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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 성장 뒤에 오프라인 있었다”

    “트위터 성장 뒤에 오프라인 있었다”

    튀니지에서 시작돼 독재정권의 잇따른 몰락을 가져온 재스민 혁명과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급격한 확산에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성별이나 나이,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인을 이어주는 SNS, 과연 ‘하늘 아래 없었던’ 새로운 특징을 가진 것일까. 국내 과학자가 주축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SNS가 실제로는 일반적인 상품처럼 입소문을 통해 퍼지는 데다 신문·방송 등 전통 미디어가 SNS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차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마르타 곤살레스 연구팀은 “대표적 SNS인 트위터의 성장 과정을 분석한 결과 오프라인에서 인간관계를 결정짓는 지역·사회·경제적 요인과 미디어의 주목도가 서비스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4일 밝혔다. 연구 내용은 과학저널 ‘공중과학도서원 원’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트위터 사용자들을 추적, 어느 곳에서 먼저 도입되고 어떤 방식으로 전파되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트위터는 대다수의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에 관심이 높은 젊은층이 밀집해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의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일정 수준에 도달하자 인접한 버클리로, 다시 산타페, 로스앤젤레스, 팜비치, 뉴어크 등의 순으로 퍼졌다. SNS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인 만큼 온라인망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연구팀은 트위터 사용자 증가세와 신문·방송 등 전통 미디어 노출 빈도도 따졌다. 트위터 서비스 개시 이후 검색엔진 구글의 뉴스에 등장하는 ‘트위터’의 언급 빈도와 트위터 사용자 수 증가가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을 찾아냈다. 트위터가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시점에는 이용자가 급증했다. 차 교수는 “일반적으로 SNS와 스마트폰 등의 확산은 냉장고 등 소비제품의 구입 경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돼 왔다.”면서 “그러나 초창기 선도적인 사람들이 사용하고, 입소문과 미디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의 참여로 번졌다는 측면에서 오프라인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김정일 용성역 대기 열차서 사망?

    김정일 용성역 대기 열차서 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북한 발표와 달리 대기 중인 열차에서 숨을 거뒀다는 분석이 20일 제기됐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 사망 시점에) 김정일 전용 열차가 평양 용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열차에)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차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열차는 지난 15일부터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달리는 야전 열차 안에서 서거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의 발표와는 다른 것이어서 진위 여부와 함께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마지막 공개 활동 이후 16일부터는 외부 활동을 위한 동선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위원장이 16일 밤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는 설에 대해 정보 당국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올 수입차 판매 10만대 돌파… AS 등 ‘질적성장’ 나선다

    올 수입차 판매 10만대 돌파… AS 등 ‘질적성장’ 나선다

    25년 만에 국내 수입차 연간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섰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의 무서운 질주 때문이다. 1987년 첫해 메르세데스 벤츠 10대 판매라는 초라한 출발을 했지만 빠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늘면서 수입차 시장은 급성장했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월까지의 누적 등록 대수는 9만 71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 2268대보다 18.1%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한다면 이미 올해 10만대를 돌파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업체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나 일부 브랜드의 물량 확보 현황을 고려해 볼 때 하루 평균 300여대가 판매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미 업계에서는 수입차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내년부터는 양적 성장보다는 사후 서비스(AS) 등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를 브랜드별로는 분석해 보면 BMW가 총 2만 2273대 신규 등록돼 점유율 22.92%로 선두를 달렸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만 7565대(18.08%), 폭스바겐은 1만 1711대(12.05%)로 독일차 3인방이 1만대를 넘었고, 뒤를 이어 아우디 9785대(10.07%)와 토요타 4594대(4.73%), 미니 3929대(4.04%), 포드 3802대(3.91%), 닛산 3415대(3.51%) 순이었다. ●‘개인 서울·법인 경남’ 최다 구매 국가별로는 유럽차의 질주가 무섭다. 11월까지 유럽차 브랜드가 7만 2525대(74.6%)를 팔아치웠으며, 일본이 1만 7056대(17.6%), 미국이 7577대(7.8%) 순이였다. 유럽차 중에는 독일차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도 9230대로 지난해 같은 달(8311대)보다 11.1% 증가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12.1% 증가했다. 유럽발 경제 위기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의 내수 판매율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1708대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1673대, 아우디 1063대, 닛산 866대, 폭스바겐 831대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9230대 중 개인 구매가 5125대로 55.5%를 차지했고, 법인 구매는 4105대로 44.5%였다. 개인 구매는 서울 지역이 1571대(30.7%)로 가장 많았고, 법인 구매는 경남 지역이 2215대로 54%를 차지했다. 또 지난 11월에는 BMW 520d(526대), 메르세데스 벤츠 E300(494대)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로 닛산 큐브(735대)가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서비스 업그레이드는 남겨진 과제 25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커진 ‘덩치’만큼 양질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없지 않다. 따라서 업체들은 올해 서비스망 확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또 국내차에 비해 수십배에 달하는 부품값과 공임비(수리할 때 시간당 인건비)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수입 고급 승용차 뒤 유리값은 평균 200만원대. 현대차 에쿠스(5만 6000원)에 비해 40배 정도 비싸다. 다른 부품도 적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수십배씩 비싸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세와 유통·물류 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비싼 공임도 문제다. 내년 초부터 벤츠와 BMW는 시간당 공임을 20~30% 인하하기로 했다. 시간당 5만원대였던 수입차 공임이 4만원 초반대로 낮아진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평균 공임 2만 3000원에 비하면 아직도 2배 정도 비싼 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팀장은 “수입차 업체들이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높은 수리비 등 AS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조폭과 형량 협상하듯 北 대하라

