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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세드리크 오, 佛 디지털부 장관 됐다

    한국계 세드리크 오, 佛 디지털부 장관 됐다

    프랑스 신임 디지털부 장관에 한국계 세드리크 오(37·한국명 오영택)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이 임명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드리크 오는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여동생 델핀 오(34·한국명 오수련)는 프랑스 하원의원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지방선거 대비를 위해 사퇴한 장관급 고위인사 3명의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 이 중 세드리크 오는 디지털부 장관으로서 프랑스의 디지털 전환정책을 총괄하는 한편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신산업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프랑스의 명문 공립경영대학원(HEC)을 졸업한 세드리크 오는 2006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후보의 사회당 대선 경선 팀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2012년 같은 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하면서 보좌진으로 함께 일하던 마크롱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2) 황창규 회장 이후 KT수장을 꿈꾸는 CEO들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2) 황창규 회장 이후 KT수장을 꿈꾸는 CEO들

    KT이사회, 차기 회장 선임절차 개시이동면 사장, 연구원 출신으로 사내이사 진입구현모·오성목 사장 ‘권토중래’ 노려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가 됐지만 주인이 없는 탓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 문제로 조직이 크게 흔들린다. CEO선출 때마다 외풍이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민영화 이후 첫 CEO인 8대 이용경 사장은 임기가 끝나는 2005년 8월 이후 연임을 노렸지만 뚜렷한 이유없이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9대 남중수 사장은 2007년말 정권교체 이후로 예정돼 있던 주총을 인위적으로 앞당겨 연임을 관철시켜 10대 사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들어 구속되면서 KT사장에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 취임한 이석채 회장의 말로도 전임자를 꼭 빼닮았다. 공모 과정에서 부적격 논란이 있었는데도 11대 KT CEO로 입성해 연임(12대)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들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1주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황창규 회장이 2014년 13대 회장에 취임했고, 2017년 3월 촛불과 탄핵정국 와중에 연임에 성공했다. 이런 이유로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의 지속적인 공세를 받고 있는 황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내년 2월 임기 만료에 맞춰 퇴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오래전부터 언급해온 KT의 외풍 차단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황 회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면서 CEO 자격에 ‘경영경험’을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했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인사가 KT 대표이사 후보에 오를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회사 내부 출신 인사를 회장에 올릴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지배구조위원회-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사회-주주총회로 단계화했다. 사내 회장후보자군은 지배구조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회사 또는 계열회사에 2년 이상 재직한 임원중에서 선발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취임할 KT 차기회장에는 황 회장의 최측근인 김인회(55) 경영기획부문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김 사장은 최근 사내 회장후보자군 제외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향후 회장선임 구도가 안개속으로 빠졌다. 김 사장 이외에 3명의 사장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다. 구현모(55)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은 KT에서 유무선 영업과 미디어 사업을 맡고 있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구 사장은 서대전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KAIST 경영공학 석사, KAIST 경영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개인고객전략본부장, 사외채널본부장, T&C운영총괄 전무 등을 역임했다. 황 회장 취임 이후 비서실장 부사장을 맡아 KT의 전략, 재무 등을 총괄하고,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았다. 구 사장은 KT-KTF 합병, LTE 구축 등에서 전략, 기획, 자회사 관리와 같이 기업단위 전략업무를 수행했다. 이 때문에 KT의 대표적인 전략가로 손꼽힌다. KT 네트워크부문장을 맡고 있는 오성목(59) 사장은 청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전자공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TF 네트워크본부장을 거쳐 KT에서 수도권무선운용단장, 무선네트워크본부장을 역임한 이후 2013년부터 KT 네트워크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다. 2G부터 5G까지 네트워크 기획부터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져 5G 조기 상용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기간 네트워크 분야에 종사한 엔지니어 출신답게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은 물론 사업화에도 남다른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KT아현국사 화재로 네트워크 부문장으로 상처를 입었다. 2016년부터 지내온 사내이사에도 제외됐다.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이동면(57) 사장은 KT에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근무했다. 미래플랫폼사업부문은 기존 미래융합사업추진실과 플랫폼사업기획실을 통합한 조직이다. 미래사업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 에너지, 보안,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비즈센터, 비즈인큐베이션센터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소고 있다. 이 사장은 서울 한성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2003년까지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기술전략실장 상무, 인프라연구소장 전무 등을 거쳐 2013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융합기술원장(부사장)을 맡았다. 올해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사내이사에 발탁됐다. 융합기술원장 재직 시절 5G, 인공지능, 기가인터넷 등 KT에서 추진한 혁신기술의 산파 역할을 맡았다. 김인회 사장은 수원 수성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국제경제학, KAIST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삼성그룹 일본 본사에서 경영지원실 상무를 지냈으며 귀국한 뒤에는 삼성코닝정밀소재와 삼성중공업 상무를 지내는 등 25년간 ‘삼성맨’으로 지냈다. ‘재무통’으로 불리던 김 사장은 2014년 재무실장(CFO)으로 KT로 옮겨와 비서실장, 부사장, 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 황 회장이 KT에 발을 들인 2014년부터 함께 한 황 회장의 ‘복심’이다. 형식이나 관행을 탈피해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추진력이 돋보인다. KT는 물론 KT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로서 현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차기 회장을 회사 내부 인사에게 물려주겠다는 황 회장의 약속은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다. 황 회장이 아현 화재사건이나 개인 경영고문 위촉문제, 정치자금 불법후원 의혹 등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를 버티지 못해 중도 사퇴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상황에서 차기 회장 선출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래 저래 KT는 올 한해 거친 외풍에 시달릴 조짐이다.   이종락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개미, 뇌에 ‘계급장’ 달고 태어난다

    개미, 뇌에 ‘계급장’ 달고 태어난다

    거북개미 계급별 뇌 크기·모양 분석 여왕개미, 다른 계급 비해 뇌 용적 커 신경망 구조 복잡하고 시각처리 발달 평생 일만 하도록 ‘이타성’ 가진 일개미 뇌 크기 작지만 처리력 관련 부위 발달# 무더운 여름, 추운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음식을 모으는 개미를 보면서 베짱이는 그늘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며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한심한 녀석들’이라고 비웃는다. 이윽고 겨울이 찾아오자 베짱이는 배고픔에 시달리다 결국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고 개미는 먹이를 나눠주면서 베짱이의 게으름을 질타한다.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듣고 읽은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내용이다. 부지런함과 노동의 가치를 설파하는 이 우화는 물론 많은 이야기에서 개미는 근면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그렇지만 실상 개미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왕개미, 수개미, 일개미, 병정개미로 엄격한 계급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이솝우화에서처럼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는 일개미뿐이다. 생식 능력이 없는 일개미들은 오로지 여왕개미의 번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자연선택과 성(性)선택을 통한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이렇듯 ‘의도하지 않은’ 이타성을 보이는 개미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미국 보스턴대 생물학과와 신경과학대학원, 스페인 바스크과학재단, 바스크대 인공지능(AI)·컴퓨터과학과, 도노스티아 국제물리센터, 레이후안카를로스대 생물·지리학과 공동연구팀은 개미들의 계급이 나뉘는 것은 뇌의 크기와 그에 따른 뇌신경 조직의 밀도, 시냅스 구성 패턴들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3월 28일자에 발표했다. 개미의 계급 분화가 인슐린과 영양 상태 때문에 나타난다는 분자적 차원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더러 있었지만 신경생물학적 차원에서 계급 분화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미국 플로리다 키스제도의 맹글로브숲에서 서식하는 거북개미를 대상으로 몸과 머리의 크기를 측정하고 뇌를 해부해 형광물질로 염색한 뒤 현미경으로 촬영해 뇌신경 구조를 관찰했다. 방패를 붙이고 있는 것처럼 머리가 납작한 거북개미는 다른 개미종(種)들처럼 여왕개미, 수개미, 일개미, 병정개미로 나뉜다. 이 중 병정개미는 납작한 머리를 이용해 평생 개미집 입구를 막는 ‘살아 있는 문’ 역할만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분석 결과 여왕개미는 다른 계급의 개미들보다 뇌 용적이 클 뿐만 아니라 인지능력과 관련한 신경망이 복잡하고 시각 처리 부분도 잘 발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짝짓기나 개미 집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뇌의 크기는 더 커지고 신경망 구조는 복잡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개미는 뇌의 크기가 가장 작고 신경망 구성도 단순하지만 일정 시간 내에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처리 능력과 관련된 부위는 다른 계급들보다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일개미의 이런 뇌구조는 여왕개미의 번식과 개미 군집의 유지를 위한 일만 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병정개미는 여왕개미와 일개미 중간 크기의 뇌와 뇌신경망을 갖고 있어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특징을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달시 고든 보스턴대 생물학과 교수는 “개미 사회에서 여왕개미만 번식에 나서고 나머지 개미들은 철저히 분업화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생물학계의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며 “이번 연구는 크기와 모양이라는 형태학적 차이, 그리고 뇌신경망의 구조적 차이가 분업화와 계급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개미 이외 사회적 동물들의 뇌 진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남충은 과도한 표현, 정신적 고통 배상하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남충은 과도한 표현, 정신적 고통 배상하라”

