인재들이 학기마다 세계 각국(현재 7개국)을 경험하고 실용적 지식을 습득하며 100% 토론수업을 통해 창의성을 키운다”며 “주입식 교육을 혁신한 결과 2학년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이 미국 전체 대학 졸업생의 상위 1%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정보기술과 교육, 고용 등 분야의 전문가와 연구원,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의 개회사로 막이 올랐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영상 축사와 함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성낙인 서울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등이 현장에서 축사를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세종대, 세계최초 인간 대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회

    세종대, 세계최초 인간 대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회

    세종대·세종사이버대(총장 신구)는 10월 3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진구 능동로 학생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인간 대(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 삼성 SDS가 후원했다. 세종대는 지난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후 지난 2월 ‘인간 vs 인공지능의 번역대결’을 벌였다. 이번 대회는 인간과 AI가 겨루는 세 번째 대결이다.스타크래프트는 자원을 채취하고, 그 자원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전쟁에서 승리하면 끝나는 실시간 전략게임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하고 경우의 수가 바둑보다 많아 AI가 인간을 이기는 것이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고 알려진다. 세종대 인공지능 MJ봇은 ‘젤나가’(Xelenaga)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김경중 교수 연구팀에서 개발했다. 2011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젤나가는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가 주최한 게임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예선 1위, 본선 3위의 성적을 거두며 국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AI’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2017년 현재 전세계 AI 스타크래프트 1위인 ZZZK(호주)와 2위인 TSCMO(노르웨이)도 출전한다. 대회 관람은 무료다. 세종대 홍보실 공식 페이스북(facebook.com/sejongpr) 행사 알림 게시글을 ‘좋아요’나 팔로우를 한 일반인 100명에 한하여 선착순으로 입장가능하다. 행사 문의는 (02)3408-4160. 한편 세종대는 2017년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상위 1%에 등극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하여 국내 최초로 전교생에게 코딩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과 설계과목에 인공지능을 도입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2018년도 전기 원생 모집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2018년도 전기 원생 모집

    ‘디지털 혁신’과 ‘융합‘을 특징으로 미디어분야의 변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커리큘럼과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원장 김동규)이 2018학년도 전기 석사과정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이번 모집은 3개 학과 6개 전공 즉, 디지털저널리즘학과(융합저널리즘전공, 디지털출판·잡지전공), 방송통신융합학과(방송영상통신전공, 방송진행·스피치전공), 광고홍보학과(광고·홍보전공, 공연예술경영전공) 등을 대상으로 한다.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디지털 저널리즘학과를 개설하고 AI, VR, 빅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저널리즘 교육을 특화시키고 있으며, 구글 데이터저널리즘 MOOC의 한국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그 외에도 공연예술경영전공이나 방송진행·스피치전공, 디지털출판·잡지전공 등은 새로운 산업인력수요와 학문간 융합이 큰 특징인 전공들이다. 원서접수는 10월 30일(월)부터 11월 20일(월)까지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접수로 이루어진다. 전형은 서류심사와 면접고사로 이루어지며 학부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분야에 지원 가능하다(02-450-3277, mass@konkuk.ac.kr)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창업국가’ 이스라엘, ‘규제국가’ 한국/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업국가’ 이스라엘, ‘규제국가’ 한국/최광숙 논설위원

