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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에 에너지인공지능연구소 들어선다

    광주시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이 손잡고 광주에 에너지인공지능(AI)연구소를 설립한다. 광주시는 미국을 방문 중인 이용섭 광주시장은 9일(현지시각) 주식회사 인코어드 최종웅 대표이사와 에너지인공지능연구소 설립과 공동기술개발에 대한 업무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코어드는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회사로, 미국의 큐에스피(QSP)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기술자금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최 대표는 LS산전 사장 출신으로 57세였던 2013년 회사를 창업했다. 1초 단위로 전기 사용량을 검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실시간 전기사용료와 전기요금을 알려주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미터(스마트 전력 계량기)인 ‘에너지톡’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고 광주시는 소개했다. 인코어드는 현재 실리콘밸리와 일본에 연구법인을 운영 중이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광주에 에너지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 독립법인을 추가 설립해 에너지 분야 인공지능 연구개발 및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광주시와 협력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인코어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혁신적 경영 마인드와 인공지능, 데이터 기술까지 모두 갖춘 최적의 상생 파트너”라며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문화콘텐츠와 함께 에너지산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일손 부족에도 직원 내보내는 日…자발적 퇴사 원하는 40대 직원들

    저효율 개선 위해 인력구성 재구축 상장 기업 17개사 8200명 희망퇴직 100세 시대에 경력 재설계 분위기도 일손 부족으로 사람 구하기가 힘든 일본에서 직원들을 조기에 내보내려는 회사는 오히려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40대 이상의 고참 사원들을 서둘러 정리하고 디지털에 특화된 젊은 인재의 비중을 높이려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황에 따른 일자리의 증가 등 일할 기회의 확대로 스스로 조기퇴직과 전직을 선택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과거 구조조정의 살풍경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상장 대기업은 모두 17개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12개사)를 40% 이상 초과했다. 희망퇴직으로 퇴사한 사람의 수도 올 상반기 약 8200명으로 지난해 전체(4126명)의 2배에 달했다. 올해 일본 상장기업의 전체 희망퇴직 규모는 2013년 이후 6년 만에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2850명을 내보낸 전자기업 후지쓰와 같이 경영부진으로 감원을 한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기업은 미래를 위한 준비 차원에서 고참사원들의 조기퇴직을 유도했다. 주가이제약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 45세 이상 직원 172명을 내보냈다. 회사 측은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 인재가 요구되는 등 기업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쿄상공리서치 관계자는 “기존 인력 감축이 대부분 ‘구조조정형’이었다면 지금은 성장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기 위해 여유 있을 때 인력구성의 재구축을 진행하는 ‘선행실시형’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여기에는 일본의 고질적인 ‘저효율성’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2017년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1시간당 47.5달러(약 5만 6000원)로 1970년대 이래 선진 7개국(G7)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의 특징은 고참 사원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인생 100세 시대’가 강조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일할 기회가 풍부해지면서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경력 재설계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전에 없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반기 희망퇴직 목표를 700명으로 잡았던 코카콜라재팬은 950명이 퇴직을 신청했고 아스테라스제약은 600명 목표에 700명, 유통기업 알파인은 300명 목표에 355명이 희망퇴직원을 냈다. 이에 비례해 전직 시장으로의 인력 유입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리쿠르트 등 일본 3대 인력정보업체의 41세 이상 전직 소개 규모는 502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했다. 또 지난해 일본의 40세 이상 전직자 수는 9년 전인 2009년의 4.7배에 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는 부당해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방식을 직접 관리에서 위탁 관리로 바꾸면서 직접 고용하던 경비원들을 대량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입주자 의사를 모아 관리방식을 바꾸는 것이 절차적·실질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뜻을 거슬러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정리해고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아파트 관리의 특성 등을 이유로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에 긴박한 재정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설·전기 등 기타 관리업무를 맡은 40여명은 계속 직접 고용한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또 “자치 관리든 위탁 관리든 아파트 관리 방식을 꼭 획일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별 또는 업무 영역별로 구분해 두 방식을 병존케 하는 것도 가능하고 근로자의 사직이나 정년 등에 맞춰 점진적으로 위탁 관리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자회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 등으로 아파트 관리 방식을 위탁 관리로 변경하고 지난해 2월 경비원 약 1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마지막 대형서점’ 마저 사라지나…존폐 위기감 확산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마지막 대형서점’ 마저 사라지나…존폐 위기감 확산

    하와이 호놀룰루 도심에 자리한 오프라인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Barnes&Noble)이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반스앤노블은 북아메리카의 초대형 서점 체인 업체로 한 때는 미국 전역에서 총 439곳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등 대형 서점의 입지를 굳건히 해온 바 있다. 특히 하와이 소재 해당 서점은 오랜 기간 동안 운영되어 온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점이라는 점에서 하와이인들에게 서점 그 이상의 의미로 존재했다는 평가다. 그렇기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존폐 위기’ 논란은 반스앤노블에 대한 향수를 가진 하와이 주민들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해당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하와이의 ‘마지막’ 남은 대형 서점이라는 명칭 덕분에 존폐 논란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초까지만 해도 하와이 주 전역에 크고 작은 약 200여 곳의 오프라인 서점이 활발하게 운영돼 왔다. 하지만 9월 현재 남아 있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은 반스앤노블이 유일한 상황. 불과 10년이 채 지나지 않는 사이 하와이의 중대형 서점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그 대신 사람들의 손에는 스마트폰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각종 서적이 유통되는 온라인 서점이 장악에 성공한 셈이다. 특히 이번 오프라인 서점의 폐점 여부 논란은 지난 2011년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매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해당 서점의 존폐 논란은 경영상의 이유에 기인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온라인 유통 업체 ‘아마존’이 북아메리카 서적 유통 시장의 약 84%를 장악한 반면 같은 기간 반스앤노블의 점유율은 2%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반스앤노블의 저조한 시장 장악력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시장 상한가 대비 반스앤노블의 가치가 0.05%를 밑돌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온라인 대세와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은 2010년대에 들어와 꾸준하게 목격돼 왔다. 지난 7년 동안 반스앤노블 본사는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자사 오프라인 서점의 수를 기존 439개에서 90여개로 크게 감축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의 득세 앞에 지난 1873년 일리노이주를 기반으로 설립된 유서 깊은 오프라인 서점 역시 경영상의 이유로 한 오프라인 매장 폐점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호놀룰루 중심에 소재한 매장만큼은 폐점 위기를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해당 매장은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대형 쇼핑몰 알라모아나(Alamoana)에 입점, 만만치 않은 임대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 남은 마지막 대형 서점으로의 입지를 굳건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 그러나 매년 존폐 논란에 휩싸인 해당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찬반 의견은 올해도 피해가지 못한 형편이다. 때문에 현지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 대비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해당 오프라인 서점의 서적 판매가에도 불구하고, 의무적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찾아서 책을 구매하자는 유의미한 움직임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하와이 주립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수업 중 해당 논란에 대한 토론이 자유롭게 진행됐을 정도다. 해당 수업에 참여했던 담당 교수와 재학생 중 다수는 오프라인 서점이 존립할 수 있다면 비교적 고가의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서점에서 직접 각종 연구 서적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오프라인 서점의 존재 이유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이들의 입장은 자녀와 함께 서점을 찾아서 시간을 보내는 등 온라인 서점이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 서점이 가진 ‘특별한 의미’에 주목하고 있는 것. 특히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지지를 보이는 이들의 경우, 온라인 유통 시장의 득세가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일부의 평가에 대해서도 ‘서점’ 만큼은 이 같은 현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하와이 오아후 섬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이현정 씨(39)는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각국에서 오프라인 대형 백화점 등의 체인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서점의 경우에는 일반 백화점이 사라지는 추세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서점은 일반 상점과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많은 수의 서점 애호가들이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책을 읽는 등 하와이 현지 서점에는 공동체적인 문화가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를 데리고 집 근처 서점에서 자녀들 숙제에 필요한 워크북을 구매하거나 구경하는 것이 큰 재미였는데, 점점 이런 재미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일리마 양(14)은 “도서관이 문을 닫는 휴일에는 서점에서 다양한 자료를 읽어가며 숙제를 하는데 도움을 받았었다”면서 “적어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왔다. 만약 서점이 폐점된다면 어디에서 책을 사고 친구들과 책을 나눠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현지 중학생 카일라 양(13) 역시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서점을 가는 것도 좋아했었다”면서 “언론과 SNS 등에서는 오프라인 대형 서점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두고 마치 하나의 당연한 현상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그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지 주민들의 오프라인 서점 운영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에도 불구, 폐점 위기에 대한 논의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앞서 하와이가 마주하고 있는 유사한 상황이 미국 대륙 곳곳에서 발생한 바 있었다는 점에서 마지막 남은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폐점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앞서 2010년대 중반 미국 메릴랜드(Maryland) 베데스다(Bethesda) 고층 건물에 입점해 있던 반스앤노블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아마존 북스 매장이 들어선 것을 회상할 때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하와이 오프라인 서점의 위기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구광모 “다가올 위기는 지금과 다른 양상”

