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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친구는 3D 프린터로 숙제해요… 2024년 한국의 일상

    아빠, 친구는 3D 프린터로 숙제해요… 2024년 한국의 일상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의료기술 등 모든 사물과 서비스는 일반에 보편화되기 전에 초기 태동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것이 발전을 거듭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순간, 그것을 흔히 ‘티핑 포인트’라고 부른다. 티핑 포인트의 예측은 어렵다. 정교하게 예측한다고 해도 근사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예측은 사회적·기술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가능케 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펴낸 미래 전망서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을 통해 유망 기술의 티핑 포인트들을 17일 정리해 봤다.●지능형 로봇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계획하고 동작하는 로봇을 말한다. 지능형 로봇의 한 종류인 소셜로봇의 경우 1997년 미국 MIT에서 사람의 얼굴과 목 부분을 모방해 개발한 ‘키스멧’(Kismet)이 시초다. 국내에서는 201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Maru)가 가정에서 음식을 준비해 서비스하는 데 성공했고, 201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휴보’(Hubo)가 미국 국방부 로봇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2024년, 국내에서는 2028년에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때쯤이면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로봇의 일반가정 보급률이 8%를 돌파할 것으로 본 것이다. ●초고속 튜브 트레인 터널을 아진공(진공에 가까운 수준의 공간) 튜브 상태로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캡슐형 차량이 공중에 뜬 채로 시속 1000㎞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는 초고속 교통기술을 말한다. 아직 시속 1000㎞ 이상의 상용화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012년 미국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진공 튜브 안에서 캡슐 형태의 고속열차가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인 ‘하이퍼루프’를 제안한 바 있는데, 하이퍼루프는 지난해 5월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시험용 1㎞ 구간에서 1.1초 만에 시속 186㎞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2028년, 국내에서 2033년에 티핑 포인트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때가 되면 시속 1000㎞ 이상으로 운행하는 상용화된 초고속 튜브 트레인의 첫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3차원(3D) 프린팅 제품 형상을 디지털로 스캔하고 설계한 뒤, 다양한 소재를 얇은 층으로 여러 겹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입체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되면서 건축·제조·의료 분야의 일부 제품이 3D 프린팅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에, 국내에서는 2024년에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때쯤이면 3D 프린터의 일반 가정 보급률이 3%에 다다를 것이라는 점에서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자유롭게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원기둥 형태로 말아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사용할 수 있는 화면장치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어 2023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롤러블 컬러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최초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둘둘 말아서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자율주행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위험을 판단하고 주행 경로를 계획해 운전자가 제동 등에 관여하지 않고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구글은 시각 장애인을 동승자 없이 단독으로 자율 주행차에 태워 시험 운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벤츠, BMW,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 주행기술을 겨루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의 티핑 포인트는 미국 2023년, 국내 2028년으로 전망됐다. 이때가 되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동차 신차 판매의 12%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 개인맞춤형 의료기술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는 빅데이터 정보의 분석을 통해 개인별 질환 발생 예측이 가능하고, 개인에게 특정한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에 적절한 선제적 조치를 설계하고 적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 IBM은 2011년 인공지능 ‘왓슨’의 연구성과를 공개하며 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의료의 장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에서 종양학 빅데이터를 학습한 ‘왓슨 포 온콜로지’가 최초로 도입됐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2021년, 국내에서 2025년에 사회적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10만명 이상의 개인별 의료정보가 국가적으로 통합돼 실제 진료현장에 활용되는 시점이다. ●유전자 치료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전자를 이식하는 등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첨단 치료 기술이다. 유전성 희귀질환의 치료제가 2012년 최초 시판승인을 받은 이후 희귀질환은 안과질환, 혈우병, 선천성 면역질환, 일부 혈액종양, 신경질환 등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임상 단계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젠의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간암치료제 ‘펙사벡’에 대해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4년, 국내에서는 2028년에 티핑 포인트(복합질환의 치료를 위한 2가지 이상의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 FDA, 유럽 EMA, 일본 PMDA 등 허가기관으로부터 의약품 범주의 시판 허가를 얻는 시점)를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줄기세포 기술 자체 증식을 통해 몸의 다양한 조직 내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분리하거나 배양하고, 분화를 유도하여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파킨슨, 류머티즘, 루푸스, 노인성 황반변성, 척수손상 등 기존의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난치병 극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6개국 이상에서 10여건의 배아 줄기세포유래 망막상피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신경 질환과 당뇨질환 치료제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성체 줄기세포의 경우 세계적으로 500건 이상의 관련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2024년, 국내에서 2028년에 티핑 포인트(특정 난치병 10종 이상에 대해 줄기세포를 활용 치료법이 개발돼 치료에 적용되는 시점)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 장기 인간의 신체 장기를 대용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제작한 장기로, 줄기세포·생체조직·동물의 장기(이종장기)를 이용해 만든 바이오 인공장기와 전기 및 기계공학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전자기기 인공장기로 구분된다. 미국은 2024년, 한국은 2029년이 티핑 포인트(인공신장 이식 건수가 전체의 16%가 되는 시점)로 예상된다. 김현철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인공 장기는 턱없이 부족한 장기 수급 불균형을 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산업인 전기·기계, 세포·바이오 분야도 동반 성장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주 미래부 미래전략기획과장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면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티핑 포인트를 알면 개인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 정부도 규제를 개혁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러 우주비행사 로봇이 쌍권총 사격 배우는 이유는?

    러 우주비행사 로봇이 쌍권총 사격 배우는 이유는?

