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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2 ‘국민참여 정책’ 만든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콘텐츠 전쟁’에 돌입했다. 남다른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접근 방식도 비슷하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토대로 현장형 정책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정 후보의 정책 개발은 ‘유권자 창조형 캠페인(UCC·User Created Campaign)’으로 요약된다. 말 그대로 국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세부적으론 ‘행복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국민이 온·오프라인에서 정책 대안과 선거운동 방식을 제안하면 당이 토론을 거쳐 실제 선거 현장에 적용한다.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담아 ‘신선한 정책’을 내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서포터스를 확장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방침이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재미를 봤던 ‘희망돼지’ 전략을 연상케 한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유권자가 직접 만드는 상향식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공약을 만드는 데 국민 의견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는 아예 당 홈페이지에 ‘대선공약 특별페이지’를 개설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상대로 ‘MB 공약, 내가 디자인한다’라는 제목으로 정책 공약집 제목과 표지 디자인도 공모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 관심도 끌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얻자는 셈이다.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제살리기 특위’에 명망가 대신 현장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 24명인 특위 위원단에는 외부에 잘 알려진 명망가 대신 ‘민생경제, 서민경제’ 이미지에 걸맞은 인사를 영입했다. 중소·벤처기업, 자영업자, 농업인, 택시업계 종사자 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을 두루 골랐다.박지연 박창규기자anne02@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범여권, 中·러 연계개발 주력… 이명박은 대운하

    [정책선거 원년으로] 범여권, 中·러 연계개발 주력… 이명박은 대운하

    국토개발·건설과 관련된 역대 대통령 선거의 단골 공약은 ‘지역 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 완화’다. 국토개발·건설 분야에서는 각 후보의 정책 비전이 드러나는 편이라 ‘큰 그림’이 많이 제시된다. 그러나 대선 때마다 반복적으로 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 해소책이 제시됐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국토개발공약은 다른 정책분야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17대 대선 후보들의 국토개발·건설 관련 공약을 전체적으로 비교해보면, 범여권 후보들은 중국횡단철도(TCR)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 한반도 상생경제, 항공우주 7대 강국, 한반도 시대, 환황해 경제권과 환동해 경제권, 한반도의 국제 물류 중심지화 및 세계적 관광지대화 등 한반도 전체를 중심에 두고 있다. 대륙을 연결하며 국토개발의 시야를 넓히는 가운데 발전의 근거를 찾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국토개발·건설 공약은 ‘대운하 건설’로 종합되고 있어 국내 개발 차원에 시각이 머물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孫·鄭·李의 장기계획´ 실현성 제고 과제로 국토개발과 건설 이슈는 국가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의 공약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이다. 그래서 국내 차원의 균형발전과 분산을 강조하던 데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사회·경제적 발전의 원동력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의 공약이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 여부를 놓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득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한반도의 국제 물류 중심지화 및 세계적 관광지대화를 내세웠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구체성이 더 떨어진다. 지역밀착형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 구축 공약은 노동 공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 공약과 달리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인 지역의 발전을 어떻게 촉발시키고 기여할 것인가를 구체화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지역경제발전협의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갖춰져야 할 운영원리를 제시해야 하는 게 과제다. ●이명박 외엔 교통공약 찾아볼 수 없어 역대 대선에서 후보들은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교통시설 건설, 대도시 교통난 해소, 대중교통 활성화 등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17대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이런 교통분야의 공약을 아직까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명박 후보만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서 광역교통 연합체인 수도권 광역교통 행정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다. 이런 공약은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나왔던 공약이었고, 수도권 집중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없이는 미봉책 수준을 넘지 못할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교통분야 역시 민생분야임을 깨닫고 정책생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오수길 한국디지털대 교수 ■후보별 공약 점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건설 공약은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만약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공약 실현 과정 내내 시비가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공약으로, 사회적 통합을 결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당 내에서도 ‘내수시장 위주의 공약’이라거나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토목공사’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재검토 또는 수정을 시사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명박, 대운하 사회통합 미흡 이명박 후보가 최근에 밝힌 재개발 및 재건축 완화, 용적률 상향조정, 전매제한 단축 등의 입장, 그리고 수도권 광역도로망 및 광역철도망의 조속한 완성 등의 공약은 경부운하 건설을 통해 국가 전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균형’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수도권 위주의 국토개발과 건설을 지속하려는 것이라면, 현재까지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상당부분 성공한 것으로 보는 것인지, 시장원리에 따라 어차피 균형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이명박 후보의 공약은 그래도 상당부분 구체성을 갖추고 있는데, 여권 후보들의 공약은 아직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 모두 이명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토목공사’로는 국가발전을 이뤄낼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나름대로 각자의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실현가능성은 불분명한 상태다. 경제개발의 원동력을 남북 공동의 국토개발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후보들이 내세우는, 남북이 공동으로 나서야 하는 새로운 국가발전의 비전은 정치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로드맵과 병행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인 사회·경제적 편익까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권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이나 예상치 못할 위험들을 고려하면, 그에 따른 편익이 훨씬 높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 등에 들어갈 비용의 조달 방법, 정치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국내 정치적 합의과정과 남북의 합의과정에 대한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나아가 세계경제체제에 편입된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는 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다른 대안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설득도 비전 제시와 함께 이뤄질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범여권, 공약 구체성, 실현 가능성 결여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는 토목공사가 아니라 창조적 국토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포털로서의 광역수도권, 글로벌 물류 및 대일 비즈니스 포털로서의 광역영남권, 동북아 브레인 포털로서의 광역중부권, 대중 비즈니스 포털로서의 광역남부권 등 광역대도시권의 건설을 주장한다. 인천, 태안-안면, 새만금, 압해-화원, 광양-남해, 부산-진해 등 6대 개방특구 조성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개발독재시대형 토건국가 중심’의 정책이라고 규정하고,‘삶의 질 성장을 위한 지속가능발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련한 것이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위한 7대 공약’인데, 개발독재 시기의 건설 분야와 이후 성장한 제조업 분야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것은 ‘항공우주 7대강국 도약’ 비전이다.‘AIR-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헬기를 포함한 중소형 대중항공기를 독자적으로 개발·운영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대중항공의 동북아 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해찬 후보는 ‘한반도 시대’를 추진하기 위한 4대 전략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경제공동체 형성, 한강·임진강·서해안 평화공동수역 조성,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등을 내세운다. 이 가운데 한반도 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핵심과제로는 개성공단 3단계 조기완공, 북한 4대 경제특구 활성화, 북한 고속도로망 건설추진, 남북한 연계 관광사업 추진, 남·북·중·러 북방경제협력체제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개성공단을 모델로 남포, 평양, 신의주를 특구로 개발하고 북한 동해안의 금강산, 원산, 단천, 나진·선봉이 개발되면, 미국-일본-남북한-러시아가 연결되는 환동해경제권이 완성돼 동해안 일대의 발전이 일어난다는 구상이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경의선과 동해선을 개통, 대륙횡단철도와 연결해 21세기 철의 실크로드를 만들어 아시아와 유럽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중국·몽골·러시아·중앙아시아와의 직교역을 활성화하며, 러시아 석유와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한반도종단 수송관으로 연결해 활용하고, 또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국제물류중심지로서의 한반도를 건설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한정된 국토와 환경용량을 소모하는 방식의 경제성장은 영원할 수 없고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는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고 비판하며,‘생태적 경제 비전’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되는 것이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라 할 수 있다. 울산 자동차산업, 포항 제철산업, 광양 석유화학산업, 창원 기계산업, 대구 섬유산업, 수원 반도체산업 등 지역경제의 핵심 축으로 특화된 공단들에 주목한다. 기존의 지역단위 노사정위원회를 발전시켜 노사정-금융-대학이 참여하는 지역경제발전협의체를 가동하고 특화된 공단의 지역경제적 특성을 살려 지역밀착형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손학규 “본고사 찬성 아니다”… 교육분야 입장 밝혀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대통령 경선 후보 측은 11일 ‘손 후보가 본고사 부활을 찬성한다.’는 본지의 보도<11일자 4면>와 관련, 자료를 보내와 “본고사든 수능시험이든 대학이 결정할 수 있는 자율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 측은 ‘기여입학제 찬성’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으며, 국민정서상 도입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일관성있게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자립형 사립고 설립 자율과 관련해 “자립형 사립고 설립 자율은 지방에 국한된 것”이라면서 “자사고만을 의미하지 않고 대안학교와 특성화고 등을 지방에 설립할 때 규제를 적극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낡은 의자·빛바랜 전화기…시간의 흔적들

