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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련기 제작 20년 만에… 초음속 전투기 수출국으로 날다

    훈련기 제작 20년 만에… 초음속 전투기 수출국으로 날다

    첫 훈련기 ‘KT1’ 9년 만에 독자 개발 비행 중 좌석·캐노피 이탈 사고 극복 현재도 활용… 인니·터키·페루에 수출 2001년 마하 1.05 초음속기 T50 확보 무장 기능 높인 FA50 경공격기 제작 2013년 20억弗 이라크 수출 사상 최대전투기는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개발 성과에 따라 국력이 좌우될 만큼 중요도가 높은 무기입니다. ‘항공 선진국’만이 전투기 개발에 나설 수 있고 험난한 체계 개발 과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소형 항공기 개발 기술만 겨우 갖췄을 뿐 전투기 개발 여건은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1998년 10월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힘을 합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우리는 1991년 12월 ‘KT1’ 기본훈련기 시제기(1호기)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도전의 역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인 3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을 버무려 항공 선진국 대열에 올랐습니다. 서울신문은 16일 그 도전의 역사를 되짚어 보려 합니다. ●이진호·염동선 소령이 1호 국산 군용기 조종 1991년 12월 12일 오전 10시. 국내 최초 독자 개발 훈련기인 KT1 1호기가 경남 사천 비행장에서 날아올랐습니다. 9년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자 기술진은 너나없이 감격해 눈물을 쏟았습니다. 당초 비행 경험이 많은 외국인 조종사를 탑승시키려 했지만, 개발자들은 “최초의 국산 군용기 첫 비행을 외국인에게 맡길 수 없다”며 강력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테스트 파일럿 교육을 받은 조종사 이진호·염동선 소령이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은 비행기에 직접 ‘웅비’라는 별칭을 붙여 줬습니다.난관도 이어졌습니다. ‘웅비 명명식’을 사흘 앞둔 같은 해 11월 25일 1호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배면(뒤집기)비행을 시도하던 중 전방 좌석이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1000피트(305m) 상공에서 튀어 나가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대기하던 후방 좌석 조종사도 가까스로 탈출했는데, 원인은 영국 마틴 베이커사가 납품한 후방 좌석 불량으로 결론 났습니다. ●캐노피 날아갔어도 조종간 끝까지 지켜 1996년 10월에는 이륙한 지 불과 20분 만에 4호기 조종석 ‘캐노피’(유리 덮개)가 날아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1호기와도 인연을 맺었던 베테랑 이진호 중령은 ‘4호기마저 잃을 순 없다’는 생각에 숨쉬기 어려울 정도인 초속 100m의 맞바람을 뚫고 비상착륙을 시도했습니다. 눈에 핏발이 서고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검게 변했지만, 어렵게 40~50도로 급강하하던 기수를 들어 올려 기체를 안정시킨 뒤 비상착륙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런 역경을 딛고 일어선 KT1은 현재 공군의 훈련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2001년 인도네시아(20대), 2007년 터키(40대), 2012년 페루(20대) 등 해외 수출도 줄을 이었습니다. KT1 개발은 무장을 갖춘 ‘KA1’ 전술통제기 생산으로도 이어졌습니다. KAI는 2012년 KA1 10대를 페루에 수출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세네갈에 4대를 수출했습니다. ●KF16사업하며 대량생산·시험평가 기술 확보 우리 전투기 개발사업이 ‘조립’에서 발돋움했다는 사실, 이미 많은 분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바로 ‘한국형 전투기 생산사업’(KFP)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에서 개발한 ‘F16’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해 ‘KF16’으로 도입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은 처음으로 항공기 대량생산과 체계적인 시험평가 기술을 갖추게 됩니다.●공장 견학 막아 귀동냥… 생산정보체계 구축 물론 기술력이 저절로 갖춰진 건 아닙니다. 당시 기술진은 ‘공장 견학’을 막을 정도로 방문을 극도로 꺼리던 록히드마틴 측을 어르고 달래고 귀동냥하며 어렵게 컴퓨터를 활용한 ‘생산정보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고난도 있었습니다. 1997년 8월과 9월 KF16 전투기가 잇따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조종사들은 무사했지만, 원인 규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정감사가 이틀이나 미뤄졌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은 해외 제작사가 만든 연료공급계통 부품 불량으로 밝혀졌고, 우리 기술진은 누명을 벗었습니다. KT1과 KA1은 터보프롭기였기 때문에 공군과 기술진은 ‘초음속 항공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이에 1995년부터 국방부 요청으로 개발을 진행해 2001년 10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시제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2003년 2월 18일 사천기지를 이륙한 T50은 마하 1.05(초속 360m)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개발국’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초음속기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속도’ 때문만이 아닙니다. 초음속 비행을 하면 초속 50m의 태풍급 강풍보다 ‘45배’ 강한 힘이 작용합니다. 음속 장벽을 돌파할 때는 공기저항력에 의해 ‘충격파’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매끄러운 공기역학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기체가 뒤틀리거나 조종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시험비행 조종사인 이충환·강철 소령은 “마하 1.0을 돌파하는 순간 흔들림 없는 비행 성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고, 그제야 기술진은 환호성을 터뜨렸습니다.이후 1만 7700파운드의 강력한 추력과 최고 마하 1.5의 고속기동이 가능한 명품이 탄생했고, ‘동급 훈련기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게 됩니다. ‘T50B’ 공중곡예기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위해 특별 제작해 2010년 보급한 기종입니다. KAI는 2011년 T50 16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했고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KAI는 T50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TA50’ 전술입문기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전투기 개발 채비를 갖추게 됩니다. T50이나 TA50도 무장이 가능하지만 공군은 노후화된 ‘KF5’ 제공호를 대체할 만한 ‘경공격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FA50’입니다. 공대공·공대지 미사일과 합동정밀직격탄(JDAM), 다목적정밀유도확산탄(SFW) 등의 정밀유도무기 투하 능력을 갖췄고 최고속도는 마하 1.5입니다. 전투기용 레이더, 전술데이터링크를 갖췄고 야간 임무수행 능력도 있습니다.2013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공군에 생산기들이 인도됐습니다. 2013년 이라크에 24대를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에 판매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도 올렸습니다. 우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나섰습니다. 최고속도 마하 1.81, 저피탐 능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춘 첨단 전투기 개발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30년의 투지를 담아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추미애의 기습… 檢 반부패부 반토막, 靑 하명수사 차질 불가피

    추미애의 기습… 檢 반부패부 반토막, 靑 하명수사 차질 불가피

    靑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담당부서 축소 조국 일가·삼성 합병 수사 부서도 재조정 설 이전 중간 간부·평검사 대폭 인사 예고 檢 안팎 ‘법무부·靑 수사 방해’ 비판 전망 “조세부 형사부로 전환, 전문성 발휘 의문”“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는 흔들림 없는 방향이다.” 지난 10일 검찰 인사로 보직이 변경된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을 마주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리고 사흘 만인 13일 법무부는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검찰이 자체 판단으로 수사에 착수하는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줄이고 형사부와 공판부로 바꾸는 내용의 검찰 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직제 개편안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의 개정 사안이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곧바로 시행된다. 개편안은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이후 이미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방침으로 지난해 말까지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법무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아무 예고도 없이 저녁에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취임 직후부터 연일 검찰개혁의 추동력을 높여 온 추 장관이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더이상 직제 개편을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설 전에 있을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곳은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이자 주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검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가 4개에서 2개로 반 토막 나고 각각 형사부 1개와 공판부 1개로 바뀌게 된다. 반부패수사3부가 형사부로, 반부패수사4부가 공판부로 각각 변경된다. 특히 공판부로 전환되는 부서 산하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판을 담당하고 있는 특별공판 2개 팀이 편성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곳에선 각각 굵직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거나 공판에 직접 관여해 공소 유지를 하고 있었다. 폐지되는 부서의 사건을 기존 부서에 재배당해 수사하고 공판은 특별공판부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해 8월 말부터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진행했고 공판도 직접 챙겨 왔다. 반부패수사3부(부장 허정)에는 최근 청와대가 검찰 인사를 앞두고 경찰에 지시한 ‘검사 세평 수집’ 관련 고발 사건이 배당됐고, 반부패수사4부(부장 이복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과 이재용 부회장 불법 승계 의혹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3곳 가운데 2곳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 가운데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을 증폭시킨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비직제 부서로 이번 직제 개편안을 통해 폐지가 확정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역시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로 재배당될 예정이다. 직제 개편이 현실화되면 당장 진행 중인 사건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인력은 한정된 상태에서 사건이 재배당되고 중요 사건의 공판도 공판부로 새로 옮겨지면서 사건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직제 개편이 ‘법무부와 청와대의 노골적인 수사방해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질 전망이다. 공안부 축소에 따라 당장 총선 관련 수사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등 전담범죄수사부가 형사부로 전환되면 기존에 쌓았던 전문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검찰 ‘직접수사’ 13곳 형사·공판부 전환

