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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민주당에 지불해 온 ‘보험료’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확실시되면서 정치적 판세 변화에 대비한 ‘헤징(위험회피)전략’이 절실해진 까닭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에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해온 보험·제약·담배업계의 유력기업들이 민주당에 대한 후원액을 잇따라 올리면서 양당간 모금액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보다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모았다. 하원 모금액은 공화당보다 적지만 그 격차는 2004년 대통령선거 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친기업적 정치인 후원기구인 ‘기업·산업 정치행동위원회(BIPAC)’의 그레그 케이시 대표는 “중간선거 뒤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유지하더라도 상·하원 모두에서 장악력은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면서 “비로소 (정치자금 시장에서도)현실주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몰아주는 것이 기업들의 일반적 성향이란 점에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후원금 증가는 그만큼 기업들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기 전인 1994년 이전까지만 해도 두 정당에 비슷한 비율로 기부금을 줬지만 공화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모두 장악한 뒤에는 7대3의 압도적 비율로 공화당에 많은 돈을 몰아줬다.BIPAC가 지난 2003년 민주당에 기부한 정치자금도 전체의 31%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변했다. 지난 2003∼2004년 후원금의 26.7%만을 민주당에 냈던 제약회사 와이어스는 2005∼2006년에는 후원금의 33.7%를 민주당에 제공하고 있다. 물류기업 페덱스(29.9→35.6%), 인텔(22.5→30.8%)도 같은 기간 민주당 후원금 비율을 크게 높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던 보험사들은 후원액을 더욱 늘리고 있다.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60%를 냈던 메트라이프는 이번엔 민주당에 50% 조금 넘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AIG도 57%를 민주당에 후원한다. 민주당에 인색했던 담배업계에서도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선거에서 겨우 7.3%만을 민주당에 후원했던 로릴러드는 16%로 후원금 비율을 2배 넘게 올렸다. 레이널즈도 13.3%에서 14.9%로 상향조정했다. 민주당의 선전은 로비스트 채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각종 이익단체와 로비업체에서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로비기업 페더럴리스트 그룹이 올해 새로 채용한 로비스트 4명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었다. 정보기술산업연맹과 전미맥주도매협회도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민주당적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 폴 에케일은 “(공화당 독주에 대한)공포가 힘을 발휘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무엇보다 기업들이 이 사실을 앞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7일 개봉 ‘달콤한 백수’

    이런 로맨틱 코미디, 한두 번이 아니다. 망나니 남자가 있고, 그 남자 사람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한 여자를 투입하는데, 이 여자 그만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다. 전형적이다 못해 수학공식에 가까운 스토리. 대개 이런 영화의 승부처는 배우나 캐릭터의 매력, 혹은 우연적 사건들 사이에 배치된 낯간지러운 에피소드들이 내뿜는 호소력이다. 7일 개봉하는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Failure to Launch)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아니 어떻게 하면 벗어나지 않을까 고민한 듯한 영화다. 남녀 주인공은 매튜 매커너히와 사라 제시카 파커. 이 둘은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배우. 매튜는 피플지가 뽑은 최고의 ‘섹시가이’이고 사라는 TV시리즈 ‘섹스앤더시티’를 통해 골든글로브상만 수차례 가져간데 이어 ‘캐리 룩(look)’이라는 패션 트렌드까지 만들어냈다. 매튜는 사지 멀쩡한데도 장가갈 생각은 전혀 없는 노총각 트립역을, 사라는 이 노총각을 독립시키기 위해 부모님이 고용한 남성전문컨설턴트 폴라역을 맡았다. 영화는 티격태격하던 이들이 어느새 정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은 요트나 암벽등반, 요가, 산악자전거처럼 매튜가 즐기는 운동이나 오락거리들로 채워넣었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한발자국도 더 이상 못 나간다. 아니나 다를까 폴라는 트립이 옛 사랑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니나 다를까 트립은 폴라가 고용된 사람이라는 걸 눈치채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다. 요트중개상 트립이 한국판 제목에서는 ‘백수’라 불린다는 점도 그렇다. 영화는 ‘현대 젊은이들의 삶’ 운운하지만, 잔인하게 말하자면 그건 태평양 건너 저쪽 미국땅의, 그것도 먹고살 일 걱정없는 한 백인 청년의 삶일 뿐이다. 이 때문에 두 배우의 ‘왕팬’이거나 할리우드 영화의 수학공식을 이제 갓 접하기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눈 둘 만한 곳이 없을 듯. 차라리 적재적소에 넣은 사운드트랙이 더 흥겹다.15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탐방] 강원랜드 하루 4300명 베팅액 22억…갬블러 절반이 ‘단골’

    [주말탐방] 강원랜드 하루 4300명 베팅액 22억…갬블러 절반이 ‘단골’

