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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 北송금 담화-남은 의문점/“정상회담과 무관” 곳곳서 모순

    대북 송금 논란과 관련,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해명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거액의 송금 결정과 실행을 현대라는 일개 기업이 주도했다는 해명은 얼른 이해가 안된다.북한에 제공키로 한 5억달러 가운데 3억달러의 행방도 확실치 않다.구체적인 환전·송금 경로도 미흡하다.산업은행의 4000억원 대출 외압 관련 의혹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현대의 대북 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은 아무런 연관이 없을까. 이날 회견에서 임동원 특보는 현대의 대북지원 과정 날짜 등을 설명하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현대가 대북 사업을 주도했다 하더라도 ‘대북 송금 과정에서 정부가 환전 편의만 제공했겠느냐.’는 지적이 그렇다. 청와대는 대북 송금과 관련된 현대와 북측의 협상이 정상회담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다.정상회담 일정이 당초 6월12일에서 하루 늦춰진 이유가 대북 송금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송금 시기의 약속은 현대와 북측간에 이뤄진 것”이라며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간 접촉을 시작하면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2000년 3월부터 싱가포르에서 북측의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으며,국정원에서 대북 송금의 환전 편의를 제공한 점 등은 정황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었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현대 정몽헌·이익치 회장이 만남을 주선한 것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에서 현대측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혀 개연성까지는 부인하지 않았다.김재천기자 patrick@kdaily.com ◆나머지 3억달러 행방 ‘3억달러는 어디로?’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가 14일 대북송금 관련 현대측이 7대 경협사업에 대한 독점권의 대가로 5억달러를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대북송금액은 5억달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송금액수는 2억달러이다.현대상선이 2000년 6월9일 국가정보원의 환전 편의를 받고 북측에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3억달러는 오리무중이다.임 특보도 “5억달러 제공 보고를 받았지만 이 돈이 모두 북측에 전달됐는지는 모른다.”고 말해 3억달러가 언제,누구의 손에 의해,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 2억달러를 포함한 전체 송금 규모와 경로 등에 대해서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 회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kdaily.com ◆환전 및 송금경로 대북송금의 구체적인 경로는 오리무중이다.국가정보원이 환전·송금에 모두 개입했는지,외환은행이 조직적으로 지원했는지,도대체 어떤 경로로 송금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임동원 외교안보통일 특보는 “(국정원장 재직 당시인)2000년 6월5일 현대측으로부터 대북송금 환전 편의를 봐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련부서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환전부분만 거론했고 송금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환전·송금 모두 패키지로 지원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국정원장이 직접 협조 지시를했다면 외환은행 고위층이 개입했을 개연성은 높아진다.김경림 외환은행 이사회 회장(당시 행장)은 이와 관련,“대북송금에 대해서는 사후에도 보고받은 적이 없으며,은행 창구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보고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정현기자 jhpark@kdaily.com ◆4000억대출 외압의혹 해명에서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과정에서의 외압여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하지만 관계자의 설명과 정황을 보면 청와대의 외압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는 현대가 북한에 7대사업 독점권으로 5억달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2000년 6월5일 환전협조 요청도 받았다고 말했다.현대는 하루 뒤인 6일 산은에 대출신청을 했고,다음날인 7일 4000억원을 수표 65장으로 받았다.신청에서 대출까지의 과정은 초고속으로 이뤄졌다.고위층의 압력이 없었으면 관행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엄낙용 전 산은 총재도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한광옥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근영 산은 총재에게 4000억원을 대출해주라고 전화했다는 얘기를 이근영 금감위원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외압경로가 청와대→금감위→산은이라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임동원 특보가 밝힌 경위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는 14일 김대중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사건에 관한 보충설명을 통해 대북 송금 경위 등을 밝혔다.다음은 임 특보가 밝힌 사건의 진상과 경위. ●현대의 대북송금 배경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대북진출사업에 남다른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 회장은 대북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되었다.정 회장은 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소떼 1001마리를 몰고 방북했고,2차 소떼 방북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30년간 독점권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는 그 다음해인 99년부터 북한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건설 및 기간산업 투자에 참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그렇게 해 합의된 사안이 바로 7대 경협사업이다. 당시 이런 대규모 협력사업들을 독점하기 위한 대가로 5억달러를 지불키로 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있다. ●대북송금 관련 정부개입 여부 국정원장 재직시인 2000년 6월5일께 현대측에서 급히 환전편의 제공을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받고,관련 부서에 환전편의의 제공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한 바 있다. 국정원은 외환은행에서 환전에 필요한 절차상의 편의를 제공했고,6월9일 2억달러가 송금되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다른 대북사업들과 함께 현대의 대북경협사업 추진현황을 계속 검토해왔고,남북경제공동체 건설 차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해 주기로 한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현대 대북사업과의 관련성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98년부터 99년까지는 남북 당국간에는 이렇다할 접촉창구가 없는 상황이었다.현대를 비롯한 일부 민간기업만이 대북경제협력차원에서 북한과의 접촉과 대화가 유지되고 있을 때였다.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출범 초기부터 ‘남북정상회담 용의’를 표명해왔으며 2000년 3월9일에는 ‘베를린 선언’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의 도로·항만·철도·전력·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지원” 의사도 밝힌 바 있다. 현대측의 대북사업과 대통령의 의지표명에 힘입어 2000년 3월 초부터 4월 초까지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측의 송호경 아태부위원장이 만나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했고 4월8일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시 현대의 정몽헌 회장과 이익치 회장은 양측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현장에서 양측을 소개한 바 있으나,정상회담을 위한 협상과정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대가 여부 우리 정부는 어느 누구도,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대가 제공 문제를 협의한 바 없다. 현대의 대북송금이 정상회담의 대가라는 주장이 있지만 현대측에 따르면,경협사업 독점권에 대한 대가이며,이와 관련한 협상도,정상회담이 논의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실제 현대와 북한측의 경협사업 합의에는 현대가 주도하여 국내외 기업들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추진하며,토지를 북측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각종 혜택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상회담 직전에 2억달러가 송금된 사실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송금시기 약속은 현대와 북측간에 이뤄진 것이다. 시기가 그렇게 결정된 것과 관련해 저는 현대와 북한측 모두 정상회담 이전에,독점권과 그 대가를 확실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정상회담 대가 제공의 근거로 정상회담 일정변경을 인용하고 있지만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다.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북한측은 우리 언론이 방북경로와 일정 등을 상세히 보도하자 두 정상의 경호·안전문제와 관련,불만을 표시했고 남북간에는 당초 6월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 일정을 놓고 하루 앞당기거나 하루 늦추자는 논의가 있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일정 연기 조치는 6월10일 저녁에 제기됐고,현대의 2억달러 대북송금은 그 전날인 6월9일 이미 이뤄졌던 것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DJ담화 정가·현대측 반응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12가지 문제점’을 적시하는 등 의혹이 더 증폭됐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케 했다는 반응이다. 당 대북뒷거래 진상조사특위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의 정상 경협을 당국이 편의제공을 했다는데 왜 남북교류협력법 등을 무시하고 뒷거래를 했는지 해명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해구 위원장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 환전편의를 지시해놓고 사후보고를 못 받았다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자금이 김정일 위원장 개인계좌로 들어갔는지,핵개발 등 군비증가에 사용됐는지 등 송금경로와 사용처 등 국익과 안보에 관련된 의문이 전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금액수에 대해서도 이성헌 의원은 “여러 경로로 통해 5억달러 이상 지원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이주영 의원은 “정상회담 대가가 아니라면 왜 회담 직전에 허겁지겁 대출을 받고 국정원을 통해 송금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엄호성 의원은 “한광옥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출압력 전화를 했다는 국감증언이 있었다.”면서 대출과정을 밝히라고 요구했다.박정경기자 olive@kdaily.com ◆盧측.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과 민주당은 14일 “담화 내용과 해명 취지에 대체로 공감한다.”면서 “이제 여야가 국회에서 국익을 고려해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다만 노 당선자측은 “지난 1월7일 임동원 특보가 노 당선자에게 관련 보고를 하면서 뭔가 불충분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해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현 정부와 같은 처지로 분류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는 “노 당선자가 (임 특보의) 설명을 듣긴 들었으나 오늘 담화 내용보다 구체적이지 못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는 “김 대통령이 진작에 사과하고 책임진다고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것도 안 할 줄 알았는데….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필요하면 국회 상임위에서 책임있는 당국자의 증언을 듣고 국익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당론을 피력했다.정대철 최고위원도 “추가 해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는 여야 총무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게 옳다.”면서도 사법심사 여부에 대해선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kdaily.com ◆현대.금융권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등은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 발표를 계기로 대북 송금 파문이 조속히 가라앉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금강산 육로 시범관광길에 오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대북 송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반면에 대북 송금과 관련된 금융당국과 긍융권은 ‘고민,당혹,후련’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기업이 대통령 성명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대국민 성명까지 발표했으므로 대북 송금 문제가 일단락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의 대북사업 의미를 무시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한 만큼 국익을 위해서라도 더이상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전체적인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각론에서는 일부 해명이 미진한 부분도 있어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해 줄 당시 산은총재를 지냈던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북송금의 주체인 현대상선의 회계감리를 진행중인 금융감독원도 골치아파하고 있다.현대상선의 자료제출 거부로 본격 감리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해 감리가 끝난 뒤 처리방향 설정이 고민스럽다는 얘기다.산업은행 관계자는 “대북 지원은 현대가 앞장서고 청와대가 인지했으며,정부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산은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을 도와주지 않을 수 없었고,산은총재는 힘이 없는 자리”라며 시대상황론과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외환은행 김경림 이사회 회장은 담화 직후 “약속이 있다.”며 황급히 집무실을 나갔다.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송금 사실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행장에게 물어보라.”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갔다. 박정현 김경두 김유영기자 jhpark@
  • 경제빅4 팀워크에 우선순위

    ◆급류타는 새정부 組閣인선 추천인사 관료·비관료 출신 절반씩 경제부총리 김진표·강철규씨 거명 예산처장관 박봉흠·허성관등 추천 안정이냐,개혁이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내각 인선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발탁되는 청와대 인선과는 달리,내각은 행정 및 관리능력이 검증된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노 당선자가 안정성은 물론 개혁작업에 동참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어 인사추천위 관계자들이 최종 추천후보를 선정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특히 이런 고민은 새 정부의 경제를 이끌어갈 경제부총리와 기획예산처장관,공정거래위원장,금융감독위원장 등 ‘경제부처 빅4’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수위 경제1분과 인사추천위 관계자는 9일 “노 당선자는 경제장관 인선과 관련,개혁성과 전문성,초심을 유지하는 신념 등을 인선기준으로 제시했다.”면서 “안정성과 개혁성을 함께 갖춘 인사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실 안정성과 개혁성을 함께 갖춘 인물을 찾는것은 쉽지 않다.안정성을 강조하면 관료출신이,개혁성을 강조하면 학자출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관계자는 “재경부·예산처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금감위원장의 경우 각각 10∼15명 선으로 추천인사를 정했다.”면서 “관료 및 비관료 출신이 절반씩 섞여 있으며,부처간 팀워크를 잘 이룰 수 있는 인사를 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수위원들은 대체로 개혁성향의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당선자는 경제는 개혁도 필요하지만 안정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을 강조하고 있어 그 결과가 관심거리다. 경제부총리의 경우 경제정책을 잘 이끌면서도 재경부의 관료적인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인물이,기획예산처는 지방분권 및 각종 개혁에 노 당선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이 추천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공정거래위원장과 금감위원장은 재벌 및 금융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경제부총리에는 김진표 국무조정실장,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장승우 기획예산처장관,윤진식 재경부차관,이정우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등이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예산처장관에는 박봉흠 예산처차관,최종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허성관 경제1분과 인수위원 등이 추천됐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윤영대 공정거래위 부위원장,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등이 추천됐으며,금감위원장은 장하성 고려대 교수,이정재 전 재경부차관,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이동걸 경제1분과 인수위원 등이 추천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장관인선 어떻게 진행되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차기 정부를 이끌 초대 내각의 인선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 당선자측은 5단계 추천·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20일쯤 19개부처 장관 인선을 모두 끝마칠 예정이다.이에 앞서 이번주 안에 정책실장 등 청와대 비서실 인선을 완료할 방침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7일 인수위 정무분과 및 경제1·2분과 인사추천위,8일 사회여성문화분과 인사추천위원회에 잇따라 참석,“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관리능력도 중요하지만 정책방향에 있어서 개혁성이 있어야만 새정부의 개혁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도덕성,전문성,직무수행능력 등도 중요한 인선 기준으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다. 인수위는 지난달 25일 국민제안 장관 후보로 18개 부처(국방부 제외) 1870명을 추천받은 뒤 지난 6일 기초심사를 통해 후보 955명을 추렸다.주요 부처별로는 ▲교육부 120명 ▲보건복지부 64명 ▲재정경제부 57명 ▲통일부 48명 ▲법무부 44명 등이다.10일까지 이를 5개 분과위별 심사를 통해 부처별 10명 안팎으로 줄일 뒤 15일까지 전체인사추천위원회에서 부처별 3∼5명으로 압축한다.9일 현재 분과위별 심사를 진행중이다.이어 16일부터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 등이 이끄는 인사검증위원회에서 3명 이내의 최종후보를 선정,노 당선자와 고건 총리 지명자에게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방대한 인재풀 명단을 작성하는 이유는 초대 내각을 엄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음번 인사에도 추천 명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전경련회장 수락한 손길승회장

