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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불임금 받아낸 알바생, 정신적 피해 위자료는?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A씨. 2016년 8월 2일부터 19일까지 일을 하기로 했는데 고용기간이 다 끝난 뒤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PC방 주인인 B씨가 “근무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임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바생 “시간·노력 피해… 100만원 달라” A씨가 받아야 할 돈은 50만 500원. 수차례 체불임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A씨는 그해 9월 20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B씨를 고소했습니다. 열흘 뒤에는 민사소송도 냈고요. 고소를 당하자 B씨는 그해 12월 말이 돼서야 미지급 임금 50만 500원을 모두 주었습니다. 체불임금을 다 받게 된 A씨는 “임금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며 B씨에게 100만원의 위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못 받은 임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고용노동청 등을 찾아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겁니다. ●법원 “책임 인정… 하지만 위자료는 10만원” 1, 2심에서 모두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은 됐는데 위자료는 A씨가 요구한 100만원보다는 적은 10만원만 인정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부(부장 박영호)는 지난 5월 “피고가 스스로 쉽게 확인 가능했을 원고의 근무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임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아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분명해 피고는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임금 50만500원 받아 정신적 고통도 회복” 다만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상당 부분 회복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체불된 임금의 액수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1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체불임금이 모두 A씨에게 지급됐고 또 A씨가 애초에 받지 못한 돈의 액수가 100만원의 위자료를 줘야 할 만큼은 아니라는 거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는 부당해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방식을 직접 관리에서 위탁 관리로 바꾸면서 직접 고용하던 경비원들을 대량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입주자 의사를 모아 관리방식을 바꾸는 것이 절차적·실질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뜻을 거슬러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정리해고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아파트 관리의 특성 등을 이유로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에 긴박한 재정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설·전기 등 기타 관리업무를 맡은 40여명은 계속 직접 고용한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또 “자치 관리든 위탁 관리든 아파트 관리 방식을 꼭 획일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별 또는 업무 영역별로 구분해 두 방식을 병존케 하는 것도 가능하고 근로자의 사직이나 정년 등에 맞춰 점진적으로 위탁 관리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자회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 등으로 아파트 관리 방식을 위탁 관리로 변경하고 지난해 2월 경비원 약 1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3회] 기억도 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오고 간 ‘재판 개입’ 의혹 정황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3회] 기억도 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오고 간 ‘재판 개입’ 의혹 정황들

    “아마 구내식당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참고나 하라고 메일을 보낸 겁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이른바 ‘재판 개입’ 의혹은 피고인들은 물론이고 법관들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믿지 못하는 대목이다. 법정에 나온 전·현직 법관들의 증언 속에서도 재판 개입 의혹이 있는 문건과 이를 주고받은 행위들은 매우 일상적이고 그리 별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다소 부적절한 일들이 있었긴 했지만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개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설명도 비슷했다. 2013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연달아 지낸 뒤 2016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으로 일한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있을 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을 통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과 관련한 외교부 의견을 전달받았다. 2013년 8월 9일 재상고심 사건이 접수되고 얼마 뒤 임 전 차장은 홍 부장판사에게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하려고 하는데 절차적 만족감을 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어디서 들었는지 검찰이 묻자 홍 부장판사는 “장소는 기억나지 않지만 임 전 차장이 제가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방으로 불러서 지시를 하거나 구내식당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부장판사가 말하는 대법원 구내식당은 행정처 실장 4명, 부장급 심의관 8명,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 각 1명씩만 드나들 수 있는 전용식당이다. ●前수석재판연구관 “구내식당에서 임종헌에게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전해들어” 평소와 같이 일을 하면서 또는 식사를 하면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일상에서 전해진 말이었지만 메시지의 핵심은 기억에 남겼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이 “재판에 대해 거론된 게 드물어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대한 임 전 차장의 이야기를 지금도 기억하는 건가“라고 묻자 홍 부장판사는 “절차적 만족감이라는 단어가 기억에 남아있다”고 답했다. 임 전 차장의 그 말로 홍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사람들을 만나서 그쪽 의견을 듣고 있다”는 것과 “외교부는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재상고심에 접수된 강제징용 사건의 판결 취지에 찬성한다면 굳이 대법원에 의견서를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절차적 만족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존 대법원 판결(2012년 파기환송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런 얘기를 할 필요 없어 임 전 차장도 기존 판결에 부정적이겠다고 생각했느냐”고 물었고 홍 부장판사는 “네”고 답했다. ‘일상적인’ 대화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2013년 12월 초 임 전 차장은 홍 부장판사에게 “종전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우리 대법원 판결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끌려갈 수도 있다고 하니 그 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행정처에서도 검토했고 사법지원실 박찬익 심의관이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재판연구관이던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 민사총괄재판연구관이던 황진구 부장판사에게 “박 심의관이 이미 검토를 했다고 하니 자료 받아 참고해 보라”며 검토를 지시했다. 검찰은 “당시 주심 대법관과 담당 연구관도 지정이 안 됐는데 그런 검토는 주심 대법관과 담당 연구관이 지정된 뒤 지시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홍 부장판사는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임 및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재직 중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외에 대법원에 있는 다른 사건의 경우에도 주심 대법관과 담당 재판연구관이 지정되기 전 그 사건에 대해 재판연구관에게 검토를 지시한 적 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했다. ●“임종헌, 행정처에서 검토한 문건이 있으니 참고하라며 강제징용 문건 전달” 홍 부장판사는 “정무적 판단이 기재된 문건들은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증인신문 과정에서 밝혔다. “그 이유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 받아보면 사건 당사자들이 재판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해당 문건을 받거나 보고하는 담당연구관이 수석재판연구관이나 총괄재판연구관의 공정성도 의심하기 때문”이라고 했고, 그런 생각을 갖고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지내면서 연구관실에 정무적이나 편파적인 내용이 담긴 자료는 하나도 전달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런데 왜 국제사법재판소는 뒷부분에 조금 있고 오히려 외교부 입장이 전체적으로 쓰여져 있던(검찰의 질문 표현)” 박찬익 사법지원실 심의관 작성의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 문건을 황진구 민사총괄연구관에게 전달했느냐고 검찰이 물었다. 그러자 홍 부장판사는 “문건을 보여줄 수 있느냐”면서 “방금 조금 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와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이 문건 내용을 이미 꼼꼼하게 확인해보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을 끊고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지시한 건 국제사법재판소 관련 자료가 있다고 하니 그걸 받아다 참조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검사는 거기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 실제 보고서 내용 중 그에 대한 내용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작은지 필요한 내용이 상당히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정무적 판단이 아닌 판결에 대한 검토를 위해 자료를 참고하라고 지시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홍 부장판사는 “이 문건은 수석재판연구관이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할 경우 공정성을 의심받는 내용이 포함됐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그렇다”며 결과적으로는 전달하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뜻을 드러냈다.홍 부장판사의 지시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서 검토한 결과 우리 정부의 도움이 없이는 대법원 재판 결과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이 결론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느냐고 검찰이 묻자 홍 부장판사는 “보고파일을 메일로 보내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국제사법재판소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내용을 사석에서 얘기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주심이 당시 김용덕 대법관으로 지정됐는데 이후에도 대법원에서는 이례적인 일들이 이어졌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김 전 대법관이 2014년 12월 파기환송된 강제징용 사건을 다시 재판연구관실에서 검토를 하라고 한 것이다. 홍 부장판사도 대법원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사실상 결론이 정해진 파기환송심에서 올라온 사건을 주심 대법관이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의 지시로 민사총괄연구관이었던 황 부장판사가 간이검토서를 작성했고, 홍 부장판사는 황 부장판사와 계속해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처리 및 검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장판사는 “2015년 상반기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되 판결 시기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방향”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자세한 기억도 나지 않을 일상…오고 간 대화와 메일 속에 ‘재판 개입’ 의혹 이 과정에서 강제징용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홍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골치아픈 사건”이라고 황 부장판사에게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쟁점은 개인청구권이 국가에 의해 소멸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그건 이미 소멸될 수 없다는 소부 판결이 나왔다. 기속력 있는 판결에 대해 다른 대법관이 바로 뒤집는 게 되는데 이건 소송법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전혀 없는 일이다. 법원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법원은 선배들의 종전 판결을 존중하는 방향을 취해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그 부분(재상고심에서 이전 대법원 판결이 뒤바뀌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거였나”라고 묻자 홍 부장판사는 그렇다고 하면서 “지난번 판결이 잘못됐다는 쪽으로 법률가가 생각해도 파기할 건가 아닌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장시간에 걸쳐 심사숙고해 결론내자고 하는 건 절차적, 실정법적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급자와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 오고 간 지시와 논의는 그 자체로도 누군가의 의중을 파악하거나 결론을 예측해 볼 수도 있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사이에 판결과 관련한 문건들이 오고가는, 결과적으로는 이례적이거나 부적절했다고 지목되는 행위들도 모두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이뤄졌다. 2015년 1월 유해용 당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은 수석재판연구관이던 홍 부장판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존경하는 수석부장님께. 형님, 조금 전에 처장님(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께서 교원노조법 위헌 문제와 관련해 첨부파일과 같이 보고드렸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다음달에는 홍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으로부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재판 관련 검토 문건을 전달받아 유 전 선임연구관에게 보냈다. 해당 메일의 첨부파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사건의 1·2을 정리한 표와 판결을 요약한 보고서가 담겼다. 이에 대해 홍 부장판사는 “(메일에 대한 설명을 전달받은 방식이) 기억이 나지 않아 임 전 차장과 통화를 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인데, 특별한 내용이 없는 걸로 봐서는 보내는 파일의 성격에 대해 얘기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250페이지 짜리 항소심 판결문을 요약한 게 있으니 참고하라고 말씀하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판결 분석 관련 자료들을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거나 참고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는지 검찰이 물었더니 홍 부장판사는 “제 생각에는 임 전 차장이 틀림없이 말씀하시는 특색이 있다. ‘참고나 하세요’라면서 ‘~나’를 붙이는 말을 했다”며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아니라 그저 참고용으로 문건을 보라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참고나 하라”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쟁점이 되고 있던 사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보고서가 행정처에서 대법원으로 넘어간 것도 일상 속에서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여기는 동남아] 인재 잡기 위해 대출금 갚아주는 ‘통 큰 사장님’

