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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관세폭탄이 무서워”… ‘차이나 엑소더스’ 행렬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관세폭탄이 무서워”… ‘차이나 엑소더스’ 행렬

    미국 구글과 애플의 위탁생산(OEM)업체 대만 훙하이커지(鴻海科技)그룹(Foxconn)에 이어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도 ‘차이나 엑소더스’(China Exodus·중국 탈출) 행렬에 가세했다. 미중이 25% 고율의 보복관세 난타전을 벌이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에 판매할 네스트 온도조절기와 서버 하드웨어의 일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대만과 말레이시아로 이전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미국 시장에 판매할 서버 머더보드(메인보드)의 생산시설 대부분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서버 머더보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데 사용되는 기기로, 구글의 하드웨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치다. 구글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 당국이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려는 태도를 보이는 까닭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에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 포드자동차에 1억 6280만 위안(약 278억 원)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매기고, 배송업체 페덱스에 대한 ‘화웨이 화물배송 오류’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중국 내 하드웨어 생산량은 애플 아이폰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지만, 구글이 그동안 중국 검색시장 재진입을 위해 매우 노력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새로운 생산 거점은 대만이 떠오르고 있다. 릭 오스텔로 구글 제품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 타이베이(臺北) 교외에 충분한 공간의 사무공간을 짓고 2000명 수준인 직원을 두 배로 늘려 인공지능(AI)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등 대만을 아시아의 최대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대만의 장점으로는 운영 비용은 낮은 반면 정보기술(IT) 분야 역량이 우수하고 중국과 비교해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위험도도 낮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토니 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이 아닌 곳을 선택해야 한다면 일본이나 한국, 대만 중에 골라야 할 것”이라며 “대만은 나머지 국가와 비교해 인건비와 부지 비용, 심지어 전기료까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폭스콘도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류양웨이(劉揚偉) 폭스콘 반도체부문 대표는 지난 10일 타이베이 본사에서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애플이 생산라인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한다면 폭스콘은 애플의 이런 요구에 완전히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는 고객 요구에 따라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을 할 수 있다”며 “이미 생산라인 25%는 중국 밖에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애플이 아직 중국 공장 이전을 요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악화돼 이미 2500억 달러(약 29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이 나머지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폭스콘은 언제든지 애플 제품의 생산공장을 중국 밖으로 옮길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대상 품목에는 스마트폰과 게임콘솔, 컴퓨터가 포함돼 있는 만큼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폭스콘은 현재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브라질,미국, 체코, 호주 등 전 세계 15개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이 폭스콘의 주력 공장이다. 폭스콘이 중국에서 고용하고 있는 인력만 130만 명에 이르고 폭스콘 전체 매출액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기 ‘스위치‘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긴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닌텐도는 지금까지 중국 OEM업체에 게임기 생산을 맡겼으며 2017년 출시한 스위치도 그 중 하나다. 닌텐도는 앞서 지난 3월 올해 2종의 새로운 스위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는 현행 모델과 비슷하지만 부품이 좀 더 업그레이드 됐으며 다른 하나는 새로운 디자인의 저가형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현 모델과 새로운 2개 모델 모두 동남아에서 일부 생산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닌텐도 측은 새 모델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으며 스위치 생산과 관련해서는 “게임기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항상 생산공장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미국 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게임제품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비디오게임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로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하고자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거의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 미국의 보복 관세가 부과되면 스위치를 손해보고 판매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연말 쇼핑시즌에 차세대 ‘엑스박스 원’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닌텐도로서는 올 하반기가 스위치 판매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일본 샤프 역시 PC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대만이나 베트남으로 옮기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상당수 다른 외국업체들도 중국을 떠나거나 짐을 꾸리고 있다. 최근 중국 주재 미상공회의소가 회원사 25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 기업의 40.7%가 무역전쟁 탓에 제조 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미중 관세보복전이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으며 미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7년까지 핸드백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제조했던 미 패션브랜드 스티브매든은 미국이 중국산 핸드백을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시키자 지난해 공장을 캄보디아로 이전했다. 미국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테이프스트리 역시 중국 핸드백 생산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추면서 베트남, 인도에서의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소유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미국 50개 매장으로 수출하는 중국 공장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카시오도 주력 제품인 지쇼크 손목시계와 전자악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 일본 등으로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카시오는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부담 증가로 손목시계 사업에서 7억엔(약 76억 7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엡손은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에 있는 손목시계 공장을 2021년 3월 폐쇄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인건비 상승과 판매 부진, 환경 규제 강화로 이미 17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4~5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 경영 다각화 차원을 넘어서는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중국이 부른 기업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등이 포함됐다. 중국 관리들은 면담에서 보안 목적으로 이뤄지는 다변화 차원을 넘어선 생산공장 해외 이전 움직임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직접 압박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STX 개발 가상화폐 채굴장비 미국·호주에 공급… 200억원 규모