    ‘윙∼윙∼윙∼, 촤르르∼촤르르∼.’ 총 8270평 카지노 객장에 설치된 960대의 각종 머신게임기에서 토해 내는 기계음과 132대의 테이블에 둘러 앉은 갬블러들의 열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수천명이 모여 있지만 오로지 윙윙거리는 기계음과 딜러들의 빠른 손놀림만 있을 뿐이다. 객장 수천 곳에 설치된 고성능 폐쇄회로 카메라와 보안요원들의 감시는 필수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들어선 강원랜드 카지노장의 일상 모습이다. 지난 2003년 3월 카지노 객장을 고한에서 사북으로 옮긴 이래 하루 평균 입장객만 4300여명, 매출액 22억여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강원랜드. 골프장과 스키장, 수영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도 문을 열었거나 준비 중이다. 검은 폐광촌에서 고원관광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들에 ‘희망의 전령사’로 인식되고 있는 강원랜드.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까지 이르게 하는 ‘합법적 도박장’인지 지역경제를 살리는 ‘건전 레포츠장’인지 아직도 논란이 분분한 강원랜드 속으로 들어가 본다. # 도박장인가 레포츠장인가 ‘슬롯머신, 룰렛, 빅휠, 다이사이, 블랙잭, 바카라, 캐리비안 스터디 포커….’ 이름만 들어도 생경스럽다. 강원랜드를 대표하는 카지노장의 각종 테이블게임기와 머신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이들 게임기는 강원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이블게임기들을 운용하는 딜러들은 이곳 카지노장의 ‘꽃’이다. 딜러들은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짓궂은 겜블러들을 리드한다. 한평도 안되는 녹색 테이블과 카드 하나로 하루 8시간 흐트러짐 없이 손님들을 대하는 딜러들은 그래서 좀처럼 자기 표현을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님들로부터 들어야 하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들어도 못들은 척해야 하고 “만나자.”며 은근히 추근대는 이런저런 유혹도 요령껏 뿌리쳐야 한다. 딜러경력 2년차인 박인수(27·일반영업장)씨는 “외부에서 고객을 만난다든지 직원들끼리 사내 결혼하는 것조차 회사측이 원치 않는 등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직업”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는 “그래도 객장을 찾는 손님들의 절반은 한달에 10일 이상 게임을 즐기는 단골이어서 이런저런 트러블을 잠재워 주기도 해 정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고 웃었다. # 고객의 행태도 천태만상 게임에서 돈을 따기 위한 손님들의 웃지 못할 행태도 천태만상이다. ‘자기만의 주문을 중얼거리는 사람, 손바닥에 침을 뱉어 머리에 바르는 사람, 카드에 콧기름을 바르는 사람, 딜러 손을 잡고 기도하는 사람….’ “그야말로 부끄러움도 잊고 오로지 돈을 따야 한다는 일념으로 펼치는 특이한 행위는 숭고하기까지 하다.”고 딜러들은 입을 모은다. 돈을 따거나 좋은 패를 잡았을 때는 객장이 떠나가도록 ‘파이팅’ ‘아싸야로’를 외쳐 객장의 시선을 모으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딜러경력 6년차인 민선희(26·여·VIP회원영업장)씨는 “카지노장 개설 초창기에는 혼자 객장을 찾아 치열하게 게임에 몰두하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점차 가족이나 동료들끼리 부담없이 찾아 즐기는 손님들이 늘면서 카지노장도 건전해지고 있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궁여지책으로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도박중독센터를 건립, 운영하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 고객 줄지만 지역경제의 희망 강원랜드는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이 2조 4702억원, 당기순이익이 9814억원에 이르며 해마다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국내에 불법 카지노바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법조브로커 사건, 마카오의 공격적인 판촉전 등으로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김선종(43) 홍보팀장은 “마카오는 현지에서 한국인 판촉직원만 250여명을 고용, 전세기를 띄우는 등 한국 고객유치전에 나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강원랜드 고객이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씀씀이가 큰 VIP 회원고객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한달 평균 30%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반영업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연초 고객들이 하루 1000여명이 줄어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등 피폐해진 폐광지역 자치단체들은 강원랜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폐광도시에 강원랜드가 들어오면서 외지 손님들이 북적거리고 2600여명이 넘는 지역인 고용과 지역 생산물이 구매되는 등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김원창 정선군수는 “몇년 사이 고한·사북에는 우뚝우뚝 현대식 상업빌딩과 호텔들이 들어서는 등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수년내 스키장과 골프장이 활성화되면 도박장 이미지의 강원랜드가 명실상부하게 건전한 고원 레포츠 관광지대로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최고1000만원 베팅… 판돈 ‘일반’의 37배 베일속에 가려진 VIP 회원영업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드나들까. 이곳에서 하루에 오가는 뭉칫돈의 규모는 얼마나될까. 강원랜드 카지노장의 최대 비밀이자 밝혀져서도 안되는 VIP 객장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VIP객장은 일반객장과 달리 회원제로 운영되며 술과 담배가 허용된다. 베팅은 한번에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베팅액만 따져도 일반객장에서 허용되는 10만∼30만원과 33배나 차이가 난다. 고객들이 신분노출을 꺼리기에 별도의 통로를 이용해 출입이 가능하며 철저한 보안속에 보안검색대를 드나든다는 점도 다르다. ●사업가·정치인·연예인… ‘신분철통 보안´ 서울 등 외지에서 게임을 희망하면 얼마전까지는 리무진으로 모셔오기도 했다. 요즘에는 지역택시를 알선해 준다. 이런 호사를 누리며 VIP객장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사업가들과 함께 정치인, 체육인, 연예인, 의사, 변호사 등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유명 코미디언 S씨와 야구선수 K모씨가 단골로 드나들었다는 풍문이 자자했으나 확인할 길이 없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브로커 윤상림씨처럼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것은 이례적이다. 강원랜드의 매출액 가운데 VIP객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지난해 12월 일반객장과 50대 50으로 같았다. ●고객수 40배 일반객장과 매출 맞먹어 일반객장을 찾는 하루 인원이 4354명인데 비해 VIP객장 고객은 116명인 점을 비교하면 오가는 판돈이 37배나 큰 셈이다.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직원은 “하루에 수억원씩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하지만 고객이 풀어놓은 돈은 돌고돌아 결국 강원랜드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억 단위의 큰 돈이 오가다 보니 간혹 딜러들에게 ‘한몫 챙겨 주겠다.’며 은밀하게 속임수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지만 절대 사절이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어떤 게임들이 있나 게임은 크게 머신게임과 테이블게임으로 나뉜다. 머신게임은 다시 슬롯머신과 비디오게임으로, 테이블게임은 블랙잭·바카라·룰렛·다이사이·빅휠·캐리비안 스터드 포커 등 6종으로 구분된다. ●블랙잭(BLACK JACK) 카드 숫자의 합이 21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의 합이 나오는 쪽이 이기는 게임. 에이스는 1 또는 11로 계산되며, 그림카드는 10으로 계산된다. 카드를 추가로 받고 싶으면 ‘히트’라고 하며 그렇지 않으면 ‘스테이’라고 한다. ●바카라(BACCARAT) 고객은 플레이어와 뱅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베팅하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와 뱅커에 놓인 2장 또는 3장 카드의 합을 비교,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에이스는 1로,10과 그림카드는 0으로, 그 외의 카드는 표시된 숫자로 계산된다. ●룰렛(ROULETTE) 룰렛 휠에 룰렛 볼을 돌려 낙찰되는 번호나 색상을 예측하여 맞히는 게임. 룰렛 테이블에는 휠에 있는 번호와 같은 1에서 36까지의 번호와 0,00이 그려져 있다. ●다이사이(DAI-SAI) 베팅한 숫자 또는 숫자의 조합이 셰이커(주사위 용기)에 있는 세개의 주사위와 일치하면 배당률에 의해 배당금이 지급되는 게임이다. ●빅휠(BIG WHEEL) 휠이 멈추었을 때 휠 위의 가죽띠가 멈출 곳을 예측하여 고객이 맞히면 이기는 게임이다. 휠에 배당률이 표시되어 있으며 당첨금은 최고 40배까지 지급된다. ●캐리비안 스터드 포커(POCKER) 일반적 포커게임의 변형된 게임으로 플레이어와 딜러가 각각 5장의 카드로 겨루는 게임이다. 캐리비안 스커드 포커는 블랙잭, 바카라와 달리 머신게임의 프로그레시브 잭팟과 같은 누적금액을 획득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명당’장사·리조트카드 대여도강원랜드에는 ‘부나비’처럼 객장에서 생계를 해결하는 신종직업군이 있다. 게임이 잘 된다는 명목으로 자칭 ‘명당’을 만들어 놓고 알선비를 뜯는 사람, 발급된 리조트카드에 베팅액의 0.1%가 적립되는 점을 악용해 남에게 카드를 빌려 주고 적립된 마일리지로 밥과 잠자리를 해결하는 사람…. 틈새시장을 노린 기막힌 생존술이랄까. 속칭 ‘개평’이라는 알선비를 챙기기 위해 초보자들을 상대로 ‘명당’을 소개하는 꾼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들은 ‘고객이 며칠을 앉아 입질한 곳인데 이제 곧 잭팟이 터질 때가 됐다.’ 며 초보자들에게 접근한다. 리조트카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신종수법은 새로운 골칫거리라고. 이들은 마일리지(콤프)가 적립되면 지역내 998개 업소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런 편법을 막기 위해 강원랜드가 마일리지를 6개월이면 50%,1년이면 100%를 삭감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별무 효과다. 이런 ‘기생족’과 달리 게임에 뛰어들어 쏠쏠하게 생활비를 챙기는 ‘프로게이머’들도 있다. 박도준 팀장은 “하루 일정액의 베팅액만을 가지고 한달에 수백만원의 고수익을 올려 가족들에게 생활비까지 송금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만 어림잡아 600여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AI확산… 유럽 관광업계 비상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여행·운송업계가 벌써 매출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는가 하면 세계주요 기업들은 근무형태 조정 등 비상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AI가 더 확산될 경우,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고 B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방송은 H5N1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유럽 최초로 터키에서 2명 발생함에 따라 AI로 인해 교역 감소와 근무 차질 등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으로 휴업 등 인력 운용에 차질을 경험한 HSBC 등 다국적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교역감소 예상 77개국에서 25만 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HSBC는 AI가 창궐할 경우 절반가량의 직원이 출근하지 못한 채 집에서 근무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측은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런 추산이 근거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또 인간간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시간마다 한번씩 사무실을 소독하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은행 대변인은 “우리는 근무 수칙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AI로 인해 아시아지역의 소비와 무역거래, 투자 등에서 992억∼2827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피해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씨티그룹 싱가포르 법인은 검역 강화 등으로 국가간 교역이 차질을 빚어 아시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적 타격에 취약한 나라로는 인구가 밀집돼 있고 교역 비중이 높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이 지목됐다. 도쿄처럼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들도 상당한 타격이 예견됐다. 홍콩 정부는 다양한 AI 확산 시나리오에 따라 상세한 대응 수칙들을 개발하고 있다.●항공·관광업계 직격탄 관광업계는 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매년 10% 이상 성장해온 터키 관광산업은 내년까지 외화 수입 목표를 200억달러로 잡았으나 이번 환자 발생으로 차질이 예상된다. 애덤 블레이크 노팅엄 대학 교수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과 영국도 안심할 수 없다.”며 “아무리 감염자 숫자가 적어도 AI 발생 자체로 여행객들을 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SARS가 유행한 2003년 2분기에만 홍콩을 찾은 관광객은 58%까지 떨어졌다. 또 항공업계는 출장과 휴가 여행이 줄어들어 타격을 입고 AI가 발생한 나라의 화폐 가치는 폭락할 것이며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국제 유가에도 연쇄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0일 현재 AI 감염자는 147명이며 목숨을 잃은 사람은 6개국 77명이라고 보고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일 로봇전쟁 2006년 달군다