    구광모 “다가올 위기는 지금과 다른 양상”

    “다가올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일 것입니다.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야 합니다.” 구광모 LG 대표는 24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에 사장단이 몸소 ‘주체’가 돼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 30여명은 이날 인화원에서 종일 미래 생존을 위한 고객 가치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LG 사장단은 앞으로 ‘L’자형 경기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공감하고, 사업 모델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LG는 구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시대 고객과 기술 변화를 이해하고, 소통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혁신하려는 노력을 뜻한다. LG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중심 가치를 혁신하고 ▲스마트팩토리 적용, 연구개발(R&D) 효율성 개선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확대하며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날 워크숍에선 AI를 활용해 질환 관련 유전자 정보와 의학 논문을 분석해 신약 후보군 발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R&D 전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콘텐츠를 추천하는 LG유플러스 마케팅 사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식으로 공유됐다. LG 사내 교육기관인 LG인화원 역시 AI나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대학을 출범시킨 데 이어 하반기 임직원 대상 필수 교육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도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자율주행 상용화” 현대차 2조 투자

    “자율주행 상용화” 현대차 2조 투자

    현대차가 3년 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 회사와 손잡고 약 2조 4000억원을 투자한다. 내년 중 미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에서 ‘추격자’가 아닌 기술을 선도하는 ‘개척자’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지 자율주행 플랫폼 상용화 현대차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자율주행 기술 회사인 미국의 ‘앱티브’(APTIV·옛 델파이)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차량 설계와 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차그룹과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앱티브가 손을 잡으면서 자율주행차 시대로의 진입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양 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2년까지 전 세계 완성차업체와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 사업자가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두고, 설립 인허가와 관계 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중으로 최종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 5G·AI 산업과의 협업도 예고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이번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에 20억 달러(약 2조 38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한다. 현금 16억 달러에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의 가치를 환산한 4억 달러가 더해졌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법인에 출자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40억 달러(약 4조 7760억원)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을 50%씩 나눠 갖게 된다. 이사회는 동수로 구성돼 공동경영체계를 갖추게 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 등 국내 관련 산업과의 협업도 자연스럽게 이뤄 나갈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강력한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빗썸이 만든 창투사, 벤처 투자 가속도

    빗썸이 만든 창투사, 벤처 투자 가속도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관계회사인 비티씨인베스트먼트가 블록체인·핀테크·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해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창업과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설립된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약 10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에는 포브스에서 선정한 ‘모두가 주목해야 할 아시아의 스타트업’으로 언급된 게임업체 EVR스튜디오에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블록체인 전문기업 코드박스에 투자했다. 빗썸과 손잡고 증권형토큰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코드박스는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 기반의 증권형토큰 발행, 관리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알고리즘 기반 투자플랫폼 스타트업 인텔리퀀트와 AI를 활용한 이미지 제작 플랫폼 기업인 브랜뉴테크도 비티씨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다. 이 밖에도 이뮤니스바이오, 구루미, 카카오VX, 어메이저 등 유망 벤처기업이 비티씨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말 창업투자사 인가를 받은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미국 지사장 등을 지낸 김재환 대표와 투자업계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비티씨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블록체인과 AI, 핀테크, 바이오 등 다양한 기술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의 초기부터 성장 단계까지 폭넓게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펀드 조성과 경영 서비스 등 지원 범위를 확장해 역량을 갖춘 기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92) 글로벌 빅마켓에서 승부거는 넷마블 경영진들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92) 글로벌 빅마켓에서 승부거는 넷마블 경영진들