    #원고 vs 피고: 웹툰작가 강모(남)씨 vs 네티즌 이모(여)씨 한 포털사이트에서 ‘A’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던 강모씨는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팩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대학원생이던 이모씨는 2015년 12월 한 인터넷 쇼핑몰 마스크팩 상품 문의 게시판에 “대표적인 여혐작가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A가 마스크팩에?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여성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는 “XX에 A씨 마스크팩 떴다. 출동해라”라는 글을 남겼죠. 제목에 “이거 안 가면 A 같은 한남충한테 공격당한다”는 표현을 쓴 것이 특히 문제가 됐습니다. 강씨는 이씨를 고소했고 이씨는 ‘한남충’ 표현 관련 모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17년 7월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판매 상품 불매운동 이어져 재산 피해” 강씨는 “이씨가 적은 표현들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마스크팩 판매도 조기 중단돼 재산상 손실을 입었다”며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1·2심 법원은 강씨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이씨가 강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씨는 재판에서 웹툰 등에서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고, 이씨도 강씨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2심인 서울서부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신종열)는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면서 “나아가 그 내용 자체도 원고를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멸·조롱 목적… 위자료 50만원 물어줘야” 이씨는 “‘한남충’은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을 재미있게 부르는 신조어에 불과하다”면서 “원고는 유명 웹툰 작가로서 공인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웹툰으로 논란이 돼 연계상품의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원고의 국적이나 성별을 지칭한 용어나 메갈리아 회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한 풍자·해학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원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원고를 경멸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사회상규를 벗어난 과도한 표현”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재산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웹툰작가에 “한남충”이라며 불매운동 ‘유죄’…손해배상액은

    웹툰작가에 “한남충”이라며 불매운동 ‘유죄’…손해배상액은

    #원고 vs 피고: 웹툰작가 강모씨(남성) vs 네티즌 이모씨(여성) 한 포털사이트에서 ‘A’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던 강씨는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팩을 비롯한 여러 캐릭터 상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대학원생이던 이씨는 2015년 12월 한 인터넷 쇼핑몰 마스크팩 상품 문의 게시판에 “대표적인 여혐작가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A가 마스크팩에? 진짜…생각이 있어요, 없어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여성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 “XX에 A씨 마스크팩 떴다. 출동해라”라는 글을 남겼죠. 특히 제목에 쓴 “이거 안 가면 A같은 한남충한테 공격당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강씨는 이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이씨는 ‘한남충’ 표현 관련 모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17년 7월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강씨는 “이씨가 적은 표현들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마스크팩 판매도 조기 중단돼 재산상 손실도 입었다”며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1·2심 법원은 강씨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이씨가 강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씨는 재판에서 웹툰 등에서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2심인 지난해 서울서부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신종열)는 “피고가 원고가 웹툰 등에서 간접적이나마 그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은 이상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아가 그 내용 자체도 원고를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씨는 “‘한남충’은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을 재미있게 부르는 신조어에 불과하다”면서 “원고는 유명 웹툰 작가로서 공인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웹툰으로 논란이 돼 연계상품의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원고의 국적이나 성별을 지칭한 용어나 메갈리아 회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한 풍자·해학적 표현이라기 보다는 여성의 성형이나 외모를 소재로 웹툰을 그리는 원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원고를 경멸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사회상규를 벗어난 과도한 표현”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재산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이씨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원고가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손해배상금으로 500만원을 청구하면서도 그 중 얼마만큼이 정신적 손해로 인한 부분인지 특정하진 않았다”면서 “그러나 소송의 경과와 원고의 주장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가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적어도 50만원 이상은 구하고 있다고 보여 이 같이 인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판결은 지난해 11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이제는 데이터도 지자체 품으로/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이제는 데이터도 지자체 품으로/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이자 핵심적인 동인인 데이터는 매일 동영상 약 19억개 이상이 생성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초당 1.7M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고 한다(‘Data Never Sleeps’ 보고서, 20172018). 이렇게 많이 쌓이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적용하는 가는 기업의 생존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량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일찍 파악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정보기술(IT)의 시대에서 데이터기술(DT)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데이터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데이터기술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기업의 경영 및 국가 정책에 활용되는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로 세상이 변화되고 있다. 디지털 리얼리티(Digital Reality)의 2018년도 보고서를 보면, G7의 데이터 가치는 캐나다, 한국, 러시아보다 앞선 세계 10번째 큰 경제 규모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2017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데이터 경제 가치는 2016년 약 382조원에서 2020년 약 943조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8년 데이터산업현황조사’에 따르면, 2018년 데이터산업의 시장규모는 15조 1,545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5.6% 성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듯 커다란 데이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데이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했었다. 구글의 경우, 검색엔진을 통해 아마존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추천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ICT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포스코, 하나 금융그룹, 코스콤 등 비 ICT 기업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이터 기업으로의 청사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요즘은 인공지능(AI)이 대세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대량의 데이터를 활용해야만 좋은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경제 3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개인의 정보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혁신하고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률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기업이 개인정보를 판매할 수도 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위상이 강하지도 중립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많은 과징금 부과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 시대,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14위이지만,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 능력은 31위(중국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 개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활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집된 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대적인 밑받침이 마련되어야만 기업이 편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활용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철폐하되 개인정보의 오남용에 대해서는 징벌적 규제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공공부문의 데이터 생산의 주체 중의 하나인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와 동등하게 데이터 이용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위임사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가 아니라, 위임사무의 결과에 의해 생산된 데이터에 대해 중앙정부와 함께 지방정부도 정보 주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지방정부는 지역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내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데이터는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 의해 활용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제시한 내용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 민간부문 간 데이터 경제 시대에 맞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버넌스를 통해 서로 간에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할 것이고, 이를 통해 협력도 원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 중기 박영선·행안 진영·통일 김연철…文정부 ‘2기 내각’ 진용 완성

    중기 박영선·행안 진영·통일 김연철…文정부 ‘2기 내각’ 진용 완성

    중기 박영선·행안 진영 등 현역 의원 2명만 입각…전문가 포진통일 김연철·문화 박양우·국토 최정호·과기 조동호·해수 문성혁식약처장 이의경 등 차관급도 2명 교체…‘2기 내각’ 완성 문재인 대통령은 8일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과 함께 2명의 차관급 인사를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4선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59)·진영(69·사법고시 17회) 의원이 각각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양우(61·행정고시 23회) 중앙대 교수가 낙점됐다. 개각설이 불거지면서 꾸준히 문체부 장관으로 거론됐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당에 남게됐다. 통일부 장관에는 김연철(55) 통일연구원장,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정호(61·행정고시 28회) 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조동호(63)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각각 발탁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문성혁(61) 세계해사대학교(WMU) 교수가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도 교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이의경(57) 성균관대 교수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에는 최기주(57) 아주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이번 개각은 지난해 8월 30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포함한 5개 부처 개각 이후 최대폭으로 이뤄졌다. 이어 11월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표를 기점으로 하면 119일 만이다. 앞선 두 차례 개각 이후 현 정부 초대 장관 7명을 대거 교체하면서 ‘2기 내각’ 진용이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강경화 외교·박상기 법무·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3명의 초대 장관은 이번에도 유임하게 됐다. 이번 개각으로 장관직을 떠나는 김부겸 행안·김현미 국토·김영춘 해수·도종환 문화부 장관 등 4명은 민주당으로 돌아간다. 현역 의원을 당으로 돌려보내면서 박영선·진영 등 의원 2명만을 새로 입각시킨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언론인 출신인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당과 국회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을 했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때 안희정 후보자의 의원멘토단장을 맡다가 경선에서 이긴 당시 문재인 후보가 공을 들여 영입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지냈고, 19대 국회에서는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하다 2013년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정책에 반대하며 장관직을 사퇴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4선에 성공했다. 교체 장관 중 5명을 관련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를 기용한 점은 집권 3년 차에 성과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양우 문화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때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고, 중앙대 부총장,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영국 시티대에서 행정학·예술행정학 석사학위를, 한양대에서 관광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은 문화계 전문가로 꼽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인제대 교수, 남북정상회담 전문가 자문단을 거친 자타가 공인하는 남북관계 전문가다.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2차관을 거친 국토교통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국 리즈대에서 교통계획학 석사학위를, 광운대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각각 수여했다.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KAIST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C) 부총장, 한국통신학회장,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장 등을 지낸 IT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현대상선 일등 항해사를 거쳐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항만운송학 석사학위를, 영국 카디프대에서 항만경제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의경 신임 식약처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장,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장,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서울 계성여고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약학 석사학위를,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약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대한교통학회장, 국토교통부의 버스산업발전협의회장·세계도로위원회 한국위원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에서 교통공학 석사학위를,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교통계획 박사학위를 각각 수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기벤처 박영선·행안 진영…文정부 ‘탕평 인사’로 최대 개각