    STX가 싱가포르 소재 QRF 솔루션 Pte Ltd(QRF)사와 공동으로 갭라한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기반 멀티알고리즘 채굴용 장비를 미국 M사 및 호주 F사에 공급하는 계약을 13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총 1700만달러(200억원) 규모 계약이 성사됐다. STX가 공급 계약한 장비는 기존의 ASIC 알고리즘을 적용해 비트코인만 채굴이 가능한 장비와 다르게 프로그래밍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FPGA 반도체칩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암호화폐의 시장 가격 변동에 따라 알고리즘 변환 적용이 가능, 다양한 암호화폐 채굴이 가능하다고 STX는 설명했다. FPGA 기술은 최근 삼성전자가 130조원을 투자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 기술로 인공지능(AI), 기계학습, 금융 모델링 등 복합적인 알고리즘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핵심기술이다. STX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소재 QRF사와 기술개발·글로벌 판매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SIC 기반 크립토 마이닝 장비인 ‘HANMINER’를 개발한 바 있다. QRF사는 인텔 등 유수의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출신 기술진을 보유한 시스템 반도체 기반 기술 전문업체로 말레이시아 페낭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다. STX 관계자는 “장비를 구매한 미국 M사의 경우 미국 월가에서 크립토 펀드로 성공한 금융전문기업이며 M사가 STX-QRF 마이닝 장비를 구매하게 된 계기는 해당장비 성능의 세계적인 우수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F사 대표는 이번에 구매한 STX-QRF 마이닝 장비를 북유럽에 배치하고 마이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화장품·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새 수출동력으로 키운다

    화장품·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새 수출동력으로 키운다

    “2022년까지 수출 350억 달러 목표” 수출보험 우대 지원 8조원으로 확대정부가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 의약품 등 5대 소비재를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육성하고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무역보험 지원 규모를 8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수소 등 플랫폼 경제와 다른 산업 간의 융복합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정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7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재 수출 활성화’와 ‘플랫폼 경제 확산방안’ 등을 발표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이 최근 부진하자 새로운 수출 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화장품, 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의 수출 비중은 최근 5년간 3.5%에서 4.6%로 늘었고 지난해 수출액은 277억 달러에 이른다. 홍 부총리는 “2022년까지 5대 소비재 수출액 35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에 대한 수출보험 우대 지원 규모를 지난해 4조 8000억원에서 올해 8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보험 할인율 역시 25%에서 35%로 상향된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정부는 플랫폼 경제 성장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 “플랫폼 경제 활성화를 위한 2단계 방안으로 플랫폼과 다른 산업의 융복합 가속화와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AI·데이터·수소·혁신인재 등을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이를 다른 사업과 연결시켜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여러 사람이 출입국 심사대에 진입해도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는 AI 기반 안면인식 시스템을 인천공항에 시범 도입한다. 또 2026년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이는 소득이나 재산 등 데이터를 토대로 출산과 실직 등 신상변동이 발생할 때 수급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찾아 선제적으로 안내해 주는 시스템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위기의 화웨이 “우리는 낙관하고 자신한다”

    위기의 화웨이 “우리는 낙관하고 자신한다”

    美 제재에 자신감… 구체적 대안 안 밝혀미중 무역전쟁이 기술 분야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로 창사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의 샤오양(邵洋)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1일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아시아 2019’ 첫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리는 낙관하고 자신한다. 더욱 아름답게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 CSO는 “모든 큰 기술 변혁은 용감한 자에게는 게임과 같다”면서 “이 잔혹한 경쟁에서의 승리자는 시대의 강자가 돼 새로운 역사의 무대 위에 설 수 있고, 실패자는 신구 교체 속에서 도태해 퇴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는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가 대외 환경 악화 속에서도 사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 CSO는 지금은 화웨이에 어려운 시기가 아니라 가장 좋은 시기라는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면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중심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샤오 CSO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기기가 통합되는 방향에서 화웨이가 그 중심에 서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많은 가전업이 화웨이 중심의 생태계 안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핵심 상품 외에 일반 가전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앞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5G 네트워크 구축 분야를 선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칩과 운영 프로그램 등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독자 생존의 시험대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가 구체적인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샤오 CSO는 이날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이후 어떻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올해로 5회째를 맞는 ‘CES 아시아 2019’는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를 주최하는 미국의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아시아 지역 행사로 550여개 참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번 행사에는 스폰서로 참여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0여개의 한국 기업이 참여하지만 소규모 전시 공간 또는 미팅룸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개별적 제품 시연과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람회는 13일까지 열리며 올해는 5G, AI,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등 첨단 자동차 기술, 증강·가상현실(AR·VR), 로봇 등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SK하이닉스, 반도체 AI 역량 강화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AI 역량 강화한다

