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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SK·KAIST 연계 대전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SK·KAIST 연계 대전센터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다만 효과가 없는 1만 가지의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라는 에디슨의 발언을 붙여 놓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강한 도전정신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지난해 3월 국내 최고의 과학영재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부설연구기관을 세웠는데, 현재 혁신센터의 ‘원조’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정신이 충만한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전국에 혁신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SK가 KAIST 부설연구기관과 손잡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로 확대·재개관했다. 12일 대전 유성에 있는 KAIST 대학 정문을 지나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300m쯤 들어가자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입주한 나노종합기술원이 나타났다. 9층이다. 혁신센터 유리 출입문이 열리자 왼쪽 벽에 ‘빛나는 도전’이라고 쓰인 게시판에 성공한 여러 업체 사진이 걸려 있다. 유네스코에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상을 받은 ‘테그웨이’ 등 드림벤처스타 업체들이다. 1549㎡의 센터에는 창업 관련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세미나도 여는 ‘초크&토크 라운드’가 넓게 펼쳐져 있다. 그 옆으로 원스톱 서비스 사무실도 있다. 창업에 필요한 제도와 법, 금융지원 등을 상담해 주는 곳이다. 특허청 직원, 법무사 등이 업무를 지원한다. 이 사무실 담당자는 “기존은 물론 예비 창업자들이 꾸준히 찾는다”면서 “상담은 다양하지만, 특허와 관련된 것이 많다”고 전했다. 반대편 복도로 들어가자 10개 ‘드림벤처’ 업체 사무실이 줄지어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벤처 및 창업 업체들이다. 10개월간의 보육 과정을 거쳐 이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최병일(55) 나노람다코리아 대표는 “해외 마케팅 때 SK 부스를 이용한 덕분에 60여개 해외 업체들과 거래 협의가 진행됐고, 일부는 매매로 이어졌다”라며 “시제품 제작비 등을 무료로 지원받아 창업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전혁신센터는 창업 기업을 도와 키우고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글로벌화하는 것이 주 업무다. 성공한 기업인을 멘토로 붙여 실질적 도움도 준다. ‘디자인 씽킹’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창업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혁신센터 산하 ‘중앙캠퍼스’에서는 첨단IT교육을 하는 ‘T아카데미’ 등 창업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한창이다. 중앙캠퍼스는 혁신센터와 대전시가 손잡고 지난달 14일 옛 충남도청 앞 건물에서 문을 열었다. 원도심을 살리려는 취지도 있다. T아카데미에 참가한 충남대 컴퓨터공학과 3년생 송진호(24)씨는 “학교와 달리 실질적인 기술교육이 이뤄져 창업에 100%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과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난다지만, 오히려 서울에서 온 창업 준비생과 학생도 많다. 서울과학기술대 컴퓨터공학과 4년 조명환(26)씨는 “방학기간 대전에 자취방을 얻었다”면서 “창업뿐 아니라 취업에도 좋은 교육”이라며 평가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영훈(35)씨도 서울에서 내려와 자취하고 있다. 그는 “창업을 하려고 직장을 그만뒀다가 지인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 팀원으로 참가했는데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K 9명과 대전시 4명, 대덕특구본부 1명, 자체 채용 등 27명이 대전의 혁신센터 운영을 떠받치고 있다. 임종태 센터장은 “우리 혁신센터를 플랫폼으로 해 대전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대전은 24개 정부출연연구소, 42개 대기업 연구소와 KAIST 등 우수 대학이 위치해 여건은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청과 대덕특구본부 등 지역 혁신주체들과의 협력이 관건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해외여행 | Hawaii 하와이 하늘을 나는 2가지 방법

    해외여행 | Hawaii 하와이 하늘을 나는 2가지 방법

    물놀이만 좋은 줄 알았던 하와이는 하늘도 좋은 곳이라나. 트래비스트 유호상씨가 들려주는 ‘하와이 하늘 좀 날아 본 이야기!’ ●문이 없어 더 짜릿한 오아후 헬기 투어 호놀룰루 공항 활주로 끄트머리에 위치한 노빅터항공 사무실. 간단한 안전 교육을 마치고 활주로로 이동했다. 우리를 태울 로빈슨 R44 헬기가 눈에 들어왔다. 로터를 돌리며 엔진 예열을 하고 있던 조종사 모린Maureen이 손을 흔들며 반겼다. 오늘 탑승한 헬기는 시야를 확보하고 보다 실감나는 비행을 즐기기 위해 문짝을 떼어낸 헬기. 자리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 안전벨트를 하려는데 자동차 좌석과 똑같은 3점식 벨트였다. 문이 없으니 벨트를 더 꼼꼼하게 착용하게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곧이어 알라딘의 양탄자처럼 사뿐히 떠오른 헬기는 마천루들이 보이는 호놀룰루 시내 쪽을 향했다. 한국의 태안에 있는 항공학교에서 1년간 비행교관으로도 근무했다는 모린은 비행 내내 세심하게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발아래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옅은 파란색 바다에 깨알같이 박혀 있는 것들이 서퍼들이라는 것은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머리카락 흩뜨리는 바람은 우리가 하늘 높은 곳을 빠른 속도로 날고 있음을 새삼 일깨워 줬다. 잠시 후 헬기는 오아후섬의 동쪽 끝인 와카푸 등대 언덕과 토끼섬을 끼고 기수를 돌려 내륙 산악지대를 가로질렀다. 고도가 생각보다 높고 험준했다. 화산활동으로 이렇게 다이내믹한 지형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험준한 산을 넘는 H3 프리웨이를 발밑으로 내려다보며 날아가는 기분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산을 넘은 헬기는 마지막으로 진주만Pearl harbor을 향했다. 모린이 우측의 노스 쇼어 쪽을 가리키며 진주만 공습 당시 일본군 전투기들이 저쪽에서 날아왔다고 귀띔해 주었다. 하늘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니 잠시 내가 반세기 전의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진주만으로 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수면에는 현재 퇴역하여 전시 중인 거대한 전함 미주리호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침몰한 USS애리조나 전함 위에 지은 기념관이 자리한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전함에서 기름이 새어 나오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검은 눈물이라고 한다나. 마치 취재 헬기를 탄 듯 진주만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호놀룰루 공항 상공으로 돌아온 헬기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관제탑과 교신을 주고 받으며 활주로 주변을 선회하다 무사히 착륙했다. 착륙 과정은 투어가 아닌 이동 절차였지만 그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었다. 세워 놓은 장난감 같은 비행기들을 발아래 두고 그 위를 지나는 기분이란! 헬기 비행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짜릿하고 흥분되는 비행이 될 줄 몰랐다. 문이 없는 헬기의 경험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아, 이제 일반 헬기는 무슨 재미로 탈꼬. 노빅터항공 데이투어(1인 요금) 60분 285달러, 45분 235달러, 30분 185달러, 20분 150달러. 선셋투어 20분 175달러 www.novictoraviation.com ●무동력 낙하의 즐거움 글라이더 비행 다음날 두근거리는 마음을 달래며 글라이더 비행에 도전하기 위해 달려간 곳은 오아후섬의 북쪽 언저리에 위치한 ‘딜링햄 비행장Dillingham Airfield’이었다. 2차 대전 당시 만들어진 군용 비행장인데, 낮에는 레저용도로, 저녁에는 군용으로 관리 중이다. 무동력 글라이더란 비행기와 똑같이 생겼으나 엔진을 빼고 가볍게 만들어 하늘에서 기류를 타고 날 수 있는 글라이더다. 앞에서 줄로 연결된 경비행기가 하늘로 글라이더를 끌어올려 주면 이후 줄을 끊고 활공하는 것. 글라이더의 비행은 두 종류인데, 앞좌석에 조종사 한 명과 뒤에 승객 두 명이 타고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시닉Scenic 과 앞좌석에 승객 한 명, 뒤에 조종사 한 명이 타고 공중 기동을 경험할 수 있는 에어로배틱Aerobatic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과감하게 에어로배틱 코스를 선택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일 에어로배틱용 글라이더가 고장으로 비행불가. 선택의 여지없이 시닉 비행을 하게 됐다. 글라이더 동체는 생각보다 작았다. 동력도 없는 이 작은 기체에 의지해 수백 미터 상공에 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흥분이 사라지고 긴장이 몰려왔다. 우리를 태우고 비행을 할 조종사는 존John. 하늘로 끌어올려 줄 경비행기도 이내 요란스런 엔진음을 내며 등장했다. 경비행기를 글라이더와 줄로 연결하면 이륙 준비는 끝! 드디어 글라이더가 경비행기에 이끌려 하늘로 솟아올랐다. 순식간이다. 계기판이 2,500피트를 가리켰다. 고개를 돌려 밖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노스 쇼어의 해변과 파도가 만들어 내는 하얀 물결들. 잠시 후 경비행기에 연결된 줄이 떨어질 테니 놀라지 말라고 존이 말했다. 언제 떨어져 나갈까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갑자기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롤러코스터가 급하강하듯 가슴 철렁한 느낌이 들었다. 글라이더가 기류를 타기 위해 잠시 기수를 아래로 내린 것. 비행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 이 줄이 끊기는 것을 기다리는 때였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별것 아니다. 멀리서 들리던 엔진음조차 사라지고 이제 글라이더의 바람 가르는 소리만이 남았다. 생각보다 안정감이 커서 바람 가르는 소리만 아니라면 마치 제자리에 가만히 떠 있는 느낌일 정도였다. 완만하게 하강하던 글라이더가 급선회를 했다. 순간 왼쪽으로 파란 바다와 실낱같은 해안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어릴 적 로망인 전투기 조종사가 된 느낌이었다. 긴 듯 짧은 듯 아쉬운 비행을 마치고 착륙할 시간. ‘한 마리의 새’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것에 아쉬움이 몰려왔다. 까마득했던 지상의 풍경과 활주로도 전후좌우 뻥 뚫린 캐노피를 통해 어느새 손에 잡힐 듯 파노라마로 다가왔다. 그리고 터치다운. 정말이지 엔진만 달렸더라면 다시 조종간을 하늘로 잡아당기고 싶은 순간이었다. 호놀룰루소어링 시닉(승객 1인) 10분 79달러, 20분 120달러, 40분 175달러, 에어로배틱(승객 1인) 15분 165달러, 30분 215달러. www.honolulusoaring.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유호상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독박(讀博) 육아일기](18)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독박(讀博) 육아일기](18)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늘 머리보다 가슴이 앞섰고,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준비하는 것보다 그냥 앞에 주어진 상황 대로 일을 처리했다. 여행을 가도 꼼꼼하게 일정표를 짜는 대신 크게 목적지를 정해놓은 뒤 발길이 닿는 대로 움직였다. 덜렁거리고 귀는 얇았다.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싫었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항상 실력보다는 운이 더 따랐던 것 같다. 공부는 체계적이기보다는 거의 벼락치기에 가까웠다. 나는 이렇게 30년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될 순 없었다. 물론 생활의 우선순위가 아기로 바뀌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심한 성격에 조금은 용기가 보태진 것 같다. 그러나 어디까지 나는 나였다. 아기를 키우면서도 어떠한 계획이나 치밀한 준비 없이 그냥 나와 내 아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움직였다. 그것이 이런 성격을 갖고 살아온 나의 육아방식이었다. 크게 잘못된 건 없었지만 정확한 답을 알 수 없기에 늘 불안하고, 또 남들과 비교하며 주눅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남들 만큼’만 하는 것도 때로는 버거웠다 육아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주변에서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욕심이 과해서 더 힘들어 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그저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잘 먹고 잘 자는 것. 무탈하게 잘 크는 것 뿐이었다. 내가 슈퍼맘이 된다거나 육아의 달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남들 하는 정도만, 부족한 엄마만 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때로는 그 ‘남들 만큼’조차 유독 나에게만 버겁게 느껴졌다. 임신을 했을 때에는 태교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곤혹스러웠다. 일개 임신부의 태교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나는 일을 하느라 흔한 산모교실 근처에도 한 번 가보지 못했고, 솔직히 과연 무엇을 했다고 해야 잘한 태교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엄마 마음이 편한 게 좋은 태교”라고 주장하며 위안을 삼았다. 휴일에 남편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기 전에 아기와의 미래를 그리며 즐거워하고 가끔 동화책을 소리내 읽어준 것이 전부였다. ●자연주의 출산을 하지 않은 나, 무심한 엄마일까 다른 임신부들이 멋지게 유화를 그리거나 요리나 제과제빵을 하며 작품을 만들어낸 모습들을 보면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았다. 나는 하루종일 각종 사건 사고 기사들을 쓰다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서 쪽잠을 자는데, 우아하게 클래식을 듣고 산전마사지를 받는 산모들이 아주 많다는 것은 가끔 허무함을 주었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자연주의 출산을 하거나 무통주사를 맞지 않는 산모들도 많은데,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당연히 산부인과에서, 12시간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연달아 무통주사를 맞았던 나는 조금 무심한 엄마인가 아주 살짝 자책해 본 일도 있다. 출산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비교질’이 시작됐다.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하는 모든 행동이 궁금했다. 아기 있는 집의 필수서적처럼 돼있는 건강백과 책에 나오는 몇 줄이 유일한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반면, 비(非)전문가의 정보는 차고 넘쳤다. 육아 카페에 들어가면 정보가 쏟아졌다. 한 가지 궁금증에 대해 검색을 시작하면 수십, 수백가지 답을 얻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글을 올린 사람, 댓글을 올린 사람이 수십, 수백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아기에게 어떻게 젖을 먹이고, 어떻게 잠을 재우라는 의견이 저마다 달랐다. 출산 전에 육아 서적을 한 권 읽었지만, 정작 현실에 부딪히니 책 내용이 한 자도 떠오르지 않았다. 육아가 책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카페에 올라온 다른 아기들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깨우쳤다. ●육아는 책 대로 되지 않았다…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40, 50일 쯤이 가장 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20~30분 동안 젖을 먹였는데 한 시간도 안 돼 “앵~”하고 우는 아기. 배를 채우고 잠이 든 것 같아 침대에 내려놓으면 곧바로 눈을 뜨는 아기. 이런 패턴을 24시간 동안 보이는 아기. 가뜩이나 잠이 많은 나에겐 극기훈련이 따로 없었다. 내내 안고 지내다 어느 날은 수유 자세로 두 시간을 졸기도 했다. 조금 뒤에는 머리를 굴려 아기를 침대에 눕히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냥 쇼파에 누운 채로 배 위에 아기를 안고 그대로 잤다. 어쨌든 엄마 품인 줄 알 것 같아서였다. 다행히 그 방법이 먹혀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쇼파에서 꼼짝도 못하고 아기를 안고 누워 잤다. 그나마 3~4시간 잘 수 있으니 행복했다. 엄청난 발견을 해낸 듯이 뿌듯했다. 침대에서 잠을 잔 건 거의 80일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100일을 앞두고 아기가 드디어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새벽 3시부터 오전 8, 9시까지라는 게 문제였지만. 아무튼 두어 시간 눈을 더 붙이게 되면서 점점 살 만해졌고, 본격적으로 육아 카페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후 6주 이후부터 아기에게 밤낮을 가르쳐야 한다거나 모유 수유에 일정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어떤 아기들은 벌써 밤이 되면 아침까지 푹 잔다는 등의 사실을 접하고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 ●이미 생활 패턴이 잡힌 아기들… ‘모든 게 잘못됐다’ 특히 7~8개월쯤에 그나마 잠깐 찾아왔던 ‘백일의 기적’은 온데간데 없고, 모든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된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집중적으로 카페에 잠과 관련된 글을 검색했다. 다른 엄마들의 글은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이미 6개월 전후로 아기들의 생활 패턴이 일정하게 잡혀있었다. 나는 아기의 낮잠 시간이 언제인지, 심지어 아기가 얼마나 먹는지 계량화하지 못했다. 일찍부터 밤낮을 가린다는 프랑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뒤늦게 사서 읽었는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동안 나의 육아가 모두 잘못됐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압박감이 들어 남편과 날을 잡고 수면교육에 돌입했다. 젖을 물다 잠이 든 아기가 다시 깨기까지 두 시간도 안 걸렸다. 그 때부터 아이를 그대로 울리기 시작했다. 쉬지 않고 두 시간을 울었고, 우리도 뜬 눈으로 울음소리를 다 삼켰다. 세 시간이 넘어갈 때쯤 내가 먼저 두 손을 들었다. 아기를 울리다 큰 일이 날 것 같았다. ‘독하게 며칠만 참으면 될 것’이라는 댓글들을 보며 매일 밤 의지를 다져봤지만, 아기가 무려 네 시간 동안 우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본 뒤 깨끗이 포기했다. 밤중수유도 단유하는 순간까지 끊지 못했다. 아기가 심하게 울면서까지 규칙적인 생활을 주입시키느니 그냥 더 많이 안아주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자고 생각을 바꿨다. 잠을 푹 못 자서인지 계속 체중이 적게 나갔던 아기는 9개월부터는 먹는 걸로 속을 썩였다. 키가 ‘뒤에서 5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엄마는 조급해서 견딜 수가 없는데 아기는 너무나 느긋하게 이유식을 뱉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매끼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 비슷한 종류의 이유식만 만들어줘서 그런 걸까, 온갖 자책에 시달렸다. 소고기·닭고기·생선 재료를 매 끼니별로 나눠서 이유식을 먹이는 엄마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나도 매일 땀을 흘리며 이유식을 만들고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고는 생각했는데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 보였다. 그래도 아기 식욕을 돋우는 데 좋다는 얘길 듣고 비싼 구기자도 사와 물을 끓여서 죽을 쑤기도 했고, 해산물보다는 고기를 좋아하는 내가 난생 처음 생선을 직접 손질해 쪄서 먹이기도 했다. 맛이 없어서 그런 듯해 동네에 있는 수제 이유식 전문점에서 사다 먹여보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절반 이상이 쓰레기통으로 갔다. ●“첫 아이 맞아요?” 엄마들의 불편한 시선 몸이 조금씩 편해지니 마음이 괴로워지기도 했다. 외로움의 동굴에서 빠져나와 동네 엄마들도 사귀고 사람들을 부쩍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가끔은 상처를 받고 돌아온 날도 많다. 정말 나는 아기를 보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체력이 약한 내 탓도 있었고 반대로 아기는 또래에 비해 너무 활발했다. 무엇보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핑계가 있었다. 애 하나 쫓아다니면서 보는 것도 헉헉거렸고 워낙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 못 됐기에 아기와 관련해서도 무던하고 관대한 편이었다. 다들 나를 보며 “첫 아이가 맞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또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신기한 존재가 되어 있기도 했다. 돌쟁이 아기에게 빵을 주는 내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던 한 엄마의 표정은 좀 아팠다. 알고보니 세 돌이 다 되도록 시판 과자 한 조각 먹이지 않고, 외식도 안 하던 엄마였다. 정말 궁금해서 물었을지 모르지만 마치 “너 엄마 맞아?”라며 한심하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36개월까지 엄마의 품에서 자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는 것을 학교 다닐 때부터 배웠던 나였다. 하지만 복직을 앞두고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었고, 어린이집과 베이비시터에 의존해야 하는 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그렇게 어린 아기를 남에게 맡기고 일이 되겠느냐”고 묻던 사람의 눈빛은 나를 매몰차고 이기적인 엄마로 보는 것만 같았다. 누구는 친정엄마에게 반찬을 얻어다 먹고 부모님이 몇 시간씩 아기를 돌봐주시고, ‘친정 찬스’를 통해 커피 한 잔을 하거나 남편과 영화를 보러 나간다는데, 부러움을 넘어 질투가 났다. 그렇게 하면서도 육아가 너무 힘들다고 투덜대거나 또는 육아 별 거 아니라고,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자신은 더욱 초라해졌다. 오롯이 혼자인 나에게는 도저히 허락될 수 없는 여유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왜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건지 우울했다. 육아 경력 이제 겨우 만 18개월. 아기가 자라날 시간에 비하면 아직도 초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서 여러 차례 소용돌이를 경험하면서 왔다. 나와 내 아기의 상황, 내 방식의 육아가 제일 중요하다고 스스로 강조하면서도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남들은 다 수월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늘 아둥바둥 사는 것 같을 때 잠깐씩 침울해지곤 했다. ●아이들에겐 모두 때가 있다…엄마와 맞지 않을 뿐 그래도 한가지 큰 깨달음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모두 저마다의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산후조리원에서 다른 산모에게 항의를 받을 만큼 울면서도 젖을 물지 못해, 모유 수유는 실패했구나 좌절했던 아기가 집에 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돌변해 13개월까지 완모에 성공했다. 도저히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자는 일이 없던 아기가 100일이 다가오자 낮잠만 두 시간을 거뜬히 자주었다. 밥을 안 먹어 온갖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던 아기가 단유를 하자마자 1일 10식에 가까운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었다. 태교를 소홀히 했던 점이 늘 미안했는데, 아기 때부터 방긋방긋 잘 웃는 덕분에 보는 사람들마다 “엄마가 태교를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너무 작은 체구에 어깨가 무겁지만, 큰 병치레 한 번 안 하고 다른 아기들보다 빠른 발달상태를 보이며 야무지게 자라주고 있다. 나와 아이의 시간이 서로 달랐을 뿐, 결국 내가 원하는 것들을 아이는 모두 해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육아를 잘 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 비교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를 가장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것은 바로 건강히 자라고 있는 아이다. 30년 동안 이어온 성격의 내가 있듯이, 모든 엄마들의 성격과 방식이 제각각이듯이, 아기들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육아에 자로 잰 듯 정확한 기준이나 정답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나의 방식, 다른 엄마들의 방식이 서로 다를 순 있어도 그게 꼭 틀린 건 아니라는 점을 새기고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 한국취업진로지원센터, 20대 총선 대비 국회의원·보좌진 지망생 선거전략 특강 개최

