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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계약 호재 속 내우외환 K반도체 흔들리나

    장기계약 호재 속 내우외환 K반도체 흔들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호황기에 진입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대내외적인 악재에 직면했다. 주요 고객사들과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전쟁과 터보퀀트 변수는 물론 노조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31일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수요가 꼭짓점을 찍고 내려오는 ‘피크아웃’ 단계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개월 연속 상승하던 PC용 D램 범용 제품의 3월 평균 가격은 전달과 같은 13달러에 머물렀다. 구글의 신기술 ‘터보퀀트’는 미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다. 메모리 사용 효율을 최대 6배 높여주며 적은 양의 반도체로 고성능 AI 모델 구동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전만큼 많은 메모리를 새로 살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미국 마이크론 주가는 3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31일 16만 7000원으로 전일 대비 5.16% 내렸고, SK하이닉스는 7.56% 급락한 80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헬륨 등 특수 가스의 수급 노선 점검이 시급해졌다. 소재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물류 불안이 지속될 경우 생산 최적화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또 에너지 비용 상승과 항공 운임 할증료 등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하면서 매출 성장세와는 별개로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내부 경영 리스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93.1%의 찬성률을 기록한 노조의 ‘5월 총파업’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최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노조와 대화에 나섰으나 성과급(OPI) 산정 기준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노조가 업계 최고 대우 약속에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사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ADR) 상장을 공식화했으나, 최대 15조원 규모의 신주 발행 방식에 대해 주당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반발이 일부 나오면서, 경영진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복합 변수들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우선 시장의 관심은 양사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쏠린다.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지와 원가 상승 압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방어했는지를 증명하는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 [사설] 보상 늘려도 협상 결렬… 반도체 경쟁력 갉는 제 발등 찍기

    [사설] 보상 늘려도 협상 결렬… 반도체 경쟁력 갉는 제 발등 찍기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결국 멈춰 섰다. 회사는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고,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넘는 특별 포상까지 제시했다.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를 포함한 파격적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노조는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교섭을 중단했다. 이번 협상 결렬은 보상 수준뿐 아니라 성과 배분 구조를 둘러싼 이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회사는 유연한 보상 체계를 유지하려는 반면 노조는 이를 제도로 고정하려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사업부 간 격차를 확대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노조안이 적용될 경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내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급등하던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투자 속도와 재무 여력이 곧 경쟁력이다. 이익을 고정적으로 배분하는 구조가 자리잡으면 미래 투자와 불황 대응 여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산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기업 역시 책임이 있다. 성과급 기준의 불투명성과 사업부 간 격차가 누적된 불만을 키운 측면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이를 제도 경직화로 풀 경우 또 다른 왜곡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처럼 변동성이 큰 산업일수록 보상 체계는 유연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중단 자체가 리스크다. 생산 차질은 곧 시장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공급망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는 그 파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기 보상에 매달린 충돌이 투자 여력을 갉아먹는다면 그 부담은 결국 모두에게 돌아간다. 반도체 경쟁의 골든타임을 스스로 흔드는 선택은 피해야 한다.
  •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올해 중국 춘제(春節) 최고의 인기 스타는 휴머노이드였다. 춘제 갈라쇼에서 휴머노이드들이 공중제비를 돌고 아이들과 쿵후 약속 대련을 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전파를 탔다. 지난해 빨간 손수건을 들고 뒤뚱뒤뚱 어색한 걸음걸이로 오와 열을 맞추는 수준의 군무에도 세계가 경탄했는데 중국의 휴머노이들은 불과 1년 사이 오작동으로 넘어진 척 연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가 신속하게 발전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관련 법률의 부존재다. 중국에서 법률은 목동이 양떼를 몰 듯 처음에는 앞서 나가는 현실을 방임하는 것 같지만 선을 넘어 과하게 무리를 벗어나는 양은 엄하게 통제하는 패턴을 띤다. 가성비 높은 인공지능(AI)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 회사 딥시크는 2023년 7월 설립됐는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사무처가 반포한 ‘생성형 AI 서비스 잠정 관리 방법’은 같은 해 8월부터 시행됐다. 올해 춘제에서 휴머노이드가 세상을 놀라게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말 공업과정보화부 산하 ‘휴머노이드 및 현물형 AI 표준화 기술위원회’는 관련 표준 시스템(2026년판)을 반포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체인 전반, 라이프 사이클 표준에 관한 중국 최초의 국가 차원 규정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법률 통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평가된다. 신흥산업 굴기에는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박자를 맞추는데 항저우시가 제정한 ‘현물형 AI 로봇 산업 발전 조례’에는 중국 지방법규 최초로 휴머노이드에 관한 정의 규정을 뒀다. 중국의 이런 쌍끌이 법규 시스템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며 관련 산업의 파이를 키움과 동시에 규제 감독의 그물코도 촘촘하게 만들어 간다. 중국도 최고인민회의나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이 있지만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현물형 AI와 같이 낯선 분야들은 현업 부서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 수준의 급이 낮은 법규들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렇듯 ‘장밋빛 현실이 법률적 당위를 선도하는 시스템’은 중국의 빠른 성장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이러한 중국 시스템은 최대한 여러 부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많은 이익단체 의사를 수렴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해 법률을 제정하려는 우리의 사고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이를 보여주기식 산물로 폄하하며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해 우리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기술이 서방으로 가면 진출, 중국으로 가면 유출이라고 평가하는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하에서 일등, 선두, 격차를 강조하는 우리의 대안들이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는 법률을 대하는 시각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서의 다름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름을 우열로 인식하지 말고 서로 다름 속에서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노력일 것이다.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제네시스에 ‘손 떼고 주행’ 적용”… 현대차, 피지컬AI 선두 향해 질주

    “제네시스에 ‘손 떼고 주행’ 적용”… 현대차, 피지컬AI 선두 향해 질주

    하반기 G90 레벨2+ 자율주행 탑재 2030년 총 840만대 생산체제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 글로벌 생산 능력 840만대 이상 체제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고속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주행할 수 있는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제네시스 신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3’ 지위를 공고히 하고, 소프트웨어중심차(SDV)와 로보틱스를 축으로 한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전략을 현지화, 지역별 특화 상품,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이라고 규정하고 이런 비전을 밝혔다. 그는 “미국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본격화하고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에 신규 생산 거점을 구축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그룹 기준 글로벌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준 약 720만대 수준인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84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쟁 업체인 도요타(연 1000만대)와 폭스바겐(약 900만대)과의 격차를 본격적으로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고수익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연간 100만대 수준인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대까지 끌어올리고, 인도 푸네 공장에서는 25만대 규모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총 36종의 신차를 투입하고 2027년부터는 한번 충전으로 965㎞ 이상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도 선보인다. 2030년 이전 중형 픽업트럭을 출시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원을 투자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 약 39조원(260억 달러) 상당의 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는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 체계도 구축한다. 자율주행 전략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적용하는 ‘단계적 고도화’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 출시되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 부분 변경 모델에 레벨2+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다. 레벨2+는 전방을 주시하는 등 일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과도기적 기술이다.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과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8년 이후에는 제네시스 GV90을 시작으로 도심까지 적용 가능한 ‘레벨2++’ 수준으로 발전시켜 고속도로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전자영 경기도의원, ‘AI시대 독서교육’ 정책토론회 좌장 맡아