    러시아의 인간형 로봇 ‘표도르’가 양손에 권총을 들고 날아가는 표적을 정확하게 사격하는 모습이 담긴 최신 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로봇 표도르가 양손으로 사격하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이는 정밀한 운동 기술과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과 우주산업의 책임자이기도 한 로고진 부총리는 “표도르(ФЕДОР)에게 이런 사격 기술을 가르치는 이유는 순간적으로 목표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결정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표도르는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2021년 달 착륙기지 건설 등 우주개발 분야에도 활용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사이버 우주비행사’로 불린다. 러시아 고등연구재단(FPI)은 “표도르의 핵심 과제는 달과 잠재적으로 다른 행성에 기지를 건설하고 사용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도르의 기본 재원을 살펴보면, 키는 180㎝가 넘으며, 중량은 최대 105㎏(장비 장착할 경우), 그리고 양손으로 최대 20㎏의 화물을 들어올릴 수 있다. 또한 이 로봇은 다르파 로봇공학 챌린지 대회에서 각국의 재난구조 로봇이 수행한 넘어졌을 때 일어나기나 자동차 타고 운전하기, 밸브 열기, 또는 판자에 구멍 뚫기와 같은 작업을 무리없이 수행하며 팔굽혀펴기나 덤벨 들기와 같은 동작도 할 수 있다. 이는 표도르가 인공지능(AI)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거나 가상현실(VR) 고글을 쓴 조종자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러시아 국립로봇기술개발센터의 세르게이 쿠르스는 “앞으로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 유영 임무나 달이나 다른 행성에 기지를 건설하는 위험한 임무를 직접 하지 않고 표도르와 같은 로봇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로봇의 능력은 인간과 같으며 어떤 면에서는 능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직장인 77% “근로시간 줄어야” 유럽 선진국 주 4일제 정착 단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연적 변화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얘기로 들리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 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독일, 근무시간 줄인 결과 실업률 낮아져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 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에게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AI·로봇 보편화로 생산성 향상 전망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 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일로 보이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최저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 높은 독일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는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 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의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과 AI, 그리고 근무시간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빛과 그림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적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신저 공룡’ 카카오도 ‘AI 서비스 출사표‘…불붙은 주도권 경쟁

    ‘메신저 공룡’ 카카오도 ‘AI 서비스 출사표‘…불붙은 주도권 경쟁

    SKT ‘누구’·KT ‘기가지니’ 연동서비스 확대로 시장 선점 행보 네이버, 오감 AI ‘클로바’ 개발 라인·스마트폰 앱에 적용 예정 카카오도 빅데이터 기반 추격 나서 아마존·구글 국내 진출 초읽기 기술력 확보·생태계 구축 잰걸음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까지 인공지능(AI)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통신 및 포털업계가 모두 AI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AI 주도권 경쟁이 점화됨은 물론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의 대결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통신사들의 AI 경쟁은 SK텔레콤이 아마존의 ‘에코’ 같은 AI 스피커를 출시하며 본격화됐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AI 스피커인 ‘누구’를 출시해 7개월 만에 약 7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KT는 지난 1월 AI 비서를 탑재한 TV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내놓았다. 음악 재생과 일정 안내, 홈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교통정보 안내 등의 기능으로 시작해 양사는 저마다 기능 확대에 나서고 있다.SK텔레콤은 최근 11번가와 연동한 음성 쇼핑 서비스와 프로야구 정보 안내 서비스를 추가하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기능을 상용화했다. KT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기가지니에 ‘말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양사는 AI 기기와 자동차를 연동해 음성명령으로 집 밖 자동차의 시동과 온도 등을 제어하는 ‘H2C’(Home to Car)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IPTV와 홈IoT 등 통신사 고유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서비스 초기부터 기존의 플랫폼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이용자들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AI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한 LG유플러스는 “업계 1위를 하고 있는 홈IoT와 경쟁력 높은 IPTV 등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AI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건설사와 손잡고 AI 비서와 홈IoT를 기본으로 설치한 ‘인공지능 IoT 아파트’를 구축하며 시장 확대를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통신사들이 AI 디바이스를 먼저 내놓은 것과 달리 네이버는 AI 서비스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먼저 공개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진행하는 ‘프로젝트 J’를 통해 AI 플랫폼 ‘클로바’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7에서 밝혔다. 기존의 AI 플랫폼이 음성 인터페이스 중심인 데 비해 클로바는 음성과 시각, 대화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오감 AI’다. 또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향후 AI 스피커와 모바일 메신저 ‘라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에 탑재된다.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기업은 통신사들에 비해 빅데이터와 콘텐츠의 확보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포털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검색 데이터와 콘텐츠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인공신경망 번역(‘파파고’), 뉴스 등 콘텐츠 맞춤형 추천(‘에어스’), 대화를 통한 검색(‘네이버아이’), 챗봇 음식 주문(‘네이버톡톡’) 등이 이미 상용화됐다. 카카오 역시 40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음원플랫폼 국내 1위인 멜론과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등 국내 최다 수준의 이용자를 보유한 서비스에서 확보한 이용자 빅데이터를 AI에 활용할 수 있다. 이들 업계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차세대 산업에서도 각축전을 벌일 준비를 마쳤다. 네이버는 국내 IT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도로 주행을 시작했다. SK텔레콤과 KT도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최근 시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 구글도 한국어 버전의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들고 국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 기업에 맞서 국내 AI 플랫폼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력과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訪日 스페인 국왕부부·AI ‘아시모’ 악수

    訪日 스페인 국왕부부·AI ‘아시모’ 악수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레티시아(왼쪽 두 번째) 스페인 왕비가 5일 펠리페 6세(왼쪽)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쿄의 국립과학미래관에서 혼다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아시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 스위스 ABB, 기계 자동화 업체 B&R 인수