    ‘플리바겐’(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북한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더 나아가 통일을 어떻게 이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했다.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 방식과 접근법으로 북한을 다루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책을 쓴 김광수경제연구소의 북한 연구팀은 북한이라는 ‘불량국가’, 남한과 국제사회에 대해 각종 불법과 공격을 일삼는 골칫덩어리, ‘범죄 집단’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를 플리바겐식 접근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플리바겐은 법정 용어로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거나 사건해결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할 때, 형량을 낮춰 주는 제도다. 미국 등에서는 조직범죄나 마약 관련 사건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범죄자가 또다시 나쁜 짓을 저질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고, 억울한 희생자를 구해 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그렇게 북한 문제에도 플리바겐 방식을 적용하자고 제의한다. 더 이상의 악행을 막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남북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북한을 자연스럽게 개혁·개방으로 이끌고, 남북 격차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입장에서 대북 강경정책의 한계와 북한 체제 붕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북한 붕괴 등 급변 사태로 인한 지금 당장의 통일은 남북한이 서로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과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남북경협 및 북한의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이 일정한 수준의 경제기반을 마련한 다음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 정권의 지속 가능성, 대중 의존도 심화, 북한 내부의 변화 압력, 통일비용의 실체 등 관련 현안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책은 또 북한 경제의 흐름과 메커니즘,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과 2000년 이후 북한의 경제정책 분석을 통해 북한의 시장경제 도입 가능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군사적·정치적 측면에 시각을 고정하면 북한은 변하지 않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다가가 보면 그 사이 많은 변화의 몸부림이 있었고 사실 북한이 변했다고 분석한다. 또 경제난과 시장경제로 인한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다며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에 주목했다. “북한은 2000년대 초 ‘7·1조치’를 통해 광범위한 개혁을 시도했다.”면서 “1990년대 경제난을 겪으면서 대폭 축소된 국가 능력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시장에 맞추어 가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1만 4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벨기에 수류탄 살상·伊 인종차별 총격… 유럽 ‘피의 화요일’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 같은 날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총기 난사는 극우 인종차별주의자의 소행으로 밝혀져 지난 7월 극우 나치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벌인 노르웨이 대참극의 악몽을 상기시키며 가뜩이나 경제위기로 뒤숭숭한 유럽의 세밑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 당국은 13일(현지시간) 토스카나주 주도인 피렌체 도심 시장 두 곳에서 소설가인 잔루카 카세리(50)가 세네갈 출신 노점상들에게 총을 난사해 2명이 즉사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남자는 점심시간에 달마치아 광장에 차를 세운 뒤 갑자기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이어 차를 타고 도주한 뒤 2시간이 지나 기차역 인근의 산로렌초 시장에서 또다시 노점상에게 총을 난사해 2명을 다치게 했다. 범인은 지하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경찰이 다가오자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현지 RAI 국영TV는 카세리가 극우 인종차별주의 단체에서 주최한 시위에 여러 차례 참가한 사실을 경찰이 파악했다면서 인종 증오 범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 피렌체에 거주하는 세네갈 출신 이민자 200여명은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는 ‘혼돈의 열쇠’라는 역사소설을 쓴 작가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4일 이탈리아 경찰은 로마에 본거지를 둔 극우단체 ‘민병대’(Militia) 회원 5명을 체포하고 10대 1명을 포함한 16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이들은 로마에 사는 유대인 공동체 대표,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등 유대인과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벨기에 남동부 리에주시 생랑베르 광장에서는 33세 남성 노르딘 암라니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는 무차별 살상극을 자행해 생후 23개월 된 아기와 15, 17세 청소년 등 3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다. 벨기에 검찰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암라니는 여성 1명을 살해하고 광장에서 청소년 등 3명을 죽인 뒤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고 밝혔다. 당시 암라니는 사람들에게 수류탄 3발을 던졌는데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4번째 수류탄이 우발적으로 폭발하면서 죽었을 수도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그는 사건 직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리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범행 당시 그가 갖고 있던 배낭 안에서는 수류탄 여러 발과 자동소총, 권총, 잡지 9권이 발견됐다. 이날 임라니의 자택 수색에 나선 경찰은 그가 범행 장소로 가기 전 살해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피살된 여성은 암라니의 이웃집 청소부(45)로 사건 당일 오전 ‘일자리를 주겠다.’며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나 조직범죄단체와는 관계없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외톨이 늑대’형 테러라는 분석도 나온다. 암라니는 규칙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아왔으며 실업급여를 받고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의 전 변호사는 RTBF TV와의 인터뷰에서 “형을 마친 뒤 그는 사회에 대한 빚을 갚았다고 생각했으나 경찰들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암라니가 총기와 마약, 성폭행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으며, 2008년 대마초를 재배한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가석방됐다고 보도했다. 범행을 저지른 이날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0)동물원에도 CSI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0)동물원에도 CSI가?