    한국취업진로지원센터, 20대 총선 대비 국회의원·보좌진 지망생 선거전략 특강 개최

    내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및 보좌진을 꿈꾸는 지망생들을 위한 선거전략·선거법 특강이 열린다. 한국취업진로지원센터는 다음달 12일부터 19일까지 ‘선거전략 및 선거법 특강’을 개설한다. 한국취업진로지원센터는 국회 보좌관 22년의 경력을 지닌 한국비서협회 이민경 회장이 운영하는 국회 보좌진 교육기관이다. 특강에는 25년 경력과 선거전문가로 알려진 박창수 보좌관, 김현목 보좌관 등과 ‘안전한 당선을 위한 선거법 바로 알기’ 저자인 조성재 변호사가 강사로 참여해 실무적인 강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민경 회장은 “20대 국회의원 당선을 꿈꾸거나 보좌하고 있는 의원의 재선 성공을 통해 전문 보좌진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내실있는 강의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영어 죽어라 못외우더니.. 3주만에 3천개 다외워..

    영어 죽어라 못외우더니.. 3주만에 3천개 다외워..

    요즘 특목고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학원 다니는 학생들이 급격히 사그라지고 있다. 이러한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대부분 학생들의 답변은 이제 영어공부를 위해 굳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이 풍토는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영어 학습기를 이용해 내신성적과 SAT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 화제가 되면서 강남 8학군에까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 그 화제의 중심에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이 있다. ’뇌새김 워드프리미엄’ 기존학습법과 차원이 다른 성적향상으로 입소문에 강남학원가 ‘발칵’영어교육 시장에서 관련 업체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재미’를 콘셉트로 영어 단어에 관련 이미지를 접목해 자연스레 단어를 암기할 수 있도록 개발된 ‘뇌새김 워드프리미엄’ (http://www.brain-study.co.kr)이 있다. 일명 ‘이인혜 영어단어 학습기’로 알려진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이 지칠 줄 모르는 인기몰이를 통해 누적 사용자 150만 명을 돌파할 뿐만 아니라, 300억 매출로 영어업계의 불패신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화제다.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은 서울대 출신의 교육 전문가들이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2년에 걸친 제품 준비 동안 총 16만여 개에 달하는 단어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한 단어당 30개의 이미지를 만들어 그중 하나를 추려내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 같은 산고 끝에 탄생한 뇌새김 워드프리미엄 실험결과 97.5%라는 경이적인 영단어 암기율을 얻어내 영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의 위력은 지난해 여름 서울의 한 중학교 방과 후 교실 운영과정에서 실제로 나타났다. 평소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영어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학생들이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을 이용해 3주 만에 한 학기 분량의 단어를 전부 암기했던 것이다. 영단어 얼마나 잘외워지길래?97.5% 암기돼 – 단어 암기의 신세계를 경험 어휘의 힘은 영어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둥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시험이든 시험지를 받아 들었을 때, 아는 어휘가 대부분일 때와 모르는 어휘만 많을 때의 자신감 차이는 점수로 이어진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증가하는 필수 암기 단어뿐 아니라 졸업 후에 필요한 토익, 토플 등 2,485개의 수많은 단어까지 외워야 한다. 이처럼 단어암기가 얼마나 지루하고 시간을 잡아먹는 일인지 잘 알기에, 이러한 고민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영단어 암기시간을 대폭 덜어주고자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을 개발하게 되었다. 뇌새김 워드프리미엄은 '재미'를 콘셉트로 영어단어에 관련 이미지를 접목해 자연스럽게 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 모국어 학습법으로, 좌뇌와 우뇌를 자극해 영어 연상력을 높이고 한번 외운 단어는 장기적으로 기억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1시간에 150단어를 순간 암기 할 수 있으며, 실험결과 97.5%라는 경이적인 암기율을 얻어내었다. 또한 이미 국내 특허를 획득, 현재는 미국 특허를 출원 중이다. ■뇌새김워드프리미엄 7일 무료체험 기회 (주)위버스마인드는 뇌새김 워드 프리미엄의 우수한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품의 탁월한 학습효과를 미리 체험해보기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뇌새김 워드 프리미엄의 7일 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무료체험 바로가기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태국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 잠수함 도입을 위한 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중국의 최신형 잠수함인 Type 041 위안(元)급 잠수함 3척 구매를 의결했다. 형식상 ‘구매’를 의결이지만, 실제로는 ‘공짜로 받아오는 것을 확정짓는’ 자리였다. 원래 잠수함이라는 물건은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속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모든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값비싼 물건이다. 우리 해군에 도입된 1,800톤 크기의 손원일급 잠수함은 척당 4,000억 원이 넘고, 미국의 7,000톤짜리 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의 가격은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 이번에 태국해군이 도입하는 잠수함 역시 중국제라고는 하지만 국제 무기 시장에서 척당 4,000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3,500톤짜리 중형 잠수함이고, 심지어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이 탑재되어 수중에서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이런 값비싼 무기를 태국은 어떻게 공짜로 얻게 되었을까? -태국해군, 한국제 대신 중국제 구매 태국해군이 잠수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과 미국 잠수함들의 맹활약을 본 이후였다. 그러나 경제력이 넉넉지 않은 태국의 상황에서 값비싼 잠수함을 구매한다는 것은 제약이 많았고, 태국해군은 약 70여 년간 주변국들의 잠수함 도입에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킬로(Kilo)급 잠수함을 도입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도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인접한 빈국(貧國) 미얀마조차 러시아에서 신형 잠수함을 구매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잠수함 보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태국은 최소의 비용으로 잠수함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수소문했고, 독일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퇴역시키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독일정부와 접촉했다. 태국은 독일해군이 운용하던 500톤 크기의 소형 잠수함 U206A 6척을 76억 바트(약 2,500억 원)에 판매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잠수함들은 소형일 뿐만 아니라 1970년대에 건조되어 수명이 30년을 넘은 상태였고, 선체 피로도 상태도 심각해 태국해군이 도입하더라도 6~7년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태국해군이 제시한 조건을 독일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획은 무산됐고, 대신 잠수함 건조사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hyssenKrupp Marine Systems)이 태국정부에게 “중고 잠수함 대신 신품인 U-209 잠수함이나 U210 잠수함을 도입하는 더 나을 것”이라는 제안을 해 왔다. 태국해군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물밑으로 잠수함 승조원 양성을 위해 독일과 한국에 10여 명의 장교를 파견, 잠수함 승조원 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태국해군은 독일보다는 기술적 신뢰성이 더 우수하고, 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후속 군수지원도 유리한 한국의 U209 잠수함 도입을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태국 국방부는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잠수함 사업을 공개경쟁입찰에 붙였다. 이 사업에는 중국의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s)가 Type 041 잠수함을,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중계사인 로소본엑스퍼트(Rosoboronexport)가 킬로(Kilo) 636 잠수함을, 프랑스 DCNS가 스콜펜(Scorpene)급 잠수함을 제안했고, 우리나라의 대우조선해양(DSME) 역시 장보고급 개량형 잠수함을 제시했다. 4개국이 경합을 벌였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의 낙승을 점쳤다. 킬로급 잠수함은 태국 주변국들이 도입하고 있는 기종이어서 태국해군이 꺼렸고, 프랑스의 스콜펜급은 너무 비쌌다. 그렇다고 중국제 잠수함을 도입하자니 중국제 무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았다. -‘Made in China’에 대한 악몽 태국은 1990년대 초반 중국으로부터 2척의 3,000톤급 호위함을 헐값에 들여온 적이 있었다. 태국해군은 이 호위함에 대한 기대를 가득 담아 이 배의 이름을 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나레수안(Nresuan) 대왕의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 호위함은 오래 가지 않아 나레수안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했다. 도대체 어떻게 건조를 했는지 볼트와 나사가 곳곳에 튀어나와 있었고, 군함이 적 미사일이나 포탄에 피격되었을 때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수격벽조차 없었다. 격벽은 배가 피격되었을 때 배 안의 다른 구역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지만, 나레수안에는 이러한 격벽은 없었다. 화재 발생 시 진화를 위한 소화시설도 없었고 무장 발사 버튼을 눌러도 미사일이나 함포가 발사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결국 태국해군은 7,3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스웨덴 사브(SAAB)에 사격통제장치와 지휘통제시설에 대한 전면 개조를 의뢰했고, 삼성탈레스 등 한국기업에 전투정보시스템 개량과 유지보수를 맡겼다. 그래도 못 미더운 이 호위함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4억 7,000만 달러짜리 신형 호위함을 발주했다. 태국해군은 그동안 중국제 호위함의 신뢰성 부족과 결함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고, 한국산 함정에 대한 기대가 컸던 데다가 잠수함 부대 기간요원들이 될 장교들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 한국제 장비를 상당히 선호했기 때문에 태국해군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승리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져 왔었다. 태국해군 잠수함 도입사업에서 한국의 승리가 유력시되던 상황은 중국이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단숨에 뒤집혔다. 중국이 제시한 결제방식은 25년 거치 분할상환에 무이자 조건이었고, 약 1조원에 달하는 전체 계약 가격의 3배에 달하는 절충교역, 즉 약 3조 원어치의 태국산 물품을 구매해주기로 하였으며, 태국해군이 중국산 군함의 신뢰성에 불만이 많다는 점에 착안, 운용기간 중 품질을 중국정부가 보증해주기로 했다. 태국은 당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동남아시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의 최신형 잠수함 3척을 얻게 되었고, 덤으로 막대한 수출 이익까지 챙기게 됐다. 중국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태국에 잠수함을 제공하려하는 것은 단순히 일개 조선소의 영업이익을 위한 차원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이익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미국은 중국과 해양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거나 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서태평양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에 대항하는 연합전선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군사대국화의 브레이크를 풀어버렸고, 필리핀에 미군 재배치를 추진 중이며, 호주-싱가포르에 해군력 전진 배치를 천명했다. 이 지역의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공짜 무기’ 뿌리는 중국의 속내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포위망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친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태국육군의 신형 다련장 로켓 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자국제 초음속 훈련기를 태국에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에는 핵탄두 설계도와 고농축 우라늄을 넘겼고, 신형 전투기를 아예 새로 개발해 넘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친구 만들기’는 아프리카나 서태평양 각지의 후진국들에게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앙골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이르, 수단 등의 국가에 낮은 이자로 차관을 제공하거나 부채를 탕감해주고, 군용 차량과 장갑차, 탄약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태평양 일대에서 다랑어 등 수산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끌어안기 위해 마이크로네시아, 팔라우, 나우루 등의 국가에 학교와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해주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선심 쓰기’ 정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외환보유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달러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영향력 확대 차원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잿더미가 된 유럽의 공산화를 막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마셜 플랜'(Marshall Plan)을 진행한 바 있고,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각국에도 이러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동맹국과 우방국을 만들어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미국의 전례를 중국이 따라하면서 점차 그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대외정책 속에서 세계 방산시장은 빠르게 ‘Made in China'가 잠식해 나가고 있다. 태국의 군함들도, 파키스탄의 전차와 전투기도, 심지어 친미 국가인 쿠웨이트의 자주포와 전투기까지 중국제 장비들이 깔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제 막 세계 방산시장에 뛰어든 한국 방산제품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8개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말이 트이려고 하는 아이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난해 잠 못자고 밥도 못 먹던 날들의 기억도 어느새 흐려지고 있다. 내가 아기를 낳았을 때는 그렇게 육아 공감을 나눌 사람들이 없더니 이제서야 주변에서 아기를 갖고, 낳고 있다. 겨우 1년 전 겪었던 일인데도 다른 신생아 사진을 보면 새삼 신비롭다.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으며 남의 아기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된다. 이 아기에게 모유 한 방울 더 먹이기 위해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초보 엄마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금방 정신을 차리지만. 여기저기서 둘째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생명에 대해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해선 안 되며 어떤 것이든 장담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한다. 최대한 단호한 표현을 쓴 거다. 그리고 단서를 붙인다. “생기면 낳겠지만 자의(自義)로 갖진 않을 것” 그나마 지난해 “절대로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던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완화된 입장이다. ●“한국인 생각하는 이상 자녀수 2.7명, 실제 출산을 1.24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일 공개한 ‘자녀 가치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2.72명이지만 2011년 기준 실제 출산율은 절반 수준인 1.24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담겼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1명이다. 이와 관련, 요즘 딴 생각할 틈이 주어질 때마다 머릿 속에 떠올려 보는 고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지금 쓰는 이 글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죄의식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며. 물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도 열심히 일하며 성공한 여성들도 많다.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무척 궁금하면서 존경스럽다. 친정과 시댁 찬스라고는 10분도 쓸 수 없는 내 상황에선 꿈 같은 이야기다. 가끔 남편이 둘째와 동생의 ‘ㄷ’ 자라도 말하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 너무 힘들었던 1년을 보냈고 지금도 겨우 버텨가고 있는데 나의 고생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혼자 마음 편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다. ‘둘째’는 금기시 된 용어였기에 아직 부부끼리도 이런 생각을 나눠 보지 않았다. 상상 속의 둘째, 이 아기의 존재를 확인하자 마자 걱정부터 밀려올 것 같다.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에 기쁨에 앞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 같다. ‘회사에 어떻게 말을 해야하지?’가 첫번째 고민이다.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하거나 휴직을 하면 권고사직을 당하는 등의 나쁜 직장은 아니라 다행이다. 그렇지만 첫 아이 육아휴직 1년을 꽉 채워 쓰는 것도 상당히 눈치가 보였다. 대놓고 쓰지 말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 육아휴직을 냈을 때 뒷말이 나오는 것을 적잖게 봤다. 첫 아이 육아휴직에서 복귀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쉰다는 거냐는 눈초리가 먼저 겁이 난다. 육아가 ‘쉬는 것’이 아님에도, 출산을 한 여성이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당연함에도, 또 아이와 최소 1년은 함께 하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엄마로서 최선을 다할 시간이 있어야 함에도 여전히 시선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냥 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불만이다. 내 자식을 낳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 쯤이야 가벼이 여길 수도 있다. 당장 회사에서 잘리는 것도 아니고, 눈 질끈 감고 1년 버티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작 회사를 다니는 것부터 일이다. 첫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출퇴근을 하고 업무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회사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고 일 하느라 태교도 제대로 못 한다는 죄책감을 안고서, 임신부라고 동료들에게 약간의 배려를 받았지만 그것 조차 가시방석인 날들이었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나름 수월한 임신 기간을 보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34주에 조산기로 입원을 하고 말았다. “첫째 때 조산기가 있으면 둘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던 산부인과 주치의의 조언도 상기된다. 그렇다고 퇴근 후 집에 돌아가 쉴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둘째는 배도 더 빨리 나오고 모든 임신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고도 들었다. 임신해서 가뜩이나 예민하고 체력이 달리는 통에 나의 첫 사랑, 첫째는 과연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아이들도 동생이 생기는 걸 용케 알아채고서 엄마에게 더 안기고 어리광을 부린다는데, 그런 아이를 마냥 사랑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 한 명을 혼자 키우는 것도 이렇게 헉헉거리고 있는데 육아 관련 카페에 둘째 임신부들의 눈물나는 고군분투기들은 마음을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첫 아이 때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달라진다 당장 가장 막막해지는 것은 출산이다. 진통이 시작될 때부터 첫째를 맡길 곳이 없다. 남편에게 첫째를 맡기고 혼자 분만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분만 과정과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지금처럼 평일 낮 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보내고 등하원 시간에 봐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그 이후는? 또 주말에 아기가 태어난다면? 게다가 남편의 출산휴가는 딱 사흘 뿐이다. 지난해처럼 아기가 수요일에 태어나서 일요일까지 5일 동안 출근을 안 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야 한다.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첫째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다. 나 같은 산모는 조리원의 호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기본 2주 동안 70~80만원의 비용이 드는 출퇴근 산후도우미를 부르게 되면 첫째 아이까지 봐주는 추가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입주 도우미를 부르면 130~150만원이 기본이다. 비용은 둘째치고, 몸도 덜 회복된 상태에서 둘째에게 수시로 젖을 먹여가며 동시에 첫째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줄 수 있을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물론 이제는 두 번째니까 처음처럼 아무 것도 몰라 허둥대지도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여유와 요령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두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좀비 같은 몰골로 지내며 외로움과 우울함에 빠졌던 때를 다시 떠올리면 끔찍하다. 아이가 세 명인 다둥맘들에게서 “둘에서 셋은 오히려 쉬웠다. 그러나 하나에서 둘은 정말 끔찍하게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공통적으로 들었다.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첫째와 터울이 많이 져야 한다는 생각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완전히 될 때, 첫째가 나를 도와줄 수 있어야 조금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두 아이 키우는 직장맘’ 꿈 같은 이야기 두 아이를 키우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지난해 수 백번 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느냐’는 고민을 수 천번 할 것 같다. 아이가 한 명인 지금도 회사에서 당분간 뛰어난 능력을 펼칠 것이라는 욕심과 기대를 애써 접으려 하고 있다.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느라 항상 정시 출근에 퇴근 시간이 되면 칼퇴근을 해야한다. 매일 뒤통수가 따갑다. 일이 많은 부서에 ‘애 엄마’라 알아서 배제가 될까 걱정되면서도, 정말 바쁜 부서에 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막막하다. 후배들에게마저 뒤쳐진 듯한 열등감을 가진 채, 그저 회사에서 나를 다시 받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니다. 일주일에 2~3일은 집에 와서도 아이를 울려가며 일에 매달릴 때가 있다. 그런데 어느 하나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두 아이를 맡기는 것은 더 큰 걱정이다. 첫째 때 그랬듯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베이비시터에 의존하면 되긴 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온종일 입주해 있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면 된다. 지금은 100만원대의 베이비시터 비용이 입주로 할 경우 200만원대, 아이가 두 명이면 더 늘어난다. 하지만 두 아이를 돌봐주는 시터는 구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 따기다. 게다가 요즘은 남자 아이의 경우 추가 금액을 받는 시터들도 있다고 한다. 월급을 버는 대로 전부 아이 맡기는 데에 쓴다고 치자. 그렇게 해서 엄마로서 행복할지 의문이다. 지금도 아이 한 명을 내내 남의 손에 맡겨놓고선 내 꿈을 위해 일을 한다는 자책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내가 즐거워서 선택한 길이고 일을 하는 동안에는 행복하지만, 이기적인 엄마라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언제나 깔려있다. 하루종일 보고 싶었던 아이의 얼굴을 보는 반가운 퇴근길이 제2의 출근길이 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평일에 회사와 집, 딱 두 곳만 오가는 데에도 마음에 여유가 전혀 없다. 저녁 8시에 퇴근하고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아이를 돌보며 저녁식사와 설거지, 일주일에 한 두번 빨래나 청소를 하는 정도인데도 새벽 1시를 넘겨 방전이 된 채로 잠이 든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맞춰 집에 오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이 나를 깨운다. 집안은 부끄러울 만큼 엉망이고 지저분하다. 항상 한숨을 달고 산다. ●“배우자 주중 양육참여시간 길수록 둘째 출산 계획 높아”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에 따르면 첫 자녀가 여아인 경우, 엄마가 상용직인 경우, 영유가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후속 출산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보였다. 또 취업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모 본인과 배우자의 주중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길수록,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양육지원 정책에 대한 인지 정도가 높을수록 후속 출산계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0~5세의 영유아 자녀 1명을 둔 직장맘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후속 출산을 계획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엄마의 직장이 안정적인 곳일수록, 아빠의 주중 양육참여시간이 길수록 둘째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남편마저 지금처럼 오전 6시에 나가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상황은 둘째가 생긴다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지금도 매일 밤 설거지를 할 때마다 유일한 화풀이 상대인 남편에게 짜증이 밀려오는데, 아이가 한 명 더 늘어난다면 이 우울과 분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돈 때문에 둘째를 낳기 싫다는 생각은 거의 해보지 않았다. 아이를 돈의 가치에 빗대는 것 자체에 격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돈 생각을 아예 안 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 부부의 합산 급여는 적은 편이 아니다. 소득 차등에 따른 어떠한 복지 혜택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왠지 늘 빠듯하다. 아이를 맡기는 비용,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비용으로 내 월급을 다 써버리고 생활비와 전세대출금과 이자, 보험료 등 필요한 데에 돈을 쓰는 데도 매달 말일이 되면 우리는 우울한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 최고급이나 고가의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니다. 책과 장난감은 거의 중고로 얻었고 옷은 해외에 있는 친정 가족들이 보내준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생각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아이 한 명을 대학 졸업까지 시키는 데 평균 2~3억원 남짓의 돈이 드는 걸로 알려져 있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에 집을 사고 차를 좋은 걸로 바꾸고, 아이에게 다양한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득한 일이다. ●사실은 나도 갖고 싶다, 둘째… 부모님 도움 없이 둘 만의 힘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이 자랑거리였지만 때로는 부모님께 집을 받고 시작한 부부들이 내심 부러울 때가 많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이제 나도 어엿한 부모가 되었는데, 내 아이를 키우면서도 여전히 내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매순간 느껴야 하는 처지가 너무나 서글프다. 글을 쓰고 나니 오히려 둘째가 더욱 갖고 싶어지는 건 무슨 역설인가. 솔직히 나를 닮은 사랑스러운 아기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고 아기를 통해 얻는 행복과 기쁨을 두 배로 느끼고도 싶다. 두 아이가 함께 종알거리며 노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울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렇지만 내가 감내해야 할 것, 포기해야할 것이 지금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난다. 환상 속의 둘째, 지금 나에게는 단순히 선택의 문제를 뛰어 넘었다. 육아가 정말 힘들다고 외치면서도 어느새 둘째를 가졌다는 육아 카페의 글들에 부러워하며 “능력자”라고 댓글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 KISDI ‘ICT 인문사회융합 동향’ 발간