    요즘 주변에 “남북이 6·25 전쟁 이후 ‘휴전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전쟁의 공포를 느낀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소설가 한강이 “전쟁은 안 된다”며 미국 뉴욕타임스에 작심하고 기고를 했을까. 돌이켜 보면 언제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는 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하지만 만약 서울에 미사일이 떨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북의 도발 위협이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지만, 각 기업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했다는 말을 어디서도 들어 본 적이 없다. 과연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지, 수출 길은 막히지 않을지 모든 게 의문이다. 사람 목숨이 중요하지 경제가 대수냐고 할지 몰라도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든 대한민국의 운명을 생각한다면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스라엘은 경이로운 나라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과의 전쟁에서 2000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 구글 등은 이스라엘에 연구소와 공장을 건설했다.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이스라엘 기업 이스카에 4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스카 공장이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스라엘에 폭탄이 떨어지면 서둘러 투자하라”고 했다. 이스라엘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진 폭탄량과 정비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적의 폭탄이 많이 떨어질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나. 이스라엘이 핵보유국이고, 전 세계 유대인 네트워크가 받쳐 주는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혁신에 기반을 둔 하이테크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인구 850만의 작은 나라에 세계 320개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연구센터를 짓고, 기업에 벤처자금이 몰리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만 6000~7000개에 이른다. 매년 1500개가 생긴다고 한다. 가히 ‘창업 천국’, ‘중동의 실리콘밸리’라 할 만하다. 하지만 한때 정보기술(IT) 분야의 선두주자였던 우리나라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해 주춤거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리의 차이는 ‘규제’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혁신성장’을 강조하며 특정 기간에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밝혔다. 하지만 역대 정부를 되돌아보면 규제 개혁을 강조하지 않은 정부가 없지만 화려한 말잔치로 끝났다. 우리나라가 규제 개혁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가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을 적절하게 대응·조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선 사람들은 신산업이 등장하면 규제 장벽을 쳐서 자신들의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게 막기 마련이다. 이럴 때 정부가 나서서 신산업이 길을 열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주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눈치만 보기 일쑤다. 다른 하나는 권한 축소를 우려해 규제를 틀어쥐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있다. 규제가 없어지면 공무원 일자리가 없어진다. 과거 산업 진흥을 위해 소프트산업진흥법, 클라우드법, 3D프린트법 등이 만들어졌지만 애초 목적과 달리 새로운 규제를 양산하는 규제법으로 전락한 것도 공무원들 때문이다. 산업진흥법이 오히려 규제를 늘리는 희한한 나라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새로운 산업이 꽃을 피우는 창업국가를 만들려면 기업인이든, 공무원이든 제 살을 깎는 고통을 수반해야 한다. 그 고통을 통해 새살이 돋아나게 해야 한다. 그게 규제 개혁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전 총리는 “이스라엘이 성공한 것은 정책을 잘 세웠기 때문이 아니다. 정부가 간섭하지 않은 것이 국가 경영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현명한 처신으로 이스라엘은 경제성장과 안보위협을 완벽하게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혁신이 세계 각국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그런 나라들의 지지가 이스라엘의 안보를 굳건히 받쳐 주는 투자와 안보의 선순환 구조, 이게 북핵 위기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bori@seoul.co.kr
  • “수리온 개발비 373억원…방사청, KAI에 지급해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으로부터 54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정반대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윤성식)는 KAI가 “수리온 개발비를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KAI가 21개 협력업체에 대한 ‘개발투자금 보상금’을 자신의 재료비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관리비와 이윤을 받은 것은 ‘개발투자금 및 기술이전비 보상에 관한 합의’ 등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면서 “국가가 KAI에 지급거절한 금액 등 총 373억 689만여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6년 5월 방사청은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KAI 등 23개 국내외 업체와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방사청은 체계개발 단계에서는 개발비와 기술이전비를 일부만 주고 미지급금을 양산 단계에서 ‘개발투자금 및 기술이전비 보상금’으로 주기로 했다. 감사원은 2015년 10월 수리온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KAI가 다른 업체 개발투자금을 직접 투자한 것처럼 원가 계산서를 꾸미고 방사청으로부터 총 547억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밝혔다. 국가는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KAI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KAI는 지난해 2월 보상금 미지급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네이버, ‘인공지능 IoT 아파트’ 구축 나선다

    통신업체와 인터넷기업, 건설사 등이 합작하는 인공지능(AI)형 사물인터넷(IoT) 아파트 구축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19일 LG유플러스, 대우건설과 함께 인공지능 IoT 스마트홈 구축에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부터 대우건설이 짓는 ‘푸르지오’ 아파트에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및 이와 연계된 콘텐츠가 들어가는 홈 IoT가 구축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각 분야 대표업체들의 제휴를 통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IoT 플랫폼이 구축된 주거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푸르지오 아파트에서는 냉난방 및 조명·가스 제어, 무인 택배, 에너지 사용량 확인, 주차 관제 등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에어컨, 로봇 청소기, 공기청정기, 밥솥, 가습기 등 IoT 가전을 음성명령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또 LG유플러스의 플러그, 멀티탭, 블라인드, 공기질 센서 등 홈 IoT 서비스도 연동된다. 네이버 클로바가 제공하는 음성 검색, 생활 정보, 엔터테인먼트·교육용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도 초기 수준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한 아파트가 있지만, 이러한 수준을 넘어서 AI로 생활패턴에 맞는 홈가전 제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욕실 불 켜줘” 하고 말하면 명령을 실행하는 동시에 “보일러를 온수 모드로 전환합니다”라며 그날 날씨에 맞는 급수를 추천하는 식이다.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한 정보기술(IT) 기업, 건설사 간 짝짓기 경쟁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GS건설과, SK텔레콤은 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과 제휴를 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스스로 바둑 깨우친 ‘알파고 제로’… 인간 초월한 AI 나왔다