    낡은 의자·빛바랜 전화기…시간의 흔적들

    예전에는 ‘빈티’난다고 밀어냈던 오래된 빈티지(vintage), 그리고 빈티지처럼 보이는 스타일이 요즘 유행이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서 유럽의 빈티지 가구와 소품 컬렉션 등을 소개해 인기를 얻고 있는 홀 페이퍼가든의 대표 주은주씨는 요즘 선이 간결하고 디자인이 투박하지 않으며 색채감이 뛰어난 덴마크의 빈티지 가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한 가족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빈티지를 찾는다. 파리의 클리낭쿠, 방브 지역 등을 다니며 빈티지 가구들을 찾아내고 있다. 북적거리는 코엑스 몰의 스프링컴 레인폴, 저렴하면서도 멋스러운 빈티지 스타일의 가구와 소품들을 구입하려는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산 듯한 엽서, 오래된 듯 바랜 수첩, 나무와 스틸로 만들어 왠지 복고적인 느낌이 드는 가구들까지. 요즘 여성들이 좋아하는 빈티지 느낌을 잘 살린 곳이다. ●시대 생활양식·문화를 반영하는 빈티지 올 가을 인테리어에서는 낡고 오래된 빈티지 물건들이 멋진 공간을 꾸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빈티지 스타일은 한동안 아줌마들 사이에 유행했던 묵직하고 화려한 분위기의 앤티크(antique)나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낸 듯한 정크 (junk)스타일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정한 연대, 시기에 만들어진 어떤 것’을 뜻하는 빈티지는 돌고 도는 유행의 수레바퀴 속에서 자신이 흠모하는 시기와 당시의 스타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사람들이 창조해내는 스타일의 한 장르다. 한 시대의 생활 양식과 문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빈티지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최근 홍대 앞 골목에 문을 연 ‘aA디자인뮤지엄’의 경우 1900년대 유럽을 컨셉트로 낡고 빛 바랜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들을 한데 모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탈리안 카페를 운영하는 김명한씨가 20년에 걸쳐 유럽을 돌며 수집한 유명 작가의 작품 및 가구와 인테리어 오브제, 조명 등의 제품을 내 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책으로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즐길 때에 빈티지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뮤지엄으로는 드물게 규모가 큰 이 곳의 등장은 요즘 빈티지에 대한 열풍이 뒷받침된 것이리라. 오래 전부터 빈티지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던 곳은 바로 일본이다. 다이칸야마, 지유가오카, 메구로 등지에서는 아예 빈티지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진품과 빈티지 스타일을 본딴 제품들을 철저하게 구별하는 그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모아온 엄청난 양의 빈티지 제품들을 소유하고 있다. 오리지널 빈티지뿐 아니라 빈티지 디자인과 양식을 그대로 이어 생산하고 있는 가구 회사도 있다. 국내에도 수입된 ‘비전 60’의 가구 ‘카리모크 60’이 바로 그것.1960년대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카리모크 60’의 가구 디자인은 그대로이다. 보편 타당한 디자인이면서 현대인의 요구에 맞는 부분만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겠다는 그들의 신념은 하나의 ‘빈티지 라이프스타일’로 보인다. ●손쉬운 빈티지 스타일링의 노하우 좀더 쉽게 빈티지 느낌을 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복고풍의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스타일리스트 이정화씨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문화적 경험을 충분히 되새기고 활용하라.”고 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대의 영화나 뮤지컬 등 영상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이들 영상물 속에는 그 시대의 생활 양식을 반영한 다양한 세트가 존재한다.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특징이 될 만한 제품들을 모으는 것도 빈티지 스타일을 구사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 유행하는 빈티지 스타일 따라잡기 단순하면서도 과감한 프린트의 벽지와 패브릭, 오래된 가전 제품, 약간 어두운 빈티지 컬러의 페인팅 중 하나의 포인트를 권하고 싶다. 어린 시절 갖고 놀았던 인형이나 책 등을 소품처럼 사용해도 좋다. 스프링컴 레인폴의 조수정씨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소품들, 낡고 투박하지만 장식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의 가구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최은선 스타일칼럼니스트 aleph@nate.com ■ 사진 및 자료 제공:aA디자인뮤지엄, hall papergarden,spring come rain fall,vision60.
  • 부시·카르자이 “맞교환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박찬구 이순녀기자|조지 부시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과 6일 메릴랜드 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갖고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사건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탈레반측이 이를 빌미로 추가 인질 살해 위협의 강도를 높이거나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피랍 사태는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인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하고 민간인들을 방어장벽으로 사용하는 등 어둠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미국과 아프간은 탈레반 세력에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회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미·아프간 정상회담에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인질과 관련한)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마디는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통화에서 “한국 대표단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한국측은 어젯밤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인질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AP통신에 “인질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카르자이와 부시 대통령이 책임을 안게 될 것”이라며 압박을 가했다. 양국 정상은 아프간에서 세력을 다시 확장하고 있는 탈레반 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 작전의 강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회담이 인질 석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러나 두 정상은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최대한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을 경우 인질을 구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감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앞으로 인질 석방의 중요한 열쇠는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의 협상이 될 것이다. 한국에도 ‘카드’가 있다.”고 말해 탈레반이 거절하기 어려운 협상 카드를 한국 정부가 제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양국 정상회담을 지나치게 과대 해석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인질·포로 맞교환’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천명함에 따라 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 협상에 한층 무게가 쏠리게 됐다. 정부는 탈레반과의 대면 협상에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협상 장소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아마디 대변인은 AP통신 인터뷰에서 “한국대표단이 탈레반측의 안전보장을 위해 유엔을 설득하고 있으며,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탈레반의 관할 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dawn@seoul.co.kr
  •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앞으로 10년 뒤에 무엇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까.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이며, 새로 나타나는 도전은 무엇일까. 우리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전략을 짜서 준비해나가야 할 것인가. 서울신문은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과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을 초청해 창간기념 대담을 갖고 10년 과제와 대응전략을 짚어봤다. 우 위원은 2030년까지의 과제와 대응방안을 진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에 민간책임자로 참여했다. ●정문건 부사장 앞으로 10년은 한마디로 도전과 긴장으로 점철된 10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힘입어 호황을 누려왔지만 앞으로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축소돼 금융시장은 불안해질 겁니다. 중국 경제불안이 현재화되고, 기후변화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잠재성장률 4%대의 성장세가 유지되면 2017년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을 테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서 12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극화 문제도 그다지 개선되지 못할 겁니다. ●우천식 선임연구위원 비전 2030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 진입의 안정된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2017년은 새로운 전환의 기반공사를 판가름하는 시기가 될 겁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도전과 긴장이 지금보다도 더 응축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년이 외환위기로 푹 가라앉았다가 갑자기 반동하는 조정기였다면, 앞으로는 외부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갑자기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충격을 흡수하는 내부 역량을 어느 정도까지 확장하느냐가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것입니다. ●정 부사장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우선 한국경제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둘째로 앞으로 1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신수종산업을 찾아야 합니다. 요즘 정보통신(IT) 산업의 융합이 회자되고 있습니다.IT산업이 확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들어갔다는 말이지요. 새로운 기술혁신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기술을 서로 융합해서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로 2017년이 되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고 하지만, 기업에서 쓸 수 있는 25∼55세 인력은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혁신인재를 교육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 기능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복지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정수요는 팽창할 수 밖에 없고, 통일 변수도 가시화될 겁니다. 그때 재정 내실화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겁니까. 지금 같은 정부 기능으로는 한국경제의 업그레이드가 어렵습니다. ●우 위원 세계적인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 박사는 한국이 직면할 3대 위협으로 저성장속 양극화, 고령화, 북한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정체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직면할 5대 과제로는 첫째가 성장동력이고, 둘째가 사회안전망입니다. 사회안전망은 돈을 퍼붓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이념을 떠나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는 세계화의 문제인데, 세계 경제에 일부분만 접속돼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몇몇 기업을 빼고는 대부분 섬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넷째로 1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많지만 3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뿐 아니라 정치까지 포괄하는 큰 개념으로서 사회자본을 짜는 일입니다. 저출산·고령화를 방치해도 안 되겠지만 대책을 세우더라도 투입비용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된 처방인지는 또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정 부사장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제도들은 모두 임시방편이었습니다. 기업·금융·정부·노동시장·사회경제 시스템 등 전반에 걸쳐 영미식 시장제도를 한꺼번에 이식하려 했다는 얘기지요.10년 동안 세계의 모든 자본주의 모델을 다 실험했지만,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를 찾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 위원 우리나라가 미국 경제를 지향해서 제2의 미국식이 될까, 아니면 유럽식이 될까요?이는 철학적 기반과도 관련이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아이덴터티(정체성)를 찾아야 합니다. 여지껏은 먹고 사는데 바빴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다룰만한 지적 리더십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순수한 복지국가형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입증됐지요. 시장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논리 밖에 없지만 그것 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시장경쟁 단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야 하고 규제도 완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경쟁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개인보호도 강화해야 합니다. 비전 2030에서는 이런 두개의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쓸데없는 이념논쟁은 끝내야 합니다. ●정 부사장 정부와 기업 차원이 아니라 개인들은 어떻게 10년 뒤를 준비해 나가야 할까요. 이제는 세컨드 라이프(제2의 인생)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은퇴 후 살아갈 기간이 굉장히 길어지기 때문에 생애 소득 플랜을 짜야 합니다.IT 이후에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해답은 ‘고령화’와 ‘기후 변화’라는 두 단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 의료기술과 생명과학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리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기는 하드웨어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면, 생물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 친화적인 기술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생명공학, 환경에너지 산업이 신수종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IT분야에서 우리가 해왔던 노력을 앞으로는 에너지·생명공학·환경 분야에 투자해야 합니다. 기업에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도 나서서 향도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세금으로 우주개발, 첨단 군사무기개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취약합니다. ●우 위원 인재 문제가 중요한데요,BNIC(BT·NT·IT·Congo(인지과학)) 융합기술 분야에서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미래기술과 차세대 동력기술을 아무리 얘기해도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겠지요. 향후 10년동안의 경제산업은 중간재·자본재·부품소재 등에서 탄력을 받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으로부터 역수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막을 도리도 없습니다. 이 분야까지 침식당하면 우리나라는 허리가 동강나고 머리와 다리만 남게 됩니다. 치명적인 양극화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과학기술을 정비하는 게 최대 관건입니다. ●정 부사장 일본 경제는 최근 부활하고 중국이 추월해 오면서 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꼴이 됐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에 돌입할 겁니다. 미·일 경제전쟁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어냈듯 미중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반사이익을 챙겨야 합니다. 서방국가와의 FTA는 일본과 중국에 앞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원교근공 전술이라고나 할까요. 미국의 공대에서는 전통적인 공대 교수를 줄이고 생물학 분야를 전공한 교수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구조조정이 일어났나요? ●우 위원 미국,EU 등과 FTA를 강화하고, 중간재·자본재 비즈니스 분야에서 중국 진출의 거점이 된다면 우리가 미·중간의 경제 긴장관계에서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인재양성에서 GKBN(Global Korean Brain Network) 개념을 정립해야 합니다. 안에서 인재를 찾지 못하면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단 두 명뿐이랍니다. 이런 분야에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들어와도 오래 버티지를 못합니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지난 10년간 세상은 급변했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세상은 더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0년 뒤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어떤 것을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환경·문명 충돌 심화… 삶의 질 더 나빠져 10년 뒤 한국사회는 경제와 환경, 문명과 생태계, 인간과 자연의 충돌로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크게 쇠락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경제사회 발전의 지속성마저 멈춰버릴지 모른다. 현재 국민소득이나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땅과 물과 환경이 심하게 오염돼 아토피, 비염,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각종 환경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 서울은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대기오염 도시로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해마다 발표하는 삶의 질 측정수단인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42개 국가 중 최하위권인 122∼136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앞으로는 경제 지상주의나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크게 도전받게 될 것이다. 난개발, 부실공사가 사회적 악으로 지탄받고 그것을 주도한 정치인이나 관료 및 기업들은 사회적 죄인으로 지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그린벨트 해제, 산림과 농지 전용, 막개발과 난개발 등 개발시대의 패러다임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건설과 연관되는 이른바 ‘토건국가’의 폐해가 노골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사회 지속가능성의 악화도 우려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 및 이혼 증가율, 교통사고 사망률, 청소년 범죄율, 음주 사망률, 저출산 고령화 현상, 노사간 극한대립 등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이 나빠지면 삶의 질 하락과 사회 양극화 및 대립을 더욱 부추겨 사회의 지속가능성마저 악화시키는 동반 상승현상이 나타난다.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10년 뒤에는 스스로 역사적 죄인으로 지목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환경친화형 발전, 녹색주의 개발,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경제정책 등 한마디로 경제와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화시키는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장관) ■ 경제 성장능력 저하… 재정부담 급증 최근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국가부채가 증가하는데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급속한 노령화와 경쟁력 둔화 등으로 성장능력이 떨어져 세입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부분 연구기관의 미래 잠재 성장률은 4% 수준이다. 둘째, 노령화로 각종 연금과 의료보험의 재정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령화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빨라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였는데,2019년에는 14%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보험에서 노인의료비 비중이 1985년 4.7%에서 2006년 22.8%로 늘어났고,2010년에는 28% 수준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할 것 같다. 셋째, 재정지출 구조면에서 공무원 인건비,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복지비 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비전 2030 희망 한국’에 따르면 2006∼2030년 복지지출 증가율이 연 9.8%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넷째, 통일시 북한 재건을 위한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그 비용조달을 위해서는 증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막대한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국가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통일 비용 조달을 위한 부채까지 늘어난다면 국가부채는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되던 1991년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4%에서 2004에는 67.0%로 크게 늘어났다. 최종찬 롯데그룹 고문(전 건교부장관) ■ 다인종·다문화 가속화… 민족 정체성 혼란 1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율변동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해 나간다면 8년 후인 2015년쯤에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달성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때쯤이면 고령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 등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에 대한 고민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도 질적, 양적으로 한층 진전되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가 늘어나면서 교역량도 크게 늘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간 교류협력관계가 확대되면서 해외 인력과 문화의 국내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다인종·다문화사회에 접어들 것이며, 민족주의적 배타성보다는 어떻게 하면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산업구조도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지능형 로봇, 미래형자동차, 지능형홈네트워크 등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제조업이 재편되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또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기존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도 계속 생겨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자본, 기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가간,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경쟁대열에서의 탈락도 그만큼 빨라지고 기업의 수명도 단축될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고령인구 14%… ‘누워 지내는 노인’ 일반화 10년 뒤 대한민국은 성장하는 중국과 회복하는 일본 사이에서 여전히 성장 동력의 모색과 창출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생산체제가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고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 및 주변 열강들과의 역학 관계는 대한민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교육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국내 정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북한 체제의 전환과 주변 열강들의 각축은 심화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 예컨대 탈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남북간 정치문제뿐 아니라 남한내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와 농촌에서의 국제결혼 및 혼혈아동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회 이슈로 다가올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체성과도 결부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는 지금과 다른 형태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진출,‘기러기 아빠’를 양산했으나 10년 뒤에는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 대학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국내 대학들은 입시제도보다 국내·외 우수 인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어 출산 장려와 보육, 노인복지 문제도 크게 부각될 것이다.10년 뒤 우리 사회는 고령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일본사회를 특징짓는 ‘네타키리(寢たきり, 즉 누운 채)’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뇌졸중ㆍ중풍 등으로 누워 지내는 노인들이 일반화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간병의 장기화와 의료비 증가, 연금재정 고갈 등이 발생하는 고령사회의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 나노기술 이용 테러 위험… 北체제 큰 변수 10년 뒤 한국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추세이며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10년 뒤 인구증가율은 마이너스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고령화 인구 비율도 13.8%로 증가하고 2030년에는 무려 24%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는 이민정책을 포함한 노동인구 활용을 고민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보기술(IT) 혁명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대 변혁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나노기술,IT기술의 융합이 차세대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동감한다. 생명공학은 인류복지 증진을 위한 질병, 웰빙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만 생명 복제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며 이 역시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혁명이고 동시에 테러와 같은 나쁜 용도로 사용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10년 뒤 이러한 차세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수준 격차를 고민할 가능성이 많다. 우리들은 남북 통일이라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중요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10년내에 북한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국에는 무엇보다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의 10년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임상규 삼성경제硏 연구전문위원
  • 英 콜린스사전에 추가된 새 단어들 size-zero, brainfood, 7/7