    권영식 대표, 방준혁 의장과 21년째 동고동락 이승원 부사장, 글로벌실장으로 해외사업전담백영훈 부사장, 일본시장 성공의 1등공신넷마블 고속 성장의 비결은 장르를 불문한 우수한 개발력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준혁(51) 의장을 비롯한 넷마블의 주요 경영 리더 및 개발자회사들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빅마켓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넷마블은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지난 2015년 해외매출이 2986억원(전체 매출 대비 28%)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2조원 중 70%(1조 4117억원)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넷마블의 이러한 성장을 이끈 주역들은 넷마블 창업 초기는 물론 CJ그룹 소속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리더들이 대부분이다. 넷마블의 대표집행임원인 권영식 대표(51)는 1998년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에 몸담고 있던 시절 PC방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방준혁(51)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인연을 맺은 뒤 동고동락을 한 인물이다. 아이링크커뮤니케이션에서 온라인 영화서비스 일을 하다가 넷마블에 합류해 게임사업에 본격 발을 들였다. 권 대표는 경안고와 경희사이버대 e-비즈니스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퍼블리싱 사업 본부장으로 넷마블에 합류해 수많은 흥행 게임을 배출해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린다. 이 기간에 그의 손을 거친 게임은 ‘마구마구’와 ‘서든어택’ 등을 포함해 40종에 이른다. 권 대표는 넷마블 대표 역할을 수행하면서 2015년 6월 실적악화에 시달렸던 턴온게임즈, 리본게임즈, 누리엔 등 세 개발사를 합병한 게임 개발 스튜디오 ‘넷마블네오’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북미 등 서구권 시장 사업과 관련해 눈에 띄는 인물은 이승원(48) 부사장이다. 경북고와 서울대 신문학과, 싱가포르의 Insead Business School(MBA)을 거쳐 야후코리아 마케팅 이사를 지냈다. 넷마블이 CJ그룹 내 소속돼 있을 당시부터 CJ인터넷 해외사업부장, CJ E&M 게임사업부문 글로벌 실장으로 해외 사업을 꾸려왔다. 이 부사장은 ‘마블‘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마블퓨처파이트’의 글로벌 흥행에 기여했고, 최근 방탄소년단 매니저 게임 ‘BTS 월드’의 글로벌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넷마블의 사업기획과 더불어 일본 법인장을 맡고 있는 백영훈(48) 부사장은 넷마블의 일본시장 진출성공의 1등 공신이다. 백 부사장은 유성고,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나온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자원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CJ인터넷 일본사업총괄과 CJ E&M 게임사업부문 모바일 사업총괄장을 지내며 넷마블의 모바일 사업 기초를 세웠다. 넷마블은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매출 순위(애플앱스토어) 1위를 기록한 유일한 한국 게임사다. 2017년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올해에 ‘일곱 개의 대죄’로 다시 한번 일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기술전략담당을 맡고 있는 설창환(49) 상무는 경기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와 KAIST 대학원 전산학부를 졸업했다. 설 상무는 넷마블의 CJ E&M 소속 당시부터 게임서비스 개발실장을 역임했으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넷마블의 차세대 기술개발을 이끌고 있다.퍼블리싱 사업을 맡고 있는 넷마블 산하에는 국내외 20여개의 개발사가 포진하고 있다. 넷마블앤파크 김홍규(44) 대표는 대일외고, 서울대 전기공학과, 서울대 대학원 전기·정보공학부를 나왔다. 2000년 애니파크를 설립한 뒤 2005년 넷마블에 합류했다. 넷마블앤파크는 올해 14년째를 맞는 장수 PC 온라인 야구 게임 ’마구마구‘를 비롯해 ’차구차구‘, ’다함께나이샷‘ 등 수많은 스포츠 게임을 개발한 스포츠게임의 명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는 모바일 액션 RPG 야구게임 ’극열 마구마구‘(가제)를 개발 중이다. 넷마블몬스터를 이끌고 있는 김건(42) 대표는 광문고를 졸업한 뒤 한양대를 다니다 중퇴한 뒤 게임개발현장에 바로 뛰어들었다. 2000년에 개발사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를 설립, 2010년 넷마블 사단에 합류했다. 넷마블몬스터는 국내 게임시장의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길들이기‘를 비롯해 ’마블 퓨처파이트‘, ’레이븐‘, ’나이츠크로니클‘ 등 다수의 인기 게임을 배출했다. 현재는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신작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넷마블엔투는 양천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민관(42) 대표가 이끌고 있다. 넷마블엔투는 ’모두의마블‘, ’스톤에이지‘, ’쿵야 캐치마인드‘ 등 인기 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개발 스튜디오다. 특히 ’모두의마블‘은 2013년 출시 당시 세계 최초 실시간 4인 네트워크 대전 기능을 구현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하반기 기대신작 중 하나인 ‘A3: Still Alive’의 개발사 이데아게임즈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미국의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칼이 들어 있는 홍콩행 소포를 배송하는 바람에 중국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도 이에 맞서겠다는 모양새인 만큼, 페덱스가 밀수품이 아닌 무기를 운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허 취소 및 중국 시장 퇴출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이 든 소포가 홍콩행이었다는 점은 처벌 무게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홍콩에서는 일부 폭력 시위자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경찰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페덱스는 지난 달에도 중국으로 보낸 소포에서 운송 금지 품목인 총기가 발견돼 중국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 5월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를 돕기 위해 화웨이 소포를 잘못 배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 있는 상태다. 화웨이가 페덱스를 통해 100여개의 소포를 중국에 보내려 했으나 페덱스가 고의적으로 배달을 지연시키려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때문에 이번에 불법 혐의가 추가될 경우 중국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에 페덱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는 이미 페덱스를 블랙리스트 포함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찍히는 바람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중국의 심기를 자극하는 일에 자의 반 타의 반 휘말린 까닭이다. 중국 국유 중신(中信·CITIC)증권은 자회사 중신리앙(里昻)증권(CLSA)에 홍콩 중심가에 있는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리앙증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모회사인 영국계 글로벌 복합기업 스와이어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캐세이퍼시픽은 소속 직원 2000여 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끝에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불똥이 모회사로까지 튄 셈이다. 1946년 설립된 캐세이퍼시픽은 1948년 스와이어그룹이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의 무역과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캐세이퍼시픽도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홍콩인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널드 램 캐세이퍼시픽 고객담당자는 “8월은 캐세이퍼시픽과 홍콩에 믿기 힘들 정도로 힘든 달이었다. 이달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프랑스 BNP파리바은행도 중국 본토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캘빈클라인은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BNP파리바는 한 직원이 페이스북에 홍콩 IFC몰에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 친중 시위대를 ‘원숭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캘빈클라인 매장에서 영업시간에 한 여성 직원이 검정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며 검정 마스크는 검은색 옷차림을 한 “폭도”들을 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에도 캘빈클라인은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사과한 일이 있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는 직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문제가 된 이후 사과했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며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고 보이콧을 촉구했다.미국 나이키와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 오츠카제약,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딜로이트·KPMG·언스트영 등 글로벌 회계법인 4개사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 나이키는 일본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의 브랜드 언더커버와 협력해 출시한 한정판 운동화를 중국에서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언더커버가 “중국으로의 송환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홍콩 시위대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실이 알려진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스니커즈 신상품의 중국 출시가 좌절된 것이다. 포카리스웨트는 홍콩 방송국 TVB가 중국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가장 먼저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 ‘죄’다. 광고 보이콧 소식에 포카리스웨트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인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에 강력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역시 홍콩 반정부 시위 불똥이 튀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이 홍콩내 대표적인 반중 성향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지난달 16일 홍콩내 반중국 성향의 빈과일보(?果日報·Apple daily)엔 ‘홍콩을 사랑하는 4대 회계법인 직원 그룹’이라는 익명으로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하는 영문·중문 성명을 담은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빈과일보 창업주 라이치잉(黎智英)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목한 홍콩 반정부 시위 배후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난 5일 오전 1시 정체불명의 두 남성으로부터 자택에 화염병 테러를 당하기도 ?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글로벌 4대 회계법인에 시위 지지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비를 조달했다며 연루된 직원이 누군지 조사해 해고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영국계 은행 HSBC도 중국 정부의 타깃이 돼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 HSBC 은행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 글에서 홍콩 경찰을 모욕해 중국 본토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대출우대금리(LPR) 제도를 시행했다. 인민은행은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를 취합해 LPR을 정하는데, HSBC는 여기서 빠졌다. 인민은행의 결정이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얘기다. HSBC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때 HSBC가 제공한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패스트패션 업체 자라는 지난 2일 홍콩 내 일부 매장문을 닫았다가 중국 본토에서 몰매를 맞았다. 자라가 직원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려고 일부러 영업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라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는 홍콩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주요 200여개 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수업거부 시위를 벌이던 때로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절정에 이른 시기다. 자라는 일부 매장이 휴점한 것에 대해 “시위로 말미암은 교통마비로 일부 직원이 제때 출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폭발한 중국인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BBC방송은 “자라는 이미 지난해 대만과 티베트를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혔다”고 지적했다. 대만 차 체인인 이팡수이궈차(一芳水果茶)와 버블티 체인 ‘코코 프레시’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중국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AFP통신은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기업을 보이콧하도록 선동하면서 이들 기업이 본토에서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화웨이 “5G 보안 우려, 증거 없는 소문”