    [여기는 동남아] 인재 잡기 위해 대출금 갚아주는 ‘통 큰 사장님’

    직장 내 우수 사원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비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기업가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인 말레이메일(malaymail)은 11일 벡터 인포테크(Vector Infotech)의 히딩신(Hii Ding Sin) 회장이 파격적인 전략으로 인재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PTPTN(National Higher Education Fund Corporation)이라 불리는 고등교육 대출자금을 인센티브로 제공한 것이다. PTPTN는 말레이시아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대출해주는 기관이다. 히딩신 회장은 탁월한 실력을 지닌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원치 않아 이처럼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향 시부(Sibu)의 UCTS(University College of Technology Sarawak)에서 인턴 학생들을 찾던 중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수 학생들을 인턴으로 채용한 뒤 인턴십을 마치면 회사 측은 채용을 제안한다. 이후 상사의 피드백 결과에 따라 학비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직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그만한 가치를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히딩신 회장은 부서장에게 훌륭한 인재를 선출해낼 것을 당부해, 이미 3명의 우수 인재들에게 대출금을 제공했다. 올해 회사 자금 계획에는 또 다른 12명의 인재에게 대출금을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학비 대출금을 받은 직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 회사에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이직을 선택할 수도 있다. 히딩신 회장은 “이는 마치 회사가 그들에게 보내는 선물과 같다”면서 “이외 EPF(Employees Provident Fun, 근로자공제기금)와 Socso(고용상해보험) 등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재정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PTPTN의 마스투라(Mastura) 부사장은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는 고용주와 고용인 모두에게 상생 작용을 한다”면서 “직원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직원들의 충성심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지난달 27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사설격인 ‘종성’(鐘聲) 칼럼의 졸가리는 이렇다. “미국의 일부 인사는 중국이 미국의 공격에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 중국은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중국은 어떠한 도발에도 반드시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반드시 싸울 것이다.”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중국 측 전화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발끈하며 대미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실태까지 고발당한 것이다. 미국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Foxconn)이 아이폰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임시직 노동자를 과다 채용해 중국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노동자관찰’(中國勞動觀察·China Law Watch)이 앞서 8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법 노동행위 실태를 고발해온 CLW는 이 공장에 위장 취업해 감시 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파견직 임시 노동자의 비율이 지난달 기준 5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법이 최대 10%로 규정한 임시직 노동자 비율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CLW에 따르면 임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유급휴가와 병가를 비롯해 의료, 연금,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학생들인 일부 임시직 노동자들이 개학에 맞춰 8월 말에 학교로 돌아간 뒤 이 비율은 30%까지 낮아졌지만 중국 노동법이 정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CLW는 비판했다. CLW는 이어 정저우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이 생산량이 많은 기간에 매달 최소 10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고, 초과 노동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공급망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책임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부담을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중국 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보고서가 애플의 아이폰 신작인 ‘아이폰 11’과 애플워치 신제품 등을 발표하는 시점에 나와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애플은 10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임시직 노동자 비율이 우리의 기준을 넘었다”며 “폭스콘 측과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들과 공조해 즉각 개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폭스콘도 자체 조사를 거쳐 노동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폭스콘 중국 현지공장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생산하는 폭스콘의 후난(湖南)성 헝양(衡陽) 공장에서 16~18세 청소년 인턴들을 불법적으로 야간·초과 노동에 투입한 사실이 밝혀진 뒤 경영진 2명이 해고됐다. 지난해 1월에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2010년 폭스콘 광둥(廣東)성 선전 공장에서 노동자 10여 명이 저임금과 야근 등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2년 1월에는 폭스콘 우한(武漢)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화웨이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수년간 암암리에 화웨이에 했던 ‘아홉가지 죄(罪)’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판했다. 그 아홉 가지 죄는 ▲화웨이 전현직 직원들을 협박·회유해 미 정부를 위해 일하도록 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이나 협력 파트너를 수사·압류·체포했으며 ▲함정을 파고 화웨이 직원을 사칭해 사건을 꾸며내 화웨이에 불리한 근거없는 소송을 시도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부당하게 화웨이 내부 네트워크와 정보시스템을 정탐했으며 ▲ 미국 연방수사국(FBI) 소환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에게 화웨이 정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화웨이와 상업적으로 협력하거나 분쟁이 있었던 회사를 동원해 화웨이에 대한 근거없는 소송을 진행했으며 ▲화웨이에 대해 허위·부정적 뉴스를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과거에 완결된 민사 안건을 끄집어 내 기술탈취 혐의를 이유로 선택적으로 조사를 벌이거나 기소했으며 ▲공갈과 비자 거부, 화물압수 등 방식으로 화웨이의 정상적 비즈니스 활동과 기술교류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를 겨냥한 제재 공세가 거세진데 대해 적극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대미 반격을 위해 미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도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개월 전부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상무부의 관리들을 동원해 자국 기업들의 공급사슬 구조와 미국에 대한 위험 노출도를 조사해왔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 오포, 비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양국이 보복 악순환으로 무역전쟁이 격화할 때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파악하려는 조치이자 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미국 무역 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을 때와 시점이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WSJ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같은 규모의 반격을 가할 때 자국 기업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이번 조사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연일 격화하면서 중국 희토류 업계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을 공식 지지하며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가 소속된 이 협회는 ”미국 소비자들은 미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카드 사용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자석과 모터, TV, 스마트폰, DVD 플레이어, 발광 다이오드,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은 물론 레이더, 센서 등 군사 무기에까지 두루 쓰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는 미국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금지 보복으로 일본이 투항하게 만든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대 시설관리직, 근로형태 현격히 달라···분리 교섭 타당”