    중기벤처 박영선·행안 진영…文정부 ‘탕평 인사’로 최대 개각

    통일 김연철·국토 최정호·과기 조동호 총선 1년여 남기고 중진의원 3명 빠져 우상호에게 입각보다 총선 역할 요청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박영선·진영 의원이 각각 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다. 통일부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국토교통부는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동호 KAIST 교수가 각각 후보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각 명단을 발표한다. 이번 개각은 지난해 8월 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5개 부처 개각을 뛰어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이다. 각각 중기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거론됐던 박영선(4선) 의원과 우상호(3선) 의원의 희비는 엇갈렸다. 두 의원 모두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어 개각 하마평이 나온 순간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박 의원은 당초 오는 6월로 활동시한이 만료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개각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민주당 중진 가운데 가장 입각이 유력한 듯했던 우 의원은 마지막 순간 제외됐다. 우 의원 대신 참여정부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불출마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불과 1년여 남기고 서울에서 중진의원 3명이 빠져나가는 것은 당으로서도 큰 부담”이라며 “당에서 우 의원에게 입각보다는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초 민주당에 전격 영입됐다. 박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둘 모두 당내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야권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란 공격을 받았던 청와대로선 ‘탕평 인사’란 명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일찌감치 내정됐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대북 전문가다. 조명균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경기 북부나 접경지역 차출설이 나온다. 최 전 부지사는 행시(28회) 출신으로 철도·육상·항공 등 교통 분야와 토지·건설 업무 등을 거친 정통 관료다. 조 교수는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는 등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성혁 세계 해사대학교 교수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비중 30%’ 공약을 감안해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 발탁될 수 있다는 얘기도 여전히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중기 박영선, 행안 진영… 개각 키워드는 ‘탕평+전문가’

    중기 박영선, 행안 진영… 개각 키워드는 ‘탕평+전문가’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박영선·진영 의원이 각각 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다. 통일부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국토교통부는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동호 KAIST 교수가 각각 후보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각 명단을 발표한다. 이번 개각은 지난해 8월 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5개 부처 개각을 뛰어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이다. 각각 중기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거론됐던 박영선(4선) 의원과 우상호(3선) 의원의 희비는 엇갈렸다. 두 의원 모두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어 개각 하마평이 나온 순간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박 의원은 당초 오는 6월로 활동시한이 만료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개각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민주당 중진 가운데 가장 입각이 유력한 듯했던 우 의원은 마지막 순간 제외됐다. 우 의원 대신 참여정부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불출마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불과 1년여 남기고 서울에서 중진의원 3명이 빠져나가는 것은 당으로서도 큰 부담”이라며 “당에서 우 의원에게 입각보다는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초 민주당에 전격 영입됐다. 박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둘 모두 당내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야권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란 공격을 받았던 청와대로선 ‘탕평 인사’란 명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김 원장은 일찌감치 내정됐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대북 전문가다. 조명균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경기 북부나 접경지역 차출설이 나온다. 최 전 부지사는 행시(28회) 출신으로 철도·육상·항공 등 교통 분야와 토지·건설 업무 등을 거친 정통 관료다. 조 교수는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는 등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성혁 세계 해사대학교 교수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비중 30%’ 공약을 감안해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 발탁될 수 있다는 얘기도 여전히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벤처, 혁신성장 동력으로 재활용… 文 “4년간 12조 투자 창출”

    벤처, 혁신성장 동력으로 재활용… 文 “4년간 12조 투자 창출”

    2022년까지 1조원 유니콘 기업 20개로 자금 지원·규제 완화·인프라 구축 3박자 비상장 기업엔 ‘차등의결권 주식’ 허용 데이터·인공지능 전문인력 1만명 양성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제2벤처붐’을 일으키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벤처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 D캠프에서 열린 제2벤처붐 확산전략 대국민 보고회에서 “정부는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국정과제로 삼고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마존, 인텔 사례를 언급하고는 “정부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창업자와 투자자가 돈을 벌고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M&A를 통한 벤처투자 회수비중을 2018년 2.5%에서 2022년까지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0년 전 김대중 정부 당시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성장 동력으로 활용됐던 ‘벤처’가 다시 혁신 성장의 중심으로 기용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사업·고기술 스타트업 발굴 ▲벤처투자 시장 내 민간자본 활성화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 ▲벤처투자 회수·재투자 촉진 ▲스타트업 친화적 인프라 구축 등을 담은 ‘제2벤처붐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에는 창업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성장단계, 스케일업에 중점을 뒀다”며 “일반 국민이나 대기업을 포함해 민간이 (벤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엔젤투자 규모 2022년까지 1조원 확대 이번 지원책의 핵심은 벤처기업이 돈을 구하기 쉽게 해 주고 창업과 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 주며 기술혁신을 위한 인력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먼저 초기 자금을 구하기 쉽게 하기 위해 지난해 4394억원이었던 엔젤투자 규모를 2022년까지 1조원으로 늘린다. 일반투자자의 벤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모집 한도를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고 대상 기업 범위도 창업 7년 이내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넓힌다. 어느 정도 성장한 벤처기업이 사업을 키우기 위한 자금 지원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펀드를 조성해 모태펀드와 성장지원펀드 등을 통해 운영한다. 또 이달부터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올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BDC는 개인과 기관의 투자금을 받아 상장한 뒤 해당 자금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특히 증권사,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벤처캐피탈(VC)도 BDC 운용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엔젤투자자 투자 지분을 매입하는 전용 펀드도 4년간 2000억원 규모로 만든다. 자금뿐만 아니라 제도도 개선된다. 벤처지주회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 자산 규모를 현재 5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낮추고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도 폐지한다. 대기업집단 편입 유예기간은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초기 벤처기업 주식의 양도차익·배당소득에 대해 법인세도 면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쉬워져 투자자들의 부담이 적어진다. 규제 완화를 통해 벤처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 엄격한 요건하에서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고, 제조 창업기업에 한해 3년 동안 부담금 면제 항목을 12개에서 16개로 늘려 준다. 이 사안은 그동안 벤처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정책이다.●3년간 부담금 면제항목 16개로 늘려 특히 차등의결권 주식 발생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벤처기업이 경영권 상실에 대한 우려 없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재벌의 경영 세습 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도입되지 않고 있다. 홍 부총리는 “차등의결권은 상법상 1주 1의결권이라는 원칙과 맞지 않지만 벤처업계의 경우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한정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며 “민간을 비롯해 관계부처와의 폭넓은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엄격한 요건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규제 샌드박스 활용 사례가 연내 100건 이상 나오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원 스톡옵션 3000만원까지 비과세 추진 인적·물적 인프라 강화를 위한 지원책도 제시됐다. 5∼10년 내 유니콘기업이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발굴하는 ‘미래 유니콘 50’(가칭) 프로그램이 올해 하반기에 도입되고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창업기업 투자 펀드를 2022년까지 6000억원 조성한다. 벤처기업 직원이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혜택을 현재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린다. 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2023년까지 1만명 양성하고 상반기에 AI 대학원을 3개 신설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AI대학원’에 카이스트·고려대·성균관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이스트와 고려대, 성균관대를 ‘2019년도 인공지능(AI) 대학원’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학들이 일부 융합 과정에 AI 과목을 포함시키고는 있지만 정식 대학원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정 대학들은 오는 9월 2학기부터 학과를 개설하고 7명 이상 전임교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신입생 기준 학생 정원은 카이스트·성균관대 각 60명, 고려대 50명이다. 김지원 과기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과장은 “국내 12개 대학의 신청을 받아 교육 여건, 운영 계획 등을 검토한 끝에 3개 대학으로 최종 확정했다”면서 “올해 10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동안 총 9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4) M&A의 선봉장인 한화그룹 사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4) M&A의 선봉장인 한화그룹 사장단