    ‘이순(耳順)에 숙명을 받아들인 사나이’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8대 회장직을 공식 수락한 날은 61세 생일이었다.그는 1941년 2월6일 경남 하동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오너의 친인척이나 창업공신이 아닌 손회장이 대기업 총수를 거쳐 마침내 재계총리 격인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새삼 샐러리맨들의 꿈과 희망봉으로 불릴 만하다. ●결단에는 조건이 있다 손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4가지 과제를 전경련에 주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발휘하는 재계로 변화하고,대화와 토론을 통한 회원사 이해조정,회원사와 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그리고 동북아 중심국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싱크탱크로의 변화 등이다. 자신의 ‘전공’인 동북아경제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협력,재계 내부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손회장은 이날 “재계와 전경련이 신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해 국민의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락배경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지만 재계 원로와 회원사 회장단 여러분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전경련을 순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오너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기획실장 20년 지내 손회장의 수식어 가운데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SK그룹 경영기획실장을 20년간 지낸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1965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에 공채1기로 입사한 이래 78∼9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기획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워커힐호텔,유공(현 SK㈜),SK증권,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SK생명 등 그룹의 명운을 가른 주요 계열사 인수를 주도,SK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최종현(崔鍾賢) 회장 타계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의 ‘투톱체제’를 이끌면서 파트너십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쪽 사업확장에 주력하면서 한·중·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동북아경제공동체론의 ‘전도사’ 역할도 맡고 있다. 경남 진주고(29회)와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상대 59학번이자 ROTC 1기 출신이어서 재계의 리더 역할을 한다.박용성(朴容星) 대한상의회장(두산중공업 회장), 진념(陳) 전 경제부총리,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회장,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학 동기다.부인 박연신(朴姸信) 여사와 2남.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손길승-손병두 어떤 사이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추대됨으로써 앞으로 손병두(孫炳斗·사진) 부회장과 함께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은 경남 진주 출신의 동갑나기로 50년간 우정을 다져온 절친한 막역지우다.재계에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으로 알려진 터다.진주중 동기인 이들은 고교시절 잠시 떨어져 있다가 서울대 상대에 진학하면서 1년 선후배로 다시 만나 ROTC 선후배로서도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손회장은 진주고,손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의 우정은 대학 졸업후 각기 다른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지속됐으며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두 사람은 전경련에서 활동하면서 정치자금 제공원칙 표명 등 현안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양손 궁합’을 과시했다.손회장이 고사 방침을 번복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손부회장의 집요한 요청과 설득이 뒷받침됐다. 특히 손부회장을 전경련에 천거한 것도 바로 손회장이었다.손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손부회장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절친한 친구인 손회장과 함께 일하기에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가 회장으로 오더라도 회장을 제대로 보좌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책에 맞게 처신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그동안 새 정부의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빚는 등 독단적 행동을 취해온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전경련의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kdaily.com ★막전막후와 재계 반응 재계는 손 회장이 전경련을 무난히 이끌 것이라며 대체로 반겼다. 재계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 정부와 갈등을 잘 풀어갈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오너 출신이어서 총수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기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선대 회장 선영 ‘결단행’ 손 회장은 5일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을 만나 재계 입장을 설명들은 뒤 밤새 장고를 거듭했다.이어 6일 새벽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출근,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21명이 참석했다.일부 인사는 “현재의 여건상 전경련 회장 취임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시간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결국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전경련에 통보하는 것으로 회의는 끝났다.손 회장은 최 회장과 20∼30분 정도 독대한 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최종건(崔鍾建) 1대 회장,최종현(崔鍾賢) 2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결단’의 마음을 다졌다. ●삼성이 ‘산파역’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의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이건희 카드’가 여의치 않자 전경련 김각중(金珏中) 회장은 지난달 이 회장에게 손 회장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손 회장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회장을 맡아 달라.내가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이어 20일 이 회장은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을 직접 보내 전폭 지원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도 만나 손 회장의 회장직 수락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이에 최 회장은 손 회장에게 개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결국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 北송금 파문/정치권 해법 논란 ‘비공개 증언’ ‘특검’ 기싸움

    대북 비밀 송금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당선자측과 여권에서 관계자들의 비공개 국회 증언에 이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對)국민 해명·사과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같은 ‘선(先)증언-후(後)해명론’이 제기된 데는 남북교류·협력의 성과가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대북 지원 내역을 전면 공개할 수밖에 없는 특검제를 도입하기보다는 먼저 진상부터 비공개로 살펴보자는 논리다.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사건 은폐 시도”라며 이번 파문을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선(先)증언-후(後)해명’ 민주당과 노 당선자측에서 거의 동시에 제기됐다.청와대도 ‘비공개라면….’이라며 싫지 않은 눈치다.때문에 청와대와 노 당선자측,민주당이 지난 5일 김 대통령의 담화를 기점으로 뭔가 물밑 조율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6일 “(김 대통령의 ‘전모 공개 불가’ 언급에 대해)뒤집어 생각하면 비공개로는 얘기할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비공개라면 대통령의 사람들이 얘기할 수 있고,대통령은 나중에 대미를 장식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원기 의원은 “대통령이든 다른 당사자들이든 국민 정서로 봐서 좀더 진솔하고 자세하게 해명해야 한다.”며 문 내정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정균환 총무도 이날 아침 KBS 라디오에 출연,“국회 관련 상임위에서 관련자를 증인,참고인으로 불러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비공개할 것은 비공개해야 한다.”며 국회 증언 방식을 주장했다. 청와대는 여야가 관련 당사자의 국회 출석 비공개 증언 방안에 합의하면 이에 응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은 비공개 증언은 가능하다는 입장 표명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해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칼자루 쥔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그러면서도 연일 민주당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이번 일을 계기로 대선에서 실추된 명예를 만회하고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과 당선자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이규택 총무는 “어떤 일이 있어도 특검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김영일 총장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박희태 대표권한대행도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이번 사건은 10개 이상의 현행법 위반 등 범죄적 수법이 개입돼 있는 만큼 특검이 아니고서는 밝힐 수 없게 됐다.”며 여권과 청와대를 압박했다. 결국 해법의 열쇠는 한나라당의 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국회 과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다수결로 특검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여권으로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kdaily.com ★박희태 대행 국회연설 안팎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의 6일 국회 연설은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지만,현 정치상황을 놓고 보면 여권에 대한 경고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박 대행은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제 수용을 강력히 요구했으며 대미·대북관,외교관 등 노무현 당선자의 상황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나아가 “새 정부가 국민적 의혹을 덮으려 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해둔다.”고 못박았다.박 대행은 특히 상생의 정치를 언급하면서 “야당을 파괴한 정권은 성공한 적이 없다.”거나 “(상생에 대한) 약속을 먼저 지키라.”고 강조,여권에 먼저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대표 연설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주요 현안을 대체로 잘 짚었다는 평가다. ●대북 송금 박 대행은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위해 교류협력법이나 경협기금법을 마련했고,지난해 자금이 4000억원이나 남아서 올해로 이월됐다.”면서 “이를 통해 종교단체나 기업 등이 쌀도 주고 금강산 관광도 하는 등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데 왜 대통령만 유일하게 불법이 아니면 할 수 없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노 당선자에게 “진실을 고백하라고 김 대통령에게 조언해야 하며 그 길이 상생하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통치행위’논란에 대해서는 “‘왕의 말이 법’이 되는 전제군주시대의 낡은 개념”이라면서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법치주의가 심화된 오늘날은 재직시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 일시적인 특권만 있을 뿐,대통령의 행위도 성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럼에도 “국민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 대통령의 독단에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 박 대행은 “노 당선자는 세계가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북한과 국제사회를 중재하겠다.’고 했지만,북핵에 있어 우리는 제3자가 아닌 당사자”라면서 “이에 대한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강조했다.또 “미국 내에서 반한(反韓)·혐한(嫌韓) 분위기가 확산되고 주한미군 철수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면서 “국내의 반미 여론과 함께 이를 가라앉히고 미군철수 절대불가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 대표는 김대중 정권이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찾다 동향 출신의 ‘끼리끼리 정권’으로 전락했는데,노무현 정권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찾다가 ‘외곬 정권’이 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인재 등용을 주문했다. 이지운기자 jj@
  • 北송금 파문/“공개땐 失 크다” DJ 입장 고수,사실상 해명 거부

    현대상선의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과 민주당이 5일 김대중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청와대측이 거부함으로써 양측간 신경전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청와대측의 태도에 대해 야당은 물론 노 당선자측과 민주당 신주류의 반응도 비판적이다.여론도 대체로 부정적인 듯하다. 노 당선자측은 김 대통령이 더 이상 해명할 뜻이 없음을 밝히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공식적인 반응은 하지 않았지만,‘진상은 규명돼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청와대를 계속 압박했다.‘진상공개’를 재확인한 것 자체가 ‘전모공개 반대’에 대한 반대입장으로 해석돼 앞으로 노 당선자측과 청와대간의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난감하다.지금으로선 공식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임채정 인수위원장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전모공개 반대 입장을 받아주겠느냐.”면서 “청와대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밝히고,국민들한테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는 “이것으로 국민이 가진 의혹이 다 해소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의혹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그는 이어 “(김대통령의 이날 언급이)마지막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해 추가해명의 전단계가 될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 당선자 측근들 사이에는 김 대통령의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대통령이 ‘전모공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서다.특히 전모가 공개될 경우 우려되는 파장과 역작용을 경고함으로써 정치권의 특검제 논의에 제동을 걸려는 측면도 있다. 이에 앞서 조순용 청와대 정무수석도 현대 및 남북관계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송금경위 등 전모를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반면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한 뒤 “김 대통령이 다시 나서는 게 어렵다면 사건의 실체를 아는 핵심들이 대통령을 대신해 설명하고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순서 아니겠느냐.”고 말해 내부 논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오풍연 김경운기자 poongynn@kdaily.com ◆김대통령 발언 요지 현대의 대북거래를 통해 현대가 북한의 거의 전 경제분야에 참여하고,이를 통해 한국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엄청난 장래의 가능성이 열렸다.이제 철도가 열리면 우리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국가가 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동·서독의 예를 보다시피 공산권과의 거래에 있어서는 공개하지 못할 일이 많이 있다.북한은 법적으로는 반국가단체이다.지금 우리는 반국가단체와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공개적으로 다루지 못할 일도 있는 것이다.또 초법적으로 처리할 일도 많이 있다.북한에 투자해서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이런 의미에서 이번 일이 불거졌을 때 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나,남한의 기업이 이미 확보한 권리를 위해서나,현실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상대하는 것은초법적인 범위의 일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우리의 법을 갖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평화를 위해서나 미래를 위해서,또 반국가단체와 접촉하는 일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모든 것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국익에도,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 美, 특사단에 거론 관심/주한미군 수도권밖 재배치할 듯

    최근 미국이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어 그 취지와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측은 지난 4일 방미 중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특사단에 ‘한·미동맹 관계의 재조정’을 거론하면서 서울 용산을 비롯한 한강 이북에 있는 미군기지를 재배치하는 문제를 새 정부와 협의하자고 요청했다는 것이다.정대철 특사단장은 “파월 국무장관,럼즈펠드 국방장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미측이 한강 이북에 있는 미군 기지의 이전문제를 포함한 미군 주둔의 효율성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미측의 문제 제기가 주한미군의 전후방 배치 등 작전개념까지 포함한 것인지,단순한 기지 운영의 효율성 측면만을 강조한 것인지 확실치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다수의 전문가들은 한강 이북에 있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언급에 대해 대화 상대자가 당선자 특사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을 염두에 둔 ‘덕담’ 성격의 발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즉 휴전선과 가까운 북쪽에 배치된 주한미군에 대해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만큼,주한미군을 후방으로 뺄 경우 한반도의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의 이서항 교수는 “미측의 언급은 한반도 지역 안정을 돕겠다는 것으로 ‘한강 이북의 전력을 후방으로 돌린다 해도 전술적으로 크게 밀릴 것이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그는 미군기지를 후방으로 옮길 경우 주변국의 군사적 긴장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군 기지 이전 문제는 한국에서의 철수나 감군이 아니라 한강 이북의 기지를 ‘수도권 밖’ 후방에 재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지만 정작 미군기지 후방 이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실제로 지난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전방 미군기지의 후방 이전이 추진됐지만 천문학적인 비용과 대체부지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결국 포기한 적이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미군기지의 한강 이남 이전이 추진된다면 기지 규모의 축소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일각에서는 미측의 언급이 주한미군의 역할 축소를 염두에 둔 계산된 발언으로도 본다.한 군사 전문가는 “최근 한국 내에서의 잇단 반미시위 등에 대한 반감으로 미측이 특사단 일행에게 ‘북한의 위협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지역별 설 民心기자 방담/””인사 탕평.경제 회복 급하다””