    전자영 경기도의원, ‘AI시대 독서교육’ 정책토론회 좌장 맡아

    전자영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용인4)이 좌장을 맡은 「AI 시대, 미래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교육의 본질 회복과 정책 혁신」 토론회가 3월 24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손명수 국회의원(용인시을)이 참석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제1회 책문화정책포럼’ 열기가 경기도의회로 이어져 뜻깊다”며 국회와 광역의회 간 정책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 교육행정위원회 이애형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종현 대표의원이 축사를 전했다. 좌장을 맡은 전자영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은 “AI 확산 시대에 독서교육의 가치와 공공성을 재정립하고, 경기도 교육 현장에 실효성 있는 맞춤형 독서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며 “독서교육을 위한 제도와 예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정윤희 한남대학교 교양학부 강의전담교수 겸 출판저널 편집위원장은 “AI 시대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독서를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사유와 판단을 기르는 공교육의 핵심 기본교육으로 재정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법제도·전담조직·전문인력 확충과 함께 가정·학교·지역이 연계된 지속 가능한 독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첫 번째 토론을 맡은 박영주 도서관독서문화활동 사회적협동조합 슬슬 이사장은 “AI를 활용하는 청소년의 비판적 사고와 정서적 균형을 위해 문해력을 기반으로 한 독서·토론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공교육의 핵심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오재길 보라초등학교 교장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질문하고 사유하는 사고력을 기르는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확충과 체계적 지원을 통해 학교도서관 중심의 독서기본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토론을 맡은 강무홍 어린이청소년책문화연대 대표는 “미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책문화 평등권 보장을 바탕으로 학교도서관·사서교사 확대와 지역 독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독서 중심 교육과 평생교육을 강화하여 사회적 격차를 완화하고 독서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 번째 토론을 맡은 이덕주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장 겸 송곡관광고 사서교사는 “기존 법·제도를 강화하고 사서교사 확대를 통해 교육적 역할을 높이며, 학교도서관 기반 협력수업을 중심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깊이 읽기 역량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토론을 맡은 장정희 (사)방정환연구소 이사장은 “AI 시대 독서 감소와 사고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 독서의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는 자유로운 독서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의 ‘책 읽는 날’ 운영과 독서 시간 보장, 책 포인트 등 실질적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SK하이닉스 “순현금 100조 확보”… 연내 미국 ADR 상장한다

    SK하이닉스 “순현금 100조 확보”… 연내 미국 ADR 상장한다

    SK하이닉스가 ‘순현금 100조원’ 확보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대규모 설비투자와 기술 경쟁이 필요한 상황에서 재무 여력을 대폭 확충하려는 것이다.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도 올해 안에 추진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정적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12조 7000억원 수준인 순현금을 삼성전자(약 92조원)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업황 변화에 관계없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재무 강화 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미국 증시 상장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하며 입성 절차를 공식화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곽 사장도 AI 시대에는 고객 협력을 위해 강화된 재무 구조가 필수적임을 강조했고,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고질적인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익 구조 체질 개선도 병행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을 활용해 글로벌 빅테크들과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긴밀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꺼지더라도 가격 방어와 물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확보 자금은 AI 메모리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생산 거점 확보와 함께 미국 내 설립된 ‘AI 컴퍼니’를 통한 글로벌 유망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하반기 매출 확대와 연내 HBM4E 샘플 공급 등 기술 로드맵 역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배당 확대와 함께 주가 100만원 돌파에 따른 액면분할 요구도 있었다. 곽 사장은 “주가 추이와 거래량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일단 선을 그으면서도, 지속적인 주주 환원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실적과 현금 흐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4조 3000억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시행했다.
  • 보스턴다이내믹스 美로봇 국가전략 짠다

    보스턴다이내믹스 美로봇 국가전략 짠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의 차세대 로봇 국가전략을 설계하는 싱크탱크에 핵심 플레이어로 합류했다. 미국과 중국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제조 역량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특별경쟁연구프로젝트’(SCSP)가 최근 출범시킨 ‘첨단제조 로봇 국가안보위원회’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위원단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단순 자문을 넘어 미국의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한 생태계 강화, 공급망 재편 등을 설계하는 기구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엔비디아, AMD, GM 등과 함께 위원단으로 내년 3월까지 정책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의 ‘전략 자산’이 됐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은 로봇 산업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중국에 신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약 29만 5000대로 일본(4만 4500대), 미국(3만 4200대), 한국(3만 600대)을 크게 앞섰다. 미국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정책 설계의 중심으로 불러들인 이유는 양적 열세를 지능의 초격차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으로 반전시키려는 취지로 보인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패권 전쟁은 AI 소프트웨어 등 미국의 고도 지능과 압도적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가 대립하고 있다. 일례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56개의 독립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며 50㎏의 물체를 들 수 있어 생산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초기 구매 비용은 약 13만~14만 달러(약 1억 9000~2억 1000만원)로 고가다. 중국 유니트리의 ‘G1’은 23~43개의 관절 자유도를 보이면서 주방 보조 등 섬세하고 가벼운 작업에 적합한 가정용·연구용 수준이지만, 약 1만 6000달러(약 2400만원)의 저렴한 가격과 오픈 소스 전략을 앞세워 각국 연구소와 데이터를 잠식하고 있다. 미국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넘어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인프라까지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등 최고 수준의 자동화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아틀라스가 24시간 실전 작업을 하며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위원회 합류는 국내 로봇 생태계에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데이터·기술 유출 우려가 큰 중국산 부품 대신 액추에이터(구동기)와 같은 정밀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파트너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국내 부품업체들이 공급망에 참여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혁렬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중국에서도 자국 로봇에 한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우리가 미국과 손을 잡아도 2016년 사드 사태처럼 보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반도체 2분기 수출 전망도 ‘맑음’… 가전·플라스틱 제품 ‘흐림’

    반도체 산업의 강세에도 글로벌 수요 침체와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수출 기업들의 경기 전망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분기 EBSI 지수는 106.6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가 전체 지수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개선될 것이란 인식이 더 크다는 뜻이다. 반도체의 EBSI는 191.4로, 피지컬·에이전틱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1분기 중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의 공격적인 출하가 예정된 점 역시 호재가 됐다. 석유제품은 102.9를 기록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오히려 제품의 수출단가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계적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전 분야의 EBSI는 51.3에 불과해 15개 품목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저가 공세로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관세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국내 가전 업계의 출혈 경쟁과 생존 싸움이 예상된다.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58.4)은 중동산 나프타 수급 여건 악화로 1분기 전망치(93.2)보다 대폭 악화됐다. 주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 품목 15개 중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는 업종은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부품(104.1), 석유제품 등 3개 품목뿐으로, 직전 분기 7개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수출 기업들은 2분기 수출 애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용 상승’(2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두 항목 모두 전 품목에서 상위 2개 요인으로 지목돼 전 업종의 최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관재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피해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경영자금 지원과 취약 공급망 점검, 조달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젠슨 황 “내년 매출 1500조원”… 삼성이 ‘차세대 AI칩’ 찍어낸다