    “서울대 시설관리직, 근로형태 현격히 달라···분리 교섭 타당”

    법원 “고용 형태, 근로 조건 차이 커 독자 교섭 타당”“노노 갈등 유발, 불필요한 교섭 장기화 야기 우려 커”서울대 시설관리직 근로자들도 독자적으로 노사 교섭을 할 수 있는 지위가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대에서 직접 고용하더라도 다른 직원들과 고용 형태와 근로 조건이 차이가 커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다.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홍순욱)는 서울대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설관리직은 법인 직원, 자체 직원과 임금수준, 복지혜택 등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고용형태도 다르다”면서 “시설관리직의 연평균급여는 현저히 낮고 일률적으로 복지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며 직접 고용 이전에는 교섭 관행이 존재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설관리직에 대한)교섭창구 단일화의 필요성은 적은 반면, 단일화를 강제할 경우 직원들 사이에 단체교섭의 대상과 우선순위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달리하여 노조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불필요한 교섭의 장기화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근로자들은 고용형태와 직무 등에 따라 속한 노조가 제각각인 복수노조를 이루고 있다. 법인이 채용한 정규직 근로자인 법인직원들은 주로 기업별 노조인 서울대학교 노동조합에, 각 단과대학이나 부속시설에서 자체 예산으로 채용한 근로자들인 자체직원들은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에 속해있다. 서울대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시도하자 시설관리직원들이 가입된 서울일반노동조합은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았고, 서울대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시설관리직원들이 직접 고용되기 전에는 서울일반노조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시설관리직원들은 고용 주체가 바뀌었을 뿐 근로조건이나 처우 등이 변경되지 않았고, 직접 고용 후에도 다른 직원들과 별도로 관리 운용됐다”며 분리 교섭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전자 불법파견 은폐 의혹’ 정현옥 前 노동부 차관 무죄

    ‘삼성전자 불법파견 은폐 의혹’ 정현옥 前 노동부 차관 무죄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차관과 권혁태 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3년 고용노동부의 수시 근로감독에서 삼성전자서비스 AS센터의 불법 파견이 인정된다는 결론이 예상되자 감독 기간을 연장한 뒤 감독 결과를 뒤집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 전 차관 등이 삼성 측과 유착해 기존에 근거나 전례가 없던 회의를 열어 감독기간 연장을 강행하고 조사 담당자들이 독립적·객관적으로 결론 내는 것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관 보고를 위한 문건 등 3개 보고서에 차관은 참석자로 기재돼 있지 않았고 회의 당일에는 종로구의 국무총리 공관에서 오찬에 참석해 물리적으로 회의시간 10시 30분에 고용노동부 청사를 떠났을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 전 차관이 회의를 열 것을 지시했거나 주재했다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또 수시 근로감독 기간 중 삼성 측에 제시할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공무원들에게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차관의 개선안 마련 행위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정당한 행정지도로 행정처분의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설령 피고인들의 직권행사가 있었더라도 수시감독 근로감독관들이 불법 파견 의견으로 입장이 수렴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불법파견을 저지하기 위해 직권을 행사하고 불법파견 아닌 것으로 결론을 냈다는 혐의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폭력 징계 시효 지났다”…사실 조사도 안 한 공공기관