    관련 조직 신설… 데이터 중심 경영 확대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하고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고 10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김영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교수를 수석연구위원(전무)으로 영입하고 기존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 산하에 ‘데이터리서치’를 신설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통계학 석사와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15년 전자업계 세계 최고 학술단체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8년 미국과학재단(NSF) 신진과학연구상, 2012년 IEEE 정보이론 논문상을 받았으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데이터 분석 및 시스템 최적화 관련 산학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제조 및 개발의 미세공정 난이도 증가 등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AI 기반의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2016년 데이터 분석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인 ‘데이터 사이언스’를 만들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난제 해결과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김 수석연구위원 영입과 함께 ‘데이터 리서치’ 산하에 ‘MIDAS 랩’을 신설해 데이터 중심 경영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조직은 AI 기반 업무 시스템을 재구축함으로써 데이터 중심의 경영을 한 차원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어 10∼1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국제머신러닝학회(ICML)에 홍보 부스를 열어 국내외 우수 빅데이터·AI 전문가에게 데이터 중심 경영을 소개하고 우수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최고정보책임자(CIO) 송창록 전무는 “올해부터 반도체 제조 및 개발 현장에 뛰어난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을 추가로 영입해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전문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AI 기반 업무 시스템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중 틈에 낀 한국… 해법은 ‘로키 외교’

    한국당 “눈치보기” 與 “물밑협상 병행” 정부 모호한 대응 기조 싸고 논란 가중 전문가 “전략적 모호성으로 미중 설득…사드 보복 교훈 삼아 일방 편들기 지양을” 미중 무역 갈등으로 한국 기업에의 압박이 표면화되면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읽히는 한국 정부의 대응 기조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과 보수층은 대체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을 지키라는 주장을 편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화웨이 사태에 대한 청와대의 발언은 ‘우리는 모르겠다, 빠지겠다’ 이거다”라며 “그저 눈치보기로 이 순간을 모면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정부가 섣불리 나섰다간 미중 갈등의 대표적 타깃이 될 수 있는 만큼 표면적 모호성과 물밑 협상을 병행하는 ‘로키’(low key)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및 4당 대표 회동에서 “민생 입법과 추경을 해서 (미중 갈등을) 조금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을 빨리 가져야 한다”며 우회적인 기업 지원 방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략적 모호성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경쟁은 구조적 문제이고 무역전쟁도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기에 한국은 계속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고,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기 어렵다”며 “정부는 한국의 핵심 국가 이익을 규정하고 미중에 로키로 한국의 입장을 알리면서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원칙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 이익 보호를 위해 미중을 모두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2015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국면에서 일방적 선택으로 중국에서 롯데, 현대차 등에 대한 보복을 받은 전례가 있다. 반면 같은 시기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다 영국, 독일 등 우방들과 비슷한 시기에 가입해 미국의 압박을 완충시켰다. 정부는 이런 전례를 참고해 물밑 협상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화웨이를 강조하는 미국의 표면적 이유는 국가 안보 강화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협의에는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직접 압박했다는 전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압박이 아니라) 반도체 담합과 관련해 끊임없이 불러 얘기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인의 비자 심사를 강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화웨이 건 때문에 중국이 한국인 상용비자 발급을 제한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박기석 기자kisukpark@seoul.co.kr
  • “퍼스트 클래스 연구 부족… 한국 뇌과학 갈 길 멀다”

    “퍼스트 클래스 연구 부족… 한국 뇌과학 갈 길 멀다”

    “학교에 남아 명예롭게 퇴임하는 것도 좋지만 후배들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를 오래 할 수 있고 실험할 환경만 좋다면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구분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올해 호암상 의학부문 수상자인 오우택(64)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갑자기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오 소장은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신경생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8년 서울대 약대 교수로 부임한 뒤 한 번도 학교를 떠난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인체가 통증을 일으키는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내 신경과학의 새 장을 열어 2010년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석학으로 각광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직 소식에 과학계는 더욱 놀랐다.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상과 함께 국내 의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호암상까지 거머쥔 것을 놓고 오 소장은 “사실 학창 시절 물리와 수학을 더 좋아했는데 생물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게 된 것을 보면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게 아닌 듯싶다”면서 “그저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꾸준히 연구한 덕택에 이 자리에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뇌과학은 신경생물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자연과학, 공학과 결합되면서 발전 속도가 놀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 칩 위에 뇌 오가노이드(미니장기)를 키워 뇌 기능을 눈으로 보기도 한다. 뇌 기능을 수학적으로 예측하는 계산뇌과학의 발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견줘 한국의 뇌과학 수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오 소장은 진단했다. 그는 “국내 뇌과학 연구 수준은 최근 몇 년간 크게 발전해 많은 부분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를 가장 앞서 이끌어 가는 ‘퍼스트 클래스’ 연구는 드물어 전반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과학 연구자로서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인공지능(AI)에 관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지는 않겠지만 최근 심층학습이나 인간 뇌 모사칩의 발전 속도를 보면 특정 분야에서는 조만간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오 소장은 “그동안 해 왔던 것을 꾸준히 연구해 그 분야를 완성하고 최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지능에 대한 연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호암 재단은 오 소장 등 의학, 과학, 공학, 예술, 사회봉사 분야 5명을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해 지난달 31일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수여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번엔 ‘中빅브러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中 ‘항전’ 외치면서도 “대화 준비돼 있다” 中 3대 항공사는 보잉에 손해배상 소송 트럼프 前책사 배넌 “中과 무역협상보다 화웨이 美·유럽서 몰아내는 게 10배 중요” 日 이통사도 화웨이 스마트폰 발매 연기 미국이 연일 새로운 대중국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중국산 드론(무인기)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영상감시기업 제재와 중국 과학자의 미국 내 고용 허가 지연 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도 미국의 압박 카드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일로를 걸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 폐쇄회로(CC)TV 생산업체 ‘하이크비전’과 안면인식 등을 통한 영상감시장비 제조업체 ‘다후아테크놀로지’ 등 5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는 각각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 영상감시장비 기업이다. 이들은 생체정보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감시기술을 에콰도르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했다. 하이크비전 등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 업체는 이들 기업에 부품을 수출할 때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상무부의 최근 화웨이 제재와 같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감시카메라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을 위험한 업체로 인식한다”면서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수집된 정보 유출 등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이날 미 상무부가 자국 첨단기업에 근무할 중국 인력의 고용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허가 절차가 수주 만에 끝났지만 현재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가 걸리거나 중간에서 고용 절차가 취소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회사들인 KDDI(au)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2위와 3위인 이들 업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24일 발매할 계획이었다. 교도통신은 22일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이들 이통사가 화웨이 스마트폰의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1위로 꼽히는 NTT도코모도 올여름 발매 예정이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예약접수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로 불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미국과 유럽에서 몰아내는 것이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는 것보다 10배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중국 기업들을 미국 자본시장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2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전 세계에 큰 국가안보 위협이라 막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의 포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며 “혁신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국제항공 등 중국의 3대 국유 항공사도 보잉을 상대로 ‘B737 맥스’ 항공기 운항 중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제히 제기했다. 한편 그러면서도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8년 만에 미 주도의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이날 미중이 25% 고율관세 전면전에 돌입하면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한국이 수출하는 반도체의 69%를 사들이는 중국 시장 침체가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번엔 ‘中빅브라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이번엔 ‘中빅브라더 산업’ 겨눈 美… 최대 CCTV업체 제재 추진