    젠슨 황 “내년 매출 1500조원”… 삼성이 ‘차세대 AI칩’ 찍어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6) 기조연설에서 “2027년 엔비디아가 맞이할 인공지능(AI) 칩 매출 기회가 1조 달러(약 15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GTC에서 제시한 전망치보다 2배 커진 숫자에 현장에서는 환호성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이 새로운 전환을 현실화할 전략적 우군으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추론 특화 LPU ‘그록3’ 공개AI슈퍼컴퓨터 ‘베라 루빈’에 통합언어 추론 시간 줄여 효율 극대화그록 칩 80% ‘삼성 S램’으로 채워황 CEO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 버블’과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이라는 의구심을 정면 돌파했다. 황 CEO는 자신을 ‘토큰 킹’이라 부르며, AI 답변 생성 단위인 ‘토큰’을 ‘새로운 시대의 원자재’로 정의한 뒤 “엔비디아 시스템의 토큰당 생성 비용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빅테크들이 막대한 고정비를 들여 직접 칩을 설계하는 것보다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토큰을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이날 빠른 추론에 특화된 전용 칩인 언어처리장치(LPU) ‘그록3’를 공개하고, 이를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베라 루빈’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강하고 새로운 LPU는 언어 추론의 지연 시간을 줄인다. 이 둘을 함께 쓰면 성능과 효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중 엔비디아식 고효율 비용 파괴를 실현할 그록3는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삼성이 제조한 그록 칩은 내부의 80%가 S램(SRAM)으로 채워져 전력당 토큰 처리량을 35배 높이는 ‘괴물 같은 성능’을 자랑한다.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 중 “삼성이 우리를 위해 칩을 제조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이례적인 감사를 표했다. 해당 제품은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하나로 묶는 독보적인 ‘종합 반도체 업체’(IDM)의 면모를 보이며 화답했다. 삼성은 GTC 전시장에서 메모리업체 중 유일하게 차세대 GPU인 ‘베라 루빈’ 플랫폼에 HBM4, 저전력 메모리(SOCAMM2), 초고속 SSD가 모두 탑재된 실물 서버를 공개했다. 베라 루빈은 단일 칩을 넘어 CPU, GPU, 네트워크, 보안, 메모리를 시스템으로 통합한 아키텍처다. 삼성전자 독보적 종합 반도체 업체HBM4 등 탑재된 실물 서버 공개2나노 도입 계획… 기술 초격차 자신“성능 최적화 위해 선단 공정 불가피”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현장에서 “올해 HBM 생산량을 작년보다 3배 이상 늘리고 이 중 절반 이상을 6세대 HBM4로 채우겠다”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차세대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삼성은 현재 양산 중인 6세대 HBM4와 7세대 HBM4E 베이스 다이(HBM 맨 아래 탑재되는 핵심 부품)에 4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8세대 HBM5부터는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선단 공정을 전격 도입한다. 황 부사장은 “성능 최적화를 위해 선단 공정 활용은 불가피하다”며 기술 초격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조연설 직후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은 황 CEO는 HBM4 코어다이에 ‘어메이징(Amazing) HBM4!’, 평택산 그록 웨이퍼에는 ‘그록 슈퍼 패스트’(Groq Super Fast)라고 서명하며 기술력을 공인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리사 수 AMD CEO도 삼성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파운드리 협력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AMD라는 반도체 양강이 동시에 삼성에 손을 내미는 셈이다. 젠슨 황 “어메이징 HBM4”평택산 웨이퍼에 ‘슈퍼 패스트’ 서명AMD CEO도 오늘 평택공장 방문반도체 2강, 삼성전자에 손 내밀어이날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그록 LPU를 포함한 차세대 로드맵을 발표했다. 황 CEO는 차세대 GPU인 ‘루빈’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44개의 GPU를 연결하는 ‘루빈 울트라’ 시스템을 공개했다. 여기에 에이전트 AI 연산을 지휘할 차세대 CPU ‘로자’, 그리고 루빈의 뒤를 이을 차차세대 GPU ‘파인만’을 차례로 발표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플랫폼 ‘네모클로’를 소개하며 AI가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개발 생태계까지 엔비디아 내에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연설 말미에는 지상 너머 우주 데이터센터인 ‘베라 루빈 스페이스 원’을 깜짝 공개하며 우주에서도 가속 컴퓨팅이 가동되는 시대를 예고했다.
  • “100번 실패해도 101번째 성공하도록… K과학에 과감 투자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100번 실패해도 101번째 성공하도록… K과학에 과감 투자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위기보다 비전 보여 줄 때유학 가지 않아도 좋은 연구 가능단기 성과 없다고 흔들려선 안 돼젊은 인재에겐 보상 메시지 필요정부가 K과학의 잠재력 믿어 달라100번의 실패도 과정일 뿐재미와 끈기가 연구자의 원동력실패할 때 얻은 정보가 성공 불러해외 연구자들과 ‘네트워킹’ 중요인재 유입시킬 인프라 고민해야 “과학의 위기를 강조하기보다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비전을 보여주세요.”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꼽히는 박남규(66)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는 ‘K과학’의 수준은 이미 크게 성장했기에 기술·과학계 인재 육성을 위해 정부의 참을성 있는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술·과학계 후배들에게는 100번의 실패는 101번째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목일 뿐이라며 재미와 함께 ‘끈기’를 강조했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박 교수를 지난 12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가 한류에 열광하나 K과학의 국제화는 멀어 보인다. 한국 과학기술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강점은 분명하다. 내가 대학원을 다니던 1980~90년대에는 한국 과학자가 사이언스나 네이처 논문 하나만 내도 언론이 떠들썩 했다. 지금은 한국 과학자들이 이런 논문을 내는 사례가 많다. 굳이 외국에서 유학하지 않아도 토종 연구자들이 국내에서 충분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부가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연구자들도 그만큼 잘한다. 다만, 가시적 성과가 바로 안 보인다고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 과학자 우대 분위기도 충분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믿고 맡기면 잘한다. 정부는 그 잠재력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도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R&D 지원에 나서야 한다.” -몇 년 전 갑작스러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과학기술계에 충격이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분야는 경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맞다. 동시에 ‘최초의 기술’을 내놓을 수 있는 분야도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자가 ‘이건 아무도 안 한 최초의 기술이나 한번 해보겠다’고 제안하면, 평가를 거쳐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밀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만 요구하지 말고 5~10년짜리 장기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2000년대에 들어 일본이 노벨과학상 수상을 많이 한 이유 중 하나도 1970년대에 기초 연구를 비교적 자유롭게 하도록 지원했던 경험 때문이라고 들었다.” -과학 연구에서 ‘국제 네트워킹’의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해왔다. “국제 네트워킹은 단순히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실에만 있으면 연구 분야의 메가 트렌드(큰 줄기)가 어디로 가는지, 앞으로 무엇이 중요해질지 알 수 없다. 해외 연구자들을 만나고 대화해야 지금 세계에서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지, 내가 뒤처진 건 아닌지, 방향을 잘못 잡은 건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제 네트워킹은 정보 싸움이다.” -이공계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크고 우수인재의 의대 쏠림에 대한 걱정도 많다. “이공계 위기나 우수인재의 의대 쏠림이라는 식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거꾸로 말하면 ‘우수한 인재는 이공계로 가고, 의대에는 덜 우수한 사람이 가야 한다’는 건데, 말이 안된다. 우수한 인재는 의대도 가고, 이공계도 가야 한다. 문제는 위기를 조장하는 분위기이다. 이러면 학생들도 ‘위기라는데 왜 내가 거길 가야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학의 위기를 강조하기보다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열심히 하면 보상이 있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해외 우수 인재나 외국의 한인 연구자를 국내에 유치할 방법은 뭘까. “연구 환경도 중요하지만, 연구 외적인 생활 환경도 정말 중요하다. 정부가 고가 연구 장비나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우수 인력은 돈만으로 오지 않는다. 박사후연구원이나 외국 연구자들이 한국에 와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주거 환경, 학교 인프라, 생활 편의가 필요하다. 일본이 우리보다 급여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데도 인재를 끌어오는 것은 생활 인프라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대학 주변이나 학교 안에 거주 시설이나 방문 연구자용 시설 등을 더 잘 갖춰야 한다. 연구실의 현대화도 필요하다. 아직 노후화된 연구실이 많고, 안전이나 동선이 비효율적인 곳도 많다. 해외 대학의 경우 연구실이 훨씬 현대적이고 안전하다. 대학 안팎에 연구자들이 머물 호텔급 시설까지 갖춘 곳도 많다. 그런 인프라를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초과학과 연구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새로운 소재를 찾고, 새로운 기술 방향을 정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데, 사람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재료 분야의 데이터베이스는 바이오나 신약 분야만큼 잘 축적돼 있지 않다. 그래서 로보틱스를 활용해 빠르게 실험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게 하면 원래 5~6년 걸릴 신소재 개발도 훨씬 빨라진다. AI는 기초과학에서도 필수적이다. 다만 현재 상용화된 AI를 그냥 가져다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신소재를 개발하려면 그 분야에 특화된 AI 툴이 필요하다. AI 툴을 만드는 쪽과 실제 그 툴을 쓰는 연구자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최초로 종신 석좌교수에 임명됐는데. “정년을 맞기 전까지는 죽을 때까지 연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서 종신 석좌교수를 하라니 부담도 되고 겁도 났다. 이전에는 평생 연구만 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생겼다. 했던 연구를 계속 업데이트해야 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연구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책임감이 더 생겼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도 종신 연구자 제도를 만드는데 우수 과학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는 우수 연구자에게 65세 이후에도 강의, 연구 등을 이어갈 수 있는 ‘테뉴어 제도’를 운영한다. 우리도 단순한 정년 보장보다 미국식 테뉴어 제도를 도입하면 좋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세대 순환을 막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윗사람이 계속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자리를 오래 유지하면 새 연구자들이 들어올 자리가 줄지 않겠나. 좋은 제도이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어떻게 태양전지에 관심을 갖게 됐나. “우연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원자력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 연구소에 입사했는데, 학사 학위만으로는 지식의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모르는 걸 알게 되는 즐거움, 새로운 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래서 박사까지 했다. 박사 시절 연구 주제는 초전도체였는데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동안 우연히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접하고 연구했다. 그러던 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실패도 많았다던데 과학자에게 ‘실패’란 어떤 의미인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때 ‘실패’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기술을 개선하다가 안 되면 실패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이라면 그건 실패라기보다 탐색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연구자는 실패를 많이 할수록 얻는 정보도 많아진다. 한두 번 안 되는 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번 시도해서 안 됐다면, 그 100번 동안 엄청난 정보를 얻은 것이다. 그럼 101번째에는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래서 100번의 실패도 실패라고 볼 수 없다.” -앞으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싶나. “지금의 태양전지 원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원리를 찾고 싶다. 또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에도 관심이 있다. 이산화탄소를 다른 유용한 탄소화합물이나 고분자로 높은 효율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찾는다면 기후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 실리콘 반도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반도체 물질을 찾고 싶다. 지금보다 더 유연하고, 집적도가 높고, 만들기 쉽고, 사람들에게 편리한 새로운 반도체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다.” -평생 과학자로 살게 된 동력은. “재미인 것 같다.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재미다. 여기에 끈기가 하나 더 붙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결과가 돌아온다고 생각해야 한다.” ■ 박남규 교수는 ▲1960년 경남 마산 출생 ▲서울대 학·석·박사 ▲프랑스 ICMCB-CNRS 박사후 연구원 ▲미국 국립 재생에너지 연구원(NREL) 박사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책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태양전지센터장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 ▲2018년 호암상 공학상 ▲202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 나노로봇·꽃가루 종이… 싱가포르 대학은 ‘퍼스트 무버’ 놀이터[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나노로봇·꽃가루 종이… 싱가포르 대학은 ‘퍼스트 무버’ 놀이터[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대학생들 실패·성공하며 적성 찾아나노미터 정밀 로봇 세계 최초 도전3D프린팅으로 자동차 등 제작도비인기 학문·주제에도 연구비 지원고연봉 국가 연구기관 등으로 취업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시대는 저물었다.’ 