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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전력산업의 혁신 아이콘, 수요자원시장/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기고] 전력산업의 혁신 아이콘, 수요자원시장/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야 한다. 산업이 발달할수록 에너지 수요가 필연적으로 증가하는데, 마냥 발전소를 짓고 송전탑을 건설해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우려로 발전소와 송전탑 건설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공급 설비를 늘리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그런 점에서 ‘수요관리’(DR)가 필요하다. 수요관리는 전기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로 전력 소비 패턴을 조정하는 것으로 전력 수요를 현명하게 조절한다면 환경, 안전, 안정적인 전력 수급까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과거에는 전기 수요를 줄이기 위해 사용자들이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스마트 가전 기기 등 자동화 기술의 진보에 따라 이러한 불편함이나 한계가 극복돼 가고 있다. 똑똑한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스마트 DR’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 기업이 실시간 데이터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10분 이내의 긴급한 수요관리에 대응하는 수요자원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의 혜택은 전력산업 전체는 물론 더 나아가 전기 사용자인 국민에게 되돌아간다. 공장, 빌딩, 아파트 등에서 수요관리를 통해 전기 사용자들이 절약한 전기를 판매하는 수요자원시장을 전력산업의 ‘혁신 아이콘’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수요자원시장은 전력거래소가 운영한다. 현재까지는 스마트 가전 기기를 자동조절기에 연결해 전기 사용량을 조절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에너지 저장장치와 전기자동차 등이 전력망의 유연한 부하 자원으로 편입될 전망이다. 이들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등에 대한 충·방전 시스템의 관리, 초과 태양광 발전량의 흡수 등으로 최대전력수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요 자원을 보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경제발전과 에너지 효율화, 관련 기술 개발도 이룰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값싼 전기요금과 안정적 공급으로 전력 사용의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 왔다. 이런 환경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에너지 낭비를 속히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국민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 [월요 정책마당] 적극행정을 통한 정부 혁신/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월요 정책마당] 적극행정을 통한 정부 혁신/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는 단연 ‘혁신’이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과 저성장 기조에 대응해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 정부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혁신은 무엇일까?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이나 기업)가 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주요 혁신 전략 가운데 ‘초(超)격차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압도적인 기술력과 조직, 인재 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인 조직문화와 과감한 혁신을 향한 리더의 확고한 의지,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 실천 노력이 더해져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혁신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정부는 어디까지 왔을까? 제4차 산업혁명의 두 가지 축은 기술과 시스템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기술 혁신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신기술을 많이 접하고 있다. 인간과 바둑대결에서 승리해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 인공지능(AI)은 금융과 의료, 교육 등 전 분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융·복합 기술은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혁신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현재 수준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법과 제도는 기술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집단 간 갈등을 일으키고 풀기 힘든 사회 현안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이상 과거의 관행을 반복하는 업무 행태로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제는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적극행정’을 강조한다. 적극행정은 과거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등 국민의 비판을 받아 온 소극적 업무 행태를 극복하고자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일시적 구호나 캠페인 정도로만 인식돼 공직사회 내에서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기관장 관심 부족과 감사·징계에 대한 우려, 합당한 평가·보상체계 미흡 등으로 ‘적극행정을 하면 이익이 되고 보호를 받는다’는 인식이 퍼지지 못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역시 실효성이 떨어졌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적극행정을 가로막는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적극행정 활성화를 이끌어낼 개선방안을 담은 ‘적극행정 운영규정’(대통령령)을 제정했다. 적극행정을 단순한 구호나 목표가 아닌 정부의 중점 정책으로 격상하고 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기관별로 매년 적극행정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실적을 점검·평가하게 해 적극행정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관장에게 핵심 역할을 부여했다. 또 적극행정지원위원회를 활용해 사전 의사결정 지원에서부터 감사·징계단계에서 면책 활성화, 소송 수행 시 법률전문가 지원 및 구상권 행사 자제 등 모든 단계에서 촘촘한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했다. 적극행정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 차원에서 인사상 혜택을 확대하고 반대로 소극행정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적극행정이 새로운 공직문화로 뿌리내리려면 제도도 중요하지만 일선 공무원의 의식과 행동 변화, 자발적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도 창출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국민의 신뢰와 지지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러한 연결고리들이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정부의 ‘격’이 한 단계 올라가지 않을까. 이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믿고 모든 공무원이 실천에 나서는 모습을,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의 환한 웃음을 기대해 본다.
  • “매춘부냐, 개고기 먹냐” 하버드 출신 한국계 의사 인종차별 폭로

    “매춘부냐, 개고기 먹냐” 하버드 출신 한국계 의사 인종차별 폭로

    하버드 출신의 한국계 의사가 호주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현지 경찰은 문제 될 것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일(현지시간) 호주ABC뉴스는 뉴사우스웨일스주 항구도시 그래프턴의 한 호텔에서 한국계 의사 앨리스 한씨가 인종차별을 당한 뒤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던 앨리스 한은 지난 5월 연구 제의를 받고 호주 멜버른으로 이주했다. 같은 달 18일, 뉴사우스웨일스의 관광도시 코프스하버로 향하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타이어 펑크로 길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시간은 이미 밤 9시를 넘겼고, 주말이라 당장 수리는 불가능한 상황. 견인차 기사의 도움으로 겨우 가까운 모텔에 내린 한씨는 온라인으로 해당 모텔에 빈방이 있음을 확인하고 입실을 위해 리셉션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모텔 주인은 그녀의 입실을 거부했다.한씨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리셉션은 9시에 마감됐지만 주인의 허락으로 호텔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내게 알아들을 수 없는 질문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한씨에 따르면 모텔 주인은 그녀에게 "워킹걸이냐, 그렇게 번 돈으로 방을 잡으려는 거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던졌다. 질문의 요지를 곧바로 파악하지 못한 그녀가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지만 주인은 "수상하다. 며칠 전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여자가 입실했는데 문제가 생겨 쫓아냈다"고 말했다. 그제야 모텔 주인의 말을 알아들은 한씨는 "매춘부를 말하는 거냐"며 신분증을 제시하고 자신이 하버드 출신 의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숙박은 거절당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다음 이어진 주인의 태도. 입실을 거부당한 한씨가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다른 호텔 예약을 하려 하자 주인은 "내 호텔 리셉션에서 뭐 하는 거냐. 이기적이다"라고 화를 내며 그녀를 내쫓았다.이후 한씨는 자신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춘부 의심을 받고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현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뉴사우스웨일스경찰청(NSWP)은 '인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인종차별사건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NSWP 대변인은 ABC뉴스 측에 "문제는 모텔방에서 성매매를 일삼는 매춘부들이며, 모텔 주인들은 성매매 여성인지 여부를 확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모텔 주인 역시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프런트를 마감했지만 그녀를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았고 무례했다. 나에게도 손님을 골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BC뉴스 측은 그가 '매춘부'임을 반복해서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늦은 시간에 미리 전화도 없이 여자 혼자 모텔에 들어오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인종차별이라니 말도 안 된다. 그 여자가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나 보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씨가 당한 인종차별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녀는 다음날 기차역으로 향하다 마주친 다른 백인남성에게 또다시 '매춘부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첫 번째 모텔에서 쫓겨난 뒤 가까스로 잡은 다른 숙소에서 하루를 묵은 그녀는 차를 수리하기 위해 주변을 돌았지만 일요일이라 여전히 문을 연 수리센터를 찾기 어려웠다. 결국 기차를 타고 목적지인 코프스하버로 가려던 한씨는 처음 본 남성이 자신을 기차역까지 바래다주겠다고 나섰으며 자신에게 "이곳에서 매춘부로 일할 거냐"는 질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12시간 사이 2번이나 같은 질문을 받은 그녀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나와 그 어떤 상호작용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내 외모만 보고 그런 편견을 가졌다"고 분노했다. 이어 자신이 호주에 온 뒤 "개고기를 먹느냐",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그녀는 "이 모든 차별에 매우 화가 났지만 정작 호주 사람들은 자신들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의 이야기가 '암묵적 편견'에 대한 논의의 시작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하버드 메디컬 스쿨 출신의 한국계 여성 앨리스 한은 산부인과 전문의의자 역학자로 각종 저서를 출판하고 '테드 엑스'(TEDx) 연단에 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테드엑스 강연에서 여성혐오범죄도 일종의 감염병이며, 치료를 위해 공중보건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한편 기술, 오락, 디자인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분야의 비영리 강연회에서 시작된 '테드'(TED)는 과학은 물론 국제 이슈까지 그 분야를 넓혀 지식을 나누는 플랫폼이다. 그간 빌 클린턴, 앨 고어,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제인 구달 등 유명인사부터 모델, 작가, 소방관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연단에 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지식을 공유했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실장,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수석보좌관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지속가능부문 최고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탈북자 2세 '오드리 최'가 강연에 나섰으며, 앨리스 한은 2017년 독립적인 지역 강연회 형식의 테드엑스에서 강연을 펼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러 중거리핵전력조약 사실상 폐기, 중국까지 ‘新냉전‘ 시작?

    미·러 중거리핵전력조약 사실상 폐기, 중국까지 ‘新냉전‘ 시작?