    KISDI ‘ICT 인문사회융합 동향’ 발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도환)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문사회 혁신기반 구축’ 과제의 일환으로 ‘ICT 인문사회융합 동향(Vol.2, 통권11호)’을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ICT 인문사회융합 동향’은 인문사회 지식 기반의 ICT 혁신 동향 및 쟁점에 관한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 및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최근의 ICT 현상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접근과 이해를 반영한 최신 국내외 기술·서비스 개발사례 및 산업동향, 학계·연구계의 ICT와 인문사회 융합관련 연구 및 사업성과 등을 다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되는 책자는 크게‘특집’과 ‘이슈&초점’ 2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집’은 최근 가장 핫한 ICT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의 급부상과 관련해 ‘증강·가상현실을 바라보는 3가지 시선’이라는 주제 하에 기술·산업적 관점, 사회과학적 관점, 인문·철학적 관점에서 보는 증강·가상현실의 의미와 쟁점을 다뤘다. ‘이슈&초점’에서는 로봇사회학, 디지털 인문학, 웨어러블, 헬스케어, 디지털 사회혁신, 3D프린팅, 데이터 예술 등 최신 ICT 동향과 소식을 인문사회 관점에서 재구성해 소개했다. 이번 ‘특집’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증강·가상현실을 ‘시장’, ‘이용자’, ‘삶의 가치’라는 세가지의 상이한 관점에서 교차 검토했다. 먼저 ‘가상·증강현실’을 산업적 관점에서 바라 본 조영신 박사(SK경영경제연구소)는 가상현실 기술이 개인용 PC(제1차) → 스마트폰(제2차) → 헤드마운트디바이스(HMD) 보급으로 제3차 도약기를 맞이 하고 있다고 보고 현재 소니와 오큘러스(Oculus)를 중심으로 한 콘솔 및 PC 기반의 가상현실 추동 세력과 구글 카드보드와 갤럭시 기어 VR처럼 스마트폰 중심의 추동 세력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AR 대비 1/4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완벽한 의미의 실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는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VR 시장이 독립적인 시장으로 커질 수 있을지, 아니면 AR로 가기 위한 요소 시장이 될 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증강·가상현실’을 사회과학, 즉 이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고찰한 정동훈 교수(광운대)는 “증강·가상현실을 통한 풍부한 상호작용성과 채널의 활용이 인간 경험을 양적, 질적으로 확장시키고 현실적인 재현으로 몰입감을 촉발시키고 이에 따라 새로운 인지적·감성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지만, 어지러움과 멀미 같은 생리적 반응도 극복해야하고,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부주의, 개인정보와 같은 정책적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하면서,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이용자의 최적 경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리고 개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도 산업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끝으로 ‘증강·가상현실’을 인문·철학적 관점에서 바라 본 이상욱 교수(한양대)는 “현실(Reality)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무엇인지가 달라지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현재 우리 삶에 어느 수준까지 들어와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 증강·가상현실 기술발전에만 몰두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파국적 부작용을 맞게 될 수도 있으므로 우리의 개인적 삶과 사회적 관계의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바람직하게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슈&초점’에서는 인문사회의 관점에서 다양한 ICT 동향 및 이슈를 살펴보았는데, 먼저 최근 로봇권리 논쟁과 관련해 원격로봇에 대한 기본권 부여 가능성 문제를 연구한 배일한 연구조교수(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의 실험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배일한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원격로봇을 통해 사회생활을 한다면 아바타 역할을 하는 로봇을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일반인을 상대로 원격로봇에게 인간만이 누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어느 정도 부여할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분석을 통해 원격로봇도 법률상 인간으로 간주될 가능성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과 태도를 분석했다. 영국 정부의 디지털 인문예술 지원정책 동향을 검토한 이연옥 박사(영국 런던대학교 SOAS 교육 자문위원)는 인문학과 예술의 디지털 시대에 걸맞도록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영국 정부가 어떠한 지원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고, 특히 해당분야 박사과정 연구자의 역량강화를 위해 구축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살핌으로써 국내의 실정에 맞게 취할 시사점을 제시했다. 김태원 선임연구원(한국정보화진흥원)은 기존 의료 서비스 산업이 ICT와 융합을 통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 주요국 및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ICT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법규제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등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비정상화된 구조를 정상화된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규제와 지원측면에서 검토하고,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성규 미디어랩장(블로터)은 ‘메이커 페어’(Maker Faire)의 참가지나 참가자수의 증가 추세를 보면 알수 있듯이 확산속도가 놀라운 DIY(Do It Yourself)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시장질서에 위협을 가한다는 주장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걸어온 궤도를 따라 사장과의 공존 속에서 구조 변동을 모색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KISDI 편집기획위원회에서는 시장규모와 제품군이 다양해지는 웨어러블 시장 동향, EU의 디지털 사회혁신 프로젝트 현황과 시사점, 데이터 아티스트의 출현과 디지털 창작의 미래, 디지털 제조의 하드웨어에서 디지털 창작의 도구로써의 3D 프린팅을 집중 조명했다. 본 동향지는 KISDI 홈페이지의 ICT 인문사회 혁신기반 구축 사업메뉴, 페이스북(facebook.com/groups/ICTHUMAN/) 등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정기 구독(무료)을 원할 경우 담당자(이시직 연구원, potential47@kisdi.re.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피아노 연주로 ‘인생 2막’ 연 美 노숙인