    중국이나 동남아에 이른바 ‘한류’(韓流)가 이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류의 문화흐름을 볼 때 당연한 현상이다. ‘미드’(미국 드라마)나 ‘일드’(일본 드라마)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비슷한 연유다. 나 역시 한국에서 리메이크됐던 일본 드라마 ‘하얀거탑’이나 미국 드라마 ‘로스트’, ‘CSI’ 등을 매우 좋아한다. 이 중 CSI는 미국 과학수사대의 활약을 드라마로 옮긴 것이다. 첨단장비를 이용한 범인 추적과 인간군상의 이중성, 사건 말미에 드러나는 기막힌 반전 등이 매력 포인트다. CSI에는 부검, 지문감식, 유전자 분석, 곤충학, 사진 분석, 탄도학, 자동차 공학, 파괴공학 등 영화 ‘007’ 시리즈처럼 과장되지는 않으면서도 실존하는 최첨단 범인 추적기법들이 망라돼 있다. 현장 감식요원들의 치밀한 분석능력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수의사들 역시 CSI 수사관 못지않은 추리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사실상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1인 병원’인 만큼 동물이 걸린 병의 원인부터 죽음의 이유까지 스스로 찾아내고 분석해야 한다. 수의과 대학 시절의 일이다. 외과실습에서 팀을 이뤄 개의 복강수술을 하게 됐다. 개들은 주로 조교들이 시장에서 사 왔다. 5마리를 사서 5팀으로 나눠 장(腸) 문합수술을 중심으로 실습을 했다. 내가 우리 팀 리더였다. 정말 수술을 깔끔하게 잘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 개만 다음 날부터 식욕을 잃고 말라 가기 시작했다. 교수님은 “너희들이 수술을 잘못해서 그런다.”고 꾸지람을 하셨다. 그 말이 무척 억울했던 나는 혼자서 우리 개에 대해 정밀분석을 해 보기로 했다. 미생물실험실에서 기생충 검사, 세균학적 검사, 혈액학적 검사 등을 해 나갈 심산이었다. 우선 개똥으로 기생충 검사에 들어갔다. 한데 현미경 시야에 십이지장충의 알이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가. 중증 흡혈기생충감염증이었던 것이다. 다른 검사는 할 필요도 없었다. 개에게 구충약을 먹였더니, 다음 날부터 식욕이 살아나고 살도 찌기 시작했다. 5마리 중에 가장 건강한 개가 되었다. 지저분한 환경에서 개의 몸 속으로 들어간 기생충이 수술로 인해 개의 면역력이 저하되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던 것이었다. 우리 팀의 수술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도 증명됐다. 그 일이 알려지고 우리 팀은 모두 최고성적인 A+를 받았다. 작년에 갑자기 죽은 수사자를 부검했다. 전날까지 멀쩡히 지내던 녀석이었다. 부검 결과, 장이 모두 빨갛게 충혈돼 있음을 발견했다. ‘장독혈증’이었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더운 여름날 암컷들의 먹이까지 모두 빼앗아 먹은 수사자가 소화도 안 된 상태에서 그대로 잠든 게 문제였다. 급하게 삼킨 먹이가 몇 시간 동안 장의 흐름을 막아 독기를 뿜어내는 혐기성 균의 번식을 유도했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아침에 주던 먹이를 시원한 저녁에, 그리고 한 마리씩 따로 나눠 주었다. 이것들이 바로 ‘과학수사’를 통해 해결한 나의 경험 중 일부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0) 동물원에도 CSI가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0) 동물원에도 CSI가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에 이른바 ‘한류’(韓流)가 이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류의 문화흐름을 볼 때 당연한 현상이다. ‘미드’(미국 드라마)나 ‘일드’(일본 드라마)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비슷한 연유다. 나 역시 한국에서 리메이크됐던 일본 드라마 ‘하얀거탑’이나 미국 드라마 ‘로스트’, ‘CSI’ 등을 매우 좋아한다.  이 중 CSI는 미국 과학수사대의 활약을 드라마로 옮긴 것이다. 첨단장비를 이용한 범인 추적과 인간군상의 이중성, 사건 말미에 드러나는 기막힌 반전 등이 매력 포인트다.  CSI에는 부검, 지문감식, 유전자 분석, 곤충학, 사진 분석, 탄도학, 자동차 공학, 파괴공학 등 영화 ‘007’ 시리즈처럼 과장되지는 않으면서도 실존하는 최첨단 범인 추적기법들이 망라돼 있다. 현장 감식요원들의 치밀한 분석능력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수의사들 역시 CSI 수사관 못지 않은 추리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사실상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1인 병원’인 만큼 동물이 걸린 병의 원인부터 죽음의 이유까지 스스로 찾아내고 분석해야 한다.  수의과 대학 시절의 일이다. 외과실습에서 팀을 이뤄 개의 복강수술을 하게 됐다. 개들은 주로 조교들이 시장에서 사 왔다. 5마리를 사서 5팀으로 나눠 장(腸) 문합수술을 중심으로 실습을 했다. 내가 우리 팀 리더였다. 정말 수술을 깔끔히 잘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 개만 다음날부터 식욕을 잃고 말라가기 시작했다. 교수님은 “너희들이 수술을 잘 못해서 그런다.”고 꾸지람을 주셨다.  그 말이 무척 억울했던 나는 혼자서 우리 개에 대해 정밀분석을 해보기로 했다. 미생물실험실에서 기생충 검사, 세균학적 검사, 혈액학적 검사 등을 해나갈 심산이었다. 우선 개똥으로 기생충 검사에 들어갔다. 헌데 현미경 시야에 십이지장충의 알이 가득 차 있는 것 아닌가. 중증 흡혈기생충감염증이었던 것이다. 다른 검사는 할 필요도 없었다. 개에게 구충약을 먹였더니, 다음날부터 식욕이 살아나고 살도 찌기 시작했다. 5마리 중에 가장 건강한 개가 되었다. 지저분한 환경에서 개의 몸 속으로 들어간 기생충이 개가 수술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던 것이었다. 우리 팀 수술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도 증명됐다. 그 일이 알려지고 우리 팀은 모두 A+ 최고성적을 받았다.  작년에 갑자기 죽은 숫사자를 부검했다. 전날까지 멀쩡히 지내던 녀석이었다. 부검 결과, 장이 모두 빨갛게 충혈돼 있음을 발견했다. ‘장독혈증’이었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더운 여름날 암컷들의 먹이까지 모두 빼앗아 먹은 숫사자가 소화도 안 된 상태에서 그대로 잠든 게 문제였다. 급하게 삼킨 먹이가 몇시간 동안 장의 흐름을 막아 독기를 뿜어내는 혐기성 균의 번식을 유도했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아침에 주던 먹이를 시원한 저녁에, 그리고 한 마리씩 따로 나눠주었다. 이것들이 바로 ‘과학수사’를 통해 해결한 나의 경험 중 일부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사육사 lovnat@hanmail.net
  •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야생동물 질병 감염 느는데… 방역체계 ‘구멍’