    13일 법무부가 반부패수사부(옛 특수부)와 공공수사부 등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검찰 조직 13곳을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향의 검찰 조직 개편이 실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수사 무마용 개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고 민생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며 형사·공판부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검찰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직제 개편안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의 개정 사안이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곧바로 시행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가 4곳에서 2곳으로 줄고 각각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된다. 전국 공공수사부는 서울중앙지검 2곳을 포함해 인천,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지검 등 7개 검찰청 8개 부서만 남기고 5개 부서는 폐지한다. 외사부는 인천·부산지검에만 두고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도 형사부로 바꾼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됐던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도 2년 만에 폐지되는 등 전담범죄수사팀도 대거 줄어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아프리카 하늘 날 최초의 국산항공기 ‘KA-1S’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아프리카 하늘 날 최초의 국산항공기 ‘KA-1S’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대륙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7월 카이(KAI) 즉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아프리카의 세네갈 공군에 KT-1 기본훈련기 4대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아프리카 몇 개 나라에 국산무기가 수출된 적이 있었지만 항공기의 수출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카이에서 매달 발간하는 '플라이 투게더'(Fly Together) 1월호에는 세네갈 공군에 인도될 항공기가 표지를 장식했다.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KA-1S'로 명명된 이 항공기 앞에는 세네갈 조종사 4명이 함박 웃음을 지우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최초의 아프리카 수출 항공기인 KA-1S는 세네갈(Senegal)을 뜻하는 'S'를 붙였고, 세네갈 군의 상징인 '테랑가의 사자' 문양이 도색 되어 있다. KA-1S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기본훈련기인 KT-1을 기반으로 세네갈 공군의 각종 요구사항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훈련기인 KT-1과 달리 우리 공군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KA-1 전술통제기와 같이 경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KA-1S는 무장 제어 장치와 임무 컴퓨터를 탑재한다.그리고 조종석에는 전방시현장비인 HUD(Head-Up Display)와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조종사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 시켰고 전투 수행 능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KA-1S는 주익 아래에 무장장착점 4개를 설치해, 12.7mm 기관포 포드와 로켓탄 등의 무장을 운용 할 수 있다. 카이에 따르면 KA-1S는 경쟁기종 대비 연료효율성이 30%나 향상되었으며 운용유지비용 역시 60% 수준으로 절감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부터 1호기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며, 이에 맞춰 세네갈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의 교육훈련도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네갈 조종사들은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12시간의 시뮬레이터 교육훈련을 받은 후 비행교육에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 1961년 창설된 세네갈 공군은 현재 고정익과 회전익기를 합쳐 2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전투기나 공격기는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KA-1S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에서 교육훈련을 받고 있는 세네갈 공군 조종사는 플라이 투게더와의 미니 인터뷰에서 "그 동안 세네갈 공군의 전투기는 전무했고 오로지 낙후된 항공기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 KA-1S의 도입으로 공군력을 재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1990년 이후 20년 만에 첫 공격기를 도입하게 됨에 따라 세네갈 공군의 임무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KT-1은 우리나라 외에 터키, 인도네시아, 페루에서 운용 중에 있으며 그 대수는 80여대에 달한다. 이밖에 카이는 FA-50 경 공격기의 세네갈 수출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씨줄날줄] 이상기온과 코알라/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상기온과 코알라/전경하 논설위원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산불서 발생한 연기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브라질, 칠레 등 남미에 도착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호주 산불 연기가 남부의 리오그란데 도 술주(州)에 도착했다고 했다. 민간 기후관련 회사인 메트술도 같은 내용을 트위터에 전했다. 현재 남반구는 여름으로 보통 맑은 날씨가 예상되는 기간이다. 그러나 6㎞ 상공에서 1만 2000㎞를 날아온 호주 산불 연기로 흐린 날에 태양이 더 붉게 보이고 있다. 서울 면적의 100배인 600만㏊를 태우고도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는 호주 산불은 인간의 삶은 물론 호주 생태계를 치명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일부 동물은 멸종위기에 직면했다. 독자적인 생태계인 호주는 야생동물의 낙원이라고도 불린다. 캥거루, 코알라, 오리너구리 등이 호주에만 산다. 특히 산불 피해 지역이 코알라의 주요 서식지다. 호주코알라재단에 따르면 2012년 호주의 코알라 수가 8만 마리인데, 이 중 5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캥거루섬의 3분의1이 이번에 산불 피해를 입었다. 재단은 산불이 확산되던 지난해 11월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불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기능적 멸종’은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코알라의 생활습관이 피해를 키웠다. 코알라는 매일 500g 정도의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는데 이 나뭇잎은 영양분이 적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코알라는 에너지를 아끼고 소화를 위해 하루 18~20시간을 나무 위에서 잔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은 또 가연성 오일을 내뿜어 화재에 취약해 불이 나면 나무가 폭발한다. 캥거루는 뛰어서라도 도망갈 수 있는데 코알라는 느릿느릿 움직여 화재를 피하기가 어렵다. 이번 산불은 폭염과 가뭄이 원인이다. 호주가 원래 건조한 대륙이지만 지난해 9월 초봄부터 기온이 30도가 넘는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이상고온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인도양 해수면의 급격한 온도변화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이상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한겨울인데 지난 7일 제주도의 낮 최고기온은 23.6도로 1923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은 1월 기온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겨울축제인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에는 이달 6일부터 75㎜의 겨울비가 내렸다. 결국 화천군은 11일 개막을 연기했다. 인간이 자초한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매우 크거나 관련 국제회의가 열릴 때만 관심이 쏠린다. 기후변화가 핵무기, 인공지능(AI)과 함께 인류를 멸망시킬 3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라는 점을 크게 자각해야 한다. lark3@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미 해군의 자율항해 무인 선박, 앞으로 말도 한다?

    [고든 정의 TECH+] 미 해군의 자율항해 무인 선박, 앞으로 말도 한다?