    미국이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하고 새로운 조약 체결을 2일 다짐했다. 러시아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지난달 3일 미국이 조약 이행을 다시 결정할 때까지 INF 조약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한 상태라 냉전 시대 군비 경쟁 억제를 위해 만들어진 군축 조약이 사실상 백지가 됐다. INF 조약의 무력화는 주요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해 신(新) 냉전의 흐름으로 세계를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은 이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소련 지도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30여년 전 서명한 역사적인 군축 협정이 죽었다”며 새로운 군비 경쟁의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탈퇴 시점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일 0시부터”라고 답변했다. 칼러 글리슨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31일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러시아는 의무사항의 검증 가능한 준수로 되돌아가려는 어떤 의미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조약이 다음달 2일 종료되면 미국은 더이상 INF상 금지 조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연초에 미국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는 러시아가 새로운 형태의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조약을 위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물론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미국은 증거로 러시아가 9M729 미사일(NATO에는 SSC-8로 알려짐)을 배치한 것을 들었는데 NATO 동맹국들도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INF 조약은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체결해 1991년 6월까지 500∼5500㎞의 중·단거리 미사일 2692기를 없애고, 그 뒤 두 나라의 미사일 개발 경쟁을 억제하는 기능을 했는데 사실상 사라져 미국은 중단거리 미사일 개발 내지 고도화를 본격화하고, 러시아도 이에 대응한 신무기 개발과 배치에 나설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조약 탈퇴라는 강수를 둔 이면에는 그동안 아무런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온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어 한국이 자리한 동북아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나아가 핵탄두 수를 제한하기 위해 2010년 합의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New START)’ 역시 파기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어차피 장거리 핵무기 개발을 제한한 이 협정 역시 2021년 2월 폐기될 운명이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 경쟁을 제한해온 두 기둥이 모두 사라지는 셈이지만, 규율의 진공 상태를 해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조약 탈퇴 발표에 앞서 1일 “핵전쟁의 브레이크를 잃게 된다”며 INF 조약의 폐기에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INF는 유럽의 안정과 냉전 종식을 도운 획기적인 합의”라며 “조약이 폐기되면 세계가 핵전쟁을 막는 귀중한 브레이크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당사국들은 국제적인 군비 통제를 위한 합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너선 마커스 BBC 안보 전문기자는 “군축의 중요성은 소련 붕괴 후 긴장이 낮아지면서 오히려 덜 중요해 보이는 역설이 존재한다”며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군축 협정이 더 중요한 대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인공지능(AI) 기술이 가미된 무기나 초음속 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스라엘, 장거리 요격미사일 ‘애로우 3’ 알래스카서 시험발사 성공

    이스라엘, 장거리 요격미사일 ‘애로우 3’ 알래스카서 시험발사 성공

    이스라엘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장거리 요격미사일 ‘애로우 3’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애로우 3’가 실제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국방부와 방위산업체 ‘항공우주산업(IAI)’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과 협력해 이번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스라엘에서 수행할 수 없는 (애로우 3) 시스템의 성능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애로우 3’는 대기권 밖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이고, IAI가 2008년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 개발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애로우 3’의 시험발사에 대해 “작업이 완벽했다”며 “오늘 이스라엘은 이란이나 다른 어떤 곳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험발사는 훌륭한 동맹 미국의 완전한 협력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올해 1월 자국 중부에서 ‘애로우 3’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 등 서방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24일 남부 해안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을 시험 발사했다.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미국과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서로 상대국 무인기를 파괴했다고 발표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0회] ‘우병우 바이패스→궤도 수정‘ 靑설득전략 보고서… “양승태에 보고됐다고 들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0회] ‘우병우 바이패스→궤도 수정‘ 靑설득전략 보고서… “양승태에 보고됐다고 들어”

    ‘입법추진 BH(청와대) 현황. 전반적으로 견제 분위기이고 전임 비서실장의 영향에 따른 부정적 분위기 고착된 상황, BH 핵심보좌진의 친(親)검찰 구성 변화 없음. 공식 창구는 민정수석실, 6월 임시국회까지 적극 협조 획득 사실상 불가능. - 원인 1. 민정수석 경찰 경험 2. 문고리 권력 행사하며 사법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전달+사법부 부정적 영향 확대 시도. 이에 따라 발상의 전환, ‘바이패스(bypass·우회로)’ 전략 필요’ 2014년 상고법원 설치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못하자 대법원은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전략’을 세운다. 2015년 3월 26일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명의로 작성된 ‘상고법원 BH 대응전략’에는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에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협조가 어렵다며 우 전 수석이 아닌 다른 우회로를 접근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한 청와대와의 공식 창구는 민정수석실이지만, 우 전 수석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생각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26일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9회 공판에서는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시 부장판사는 2014년 2월부터 2015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소속 기획제2심의관으로, 2015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는 기획제1심의관으로 일하며 직속 상사인 임종헌 당시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날 재판은 고 전 대법관의 공소사실과는 관련이 없어 고 전 대법관은 변론이 분리돼 증인신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시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작성한 ‘상고법원 BH 대응전략’에 우 전 수석을 피해 접촉할 우회로는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지목됐다. 이 전 비서실장의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 ‘원론적 차원에서의 법원의 협조 노력 또는 공감 의사 피력. 최대 관심사-한일 우호관계의 변화 등. 주일대사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시 삼계탕 1500봉지를 들고 후쿠시마 피해자들을 방문해 한일 양국에서 큰 호응’이란 부분이 별도로 기재됐다. 특히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의 재상고심 사건의 파기환송을 예상한다는 내용이 이 전 실장에게 공감의 뜻을 피력하는 방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보고서의 최종 작성자인 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靑설득전략 ‘우병우 피해 이병기 접촉’…이병기 관심사안인 ‘강제징용’ 언급 다만 시 부장판사는 이러한 ‘바이패스’ 전략이 실행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의 영향력이 청와대 내에서 너무 강해서 바이패스 전략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해 7월 20일~28일 사이 몇 차례 수정됐다가 7월 28일자로 완성된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 보고서에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대한 서술내용이 빠졌다. 7월 20일자 보고서에는 ‘바이패스 전략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에 대해 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2015년 7월쯤 이병기 실장이 힘이 없고 우병우 민정수석이 건재하다고 판단해 바이패스 전략에 대해 궤도수정을 하자고 했다”, “2015년 7월까지도 우병우의 장악력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아 ‘이병기 우회 전략’이 큰 쓸모가 없다고 판단돼 폐기됐다”고 검찰 조사에서 각각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부장판사는 그렇게 진술한 게 맞다고 이날 법정에서 확인했다. 그해 7월 20~24일 사이 임 전 차장은 시 부장판사에게 “(박병대) 처장님 지시”라며 메모를 하나 전달했다고 한다. 메모에는 청와대를 설득하는 방안으로 ‘정부 협력 사례, 과거 왜곡의 광정, 과거사 사건’이 적혀 있었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판결, 정부 운영에 도움이 될만한 정책 제시 등 키워드가 적힌 한 장짜리 메모였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보고서를 보고받고 수정을 지시한 내용을 메모로 넘겨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월 20일자와 28일자 보고서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 댓글사건 재판과 관련 ‘현 정권의 민주적 정당성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원세훈 사건은 파기환송심에서 실체 판단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내용도 구체적인 설득방안으로 담겼다. 또 7월 말까지 민정수석실과 회동하고 우 전 수석과의 면담 일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시 부장판사는 7월 28일자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완성된 다음날 임 전 차장으로부터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잘 보고되었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았고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상고법원은 당시 대법원의 역점사업이었기 때문에“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그해 8월 초 양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에 작성된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이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 부장판사는 사법부의 국정 운영 협력 사례를 나열한 것에 대해서도 “법원에 대한 청와대·정부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려 만든 것이지 재판 개입이 있었다는 사례로 해석하는 것은 굉장한 오해라고 생각한다”며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2014년 11월 10일자로 작성한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검토’의 시나리오를 작성한 문건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경우까지 상정해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문건을 만들면서 재판개입 우려를 전혀 생각해본 적 없었다”고 진술했다. 시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들은 주로 상고법원과 관련됐다. 상고법원 입법의 협조를 얻기 위해 청와대를 설득하는 방안을 작성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는 방안을 세웠다. 특히 여기에는 판사 출신으로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국회의원이 된 서기호 전 의원에 대해 ‘법안심사1소위 심사에서 고립시켜 서 의원의 반대의견을 부기하고 법안 자체는 통과시키는 최후의 방법도 염두’라는 내용도 적혔다. 또 서 전 의원의 재임용 탈락소송을 신속히 종결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이 역시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적은 부분이라고 시 부장판사는 말했다. “상고법원에 대해 가장 강하게 (반대의 뜻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소송을 계기로 투사 이미지를 하고 있으니 신속히 종결시키자”는 게 임 전 차장의 말이었다고도 전했다. ●”재판 거래·재판 개입 생각지도 못해…보고서 대부분 실현 안 됐을 것“ 그러나 시 부장판사는 “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일선 법원에서 재판 중인 재판을 신속히 종결시키겠다고 한 계획은 재판의 개입이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당시 임 전 차장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제가 이해한 것은 임 전 차장이 사건이 오래됐기 때문에 종결단계가 왔다, 끝날 것 같으니 그러면 달라지겠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그리고 임 전 차장의 당시 지위가 기획조정실장인데 일선 재판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상조차도 못하고 인식도 못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임 전 차장이 서 전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 전 의원의 행정소송을 빨리 종결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을 했다면 부적절한 일이 맞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비롯한 심의관들이 작성한 다수의 보고서는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맞춰 작성된 것일 뿐 대부분 실현이 안 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지난 24일 법정에 나온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도 자신이 쓰는 보고서가 모두 헌법적·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적절하게 활용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5년 2월 14일자 ‘‘이판사판 야단법석’ 다음 카페 현황 보고’ 문건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작성한 뒤에 보고도 하지 않고 “뭉갰다”고 밝혔다. 상고법원 추진을 반대하는 법관들의 목소리가 나오자 임 전 차장은 법관들이 모인 익명 카페의 존재를 알게 됐고 현황과 대응방안을 작성해 보라는 지시를 시 부장판사에게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 부장판사는 “법관들이 활동하는 익명 카페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심의관의 업무라고 생각했지만 ‘대응방안’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카페를 자진 폐쇄하거나 탈퇴하도록 하는 방안 등 여러 대응방안을 써내긴 했지만 “결과물을 내야하니 임 전 차장이 좋아할 만한 표현을 머리를 짜내서 이것저것 생각나는 모든 것을 적어본 것”이라면서 “바람직하지 않아 보고드리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가운데 다른 판사가 같은 주제로 보고서를 보고한 것을 알게 됐고 속으로 잘됐다 생각하고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보고서를 썼다는 말도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가장 마지막에 시 부장판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박 전 대법관이) 아까 증인에게 제시한 5개의 문건을 검토하여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게 이 사건 공소사실의 구성이다. 증인이 그 문건을 작성해 보고할 때 의무없는 일을 한다는 인식이나 느낌이 있었느냐?” 그러자 시 부장판사는 “명확하게 그런 인식을 하고 작성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밤 10시 가까이에 증인신문을 마치고 시 부장판사의 검찰 진술조서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조서에서 대법원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내용들은 대부분 추측이고 결과적으로 오늘 법정 증언상 대부분은 보고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한 부분(2015년 7월 28일자 보고서)도 만약에 임 전 차장의 진술이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하면 오늘 증인의 그 부분 진술은 재전문진술이 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플바이오, AAIC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위험도 검사 선보여