    스스로 바둑 깨우친 ‘알파고 제로’… 인간 초월한 AI 나왔다

    지난해 3월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을 누른 ‘로봇대표’ 알파고보다 더 강한 알파고가 나왔다. 바로 ‘알파고 제로’다. 알파고 제로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바둑 독학 36시간 만에 이세돌을 꺾은 ‘경지’까지 올랐다. 심지어 인간이 아닌, 스스로 그 ‘지식’을 깨우쳤다. 인간 한계를 뛰어넘은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등 이 회사 소속 연구원 17명은 19일(한국시간) 이런 내용을 포함한 ‘인간 지식 없이 바둑을 마스터하기’(Mastering the game of Go without human knowledge)라는 논문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알파고 제로의 가장 큰 특징은 ‘셀프바둑’이다. 알파고 제로는 바둑 기본 규칙만 아는 상태로 인간의 가르침 없이 바둑의 이치를 터득했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이세돌 9단을 4대1로 이긴 버전(‘알파고 리’)과 비교해 보면, 알파고 제로는 독학 36시간 만에 이 버전의 실력을 넘어섰다. 이어 알파고 제로가 72시간 독학을 한 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실전 당시와 똑같은 대국 조건(제한시간 2시간씩)에서 알파고 리와 대결한 결과, 제로가 리에게 100전 100승 무패를 따냈다. 알파고 제로가 한 수에 0.4초가 걸리는 ‘초속기’ 바둑으로 490만 판을 혼자 두면서 연구한 결과다. 교신저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공동 제1저자 3명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실버는 독학으로 바둑을 배운 알파고 제로가 기존 버전들보다 오히려 강한 이유에 대해 “인간 지식의 한계에 더이상 속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기존 알파고 버전들은 일부 정석 등을 인간으로부터 배웠고 인간이 둔 기보도 공부했지만, 알파고 제로는 인간으로부터 전혀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선입견과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파고 제로가 단순히 바둑을 더 잘 두는 프로그램을 넘어 과학계와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도움 없이 인간을 까마득하게 초월할 수 있는 잠재력을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시스템은 인간이 인공지능의 훈련을 감독하는 시스템이었다. 결국 인간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system)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인간으로부터 배우지 않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요령을 터득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특히 믿을 만한 인간 전문가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분야를 이런 방식으로 연구하는 데에 관심이 쏠린다. 허사비스는 “강화학습 방식으로 만들어진 알파고 제로는 지금까지 나온 알파고 버전들 중 가장 강력하며 컴퓨팅 파워도 덜 든다”며 “불과 2년 만에 알파고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檢, KAI 고등훈련기 17조 수출길 막지 말아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에 따른 여파로 고등훈련기 T50A의 미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KAI가 통째로 부정비리 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미국의 연방획득규정(FAR)에 따라 자칫 입찰 심사에서 결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미국 록히드마틴 측이 최근 미 정부에 제출할 검찰 수사 관련 소명 자료를 보내 달라고 KAI 측에 요청한 것만 봐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를 짐작하게 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우리 방위산업 기술이 세계적 반열에 올랐음을 국제적으로 입증하는 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총 350대에 이르는 미국과의 사업 규모만 17조원에 이를뿐더러 세계 최강 미 공군이 선택한 기종이라는 타이틀에 힘입어 최소한 100조원대의 제3국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방산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다. 감사원의 수리온 헬기 기체결함 감사와 검찰의 비리 수사에 KAI의 발목이 묶인 사이 경쟁사인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추월을 넘보고 있다. 지난 6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은 말 그대로 KAI를 탈탈 털었다. 그러나 몇몇 취업 비리와 전임 사장의 개인 비리 등을 적발했을 뿐 수사의 초점이었던 원가 부풀리기나 분식회계에서는 별다른 혐의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기소한 혐의들도 억지스럽거나 일반 회계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는 게 국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여야 의원들의 질타였다. 한마디로 변죽만 울린 수사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KAI가 입은 타격은 심대하다. 올 완성 항공기 수출액이 130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의 5분의1에 머물렀고 T50 수출 논의도 중단됐다. 미국의 훈련기 최종 사업자 선정이 내년 초로 늦춰질 전망이라지만 그래 봐야 남은 시간은 석 달여다. 이 기간에 KAI의 투명성과 T50의 우수성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검찰은 수사를 서둘러 비리 윤곽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 정부도 KAI 측과 협의체를 구성해 최종 가격 협상을 측면 지원해야 한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이 마지막 기회다. 방위력 증강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수입을 늘리기로 한 만큼 호혜평등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 트럼프에게 T50A 구매를 요구해야 한다.
  • “농업·식품산업 발전…5개년 계획 연내 마련” 김영록 장관 취임 100일