    미 해군은 미 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사람 없이 혼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 항해 무인 선박을 개발했습니다. 2018년 미 해군에 정식으로 인도돼 ‘시헌터’ (Sea Hunter)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대잠전(對潛戰) 연속 추적 무인함정(ACTUV)은 이것으로 미래 해상전의 양상을 바꿀 신무기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시헌터는 길이 40m가 조금 넘는 140t급 소형 선박으로 승무원 없이 최대 3개월 동안 작전을 수행하면서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무인항공기(드론)는 공중에서 현대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무기로 활약하고 있는데, 미군은 이에 더해서 자율항해 무인 선박 역시 새로운 핵심전력으로 개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군함은 운용하는 데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므로 일부만 무인화해도 상당한 병력을 절감하고 유사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헌터 같은 자율항해 무인 선박이 실전 배치되기 위해서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자율항해 선박 역시 사람이 조종하는 선박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차선이나 교통 신호가 없는 해상에서 선박이 서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기구는 오래전부터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International Regulations for Preventing Collisions at Sea)을 만들었습니다. 시헌터의 자율항해 알고리즘은 이 규정에 완벽하게 따라 움직일 수 있게 개발됐습니다. 실제로 수년간에 걸친 시험 항해에서 씨 헌터는 다른 배와 충돌 없이 안전하게 항해했습니다. 하지만 운전과 마찬가지로 항해 역시 언제든지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은 충돌 경로에 들어선 두 선박이 어떻게 정보를 교환하고 규정에 따라 충돌을 피하는지 명시하고 있지만, 3척 이상의 배가 인접해서 항해하는 경우에는 너무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국 항해사의 무전을 통해 항로를 수정하고 충돌을 피하게 됩니다. 문제는 시헌터에 해상용선박무전기(VHF) 채널을 통해 무선 통신을 할 항해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 해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음성 비서와 비슷한 음성 인식 및 응답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인공지능(AI) 스피커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음성 인식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시헌터에 탑재될 음성 인식 및 응답 시스템은 실수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인식과 적절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특히 영어권 사용자 이외에 비영어권 사용자의 응답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미 해군은 3단계에 걸쳐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시헌터에 적응할 계획입니다. 성공한다면 스스로 장애물과 다른 선박을 인지하고 항해할 뿐 아니라 인간이 조종하는 선박에 사람처럼 무선 교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무인 선박이 등장할 것입니다.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지만,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나 음성인식 기술, 그리고 이와 연관된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인간처럼 반응하는 항공기, 차량, 선박, 그리고 로봇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이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진=해상 시험 운전 중인 시헌터(DARPA 제공)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재정·조세 악덕 체납자 유치장 감치… 맥주·탁주 세금 종량세로 ●악의적 고액·상습체납자 감치 1월 1일부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국세를 3회 2억원 이상 체납하면 30일 범위 안에서 유치장에 감치될 수 있다. ●노후차 교체 때 개별소비세 감면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한 후 신차(경유차 제외)를 구입하면 6월까지 개별소비세 70%(100만원 한도)를 깎아 준다. ●주류 과세 개편 맥주·탁주 세금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다. 맥주는 출고가 72%에서 ℓ당 830.3원으로, 탁주는 출고가 5%에서 ℓ당 41.7원으로 바뀐다. 세율은 매년 물가에 연동돼 조정된다. 생맥주는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이 20% 경감된다. ●비과세종합저축 과세특례 적용 기한 연장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이자·배당소득을 비과세하는 비과세종합저축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한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준 완화 경영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한다. 사후 관리 기간에 업종 변경 범위를 확대한다. ●동거 주택 상속공제 공제율·공제한도 인상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속재산가액 공제 기준을 5억원 한도 내 주택 가격 80%에서 6억원 한도 내 100%로 변경한다. ●근로·자녀장려금 제도 정비 저소득 가구의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을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인다. 직계존속 부양 가구를 홑벌이 가구에 포함한다. 근로장려금을 신청했다면 자녀장려금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창업자금 증여세 특례 확대 31개 업종이던 과세 특례 범위를 모든 서비스업종으로 확대한다. 특례 대상도 창업 1년 이내, 자금사용 3년에서 창업 2년 이내, 자금사용 4년 이내로 확대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적용 기한 연장 근로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하는데, 2022년까지 제도를 연장한다. ■금융·부동산 주택연금 55세부터 가입… 임대아파트 재난배상보험 의무화 ●주택연금 가입 연령 55세 이상으로 변경 자기 집에 살면서 노후 소득을 보장받는 주택연금 가입 가능 연령이 현재 60세 이상(부부 중 연장자 기준)에서 55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 예대율 산정 방식 변경 은행 자금이 중소기업 대출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산정 방식에서 가계대출 가중치를 100%에서 115%로 올리고 법인 대출은 100%에서 85%로 내린다. ●4조 5000억원 설비투자 촉진 금융지원 내년 1분기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총 4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최저 1.5%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해 1년간 한시 운영하며 대출 만기는 최대 15년, 지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의 신증설 투자다. ●부동산 매매계약 후 30일 이내 거래액 등 신고 2월 21일부터 부동산의 매매계약 등을 하면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현재는 6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다. 신고된 사항이 해제, 무효 또는 취소된 경우에도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다중이용 건축물 준공 후 안전점검 내년 5월부터 다중이용 건축물 등은 준공 후 5년 이내 첫 검사를 받고, 이후 3년마다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20m 이상 건축물을 해체할 땐 해체 계획서를 작성해 허가를 받고 감리도 받아야 한다. ●임대아파트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 가입 내년 1월 7일부터 대규모 재난 발생 때 제3자의 신체와 재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재난배상책임보험’의 의무 가입 대상이 15층 이하 임대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분양·임대)까지 확대된다. ■환경·농식품 조기 폐차 보조금 차등화… 닭·오리·계란 이력제 도입 ●대중교통 차량 실내공기질 관리 강화 내년 4월 3일부터 도시철도·철도·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이 마련되고 차량 내 공기질 측정이 의무화된다. 환경부령 개정안은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PM 2.5) 기준을 차종에 구분 없이 50㎍/㎥로 정했다. 차량 내 공기질 측정도 2년마다 1회(권고)에서 매년 1회(의무)로 바뀐다.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차등화 미세먼지 감축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3.5t 미만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을 조기 폐차한 후 경유차를 제외한 신차를 구매하면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경유차 조기 폐차 때 보조금 70%(1단계)를 지급하고 정해진 기간에 경유차 외 저공해 신차를 구매하면 30%(2단계)를 추가 지급한다. ●축산물이력제 닭·오리·계란으로 확대 소·돼지고기처럼 닭고기·오리고기·계란에도 이력 번호가 표시된다. 사육·도축·포장·판매 등 단계별 거래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공된다. ●공익직불제로 쌀 수급 불균형 완화 농가 소득안정과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을 위해 기존 6가지 직불제가 공익직불제로 통합·개편된다. 공익직불제는 작물과 가격에 상관없이 면적당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농업 활동이 공익을 증진하도록 생태 및 환경 관련 준수의무를 확대한다. 내년 4월 관련 법령 개정을 마치면 시행될 예정이다. ●수산직불금 인상 및 대상지역 확대 정주 여건이 불리한 도서 지역 어가에 지원하는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금이 기존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5만원 인상된다. ■복지·보건·교육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아동수당 만 7세 미만 모두에 지급 내년부터 정부는 만 7세 미만(0∼83개월) 모든 아동에게 보편적 권리로 아동수당을 월 10만원씩 지급한다. 지원 대상은 올해 만 6세 미만에서 내년 7세 미만(247만명→263만명)으로 확대된다.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65세 이상 저소득자에 대한 소득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연금 월 최대 30만원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20% 이하에서 소득 하위 40% 이하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르는 대상이 156만명에서 325만명으로 늘어난다.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대상도 올해 4월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서 내년 1월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9월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월 25만원까지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은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2021년에는 전체 장애인 연금 수급자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대상자 확대 보호종료 2년 이내 아동(4920명)에게 지급됐던 자립수당이 내년부터 보호종료 3년 이내 아동(7820명)으로 확대된다. 또 올해 수당을 받지 못했던 아동보호치료시설 및 아동일시보호시설 보호종료아동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시작한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2학년으로 확대 실시된다. 고등학생 1인당 연간 158만원의 학비를 줄일 수 있다. ●경찰대학 입학 연령 제한 완화 경찰대학 입학 연령 기준이 ‘입학 연도 3월 1일 현재 17세 이상 21세 미만’에서 ‘입학 연도에 17세 이상 42세 미만’으로 변경된다. 단, 입학 연령 상한을 1세 넘은 사람으로서 1월 1일에 출생한 사람은 입학할 수 있고, 제대 군인은 입학 연령 상한 연장이 가능하다. ■여성·가족 돌봄휴가 최대 10일 신설… 임산부에 친환경 농산물 ●자궁·난소·유방·심장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확대 여성생식기(자궁·난소 등) 초음파 검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흉부(유방)·심장 초음파 검사는 하반기부터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 건강보험은 의사가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실시한 검사에 적용된다.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 정부가 임산부에게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1년간 시범 운영된다. 경북·제주 지역과 경기 부천, 대전 대덕 등 전국 14개 시군구에서 내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와 임신부가 신청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 신설 내년 1월 1일부터 노동자는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목적으로 가족돌봄휴가(무급)를 청구할 수 있다. 하루 단위로 연간 최대 10일을 사용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와 가족돌봄휴직(최대 90일)을 합해 연간 90일을 초과할 수는 없다. 돌봄 대상 가족은 부모, 배우자, 자녀였으나 내년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도 포함된다.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 인상 정부에서 지원하는 출산 전후(유산·사산) 휴가급여 월 상한액이 내년 1월부터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기존에는 통상임금 100%를 180만원 한도로 지급했다. ■국방·병무 병장 봉급 33% 인상돼 월 54만 900원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 시행 내년부터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를 한다. 이들은 심사·의결을 거쳐 대체역으로 편입된다.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를 하고, 복무를 마친 후에는 8년 차까지 예비군 훈련을 대신해 교정시설에서 예비군 대체복무를 한다. 개정 내용은 내년 1분기 중에 적용될 예정이며 상반기 중 대체역 편입 신청 접수가 시작된다. ●병사 영창제도 폐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있었던 병사에 대한 영창제도가 폐지된다. 대신 징계 종류로 군기교육, 감봉, 견책 등이 도입된다. 영창 폐지는 국회 심의 중인 관련 법률안의 통과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병사 봉급 33% 인상 내년 1월부터 병사의 봉급이 올해 대비 33% 인상된다. 병장 기준 40만 5700원에서 월 54만 900원으로 인상된다. 군 복무 중 자기개발 활동에 대한 지원금도 5만원 인상된 연간 10만원이 지급된다. ●예비군훈련 보상비 인상 내년 예비군훈련 일정이 시작되는 3월부터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에게 4만 2000원의 보상비가 지급된다. 현재는 3만 2000원이다. 지역예비군훈련 실비는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되고, 교통비와 중식비도 1000원 올려 각각 8000원과 7000원이 지급된다. ●패딩 점퍼 병사 보급 패딩형 동계 점퍼가 내년에 입대하는 모든 병사에게 보급된다. 여름에는 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통풍성이 우수한 컴뱃셔츠가 새로 보급될 예정이다. ●입영 신청 때 입영 일정·부대 확정 내년 7월부터 다음 연도(2021년도) 입영 일자를 선택하면 동시에 입영부대도 전산 분류돼 확정·고지된다. 학사(취업) 등 안정적 일정 관리와 계획성 있는 입대 준비 지원에 도움이 된다. ●예비군을 위한 공기청정기 신규 설치 예비군을 위해 부대 생활관과 식당에 공기청정기 2631대가 신규 설치된다. 국방부는 미세먼지 마스크 지급 일수도 연간 18일에서 50일로 확대해 101만개를 지급한다. ●서류심사에 의한 병역감면 처분 대상에 백혈병 등 확대 내년 1월부터 백혈병 등 악성 혈액질환으로 확진된 사람은 병역판정검사장을 방문해 신체검사를 받지 않고, 서류심사를 통해 병역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질환 확진자는 병무용 진단서, 의무기록 등을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하면 병역판정전담 의사가 제출된 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병역감면 여부를 판정한다. ●AI(챗봇) 기반 언제·어디서나 민원상담·신청 서비스 시행 내년 2월부터 병무청에서 챗봇과 대화로 상담하고 민원 신청도 가능한 대화형 인공지능 민원서비스가 시작된다. 단순 민원은 AI 기반 챗봇이 24시간 365일 대기시간 없이 즉시 상담을 한다. ●병역의무자 여비 중 교통비 지급단가 인상 내년 1월 1일부터 병역의무자 여비 지급항목 중 교통비 단가가 1㎞당 15.68원으로 인상된다. 병역의무자가 병역 이행 때 지급받는 여비 항목은 교통비, 식비, 숙박비다. 이중 교통비는 현행 1㎞당 116.14원에서 131.82원으로 인상된다. ■고용·노동 최저임금 시급 8590원… 50세 이상 재취업 지원 ●최저임금 8590원으로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에서 8590원으로 2.9% 오른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급은 179만 5310원이고, 고용 형태와 국적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 변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사업주 부담 경감을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이 월평균 보수 기준 215만원 이하 노동자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으로 바뀐다.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 내년부터 50~299인 기업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 다만 1년의 계도 기간을 줘 이 기간에 주 52시간제를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 명절·국경일 등 일요일을 제외한 관공서의 공휴일이 민간 기업에도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관공서 공휴일은 민간 기업의 법정 유급 휴일이 아니다. ●기업의 재취업 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5월 1일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50세 이상 비자발적 이직 예정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부담금 기초액 인상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 비율이 의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사업주가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의 기초액이 1월 1일부터 107만 8000원(올해는 104만 8000원)으로 인상된다. ●정년 도달한 노동자 계속 고용하면 장려금 지원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정년에 도달한 노동자의 고용 연장을 위한 제도를 도입한 곳에 대해 2년 동안 노동자 1인당 분기별 90만원을 지원한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 지급 단가 인상 정년을 정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고용 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노동자를 업종별 지원 기준(1∼23%) 이상 고용한 사업주는 노동자 1인당 분기별 3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 ‘USA’ 경제 회복, 사회는 쇠퇴…‘모순의 시대’ 관통하다

    ‘USA’ 경제 회복, 사회는 쇠퇴…‘모순의 시대’ 관통하다

    ‘백인우월주의·양극화·포퓰리즘·사회분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학교총기난사….’ 2010년대가 저무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자국의 지난 10년을 정의한 문구다. 인종·남녀·빈부 등 사회계층의 분열은 심화됐고, 미국의 세계적 지위는 흔들렸다. 경제 상황과 군사력은 회복됐는데 실질적으로 사회는 쇠퇴한 소위 ‘모순의 시대’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100년 후 역사책에 2010년대를 어떻게 기술할지’를 23명의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마르샤 샤틀랭 조지타운대 미국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능숙하게 인종 분열을 부추기고, 분열된 언론 지형을 이용해 선거에서 이겼다. 미국인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 SNS를 통한 인종차별주의자의 급진화를 두려워한다”며 백인우월주의가 다시 힘을 얻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테러 위협으로 용인된 개인정보 수집이 SNS·인공지능(AI) 비서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사생활이 사라진 시대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보건 혁신 및 맞춤형 서비스를 무기로 빅데이터가 부지불식간에 사생활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 정치, 언론, 학계를 이끌던 엘리트들이 무역 갈등, 이민 행렬, 기존 질서 붕괴 등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한편으로 포퓰리즘으로 분류되는 시민들의 반발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6일 흐트러짐·나눔·불안·불협화음·쇠퇴 등의 단어로 2010년대를 정의했다. SNS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 나눔(공유)의 장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했지만 정치인 등이 뿌리는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면서 외려 사회계층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칼럼니스트 로버트 새뮤얼슨은 “역사학자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미국인들이 세계 질서를 만드는 데 피로감을 느낀 시기였다고 기술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이 세계의 안정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향후 미국은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세계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2011년 일어난 반(反)월가 시위가 비도덕적 방법으로 차지한 부유함에 대한 저항을 일깨워 줬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만들어 줬지만 음악인들의 수입을 줄였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받는 현상도 언급했다. 또 지난해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이 거의 30건에 육박해 2012년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의 지난 10년은 ‘모순의 시대’

    미국의 지난 10년은 ‘모순의 시대’