    피아노 연주로 ‘인생 2막’ 연 美 노숙인

    미국의 한 노숙인이 빼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WFLA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는 수염이 덥수룩한 한 노숙인이 도심에 설치된 공용 피아노로 70년대 인기 그룹 스틱스(Styx)의 ‘컴 세일 어웨이(Come sail away)’를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그리고 영상은 3일 만에 36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영상 속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사는 노숙인 도널드 굴드(Donald Gould·51). 그는 어린 시절 클라리넷을 접한 이후, 미시간 주의 대학에서 음악 교육을 공부하며 교육인으로서의 꿈을 키워오던 청년이었다. 그러나 주머니 상황이 좋지 않았던 그는 3학기를 남겨두고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가정을 꾸렸고 잡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갔다. 하지만 1998년 아내가 사망하면서 그는 약물 중독에 빠졌고, 아들마저 보호시설로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혼자가 된 굴드는 그때부터 7년째 노숙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굴드의 길거리 피아노 연주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면서, 그는 일약 스타가 됐으며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직장을 얻게 됐다. 굴드는 “피아노 연주로 약간의 돈을 벌 생각이었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놀랍고 믿을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영상=Sly Dyla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5) 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5) 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의 내 삶이 어땠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아이는 커다란 존재가 됐다. 불과 2년 전까지 아기가 없던 집에 우리 부부가 어떻게 지냈던 건지도 사진을 통해 확인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아기를 품고 있던 시간의 기억은 매우 강렬하게 남아있다. “임신을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하다”는 후배의 초롱초롱한 눈을 떠올리며 기억을 끄집어냈다. 남자들 사이에서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만큼 엄마들 사이에선 임신 기간의 사연과 출산 후기가 화수분 같은 수다 주제다. 드라마에서는 밥을 먹다 갑자기 “우웩”하면서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주변에서 “혹시 임신 아니야?”라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기가 나에게 왔을 것 같다는 직감이 먼저 들었다. 전혀 계획이나 준비를 하지 않던 때였는데도 느낌이 왔다. 임신을 확인하자 그 때부터 속이 울렁거린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열 달 내내 구토를 하는 입덧에 시달리는 임신부들도 많은데 그나마 복 받은 경우였다. 밖으로 빼내는 것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속을 채워야 하는 입덧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먹는 입덧’. 배가 고프면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초반에는 하루종일 속이 느글거려서 쉽게 넘어가는 음식도 없었다. 한밤 중에 자다가도 속이 쓰려 맨 밥을 퍼먹었다. 종일 느끼한 속을 부여잡고 있으니 먹고 싶은 것은 맵고 자극적인 것들 뿐이었다. 며칠 동안 일하다 말고 매점에 내려가 작은 컵라면을 사먹으며 속을 달랬다. 먹고 나면 죄책감이 밀려와 괴로웠지만 국물을 들이키던 그 순간 만큼은 속이 편했다. 먹으면 안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더 먹고 싶었다. ●”나 혼자 먹는 게 아니다” 삼시 세 끼가 스트레스 12주까지의 울렁거림이 끝나자 폭풍 식욕이 밀려왔다. 먹는 입덧의 진가를 드러냈다. 살 찌는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을 수 있어 즐거웠고 그 결과 몸무게도 무려 20kg나 불어났다. 그렇지만 사실 매일 밥을 먹는 일이 너무 곤혹스러웠다. 잘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은 출근하느라 빵이나 김밥으로 떼웠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었으니 문제가 없었지만 저녁식사가 늘 골치 아팠다. 남편이 퇴근시간이 늦어 늘 혼자였다. 매일 혼자 무언가를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퇴근하고 9시쯤 들어가 요리를 하고 챙겨먹기가 쉽지 않았다. 나 혼자 먹는 게 아니다, 내가 먹는 것이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늘 어깨를 짓눌렀다. 그래도 제대로 먹지 않았으니 마음만 불편했다. 가끔씩 정말로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집으로 포장해오다가 나중에는 혼자 식당에서 먹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서는 외식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임신부가 되니 혼자 짬뽕 한 그릇을 해치우거나 순대국밥을 후루룩 먹는 것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엄마가 해주는 밥이었다. 만날 뭔가를 먹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하는 것도 은근히 눈치가 보였다. 남편에게 한 여름 새벽에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거나 생뚱맞은 음식을 사오게 해서 골탕을 먹이는 일은 할 겨를도 없었다. 밤마다 꿈에서 해외에 사는 친정 엄마를 만났다. 하루는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가서 “엄마, 고구마 먹고 싶어”라고 말을 했는데 엄마가 바로 얼른 사라고 답했다. 그 말을 하는 내가 너무 행복해서 꿈에서 깬 뒤로 며칠을 울었다. 엄마가 담근 김치, 엄마가 무친 나물, 엄마표 잡채. 요리를 막 마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엄마의 반찬을 호호 불며 집어 먹던 때가 무척 그리웠다. 무엇보다 임신 기간 중 가장 괴로운 것은 졸음과의 싸움이었다. 원래도 잠이 많긴 했다. 그런데 아기를 가진 뒤 몰아치는 잠은 대단했다. 임신 초기에는 쉴새 없이 졸렸고, 후기로 갈수록 불편해서 잠을 못자 피곤했다. 특히 일을 하는 동안 걷잡을 수 없이 잠이 쏟아졌다. 휴식 공간을 마땅히 찾지 못해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 뒷좌석에 몸을 포개 20~30분 잠을 잤다. 제대로 잠도 못 잤을 뿐더러 정신을 차리고 나면 온 몸이 사우나를 한 것처럼 땀 범벅이 됐다. 거의 매일 화장실 변기 위에 걸터앉고 고개를 숙이고 쪽잠을 청했다. 요즘 화장실들이 좋아져 전부 비데가 설치돼 있다 보니, 변기 뚜껑을 덮어도 평평하지가 않다. 그리고 반듯한 변기 뚜껑 보다 힘이 약하다. 그 위에 대충 엉덩이를 걸치고 칸막이 벽에 머리를 댔다. 그렇게라도 10분 남짓 잠을 자면 조금 견딜 수 있었다. 나중에 돈이 생기면 많은 회사들이 몰려있는 광화문 한복판에 일하는 임신부들을 위한 ‘수면 카페’를 하나 차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배가 불러온다…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갑작스런 체중과 호르몬 변화 등으로 점점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았다. 임신부 체험 교육 등에서 남편들에게 10kg 이상의 짐을 배에 얹고 움직여보게 한다. 출산 기간 동안 평균적인 체중 증가는 10~12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8~9개월 사이 몸이 10kg가 불어버린다면 어떨지 감이 올까. 그것도 배만 불룩하게 나오면서 허리, 엉덩이, 다리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손 발은 퉁퉁 붓고 머리는 괜히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러웠다. 25주쯤,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몸이 힘들어졌다. 허리가 아파서 오랫 동안 앉아 있는 것도, 서 있는 것도 괴로웠다. 다리가 부어 자다가 쥐가 나 소리를 지르며 깬 날이 수두룩하다. 아기가 본격적으로 태동을 시작하면서는 가뜩이나 앉아있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하도 배가 꿀렁꿀렁거리니 사무실 책상에 닿는 배 부분이 아플 정도였다.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배에서 아기가 튀어나올 것 같은 태동이 이어진다. 8개월부터는 밤에 잠을 자는 것도 어려운 시간들이 온다. 허리가 눌려서 반듯하게 누워서 잘 수는 없고 옆으로 자는 것도 무게가 쏠리다 보니 수시로 잠에서 깼다. 자다가 시도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야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다. 임신 초반에만 잠깐 운전을 하고 계속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운전하는 데 정신적인 소모가 많아서였다. 운동을 할 겸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편도 1시간 거리를 움직였다. 20주를 앞두던 때에 처음으로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 받았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곧바로 SNS에 기록을 남겼다. 이후 만삭까지 누군가에게 양보를 받아 자리에 앉은 것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임신부처럼 안 보여서였을까, 라고 애써 좋게 생각해야 하나. 특히 10분도 서 있기 어려웠던 만삭일 때가 하필 겨울이어서 외투와 머플러로 배가 감쪽 같이 가려졌다. 오히려 옷이 가벼웠을 때, 배가 덜 나왔을 때보다 앉지 못했다. ●임신부에게는 자리 양보 말고도 필요한 게 많다 임신부에게 왜 그렇게 ‘자리’를 강조할까. 지하철 타는 것이 그렇게 힘들면 차를 가지고 다니면 되지 않나. 나도 이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늘 지하철을 타고 통학과 출퇴근을 했으면서도 막상 배가 불러보니 30분 남짓 서서 가는 길이 너무도 멀어 보였다. 운전을 하면 계속 앉아있을 수는 있지만 배가 나와 운전대에 부딪히고 그러다 보니 자세가 불편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창문을 열고 운전하면 앞차의 담배 연기에 시달려야 했고 혹시나 담뱃재라도 튈까봐 항상 노심초사했다. 운전이라는 게 나 혼자 조심한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내 긴장을 해야 하니 마음이 편한 것은 대중교통 쪽이었다. 버스와 지하철에 서서 타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는 핑 돌고 어지러웠다. 차라리 그 자리에 주저 앉아 가고 싶을 만큼 진땀이 났다. 처음에는 노약자석에 앉기가 민망해서 일반석 쪽에 서 있었지만 나중에는 문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노약자석으로 갔다. 일반석에 서 있는 것이 마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라고 무언의 시위를 하는 처지가 된 것 같아서였다. 11월 어느 날에는 출근길에 노약자석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누군가 나를 툭툭 쳐서 깨웠다. 중년 여성이었는데 남편이 다리가 아프니 일어나라고 했다. 허겁지겁 일어난 뒤 다시 돌아보니 발목에 감긴 붕대가 살짝 보였다. 물론 내가 크게 다쳤거나 당장 힘듦을 못 참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게 왜 그렇게 서럽던지. 우리나라 아줌마들이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리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어쩌면 임신했을 때의 서러운 기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장 자리 양보를 잘 안 해주는 것은 20대 초반 여성들이었다. “너희들 나중에 임신해서 똑같이 당해봐라” 저주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노려봤다. 나 역시 임신부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상처를 준 일이 있었을 것이다. 후회가 됐다. 그 다음 잘 안 해주는 40~50대 아주머니들에겐 “본인들도 다 겪었으면서 왜 양보를 안 해줄까” 더 서운했다. 자리가 없는 지하철을 타면 차라리 곧바로 문 앞에 손잡이를 잡고 서는 것이 가장 마음 편했다. 임신부가 되어 보니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임신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 전에는 어린 아기도, 임신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여전히 임신부는 희귀한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임신한 여자를 보면 신기한 구경이라도 하는 양 빤히 쳐다보고, 아무나 배를 만져보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품고 있는 아홉 달 동안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사람들은 임신부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 말고는 뭘 도와야할지 전혀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내 자식 내가 품고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 안에 새로운 생명을 지니고 있는 일인데 정말 힘이 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일들은 두고두고 상처로 남았다. ●힘들었던 시간, 그래도 임신부가 부러운 이유 오랜만에 기억을 쏟아냈더니 힘들고 서러웠던 일들이 주루룩 나왔다. 그러나 요즘 나는 주변에 많은 임신부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던 기분이 남아있다. 특히 7~8개월쯤은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너무 행복해서 일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는 길을 손꼽으며 아기를 기다리는 설렘도 달콤했다. 매일 아기에게 편지를 쓰며 사랑과 고마움을 듬뿍 담았다. 호르몬의 영향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한 안정감이 느껴졌고, 뭐든지 좋게 보려고 노력해서였는지 즐거웠다. 물론 평소보다 더 예민해져서 동료들의 가벼운 농담에도 화를 버럭 내기도 했고, 말 한 마디에 꽁해서 토라진 적도 있었다. 내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고통도 늘어났지만, 한 편으로는 행복함도 배로 늘어났다. 그래서 누군가 임신을 했다고 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그 행복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부럽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홉 달 동안 자그마한 태아가 정말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는 더 많은 것을 바꿔서, 비록 2년 전인데도 아득한 옛날 일처럼 되어버렸지만. 가끔 홀쭉해진 배가 허전하게 느껴질 만큼 문득 그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 참석자 10명 중 9명이 추천! 종로해커스, 6월 토익 빡센특강 성황리에 마쳐

    참석자 10명 중 9명이 추천! 종로해커스, 6월 토익 빡센특강 성황리에 마쳐

    외국어학원 1위 해커스가 지난 27일 실시한 '6월 종로 토익 빡센특강'을 성황리에 마쳤다. 종로 토익 빡센특강은 2014년 9월부터 매달 토익시험을 하루 앞두고 진행하는 무료 토익특강이다. 특강이 진행된 강의실이 참석자들로 가득 찼으며 특강 참석자 10명 중 9명이 지인에게 종로 토익 빡센특강을 추천하고 싶다고 응답해 그 인기를 증명했다. 이번 특강은 종로해커스 토익 LC 원정의 강사와 종로해커스 토익 중급 RC 강의평가 1위 강상진 강사가 진행해 토익시험 하루 전 200점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을 전했다. 1교시에는 실제 토익시험과 동일한 환경으로 적중 실전 모의고사를 실시했다. 모의고사 직후 해커스의 모바일 성적확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정답을 입력하면 자신의 성적은 물론, 다른 참석자들의 정답률도 함께 볼 수 있어 수강생들은 실제 토익과 같이 자신의 상대적인 점수를 알아볼 수 있었다. 2교시는 원정의 강사가 토익커들의 약점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약점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3교시에서는 강상진 강사가 참석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과 예시를 들어주고, 최신경향까지 분석해 주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 무첨가물 프리미엄 커피로 유명한 ‘더치커피 핸디엄’에서는 특별간식으로 참석자 전원에게 ‘더치커피워터’를 제공했다. 특강 직후에는 당일 등록과 수강 상담이 줄을 이었다. 종로 토익 빡센특강의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해커스어학원 사이트(www.Hackers.ac)에서 특강 하이라이트 영상을 확인 할 수 있다. 현재 해커스어학원은 7월 수강등록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오전 정규종합반 C’ 강의는 개설 43분 만에 마감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해커스는 지난 겨울방학 토익종합반 E 강의가 단 40분 만에 최초 마감되고 지난 해 여름방학 마감강의 수는 무려 339개에 달하는 등 다수의 강의가 빠르게 마감돼 그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종로해커스는 입문부터 실전까지 토익 전 레벨에 걸쳐 ‘해커스 토익 0원반’을 개설했다. ‘해커스 토익 0원반’은 타사의 0원반과 달리 복잡한 미션없이 최소한의 미션으로 수강료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Daily Test’를 진행해 일정 성적 기준만 통과하면 수강료를 환급받을 수 있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종로해커스에서 최초 개설된 ‘토익 0원반’은 전 강의 마감(해커스어학원 종로캠퍼스 수강료 100% 환급반 강의, 2015.06 기준)을 기록한 바 있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지인추천 이벤트’를 통해 최대 15% 수강료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15학번 새내기들은 종로해커스 4층 데스크를 방문해 토익/토플 2개월 연속반 등록 시 학생증만 제출하면 ‘새내기 지원 이벤트’를 통해 수강료 2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해커스는 지난 11월 21일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표한 ‘2014년 20대 TOP BRAND AWARDS-토익/토익스피킹 학원 분야 1위’에 선정돼 최신 트랜드에 발빠르게 따라가는 신뢰받는 브랜드임을 보여줬다. 또 포춘코리아 선정 '2014 고객행복브랜드 대상(교육브랜드-어학원 부문)’과 한국소비자포럼선정 ‘2015 대한민국퍼스트브랜드 대상(외국어학원 부문)’ 등을 수상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고졸 천재 프로그래머 ‘대학 졸업작품 불법 대행’… 독이 된 재능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천재 고졸 프로그래머가 대학생의 졸업작품을 대신 제작해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0일 국내 20여개 대학의 졸업생 200여명에게 졸업작품을 대신 만들어 판매한 혐의(업무방해)로 A(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2년 9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졸업 예정자 200여명에게 판매해 52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역 공고를 졸업한 A씨는 ‘화재예방시스템’을 비롯해 ‘스마트홈 네트워크’, ‘자세교정 프로그램’, ‘자동차 도난방지 시스템’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 졸업작품을 산 졸업생들은 대부분 서울 유명 사립대와 지역 거점 국립대에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에 두각을 나타냈고 중3 시절부터는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실력을 발휘하는 등 컴퓨터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다. 그는 고교 시절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서울시 주최 정보올림피아드 등 각종 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여러 차례 수상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안철수 연구소 등에서 영재 교육을 수료한 수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영업을 하던 아버지의 부도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자 가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게 졸업작품을 산 학생들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을 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각 대학에 졸업작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통보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얼마동안 금연해야 非흡연자 심장건강과 같아질까?