    “농업·식품산업 발전…5개년 계획 연내 마련” 김영록 장관 취임 100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올해 안에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쌀값 회복,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동물복지형 축사, 농산물 가격 안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많은 과제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걱정 없이 농사 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농정 지표로 제시한 뒤 “2018년 예산은 쌀값 회복, 가축 질병 예방, 식품 안전 등 현안 해결에 집중 편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쌀값과 관련해 “(13만원대였던) 쌀값이 한 가마니에 추석 이후 15만원대로 올라 일단 한 고비를 넘었다”며 “농민들이 안도하는 분위기여서 대단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벼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보조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 10만㏊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가액을 ‘5·10·5’(식사 5만원, 선물 10만원, 경조사비 5만원)로 내년 2월 설 이전에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김 장관은 “다음달 대국민 보고회에서 국민 의견이 수렴되는 만큼 농어민들의 바람과 요구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네이버, HW+SW ‘종합 IT기업’ 도약한다

    네이버, HW+SW ‘종합 IT기업’ 도약한다

    ‘데뷰’서 AI·로봇 등 신기술 공개 “AI로 일상생활 환경 모두 연결” 자율주행차 ‘4단계’도 연내 실현 “인공지능(AI)을 통해 일상의 생활환경을 모두 연결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사용자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6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7’에서 기조연설을 시작하자 관객석이 술렁였다.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업체 네이버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아우르는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이 상황과 환경을 인지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을 이날 연설의 앞머리에 세웠다. 네이버 데뷰는 국내 최대 IT 관련 콘퍼런스로 올해 10년째다. 특히 올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어떤 기술적 성과들이 나올지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라도 하듯 네이버는 AI를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차,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새로운 기술들을 쏟아냈다. 가장 시선을 끈 건 로보틱스 분야였다. 지난해 첫 로봇 ‘M1’(3차원 지도 제작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인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1년 만에 무려 9종의 로봇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부산의 ‘예스24’ 서점에 배치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는 로봇의 머리 위에 책을 얹으면 꽂혀야 할 서가로 이동했다. 로봇팔 ‘엠비덱스’는 어린이와 하이파이브를 할 정도로 팔 관절이 사람처럼 유연하게 움직였다. 무게가 2.6㎏으로 가벼워 사람과의 협업에도 부상 위험이 적었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어린이용 위치추적기 ‘아키’(AKI)는 여러 번 방문한 장소를 AI가 학습해 종전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알려 준다. AI 스피커 ‘웨이브’에 이어 네이버가 직접 판매하는 두 번째 하드웨어 상품이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연구에서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국내 기업·연구기관 중 최초로 ‘자율주행 4단계’ 고지를 밟을 계획이다. 1~5단계 중 4단계는 목적지·운전 모드 설정 등 큰 틀의 조작만 사람이 하고, 나머지 세부 운전은 기계에 맡기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기술은 비상시 운전자가 수동 운전을 해야 하는 3단계 수준이다.올해 8월 출시된 차량정보 시스템 ‘어웨이’는 내년 상반기에 오픈 플랫폼으로 개방한다. 곧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개발 또는 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인터넷 서비스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용자가 첨단 IT 서비스를 원하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가리지 않고 제공하는 종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서 검색 엔진, 쇼핑 등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이런 소프트·하드웨어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 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伊 레오나르도, ‘2017 서울 ADEX’서 AW101 헬기·AESA 레이더 기술 등 홍보