    ◆수도권·충청 ‘경제문제 해결과 능력위주의 인사’. 취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쏟아진 국민들의 주문은 이렇게 요약된다.설연휴 기간,대한매일 기자들이 전국 각지의 ‘귀향 사랑방’에서 채집한 민심이다.‘설 민심’을 기자 방담으로 풀어본다. -서울에선 노무현 당선자에 대해 호감과 기대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대체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즈음한 불경기를 체감해서인지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입니다.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도 지방도시도 엇비슷한 반응입니다.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더 나아질 것도 없지만 잘못 뽑았다고 실망할 이유도 아직 없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TV 등을 통해 당선자의 활동 모습에 친숙해지면서 “우려한 만큼 과격하지 않은 것 같다.”,“서민적인 모습이 괜찮더라.”는 등 달라진 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선 개표 직후 일제히 방송된 노 당선자의 홍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지난달 31일 노 당선자와 권양숙 여사가 SBS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관심있게 시청했다는 대답을 제법 많이 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노 당선자가 ‘진보적인 위험 인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찍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런 의식이 희석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문제입니다.갖가지 불만도 쏟아졌습니다.경기도 광명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50대 운전기사는 “이번 설 연휴가 2∼3년 동안 최악의 불경기”라면서 “별다른 기대감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여성은 “언론에 노 당선자의 근황이나 인수위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감흥이 없다.”면서 “새 정부가 시급히 손 볼 일은 불경기를 푸는 것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대체로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불경기를 직접 호소하지는 않았으나 “노 후보의 당선 이후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최근 주가하락으로 낙담한 이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는 40대 남성은 “차기 정부의 취약성은 경기 침체와 대미 외교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역감정 해소 문제도 우리 사회에선 중요한 문제입니다.“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지역감정이 사라졌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나아질 것이 뭐가 있겠느냐.”라는 부정에 가까운 대답을 많이 들었습니다.경기도 수원에 사는 50대 남성은 “김대중 정권 때에는 지역차별을 너무 의식해 오히려 능력이 있으면서도 역차별을 받는 일이 많았다.”면서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재들도 두루 등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했습니다. -충청권의 서민층은 대선 당시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체로 많은 편이었습니다.반면 부유층에선 “정치에 관심없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하는 경우가 흔했지요. -하지만 한편으론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공약 탓인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희망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정국의 핫이슈인 2억달러 대북송금에 대해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에 소떼를 몰고 간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아 흥미롭더군요. 아마도 고 정 회장의 서산 농장이 충청권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면 노무현 새 정부가 국정조사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습니다. ◆영남·강원 -영남권에서는 ‘비(非) 노무현’ 성향이 여전히 강하더군요.“노 당선자가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요즘 뉴스도 잘 안 본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이런 부류의 유권자들은 노 당선자를 여전히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채널을 돌린다.”고 한 부산의 50대 자영업자는 “앞으로는 ‘노(盧)’를 지지할 생각”이라면서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다.”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믿음이 가지 않는다.불안하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전달된 인수위와 정부간,인수위 내부의 불협화음도 이런 인식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듯합니다. -경남의 한 시골마을의 60대 노인도 “이제는 노 당선자를 지지하려고 해.그런데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해….”라고 하더군요. 경북의 한 60대 도민은 “노 당선자의 말(공약을 지칭)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도 했습니다. -경남의 한 공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배성춘(41)씨는 “지역에서 전폭적 지지를 보낸 후보가 2차례나 떨어진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노 당선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엿보입니다.호감도가 높아지진 않았지만,뉴스를 안 볼 정도의 거부감도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증언이었습니다.변화라고 할 수 있죠. -대구의 60세 자영업자는 “처음에는 (TV에서 당선자의) 얼굴을 보기가 싫었지만,서민적인 모습이 차츰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그냥 본다.”고 말했습니다. 30대의 자영업자와 회사원도 “그저 습관적으로 본다.”며 적극적인 거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니 지지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상당한 것 같아요.“바꿀수도 없고…,힘은 몰아줘야지.”라고 한 유권자도 많았거든요. -상대적으로 강원지역은 기대감이 큽니다.“이번에는 ‘찬밥신세’ 면하나….”하는 정서라고 봐야죠. -‘인사에서의 소외’가 원인인 듯합니다.역대 정권에서의 ‘피해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사문제에 관한 한 피해의식은 영남권이 더 강한 편입니다.그렇기에 ‘공평한 인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에 신물이 난다.검증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60대·경북)” “도와준 사람 쓰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능력없는 사람 갖다 놓으면 또 망한다.(39세·대구)”고들 지적했습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론도 많았지만,막연한 낙관론이나 기대감도 강하게 표출됐습니다. 특히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바람이 높았는데,아마도 노 당선자가 내건 ‘지방분권화’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일 것입니다. -대구의 한 40대 중소 상공인은 노 당선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면서도 “지방분권화에 역점을 둔다고 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대북 문제도 큰 현안입니다.특히 설 기간 내내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 송금’과 ‘통치권 논란’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밀실 뒷거래 지원을 비롯한 각종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고요.향후 여야 관계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강원 지역에서도 이 문제만큼은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습니다. 정리 김경운·이지운기자 kkwoon@kdaily.com ◆호남·제주 -노 당선자에 대한 호감은 호남과 제주 지역의 민심이 대체로 비슷했습니다.두 곳 모두 노 당선자의 지지 기반이었죠. -광주에선 지난해 3월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노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반면 김 대통령에 대해선 의외로 여러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광주 양동시장에서 30여년간 좌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김 대통령이 더 잘 해서 끝냈으면 노 당선자에게도 좋았을 텐데….”라면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호남지역의 젊은층은 대북 2억달러 지원에 대해 “김 대통령이 노 당선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권 막판에 털어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름의 해석을 내렸습니다.또 전남 순창의 40대 남성은 “통치권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위해 한 일이라면 관계 인사들을 사법처리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반면 광주의 40대 대학교수는 “남북문제를 떠나 현대상선이 대북지원을 하는 바람에 그 영향으로 발생한 부실을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남과 광주 주민들은 대선 당시 노 당선자를 95% 이상 지지했던 자신들의 모습이 다른 지역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궁금해 하더군요.그러면서 “우리는 민주당을 보고 찍은 것이 아니라 노무현의 개혁성과 사람 됨됨이를 보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노 당선자가 영남 출신이 분명한 데도 찍은 것은 5·6공 세력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북 주민들은 “노 당선자를 좋아하긴 하는데 김대중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고 말하더군요.김대중 정부가 전남과 광주에는경제적 혜택을 주었으나 전북은 소외시켰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선지 차기 정부에 대해서도 경제적 기대감은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다만 행정수도가 전북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은 전남·광주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별반 좋아진 것이 없는데 노무현 정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호남 주민들은 자신들이 노 당선자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생각이 깊은 탓인지 기대감보다는 주문이 많았습니다.광주의 한 대학생은 “서민 대통령 당선자인 만큼 학벌철폐와 지방대 육성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전북 남원의 60대 남성도 “김대중 정부가 잘 하고도 인사 정책에 왜 실패했는지를 뼈저리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노 당선자에게 측근과 친·인척 관리를 각별히 당부했습니다. -제주 민심은 ‘인간 노무현’에 대해선 기대감이 있으나 ‘민주당=호남당’이라는 고정관념 탓인지 민주당 출신 당선자라는 사실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다만 수도권 주민들처럼 경제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제주시의 한 여대생은 “김대중 정부 때 오히려 빈부격차와 지역경제간 차별이 심했다.”면서 “취임 직후부터 경제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서귀포시의 50대 주부는 “북한에 2억달러를 지원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으나 우리 경제부터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 인수위 제시 ‘인사제도 개편안’대부분 부정적“현행고시가 가장 투명하고 공정”

    면접채용땐 지방대 출신 진출 더 힘들어져 사법연수원 변호사 양성시스템으로 바꿔야 인수위 제시 ‘인사제도 개편안' 대부분 부정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관리직 공무원 충원제도를 개편해 고시 선발인원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를 인턴채용방식을 통해 뽑는 등의 인사제도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수험생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또 대부분의 사법연수원 수료자들이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연수원생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시키고 월급을 지급하는 것은 특정 자격 취득자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험생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시제도와 사법연수원제도 개편 논의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고시제도개편 인수위가 검토중인 국가고시 50% 면접 선발에 대해 수험생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옥부인’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매일 인터넷 홈페이지(www.kdaily.com)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고시제도가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없지만 공부 잘하면 고시에 합격해 가난한 부모님의 얼굴에 웃음을 줄 수 있었고,그나마 공개경쟁을 통해 공정성을 인정받았다.”면서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은 고시공부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발인원마저 대폭 줄이면 고시합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기업채용방식이 필기시험에서 면접시험으로 바뀐 뒤 지방대 출신자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졌고,외국어 능력이나 해외연수경력 등을 묻는 기업의 면접시험은 더더욱 가난한 자의 목을 옥죄는 형틀이 됐다.”면서 “가난한 자가 당당해질 수 있는 고시와 같은 제도들이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시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고시제도가 암기 위주의 평가방식이라는 비판에 대해 “고시공부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고시공부를 단순암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암기력보다는 학문에 대한 이해력과 특정사안에 대한 적용능력이 더 요구된다는 점은 간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행시를 준비중인 정모(29)씨는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고시제도가 심도있는 논의 과정없이 정치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는 느낌이다.”면서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공직적성평가제도(PSAT)의 성공적 정착 여부부터 살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수험생 최모(26·여)씨는 “고시제도 폐지 주장의 근거로 선진국 인사제도를 들고 있지만 우리나라 공직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선진국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 뒤 고시제 개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인수위가 검토중인 공무원 충원제도 개편안은 면접시험을 통해 선발한 대학생과 대학원생,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1년에 4개월간 인턴으로 활용한 뒤 업무능력과 적성 등을 평가해 관리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사법연수원제도 수험생들은 사법연수원제도와 관련,일정수준 개편돼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처방을 내놨다. 사법시험을 준비중인 박모(25)씨는 “다른 자격증의 경우 국가가 수천만원씩 들여 교육을시키는 경우는 없다.”면서 “자격시험인 사법시험 합격자들의 교육이나 연수도 수익자부담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박씨는 이어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마친 뒤 수입이 생겼을 때 교육비용을 갚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연수원생은 “현행 국가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는 연수원생들의 지위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여기에 현행 2년의 연수기간을 줄이거나 판사와 검사,변호사 등 직무별 실무교육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수험생 김모(31)씨는 “법률시장개방이 조만간 이루어지는 만큼 사법시험 합격자들을 위한 다양한 실무교육제도가 필요하다.”면서 “판·검사 임용 위주의 연수원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변호사 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IMT2000 가입자 통합번호 의무화

    ★이동전화 '번호체계 변경' 문답 ‘휴대전화 이용자는 혼란스럽다.’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이동통신 사업자 식별번호의 ‘010’ 통합과 번호이동 시차도입을 결정함으로써 앞으로 ‘특정 브랜드’보다 ‘통화품질’과 ‘싼 요금’이 우선 선택조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3200만 이용자의 혼선은 지속되고 있다.‘010’통합 및 번호이동제도가 무엇인지,제도가 시행되면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바꿔야 하는지 등 궁금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번호체계 왜 바꾸나 서비스 선택폭,품질 등 이용자의 편익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정부는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3%에 이르는 등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정부가 시장에 왜? ‘주파수’가 공용재이기 때문이다.이통사업자들은 일반기업 상행위와는 달리 국가가 빌려준 주파수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정부는 사업 시행 초기부터 ‘유효경쟁체제’란 제도를 도입,LG텔레콤,KTF 등 후발 사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어느 업체가 유리하나 두 제도는 LG텔레콤,KTF가가장 바라던 구도다.벌써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한 두 업체의 공조 얘기도 나오고 있다.혜택이 가장 많은 LG텔레콤의 경우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시장을 다시 뺏길 가능성이 있다.SK텔레콤의 현재 시장점유율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010’ 번호통합이란 이동전화 사업자에게 주어진 011,016,019 같은 사업자 식별번호(앞 3자리)를 없애고 ‘010’으로 단일화하는 제도다. ●번호통합,왜 도입하나 외국엔 사업자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국가가 없다.따라서 정부는 2세대 서비스에선 번호통일을 못했지만 3세대 서비스때부터는 이를 바로잡아 시장 ‘쏠림현상’을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모두 ‘010’으로 바꿔야 하나 2세대 서비스(011 등) 가입자 중 원하는 사람에 국한한다.따라서 기존 가입자는 불편이 없다.그러나 6월 상용 예정인 IMT 2000(3세대 영상이동통신)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010’ 통일번호를 써야 한다. ●어떤 효과가 있나 식별번호가 통일돼 누르는 번호 숫자가 적어진다.정부는 2007년 말까지 모든 이동전화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번호이동제란 가입자가 서비스 업체를 바꿔도 이전에 쓰던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SK텔레콤(011ㆍ017),KTF(016ㆍ018),LG텔레콤(019) 가입자들은 내년부터 각각 시차를 두고 서비스 회사를 옮길 수 있다. ●번호이동 시차제 적용기간은 정보통신부는 당초 통신위원회에 상정할때 SK텔레콤부터 6개월씩 적용하기로 했으나 심의에서 기간은 정통부 장관에게 일임했다.따라서 6개월 이내로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 ●번호변경때는 기존 단말기를 바꿔야 하나 016ㆍ018과 019간에는 바꿀 필요가 없다.그러나 011ㆍ017(셀룰러)에서 016ㆍ018,019(PCS)로 옮길때는 주파수 대역이 달라 바꿔야 한다. 정기홍기자 hong@kdaily.com ★장단점 장단점 사업자 식별번호 ‘010’ 통합과 번호이동성 시차도입이 이용자에겐 어떤 편리함과 불편함이 있을까. ●‘010’ 통합 우선 식별번호 ‘010’ 가입자간에는 현행 10∼11자리(예컨대 019-XXX(X)-YYYY)에서 2∼3자리를 덜 누르게 된다.또 브랜드가 이동전화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기존 2세대(011 등)보다 진보된 3세대 서비스 번호인 ‘010’을 쓴다는 심리적인 자긍심을 줄 수 있다.이 같은 사례는 SK텔레콤의 ‘011’브랜드에서 증명됐다. 그러나 2세대에서 3세대로 옮길 때는 단말기(60만∼70만원대)를 바꿔야 한다는 불편과 금전적 부담이 따른다.3000원 정도의 가입비도 내야 한다. ●번호이동성 브랜드의 경쟁이 아니라 서비스 및 요금경쟁으로 좋은 품질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그동안에는 특정 서비스에 가입하면 대부분 고착화돼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도 그냥 사용해 왔다.또 사업자들이 동등한 상태에서 경쟁하면 요금 인하도 가능하다.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사업체별 식별번호가 없어져 선호도가 무시되고 기존번호를 상대방에게 알려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정기홍기자 ★이통 3사 대응전략 이동전화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 제도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후발 사업자인 KTF나 LG텔레콤은 반색하면서도 세부전략을 구상 중이다. SK텔레콤은 ‘010’ 통합정책이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은 ‘011’의 가치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이라면서도 마케팅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스피드 011'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체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국내 1위’ 사업자로서 보다 높은 서비스질과 마일리지 혜택 등을 내보일 참이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환영했다.최대 수혜자 LG텔레콤은 품질면에서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인지도가 떨어졌다는 판단아래 LG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졌다.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KTF는 두 업체를 의식,그동안 식별번호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지 않아 기존 방식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업체를 이미지로 내세우기로 했다. 모회사인 KT와 함께 유·무선 복합서비스를 개발,가입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정기홍기자
  • 현대상선 2억불 북 송금 파문/암초 만난 대북 경협사업