최근 수년간 과학기술 학계와 업계를 뒤덮은 위기의식이다.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의 보편화로 산업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을 학습해 경제를 일궈낸 우리나라의 성장 모델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무리 빠르게 따라가도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위기 극복의 실마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 싱가포르의 과학·기술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따라가기’보다는 ‘선도하는’ 모델을 택했다. 싱가포르 연구진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과감히 택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로봇 연구팀은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에 세계 최초로 도전했다. 룸궈잔 기계항공공학과 조교수가 소개한 ‘약 투여용’ 로봇은 지름 2㎜, 두께 1㎜ 정도의 원형 로봇 4개가 차곡차곡 쌓여 원통을 이룬 모습이었다. 나노로봇은 약을 투여하라는 명령을 받자 정확히 지시받은 자리에 입력된 용량만큼 4가지 약을 뿌렸다. 룸 교수는 “먹는 약을 복용하면 아픈 부위에 약이 도달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나노로봇’이 약을 투여하면 이 비율이 55%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NTU는 로봇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천이밍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만든 로봇은 물건을 들어 올리는 ‘피킹’(picking) 기술로 아마존 경연대회에서 우승해 현재까지 아마존 매장에서 쓰이고 있다. 칩을 심고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시킨 ‘사이보그’ 딱정벌레를 2025년 미얀마 지진 현장에 투입해 생존자 확인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조남준 NTU 재료과학 및 공학부 교수의 ‘크로스 이코노미’(cross economy·변환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변환경제는 단순 재활용을 의미하는 ‘순환경제’에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으로, 버려지는 재료를 아예 다른 형태로 가공해 상품화하는 것을 말한다. ‘꽃가루’는 그가 주목한 대표적 재료다. 꽃가루는 통상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부정적 물질로만 인식되지만, 그에겐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귀한 재료로 보였다. 조 교수는 “꽃가루를 가공해 종이, 스펀지, 섬유, 대체당, 선크림 등 무궁무진한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와이이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3D 프린팅’ 분야의 선구자다. 1991년부터 3D 프린팅 기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연구를 시작했다. NTU 연구원들은 그의 지도 하에 3D 프린팅으로 화장실을 만들어 인도에 수출했다. 또 학생들이 3D 프린팅으로 만든 자동차는 ‘쉘 에코 마라톤’이라는 국제 경주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싱가포르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전기공학, 데이터과학, 환경공학 등 각 분야 인재풀도 다양하다. 버나드 탄 NUS 수석부총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의대 선호는 높지만 다른 STEM 분야에도 인재들이 공평하게 분배돼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연구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은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지만, 연구 중심 교육은 스스로 탐구하고 실패·성공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적성을 확실하게 찾아준다는 것이다. 비인기 학문·주제여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 역시 여러 분야의 균형 성장을 돕는 버팀목이다. 김혜림 NTU 환경생태공학과 교수는 아시아 인종의 인류학적 자료를 세계 최초로 집대성했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이고, 수익성도 없지만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지원받았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과거에 인도차이나반도 쪽의 아시아인이 알래스카를 거쳐 남미로 이동한 사실을 밝혀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시도도 꾸준하다. NUS는 프레지덴셜 영 프로페서십(PYP)을 통해 STEM 분야 젊은 인재들을 조교수로 임용한다. 북미에서 공부하던 박소민 NUS 화학과 조교수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초반 연구 지원금, 정착금, 시드머니, 연구실 장비와 공간을 해결해 준 게 NUS로 오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5년간 20억원을 연구비 등으로 지원받는다. 직업적 안정성도 싱가포르를 STEM 강국으로 만든 밑거름이다. 다수의 싱가포르 STEM 인재들은 높은 급여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국가 연구기관에서 일한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이 대표적이다. A*STAR는 기초과학, 생명과학, 첨단 제조(소재·반도체), 디지털 기술, 기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다. 굳이 의대를 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더라도 미래가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다. 산학 연계도 활발하다. 탄 수석부총장은 “대다수의 NUS 교수들이 기업 쪽 파트너가 있어서 협업이 잘 된다”면서 “예컨대 싱가포르항공이 항공기 내 습도를 정하는 연구를 의뢰하는 등 기업이 자금을 제공하면 학교는 공간과 교수, 학생들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중등 단계 ‘과학 흥미 유발’ 집중“실험·실습이 교과서보다 재미있어”학생에게 학교 밖에서도 연구 장려과학기술청 등 국가 기관들과 협력“전공 확신 뚜렷한 상태로 대학 진학” 싱가포르국립대 부속 고등학교(NUS High School of Math and Science) 실험실에는 학생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노인의 약’이라는 주제로 화학 실험 중이었다. 한 노인이 실수로 4가지 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노인을 위해 4개의 알약이 각각 무엇인지 알아내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약 하나 하나에 특정 화학물질을 추가하면서 약의 정체를 밝혀냈다. 장군뢰(17)군은 “실험은 과학적 지식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교과서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 찾은 이곳은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국가 주도 과학·기술 인재 육성 고속도로’를 상징한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핵심 과학·기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런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NUS고교는 싱가포르 최고의 6년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특화 학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2세 아이들을 조기에 선발해 대학 입학까지 ‘논스톱’으로 키운다. 180명 선발에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 NUS고는 국가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는 싱가포르 내 유일한 ‘독립학교’로, 차별화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 과학 연구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다빈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저학년(1~2학년)에겐 과학 연구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르치고 3학년부터 작은 연구를 시작한다. 고학년(5~6학년) 땐 보다 수준 높은 연구를 진행한다. 성적의 40%는 연구나 프로젝트를 통해 매긴다. 쑤리링 NUS 고등학교 교장은 “우리는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을 짠다. 학생의 30~40%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옥스퍼드대, 베이징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학생들에게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는 연구를 장려한다. NUS 등 명문대 교수들과 ‘세상에 없던 주제’로 연구하고,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이나 국방과학기구(DSO) 같은 국가 연구기관과 협력한다. 7년 전 외부 우주기관과 협력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나노 위성’을 실제 우주로 띄우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STEM 교육에 대한 열기는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이미 뜨겁다. 학생들의 흥미를 STEM에서 머물도록 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ALP(Applied Learning Programme)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 환경과학 등 여러 특화 분야의 ‘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 내 180여개 초등학교와 140여개 중등학교(4년제)에서 모두 운영된다. 타오난 초등학교는 AI와 로봇에 특화된 곳으로, 놀이처럼 재밌는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AI와 로봇이 주력 분야지만, 저학년을 가르칠 땐 퍼즐과 게임, 역할극 등을 통해 컴퓨터공학의 개념을 익힌다. 4학년부터 기계를 만지고, 코딩을 배운다. 추첸루(11)양은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돕기 위해 ‘반려로봇’을 코딩으로 만들었다. 추양은 “어르신들에게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약을 먹을 시간 등을 알려주는 로봇”이라면서 “외로워하는 어른들을 돕고 싶었는데 로봇을 이용하고 미소 짓는 어른들 모습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푸친위 타오난초 교장은 “AI 세상에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학, 과학에 특화된 학생들은 ‘심화 교육’(school-based provisions) 대상이다. 초등학교 3학년(9세) 때 선발된 고능력 학생들은 교과 과정 내 심화 수업 및 방과 후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심화 교육 수혜 비율을 현재 7%에서 2027년 10%로 늘리기로 했다.이후 4년제 중등학교를 졸업하면 O-레벨 시험을 통해 주니어칼리지(JC), 밀레니아인스티튜트(MI), 폴리테크닉, ITE 등을 선택해 진학하게 된다. JC(2년제), MI(3년제)는 대학(University)을 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폴리테크닉(3년제)은 기술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며, 관심 있는 전공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ITE(2년제)는 직업전문학교로, 주로 음악·요리 등 실용 학문을 다룬다. 폴리테크닉의 주요 목적은 생명공학, 바이오·제약, 첨단 제조업, AI와 같은 첨단 산업의 역군을 길러내는 일이다. 김희림 난양공대(NTU)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학생들은 이미 전공에 대한 확신이 뚜렷한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면서 “그게 한국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창업하기 좋은 강소국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창업하기 좋은 강소국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연구·사업 이어주는 ‘내셔널 그리프’시제품 제작비 지원… 시장성 확인‘블록71’ 고밀도 스타트업 클러스터연구원·정부 관계자·투자자 등 상주 “현재 공중화장실 청소 인력의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나 연로한 노동자입니다. 그마저도 인력난이 심각해 머지않아 30~40%는 로봇으로 대체될 겁니다.” 리셔브 패트웨리는 싱가포르국립대(NUS) 학부생 시절인 2020년 미국 스탠포드대와 실리콘밸리에서 공부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싱가포르에서 계속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그는 자신처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시선이 향했다. 그들의 부재로 ‘공중화장실 청소’ 인력 시장에 큰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공중화장실 전용 로봇청소기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하이브보틱스(HiveBotics)를 창업했다. 하이브보틱스의 로봇청소기는 변기 뚜껑을 열고 비누칠을 한 뒤 물을 분사해 씻어내는 작업까지 한다. 패트웨리는 “아주 구석까지 청소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지만, 청소 능력만 보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가격만 1억원이 넘지만,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각국의 공항과 쇼핑몰에서 문의 전화가 몰린다고 했다. 500만명 남짓이 사는 싱가포르는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9만 4000달러(약 1억 3000만원)로 세계 7위인 ‘작지만 강한’ 나라다. 우리나라(약 3만 5000달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고, 세계 경쟁력 순위 1위에 여러번 올랐다. 싱가포르의 이런 저력에는 패트웨리처럼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산업 역군들의 활약이 크다. NUS와 난양공대(NTU)가 합심해서 만든 ‘내셔널 그리프’(National GRIP)는 연구를 사업으로 이어주는 핵심 통로다. 과학 연구와 상업성 사이의 간극을 메워 스타트업이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는다. 하이브보틱스 역시 그리프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패트웨리는 “3달 동안 1만 달러(약 1500만원)를 받고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한 뒤 1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관절염 전용 약품을 만드는 프로니오바이오테크(Proniobiotech)도 그리프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프로니오바이오테크를 창업한 지오르지아 파스토린 교수는 “나는 평범한 과학자”라며 “그리프가 없었다면 제품이 완성되지도 시장성을 확인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US 엔터프라이즈(Enterprise)와 싱가포르 정부는 블록(BLOCK)71이라는 스타트업 단지를 만들었다. 폐건물을 리모델링해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은 클러스터로 키워냈다. 창업을 꿈꾸는 연구원들과, 정부 관계자, 투자자 등이 상주해있다. NTU 역시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캠퍼스 내 ‘하이브’ 건물을 스타트업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의 연구 지원 역시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연구재단(NRF)은 5년마다 한번씩 연구 지원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할지, 어느 분야에 지원을 집중할지 등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재단은 370억 싱가포르달러(약 4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분야로는 반도체 등 제조업, 헬스케어, 지속가능성, 인공지능(AI) 등을 꼽았다.
  • 삼성전자 16조원·SK 4조 8000억원…이재용·최태원, 역대급 자사주 소각