    영국 BBC방송 등 언론들은 4일 출간된 영국 콜린스 영어사전 9판에 새로 등재된 시사 단어들을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깡마른 모델 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주 마른 모델만 입을 수 있다는 ‘사이즈 제로(size-zero)’가 등장했다. 또 지구촌 기후 위협이 악화되는 상황을 반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환경보호 활동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탄소상쇄(carbon-offsetting)’도 새롭게 첨가됐다. 두뇌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는 ‘브레인 푸드(brainfood)´, 감기 증상을 과장해 엄살을 떠는 것을 지칭하는 ‘인간 독감(man flu)’도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인 대형 사건의 축약된 표현도 정식으로 등재됐다. 런던 7·7테러를 지칭한 ‘7/7´,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를 가리킨 ‘기트모(Gitmo)´ 등이다. 이 밖에 ‘플라스마 스크린(plasma screen)´텔레비전,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Tamiflu)´, 과격 무슬림의 기지처럼 되어 버린 런던을 지칭하는 ‘런더니스탄(Londonistan)´ 등도 추가됐다. 콜린스 영어사전은 25억개 단어에 대해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들이 자사 제품이나 이름에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있다.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이 한창이다. 민간 기업의 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더욱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회사 크로스포인트 이윤희 기획네이밍 실장은 “공기업은 세금이 투입되면서도 국민들이 서비스를 많이 소비한다.”며 “이런 까닭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선호도는 공기업이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요인이자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13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휴먼시아(Humansia),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ex), 한국철도공사는 코레일(KORAIL), 한국수자원공사는 케이워터(K-water)라는 브랜드를 각각 출범했다. 그러나 법인의 이름은 그대로 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3월 기업 이미지를 케이워터로 통합하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化)에 앞장섰다. 케이워터는 한국 대표 물기업, 핵심기술 보유, 최고의 물 서비스 회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생수업계는 이를 계기로 수자원공사가 생수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간기업 경영마인드 접목 주택공사는 지난해 7월 아파트 브랜드를 ‘휴먼시아’로 지으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이전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붙였던 ‘주공’이란 이름을 버렸다. 주공의 이같은 브랜드화는 아파트 분야에서 민간 건설업체와 정면 대결해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또 8·31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잇따르면서 공영개발이 강조돼 주택공사의 업무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상철 휴먼시아 마케팅팀장은 “세계 최고의 주택도시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고 경쟁력이 있는 도시공간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브랜드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공의 휴먼시아는 여러가지 뜻을 담고 있다. 휴먼시아는 ‘인간 또는 인류’를 뜻하는 휴먼(Human)과 ‘넓은 공간 또는 대지’라는 뜻의 시아(sia)의 합성어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최고의 도시주거 공간조성을 통해 입주민에게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주공의 비전을 담고 있다. 주공이 만든 로고의 첫 글자 ‘H’를 보면 사람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7일 ‘코레일’로 통일하면서 브랜드화에 가세했다. 그동안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로 혼용되던 것을 일원화했다. 철도공사 산하의 9개 계열사 이름에도 ‘코레일OOO’로 바꿨다. ●철도공사도 ‘코레일´로 일원화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명함과 명찰, 사원증을 비롯해 간판과 차량 디자인 등에 코레일을 쓰기 시작했다. 김학태 실장은 “코레일로 기업의 명칭을 일원화함으로써 이미지를 올리고, 세계적 종합운송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로 브랜드화에 합류했다. 이엑스는 고속도로를 뜻하는 영어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의 앞 두 글자 ex를 따왔다. 이를 도로공사의 특징에 맞게 시각화했다. 박영철 홍보실장은 “영문 e와 x가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는 문자 조형은 도로를 중심으로 사람과 장소, 물류와 정보를 이어주는 도로공사의 핵심가치를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도로공사의 핵심가치인 으뜸(excellence), 역동(exciting), 전문(expert)의 뜻도 함께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이름표를 단 공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대선주자 주요 정책 책임있게 말하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과 3불 정책 등 국가적 현안이 쟁점화되면서 대선주자들도 속속 논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고 있다. 진부한 이념논쟁이나 거대담론을 벗어나 이처럼 구체적 현안을 놓고 대선주자들이 논쟁하는 것은 정책선거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장밋빛 공약을 앞세운 선동정치, 이미지정치 대신 정책이슈를 붙들고 논쟁하는 선진국형 ‘소매정치’(retail politics)로 다가서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의 찬·반 의견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과연 이들이 깊이 있는 정책적 연구와 구체적 정책비전을 갖추고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3불 정책만 해도 각 대선주자들의 주장이 모호하기 짝이 없다. 대입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등을 놓고 마치 좌판의 물건을 고르듯 이건 찬성, 저건 반대 식으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옳든 그르든 3불 정책은 지금 이 나라 교육제도의 근간이다. 책임 있는 대선주자라면 3불 정책을 유지하든, 수정하든 이 나라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그 비전부터 내놓고 찬·반을 주장해야 마땅할 것이다. 한·미 FTA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접근 태도는 더욱 한심하고, 심각하다. 협상이 끝나지도 않았건만 무조건 된다 안 된다로 패를 갈라 싸우고 있다. 협상에 대한 찬·반 논란이 아니라 고작 시장개방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FTA 찬·반 논쟁을 통해 대선정국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려는 정략적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이래서는 협상이 어떤 식으로 타결되든 국회 비준을 위한 합리적 검증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올해 대선은 대북정책과 부동산 세제 등 그 어느 때보다 정책현안이 많이 걸려 있다. 그만큼 대선주자들의 책임있는 정책 행보가 중요하다. 현안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말하되 구체적 정책비전을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 [경제플러스] 우정본부, 물품 구매단가 7억원 절감