    미국 언론들 2010년대 자국 평가에 부정적경제와 군사력은 증대, 사회는 실질적 쇠퇴폴리티코, 백인우월주의 부활·사생활의 종언WP “미국민, 세계 안정에 드는 비용에 지쳐”복스 “반월가시위로 부자 보는 시각 달라져” ‘백인우월주의·양극화·포퓰리즘·사회분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학교총기난사….’ 2010년대가 저무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자국의 지난 10년을 정의한 문구다. 인종·남녀·빈부 등 사회계층의 분열은 심화됐고, 미국의 세계적 지위는 흔들렸다. 경제 상황과 군사력은 회복됐는데 실질적으로 사회는 쇠퇴한 소위 ‘모순의 시대’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100년 후 역사책에 2010년대를 어떻게 기술할지’를 23명의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마르샤 샤틀랭 조지타운대 미국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능숙하게 인종 분열을 부추기고, 분열된 언론 지형을 이용해 선거에서 이겼다. 미국인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 SNS를 통한 인종차별주의자의 급진화를 두려워한다”며 백인우월주의가 다시 힘을 얻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테러 위협으로 용인된 개인정보 수집이 SNS·인공지능(AI) 비서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사생활이 사라진 시대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보건 혁신 및 맞춤형 서비스를 무기로 빅데이터가 부지불식간에 사생활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 정치, 언론, 학계를 이끌던 엘리트들이 무역 갈등, 이민 행렬, 기존 질서 붕괴 등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한편으로 포퓰리즘으로 분류되는 시민들의 반발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6일 흐트러짐·나눔·불안·불협화음·쇠퇴 등의 단어로 2010년대를 정의했다. SNS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 나눔(공유)의 장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했지만 정치인 등이 뿌리는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면서 외려 사회계층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칼럼니스트 로버트 새뮤얼슨은 “역사학자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미국인들이 세계 질서를 만드는 데 피로감을 느낀 시기였다고 기술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이 세계의 안정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향후 미국은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세계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2011년 일어난 반(反)월가 시위가 비도덕적 방법으로 차지한 부유함에 대한 저항을 일깨워 줬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만들어 줬지만 음악인들의 수입을 줄였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받는 현상도 언급했다. 또 지난해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이 거의 30건에 육박해 2012년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땀과 눈물의 30년…‘국산 전투기’ 날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땀과 눈물의 30년…‘국산 전투기’ 날다

    1991년 KT-1으로 ‘국산 군용기’ 시대 열어“1호기 잃을 수 없다” 사고기 조종간 붙들고“오지 마라”는 美록히드마틴에서 기술 습득불과 30년 만에 초음속기 수출국 반열 올라전투기는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개발 성과에 따라 국력이 좌우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무기입니다. ‘항공 선진국’만이 전투기 개발에 나설 수 있고 험난한 체계 개발 과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소형 항공기 개발 기술만 겨우 갖췄을 뿐 전투기 개발여건은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1998년 10월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힘을 합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우리는 1991년 12월 ‘KT-1’ 기본훈련기 시제기(1호기)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도전의 역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인 30여년의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을 버무려 항공 선진국 대열에 올랐습니다. 서울신문은 29일 그 도전의 역사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캐노피’ 날아가도 조종간 놓지 않은 신념 1991년 12월 12일 오전 10시. 국내 최초 독자개발 훈련기인 KT-1 1호기가 경남 사천 비행장에서 날아올랐습니다. 9년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자 기술진은 너나 없이 감격해 눈물을 쏟았습니다. 당초 비행 경험이 많은 외국인 조종사를 탑승시키려 했지만, 개발자들은 “최초의 국산 군용기 첫 비행을 외국인에게 맡길 수 없다”고 강력 반대했다고 합니다.그래서 영국에서 테스트 파일럿 교육을 받은 조종사 이진호·염동선 소령이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은 비행기에 직접 ‘웅비’라는 별칭을 붙여줬습니다. 난관도 이어졌습니다. ‘웅비 명명식’을 사흘 앞둔 같은 해 11월 25일 1호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배면(뒤집기) 비행을 시도하는 과정에 전방 좌석이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1000피트(305m) 상공에서 튀어나가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대기하던 후방 좌석 조종사도 가까스로 탈출했는데, 원인은 영국 마틴 베이커사가 납품한 후방좌석 불량으로 결론났습니다. 1996년 10월에는 이륙한 지 불과 20분 만에 4호기 조종석 ‘캐노피’(유리 덮개)가 날아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1호기와도 인연을 맺었던 베테랑 이진호 중령은 ‘4호기마저 잃을 순 없다’는 생각에 숨쉬기 어려울 정도인 초속 100m의 맞바람을 뚫고 비상착륙을 시도했습니다. 눈에 핏발이 서고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검게 변했지만, 어렵게 40~50도로 급강하하던 기수를 들어올려 기체를 안정시킨 뒤 비상착륙에 성공했다고 합니다.이런 역경을 딛고 일어선 KT-1은 현재 공군의 훈련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2001년 인도네시아(20대), 2007년 터키(40대), 2012년 페루(10대) 등 해외 수출도 줄을 이었습니다. KT-1 개발은 ‘KA-1’ 전술통제기 생산으로도 이어졌습니다. KAI는 2012년 무장을 갖춘 KA-1 10대를 페루에 수출한데 이어 2016년에는 세네갈에 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는 ‘KA-1S’ 4대를 수출했습니다. ●美록히드마틴, 방문 막아도…굴하지 않고 도전 우리 전투기 개발사업이 ‘조립’에서 발돋움했다는 사실, 이미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바로 ‘한국형 전투기 생산사업’(KFP)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에서 개발한 ‘F-16’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해 ‘KF-16’으로 도입하는 사업이었습니다. 1995~2000년엔 삼성항공이, 2003~2004년엔 KAI가 사업을 이어받았습니다. 항공기 조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사업을 통해 우리 항공산업이 큰 도약을 하게 됩니다. 사상 처음으로 항공기 대량생산과 체계적인 시험평가 기술을 갖추게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술력이 저절로 갖춰진 건 아닙니다. 당시 기술진은 ‘공장 견학’을 막을 정도로 방문을 극도로 꺼리던 록히드마틴 측을 어르고 달래고 귀동냥하며 어렵게 컴퓨터를 활용한 ‘생산정보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고난도 있었습니다. 1997년과 8월과 9월 KF-16 전투기가 잇따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조종사들은 무사했지만, 원인규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정감사가 이틀이나 미뤄졌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은 해외 제작사가 만든 연료공급계통 부품 불량으로 밝혀졌고, 우리 기술진은 누명을 벗었습니다. KT-1과 KA-1은 터보프롭기였기 때문에 공군과 기술진은 ‘초음속 항공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이에 1995년부터 국방부 요청으로 개발을 진행해 2001년 10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시제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2003년 2월 18일 사천기지를 이륙한 T-50은 마하 1.05(초속 360m)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개발국‘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초음속기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속도’ 때문만이 아닙니다. 초음속 비행을 하면 초속 50m의 태풍급 강풍보다 ‘45배’ 강한 힘이 작용합니다. 음속 장벽을 돌파할 때는 공기저항력에 의해 ‘충격파’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매끄러운 공기역학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기체가 뒤틀리거나 조종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 시험비행 조종사인 이충환·강철 소령은 “마하 1.0을 돌파하는 순간 흔들림 없는 비행성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고, 그제서야 기술진은 환호성을 터뜨렸습니다.사업이 시험비행처럼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고 미 국무부의 록히드마틴 기술이전 승인 문제가 대두되는 등 1조 7996억원을 투입한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장애물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고난 끝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 명성 이후 1만 7700파운드의 강력한 추력과 최고 마하 1.5의 고속기동이 가능한 명품이 탄생했고, ‘동급 훈련기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게 됩니다. ‘T-50B’ 공중곡예기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위해 특별제작해 2010년 보급한 기종입니다. KAI는 2011년 T-50 16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했고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KAI는 T-50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TA-50’ 전술입문기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전투기 개발 채비를 갖추게 됩니다. T-50이나 TA-50도 무장이 가능하지만 공군은 노후화된 ‘KF-5’ 제공호를 대체할 만한 ‘경공격기’를 원했습니다.그래서 탄생한 것이 ‘FA-50’입니다. 공대공·공대지 미사일과 합동정밀직격탄(JDAM), 다목적정밀유도확산탄(SFW) 등의 정밀유도무기 투하능력을 갖췄고 최고속도는 마하 1.5입니다. 전투기용 레이더, 전술데이터링크를 갖췄고 야간 임무수행 능력도 있습니다. 2013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공군에 생산기들이 인도됐습니다. 2013년 이라크에 24대를 20억 달러(2조 3000억원)에 판매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도 올렸습니다. 우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나섰습니다. 사업 구상 13년 만인 2015년에야 사업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2026년 6월까지 앞으로도 6년 6개월을 더 나아가야 합니다. 최고 속도 마하 1.81, 저피탐 능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춘 첨단 전투기 개발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30년의 투지를 담아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ICBM 미사일 아닐수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ICBM 미사일 아닐수도