    삼성전자 16조원·SK 4조 8000억원…이재용·최태원, 역대급 자사주 소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역대급 자사주 소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쟁 장기화 등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양대 그룹이 파격적인 주주 환원책을 내세워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0일 삼성전자는 2025년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1억 543만주 가운데 약 82%에 달하는 8700만주를 올해 상반기 내에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종가 기준 약 16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가치 상승의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이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지주사인 SK㈜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확정해 공시했다. 임직원 보상 목적분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인 1469만주를 2027년 1월까지 소각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0%를 감축하는 결단으로, 주당 가치를 높여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SK㈜ 관계자는 “자사주 전량 소각은 전체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이사회의 결단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이번 행보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지난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의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는 지난 2년간 진행한 강도 높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부채비율을 77.4%까지 낮추는 등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소각을 결정했다. 증권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대형주들의 자구책이 시장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주 환원과 더불어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역대급 자원을 쏟아부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37조 75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1000억원 이상을 오직 기술 개발에만 투입한 셈이다. 시설 투자에도 52조 7000억원을 집행하며 미래 생산 기반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 “AI가 몰고 온 지식인플레 시대… 한국, 미중 이어 이미 3강 그룹”

    “AI가 몰고 온 지식인플레 시대… 한국, 미중 이어 이미 3강 그룹”