    우정사업본부는 7일 예산 낭비 요인을 줄이기 위해 ‘소모성 물품 구매관리(MRO)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에 전년도보다 7억 8000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우정본부는 지난해 26억원 규모의 물품을 구매했다. 우정본부는 이 제도를 2005년 11월 정부 부처에서 처음으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우정본부는 “이 시스템은 지역별, 우체국별로 다른 물품 단가를 표준화하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매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라면서 “운영한 결과, 물품의 평균 구매단가가 15% 이상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물품 구매 소요기간도 최장 30일에서 2일로 대폭 단축됐다고 덧붙였다.MRO(Maintenance,Repair & Operations) 시스템은 생산에 직접 들어가는 원자재를 제외한 비전략적 간접 자재로 주로 전산용품, 사무용품 등 일반 소모품을 뜻한다.
  • ‘윈도 비스타 PC’ 출시 붐

    ‘윈도 비스타 PC’ 출시 붐

    ‘액티브X’와의 호환성과 보안성, 높은 가격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PC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계(OS)인 ‘윈도 비스타’ 탑재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HP가 24일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일제히 새로운 데스크 톱, 노트북 모델들을 출시했다.MS는 또 지난해 기업용 윈도 비스타를 국내 시판한 데 이어 31일 일반인용을 내놓는다. 윈도XP 버전 출시 이후 6년만이다. ●신제품 한꺼번에 쏟아져 업계는 1∼2월 출시됐거나 출시될 데스크 톱이나 노트북의 80∼90%에 윈도 비스타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한다. 데스크 톱의 경우 6∼7년 전 ‘펜티엄 3’가 ‘펜티엄 4’로 교체돼 교체 주기와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12.1인치 서브 노트북 ‘Q35’ 등 노트북 10여종을 내놓았다. 또 초경량 미니슬림인 ‘MX10’ 등 데스크 톱 20여종도 출시했다. 기존 제품에다 ‘윈도 비스타’를 탑재한 제품으로 가격은 기존 제품과 비슷한 150만∼200만원대이다. 삼성전자는 예약 구매를 했던 고객에게 커뮤니티사이트 ‘자이젠(www.zaigen.co.kr)’에서 업그레이드 DVD를 배포한다. LG전자도 30일부터 윈도 비스타를 탑재한 노트북 9종을 출시했다.10.6∼17인치대로 다양하다. 제품군은 ▲휴대성을 강조한 ‘A1’ ‘C1’(10.6인치)시리즈,‘Z1’(12.1인치)시리즈 등 3종 ▲고성능의 ‘W1’(17인치) ‘S1’ ‘P2’(15.4인치)시리즈 등 3종 ▲성능·가격 경쟁력이 있는 ‘F2’(15.4인치),‘R1’ 시리즈(14.1인치) 2종 및 ‘V1’ 시리즈다. 가격은 100만∼299만원대.LG전자는 또 2월1일부터 프리미엄 운영체계를 탑재한 ‘엑스피온’ 데스크 톱 8종도 출시할 예정이다. 윈도 비스타를 탑재했다.3월 말까지 윈도 비스타 제품을 구입하면 모델에 따라 유·무선 공유기,USB DMB수신기 등의 사은품을 증정한다. 윈도 비스타 탑재가 안된 제품을 산 고객이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2월 초부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DVD로 제작해 우편으로 보내준다. 한국HP는 지난 24일 윈도 비스타 기반의 ‘터치 스마트’ 데스크 톱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19인치 스크린과 고화질, 표준화질 TV 프로그래밍 기능을 갖춘 퍼스널 비디오 레코더를 탑재했다. 가격은 2500달러(US달러 기준)이며, 국내에는 2·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 윈도 비스타 기반의 ‘파빌리온 tx1000’ 노트북(12.1인치)도 선보였다.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 내장형 미니 리모컨 기능,LCD 디스플레이가 180도 회전 가능하다. 삼보컴퓨터는 27일부터 슬림형 데스크 톱 4종과 노트북 4종을 예약 판매한다.‘리틀 루온’ 등 루온 계열 프리미엄 PC와 드림시스 슬림 PC 등 전 데스크 톱 제품에 윈도 비스타를 탑재했으며,‘에버라텍’ 노트북에도 윈도 비스타를 적용했다. ●한국선 너무 비싸 윈도 비스타는 출시와 함께 기존 제품과의 서비스 충돌 및 높은 가격 논란 등에 휩싸였다. 피싱 필터링, 개인 방화벽 개선, 사용자 계정 제어 등 보안이 대폭 강화돼 기존의 ‘액티브X’와 호환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 또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은 홈 프리미엄급(처음 PC에 까는 경우)의 경우 미국에서 21만 6000원에, 국내에서는 35만 9000원에 팔아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MS측은 “PC 제조사에 납품하는 윈도 비스타 도매가는 세계 어디서나 같지만 소비자가는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의 규모나 유통회사의 운송비·세금 등 부대비용 등에 따른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일반시장 판매는 소프트비전에서 한다. 정기홍 박경호기자 hong@seoul.co.kr ■ 어떤 것이 좋을까 ●종류는 4개 개인용 윈도 비스타에는 ▲홈 베이직 ▲홈 프리미엄 ▲비즈니스 ▲얼티메이트 등 4개가 있다. 일반인에게는 탑재용보다 업그레이드용이 낫다. 홈 베이직은 기본형이다. 기능이 가장 적다. 빠른 검색이나 간단한 사진편집,DVD 굽기 등만 가능하다. 홈 프리미엄은 홈 베이직보다는 높은 버전이다. 미디어 센터가 탑재돼 있어 게임, 영화,TV 등을 즐길 수 있다. 얼티메이트는 비즈니스, 홈 프리미엄 기능이 다 들어 있다. 한글판은 탑재용이 53만 9000원, 업그레이드용은 35만 4000원이다. ●성능은? 윈도 비스타를 실행하려면 55기가바이트(GB) 이상의 하드 디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또 설치할 경우 용량이 CD보다 7배 많아 DVD 롬 드라이브가 필수다.3차원 사용자 환경(유저 인터페이스)을 도입해 윈도XP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각적으로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한나라 빅3 경쟁 재점화

    여권이 당·청 갈등과 정계 개편 논의에 휩싸여 연말 정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가운데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들도 서로 다른 행보를 통해 대선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 전 대표,“노 대통령 임기 마쳐야” 박 전 대표는 4박5일간의 방중 정책탐사를 마치고,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귀국 회견에서 노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이 어떻게 될 건가 걱정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격적 대권행보 시기는 내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공약은 대선후보가 된 뒤 내놓아야 하며, 대선이 13개월 남은 지금부터 조기 과열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 호남 표밭 일구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전북 익산과 광주를 잇따라 방문,‘호남 표밭 일구기’에 다시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시장이 그간의 ‘영남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판단, 당분간 취약지역인 호남 표밭 갈이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호남 방문은 최근 한달새 네번째 이뤄진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전북 익산시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현황을 보고받은 뒤 AI 발생농가를 찾아 방역당국 공무원들과 함께 방역작업을 벌였다. 이어 광주로 옮겨 지역 여론주도층 모임인 ‘무등포럼’ 초청으로 ‘창조적 도전이 역사를 만든다’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손 전 지사,“본선 경쟁력은 최고” 손 전 지사는 이날 ‘비전 투어’를 잠시 멈추고 기자 간담회를 갖고, 대선 경쟁력과 교육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본선에서 누가 이길 수 있을지, 본선 경쟁력을 갖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학제개편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유권자를 겨냥한 것 같다. 현행 ‘6(초)-3(중)-3(고)-4(대학)’ 학제를 전면 개편, 유치원을 의무교육화하는 대신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1년 줄이고, 중·고교를 통합해 인성교육과 진로교육으로 분류하는 ‘2(유치원)-5(초등)-4(인성교육)-2(진로교육)-2∼4(대학)’ 학제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전광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지금 경남 사천에선] 항공우주산업 메카 ‘쑥쑥’…국가균형 발전 모델로