    “첨단 감시카메라로 정보 유출… 안보 위협” 中과학자 美고용 허가 지연 등 연일 압박 中 ‘항전’ 외치면서도 “대화 준비돼 있다” OECD “확전땐 美GDP 0.6·中 0.8% 감소” 화웨이 제재, 韓반도체 수요 회복세 막아미국이 연일 새로운 대중국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중국산 드론(무인기)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영상감시기업 제재와 중국 과학자의 미국 내 고용 허가 지연 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도 연일 이어지는 미국의 압박 카드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연일 확전일로를 걸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의 CC(폐쇄회로)TV 생산업체 ‘하이크비전’과 안면인식 등을 통한 영상감시장비 제조업체 ‘다후아테크놀로지’ 등 5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는 각각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 영상감시장비 기업이다. 이들은 생체정보와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감시기술을 에콰도르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했다. 중국은 이들 영상감시장비 기업을 핵심 동력으로 세계 최대 감시체계 수출국으로 거듭난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하이크비전 등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 업체는 이들 기업에 부품을 수출할 때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상무부의 최근 화웨이 제재와 같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감시카메라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을 위험한 업체로 인식한다”면서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수집된 정보 유출 등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막겠다는 것이 미 정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이날 미 상무부가 자국 첨단기업에 근무할 중국 인력의 고용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허가 절차가 수주 만에 끝났지만 현재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가 걸리거나 중간에서 고용 절차가 취소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회사들인 KDDI(au)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매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2위와 3위인 이들 업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24일 발매할 계획이었다. 교도통신은 22일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이들 이통사가 화웨이 스마트폰의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동통신업계 1위로 꼽히는 NTT도코모도 올 여름 발매 예정이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예약접수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포성이 연일 이어지자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8년 만에 처음으로 미 주도의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이날 미중이 25% 고율관세 전면전에 돌입하면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한이 한국·대만 등 아시아 기술강국들의 반도체 수요 회복세를 위협한다”며 “한국이 수출하는 반도체의 69%를 사들이는 중국 시장 침체가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재용, 日통신사 빅2 찾아 5G 협력 논의

    이재용, 日통신사 빅2 찾아 5G 협력 논의

    내년 도쿄올림픽 초고화질 방송 앞둬 일본 내 5G 네트워크 확대 기반 조성 갤럭시폰 시장 점유율 반등 겨냥한 듯‘총수 2년차’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5G와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이 부회장이 새로운 경영 화두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평가다.삼성전자는 19일 “이 부회장이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도쿄에 머물면서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 두 회사 경영진과 5G 비즈니스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두 회사 경영진과 5G 조기 확산, 안정적인 서비스 안착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 개막과 함께 5G와 8K(7680×4320) 초고화질(UHD) 방송 등을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을 제조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런 일본의 양대 통신사는 거대한 5G 고객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통신·전자기기 업체인 NEC와 ‘5G 무선통신용 기지국 개발 및 관련 시설·장비 판매에 관한 제휴’에 합의하고, 지난 3월 전 세계 갤럭시 쇼케이스 가운데 최대 규모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개관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 자격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은 현지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 내 5G 네트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동시에 갤럭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적극적으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개별 제품 수준을 넘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한 새로운 ‘산업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TV·가전 등 기존 주력 사업은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김현석 사장 등 3명의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고 본인은 5G, AI,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에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일본 출장은 올 들어 네 번째 해외 일정이다. 지난 2월엔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났다. 3월에는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아들 결혼식 참석을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일본 출장길에 올라 NTT도코모, KDDI 등 고객사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국 업체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국 업체들