    피플바이오, AAIC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위험도 검사 선보여

    바이오 기업 피플바이오(대표: 강성민)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19)에서 자사의 독자적인 알츠하이머 위험도 검사 기술을 선보였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피플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위험도 검사는 알츠하이머병을 식별하는 뇌 속의 독성 단백질인 올리고머화 베타 아밀로이드를 소량의 혈액으로 간단하게 검사 및 확인 할 수 있다.알츠하이머 위험도 검사는 피플바이오의 원천기술인 MDS™(Multimer Detection System, 멀티머검출시스템)를 근간으로 하며,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몸 밖으로 나타나기 약 15년 전부터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어, 실질적이고 과학적으로 병에 대응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도 이제 다양한 의료기관을 통해서 미리 검사하고 대응할 수 있는 병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AAIC 2019’에는 전 세계에서 약 6000 명에 달하는 최고 수준의 의학, 바이오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참가했으며 약 3400건 이상의 과학 발표회가 열렸다.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컨퍼런스(AAIC)는 치매 과학 발전을 위해 전 세계 최대의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 결과와 이론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연례 포럼이다. 또한,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컨퍼런스(AAIC)는 알츠하이머협회의 연구 프로그램에 속하여, 치매에 대한 새로운 연구방법을 추구하고, 대학 연구 커뮤니티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편견으로 움직이는 뇌… 당신도 속고 있다

    편견으로 움직이는 뇌… 당신도 속고 있다

    당신의 뇌, 미래의 뇌/김대식 지음/해나무/280쪽/1만 6800원 무게가 고작 1.5㎏ 정도인 뇌는 신체 각 부분을 통솔할 뿐만 아니라 복잡한 정신활동을 일으킨다. 그토록 중요한 기관이지만 정작 그 작용과 기능의 대부분은 베일에 쌓여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뇌에 관한 한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게 더 많다고 말한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쓴 ‘당신의 뇌, 미래의 뇌’는 그 사용설명서 없는 인간 뇌의 수수께끼를 알기 쉽게 풀어낸 교양서로 읽힌다. 시각과 인지, 감정과 기억을 키워드로 삼은 책에선 진실과 다른 일반의 인식 교정이 도드라진다. 가정 먼저 풀어지는 오류는 바로 감각과 지각의 차이다. 그 차이를 저자는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결코 볼 수 없다”고 표현한다. 외부의 어떤 대상이 눈을 통해 들어오면 그 감각을 뇌가 해석하고 우리는 그렇게 해석한 결과물을 볼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착시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지된 그림인데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던가 같은 크기의 원이면서도 주변을 둘러싼 원이 크면 안쪽의 원이 더 작게 보이는 현상이다. 현대과학에서는 인간의 생각, 기억, 감정, 인식의 대부분을 착시현상으로 보고 있다. 오감이 전달해 준 정보에 뇌의 해석이 플러스알파로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선택과 결정이 감정과 기억에 크게 의존한다면 어떨까. 인간은 스스로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선택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택은 비합리적이다. 뇌가 신뢰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경험하고, 믿었던 편견이기 때문이다.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초기에 접한 정보에 집착함으로써 합리적인 판단에 지장을 초래하는 현상인 ‘닻내림 효과’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셈이다. ‘비싼 것이 더 좋다’는 편견 탓에 실제로 맛이 동일하더라도 다르다고 생각하고, 더 비싼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대표적인 예이다. 책은 뇌과학 교양서답게 인공지능(AI)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다. 그중에서도 ‘생각하는 기계가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까’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독립성·정신·자유의지를 갖춘 ‘강한 인공지능’이 현실화할 경우 인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이 대목에서 정색하고 말한다. “‘지구상에 인간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수긍할 만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강한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존이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삼성화재, 빅데이터 분석 등 5대 기술 접목… 인슈어테크 선도

    삼성화재, 빅데이터 분석 등 5대 기술 접목… 인슈어테크 선도

    최근 보험사들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화재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고객의 건강 관리를 도와주는 애니핏, 마이헬스노트 서비스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화재의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은 운동 목표를 달성할 때 포인트를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걷기, 달리기, 등산 등 평상시에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을 대상으로 한다. 월간 최대 4500포인트, 연간 최대 5만 40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다. 출석체크, 건강퀴즈 이벤트로 추가 포인트도 쌓을 수 있다. 지급받은 포인트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애니핏은 ‘삼성헬스’ 앱을 통해 제공된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용자라면 별도의 앱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더욱 편리하다. 삼성화재는 “애니핏은 일상생활 속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혜택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라면서 “향후 건강관리를 잘하는 고객을 위한 우대 서비스를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뇨병 고객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 ‘마이헬스노트’ 앱도 운영 중이다. 고객이 혈당,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을 기록하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한다. 고객이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그 기록이 자동으로 마이헬스노트 앱에 저장된다. 또 자신이 먹는 식단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칼로리를 계산해 주며, 하루 동안의 걸음 수도 자동으로 측정된다. 입력된 건강기록을 바탕으로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의 자문을 받아 맞춤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마이헬스노트 서비스가 실제로 고객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뇨로 병원진료나 약물치료 중인 삼성화재 고객 15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연구한 결과, 마이헬스노트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이 그렇지 않은 고객들보다 당화혈색소(3개월 평균 혈당)가 약 0.6%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AI·빅데이터를 통한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 5대 핵심기술도 선정했다. 또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인슈어테크 전용 기업 주도형(CVC) 펀드를 조성해 4년간 400억원 규모로 신기술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19 구급차 안에서 ‘AI 지시’ 따라 약물 처방

    119 구급차 안에서 ‘AI 지시’ 따라 약물 처방

    2030년 7월 어느 날. 급하게 119에 전화가 걸려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가슴 통증으로 움직이기조차 힘들다는 60대 남성의 호소였다. 소방청 인공지능(AI)이 곧바로 목소리를 분석해 “급성 심근경색 징후가 있다”고 알려줬다. 119 구급대원들이 맞춤형 장비를 챙겨 구급차에 올랐다. AI는 “환자에게 가는 최단경로에 교통사고가 났다”며 우회로를 안내했다. 환자를 구급차에 태우고 그의 상태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니 “안면 분석 결과 만성 간질환 상태”라며 약물 처방 시 이 점을 유의하라고 알려줬다. 구급대원들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AI의 지시에 따라 심장이 뛰지 않을 때 쓰는 ‘에피네프린’을 투여했다. 덕분에 환자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10년쯤 뒤에는 이런 이야기가 현실이 될 것 같다. 소방청은 119 구급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119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을 발표했다. 언제 어디서나 전국의 모든 국민에게 응급의료 접근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앞으로 10년간 추진된다. 소방청은 4차 산업혁명 등 최신 기술 발전 상황을 담아 5대 추진 전략과 21개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주요 내용은 현장중심 구급 대응체계 강화와 119구급서비스 지원기반 확충, 생활밀착형 구급서비스 확대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구급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고 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을 구축한다. 구급환자 관리에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소방청 관계자는 “AI와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얼굴과 목소리만으로 질환을 찾아내는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대비해 119안심콜 서비스를 확대하고 농어촌 지역 구급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부족한 구급차와 구급대원을 대폭 늘린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초대형 재난에 대비한 특수목적 구급차도 도입된다. 대형건물에 화재가 날 경우 한꺼번에 수백명을 응급조치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들을 동시에 관리할 방법이 없다. 버스 형태의 구급차를 개발해 한꺼번에 수십명에게 산소호흡기를 공급해 긴급 처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강대훈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미래비전 2030 수립으로 구급정책의 발전 방향이 설정됐다”며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월수금 회식 NO! 지정 좌석 NO! ‘요즘 애들’ 업무 몰입도를 높여라