    이탈리아의 세계적 방위산업 업체인 레오나르도(Leonardo)가 10월 17일~2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이하 서울 ADEX)에서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하는 최신예 해상작전헬기(MOH) AW159 ‘와일드캣’과 차세대 소해헬기 후보 기종인 AW101의 모형을 전시하고,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 레오나르도가 전시·소개하는 AW101 헬기는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서 운용되는 민·군 겸용 중형 헬기로서, 기뢰제거/소해(AMCM), 상륙 기동, VVIP 수송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한 다목적 헬기다. 라이선스 방식으로 가와사키社가 생산한 AW101 헬기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소해헬기로 운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노르웨이가 레오나르도 ‘Osprey’ AESA 레이더를 탑재한 AW101 헬기의 탐색구조(SAR) 파생형 모델을 구매한 바 있다. 레오나르도는 또 이번 ‘서울 ADEX’에서 자사 AESA 레이더 기술의 우수성을 소개 및 홍보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해군 AW159 ‘와일드캣’ 헬기에 장착된 ‘Seaspray’ 등 레오나르도의 AESA 레이더는 30여 개국에서 경쟁입찰 프로젝트를 따낸 첨단 레이더로서, 잠수함 잠망경 등 수상 표적을 감지하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레오나르도의 Seaspray와 Osprey AESA 레이더 제품군만이 가혹한 해상 환경(높은 파고 등)에서 잠수함 잠망경 같은 미세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헬기 가운데는 AW159 ‘와일드캣’뿐 아니라 해양경찰청의 S-92 헬기도 레오나르도 Seaspray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레오나르도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미군과 호환 가능한 Mode-5 피아식별(IFF) 능력을 갖추기 위한 대한민국 군의 요구조건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시할 계획이다. 레오나르도는 독일의 헨솔트(Hensoldt)와 협력, Mode-5 IFF 솔루션을 전 세계 고객에 제공할 계획으로, 두 회사가 구축한 ‘Team Skytale’은 미국 이외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 국방부 AIMS 04-900(A) Option B 통제 표준에 부합하는 암호화 장비를 제공할 수 있다. 즉, Team Skytale의 IFF 솔루션은 언제든 대한민국에 수출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편 30년간 대한민국 안보의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레오나르도는 AW159 ‘와일드캣’ 이전에 대한민국 해군에 ‘슈퍼링스’ 헬기를, 해경과 지방 소방청에 AW139 헬기, 경찰청에 AW169 헬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공급한 바 있다. 군용 헬기 공급에 따르는 절충교역에 있어서도 레오나르도는 “대한민국의 관련 기업들과 협업 및 기술이전 등에 적극 나서 지금까지 약 5천억원 상당의 절충교역을 이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홍색공급망’ 대응전략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의 ‘홍색공급망’ 대응전략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애간장을 태웠던 한?중 통화 스와프가 재연장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벌써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악화된 한?중 경제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럽지만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희망사항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사드 문제 훨씬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이 집중적으로 추진해 온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정책의 영향 때문이다. 자국의 산업 고도화를 위해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원부자재와 중간재를 자체 생산·조달하겠다는 전략이다.중국의 이러한 전략은 대중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중국의 압력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마치 끓는 물 안의 개구리처럼 이러한 변화를 좌시하고 있었다. 사실 홍색공급망의 영향은 이미 수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7년 55.6%에서 2016년 49.3%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1% 상승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은 8.4%, 국내총생산은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우리의 대중 수출증가율은 12.4%로 전체 수출증가율인 15.8%를 밑돌고 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국 기업이 애초 예상보다 빠른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소식마저 들려왔다. 홍색공급망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의 하나다. 필자는 중국의 홍색공급망은 경제정책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굴기한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내세운 중국몽(China Dream)의 실현에 중요한 정책도구의 하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홍색공급망은 중국몽 실현에 중요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이를 구체화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다양한 사업을 매개로 더욱 심화되고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른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도 증대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루속히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우선 우리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반도체, 석유화학제품이 올해 대중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몇몇 기술을 제외한 우리의 대중국 기술 우위도 1~2년의 격차에 불과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반도체나 IT 부품소재, 첨단기자재뿐 아니라 중국이 필요하면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환경설비, 의약품, 의료기기, 보건의료 서비스, 5G 통신기술 등으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자체의 경쟁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허, 디자인,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제품의 부가가치를 한층 높여야 한다. 수출 시장의 다변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올해 들어 우리의 대아세안(ASEAN) 수출이 최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당 부분은 사드 여파 이후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아세안, 남아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 덕분이다. 정부도 정책적 차원에서 기업들의 수출 시장 다변화 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이 동남아 및 남아시아 18개국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남향정책’과 일본이 동남아로 시장을 넓힌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과정과 성과를 참고할 만하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취약한 인재의 확보, 유출 방지 및 유입에 적극적인 제도적,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중국은 홍색공급망을 공고히 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각국의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고급 기술을 가진 우리 인재들이 중국기업의 OLED 자체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은 인재의 확보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 정책당국 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서로의 정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기존의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미·중 전략경제대화 수준의 폭넓은 대화 채널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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