    스위스 ABB, 기계 자동화 업체 B&R 인수

    스위스 산업자동화기술업체 ABB가 오스트리아 기계 자동화 업체인 B&R 인수를 발표했다. B&R은 기계 및 공장 자동화 부문 글로벌 기업이다. 에르윈 베르네커(Erwin Bernecker)와 조셉 라이너(Josef Rainer)가 1979년 설립한 B&R은 오스트리아 에겔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000명의 R&D 및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를 포함해 3000명 가량 직원이 근무 중이다. 전세계 70개 국가에서 운영 중이며, 200억 달러 규모의 기계 및 공장 자동화 시장에서 6억 달러의 매출(2015/16년)을 달성했다. ABB는 이번 인수를 통해 최신 기계 및 공장 자동화 관련 혁신적인 B&R 제품,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과 ABB 로봇, 공정 자동화, 디지털화 및 전기 제품을 결합해 산업 자동화 고객에게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BB의 CEO 울리히 스피스호퍼는 “B&R은 기계 및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보석과 같은 회사이기에 이번 결합은 일생 단 한번의 기회”라며 “완벽한 조합으로 ABB는 계측, 제어, 구동, 산업로봇, 디지털화, 전기 관련 기술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모든 분야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 자동화 공급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B&R 공동 창업자인 조세프 라이너(Josef Rainer)는 “우리는 ABB가 성장 스토리의 다음 장을 써내려 갈 최고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ABB의 글로벌 입지, 디지털 제품, 보완적인 포트폴리오는 혁신과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신이 만든 로봇과 결혼한 中 AI 전문가

    자신이 만든 로봇과 결혼한 中 AI 전문가

    지난달 28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는 매우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한 중국 남성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인공지능 로봇과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양즈완바오(扬子晚报)는 1일 저장(浙大)대학 석사 출신의 정자자(郑佳佳·31)씨가 인공지능 로봇 잉잉(莹莹)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정씨의 모친이 증인을 섰고, 많은 직장 동료와 동창들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정씨는 2011년 저장대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중국의 유명 인터넷 기업 화웨이(华为)에 취업했다가 2014년 회사를 나왔다. 지난해 말 항저우의 창업단지인 드림타운(梦想小镇)에서 창업을 시작했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만든 인공지능 로봇이 바로 잉잉이다. 그러니 신부 잉잉은 채 한 살도 안 된 셈이다. 정씨의 친구는 “그가 몇 년 전 실연의 아픔을 겪고 누구와도 교제하지 않았지만, 집안의 결혼 성화에 못 이겨 로봇 여자친구를 신부 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대학 시절 인공지능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축구 경기를 하는 로봇을 만들어 전국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바 있다. 잉잉의 탄생 이후 그는 잉잉과 대화를 하고 싶어 컴퓨터를 로봇의 몸에 연결했다. 이로써 둘은 언어와 문자로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잉잉은 영상과 그림을 식별할 줄 안다. 가령 잉잉은 꽃을 보고 사진을 찍은 뒤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 꽃을 식별한다. 장미인지 목련인지를 식별한 뒤 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녀는 결혼식장에 참석한 신랑의 친구들을 기억해 두었다 다음에 만나면 이름을 부를 수 있다. 연애 기간 두 달 만에 결혼을 올린 정씨는 신부 잉잉을 안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그는 “잉잉이 무거워 좀 힘들다”며 엄살을 부렸다. 그는 “잉잉을 업그레이드해 같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것은 물론 가사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잉잉과 함께 백년해로를 꿈꾼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가까운 미래는 ‘인간, 로봇의 사랑’ 가능…장밋빛? 잿빛?

    가까운 미래는 ‘인간, 로봇의 사랑’ 가능…장밋빛? 잿빛?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어우러지며 모든 불가능의 영역을 무너뜨려간다. 상상에서나 가능할 ‘로봇과의 사랑’ 역시 머지 않은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서구언론은 ‘로봇과의 사랑과 성관계’라는 국제컨퍼런스의 발표 내용을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전문가인 데이비드 레비 박사는 이 컨퍼런스에서 “로봇과의 성관계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과의 관계보다 즐거워질 것”이라면서 “로봇은 인간보다 매력적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그의 주장이 우습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인간의 수준으로 로봇과의 사랑과 성관계는 먼 길일 수도 있지만, 그런 미래는 당신을 비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로봇과의 사랑이 미래에 어떻게 나타날지에 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모든 것이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거의 절반의 남성이 가까운 미래에 이런 로봇을 구매할 수 있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지칠줄 모르는’(tireless) 로봇들이 인간 애인들을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두 주요 프리젠테이션에서 나왔으며, 레비 박사는 로봇이 침실에서 점점 더 인기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므로 개발과 사용을 위한 윤리 체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이 회의에서는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 연구팀의 18~67세 사이 이성애자 남성 2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참가 남성들에게 2분 동안 여성 인간형 로봇들을 보여줬다. 또한 이들의 성격을 측정하고 매력도를 평가했다. 이후 참가 남성들에게 앞으로 5년 안에 이런 로봇을 스스로 살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다. 그 결과, 참가 남성 중 40.3%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도 레비 박사는 미래에는 유명인들을 모델로 한 로봇을 찾는 일이 흔해질 것이며 유명인들은 이런 로봇을 개발한 기업으로부터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난 안젤리나 졸리처럼 보이는 로봇이 있으며 그녀는 침대에서 멋지다’고 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안젤리나 졸리는 로봇 한 개체당 1000~2000파운드(약 140~280만 원)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으며, 가만히 앉아서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유명인이라도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이미지에 대해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아니타는 요리와 육아를 잘하는 인공지능 가사도우미 로봇이다(영·미 합작 SF 드라마 ‘휴먼스’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애인 찾기에 지친 中 AI 전문가…직접 로봇 만들어 결혼