    화웨이 “5G 보안 우려, 증거 없는 소문”

    켄 후 순환회장 “통신 장비 플랫폼 개방” 15억 달러 투자해 개발자 500만명 지원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華爲)가 5G(5세대 이동통신) 보안 논란과 관련해 “증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5G 네트워크 선도 업체인 화웨이는 통신 장비를 통해 각국의 기밀 정보를 탈취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5G 경쟁에서 촉발된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이 보안 문제와 관련이 깊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18일 중국 상하이 세계엑스포전시관 및 컨벤션센터(SWEECC & SEC)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9’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의 5G 장비 보안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화웨이의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지만 증거가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올해로 4회째인 화웨이 커넥트는 최고경영진의 기조연설, 최고 전문가 토의, 기업 임원 간담회, 기술·사례 공유 등이 이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콘퍼런스로, 올해는 인공지능(AI)의 앞글자를 따 ‘지능의 진화’(Advance Intelligence)라는 주제로 열렸다. 후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화웨이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화웨이의 통신 장비 하드웨어 플랫폼을 공개해 협력 파트너사들이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도 개방해 나갈 것”이라면서 “오픈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 7800억원)를 투자해 개발자 500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성·이미지 인식 등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규율이 생겨난 상황에서 화웨이는 새로운 컴퓨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 회장은 이날 AI 기계학습(머신러닝) 플랫폼인 ‘아틀라스 900’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그는 “AI 트레이닝이 가장 빠른 클러스터로 테스트 결과 경쟁사 제품보다 10초 이상 빨랐다. 20만개 이상의 행성을 10.02초 만에 스캔할 수 있는 속도”라면서 “천문학 연구에서부터 석유 탐사까지 다양한 과학 연구 분야와 비즈니스 혁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 커넥트 행사는 20일까지 3일간 열리며, 5G·AI·클라우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취재진 등 2만여명이 현장을 찾는다. 상하이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전자·제약·건설 등 불황 속 인건비 상승 전체 평균 연봉 감소… 기존 사원에 ‘불똥’ 최고 20% 등 능력별 차등 인센티브도 “연공서열형 임금제도 붕괴 가속화 조짐”일본 기업의 취업 문호가 확 넓어졌지만 한국 청년들이 별로 내켜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대보다 너무 낮은 급여 수준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일본 기업의 월평균 초임은 대졸 신입 20만 6700엔(약 229만원), 고졸 신입 16만 5100엔(약 183만원)이었다. 교통비·주거비 등에서 한국 기업보다 지원이 많다고는 해도 당장 액면 월급이 우리 돈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면 선뜻 일본행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만성화된 인재 부족 현상 타개를 위해 최근 일본 기업들 사이에 신입사원 초임 인상 바람이 거세다. 청년층, 디지털 특화형 인재들을 다른 회사보다 한발 앞서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압력을 받게 되는 법. 신입사원 급여 인상은 중장년층 사원들의 시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손 부족 현상이 일본의 오랜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커다란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업들의 초임 인상으로 전자, 제약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을 중심으로 중장년 고참사원들의 상대적 불이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초임 인상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인력난이 특히 심각한 건설업계다. 일본의 5대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은 지난해 4월 대졸 초임 월급을 1만엔 올린 24만엔으로 조정했다. 올 4월에는 가시마 등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도 대졸 초임을 24만엔으로 맞췄다. 유니클로를 만드는 패스트리테일링은 내년 봄 대졸 초임을 지금보다 20% 정도 높은 25만 5000엔으로 올릴 예정이다. 초임 인상에 그치지 않고 신입사원 급여를 능력에 따라 차등화해 인센티브로 연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소니는 인공지능(AI) 등에서 높은 능력을 갖춘 인재의 급여를 올해부터 연간 최대 20% 더 높게 책정했다. 최근 경영 여건이 나빠진 전자업계의 경우 초봉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전체 평균 연봉은 감소세에 있다. 그 타격은 고스란히 기존 사원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근로 방식 개혁으로 잔업이 줄면서 짭짤했던 초과근무 수당도 감소했다. 한 전자회사의 50대 직원은 “10년 전 50대보다 지금 50대의 급여가 더 적은 것은 솔직히 억울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초임 인상은 기업의 전체 인건비 예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일손 부족 해소와 디지털 인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느 한쪽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데, 결국 중장년의 주름살이 깊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초임 상승 폭을 공표하는 기업은 많지만, 중장년의 임금을 어느 정도로 억제하고 있는지 밝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전체 얼개를 알 수 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40~44세 남성의 평균 연봉은 2008년 797만엔에서 2018년 726만엔으로 10년 새 71만엔(8.9%)이 줄었다. 45~49세도 같은 기간 약 50만엔이 감소했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의 연령대인 20~24세와 25~29세는 같은 기간 각각 15만엔과 17만엔씩 연봉이 늘었다. 급여가 연령이나 근속연수에 비례했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결과다. 야시로 나오히로 쇼와여대 교수는 “인력 부족 및 외국 기업과의 인재 쟁탈전 등으로 젊은층의 급여가 높아지면서 임금 상승 커브가 완만하게 변했다”며 “중장년층은 겨울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기업 수익의 확대 기조가 정체될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임금에 충당할 재원이 부족해져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붕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의정부 을지대병원, 5G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