    월수금 회식 NO! 지정 좌석 NO! ‘요즘 애들’ 업무 몰입도를 높여라

    # CJ그룹의 신입사원 합숙교육에서는 필수 코스였던 행군과 아침 구보가 사라졌다. 이 같은 단체교육이 요즘 20대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저녁 시간에도 이어지던 교육을 없애고 자유 시간을 즐기도록 해 신입사원들은 탁구나 배드민턴, 보드게임 등으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 LG화학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임원 워크숍에서는 신입사원 6명이 ‘밀레니얼 세대’를 설명하는 과외 선생님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자기중심적이다’ ‘정신력이 약하다’ 등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요즘 애들’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며 “일방적 지시가 아닌 존중과 배려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90년대생이 속속 입성하고 있는 기업들은 ‘요즘 애들’을 끌어안을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상명하복과 집단주의, 근면함이라는 가치를 딛고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기업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나’를 중시하는 90년대생들이 역량을 쏟아내기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직장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급이 낮아질수록 직장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자신이 일하는 직장의 ‘업무 합리성’에 대해 임원은 69.6%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말단 사원들은 32.8%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사원들은 자율성(28.6%), 동기부여(20.6%)에 대해서도 전 직급에 걸쳐 가장 낮은 긍정 응답률을 보였다. 회식으로 단합을 다지고 한밤중 업무지시도 감내하던 관행은 90년대생들의 등장과 ‘주 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에는 지난해 1월 ‘월수금 회식 금지령’이 내려졌다. 법인카드는 노래방에서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 칸막이 너머로 직원이 상사의 눈치를 살피던 사무실 풍경도 머지않아 옛말이 될 듯하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은 지난 4월 ‘공유오피스’를 마련해 계열사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일하도록 했다. 서서 일하는 좌석, 라운지, 계단 등 직원들이 각자 편한 곳에 자리잡고 일하면서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는 게 SK의 설명이다.젊은 사원들의 ‘워라밸’을 회사가 책임지기도 한다. GS샵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자기계발 모임을 지원하는 ‘뭉클’ 시스템을 운영한다. 직원 5명 이상이 모여 배우고 싶은 주제를 정하면 사내에서 강의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가 비용 등을 지원한다. 가구 만들기, 레고 만들기, 수채화 그리기 등 지금까지 60여개 강좌가 열려 400여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20대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편적으로 던지는 업무 지시는 20대들을 스스로 조직의 부품으로 여기게 한다는 것이다. 황미정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 과장은 “기업의 리더들은 ‘요즘 애들은 일을 알아서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지만 20대 사원들은 ‘뚜렷한 방향 없이 알아서 해오라고 한다’고 불평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신입을 비롯한 젊은 사원들에게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힘을 실어 주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신입사원을 ‘주니어 탤런트’로 부르고 있다. 신입사원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하고 이를 마음껏 발휘하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주니어 탤런트’들은 교육 과정에서부터 현장에 투입돼 새내기들의 시각으로 현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을 받는다. 신입사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빛을 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혈액 수급 위기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신입사원 세 명이 사내 벤처를 설립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협업해 헌혈 관리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헌혈에 참여한 사람이 콜레스테롤과 간 수치 등 혈액검사 결과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관리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꾸준한 헌혈을 유도하는 플랫폼이다.‘청년 중역회의’라는 뜻의 ‘주니어보드(board)’ 제도도 확산되고 있다. KT는 2001년부터 젊은 사원들로 구성된 아이디어뱅크 ‘블루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KT와 28개 그룹사의 ‘10년차 이하·39세 이하’ 직원들이 뭉친 블루보드는 2030세대 직원들과 경영진 사이에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일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도 제안한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역점 사업의 성공 아이디어도 이들이 제시한다. 경영진이 ‘요즘 애들’을 이해하도록 돕는 제도도 주목받고 있다. CJ CGV의 ‘리버스 멘토링’ 제도는 사원들을 멘토로, 경영진을 멘티로 하는 역발상의 멘토링이다. 사원 2~3명과 경영진 1명이 한 팀이 돼 4개월 동안 활동하며 사원들이 경영진에게 젊은 세대의 생활 양식과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하반기에 국내 기업 30곳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세대 갈등과 조직 몰입도 진단 사업’을 진행한다. 기업 내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와 세대 갈등, 젊은 사원들이 느끼는 업무 몰입도 등을 분석하고 기업이 세대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황미정 과장은 “개인주의의 가치가 확산된 사회에서 자라온 20대들은 집단주의의 논리가 견고한 조직에 들어와 괴리감을 느끼기 쉽다”면서 “이들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이 합리적이라면 조직도 유연하게 대응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검토] 재항고 인용 결정→ (BH(청와대)와 대법원)양측에 윈윈의 결과가 될 것임. (중략) 결정 시점 - 대법원의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 필요. BH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두 사법 최고기관이 어려운 국정현안에 얼마나 조력, 협력하는지에 따라 양 기관을 평가할 것임. (중략) 통진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선고기일 전에 결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대외비) 문건 중) -‘국정원 사건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 시 청와대가 불만을 표시했던 전교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 암시 전달, 국정원 사건의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 항소심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을 통해 사법부의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 (2015년 2월 8일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문건 중) 판결의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시나리오와 판결 선고는 언제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이유를 묻자 현직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문서화 해줄 것을 요청해서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지시를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문서로 작성해주기를 저에게 얘기해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지시자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고 작성자는 그 때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다. ●정다주 “임종헌 지시로, 임종헌이 불러준 그대로 보고서 작성”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8회 공판에서는 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을 바라보지 않고 곧장 증인석에 서 재판부를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가장 첫 질문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어떤 경위로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이후엔 임 전 차장을 “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 저에게 지시를 한 사람”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여러 문건의 작성 배경을 묻는 물음에는 거의 이렇게 답했다. “지시한 사람이 불러준 문구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검토’ 보고서에는 재항고 사건이 인용될 경우와 기각될 경우 각각 청와대와 대법원이 어떤 이득과 손해를 보는지 표로 정리된 내용이 담겼다. 재항고가 기각되면 양측 모두가 손해를 입는 반면 인용되면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양 기관의 손해와 이득을 기준으로 작성한 내용인데 아무리 임종헌의 지시를 받았어도 이런 내용을 작성해도 되는지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문을 표시한 사실이 있는가“ 묻자 정 부장판사는 “이의제기 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판결을 하는) 대법원에서 판단한 게 아니라 법원행정처에서 판단 내지 작성한 보고서였고, 저는 당시 어디까지나 이런 보고서들이 헌법적 테두리 그리고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쓰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의문을 갖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선고공판 전인 2015년 2월 8일자로 작성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보고서에는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관련 BH 불만이 누적된 상황’, ‘BH와 여권의 신뢰관계 유지 회복방안을 위한 다양한 방안 실시’,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건 신속 처리’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에 대해서도 정 부장판사는 “임종헌 기조실장으로부터 원세훈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면 사법부 주변의 상황 변화라든지 그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에 관해 예상하는 보고서를 지시를 받았고,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상정해놓고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정 부장판사는 이밖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2015년 2월 10일자)’, ‘헌법재판소와 관계에서 대법원 이미지 설정방향(2014년 12월 19일자)’, ‘이판사판 야단법석 카페 동향 보고(2015년 3월 2일자)’, ‘과거 왜곡의 광정(匡正·부정을 바로잡아 고친다는 뜻)(2015년 7월 27일자)’ 등의 여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했다.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의 영향’과 같은 정세를 분석하는 보고서도 썼다. 역시 지시에 따라 불러준 대로 쓴 뒤 일부 문건에 대해서만 자신의 생각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직접 생각해서 작성해낸 게 아니라며 정확한 작성 경위나 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잘 쓰고 정세 분석 능력과 정무감각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양승태 측 “대법원장에게는 보고 안 돼…보고서 실제 실행도 안 돼”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반대신문을 통해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다수의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고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증인은 임종헌 기조실장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게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는 몰랐죠?”(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실제 보고됐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죠?”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이후에도 “임종헌 구술을 통해 급히 작성돼 다소 정제되지 못한 측면이 쓰인 부분이 있죠?”, “그래도 증인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생각한 방안을 작성한 것이지 위법한 내용을 작성한 게 아니죠?”, “‘대외비’라는 표시가 있는데 증인은 외부에 공개될 것을 전제하지 않고 작성한 거라 다소 과격한 측면이 있었죠?”, “대응방안과 예상 시나리오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그대로 실행될 것을 전제로 기재된 게 아니죠?” 등의 변호인 질문에 정 부장판사는 연달아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전교조 효력정지 관련 검토 보고서 가운데 ‘재항고 사건을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대법원은 반대급부로 상고법원 등에 청와대의 협조를 받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정 부장판사는 “반대급부라는 단어가 분명히 기재돼 있지만 이 보고서에 언급된 사건의 재판과 반대급부라고 표현된 여러 정책적 조치들 사이의 1대 1 개념, 서로 맞바꾸거나 거래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뒤에 이어진 이에 대한 검찰의 재주신문에서 다시 “거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데”라고 검사가 묻자 그는 “제가 저 문구를 작성 지시자 요청에 따라 사용한 것이다. 제가 사용하면서 이해하면서 인식하기를 문구는 저렇지만 재판의 결과와 행정부의 정책 결정을 협상하는 개념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상황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일하지 않았다. 저도 그런 상황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해서 비록 문구 표현은 저렇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문건들을 작성한 자신에 대해 판결을 하는 법관으로서가 아니라 사법행정의 업무, 특히 기획조정실장을 보좌하도록 직제상 규정돼 있던 기획조정심의관으로서 작성한 것임을 강조했다. 반대신문을 시작하기 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추가로 증거를 하나 신청했다. 정 부장판사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추가진상조사위원회에서 가진 조사 내용이 담긴 문답서였다. 앞서 검찰도 문답서의 일부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에서 동의하지 않았다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전체 문답서를 다시 증거로 낸 것이다. 문답서가 법정 내 스크린에 띄워졌고 양 전 대법원장은 위원회 조사를 마친 정 부장판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읽기 시작했다. ●정다주 대법원 진상조사위 진술 공개… “임종헌 흥분하고 성격 급해 불 끄기 위해” “행정처에 처음 부임했을 때 어떤 실장님들 차장님들하고 여러 안에 대해 대화 해보고 업무를 해보고 하면 항상 생각이 같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거는 세대차이가 있고 가치관이 너무나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고 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차장님이나 실장님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논리 대 논리로 설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급한 상황에 대해서 특히 임종헌 차장님 같은 경우에는 막 흥분하고 워낙에 성격이 급하시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채근하고 할 때는 그 대응방법이 제가 보기엔 좀 너무 좀 아니다 싶었던, 너무 급진적이라든지 좀 이거는 부작용이 많겠다고 할 때, 제가 우리 후배들한테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논리 대 논리로 부딪히려고 하면 오히려 해결이 안된다. 차라리 어떤 경우에는 “알았다, 제가 보고서로 정리해 작성하겠다”라고 지금 막 생각하고 있는 그 생각하는 바를 어쩌면 더욱 더 적나라하게 써 가지고 가서 보고를 드리면서 이렇게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드리면서. 그런데 실제 이렇게 하면, 그렇게 보고서를 쓰는 동안에는 또 기간이 지나갑니다. ‘쿨링 다운’이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그냥 우리가 나이 많은 우리 부모님들 싸움 말리고 이럴 때처럼, 표현이 영 안 맞습니다만 화도 좀 풀어지시고, “그래 그럼 뭐 굳이…영” 이런 상황이 되면 남는 것은 그 보고서입니다.” 여기까지 읽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과격한 표현이 있거나 그런 보고서는 이런 경우에 해당돼서 작성한 것도 있었다는 건가” 물었다. 정 부장판사는 “추가조사위 진술 당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물으시기에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마지막으로 부탁 말씀을 드린 내용이었다”면서 “특히 통상적인 보고서가 아닌 경우, 그리고 시의성이 급한 보고서의 경우 실제로 보고서의 내용들이 저렇게 논의하고 검토하는 단계에서 상당 부분은 실제로 채택이 되지 않고 다만 그 논의,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한 번 세게 만들어서 써 놓으면 자연스럽게 보고서 내용대로 실행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보고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모든 가능성을 정말로 극한까지 낱낱이 적은 거다. 그래야 판단할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는 거다. 제가 바라는 것을 적은 게 아니다. 소수만 보는 보고서에 읽는 사람이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을 사용했다”고도 조사 과정에서 말했다고 한다. 변호인이 실물화상기에 올려놔 법정에 그대로 공개된 조사위원회에서의 정 부장판사의 나머지 진술은 이랬다. “행정처의 보고서는 뭐 이렇게 서면보고 받아서 하는 계획보고서도 있지만 그런 건 물론 거기에 서명한 사람들이 토씨 하나까지 다 본인들이 동의하고 책임지고 앞으로 이걸 집행하겠단 뜻이지만, 그런 것들이 없는 보고서는 발제문 차원에서, 그리고 또 염치 없지만 저희 심의관들은 어떻게 보면 불 끄는 차원에서 활용하는 그런 보고서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도 다른 법관들과 똑같이 판결쓰러 판사된 사람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안에 있는 보고서들이 나름대로는 하나하나 다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책, 우리 생각과는 정반대되는 결과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구구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없고 하기는 하지만…. 위원님들께서 저희 보고서를 보실 때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판사들이 하지?’ 꼭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결과물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도 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논리 대 논리’로 부딪혔을 때 결과가 더 안 좋은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그런 것들이 자꾸 쌓이다 보면 요새 말로 당신이 ‘패싱’되고,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패싱되고, 오히려 그 정책결정자 옆에는 진짜 ‘예스맨’들만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불 같이, 현명한 방법을 써야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런 결과물들이 좀 다양한 시각으로 아니라는 것을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지금 저희들 평심의관들은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법원에 들어와서 재판하고 판결문 쓰리라고 생각하고 시험보고 연수원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입니다.”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당장은 닦달하는 상급자에게서 터져 나오는 불을 끄는 데 더욱 급급했던 심의관들. 그래서 법관이 아닌 사법행정 담당자의 태도로 철저히 무장한 채 지시자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오히려 더 거칠게 살을 보태 적어낸 보고서들.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며 만들어낸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작성한 보고서들은 지금 사법부의 많은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정 부장판사의 말대로 이 재판에 불려나올 많은 심의관 출신 판사들은 그저 판결에만 몰두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행정처 심의관이라는 자리에 앉은 평범하고 성실한 판사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종대 “러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 박근혜 정부가 원인 제공”