    최근 농가와 도심 주택가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야생동물은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로 지목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등 야생조류로 인해 전염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야생 멧돼지 700마리에서 채취한 혈액과 분비물을 분석한 결과, 돼지 콜레라(열병)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축산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돼지 콜레라는 구제역과 함께 1종 가축 전염병으로 알려져 또다시 전염병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인력이나 시스템이 엉성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야생동물의 질병 관리 문제점과 정부의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야생동물보호협회나 생태 학자들은 “멸종 위기종에 대한 개체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축과 마찬가지로 방역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이나 도심 주변의 한적한 산책로에서 ‘야생 오소리·너구리가 광견병을 옮길 수 있어 방제 먹이를 뿌려 놓은 곳’이란 경고문을 볼 수 있다. 야생동물이 각종 질병을 옮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표로 보여진다. 이마저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처방일 뿐 체계적인 방역 활동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 시급… 국회는 ‘글쎄’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방역을 체계적으로 하려면 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질병과 같은 생물학적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야생동식물보호법’은 개체수를 늘리고 보호하기 위해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류로 인한 AI 발생이나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등 각종 질병을 옮기는 주범으로 야생동물들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야생동물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야생동식물보호법 개정안(의원 발의)’과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 건립 등에 대한 안건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 법률안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지만 다른 안건에 밀려 논의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한 환경부는 내년에 전염병에 걸린 야생동물을 분석해 사람이나 가축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방역을 위해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센터 건립에 나서겠다고 홍보까지 한 사안이다. 그러나 정부안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국회에 제출돼 사업 추진조차 불투명해졌다. 현재 야생동물 질병관리는 국립환경과학원(환경보건연구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인력·예산 부족으로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가축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본적인 조사·연구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축 전염병을 담당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야생동물 질병을 맡으면 수월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야생동물은 너무 광범위해서 가축과 함께 질병 관리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동식물보호법 시행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시급히 야생동물 질병관리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야생동물도 가축과 연계 방역해야 야생동물 질병을 외면하는 사이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축산농가는 구제역과 AI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정부는 모든 방역 수단을 동원해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도 일부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을 간과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주장한다. 질병에 감염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진전이 없다. 올해 1월 충남 아산에서는 야생 기러기 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지난해 12월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 인근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20여 마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 농가에서는 야생조류에 의해 AI가 닭·오리로 전염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멧돼지와 노루 등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가축의 질병 예방을 위해 한정된 공간에 대해 아무리 방역을 강화한다 해도 행동 반경이 넓은 야생동물을 간과하고서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상돈 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경기지부장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도심에 출몰하는 것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서식지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야생동물도 가축처럼 관리할 수 있는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야생동물 질병까지 방역에 신경 쓸 여건이 안 된다.”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관련 부처 간 협력체계 구축과 전문인력·예산 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벌받는 것 고마운 것 복잡한 것

    스크린에 오래 걸리지는 못했지만 권상우·김려원 주연의 영화 ‘통증’은 통증을 못 느끼는 남자와 통증을 달고 사는 여자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렸다. ‘별’을 쓴 프랑스 소설가 알퐁스 도데의 말처럼 “내게는 새롭지만 지인들에게는 금세 지겨운 일”이 통증이다. 통증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통증환자 셋 중 한 사람은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이토록 끔찍하지만 통증은 당해 보지 않고는 그 고통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미국인 멜러니 선스트럼이 쓴 ‘통증 연대기’(에이도스 펴냄)는 의학에서부터 역사, 철학, 문학, 심리학 등에 이르기까지 통증 그 자체를 분석한 책이다. 통증의 역사, 관련 연구성과, 통증환자들의 경험담까지 모두 담았다. 만성통증 환자인 본인의 일기까지 합쳐놨다. 근대 이전까지 통증은 “단순한 몸의 경험이 아니라 의미와 은유로 가득한 영적 영역의 반영”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통증을 뜻하는 ‘페인’(pain)의 어원이 처벌을 뜻하는 라틴어 ‘포이나’(poena), 되갚는다는 그리스어 ‘포이네’(poine)에서 나왔다는 점은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기에 통증은 속죄를 위한 고통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한 치과의사가 에테르를 이용한 마취법을 발명했을 때, 미국 치과의사협회장이 “통증을 방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탄의 활동”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근대 들어서야 과학의 발달에 따라 통증을 기계적 반응으로 보기 시작했다. 신체 손상을 막기 위해 생겨나는 것이 통증이고, 질병이나 부상이 나으면 자연스럽게 통증은 사라진다고 봤다. 이는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퍼진 인식이지만, 점점 악화되는 만성통증을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통증관은 뇌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심리적인 요인도 함께 보기 시작한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ISD 판결 기준은 합리성과 비례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야권은 ISD의 폐해 사례를 들어 위험성을 부각시키고 있고 정부와 여당은 내국인의 대외 투자 안전장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일 ISD를 다루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 판정 사례를 들어 ISD 분쟁 중재의 기준은 양국 간 협정문이며 판결의 준거는 합리성과 비례성(비차별성)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멕시코 정부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을 개발해 자국의 탄산음료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카길사에 대해 HFCS 등 설탕 이외의 감미료를 사용하는 음료에 20%의 소비세(IEPS Tax)를 부과했다. 중재를 요청받은 ICSID는 카길사와 멕시코 설탕제조업체는 동종 상황이며, 자국 제조 설탕 사용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이행 요건 부과 금지 조항을 어겼다고 판정해 멕시코 정부에 773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산 HFCS의 수입을 놓고 미국 정부와 무역 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카길사를 겨냥해 공정·공평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국내산업·기업과 차별 말아야” ICSID 중재인으로 등록된 신희택 서울대 법대교수는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가 운영하는 사업, 기업을 규제할 때는 합목적성과 합리성을 띠어야 하고 내국 산업·기업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제도가 합리성과 차별성을 띠느냐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공공·의료 분야 등 제소 대비해야 다른 예로 미국의 투자펀드인 AIG캐피털파트너스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주상복합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사업 부지가 국립수목원 부지에 해당한다며 건설사업 중단을 통보했고 시 의회도 프로젝트 중지, 사업 부지 환수를 결의했다. 하지만 ICSID는 국립수목원 부지라 하더라도 사업 계약을 맺었다가 보상 없이 수용한 것은 수용 조항 위반이라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이 원하는 공공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이나 사업을 제약할 수 있다면 신중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정부는 전기, 통신 등이 ISD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미래 유보가 있어 괜찮다고 하지만 향후 사회복지·공공질서·보건 의료 분야에 대해서도 ISD로 제소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적 규제 자제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ISD로 인해 홍역을 치른 국가들은 급격한 정책의 변화가 잦았고, 포퓰리스트적인 외국인 투자 규제 및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 부여 등 위기를 자초한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ISD를 피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합리적이고 차별성 없는 정책과 함께 관련 전문 조직의 신설, 전문가 육성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된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ISD의 위험을 줄이려면 포퓰리즘적인 규제를 없애고 중재와 교섭 차원에서 전문 통상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선거전략? SNS에 물어봐