    [지금 경남 사천에선] 항공우주산업 메카 ‘쑥쑥’…국가균형 발전 모델로

    경상남도 사천시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비상한다. 도·농 통합으로 탄생한 농어촌 도시에 외국인 전용공단이 조성된 데 이어 국내 유일의 완제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본사를 사천으로 이전했다. 이를 계기로 사천시가 사남면 유천리 진사지방공단에 ‘항공우주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항공기 부품과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집적화해 생산활동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 기능 및 전문인력 공급을 위한 교육기능을 확충했다. 경영지원 기능 등을 보완해 핵심기지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완제기 생산업체와 부품생산업체간 균형발전도 기대된다. 지난해 8월 KAI의 T-50 1호기 출고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도 “사천시의 항공클러스터 조성계획은 국가균형발전의 성공모델”이라고 칭찬했다. ●KAI 본사 작년4월 옮겨와 항공우주산업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 방위산업으로 파급효과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형 첨단산업이다. 하지만 지난 30여년간 투자가 계속됐음에도 여전히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12번째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 및 소재기술은 여전히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항공산업 생산규모는 13억달러로 세계 15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KAI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9년 10월 정부의 전략적 육성방침에 따라 삼성항공과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가 통합돼 설립됐다. 지난해 4월 본사를 사천으로 이전한 데 이어 대전에 있던 우주센터를 옮겨 왔다. 지난달에는 민항기 부품 조립공장을 준공하는 등 흩어져 있던 사업장을 한데 모아 생산체계를 일원화시켰다. ●생산에서 수출까지 일원화된 지원시스템 사천시도 이에 발맞춰 차세대 성장동력인 항공우주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한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KAI와 인접한 진사단지 안에 관련 기업을 집적화하고, 생산에서 수출까지 일원화된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경남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은 12억 5000여만달러로 국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전국의 항공관련 기업 100여개 가운데 75개가 도내에 소재하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을 집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시는 2004년부터 전국 규모의 ‘항공우주엑스포’를 개최하는 한편 정부를 상대로 항공클러스터 조성의 필요성을 설득, 최근 결실을 거뒀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국비 등 사업비 500억원으로 진사지방산업단지 안에 12만여평을 매입했다. 이를 공장부지로 개발, 항공관련 중소기업 20개에 장기간에 걸쳐 저렴하게 임대해 줄 계획이다. 입주업체는 최장 50년간 공장부지를 임대할 수 있어 부지매입비를 절감할 수 있다. 공장부지 2000평을 임대하면 초기 투자비 8억여원을 경감한다. 임대료가 평당 5000원선이어서 연간 10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함께 취득세와 등록세, 재산세 등 지방세를 5년 동안 면제해 주고, 건축허가 등 각종 행정절차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산·학·연 네트워크도 구성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업비 137억여원으로 단지 내 5000여평에 ‘항공우주기술센터’를 건립할 계획도 추진중이다, 독자적인 항공기 개발 기술력을 확보하고, 항공전자 등 첨단 부품개발을 위한 기반이다. 이와 함께 한국폴리텍항공대와 진주의 경상대 등 인력 양성기관을 아우르면 산·학·연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여기에 대외협력 및 홍보·수출 등 경영지원 기능을 더하면 명실상부한 산업클러스터로 자리매김될 전망이다. 이같은 계획 때문인지 예상을 깨고 입주 희망업체가 몰려 입주경쟁률이 2대 1에 이른다. 항공클러스터에 입주할 적격업체를 선정하는 데 즐거운 마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천시 최원태(53) 지역경제계장은 “(희망업체들이) 완벽한 입주자격을 갖춘 자기네를 탈락시키면 후회할 것이라는 ‘협박성(?)’발언도 서슴지 않는다.”며 선정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는 심사위원회를 구성, 연말까지 입주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역경제에 큰 기여 사천에 항공클러스터가 조성됨으로써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2조원이 넘는다. 시가 지난 7월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타당성 연구에 따르면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조 7945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고용 유발 및 연관산업 파급효과를 감안한 간접 효과를 더하면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무려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2004년말 도내 지역총생산(GRDP)이 52조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투자기업에 모든 행정지원” “진사지방산업단지 내에 조성되는 항공클러스터는 우리나라가 항공 선진국에 진입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김수영 경남 사천시장은 “항공클러스터는 단순히 관련 기업을 집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개발에서 수출까지 일원화된 지원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항공클러스터의 청사진을 설명했다. 사업비 138억원으로 ‘항공우주기술센터’를 건립하고 한국 폴리텍항공대, 경상대학교 등 전문인력 양성기관과 어우러지면 산·학·연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여기에 홍보와 대외협력, 경영, 수출 등 지원시스템을 더해 입주업체들이 생산에만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시장은 최근 들어 사천에 기업투자가 몰리는 데 대해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여건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투자기업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와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획부진과 농업경쟁력 약화 등으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김 시장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사천시는 정부의 도농통합 방침에 따라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된 농어촌도시로, 김 시장은 200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했다. 이 때문인지 장기불황에도 사천지역 산업단지와 농공단지는 불티나게 팔린다. 전체 공장용지 107만평 중 91%인 97만평이 분양됐으며,99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신축 중이다. 항공클러스터 입주업체 모집에도 40여곳이 신청해 적격업체를 선정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는 “현재 신축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1만여명의 고용효과와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와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KAI는 어떤 회사 한국항공우주산업(KAI·Korea Aerospace Industries)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업체이다. 금융위기 당시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인 육성정책에 따라 1999년 10월 삼성항공과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 등이 통합돼 설립됐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 후 최초로 기본훈련기 KT-1을 독자개발해 항공기 수출시대를 열었다.2001년 인도네시아에 7대를 처음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 5대를 추가로 수주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무장 장착능력과 항공전자 장비를 개량한 수출형 모델 XKT-1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신예 초음속 고등훈련기겸 경공격기 T-50을 미 록히드마틴사와 공동으로 개발해 우리나라를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가 반열에 올려 놓았다.T-50은 같은 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 고난도 실물기동으로 세계 언론과 30여개국의 공군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세계적인 항공잡지 ‘프라이트 인터내셔널’ 최근호는 “완벽한 차세대 훈련기”라고 극찬했다. 시장성도 갖췄다. 향후 25년간 세계 훈련기 시장은 3300여대 규모에 이를 전망인데, 이 중 800∼1200대를 T-50이 차지하게 된다. 현재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이 항공기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수출은 시간문제다. 수출이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이 된다. 정해주 사장은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KT-1과 T-50을 앞세워 ‘블루오션’을 공략하고, 대형 민항기인 A350이나 429헬기 개발사업을 통해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항공업체로 진입할 계획”이라며 “국가항공산업 비전인 ‘2015년 항공선진국(G8)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꿈이 있는 모임] 우리는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꿈이 있는 모임] 우리는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이 세상에 소리가 없는 곳은 없다. 라디오에서 흐르는 노래소리 부터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소리까지…. 이런 인위적인 소리를 다 꺼버리더라도 바람이 스치고, 새들이 지저귀고, 아이들이 새근거리는 소리는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소리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사회가 있다. 바로 농사회(Deaf community)다. 청각장애인이라 불리는 이들의 공동체. 그곳에서 소리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런 농인들에게 세상의 모든 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하 소보사)은 어느 특정 단체의 산하소속이나 인터넷모임이 아니다. 수화를 통해 봉사를 해오던 사람들이 각자 하나의 생각에 공감하여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그 하나의 생각이란 바로 ‘농인이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들의 가치를 바로 보는 것을 돕는 것’이다. 소보사의 회원들은 각자 다른 수화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약 10명의 사람들이 모여 시작하게 되었다. 각자 봉사를 하면서 느낀 고민과 문제점들을 공유하고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중 시발점이 된 이슈는 바로 ‘왜 우리는 농인과 제대로 대화할 수 없는가’와 ‘왜 우리는 농인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가?’였다. 농인들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모여 수화 및 농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다 자연스레 정기적인 모임이 구성되었다. 또 그네들끼리 봉사도 함께하게 되었다. 농인의 언어로 수화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독자적인 문화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마음으로 농인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자 자발적으로 모여 소보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소보사는 모임의 정신에 부합되는 몇 가지 봉사를 하고 있다. 소보사의 시작이 되어준 오픈 수업은 어느 누구나 별도의 절차나 조건 없이 와서 참여할 수 있는 수화교실이다. 물론 수화로만 진행되며, 1시간의 수화수업이 끝난 후에는 1시간 정도 농문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다. 또한 9월부터는 외부 사람들을 위해 기초+중급반을 개설했다. 소보사의 수화교실은 외부의 수화교실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소보사의 정신이 농인과의 바른 의사소통 및 농문화의 이해이니 만큼, 모든 수업은 철저히 농인의 입장으로 진행이 되고, 수업 중 음성언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수화는 국어나 영어처럼 독자적으로 구성된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보사에서는 수화를 음성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보다는 수화로서 수화를 배워가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수화 자체만을 학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농문화의 이해를 필수적으로 다룬다. 소보사에서 수화교실을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농인에게 바르고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농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수화는 필수적이다. 수화를 바르게 습득하지 못하면 농인에 대한 편견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수화를 배우고 봉사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화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소보사의 철칙이다. 그래서 현재 실행되고 있는 봉사활동은 야학과 농청소년 방과 후 활동이다. 청음회관(청각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2회 진행되는 성인 문맹 농인들을 위한 한글 학습의 강사 및 보조강사는 모두 소보사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일주일에 2회 종로에 있는 수화사랑카페에서 고2, 3학년 농학생들의 국어 및 영어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농청소년을 위한 스키캠프 및 청인과 농인이 함께하는 캠프도 계획 중에 있다. 소보사의 이러한 봉사는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현 소보사의 리더십들이 10년전부터 꿈꾸어 오고, 조금씩 실천해 왔던 것들이다. 소보사의 리더십들은 오래 전부터 함께 봉사를 해왔던 선,후배로 구성되었다. 사회복지 및 특수교육을 전공한 회원들이 제법 있어 소보사의 봉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사실 소보사의 성격을 쉽게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소보사는 농인의 정체성을 위한 사회복지적인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작고 큰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 소보사의 목표이다. 그래서 소보사는 단순한 봉사동아리가 아니다. 그러나 또한 사회복지단체도 아니다. 소보사는 어떤 단체이든 조직체계에 매이고, 행정절차에 매이는 순간 진심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보사는 그저 농인과 청인, 청인과 청인, 그리고 농인과 농인이 사랑을 하기 위한 모임이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카페 http://cafe.daum.net/seeingvoices 글 김주희 수화통역사, 소보사 운영자, hand-say@hanmail.net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구청 전자책도서관, 무료대여·다양한 서비스 덕에 ‘인기’