    30일 현대 상선의 2235억원 대북 송금 의혹이 감사원 감사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남북 교류협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론,현 정부가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개성공단 착공,금강산 육로관광 사업 등이 현대가 사업주체로 연결돼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대북 퍼주기 논란이 재연되는 등 남남갈등으로 비화돼 파장이 커지면 내달 중 시행하기로 예정된 사업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측이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남북교류협력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그동안 밀실·뒷거래로 이뤄진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 이제는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가 대북 교류협력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준 것은 사업 자체의 성사보다는 시간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젠 철저히 경제논리에 입각한 사업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교류협력 사업은 북한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지난해 남북 교역규모는 6억 달러로 전체 북한 무역액 20억 달러의 3분의1을 넘어선다.남북 교류협력사업이 중단되면 북한경제엔 치명적이란 것이다. 따라서,대북 송금 사실이 드러난 것은 북측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돈을 받고 정상회담에 응해 주었다고 하는 것은 북측으로 볼 때 국제사회에서 체면을 구긴 일로서 앞으로 우리측과의 협상 태도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측면 효과를 기대했다.북측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현대측으로부터 약속받은 돈이 일부 입금되지 않자 정상회담 일자를 하루 뒤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개의 남북협상 과정에서 특유의 시간끌기로 우리측의 ‘대가’를 요구해 왔다는 관측이다. 한편 북한측은 현대상선으로부터 받은 돈을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한 현금부족을 충당하는 데 쓴 것으로 추측된다고 대부분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일각에선 현대측 주장대로 개성공단사업에 쓴 게 아니라 군비 확충과핵기술 도입,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 자금으로 썼다는 주장도 있다.한 외교관은 “현 정부들어 각국 북한 대사관의 근무 환경이 개선된 게 사실”이라면서 “금강산 관광대금으로 현금이 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통치권 차원의 문제로 일단락된다면 현대가 각종 대북 사업을 계속해 나가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kdaily.com ◆현대상선 입장 현대상선이 2235억원 대북지원에 따른 격랑을 헤쳐갈까. 이번 사태로 대외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은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은 30일 “감사원의 발표에 대해 덧붙일 말이 없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감사원에 대출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출했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감사원이 내리는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따로 할 말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정상적 경영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대상선의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없지만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대북사업에 일절 관여하지않고 영업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지원 규명은 영업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경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부채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건전화,대외영업여건 호전 등으로 향후 영업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정상화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대주주인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거취이다.관계자는 “정 회장의 경영복귀는 지금 거론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북송금이 그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산업은행의 대출금을 이사회의 의결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북측에 송금했다면 사법처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특히 정회장은 대북송금 2235억원 가운데 700억원을 가수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이사로 등재된 정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에서 손을 떼는 사태도 빚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5) 日’개혁만이 살길’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금 금융·경제재정상을 겸하고 있는 게이오대 교수 출신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와 정치생명을 건 투톱 개혁실험을 하고 있다.2001년 4월25일 정권을 쥔 고이즈미 총리는 침몰하는 거함 일본호를 구하는 길은 개혁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낡은 금융제도와 금권,파벌정치로 통하는 일본식 정치행태들이 모두 개혁의 도마위에 올려졌다.이들을 송두리째 뜯어고치지 않고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이 중에서도 고이즈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금융 개혁이고,‘다케나카 플랜’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정리가 그 핵심이다. “해답은 나왔다.남은 것은 실행뿐이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개혁에 보내는 일본 지식사회의 요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행’이다. 구조개혁은 고이즈미 총리가 만든 말이 아니다.1996년 하시모토 정권 때부터 나왔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0년전 미야자와 정권 때도 비슷한 말이 있었다.오부치의 급사로 총리에오른 모리도 빠짐없이 구조개혁을 외쳤다.“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개혁은 유야무야됐다.”(스가누마 겐고 도쿄신문 정치부장) 90%에 육박하기도 했던 정권 지지율은 1년9개월간 오르락내리락 했어도 여전히 높다.그것은 “기대감”(스가누마 부장) 때문이다.그러나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성적표(표 참조)를 보더라도 그가 50∼6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자체가 신기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아슬아슬하다.“주가,실업,도산이 곧 한도를 넘는다.고이즈미는 추락할 것이다.그가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입장에 있거나 그런 인재가 아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일본은 다케나카 플랜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세계에서 통용되는 은행경영을 하자.체력(돈)이 모자라면 공적자금을 넣어 튼튼하게 해주겠다.그 대신 부실을 만든 경영진은 물러나 달라.이런 주장이 잘못된 것인가.”(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 교수) 지난해 10월 말 다케나카 플랜은 햇볕을 보기 전부터 자민당의 저항세력,그리고 그들의 엄호를 받은 은행장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학자 출신 주제에….”,“주가가 떨어지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아오키 미키오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라는 야유가 터졌다.연말에는 지방의원 600명이 개혁 드라이브에 반대하는 집회를 국회 앞에서 가졌다. 다케나카를 경질하라는 요구에도 고이즈미는 그를 지켰다.일본 경제가 되살아나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금융체질 개선→부실 정리→대량실업과 고실업→회생의 시나리오에 다케나카 플랜밖에 없기 때문이다.“금융 문제는 아이들도 알 정도로 해결방법은 충분히 제시돼 있다.이제는 하느냐,하지 않느냐 하는 결단만 남았다.”(금융평론가 나미카와 이사오) 그러나 속도는 답답할 만큼 더디다.“경제규모가 너무 커 한국같은 V자 개혁은 어렵다.”(나카모리 과장)는 점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어도 “급격한 변혁을 거부하는 정치가·관료·기업·은행의 저항 때문에 속도감이 없는 것”(요네쿠라 교수)도 사실이다. 도로공단 민영화도 마찬가지.건설을 위한 건설이 돼버린 고속도로이지만지방 유권자 표,금권을 의식한 도로족 의원 때문에 질질 끌고 있다.민영화라는 국민적 합의가 있는데도 고이즈미는 지난해 6월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회가 낸 ‘민영화’ 결론을 다시 국토교통성에 보내 구체적 방안을 제출토록 하는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우정사업 민영화도 지난해 9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이다.그래서 “개혁은 없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도요타 자동차 회장이자 일본 게이단렌 회장인 오쿠타 다케시는 고이즈미 정권을 “50점짜리 내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대담한 수술과 아픔을 겁내지만 문제해결을 늦추면 더욱 상황이 나빠지고 부담만 커진다.”(야스오카 오키하루 자민당 국가전략본부 사무총장)는 인식은 누가 뭐라든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성공이든 실패이든 “고이즈미 내각은 ‘실행내각’으로서 책임이 크다.”(우시오 지로 우지오전기 회장) 실행하느냐,포기하느냐.고이즈미 정권의 진로는 물론 일본호의 진로마저 좌우할 결단,실행만 남았다. marry01@kdaily.com◆다케나카 플랜이란 지난해 9월30일 뉴욕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고이즈미 총리는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에게 금융상을 겸임토록 했다.은행들로선 청천벽력의 개각이었다.그의 기용은 급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의미했다.소프트랜딩(연착륙)을 기대했던 은행은 하드랜딩(경착륙)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됐다.“민간경영에 국가가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진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경질됐다.국가의 간여 없이는 금융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고이즈미는 판단했던 것이다. 다케나카 플랜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은행 자산사정을 미국식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기준(8%)이하로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공적자금을 투입한다.15조엔의 자금도 준비해 뒀다.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유한 은행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과감히 국유화도 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다케나카 플랜이 강행되면 미즈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도쿄·UFJ 같은4대 은행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부실채권 정리를 원리원칙대로 할 경우 대형기업의 도산이 현실화되고 대형기업의 부채를 떠안은 대형은행도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그런 점에서 은행의 반발이 있고,급격한 붕괴를 겁내는 기업과 자민당 저항세력이 맹렬히 그를 비판하고 있다. ★개혁 성공할까 실패할까 ***성공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개혁의 앞날은 어떨까.대체로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숨어있는 낙관론도 만만찮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자민당)은 “40∼50%만 돼도 성공”이라고 보는 낙관론자.반면 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경제학)는 “고이즈미로는 안된다.”고 독설을 뿜는다. ●고바야시 유타카 개혁은 진행중이다.한국 같은 기적적인 회복은 없을 것이다.특수법인 개혁이라든가,도로공단 민영화,산업재생 등 손을 썼어야 했으나 미뤄왔던 곳에 총리가 메스를 대고 있다.그래서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전후 57년간 쌓인 고름을 짜내고 일본이 회생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밖에서 보면 별로 진행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착실히 개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대단히 위험한 상태이다.지금 제자리 걸음하면 경제적으로 2류국가가 된다.지금같은 디플레이션은 전후 어느 선진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모델이 있으면 따라가면 되지만 정말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은 “어렵다.”고 해도 1400조엔에 이르는 개인 금융자산이 있으니까 브랜드 상품도 사고,한편에선 “괜찮다.”고 생각한다.연봉이 100만엔 줄어도 그만큼 물가가 내려가니까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그래서 위기의식이 없다.고이즈미 개혁은 40∼50%는 이뤄질 것이다.헤이세이(平成)시대 들어 14년간 10명의 총리는 개혁을 못했다. 대통령제의 한국과는 달리 의원내각제의 일본에서 개혁의 100% 달성은 무리다.고이즈미가 아니었다면 지금같은 지경에도 와 있지 않았을 것이다.다케나카 플랜은 금융을 바꾸자는 단순한 개혁보다는 일본인의 행동을 바꾸는 그런 개혁이다.일본은 2∼3년내 집중적으로 개혁을 해서 서서히 회복궤도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고바야시 38세.와세다대 정치학과,마쓰시타 정경숙 출신.미 존스 홉킨스 대학원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인터넷 관련회사 설립.2001년에 참의원에 당선.일·한 청년포럼 이사. ***실패한다 ●가네코 마사루 일본 경제 회복은 상당히 어렵다.10년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감세라든가 공공사업을 해도 부실채권이 건설업체에 많으니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다.혈관이 막혀 있는데 근본 치료없이 이것저것 해봐야 피는 나오지 않는다.막히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이 본래의 개혁이다.그것을 하자면 정치인·기업인·관료의 가장 더러운 곳에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된다.고이즈미 정권은 그걸 할 수 없다.다케나카 플랜만 보더라도 실현에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준비한 공적자금 15조엔으로 충분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엄격히 따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은 130조엔에 이른다. 지금 일본 정부는 아무런 전략도 없이 전투에 진 병력을 조금씩 새 병력으로 바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부실은행의 경영책임을 묻는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플랜만으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책임을 묻는 방법이 은행장직을 그만두면 되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다.부정회계 의혹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는 특별입법이 필요하다.지금 다케나카 금융상의 개혁이 은행경영자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전범은 바로 다케나카이다.지금 일본인은 70%가 고이즈미를 지지하고,70%가 고이즈미 경제정책을 신용하지 않고 있고,70%가 그럭저럭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지극히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네코 51세.도쿄대 경제학 박사(재정학).호세(法政)대학 교수를 거쳐 게이오대 교수.고이즈미 정권의 금융개혁에 비판적인 논객으로 유명하다.‘시장과 제도의 정치경제학’,‘일본 재생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 ‘윤리경영’선택 아닌 기업 생존 잣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윤리경영’을 올해 경영목표로 선포하고 나서면서 윤리경영이 재계에 전면 부각됐다.기업윤리(Business Ethics)는 일반적인 윤리의 기본원칙을 기업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종업원,소비자와 정부 등 안팎 환경속에서 기업이 준수해야 할 가치와 사명을 지키면서 경영하는 것이 윤리경영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소극적 의미에서는 기업의 태도,행동의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을 구분하게 해 주는 가치판단의 기준이나 잣대다.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선과 악,도덕과 비도덕적인 것을 넘어서서 바람직한 기업의 행동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목적인 이익추구도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윤리경영의 의미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밀레니엄면은 삼성그룹의 협찬으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책임에 관한 것입니다.특히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계 굴지의 화장품업체인 바디샵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기업의 탐욕을 경계했다.기업의 주된 역할은 물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아니라 인간정신을 키우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소신이었다. 저한 반전주의자였던 그녀는 이런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기업 이사회의 결정에 직접 반기를 들기도 했다.1990년 걸프전이 터지자 즉각 반전캠페인을 벌였다.매장마다 전쟁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비치하고,고객에게 부시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에게 전쟁중단을 요구하는 팩스를 보내라고 독려했다.하지만 이사회는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고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캠페인 중단을 의결했다.이 문제를 놓고 사태는 직원들간의 표대결로까지 번졌고 직원들이 그녀의 손을 들어줘 캠페인은 계속됐다. 27년 전 초라한 구멍가게로 시작한 바디샵이 전 세계 50여개 국에 1800개 매장을 두고 9000만명의 고객을 갖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의 하나는 이처럼 기업의 도덕적 의무를 우선시한 경영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그리고 바디샵은 가장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도 보너스로 얻었다. 미국 엔론,월드콤 등이 지난해 회계부정으로 이미지를 구겼지만 바디샵처럼 상당수 외국기업들에는 ‘윤리경영’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다.1982년 미국 존슨앤드존슨사가 취한 조치가 대표적이다.어떤 정신병자가 이 회사의 진통해열제 타이레놀 캡슐에 청산가리를 집어넣어 7명이 숨졌다.회사측은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에 따라 즉각 대응했다.미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의 제품을 수거하라고 명령했지만 회사측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전역에 있는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복용하지 말라.”면서 대대적인 홍보도 했다.이런 비용으로만 1억달러가 들었다.사건직후 타이레놀의 시장점유율은 32%에서 6.5%로 떨어졌으나 6개월만에 회복됐고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해열제가 됐다. 정반대의 사례도 있다.1978년 8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10대 세 자매가 포드사의 73년형 소형차핀토(Pinto)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뒤따라 오던 차가 들이받았는데,연료탱크가 터지면서 세 자매는 불에 타 숨졌다. 포드사는 살인죄로 재판을 받았다.논점은 연료탱크가 뒤에서 충격을 받으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는데도 포드측이 고의적으로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었다.2년여의 재판끝에 법원은 살인죄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포드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부의 명령으로 제품을 회수해야 했고,재판이 끝난 뒤에도 윤리적으로 적절치 못한 기업이라는 비난에 한동안 시달렸다. 21세기 들어서는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조건이 ‘강한 기업’(Strong Company)에서 ‘착한 기업’(Good Company)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얼마를 벌었느냐?’가 기준이 아니라 ‘어떻게 벌었느냐?’가 중요시된다.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주총회 서류에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환경공해의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보고서’와 윤리적 행동의 정도를 나타내는 ‘윤리감사보고서’가 포함된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새해 들어 ‘윤리경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LG건설은 건설현장과 협력업체 사이의 비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문화팀’을 발족했다.현대·기아차그룹은 불공정거래를 인터넷을 통해 신고받는 ‘사이버 감사실제’를 확대했다. 코오롱상사는 ‘접대는 1인당 2만원,총액 5만원으로 제한한다.’는 윤리규정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신세계는 기업윤리 실천사무국을 사내에 신설하는 등 윤리경영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지난해에는 윤리경영 백서도 발간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것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반기업정서를 해소하는데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윤리 이론과 실제’의 저자 이종영(李種永·전 경북대 교수) 박사는 “실제로 고객들은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업무나 사업의 결정 과정이 부당한 기업체에서는 종업원들의 무단결근율과 이직률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리적인 경영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몫을 한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10대기업’들의 2001년 주가수익률은 평균 9.7%로 S&P의 500대 기업평균인 -11.9%를 훨씬 상회했다.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의 경영성과가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와있다. 국내 30대 그룹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담부서를 설치해 윤리경영을 실천중인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46.3%였다.반면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2.1%에 그쳤다.영업이익률도 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이 98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10.3%로 나타나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치 7.3%를 앞섰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별로 윤리경영지수를 평가해 우수기업에게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거나,동일범죄에 대해 경감조치를 내리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부당한 지시 이행도 잘못,삼성 '윤리 메뉴얼' 강화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신년사에서 ‘고객의 사랑과 사회의 신뢰’를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 우선 2001년부터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윤리강령과 이에 따른 행동지침 수립작업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윤리경영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올해부터 상사의 직무유기나 부당한 지시에 대해 부하직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를 경우 이를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등 윤리실천 매뉴얼인 ‘부정 판단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전자 윤리헌장’을 만들어 운영중이다.2001년 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당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깨끗한 구매를 다짐하는 ‘구매윤리헌장’을 선포하고 ‘깨끗한 구매,정도 구매’의 실천을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윤리지수를 측정해 임원평가에 반영하고,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이버기업윤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사내 인트라넷상에서는 내부제보제도를 가동중이다.삼성카드는 옴부즈맨제도와 고객만족(CS)재판소를 운영,고객을 우선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오남수 금호 경영본부 사장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한 기업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 입증된 사실이지요.”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장인 오남수(吳南洙) 사장은 윤리경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임직원들부터 윤리경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9월 박삼구(朴三求) 회장이 그룹 4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표방한 윤리경영을 그룹에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맡고 있다.가장 먼저 한 일은 협력업체와 계열사 사장,임직원 등 2000여명에게 윤리강령과 규칙,‘선물안주고 안받기’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이런 당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추석 때 113개 협력업체 사장들이 선물을 돌리다가 들통이 났다.그러자 이들을 바로 불러들여 ‘협력사 윤리강령 실천 결의대회’를 갖게 한 뒤 따끔하게 주의를 줬다. 오 사장은 “초기엔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에 대해 협력사는 물론,사내에서조차 불편해 하는 기류가 팽배했다.”면서 “그러나 몇달이 지나면서 ‘선물을 주지 않아도 금호의 일감을 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인식이 협력사에 확산됐다.”고 말했다.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이 정착되면서 지난 6일 사내 ‘선물경매’에 나온 물품은 박 명예회장 등이 받은 와인과 T셔츠 등 5점에 불과했다.이 경락대금(25만원)은 모두 은혜학교에 보내졌다. 윤리경영이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 사장은 계열사인 아시아나골프장을 예로 들었다.아시아나골프장은 1994년부터 호우로 골프가 중단되면 그린피의 절반을 되돌려 주는 ‘그린피 환불제’를 자발적으로 채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1년 유사시 그린피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한 것보다 7년 앞서 ‘환불제’를 도입한 셈이다. 당시 아시아나골프장의 경영을 맡았던 오 사장은 “아시아나의 그린피 환불소식이 알려지자 환불을 기피하던 다른 골프장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면서 “돈만 생각했다면 이런 제도를 도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새정부 주요직 인선 전망/각료구성 개혁·안정 조화에 역점