    한·일 로봇전쟁 2006년 달군다

    #사례1 지난 1980년대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업체 등과의 투자경쟁에 밀리면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이후 플래시 메모리와 LCD,PDP 등에서도 국내 업체가 수위를 달리고 있다. #사례2 1990년대 후반, 대리점뿐 아니라 길거리 임시 판매대에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휴대전화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밑거름이 됐다. #사례3 2006년, 지능형 로봇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정보기술(IT) 등으로 무장한 국내 업체들은 일본을 맹추격, 오는 2013년 세계 로봇시장 ‘3대 강국’으로 부상한다. 세번째 사례는 아직 가정에 불과하지만, 이루기 어려운 꿈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부산 벡스코 IT전시관에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타’가 등장했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얼굴을 한 ‘인간형 로봇’(Humanoid)인 ‘알버트 휴보(HUBO)’가 그것이다. 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가 지난 2004년 12월 발표한 휴보를 개량한 것이다. 웃거나 찡그리는 등 10여가지 표정을 지을 수 있고, 다섯 손가락을 움직여 ‘가위·바위·보’도 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영화 ‘스타워스’에 등장하는 로봇을 100점으로 치면 알버트 휴보는 5∼6점에 불과하고, 일본의 ‘아시모’(ASIMO)는 8점”이라면서 “내년에는 보다 인간에 가까운 로봇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일본의 지능형 로봇기술이 한국에 비해 앞선 것이 사실이지만, 기술 격차를 좁혀나갈 경우 실용화 단계에서는 추월할 수도 있는 셈이다. ●기술력, 한국은 일본의 80% 수준 로봇이라는 용어는 지난 1921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펙의 희곡 ‘롯섬의 만능로봇’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어 196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에서 자동차 조립 라인에 ‘산업용 로봇’을 최초로 도입한 이후 현재 전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이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반복기능만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에서 인간의 모습과 행동을 닮아 일상생활에서도 활용가능한 ‘지능형 로봇’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일본이 있다. 혼다사가 지난 2000년 첫 공개 후 수차례 ‘업그레이드’한 아시모는 현재 가장 인간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모는 평지는 물론, 계단에서도 자유롭게 걸을 수 있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도 커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소니사가 만든 엔터테인먼트용 로봇 ‘큐리오’(QRIO)는 인식이 가능한 단어 수가 5만∼6만개에 이르고, 도요타자동차가 만든 ‘파트너’는 걷고 뛰는 것 외에 트럼펫 연주도 가능하다. 또 과학기술진흥사업단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고안한 ‘피노’(PINO), 첨단통신연구소에 의해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로보비’ 등도 일본의 대표적인 지능형 로봇이다. ●IT 활용능력, 한국이 우위 우리나라 지능형 로봇의 시초는 지난 19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문상 박사가 개발한 ‘센토’다.2001년에는 KAIST 양현승 교수가 주인과 대화할 수 있는 ‘아미’를,2004년에는 오 교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휴보를 각각 개발했다. 지난해 초에는 KIST 유범재 박사가 네트워크 방식으로 얼굴 등을 인식하는 인간형 로봇 ‘NBH-1’을 공개, 공모를 통해 ‘마루(남자)’와 ‘아라(여자)’라는 이름도 얻었다. 오 교수는 “전반적인 지능형 로봇 기술력은 일본이 앞서지만,IT를 활용한 인공지능과 인식기술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면서 “모터와 감속기 등 로봇의 핵심부품 대부분을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도 “로봇산업이 발전하려면 현재 대학과 연구소 중심으로 이뤄지는 개발작업에 일본처럼 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지능형 로봇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로봇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용이 80% 이상이지만,2020년에는 지능형에 그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과도 무관치 않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로봇산업을 집중 육성, 오는 2013년에는 세계 3위의 로봇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이럴 경우 2013년에 지능형 로봇 생산규모는 30조원, 수출액 200억달러, 고용 효과 1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지능형 로봇 외부 환경을 스스로 탐지하고 판단해 필요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로봇. 때문에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계·전자 등 전통기술은 물론, 신소재·반도체·인공지능·센서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즉 지능형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미래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능과 성능을 가지는 로봇을 의미한다. ●인간형 로봇 지능형 로봇의 한 종류로 휴머노이드(Humanoid)라고도 불린다. 인간처럼 머리와 몸통, 양팔과 두다리 등으로 구성되며, 얼굴과 음성 등을 인식하는 지능까지 갖추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지능, 행동, 상호작용을 모방해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민 로봇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수요자들에게 다양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만원대의 네트워크 로봇.
  • 한국인사장 ‘동절기’… 줄줄이 퇴출

    소진관 쌍용자동차 사장의 갑작스런 해임을 계기로 외국자본과 한국인 사장의 갈등이 주목받고 있다. 토종기업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투자나 구조조정 등 경영현안을 놓고 의견 충돌이 심상찮다. ●소진관 쌍용車사장 낙마 쌍용차는 지난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소 사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최형탁 상품개발본부장(상무)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쌍용차가 대우그룹 소속이었던 1999년 12월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채권단, 상하이자동차로 오너가 두번이나 바뀌는 와중에도 살아 남았던 소 사장은 임기를 석달이나 남기고 퇴출됐다. 소 사장과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차세대 SUV(프로젝트명 S-100)를 생산할 중국공장 설립을 둘러싸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소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중국공장 설립은 시기, 규모 등을 검토 중인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상하이차측과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중국공장 가동은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당시 2008년까지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고도 이를 집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과 맞물려 있다. 쌍용차노조는 7일 장쯔웨이 대표와의 면담에서 투자계획 이행, 고용보장 등에서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하면 오는 11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685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추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쌍용차는 소 사장 재임기간인 20002년 3204억원,2003년 5896억원, 지난해 113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내왔고 3·4분기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는 ‘핑계’라는 지적이다. AIG-뉴브리지 39.6% 등 외국인이 48.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하나로텔레콤도 윤창번 전임 사장이 임기를 1년 남긴 지난 8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외국인 주주와의 갈등으로 낙마했다. ●에쓰오일 김선동회장 단독경영체제 2개월만에 막내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 김선동 회장도 15년간 대표이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권이 예전만 못하다. 지난 8월 공동 대표였던 알 아르나우트 부회장이 갑자기 별세하면서 김 회장 단독 경영체제로 변경됐지만 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최근 아람코 출신인 사미르 에이 투바이엡씨를 공동대표로 받아들여야 했다. 이기철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1. 외국인 고용허가제 1주년 The Employment Permission System for foreign workers marks its 1st anniversary on August 17th.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17일 시행 1주년을 맞았습니다. It’s taken hold in Korea as a means for helping small-and-mid sized firms suffering from labor shortages.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But critics point out that there are still many challenges to be resolved.For instance,it takes too many days for companies to hire foreign employees. 그러나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2. 남한 남성 70%, 북한여성과 결혼 가능 A poll found some 70 percent of South Korean single men a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woman! 최근 한 조사에 한국 미혼 남성의 70% 정도가 북한 여성과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67.8% of male respondents said they’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67.%의 남성 응답자들이 북한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sked to name their reasons,45.1% the majority,said North Korean women are not as sophisticated as South Korean women. 이 가운데 가장 많은 45.1%는 한국보다 북한 여성들이 더 순박할 것 같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Some 28.9% cited their ‘natural beauty’,while 13.6% said that they would be more obedient to their husbands. 또 28.9%는 순수 자연미인이기 때문에,13.6%는 남성들에게 순종적일 것 같아서 라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어휘풀이 *resolved 숙고하는 *respondent 응답자 *obedient 고분고분한 *sophisticated 약아빠진 제공 tbs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하나로텔레콤 ‘뒤숭숭’