    구청 전자책도서관, 무료대여·다양한 서비스 덕에 ‘인기’

    #1.회사원 박수연(28)씨는 최근 공부 모임을 시작했다. 회사 동료들과 경제·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일주일에 한번씩 토론을 벌인다. 모임은 유익하지만 책값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차에 그는 읽고 싶은 책을 무료로 쉽게 구하는 방법을 알았다. 구청 전자책도서관을 이용한 것이다. 박씨는 “똑같은 책을 회원 모두가 구입할 필요도 없고, 컴퓨터로 틈틈이 책을 읽으니 시간도 아낄 수 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2.주부 이경미(34)씨는 어린이 전자책(e-book)을 ‘똑똑한 보모’라고 소개했다. 그는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딸아이가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아 걱정했다.”면서 “컴퓨터로 책을 읽더니 아이가 동화속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딸 오승희(4)양은 “그림이 막 움직여서 신기하고 ‘목소리 선생님’도 재미 있게 읽어준다.”고 자랑했다. ●대출·반납, 걱정 없어 서울 자치구가 경쟁적으로 전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먼저 보유한 전자책이 풍부해져 볼거리도 풍성하고 이용 방법도 편리하다. 전자책이란 컴퓨터나 개인휴대용단말기(PDA), 휴대전화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책이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구청 홈페이지나 구립도서관을 방문,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대부분 무료이고 지역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일부 도서관은 인증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24시간 기다려야 접속할 수 있다. 로그인이 되면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리더(Reader)’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는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대출’을 클릭한다. 책은 ‘내서재’로 옮겨지며 ‘책읽기’를 클릭하면 책이 펼쳐진다. 1회에 5권까지 최대 14일까지 대출할 수 있다. 대출기간은 연장할 수 있다.1권당 5명까지 대출할 수 있어 여러명이 함께 책을 읽는 스터디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대출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책이 반납돼 연체료 걱정도 없다. ●플래시 동영상 동화책 풍부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PDA와 휴대전화로 전자도서관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독서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책을 읽은 후 이해도를 측정하고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해 정독 습관을 길러 준다. 학습게임으로 낱말 뜻 맞히기 등을 운영, 흥미를 유발한다.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도 인터넷 게임처럼 쉽고 재미있게 독후감을 작성하도록 독서활동 전문사이트 퍼니프러리(ebook.gangnam.go.kr/funnyain.asp)를 개설했다. 어린이 도서는 플래시 동영상을 활용,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강북구(구청장 김현풍)는 어린이 도서를 추천도서, 취학 전 도서, 저학년·고학년 어린이 도서, 키즈 멀티동화 등으로 분류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게임과 이야기 동화를 즐기도록 어린이 멀티미디어 전자도서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특히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원어민이 읽어 주는 영어동화를 마련해 인기를 끌고 있다. ●공동운영으로 효율성 높여야 일부에서는 현행 전자도서관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주부 이인화(36)씨는 “구청마다 예산을 들여 소규모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지 말고, 구청이 대규모 전자도서관을 공동으로 운영하면 비용도 줄고 이용도 편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공간·시간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서 구청마다 전자도서관을 따로 구축해 동일한 책을 구입·관리·대출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콧물 줄줄…콜록콜록…“중증질환 신호 아닐까”

    콧물 줄줄…콜록콜록…“중증질환 신호 아닐까”

    감기처럼 오해가 많은 질환도 없을 것이다. 콧물이 흐르고, 열에 기침 기운만 있어도 감기약부터 찾는 게 보통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더하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문제가 있다. 결핵이나 장티푸스, 열성 질환, 심지어는 백혈병이나 에이즈 등 심각한 질환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자가진단으로 인체의 중요한 질병 신호를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 감기 증상의 관리 감기의 가장 흔한 증상은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이다. 그러나 감기 중에는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 없이 발열, 두통, 근육통만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이 중 한두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다양한 증상들이 자칫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중증 질환들의 초기 증상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많은 질환들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뒤늦게 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더러는 질환의 특성을 다 내보이지 않은 채 약하게 지나치기도 한다. 이런 질환들은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특히 초기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감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일만은 아니다. 그렇게 병을 키우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 열나고 쑤시면 몸살감기?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대표적 질환이 가을철 열성 질환이다. 쓰쓰가무시병과 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의 열성 질환은 이때쯤 야외활동에서 감염된 뒤 1∼3주 정도 지나 증상이 나타난다. 열성 질환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한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으며, 이 밖에도 몇몇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몸에 약 0.5∼1㎝의 가피(부스럼 딱지)가 나타나고, 림프절이 커지며, 전신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한국형 출혈열로도 불리는 신증후출혈열은 눈이 붉게 충혈되거나 입 천장과 겨드랑이에 점상 출혈을 보이며, 목에 나타나는 V자형 발적이 특징이다. 심하면 소변의 양이 줄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렙토스피라증은 근육통, 특히 등과 다리 근육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특히 두통과 발열이 그런데, 열은 주기적으로 39도까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심한 몸살이 나타난다. # 잦은 기침은 만성 호흡기질환 기침을 감기와 연관지어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들이 기침 증상을 보인다. 그 중 결핵은 기침과 가래, 피로감, 신경과민, 미열 등의 초기 증상을 보여 감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흉통, 호흡곤란, 권태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때로는 발병 후에도 일정기간 별 증세가 없는 경우도 많다. 천식도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천식은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 호흡곤란, 기침의 전형적인 3대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며 비전형적인 경우 단순한 만성 기침 또는 흉부 압박감,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의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다.알레르기성 비염도 기온 변화나 먼지와 접촉했을 때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산다.’고 여기기 쉽다. # 감기보다 무서운 ‘감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 중에도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장티푸스는 처음에는 두통, 발열, 기침과 함께 감기몸살 기운이 나타난다. 여기에 특징적으로 무력감, 식욕감퇴, 코피, 설사, 변비, 고열이 반복된다. 장티푸스를 방치하면 25%의 환자는 사망에 이른다. 빈혈 증세와 코피, 멍 등 뚜렷한 증상을 보이는 급성백혈병과 달리 만성백혈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종종 느껴지는 미열과 무력감 등을 감기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류머티즘성 관절염 역시 발열과 근육통 및 피로감을 동반하면서 유사 감기증상을 나타낸다. 이 질환은 골관절염과 달리 전신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관절과 근육에 통증과 경직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주로 손가락과 손목 관절에 많이 생기며 팔꿈치, 어깨, 무릎, 발가락과 발목 관절에도 흔히 보인다.AIDS나 폐종양 등의 악성질환도 초기에는 발열과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 감기가 2주를 넘기면… 감기에 걸리면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셔줘야 한다. 몸에서 열이 나면 수분이 증발되므로 물을 많이 마셔 탈수현상을 막아야 한다. 가래를 몸에서 빼주는 것도 물의 역할이다. 일반적으로 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너무 오래 간다고 여겨지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감기’도 방치하면 기관지염,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 합병증을 부르기 때문이다. ■ 도움말:우흥정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에이즈 감염 20년간 사회활동”

    “저를 보세요. 에이즈 감염인도 함께 사회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20년간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스스로 전세계를 돌며 에이즈 예방활동을 벌이는 크리스토 그레일링(42) 목사. 지난 6일 방한한 그는 세상을 향해 “감염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외친다. 8일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인 리젤(왼쪽) 여사와 함께 자신의 인생역정을 털어놨다. 지병인 혈우병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던 그는 1987년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피를 잘못 받았다.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했다. 당시 6개월째 교제 중이던 리젤에게 감염 사실을 알린 뒤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리젤 여사의 믿음은 변치 않았고 두 사람은 결혼했다. 힘든 치료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에이즈가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만큼 바이러스 수치가 낮아진 것을 확인하고 부부관계를 가졌고 결국 두 아이를 낳았다. 네 살과 두 살인 딸들은 모두 건강히 자라고 있다.리젤 여사는 “담당 의사가 1년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장래가 불투명했지만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했다.”면서 “덕분에 지난 19년간 정말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92년 나미비아에서 열린 네덜란드 신교 집회에서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그는 이후 전세계를 무대로 에이즈 예방에 힘쓰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성직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ANERELA+)와 월드비전의 아프리카 HIV AIDS 및 교회관계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HIV는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같은 전염병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감염인들에게 낙인을 찍는 것입니다.HIV 감염인들을 격리 수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함께 살기 위해 어떻게 태도를 바꾸고 행동할지를 가르치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90년대 중반까지는 에이즈 감염률이 이렇게 높아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한국도 에이즈 감염률이 낮다고 안심하지 말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3) 그들의 영어콤플렉스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3) 그들의 영어콤플렉스