    물밑에서 새 정부 주요 직책 인선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요직을 향한 자천타천의 움직임도 치열하다.특히 처음으로 실시한 인터넷 및 우편·방문 장관후보 추천도 지난 25일 마감됐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과정을 통해 과거 어느 당선자보다 공직후보군들에게 ‘신세’를 지지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그런 한편 ‘인재풀(Pool)’도 약한 편이어서 인사와 관련한 고민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국방부를 제외한 18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추천이 25일 마무리되면서 새 정부의 조각(組閣)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인수위는 이번 인선에서 개혁과 안정이 조화를 이루는 데 치중하는 분위기다. ★18개부처 장관 ●통일·외교·안보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는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과 반기문 본부대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삼훈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김항경 현 차관,선준영 주유엔대사 등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통일부 장관의 경우,장선섭 경수로기획단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진다.관료그룹으로는 정세현 현 장관의 유임설과 김형기 차관의 승진설도 나오고 있다. ●경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는 김종인·한이헌 전 청와대 경제수석,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진념·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기호 청와대 특보 등이 거론되는 동시에 전윤철 부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나온다.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은 경제부총리 혹은 청와대 수석을 비롯,어느 경제부처로든 발탁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감독위원장에는 유지창 현 부위원장과 이정재 전 재경부 차관이 경합하는 양상이다.윤진식 재경부 차관,정기홍 금감원 부원장 등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등도 함께 거론된다.공정거래위원장으로는 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김병일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임영철 변호사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박봉흠 현 차관과 최종찬 정책기획수석 등으로 좁혀진 상태다.산업자원부 장관으로는 최홍건 산업기술대 총장과 이희범 생산성본부 회장,오영교 KOTRA 사장,임내규 현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건설교통부 장관의 경우,추병직 차관의 승진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우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부식 교통개발연구원장,손학래 철도청장 등이 거명된다.과학기술부 장관에는 유희열 전 차관과 박원훈 산업기술원 원장,박호군 KIST 원장이,정보통신부장관에는 민주당 허운나 의원이 후보군이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박봉흠 기획예산처 차관,홍승용 인하대 총장 등이,농림수산부 장관에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사회·문화·여성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조규향 방송통신대 총장,김신복 교육부 차관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통추 출신인 박석무 전 의원과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장을병 정신문화연구원장의 기용설도 나온다.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원혜영 부천시장과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가 유력하다.김흥래 지방행정연구원장과 김병호 전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조영택 현 차관도 거론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옷로비’ 특별검사를 지낸 최병모 민변 회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아울러 박순용 전 검찰총장,김경한 전 서울고검장,조승형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의 기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동부 장관에는 방용석 현 장관의 유임설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박인상 의원과 안영수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김상남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배무기 울산대 총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와 이성재 전 의원 등이 거명된다.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4대권력기관장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등 4대 권력기관장 인사는 언제 실시할지가 우선 관심사다. 국정원장은 북핵 문제가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 때까지,즉 취임 이후까지는 업무 연속성을 위해 신건 현 원장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만일 그보다 앞서 조기인선이 이뤄진다면,국정원의 변화를 주도해갈 수 있는 개혁성과 함께 국가 최고의 정보를 다루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 최우선 발탁 대상이다. 현재로서는 나종일 주영대사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비중 있게 거론되고 있다.나 대사는교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국정원 1차장 등을 거친 경험이 장점이다.문 교수는 북한 핵 사태에 대해 온건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지난 93년 2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할 때 김덕 외대교수가 국가안전기획부장에 발탁된 적이 있다. 또 법조인 가운데 노 당선자 지지에 앞장섰던 특별검사 출신 최병모 변호사,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했던 조승형 전 헌법재판관,합참의장을 지낸 김진호 토지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1년 7개월 가량 임기가 남은 김각영 검찰총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일부에서 교체설도 거론하고 있는데 후임에는 김 총장의 사시 12회 동기인 이종찬 서울고검장,한부환 법무연수원장,김승규 부산고검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13회 김학재 대검차장,송광수 대구고검장,명노승 법무부차관 등도 함께 거론된다. 경찰청장은 치안정감에서 승진,임명토록 돼 있다.호남 출신 이대길 서울경찰청장과 TK 출신 최기문 경찰대학장이 선두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성낙식 경찰청 차장과 박봉태 해양경찰청장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국세청장에는 현 손영래 청장 동기로 경남 김해 출신 곽진업 차장과 전남 장성 출신 봉태열 서울청장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외부인사로 최경수 재경부 세제실장과 이용섭 관세청장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청와대 비서실 청와대 비서실 인선 기준은 ‘개혁성’과 ‘노무현 당선자의 국정철학 공유’가 가장 중요하다.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나 유인태 정무수석,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 모두 개혁적이고 노 당선자와 ‘코드’가 맞는 전형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외교안보보좌관에 사실상 내정된 윤영관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는 통일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학자(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로 그 분야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정책기획수석(또는 실장)에는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김한길 기획특보,박세일 교수 등이 경쟁하고 있다.이중 김병준 간사는 국민대 교수로 개혁성을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다.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진표 부위원장은 재경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경력으로 실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한길 기획특보는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을 역임해 개혁성과 실무에서 모두 점수를 받고 있다.그러나 정책기획직이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정리될 경우 김 특보는 자리를 고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인수위와 노 당선자에게 동아시아연구원 대통령개혁연구팀의 저서 ‘대통령의 성공조건’을 통해 정부 및 정당,청와대비서실 시스템 개혁과 관련해 이론을 제공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노 당선자의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설득작업을 하는 쪽으로 역할이 결정될 홍보수석으로는 언론인 출신인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중앙일보)과 이병완 인수위 기획분과 간사(한국일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대변인(1급)으로는 김현미 당선자 부대변인과 황이수 정무팀 비서 등이 거론된다. ‘386측근’으로 이광재 비서실 기획팀장은 정책기획 비서관으로,윤태영 비서설 공보팀장은 공보비서관 등으로 일할 가능성이 높다. 여택수 비서실 정무팀비서,백원우 행정관,김만수 부대변인 등은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소영기자 symun@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④ 재벌개혁 왜 실패하나