    “성폭력 징계 시효 지났다”…사실 조사도 안 한 공공기관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25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폭력 관련 조직문화 개선 자문상담을 실시한 결과 총 252건의 상담이 진행됐다고 23일 밝혔다. 여가부는 이날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 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를 개최했다. 그간 진행된 자문상담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성폭력이 발생한 A 기관은 사건 조사 결과가 나와야 인사조치가 가능하다면서 신고인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사 겨로가가 나오기 전이라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 기관은 성폭력 징계 시효가 지났다며 사실 확인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기관 담당자를 조사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토록 하며 경고나 전보 등 필요한 인사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올해 상반기 추진한 주요 성과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주요 8개 부처 내 양성평등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사립학교 교원 징계 시 국공립학교 교원 징게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 경찰 조사과정에서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피해자 표준 조사모델’ 개발 및 시행,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유포한 영상으로 거둔 범죄이익 환수를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이 꼽혔다. 여가부는 지난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웹하드 사이트 불법촬영물 삭제지원시스템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10개 웹하드 사이트가 시스템 가동 대상으로 앞으로 대상 사이트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여가부는 올 하반기 성폭력 기관에 대한 현장 점검 근거를 마련하고 사업주의 성희롱 징계 미조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남녀고용평등법’ 등 주요 법령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여가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법 촬영물 24시간 내 신속 삭제 등을 위해 ‘디지털 성범죄대응팀’을 확대 편성해 ‘디지털 성범죄심의지원단’을 신설, 전자 심의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다음달 중 상시심의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열린세상] 과학기술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과학기술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솔직히 영국의 A연구소 과학기술자들이 우리보다 뛰어나지 않아요. 문제는 연구 기간과 펀딩이죠. 경영진은 A연구소에서 이전받은 원천기술을 평가하고 제품 적용 기술에만 집중하라고 해요. 우리는 그냥 기술 평가자인 거죠.” 대기업 연구개발(R&D) 팀장이 해외 기업 연구소와 국제협력을 진행하면서 과학기술자로서 느낀 열등감을 토로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잘못한 것일까? 경영진의 판단은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적절하다. 국제기술협력으로 원천기술을 이전받는 게 더 경제적이다. 일본 소재·부품→한국 중간재→중국 완제품과 같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으로 연결돼 서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경제 논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과학기술 경쟁력의 논리가 존재한다. 2008년 해외 학술지인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앤드 휴먼 밸류(Science Technology & Human Value)에 게재된 필자의 논문은 글로벌 과학기술 분업의 문제점과 국제협력을 분석했다. 글로벌 차원의 과학기술 노동분업은 가속화해 왔다. 이 분업은 과학기술이 발전한 중심과 뒤처진 주변의 이중구조를 근간으로 하지만, 좀더 세분된 다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혁신적 기초·원천 연구는 중심국이 담당한다. 핵심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을 창출하는 중심과 이것을 소비해 부수적 지식을 만들고 상용화하는 주변으로 노동분업이 심화했다. 한국은 몇몇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 리더로서 진보된 기술을 창출·적용해 산업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반도체조차도 혁신적인 기초·원천 연구를 중심국에 의존했다. 한국은 다층적 과학기술 노동분업에서 중간적 위치다. 개발·응용기술 리더인 한국은 중심 과학기술이 상용화 가능성을 전제로 특허나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기초연구 초점을 어디에 맞출지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관계는 상호보완적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은 불균형하게 발전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해외 의존을 피할 수 없다. 과학기술 노동분업은 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전제되지 않으면 일본처럼 중심국은 언제든지 핵심 과학기술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아베 정부가 경제보복을 목적으로 반칙을 저지르기 전까지, 또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이 불붙기 전까지 우리는 과학기술 발전과 활용이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2018년 과학기술 혁신역량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7위였다. 이는 개발·응용기술이 정부 R&D 투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덕분이다. 지식창출 분야는 20위권을 맴돈다.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계속 적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엔진인 인공지능(AI) 경쟁력에서도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밀리고 있다. 카이스트 리서치플래닝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AI 특허 가운데 미국은 47%, 중국은 19%, 일본은 15%, 한국은 약 3%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은 장기적인 과학기술 정책과 AI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중장기 계획 및 투자 확대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AI 경쟁력이 뒤처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석박사급 우수 인력의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8년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석사·박사·석박사 통합 과정의 미달 사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혁신적인 과학기술과 지식의 생산자 역할을 못 하면서 과학기술자들이 느끼는 열등감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자가 직면한 현실은 혹독한 노동환경에서 적은 비용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기 위한 도구의 역할이다. 이른바 극한 직업이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도 심각하다. 아무리 이공계 기피 현상이 세계적 흐름이라지만, 심하게 말해 과학기술을 빼면 팔 것이 없다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이공계 기피 현상은 미래의 존폐가 달린 문제다. 우리는 글로벌 분업의 민낯을 마주했다. 이 때문에 분업의 고리를 끊을 미래지향적 청사진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새 지도를 그리는 기회에 과학기술자가 살 만한 나라를 만들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초·원천 연구의 몇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의 연구소가 세워져 세계적 인재들까지 자석처럼 끌어당기게 되길 바란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또는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로 작성했습니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현직 판사들의 단골 답변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각종 문건들을 작성한 배경과 과정, 보고서의 내용은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 적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부 부적절한 내용은 티가 날듯 말듯 고치거나 삭제하기도 하고 때로는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보다 더 과한 아이디어를 적어놓기도 했다는 것도 공통된 진술의 방향이다. 이들에게 이런 보고서를 쓰도록 하고 각종 재판 거래 및 개입에 실행하도록 ‘의무없는 일’을 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변호인들의 단골 질문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또는 각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거나 직접 지시를 받았느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의 24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에도 단골 질문과 답변이 나왔다. 다만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과 그의 증언에서는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다른 심의관 출신들보다 구체적인 정황들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세 차례나 불출석사유서를 냈다가 이날 네 번째 출석요구 만에 법정에 나왔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키며 ‘저는, 제가‘ 대신 ‘증인은, 증인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답을 해나갔다. 박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냈다. 같은 기간 기획1조정심의관을 지낸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함께 근무하며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날 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특히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해 행정처가 추진한 조치들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줄곧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에게 직접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적 있느냐?”는 단골 질문을 통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까지의 ‘윗선’으로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고, 임 전 차장이 대부분 ‘알아서’ 실행을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또 일부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의관들의 정당한 업무로 이해해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고의가 전혀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접 이 사건이 불거진 때부터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밝혔다. ●이규진 업무일지에 ‘처장님-인사모 보고’ 와해 방안들 ‘윗선’ 공식 논의 정황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2015년 8월 19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임 전 차장과 당시 이민걸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윤성원 사법정책실장, 한승 사법지원실장에게 보낸 메일에는 ‘지난 월요일 처장님께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구회 내 소모임에 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차장, 실장들과 방향에 관해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임 전 차장은 이 메일을 박 부장판사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으면서 박 전 대법관이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을 이 전 상임위원이 우려를 반영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느냐”고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이메일을 있는 그대로 포워딩 받았다면 그렇게 인식했을 것 같은데 그런 기억은 지금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가운데 메모 몇 부분을 더 지목했다. ‘사법제도 소모임-바깥(실장회의에서 논의), 어느 시기에 손볼 것인가?→금주 내로. 국제인권법 커뮤니티 존폐론(2015년 8월 17일자)’, ‘실장회의-인사모 토론, 처장님-인사모 보고. 처장-재검토 요(2015년 8월 24일자)’, ‘소모임 회장이 나선다. 커뮤니티 내 활동 불가/ 연구회 밖 음성화. *당근-인권 관련 외국 출장 기회, 코트넷 인권자료실 기재(2015년 8월 24일자)’ 등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이 직접 실장들과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을 논의한 정황으로 보이는 메모들이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사실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그해 8월 24일자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예규에 반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연구회 성과 평가위원회 활용 방안’, ‘예산 및 전산자원 지원 중단’, ‘출장기회 제공 등을 통해 연구회 일반 회원과 분리’ 등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속 메모 내용과 같은 맥락들의 방안이 담겼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께서 불러줘서 증인이 작성한 페이퍼의 반영과 혼재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일부 방안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언급했던 것은 맞는데 저 부분이 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인지는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6년 3월 25일자 ‘전문분야 연구회 개선방안’ 보고서에 대해선 그도 양 전 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 전 대법관이었다. 검찰은 “일부 부분이 내용은 (초안과 비교해) 그대로인데 주요 문구들이 진하게 표시돼 수정됐다. 증인이 임 전 차장의 별도 지시를 받아 이렇게 강조 표시를 한 것인가?” 물었다. 박 부장판사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검찰은 다시 “임 전 차장이 개인적으로 보고받는 보고서라면 주요 문구를 진하게 표시하라고 수정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상급자, 처장이나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강조 표시를 한 것 같은데 보고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나”라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작성 당시 보고용이라고 듣지는 않았고 사후에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쓴 뒤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지 않았을 즈음 ‘피드백’이 왔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보고서를 쓴 뒤) 후속조치를 해야 하거나 추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피드백을 해주는데 그 때 (임 전 차장이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말을) 했을 수도 있고, 보고서 자체가 증인이 작성했던 것 중에 분량으로 보면 가장 커서 그랬을 것(대법원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실행 옮길 듯 하네요” 박 부장판사는 2016년 4월 8일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심의관들의 전적인 도움으로 전문분야 연구회 관련 전반적 보고를 마쳤고 차장님께서 잘 됐다며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고 말했다. 이 메일과 관련해선 지난달 법정에 나온 김민수 부장판사도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차장님이 대법원장님께 보고드렸다고 박상언 심의관이 이야기했다. 저만 들은 게 아니고 기획조정실 심의관 전원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부장판사는 이런 메일을 보낸 데 대해 “임 전 차장께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증인이 그런 느낌(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메일에 “차장님이 오늘 실장회의에서 논의하시겠다면서 전문분야 연구회 전반과 인권법 관련 대응으로 분리하여 다시 정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대법원장님 보고 마친 서류를 지금 실장회의에 올리셨단 건 아마도 회의 후에 결정된 구체적 방안 실행에 옮기라는 지시가 있을 듯 하네요;;;”라고도 적어 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이 대법원장과 처장은 물론 실장들이 공식적으로 논의했던 사안임을 드러냈다.이후 박 부장판사가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보낸 2016년 5월 13일 이메일에도 ‘법무비서관 교체 소식 등’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번 주 처장님 이상까지 보고된 것’, ‘첫번째 첨부파일 중 로드맵에는’ 등의 내용과 함께 ‘전문분야 연구회 개편 로드맵’ 문건이 첨부됐다. 이는 실장회의 이후 조치들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받아 작성한 보고서로, 박 부장판사는 이 보고서의 내용도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대법원장까지 보고된 보고서라 보시면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사후에 이 전 상임위원에게 들은 거까지 있어서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 봤을 때 대부분 (윗선에) 보고됐구나 당시에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로 보고가 됐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고 왜 이 보고서가 대법원장에게까지 올라갔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이른바 ‘로드맵’에는 다른 연구회를 신설해 전산상으로 연구회가 중복가입 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권법연구회 등의 탈퇴를 유인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특히 신설 연구회로 ‘법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LAW’가 거론됐다. 인권법연구회에 속한 많은 판사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아이템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이와 관련해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다가 2016년 6월 1일 ‘연구회 신설 관련 검토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차장님께서는 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여(CJ(대법원장) 직보 아이템이기 때문이겠죠...) 보고서를 첨부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승태, 후임 대법원장에게 부담 주지 않겠다”며 인사모 관련 조치 ‘의지’ 그러다 2017년 1월 다시 ‘인사모 대응방안’이 구체화돼 2월 13일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중복가입 탈퇴 관련 안내말씀’이라는 글이 전산정보국장 명의로 코트넷에 게시됐다. “대응방안을 급하게 만든 배경이 무엇이었나” 검찰이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인권법연구회의) 외부 기관과의 학술대회가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고서 검토 배경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명의로 연세대와 법관인사제도 학술대회를 같이 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 및 인사제도의 독립성을 흔들 위험이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 포함됐다. 이러한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게 임 전 차장의 지시였다는 게 박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부장판사는 “당시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양승태 대법원장이 후임에게 부담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는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트라우마’처럼 반감을 갖고 있던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자신의 임기 안에 와해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시기나 경위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법원장님이 저에게 후임자에게 부담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는 그런 말씀을 저에게 한 적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오후 5시 반을 훌쩍 넘겨 검찰의 주신문이 끝났다. 이후 저녁식사를 한 뒤 오후 7시부터 박 전 대법관 측부터 반대신문을 시작했다. “증인은 2015년 2월부터 1년간 박병대 피고인과 행정처에서 같이 근무했는데 그 기간동안 처장인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어떤 사안을 검토하라거나 보고서 작성을 지시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의 단골 질문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직접 제게 지시한 적은 없다. 기획총괄심의관에게 지시한 것은 같은데 증인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조금 진행되다 오후 9시쯤 마쳤다.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관련 내용 뿐 아니라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설득 방안, 서기호 의원을 비롯한 상고법원 도입에 부정적인 의원들에 대한 설득 전략, 각종 재판 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들을 다수 작성한 박 부장판사는 다음달 9일 다시 한 번 법정에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부정적 강의평가 학생 색출한 교수, 해고 정당”