    ‘구조조정 싸움에 회사 망할라….’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의 직접 사임 이유 중의 하나인 직원 구조조정이 첨예한 노사 갈등 요인으로 불거질 전망이다.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간 보름여로 다가선 파워콤의 소매시장 진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노동조합은 최근 “윤 사장의 전격 사임의 배경에는 외국자본의 단기 투자성 논리가 깊게 배어 있다.”면서 “2003년 외자투입때 장기투자를 공표한 것과 달리 해외투자자들이 회사의 장기 발전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AIG-뉴브리지 컨소시엄 등 외자는 하나로텔레콤의 최대 주주로 지분 49%를 갖고 있다. 노조는 “다음 달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로 유선통신시장의 최대 경쟁구도를 눈앞에 두고 모든 직원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가 교체된 것은 회사의 앞날을 불분명하게 하고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김정규 노조위원장도 “임시주총이 9월 말로 예상되는 만큼 그때까지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고용안정을 해치는 일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한 영업직원은 “외자가 상반기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영업차량을 줄이는 등 도가 치나치게 현장의 발을 묶어 현재로선 파워콤의 시장진입에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외자는 회사 주식가치를 시급히 올려 이득을 보고 싶겠지만 지금은 구조조정의 시기가 아니다. ”고 우려섞인 불만을 내뱉었다.한편 권순엽 사장 직무대행 등 일부 임원진은 직원 동요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은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동요를 막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도쿄도(都) 치요다구(區)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지 오래된 알찬 기업이지만, 올해 직원(3만 8950명)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지난 3월 노사는 올해 연봉을 지난해에 비해 1인당 평균 3000엔 가량 줄이는데 합의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4년째 내리 삭감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독점적 산업에서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사측의 요구를 노조가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사측은 오래 전에 사원 전용병원을 설립해 직원들이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회사 소유 주택도 임대해 주는 등 후생복지에 적극적이다. 도쿄전력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의 노사화합은 철저히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회사를 위하는 ‘상생의 노사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렌고는 회원수 765만여명으로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노조연맹.61곳의 크고 작은 노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도쿄전력에 들른 뒤 인접해 있는 렌고 본부를 찾았다. #렌고의 탄생은 노사 갈등의 산물 취재에 응한 다다요시 구사노 사무국장은 “렌고는 노사 갈등의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동조직끼리 자연스레 의기투합해 형성된 이익단체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무난히 버텨내고 새로운 경제활력을 되찾아 가는 이면에는 렌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렌고는 총평, 동맹, 신산별, 중립노련 등 4개의 중앙 노동조직이 통합돼 1989년 출발했다.50년대초부터 시작된 노사의 극한 대립구도로는 노동자도, 회사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게 작은 출발점이었다. 이후 생산성본부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지금의 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효시다. 생산성본부는 당시 ▲노사협의 충실화(사전협의) ▲생산성 향상(경제적 효과) ▲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증가 등 3대운동을 줄기차게 펼쳤다. 렌고가 힘을 얻으면서 매년 5월쯤이면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춘투(春鬪)가 차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한 업체가 노사협상을 위해 투쟁전선을 형성하면 다른 업체들이 잇따라 모방하는 춘투(春鬪)는 ‘쓸모없는 유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노동정책본부의 쓰네유키 다나카 기획조사그룹장은 “일본에서 춘투는 매스컴에서 가끔 등장하는 용어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노사관계는 서로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춘토(春討)’로 자리매김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2003년 연합총합(連合總合) 생활개발연구소가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합에 관한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와 회사의 관계에 대해 ‘조합이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이 49.2%였다. 반면 ‘회사가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8.0%,‘어느 쪽도 양보하는 것이 없다.’는 17.0%였다. 노조가 회사를 위해 더 많이 양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도쿄전력 노조의 다카시 가와타 중앙서기장은 “일본 노사는 협력관계의 틀이 잘 짜여져 있다.”며 “다만 노조가 회사를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春鬪→春討로… 다음 목표는‘고용과 사회복지’ 하지만 노사화합은 더 이상 렌고의 목표가 아니다. 일본의 실업률은 2%대에서 5%대로 높아지고 있고, 고령화 문제로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그런 맥락에서 렌고가 고용과 사회복지를 향후 과제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렌고는 4년 전부터 실업자 140만명의 일자리찾기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운동에는 경단련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렌고는 아울러 2002년 10월 ‘21세기 사회보장 비전’이란 보고서를 마련해 출생에서 성장기에는 아동복지를, 취업·결혼·출산 등을 위해서는 의료·육아지원 등 각종 복지와 고용보험 등을, 퇴직 이후에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정부측과 협의를 통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사회보장기금 신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사화합의 공생관계 모델 구축을 통해 일본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던 렌고. 이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회복지를 통한 ‘일본의 새로운 10년’의 중추역을 자임하고 있다. bcjoo@seoul.co.kr ■ 고민하는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렌고가 요즘 드러내 놓고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이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1997년 24.6%(1260만 5000명)에서 2004년 34.5%(1690만 2000명)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로는 430만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75.4%(3854만 2000명)에서 65.5%(3208만 8000명)으로 645만명 줄었다. 앞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년내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자의 50%에 육박할 것으로 렌고는 추정하고 있다. 비정규직 가운데 골칫거리가 이른바 ‘프리터’(FREETER·대학을 졸업했지만 뚜렷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와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Education or Training·교육이나 기술습득은 물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본 국민백서에 따르면 프리터는 98년 182만명(가사노동 포함)에 불과했으나, 이후 줄곧 늘어 2003년말에는 4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청년층(15∼34세)의 약 20%에 해당되는 숫자다. 니트족의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연구에 따르면 1995년 29만 40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75만 1000명(청년층 인구의 2.2%),2005년에는 87만 3000명(2.7%)으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2010년쯤에는 98만 4000명(3.4%),2015년 109만 3000명(4.1%),2020년 120만 5000명(4.8%)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니트 인구 및 비정규직의 증가는 직접적으로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키는 한편 간접적으로는 자본투입에도 영향을 미쳐 잠재성장률의 저하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니트족의 증가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000∼2005년 0.25% 포인트,2005∼2010년 0.28% 포인트 줄어들고 2020년쯤에는 잠재성장률(1.47%)이 0.72%로 반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bcjoo@seoul.co.kr ■ 구사노 렌고 사무국장 |도쿄 특별취재팀|“산업(업종)별로 키울 것은 키우고, 줄일 것은 줄여주는 역할을 렌고가 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고는 개인이 잘 될 수 없습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구사노 다다요시 사무국장은 “앞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의 양극화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사노 사무국장은 도쿄대를 졸업한 뒤 1953년 닛산자동차에 입사해 당시 노조원으로 100일간의 임금투쟁에 참여하는 등 노조활동에서 강성 인물이었다. ▶일본의 노사관계를 평가해 달라. -전체적으로 협력관계가 정착됐다. 하지만 민간기업과 달리 공무원노조는 노동기본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대립적 요소가 강하다. ▶일각에서는 ‘렌고의 비투쟁성을 빗대 일본 노조는 죽었다.’는 얘기도 하는데. -렌고가 업종별 임금상승안도 내놓지 않고 뭐하느냐는 비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게 렌고의 생각이고 역할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보다 임금이 적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임금기준을 금액까지 정해 주고 있다. ▶앞으로 렌고의 역할은. -사회보장제도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노조만으로는 안된다.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장경제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사회를 가속화시키면 약자만 더 어렵게 되고, 그렇다고 경제상황이 하루아침에 크게 나아지지도 않는다. bcjoo@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 시내버스 만족도 We have just passed the one year mark since the transportation system was changed in Seoul. 서울시가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A recent survey shows that there has been an increase in the number of people satisfied with the new system.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의 시내 버스 만족도가 지난해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ast year those who said they were satisfied with the transportation came in at 22%,since the change 30%.Those unhappy were 41% last year but that has dropped to 17% this year.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22%에서 30%로 늘어난 반면, 불만족은 41%에서 17%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 Foreigners who invest $2 million or more and hire at least five Korean nationals will be able to get permanent residency. 내국인 5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에 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국내 영주자격이 부여됩니다. Previously,permanent residency status was given only to foreigners who invest $5 million or more.The revised law will take effect from September 25th. 법무부는 오는 9월25일부터 외국인 영주자격을 현행 ‘미화 500만 달러 이상 투자자’에서 ‘200만 달러 이상’으로 크게 낮췄습니다. ●어휘 풀이 transportation 교통 increase 증가 satisfied 만족한 invest 투자하다 permanent residency 영주(永住) revise 수정하다. 제공 :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서울광장] 일과 여가, 그리고 삶의 질/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과 여가, 그리고 삶의 질/우득정 논설위원