    ●정치권 너도나도 활성화 앞다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앞다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승리의 주역으로 꼽았다.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곧바로 SNS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SNS란 매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NS의 가장 큰 특성으로는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소셜네트워크 분석업체인 사이람의 김기훈 대표는 “SNS는 이용자들끼리 신뢰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증폭 효과가 상당히 크다.”면서 “글을 한번 올리고 그치는 게 아니라 다단계로 퍼져나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특징”이라고 꼽았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SNS를 통한 사회여론·마케팅조사 및 컨설팅도 각광받고 있다. 트위터에 남겨진 내용들을 모두 분석한 뒤 이용자들이 가장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 또는 보완한다는 원리다. 예를 들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한나라당이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향해 검증 공세를 가했을 때 트위터상에서는 병역 의혹이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박 후보 측에서는 250만원 월세나 서울대 법대 학력 문제보다는 병역 의혹에 대한 해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SNS는 서로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공감된 내용은 ‘RT’(Retweet) 방식으로 퍼나르기 때문에 어떤 게 핵심 이슈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향력 과대포장됐다” 우려도 그러나 SNS의 영향력이 실제보다 과대포장돼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송종현 선문대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확산될 수 있다는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또 선거에 적용할 경우 투표는 1인 1표이지만 트위터는 1명이 여러 개의 글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가중치가 부여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일상 메트릭스 대표는 “SNS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모습을 보면 유명인이 트위터에 글을 남기면 결국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이슈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관위·박원순 홈피 디도스 공격 수사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새벽부터 박원순 당선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6일 오전 박 당선자와 선관위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에 수사관 2명씩을 급파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당선자 홈페이지는 오전 1시 47분~1시 59분 1차 공격을 받은 데 이어 5시 50분~6시 52분 2차 공격을 받았고 선관위 홈페이지는 6시 15분~8시 32분 공격을 받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오전 9시 이후에는 공격이 없었다. 박 당선자 측 홈페이지인 ‘원순닷컴’(www.wonsoon.com)은 2차 공격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사이버 대피소’로 옮겨 오전 9시 30분쯤 접속이 재개됐다.사이버 대피소는 디도스 공격 트래픽을 차단하고 정상적인 접속만 골라 연결해 주는 곳이다. 경찰은 선관위와 박 당선자 측이 선거가 끝나고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곧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박 당선자 캠프의 송호창 대변인은 “데이터 손실은 없었고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찰에 서버를 보낼 수 없어 서버와 홈페이지를 보호하는 임시 조치만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선관위와 박 당선자 측 홈페이지의 접속기록 등 100여개의 IP주소를 건네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수사 중이다. 경찰이 수사하는 접속기록은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시간대에 해당 서버에 접속한 IP 정보로 좀비PC의 존재를 밝히고 배후를 추적하는 기초 단서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 소행인지는 정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좀비PC들이 동원됐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좀비PC를 찾아 확보하고 여기에 깔린 악성코드를 풀어내야 조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면서 “악성코드의 수준에 따라 수사 기간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위기 출구가 안 보인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위기 출구가 안 보인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아네트 베른하르트 전미노동법연구프로젝트 정책본부장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에서는 8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9년 6월 위기 종료 선언 이후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다지만 새로 생겨난 일자리는 190만개에 불과하다. 사라진 일자리를 메우기는커녕 새로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430만명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 결과, 1390만명이 여전히 실업상태다. 그중 절반은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다. 840만명은 고용형태가 불안한 시간제 근로자다. 특히 노동시장의 끝자락에 서 있는 청년층은 사회 첫발을 내딛기 위해 5대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는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 금융위기 이후 2년 동안 저임금직 일자리는 3.4%, 중간임금직은 9.5%, 고임금직은 2.9%가 줄었다. 2010년 1분기 이후 저임금직과 중간임금직은 각각 3.2%, 1.2% 늘었으나 고임금직은 여전히 1.2% 감소세다. 위기의 충격파가 저임금과 중간임금직에 집중된 반면 회복기에는 저임금직 중심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감소세다. 금융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저임금직과 중간임금직의 실질임금은 각각 2.3%, 0.9% 줄었다고 한다. 일자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고임금직만 0.9% 올랐을 뿐이다. 동시에 임시직 증가, 고용 불안, 복지 혜택 축소 등과 같은 고용의 질 악화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가를 겨냥한 ‘탐욕 규탄’, ‘가진 자 1%’를 향한 99%의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면에서 이 같은 일자리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지표로 보면 전체 실업률이 3.0%, 청년 실업률은 6.3%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 마디로 속 빈 강정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청년층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교육, 훈련, 일 가운데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청년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수는 올 2월 사상 최고인 128만명을 기록했다. 15~34세 인구의 9.5%에 해당한다. 이들의 주된 활동상태를 보면 ‘그냥 쉬고 있다’가 34.9%, ‘취업 준비’ 31.1%, ‘진학 준비’ 18.8%, ‘군 입대 대기’ 5.5%, ‘심신장애’ 5.1% 등의 순이다. ‘그냥 쉬고 있다’는 비중은 2003년의 16.2%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가장 활동적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할 청년들이 아무런 희망과 목표도 없이 놀고 있는 것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이 지난해 말 현재 63.3%로 일본(70.1%)이나 미국(66.7%) 등에 비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0.313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 수준이다. 하지만 임금 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격차로 따지자면 우리나라는 4.51배(2005년 기준)로 OECD 주요국 중 3위다. 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에는 5.4배로 확대됐다. OECD는 최근 발간한 ‘웰빙 측정’ 관련보고서에서 한국의 저소득층 평균임금은 빈곤선보다 47.1%나 낮다고 지적했다. OECD 34개 회원국 평균 격차인 27.4%에 비해 20% 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양극화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이는 일자리 부족과 더불어 대기업 정규직과 공공부문 위주로 짜여진 폐쇄적인 임금 및 고용구조가 낳은 결과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청년들은 사교육과 스펙쌓기에 매달려야 하고, 노인층은 생계를 위해 70세가 다 되도록 노동시장에 머물러야 한다. 미국의 반자본 시위가 우리나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의 ‘희망버스’, 제주도 강정마을,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값투쟁 등에서 싹이 움트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정치권과 기득권층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djwootk@seoul.co.kr
  • 김용민 총장과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를 査定하다