    지난 1일 밤 반군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 통합정부군(GNA)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야간 공습을 단행했다. LNA가 보유한 전투기는 너무 낡아 야간 공습을 할 수 없는 탓에 드론(무인기)이 투입됐으며 그 드론이 중국산 정찰·공격용 ‘이룽(翼龍)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 전문가 패널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서 이룽2호가 발사할 수 있는 중국산 미사일 잔해가 발견된 것이 그 근거라고 전문가 패널이 전했다. 중국항공공업그룹((航空工業·AVIC) 청두(成都)항공기연구소가 개발한 이룽2호는 감시·정찰, 지상공습 등 다목적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제품인 데다 미사일과 폭탄을 최대 480㎏까지 실을 수 있고 비행시간도 32시간에 이르는 고성능 드론이다. 중국이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가 군수 드론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산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까닭에 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국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 사이 세계 13개국에 153대의 군사용 드론을 판매해 세계 최대의 군사용 드론 수출국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 무기 수출대국인 미국을 크게 압도한다. 미국은 10년 동안 영국에 군사용 드론 5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구입하는 나라는 이집트를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발표한 ‘중동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주요국이 중국 군사용 드론을 구입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상대로 싸우면서 군사용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2016년 이룽2호 30대를 구매했는데 중국이 해외에 군사용 드론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는 2015년 중국 국유 중국항천과기그룹(中國航天·CASC)이 개발한 ‘차이훙(彩虹·Cai Hong·CH)-4’의 개량형인 ‘CH-4B’를 3대 구입했고 2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MQ-1’를 주문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MQ-1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극단주의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부 제거 작전에 투입돼 이름을 알린 드론이다. 이라크 정부는 테러단체의 군수품 보관소, 지대공 미사일 구축 지역 공격을 위해 260여차례에 걸쳐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난티안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원은 “군사용 드론은 중국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군사 기술 발전 결과물”이라며 “중국은 과거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무기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지금은 AVIC와 중국북방공업공사(北方工業·NORINCO) 등 중국 기업들이 만든 무기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기를 만드는데 자급자족할 정도로 군사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2013년 미국과 다수의 MQ-1 구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상 지난해 인도받은 드론이 미사일을 장착할 수 없는 비무장 모델이었다. 미국이 무장 드론 판매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UAE는 ‘이룽’을 다수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와 중국 모두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지만 UAE 공군기지에서 중국산 드론이 수차례 포착됐다. 이에 당황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무장 드론 수출규제를 완화하며 견제에 나섰다. RUSI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도 중동 지역에서 중국 군사용 드론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5년 전부터 민간기업에 국유 방산업체와 경쟁할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군사 기술을 개발하는 민간기업에 3870억 위안(약 67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규모의 투자는 민간기업이 각종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드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정부가 2009년 민간 드론 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온 점도 드론 기술 발전에 한몫했다. 드론산업은 안보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규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로랜드 라스카이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위해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드론,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에 특화된 일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나 민간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중국 군수 드론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선별적인 무기 수출정책을 펴왔다. 이라크와 요르단, UAE 등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드론을 도입하려 했으나 미국이 판매를 거부했다. 중국은 이 틈새를 공략했다. 미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동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중국은 특히 군사용 드론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협에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임을 강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고 작은 안보 위협을 안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대당 가격 400만~1500만 달러(47억~177억 원) 안팎의 폭넓게 운용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드론이 정치적 반대파나 소수 집단 등을 살상하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해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중국은 이런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이를 사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군사용 드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기종은 CH-4다. 이라크 정부군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점령 중이던 라마디를 공격할 때 CH-4로 IS 진지를 공습해 상당한 타격을 입힌 적이 있다. CH-4는 미 MQ-9 리퍼와 유사하다. 항속거리가 3500km, 비행시간은 40시간에 이른다. 미국의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맞먹는 AR-1 레이저 유도미사일과 FT-9 GPS 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400만 달러에 불과해 개발도상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예멘 내전이나 IS 소탕전 등에 투입되면서 실전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사우디와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UAE, 미얀마, 파키스탄 등이 CH-4를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현재 CH-4의 개량형인 CH-5를 개발해 수출 중이다. CH-5는 탑재능력이 CH-4의 2.5배인 1t에 이르며 미사일 6개를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은 미국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해 각국이 앞다퉈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공개된 CH-7은 스텔스 드론이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180을 겨냥해 개발한 CH-7은 높이 10m, 길이 22m에 이른다. 중량 1만 3000kg로 비행할 수 있어 24개의 미사일을 장착한 채 이륙이 가능하다. 10~13km 고도에서 마하 0.5~0.6으로 15시간 비행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적 기지에 은밀히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 첨단 정찰 장비를 적재할 수 있어 정찰도 가능하다. CH-7은 2022년 본격 양산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삼성전자,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적용 AI 연구 ‘올인’