    “파리에 가서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절대 안된대. 영어를 다 알아 들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척한다는군.” 프랑스어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를 논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얘기다. 이라크전을 계기로 프랑스와 미국이 외교적 마찰을 빚고, 국제무대에서 서로 껄끄러운 사이가 됐을 때 프랑스인들의 반미감정을 방증하는 듯한 이 ‘가설’은 더욱 그럴듯하게 들렸다. 프랑스인들이 자국어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여기고,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어를 다 알아들으면서 일부러 알아 듣지 못하는 척하면서 길잃은 관광객을 외면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영어는 뜨고 평균적으로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발음도 엉망이다. 중장년층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본 결과 지금까지 영어를 잘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프랑스는 20세기 초반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2차대전 이후 30년간 엄청난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변화를 이룩했다. 현재의 중장년층은 ‘영광의 30년’으로 일컬어지는 이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미국의 경제력과 정치력이 세계를 주도하기 시작했지만 최고 수준의 예술과 문학, 철학을 바탕으로 풍부한 문화자본을 지니고 있었던 프랑스인들에게 그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굳이 영어를 하지 않아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지구는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은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계까지 접수해 세계 최강국으로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국제어로서 영어의 중요성은 말하면 ‘잔소리’인 시대가 됐다. 급속하게 진전되는 세계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영어의 위력은 더욱 커졌다. 프랑스인들에게도 이제 영어 실력은 주류 사회 진출을 위한 필수사항이 됐다. 우리처럼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는 아니지만, 프랑스에서도 영어를 못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하던 얀이 “기고만장하면서 세계의 보안관을 자처하는 미국이 얄밉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대의 엘리트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영어는 필수”라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때문에 우리가 영어에 공을 들이는 것에는 비교할 수 없지만 프랑스인들도 영어를 배우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방학 때면 가까운 영국으로 홈스테이 언어연수를 떠나거나 좀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중고등학생 자녀들을 미국의 대학에서 하는 서머스쿨에 보낸다. 책방에도 영어학습서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특히 비즈니스와 파이낸스 분야의 실용 영어학습서들은 무척 다양하게 나와있다. 파리의 지하철 객차안에는 ‘Do you speak Wall Street English?’라는 카피를 단 영어학원 ‘월스트리트’의 광고판이 출근길 샐러리맨들의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지하에서 분노할 일이지만 아무리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이라도 ‘영어의 국제어화’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프랑스어는 지고 프랑스인들의 모국어 사랑도 예전만 못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프랑스어 수업을 가장 중요시하지만 청소년들은 프랑스 고전문학을 읽기보다는 미국 가수 에미넴의 랩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열광한다. 어린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영어로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에 심취한다. 가족들이 모이면 즐겨하던 프랑스어 철자법 맞히기 놀이기구는 이제 다락방으로 밀려났다. 20년 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부러움을 느끼며 즐겨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전 국민이 참가해 받아쓰기 경연대회를 하는 ‘디코 도르(Dico d’or)’다. 디코 도르는 황금사전이라는 뜻이다. 이 경연대회에는 매년 수십만명의 남녀노소가 도전해 예선을 거쳐 결선을 벌인다. 프랑스어는 영어와 달리 단어마다 성(性)이 존재하며 이에 맞게 관사와 형용사를 써야 하고, 시제와 주어의 성에 따라 동사도 달라지기 때문에 받아쓰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결선 방송이 있는 날에는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펜과 종이를 들고 TV 앞에 앉아 진행자의 구술에 따라 자신의 프랑스어 실력을 테스트하느라 전국이 떠들썩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 프로그램도 지난해 막을 내렸다.20여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프랑스어의 수호자’란 찬사를 받기도 했던 베르나르 피보는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디코 도르가 대중과 사회를 싫증나게 하기 전에 그만 둘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국제무대에서 프랑스어의 영향력도 현저하게 줄고 있다. 프랑스어는 현재 60개국에서 약 5억명이 공용어, 혹은 제 1외국어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최근 2∼3년 사이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아프리카권의 알제리, 르완다, 민주콩고공화국 등에서는 프랑스어가 영어로 대체되는 실정이다. 프랑스어권 국가수반회의에 참석하는 곳은 40개국에 불과하다. 유럽에서조차도 설자리를 잃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일반적인 회의나 문서에 주로 영어를 쓴다. 지난해 EU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공식행사에서 프랑스 대표가 영어로 연설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EU설립의 주축국인 프랑스로서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모양이다.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엘리트 귀족 대접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17∼18세기의 일이다. 당시 파리는 유럽 최대의 도시였으며 유럽의 귀족들과 엘리트들은 프랑스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자신의 교양과 우아함을 과시했다. 이런 건 이제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얘기가 돼 버렸다. lotus@seoul.co.kr ■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스인들은 아름다운 자신들의 언어를 지켜 나가기 위해 오래 전부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프랑스어의 통일과 순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미 4세기 전에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프랑스 한림원)라는 공적기관을 만들었을 정도다. 파리 센강의 좌안에 자리한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1635년 당시의 재상 리슐리외가 문예 동호회 모임을 아카데미 프랑세즈라는 명칭으로 발족시킨 것이 그 유래다. 그 후 루이 14세가 후원자가 된 이래,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역대 국가 원수의 관할 아래 놓이게 됐다. 아카데미시엥이라고 불리는 회원은 프랑스 국적을 가진 시인, 작가, 철학자, 의사, 과학자 등 각 분야의 권위자 40명으로 구성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을 ‘불멸(immortel)’이라고 할 정도로 회원에 선발되는 것 자체가 프랑스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이다. 당대 일류 문학자 가운데서 선출된다는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몰리에르, 디드로, 보들레르와 같은 거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보수성이 비난 받기도 한다. 여성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 700명의 아카데미시엥이 있었는데 그중 여성 회원은 5명뿐이었다. 하지만 미국 문화와 영어의 범람속에서 프랑스어를 수호하는 본연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하지 못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엄연히 프랑스어 단어가 있는 데도 고의로 외국어를 사용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1975년 바스 로리올 법 제정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 용어, 건축 용어 등을 프랑스어로 정리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은 1964년에 처음 편찬한 이후 현재 9판까지 나왔다.
  • [자동차 글로벌 경쟁시대 현지화가 살 길이다] 성공 디딤돌 ‘품질’

    언젠부턴가 현대·기아차 그룹의 보도자료에서는 ‘빅 5’가 사라졌다.“세계 5위권(현재 7위) 안에 들겠다.”며 입버릇처럼 외쳐대던 포부였는데 말이다. 그룹내 또 한명의 품질본부장으로 불리는 정몽구 회장이 “양적인 성장 못지않게 질(質)도 중요하다.”며 ‘금언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브루몽의 교훈’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1989년 캐나다 퀘벡주 브루몽에 최초로 해외 생산공장을 지었다가 4년만에 철수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품질이 받쳐주지 않아서였다. 현대차 사람들은 지금도 “블루드림(브루몽)이 악몽이 됐다.”며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는다. 정 회장이 이를 잊을 리 없다. 일찌감치 ‘글로벌 경영’으로 방향을 틂과 동시에 부쩍 품질을 챙기고 나섰다. 어느날 갑자기 품질 담당자 회의가 소집돼 회의실로 가보니 차 석대(크레도스, 세피아, 카니발)가 놓여있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실물을 놓고 직접 문제점을 개선하라는 게 회장의 주문이었다. ●올 신차조사서 첫 추월… 기아 로체 등 ‘종합지수´ 1위 이렇게 시작된 그룹 품질회의는 정 회장 주재로 지금도 한달에 한두번씩 열린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는 아예 ‘품질이 현대의 길’(The Quality is the Hyundai Way)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있다. 기아차는 “안에서 백번 듣는 품질보다 밖에서 한번 보는 체험이 더 효과적”이라며 250명이나 되는 대규모 품질 조사단을 해외에 파견했다. 지난 6월 발표된 미국 JD파워의 ‘2006년 신차품질조사’ 결과에서 현대차는 포르셰, 렉서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도요타(4위)를 처음으로 제치는 순간이었다. 순위도 지난해 10위에서 일곱계단이나 뛰었다. 앨라배마공장도 북미 37개 공장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공장 가동 첫 해에 10위권 안에 든 것은 도요타의 인디애나공장에 이어 두번째다. 기아차는 이달 초 미국 스트래티직 비전사가 실시한 ‘종합가치지수’ 평가에서 로체(수출명 옵티마)와 그랜드 카니발(세도나)이 각각 중형차, 미니밴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사를 맞았다. 특히 오피러스(아만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기쁨주는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종운 현대·기아차 품질총괄본부장(부사장)은 “품질이 좋아지면서 전에는 싸기만 하던 차에서 값싸고 좋은 차로 (현대·기아차의)이미지가 바뀌었다.”며 “이는 곧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자부했다. 초기품질지수(IQS)가 바닥을 헤매던 2000년,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고작 46만대를 팔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 지수가 두 배 가까이 향상되자 판매량(82만대)도 덩달아 껑충(78%) 뛰었다. 미국품질관리협회 등이 전 세계 200개 기업을 놓고 조사하는 ‘브랜드 만족도’에서도 자동차 가운데 6위를 차지해 1994년의 ‘꼴찌’ 치욕을 설욕했다. 기아 소형차 천리마와 현대차 모닝이 중국과 유럽에서 각각 몇년째 판매 수위를 달리는 것도 품질이 입소문난 덕분이다. ●내구성 보완해야 그러나 숙제도 남아 있다. 내구성을 보완하는 일이다. 출시 뒤 3년이 지난 차량의 결점수인 내구성 지수(VDS)에서 현대차는 올해 253점을 받았다. 전 세계 37개 브랜드 가운데 23위다.3년 전(342점 31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메리츠증권 엄승섭 애널리스트는 “해외공장 확충으로 현지 밀착형 차량 생산과 적시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초기품질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점과 수익성 만회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0)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