    힐러리 자서전을 쓴 게일 시히(여)는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있다고 단언했다.1980년대 이후 미국의 고용구조가 급변하면서 어떤 이는 40대, 운 좋은 이는 60대 초반 제1직장에서 물러난 뒤 새로운 인생 항로를 찾을 때까지 겪게 되는 시련과 방황을 남성 갱년기에 비유한 것이다. 반면 애비게일 트래퍼드(여)는 ‘나이듦의 기쁨’에서 이 시기를 자신만의 르네상스, 또는 제2의 사춘기라고 규정했다. 지난 수십년간 진행된 장수혁명 덕분에 부모 세대에게는 ‘닫힘’으로 가던 시기가 이제는 ‘새로운 열림’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래퍼드는 현 세대를 나만의 시간을 경험하는 최초의 세대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렇다면 이 땅의 수많은 인간 군상들은 무엇을 꿈꾸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7세이지만 건강수명과 노동시장 은퇴연령은 68세다. 평균적으로 인생 마지막 9년을 병마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뜬다는 얘기다. 또 제1직장의 평균 은퇴연령이 52.3세인 점을 감안하면 제1직장에서 떨려난 뒤 15년여 동안 생계 수단이나 소일거리를 찾아 노동시장을 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는 2030년이면 전 인구의 24%,2050년이면 37%가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게 되는, 노령화 진전 세계 1위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현재 417만명의 노인 중 노후준비가 돼 있다는 비율은 28%에 불과하다. 일에 치이고 자식 뒷바라지에 월급봉투를 쏟아 붓다 보니 어느덧 황혼녘에 홀로 내던져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노인 자살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우울한 손익결산서만 남았다.60세 이상의 노인들이 1년 새 17만명이나 취업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체 취업자의 10.9%에 이르는 250만명을 돌파했다는 통계 자료도 이러한 분위기의 결과다.65세를 기준으로 하면 남성의 49.3%, 여성의 35.8%가 생활전선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주말이면 전체 근로자의 40%가 주5일 근무제에 돌입한다지만 모두가 발꿈치를 밟히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닫는 삶을 살고 있다. 공공부문 중 일부 ‘철밥통’ 업종 종사자는 여가를 꿈꿀지 몰라도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는 초과근무나 휴일근무가 당연시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몸이 성할 때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감과 여가에 대한 미숙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빚어진 결과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회통계조사에서 여가의 활용 방법 조사문항이 TV 시청, 여행, 휴식·수면밖에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힌두교에서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확률이 870만분의1이라는데 일의 노예로 한평생을 보낸다면 너무나 허망하다. 제1직장에서 밀려난 뒤 인생의 그라운드 제로에 서서 절망의 나락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여가 훈련을 쌓아야 한다. 일과 여가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삶의 방식을 리엔지니어링해야 한다. 남은 40년을 위해 나만의 시간을 향유하기 위한 로드맵(안내지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먼저 여가는 악(惡)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트래퍼드는 ‘받은 것 돌려주기’‘후손들을 위한 정신적 유산 남기기’ 등을 제2사춘기의 주제로 제시하고 있다. 혹자는 독거 노인을 찾아 이불 빨래를 하며 춤추는 청춘 남녀의 광고처럼 ‘즐기는 자원봉사(Voluntainment)’야말로 바람직한 여가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행복의 비결은 목적을 갖는 것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목적을 가지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부단히 자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5일 근무제가 아닌 주 이틀 휴무제의 활용에 삶의 질과 미래 행복이 달렸다고 하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지능형 로봇 개발 산자·정통 뭉친다

    지능형 로봇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손을 잡았다. 두 부처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능형 로봇산업의 발전전략 워크숍’을 공동 개최한다. 지능형 로봇은 지난 2003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된 이후 산자부가 산업·가정용 로봇, 정통부는 정보기술(IT) 기반 로봇 등의 개발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두 부처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개발사업에서 중복투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두 부처는 워크숍에서 협력방안 등을 담은 발전전략을 발표한다. 발전전략에서는 오는 2013년 세계 로봇시장 15% 점유, 총생산 30조원, 고용 10만명 창출을 통해 세계 3대 지능형 로봇 기술강국을 목표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초기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고 싶은 로봇’을 만든 뒤 2010년까지 산업화 기반을 확대하고 2013년부터는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박사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휴보(HUBO)’와 정통부의 연구과제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범재 박사가 지난 1월 완성한 네트워크 기반형 로봇 ‘마루(MAHRU)’가 처음으로 만나는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능형 로봇은 부품 등 관련업계의 동반성장을 불러올 수 있어 자동차에 이어 차세대 ‘기계산업의 꽃’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워크숍을 통해 정부부처간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고 핵심정보와 기술을 공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차업계 임단협 난항 예고

    오는 9일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상 본교섭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차 업계의 임단협이 본격화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일 상견례를 가진 데 이어 오는 9일 임단협 첫 본교섭을 갖는다. 노조는 올해 요구안에서 월 임금 10만 9181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을 800%로 인상을 요구했다. 또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국내공장 축소·폐쇄 및 해외공장 건설시 노사합의, 정년연장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 신기술 도입과 공장이전 등에 대한 노조 통보기한 삭제, 배치전환 제한 해소, 산재환자 보조금 인하 등을 내놓았다. 사측이 차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요구한 가운데 노조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또 노조 요구안은 해외공장, 신기술도입, 하도급 등에 대한 노조의 개입력을 강화하는 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신기술 도입, 공장이전 등에 대한 노조통보기한 삭제 등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는 단협 개정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임금협상이 중국 상하이차(SAIC)에 인수된 후 첫 협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노조는 올해 임금 11만 9326원 인상과 함께 ‘평생고용보장 특별 협약’을 맺고 이를 법원 공증을 통해 인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가 제시한 ‘평생고용보장 특별 협약’은 노조와 합의 없이 정리해고 등 인위적 고용조정을 할 수 없고, 전 사원의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한편 만 58세 정년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밖에 ▲비정규직 중 2년 이상 경력자의 정규직 전환▲비정규직에 대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인상 적용 등도 제시했다. 한편 대우차 노조는 올해 임금 18만 3807원 인상, 군산공장 신차 조기투입, 비정규직에 대한 올해 임금인상안 동일적용, 해고자 복직, 창원공장 노후설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 해고 시작