    박윤식 사장,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A등급 획득권혁웅 사장, 이공계 박사출신으로 매출실적 경신김희철 사장, 화학업에서 태양광 전문가로 변신 한화그룹은 굵직한 인수·합병(M&A)로 매년 몸집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 자산규모 61조 3000억원으로 재계순위 8위이지만, 7위 GS그룹(65조)과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화약, 금융, 화학, 태양광, 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약진에는 계열사 CEO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윤식(62)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는 경기고, 한국외국어대 서반어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무역학 석사, 미국 코넬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제일은행 팀장으로 금융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아더앤더슨코리아, PWC컨설팅을 거쳐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경영지원실장, 고객상품지원실장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에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부임 이후 지속적인 전사 혁신활동을 이끌며 회사의 수익구조를 빠르게 개선해 나갔다. 특히 2017년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1496억원)을 실현하고, 2018년 회사 미래가치를 인정 받아 보험업계 최초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권혁웅(58) 한화토탈 사장은 경기고,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그룹 내 대표적인 석유화학∙에너지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한화에너지(구 경인에너지) 공정∙제품 연구실장, 한화케미칼 에너지절감TF팀장, CA사업기획팀장, 한화에너지 사업∙관리 담당, 2012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2015년 ㈜한화지주부문 부사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현장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이공계박사 출신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토탈은 권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 창사 이래 첫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김희철(55)한화큐셀 대표이사는 대구 성광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워싱턴대와 세인트루이스교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쳐 공학적 지식과 경영학적 지식을 두루 갖췄다. 한화케미칼 경영기획담당 상무, 미국 실리콘밸리 한화 법인장,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등을 거쳤다. 2012년에는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이었던 한화솔라원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같은 해 말에는 또 다른 축이었던 한화큐셀 독일법인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태양광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미국, 중국, 독일을 거치며 ‘글로벌 전략통’으로 불리던 그는 2015년 한화토탈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한화그룹의 급속한 성장에 기여했다. 이후 2018년 10월 한화큐셀로 복귀해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광호(63) 한화건설 사장은 성남서고와 서울산업대 건축설계학과를 마치고 서울산업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에 입사해 현장시공, 현장소장을 거쳐 2007년 한화건설 건축지원팀 상무, 2012년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2013년 BNCP건설본부장, 해외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외 현장을 두루 섭렵한 건설 전문가다. 총 공사비 11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초기부터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라크 내전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한화건설 CEO로 선임된 이후 주택 개발 사업 역량 강화와 내실 위주의 경영을 펼치며 한화건설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권희백(56)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장충고,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위스콘신 매디슨 MBA과정을 밟았다.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경영관리총괄을 거쳐 2017년 7월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5년 12월에는 한화생명 투자부문장을 맡기도 했다. 권 사장은 증권업에 3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정통 증권맨이다. 또한 한화투자증권 공채 출신으로는 첫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6년 ELS 자체헤지 운용 실패에 따른 경영 위기를 2017년, 2018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극복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대한민국 영문국호 ‘Republic of Korea‘ 사용 외교문서 英서 확인

    대한민국 영문국호 ‘Republic of Korea‘ 사용 외교문서 英서 확인

    1919년 5월 24일 英수상에 보낸 외교문서…30일 접수대한민국의 영문 명칭인 ‘the Republic of Korea’가 처음으로 사용한 외교문서가 26일 확인됐다. 해당 문서는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설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영국 정부에 보내 공식 회람절차를 밟은 독립청원 서한으로서, 사료(史料)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클럽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소속 제임스 퍼슨 교수와 함께 영국 국립보존기록관(TNA)에서 이러한 외교문서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난 지 약 2개월 후인 5월 24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속 김규식 선생이 ‘대한민국’ 국호를 사용한 독립 청원 서한을 당시 영국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수상에게 전달했다. 영국 정부는 같은 달 30일 이를 접수했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파리평화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다. 김규식 선생은 민족 대표로 이 회의에 파견됐다. 그는 이후 임시정부의 입법기관 격인 임시의정원 국무위원과 부주석을 지낸 인물이다. 김규식 선생은 서한의 첫 장 앞부분에 자신의 소속을 소개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단’(the Delegation of the Provisional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이라고 명기했다. 여기서 쓰인 대한민국의 영문 국호는 외교문서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이라고 한미클럽은 밝혔다. 서한에는 대한민국이 엄연한 독립 국가임을 강조한 임시정부 이승만 대통령의 뜻을 파리평화회의에서 환기해달라는 당부가 담겼다.파리평화회의가 새로운 대한민국과 임시정부를 한국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정통성 있는 정부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또 임시정부는 일본의 지배에 항거한 3.1 운동의 결과로 설립됐으며,국제적 합의나 약속,계약은 임시정부를 통하지 않을 경우 한국민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미클럽이 공개한 문건에는 1919년 5월3일 영국 정부가 대한인국민회(Korean National Association)로부터 전달받아 로이드 수상에게 보고한 3·1 독립선언문 영어본도 포함돼 있으며, 김규식 대표가 1919년 5월13일에 작성해서 로이드 수상 앞으로 전달한 독립청원 서한 그리고 김규식 대표가 영국 정부를 통해 당시 파리 평화회의 의장인 클레망소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6월11일자 서한도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00년 전 美대통령에 독립선언서 보낸 재미교포들

    100년 전 美대통령에 독립선언서 보낸 재미교포들

    미 특파원 출신 한미클럽 자료 4건 공개 샌프란시스코 대한인국민회, 서한 발송 日 조약 위반, 3·1운동 상황 생생히 전달 1919년 3·1운동 직후 재미 교포들이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영문 독립선언서를 보냈고, 미 국무부가 이를 공식 회람한 사실을 보여 주는 미 외교문서가 100년 만에 발견됐다.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은 24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제임스 퍼슨 교수의 도움을 받아 3·1운동 관련 외교문서 4건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외교문서는 재미 교포들이 윌슨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과 독립선언문, 당시 상황을 기록한 국무부 외교문서, 조선총독부 공식보고서를 다룬 미 신문 기사 등이다. 특히 당시 샌프란시스코 대한인국민회가 윌슨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여기에 첨부된 독립선언문 영문본이 눈길을 끈다. 1919년 3월 27일에 작성된 이 서한은 같은 해 6월 3일 국무부 극동과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선언문 영문본이 윌슨 전 대통령에게 발송됐으며, 미 정부가 이를 공식 접수해 회람한 사실이 100년 만에 처음 밝혀진 것이다. 서한은 당시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을 맡았던 이대위(영문명 데이비드 리·1879∼1928) 선생의 이름으로 작성됐다. 대한인국민회는 서한에서 “회원 150만명과 한국인 2000만을 대표하는 단체”라면서 “일본의 엄중한 조약 위반으로 한국은 독립국 지위를 잃었다. 이는 한국인들의 기대와 열망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은 이어 “일본은 경제·정치·종교적으로 무자비한 탄압 정책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한국 민족을 말살하고 일본과 동화시키려고 한다”고 폭로했다. 서한은 특히 일제의 한국어 사용 금지 정책과 토지 몰수, 한국인의 공직 금지, 일황 숭배 강요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같이 발굴된 국무부 외교문서는 3·1운동 상황과 일제의 무차별적 진압, 3월 5일 평양 내 움직임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문서에는 “수천명의 성인 남녀와 남녀 학생들이 낡은 종이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면서 “진압에 나선 일본 경찰과 군인들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때렸다”고 3·1운동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또 일본 도쿄 주재 미 특파원이 보도한 3월 8일자 미 신문 기사는 조선총독부의 공식 발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3·1운동에서 여학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미클럽 관계자는 “앞으로도 퍼슨 교수의 지원을 받아 3·1운동 관련 외교문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 판사, ‘김경수 재판’ 맡아선 안돼”…민주, 여론전 통한 법원 압박 논란