    삼성전자,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적용 AI 연구 ‘올인’

    딥러닝·非지도 학습 기술 등 집중 연구 몬트리올대학 줄리앙 교수 랩장 영입삼성전자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있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허브를 세계적인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 안으로 확장 이전했다.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할 AI 등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몬트리올대와 함께 설립한 ‘삼성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을 글로벌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인 캐나다 몬트리올 밀라 연구소로 이전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확장 이전과 함께 밀라연구소 소속 사이먼 라코스테 줄리앙 몬트리올대 교수를 랩장으로 영입했다. 밀라 연구소는 딥러닝 분야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와 맥길대 연구진, 글로벌 기업에 소속된 AI 개발자들이 협력하는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이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랩에서 AI가 사람처럼 관찰을 통해 상식을 쌓는 비(非)지도 학습, 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주목받는 생성적 적대신경망(GANs), 서버 없이 장치에 직접 들어가는 ‘온디바이스 AI’ 등 혁신기술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은 “종합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몬트리올 랩을 통해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근원적 혁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킨 뒤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지난해 1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5월엔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연구센터를 열었다. 9월엔 미국 뉴욕, 10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센터를 더 개소했다. 몬트리올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래기술 연구센터를 개설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곳으로, 최근 ‘AI 기술 연구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캐나다에 AI 연구센터 두 곳과, 처음으로 대학과 함께 설립한 별도 AI 연구기관인 몬트리올 랩을 운영하고 있다. 종합기술원은 2014년부터 벤지오 교수와 협력해 AI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얀 르쿤 뉴욕대 교수, 리처드 제멜 토론토대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과도 협력하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벤지오 교수와 르쿤 교수는 지난 3월 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 어워드’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삼성전자, 몬트리올 AI랩 확장이전 이유는

    삼성전자, 몬트리올 AI랩 확장이전 이유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허브인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둔 AI 연구기관을 유명 연구소 안으로 확장이전한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서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할 AI 등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대와 함께 설립한 ‘삼성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이 글로벌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 밀라 연구소로 이전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확장 이전과 함께 밀라 연구소 소속 사이먼 라코스테 줄리앙 몬트리올대 교수가 랩장으로 영입됐다.밀라 연구소는 딥러닝 분야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와 맥길대 연구진, 글로벌 기업에 소속된 AI 개발자들이 협력하는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이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랩에서 AI가 사람처럼 관찰을 통해 상식을 쌓는 비(非)지도 학습, 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주목받는 생성적 적대신경망(GANs), 서버 없이 장치에 직접 들어가는 ‘온디바이스 AI’ 등 혁신기술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은 “종합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몬트리올 랩을 통해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근원적 혁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킨 뒤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지난해 1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5월엔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연구센터를 열었다. 9월엔 미국 뉴욕, 10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센터를 더 개소했다. 몬트리올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래기술 연구센터를 개설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곳으로, 최근 ‘AI 기술 연구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캐나다에 AI 연구센터 두 곳과, 처음으로 대학과 함께 설립한 별도 AI 연구기관인 몬트리올 랩을 운영하고 있다. 종합기술원은 2014년부터 벤지오 교수와 협력해 AI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얀 르쿤 뉴욕대 교수, 리차드 제멜 토론토대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과도 협력하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벤지오 교수와 르쿤 교수는 지난 3월 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 어워드’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유망기술 설명회 열고…혁신기업 집중 지원

    삼성전자 AI 등 기술·특허 1만건 소개 SK하이닉스, 기업 3곳 금융·경영 도와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협력사들과의 상생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협력사와 중견·중소기업 대상 사업 연계 가능성이 큰 우수 기술을 소개하는 ‘2019년 1차 비즈 기술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성·행동인지 맞춤형 주문로봇, 증강현실(AR) 기반 키오스크 등 4차 산업 관련 기술과 탄소나노튜브 섬유 등 유망기술 30건을 소개했다. 또 반도체, 모바일, 가전 분야 특허 1만 2000여건에 대한 이전 상담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보유 특허를 무상 개방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2019년 기술혁신기업’ 3개사를 선정해 앞으로 2년 동안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생산업체인 디지털프론티어와 장비부품 코팅 전문기업 펨빅스, 반도체 연마 용액 가공기술 업체인 에이스나노켐이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2017년 시작해 올해 3년째를 맞이한 기술혁신기업 프로그램은 기술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금융, 경영 등 다방면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 취지로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반도체 제조 전 공정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올해부터 후공정 분야 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최초로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됐던 에이피티씨와 오로스테크놀로지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선정 이전인 2016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이 에이피티씨는 60%, 오로스테크놀로지는 145% 성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신성장 동력 기대되는 삼성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확충 등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 5000명을 채용하는 내용의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은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분야에선 따라올 적수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아직 취약하다. 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60%인 반면 비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5%)보다도 뒤처졌다. 비메모리 시장 규모는 지금도 메모리 시장의 2배인데 앞으로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경제적 부가가치도 비메모리 반도체가 훨씬 크다.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비메모리 분야로 균형 있게 키워 내는 것은 침체일로인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그래서 더 반갑다. 대량생산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어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생산 지원 등 상생협력 방안을 통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설계 능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지닌 전문인력 배출도 필수다. 대학에 반도체학부를 신설해 비메모리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만하다. 정부의 정책 지원도 빼놓을 수없다. 민관이 긴밀한 공조로 비메모리 반도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 전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중소 팹리스에 자체개발 지식 공유… 삼성, 반도체 생태계 키운다