    북한이 미국에 보내겠다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같은 물리적 도발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새로운 정책 노선 발표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의 새 대미 강경정책에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취약하다는 인식 아래 비핵화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치우는 강경책을 택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이런 새로운 정책이 이달 초 북한 고위 관료가 얘기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엔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CNN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다려 보기’(wait and see)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의 탄핵 추진과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취약해진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합의를 했다가 내년 11월 대선에서 패할 경우 후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북한이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려고 할 것 같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도 기꺼이 다시 협상에 임하겠지만, 그 조건은 지금보다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더 이상 제재 완화를 경제발전 수단으로 추구하지 않고, 대신 ‘주체사상’이란 국가 이데올로기를 통한 자력자강 의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 올 연말까지 적대시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달 3일자 담화에서 이 같은 ‘연말 시한’을 재차 거론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언급해 북한의 성탄절 전후 ICBM 발사 등 무력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미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데다 작년부턴 경제 발전을 강조해왔단 점에서 “미사일 시험 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특히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은 북한의 중요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지나치게 도발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기를 원하지만 지금은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달 들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2차례 ‘중대 실험’을 실시했지만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진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1회] 417호 법정에 선 ‘국정농단’ 재판장… “비위 법관 조사 안 하기로 한 결정은 사법행정 재량”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1회] 417호 법정에 선 ‘국정농단’ 재판장… “비위 법관 조사 안 하기로 한 결정은 사법행정 재량”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는 역사가 있다. 이 법원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법정인 이곳에서 전직 대통령 4명이 피고인석에 섰다. 5·18과 12·12 사태로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나란히 서서 사형과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모두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들이 지나간 417호 대법정의 피고인석에 지난 5월 27일부터 매주 수요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앉아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50회 재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의 재판장이었던 김세윤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부장판사는 371일간 결심공판까지 100회에 이른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심리하기 위해 매주 4일씩 이 법정의 재판장석에 앉았다. 지난해 4월 6일 1심에 선고를 갖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의 50번째 재판에 김 부장판사는 재판장과 바로 마주한 증인석에 앉았다. ●‘국정농단’ 박근혜·최순실 등 재판장, ‘사법농단’ 재판 증인으로 417호 법정에 김 부장판사는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냈다. 법원행정처 차장 직속으로 법관의 비위 의혹이 포착되면 행정처 차장과 처장, 대법원장 등에게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조사 및 감사를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선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 의혹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김 부장판사가 관여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라고도 여겨진 ‘물의야기 법관’ 현황 등을 파악해 인사총괄심의관실에 전달하기도 했다. 차장 직속 기구인 김 부장판사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임 전 차장과 만나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비위 의혹이 포착된 법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때 임 전 차장과 상의해서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2015년 9월 7일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으로부터 “대검 고위인사에게 받았다”며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문건을 전달받았다. 문 전 판사(현 변호사)의 비위 의혹 첩보 문건이었다. 2015년 5월쯤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부산 지역 건설업자 정모씨와 그의 변호사를 체포영장 발부 무렵 문 전 판사가 유흥주점에서 만났다는 게 정씨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문 전 판사는 이들과 음식점, 유흥주점 등에서 만나거나 4년간 16차례에 걸쳐 골프를 쳤다는 내용도 문건에 포함됐다. 김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가 수년간 피의자와 골프모임을 가졌고 체포영장이 발부될 무렵 유흥주점에서 피의자와 변호사와 삼자 대면을 한 사실이 실제라면 충분히 윤리감사관실에서 비위 사실로 평가해 검토할 만한 내용인가“ 물은 검찰의 질문에 “사실로 확인된다면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특히 그 문건은 임 전 차장이 검찰 고위인사에게 전달받았다고 하고 비위 의혹이 확인된 증거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근거가 없는 내용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장님이 보여주신 거라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고 했고, 문건 속 사안이 가볍지도 않은 데다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고도 말했다. ●현직 법관 비위 첩보 전달받고도 ”임종헌, 법원 신뢰 고려해 조사 없이 끝내자고 해“ 보통의 임 전 차장이었다면 그 문건을 김 부장판사에게 건네주면서 대응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고 김 부장판사가 대응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를 했을 텐데 그 사건은 좀 달랐다. 임 전 차장이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 문건을 바로 김 부장판사에게 주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틀 뒤 김 부장판사를 불러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검찰이 문 판사를 입건하지 않은 상태이고 검찰과의 관계가 좋아서 (비위 첩보의) 외부 유출 위험도 없는 것 같다. 최민호 판사의 뇌물 사건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문 판사까지 언론에 보도되면 법원에 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최민호 수원지법 판사가 일명 ‘명동 사채왕’에게 뒷돈 2억 6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1월 20일 긴급체포돼 다음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판사가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해 또 다시 문 전 판사의 향응 접대 의혹이 공론화될 것을 임 전 차장은 걱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그러면서 “추가 조사 없이 엄중하게 경고하는 쪽으로 종결하는 게 좋겠다”며 문 전 판사를 ‘구두경고’ 조치하고 마무리짓도록 하자고 했다고 김 부장판사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법관의 비위 단서가 포착되면 윤리감사관에게 조사를 해보라는 지시가 따라왔지만 문 전 판사의 사건에서는 예외였던 거다. 차장의 지시가 있지 않으면 김 부장판사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할 수 없었다. 결국 김 부장판사는 당시 첩보 문건을 본 것 외에 문 전 판사에 대한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심정에 대해 “임 전 차장이 검찰과의 관계가 좋아서 외부 유출 위험이 없다 했지만 저는 만일 그런 예상과 달리 외부에 알려지면 ‘제 식구 감싸기’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걱정했다”고 말한 것으로도 이날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또 “사법행정권과 관련해 여러 선택지가 있는데 법원의 신뢰저하 등 정책적인 부분을 고려해 구두경고로 마친 것으로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문 전 판사에게 ‘엄중한 경고’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김 부장판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서면경고의 경우 서면을 해당 법관에게 보내고 영수증을 받는 등 확인 절차가 있지만 구두경고는 행정처에서 해당 법관이 소속된 법원장이나 수석부장판사에게 경고를 해달라고 한 뒤 실제로 경고를 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김 부장판사가 부산고법에 경고 내용을 전달한 것도 아니어서 실제로 문 전 판사가 경고를 받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비위 의혹 법관 퇴직 때까지 조사·감사 없어… ‘구두경고’ 이뤄졌는지도 몰라 최 전 판사가 구속된 뒤 대법원은 법관의 비위를 엄격하게 감시하겠다며 그해 3월 말 법원 간사위원회를 꾸렸다. 윤리감사관인 김 부장판사도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과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윤리감사관실 등에서 정식 조사할 경우 감사위원회에 필요적으로 회부해야 하고, 그럴 경우 감사위원회에 소속된 외부 위원들에 의해 문 판사의 비위행위가 외부로 노출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윤리감사관실에서 조사에 착수한 법관은 곧바로 감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 이어 이날도 “2015년 3월 말 감사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해 9월 문 전 판사의 첩보를 알기까지 6개월 밖에 안 지나서 감사사건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문 전 판사의 의혹이 감사 대상이 됐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9월 7일 임 전 차장이 문건을 보여준 뒤 다시 가져간 뒤 김 부장판사가 직접 작성한 보고서에는 ‘부산고등법원장이나 행정처에서 정식으로 문 판사 조사에 착수하면 감사위원회의 필요적 심의 대상인 법관의 금품 향응 수수에 대한 감사사건이 됨’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보여준 첩보 보고서 내용과 보고서를 함께 보며 임 전 차장과 나눈 이야기를 기억을 되살려 따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임 전 차장과의 협의 사항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는 ‘문 판사 보인에게 자중하도록 경고 메시지 보낸다’는 내용도 담겼지만 실제로 문 전 판사에게 어떤 연락이나 경고가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에게 “외부 노출로 인한 사법부에 대한 신뢰 하락 등으로 조사 착수도 보류하고 문 전 판사가 퇴직할 때까지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피혐의자와 감사자가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 아닌가”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사실관계가 아닌 증인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이의를 받아들였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징계권자가 법원 신뢰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해 재량권을 행사한 것으로 본다”며 검찰의 지적을 부인했다. 검찰이 다시 “법관의 비위에 대한 감사 착수에 있어 사법행정권자의 정책적 판단이 허용된다는 근거 규정이 있는가“ 묻자 김 부장판사는 “근거 규정은 없다”면서도 “사법행정 자체의 성질에 비춰 그런 여러 사정이나 요인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 전 차장과 비위 첩보 문건을 살펴본 뒤 이틀 뒤쯤 임 전 차장이 조사 없이 구두경고로 사안을 마무리짓자고 이야기할 때까지 임 전 차장이 처장이나 대법원장 등 윗선에 보고를 했는지, 윗선의 결정으로 조사 없이 종결하기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법관 비위 관련 보고를 여러 차례 했지만,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시작된 증인신문은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시간을 거쳐 오후 9시쯤 끝났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으며 매주 네 차례씩 장시간 재판을 이어갔던 김 부장판사는 온화한 성품과 친절하고 배려있는 재판 진행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번 재판을 마칠 땐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하고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등이 법정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자주 있어 당시 재판부는 사건 관계인들과 방청석에 있던 사람들이 법정을 비울 때까지 재판부석에 끝까지 남았다. 마지막까지 남아 둘러보던 바로 그 법정에서 처음으로 증인석에 앉았던 김 부장판사는 증인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조용히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드론 수백대 동시 운용”…사이보그 솔저, 30년 내 출현 (미군 보고서)

    “드론 수백대 동시 운용”…사이보그 솔저, 30년 내 출현 (미군 보고서)

    생체공학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뇌와 기계를 직접 연결해 전쟁터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드론(무인항공기)을 한꺼번에 제어하는 군인이 존재하는 무서운 미래를 상상해 보자. 그런데 미군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미래가 30년 안에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인간과 기계가 직접 상호작용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뇌 임플란트’(뇌신경 이식·뇌에 전극을 이식하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의 도움으로 이번 세기 중반 안에 ‘사이보그 솔저’가 출현하리라 생각한다. 최근 미 육군연구원(ARL) 산하 전투력개발센터(CCDC)가 발표한 이 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2050년까지 전투병에게 우위를 주도록 기술적으로 인간을 재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믿는다. 이런 보고서를 주도해서 쓴 CCDC 화학생물센터(CBC) 연구원인 피터 이매뉴얼 박사는 “생물학과 공학 그리고 인공지능(AI)의 융합으로 우리 군은 인간의 보고 듣고 소통하고 움직이는 방식을 더 뛰어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학적이고 사회적인 발전에 의해 인공 기관(보철)과 심박 조율기 등 임플란트 분야에서 현재 이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이보그 솔저 2050’(Cyborg Soldier 2050:Human/Machine Fusion and the Implications for the Future of the DOD)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보고서는 우선 인간의 시각이 정상적인 가시 스펙트럼을 넘어 향상할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이밖에도 청력과 의사소통을 높이기 위해 군인의 귀에 물리적인 변화를 주고 음파탐지를 통해 표적을 추적하고, 더 강한 전투병이 되도록 군인의 근육과 힘을 제어하는 기술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워 SF 영화 속 이야기로 여겨지는 생각은 군인들이 다수의 드론과 각종 무기 체계, 기타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계를 마음대로 제어하는 뇌 임플란트의 가능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뇌와 컴퓨터를 접속(BCI·brain-computer interfacing)하는 뇌 임플란트는 인간과 기계의 원활한(심리스)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는 드론과 무기 체계를 비롯해 각종 원격 제어 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단계에 도달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제약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매뉴얼 박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데이터 교환 수준을 세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일단 세포 수준까지 낮추면 특정 신경세포 간에 신호를 주고 받는 시냅스의 데이터 발생을 실제로 제어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양방향으로 높은 대역폭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이긴 하지만, 이런 뇌 임플란트 기술이 나오는 데는 적어도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국방부 산하 기관(Biotechnologies for Health and Human Performance Council)은 오는 2030년까지 특수부대의 군인들과 조종사들, 드론 통제관들 그리고 정보요원들이 뇌 임플란트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인간 신경망과 마이크로 전자공학 시스템 간의 직접적인 데이터 교환의 잠재성은 군인들의 전술적인 의사소통에 혁신을 가져오고, 지휘 체계에 걸쳐 지식의 전달을 가속화해 최종적으로는 전쟁의 징조(전운)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매뉴얼 박사는 “결국 이 기술은 전쟁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쓰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나 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CCD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늘도 경제도 지키는 KFX… 무기 국산화·수출 함께 뜬다