    최근 한 중국인 인공지능(AI) 전문 기술자가 지난 몇 년 동안 배우자를 찾지 못해 직접 로봇을 만들어 결혼했다. 3일(현지시간)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AI 전문가 정지아지아(31)는 지난해 말 자신의 아내가 될 AI 로봇을 개발했다. ‘잉잉’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성 인간형 로봇은 한자와 이미지를 구분할 수 있으며, 심지어 간단한 대화 몇 마디도 할 수 있다. 이런 로봇을 개발한 정지아지아는 앞으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로봇을 걷게 하고 집안일까지 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어머니와 친구들을 불러모아놓고 로봇과 결혼했다. 로봇의 머리에는 전통 혼례에 쓰이는 붉은색 스카프까지 씌웠다. 친구 중 한 명은 현지 매체에 그가 몇 년 동안 여자 친구를 찾지 못해 좌절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까지 중국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에 다녔으며, 이후에는 저장성에 있는 항저우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드림 타운’에서 일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의아하거나 황당한 일처럼 보이는 로봇과의 결혼이지만, 일부 전문가는 로봇과 인간의 이런 관계는 앞으로 훨씬 더 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한 연구자는 “인류가 앞으로 2050년 안에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로봇과 결혼한 정지아지아의 사례는 이러한 전망을 조금 앞당긴 정도일지 모른다. 인기 도서 ‘로봇과의 사랑과 성관계’(Love and Sex with Robots)의 저자이자 AI 전문가인 데이비드 레비 박사는 지난해 말 런던에서 열린 동명의 국제 컨퍼런스에서 “이뿐만 아니라 로봇과의 성관계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과의 관계보다 즐거워질 것”이라면서 “로봇은 인간보다 매력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4차 산업혁명과 의공학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4차 산업혁명과 의공학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은 모두 ‘제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용어들이다. 영국의 증기기관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전기를 기반으로 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지식정보 혁명인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초지능 디지털 혁명을 일컫는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디지털, 물리, 바이오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설명했고 경제, 산업, 사회구조에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생길 네 가지 중요한 변화를 꼽자면 먼저 개별 기술이 아닌 다양한 기술의 혁신과 융합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속도의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것이며 세 번째는 데이터와 지식이 산업의 새로운 경쟁 원천으로 부각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능정보기술의 노동 대체로 일자리가 감소하지만 공유경제, O2O(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산업 분야의 새로운 직업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테슬라 등의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기술 선점을 위해 글로벌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정보통신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와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개방형 혁신 패러다임을 이루고 융합형 신산업생태계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도 여러 대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국가차원의 정책적 대응을 보자면 미국은 ‘선진제조업 경쟁력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내걸었다. 이처럼 여러 선진국들이 과학기술 혁신과 신산업,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떨까. 신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 면에서 절대투자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매우 높아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방형 혁신 역량이 충분하지 못해 양적 투자에 의한 성장에는 아쉬움이 있다. 실제 여러 기관에서 발표한 주요 과학기술경쟁력 순위가 하락하는 것만 봐도 그 영향을 알 수 있다. 융합형 신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전통적인 제조업, 낮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신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의공학의 4차 산업혁명에서의 역할과 비전을 생각해 본다. 의공학은 의학과 공학의 융합 학문이다. 학문의 구조가 전문·세분화되던 근대의 흐름과 달리 분야 간 통합과 융합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학문 간 경계가 소멸된 영역 확장의 학문이 융합 신산업의 근간으로 여겨진다. 이제 건강과 의료, 보건 사업은 의료인과 보건정책 담당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초연결된 건강 관련 기기들이 스스로 정보를 창출하고 공유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며 미래에는 어쩌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의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개발하고 관리하고 제어하는 인간으로서의 의공학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가까이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초입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3차 산업혁명에 적응했고 이제는 ‘인터넷 강국’임을 자랑스레 말한다. 가능성이 풍부한 우리의 성장체력을 발휘하며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하고 교육정책과 고용정책을 포괄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 [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때 세계 경제의 우등생이었던 한국은 지금 생산가능 인구, 소비, 고용,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4대 절벽에 직면해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의 빛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경제를 리셋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라고 말할 수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나노바이오공학 등 10개 안팎의 기반기술과 여기서 파생되는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e커머스, 스마트 팩토리 등 수많은 상품·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는 디지털 과학기술이라는 거대한 제4의 물결을 타고 산업과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급속히 변화되고 물질 중심 문명에서 무형의 데이터 중심 문명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은 이론이 아닌 전략의 문제가 됐다. 우리도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자동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등 5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삶의 질 향상에 연계된 정밀의료, 신약, 탄소자원화 등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보스 포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제4차 산업혁명 적응도에서 전 세계 139개 중 25위로 평가되고 있다. 1위는 스위스, 2위는 싱가포르이고, 일본은 12위다. 정책결정자들이 전통적인 사고에 붙잡히거나 단기적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긴 안목의 전략적 사고로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과감하면서도 정교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혁신과 파괴라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고, 기계가 인간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노동시장의 붕괴, 기술수준 차이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 중산층 축소로 인한 빈부격차 심화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는 사회갈등과 불안을 증폭하고 폭력성 범죄, 첨단과학기술을 악용한 조직범죄가 증가될 수 있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0년부터 사이버 범죄 등 첨단범죄의 흐름에 대응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형사사법 제도의 선진화방안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및 자율주행 자동차의 형사책임 문제와 인공지능 기술 활용방안, 범죄데이터를 분석해 범죄발생을 예측하는 시스템, 정확한 인과관계를 계산할 수 있는 수사지원 로봇, 피의자 신문을 보조하는 서비스 로봇 등이 다 연구 대상이다. 앞으론 재판 단계에서 증거조사에 포렌식 기법을 활용하고, 교정단계에서 순찰 로봇과 수용자처우 서비스 로봇 등이 도입될 수 있다. IBM사 왓슨과 같은 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수용자들의 진료업무에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목소리나 얼굴인식 기능이 적용된 드론 등을 활용하여 보호관찰을 시행할 때 인권보호에 더 친화적일 수 있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어지기 마련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선물해 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자유의사가 경시되고 사생활이 침해되는 촘촘한 감시망 속의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5년 유엔재래식무기협약회의에서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자동화 병기로봇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2040년경에는 범죄를 자행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범죄자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기술이 인간지능을 초월하는 순간인 특이점(singularity)이 2045년에 온다고 예견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스티븐 호킹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인간의 뇌를 모사한다. 인간의 감성까지 보유하거나 인간을 해치는 기술로 진화하기 전에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향후 기술의 발전을 활용하되 기술의 부작용은 억제할 수 있도록 형사정책분야의 대응이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군사 굴기’를 위해 미국 스타트업을 집중 매입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군사 굴기’를 위해 미국 스타트업을 집중 매입하는 중국