    재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 대상 1호’로 지목돼 왔다.그러나 새로 들어선 정권이 곧추세운 재벌개혁의 칼날은 이내 무뎌지고 말았다.그나마 성과물로 여겨지던 것들도 내면을 들여다 보면 당초의 지향점에서 크게 벗어나거나,허울좋은 생색내기에 그친 예가 적지 않았다.‘거대 공룡’에 대한 개혁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는 시장논리보다는 정부 주도의 개입으로 이뤄졌고,이 때문에 재벌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지 못한 탓이 컸다. ●재벌개혁 좌초하는 까닭은 우선 재벌개혁의 목표 설정이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재벌개혁이 ‘재벌타파’로 비쳐졌다는 얘기다.김영삼(金泳三·YS)정부 때 재벌개혁도 ‘재벌 손보기’로 여겨져 정부와 재벌의 갈등이 심했다.재벌은 버티기로 나섰고,정부는 ‘괘씸죄’로 몰아붙이면서 본질이 왜곡됐었다. 실제 괘씸죄로 곤욕을 치른 예도 있었다.현대그룹은 1992년 대선 당시 오너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YS정권 내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현대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줄이차단돼 애를 먹었다.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 정부 때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긴 했으나,구조조정을 등한시한 채 대북사업 등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결국 좌초했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재벌정책이 국가경제에 가져다 준 폐해는 엄청났다.정부 주도의 시장개입도 재벌개혁에 역작용을 초래했다.DJ정부가 98년 추진한 정유,반도체,항공기 등 9개 업종에 대한 빅딜이 요란한 통·폐합에도 불구하고 알맹이 없는 결과만 낳은 것도 시장논리를 무시한 대가였다. 빅딜 초기에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던 LG반도체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결합은 지금도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다.단국대 강명헌(姜明憲) 교수는 “기업은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가장 잘 안다.”며 “정부가 재벌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재벌개혁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재계의 공생관계 대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벌들로서는 정치권의 인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또 다른 생존전략”이라며 “정부가 무리하게 재벌개혁을 추진할때 재계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정치권”이라고 말했다.정치권과 재계의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재벌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98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 논란도 지역이기주의에 얽힌 정치권의 개입이 낳은 해프닝이었다.현 정권하에서 도입하기로 했던 집단소송제 관련법 등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거나,중도에 흐지부지되는 것도 재계의 정치권 로비가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다.특정 재벌들이 정기적으로 정치권에 뒷돈을 댄다는 얘기,심지어 일부 정치권 인사는 ‘○○재벌의 장학생’이라는 얘기도 공생관계를 대변한다. ●나는 로비,기는 제재 재계의 정보와 로비력은 대단하다.대다수 재벌그룹에는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산업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기업의 목줄을 죄는 관련부처 출신의 전직 간부들이 포진해 있다.전직 경제관료 A씨를 고문으로 채용한 모그룹은 A씨 덕분에 자신들의 현안과 관련된 사항들은 미리 파악하는 등 큰 도움을 받고 있다.올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재벌들의 이런 ‘거미줄 포섭’작업은 여전하다.대기업 고위 간부는 “정권이 바뀌면 재벌들은 통상 다른 재벌보다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며 “이는 그동안 정권이 입맛에 따라 일관성없이 재벌들을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재벌들의 ‘방패’에 맞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관련 부처들의 ‘창’은 상대적으로 무디다.솜방망이 제재란 얘기다.한 예로 지난해 8월 공정위는 재벌그룹의 부당내부거래 현장조사에 착수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웠으나 재벌의 로비에 밀려 흐지부지됐다.당시 공정위 고위 간부는 “심지어 친구인 대학교수까지 나서서 ‘정권말기에 왜 무리수를 두느냐.’며 자제를 요청해 온 적도 있다.”며 “재벌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잃어 재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데다,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감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주병철기자 bcjoo@kdaily.com ◆얼굴이 없는 재벌의 파수꾼 재벌의 파수꾼은 얼굴이 없다.그러나 재벌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단체는도처에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경영자총연합회,자유기업원 등의 단체나 연구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단체는 설립목적이 기업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만큼 활동에 비난만 할 수는 없다.그러나 기업보다는 소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를 개발하고,이를 마치 기업활동을 위한 전제조건인냥 강변하는 경우도 많다. 재벌의 파수꾼은 사람도 있고 제도인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힘은 가히 위력적이다.이런 재벌 원군은 전방위로 포진해 있다. 문제는 이들 원군이 재계 자체에는 물론 정계와 언론계 등에도 숨어있다는 점이다. 한보 등 재벌이 해체되거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재벌과 정·관·언론계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1988년 5공 청문회때의 일.당시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은 비자금 문제로 청문회에 나온 증인이었지만 당시 의원들의 일부는 ‘회장님’을 연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90년대 초 YS정권 초기때 정부가 수립 중인 각종 정책이 모 그룹으로 먼저 빠져나가면서 “정부내에 이 기업의 장학생이 숨어있는 것아니냐.”며 당사자를 찾느라 법석을 떨기도 했었다. S그룹의 한 계열사 일화도 대기업이 얼마나 ‘우군 만들기’에 힘을 쏟는지 보여준다.이 계열사는 당시 동종 업계에 출입하는 기자들을 ‘친OO’,‘친OO’식으로 구분,파일을 정리해 뒀다가 이 파일이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재계 출입을 오래한 퇴직 언론기자 Y씨는 “기자가 기업을 오래 출입하다 보면 재벌의 논리에 빠져들고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분화 과정에서도 이같은 일면이 잘 드러난다. 당시 현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총괄회장과 현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그룹의 법통을 이어받기 위해 팽팽히 맞서 있을 때 기자들은 어느 쪽을 출입하느냐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기도 했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kdaily.com ◆기업이 주장하는 4대 무분별 규제 재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무분별한 규제들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려,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꼽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해 ‘자유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한 덩어리 규제 개혁방안’ 보고서를 통해 출자총액 제한제도,공정공시제도 등 9개 분야 25개 규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기업 활동과 관련한 주요 제도와 재계 주장을 알아본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1987년에 처음 도입됐다. 외환위기 직후 폐지됐다가 99년말 적은 지분으로 다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심화되면서 부활됐다. 지난 해 4월 출자총액제한대상 기업집단을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줄였고,정보통신,생명공학,대체에너지,환경산업,신기술 등에 대한 출자를 예외로 인정하는 등 예외인정 범위도 크게 확대했다. ●내부거래 공시제도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지난 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LG, SK, 현대자동차 등 공시를 누락하거나 지연한 51개사에게 모두 56억 670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재계는 “공시대상 정보의 기준·범위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선의의 위반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기준을 구체화하고 제재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소송제도 기업의 허위부실 공시나 부당 내부거래,부실회계,주가조작 등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대표소송 당사자(주로 대주주나 최고경영자)를 정해 승소하면 집단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난 해 4월 정부가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재계는 “소송 남발로 기업 부담만 가중된다.”며 반발,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채 해를 넘겼다. ●회계제도 개혁안 재계는 올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입법화가 진행되는 회계제도 개혁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지난해 11월 “회계제도 개혁안은 최고경영자(CEO)에게 포괄적 책임을 부과하고,다른 법률에서 규제하고 있는 사항도 중복 규제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해 작성하는 연결재무제표를 분기·반기별로 제출하려면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 수백∼수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노무현 당선자 KBS 토론