    자신에게 부정적인 강의평가를 작성한 학생을 찾아내려 하고 학생에게 금품을 주면서 동료 교수와의 갈등에 개입시킨 대학 교수에게 내려진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대학교 학교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대학에서 2011년부터 계약직 조교수로 일하던 B씨는 2016년 10월 해임 통보를 받았다.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고 교원으로서 품위 유지를 하지 않아 고용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해임 사유였다. B씨의 구제 신청에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 해고’로 판정하자 학교 측은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의 징계 내용 가운데 일부는 인정되지 않지만 인정되는 사유들만으로도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B씨에게 책임이 있다”며 부당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B씨는 자신의 수업 방식과 언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강의평가 작성자를 알아내려 하고 학과장인 C씨가 자신을 음해한다고 주장하며 학생에게 총 70만원 상당의 금품을 주고 교육부 등에 C씨에 대한 민원을 대신 제기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강의평가는 교원의 일방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강의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비밀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B씨의 태도는 강의평가 제도의 본질에 정면으로 어긋날 뿐 아니라 교원 본분에 어긋나 품위를 크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또 “나이가 어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금품으로 회유해 동료 교원과의 갈등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 것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의 본분을 저버린 행위로 비난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AI 일자리 추천 서비스 ‘더 워크’ 활용도 높다

    “추천 알고리즘 대상별 특화해 개선” “갓 스무 살이 되다 보니 경력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는데도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추천돼 좋았습니다. 기업의 정보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특성화고 졸업생 A양) “워크넷이 아니었다면 생활 정보지를 보고 일자리를 찾아야 했는데요. 워크넷에 올린 이력서를 바탕으로 제게 알맞은 채용 공고가 떠서 지원 기회가 생겼습니다.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50대 재취업자 B씨)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 일자리 추천 서비스인 더 워크를 활용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더 워크를 통해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2666명이라고 7일 밝혔다. 더 워크가 추천하는 일자리 정보의 활용도는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2666명 가운데 1039명(39%)은 더 워크가 추천하는 일자리에 2건이나 지원했으며 전체 일자리 중에서 더 워크에 추천하는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어가기도 했다. 그만큼 더 워크가 제공하는 일자리 정보가 구직자에게 유용하게 쓰였다는 뜻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연장자에 대한 배려다. 빌딩관리인으로 재취업한 60대 D씨는 “나와 같은 또래들이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워크넷에 가입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노년층이 좀더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효순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일자리 추천 알고리즘을 사회초년생, 경력단절여성, 중장년 재취업자 등 대상별로 특화해 보다 적합한 일자리가 추천될 수 있도록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 오면 글로벌 O2O 70%가 불법… AI 평가로 ‘부처·기업 이기주의 규제’ 깨자