    하늘도 경제도 지키는 KFX… 무기 국산화·수출 함께 뜬다

    미래 우리 영공을 책임지게 될 ‘한국형 전투기’(KFX) 실물모형이 지난 10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5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이 전투기의 길이는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산 F35A 전투기보다 크기가 좀더 크고 모양은 비슷한 형태입니다. F35A는 5세대, KFX는 4.5세대 전투기이지만 KFX의 운영비용은 F35A의 절반에 불과한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목표 최대 추력은 4만 4000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 5600㎏, 최대 속도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입니다. 최대 속도 마하 1.8인 F35A보다도 높은 기동력을 노립니다. ●‘4.5세대’이지만 운영비 F35A 절반 최대 탑재량은 7700㎏으로 기체 바닥과 날개에 10개의 파드(미사일·연료통 등을 달 수 있는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최신 공대공 미사일과 우리가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무기 ‘한국형 타우러스’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저피탐 능력’(스텔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대공 미사일 4발을 기체 내부로 수납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그러나 이런 우수한 성능과 목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FX를 비판하는 여론은 적지 않으며, 5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으로 완전히 선회해야 한다는 극한 주장까지 나옵니다. 사업이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됐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도 보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이 보지 못한 사업의 이면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X 사업은 올해로 4년 차에 착수했는데, 만들어진 일자리가 6800개에 이릅니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 112개 기관이 참여해 일으킨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현재 2조 1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거제, 통영 지역은 조선업 침체로 지역경제 붕괴 수준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KFX를 개발 중인 KAI는 올해 초부터 7월까지 경력근로자 193명 중 55명(28.5%)을 조선업계에서 채용했습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도 200명이 넘는 조선업 숙련인력이 KAI로 이직했다고 합니다. 전투기 개발사업이 실업인력을 빠르게 흡수해 지역경제를 안정화시키고, 조선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도 7년이 남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가 있습니다.●“경제성 적은 분야 빼고 모두 국산화” KFX의 국산화율은 65%입니다. 이것을 들어 “왜 국산화율이 100%가 아닌가. 그렇다면 차라리 수입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지적이라고 말합니다. 정광선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엔진, 착륙장치, 기총 등과 같이 아직은 기술이 부족하거나 경제성이 적어 개발을 제외한 것들을 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국산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전투기 개발 능력은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수준입니다. 우리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경공격기 ‘FA50’도 외국산 부품이 많아 핵심 장비 수리는 외국 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것으로, 완벽한 국산화로 부르긴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KFX는 ‘독자 플랫폼’으로 개발돼 언제든 무기체계와 전자장비를 국산 제품으로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블록1’부터 ‘블록3’까지 성능 개선을 거치면서 기체 표면의 스텔스 성능을 보강하고 무장과 센서, 레이더 기능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단번에 스텔스 기능을 갖추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는데, 우리는 이제야 초기 단계의 ‘능동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출 정도로 항공전자장비 기술력을 키워 나가는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더 높은 기술을 고려한다면 8조 8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고 개발 기간도 늘어나게 돼 국산 전투기 개발 꿈은 현재 예정된 2026년보다 멀어지게 됩니다. 예산 확보 과정에서 ‘네 탓’ 정쟁이 벌어지며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100% 스텔스’ 고집, 사업 포기하자는 것 세계 최초로 AESA 레이더를 개발했고, 전투기 스텔스 기술도 이미 확보한 일본조차 개발비로 17조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포기하고 무조건 단번에 스텔스로 가야 한다’고 고집하는 건 사실상 사업을 그만하자는 주장과 같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올해 1월 발표한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 자료에 따르면 항공 분야 방산기업 매출액은 2016년 3조 4720억원으로 고점에 도달했지만 2017년에는 2조 4177억원로 1조원이나 급감했습니다. 수출액도 같은 기간 8553억원에서 3041억원으로 줄었습니다. 항공 분야는 2017년 기준 국내 방위산업 매출액의 17.2%를 차지, 화력(33.2%) 다음으로 큰 분야여서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KFX 사업입니다. 항공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은 36.9%로 전년 대비 6.8% 포인트 증가했는데, KFX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업에 힘을 실어 주지는 못할망정 이제 첫 발걸음을 뗀 개발팀의 사기부터 꺾는 행위는 전환기를 맞이하려는 우리 방위산업을 위축시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박재찬 영남대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KFX의 기술 파급효과는 국산화율 65%를 기준으로 1조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다른 항공기 설계와 장비 개발, 조종사 훈련 등 거의 모든 항공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발판으로 육성해야 이는 전투기는 물론 항공장비의 해외 수출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비록 T50 미국 수출과 수리온 헬기 필리핀 수출에서는 좌절했지만 기술 수준을 계속 고도화하면 기회는 다시 올 겁니다. 특히 KFX는 F35A의 절반, 우리 주력 기종인 F15K 수준의 저렴한 운영비가 장점이어서 제대로 개발한다면 동남아 시장 공략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장보고급(1200t) 잠수함 3척을 1조 160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장보고함은 20년 전 독일에서 전수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잠수함입니다. 우리 방위산업의 미래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기간에, 머릿속으로만 뚝딱 만들어지는 기술은 없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8회] “법관은 다 똑같은 법관”… ‘인사 불이익’ 반박한 前인사담당심의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8회] “법관은 다 똑같은 법관”… ‘인사 불이익’ 반박한 前인사담당심의관

    ‘핵심 회원들이 주축이 된 인사모 발족하여 인권법과 무관한 사법제도 논의 시작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냄’, ‘핵심 그룹에 한정된 사고가 법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 ‘돌출행동으로 보수언론의 ‘법원 때리기’ 유발 우려’…. 2016년 3월 10일자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 명의로 작성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문건에 담긴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문제상황’들로 이런 내용들이 거론됐다. 국제인권법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연구회에서, 특히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핵심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법행정제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거나 대법원과 반대되는 취지의 하급심 판결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담긴 문건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회 정상화 방안’ 가운데엔 특히 핵심 회원들에게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 등에서 불이익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있다. 법관 사회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한 거리낌을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7회 재판에서는 지난 20일 증인으로 나왔던 노재호 서울남부지법 판사가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했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1년씩 인사1·2심의관을 각각 지낸 노 판사는 당시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의 지시를 받아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 김 전 심의관은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노 판사는 전했다. ●前인사심의관 “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문건 실행가능성 염두 안 해” 지난 재판에서는 검찰의 주신문과 박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있었고 이날 재판에서는 노 판사에 대한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변호인들은 반대신문을 통해 노 판사가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보고서가 실제로 실행하려던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며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 불이익을 가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노 판사도 “(임 전 차장의) 정확한 지시내용은 저희가 모르지만 그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심의관들이 이해한 바로는 실행가능 여부를 떠나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정리해 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나열했을 뿐이라지만 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거나 인사모를 폐지하기 위한 방안들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보수 성향 언론사에 인사모가 과거 우리법연구회 핵심 멤버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며 긴급조치 위반이나 병역법 위반 등의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반대되는 튀는 판결을 주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해 기사가 나오도록 하는 방안도 있었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언론 활용 방안’을 ‘일종의 제 살 도려내기로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명분의 제공 측면에서는 최선이나 법원 전체가 비난 받을 우려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 약화 또는 폐지시키려던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해 노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우리법연구회가 여러 문제가 있어 사실상 없어졌는데 인권법연구회 내 인사모란 형태로 우리법연구회의 명맥이 유지되는 것은 문제이고, 일반 판사들이 (우리법연구회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데 유지하는 건 기만적이다. 소수 의사에 의해 인권법연구회 의사가 좌우되는 것도 문제”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진술한 이유를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묻자 노 판사는 “그런 취지로 말했지만 기만적이란 표현은 과하다”면서 “ 후배들로부터 연구회 안에 그런 소모임을 만드는 것을 알았다면 가입을 안 했을 것이란 얘기도 들어서 그런 측면으로 말한 건데 표현이 과했다”고 답했다. 보고서에도 인권법연구회가 사법행정에 대한 논의나 의견개진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문제상황으로 꼽혀있었다. ●‘인사모 핵심회원에 불이익 부과’ 방안 기재… “실행 가능성 적었다” 노 판사가 작성한 이 보고서의 본문 마지막에 ‘핵심 회원에 불이익 부과’ 항목이 있었다. 노 판사는 이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고 불이익을 주는 것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이익을 주는 방안으로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에서 불리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는데 ‘다만 간접적 방법이고 우수자원 활용에 제약 초래 → 개별적이고 신중한 접근 필요’라는 지적이 보고서에 더해졌다. 역시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모든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적은 것일 뿐이었다고 노 판사는 말했다. “인사심의관으로 재직하면서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사실로 인사불이익을 주거나 해외연수, 파견 등에서 불이익을 부과한 적이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하셨죠?” (고 전 대법관 변호인) “네.” (노 판사) “증인은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것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부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변호인) “물론입니다.” (노 판사)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한 (실행) 검토 지시가 있었다면 나이브하게 적지 않고 인사불이익 부과방안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을 것이죠?” (변호인)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노 판사) 지난 재판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진 ‘물의야기 법관’들에 대해 이날 변호인들은 특정 연구회 회원이거나 특정 성향을 지닌 판사라고 해서 분류한 것이 아니며 이들의 전보인사 내용도 인사 불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노 판사와의 증인신문을 통해 강조했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노 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대법원장의 인사권에는 어느 정도 재량이 있어 부정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 범위 안에서 법관에게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물의야기 법관을 선별해 이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하는 게 원칙적으로 인사권의 합리적인 행사 범위에 속한다는 취지인 것인가“ 물었다. 노 판사는 “실무자로서 그렇게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했다”고 답했다. 다만 노 판사는 “대법원의 사법행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관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는 검찰의 지적에 “그런 경우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 “물의야기 법관은 실제 문제 행위가 있던 법관들로, 물의야기 법관이 된 한 판사의 경우도 단순히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 뿐 아니라 판사들의 집단행위를 시도한 것이 법관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많은 사람의 의견이었고 그렇게 볼 여지가 있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판사는 법정에서도 이 같은 진술이 맞다고 했다. ●”특정 연구회 소속, 특정 성향 법관이라 인사 불이익 준 일 없다“ 이어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대법원장이 법관들에 대해 전보인사를 하는 것이 헌법 106조 1항에 규정된 법관에 대한 ‘불리한 처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노 판사는 “개인적 의견이 그렇고 제가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근무하던 시점에 그와 같은 이해 아래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헌법 106조 1항은 ‘법관은 징계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판단 근거를 묻자 노 판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불리한 처분에 인사 불이익이 포함되는지는 과거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행정처에서도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 다만 인사상 여러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이 있었던 것은 수십년간의 현실적인 측면도 있어서 불리한 처분에 인사상 불이익이 포함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실무자가 이해해 왔고, 또 하나는 법관의 직은 직이나 보직, 근무지역과 상관 없이 모두 다 똑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전보인사에 있어 본인 희망과 달리 보직이나 임지가 주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헌법에서 말하는 불리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변호인이 “헌법 조항에서 말하는 기타 불리한 처분이라는 게 정직, 감봉 등 징계에 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단지 희망임지에서 배제됐다는 것만으로 불리한 처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증인의 생각인 것 같네요”라고 확인하자 노 판사는 “객관적으로 법관의 직위에 불리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는 불리한 처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전보 인사 관점에서는 어느 지역, 어느 직위에 있든지 똑같은 법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설명했다. ●”전보인사는 헌법상 ‘불리한 처분’ 아냐…대법원장 인사권 재량“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법관들 가운데 우선순위로 선호 법원으로 배치될 수 있었던 형평점수 상위권인 A그룹에서 갑자기 물의야기 법관인 G그룹으로 분류됐고, 일부 보류된 경우를 제외하고 물의야기 법관들에겐 희망하지 않은 격오지에 보내지거나 1순위 근무지를 배제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관 인사에 근무평정을 반영하도록 한 만큼 대법원장의 재량에 따라 인사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언급도 보탰다. “(대법원장 인사권의) 재량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근무평정 결과가 기재돼 있다면 그런 것을 인사에서 고려하는 건 허용할 수 있다고 이해했다”는 얘기다. 특히 공교롭게도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가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한 법관들 가운데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 대법원의 정책이나 판결에 비판적인 판사들이 다수 눈에 띄었지만 노 판사는 근무평정이나 법원장의 평가 등에 따른 결과로, 행정처에서 성향을 문제삼아 인사상 조치를 한 일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행정처를 비판하는 법관들을 물의야기 법관으로 지정해 인사조치를 검토하는 방안을 지시받았다”는 검찰의 전제가 잘못됐고, 그런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특저 법관을 인사조치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노 판사는 “근무기간 동안 그런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사법연수원 32기인 노 판사는 올해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보임된 동기 법관들과 달리 부장판사 직급을 받지 못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이 사유를 묻자 “구체적으로 고지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해 대법원 징계절차에 회부돼 징계청구를 받지 않고 ‘불문’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그 점을 인사에 있어서 대법원장께서 고려하신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노 판사는 지난해 인권법연구회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 법관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넘겨졌지만 ‘불문’으로 처분됐다. 노 판사는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법관의 직이나 보직, 근무지역 등과 관계 없이 다 똑같은 직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도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로봇개’ 스폿, 美 매사추세츠 경찰견 투입 논란…“무기화 우려”