    2021년 3월 개원 예정인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에 5G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입된다. 특히, 공사 단계에서부터 5G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은 국내 최초여서 5G 기반의 최적화된 스마트병원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을지재단은 LG유플러스와 지난 10일 ‘5G 기반 인공지능 스마트병원(AI-EMC) 구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무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이 보유한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상호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마련해나가는데 합의했다. 협력 범위는 ▲스마트병원 시스템 운영을 위한 을지대병원 5G 기반 유무선 통신인프라 구축 ▲환자 중심 정밀의료서비스 구현을 위한 AI 기반 솔루션 인프라 제공 ▲의료진 업무 효율 극대화를 위한 IoT, 위치 기반 솔루션 제공 ▲환자 및 보호자 편의성 제고를 위한 AR, VR 활용 5G 특화서비스 공동개발 ▲AI-EMC 구축에 필요한 의료특화 솔루션 및 단말 인프라 제공 등이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5G 기반의 다양한 의료서비스의 변화로, 병원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전망이다.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의료활동 및 프로세스 전반의 고효율화다. AI 음성녹취를 통한 의료기록 정보화, 교육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는 VR 간호 실습, IoT 기반의 위험약품 위치 및 이동경로 관리 등을 통해 유익성과 안전성이 강화된다. 환자 및 보호자의 편의성도 한층 높아진다. 격리 환자의 감염 예방, 보호자의 실감형 원격 면회 가능한 360도 VR 병문안,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가상현실 힐링, 안정적인 수면과 공기질 체크가 가능한 IoT 병실 등을 통해 보다 편안한 병원 환경 조성이 가능해진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플랫폼 도입과 더불어 디지털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병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60년 넘게 의료와 교육의 외길을 걸으며 고객중심경영을 지향해온 을지재단은 ‘AI-EMC’ 시스템을 통해 고객 맞춤형 정밀의료서비스를 제공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재용 “지금까지 없던 기술로 새 미래 만들어야”