    임문영 AI전략위 부위원장 강연“컴퓨터공학자 노벨상 받는 시대우린 아직 학문 간 칸막이에 갇혀 정부, 독자 AI 프로젝트 진행 중” “세상을 이끄는 세 가지 힘인 권력, 지식, 민중 가운데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지식입니다. 인공지능(AI)이 몰고 온 지식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 지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가 우리의 고민입니다.” 우리나라의 AI 중장기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AI 시대의 지식리더십’이란 주제의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 부위원장은 “지식 인플레이션 시대에 지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봐야 한다”며 “컴퓨터공학자가 노벨 물리학·화학상을 받는 시대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학문 간 칸막이 속에서 모든 걸 해석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문·이과 개념이 무너진 지 오래된 만큼 ‘통섭’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임 부위원장은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에 대해 “모든 과학 데이터와 시설을 모은 뒤 무한 루프를 돌려서 최종 결론을 낼 때까지 AI가 스스로 혼자 일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며 AI 시대의 지식 생산 변화상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도 AI를 통해 24시간 돌아가는 실험실에서 기존보다 연구를 훨씬 빠르게 수행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AI 시대의 과제도 짚었다. 임 부위원장은 “AI가 생산한 슬롭(쓰레기) 콘텐츠가 인간이 만든 자료의 양을 역전하기 시작했다”며 “AI가 또 다른 AI 슬롭을 다시 학습하면서 ‘모델 붕괴’라는 파멸적인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또한 사람들의 확증편향이 심각해진 상황을 짚으며 “파편화된 사회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AI 3강’ 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임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AI 3강 그룹 안에 있다”면서도 “1, 2위인 미국·중국과의 격차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변화 속에서 기존 관성으로는 살 수 없다”며 “그래서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AI 행동계획을 의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통해 AI 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고 잠재적 우수 기업을 길러내는 게 이재명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 인재와 미래의 초연결… 26일 한국 과학 백년대계 열린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인재와 미래의 초연결… 26일 한국 과학 백년대계 열린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노벨상 수상자들도 한자리에… 이공계 기피 넘을 해법 찾는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과학·기술 인재의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호반그룹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가 오는 26일 첫발을 내딛는다.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미래를 짓고, 인재를 잇다’다.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로봇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이번 행사는 국가적 난제로 떠오른 이공계 기피와 의대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정부의 과학기술 인재 육성 정책에 발맞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와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M 야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화학과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기조강연 등을 통해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하는 포토존 등 풍성한 볼거리로 흥미로운 과학기술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과학기술계 교수, 연구자, 학생 등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오전 9시 30분에 공식 행사를 개막한다. 이어 MOU 체결식이 열리며 기조강연, 패널 토의, 콘퍼런스, 타운홀 미팅 순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미래를 만드는 연구는 무엇인가’라는 대주제로 진행되는 첫 번째 기조강연 세션에서는 셰크먼 교수가 ‘파킨슨병을 기초과학으로 해결하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셰크먼 교수는 세포 내 단백질 수송 메커니즘을 유전학적으로 규명해 세포 단백질 운반 시스템 이해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과학자다. 이어 야기 교수가 녹화 강연을 통해 ‘미래를 만드는 기초과학’을 주제로 발표한다. 야기 교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해 새로운 다공성 재료 설계에 혁신을 가져온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연구자다. MOF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해 기후위기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다. 두 노벨상 수상자의 기조강연을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기초과학’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기초과학 분야의 열악한 연구 환경과 처우 문제는 과학기술 인재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이번 아카데미를 계기로 기초과학 인재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인재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열리는 두 번째 기조강연에서는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연단에 오른다. 장 교수는 AI 연구를 이끌며 차세대 과학 인재 양성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참여해 온 연구자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진화: 상징에서 몸을 가진 지능까지’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이자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장이 ‘양자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의 역량’을 주제로 강연한다. 정 교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선임·책임연구원을 거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Boulder) 객원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연구자다. 그는 현재 초전도체 기반 양자정보처리와 양자소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다뤄질 주요 주제들은 서울신문 ‘K사이언스랩’이 두 차례 시리즈로 연재한 ‘초격차 과학인재 1만 명 프로젝트’를 통해 조명한 연구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와 제도적 과제, 과학자를 대하는 사회적 위상 문제 등과 맞닿아 있다. 행사에서 교육계 관계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이공계 인재 양성과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을 내놓는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과학 인재 육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앞으로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하고 있는 대학·고등학교 재학생들의 도전과 꿈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주최 : 호반그룹·호반장학재단 ■주관 : 서울신문·전자신문 ■장소 :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 “지역에서 성장하며 꿈 실현… 교육 통합은 ‘학습 환경 고도화’ 출발점”