    얼마동안 금연해야 非흡연자 심장건강과 같아질까?

    담뱃값 인상 이후 금연에 도전한 사람들이 많다. 금전절약과 함께 건강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 목표일텐데, 그렇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금연해야 담배로 약해진 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연구진은 15년간 이상 금연 해야만, 평생 흡연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한 심부전 위험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DC VA메티컨센터의 알리 아흐메드 박사 연구진은 흡연 경험이 없는 2556명과 현재 흡연자 629명, 흡연한 경험이 있고 금연한지 15년 이상 된 1297명 등을 대상으로 13년간 조사를 실시했다. 흡연 경험이 있고 금연한 지 15년 이상인 1297명 중 312명은 무려 30년 동안 하루에 한갑을 피웠던 일명 ‘前 헤비 스모커’였다. 연구진은 이들의 나이와 성별, 인종, 교육수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흡연자는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심부전 확률이 50%, 사망확률은 2배에 달했다. 15년 이상 담배를 끊은 사람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양한 질병 및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심부전 발병 확률은 ▲15년 이상 금연자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서 21%로 똑같았다. 담배를 15년 이상 끊은 후에야 흡연 무경험자와 동일한 수치까지 위험확률이 떨어진다는 것. 연구를 이끈 아흐메드 박사는 “담배를 끊으면 사망위험이 낮아지며, 더 나아가 심혈관계통에 한해 아예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사람의 정도까지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면서 “다만 흡연양이 적고 흡연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비흡연자의 건강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를 끊으면 폐암 및 기타 암의 위험 역시 낮아질 수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담배를 끊는 그 순간부터 질병의 위험에서 멀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흡연자의 혈액 내 일산화탄소양이 줄어들고 혈액순환계통계가 자가 회복을 시작하려면 적어도 흡연 후 12시간 또는 수 일이 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인 ‘순환: 심부전’(Circulation: Heart Failur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내년 약대합격, 이번 여름방학에 달렸다