    중소 팹리스에 자체개발 지식 공유… 삼성, 반도체 생태계 키운다

    연구개발 73조·생산시설 60조원 투자 설계 업체들에 인터페이스 IP 등 지원 불량 분석 툴·소프트웨어 등 나눠 ‘상생’ 소량제품 생산·디자인하우스와 협력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EUV 라인 활용한 생산량 증대·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 삼성 관련 반도체 클러스터 구체화 주목 업계들 “매출액 기준 현실성 있다” 진단 2030년까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아 ‘반도체 비전 2030’을 24일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D램·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가능할까. 반도체 업계에선 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현실성 있는 목표라고 진단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위탁생산)로 구분된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모두 한다. 팹리스·파운드리 양쪽을 더한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의 설명이다. 팹리스로부터 설계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시장 석권 여정 초반의 디딤돌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70조원 규모로, 대만의 TSMC가 1인자이지만 삼성전자가 치열하게 기술경쟁을 하는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TSMC 48.1%, 삼성전자 19.1%, 글로벌파운드리 8.4%, UMC 7.2%, SMIC 4.5% 순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여전히 TSMC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 50% 이상을 넘었던 TSMC의 점유율 벽을 삼성전자가 공략하는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7~5나노 미세공정 기술에서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 왔다. 과거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약점이 될 것이란 짐작이 있었다.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AP(스마트폰의 CPU) 생산을 경쟁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전자에 선뜻 맡기긴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에서였다. 하지만 실제로 애플은 삼성의 반도체, 삼성의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채택해 왔는데 이는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는 한 파운드리가 반드시 팹리스의 ‘을’(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비메모리 반도체가 실제 기기 안에서 고장 없이 순조롭게 가동되려면 설계역량뿐 아니라 구현능력, 즉 파운드리 기술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설계사업(LSI 사업부)과 분리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난해부터 화성사업장에 극자외선(EUV) 라인을 건설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의지를 보여 왔다. 이날 발표 중 팹리스 육성 비전은 특히 삼성전자의 체질 변화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국내 팹리스 업체 지원 ▲중소 팹리스에 삼성전자 개발 인터페이스IP(지적재산권), 아날로그IP, 시큐리티IP 호혜적 지원 ▲삼성전자가 개발한 설계/불량 분석 툴과 소프트웨어 지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 완화로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소량제품 생산 지원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 기업)와의 외주협력 확대 등 상생 생태계 조성에 대한 구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문재인 정부가 꼽은 육성 산업과 일치하는 가운데 현 정부의 상생 기조를 적극 반영해 전략을 세운 삼성전자의 정치적 고려가 엿보이는 대목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필연적인 선택으로도 평가된다. 업계 표준 제품을 빨리 대량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서 잘 파는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다르게 제품, 기기별로 특화된 칩을 생산해 내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운영된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非) 자체가 저장 자치인 메모리 반도체를 뺀 모든 반도체를 의미하고, 그만큼 반도체의 종류가 다양한 것이다. 스마트폰,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부품,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력 부품,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기술 분야마다 적합한 비메모리 반도체가 있고 브랜드와 제품 별로도 탑재되는 반도체가 다르다. 따라서 다품종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다수 기업이 제휴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성장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반도체 비전 2030’은 고용, 지역개발 측면에서도 직간접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날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EUV 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신규 라인을 기존 캠퍼스 부지에 증설할지 새로운 부지를 물색할지 등에 대해선 미정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수도권 공장총량 규제 완화로 SK하이닉스 주도의 용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이 확실시된 가운데 삼성 관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도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밝힌 “1만 5000명 직접고용, 42만명 간접고용 유발”의 영향력도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제조 전문인력을 포함해 1만 5000명”이라면서 “R&D 인력은 석·박사 전문인력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고, 제조 인력 역시 숙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육성 시절 고졸 생산직원이 대규모 고용됐던 것과 다른 형태의 인력 수급이 진행될 것이란 뜻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영선 “스마트 공장 중요”…이익은 3배·원가 30% 낮춰