     미국 보스턴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뉴렐라는 지난해 초만하더라도 펀딩이 여의치 않아 자금난에 허덕였다. 로봇·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는 딥러닝(심층학습) 기술 연구에 특화된 뉴렐라는 미 공군이 치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유망 벤처기업이다. 때마침 미국 공군이 군사용 로봇 능력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맥스 베르사체 뉴렐라 최고경영자(CEO)는 곧바로 미 공군 측에 투자를 받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했다. 베르사체 CEO는 “소프트웨어 프리젠테이션을 본 공군 측은 당신 회사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하다”면서 “이 첨단 기술은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고 말했다. 잔뜩 기대에 부푼 그는 연락을 기다렸지만 “끝내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고 전했다. 낙담하고 있던 베르사체 CEO에게 누군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중국 투자사인 하이인캐피털(海銀資本)이 선뜻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를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이인캐피털은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왕광잉(王光英·98)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에버브라이트(光大)그룹의 자회사다.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왕 명예회장의 여동생이 바로 공산당 1세대인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부인 왕광메이(王光美)이다. 하이인캐피털은 2015년 5월 미국 민간 우주항공사 XCOR 에어로스페이스사에도 비밀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와 승객 1명 단 2명만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된 저궤도 우주선인 링스(Lynx)기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GP캐피털)도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자율주행차의 빛 감지 센서를 만드는 스타트업인 콰너지를 사들인데 이어, 며칠 지나지 않아 사드 레이다 제작업체인 레이시온이 만든 군사용 무인 차량에 응용 가능한 대인 추적 소프트웨어도 인수했다. 왕위취안(王煜全) 하이인캐피털 설립자는 “미국이 우주기술 등 첨단 기술 수출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이전받기 어렵다”면서 “첨단 기술의 흡수와 중국이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뉴렐라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국방부가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뉴렐라와 같은 첨단 스타트업들에 대한 집중 투자를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에게 제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미국내 첨단 스타트업 투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공식 문서에 경계감을 표현하는 대목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가 자국 대표 기업인 도시바의 매각을 놓고 첨단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 기업에는 넘기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일본 정부가 여기서 내세운 것도 ‘국가 안전’이다. 민간 국방전문연구기관인 NDG도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의 산업 및 군사로봇 개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인수한 미 스타트업의 기술이 잠재적으로 군사기술에 응용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 국방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스타트업 투자는 경제적인 목적도 있지만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미국의 군사 관련 첨단 및 주요 기술 자원이 해외로 유출돼 안보 위험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대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중국이 ‘투자’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의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첨단 군사기술을 빼내 국방력을 키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백악관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가 중국 기업들에 인민해방군의 군사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AI와 로봇 등 주요 첨단 기술에 특화한 미국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감시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2013년 3220만 달러에 불과하던 중국 기업(민간·국유기업 합산)의 미국 기술(자동차, 전자, 정보통신기술, 산업장비, 교통 분야)기업 M&A 규모는 지난해 148억 5100만 달러로 폭증했다. 무려 460배나 불어났다. 이를 스타트업으로 한정해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4배 이상 급증한 2015년 99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자 미 국방부는 중국 기업들의 집중 투자 대상인 스타트업들이 군사적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큰 첨단 기술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 투자 대상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은 AI를 비롯해 우주선 로켓엔진과 자율항행 함선, 전투기 조종석 화면 생산기술, 휘는 스크린을 만드는 프린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스타트업 인수에 나선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국유기업이나 중국 지도부를 뒷배로 두고 있는 민간 업체들이다. 지난해 플렉시블 액정 제조 프린터 기술을 보유한 미 스타트업 카티바는 이사직 세 자리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이 소유한 레드뷰캐피털 등으로부터 88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에 따라 경영에 간여할 권리를 가진 중국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중국 국책 연구소와의 파트너십이나 라이선스 계약 등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이들 기업이 미국 스타트업의 사무실이나 컴퓨터 접근 권한을 이용해 기술개발 과정을 들여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스타트업들로서는 중국 투자자들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AI 개발 스타트업인 스타이마인드 크리스 니콜슨 CEO는 “스타트업이 샌드힐로드(벤처캐피털이 모여 있는 캘리포니아 거리)에서 거절당해도 중국 투자자는 유치할 수 있다”며 “(중국 자본이) 미 스타트업 업계에 미친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위한 사진 공유 앱을 만든 스탭챗 측도 “창업 초기 아무도 투자를 해주지 않았지만 중국만 예외였다”고 밝혔다. 중국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해 거래를 빨리 성사시킨다는 것이 이들 업계 중평이다. 물론 중국의 미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문제는 중국 투자 기업들의 경우 정부가 내세운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제임스 루이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시니어 연구원은 “중국의 테크 기업 투자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이 군사적 경쟁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미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펜타곤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출범시킨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사업단은 올해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외국 기업의 미 스타트업 인수나 투자도 안보상 의미를 고려해 적극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CFIUS는 지난해 중국의 필립스 미국 조명사업부(루미레즈) 인수와 미국에 자회사가 있는 독일 반도체 회사 아익스트론 인수 등에 제동을 걸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대선 주자들, 저성장시대 ‘행복비전’ 내놓아야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을 넘는 데 또 실패했다. 벌써 10년째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7561달러로 2만 달러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8%로 수년째 2%대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보통 선진국으로 인정받으려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나라는 미국·일본·영국 등 43개국이다. 46위인 우리는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물론 1인당 소득과 경제성장률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담보하는 잣대는 아니다. 하지만 부국(富國)이 뒷받침되지 않는 행복이란 추상적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우리 현대사가 똑똑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 헌법 전문이 밝히고 있듯이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경제가 밑받침이 돼야 한다. 그런 까닭에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을 이끌 국가지도자 역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진국 함정에 빠진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켜 선진국에 진입시킬 비전과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이처럼 저성장의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대선 주자들이 쏟아내는 경제성장 공약은 진단은 그런대로 맞지만 처방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뜬구름 잡기식 정책이 대부분이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 엔진이 꺼졌다는 것이다. 말을 바꾸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요 과제로 삼은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 등 정보기술과 기존 제조업을 결합한 산업 구조의 혁신이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각 후보의 공약은 졸속이며 천편일률적이다. 무슨 무슨 위원회를 만들겠다느니, 창의적 교육이라느니, 학제를 개편하겠다느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당장 집권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저 논의하겠다는 식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 경제 신성장 엔진의 주체는 정부 부처가 아닌 민간 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체 역시 기업이다.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비로소 우리 경제와 국민의 숨통이 열린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지금 기업 때리기에 주력할 게 아니라 기업이 열정을 갖고 혁신을 통해 꺼져 버린 경제 성장엔진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장애물, 즉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 급선무다. 차기 행정부가 총체적인 비전을 갖고 경제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대선 주자들은 이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 똑같은 앱, 고객별 다른 정보… AI 쇼핑시대