    내년 약대합격, 이번 여름방학에 달렸다

    ■ 약대, 이번 여름방학이 중요한 이유는? PEET 전체 차석을 하고 서울대 약대에 합격한 박정민군은 1학년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PEET 준비를 시작했고, 다른 수험생보다 한 발 빨리 시작한 덕분에 겨울방학 시작 전까지 PEET 전 과목 이론을 총 3번 반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심화이론 학습에 집중하는 1월, 박정민군은 본인이 공부했던 이론을 다시 한 번 점검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문제풀이 시기도 앞당겨져 문제풀이 역시 3번을 반복할 수 있었다. 늦게 시작한 수험생들은 불가능한 반복학습을 이론 3번, 문제풀이 3번으로 탄탄한 실력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작년 서울대 약대에 합격한 김규호군 역시 대학 입학 직후부터 약대 진학을 생각했고 그렇게 1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본격적인 PEET 준비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7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총 14개월 동안 PEET 준비를 한 셈이다. 김규호군은 자신이 PEET 상위 1%의 우수한 성적을 받고 서울대 약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빠른 시작으로 최대한의 학습시간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빠른 결심과 준비가 약대 합격의 일등공신이었다. ■ 프라임PEET, 최상위ACE 종합반은? 대학교 1~2학년 재학생 대상의 수강료 0원 약대 진학 특별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의/치/약학 입시 교육기관인 프라임피트와 프라임엠디는 동종 업계 최초로 수강료 전액을 지원하는 ‘최상위ACE 종합반’ 상품을 출시했다. ‘최상위ACE 종합반’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시작하는 14개월 커리큘럼의 신개념 특별반으로 동종 업계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파격 혜택을 제공한다. 첫째, 강좌료가 0원이다. 최상위ACE 종합반은 지원자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한 후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며, 해당자는 올 7월부터 내년 8월까지 총 14개월 동안 무료로 종합반 강의를 수강하게 된다. 수강료 전액 지원 이외에도 수강료 50% 할인 장학생을 별도로 선발하며, 최상위ACE 종합반에 지원한 모두에게 회원가입비 50% 할인권을 제공한다. 프라임PEET, 프라임MD 유준철 대표는 “최상위ACE 종합반은 수험생들이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감하게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수험생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를 적극 실시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둘째, 전 범위 7회 반복 및 생물 화학 완벽 마스터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프라임피트, 프라임엠디는 고득점 합격생들의 학습패턴을 분석해 본 결과 반복학습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전 범위 7회 반복이 가능한 커리큘럼을 구성하였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최상위ACE 종합반 커리큘럼으로 채택하여 진행한다. 더불어 PEET에서는 생물과 화학에 가중치를 두고 있는 대학이 전체 약 60%로 생물, 화학 점수가 좋아야 고득점이 가능하고 합격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올 12월까지 생물, 화학 이론을 완벽히 마스터 할 수 있게끔 구성된 것 또한 최상위ACE 종합반 커리큘럼의 특징이다. 셋째, 각 과목별 강의 교수가 학생의 학습상태를 직접 관리하고 전문 입시 컨설턴트를 배치하여 5인 전문 담임제로 구성하여 진행한다. 강의가 끝난 후 배운 내용을 완벽히 숙지할 수 있도록 당일 이론 리뷰와 데일리 테스트를 통해 실력을 점검한다. 진행한 테스트 결과에 따른 추가관리 역시 함께 진행되며 보충학습이 필요한 대상자는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필수개념을 학습하게 된다. 약대의 경우 해를 더할수록 응시자 수, 경쟁률, 합격자 PEET 평균이 상승하고 있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017학년도 PEET에 약 17,000여 명 이상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격을 위해서 PEET 고득점은 필수가 되었고, 변화되는 PEET의 난이도와 변별력 상승으로 인해 예년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준비가 필요해졌다. 더불어 의/치전원과 의/치대 학사편입은 내년에도 여전히 35개 대학에서 총 1,139명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의 차이는 있지만 감소한 응시생으로 인해 여전히 기회인 것은 분명하며, 그만큼 동시준비 및 동시 지원을 통해 합격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프라임피트, 프라임엠디 최상위ACE 종합반은 오는 7월 2일까지 신청 가능하며, 온라인 신청과 전화(1577-5464) 신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pmd.co.kr/jsp/contents/special_class/main_pt_tab2.jsp)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13) 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독박(讀博) 육아일기](13) 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육아’라는 공통점 만으로도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엄마들이지만, 대화를 하다 꼭 편이 갈려 부딪히는 사안들이 있다.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모유수유 vs 분유수유, 전업맘 vs 직장맘.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폭발적인 댓글을 통해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게 전업맘과 직장맘인 것 같다.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없는 문제인데도 이상하게 꼭 감정적으로 어긋난다. 특히 어린이집을 보내는 문제에서 그렇다. 솔직히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전업주부들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지. 그래서 입소 1순위 맞벌이인데도 임신한 상태에서 태명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야 하고 그렇게 했는데도 언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을 때까지만 해도 불만이 튀어나왔다. 그나마 400번대에 머물던 대기번호가 이제서야 100번대 후반으로 당겨졌다. ●전업맘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이유 비록 1년 남짓에 불과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육아를 하다 보니 어린이집에 대한 이런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 거의 어린이집 예찬론자 수준이다. 육아나 보육 관련 기사에 꼭 등장하는 댓글들, “하루종일 집에서 노는 엄마들이 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느냐?”거나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커피나 마신다”는 등의 내용을 보면 격한 거부 반응이 든다. 항변할 말들이 줄줄 새나온다. 전업맘들이 왜 어린이집에 보내냐는 생각 자체가 육아의 ‘ㅇ’자도 모르고 하는 말 같다. 물론 아이를 엄마가 보살피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사정이 녹록치 않은 경우가 많다. 겨우 여자 아기 한 명이었지만, 이 아기를 낳고 돌쟁이를 만들기 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친정 엄마는커녕 그 어떤 ‘찬스’도 쓰지 못하고 24시간 내내 아이와 함께했다. 물론 정말 사랑스럽고 행복했지만 몇 달 만에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 상황에서는 아이도 예뻐보이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나는 화를 아이에게 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앉아 있는 몇 분 동안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일상이 매일, 그것도 혼자. 숨통이 필요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혼자 보낸 첫 날, 처음으로 집에 혼자 있게 되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어린 아기를 보내기 시작한 죄책감에 당분간 딱 한 시간만 보냈는데, 한 시간 내내 거실 쇼파에 드러누워 TV의 아무 채널이나 틀어놓고 넋을 놓고 봤다.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있는 아기가 무척 걱정이 됐다. 그런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 시간 뒤에 만난 아기는 더 반가웠고,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 애정을 표현했다. 출퇴근 시간도 없는 전업 육아의 삶에 단 몇 시간의 쉬는 시간을 용납하지 않은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사람인데, 자유를 허락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더 행복하다. 그렇다고 어린이집에 단순히 엄마가 쉬기 위해 보낸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고 해서 엄마들이 ‘논다’는 것은 더 큰 오산이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에 돌아오면 그동안 아이와 함께 있느라 미뤄두었던 집안일이 산더미였다. 복직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한 시간에서 두 시간, 그 다음 네 시간. 이런 식으로 시간을 늘렸는데 사실 네 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겼다 해서 마음이 편하거나 실컷 놀았던 적은 하루도 없다. 아이를 데리고 가기 어려웠던 병원 진료, 은행 및 관공서 업무도 처리해야 했고, 장도 봤다. 아이의 식사와 간식, 남편의 저녁식사 준비 등 오후 내내 일정이 빡빡했다. 매일 밤 그렇게 잠을 못자 피곤하고 힘들었으면서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시간 동안 늘어지게 자보지도 못했다. 할 일은 많고 마음도 마냥 편하진 않았다. ●전업맘에게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허(許)하라 그리고 많은 전업맘들이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다시 일을 하기 위해 그 시간에 학원을 다니거나 재취업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전업맘에게 어린이집에 아예 보내지 말고 애만 보라는 것은, 전업맘은 직장맘이 될 기회,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 조차 갖지 말라는 소리로까지 들린다. ’엄마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수다나 떤다’는 흔한 댓글에 특히 불만이 많다. 내게는 엄마들과 어울려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육아였다. 친정이 멀리 있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로움이었다.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친구들이 없어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육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인터넷 카페 뿐이었다. 그러다가 아이 돌을 앞두고 드디어 어린이집 엄마, 동네 엄마들과 커피 한 잔을 하게 된 날은 저녁까지 충전이 된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이유식, 발달상황 등 아이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고 내가 고민하던 아이의 문제를 다른 아이들도 다 겪었다는 걸 알고 위안을 삼았다. 혼자서만 끙끙대던 문제들이 풀리면서 스트레스도 풀렸다. 육아 기간에는 같은 아이 엄마들 말고는 딱히 만날 사람도, 친구도 없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다.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피로를 풀기도 한다. 왜 유독 엄마들의 수다에는 날이 서야 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엄마의 즐거움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어린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말 그대로 ‘보육 기관’이라는 것이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물어볼 데도 마땅치 않았던 초보 엄마에게 보육교사들은 든든한 전문가였다. 혼자였기에 아무리 엄마라도 부족할 수밖에 없던 점들을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채워주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 맞춰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집에서보다 훨씬 다양한 놀잇감으로 아이를 자극시켜 주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노력해도 삼시 세 끼 식사와 간식까지, 매일 다른 메뉴에 영양가 있는 식단을 만들어 먹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적어도 어린이집에서 점심 한 끼는 다양한 반찬들을 먹어볼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방식도 잡혀갔다. 아직 아기이지만 친구들, 언니오빠들과 어울리며 놀고, 친구에게 장난감을 나누어주는 모습은 하루종일 나와 단 둘이 있었을 때보다 즐거워 보였다. 어린이집은 엄마인 나에게 더 의지가 되었다. 전업맘의 자녀라고 해서 이런 보육 기관의 도움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은 엄마의 양육이다. 그렇지만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해서 마치 양육을 포기한, 소홀한 엄마처럼 생각하는 것은 또다른 횡포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어린이집 문제에 있어서 안타까움이 아예 없을 순 없었다. 회사 동료들끼리 “어린이집에선 맞벌이가 을(乙)”이라는 말을 손뼉을 쳐가며 주고 받다 보면 괜한 서운함 마저 든다. 분명한 건 안타까움과 서운함의 대상이 전업맘은 아닌데도 알 수 없는 박탈감이 든다. 여러 경험들을 통해 직장맘들은 차별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을 하러 나가기 위해서는 당장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어린이집 정원이 현원보다 많아…국공립은 5.7%에 불과 그런데 숫자상으로는 어린이집 정원이 아이들의 수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은 모두 4만 3742곳. 정원은 총 180만 659명이었다. 실제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49만 6671명이었다. 통계상으로는 전국 시·도 지역에서 모두 어린이집 정원이 현원보다 많았다. 이렇다 보니 대기 400번대에 머물러 있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들릴 리가 없다. 전체 어린이집 4만 3742곳 중에 국공립 어린이집은 2489곳(5.7%)에 불과했다. 가정 어린이집이 2만 3318곳(53.3%)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민간 어린이집(1만 4822곳·33.95%)였다. 지금도 집 근처 가정 어린이집에 문의하면 곧바로 입소할 수 있는 곳들이 상당수이다. 그럼 왜 그렇게 국공립 어린이집에 집착할까. 그나마 직장맘이 눈치를 덜 보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급한 대로 집에서 가까운 가정·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다 보면 절반 이상이 전업맘의 자녀들이다. 전업맘 자녀들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업맘 자녀들이 많으니 거기에 맞춰지는 어린이집의 일정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등하원 시간부터 그렇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법정 보육시간에 맞춰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그러나 복직을 앞두고 여러 가정·민간 어린이집에 상담을 갔을 때 마치 정해진 대본이라도 있는 양 똑같은 설명을 들었다. 오전 10시 전후로 아이들이 등원을 한다는 것과 법적으로는 오후 7시 30분까지지만 오후 3, 4시가 넘으면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내 아이만 끝까지 남아 봐달라고 말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내가 보육교사라도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 한 명 때문에 매일 퇴근이 늦어진다면 곱게 봐지지 않을 것 같다. 해 뜨기 전에 등원해 해 떨어질 때까지 내 아이 혼자만 남아 있는 장면도 걱정스럽지만, 같은 직장맘인 보육교사를 괴롭혀 그들이 또 내 아이에게 눈칫밥을 먹일까 두렵다. 아이를 가장 보편적인 등하원 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에 보내느라 앞 뒤로 나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봐줄 베이비시터 이모님도 구해야했다.오후 4시에 데려와도 남아 있는 아이들이 몇 명 안 된다. 나 하나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어린이집 40만 6000원(0세·정부 지원)에 이모님 월급으로 내 월급의 절반 정도가 든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도, 나를 독박육아 직장맘으로 만들어 버린 친정 엄마를 또 다시 원망했다. 