    이재용 “지금까지 없던 기술로 새 미래 만들어야”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지속적이며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새로운 기술을) 꼭 해내야 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찾은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이다. 서울R&D캠퍼스를 비롯해 세계 14개 연구 거점에서 1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기술 및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받은 뒤 차세대 통신기술, 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증강현실(AR) 등의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인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와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은 지난해 AI, 5G(5세대 이동통신), 자동차 부품(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와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 코넬 공대 대니얼 리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는 한편 글로벌 선진 연구자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을 병행하는 등 AI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해 경영활동 재개 직후 유럽과 북미 등지로 출장을 다니며 글로벌 석학들을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핵심 인재 영입에 직접 나서 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0회 홍릉숲길 산책’ 편이 지난 7일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한반도를 강타한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려대역에 집결했다. 이날 코스는 정릉천~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산림과학원)~KAIST 경영대학~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세종대왕기념관 순이었다. 그러나 역대 태풍 중 최대 순간 풍속 5위를 기록한 링링의 맹렬한 기세 앞에 홍릉수목원은 폐장됐고, 정릉천 입장도 통제됐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작 KIST 본관과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직접 볼 수 없었다. 전북 나주로 이전한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서울바이오허브로 변신하기 위해 마무리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참석자들은 홍릉수목원 해설을 위해 특별 초빙한 임혜란 숲 전문가에게서 듣는 숲과 생태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랬다.1922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제1세대 수목원 홍릉수목원이 자리한 동대문구 청량리는 조선시대 흥인지문(동대문) 밖 청량리계에서 기원한다. 신라 말에 창건된 고찰 청량사에서 이름을 땄다. ‘동국여지승람’과 ‘고려사절요’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청량사는 삼각산 아래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의 홍릉수목원과 영휘원 일대가 옛 절터였다. 명성황후가 묻혔던 홍릉을 조성하면서 현재의 자리로 비켜났다. 일제강점기 만해 한용운이 잠시 머물기도 했다. 조선시대 흥인지문과 혜화문, 광희문에서 중랑천까지 10리를 동교라고 불렀다. 이 중 성북천과 정릉천, 석관천을 낀 청량리에는 왕실소유의 논(적전)을 두고 왕이 농사를 짓는 선농단과 국립 구휼기관이자 공용숙소였던 보제원을 뒀다. 용두동, 제기동, 전농동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청량리는 제례의 공간이었다.청량리는 능행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선왕의 무덤을 찾아가는 능행은 ‘조선 최대의 정치쇼’였다. 왕은 능행을 통해 선왕의 권위를 물려받기를 원했으며, 백성들은 능행에서 왕의 존엄을 실감했다. 청량리는 왕실 최대의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길목이었기에 행차 구경 기회가 많았다. 능행길은 대개 창덕궁~흥인문~우장현(장위동 고개)~안락현(봉화산 뒷길 화랑로)~동구릉으로 이어졌다. 통상 3000명에서 6000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니 동시대인에게는 엄청난 구경거리였다. 그 장관과 화려함은 청계천변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조성된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청량리는 명성황후의 홍릉과 더불어 유명세를 떨쳤다.명성황후가 비명에 간 지 2년째 되던 1897년 11월 21일에야 국장이 거행됐다. 이날 새벽 4시 100개의 황등롱과 2600개의 홍등롱, 40개의 대철촉롱 불이 밝혀진 상태에서 상여는 경운궁(덕수궁)을 출발했다. 상여는 청계천 신교~혜정교~이석교~초석교를 차례로 지나 흥인문을 통과한 뒤 동관왕묘(동묘)~보제원(안암동 로터리)~한천교(중랑천 다리)를 거쳐 청량리 홍릉에 도착했다. 1907년 10월 7일 순종의 능행기록에는 오전 8시에 경운궁 대한문을 나서 종로~흥인문~안감천(성북천)~용두리~청량리를 거쳐 홍릉에 도착했으며 오후 6시에 환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919년 고종 국장 때 명성황후의 능이 남양주 금곡 홍유릉으로 이장돼 합장될 때까지 22년간 능행 때마다 청량리 일대는 인파로 북적였다. 홍릉의 신화는 짧았지만 강렬했다.청량리의 장소성은 전차의 등장과 함께 변모했다. 1899년 개설된 청량리선 전차는 1911년 경원선, 1939년 경춘선 및 중앙선 철도 개통과 함께 청량리의 장소성을 서울 동부지역 교통요충지로 바꿨다. 1974년 지하철 1호선의 개통은 또 한 번의 변신이었다.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를 연결하는 8.1㎞ 구간의 청량리선 전차는 고종의 능행 편의와 능행 비용을 줄이려고 부설한 것이었다. 정작 고종은 전차가 상여를 닮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꺼렸다. 실제로 고종이 전차를 타고 홍릉에 행차한 기록이 거의 없다. ‘독립신문’ 1899년 10월 17일 자에 “금번 능행하실 때 전차를 타신다는 말이 있다더라”는 기사가 남아 있을 뿐이다. 1994년에 발간한 ‘동대문구지’에 따르면 명성황후의 국장이 치러질 무렵 혜화동 주민 홍태윤이 자비를 들여 동대문 밖에서 홍릉에 이르는 길의 양편에 배롱나무를 심었는데, 이 가로수는 성 안팎을 통해 유수한 가로수길로 손꼽혔다고 한다. 아쉽게도 1933년 도로를 넓히면서 모두 베어 버렸다. 1917년 ‘신문계’ 제5권 제2호에 발표된 ‘경성유람기’라는 글에 함경남도 금성에 사는 이승지가 평양역에서 경원선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내린 뒤 전차 편으로 종로까지 가는 행로가 그려져 있다. 미국인 여행가 버튼 홈즈가 쓴 ‘홈즈의 동방나들이’에도 옛 청량리 전차풍경이 일부 묘사돼 있다. 정류장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전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사고가 빈발했다고 한다. ‘홍릉시대’는 옛말이 됐다. 동대문~신설동 로터리~경동시장~청량리 로터리에 이르는 간선도로의 이름은 홍릉로가 아니다. 1966년 시내 35개 주요 가로의 이름을 정하면서 1908년 13도에서 모인 항일의병을 이끌고 ‘서울진공작전’을 지휘한 의병장 허위의 호를 따 왕산로라고 명명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던 홍릉은 축소됐다. 지금의 흥릉길은 왕산로와 청량리 로터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나타나는 500m의 샛길에 불과하다. 명성황후가 떠난 홍릉에는 임업시험장, 영휘원(순헌황귀비 엄씨의 능)과 숭인원(영친왕의 맏아들 진의 능)이 스며들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1966년), 세종대왕기념관(197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1978년), 한국국방연구원(1979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1996년), 한국콘텐츠진흥원(2009년) 등 각종 기관단체가 속속 들어서면서 교육과학안보연구단지로 변모했다. 문학작품 속의 청량리는 어떤 모습일까. ‘벙어리 삼룡’의 작가 나도향은 1924년 ‘개벽’에 실린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에서 “오늘은 동대문서 청량리를 향해 떠나게 되었다. … 시골 나무장사와 소몰이꾼들의 ‘어디여, 이놈의 소’하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탑골승방 영도사 또는 청량사 들어가는 어구는 웬일인지 전보다 더욱 쓸쓸해 보인다”고 1920년대 어느 전차 차장의 시선을 통해 한적한 시골동네 청량리를 묘사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도 1935년 ‘삼천리’에 발표한 ‘이성 간의 우정론’이라는 글에서 “… 날도 따뜻합니다. 우리 청량리로 산보나 가십세다. … 맑고 푸르고 높은 늦은 봄날 오후에 청량리 공기는 시원하였다”라고 청량리를 예술가들의 인기 산책코스로 소개했다. ‘탁류’의 작가 채만식은 1932년 ‘동광’에 실린 ‘청량리의 가을’에서 “청량리를 나가서 지금 경기도 임업시험장이 된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 내가 이곳을 처음 간 것이 작년 가을인데 미상불 서울 근교에서 하루의 산책지! 더욱이 가을날로는 매우 좋은 곳인 줄 여겼습니다”고 청량리의 가을을 예찬했다. 1960년 ‘사상계’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는 “… 청량리 밖 떡전거리에다 양계장을 꾸며 놓은 것은 지난해 이른 봄이었다. … 후생주택을 비롯해 인가들이 들어서서 한 해 동안에 일대가 아주 변모해 버렸다. … 양계장에서 가깝대야 회기동 파출소 앞까지 한참 나가야만 다방이 있는 것이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후반 공공주택의 공급과 함께 양계장에서 주거지로 조성되기 시작하는 청량리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1차 정릉천 따라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14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서경대)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지난달 27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사설격인 ‘종성’(鐘聲) 칼럼의 졸가리는 이렇다. “미국의 일부 인사는 중국이 미국의 공격에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 중국은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중국은 어떠한 도발에도 반드시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반드시 싸울 것이다.”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중국 측 전화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발끈하며 대미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실태까지 고발당한 것이다. 미국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Foxconn)이 아이폰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임시직 노동자를 과다 채용해 중국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노동자관찰’(中國勞動觀察·China Law Watch)이 앞서 8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법 노동행위 실태를 고발해온 CLW는 이 공장에 위장 취업해 감시 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파견직 임시 노동자의 비율이 지난달 기준 5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법이 최대 10%로 규정한 임시직 노동자 비율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CLW에 따르면 임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유급휴가와 병가를 비롯해 의료, 연금,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학생들인 일부 임시직 노동자들이 개학에 맞춰 8월 말에 학교로 돌아간 뒤 이 비율은 30%까지 낮아졌지만 중국 노동법이 정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CLW는 비판했다. CLW는 이어 정저우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이 생산량이 많은 기간에 매달 최소 10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고, 초과 노동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공급망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책임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부담을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중국 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보고서가 애플의 아이폰 신작인 ‘아이폰 11’과 애플워치 신제품 등을 발표하는 시점에 나와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애플은 10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임시직 노동자 비율이 우리의 기준을 넘었다”며 “폭스콘 측과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들과 공조해 즉각 개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폭스콘도 자체 조사를 거쳐 노동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폭스콘 중국 현지공장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생산하는 폭스콘의 후난(湖南)성 헝양(衡陽) 공장에서 16~18세 청소년 인턴들을 불법적으로 야간·초과 노동에 투입한 사실이 밝혀진 뒤 경영진 2명이 해고됐다. 지난해 1월에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2010년 폭스콘 광둥(廣東)성 선전 공장에서 노동자 10여 명이 저임금과 야근 등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2년 1월에는 폭스콘 우한(武漢)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화웨이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수년간 암암리에 화웨이에 했던 ‘아홉가지 죄(罪)’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판했다. 그 아홉 가지 죄는 ▲화웨이 전현직 직원들을 협박·회유해 미 정부를 위해 일하도록 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이나 협력 파트너를 수사·압류·체포했으며 ▲함정을 파고 화웨이 직원을 사칭해 사건을 꾸며내 화웨이에 불리한 근거없는 소송을 시도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부당하게 화웨이 내부 네트워크와 정보시스템을 정탐했으며 ▲ 미국 연방수사국(FBI) 소환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에게 화웨이 정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화웨이와 상업적으로 협력하거나 분쟁이 있었던 회사를 동원해 화웨이에 대한 근거없는 소송을 진행했으며 ▲화웨이에 대해 허위·부정적 뉴스를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과거에 완결된 민사 안건을 끄집어 내 기술탈취 혐의를 이유로 선택적으로 조사를 벌이거나 기소했으며 ▲공갈과 비자 거부, 화물압수 등 방식으로 화웨이의 정상적 비즈니스 활동과 기술교류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를 겨냥한 제재 공세가 거세진데 대해 적극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대미 반격을 위해 미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도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개월 전부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상무부의 관리들을 동원해 자국 기업들의 공급사슬 구조와 미국에 대한 위험 노출도를 조사해왔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 오포, 비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양국이 보복 악순환으로 무역전쟁이 격화할 때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파악하려는 조치이자 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미국 무역 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을 때와 시점이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WSJ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같은 규모의 반격을 가할 때 자국 기업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이번 조사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연일 격화하면서 중국 희토류 업계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을 공식 지지하며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가 소속된 이 협회는 ”미국 소비자들은 미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카드 사용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자석과 모터, TV, 스마트폰, DVD 플레이어, 발광 다이오드,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은 물론 레이더, 센서 등 군사 무기에까지 두루 쓰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는 미국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금지 보복으로 일본이 투항하게 만든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보수’ 교수 200명 “曺 지명 철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두고 대학생들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수 성향 교수들도 가세해 조 후보자와 문재인 정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현직 대학 교수 200여명은 5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조 후보자를 지명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터진 뒤 학계에서 처음 나온 시국선언이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교수와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 보수 인사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각종 특혜, 탈법 및 위선으로 국민의 공분을 산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을 통해 그 죄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 총학생회는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특히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몰랐다”고 답한 것을 두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는 9일 관악캠퍼스에서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엑스박스’ 이젠 스마트폰으로 즐긴다