    “사법농단 연루 판사, ‘김경수 재판’ 맡아선 안돼”…민주, 여론전 통한 법원 압박 논란

    靑게시판 ‘부장판사 교체’ 1만여명 동의 차 판사, 양승태 사법부 주요 보직 돌아 법조계 “불공정 우려로 기피는 어려워”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하는 설명회를 여는 등 여론전을 통해 법원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를 향한 공정성 시비도 제기하고 있어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김 지사의 항소심은 지난 14일 서울고법 형사2부에 배당됐다. 형사2부는 서울고법 선거전담 재판부 3곳 중 한 곳으로, 김 지사의 혐의 중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어 이곳에 배당됐다. 여권에서는 형사2부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가 사법농단에 연루됐기 때문에 재판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차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판사 인사 불이익 관련 혐의에 관여한 것으로 한 차례 등장한다. 차 부장판사 교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에 19일 오후까지 1만 1100여명이 동의했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전 의원도 “차 부장판사는 ‘양승태 키즈’”라면서 “기피·회피 신청 등을 통해 재판부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부장판사는 2007~2008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이던 시절 전속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고, 2012년 양 전 대법원장이 취임한 뒤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으로 보임돼 3년간 일했다. 법관 기피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법조계에서도 해석이 나뉜다. 형사소송법에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기피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결국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관에게 제척사유가 없는 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공정 우려를 이유로 기피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과거 판례에서는 법관이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확신하거나 예단을 드러냈을 때, 피고인을 심하게 모욕했거나 진술을 강요했을 때 등이 불공정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대법원은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와의 이혼 사건 재판부를 바꿔 달라는 기피신청을 받아들여 기존 판례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기피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대법원은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임 전 고문은 항소심 재판장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과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기피신청과 보석신청 등에 대해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들로, 변호인단과 상의해서 나온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승부 위주의 한국바둑 한계에 봉착…세계화가 돌파구”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승부 위주의 한국바둑 한계에 봉착…세계화가 돌파구”