어린이집이 휴원을 결정하기 전부터 휴원을 하지 말길 기도했고, 휴원 통보가 나오자 막막했다. 다행히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를 배치해 맞벌이 자녀들을 봐주겠다고 배려했는데도 마음은 무거웠다. 매일 “오늘은 과연 몇 명이나 등원할까”를 걱정했다. 혹시 우리 아이만 나올까봐였다. 어린이집 수첩에는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앞으로 어린이집의 여름·겨울방학, 교사들의 교육·연수기간, 부모 참여수업 등 어린이집과 회사, 베이비시터 이모님까지 모두에게 미안해 하며 마음 졸일 날들이 수도 없이 남아있다. ●전업맘·직장맘 편 가르고 싸우게 하는 보육정책 올해 초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자 지난 1월 2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엉뚱한 발표를 했다. “전업맘들의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 발표가 어떻게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전업맘들이 너도 나도 어린이집에 보내서 어린이집에 자꾸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또 직장맘들에게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 게 아닌데도 마치 ‘나 편하자고’ 아이를 떠맡긴 전업맘들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 세웠다.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이더라도 완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 되도록 제도가 확실히 마련되고 또 제대로 지켜지도록 해야한다. 보육 기관들이 부모의 취업 여부와 관계 없이 법정 보육시간을 무조건 지키도록 하려면 그 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인력과 비용이 충당돼야 한다. 화장실에 못 가 방광염에 시달릴 정도로 바쁘게 아이들을 돌보면서 한 달에 겨우 100만원 안팎의 돈을 받는 보육교사들에게 내 아이를 12시간 내내 붙잡고 있어 달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지난 1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표는 앞으로 계속 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직장맘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나’대신 ‘엄마’라는 이름을 택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전업맘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영원히 ‘집에서 아이나 보며’ 살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았다.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 아이를 맡기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놓고 정작 전업맘과 직장맘을 서로 싸우게 만드는, 그래서 모두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무슨 주문처럼 외치지만 “전업맘은 무조건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 바탕인 곳에서 그 길은 멀어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이지스함 이번에도 반쪽짜리?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이지스함 이번에도 반쪽짜리?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공중위협을 잠재울 수 있는 신의 방패,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 :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나라가 요청했던 이지스 구축함용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 및 관련장비의 한국 수출에 대한 국무부 승인이 이루어졌으며 관련 사실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판매를 요청한 무기들은 오는 2023년부터 3척이 전력화되는 세종대왕급 배치(Batch) II 구축함에 장착되며, 2027년 이들 3척이 모두 전력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모두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게 되는데, 새로 도입되는 3척의 이지스 구축함에는 주목할 만한 ‘무엇’인가가 있다. -대당 1조원 '세종대왕급' 탄도미사일 요격못해 '이지스'(Aegis)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방패 이름인 아이기스(Αιγίς)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이 방패는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Zeus)가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토스(Hephaestus)를 시켜 만들었으며,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Athena)가 사용했다. 이 방패는 모든 악을 씻어냄과 동시에 모든 창과 방패, 심지어 벼락까지도 막아낼 수 있으며, 방패를 흔들면 천지가 구름에 뒤덮이고 천둥벼락이 치면서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무적의 방패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지스함’이란 AN/SPY-1 계열의 레이더와 이를 통제하는 전투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말하는데, 그 성능이 워낙 강력하여 해상에서는 사실상 무적의 전투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진 해군을 꿈꾸는 모든 나라들은 이러한 이지스함을 보유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우리 해군 역시 1985년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여 무려 20여 년 만에 한국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전력화할 수 있었다. 3척이 건조된 이지스 구축함은 해군의 소유이지만, 단일 무기체계로는 국군이 도입했던 무기체계 가운데 가장 비싸며,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어 합동참모본부의 지시와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3척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척당 1조 원에 달하는 고가의 무기체계이고, 우리 군 최고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취역한지 몇 해 되지 않아 몇 가지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 않아 가지고 있는 잠재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매달린 나머지 운용 초기 단계에서 적지 않은 애로사항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의 평균 가격은 약 9,105억 원에 수준이다. 그러나 배 자체의 가격은 2,6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6,500억 원 가운데 3,500억 원은 배 외관에서 볼 수 있는 8각형 레이더, 즉 AN/SPY-1D(v) 레이더 값이고, 나머지 3,000억 원은 미사일 수직 발사기와 함포 등 각종 무장과 통신장비 값이다. 레이더 가격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해군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동분서주했고, ‘공동구매’라는 방법을 찾아냈다. 매년 2~3척의 이지스함을 건조하며 현재까지 80여 척에 달하는 이지스함을 전력화하고 있는 미국 해군은 물론 신형 이지스함 도입을 준비 중이던 일본과도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그리고 3국이 공동으로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제작사가 최초에 제안했던 가격보다 약 2억 7000만 달러, 약 3,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구매를 통해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입했지만, 전력화 이후의 행보는 달랐다. 미국과 일본은 1척에 2,500억~3,00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여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설비를 갖추는 개량 공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개량을 통해 원거리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은 물론 SM-3 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이지스함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격통제시스템와 레이더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이 소프트웨어로 통제되는 수직발사기용 ORDLT(Ordinance Alteration) 개조 키트와 지원 시스템 등 각종 부가 장비를 갖추고 탄도 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SM-3 미사일을 탑재해야 한다. 세종대왕급과 같은 시기에 전력화된 미 해군 구축함 일부와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들은 이러한 개량 사업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탐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탐지와 식별, 추적과 요격이 모두 가능한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과 달리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탐지와 식별, 추적만 가능할 뿐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우리 이지스 구축함들은 북한이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을 때도, 동해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북한 미사일의 궤적만 탐지하고 추적하는 정도의 임무만 수행할 뿐 요격시도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척당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써 놓고도 정작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는 대응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이지스함으로 써 왔던 것이었다.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해군에는 '3직제'라는 개념이 있다. 1척의 군함을 항상 바다에 떠 있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3척의 군함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1척이 임무수행을 위해 바다에 나가 있으면 다른 1척은 임무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정비와 휴식을 하고, 나머지 1척은 다음 임무 수행 준비를 위한 훈련과 보급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3직제 개념을 대입해보면 동해와 서해에 각각 1척의 이지스함을 상시 배치하기 위해 적어도 6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군이 이지스함 3척 추가 도입을 요구했던 배경도 이 같은 맥락이다. 현재 해군은 12척의 한국형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3,800톤급 크기인 광개토대왕급 3척은 동해와 서해에 분산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4,500톤급인 충무공 이순신급 6척은 3척은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 투입과 복귀, 임휴식 및 정비에 묶여있고, 3척은 서해 NLL 경계 작전 지원에 교대로 투입되기 때문에 독도나 이어도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지스 구축함 3척도 3직제에 따라 1척이 동해나 서해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2척은 교육훈련과 정비에 투입되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발했을 때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해군은 오래 전부터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을 추진해 왔고, 지난 2013년 3척 추가 건조가 확정되어 현재 설계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되는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은 Batch I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등장하는 만큼 초기에는 어느 정도 장비를 갖추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건조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지스함을 구성하는 여러 장비 가운데 가장 핵심인 레이더와 관련해서는 현재 세종대왕급이 탑재하고 있는 AN/SPY-1D(v) 레이더가 점차 구식화될 것이고, 조만간 단종될 것이기 때문에 차세대 이지스 레이더인 AN/SPY-6(v) AMDR(Air and Missile Defense Radar)을 구입해 탑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었다. 실제로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이 등장하는 2023년에 미 해군은 AN/SPY-6(v) 레이더를 탑재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이 배치되는 시기이고, 이 레이더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탁월한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래 중국과 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N/SPY-6(v) 레이더 도입론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척당 추가 3000억 원 비용이 관건 그러나 이 레이더의 가격은 세종대왕급이 가지고 있는 AN/SPY-1D(v)의 2배에 달하고, 운용유지비 역시 기존 레이더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세종대왕급 Batch II 사업은 신규전력 확보 사업이 아니라 개량형 도입사업이기 때문에 기존 세종대왕급 대비 성능과 비용이 20%를 초과할 수 없다. 즉, 현재 규정과 예산 범위 안에서는 신형 레이더 탑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신형 레이더 구매와 탑재가 어렵다면 현재 구입이 결정된 장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어 부족한 성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인 AN/SPY-1D(v) 레이더와 베이스라인(Baseline) 9 전투체계는 현재 개발된 이지스 전투체계 가운데 가장 최신형으로 몇 가지 개량만 가해지면 현재 세종대왕급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유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주변국의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이 신형 아타고급 이지스함 2척을 전력화하자마자 개량사업을 실시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것처럼 세종대왕급 Batch II 역시 전력화와 동시에 개량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이 밝힌 판매 승인 내역을 보면 미사일 방어를 위한 BMD 체계 구성요소나 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구성 요소는 빠져 있다. 이러한 장비들을 모두 탑재하는 개량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이다.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이러한 개량을 거치면 세종대왕급 Batch II는 이지스라는 이름 그대로 무적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의 피스아이와 연계하여 사정거리 400km에 달하는 SM-6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어 부산 앞바다에서도 독도나 이어도 상공에 일본이나 중국 전투기가 얼씬도 못하게 견제할 수 있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을 이용해 북한 영공에서 요격해 버릴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군 통수권자와 정치권의 의지, 그리고 각 군 사이의 의견 대립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야권에서 “본격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면 미국의 MD에 협력하는 것으로 비춰져 중국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KAMD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군 역시 해군이 이지스함과 SM-3 미사일을 이용해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이지스함을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결단을 이번에도 포기한다면 4조원의 비용을 들여 들여오는 3척의 이지스함 역시 제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할 것이고,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수호하는 전략무기가 아니라 해군 함대만 보호하는 전술무기로 전락해버릴 것이다. 10년 전 세종대왕함을 만들 때 우리는 신의 방패를 가질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 열기가 격화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자치구들 일자리 창출 두 팔 걷어붙인다] 꿈 이루며 이웃 돕는 착한 바느질