    똑같은 앱, 고객별 다른 정보… AI 쇼핑시대

    신세계, AI 고객분석 시스템 개발 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정보 제공 11번가 ‘챗봇’ 추천 서비스 론칭 롯데百도 12월 ‘추천봇’ 상용화유통 업계에도 인공지능(AI)이 들어오고 있다. 똑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인데 고객에 따라 뜨는 정보가 다르고 매장 직원이나 안내 사원을 대신해 고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한 마케팅 ‘S마인드’를 30일부터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모든 고객에게 같은 내용의 쇼핑 정보를 전달하던 것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백화점 고객 500만명을 대상으로 최근 구매 기록과 성(性), 나이, 지역 등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해 매일 5억건의 빅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이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브랜드를 산출하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 분석 시스템 개발에 신세계백화점 내부 인력 30여명과 신세계아이앤씨, 통계학과 교수, 시스템 개발사 등 50여명이 4년간 매달렸다. 신세계는 이번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 개발을 통해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이 늘어날 거라 보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올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AI에 기반한 ‘추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 중인 엘롯데 웹과 앱에 탑재될 추천봇은 백화점 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응대하면서 고객이 선호하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한다. 추천봇은 개인의 구매정보 외에도 유행, 특정 연예인의 스타일 등의 정보까지 담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맺고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추천봇이 도입되면 데이터 융합 등을 통해 마트, 슈퍼 등 그룹 내 다른 유통 계열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옴니채널담당 상무는 “추천봇을 시작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의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는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대화형 상품 추천 서비스 ‘디지털 컨시어지 챗봇 바로’를 선보였다. 제품이 다양해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디지털·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챗봇이 1대1 모바일 채팅을 통해 고객이 찾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고객의 말에 담긴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패턴을 학습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객이 입력한 내용에서 최적의 답변을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고객들이 입력한 검색어들의 표현이나 형태가 달라도 의미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찾아 적절한 응답을 하는 ‘워드 임베딩’ 기술을 적용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군사 굴기’를 위해 미국 스타트업을 집중 매입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군사 굴기’를 위해 미국 스타트업을 집중 매입하는 중국