    한국 오면 글로벌 O2O 70%가 불법… AI 평가로 ‘부처·기업 이기주의 규제’ 깨자

    중·일 등과 달리 신규 고용 창출 못 해 의료·관광 등 산업 기회 놓치고 있어 “혁신성장은 필연적으로 불균형을 유발하나 이는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러스섬으로 혁신을 장려한 미국·독일 같은 나라는 성장해 왔고, 균형 분배의 사회는 제로섬으로 이를 채택한 공산 국가들은 정체되거나 몰락해 왔다. 한국도 불균형 집중 발전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성장했으나, 추격형 성공 전략에 집착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잃고 ‘규제 중독’의 병을 앓고 있다.” 지난 3일 별세한 벤처 1세대 이민화 카이스트 겸임교수는 최근 10여년 동안 규제개혁에 천착해 왔다.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제, 인터넷 실명제, 과도한 데이터 규제처럼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 철폐에 노력해 온 이 교수의 최근 관심은 국내 규제 생태계 전반을 바꾸는 데 미쳤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KCERN이 지난달 21일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한국규제학회와 함께 연 ‘혁신성장과 규제개혁’ 포럼에서 이 교수는 “한국에 혁신의 원천은 있으나 규제로 가로막혀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개별 규제와 함께 규제 거버넌스, 규제 시스템을 모두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포럼 첫 발표자로 나섰던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데이터 혁명으로 O2O(온라인·오프라인 융합) 영역에서 전 세계 혁신의 70%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실과 가상의 연결 고속도로인 클라우드와 개인정보 규제로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한국에서만 대다수의 글로벌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불법이 되고 글로벌 유니콘이 등장하지 못하는 제도적 현 상황을 반문해 보자”고 운을 뗐다. 이어 이 교수는 한국이 고속성장 방식으로 배운 성공 경험을 현재의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지목했다. 그는 “성장을 위해 빠른 추격자 전략을 채택하며, 한국에서는 (추격) 실패는 나쁜 것이며 징벌이 필요하다는 사고가 생겼다”면서 “실패를 징벌하니 사회는 안전 위주로 돌아갔고, 실패를 막기 위해 사전 규제를 남발하는 ‘규제 중독’이 생겼다”고 했다. 1930년대 히틀러가 기업인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배임죄를 기업인에게 적용해 처벌하고, 과학·실무적 측면에서 비전문기관인 감사원이 정책 감사에 나서며 기업과 공무원의 혁신 의지를 꺾었다고 이 교수는 진단했다. 규제가 우리 경쟁력을 깎아 먹고 있는 예를 이 교수는 O2O 규제에서 찾았다. 그는 “공유 차량, 공유 주택, 원격의료 등 O2O 영역에서 나타나는 글로벌 기업 사업 모델의 3분의2는 한국에서 불법”이라면서 “중국·일본 등지 일자리는 호황인데 한국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실업률이 증가한 것은 새롭게 등장하는 신산업이 한국에서 불가능하고 신규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뿐 아니라 관광, 의료, 금융 분야에서 한국은 해외 국가들이 열심히 찾고 있는 산업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효율에서 혁신으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존과 다른 혁신 관점에서의 규제 개혁 방법을 찾기 위해 인공지능(AI) 규제영향 평가 시스템 도입을 주장했다. 규제개혁의 출발점인 규제 진단을 AI에 맡기자는 제언은 이익집단 간, 부처 간, 기업 간, 정당 간 이해관계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혀 있고 그것을 풀려던 여러 정권의 시도가 무위로 끝남에 따라 외부의 칼로 잘라 내야 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 男 1달러 벌 때, 女는 고작 83센트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 男 1달러 벌 때, 女는 고작 83센트

    하와이 주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서도 남녀 간의 임금 격차가 비교적 적은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여성대학협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주의 성별간 임금 격차는 미주 전 지역 가운데 격차가 적은 지역 상위 10위에 링크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가 느끼는 남성 근로자 대비 체감 격차는 결코 가볍지 않은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여성 근로자 1인이 동일노동, 동일시간 근로하는 남성과 비교해 남성 근로자가 1달러를 지급 받는 동안 여성 근로자는 불과 83센트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는 곧, 같은 근로 환경 속에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남성 근로자와 같은 임금을 손에 쥐기 위해 여성은 연평균 3개월 이상 더 긴 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동양인과 같은 일명 ‘유색인종’으로 불리는 근로자일수록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임극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여성정책연구소’가 조사한 현지 상황에 따르면, 백인 남성 1인이 동일시간, 동일업무를 하며 1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근로자는 73센트를 손이 쥐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조건 내에서 라틴계 미국인 여성 근로자의 경우 67센터를 받는 수준에 그쳤다. 물론 이 모든 남녀 간, 인종 간의 임금 격차는 현재 하와이 주에 소재한 전 직업군에서 확인되고 있는 양상이라는 게 해당 보고서의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임금 상에서의 불평등 추세는 오는 2058년까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오직 ‘파라다이스’로만 알려진 이곳에서도 남녀간, 인종간 불평등이라는 사회 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사회 내부에서부터 시작된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하와이 주 여성위원회는 공식 성명을 발표, ‘여성 근로자가 직장에 소속된 채 임신, 출산 과정을 겪을 경우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곧 모든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과 사회 내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할 기회가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실제로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겪은 후 여성 근로자의 상당 수는 기존의 직장 대신 교직 또는 유치원 보육 교사 등 비교적 저임금 군으로 분류되는 직종으로 전환 이직하는 사례가 상당하다는 것이 현지 여성위원회 측의 분석이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용인해온 사회적 차별 문제를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동일노동, 동일 시간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에 대해 남성과 비교해 적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는 고용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규제 대책 마련의 움직임이 시작된 분위기다. 최근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방점을 찍은 법안 규정 사례는 일명 ‘급여 비밀주의’로 불리는 사례다. 이는 여성 근로자 선발, 채용 시 고용주는 해당 근로자의 향후 임금 산정 기준을 과거 여성 근로자가 받았던 임금에 기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즉, 해당 고용주는 채용을 앞둔 여성 근로자에게 그가 과거 받아왔던 임금에 대해 묻거나 열람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를 통해 여성 근로자의 불평등한 임금 문제는 ‘과거’의 사건으로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서 만큼은 반드시 해당 근로자 본인의 능력에 맞는 공정한 임금을 지불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만일의 경우, 여성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과거 임금 내역 등을 요구한 사례가 있을 시 근로자는 문제의 고용주에 대해 고발, 고소 등의 법적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은 올 1월 1일부터 그 효력이 발효된 상태다. 반면, 일각에서는 남녀간 임금 격차에 대해 정부가 철퇴를 내리는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다소 우려의 목소리는 내는 이들도 상당하다. 특히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사회적인 인식이 만연한 미국에서 자칫 정부의 법적인 규제 움직임음 ‘섣부른 것’이라는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지 여성 근로자의 저임금 문제는 비단 여성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오히려 최근 시작된 정부의 움직임이 다소 ‘늦은 것’이라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엇보다 하와이 현지에서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의 절반 수준인 46% 가량이 한 부모 가정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한 부모 가정의 생계 책임자 절대 다수가 어머니인 여성 1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직장 내 여성 근로자의 소득 증진 문제는 곧장 자녀의 교육과 의료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현지의 성별 간 불평등 임금 문제는 여성 개인의 문제도, 과거의 문제도 아니다. 자녀의 교육과 의료 등 섬 거주민의 ‘미래’와 큰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할 우선 과제로 보인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포토인사이트] 굿바이 조국

    [포토인사이트] 굿바이 조국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민정수석에 임명됐던 조국 수석이 2년 2개월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26일 청와대 수석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신임 민정 수석에 김조원(62·행정고시 22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임명했다. 정태호 일자리수석 후임에는 고용노동비서관을 거쳐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는 황덕순(54) 비서관이,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후임에는 김거성(60)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이 발탁됐다. 한편 조국 전 민정수석은 다음달 예정된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 청와대 수석 교체…민정 김조원·시민사회 김거성·일자리 황덕순

    청와대 수석 교체…민정 김조원·시민사회 김거성·일자리 황덕순

    문재인 대통령 26일 신임 민정수석에 김조원 한국한공우주산업(KAI) 사장을 임명했다.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후임에는 김거성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이 발탁됐고 정태호 일자리수석 후임에는 고용노동비서관을 거쳐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는 황덕순 비서관이 승진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수석급 3명 인사를 직접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민정수석을 맡았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후임엔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이 임명됐다. 노 실장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거쳐 감사원 사무총장에 이르기까지 감사행정 전문가“라며 “대학총장과 민간CEO를 거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김 신임 수석은 참여정부 시절에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때 직속 상관이 민정수석인 문 대통령이었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주로 감사원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대통령의 비서로서 법규에 따라 맡겨진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했다. 김거성 신임 시민사회수석은 1999년 반부패국민연대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노 실장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라며 “시민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 협력을 강화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현안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거성 수석은 “눈물짓고 한숨짓고 억울함을 가슴에 품은 국민에 대해 함께하고 문제를 풀어 아름다운 조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덕순 신임 일자리 수석에 대해선 노 실장은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고용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과 근로조건 개선 등 일자리 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황 수석은 인사말에서 “일자리 수석실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90‘s 신주류가 떴다] 본인이 먹을 점심메뉴도 안 정하는 부장검사… 우리 눈엔 ‘개혁’ 대상!