    김종대 “러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 박근혜 정부가 원인 제공”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KADIZ)을 넘어오고 심지어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막장 안보관이 대한민국을 무장해제시켰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가장 많이 KADIZ를 넘어왔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4~5년 전부터 특히 중국 전투기, 그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이라고 여겨지는 전략폭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수도 없이 침범했고, 그때마다 우리 전투기가 출동해서 차단 비행을 해왔다”면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결정될 무렵 중러 합동으로 군사훈련이 시작됐고 중국의 전략폭격기가 대한해협에서 우리나라 동해 쪽으로 수시로 비행하면서, 무력 시위는 아니겠지만 우리한테 위협 비행을 상당히 두드러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이란 우리나라가 영공 방위라는 군사·안보상의 목적으로 영공 외곽의 일정 지역 상공에 설정한 구역으로서 항공기의 식별, 위치 확인 및 항공 통제 임무를 수행하는 기준이 되는 공역을 가리킨다. ‘공해(公海) 상공을 비행하는 외국 항공기에 대해 자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규칙을 따를 것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방공식별구역은 배타적인 주권이 관철되는 ‘영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 의원은 “최근 러시아 극동군 우주방공군이 부쩍 강화됐다. 2016년부터 시작돼서 2017년쯤 굉장히 강화됐고, 이 무렵부터 중러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됐다”면서 “이번에 (독도 영공에) 들어온 비행기(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그동안 단독으로 KADIZ 영역을 비행했던 항공기는 아닌 것 같다. (러시아가) 중국과 합동훈련을 하면서 이 공역에서의 특성, 주변국 일본이나 한국의 전투 배치에 대한 정찰 등을 파악하면서 중국과 호흡을 맞추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독도 상공을 비행하는 게 영공 침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기경보통제기가 애초 정해진 항로를 비행한 것인지 아니면 편대로부터 이탈해서 단독 비행을 하다가 독도 영공으로 들어왔는데 다시 편대에 합류하는 과정이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전날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국군 기강의 해이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 군용기까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이제 적은 없다’는 장밋빛 환상에 취한 문재인 정권의 막장 안보관이 대한민국을 무장해제시켰다”는 논평을 내놨다.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안보가 이렇게 무너진 것은 바로 (지난해) 판문점 선언, 9·19 남북군사합의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우리 군이 교전수칙대로 영공을 수호했다는 건 칭찬해야 할 일 아닌가. 특히 안보를 표방하는 자유한국당 입장이라면 더더욱 군을 격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군사합의서 얘기가 왜 나오나.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KADIZ에) 들어온 건 하루이틀 얘기도 아니고, 박근혜 정부 때 제일 심하게 들어왔는데 그럼 그때는 뭐했나”고 반문했다. “그때(2016년) 사드 배치하는 바람에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데, 이게 전투기가 들어오는 게 사드 배치에 대해서 중러가 공동 대응하겠다면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거예요. 박근혜 정부가 원인 제공한 겁니다. 그렇게 안보가 중요하다면서 안보·군사 문제에서 제일 전문성이 떨어지는 당이 모든 것을 트집잡기식으로 나오는 건 정말 유감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국, 독도 영공 침범에 한국·일본 모두 언급해 논란