    ‘엑스박스’ 이젠 스마트폰으로 즐긴다

    내려받지 않고 인터넷 되면 어디든 OK 모바일 인프라·5G망·게임 커뮤니티 훌륭 다른 이통사 고객에도 서비스 확대 계획다음달부터 한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정용 콘솔 게임 엑스박스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내려받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은 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 중인 MS와 협력해 이 회사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다음달부터 시범 서비스 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장엔 MS의 카림 초우드리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CVP)도 참석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에 게임을 내려받거나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서버 자체에서 게임이 구동되기 때문에 저사양 기기에서도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 등의 통신망만 있으면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의 미래’ 또는 게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 4월 말 보고서에서 지난해 3억 8700만 달러(약 4700억원)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2023년 25억 달러(약 3조 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엑스클라우드는 엑스박스 게임들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혁신 기술로, SK텔레콤은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두 회사의 협력은 지난 3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후 지난 6월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인 ‘E3 2019’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SK텔레콤 유영상 MNO사업부장과 MS 필 스펜서 게임 총괄 부사장(EVP)이 만나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훌륭한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 최첨단 5G 네트워크, 강력한 게임 커뮤니티 등이 MS의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국으로 한국이 선택받은 이유로 꼽힌다. 다음달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는 SK텔레콤의 5G·LTE(4G) 고객 체험단이 엑스클라우드를 경험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이후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에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 초기엔 무선 컨트롤러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계란에 인생 걸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계란에 인생 걸다

    美서 박사학위… 양계장 가업 이어 폴리페놀 코팅 무항생제 계란 생산“아버지가 하시던 양계장에서 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까지 땄지만 계란에 인생을 건 충남 당진 한솔양계 대표 황한솔(43)씨는 “남들이 ‘공부를 계속하지 그러느냐’고 물으면 ‘이것도 공부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계란 생산에 인생을 걸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에서 6만 마리 규모의 양계장을 운영한다. 그는 지난 2월 국내 최고 과학대학인 KAIST 연구팀과 ‘폴리페놀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해 1등급 무항생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이 기술로 계란을 코팅하면 대장균 100%, 살모넬라균 90%가 제거된다. 폴리페놀은 식물에서 추출한 화학물질로 항산화 성분이 있어 알츠하이머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양계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17년 3월이다. 서울대 체육교육과 학·석사에 이어 미국 인디애나 블루밍턴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다. 황씨는 “40년간 양계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가업을 잇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양계산업 공부에 땀을 흘리며 초기 혼돈을 극복해 갔다.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은 KAIST팀과의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전량 황씨의 1등급 무항생제 계란만 구입한다.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도 인기가 많다. 황씨는 “명지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로도 있지만 주업은 양계”라면서 “국비 등 18억원을 받아 짓는 계란유통센터가 내년 초 완공되면 일자리 50개가 새로 생기고, 이웃 양계장들의 계란까지 구입해 줘 판로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작은 나눔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6일 막 오르는 ‘IFA 2019’ 관전 포인트 셋