    “종일 1시간 간격으로 간부회의와 과별 회의가 이어지다 보면 저녁 6시가 됩니다. 하지 못한 일은 초과근무로 떨어지죠. 과장님, 저희에게 낮에 일할 시간을 주세요.” 한 젊은 사무관의 하소연에 박장대소가 쏟아졌다. 또 다른 젊은 사무관이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회의를 추구한다면서도 회의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에게는 종이 자료를 제공하는데, 이런 게 불필요한 의전 아니냐”고 하자 다른 사무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식적인 회의·과도한 의전 이해 못 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행정부처의 젊은 사무관들이 모여 경직된 공직문화를 주제로 한판 수다를 벌였다. 이들은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출범한 ‘정부혁신 어벤저스’들이다. 43개 기관의 공무원 500여명으로, 5급 이하 신규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인사혁신처의 ‘2018년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20대는 10.4%다. 상명하복 문화가 공고한 공직사회도 ‘신인류’ 같은 90년대생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와 과도한 의전, 청바지 입기조차 눈치가 보이는 보수적인 분위기는 20대 공무원들에겐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 에이스(ACE)’, 고용노동부는 ‘새내기 혁신 참견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이 조직 문화를 바꿀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적극 개진하고 있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4월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간부’와 ‘본받고 싶지 않은 간부’, ‘다시는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은 간부’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본받고 싶은 간부’를 제외한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계질서가 뿌리박힌 공직 사회에서 간부들이 후배 직원들의 평가에 신경 쓰도록 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혁신 어벤저스’를 운영해 부처 간 공직문화 개선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혁신 어벤저스’는 90년대생인 새내기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문소영(25) 행정안전부 혁신기획과 사무관은 “기존 베테랑 공무원들도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세대 간 조화를 이루며 공직문화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 도입 사법시험 기수에 따른 서열문화가 강한 검찰과 법원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17년 9월 한 막내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건의해 막내 검사들의 오랜 고통이었던 ‘밥 총무’ 관행이 크게 개선된 게 대표적이다.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고 식당 예약과 식비 모금, 정산을 도맡아 처리하던 막내 검사의 임무를 이젠 부장검사도 나눠서 한다. 법원의 합의부 배석판사들도 매일같이 이어졌던 부장판사와의 의무적인 점심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지난해부터 배석판사들이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가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배석판사가 고충처리위원회나 성희롱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부장판사는 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합의부 재판장에서 배제되도록 할 수 있는 사무분담 규정도 생겼다. 한 부장판사는 “후배 판사들이 ‘아무개 부장 판사가 몇 월 며칠 무슨 일을 했다’는 식으로 평가를 한다”며 놀라워했다. 검사와 변호사를 거친 다음 판사가 되는 법조일원화로 법원에는 당분간 90년대생 판사가 들어올 일이 없다. 대신 로스쿨을 갓 졸업한 재판연구원들이 법원의 ‘요즘 것들’이다. 재판연구원들이 고법 부장판사에게 “그건 아니죠”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에서 고참 판사들이 적잖이 놀라고 있다. “저는 약속이 많아 회식에 참석할 일이 없으니 부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20대 재판연구원들의 반란으로 재판부끼리 매달 일정 금액의 부비를 모아 함께 식사하는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0‘s 신주류가 떴다] 본인이 먹을 점심메뉴도 안 정하는 부장판사… 우리 눈엔 ‘개혁’ 대상!

    “종일 1시간 간격으로 간부회의와 과별 회의가 이어지다 보면 저녁 6시가 됩니다. 하지 못한 일은 초과근무로 떨어지죠. 과장님, 저희에게 낮에 일할 시간을 주세요.” 한 젊은 사무관의 하소연에 박장대소가 쏟아졌다. 또 다른 젊은 사무관이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회의를 추구한다면서도 회의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에게는 종이 자료를 제공하는데, 이런 게 불필요한 의전 아니냐”고 하자 다른 사무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식적인 회의·과도한 의전 이해 못 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행정부처의 젊은 사무관들이 모여 경직된 공직문화를 주제로 한판 수다를 벌였다. 이들은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출범한 ‘정부혁신 어벤저스’들이다. 43개 기관의 공무원 500여명으로, 5급 이하 신규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인사혁신처의 ‘2018년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20대는 10.4%다. 상명하복 문화가 공고한 공직사회도 ‘신인류’ 같은 90년대생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와 과도한 의전, 청바지 입기조차 눈치가 보이는 보수적인 분위기는 20대 공무원들에겐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 에이스(ACE)’, 고용노동부는 ‘새내기 혁신 참견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이 조직 문화를 바꿀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적극 개진하고 있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4월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간부’와 ‘본받고 싶지 않은 간부’, ‘다시는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은 간부’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본받고 싶은 간부’를 제외한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계질서가 뿌리박힌 공직 사회에서 간부들이 후배 직원들의 평가에 신경 쓰도록 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혁신 어벤저스’를 운영해 부처 간 공직문화 개선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혁신 어벤저스’는 90년대생인 새내기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문소영(25) 행정안전부 혁신기획과 사무관은 “기존 베테랑 공무원들도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세대 간 조화를 이루며 공직문화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 도입 사법시험 기수에 따른 서열문화가 강한 검찰과 법원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17년 9월 한 막내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건의해 막내 검사들의 오랜 고통이었던 ‘밥 총무’ 관행이 크게 개선된 게 대표적이다.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고 식당 예약과 식비 모금, 정산을 도맡아 처리하던 막내 검사의 임무를 이젠 부장검사도 나눠서 한다. 법원의 합의부 배석판사들도 매일같이 이어졌던 부장판사와의 의무적인 점심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지난해부터 배석판사들이 부장판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가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배석판사가 고충처리위원회나 성평등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부장판사는 합의부 재판장에서 배제하는 사무분담 규정도 생겼다. 한 부장판사는 “후배 판사들이 ‘아무개 부장 판사가 몇 월 며칠 무슨 일을 했다’는 식으로 평가를 한다”며 놀라워했다. 검사와 변호사를 거친 다음 판사가 되는 법조일원화로 법원에는 당분간 90년대생 판사가 들어올 일이 없다. 대신 로스쿨을 갓 졸업한 재판연구원들이 법원의 ‘요즘 것들’이다. 재판연구원들이 고법 부장판사에게 “그건 아니죠”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에서 고참 판사들이 적잖이 놀라고 있다. “저는 약속이 많아 회식에 참석할 일이 없으니 부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20대 재판연구원들의 반란으로 재판부끼리 매달 일정 금액의 부비를 모아 함께 식사하는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판깨스트] ‘2016년 11월 9일’ 파주에서 무슨 일이… ‘드루킹 댓글공작’ 김경수 항소심 중간점검