    [세계의 싱크탱크] (10)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

    ‘영국은 운전대를 맡긴 뒷자리 승객으로서 미국의 대(對) 테러정책에 협력해 왔다. 미국에 대한 종속적 동맹국의 지위를 선택한 것은 영국을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목표로 만든 위험한 정책이었다.’ 영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www.chathamhouse.org.uk)는 지난 해 여름 테러리즘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원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55명의 사망자와 700여명의 부상자를 낸 7·7 런던테러가 발생한 지 11일 만에 나온 이 보고서는 영국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또 다른 테러나 다름없었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모든 언론과 여론은 채텀하우스의 용기있는 지적에 박수를 보냈다. 영국에서 가장 크고, 역사가 깊으며, 권위를 지닌 채텀하우스를 그만큼 신뢰하기 때문이다. |런던 함혜리특파원|런던 시내 버킹엄궁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제임스 스퀘어 10번지.18세기초 지어진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 입구에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라고 적혀있다. 국제문제와 관련해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싱크탱크인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The 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다.RIIA가 대외적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채텀하우스는 건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RIIA는 1차 세계대전을 마무리짓기 위한 파리평화회의(1919년)의 영국측 대표단을 주축으로 해 1920년 영국국제문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연구소는 1926년 특별 헌장에 따라 ‘왕립(Royal)’의 칭호를 받으면서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정부의 영향권을 벗어났다는 얘기는 국민의 세금을 가져다 쓰지 않으며, 따라서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독립성’은 채텀하우스가 다른 영미권 국가의 싱크탱크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채텀하우스의 케이트 버넷 대외협력국장은 “채텀하우스가 오늘날까지 명성을 유지할 수 있고, 연구결과 등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독립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버넷 국장은 “정부는 물론 특정 정당이나 기업, 이익단체에 귀속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국제문제와 관련해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0여년간 채텀하우스는 어떻게 흔들림없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빅터 벌머-토머스 채텀하우스 소장은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명정대함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핵심적인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하고 “객관적이고 수준높은 분석은 오늘날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발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사고’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채텀하우스가 발간하는 다양한 분야의 보고서와 정기간행물, 단행본 출판물들은 현안이 되고 있는 국제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날카로운 지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문성과 객관성을 겸비한 채텀하우스의 연구원들은 정치적이나 국제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언론들이 믿고 찾는 취재원이다. 이같은 명성은 하루아침에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케이트 버넷 대외협력국장은 “각종 연구 간행물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채텀하우스 내부에서 자체 심사를 철저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의 경우 개인적으로 보수·진보, 좌·우 등의 정치적인 소신을 가질 수 있지만 그가 채텀하우스의 이름을 걸고 발표하는 연구 결과물은 철저하게 중립을 지켜야 한다. 공명정대하고 수준높은 연구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은 내부 규율로 정해 놓은 ‘채텀하우스 룰(Rule)’이다.1927년 정해진 이 규율의 골자는 ‘채텀하우스에서 진행되는 모든 토론 내용은 정보로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나 어떠한 경우에도 발언자, 참가자의 이름은 물론 소속을 밝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보 공유와 투명성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재정적 자립 역시 독립성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인 조건이다. 채텀하우스는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된다. 세계적인 기업체들과 국제적 금융기관, 각국 대사관, 비정부기구 등이 주축을 이루는 260여개의 협력 회원들과 1500명에 이르는 개인회원들이 내는 연회비가 운영비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채텀하우스의 영향력과 권위는 협력회원의 면면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협력 회원들은 기여금 규모에 따라 주력, 보통, 일반의 3개로 나뉘는데 가장 많은 기여금을 내는 주력 협력회원의 경우 연회비가 1만 250파운드(1850만원)다.53개 주력 협력회원은 국적, 업종을 불문하고 쟁쟁한 멤버들뿐이다. 멤버가 되면 채텀하우스가 주관하는 연 200여개의 강연회, 콘퍼런스, 포럼 등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매달 발간되는 뉴스레터 외에 월간 ‘월드투데이’, 격월간 ‘인터내셔널 어페어스’를 받을 수 있다.15만권의 장서와 300여종의 정기간행물이 비치된 고색창연한 도서실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채텀하우스의 멤버가 된다는 것 자체에 개인이나 기업들은 큰 자부심을 갖는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채텀하우스의 연단에 서면 일단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때문에 세계의 유명 지도자들이 외교 및 국제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정책구상을 밝힌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마하트마 간디, 윈스턴 처칠, 넬슨 만델라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 미 재무장관,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연설자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 가장 관심을 모았던 연사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 3월31일 영국의 블랙번에서 열린 채텀하우스와 BBC 라디오가 공동 기획한 좌담프로 BBC 투데이에 출연했다. 대회장 밖에서 반전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열린 이 토론회 내내 라이스 장관은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녀는 70여명의 기자들과 200여명의 회원들 앞에서 결국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중대한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토로했다. 당연히 이 뉴스는 다음날 아침 모든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면서 또 다른 실토를 했다.“채텀하우스는 정말 놀라운 곳이다.” lotus@seoul.co.kr ■ 빅터 벌머-토머스 소장 “시의적절·가치중립적 연구결과 노력” 영국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 채텀하우스의 빅터 벌머-토머스 소장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채텀하우스의 구성원들은 독립성과 중립성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면서 “세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의적절하고 가치중립적인 연구결과를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연말 은퇴예정인 벌머-토머스 소장은 남아메리카 지역 전문가로 채텀하우스가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게 된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채텀하우스는 80여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깊은 싱크탱크이다. 채텀하우스가 설립 이래 지금까지 줄곧 추진하는 일은. -우리는 많은 정부 관료들, 크고 작은 기업의 사업가들과 폭넓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국제사회의 주요 핵심 어젠다와 변화를 분석하고 탐구하는 것이 우리들의 주요 임무다. ▶채텀하우스가 영국 최고권위의 싱크탱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 분야에 걸쳐 정부관료, 기업계, 학계, 언론계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함께 손을 잡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기관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조사 분석결과를 제공한다. 우리의 업무는 학문적으로 정밀하며 우리 구성원에게도 아주 가치있는 과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결과물들은 언제나 학계나 정계, 그리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채텀하우스의 정치성향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다. 어떤 정부나 정치적 집단, 기업과도 이해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독립성은 싱크탱크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자 우리 채텀하우스의 구성원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중립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정부, 정당, 기업,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과 언제나 좋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채텀하우스와 같은 싱크 탱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오늘날 비즈니스 이슈들은 중요한 국제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증대된 국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의 역할은 기업과 정부들이 이런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이해를 돕는데 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채텀하우스 뭘 다루나 |런던 함혜리특파원|채텀하우스는 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전망,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을 목표로 현재 10개의 연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러시아 및 유라시아 등 6개 지역프로그램과 에너지 및 환경, 국제 경제, 국제 법규, 국제 안전 등 4개의 주제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진은 상근 연구스태프 25명과 겸임 연구원 100여명. 이들은 전문 분야에 대한 연구 저술활동 외에 브레인스토밍, 컨설팅 등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친다. 지역 분쟁, 에너지 연구, 지속가능한 발전 및 환경문제, 국제적인 경제이슈, 정치적 위기 평가, 방위 및 안전문제와 같은 독립적인 연구 이슈와 함께 여러가지 주제가 복합된 분야로 연구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이민 문제, 테러리즘, 핵 이슈, 에이즈, 기후변화와 정책,NGO의 역할, 자원고갈과 공급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는 시대의 흐름을 신속하게 반영해 적절한 처방을 내놓기 위해서다. 지역 프로그램 가운데서 최근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분야는 아시아 프로그램이다. 아시아 프로그램의 팀장을 맡고 있는 가레트 프라이스 박사는 “최근 중국과 인도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인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의 경제개혁에 따른 정치·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한 의문점에 해답을 제시하고, 이들 국가의 발전이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프로그램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영국의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대개 파키스탄 출신이며 국제적인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연구그룹은 파키스탄의 정치·경제적 발전 외에 세계 언론에 집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딜레마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아시아 프로그램에는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동남아시아와 관련한 토론그룹이 구성돼 있다. 한국 관련 토론그룹의 모임에서는 북핵과 관련한 한반도 긴장문제, 대미관계, 납치문제와 관련한 북·일관계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토론모임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 1기때 미국국제개발협력처 부관장을 지낸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 패트릭 크로닌 박사가 ‘한반도의 평화구제’에 대해 강연한다. 이어 25일에는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인 문정인 연세대교수가 한·미동맹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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