    ‘로봇개’ 스폿, 美 매사추세츠 경찰견 투입 논란…“무기화 우려”

    미국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4족보행 로봇 ‘스폿’(SPOT)을 매사추세츠주 경찰이 사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시카고 공영라디오 WBUR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입수한 새로운 문건을 인용해 이른바 ‘로봇개’로 불리는 스폿이 지난 8월 이후로 매사추세츠주에서 경찰관들과 함께 여러 사건에 투입됐지만, 아직 이런 사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이 방송은 매사추세츠 경찰이 스폿을 위험물로 의심되는 포장물을 조사하거나 용의자들이 숨어있을 수 있는 사건 현장에 먼저 투입되도록 고안된 이동식 원격 감시 장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폿은 현관문을 사람처럼 열 수 있는 로봇 팔과 저조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이런 장치는 자체적으로 작동하거나 원격 조종기를 사용해 수동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컴퓨터 시각 처리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가능했다. WBUR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매사추세츠 경찰의 계약서에는 스폿에 무기를 장착하지 못하도록 해서 이 로봇을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해하거나 위협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이에 대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재 우리는 매사추세츠 경찰과 공공안전을 목표로 하는 협력 관계에 있다. 앞으로 5~10년 안에 우리는 스폿을 이용해 위험한 상황을 파악하고 의심스러운 소포를 확인하며 비상 상황에서 위험한 가스를 감지하는 최초 대응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폿과 같은 민첩한 로봇을 이런 상황에 투입하면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으며 비상 대응자들에게 위기의 상황을 더 잘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CLU와 같은 시민단체는 이런 로봇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폿을 포함해 아틀라스라는 이름의 2족 보행 로봇 등 여러 로봇을 여러 기업에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매사추세츠주 경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슈퍼컴퓨터 왕좌 노리는 인텔의 비밀무기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슈퍼컴퓨터 왕좌 노리는 인텔의 비밀무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는 슈퍼컴퓨터 부분에서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중국에 대응하고 IT와 과학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 주도 슈퍼컴퓨터 산업 육성 계획인 국가 전략 컴퓨팅 구상(National Strategic Computing Initiative, NSCI)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미국 내 쟁쟁한 IT 기업이 있고 기반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국가에서 지원만 해주면 미국의 슈퍼컴퓨터 세계 1위 탈환은 시간 문제로 생각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8년 슈퍼컴퓨터 서밋(Summit)을 통해 세계 1위를 탈환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1년까지 서밋보다 훨씬 빠른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참고로 서밋은 이론적으로 200페타플롭스급의 성능을 지니고 있는데,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는 이론적으로 이보다 5배는 빨라야 합니다. 서밋 개발 후 3년 안에 한 차원 빠른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는 인텔, AMD, 엔비디아, IBM 같은 주요 IT 기업에 슈퍼컴퓨터 개발 및 구매 사업을 발주했습니다. 이 가운데 인텔은 2021년까지 오로라(Aurora)라는 명칭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AMD에서 오랜 세월 라데온 GPU를 개발하다 인텔로 이적한 라자 코두리와 인텔 핵심 관계자들은 인텔 엑사스케일 컴퓨터에 들어갈 사파이어 라피즈(Sapphire Rapids) CPU와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GPU를 공개했습니다. 사파이어 라피즈는 2020년 출시 예정인 아이스 레이크 및 코퍼 레이크 기반 제온 CPU의 후계자로 2세대 10nm 공정과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합니다. 구체적인 스펙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로라 슈퍼컴퓨터 노드(node)는 2개의 사피이어 라피즈 CPU와 6개의 폰테 베키오 GPU로 구성된다는 점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사진) 폰테 베키오는 베키오 다리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아르노 강에 있는 중세 다리입니다. 참고로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에서 언급한 다리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 같고 여기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의 차세대 GPU인 Xe는 모바일 기기, PC, 게이밍, 워크스테이션, 서버, 고성능 컴퓨팅과 인공지능 (AI) 등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폰테 베키오는 이 가운데 강력한 연산 능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7nm 미세 공정과 3차원 적층 반도체 기술인 포베로스(Foveros)를 적용했습니다. 포베로스는 프로세서, 메모리, 스토리지 등 서로 다른 반도체를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연결해 크기는 줄이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높인 것으로 인텔이 적극 밀고 있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입니다. 아마도 폰테 베키오 GPU와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에 넣어 성능을 높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파이어 라피즈 CPU와 폰테 베키오 GPU가 아무리 강력한 성능을 지녔더라도 이들이 힘을 합쳐 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서로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아야 합니다. 인텔은 오로라 슈퍼컴퓨터에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고속 인터페이스인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 Compute eXpress Link (CXL)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CXL은 PCIe 5.0 기반으로 현재 사용되는 PCIe 3.0/4.0 인터페이스에 비해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인텔의 차세대 고성능 CPU와 GPU에 대한 정보를 좀 더 보여주긴 했지만, 개발 중인 프로토타입을 시연하거나 구체적인 성능을 공개한 건 아니라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직은 개발 중인 제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의 컴퓨터를 뛰어넘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개발은 착실히 진행 중이며 몇 년 안에 그 성과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몇 년에 걸쳐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슈퍼컴퓨터에 한 번 쓰고 버릴 기업은 없기 때문에 사파이어 라피즈나 폰테 베키오에 사용된 기술은 결국 CPU 및 GPU의 전반적인 성능을 높일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슈퍼컴퓨터 자체는 평범한 소비자와 거리가 멀지만, 여기에 사용된 기술은 우리 생활 전반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 혁신의 기초가 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당장에 큰 이익이 될 수 없는 슈퍼컴퓨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단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것만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판깨스트]18년 전 성폭력 ‘소멸시효 안 지났다’ 법원 판단····아동성폭력 손배 장벽 낮출까