    미국, 독도 영공 침범에 한국·일본 모두 언급해 논란

    미 국방부 대변인 “중러 영공 침범, 한일 대응 강력 지지”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우리 영공 및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에 대한 대응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면서도 어느 나라 영공인지 적시를 하지 않아 논란이 일 전망이다. 데이트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 및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서면으로 묻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air space) 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동맹인 한일과 이번 사안에 대해 긴밀한 조율을 하고 있으며, 그들(한일)이 중러 카운터파트와 외교채널로 후속 조치를 함에 따라 움직임들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맹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답을 마쳤다. 그러나 이스트번 대변인은 어느 나라 영공에 대한 침범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영공 침범’이라고만 표현했다. 영공 침범의 주체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지목했다.또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이 러시아 군용기에 대한 한국 전투기의 출격 및 경고사격은 물론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 발진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동해 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 군이 경고 사격을 가했다. 그런데 일본이 난데없이 영공 침범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영공 침범을 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일본이 대응할 일”이라고 항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90‘s 신주류가 떴다] 본인이 먹을 점심메뉴도 안 정하는 부장검사… 우리 눈엔 ‘개혁’ 대상!

    “종일 1시간 간격으로 간부회의와 과별 회의가 이어지다 보면 저녁 6시가 됩니다. 하지 못한 일은 초과근무로 떨어지죠. 과장님, 저희에게 낮에 일할 시간을 주세요.” 한 젊은 사무관의 하소연에 박장대소가 쏟아졌다. 또 다른 젊은 사무관이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회의를 추구한다면서도 회의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에게는 종이 자료를 제공하는데, 이런 게 불필요한 의전 아니냐”고 하자 다른 사무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식적인 회의·과도한 의전 이해 못 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행정부처의 젊은 사무관들이 모여 경직된 공직문화를 주제로 한판 수다를 벌였다. 이들은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출범한 ‘정부혁신 어벤저스’들이다. 43개 기관의 공무원 500여명으로, 5급 이하 신규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인사혁신처의 ‘2018년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20대는 10.4%다. 상명하복 문화가 공고한 공직사회도 ‘신인류’ 같은 90년대생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와 과도한 의전, 청바지 입기조차 눈치가 보이는 보수적인 분위기는 20대 공무원들에겐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 에이스(ACE)’, 고용노동부는 ‘새내기 혁신 참견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이 조직 문화를 바꿀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적극 개진하고 있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4월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간부’와 ‘본받고 싶지 않은 간부’, ‘다시는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은 간부’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본받고 싶은 간부’를 제외한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계질서가 뿌리박힌 공직 사회에서 간부들이 후배 직원들의 평가에 신경 쓰도록 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혁신 어벤저스’를 운영해 부처 간 공직문화 개선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혁신 어벤저스’는 90년대생인 새내기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문소영(25) 행정안전부 혁신기획과 사무관은 “기존 베테랑 공무원들도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세대 간 조화를 이루며 공직문화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 도입 사법시험 기수에 따른 서열문화가 강한 검찰과 법원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17년 9월 한 막내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건의해 막내 검사들의 오랜 고통이었던 ‘밥 총무’ 관행이 크게 개선된 게 대표적이다.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고 식당 예약과 식비 모금, 정산을 도맡아 처리하던 막내 검사의 임무를 이젠 부장검사도 나눠서 한다. 법원의 합의부 배석판사들도 매일같이 이어졌던 부장판사와의 의무적인 점심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지난해부터 배석판사들이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가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배석판사가 고충처리위원회나 성희롱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부장판사는 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합의부 재판장에서 배제되도록 할 수 있는 사무분담 규정도 생겼다. 한 부장판사는 “후배 판사들이 ‘아무개 부장 판사가 몇 월 며칠 무슨 일을 했다’는 식으로 평가를 한다”며 놀라워했다. 검사와 변호사를 거친 다음 판사가 되는 법조일원화로 법원에는 당분간 90년대생 판사가 들어올 일이 없다. 대신 로스쿨을 갓 졸업한 재판연구원들이 법원의 ‘요즘 것들’이다. 재판연구원들이 고법 부장판사에게 “그건 아니죠”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에서 고참 판사들이 적잖이 놀라고 있다. “저는 약속이 많아 회식에 참석할 일이 없으니 부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20대 재판연구원들의 반란으로 재판부끼리 매달 일정 금액의 부비를 모아 함께 식사하는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0‘s 신주류가 떴다] 본인이 먹을 점심메뉴도 안 정하는 부장판사… 우리 눈엔 ‘개혁’ 대상!

    “종일 1시간 간격으로 간부회의와 과별 회의가 이어지다 보면 저녁 6시가 됩니다. 하지 못한 일은 초과근무로 떨어지죠. 과장님, 저희에게 낮에 일할 시간을 주세요.” 한 젊은 사무관의 하소연에 박장대소가 쏟아졌다. 또 다른 젊은 사무관이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회의를 추구한다면서도 회의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에게는 종이 자료를 제공하는데, 이런 게 불필요한 의전 아니냐”고 하자 다른 사무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식적인 회의·과도한 의전 이해 못 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행정부처의 젊은 사무관들이 모여 경직된 공직문화를 주제로 한판 수다를 벌였다. 이들은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출범한 ‘정부혁신 어벤저스’들이다. 43개 기관의 공무원 500여명으로, 5급 이하 신규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인사혁신처의 ‘2018년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20대는 10.4%다. 상명하복 문화가 공고한 공직사회도 ‘신인류’ 같은 90년대생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와 과도한 의전, 청바지 입기조차 눈치가 보이는 보수적인 분위기는 20대 공무원들에겐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 에이스(ACE)’, 고용노동부는 ‘새내기 혁신 참견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이 조직 문화를 바꿀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적극 개진하고 있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4월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간부’와 ‘본받고 싶지 않은 간부’, ‘다시는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은 간부’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본받고 싶은 간부’를 제외한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계질서가 뿌리박힌 공직 사회에서 간부들이 후배 직원들의 평가에 신경 쓰도록 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혁신 어벤저스’를 운영해 부처 간 공직문화 개선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혁신 어벤저스’는 90년대생인 새내기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문소영(25) 행정안전부 혁신기획과 사무관은 “기존 베테랑 공무원들도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세대 간 조화를 이루며 공직문화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 도입 사법시험 기수에 따른 서열문화가 강한 검찰과 법원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17년 9월 한 막내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건의해 막내 검사들의 오랜 고통이었던 ‘밥 총무’ 관행이 크게 개선된 게 대표적이다.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고 식당 예약과 식비 모금, 정산을 도맡아 처리하던 막내 검사의 임무를 이젠 부장검사도 나눠서 한다. 법원의 합의부 배석판사들도 매일같이 이어졌던 부장판사와의 의무적인 점심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지난해부터 배석판사들이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가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배석판사가 고충처리위원회나 성평등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부장판사는 합의부 재판장에서 배제하는 사무분담 규정도 생겼다. 한 부장판사는 “후배 판사들이 ‘아무개 부장 판사가 몇 월 며칠 무슨 일을 했다’는 식으로 평가를 한다”며 놀라워했다. 검사와 변호사를 거친 다음 판사가 되는 법조일원화로 법원에는 당분간 90년대생 판사가 들어올 일이 없다. 대신 로스쿨을 갓 졸업한 재판연구원들이 법원의 ‘요즘 것들’이다. 재판연구원들이 고법 부장판사에게 “그건 아니죠”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에서 고참 판사들이 적잖이 놀라고 있다. “저는 약속이 많아 회식에 참석할 일이 없으니 부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20대 재판연구원들의 반란으로 재판부끼리 매달 일정 금액의 부비를 모아 함께 식사하는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키사스’가 뭐길래… 이란 영국 유조선 맞대응 나포