    김용민 총장과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를 査定하다

    “손 실장, 이번 면접에 나도 참여해도 될까요.” 손성익 포스텍 입학사정관실장은 지난달 총장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의 당혹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손 실장은 “총장이 학생 선발에 참여하겠다는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면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고 말했다.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는 국내에서 가장 앞선 제도다. 대학 안팎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텍은 1997년 고교장 추천전형을 시행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면접전형 비율을 높였다. 입학사정관제가 제도화된 2009년부터는 신입생 300명 전원을 수시모집으로 뽑고 있다. 올해의 경우 2060명이 지원해 서류전형으로 3배수를 뽑은 뒤 잠재력 평가와 수학·과학 면접을 통해 합격 여부를 가린다. 22명의 전문사정관이 모든 과정을 관리·정리한다. 20일 오전 면접을 마친 김용민 총장은 흐뭇해했다. 지원한 학생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봤기 때문이다. →포스텍 입학사정관제가 서류전형에서 학업성적을 너무 많이 본다는 비판이 있다. -포스텍에서 학업을 할 수 있는 학생을 뽑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특정 분야의 천재도 뽑아야 한다. 하지만 한 분야만 잘하는 학생, 좋아하는 과목 이외의 성적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학생은 학업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명문대나 연구중심대학들을 봐도 전반적인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한 분야의 우수성이나 잠재력만으로 뽑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결국 학업성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가. -학업성적으로 줄을 세우지는 않는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수능이나 SAT 만점자들이라고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커트라인을 넘어서면 그 위의 성적구분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거다. 그 결과 줄을 세우면 절대 들어오지 못할 학생들이 입학한다. 포스텍의 경우에는 지난해 수시모집 전형에서 성적 역전이 30% 정도 생겼다. 올해는 아마 더 늘 것 같다. →면접관들이 20분간 대화하는 것만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는지. -실제 만나는 시간은 20분이지만 서류를 보내는 순간부터 입학사정관들과 면접 참여 교수들이 읽고 분석한다. 저 역시 학생들의 서류를 잔뜩 읽었다. 학생에게 질문할 내용들도 미리 서류에 줄을 긋고 다 표시해 둔다. 교내활동을 독점한 학생의 경우에는 내신관리에 미쳤던 영향과 당시의 부담감을 물어본다. 다른 친구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빼앗은 것이 아니냐는 압박성 질문도 할 수 있다. →실제 면접에 참여하면서 가진 느낌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학생들이 많았다. 교수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3년 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이후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자기표현이 확실한 학생들이 면접의 혜택을 더 많이 본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경험은 부족하다. 실패하고 좌절한 경험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성적이 떨어졌을 때’, ‘경시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을 때’를 얘기한다. 별다른 실패 경험이 없다는 건 선생님이나 학부모들이 학생 스스로 뭔가를 하지 못하도록 실패를 막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자기 학생, 자기 자녀를 못 믿는 거다. 제 경험상 실패해본 학생이 훨씬 발전 가능성이 높다. 실패를 모르는 한국 학생들이 좀 아쉽다.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다른 대학들이 ‘300명을 뽑는 포스텍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비효율적이다. 시간과 노력, 돈도 효율성만 놓고 보면 낭비다. 하지만 학생을 제대로 뽑는 건 어찌 보면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건 대학의 특권이고, 어렵게 뽑는 것으로 그 특권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 학생을 어렵게 뽑아야 대학들도 더 애정을 갖고 돌보지 않겠는가. 종합대학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잘못된 편견이다. 미국에서는 몇만명씩 지원하는 큰 대학들도 전부 입학사정관으로 뽑는다. →포스텍 합격생들은 대부분 서울대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함께 합격한다. 좋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복안은. -뺏고 빼앗기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서울대 동시합격생 중에서도 절반가량은 포스텍을 택한다. 학교에 대한 인상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이번 면접을 보면, 면접은 쌍방향이다. 면접관이 면접을 보지만, 학생도 면접관을 평가한다. 질문을 던지지만, 학생의 대답에 대해 상담이나 조언을 하기도 한다. 총장인 제가 직접 참여한 이유 중의 하나도 학생들에게 신뢰성을 주기 위해서였다. 포항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김용민 총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시애틀 워싱턴대에서 생명공학 및 전자공학과 교수로 부임, 1999년부터 8년간 학과장을 맡았다. 멀티미디어 비디오 영상처리, 의료진단기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1996년 IEEE(미국전기전자학회) ‘펠로(석학 회원)’, EMBS(미국 의학 및 생물학 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포스텍 개교 25년 만에 첫 외부 영입 총장이다. 지난 9월 취임했다.
  • [씨줄날줄] 월가의 금권정치/최광숙 논설위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현직 비서실장 둘 다 월가 출신이다. 백악관 깊숙이 요직을 꿰찰 정도로 월가의 정치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현 시카고 시장인 램 이매뉴얼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고문을 지내다 영부인 힐러리의 눈 밖에 나면서 백악관을 떠나 투자은행가로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월가다. ‘신의 조직’이라 불리는, 유대인 압력단체인 유대인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핵심인물인 그는 지난 대선에서 월가를 움직이는 유대인 인맥을 십분 발휘해 오바마의 선거자금 모금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의 후임인 윌리엄 데일리 현 비서실장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냈는데, JP모건 체이스 회장 출신의 전형적인 월가맨이다. 이매뉴얼이 지난 대선자금 모금책이라면, 데일리는 2012년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서 월가 돈줄을 끌어들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취임 초기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월가에서 국민혈세로 보너스 잔치를 벌이자 ‘살찐 고양이’로 질타하며 월가 개혁에 야심차게 나섰던 오바마도 결코 월가의 ‘금권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월가의 금융개혁을 주도한 엘리자베스 워런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7월 소비자금융보호청장에 내정했지만 좌절된 것은 월가에 무릎 꿇은, 수모를 당한 것과 진배없다. 사실 미국은 민주당·공화당 정부 가릴 것 없이 경제 부처 핵심에는 월가 출신이나 친월가맨들이 포진하는 ‘월스트리트 정부’다. 클린턴 정부의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과 부시 정부의 헨리 폴슨 모두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CEO를 지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바마 정부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월가맨이라고 하면 펄쩍 뛰지만 루빈의 제자라는 점에서는 친월가맨이다.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대가 월가의 금융기업들이 막대한 후원금으로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후원금 백서를 내는 워싱턴의 책임정치센터(CRP) 분석 결과, 월가의 금융기업들이 1998~2008년 50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상·하원의원 등에게 후원금으로 냈다고 한다. 그야말로 ‘돈으로 의원들을 사는 현실’이 통계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의 청목회 사건도 금권정치의 산물인데 남 흉볼 처지가 못되는 것 같다. 돈 앞에는 권력도 고개를 숙이는 게 세상사인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영국 해안에서 포착된 UFO 진위논란