    주한미군이 한국인 군무원 1000명 감축 방침과 관련, 해고 통보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 강인식 위원장은 “지난 11일 주한 미공군이 한국인 계약직 근로자 112명에게 이달 27일자로 해고를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해고 통보를 받은 112명은 주한미군측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는 근로자들로, 계약상 오는 9월30일이 계약 만료일이다. 하지만 한국인 노조측은 미군의 한국인 군무원 감축 방침에 맞서 지난 18일 쟁의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쟁의신청서에 112명에 대한 문제도 포함시켰다고 강 위원장은 밝혔다. 앞서 찰스 캠벨 미8군사령관은 지난 4월1일 한국측의 방위비 분담금이 줄어든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2년에 걸쳐 한국인 고용자 1000명의 일자리를 줄이고, 용역 및 건설 계약의 20%도 축소한다.”고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다. 주한미군은 “예산 사정으로 이들에 대한 해고가 불가피하며, 이들을 해고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예정대로 해고 통보를 계속 해나갈 것으로 알려져 마찰이 예상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베트남전 종전 30주년] 끝나지 않은 40년전 악몽…반전운동·종교 귀의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30년이 흘렀지만 전쟁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한국은 32만여명을 파병, 전사 5099명, 부상 1만 1232명이라는 희생을 안았다. 한국군에게 피해를 당한 베트남 사람들도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두 나라는 1992년 수교한 뒤 서로의 상처를 보살펴 주며 과거의 악연을 씻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전 종전 30주년을 맞아 전쟁 희생자들의 고통 속에서도 돈독해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살펴봤다. ■ 참전 생존자들의 고통 “1년에 몇번씩은 퀴논의 그 지긋지긋한 전략촌을 찾아갑니다. 손에는 M1 소총을 들고 있죠. 그리고는 저의 오발로 밀림에서 죽은 30대 여인의 치켜뜬 두 눈과 목에서 분수처럼 피를 쏟아내던 정 일병이 겹쳐집니다. 소리치며 깨어나면 가슴이 콱 막혀 숨을 못 쉬겠어요.40년이나 지났으면 잊혀질 법도 하련만….” 지난 28일 오후 서울 명동의 커피숍. 떨리는 목소리로 40년 묵은 악몽을 얘기하던 박정익(가명·59·목사)씨의 눈가가 젖어든다.1965년 12월3일. 이 날은 박씨의 가슴에 핏빛 화인(火印)으로 남아 있다. ●밀림 헤매는 ‘김상사’ 박씨에게 베트남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1946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박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사를 거들다 65년 10월 맹호부대 기갑연대 3중대 소속으로 베트남 중부 캄란 땅을 밟았다. 전쟁보다 가난이 더 무섭던 시절.1년만 버티면 집 두 채를 산다는 말에 자원했다. 하지만 전장에 나서기엔 박씨는 너무나 여렸다. 실전 투입 한달도 안돼 퀴논 지역 작전에서 동료를 잃었다.“살아서 소 몰고 고향에 같이 가자.”고 약속했던 친구였다.“그때는 눈이 뒤집혀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무조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저 자신이 점점 ‘짐승’이 돼 갔지요.” 이듬해 11월 무사히 귀환해 수원에서 큰 포목점을 열었지만 전쟁의 악몽은 베트남 해변가의 안개처럼 머릿속을 짓눌렀다. 그를 ‘구원’한 건 신앙의 힘이었다. 뒤늦게 신학대학에 진학해 개척 교회를 열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도 베트남의 상처를 말하지 못했다.“퀴논에서 목회를 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짙은 그림자 남긴 베트남의 악몽 강인용(가명·부산)씨는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이 자기와 가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이다. 베트남에서 귀환해 가정을 꾸렸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지 못했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가족들을 괴롭혔고 결국 아들과 부인이 차례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강씨는 세상과 연락을 끊은 채 살고 있다. ●속죄의 길로 택한 반전 운동 베트남의 기억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다른 쪽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김용삼(55)씨는 ‘추악한 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왜곡된 현대사 바로잡기에 뛰어들었다. 해병대 5중대 소속으로 68년 7월 전쟁터에 뛰어든 그는 이듬해 4월 최전방이던 호이안 지역 전투에서 오른손에 총알 관통상을 입고 제대했다. 우연찮게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를 돌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는 물론, 베트남 전쟁의 본질 규명에 나섰다. 경남 마산의 시민사회단체 열린사회희망연대 대표 김영만(59)씨는 해병대 포병 3대대 11중대 소속으로 참전했다.67년 2월14일 ‘짜빈동 전투’에서 코에 총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200명의 해병대는 짜빈동 전투에서 월맹군 3000여명을 격퇴했다. 해병 전투사는 이를 ‘베트남전 최고의 해병 전투’로 기록한다. 김씨 역시 ‘학살’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짜빈동 전투 이틀 전 30대 남자 포로의 뒤통수에 총알을 박았다. 당시 포로 즉결 심판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죽은 포로의 어머니가 찾아와 ‘아들을 찾아달라.’고 울며 애원했다.“고향에 계신 친할머니 같았어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에 오기 전의 정상적인 청년으로 돌아온 거죠.” 김씨는 화랑무공훈장도 보훈 혜택도 마다하고 제대한 뒤 모든 것을 잊고 ‘희망의 땅’ 미국으로의 이민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민 준비를 위해 호텔 견습생으로 들어갔다가 척추를 다쳤다.30대의 대부분을 하반신 불구로 보냈고 부인은 행상에 나섰다. 2003년 3월 그는 배상현씨 등 열린사회희망연대 회원들을 전쟁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로 이라크에 파견했다. 김씨는 “이라크 파병은 우리 민족이 베트남전의 비극을 되풀이하는 잘못된 결정”이라면서 “전쟁을 없애는 것이 베트남에서의 죄갚음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엽제후유증 8만명 고통 PTSD는 치료도 못받아 “포탄 날아온다. 모두 피하라.” 200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USC 부속병원. 낯선 한국말 고함이 병동의 새벽 정적을 깼다.“여보, 제발 정신 좀 차려봐요.”눈을 뒤집은 채 병상에서 소리치고 있는 목사 김모(58)씨의 손을 잡고 부인 김모(56)씨가 눈물로 애원했다. “여기가 어디야. 또 월남 아니야.”김씨는 결국 꽁꽁 묶여 정신병동으로 갔다. 원인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백마부대 소속으로 1968년 9월부터 15개월을 베트남에서 보냈던 그는 현재 중풍과 PTSD 증세로 대소변도 못 가눌 정도가 됐다.PTSD는 전쟁 등 극단적인 사건에 노출된 뒤 나타나는 불안 장애. 헛것이 보이거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등 충격을 현실처럼 느끼기도 하고 한없이 차가워지기도 한다. 미국은 베트남전에 의한 PTSD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PTSD로 150만여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2만여명이 자살을 택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파월 장병들이 PTSD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고엽제 환자 280명 중 60%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그러나 보상은커녕 치료마저 요원하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병상 일지에 관련 증세를 보였다는 기록이 있어야 전투와 연관된 상해로 인정받기 때문에 PTSD 전상자는 공식적으로 없다.”면서 “미국처럼 PTSD 환자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아버지는 PTSD로 고통받았고, 그 고통이 유영철에게 정신적 외상으로 전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엽제의 고통도 끝나지 않았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와 후유의증 환자는 8만여명. 그러나 판정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 진단받은 사람 가운데 17.9%만이 후유증으로 판정받고, 이중 58.3%만이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는다. 고엽제는 참전자 2세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2000년 182명의 부산·경남지역 고엽제 후유증 환자 2세 연구에 의하면 선천성 기형이 15건, 전신 허약이 12건이나 나타났다.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건강 장애를 보였다. 고엽제 피해로 미국뿐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도 2억 4000만달러를 보상비로 챙겼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32만여명을 보낸 한국은 한 푼도 못 받았다. 이두걸 이효용기자 douzirl@seoul.co.kr ■ 당시 주월 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예비역중장 “주한美軍 차출 막으려 파병” “주한미군을 자꾸 나가라고 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패망 직전의 월남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많이 듣고 있어요.” 주월 한국군사령관으로 5년 가까이 파병부대를 지휘한 채명신(80) 예비역 육군 중장은 베트남전 종전 30주년과 관련해 이 전쟁이 주는 교훈이 뭐냐고 묻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반미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사회 일각의 풍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요즘 그는 베트남참전동지회와 6·25 유공자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의차 지방출장도 자주 다니고 있으며, 옛 전우들도 자주 만난다고 했다. “올해가 월남전 종전 30주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투부대 파병 4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전 주월 한국군 사령관답게 그는 종전보다는 전투부대 파병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듯 했다. 월남 파병을 ‘용병(傭兵)’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파병의 불가피성을 들었다. ●朴대통령 “쉽지 않은 전쟁” 고민 “당시 파병은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돼 있었습니다. 미국이 월남에 지상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을 때 주한미군을 빼는 것은 시간문제였지요. 미국 본토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제한적이었거든요.” 당시 우리보다 GNP가 많고 군사력도 월등한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파병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 경제발전과 5·16 이후 불편했던 미국과의 관계 등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파병 직전 박정희 대통령이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이던 자신을 불러 전투병 파병을 논의했었다는 얘기도 털어왔다. 육본 작전참모부장은 전투수행에 관한 한 군의 최고 전문가다. 당시 파병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았던 만큼 박 대통령도 적잖은 고민을 한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박 대통령에게 월남에 파병되면 게릴라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뚜렷한 목표의식과 인간적인 존경을 받는 카리스마의 리더십, 은신과 보급이 가능한 지리적 환경 등을 호찌민부대가 갖추고 있어 싸움은 쉽지 않겠지만 미국을 붙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민간인 무차별 총질 결단코 없었다” 최근 월남전과 관련해 이따금씩 보도되고 있는 베트남 양민학살 문제에 대해서는 참전 의미를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비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주민으로 가장한 베트콩들이 많은 마을에서 수색작전을 하는 과정에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나는 일부 주민들과 교전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무런 혐의도 없는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총질을 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는 게 당시 사령부의 지휘방침이었다고도 했다. 실제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의 전과(戰果)를 거론했다. 당시 한국군은 사살자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무기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으며, 베트남에 주둔하는 8년간 4만명 이상을 사살했는데 총이나 수류탄도 대략 2만정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베트콩들은 동료가 쓰러지면 시체보다 총을 먼저 챙길 정도로 무기를 생명처럼 여겼는데 이 정도로 많은 무기를 노획한 것은 한국군이 얼마나 알뜰하게 베트콩만 골라서 공격했는지에 대한 증거라는 것이다. 미군과의 작전지휘권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파병 직전 박 대통령도 현지에서 미군의 지휘를 받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작전 지휘권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고집, 결국 그의 뜻대로 됐다. “미군은 당시 한국군 병력이 2만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군의 통제를 받으라고 강요했지만, 애초에 미국의 (월남전) 개입이 잘못됐고, 잘못된 군사전략에 우리가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게 내 신념이었습니다.” ●용병 논란 우려 독자 작전권 고집 한국군이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되면 ‘용병 논란’이 생길 게 뻔하고, 미군도 전쟁을 청부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가질 때만 이 전쟁의 성격 문제가 해결된다는 논리로 설득했더니, 의외로 미군들도 수긍을 하더라는 것이다. 베트남전이 결국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는 경제개발을 첫 손에 꼽았다. 파병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점차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금융기구에서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했던 차관을 선뜻 내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또 현대건설 등 월남전 특수에 힘 입은 것도 분명한 사실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고엽제’ 등 전쟁의 부작용의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고엽제 후유증이 그렇게 심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고엽제 부작용 이렇게 심할줄을” 문민정부 때부터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를 후유증으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해 왔다. 현재 1만 2,000명이 후유증 판정을 받았으며,3만명은 의증 판정을 받은 상태다. 참전유공자회 책임자를 맡은 만큼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철군한 이후 베트남을 방문하지 않다가 수년전 관광차 하노이만 잠깐 한차례 들렀다고 한다. 또 월남전과 관련해 제작된 각종 영화 등도 관심있게 봤다. 하지만 상당수 작품의 경우 허구가 지나쳐 고개를 돌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요즘 베트남전과 한국군 파병 등에 대해 회고록을 집필중이다. 잘 하면 올 연말쯤이면 책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그는 나중에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는 현지 사령관을 마친 뒤 귀국, 군사령관을 마치고 군문을 떠났으며, 이후 스웨덴과 그리스, 브라질 등의 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기업 1000여곳 진출… 한류열풍 한국사람으로서 지금 베트남에 간다면 자신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제 한창 ‘성장’의 맛을 들인 이 후발 개도국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경제적·문화적으로 선망의 대상이다. 불과 30년전 총부리를 겨눈 적(敵)이었다는 역사는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2005년 베트남의 정서는 친(親)한국 일변도다. 하노이 도심 곳곳에서는 ‘SAMSUNG’과 ‘LG’와 같은 한국 기업의 간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마티즈, 매그너스 등의 승용차는 30년전 탱크가 밟고 다녔을 법한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한국 제품이란 사실이 부각돼야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만큼 베트남에서 한국의 경제적 이미지는 ‘선진국급’이다.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가속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투자액이 40억달러를 넘었고 최근 3년간 투자금액은 타이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KOTRA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농업을 뺀 베트남 전체 취업 인구의 3%(35만명)를 고용하고, 베트남 수출액의 10%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주’한 한국 기업은 1000개는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섬유·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출발한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90년대 중반부터 철강·통신·사회간접시설을 향해 정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부분은 양국간 교류 확대가 ‘돈벌이’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1997년 드라마 ‘의가형제’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이제 완전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베트남의 주요 TV채널에선 저녁 황금시간대에 ‘파리의 연인’과 ‘리멤버’ 등 한국 드라마끼리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뉴스도 경제뿐 아니라 스포츠·문화·사회현상과 같은 시시콜콜한 영역까지 보도돼 서울과의 시차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한국 유학이나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한 ‘한국어 배우기’ 붐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해외에선 드물게 한국어 인증시험이 치러지는 곳이 베트남이다. 응시생이 월 200∼300명에 이른다.TV에서 한국어 강좌가 방영되고, 호찌민과 하노이의 주요 7개 대학에 한국어 학과가 개설돼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인 근로자 감원땐 전면 파업”