    프로 기사 조혜연 9단이 말하는 ‘바둑과 미래’‘가장 많이 까이는 프로 기사’ ‘일요일엔 시합을 안 하는 프로 기사’, ‘가장 영어를 잘하는 고수’, ‘기업 CEO 프로 기사’, ‘여자 이창호’…. 프로 바둑 기사 조혜연 9단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런 그녀가 바둑계에서는 극히 드물게도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한다고 해서 지난 8일 만나 진학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남녀 프로기사 363명 가운데 박사 학위를 가진 이는 문용직·정수현 9단 딱 2명뿐이다. 물론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이는 더러 있다. 그에게 인터뷰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전화를 걸기 전에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이창호 9단에 역전패를 당했다는 기사가 보였다. “역전패당한 것, 위로한다.”라고 했더니 그는 “감사합니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됐는데….”라며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패배한 기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뷰 내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패배는 빨리 잊어야죠.”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등록3천년 역사의 바둑, 문화콘텐츠로 볼 것학업 탓 대국 포기 없을 터…수업 적게” -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승부 위주의 한국 바둑 문화에 의문이 들었다. 구글의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바둑은 과도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바둑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 바둑은 ‘인류의 문화다.’, ‘예술이다.’, ‘스포츠다.’, ‘잡기다.’는 식의 시선이 겹쳐 있다.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3000년이나 내려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엔 ‘이겨야 한다.’라는 결과주의가 만연했다. 이젠 바둑을 성적 지상주의, 결과주의 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콘텐츠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둑을 문화콘텐츠 시각에서 연구하고 분석하고 싶다. 다음 달부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한다. 우리 분야, 바둑에 대해 다채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박사 과정 공부가 만만찮을 텐데. “사실, 걱정이다. 학부에선 영문학, 석사로는 언론홍보를 전공했다. 문화콘텐츠학과는 학부, 석사와는 동일 계열이 아니라서 학점 이수가 많아야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대국을 포기하거나 시합을 줄일 생각은 전혀 없다. 직업이 바둑이니, 대체로 봄학기에 시합이 있는 편이어서 수업을 적게 들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박사학위 취득에 연도를 정해 놓지 않겠다. 초읽기에 몰리는 듯한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 프로 바둑계에선 학벌이랄까 학력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프로 바둑기사라는 면장이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으며, 어떤 면에서는 졸업장이나 박사 학위보다 더 높게 대우받기 때문이다. 학업을 하겠다고 하면 ‘바둑이나 잘 둘 것이지….’ 라는 다소 냉소적이랄까 폐쇄적인 문화도 작용한다. 하기야 다른 것은 다 포기하고 바둑에만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서 조혜연 9단은 3수생의 나이인 21살 때 첫 입시를 치렀고, ‘06학번’으로 고려대 영어영문학에 입학했다. 그리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입학 당시마다 바둑에 집중하지 않고 대학 간다고 많이도 ‘까였다.’ “국내 바둑계, 1등 아니면 루저…경쟁 극심바둑 최고 자리는 인공지능이 이미 차지일류 기사, 인공지능에 두 점 깔아야 정도인간계 1등 의미 퇴색…좋은 기전 사라져” - 국내 바둑계가 비상이다. “그렇다. 바둑계는 드라마 ‘SKY 캐슬’에 나오는 피라미드 구조, 바로 그것이다. 최고에 대한 추구, 즉 1등 지상주의가 극심한 곳이다. 중간 정도 하면 ‘루저’ 내지 패배주의라는 시각이 강하다. 초일류 기사가 아니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다른 것을 경시했다. ‘1등 주의’가 오늘 한국 바둑을 세계에 우뚝 서게 한 것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이젠 성적 지상주의가 한계에 왔다. 바둑인, 특히 한국기원을 비롯한 프로 기사들이 달라져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 바둑계가 왜 달라져야 하나. “현대 바둑의 역사는 알파고 등장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바둑에서 최고의 자리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에 넘어갔다. 현재 최고의 프로기사라도 인공지능에 두 점을 깔아야 할 정도다. 이건 초일류 기사에겐 덤으로 치면 거의 30집을 받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잘 와 닿지 않는다고? 축구로 치면 5-0으로, 5골을 받고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거다. 프로 기사들도 대국 이후엔 인공지능을 돌려가며 복귀하고 연습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바둑계를 지배해온 1등 주의, 성적 지상주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원이 대국 기사들에게 일체의 전자기기 휴대를 금지시켰다.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사용 못 하게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좋은 대회가 많이 없어졌다. “권위의 국수전은 수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명인전, 기성전, 왕위전도 마찬가지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국내 프로 기전의 약 80%가 폐지되거나 중단됐다. 이는 알파고 탓이 아니라 한국 프로바둑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이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프로 기전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보면 승리 지상주의로 쌓은 바둑의 기반이 탄탄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는 500개가 넘는다. 바둑계 전체의 시각에서 보면 불황인 게 아니라 엘리트 중심주의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KBS바둑왕전이나 GS칼텍스배가 대표적 국내 기전이지만 일부 기전의 경우 예선전에 나가는 기사들에게 출전료도 못 주는 형편이다. 물론 삼성화재배, LG배와 같은 듬직한 국제기전도 있다.” “바둑계 폐쇄적 기수문화탓, 언로 막혀상위 10명 억대 수입…中서 대부분 벌어한국기원 한해 17명 입단…일본은 7명뿐프로들 먹고살 문제, 한국기원 고민해야” - 프로바둑계는 무슨 대책을 세우나. “폐쇄적인 분위기 탓에 무슨 대책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프로 바둑계도 입단 연도를 따지는 소위 말하는 ‘기수 문화’가 있다. 저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팬들이 과거보다 너그럽게 봐줘서다. 상위 10명 정도만 억대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그것도 중국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나머지 기사들은 도장 운영, 후진 양성으로 먹고산다. 그런데도 한국기원은 1년에 17명(남자 13, 여자 4명)에게 프로기사 자격증을 주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보다 프로 바둑 시장이 훨씬 큰 데도 일본기원은 1년에 4명(남자 3명, 여자 1명), 관서기원은 2명 입단에 원생 1명만 뽑는다. 일본기원 소속 프로기사 330명, 관서기원 소속 138명으로 일본은 모두 468명인데, 우리나라는 363명이 활동한다. 몇 년만 지나면 우리가 프로기사 수가 일본보다 더 많아진다. 이들이 뭐로 먹고살아야 하나. 입단을 꿈꾸는 ‘미생’들이 입단한 뒤에는 과연 어떤지 질문해야 하고, 기성 바둑계가 답을 내놓야 한다. 한국기원이 불편해하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전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 1985년생인 조혜연 9단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7년 4월 프로가 됐다. 당시 11년 10개월의 나이로, 여자 기사로는 최연소이자 남녀 합쳐 조훈현(9세7개월) 9단, 이창호(11세) 9단에 이어 세 번째 최연소 입단 기록이다. 입단 23년차로 어느덧 그가 듣기 거북해하는 ‘노장’ 축에 끼게 됐다. 그가 처음 바둑을 배운 것은 7살 때. 어렸을 적엔 노근수 아마 6단에게 바둑을 배웠다. 프로가 되기 6개월 전쯤 김원 프로 7단 도장에서 등록했다. 그의 바둑 스타일은 한마디로 야전 형이다.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정규 바둑수업을 받지 않고, 당시 PC통신 ‘천리안’에서 강호의 고수들을 깨면서 실전을 익혔기 때문이다. 잡초와 같은 강호가 그의 스승인 셈이다.- 영어 바둑책도 많이 냈다. “헤아려보니 20권이 된다. 현현기경(玄玄棋經)과 관자보(官子譜) 같은 바둑 고전 10권을 번역했고, 조혜연의 ‘창작 사활’ 시리즈 10권을 냈다. 이 또한 틈새시장이 먹힌 것 같다. 영어로 된 초급 바둑 책은 시중에 많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의 바둑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급 수준의 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수요에 부응했던 것 같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책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책을 내고 싶고, 머릿속에는 창작 사활문제가 막 돌아다닌다. 너무 어려운 것보다는 일반 사람들이 보고 싶은 쉬운 책을 내고 싶다.” “영어 바둑책 20권…바둑 세계화 투어도日도장서 지도…한일 바둑문화 차이 실감” - 바둑 국제화도 앞장섰다. “사실, 영어영문학 전공도 바둑 국제화 포석을 깔고 진학한 것이다. 바둑 영문 블로그도 운영했고, 용산에 있는 주한미군을 상대로 4년간 바둑을 가르치기도 했다. 서른 살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을 빼고 다른 대륙에 바둑 보급 투어를 다니고 있다. 가장 중시하는 대륙은 역시 동남아로, 태국·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바둑 붐이 일고 있다. 유럽·미주·오세아니아도 연 1회 꾸준히 방문해 바둑을 지도한다. 남미는 바둑을 비교적 최근에 배워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고 있다. 비용은 공식기전에서 대국 후에 나온 것으로 충당하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늘어난다면 바둑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둑은 앞으로 더욱 세계화될 것인데, 이를 생각하는 기사라면 외국어 공부가 필수적이다.” - 일본도 자주 간다고 들었다. “한국 젊은 사람들, 일본 많이 가잖아요. 뭐, 그런 차원이다. 일본어 공부도 독학으로 하고 있다. 장기 체류는 아니고 일본 바둑 도장에서 ‘알바’를 하면서 여행 비용을 충당한다. 일본 도장에서 하루 지도하면 몇만엔 받는데, 그것으로 다음 여행을 하곤 한다. 일본은 바둑 저변인구도 넓고, 도장 분위기는 한국과는 확실히 다르다. 한국 프로기사가 왔다고 하니, 도장이 이벤트를 갖는다. 일본에선 프로기사와 대국을 하는 자체를 기념으로 삼는다. 장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보이고, 그런 것은 사실 부럽다. 그런데 한국에선 성적을 내지 못하는 프로기사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런 차이가 있다.” - 여자 기사여서 차별받지 않았나. “제가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여자는 바둑이 약하다.’라고 매도당했다. 여자는 수리 논리에서 약하다는 편견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다. 바둑은 중반 이후 미세한 승부로 접어들면 고도의 수리적 능력이 필요하다. 여성에 대한 편견, 남성의 지적 우월주의가 10대 시절 나에겐 강한 자극이 됐다.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사범이 1999년, 이창호·조훈현 9단을 연파하고 통합국수에 오른 것은 바둑사에 남을 일이지만 여성이 수리 논리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남성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여자 기사는 입단대회는 남자와는 별도로 갖지만, 정작 대회만큼은 남성과 똑같이 치른다. 여성 수련생을 위한 훈련 방법 잘못으로 여성 기사들의 성적이 받쳐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감정이 섬세하고, 남성보다는 멀티플레이에 능하다.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다. 즉, 교육단계에서 여성을 배려하지 않고, 남성적인 시각과 지도방법을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다. 예컨대, 사범이 지적할 때 ‘왜, 그렇게 두면 안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 이유 설명 없이 질책한다. 그러면 심약한 여성 수련생들이 울면서 도장을 뛰쳐나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지독한 사람만 꾸역꾸역 참아낸다. 상대 전적에서는 앞서지는 못했지만 저는 ‘레전드’인 이창호·이세돌·조치훈·유창혁 9단과 맞붙어 승리한 경험도 있다. 여성을 위한 교육도구 개발이 시급하다.” “여성, 수리 논리에 약하다는 편견 깨여성 위한 바둑 지도 방법 개발 시급여성 기사 ‘얼평’ 말투…굉장히 폭력적” - 여성 기사에 대한 외모 평가도 많다. “외모 평가에 맞서 싸우는 것도 어려웠다. ‘얼평’에서 자유로운 여성 기사들은 아마 없을 거다. 바둑팬 대다수가 남성이어서 그렇겠지만…. 바둑 내용을 보고 평가해야지, 얼굴 보고 몸매 보고 싶으면 연예인을 보지, 왜 바둑을 봅니까. 1990년대 바둑에 몰두했던 여성 기사들이 ‘기사’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 기사에 대한 남성의 시각이나 말투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폭력적이었다.” 조혜연 9단은 한국 여성바둑계를 군림했던 루이나이웨이 9단을 두 번 제압했다. 2003년 여류 국수전과 2004 여류 명인전 결승에서 루이 9단을 내리 꺾으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또 바둑이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주장인 그가 일요일 경기를 할 수 없다며 기권해버려 충격을 줬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일요일 대국 포기는 오래된 불문율이었다. 대타로 나선 선수가 중국을 꺾으면서 조 9단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첫 여류 10단 전에서도 우승했다. 2016년 프로기사와 다면기를 해주는 앱 ‘더바둑’을 개발했다. 또 삼성전자 투자를 받아 ‘알파탭’이라는 바둑 전용 태블릿PC를 만들기도 했다. ㈜더바둑 대표인 조 9단은 회사와 관련, “창업 5년째인데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여러 재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1000대국을 달성했다. 그의 목표 1000승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루이 상대 첫타이틀 획득 가장 기억13번 패배로 고통스러운 순간 많아“ -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은. “기억에 남는 대국이 많다. 특히 고교생 때인 2003년 루이나이웨이 사범님을 꺾고 여류국수전 결승을 2대 0으로 승리한 그 기보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겐 첫 타이틀이었고, 상대가 루이 9단이었던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 그러나 루이 사범님과 60판가량 공식전을 벌였는데, 승률이 30% 정도밖에 안 된다. 루이 사범님께 결승에서 두 번을 이겼지만, 13번을 패해 준우승 기록이 13번이나 된다. 루이 사범님과의 결승 무대를 떠올리면 기쁨보다는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다.”- 바둑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둑은 빈 공간(바둑판)에서 출발, 사유만으로 상상력을 키워나가는 게임이다. 몇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대에서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지적 발견과 즐거움 추구를 돕는 도구로서 바둑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 등장으로, 온라인 고수의 실력도 이젠 믿지 못한다. 진정한 고수는 오프라인으로 더욱 나오게 될 것 같다. 바둑이 세계화와 생활체육으로 변신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지적 즐거움을 주는 도구로서 오래 사랑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바둑, 인류의 지적 발견·즐거움 추구 도구세계화·생활체육 변신하면 오래 사랑받을 것프로기사 면장, 특권 아냐…자격증이 될 것젊은 기사, 다른 분야 공부도 절실한 시기” -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둑계의 지배적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수천 년을 지배해온 정석도 바뀌고 있다. 프로기사 면장이 특권일 수 없고, 바둑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옮겨갈 것이다. 젊은 기사들은 바둑 이외에 학업이나 다른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 적응력을 키우려면 하다못해 어학 공부라도 해둬야 한다. 바둑에서 졌다고 실패는 아니다. 사실 바둑의 전성기는 30대 이전이다. 나머지 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도 학업을 포기하는 기사들이 많은 데 안타깝다.“ 조 9단은 큰 대회를 앞두곤 식단조절을 했지만 이젠 평소에도 식단에 신경 쓸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바둑이 끝나면 녹초가 되는 경우도 많단다. “운동요?, 지하철 역 계단 오르기를 실천하는 것은 몇 년 됐다. 하루 1만보 걷기를 꾸준히 실천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로 서초가 청년들의 ‘희망의 사다리’가 돼드리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청사진 프로젝트’로 2400명의 청년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적 과제인 청년정책에도 서초 특유의 색깔을 입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나 홀로 야당 구청장인 그는 “야당 구청장으로 힘든 점도 많지만 끝까지 당당하게 서초의 발전을 이뤄내겠다”며 민선 7기 구정운영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올해 역점 사업은.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다. N포세대(꿈과 희망,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로 불리는 이 시대 청년들의 심장에 서초가 불을 지르겠다. 서초는 양재R&CD혁신허브가 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도시인 서초의 특성을 살린 사업들을 추진한다. 우선 카이스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관련 첨단기술 전문가를 양성해 취·창업을 연계 지원한다. 35세 이하 취·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약 300명이 대상이다. 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60명을 대상으로 취업 전 과정에 대한 개인별 맞춤형 코칭을 해주고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끝장 지원하는 ‘청사진 아카데미’도 있다. 지난달 31일 구청 대강당에서 구글코리아 등 14개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가 함께하는 ‘글로벌 기업 취업콘서트’를 열었다. 청년들에게 해외 도전정신을 심어 주는 행사다. 그리고 초등생이 바이올린 등 원하는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청년 예술강사 121명을 선발해 초등학교에 파견하는 ‘1인 1악기’ 사업도 추진한다. 아이들에게는 문화 DNA를 심어 주고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역 발전 로드맵은. -“이집트에는 무덤이 있고, 아테네에는 극장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서초를 21세기 아테네처럼 문화예술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는 ‘극장도시’로 만들겠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반포2동 재건축 부지에 1000석 규모의 가칭 ‘서리풀 아트스퀘어’를 만든다. 올해 설계에 들어가 내년 착공한다. 특히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반포대로 예술의 전당 악기거리 일대에 대해서는 문화지구 관리계획을 세워 활성화시킨다. 예술의전당~정보사부지~세빛섬을 잇는 문화 삼각벨트를 조성해 서초의 문화중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나 홀로 야당 구청장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계획한 사업들을 실행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제가 10개월 동안 공직선거법과 1년치 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검찰에서 ‘정당한 직무행위’라고 오히려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주민과 직원 40여명이 덩달아 소환 조사를 받는 고통을 겪어 속상했다. 그러나 저는 일을 시작하면서 중간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담력 있게 밀고 나가는 성격이다. 당당히 구청장으로서 서초구민을 위해 뛸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서초구 신청사에 임대주택을 포함시키겠다고 독단적으로 발표하는 등 나 홀로 야당인 서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 서울시와 협조가 잘되는가. -저는 서울시와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시각을 달리하는 부분에서는 의견을 당당히 말하겠다. 지난 1월 2일 박원순 시장이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 위치한 양재R&CD혁신허브를 방문해 창업을 위한 공간은 필요로 하는 만큼 원하는 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서초구도 맥락을 같이해 양재R&CD지구 조성 등에 대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다만 서울시가 서초구에 공공주택 1300가구 공급 추진을 발표한 염곡차고지 일대는 당초 양재R&CD 활성화를 위한 선도 사업 대상지로서 공공주택보다는 세계적으로 인재들이 몰려드는 문화·교육시설 등 신개념의 스마트 청년주택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서초구청사 건립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기본·실시설계 후 세부계획을 확정해 공개하겠다. →다른 구청장들과 소통이 잘되는지. -조은희에게 두 개의 4남매가 있다. 우선 강남·서초·송파·과천 4남매다. 노선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우리가 서로 만나서 협의하고 양보한 결과로 위례~과천선이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다. 또 다른 4남매는 재선 구청장인 양천·성동·동작·서초다. 지방자치 분권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구청장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리풀 원두막, 재활용 쓰레기통인 서리풀컵 등 서초구만의 히트작이 계속 나오는 비결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흘려듣지 않는다. 듣는 마음이 곧 지혜라고 한다. 주민과 전문가들의 얘기도 많이 듣는다. 엉뚱한 얘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서초구다운 ‘히트작’을 계속 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귀를 활짝 열어두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기자 선정 ‘2018 올해의 구청장’ ‘휴대전화 번호 공개’ 구민과의 소통 여왕 “25명의 서울 구청장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으로서 심적으로 많이 위축됐는데 이렇게 값진 상을 받으니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소통을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뽑은 ‘2018 올해의 구청장’으로 선정된 데 대해 12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처음 실시한 ‘베스트 구청장’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한국당이 참패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한 한국당 주자로 선출됐다. 초선으로 당선된 2014년 6·4 지방선거 때(49.8%)보다 높은 득표율(52.4%)을 기록했다. 당시 선전을 두고 적극적인 소통을 해 온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조 구청장은 6·13 선거로 인한 스타성뿐 아니라 언론인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다. 서초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서도 주민들 얘기를 듣고 답하듯 관련 기사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 반응할 만큼 열의를 보여 준다. 조 구청장은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첫 여성 정무부시장,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세종대 초빙교수, 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낸 바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단독] 서울중앙지법 법관들 “변시 1회가 연수원 42기보다 선배”