    [판깨스트]18년 전 성폭력 ‘소멸시효 안 지났다’ 법원 판단····아동성폭력 손배 장벽 낮출까

    2012년 발생한 체육계 미투 1호 사건, 가해자에 손해배상 책임 인정법원 “정신적 피해를 뒤늦게 인지한 시점이 소멸시효 시작점 되어야”여성계 “성폭력 피해 구제와 인권 보호 위한 획기적 판결 계속 나와야”최근 성폭력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의 기산일을 사건 당일이 아닌 장애 판정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기준으로 무려 18년 전에 있었던 성폭력 범죄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했는데요. ‘도가니’ 사건 이후 2012년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된 반면 민사소송에서는 소멸시효가 여전히 남아있어 성인이 되고 난 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막막했는데, 배상 가능성을 크게 넓힌 판단이 나온 것입니다.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이 사건의 판결이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장벽을 낮아지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의정부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조규설)는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씨가 자신이 초등학생일 때 테니스 코치였던 A(41)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지난 7일 판결했습니다. 김씨는 1심에서도 1억원을 배상받을 수 있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이번 판결이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1심에서는 A씨가 재판에 응하지 않아 무변론 판결로 김씨가 승소했기 때문입니다. 소송에서 패소하자 A씨는 즉각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본격적으로 재판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성폭력 가해자 “소멸시효 10년 지나” 주장…피해자 “성인 되고 PTSD 알게 돼” 항소심의 최대 쟁점은 소멸시효였습니다. 민법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 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단기),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장기)까지 유효한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거죠. 김씨는 초등학생 때인 2001년 7월부터 2002년 8월까지 당시 테니스 코치였던 A씨에게 네 차례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마지막 사건이 2002년 8월. A씨 측은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이미 지나 소멸시효가 끝났다고 항소심에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씨 측은 성인이 되어서야 A씨를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며 소멸시효 기산일을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사건 당시 겨우 10살이었던 김씨는 성폭력 피해를 당했는지도 인지하지 못했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겪었지만 코치의 보복이 두려워 부모는커녕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버텼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은 많은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에게도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하는데요. 김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김재희 변호사는 “개인적 법률 상담 경험으로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결심하고 수사기관이나 법률조력 기관 등을 찾는 시기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한 시기인 25세 이후가 가장 많았다”면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성년이 된 직후인 3년 이내에 민사소송을 결심해 진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미투 사건 이후 법무부에서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성년이 될 때까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유예하도록 하는 민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는데요. 그 역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다는 것입니다.어린시절의 고통을 묻어두고 성인이 된 김씨는 2016년 5월쯤 한 테니스 대회에서 A씨와 15년 만에 우연히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 순간 A씨에게 입은 성폭력 범죄의 기억이 떠올라 김씨는 30분을 경기장에서 소리내 울었다고 합니다. 그날부터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 간 듯한 아주 극심한 충격에 휩싸였고 테니스대회부터 사흘간 기억마저 잃었다고 합니다. 매일 악몽과 위장장애, 두통, 수면장애, 불안, 분노, 무기력한 증상에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이 반복되자 김씨는 병원을 찾았고 그해 7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게 돼 처음으로 가해자의 15년 전 성폭력 범죄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김씨는 A씨가 여전히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까봐 두려워 A씨를 고소했습니다. 앞서 성인이 된 직후인 2012년(만 21세)에도 A씨를 고소하기 위해 방안을 찾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소송이 어렵다고 해 포기했다가 도가니 사건으로 아동 성폭력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에는 고소를 할 수 있던 것입니다. 친구들을 찾아 힘겹게 증거를 모아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했고, A씨는 2017년 10월 1심에서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만13세 미만 강간치상)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7월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김씨는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 직후인 지난해 6월 A씨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 “손해가 현실화된 ‘장애 진단’ 시점을 기산일로 봐야” 민사소송의 2심 재판부는 이처럼 뒤늦게 A씨를 고소했던 김씨의 상황을 토대로 어린시절 성폭력 피해와 성인이 되어 확인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민법 766조 2항에 의한 장기 소멸시효의 기산점인 ‘불법 행위를 한 날’이란 객관적·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즉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됐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가해 행위와 이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 행위에 있어서는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하고 있던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됐다고 볼 수 있는 때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원고가 최초 외상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은 2016월 6월 7일에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하고 있던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봐야한다”면서 김씨가 진단을 받은 2016년 6월 7일을 장기 소멸시효(10년)의 기산일로 정했습니다. ‘불법 행위를 안 날’’인 단기소멸시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범행 직후 자주 복통을 호소하고 급성 위염 치료를 받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 증세가 있었던 점은 인정되지만, 피고에 대해 유죄 판결이 선고된 때에야 비로소의 불법 행위의 요건 사실에 대해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했다고 보인다”며 A씨가 형사재판에서 처음 유죄 판결을 받은 2017년 10월 13일을 기산점으로 봤습니다.성폭력 범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인정받은 때를 소멸시효의 시작점으로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피해자들도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일어난 성폭력으로 2011년 11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진단을 받고 2012년 1월 성폭력 가해자와 광주인화원을 설립·운영한 재단에 대해 성폭력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과 사용자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같은해 3월 국가와 광주시에 대해 관리감독 의무소홀, 수사상 과실 등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각각 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은 2006년부터 2008년 7월 사이 유죄 판결이 확정돼 형사처벌을 받았고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일부 가해자들이 사실관계를 인정해 ‘자백간주’ 된 사건의 일부 피해자들에게 2000만원씩 지급하도록 하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피해자들과 이들이 국가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패소했습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는 13일 성명을 내고 “김은희씨 사건 재판부의 판단은 지금까지 성폭력 범죄 사건에서 소멸시효로 인해 피해자들이 피해구제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한 매우 획기적인 판결”이라면서 “앞으로는 ‘도가니’ 사건과 같은 피해자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러한 법원의 판단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성폭력 범죄 관련 소멸시효 기간에 대한 법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혁신이 화두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건져낼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혁신은 아직 ‘흙 속 진주’에 가깝다. 기대가 큰 반면 여전히 혁신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창업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한국법인장,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중동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 자금의 운용을 맡은 PIA자산운용의 윤성철 대표로부터 우리나라의 혁신 생태계, 투자 환경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인수합병(M&A) 시장을 키워야 합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지원의 초점이 연구개발(R&D)에서 기술 사업화로 옮겨 가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이례적으로 개발자 행사인 ‘네이버 데뷰 2019’에 참석해 “올해 안에 AI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왜 AI인가. “현재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융합’이다. AI는 융합을 이끌어 내는 ‘엔진’과 같다. 즉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이 AI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I 분야를 포함한 한국의 혁신 생태계를 평가한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1, 2위를 다툰다. 그러나 R&D라는 인풋이 아닌 기술 사업화라는 아웃풋 측면에서 보면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의 성적표는 저조하다. 차이는 R&D 주도권을 한국은 정부가, 이스라엘은 민간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R&D를 해야 한다. 좋은 기술을 갖고도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뜻인가. “현재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 기업들의 서비스나 제품 상당수는 한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싸이월드(페이스북), 판도라TV(유튜브), 다이얼패드(스카이프), 아이리버(아이팟)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검색을 무기로 한 네이버도 구글보다 1년 먼저 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차량용 내비게이션인 ‘김기사’는 카카오에 650억원에 팔린 반면 이와 유사한 이스라엘의 ‘웨이즈’는 구글에 1조 2000억원에 팔렸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미운 오리 새끼’와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 백조가 될 수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사업화가 절실한 이유다. 전 세계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한국에는 자금줄 역할을 해 줄 다양한 벤처캐피탈이 있는 반면 사업화를 도울 액셀러레이터는 부족해 이 부문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기술 사업화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인수합병(M&A) 활성화다. 이스라엘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R&D센터만 400여곳에 이른다. 삼성도 이스라엘에 두 곳의 R&D센터를 두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 한 곳만 보더라도 연간 매출이 42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기술 이전에 따른 기술 파생 매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간판만 R&D센터일 뿐 실제 역할은 M&A센터라는 점이다.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하는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다.” -M&A가 활성화되려면 정부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은 기업 외형을 기준으로 한 규제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은 한국처럼 대기업이 없다. 역으로 보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생할 수 있도록 균형만 맞추면 된다. 스타트업에 대한 M&A 시장에서 대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손봐야 한다. 특히 한국에는 수많은 중견기업이 있고 이들 역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짤 필요도 있다.” -최근 발간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코리아’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스타트업 중 53%는 진입 규제로 한국에서 사업화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라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야 한다. 규제의 틀에 갇혀서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국내 규제에 좌절할 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신기술 분야에서 국경은 무의미하다.” -최근 승차공유업체인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 과정에서 보듯 혁신가가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언제든 제2, 제3의 타다가 나올 수 있다. “기술 진보 속도가 빨라 규제개혁 속도가 따르지 못한다. 스타트업들은 규제를 풀어낼 힘도 없다. 규제라는 막힌 하수구를 뚫으려면 적어도 신기술 분야에 대해 로비스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로비스트 제도가 있다.” shjang@seoul.co.kr ■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 “성장세 꺾이는 韓 투자 매력 떨어져… 신산업 더 많은 규제 혁신을”“우리나라의 성장세가 꺾이는 등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규제 혁신을 요구한다.”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될 신산업은 규제와 직결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글로벌 투자자 시각에서 한국 시장을 평가한다면. “삼성, 현대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대기업들 때문에 착시 효과가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위상은 ‘마이너 시장’, ‘서브 마켓’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 정도다. 글로벌 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한국부터 찾는 경우는 드물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당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줄어들고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의 핵심은 수익이다. 사업가나 투자자는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은 못 참는다. 투자를 이끌어 내는 요인은 크게 봤을 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가, 성장세가 있는 시장인가 등 두 가지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과거에는 한국에 규제가 많다는 불편은 참을 수 있었다. 성장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그래서 좋지 않은 신호다.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국의 투자 매력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가.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규제를 보는 눈높이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정보기술(IT) 등 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체질은 이미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본 토대를 갖췄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규제로 인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 “기술력 측면에서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제약 분야 등이 경쟁력이 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창업 환경이 척박한 일본과 비교할 때 스타트업 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제도적 걸림돌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분석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규제에 갇혀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연구개발(R&D)을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10개가 배출됐다. 스타트업들은 유니콘 기업을 꿈꾸지만 현실적 한계도 많다. “지난 6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의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로 대신한다. 최 회장은 ‘SK는 인수합병(M&A)으로 큰 회사다. 지금도 M&A,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SK가 M&A를 하는 순간 대기업에 편입돼 오히려 성장을 막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기업에는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shjang@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네이버도 뉴스 악성 댓글 규제

    네이버도 뉴스 악성 댓글 규제

    이용자가 차단 기능 AI 사용 여부 선택 상습 악플러도 제재 강화하기로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악성 댓글 필터링 인공지능(AI) 기술 ‘클린봇’을 활용해 뉴스 악성 댓글(악플) 필터링을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카카오와 포털 다음이 연예 뉴스 댓글 기능을 지난달 하순부터 아예 삭제한 데 이어 악성 댓글에 대한 포털의 자체 억제 노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 사망을 계기로 악플의 폐해가 재조명된 것과 관련된 행보다.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 적용하기로 한 클린봇은 불쾌한 욕설이 포함된 댓글을 자동으로 숨겨 주는 기능이다. 지난 4월부터 웹툰, 쥬니버(쥬니어네이버), 스포츠, 연예 등의 서비스에 순차 적용된 데 이어 적용 범위를 뉴스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전에도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욕설은 ‘○○○’ 식으로 바뀌었지만, 앞으로 맥락상 모욕을 주는 내용도 차단하는 데 AI가 작동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저런 ○○ 같은 게’ 식의 모욕적인 뜻을 전달하는 문장이 올라왔을 때 기존에 욕설 부분만 지웠다면, 앞으로 댓글 전부를 자동으로 숨겨 주는 식이다. 클린봇을 사용할지 말지는 뉴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상습적으로 악플을 다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도 강화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악플러에게 주의·당부에서 시작해 일시적 또는 무기한 서비스 사용 제한 등 조치를 취해 왔다. 네이버 측은 “연내 댓글 이용자 프로필을 더 잘 보이게 하는 등 댓글 정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댓글 정책과 관련해서 계속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의 뉴스 취급 변화는 내년 상반기쯤 본격화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에 다음과 카카오톡 샵 탭을 비롯한 포털 관련 서비스들을 새롭게 구성하겠다”며 언론사 자율권을 강화하고 카카오의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암시했다. 네이버는 전날 내년 상반기 중 뉴스 통합관리시스템인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를 도입해 언론사들과 이용자들 간 직접 소통 채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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