    ‘키사스’가 뭐길래… 이란 영국 유조선 맞대응 나포

    이란이 자국 유조선이 영국에 억류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를 나포하면서 이란의 서방에 대응하는 방식이 같은 크기의 피해로 되갚음하는 ‘키사스(Qisas)’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키사스는 이슬람의 형벌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같은 방법으로 보복을 가하는 율법을 말한다. 꾸란과 마호메트의 언행록인 하디스에도 나온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맞대응 보복이 대표적인데 함무라비 법전에 처음 나온다.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는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선원 23명과 같이 나포해 억류하고 있다. 이란의 지난 19일 나포 행위는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 4일 유럽연합(EU)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에 원유를 공급하다 붙잡힌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에 대해 1개월 동안 억류를 연장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와 이란의 맞대응으로 보인다. 혁명수비대는 영국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면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다른 선박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나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란 어선을 충돌했는데도 구조 요청에 응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국방차관은 이에 대해 “적대 행위”라고 비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2일 긴급 각료들을 소집, 안보대책회의(COBR·비상대책회의실 미팅)를 주재했다. 또 프랑스와 독일 등 주변국들에 유조선 나포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앞서 미국이 지난해 5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1년간 전력적 인내를 가지며 유럽과 핵합의를 유지하는 방법을 협상했다. 그러나 유럽은 정치적으로는 핵합의를 지키겠다고 했으나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이란에 대한 투자도 끊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탈퇴 1주년이 된 올해 5월 8일 핵합의에서 약속한 핵프로그램 제한을 일부 지키지 않겠다고 맞대응했다. 이란은 그러나 미국처럼 단번에 핵합의를 탈퇴하지는 않고 유럽과 계속 협상한다며 60일 주기로 단계적 이행 축소로 결정했다. 5월 8일부터 60일간 1단계 조처로 핵합의에서 정한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겼고, 7월7일부터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의 농축도 제한(3.67%)을 초과해 4.5%까지 올렸다.그러면서 ‘행동대 행동’ 원칙을 이런 핵합의 이행 감축의 근거로 들었다. 핵합의는 서방이 대이란 경제 제재를 풀면 이란도 핵프로그램을 축소·동결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즉 상대방이 이를 어기면 자신의 의무도 이행할 이유가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 원칙은 핵합의 36조에 명문화됐고, 이란은 이 조항을 이행 축소의 합법적 명분으로 제시했다. 핵합의가 다자 간 합의인 데다 유럽이 일단 말로는 이를 지키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란도 유럽처럼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고 준수와 탈퇴 사이의 중간 지대로 무게 중심을 옮긴 셈이다. 이란은 동시에 핵합의를 완전히 탈퇴하면 서방의 제재가 복원돼 경제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과 이란의 주고받기식 대응이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가해자에게 피해자와 똑같은 크기의 형벌을 가하는 키사스 대응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오늘 재판할 때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재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6번째 재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역할을 한 심의관 출신 4명의 현직 법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법정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핵심 증인 중 한 명이 법정에 나오게 됐으니 재판은 시작부터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 29일 첫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오전 10시에 재판이 시작됐고 첫 현직 법관 증인인 김민수 부장판사가 10시 27분에 증인석에 섰다. 검찰의 주신문이 오후 7시를 넘겨 끝났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배경설명과 자신의 생각을 아주 자세히 풀어놨다. 김 부장판사가 심의관으로 일하던 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밤 11시까지 계속되자 11시 5분쯤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10시부터 13시간째 재판을 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제 체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13시간째 증인의 증언을 듣고 판단하다 보니까 판단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여기 앉아있을 수가 없고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반대신문을 다 하더라도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예정 시간만 해도 3시간씩입니다. 그 때까지 제 체력이 견딜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재판부가 하시는 이 재판을 방해하기는 싫습니다. 제가 없어도 변호인도 있고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따가 법정에서 오히려 폐를 끼칠 것 같습니다. 제가 없어도 여기 공판에 아무 지장받지 않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 만큼 재판장께서 퇴정 명령을 해 주시면 일단은 퇴정을 하고 재판은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 체력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정 명령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양승태 “13시간째 재판…머리아파 못 앉아있는다, 내보내달라” 오후부터 변호인들이 잇따라 “반대신문을 오늘 다 마치지 못할 것 같다”며 재판 일정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을 열기 바로 전 그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휴정을 잠시 하겠다고 하자 “진행에 대해 알려주시긴 해야 하지 않나. 오늘 일정이 어디까지 하실 예정이신지를 알려주셔야 그걸 가족에게도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호소했다. 그리고는 양 전 대법원이 직접 요구를 한 것이다. 10분 가까이 휴정을 한 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퇴정 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인지가 좀 불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이 건강을 이유로 호소한 만큼 증인신문을 다음 재판을 한 번 더 잡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형사소송법 277조의 2를 보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도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재판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는 이상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지고 실제로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석을 거부해 증인신문 등 여러 공판절차가 진행된 전례가 있다. 양승태 피고인의 주장의 부적절성에도 공판절차가 흔들림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만 법정에서 나간 뒤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파서 몸이 안 좋다 그래서 퇴정하게 배려해 달라고 말하는 게 그게 재판 거부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은 이어 재판부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피고인 몸이 설령 건강하다 하더라도 재판을 지금, 밤 11시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소송관계인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야간재판이 진행되는 거라고 저는 지금까지 알아왔다. 만약 재판장님의 지휘대로 소송관계인의 반대가 있더라도 강행하시는 게 가능하다면 검사님들은 야간 조사에 대해 피의자 동의를 왜 받나? 재판장님은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피의자들은 조사 동의 안 받고 검사들의 판단에 의해 피의자 신문권이 있으니 밤새 조사해도 된다는 취지이신가? 동의할 수 없다.” ●검찰 “양승태의 ‘재판 거부’” vs 변호인 “야간 재판 시 동의받아야” 감정이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 “검사가 ‘재판 거부’니 이런 말 붙이는 것 자체가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한 가지 팩트를 지적해 드리면 오늘 검찰의 주신문 예정 시간은 3시간이었다. 아까 아무리 늦게 잡아도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몇 시에 끝났나? 저녁 7시에 끝났다. 증인신문이 이렇게 늦어진 거에 대해서 검찰이 이렇게 얘기하실 수 있는 상황인가?” 검찰은 “‘재판 거부’라는 표현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셨는데, 재판장님께서 증인신문을 어디까지 하겠다고 분명히 소송지휘를 하셨다. 그런데 양해를 구하는 것을 넘어서 퇴정 명령을 내달라고까지 발언했다. 이런 피고인을 제가 본 적이 없다”고 다시 반박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들도 모두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 결국 재판은 끝나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다음달 5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됐다. 변호인이 재판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자정을 앞두고 끝난 이날 재판은 시작부터 양 전 대법원장 측과 재판부의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지난 17일 재판에서 “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같은 입장을 반복해 밝혔다. “양승태 피고인에 대해서 구속기간 만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자체에 대해서도 검찰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법률 규정상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든지 아니면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저희 의견입니다. 구속 취소로 인한 석방 결정에 비해 특별히 불이익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석방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되고 설령 보석결정을 하더라도 재판부가 조건 여부를 판단할 때 그와 같은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피고인의 사정을 혜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거지 외의 외출 제한이나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재판부 “22일 보석 관련 결정” 변호인은 주거지·보증인 확인 안 해줘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신병에 관한 쌍방 의견은 충분히 진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 측에 주거지가 첫 공판기일에 확인한 경기 성남시 자택 주소가 여전히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변호인의 입장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며 답을 피했다. “변호인 의견은 충분하게 들었다고 보고 재판부도 거기에 대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확인을 해달라고) 지난번 공판에 말씀드렸는데 이번 의견서에 없어서 보증금에 갈음하는 보증을 서줄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다시 재판부가 물었지만 변호인은 “재판부께서 적절한 방법으로 확인하실 방법이 있으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보석을) 신청을 한 게 아니라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특히 직권으로 어떤 결정을 한다면 재판부가 적절한 방법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변호인의 의견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정보제공을 명하시거나 협조요청을 하신다면 피고인과 상의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주거지 제한 및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석방 가능성이 높아보이자 아예 주거지와 보증을 서줄 가족의 인적사항조차 확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재판부는 “최대한 협조해주시고, 구속 피고인의 직권 보석 여부를 심리해 왔는데 다음주 월요일(22일)에 구속 피고인에 대한 직권 보석에 관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이 재판의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세 명의 전직 사법부 고위법관들은 16회에 이른 재판 과정에서 각종 증거능력을 문제삼으며 거듭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을 재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다뤄지지 못한 각종 원칙과 규정들을 꺼내 재판의 정석을 새삼 알리고 있다. 22일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보석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선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이 재판의 증인석에 선 첫번째 현직 법관인 김 부장판사는 오전부터 밤까지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매우 차분했다. 그는 피고인석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곧바로 재판부를 바라보고 서 양 전 대법원장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한 김 부장판사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폐지 추진 방안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검찰이 진정성립(문건의 작성자인지, 조서의 진술자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을 하는 데만 한 시간 남짓이 걸렸다. 피의자 신문조서만 14회. 그리고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이메일이 모두 그가 진술하고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이 연구회의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 대한 제재 방안을 비롯해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례에 반하는 하급심 판결을 한 김기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현 헌법재판관), 사법행정위원회 추진에 대해 반대를 한 송모 판사에 대한 대응방향 검토 등 이른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추진하는 사법행정 관련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 대한 ‘전략’을 세워 보고서에 담은 배경과 그에 대한 김 부장판사의 생각이었다. 법원 내부에서 행정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과 관련,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다음의 보고서들을 작성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차OO 판사 게시물 관련’(2015년 8월 18일자) -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판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대외비)’(2015년 9월 22일자)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김기영 당시 부장판사의 판결에 대한 대책을 담은 보고서. (※보고서 중 ‘대응 방안’으로 항소심에서 심리가 지연되면 사회적인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신속한 처리가 되도록 ‘사건 신속처리 트랙(패스트트랙) 개발’ 방안을 담음. 또 ‘법관연수 강화’ 방안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앞세워 대법원 판례를 위반한 하급심 판사들에게 자신의 판결이 법관연수에서 강의 및 토론자료로 사용된다는 사실 자체를 일정한 ‘시그널’로 줄 수 있음’이라고도 기재) ·‘송OO 판사 건의문 검토’(2016년 2월 2일자) -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법관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확대하는 취지의 사법행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지글이 코트넷에 올라간 뒤 이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송 판사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2016년 2월 24일자) -송 판사 이후에도 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후보자 검토’(2016년 3월 28일자) ●첫 현직 법관 증인신문 “임종헌 차장님 지시, 임종헌 차장님의 생각”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고 주요 내용들도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은 게 많다고 했다. 또 애초에 지시를 받을 때부터 임 전 차장 윗선에 보고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법행정위원회 관련된 보고서들의 작성을 임 전 차장이 지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그의 발언이 유달리 들렸다.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 가운데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으로 사법행정위원회 출범 의의가 크게 반감될 우려 존재. 소수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이 다수 일반 판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을 차단하고 핵심그룹을 고립시킬 필요가 있음’이라는 내용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임종헌 차장님 생각에는 같은 정책이라도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에 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이 하시는 정책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당시 생각했던 것 같다. 임종천 차장님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현 대법원장님께서 하시는 정책은 전부 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당시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같이 모여서 그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을 핵심그룹이라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치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문구의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임종헌 차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현재 대법원장님께 자꾸만 대립하려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했다”고 답했고, 그게 국제인권법연구회였냐는 물음에도 “그런 분들이 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어떤, 임종헌 차장님이 보시기에 문제되는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위원회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선출되는 게 아니라 특별한 목적·의도가 있는 사람이 선출되는 결과가 우려됨. 특정 소수세력이 장악할 우려가 있음’이라는 기재 중 특정 소수세력이 뭐냐는 질문에는 “일단 기존의 다른 보고서가 하나 있는 것을 내용이 임종헌 차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내용이 있어서 복사해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헌 차장님 생각으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법행정위원회 반대글에 대해) 임종헌 차장님께서 취지가 좀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는 식의 답변들이 이어졌다. 동료 판사들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문건으로 만들어낸 그의 판단과 생각이 잘 들리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KEB하나은행, KSQI 고객접점부문 4년 연속 1위 차지