    [단독] 서울중앙지법 법관들 “변시 1회가 연수원 42기보다 선배”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이 사무분담 관련 내규에 법관의 사법연수원 출신은 연수원 수료일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은 변호사시험 합격일을 ‘법조 경력’의 시작점으로 삼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내규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변시 1·2회 출신 판사들과 사법연수원 42·43기 출신 판사들의 ‘서열 논란’에 대해 과반수가 “변시 1회를 연수원 42기보다 선배로 보는 게 맞다”는 취지로 동의한 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의 설문 결과가 다른 법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위원회가 지난달 30, 31일 이틀간 전체 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37명(전체 판사의 72%)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을 사무분담위의 원안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123명(51.9%)으로 절반을 넘었다.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97명(40.9%)이었다. 앞서 사무분담위가 ‘변호사 시험 합격일과 연수원 수료일 이후’를 명시한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을 내규에 담자 연수원 42·43기 판사 50여명은 불합리한 규정이라며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냈다. 그러자 변시 1·2회 출신 판사 20명은 조항을 삭제해선 안 된다는 성명서를 내 팽팽하게 맞섰다. 투표 문항 자체는 사무분담위의 내규 개정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었지만 그 속에는 법조 경력의 기준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담겼다. 변시 1회는 2012년 3월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따라서 변시 출신 판사들은 2012년 1월 연수원을 수료한 41기와 동기가 돼야지 2013년 1월 수료한 42기와는 동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수원 출신 판사들은 실제로 법관으로 임용된 뒤 일선 법원에 배치된 시기가 2016년 초로 같기 때문에 서열을 갖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연수원 출신들도 사법시험 합격일을 기준으로 하거나 연수원에서의 2년을 경력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변시 1회 출신을 검찰에서는 41.5기로, 로펌에서는 41기와 동기로 대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은 각급 법원에서도 잇따르고 법원행정처에도 변시와 연수원 출신 판사들의 여러 의견들이 전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부산지법에서도 전체 판사회의에서 이 문제를 투표로 부치려다 유보됐다. 기수에 따라 인사나 사무분담 등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판사들로선 민감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는 문제인 데다 양쪽의 입장이 모두 팽팽하기 때문에 법원 관계자들도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워낙 입장이 첨예하고 서로의 논리가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쉽게 정리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각급 법원의 사무분담에 대한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법원행정처에서 권고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관련 기수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쯤 전국법원장회의 등을 통해 공론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무분담 내규 개정 관련 투표에선 연수원과 변시 출신 판사들의 신경전보다도 더 치열한 내용들이 있었다. 경력법관들의 법원 전 경력에 대해 어디까지 ‘배석 기간’으로 간주할지에 대해 결국 법관들은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사무분담위는 변호사나 교수, 공공기관 근무 경력 등 법관 임용 전 경력의 3분의 1을 배석기간으로 간주하는 안을 내규 개정안에 담았다. 배석판사를 지낸 기간에 따라 단독 재판을 맡을 수 있는 시기가 달라지는데 보통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배석기간이 7년쯤 되면 단독 재판부에 보임된다. 경력법관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법원 밖에서의 법조 관련 경력을 3분의 1이나 축소해서 배석기간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과 연수원 출신들이 실제로 배석판사로 근무한 시간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투표 결과도 111명(46.8%)이 조항 유지에 찬성하고 113명(47.7%)이 반대하면서 아주 첨예하게 대립했다. 두 답변 모두 절반을 넘지 못해 간주 배석기간 조항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부장(합의부 재판장)으로 보임할 때 기존의 전문성, 자질, 적성, 근무능력 등의 평가기준과 별도로 고충처리위원회나 성평등위원회 등에 회부된 경험이 있는 등 이른바 부적절한 평가가 있던 법관은 합의부장을 맡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합의부장 보임 고려사항’을 포함할지에 대해선 168명(70.9%)이 찬성하고 65명(27.4%)만 반대했다. 아무리 업무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배석판사나 동료 판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던 법관들은 합의부 재판장으로 보임될 수 없다는 데 다수의 판사들이 동의한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경신 “네이버 게시판, 댓글 달고 추천하는 곳…형사처벌할 일인가”

    박경신 “네이버 게시판, 댓글 달고 추천하는 곳…형사처벌할 일인가”