    미국 보스턴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뉴렐라는 지난해 초만하더라도 펀딩이 여의치 않아 자금난에 허덕였다. 로봇·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는 딥러닝(심층학습) 기술 연구에 특화된 뉴렐라는 미 공군이 치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유망 벤처기업이다. 때마침 미국 공군이 군사용 로봇 능력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맥스 베르사체 뉴렐라 최고경영자(CEO)는 곧바로 미 공군 측에 투자를 받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했다. 베르사체 CEO는 “소프트웨어 프리젠테이션을 본 공군 측은 당신 회사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하다”면서 “이 첨단 기술은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고 말했다. 잔뜩 기대에 부푼 그는 연락을 기다렸지만 “끝내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고 전했다. 낙담하고 있던 베르사체 CEO에게 누군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중국 투자사인 하이인캐피털(海銀資本)이 선뜻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를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이인캐피털은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왕광잉(王光英·98)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에버브라이트(光大)그룹의 자회사다.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왕 명예회장의 여동생이 바로 공산당 1세대인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부인 왕광메이(王光美)이다. 하이인캐피털은 2015년 5월 미국 민간 우주항공사 XCOR 에어로스페이스사에도 비밀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와 승객 1명 단 2명만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된 저궤도 우주선인 링스(Lynx)기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GP캐피털)도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자율주행차의 빛 감지 센서를 만드는 스타트업인 콰너지를 사들인데 이어, 며칠 지나지 않아 사드 레이다 제작업체인 레이시온이 만든 군사용 무인 차량에 응용 가능한 대인 추적 소프트웨어도 인수했다. 왕위취안(王煜全) 하이인캐피털 설립자는 “미국이 우주기술 등 첨단 기술 수출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이전받기 어렵다”면서 “첨단 기술의 흡수와 중국이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뉴렐라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국방부가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뉴렐라와 같은 첨단 스타트업들에 대한 집중 투자를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에게 제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미국내 첨단 스타트업 투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공식 문서에 경계감을 표현하는 대목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가 자국 대표 기업인 도시바의 매각을 놓고 첨단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 기업에는 넘기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일본 정부가 여기서 내세운 것도 ‘국가 안전’이다. 민간 국방전문연구기관인 NDG도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의 산업 및 군사로봇 개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인수한 미 스타트업의 기술이 잠재적으로 군사기술에 응용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 국방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스타트업 투자는 경제적인 목적도 있지만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미국의 군사 관련 첨단 및 주요 기술 자원이 해외로 유출돼 안보 위험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대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중국이 ‘투자’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의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첨단 군사기술을 빼내 국방력을 키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백악관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가 중국 기업들에 인민해방군의 군사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AI와 로봇 등 주요 첨단 기술에 특화한 미국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감시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2013년 3220만 달러에 불과하던 중국 기업(민간·국유기업 합산)의 미국 기술(자동차, 전자, 정보통신기술, 산업장비, 교통 분야)기업 M&A 규모는 지난해 148억 5100만 달러로 폭증했다. 무려 460배나 불어났다. 이를 스타트업으로 한정해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4배 이상 급증한 2015년 99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자 미 국방부는 중국 기업들의 집중 투자 대상인 스타트업들이 군사적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큰 첨단 기술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 투자 대상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은 AI를 비롯해 우주선 로켓엔진과 자율항행 함선, 전투기 조종석 화면 생산기술, 휘는 스크린을 만드는 프린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스타트업 인수에 나선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국유기업이나 중국 지도부를 뒷배로 두고 있는 민간 업체들이다. 지난해 플렉시블 액정 제조 프린터 기술을 보유한 미 스타트업 카티바는 이사직 세 자리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이 소유한 레드뷰캐피털 등으로부터 88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에 따라 경영에 간여할 권리를 가진 중국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중국 국책 연구소와의 파트너십이나 라이선스 계약 등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이들 기업이 미국 스타트업의 사무실이나 컴퓨터 접근 권한을 이용해 기술개발 과정을 들여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스타트업들로서는 중국 투자자들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AI 개발 스타트업인 스타이마인드 크리스 니콜슨 CEO는 “스타트업이 샌드힐로드(벤처캐피털이 모여 있는 캘리포니아 거리)에서 거절당해도 중국 투자자는 유치할 수 있다”며 “(중국 자본이) 미 스타트업 업계에 미친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위한 사진 공유 앱을 만든 스탭챗 측도 “창업 초기 아무도 투자를 해주지 않았지만 중국만 예외였다”고 밝혔다. 중국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해 거래를 빨리 성사시킨다는 것이 이들 업계 중평이다. 물론 중국의 미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문제는 중국 투자 기업들의 경우 정부가 내세운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제임스 루이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시니어 연구원은 “중국의 테크 기업 투자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이 군사적 경쟁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미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펜타곤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출범시킨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사업단은 올해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외국 기업의 미 스타트업 인수나 투자도 안보상 의미를 고려해 적극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CFIUS는 지난해 중국의 필립스 미국 조명사업부(루미레즈) 인수와 미국에 자회사가 있는 독일 반도체 회사 아익스트론 인수 등에 제동을 걸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성숙 네이버 대표 “600억원 규모 공익펀드 조성 사회책무 강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 “600억원 규모 공익펀드 조성 사회책무 강화”

    투명경영 비전 제시… 실검 방식도 개편“네이버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17일 네이버의 새 수장이 된 한성숙 신임 대표가 ‘투명경영’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뉴스와 콘텐츠, 상거래 등이 오가는 국내 최대 플랫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개편해 신뢰도를 높이고 공익 사업을 위해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한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술과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으로서의 행보를 위해서는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투명경영이라는 의제와 사회적 책무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사회적 책무를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분수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네이버의 공익 기부금인 354억원과 비슷한 규모인 350억원을 ‘해피빈’ 등 공익 플랫폼을 위한 펀드로 책정해 소셜 벤처와 소규모 공익단체 등을 지원한다. 한 대표는 “기존의 기부금 대신 펀드라는 개념을 도입해 금액의 투입과 성과 창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상공인과 창작자 지원 등 사업 플랫폼에는 250억원을 투입해 이들의 성장을 위해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도 투명성을 높인다. 네이버는 29일부터 기존 15초 단위로 바뀌던 검색어 순위를 30초 주기로 바꾸고, 노출 검색어 수도 10개에서 20개로 늘렸다. 검색어 순위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인다. 네이버가 쌓아 온 데이터를 이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데이터랩’을 지난해 1월 PC에서 제공한 데 이어 모바일로도 확대하는 등 데이터 개방도 가속도를 높인다. 한 대표는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엠파스를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페이와 브이라이브 등 네이버의 대표적 서비스들을 총괄해 온 ‘서비스 전문가’다.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과 김상헌 전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외부인 출신으로 첫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된 ‘벤처 1세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과 네이버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자회사 라인을 뉴욕과 도쿄 증시에 상장시킨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로봇 등 신성장산업에 뛰어들며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빅데이터·AI 시대, 정부 투명행정 협치하라”