    영국 해안에서 찍힌 UFO 사진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진위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미확인 물체는 8월 1일 오후 5시 14분경(현지시간) 영국 남서부에 있는 콘월 주(州) 세인트 오스텔 부근 블랙헤드를 여행하던 한 관광객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이 관광객은 블랙헤드의 바다를 향해 사진을 담았다.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는 과정에서 이상한 물체가 담긴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속에는 많이 알려진 접시형 UFO가 바다 위를 날아가는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콘월 UFO연구회(CUFORG)로 보내져 정밀 분석이 이루어졌다. 연구회 설립자인 데이브 길함은 “사진을 찍은 사람은 당시 하늘에 갈매기나 어떠한 물체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며 “사진을 분석한 결과 조작의 가능성은 없으며 마치 바다 속에서 미확인 물체가 떠올라 날라가는 형상”이라고 말했다. 사진의 진위논란은 이 지역을 담당하는 왕립 해군내 항공부서의 비행기록 확인으로까지 이어졌다. 왕립 해군 항공 기지국 대변인은 “8월 1일 5시 이후 어떠한 항공기도 이 지역을 비행한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갑론을박 중. 많은 네티즌은 “갈매기가 날아가는 사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쩌면 UFO 일수도 있다.”는 의견들도 올라오고 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4) 전문가가 본 나경원·박원순 ‘극과극 스타일’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4) 전문가가 본 나경원·박원순 ‘극과극 스타일’

    ‘성공한 여성 정치인의 화려함 vs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소박함’ 일대일 대결이 본격적으로 점화된 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노선은 물론 개인적인 이미지까지 뚜렷하게 엇갈린다. 여성 대 남성, 한나라당 대 야권 단일후보, 정치인 대 시민사회단체 인사…. 공통된 요소가 없는 두 후보의 이력은 스타일에서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10일 정치인 이미지컨설팅 전문가들을 통해 두 후보의 스타일을 비교해 봤다. 나 후보는 화려한 외모만큼 잘 짜여진 듯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의상과 말투 등 외적 이미지가 틀에 맞춘 듯 정확한 느낌을 준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었던 나 후보는 이후로도 주로 정장 차림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진한 파란색 또는 녹색 블라우스 등으로 포인트를 줬고, 검은색 상하의에 ‘열정’을 상징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어 강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옷인 정장에 특히 어두운 색을 많이 입어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요소가 많아졌다.”면서 “여성성보다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맞게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좋다.”고 평했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장은 “리본 블라우스의 정장은 잘나가는 여성, 커리어우먼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움을 강조해 주부들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나 후보는 상황에 맞게 의상을 가장 잘 매치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같은 날에도 장소에 따라 의상을 바꿨다. 나 후보는 당 대변인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말투를 사용한다. 반드시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을 끝맺는 것이 특징이다. 조미경 CMK이미지코리아 대표는 “여성 후보인 만큼 지적이고 정리정돈된 말투가 좀 더 전문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완벽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지아이미지연구소의 정지아 소장은 “시민들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각진 옷,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미 플러스이미지랩 대표는 “전체적으로 오세훈 전 시장과 비슷한 귀족적 이미지가 친근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는 친밀함과 소탈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주로 남색 계통의 정장, 하늘색 셔츠를 즐겨 입는다. 넥타이는 분홍색, 하늘색 등 주로 파스텔톤이다. 전날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베이지색 면바지와 노타이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강 소장은 “푸른색 셔츠는 서민, 민중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고 분홍색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한다.”고 했고, 우 대표는 “노타이는 권위적이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박 후보는 “~했고요. ~이고요.”라는 어미를 자주 사용한다. 정지아 소장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가장 큰 장점이며 크게 웃지 않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 준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말투와 표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지만 시장 직책에 어울리는 강단 있는 이미지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낙 카메라에 익숙해 표정을 잘 연출하는 나 후보에 비하면 박 후보의 표정은 다소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정연아 소장은 “이렇게 큰 정치무대에 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어색해하는 게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친서민적인 느낌을 줘서 자신의 개성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는 전문성과 카리스마가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지아 소장은 “검정이나 갈색 계통의 짙은 안경테를 써서 얼굴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카리스마를 가미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글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전문가들이 본 극과 극 羅-朴 스타일 분석