    LG, 탈착식 듀얼스크린 V50S 씽큐 선봬 삼성, 내구성 키운 갤럭시 폴드 공개 관측 가전 생태계, 스마트씽큐 vs 패밀리허브 中 공세 여전… 참가 기업 40% 이상 달해 대화면 스마트폰 경쟁 체제, 데이터를 읽는 가전,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도 여전히 건재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세력…. 오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확인할 트렌드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IFA에도 전 세계 52개국에서 1840여개 기업 및 관련 단체가 참가해 미래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IFA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스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뿐 아니라 모바일·스마트폰 영역에서도 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LG V50S 씽큐’를 IFA 무대에서 공개한다. 두 개 화면을 탈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폰은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 옵션”이란 외신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IFA에서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갤럭시 폴드는 지난 4월 미국 출시 예정이었지만, 언론 리뷰 과정에서 스크린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시가 연기됐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화면 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할 수 없도록 내구성을 키운 폴더블폰을 IFA 공개일인 6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듀얼스크린폰에 폴더블폰이 가세하면서 하반기에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폰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IFA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꾸준히 소개했다. 올해엔 특히 브랜드별로 정돈된 스마트 가전 생태계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가전 연결의 중심을 냉장고, TV, AI 스피커 중 어디에 둘 것인가’라거나 ‘어떤 네트워크로 가전을 연결할 것인가’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스마트 가전 생태계 전체를 선보일 전망이란 뜻이다. 삼성전자는 IoT 기술 기반 패밀리허브, LG전자는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씽큐와 연결된 생태계를 제시할 예정이다. 새 기술이 열어 갈 미래상을 조망하는 부대 행사인 IFA+서밋은 올해 주제를 ‘데이터이즘의 부상’으로 정하며, 기업들의 성과를 설명할 이론적 틀을 제시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 공세는 올해도 여전할 전망이다. 참가 기업의 40% 이상인 780여곳이 중국 기업이다. 중국 화웨이의 리처드 유 가전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이후 3년 연속 IFA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2016년 말, 전국에 들불처럼 촛불을 번지게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지난 29일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모두 다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2심 재판을 다시 해야한다고 사건을 돌려보내는 바람에 대법원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최종 판단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하급심에서 엇갈렸던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정리가 이뤄졌습니다. 대법원은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존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된 말 세 마리는 실질적인 처분권을 최씨가 가진 것으로 뇌물이 맞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대체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과 비슷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액의 액수가 이 부회장의 1심에서는 89억원, 2심에서는 36억원이었고 박 전 대통령의 1심에서는 72억원, 2심에서는 86억원이었는데 대법원은 86억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2심과 같은 거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을 심리한 지난해 서울고법 형사4부의 재판장은 김문석 부장판사였습니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동생으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사법연수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2심 선고뒤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정형식 회생법원장으로 이동 반면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석방되도록 한 2심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부회장은 다시 실형을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이었던 ‘삼성 뇌물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판단이 된 것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의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는 이 판결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파면 청원이 올라가 23만여명이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하며 파면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청원 내용을 대법원에 전달해 사법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고요. 정 부장판사는 지난 2월 고위법관 정기인사에서 서울회생법원장이 됐습니다. 물론 재판부의 판단은 재판장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세 명의 법관들의 합의로 이뤄집니다. 각각의 주심판사도 별도로 있죠. 그러나 1·2심에서는 대법원보다 재판장의 영향력이 크다고 여겨지니 판결에 대해선 재판장이 가장 주목받기 마련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이 부회장 2심 판결이 논란을 키운 것은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기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1심에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지목한 삼성 뇌물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뒤집어 “정치권력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거액의 불법·부당대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의 투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모습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으며 피고인들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법, ‘이재용 2심’ 뒤집어…일부 확정하면서도 “원심 판결이유 일부 적절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로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했지만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은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아 뇌물로 제공되지 않았고,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코어스포츠에 준 용역대금 36억여원만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총 213억원에 달한 뇌물 약속금액과 말 보험료(2억여원), 선수단 차량 3대와 말 수송차량 1대(5억여원) 역시 최씨에게 뇌물로 전달됐다는 증명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됐습니다. 대법원은 말 세 마리를 제외한 다른 승마지원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2심 판단대로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독일 KEB하나은행의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용역대금을 보낸 것이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2심의 무죄 판단도 이날 확정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받아들이는 혐의들에 대한 판단들에 이러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원심(2심)의 판결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표현은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대한 증거능력 판단을 비롯해 대법원 판결에서 총 다섯 차례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법을 잘못했거나 심리를 충실하게 하지 않아 잘못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의 판단을 하지만 그 이유나 과정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 대한 불만 또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법원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세 명의 대법관은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이 옳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조희대·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최씨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사이에 말들의 소유권이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최씨에게 넘겨주기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말 세 마리를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원합의체 다수 대법관들이 말의 처분권한이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인정한 근거들이 “막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11월 말(살시도)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서를 작성해 달라는 삼성 측 요구와 말 패스포트의 ‘마주(말 주인)’로 ‘삼성전자’가 적혀있는 것을 두고 최씨가 “삼성에서 말을 사주기로 다 결정이 났는데 왜 삼성 명의로 됐느냐”며 화를 낸 것, 그러자 이후 박 전 사장이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 등의 문자를 보낸 것,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단독 면담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 유망주에게 좋은 말을 사줘라”라고 말한 것 등만으로 최씨에게 말의 처분권이 넘어갔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주심 조희대 비롯 안철상·이동원 대법관 “이재용 2심 판결 옳다” 또 세 명의 대법관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이 있었다거나 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2심과 같은 판단을 내놨습니다. “(이날 선고된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원심판결 이유 중 부가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을 오해하여 원심의 판단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청탁과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니 2심과 같이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여원도 뇌물이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의견을 낸 세 명 가운데 조희대 대법관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주심이었습니다. 나머지 다수 의견의 판단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이 대부분 이어졌습니다. 특히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 쟁점들에 대한 판단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파기환송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실수’가 뒤늦게 지적됐습니다. 바로 공직선거법 때문입니다. 선거법 18조 3항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재직 기간 중에 받은 뇌물과 관련된 혐의들이 다른 혐의들과 재판을 받은 경우 형을 분리해서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뇌물죄 형량에 따라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시작돼 1·2심을 거치며 왜 한 번도 분리선고가 되지 않아 대법원에서 절차적 이유로 파기환송이 되었을까요. ●박근혜 파기환송… ‘뇌물죄 분리 선고’ 왜 놓쳤나 많은 판사들은 해당 조항이 공직선거법에 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포함돼 있으면 당연히 분리해 선고를 하지만, 다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또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의 여러 죄명과 혐의들이 방대한 가운데서 공직선거법의 조항을 놓칠 수 있다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사실은 18가지로 적용되는 죄명은 5가지였습니다. 워낙 쟁점이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이어가다 보니 그야말로 기본적인 조항도 신경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검찰도 애초에 분리해서 구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의 1·2심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1심에서 재임 시절 뇌물 혐의에 대해 분리 선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 전 대통령의 사건은 현재 항소심 단계에 있으니 항소심에서는 뇌물 혐의를 분리 선고해 같은 이유로 재판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은 없을 듯 합니다. 2017년 10월부터 재판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법정에 나오지 않고 항소와 상고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또 다시 박 전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대법원이 뇌물 혐의 분리선고 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판단을 한 부분은 검찰과 특별검사팀이 상고한, 2심에서 무죄로 나온 부분들에 대해 상고기각 판결을 한 것이 전부입니다. 대기업 18곳에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총 774억여원을 모금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2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기업들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됐습니다. ●‘박근혜 2심’ 분리 선고 및 강요죄 판단 외 대부분 확정될 가능성 대법원은 분리 선고를 위해 무죄를 확정한 부분 외의 나머지 2심에서 유죄 판단됐던 부분들을 전부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는데요. 아마 대체로 환송 전 2심 판결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지만 한 가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을 비롯해 기업들에 대한 강요 혐의입니다. 1·2심에서도 직권남용은 무죄가 선고됐지만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기업들을 압박했다며 강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이 됐는데, 대법원이 이날 선고에서 최씨의 사건에 대해 판단하며 일부 강요죄를 무죄 취지로 결론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뇌물 혐의를 따로 선고하지 않은 절차적 실수와 강요 혐의에 대한 판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판단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으니 박 전 대통령의 2심 판단이 매우 방대했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쟁점들을 비교적 제대로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파기환송심은 이르면 9월 말부터 서울고법에서 열리게 됩니다. 대법원에서 사건기록이 넘어오고 파기환송심이 접수되는 데 2~3주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부회장의 형량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석방돼 경영활동에 매진했던 이 부회장은 다시 올해 가을과 겨울, 법원을 오가며 실형이 선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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