    박영선 “스마트 공장 중요”…이익은 3배·원가 30% 낮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6일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가와 숙련공이 필요한데 이런 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이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경기도 시흥에 있는 반도체 패널 제조업체 비와이인더스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획재정부와 중기부가 짰던 추경안에서 전문가와 숙련공을 빠른 시간 내 키우기 위한 교육을 특별히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마트공장은 제품의 기획과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생산과정을 ICT(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중기부는 2022년까지 3만 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박 장관은 이날 소기업 스마트공장 우수 사례인 우림 하이테크와 비와이인더스트리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우림 하이테크는 스마트 공장을 통해 수출액이 이전보다 25배 뛰고 제조원가도 연간 30% 이상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와이인더스트리는 과거 비효율적인 운영과 소홀한 자재관리 등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지며 고전했지만 현재는 영업이익이 이전보다 3배 증가했고 설비 가동률이 17% 개선됐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 확산과 관련해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어떤 난관이 있어도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면서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선 스마트공장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은 대기업이 참여해 기술을 제공하고, 정부가 비용을 제공하는 형태였는데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해선 단계를 좀 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공정을 가진 회사들을 묶어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 생산성 면에서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예 솔루션 업체를 키워 다른 중소기업이 스마트 공장화하는 것을 도와주고,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중기부에 탄력적 벤처조직을 세 군데 정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면서 “특히 인공지능(AI)과 관련해 현장과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위해 중기부 내 임시조직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직 막연한 AI·빅데이터… 세종시서 현실화될 것”

    “아직 막연한 AI·빅데이터… 세종시서 현실화될 것”

    ETRI서 30년 일한 소프트웨어 전문가 “데이터 표준화·모델링 쉬운 신생 도시 4차 산업혁명 기술 구현에 최적화”“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떠올리지만 실제 어떻게 활용되는지 잘 모릅니다. 세종시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구현되는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김명준(6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신임 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TRI는 반도체 디램(DRAM) 등 원천 기술을 개발하며 민간 기업보다 앞서 미래 성장동력을 선도해온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세종시에서 ‘디지털 트윈’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서 안전, 복지, 환경, 교통 등 도시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먼저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행정에 도입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플랫폼 기술이다. 세종시는 신생 도시라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모델링을 통해 4차산업 혁명 기술을 구현해내기 쉽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김 원장은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사,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1980년대 중반부터 ETRI에서 30년 넘도록 연구를 해왔다. 2016년부터는 취임 전까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3년 만의 귀향이 마냥 기쁜 것만은 아니다. 그는 “ETRI가 당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고 토로했다.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DRAM,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굵직굵직한 원천 기술들을 선보였던 ETRI가 최근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 환경이 바뀐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뼈아픈 소리를 틀렸다고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연구원이 본격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ETRI는 단기 성과를 위해 민간 기업들과 경쟁하기보다 국민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장기적인 호흡으로 진행할 수 있는 원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취임식에서 연구원들에게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경계와 벽이 허물어지고 사회가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는 최근 추세를 보면 정부출연 연구기관 어느 한 곳만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산업 영역을 지능화하고 연결시키는 고리 같은 존재인 ICT 기술을 통해 다른 분야 성과와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한편으로는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릴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업해야죠.”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중국보다 뒤처진 신산업 경쟁력, 이대론 미래 없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바이오헬스 등 9개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 미국, 중국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혁신성장 역량이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비교해선 9개 분야 모두에서 기술 수준 등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이 낮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사물인터넷(IoT) 가전, 이차전지를 제외한 6개 분야는 중국보다도 경쟁력이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신산업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도 대형 OLED와 이차전지를 빼면 대부분 열세였다. 신산업 대부분이 발전 초기 단계로 앞으로 성과가 기대된다고 하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핵심 분야에서 미국은 물론 중국보다 뒤처진다니 걱정스럽다. 반도체 경기 하강으로 현실화된 삼성전자의 2분기 연속 어닝쇼크와 4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수출 등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이 심상치 않다. 주력 제조업의 혁신과 함께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우주 등 10개 전략 산업에서 리더가 되겠다는 ‘제조 2025’와 ‘반도체 굴기’ 정책 등을 통해 신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5G 통신도 한국이 세계 첫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경쟁력의 척도인 표준 특허는 중국 기업이 더 많이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긴 하다. 규제 특례 제도인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유망 신산업과 신기술 시장 진입을 돕는 정책을 도입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글로벌 시장과 경쟁하려면 산업 생태계 강화와 창업 활성화 기반 구축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신산업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원천 기술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혁신성장 전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산업硏 “한국 AI·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中보다 떨어져”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주요 신산업 분야 경쟁력이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어 과감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7일 ‘신융합시대 국내 신산업의 혁신성장역량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 미국, 중국의 9개 신산업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양호하지만, 나머지 8개 신산업은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9개 신산업은 지능형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인공지능, 실감형 콘텐츠, 사물인터넷(IoT) 가전, 지능형 로봇, 바이오헬스, 자율주행차 등이다. 특히 9개 신산업 모두는 미국보다 기술 수준 등 산업경쟁력이 낮았다. 더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IoT 가전, 이차전지를 제외한 6개 분야에서는 중국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졌다.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위상도 2017년 매출 기준 세계 1위인 대형 OLED와 생산량 기준 1위인 대형 이차전지를 빼면 대부분 열세였다. 보고서는 “9개 신산업의 산업생태계가 약하고 중국이 신산업 굴기를 통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신산업에 필요한 법·제도 정립과 규제 정비, 정부의 원천 기술 연구개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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