    주한미군사령부가 최근 한국인 고용 근로자의 대거 감원과 사전 배치된 장비 물자의 조정계획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실행 여부와 추진 시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부대에 근무중인 한국인 근로자들은 전면 파업 불사 등 강경 방침을 밝히고 나서, 이들의 움직임도 향후 문제 해결에 적지 않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노총 산하인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의 강인식(63) 위원장은 3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명이 남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고, 전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주한미군 측이 오는 9월까지(미국의 회계연도는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임) 근로자 1000∼1200명 감원계획 등이 담긴 공문을 보내와 즉각 거부의사를 밝혔으며, 국방·외교부에도 미측의 입장 철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찰스 캠벨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 겸 8군사령관이 지난 1일 느닷없이 언론에 발표한 한국인 근로자 감원 등의 언급에 대해서는 일단 고용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뜻의 ‘여론 조성용’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문제가 한국 정부에 적잖은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주한미군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무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내실도 없는 방위비 분담금 축소라는 ‘외형’에만 매달리는 것은 국민을 현혹시킨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국 미군부대에는 한국인 근로자 1만 5000여명이 근무중이다. 이들 중 4000여명은 PX나 음식점 등 자체 영업을 통해 인건비를 충당한다. 나머지 1만 1000여명은 방위비 분담금(인건비 항목)에서 급여가 지출되는데 미측은 바로 이들 가운데 1000여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주한미군 “한국근로자 1천명 감축”

    주한미군 “한국근로자 1천명 감축”