    [판깨스트] ‘2016년 11월 9일’ 파주에서 무슨 일이… ‘드루킹 댓글공작’ 김경수 항소심 중간점검

    ‘드루킹 일당’의 댓글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1월 30일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지 어느덧 4개월, 재판은 이제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항소심에서 채택된 증인 7명 중 4명에 대해 증인신문이 이뤄졌고 허익범 특별검사팀과 김 지사 측 변호인단도 프리젠테이션(PT) 공방과 의견서 등을 통해 나날이 치열한 법리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드루킹 일당들의 항소심 재판은 결심공판을 갖고 심리가 마무리됐고 다음달 14일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드루킹 댓글공작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과연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댓글공작을 공모했는지입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댓글공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컴퓨터등장애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댓글공작을 통해 선거에 도움을 준 ‘대가‘로 드루킹의 측근 변호사를 센다이·오사카 총영사로 내정하려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죠. 그러나 김 지사는 1심에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댓글공작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항소심 핵심 쟁점은 ’2016년 11월 19일 킹크랩 시연회‘ 특검과 1심에서 두 사람의 공모관계를 인정한 결정적인 판단 근거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파주 사무실인 ‘산채’를 직접 방문해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지켜봤다는 겁니다. 김 지사가 킹크랩을 통한 댓글조작을 하도록 승인했고 이후 댓글의 공감·비공감 등을 조작한 기사 링크들을 김 지사에게 수시로 보고했다는 게 공소사실입니다. 반면 김 지사는 킹크랩의 시연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킹크랩으로 댓글조작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킹크랩 시연이 이뤄졌다고 특검이 지적한 2016년 11월 9일. 이날 ‘산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특검과 김 지사 측의 최대 과제입니다. 김 지사는 경공모 사무실인 ‘산채’에 총 세 번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 9월 28일과 11월 9일, 그리고 다음해 1월 10일입니다. 특검은 김 지사가 산채에 처음 방문한 2016년 9월 28일 드루킹 김씨로부터 브리핑을 통해 이른바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이라고 불린 선플운동을 하는 조직에 대한 소개를 듣고 ‘한나라당 댓글기계’의 존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파악했습니다. 과거 한나라당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댓글공작을 벌였고, 이러한 선플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들었다는 얘깁니다. 필명 ‘서유기’ 박모씨가 경인선의 설립취지와 조직도, 보고용 파일을 만들었다는 게 근거입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에서는 “한나라당 댓글기계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 댓글기계를 김 지사에게 언급했는지를 두고도 드루킹 김씨만 일관되게 특검 조사에서 맞다고 답하고 다른 경공모 회원들은 그런 언급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전부 브리핑을 했다고 진술이 번복됐다며 이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접견을 통해 진술을 짜맞췄다는 거죠. 첫 번째 산채 방문 내용을 두고 드루킹과 김 지사의 공모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변호인 측의 주장입니다. ●김경수 지사 측 “드루킹 일당 진술 짜맞춰 신빙성 없어” 두 번째 방문인 2016년 11월 9일이 중요한 이유는 이날 김 지사가 킹크랩의 시연을 직접 봤다는 특검의 주장과 일치하는 네이버 로그기록이 확인됐다는 게 1심에서 인정되면서 댓글공작의 전 과정을 김 지사가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킹크랩 시연 장면을 보여주자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개발을 승인했고, 이후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을 개발해 본격적인 댓글공작을 했다는 게 드루킹과 특검 측 주장입니다. 김 지사 측은 항소심이 시작되자마자 로그기록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습니다. 로그기록상 킹크랩이 작동된 시간은 오후 8시 7분 15초부터 8시 23분 53초였습니다. 1심은 김 지사가 산채에 머물고 있는 시간에 킹크랩이 작동한 것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직접 봤다는 증거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산채에 도착한 뒤 경공모 회원들과 1시간 가량 저녁식사를 했고 드루킹 김씨에게 경공모 관련 브리핑을 받은 뒤 9시쯤 산채를 떠났다며 킹크랩 시연을 볼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 킹크랩 로그기록은 김 지사가 머문 곳과 다른 공간에서 경공모 회원들이 자체 테스트를 했다는 겁니다.특검은 7시에서 8시쯤까지 경공모 간담회를 가진 뒤 8시 7분부터 23분까지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는 거고요. 드루킹 일당들도 증인신문에서 1시간 가량 경공모 브리핑을 가진 뒤 드루킹 김씨의 지시에 따라 다른 회원들은 나가고 김 지사와 ‘둘리’ 우모씨와 김 지사 세 사람만 남은 상태에서 킹크랩 시연회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김 지사와의 식사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지사 측은 이들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맞춰진 정황이 있다며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김씨가 전처에게 일주일 전 닭갈비 20인분을 사와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알린 텔레그램 대화 내역과 2016년 11월 9일 오후 5시 50분 시간이 적힌 닭갈비 구입 영수증을 산채에서 식사를 한 증거라고 말합니다. ●오후 8시쯤 16분간 로그기록…특검 “시연회” vs 김 지사 측 “식사 후 브리핑” 지난 18일 항소심 7회 공판에 김 지사의 수행비서 김모씨를 불러 그의 2016년 11월 9일 구글 타임라인을 증거로 냈습니다. 수행비서 김씨가 당시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며 구글과 연계해 이동경로 등이 그대로 기록된 건데요. 이 타임라인과 수행비서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2016년 11월 9일 오후 5시 43분 46초쯤 수행비서 김씨는 직접 운전해 김 지사와 함께 국회에서 산채로 이동했습니다. 파주에 도착한 뒤 김씨는 산채에 들어가지 않고 근처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했고 이는 오후 7시 23분 의원실 카드 결제내역이 근거가 됐습니다. 수행비서 김씨는 식사를 마친 뒤 근처 도로에 주차하고 대기를 하다 김 지사의 전화를 받고 오후 9시 14분쯤 김 지사를 태워 김 지사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수행비서의 구글 타임라인이 당일 킹크랩 시연회가 없었다고 김 지사 측은 강하게 주장했지만 특검은 “가정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만약에 식사를 했더라도 다시 산채로 돌아와 1시간 정도 브리핑을 들었기 때문에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볼 시간도 충분했다는 주장도 반복했습니다. 1심에서는 이 같은 특검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의 동선과 킹크랩 시연회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는 우선 구글 타임라인에서 시간 등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지사는 2017년 1월 10일에도 산채를 세 번째로 방문했는데, 이날과 관련해선 킹크랩과 관련된 증언이 없었다는 게 김 지사 측의 주장입니다. 만약 11월 9일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여 승인한 뒤 킹크랩 개발이 이뤄졌다면 그 다음 방문일에 킹크랩 개발 현황이나 댓글작업에 대한 보고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이 없다는 겁니다. 또 이날은 킹크랩 로그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세 번의 산채 방문에서 가장 핵심이 두 번째 날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후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에게 텔레그램으로 댓글작업을 한 기사 링크들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는 드루킹 일당이 선플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김 지사 측의 주장이어서 킹크랩의 존재를 알았는지가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의 공모관계를 풀 열쇠입니다. 다음 재판은 25일에 열리고 경공모 회원인 ‘트렐로’ 강모씨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드루킹 김씨는 10회 공판인 9월 5일 김 지사와의 법정 대면이 예고돼 있습니다. 드루킹 일당은 다음달 14일 항소심 판결을 받게 되는데요. 이 선고공판에서도 김 지사와의 공모관계가 어떻게 판단될지가 주목됩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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