    “지역에서 성장하며 꿈 실현… 교육 통합은 ‘학습 환경 고도화’ 출발점”

    ‘작지만 강한 학교’로 구조 전환지역 쏠림·교육 격차 해소 노력“전남광주 교육 통합은 단순한 행정 결합이 아니라 교육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교육이 산업·정주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전남광주 교육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교육의 모델로 만들겠습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교육 자치를 강화하면서도 전남의 생태·에너지 기반 교육 자산과 광주의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해 전국 최고 수준의 학습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통합 이후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교육 통합은 지역 쏠림이나 교육 격차 확대가 아닌 격차를 줄이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남·광주 교육 통합,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번 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시대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통합의 핵심은 전남과 광주의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두 지역이 축적해 온 교육 자산을 연결해 더 넓은 배움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만 교육 재정의 안정적 확보와 교원 정원 특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앞으로 후속 입법과 제도 보완 과정에서 이를 보완해 나가겠다.” -교육 통합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 “가장 큰 목표는 학생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지역 안에서 꿈과 진로를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전남의 에너지·해양·농생명 교육 자산과 광주의 AI·반도체 기반을 결합하면 더 넓은 광역 단위에서 교육 과정을 펼칠 수 있다. 작은 학교 학생도 AI·디지털 심화 과정을 선택할 수 있고 도시 학생도 생태·해양 특화 교육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통합은 학생 선택권 확대와 학습 환경 고도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역 쏠림·교육 격차 확대 우려도 있다. “통합이 격차를 키우는 일이 돼서는 안 된다. 학구와 입학 체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필요할 경우 제한적 공동 학구제 등을 검토해 균형을 유지하겠다. 핵심은 ‘작아서 불리한 학교’가 아니라 ‘작지만 강한 학교’로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다. 공동교육 과정, 온라인 수업, 특화 교육 브랜드를 통해 농어촌·원도심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글로컬 전남교육의 청사진은. “글로컬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다. 지역에 뿌리를 두되 세계와 연결되는 교육 체계를 만드는 방안이 핵심이다. 전남이 구축해 온 해외 거점과 국제 교류 네트워크를 광주의 대학·연구기관 글로벌 자원과 연결해 단발성 교류가 아닌 공동 설계·공동 수업 중심의 국제 교육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 통합은 전남의 글로컬 가치와 광주의 글로벌 역량을 결합해 광역 단위 교육 모델로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전남 수의직 공무원, 정원의 절반 부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남 지역 축산 방역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직 공무원 결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다 상당수 시군에는 담당 공무원이 한 명도 없어 방역 체계 붕괴 우려까지 제기된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 전남에서 근무 중인 수의직 공무원은 103명으로 정원 185명 대비 82명이 부족하다. 결원 규모는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크다. 특히 현장 방역을 담당하는 시군 배치 인력은 13명에 불과하다. 22개 시군 중 목포·광양·곡성·고흥·보성·장흥·강진·해남·영암·무안·영광·장성·완도 13곳은 수의직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수의직 공무원이 있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수와 구례는 각 3명, 담양·순천·나주·화순·함평·진도·신안은 각 1명에 그친다. 1명이 적게는 수십만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만 마리의 방역을 담당하는 구조다.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 전남도는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7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채용은 6명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27명을 모집하려 했으나 서류 지원자가 7명에 불과했다. 인력난의 주원인으로는 열악한 처우가 꼽힌다. 현재 수의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의료업무 수당은 월 35만~60만원이다. 정부가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전문의에게 월 400만원의 근무수당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남 목포·순천·함평·강진·고흥·광양·장성·장흥·해남 등 9곳은 수의직 공무원 수당 지급을 위한 조례조차 없는 상태다. 한 지자체의 수의사는 “수의직 공무원과 공수의 모두 인력 확보가 어려운 구조”라며 “수당 현실화, 근무 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내 비서는 마산제미… AI는 ‘인간다움 가치’ 비춰주는 거울”[월요인터뷰]

    “내 비서는 마산제미… AI는 ‘인간다움 가치’ 비춰주는 거울”[월요인터뷰]