    전문가들이 본 극과 극 羅-朴 스타일 분석

     ‘성공한 여성 정치인의 화려함 vs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소박함’  일대일 대결이 본격적으로 점화된 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노선은 물론 개인적인 이미지까지 뚜렷하게 엇갈린다. 여성 대 남성, 한나라당 대 야권 단일후보, 정치인 대 시민사회단체 인사?. 공통된 요소가 없는 두 후보의 이력은 스타일에서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10일 정치인 이미지컨설팅 전문가들을 통해 두 후보의 스타일을 비교해 봤다.  나 후보는 화려한 외모만큼 잘 짜여진 듯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의상과 말투 등 외적 이미지가 틀에 맞춘 듯 정확한 느낌을 준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었던 나 후보는 이후로도 주로 정장 차림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진한 파란색 또는 녹색 블라우스 등으로 포인트를 줬고, 검은색 상하의에 ‘열정’을 상징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어 강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옷인 정장에 특히 어두운 색을 많이 입어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요소가 많아졌다.”면서 “여성성보다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맞게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좋다.”고 평했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장은 “리본 블라우스의 정장은 잘나가는 여성, 커리어우먼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움을 강조해 주부들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나 후보는 상황에 맞게 의상을 가장 잘 매치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같은 날에도 장소에 따라 의상을 바꿨다. 시장이나 쪽방촌을 방문할 때에는 점퍼 차림에 흰색 또는 옅은 회색의 티셔츠를 입었다.  나 후보는 당 대변인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말투를 사용한다. 반드시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을 끝맺는 것이 특징이다. 조미경 CMK이미지코리아 대표는 “여성 후보인 만큼 지적이고 정리정돈된 말투가 좀 더 전문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완벽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지아이미지연구소의 정지아 소장은 “화려한 외모, 판사 출신의 성공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력이 워낙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만큼 좀 더 부드러움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면서 “시민들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각진 옷,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미 플러스이미지랩 대표는 “리듬감이 없는 나 후보의 말투는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을 갖지만 차갑고 건조해 보일 수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오세훈 전 시장과 비슷한 귀족적 이미지가 친근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는 친밀함과 소탈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주로 남색 계통의 정장, 하늘색 셔츠를 즐겨 입는다. 넥타이는 분홍색, 하늘색 등 주로 파스텔톤이다. 전날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베이지색 면바지와 노타이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강 소장은 “푸른색 셔츠는 서민, 민중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고 분홍색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한다.”고 했고, 우 대표는 “노타이는 권위적이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박 후보는 “~했고요. ~이고요.”라는 어미를 자주 사용한다. 정지아 소장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가장 큰 장점이며 크게 웃지 않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 준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말투와 표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사무적이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돼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어눌한 말투”라면서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지만 시장 직책에 어울리는 강단 있는 이미지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낙 카메라에 익숙해 표정을 잘 연출하는 나 후보에 비하면 박 후보의 표정은 다소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정연아 소장은 “이렇게 큰 정치무대에 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어색해하는 게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친서민적인 느낌을 줘서 자신의 개성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는 전문성과 카리스마가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 대표는 “마른 체형이기 때문에 회색이나 베이지색 등 옅은 색이나 헐렁한 의상은 초췌한 인상을 주기 쉽다.”고 했고, 조 대표도 “시골 이장 같은 편안한 이미지만 돋보이면 힘이 빠져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아 소장은 “검정이나 갈색 계통의 짙은 안경테를 써서 얼굴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카리스마를 가미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홍준표 “朴 전대표 직책없이 지원… 보선 정당대표 충분히 승산”

    홍준표 “朴 전대표 직책없이 지원… 보선 정당대표 충분히 승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4일 박근혜 전 대표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대구 지역 국회의원이다. 보궐선거에는 직책 없이 활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국회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기성 정치권이 불신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정쟁을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으로, 여야 정치권이 반성한다면 충분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는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의 경선 쇼 때문에 국민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으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고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선거 승리를 자신했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선출됐는데, 시민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전략은. -시민후보라기보다 무소속 후보다. 제1야당이 후보를 못낼 정도로 쇠락했다는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나라당 대 무소속 대결이 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모든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사람이다. 무소속 후보는 책임감이 없다. 서울시민들이 반대만 하는 그런 무소속 후보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성 정치권이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휘둘린다는 인상이다. -기성 정치권이 시민단체에 휘둘린다는 것은 민주당 얘기다. 시민단체의 힘이 크기는 하나 나라 전체를 좌우할 만한 책임 있는 주체는 아니라고 본다. 나라 전체를 움직이는 중심 세력은 정당인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정치권이 불신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현장에서는 어렵다고들 한다. -정치권이 불신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국익을 위한 정치가 아니고 정쟁을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치 구조는 소위 정쟁구조로 돼 있었다. 상대방이 낸 정책은 무조건 반대하고 몸으로 막고 국익은 도외시하는 정치를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민이나 좌우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받는 것이지 정치권이 국익을 위한 정책을 여야 합심으로 추진하고, 국가를 위한 정책 집행에는 서로 협력하게 되면 그런 비판을 안 받는다. 그 사이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각자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가 박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진다. -여론이라는 게 가변성이 많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시민들이 무책임한 무소속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정부·여당의 대표주자로 나선 나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홍 대표도 직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어리석고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선거 때마다 대표직을 걸면 1년에 전당대회 두 번씩 해야 한다. 선거라는 게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거다. 그 때마다 대표직을 걸면 정당의 연속성이 없어진다. →서울시의원 70%가 민주당 소속이다. 나 후보가 ‘식물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나 후보는 재선 의원으로서 정치력이 있고 정책역량이 있다. 충분히 서울시의원들과 협의해서 서울시정을 잘 끌어 나가리라고 본다. →오세훈 전 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반대’ 입장을 당에서는 폐기한 건가. -오 전 시장의 안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 상태를 감안해서 지방의회와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보궐선거 지원은. -박 전 대표는 대구 지역 국회의원이다. 보궐선거에는 직책 없이 활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국회의원들이 중심이 될 것이다. 저와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선대위 고문을 맡을 것이다.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의 ‘안풍’ 대비책은. -안풍이라는 것은 안철수 교수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도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기성 정당들이 정쟁에만 휘말리지 않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그런 현상은 소멸될 것으로 본다.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서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등과 보수대연합을 할 수 있나. -나중에 검토를 해보겠다. 다만 서울시장의 경우 진보 좌파의 무소속 연합이 탄생했기 때문에 우리도 범보수 우파의 후보단일화를 위해서 노력하겠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을 텐데 한나라당의 방어책은. -내년 총선은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이기 때문에 꼭 정권심판론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다. 미래 권력구조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포함된 선거로 갈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조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안풍’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분석에 동의하나. -대세론은 대선이 치러지는 해의 10월 말쯤 돼야 알 수 있다. 그 전의 대세론이라는 것은 참고할 사항일 뿐이고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지금 박근혜 대세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남북경협활성화특위 위원장에 이재오 전 장관을 내세웠는데. -남북경협 활성화는 연말까지 중점을 둘 분야다. 개성공단, 농업, 러시아 가스관 등 현안이 많다. 4선의 중진의원인 이 전 장관에게 활동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친이계를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활동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자고 밝히지 않았나. 친이·친박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송영선 “北 사이버테러” 주장…네티즌 비판에 “실수” 사과

    송영선 “北 사이버테러” 주장…네티즌 비판에 “실수” 사과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이 15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소행이라고 주장한 뒤 논란이 커지자 “성급한 분석으로 인한 실수”라고 사과했다. 국회 국방위원인 송 의원은 이날 오후 7시쯤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혼란 가능성이 99.9 %다. ”라고 주장했다. 그는 네티즌 다수가 “전력은 쓰는 양에 따른 문제지 전산망 교란과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며 거세게 비판하자 결국 두 시간여 만에 “한전측 정보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분석이 만들어낸 실수인 것을 인정한다.”며 꼬리를 내렸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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