    ◆정치개혁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밤 KBS-TV 토론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전후로 한 ‘2단계 분권론’을 재확인했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권력의 분산을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통치과정을 제시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표현됐다.당선 직후의 언급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현행 헌법 아래서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노 당선자는 “내년 총선 전까지는 순수대통령제로,총선 후에는 과반 정치세력에게 총리 지명권을 주는 형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이같은 ‘책임총리제’의 전제조건을 명확히 했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거나,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 어느 한 정당이 특정지역에서 70∼80% 이상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드는 등 정치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다음은 관련 문답. ●대통령과 총리간 분권이 어느 정도 가능한가. 권력이 분권이냐 집권이냐는 것은 정당구조에 달려 있다.과거에는 대통령이 행정부를 지배하면서 국회를 지배했다.지금 분권형 대통령은 국민들이 옛날 대통령의 횡포에 놀라서 요구하는 것이다. 당·정분리를 통해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하지 않으면 한번 분권이 되고,총리에게 헌법대로 권력을 주면 또 한번 분권이 된다.이렇게 2단계에 걸쳐 분권할 것이다. 지금 헌법대로 하면 프랑스식 이원집정제처럼 갈 수 있고,성공적으로 운영해보려 한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인준하거나 추천하는 사람이 총리가 되는 것이 프랑스 식인데. 지금부터 내년 총선 전까지 1단계는 순수대통령제로 가려고 한다.2단계는 총선이 끝난 뒤,소위 과반수 정치세력이 총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미 공약했다.다만 전제를 하나 붙였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선거구제를 하든지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서,적어도 어느 지역에서 한 당이 70∼80%를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들어주면 지역구도가 극복되니까,그때 바로 프랑스 식으로 그렇게 하겠다. ●정치개혁의 원칙과 방향,기성정치권의 저항을 극복할 방안은. 모든 해답이 국민들에게 있다.정치개혁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다 말할 것이다.정치개혁이 안 되면 대통령직 수행이 어렵다.첫째,정당개혁이 우선이다.정당이 투명하고 깨끗하고 민주적일 때 그 사회의 정치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전국적 기반을 가지고 정책으로 뭉친 정당이 꼭 만들어져야 된다.둘째는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나는 이번에 기업에 민폐를 아주 적게 끼쳤다.법정선거자금 안에서 선거를 치렀다.내가 이번에 큰소리치지만,답답함이 있다.국민경선할 때 경선자금 어디서 났느냐라고 질문할 때 솔직히 말 못했다.후배 경선 후보들에게 경선자금 이렇게 모았다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치자금제도를 제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정치개혁의 대상과 주체가 같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당내에서 정당개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정당은 국민 민심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같기 때문에 물이 새는 배는 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지금 정당제도는 물이 새는 배다.살자면 물이 새는 배를 버리고 다시 헤엄을 얼마간 치더라도 새로운 배로 옮겨 타야 한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com ◆북.미및 대북관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들을 만날 뜻을 18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향후 노 당선자의 대북 해법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 당선자는 북측대표단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격식,체면 따지지 말고 만나서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해야 (문제가)풀린다고 생각한다.”고 흔쾌히 답변했다. 물론 “북측 대표단이 만나길 원한다면”이란 단서를 붙이긴 했다.그러나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취임 후 대북 특사 파견은 물론,남북 정상회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노 당선자는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강경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도 “북한이 절박하게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하고,금방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지만 개혁·개방을 하고 싶어한다.”고 단정짓고,북·미간 자존심을 살려가며 조금씩 신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차제에 노 당선자가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간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노 당선자는 또 대미 관계에서 작전지휘권,한·미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지위협정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5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변화시키겠다.”면서 “그러나 국론의 심각한 대립·분열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대미 정책에서도 직접적이고,솔직한 행보가 있을 것이란 관측으로 연결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kdaily.com ***외신오보 대미관계 손상우려 “AP통신의 오보 소동으로 노무현 당선자가 당선 이후 대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TV토론회에서 외신의 ‘북핵 관련 오보 소동’에 대해 이렇게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발단은 AP통신이 노 당선자의 ‘국민과의 대화’ 중에서 북핵 관련 발언을 ‘긴급뉴스’로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북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남한의 노 당선자가 말했다.’고 타전한 것이다.그리고 미국 언론에서 그대로 보도됐다. 이에 미 백악관 지니 메이모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북한이 초래한 현 상황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며 AP통신 보도를 부인했다. 노 당선자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미국 언론들의 보도내용이 “부정확한 인용이며,취지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오해’를 차단하고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이미 해당 언론사에 구두로 정확한 발언내용을 설명하고 정정을 요구했고, 미국 정부쪽에는 노 당선자의 자세한 발언 내용과 배경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노 당선자가 평소의 솔직한 태도로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은 것은 좋았으나,불편할 수도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상황에서 북핵 관련 일부 발언은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최근 노 당선자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 접견과 한미연합사 방문,주한미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 등 연속적인 행사 등을 통해 ‘미국은 대단히 중요한 우방’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대미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었다. 문소영기자 ◆총리 인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총리인선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개혁 대통령에 안정적인 총리’ 구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언론 및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국가라는 것은 마치 선박이 항해를 하면서 계속 내부수리를 해야 하는 것과 같다.”면서 “항해는 계속해야 하니까 선장(대통령)이 자꾸 들락날락하면서 개혁한다고 들여다보면 항로가 틀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정된 항해사(총리)가 항해를 계속하면서 국정의 흐름에 따라 안정되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노 당선자는 “옛날에 총리를 했던 인물을 재기용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에 “똑같은 물건이라도 짝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이어 “대통령으로 알맞은 사람을 총리자리에 갖다 놓으면 공 두개를 갖다 놓은 것처럼 계속 어긋날 수 있다.”면서 “제가 둥근 돌이라면 총리는 그 돌을 잘 받쳐주는 나무받침대처럼 안으로 쏙 들어간 분이라야 짝이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의 이날 언급을 종합하면 그동안 내정설-탈락설을 오갔던 고건 전 총리가 다시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안정감과 행정경험 등에 있어 가장 조건이 맞는다는 것이다.그러나 그의 병역문제 등이 청문회에서 불거져 나올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원기 고문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고 진념 전 경제부총리,김종인 전 경제수석,박세일 전 정책기획수석 등과 이세중 변호사의 이름도 계속 거명된다.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총리직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검찰총장 임기 김각영 현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보장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한때 정치권에서 검찰총장의 교체론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임기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18일 밤 TV토론에 출연,“검찰총장의 임기를 법대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3대 의혹을 취임전에 털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적 의혹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뒤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말에는 검찰이 의혹사건을 정치적 고려없이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교체 여부로 뒤숭숭했던 검찰은 노 당선자가 직접 나서 쐐기를 박자 안도하는 분위기다.사실 총장 재신임설이 제기된 이후 검찰 안팎에서는 후임 총장 자리를 놓고 누가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대검 한 중견 간부는 “노 당선자의 언급으로 검찰총장의 교체 논란은 사실상 끝났다.”면서 “앞으로는 산적해 있는 검찰 현안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다른 관계자도 “검찰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를 무시하겠다는 것이 바로 검찰의 중립화를 흔드는 처사”라면서 “법조인 출신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당연한 원칙 표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총장 등 이른바 ‘빅4’에 대한 인사청문회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현 검찰총장은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로써 김 총장은 임기가 보장되는 대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노사모 진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대해 새로운 역할을 당부하는 등 그동안 나눴던 ‘사랑’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후보가 아닌 당선자로서 지지자들에게만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다른 국민의 소외감을 감안해 노사모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노사모와는) 섭섭하고 아쉽지만 자연스럽게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면서 “노사모는 자발적인 조직으로,제가 해산하라 해도 되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그러나 “노사모가 시야를 넓히면 할 일이 많다.”면서 “정치는 부득이 스타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제2,3,4의 노무현’을 찾아 또한번 참여국민이 만드는 선수들로 만들어 보자.”고 말해 노사모가 참여민주주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계속 발굴해 줄 것을 주문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정치개혁 등 큰 문제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과 기업운영에서 부닥치는 행정관청과의 작은 문제 등 절차 하나만 개혁하면 되는 문제들에 대해 노사모들이 서로 만나 협의하고 고쳐나가는 ‘시민 옴부즈맨’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향전환 지침까지 덧붙였다. 한편 노 당선자는 노사모 등 젊은 세대와의 관계에 따른 50∼60대 소외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세대간 분단을 얘기하나 실제로는 과장돼 있다.”면서 “대선에서 제가 얻은 50∼70대 득표율이 약 40%로,영남지역 득표율 25%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여야.시민단체 반응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개혁’ 구상 등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었으나 일부 지적의목소리도 있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여야 의원들과 대화를 하겠다.수시로 토론하겠다.’고 말하는 등 탈 권위적인 면모를 보인 것은 진일보한 국정운영 방식”이라면서 “노 당선자가 ‘반미(反美)’가 아니라고 밝히는 등 급진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탈피한 것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거나,비례대표제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정부조직 개편과 산하기관 인사를 거론한 것은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복선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최근 북한 핵 문제와 촛불시위 등으로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런 기회가 정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가 단순히 국정홍보의 장(場)으로 전락돼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말로 하는 정치,관념 속 정치가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 이지현(李知炫) 간사는 “대통령이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해명하는 쪽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운영상의 문제는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란 대통령과 내각 수반인 국무총리가 외치와 내치를 각각 나눠 맡는 권력구조이다.이때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외적 상징이자 외교·안보·국방을 주로 맡고,총리는 경제·치안·복지 등 내치를 책임진다. 프랑스의 경우 좌파 대통령과 우파 총리가 연정을 이루는 좌우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수립되기도 한다. 최근 한국 정치권에선 ‘분권형 대통령제’의 한 방식으로 불리고 있다.그러나 총리가 원내 다수당의 지명을 받아 내각의 실질적인 수반으로서 내치를 책임지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내각제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우리 현행 헌법의 경우 엄밀하게 따지면 프랑스식에 가깝다.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④ 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방침을 밝혔다.간판만 내걸고 활동을 하지 않는 ‘식물위원회’를 비롯해 기능 중복으로 예산낭비와 비효율을 야기하는 위원회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직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형식적인 운영 현재 정부의 각종 위원회 수는 모두 364개.이 가운데 일부 위원회는 최근 3년 동안 회의를 2번밖에 하지 않은 ‘무늬’만 위원회도 있다.자문위원회 중에는 ‘종자위원회’ ‘송아지생산안정사업 심의위원회’ ‘산림사업용 종묘가격 심의위원회’ ‘문서감축위원회’ 등 이름도 생소한 위원회들도 있다. 중앙부처 관계자들조차 “아직까지 제2 건국위원회가 살아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일부 위원회의 존재는 미미하다.어떤 위원회는 회의기록도 남기지 않는 무책임한 운영을 하고 있다.행자부가 나서서 운영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위원회가 많다.기능을 다하면 위원회를 자동폐기하도록 한 ‘위원회 일몰제’가 지난 98년 도입됐지만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자문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위원회 운영의 중요 목적인데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내실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능중복 및 부처갈등 일부 위원회의 경우 행정적 수요보다 정치적 명분이 고려되다 보니 기존의 위원회와의 기능 중복으로 행정낭비를 부추기고 있다.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고충위의 기능과 인권위의 기능이 중복되기 때문에 위원회 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인권위가 독자적으로 출범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비리 공직자와 행정기관의 부패행위 등을 다루는 부패방지위원회의 업무도 사실 검찰이나 감사원의 역할과 상충되다 보니 이들 기관간에 보이지 않게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권한의 한계 법적·제도적 한계와 관계 부처의 ‘입김’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위원회를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 공무원 인사업무와 관련,현재 기획 부문은 중앙인사위,인사집행은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돼 있다.그러나 법령제안권이 없는 한 인사위는 행자부의 직·간접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법령제정권이 없는 위원회가 법령을 제·개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사권이 없는 부패방지위원회도 결국 검찰의 ‘처분’에 따라 웃고 우는 신세다.지난해 차관급 고위공직자 3명의 비리사건에 대해 검찰에 재정신청을 하고 돈을 줬다는 증인도 확보했지만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독립성 확보 및 책임강화가 관건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기구인 위원회들은 최종 인사권자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위원회 고위직 간부들 가운데 일부 낙하산 인사들까지 있어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독립기구인 위원회의 간부들도 임기보장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실제로 중앙인사위,부방위,인권위 위원장 등은 임기가 3년으로보장돼 있음에도 정권교체와 동시에 ‘용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를 놓고 남모르게 고민 중이다.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위원들이 각종 위원회에 참석해 ‘들러리’를 서다보니 부실 정책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황윤원(黃潤元) 행정연구원장은 “위원회의 최종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 한계가 모호하다.”면서 “위원들의 책임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kdaily.com ★전문가 제언 새 정부는 향후 정부조직개편을 할 때 위원회 조직부터 정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 쇄신과 공약실천 차원에서,새로운 국가과제나 역점시책의 집행을 위해,정권유지를 위한 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위원회 조직을 남발해 왔다.위원회는 ‘작은정부’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손쉽게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청’과 같은 계층조직이 해야 할 업무를 위원회의 이름으로 위장전입시키는 것도 위원회 증설에 한몫을 했다.중앙인사위,부패방지위,공정거래위,노사정위,금감위 등은 사실상 계층조직 형태를 갖추어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집행기구들이다. 위원회는 정부 조직개편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면피용 위원회’에서부터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노후화된 ‘식물위원회’,전관예우 차원에서 설치된 ‘명함용 위원회’,대기발령자들을 대기시키고자 만들어진 ‘정류장위원회’,전임자의 고귀한 뜻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지되는 ‘예우용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난삽하기 이를 데 없다.학술적 분류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정부조직은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지만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위원회는 늘 개혁의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설립목적이 이미 달성됐거나 존립필요성이 없는 위원회,운영실적이 낮아 존치의 필요성이 없거나 현대적 조직형태인 팀제나 네트워킹 등 임시관료 체제로 대체할 수 있는 위원회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또 유사위원회들은 통합해야 한다.그러나 반드시 위원회는 불필요하다는 전제는 금물이며,소위 행정위원회 중에서도 사실상 집행업무를 하는 조직은 과감하게 계층조직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작위적인 조직축소보다는 수혜자의 편익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임에도 위원회와 같은 기형으로 만들지 않는 정부조직 개편의 용단이 필요하다. 황윤원 한국행정연구원장
  • ‘北 NPT탈퇴’ 바빠진 주변국

    ***러시아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조용한 가운데 적극적인 중재 외교에 나서고 있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1일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미국·중국·프랑스 외무장관에게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했다며 “일괄타결 방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관련 당사국들과의 접촉을 통해 앞으로 마련돼야 하지만 일반 원칙은 제시할 수 있다.”며 세 가지 일반 원칙을 내놓았다. 러시아가 제안한 세 가지 일괄타결 방안은 ▲북한이 비핵화를 보장하는 대신 1994년 제네바 북·미 합의를 포함한 모든 국제협정상의 의무사항에 대한 관련 당사국의 철저한 이행이 보장돼야 한다.또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도적 지원프로그램을 재개해야 하며 ▲관련 당사국들간 양자 또는 다자간 방식의 건설적 대화를 통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러시아는 한편으로 조용한 외교활동도 벌이고 있다.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외무부 부국장은 이날 뉴욕 타임스와의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북한에 대해 안보보장을 해주지 않으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난해 가을 북한이 핵개발을 시인한 이후 러시아는 북한과 일련의 조용한 협의를 벌여왔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kdaily.com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직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북한의 NPT 탈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선택한 단어를 생각하면 비교적 강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중국의 한 소식통은 “예측 불가능한 이웃 국가에 대해 주의 깊게 행동해야 하며 중국은 북한을 코너에 몰아넣어 자극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그동안 중국의 조심스러운 행보를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장쩌민 주석의 발언을 기점으로 중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해 관련국으로서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극한 대결로 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며 자국의 경제제일주의에도 타격이 올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중국 정부는 북한의 NPT 탈퇴 이후 공이 미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며 “NPT 탈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 지도부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NPT 탈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중국이지만 앞으로도 제재 등을 통한 북한 압박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조용한 ‘물밑 채널’을 가동,북한과 미국의 접점을 찾아내려는 중국의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oilman@kdaily.com ***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정부가 북핵 해결을 위한 ‘P5+2’ 설치에 외교적 힘을 기울이고 있다.‘P5+2’는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영국 5개국과 한국·일본 2개국을 지칭한다.일본은 7개국 협의체 구성을 미국에 타진했다.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정부는 지난달 안보리 협의 때 한·일 양국이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에 협력을 요청했으며,미국도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주말 일본을 방문한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에게 7개국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P5+2’를 추진하는 것은 북핵이 유엔 안보리에 넘어갔을 경우 일본이 논의구조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해서다.다국간 협의에 참여함으로써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력과 주도권을 확보,‘강건너 불 보듯’할 수밖에 없었던 1993,94년 핵위기 때와는 다른 일본의 존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르면 이번 주에 북핵을 안보리에 넘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의 움직임은 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P5+2’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중국과 러시아,특히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이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이 영국·프랑스에 비공식 타진하고 러시아측이 다자간협의에 대해 일정한 이해를 표시했다고 하지만 상임이사국 고유의 임무를 내세워 ‘그들만의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arry01@
  • 심층진단 ‘임기제 공직’ 실태와 문제접