    “네이버 실명정책은 네이버 비즈니스 모델일뿐, 국가가 형사처벌로 보호할 일인가. 네이버 댓글이 언제부터 여론이 되었나. 네이버 게시판은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고 추천하라고 만든 것이고, 드루킹은 더 열심히 하려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더니 업무방해죄로 처벌되고 있다.”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실형선고 및 법정구속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자신의 SNS에 이같은 취지의 글로 이 판결을 비판하면서 재판부가 밝힌 ‘여론조작’ 프레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경신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인터넷에 검은 리본을 달아야 할 날’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드루킹에 대한 유죄판결은 이미 인터넷의 사회적 역할에 조종을 울린 날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인터넷규제가 유별나서 드루킹의 행위도 처벌된다고 치자. 다른 댓글들에 쏠렸을 관심을 가로챘다는 잘못이 있다. 오프라인에 비교하자면 길거리에서 가두확성기를 불법데시벨로 틀어놓은 정도의 일이다. 절대로 징역 살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방해’? 네이버의 실명정책을 어겼다고 한들 그건 네이버의 비지니스모델일 뿐 국가가 개입해서 형사처벌로 보호할 일인가? 더욱이 지인들이 자신의 계정을 제공해준 것이라면 실명정책을 어기기는 한 것인가?”라며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노조탄압할 때 사용자가 피해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노조에게 업무방해죄 뒤집어씌울 때가 자꾸 생각난다.”고 했다.또 “‘여론 훼손’? 네이버 댓글 양상이 언제부터 여론이 되었는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그냥 그건 여론이 되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 안 쓰는 도구를 써서 주의를 끌면 여론훼손죄가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미네르바가 페이스북 이전 시기에도 팔로워들이 수십만명이었고 이 수십만명이 몰리는 걸 보고 여론을 호도한다며 난리쳐서 미네르바가 처벌을 당했다. 그땐 다음아고라가 ‘여론’이었고 지금은 네이버댓글이 ‘여론’이라는 식이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여론훼손죄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처벌하는 건 원님재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 댓글과 비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선거에 영향을 줘서 범죄가 된 게 아니라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무원은 종인데 종이 주인을 오도하려고 해서 범죄가 된 것이다.”며 “국민들이 합법적인 도구를 이용해서 (매크로가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그럼 MS엑셀도 불법이다) 열심히 의사표시를 한 걸 가지고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문제이다.”고 했다. 다음은 박경신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인터넷에 검은 리본을 달아야 할 날> 처음부터 잘못 되었다. 김경수와 드루킹을 분리해서 사고하려는 전략 자체가 힘겨워 보였다. 그렇게 긴 기간을 그렇게 많은 텔톡이 오는데 보지않았다고 입증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이럴게 아니라 드루킹의 행위 자체가 중범죄가 될 수 없음을 힘을 합쳐 소명했어야 한다. 드루킹에 대한 유죄판결은 이미 인터넷의 사회적 역할에 조종을 울린 날이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댓글/추천 올리기에 대해서 컴퓨터업무방해죄를 적용한 사례들이 있지만 내가 아는 한 모두 벌금형 정도였다. 당연하다. 첫째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컴퓨터들이 작동하는 방식대로 그 결을 따라 이용을 했고 일일이 손으로 할 것을 자동화한 것 뿐인데 이걸 갑자기 범죄로 몰아치는 것은 신뢰이익에 어긋난다. 미국교수에게 물어보니 웹사이트라는게 원래 막노동으로 하던 걸 자동화한 것인데 웹사이트 만드는 것도 범죄냐고 반문한다. OECD국가 중에서 매크로 어뷰징을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 있으면 제발 알려달라. 둘째 우리나라 인터넷규제가 유별나서 드루킹의 행위도 처벌된다고 치자. 다른 댓글들에 쏠렸을 관심을 가로챘다는 잘못이 있다. 오프라인에 비교하자면 길거리에서 가두확성기를 불법데시벨로 틀어놓은 정도의 일이다. 절대로 징역 살 일이 아니다. ‘업무방해’? 네이버의 업무에 대한 손해가 정녕 징역2년어치가 되는가? 네이버의 실명정책을 어겼다고 한들 그건 네이버의 비지니스모델일 뿐 국가가 개입해서 형사처벌로 보호할 일인가? 더욱이 지인들이 자신의 계정을 제공해준 것이라면 실명정책을 어기기는 한 것인가? 네이버가 각자 스스로 쓴 댓글을 통해 여론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도 네이버의 소망일 뿐 이용자들이 곧이곧대로 안 따라 주면 범죄가 되는가? 교수가 좋은 학생들 키우고 싶어서 제발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라고 얘기하는데 학생들이 10시간 공부 안하면 교수에 대한 업무방해가 되는가?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노조탄압할 때 사용자가 피해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노조에게 업무방해죄 뒤집어씌울 때가 자꾸 생각난다. ‘여론 훼손’? 네이버 댓글 양상이 언제부터 여론이 되었는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그냥 그건 여론이 되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 안 쓰는 도구를 써서 주의를 끌면 여론훼손죄가 되는가? 미네르바 처벌하고 비슷한 동어반복의 냄새가 난다. 미네르바가 페이스북 이전 시기에도 팔로워들이 수십만명이었고 이 수십만명이 몰리는 걸 보고 여론을 호도한다며 난리쳐서 미네르바가 처벌을 당했다. 그땐 다음아고라가 ‘여론’이었고 지금은 네이버댓글이 ‘여론’이라는 식이다. 게다가 여론훼손죄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처벌하는 건 원님재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대국가에 여론훼손죄는 이정현씨가 최근 유죄판결을 받은 방송간섭죄밖에 없고 방송은 방송에게 주어진 특수하고 독점적인 임무 때문에 그런 보호를 받는 것이다.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의 활동이 생각난다. 소비자불만전화는 소비자불만을 털어놓으라고 만든 곳이고 소비자들이 전화해서 ‘당신 물건 팔아줬는데 당신네 회사가 조중동에 광고해서 기분나쁘다’라고 불만 털어놓았더니 불만을 조금 많이 털어놓았다고 업무방해죄로 처벌당했다. 네이버게시판은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고 추천하라고 만들어놓았고 드루킹은 댓글을 달고 추천하는데 더 열심히 하려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더니 업무방해죄로 처벌되고 있다. 애시당초 알고리즘의 기능방식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므로 원래 컴퓨터업무방해죄의 입법목표였던 해킹도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이 자유롭게 이합집산하며 의견을 표시했던 날은 이제 종부지를 찍는 것인가? 이제 인터넷은 대중운동의 요람이 되지 못하고 극우보수의 가짜뉴스와 일베의 혐오글들만 남기자는 것인가? 국정원 댓글과 비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선거에 영향을 줘서 범죄가 된게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해서 즉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무원은 종인데 종이 주인을 오도하려고 해서 범죄가 된 것이다. 국민들이 합법적인 도구를 이용해서 (매크로가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그럼 MS엑셀도 불법이다) 열심히 의사표시를 한 걸 가지고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문제이다. 할 말이 너무 많지만 바빠서 줄인다. 좀 더 자세한 주장은 아래 시사인 글에 있고 더욱 자세한 주장은 아래 논문에 담겨 있다: 박경신, “드루킹 ‘댓글조작’ 의 형법 및 공직선거법 적용에 있어서 합헌적 해석의 필요성”, 『選擧硏究』 2018, vol.1, no.9, pp. 259-285 (27 pages)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18904&fbclid=IwAR2vBHa1Q4gHF_DXkJhwXNo6lzTLWj1AOThkL7BKHBUclfJHqqTWXYQ4VbY 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1746&fbclid=IwAR2bvftL2sVCoL7PdTS4n9SYinC-2MCXlGCSwnWaIPEC2d45pklgguXtQtA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시작부터 파행됐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하고 임 전 차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당분간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30일 오후로 예정됐던 임 전 차장의 첫 공판기일을 잠정 연기했다. 2월 중 예정됐던 재판 일정도 모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 11명은 전날 사임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가 공판준비 기일을 추가로 열지 않고 정식 재판에 들어간 것과 앞으로 주 4회 재판을 하겠다는 재판부의 계획에 항의하는 뜻으로 읽힌다. 임 전 차장의 재판은 지난해 12월 4차례 준비 기일을 가졌지만 검찰 수사기록의 열람 범위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변호인단은 “아직 8만쪽에 달하는 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해 공소사실도 파악이 안 됐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구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방대한 서류증거와 다수의 증인 등 심리할 내용이 많아 재판 일정을 빠듯하게 잡자 재판 절차를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의 전략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임 전 차장이 재판을 끝까지 ‘보이콧’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을 전면 보이콧했지만, 임 전 차장은 이처럼 방어권을 아예 포기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에게는 구속 기간(6개월)이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며 충분히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을 지켜보면서 하려고 시간을 끌어 보려는 것 같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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