    “빅데이터·AI 시대, 정부 투명행정 협치하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대의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협치하고 행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여 줘야 합니다.”지난 24일 서울 은평구 한국행정연구원(KIPA)에서 열린 26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증거기반 거버넌스 시대의 정부역량 강화’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부 역할에 대한 세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미국 워싱턴대의 스테판 페이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의 상사가 ‘알고리즘’이 될 수도 있다”며 “알고리즘이나 구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부가 우리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빅데이터 시대의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해결 방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정책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증거에 기초한 정책 운영이 강조되는 시대에 정부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에드윈 라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개혁 본부장은 2년마다 OECD가 펴내는 ‘한눈에 보는 정부’와 같은 객관적인 국가별 비교 정보는 정부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라우 본부장은 올해도 조만간 발표될 ‘한눈에 보는 정부’에 ‘위기관리와 소통’ ‘공공 분야 혁신’이란 새로운 지표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증거로 각국 정부를 비교하는 OECD의 데이터는 결국 정부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너무 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증거가 아니라 이념에 기반한 결정을 한다”며 “지금은 한국과 미국 모두 증거가 아니라 감정에 기반을 둔 정부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어트 부케르트 벨기에 루벤대 교수는 “이념이 개혁의 바탕이 되고 개혁은 결국 정부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공개된 사회, 토론하는 문화, 정치적 리더십 등이 모두 합쳐져서 증거기반 행정시대를 열 것”이라고 제시했다. 안 교수는 이어 “AI는 행정 영역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AI 정부가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며 “일자리를 뺏은 로봇 소유주에게 ‘로봇세’를 물리는 방안이 논의 중인데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은 “AI 시대에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과거 정책 문제 해결 과정을 담은 사례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상, 미래를 만드는 통찰

    공상, 미래를 만드는 통찰

    SF의 힘/고장원 지음/추수밭/460쪽/1만 8000원서구에선 한때 교통사고로 사망한 영국의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복제인간으로 길러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내용은 이렇다.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의 시신을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운반하던 중 한 간호사가 피부조직 일부를 떼어내 과학자에게 거금을 받고 팔았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이 과학자는 세포배양과 복제에 성공했고, ‘그녀’가 20세가 되는 해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다. 그게 올해다. 그의 약속대로 우리는 올해 환생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현실에서 진지하게 이런 말을 했다간 ‘미친×’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공상과학소설(SF)이란 몽상 또는 부질없는 생각의 총체 정도로 치부되니 말이다. 사실 대다수 신기술은 발명가나 과학자의 머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이의 오랜 갈망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아이디어의 원형, 그게 바로 SF다. 새 책 ‘SF의 힘’은 공상을 현실로 바꿔 온 SF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고 있다.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가 1914년 ‘해방된 세계’에서 원자폭탄의 연쇄 핵반응을 다뤘을 때만 해도 아인슈타인 등 물리학자들은 핵폭탄이 가능할 것으로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45년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의 원폭 실험에 성공했다. 1869년 출간된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는 19세기 말 미 해군이 개발한 기계 동력 잠수함의 모티브가 됐다. 1932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장편소설 ‘멋진 신세계’는 오늘날 주목받는 인간 복제기술의 기본 원리를 묘사했고, 아서 C 클라크는 1945년 인공위성을 통한 통신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견했으며, 아이작 아시모프는 1950년 ‘아이 로봇’에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를 등장시켰다. 이 밖에도 SF 작가들의 선견지명을 보여 주는 사례는 많다. 이는 SF가 ‘용한’ 점쟁이 식의 예측을 넘어 미래 창조의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는 방증이다. SF의 중요한 덕목은 단순히 미래를 전망하는 것을 넘어 독특한 ‘가정법’을 동원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도록 유도했다는 것에 있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법하다고 여겨 왔던 SF의 상상이 당장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일을 가늠하는 ‘SF의 힘’이다. 과학칼럼니스트이자 SF 평론가인 저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미래 사회의 핵심 과제를 10가지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금요 포커스] 콘텐츠산업,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

    [금요 포커스] 콘텐츠산업,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것이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논의한 후 새로운 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경계가 없어지면서 융합되는 기술적 혁명을 의미하며, 이는 또한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연결·융합·지능화된 산업구조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농업경제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를 지나왔다. 지난 산업혁명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소위 ‘패스트 팔로어’로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동차, 조선, 철강 산업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정보화 사회에서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거듭났다. 또 한번의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우리가 변화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기술이 융합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나타날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그래 왔듯 인간은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무언가를 다시 끊임없이 만들어낼 것이다. 인류는 한순간도 창작활동을 쉬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콘텐츠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더더욱 콘텐츠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이미 콘텐츠산업은 국내 전체산업의 성장률(1.3%)을 훨씬 뛰어넘는 4.5%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710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콘텐츠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영화, 게임, 음악, 뮤지컬 등 콘텐츠산업은 항상 기술발전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새로운 기술은 소리, 느낌, 감정의 생생한 표현과 장소적 한계를 뛰어넘는 콘텐츠 제작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로운 플랫폼 등장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개척되기도 했다. 이렇듯 기술이 콘텐츠산업 발전에 혁신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기술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인간의 경험과 생각을 기반으로 한 ‘문화적 요소’를 갖추고 감성적 교감도 할 수 있는 콘텐츠, 즉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 출신의 유명한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어떠한 전자기기와 플랫폼, 기술도 훌륭한 콘텐츠 없이는 텅 빈 용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한 바 있지 않은가. 국내 출시 이후 한때 주간 이용자가 700만명에 이르렀던 ‘포켓몬고’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다. 그러나 출시 50여일이 지난 지금 매출과 이용자 수가 급감하면서 인기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기술로 인해 트렌드가 됐었지만 단순한 포맷과 반복되는 유형의 콘텐츠에 이용자가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반면 할리우드의 대표 SF 영화 ‘ET’는 개봉 이후 35년이 지났지만 유니버설스튜디오의 E T 라이드는 지금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신 기술이나 화려한 그래픽은 없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새삼 최신 기술과 결합하는 콘텐츠와 스토리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는 사례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은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며 콘텐츠 개발자의 시험장이다. 이 시대 최고의 기술이 융합하여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올림픽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이후의 산업 지속성도 좌우한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올림픽 영역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제는 모방이 어렵고 쉽게 범용화되지 않는 디자인, 창의력, 스토리와 같은 ‘감성지식’이 산업의 경쟁력이 되고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다. 우리가 산업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기 위해 콘텐츠산업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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