    정부가 법으로 임기를 보장한 ‘임기제’ 공무원과 정부부처 기관장의 자리는 23개 중앙행정기관 고위직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투자기관 기관장 200여개를 비롯해 각 정부부처 공단과 공사 등 수백여개에 이른다.그러나 2∼4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정책결정의 독립성 확보를 보장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정치적 압력이나 입김에 의해 임기전에 교체되거나 일부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인사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해 잠시 들러가는 자리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정부부처와 주요 위원회 현재 정부가 법으로 임기를 정해 놓은 1급이상 임기직 공무원의 직위는 23개 중앙행정기관 80여개에 달한다.대부분이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장과 상임위원들로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을 포함해 장관급 기관장만도 11명이다. 장관급 기관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2년 임기로 임명된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의 임기가 1년10개월가량 남아있으며,한상범(韓相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김창국(金昌國) 국가인권위원장,강철규(姜哲圭) 부패방지위원장,조창현(趙昌鉉) 중앙인사위원장 등은 임기가 1년이상 남았다.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과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강대인(姜大仁) 방송위원장,임종률(林鍾律) 중앙노동위원장,천성순(千性淳)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 등 6명은 올해안에 임기가 만료된다. 차관급으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과 감사원 감사위원 6명 등이 있으며,1급에는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과 행자부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위원 등이 있다. 1급의 경우 대부분은 고위직 공무원이 잠시 쉬어가는 자리로 인식돼 지난 2년동안 임기를 채운 경우는 10여명에 불과하다. ●정부 산하단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부 산하기관·단체의 단체장과 감사 등 30개 기관에 모두 60명이다. 주요 직위는 한국은행 총재,예금보험공사 사장,서울대학병원장,한국국제협력단 단장,한국방송공사 사장,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등이다.임기는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4년이며,나머지는 대부분 3년이다. 정부투자기관이나 산하 단체장은 대체로 임기직이어서 새 정부가 출범한다고 해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지만 새 대통령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자리를 내놓았고,실제 대부분 교체됐다.특정 지역출신의 독식과 ‘낙하산 인사’ 시비가 일고 있는 자리기도 하다. ●정부투자기관·출자기관 13개 정부투자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등 26명과 6개 정부출자기관 기관장 등도 3년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 주요 기관은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관광공사,농업기반공사,한국도로공사 등 공기업이 있으며,정부 출자기관에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감정원,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있다. 정부투자기관은 임기만료나 사임,전보 등으로 자리가 생길 경우 사장추천위원회가 각 부처 장관에게 복수추천을 하면 각 부처 장관이 이를 대통령에게 제청,대통령이 임명한다.출자기관은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주주총회를 거쳐 주무부처 장관이 승인하는 형태로 임명된다. ●기타 기관 각 행정부처에 소속돼 장관의 제청으로 기관장이 임명되는 기관은 각 정부 부처 산하의 공단과 공사,연구소 등 수백여개에 이른다.교육부 산하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과 서울대 병원 등 11개 국립대학 병원 감사 등이며,산업자원부 산하의 에너지경제연구원·생산기술연구원 원장과 한국수출보험공사 등 28개 공사와 공단이 있다. 또 농림부 산하 마사회 회장과 농업기반공사,농수산물유통공사를 비롯해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 원장,소프트웨어공제조합 전무,환경부 산하의 환경관리공단과 한국자원재생공사,국립공원관리공단 사장 등이 임기직 기관장이다. 조현석기자·부처 hyun68@kdaily.com ★개선방향 지난 2000년 12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텍사스 출신의 조지 W 부시가 수도 워싱턴에 ‘입성’한 것은 17일 밤이었다.그리고 바로 다음날 아침 그는 첫 공식일정으로 임기가 2년 남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이처럼 ‘임기 보장’ 수준을 넘어 임명권자가 전(前) 정권의 인사에게 극진히 대하는 광경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부시 당선자는 이뿐 아니라 조지 테닛 CIA국장과 루이스 프리 FBI국장 등 핵심 권력기관장들까지 유임시켰다.모두 반대파인 민주당 정권에서 임명한 인물들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으레 뒤따랐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였다.법으로 보장된 ‘임기직’에는 “일단 사의를 표명한 뒤 임명권자의 신임을 묻는 게 도리”라는 ‘유교적 덕목’이 동원된다. 현행 법에는 분명 한국은행 총재나 검찰총장,부패방지위원장,인권위원장 등의 ‘독립성’을 위해 대통령의 교체와 관계없이 자리를 유지토록 규정돼 있지만,법은 유명무실했다.정부투자기관이나 산하단체장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임명직의 대부분은 전리품처럼 ‘배분’됐다.능력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이해관계나 연고에 따라 자리가 돌아가기 일쑤였다.자연히 ‘낙하산인사’나 ‘부적격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노무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삼 이런 관행이 고쳐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노 당선자의 인사개혁 의지가 유난히 강하기 때문이다.지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이라는 노 당선자의 말을 지침삼아 시스템에 의한 인사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실제 임기 보장에 대한 노 당선자의 자세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전향적이다.지난 8일 김각영 검찰총장의 교체여부가 논란이 되자 “야당에서 문제 삼지 않는 한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11일에는 공기업 임원 등의 인사와 관련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하지 않겠다.”며 시스템에 의한 단계적 인사 방침을 천명했다.인수위원들을 포함한 노 당선자 측근들은 “노 당선자의 시스템 인사는 임기가 끝나는 순서대로 차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이에 대한 여론은 상충된다.“능력과는 무관하게 임명된 사람의 임기까지 보장할 필요가 있느냐.임기보장은 다음부터 하자.”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자꾸 그런 식으로 예외를 두면 임기보장 관행은 정착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YS.DJ정부선 어떻게 과거 임기제 공직은 한마디로 ‘전리품’의 성격이 강했다.노태우 정부에서 YS 문민정부로 교체될 때,그리고 DJ정권 초기 대부분 임기직 기관장에 대한 물갈이가 단행됐다. 임기제 공직에 대한 물갈이는 공직사회의 쇄신을 통해 새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측근 인사 등을 주요 보직에 앉힘으로써 중요한 국가현안을 좀더 수월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단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정부 투자기관과 출자기관,부처 산하기관의 기관장과 임원 등의 자리는 주로 논공행상의 대상이다. 임기직 고위직의 일괄 교체는 노태우 정권에서 YS정부로 넘어가던 시기 특히 두드러졌다.종전까지는 군 출신이 대통령을 맡아왔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정권교체는 아니었던 탓이다. 당시 YS정부는 사실상의 ‘정권교체’임을 강조하며 주요 보직을 물갈이했다.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임기 4년의 감사위원을 비롯해 검찰총장,경찰청장,육·해·공 3군 참모총장 등 특수직도 모두 교체됐다. 특수직 임기제는 신분을 보장,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임무를 완수토록 한다는 명분에서 도입됐지만,YS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일괄교체해 임기 내내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를 의식한 듯 DJ정부는 감사위원 등 일부 주요 보직과 특수직에 대해서는 남은 임기를 보장해 주었다.군 수뇌부의 인사에서도 해군과 공군총장 임기를 보장해주는 특전을 베풀었다.그러나 한국전력,한국석유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주택공사,한국수자원공사,한국관광공사 등 주요 공기업 기관장은 거의 물갈이했다.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이 된 산하기관장 자리도 잇따라 정치권 출신으로 채웠다.특히 2000년의 4·13 총선을 전후해 민주당의 낙천 및 낙선 인사들이 대거 산하기관장에 진출했다.마사회의 경우 오경의 전 회장에서 윤영호 현 회장에 이르기까지 5명이 낙하산 인사였다. 5공과 노태우 정권시절 군 출신 인사들의 공기업 기관장 진출로 기승을 부렸던 ‘낙하산 인사’는 YS정부에서 주춤했다가 DJ정부들어 급증 추세를 보였다. 함혜리기자 lotus@
  • 北 NPT 탈퇴 국내·외 전문가 분석

    북한이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조성되고 있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이 자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다.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추가 강수가 맞물리면서 북핵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없지 않았다. ●이서항(李瑞恒·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위기의 수위를 계속 높여서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하려는 것이다.앞으로도 몇 가지 더 압박을 높이는 조치가 있을 것이다.봉인을 제거한 폐연료봉을 옮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위험 수위를 높일 것이다.NPT 탈퇴하면 3개월 후 유엔 안보리에 보고된다.그러면 북한의 핵문제는 유엔의 관심사로 떠올라서 미국이 협상 압박을 강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북한이 무기개발용이 아니라 전력생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전력용이라 믿을 사람은 없다.무기개발 의도는 분명하지만 그것은 북한이 파트너로 인정받고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다. ●허문영(許文寧·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어제 미국발표에 북한이 못마땅한 것이다.미국이 대화는 하지만 협상은 없다고 했고 선 핵동결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명분을 상실하게 돼 북한으로선 더 강한 카드를 내세우는 것이다. 북한은 경수로 발전소 건설이 지지부진하면서 98∼99년부터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고 미국식은 아니지만 북한식 협상은 계속 원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미국의 우호적 조치가 없으면 북한은 그동안의 ‘비둘기 외교’를 포기하고 ‘전갈 외교’를 택하게 될 것이다.상대방을 물어뜯고 자신도 끝장을 보는 식 말이다. ●유길재(柳吉在·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북한의 전격적인 NPT 탈퇴 선언은 94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원점에서 새로 하자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파월 국무장관의 발언 등을 통해 미국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측의 유화 제스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라크와의전쟁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즉 이라크와의 전쟁 이후엔 미국의 입장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또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엄존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분명하게 알리고자 이같은 결정을 한 것 같다.현재 북한측의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93∼94년 때보다 훨씬 가시적인 보따리를 바랄 것이다.이를테면 내심으로는 테러지원국 해제 같은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김성한(金聖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은 미국이 진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미국이 북한에 공을 넘기긴 넘겼는데 스핀을 강하게 걸어서 넘긴 것이다.즉 (대화 용의 표명이)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개전 전에 북·미간에 항구적인 틀을 만들어 체제 보장을 받겠다는 것이다.현재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북한측의 실질적인 의도 속에는 에너지난도 중요한 요인으로 포함된 것처럼 보인다.중유 공급이 중단된 이후 중유 공급 재개도염두에 두고 한번 더 강수를 둔 것 같다.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강수가 적중할 것 같지 않다.부시 정부는 클리턴 정부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장희(李長熙·한국외대 법학과 교수) NPT에 탈퇴 신청 후 3개월 뒤에야 탈퇴할 수 있다.북한은 93년도와 유사하게 군사주권과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탈퇴 선언을 한 것 같다.또 미국이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지금 미국과 진행중인 물밑 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협상용 카드로 보여진다.결국 북한은 NPT에서 탈퇴하기 어려울 것이다.미국 역시 갑자기 테이블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결국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북한은 극심한 전력·식량난에 빠져 있고,또 미국과 계속해서 대립 전선을 펼 수 없다.미국 역시 이라크와의 전쟁을 앞두고 전력 손실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것이다. ●조명철(趙明哲·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협력팀장 및 전 김일성대 교수) 우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것에 하나도 적합한 대답을 주지 않고 있다.북한은 나라가 뒤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미국은 ‘에너지 개발에 나서지 말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다음으로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들 수 있다. 북한은 과거 10여년 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미협상용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북한은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미국이 공격하나,연료 없이 지내나 어차피 생존에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결국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핵 에너지 개발로 풀고,미국이 여기에 와일드하게 나오면 핵개발로 맞받아칠 공산이다. 정리 조승진 박정경 이두걸기자 redtrain@kdaily.com ●쑹청유(宋成有) 베이징대학교 동북아연구소 소장 북핵 문제를 평양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미국이 북·미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한 대북 중유 공급을 중단하고 전쟁 위협을 제기하자 북한이 항의 표시로 핵시설 봉인을 제거하고 이번에 NPT를 탈퇴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이것은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북측의 메시지다. 북핵 문제로 북·중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중국 정부는 전통적인 북·중 우의를 강화하면서 상황을 봐가며 관계를 조정해 나갈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은 예상했던 수순이다.하지만 최근 미국이 유연한 자세를 보여왔고 한국도 상당히 외교적으로 노력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 반응은 실망스럽고도 위험하다. 대화 제의 등 미국의 북핵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NPT 탈퇴라는 강수를 둔 의도를 주목해야 한다.우선 북한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판단,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택했을 수 있다. 둘째,체제 유지 내지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이번 핵카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손해볼 게 없는 ‘윈-윈’전략이다.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개발 포기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얻어낸다면 정권 생존이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때문이다. ●스즈키 노리유키 라디오 프레스 이사 북한이 곧바로 핵시설을 재가동하면 국제법 위반이므로 형식상 탈퇴라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그러나 탈퇴 선언의 타이밍은 최악이다.북한과 교섭하지 않겠다던 미국이 북한과 대화 의사를 표명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화 의사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을 설득한 한국의 체면도 깎아내리는 극히 위험한 벼랑끝 전술이다.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대화는 하되 대가는 줄 수 없다.”는 미국 입장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볼 수도 있다.위기를 강화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자는 속셈인 것이다. 탈퇴 선언이 1993∼94년 핵위기 때처럼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지는 미지수다.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봉쇄정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티모시 새비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의 NPT 탈퇴는 부시 행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에 집중하느라 북한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이 급박하며 즉각적으로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일단 원하는 목적은 달성할지 모르나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다.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북한이 NPT를 탈퇴하면 이는 NPT의 기본구조를 허무는 일이 되고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외부에 개방하면서도 그 진의에 대한 애매모호함을 유지해 왔다.그러나 그 수위를 점차 높여왔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몰리고 있다.물론 북한은 카드를 다 쓰지는 않았다.핵무기는 개발 않겠다고 밝힌 점,별도의 검증을 언급한 것 등이 그 예다. 도쿄 황성기·베이징 오일만·서울 김균미·전경하기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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