    주한미군사령부가 1일 한국인 고용 근로자의 대거 감축과 전시 비축물자 등을 한반도에서 일부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 결과 내년에 한국측 부담금이 감소하는 것에 따른 대응 조치다. 하지만 SMA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측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외교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다소 감정적인 처사로 해석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전배치 장비 철수·C4I 공유 제한 시사 찰스 캠벨(육군 중장)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 겸 미8군사령관은 이날 한·미가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이 비(非)병력 소요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한국인 근로자 1000명을 감축하겠으며, 향후 2년 내에 건설과 용역 등 각종 계약 물량도 20%가량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병력의 단계적 감축과는 별개로 한국에 두기로 했던 전쟁예비물자와 전투장비의 규모 조정 등 추가적인 조치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국의 주한미군 부대에 근무중인 한국인 근로자 1만여명 중 1000여명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주한미군측은 근로자 감축 시기를 오는 9월까지로 못박아 최근 한국인 근로자 노조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밝힌 전쟁예비물자(WRSA)는 전시 미군 증원전력이 사용할 탄약과 화생방 장비, 전투 장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반도 방위와 관련, 한국측으로선 매우 민감한 내용들이다. 현재 한국군은 주한미군의 전장 정보공유 체계인 C4I 장비 일부를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으나, 그의 언급대로라면 사실상 이를 제한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경 뭘까, 시위성인가 캠벨 중장의 느닷없는 이날 기자회견은 일단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최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반대한다는 우리 정부의 최근 입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반영된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15일 양국간 5차 회의를 마치고 사실상 서명만 남겨둔 상태인 SMA에서는 내년도 우리측 분담금이 올해(약 7464억원)보다 약 600억원이 줄어든 6900억원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측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협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해 왔다. 또 근로자 1000명 감축과 관련해서는 미군측이 주한미군 한강 이남 이전 등과 관련해 이미 감축을 확정한 상태인데도 한국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이날 의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구조조정 다시 짚어보자/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삼성전자 같은 우량기업 다섯 개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고용, 생산, 수출 등 국부의 증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10조원 순이익을 내는 우리 기업이 다섯 개라면, 한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갈 수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만약 삼성전자를 서울대학교로 바꿔보자. 서울대와 같은 연구중심대학이 다섯 개가 있다면 입시과열도 줄어들고 고등교육의 질 또한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서울대를 삼성전자와 동급으로 놓을 수 있을까? 두 가지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첫째, 서울대가 한국의 최고 대학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세계수준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세계 유수 대학들의 국제경쟁력 순위만 나오면 서울대는 동네북이다. 정부로부터 온갖 특혜(?)는 다 받고 세계일류대 반열에 끼지 못한다는 이유다. 그러나 서울대의 발전기금이 하버드대의 백분의 일도 안 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서울대의 국제적 위상이 결코 만만치 않은 편이다. 서울대를 없애기보다 키울 필요가 있다. 서울대만 키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개의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포지티브’ 발상이 요구된다. 공학 분야의 경우,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KAIST는 우수한 학생들을 잘 가르쳐 산업·학계에 배출하고 있다. 서로 경쟁적이면서 보완적이다. 최근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세계수준의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을 지방별로 양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실행가능한 계획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학 하나 제대로 키우기도 어렵기에 일류대를 동시에 여러 개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411개의 대학이 난립해 있다. 이들을 일본처럼 ‘통폐합’을 하고 중국과 같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마마한 시간과 재원을 필요로 한다. 작금 우리 대학들은 위기다. 부실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해답으로 나와 있다.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2050년에 고졸자는 지금의 35%에 해당하는 26만명에 그칠 예상이다. 대학이 절반으로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퇴출, 연합, 통합 논의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지방과 중앙의 여러 대학들이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통폐합이 이뤄지려면 적실한 구조조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구조조정하면 으레 학사편제를 바꾸는 것으로 이해한다. 교과과정과 교육내용의 개선에 대한 관심이 빠져있다. 구조조정의 성패는 학사개편보다 교육개선에 달려 있다. 요즈음 대학생들이 대학원에서 공부하거나 기업에서 일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학내외 비판은 우리 대학교육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기는커녕 따라가지조차 못하는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란 몸집을 가다듬는 것과 같다. 군살은 빼되 근육은 불리는 것이다. 지식과 실용이 같이 가는 교양과 전공 교육의 개선만이 미래창발적 인재 육성을 보장한다. 특성화도 중요하고 학사개편도 필요하다. 교과과정과 교육내용의 혁신은 근육은 불리되 군살은 빼는 효과를 갖는다. 우리는 지난날 구조조정을 유사학과 통폐합으로 오해함으로써 현재 많은 대학들이 기형적인 학사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나친 시장논리의 도입은 기초학문의 고사와 취약학문의 배제를 가져왔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말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의미로서 교육을 강조한다. 오늘의 대학개혁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지금 당장 수요가 없다고 학과를 닫는다면 미래의 필요 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인재와 학문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다. 학교 특성을 살리는 구조조정, 수요자 중심을 넘어서는 구조조정. 구조조정에 대한 적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생산유발효과 1조7000억원”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가 세워지면 전국적으로 1조 7040억원의 생산유발과 6854억원 부가가치가 유발되며 2만 1723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윤형호 부연구위원은 2일 개최한 ‘서울을 국제금융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여의도국제금융센터의 경제적 의의와 기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추정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여의도 금융센터 건설의 경제적 효과를 다지역 산업연관모형을 이용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서울지역에만 국한해도 생산유발효과는 961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4093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1만 4531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감독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혜택을 부여해 외국금융기관을 유치하는 한편 국제금융센터 본부 및 금융대학원 설립을 위한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서울 금융허브 구축 방향과 런던 성공사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보험·은행업보다는 아시아지역의 성장잠재력에 비해 덜 발달된 자산운용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주문했다. 오는 2008년까지 여의도 중소기업제품 전시판매장 부지 1만여평에 서울시와 세계적인 보험·금융회사인 AIG가 합작해 짓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는 업무용 건물 3개동, 호텔, 서비스 아파트, 상업시설 등 총면적 10만 4000평의 복합공간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신연숙칼럼] 황우석과 로플린

    [신연숙칼럼] 황우석과 로플린

    황우석 서울대 교수, 로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추락 아닌 추락을 바라보는 심정은 좀 착잡했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자가 국민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한국인 중에 노벨 과학상 수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고 믿어지는 석학과, 한국의 이공계 위기 해결사로 초빙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모습은 좀 민망하기도 했다. 그나마 황교수의 경우는 애정어린 비판이 다수였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아도 좋을 것이다. 국가로부터 요인급 경호를 받는 ‘국민과학자’로서 학장직 정도는 진작 초개처럼 알았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황교수는 연구에 충실해 노벨상, 혹은 그에 버금가는 업적으로 국민적 성원에 보답하면 된다. 이에 반해 로플린 총장은 KAIST 개혁을 위한 ‘로플린 구상’을 스스로 부인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로플린 총장은 자신의 ‘고용주’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거센 반발을 샀던 KAIST의 사립화를 비롯해 학부중심 대학 전환, 일반종합대학화, 의대·법대 신설 등은 논의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로플린 총장이 최근 한 정당초청 강연에서 연설한 내용을 보면 총장의 기본적 소신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그의 소신은 잘못 전달되었으며 보기에 따라 우리의 과학기술교육 인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는 생각들이 진지하게 논의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묵살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정부 재정지원으로부터의 일정 정도의 자립, 학부모와 학생 수요에 부응한 교육, 창의성 개발을 위한 다양한 체험 제공과 같은 것들이다. 로플린 총장은 국공립대학의 문제점으로 분배의 불공평과 정부의존적 연구를 들었다.3분의1이 부유층 출신인 학생들이 세금으로 장학금을 받는 것은 불공평하며 정부 보조의 연구는 시장과 동떨어진,‘연구계약을 따기 위한 연구’를 한 실패경험을 선진국들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로플린 총장은 이의 해결책으로 미국의 유명 주립대학들이 채택하고 있는 일정 수준의 학생 납입금 부과를 제시했다. 이것이 비판의 표적이 된 KAIST의 사립화이다. 학부모와 학생 수요에 부응한 교육은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학생의 경제활동 유입을 위한 교육이라고 로플린 총장은 설명한다. 이공계 위기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탈(脫)산업시대 시장 변화에 의한 세계 공통의 현상이다. 따라서 과학기술교육은 단순한 엔지니어 양성이 아니라 학생 하나하나의 진로를 최대화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발전 지원이라는 KAIST의 설립목적과 일견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보다 확실한 교육투자일 수 있다. 바람직한 교육 환경으로 로플린 총장은 소수정예보다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규모있는 학교체제를 제안한다. 경영학관련 부전공, 의과·법과 준비과정 개설, 외국어 능력 향상 등은 우수학생 유치와 학제 이동, 자극을 가능케 하여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엘리트 위주의 기존 시스템과는 부딪친다. 이밖에도 로플린 총장은 대학원생의 성과별 지원금 연계, 성과위주의 정년보장 제도 도입, 교수들의 12달 분량의 수입을 9달만 일하는 조건에 나눠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토론해 볼만한 전혀 새로운 생각들을 제시했다. 우리가 외국의 석학을 개혁의 적임자로 초청했을 땐 기존 이해관계나 선입견을 배제한 객관적인 눈, 성공한 선진국의 경험과 신진 기류를 도입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한다. 로플린 구상은 이런 기대를 크게 배반했는가. 다음달엔 최종적인 KAIST 개혁안이 나오리라 한다. 발상을 달리한 충분한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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