    KEB하나은행, KSQI 고객접점부문 4년 연속 1위 차지

    KEB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이 ‘2019년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은행산업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9월 통합은행 출범 이후 4년간 고객접점부문 은행산업 부문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아 그 의미가 더욱 크며, KSQI 4년 연속 1위 선정을 기념해 16일 전국 영업점과 부서에서 선정된 111명의 ‘손님칭찬 우수직원’ 및 ‘우수 CS리더’ 등을 본점으로 초청해 인증식과 시상식을 가졌다. 특히 해당 은행은 올해 ‘손님행복 함께 비상(飛上)’이라는 가치하에 ▲영업점별 매월 1회 ‘손님 행복의 날’ 제정/운영 ▲손님의 소리를 담은 CS와 민원 콜라보 ‘손님응대시리즈’ 연재 ▲손님응대 우수직원, 우수영업점을 선발하는 ‘CS명인(名人), CS명가(名家) 제도’ ▲보다 적극적이고 생생한 현장의 소리 청취를 위해 서울/경기지역에 한해 운영했던 KEB하나 직원 자문단을 충청/호남/영남지역으로 확대해 총 45명으로 운영 ▲칭찬손님의 로열티를 제고하기 위한 ‘칭찬손님감사이벤트’ 실시 ▲매월 1회 은행장이 직접 주관하는 손님행복(불편제거) 위원회를 통해 영업현장의 직원뿐 아니라 손님의 관점에서 개선점을 찾아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손님 중심의 행복한 금융 실천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금융권 최초 3000여 개 사고 패턴을 AI로 학습시켜 이상 거래를 분석 및 탐지하는 AI기반 신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도입해 금융사기근절을 선제적으로 대응 ▲홈페이지 내 ‘KEB하나 소비자세상’을 통한 소비자보호활동 및 생활정보가이드 제공 ▲청각/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ARS’, QR코드 활용 음성전환서비스, 점자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점자 보안카드 ▲금융취약/소외계층의 서비스 이용 편의를 위한 ‘행복동행금융창구’를 전국 746개 점포에 설치/운영 ▲보건복지부와 ‘저소득층의 자산형성 지원’ 업무협약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소비자권익보호 및 소비자보호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금융감독원에서 주관하는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2년 연속 전 항목 ‘양호’ 등급 이상을 달성해 소비자보호 종합 역량 최상위 은행으로 평가받았으며, 한국경제 주관 제7회 금융소비자보호 대상에서 은행부문 최우수상(금융감독원장상)을 수상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손님과 직원의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KEB하나은행을 한 단계 성숙하게 할 것이다. 손님으로 하여금 훌륭한 경험을 어떻게 하게 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직원 모두가 염두하고 실천할 때, 손님이 찾아오고 싶은 은행, 손님이 머물고 싶은 은행, 손님이 행복한 은행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손님행복은행 계승, 발전을 강조했다. 또한 손님가치중심 경영의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하는 ‘2018년 소비자중심경영(CCM, Customer Centered Management) 인증’을 획득했다. CCM 인증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경영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국가공인제도이며, 이번 인증 취득으로 손님 지향적인 경영문화 확립과 소비자 관련 시스템 구축 및 정비를 통해 대내외 경쟁력을 강화해 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KSQI 4년 연속 1위, 서비스 최고 은행이라는 칭찬은 손님이 주신 큰 상으로 더욱 의미가 크다”라며 “손님 중심의 일하는 방식 혁신과 배려로, 손님과 하나되어 글로벌 리딩은행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KSQI-MOT는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손님들의 체감 정도를 매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수로 서비스 평가단이 31개 산업, 109개 기업 및 기관을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방식으로 방문 후 서비스 품질을 평가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의원 자격시험’, ‘유튜브 학교수업’…日선거에 이색공약 난무

    ‘국회의원 자격시험’, ‘유튜브 학교수업’…日선거에 이색공약 난무

    집권 자민당 “꽃가루 제로(0)화로 화분증 척결”무소속 후보 “하늘나는 자동차로 일본 경제 부흥” 등선거철이 되면 정당이나 후보 개인으로부터 “이번에 당선이 된다면~”으로 시작하는 다양한 공약이 나오기 마련이다. 정당이 간판으로 내거는 공약들이 기본적으로 전면에 제시되지만 유권자들의 현실적 요구에 바탕을 둔 개별 후보 차원의 생활형 아이디어도 대거 등장한다. 오는 21일 투표가 실시되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다양한 공약들이 후보 진영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는 집권 자민당의 ‘헌법 9조 개정’과 국가 차원의 거대담론도 있지만, 실생활 밀착형 공약들도 적지 않다. 1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민생 공약으로 ‘화분증(꽃가루 알레르기) 제로(0)’를 내걸었다. 봄철이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화분증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조기 실현이 불가능한 공약이다. 화분증의 원인이 되는 전국 440만㏊(도쿄돔 90만개 규모) 규모의 인공 삼나무 조림지를 당장 처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은 국민 안전을 위해 인공지능(AI) 탑재 자율형 살상무기시스템(LAWS)의 개발을 규제하겠다는 생소한 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생활 정치의 실현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중의원 25세, 참의원 30세인 피선거권 연령을 20세로 낮추는 방안을 주장하는 한편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직장 등에 ‘입후보 휴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전국 각지의 와이파이 설비를 확충해 무선통신 데이터 사용량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마치 통신회사 광고문구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국민민주당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한 통신은 지진, 홍수 등 재해 대응 및 방지의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산당은 중·고교의 불합리한 규정들을 뜻하는 이른바 ‘블랙 교칙’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마련했다. 학생들의 속옷 색깔이나 머리 염색 등을 규제하는 구태의연한 교칙들을 손보겠다는 약속이다. 사민당은 양성평등 증진을 위해 아버지의 육아휴직을 의무할당제로 하는 ‘파파쿼터’ 제도의 도입을 내걸었다. 오사카에 기반을 두고 있는 극우성향 정당 ‘일본 유신의 회’는 도쿄를 본따 서일본 지역의 대규모 재해에 대응하는 오사카소방청의 설치를 약속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최저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건 신생정당 레이와신센구미는 대학 장학금 융자의 상환의무를 면제하는 ‘장학금 덕정령(일본 전국시대 부채 탕감책)’을 외치고 있다. 후보자 개인 차원의 이색 공약들도 아이디어 백출이다. 수도권의 무소속 후보는 국정선거 후보자에 대해 일반교양 시험을 의무화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정 수준의 자질을 갖췄다고 인정되는 사람만 입후보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것은 물론이고 실현돼서도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일본 지역에서 출마한 후보는 모든 고교 수업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 야당 후보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일본 경제를 살찌우자”고 주장한다. 한 보수계 후보는 에도성(현재의 왕궁) 재건을 주창하고 나섰다. 도쿄신문은 “지방의원이 많은 정당의 경우 유권자들로부터 직접 의견을 받아 공약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자기 지지층의 의향을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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