    강북구의 대표적인 봉제 전문가 양성소인 ‘강북봉제지원센터’가 오는 25일까지 수강생 24명을 모집한다. 패션봉제관련 기초교육을 이수했거나 관련 분야의 경력 단절자로 패션봉제업체에 취업을 희망하는 주민이면 신청할 수 있다. 교육은 전액 무료이며 봉제 장비 활용부터 의류 제작 실습, 다림질 등 마무리 작업까지 봉제 기술의 모든 과정을 다룬다. 교육과정은 의류 제작의 부분 작업에서 완제품 생산까지 반복 실습하도록 구성했다. 또 봉제업체에서 진행하는 현장실습은 교육생들의 기술 숙련도를 높이는 한편, 교육생들이 취업 업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육기간은 총 3개월이고 평일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각각 4시간씩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반별 인원은 12명의 소수로 교육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희망자는 강북봉제지원센터로 방문해 접수하거나 우편, 팩스(02-900-1561), 이메일(qortlsgm@hanmail.net) 등으로 접수하면 된다. 센터는 과정 수료 후에 취업생 및 교육 수료생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실업난 해소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구인 업체는 작업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고 제품의 생산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전문 인력을 선호한다”면서 “따라서 이번 교육이 교육생들의 구직활동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봉제지원센터는 2012년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설립됐다. 봉제교육장, 공용장비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교육 과정에서 생산된 제품은 사회취약계층에 기부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제 노릇 하려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신의 방패’ 제 노릇 하려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공중위협을 잠재울 수 있는 신의 방패,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 :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나라가 요청했던 이지스 구축함용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 및 관련장비의 한국 수출에 대한 국무부 승인이 이루어졌으며 관련 사실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판매를 요청한 무기들은 오는 2023년부터 3척이 전력화되는 세종대왕급 배치(Batch) II 구축함에 장착되며, 2027년 이들 3척이 모두 전력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모두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게 되는데, 새로 도입되는 3척의 이지스 구축함에는 주목할 만한 ‘무엇’인가가 있다. -탄도미사일 요격 못하는 '반쪽짜리 이지스함' '이지스'(Aegis)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방패 이름인 아이기스(Αιγίς)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이 방패는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Zeus)가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토스(Hephaestus)를 시켜 만들었으며,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Athena)가 사용했다. 이 방패는 모든 악을 씻어냄과 동시에 모든 창과 방패, 심지어 벼락까지도 막아낼 수 있으며, 방패를 흔들면 천지가 구름에 뒤덮이고 천둥벼락이 치면서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무적의 방패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지스함’이란 AN/SPY-1 계열의 레이더와 이를 통제하는 전투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말하는데, 그 성능이 워낙 강력하여 해상에서는 사실상 무적의 전투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진 해군을 꿈꾸는 모든 나라들은 이러한 이지스함을 보유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우리 해군 역시 1985년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여 무려 20여 년 만에 한국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전력화할 수 있었다. 3척이 건조된 이지스 구축함은 해군의 소유이지만, 단일 무기체계로는 국군이 도입했던 무기체계 가운데 가장 비싸며,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어 합동참모본부의 지시와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3척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척당 1조 원에 달하는 고가의 무기체계이고, 우리 군 최고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취역한지 몇 해 되지 않아 몇 가지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 않아 가지고 있는 잠재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매달린 나머지 운용 초기 단계에서 적지 않은 애로사항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의 평균 가격은 약 9,105억 원에 수준이다. 그러나 배 자체의 가격은 2,6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6,500억 원 가운데 3,500억 원은 배 외관에서 볼 수 있는 8각형 레이더, 즉 AN/SPY-1D(v) 레이더 값이고, 나머지 3,000억 원은 미사일 수직 발사기와 함포 등 각종 무장과 통신장비 값이다. 레이더 가격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해군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동분서주했고, ‘공동구매’라는 방법을 찾아냈다. 매년 2~3척의 이지스함을 건조하며 현재까지 80여 척에 달하는 이지스함을 전력화하고 있는 미국 해군은 물론 신형 이지스함 도입을 준비 중이던 일본과도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그리고 3국이 공동으로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제작사가 최초에 제안했던 가격보다 약 2억 7000만 달러, 약 3,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구매를 통해 동일한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구입했지만, 전력화 이후의 행보는 달랐다. 미국과 일본은 1척에 2,500억~3,00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여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설비를 갖추는 개량 공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개량을 통해 원거리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은 물론 SM-3 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이지스함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격통제시스템와 레이더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이 소프트웨어로 통제되는 수직발사기용 ORDLT(Ordinance Alteration) 개조 키트와 지원 시스템 등 각종 부가 장비를 갖추고 탄도 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SM-3 미사일을 탑재해야 한다. 세종대왕급과 같은 시기에 전력화된 미 해군 구축함 일부와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들은 이러한 개량 사업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탐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탐지와 식별, 추적과 요격이 모두 가능한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과 달리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탐지와 식별, 추적만 가능할 뿐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우리 이지스 구축함들은 북한이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을 때도, 동해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북한 미사일의 궤적만 탐지하고 추적하는 정도의 임무만 수행할 뿐 요격시도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척당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써 놓고도 정작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는 대응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이지스함으로 써 왔던 것이었다.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해군에는 '3직제'라는 개념이 있다. 1척의 군함을 항상 바다에 떠 있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3척의 군함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1척이 임무수행을 위해 바다에 나가 있으면 다른 1척은 임무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정비와 휴식을 하고, 나머지 1척은 다음 임무 수행 준비를 위한 훈련과 보급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3직제 개념을 대입해보면 동해와 서해에 각각 1척의 이지스함을 상시 배치하기 위해 적어도 6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군이 이지스함 3척 추가 도입을 요구했던 배경도 이 같은 맥락이다. 현재 해군은 12척의 한국형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3,800톤급 크기인 광개토대왕급 3척은 동해와 서해에 분산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4,500톤급인 충무공 이순신급 6척은 3척은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 투입과 복귀, 임휴식 및 정비에 묶여있고, 3척은 서해 NLL 경계 작전 지원에 교대로 투입되기 때문에 독도나 이어도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지스 구축함 3척도 3직제에 따라 1척이 동해나 서해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2척은 교육훈련과 정비에 투입되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발했을 때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해군은 오래 전부터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을 추진해 왔고, 지난 2013년 3척 추가 건조가 확정되어 현재 설계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되는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은 Batch I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등장하는 만큼 초기에는 어느 정도 장비를 갖추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건조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지스함을 구성하는 여러 장비 가운데 가장 핵심인 레이더와 관련해서는 현재 세종대왕급이 탑재하고 있는 AN/SPY-1D(v) 레이더가 점차 구식화될 것이고, 조만간 단종될 것이기 때문에 차세대 이지스 레이더인 AN/SPY-6(v) AMDR(Air and Missile Defense Radar)을 구입해 탑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었다. 실제로 세종대왕급 Batch II 구축함이 등장하는 2023년에 미 해군은 AN/SPY-6(v) 레이더를 탑재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이 배치되는 시기이고, 이 레이더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탁월한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래 중국과 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N/SPY-6(v) 레이더 도입론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척당 추가 3000억 원 비용이 관건 그러나 이 레이더의 가격은 세종대왕급이 가지고 있는 AN/SPY-1D(v)의 2배에 달하고, 운용유지비 역시 기존 레이더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세종대왕급 Batch II 사업은 신규전력 확보 사업이 아니라 개량형 도입사업이기 때문에 기존 세종대왕급 대비 성능과 비용이 20%를 초과할 수 없다. 즉, 현재 규정과 예산 범위 안에서는 신형 레이더 탑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신형 레이더 구매와 탑재가 어렵다면 현재 구입이 결정된 장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어 부족한 성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인 AN/SPY-1D(v) 레이더와 베이스라인(Baseline) 9 전투체계는 현재 개발된 이지스 전투체계 가운데 가장 최신형으로 몇 가지 개량만 가해지면 현재 세종대왕급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유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주변국의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이 신형 아타고급 이지스함 2척을 전력화하자마자 개량사업을 실시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것처럼 세종대왕급 Batch II 역시 전력화와 동시에 개량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이 밝힌 판매 승인 내역을 보면 미사일 방어를 위한 BMD 체계 구성요소나 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구성 요소는 빠져 있다. 이러한 장비들을 모두 탑재하는 개량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이다.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이러한 개량을 거치면 세종대왕급 Batch II는 이지스라는 이름 그대로 무적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의 피스아이와 연계하여 사정거리 400km에 달하는 SM-6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어 부산 앞바다에서도 독도나 이어도 상공에 일본이나 중국 전투기가 얼씬도 못하게 견제할 수 있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을 이용해 북한 영공에서 요격해 버릴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군 통수권자와 정치권의 의지, 그리고 각 군 사이의 의견 대립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야권에서 “본격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면 미국의 MD에 협력하는 것으로 비춰져 중국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KAMD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군 역시 해군이 이지스함과 SM-3 미사일을 이용해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이지스함을 ‘진정한 신의 방패’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결단을 이번에도 포기한다면 4조원의 비용을 들여 들여오는 3척의 이지스함 역시 제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할 것이고,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수호하는 전략무기가 아니라 해군 함대만 보호하는 전술무기로 전락해버릴 것이다. 10년 전 세종대왕함을 만들 때 우리는 신의 방패를 가질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 열기가 격화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부고]

    ●박상현(전 서울신문 제작국 윤전부 사원)씨 모친상 10일 부천 대성병원, 발인 12일 낮 12시 (032)654-2735 ●김준홍(포항대 교수)씨 부친상 우원강(전 삼보물산 대표이사)김영환(포스텍 교수)여광혁(경기 소신여객 대표이사)씨 장인상 9일 대구 영남대의료원, 발인 12일 오전 7시 30분 (053)620-4246 ●최종규(세정섬유 대표)종률(신한금융투자 총무부장)씨 모친상 조강래(한국벤처투자 대표)씨 장모상 10일 분당제생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31)781-6725 ●서강호(전 평택시 부시장·지방행정연수원 교육)강진(서울도시철도공사 안전방제처 부장)씨 모친상 10일 수원 연화장, 발인 12일 오전 8시 30분 (031)218-6565 ●강영환(국무총리비서실 공보협력비서관)영규(춘천 마임축제 사무국장)연희(세종 도담고 교사)연완(삼성패밀리병원 간호사)씨 모친상 김덕회(건설업)김오겸(엔포스트 이사)씨 장모상 10일 대전 유성선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42)825-9494 ●김영욱(KAIST 연구교수·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진숙(김천대 교수)진선(진주아이소크라테스유치원 원장)진아(청진인쇄 디자인실장)씨 부친상 김종원(경희대도서관 사무국장)김대현(경북과학대 교수)박기억(멕시코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윤종혁(한국항공우주산업 차장)나명훈(LG이노텍 부장)씨 장인상 이춘선(한신대 외래교수)씨 시부상 10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53)956-4445
  • [메르스 비상] 시간외수당, AI 땐 1일 4시간만 지급 ‘행자부 투입’ 메르스 땐 제한 없이 지급

    메르스 등 각종 재난·재해 발생에 따른 공무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기준이 제각각이다. 특히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관련 축산공무원들은 행정자치부가 소속 공무원들이 근무할 때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당 지급 기준을 마련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행자부는 지자체에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에 따른 시간외 근무명령 운영 안내’ 공문을 보내 상황실 근무자와 예방업무 수행자 등은 시간외 근무명령의 상한 시간(1일 4시간, 월 57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비롯해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전국 17개 시·도 및 227개 시·군·구, 각급 교육청 및 경찰청(서) 상황실 근무자들이 대상이다. 하지만 경기와 전남·북, 충남·북, 경남 등지에서 AI가 발생했던 지난해 1월 안전행정부(현 행자부)는 지자체에 보낸 ‘AI 등의 발생에 따른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안내’ 공문에서 상황실 근무 공무원 시간외근무 상한 시간을 평상시와 같이 1일 4시간으로 제한했다. 당시 전국 AI 상황실은 1월부터 5월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시·도 및 시·군·구 축산 관련 공무원 위주로 운영됐다. 다만 AI 방역초소 등 현장에서 예방소독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만 상한 시간 제한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전국의 많은 축산 관련 공무원들이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상황실 등에서 시간외 근무명령의 상한 시간을 훨씬 초과해 근무했지만 초과분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 지침은 국내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모든 방역기관은 대책본부 및 상황실을 구성, 24시간 운영하도록 한다. 경북의 축산직 공무원들은 “지난해 AI 발생 때 악조건 속에서 한 달에 적게는 70~80시간, 많게는 100시간 이상씩을 근무했다”면서 “당시 지자체들이 안행부에 초과 근무분의 수당 지급 등 보상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자체들이 지금이라도 초과 근무분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은 “행자부의 시간외근무수당 기준이 들쭉날쭉한 것은 문제”라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우리 부처 직원들에게 유리하도록 수당 지급 기준을 마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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