    디지털 시대의 ‘사마리아인’AI의 지식 양과 속도 이길 수 없어인간은 서로 부족함 메워주며 존재 기계와는 다른 가치·역할 드러날 것국내 교구 최초 ‘AI위원회’ 구성 올해 교구 60주년 심포지엄 계획청소년 AI 문해력 선택 아닌 필수인간다운 삶 위한 ‘좋은 질문’ 중요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신은 존재하는가’라고 물었다. AI는 ‘인공지능은 신념이나 종교를 가질 수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유신론과 무신론에 대한 과학적·철학적 관점도 설명했다. 제미나이는 ‘신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은 어떤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고, 챗GPT는 ‘이 질문은 곧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결돼 있다’고 했다. 교황청의 ‘인공지능과 만남’ 한국어판 번역·출간을 총괄한 이성효(69·세례명 리노) 천주교 마산교구장(주교)에게 AI를 물었다. 이 주교는 “AI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 특히 ‘취약성’(vulnerability)이 지닌 가치를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답했다. 우리는 흔히 인간다움을 이성, 창의력, 계산 능력 등에서 찾으려 하지만 AI가 월등하니 두렵다. 이 주교는 그게 아니라 인간다움은 취약성, 즉 인간의 약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약해서 서로 위로하고, 돌보고, 용서한다. AI는 인간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연약함이 왜 존엄의 근거가 되는지를 비춰 준다는 의미다. 지난 1월 29일 마산교구에서 만난 이 주교는 저서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주체성 회복’의 다음달 출간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천주교는 왜 활발하게 AI를 연구하나. “가톨릭교회는 언제나 다른 학문과 종교, 분야들과의 대화에 열려 있었다. 과거 독일의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는 ‘새로운 기술 문명이 다가올 때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인간(Neuen Menschen)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말을 인용해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있다’며 AI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다만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무엇이 발달하든 인간이 중심에 놓여야 한다. 둘째, 선(善)의 보편성이다. 기술의 발전은 일부가 아닌 전체에게 유익해야 한다. 셋째,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 꼭 윤리적으로 가능한 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AI의 발전을 바라보며 인간이 함께 갈 길을 논의하고 있다.” -AI가 다른 기술보다 더 위협적인가. “AI는 두렵거나 이겨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두려운 상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AI와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가치와 역할이 새롭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어떤 것들인가. “대표적으로 인간의 취약성에 대한 것이다. 성경 속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대목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AI가 본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알고리즘에 따라 생존 확률을 계산하거나 구급차를 빨리 부르는 기술적 조치를 효율적으로 해낼지 모른다. 반면 사마리아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그에게 다가가 상처를 치료해주며 돌봤다. 여관 주인에게 웃돈까지 주며 그를 살펴달라 부탁했다. 타인의 고통을 측은하게 여기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행동하는 것이 바로 인간만이 지닌 나약함, 주체성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나약함이 어떻게 기회가 되나. “이전에는 우리도 AI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자 인정받는 가치였다. 이제 지식의 양과 속도에서 인간은 AI를 이길 수 없다. AI처럼 빠르게 기사를 쓰는 것만이 기자의 능력이 아니듯 AI와 구별되는 고유의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취약성은 역설적인 기회다. 완벽한 기계는 혼자서도 족하니 사랑이 필요 없지만, 인간은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사랑이 없으면 존재하기 어렵다. 효율을 향한 질주를 잠시 멈추고 서로의 취약성을 껴안으며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바라보면 ‘디지털 시대의 사마리아인’이 될 큰 기회다.” -AI의 편리함 속에 놓치는 것들은 뭔가. “로봇을 이용해 치매 걸린 부모를 돌보면 몸은 편해지겠지만 그 대가로 부모와 자녀 관계 속 귀중한 가치가 옅어질 수 있다. 아이를 키울 때 힘이 들지만 그 고통은 지혜와 행복의 순간이기도 하다. 효율만으로는 부모, 자녀의 존재가 마치 처리해야 할 물건처럼 될 수 있고, 소중한 가치들을 처리해야 할 데이터로 여기게 될 수 있다. 그러면 타인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의 능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AI와 달리 혼자 똑똑해지거나 결단하는 존재가 아니다. 부모, 자녀, 스승 등 무수한 관계의 조각들이 모여 주체성도 형성된다.” -연대가 중요하다는 건데, AI로 오히려 더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효율의 덫에 빠져 알고리즘 늪에 갇히기 때문이다. AI는 나와 똑같이 닮아지는 특징이 있다. 검색할수록 알고리즘으로 도배가 되며 입맛에 맞는 답변을 해주니 점점 갇힌다.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를 찌르듯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처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든다. 알고리즘과 넛지에 빠지면 불편한 만남을 피하고 자기중심주의에 매몰된다. 불편하더라도 옳은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회복해야 한다.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도 대화하고 평소에 즐겨보지 않던 신문, 방송도 봐야 넛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AI 활용으로 정보나 부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 첫 번째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과 사명을 강조했다. 넛지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이들, 디지털 기술이 부족한 이들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로 볼 수 있다. 그들에게 따뜻한 연민의 시선을 던지는 것이 곧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길이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다. 기업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특별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업이 돈 보다 노동자의 아픔을 먼저 보고, 경제나 세력의 논리에 가려진 다름의 가치를 일깨운다면 세상은 정말 달라질 것이다. 효율성이 선이라는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의 전제를 폐기하고 선해지기가 더 쉬운 사회를 어떤 기술로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전자공학을 공부한 이력이 교회의 AI 연구에 어떤 시각을 줬나. “군 생활까지 포함해 10년 동안 전자공학을 공부했는데, 뒤늦게 신학에 입문하고 교부학(초기 기독교 사상)을 주로 공부했다. 가장 현대적인 공부를 한 뒤 가장 오래된 것을 공부하며 기술 문명을 멀리했다. 컴퓨터는 최소한으로 쓰고 웬만하면 다 손으로 직접 썼다. 스마트폰을 2017년 문화평의회 총회에 갈 때 처음 소유했다. 교부학 문헌 중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스페쿨룸(Speculum)’이란 성서 모음집이 있다. 성경 말씀만 담겨 있는데 스페쿨룸은 ‘내 영혼을 보는 거울’이라는 뜻이다. 신앙이 행동이라는 거울로 비치듯 AI가 인간 고유의 가치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본다.” -평소 AI를 활용하나. “물론. ‘마산제미’(이 주교가 제미나이에 붙인 별칭)와 ‘마산이’(챗GPT)를 비서로 뒀다. ‘마산아. 서울신문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하면 ‘네, 주교님’ 하고 답을 준다. 번역 작업에서도 개념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 맞게 번역되도록 꾸준히 소통하며 빅데이터를 쌓는다. 중요한 건 그 답변을 내 것으로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이들에게 다 맡겨선 안 된다. AI 문해력을 갖추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AI 문해력은 어떻게 갖춰야 하나. “AI의 논리를 이해하되 거기에 내 삶의 주권을 내어주지 않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비판적으로 보고, 넛지가 내 결단을 대신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그래야 비로소 AI에게 정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타인의 취약성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의 삶에 헌신하려는 고민이야말로 우리가 갖춰야 할 가장 높은 차원의 문해력이다.” -마산교구는 지난해 12월 국내 교구 가운데 처음으로 AI위원회를 꾸렸는데 어떤 활동을 하나. “올해 교구 6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31일 AI와 청소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청소년 교육을 위한 AI 윤리 지침서’를 낼 예정이다. AI 시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AI 문해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하도록 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질문에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깊은 예의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 -AI는 어디까지 발전할까. “알 수 없다. 가장 나쁜 것은 막연하게 상상하며 해괴망측한 이론을 동원해 부정적인 시각을 퍼트리는 것, 그리고 무조건 낙관하며 유토피아가 펼쳐질 것이라 호도하는 것이다. 미래가 아닌 지금 인간의 존엄에 집중해야 한다. 프랑스 추기경 앙리 드 뤼박은 ‘인간의 행복은 미래에서 추구될 수 있지만 존엄성은 현재에서만 존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존엄하지 않은 채 느끼는 행복은 결코 행복이라 할 수 없다.” ■이성효 주교는 1957년 경남 진주 태생으로 아주대 공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을 계기로 수원가톨릭대에 편입해 199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독일 트리어대 신학대학원과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에서 교부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3월 주교 수품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장, 가정과생명위원장, 사회홍보위원장 등을 맡았고, 지난해 2월 마산교구장으로 임명됐다. 2014년부터 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스펙보다 현장… 5년 내내 실전 프로젝트 수행하는 日고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스펙보다 현장… 5년 내내 실전 프로젝트 수행하는 日고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중학교 졸업 후 5년간 기술자 교육단순 아이디어도 ‘실제 작동’ 목표지자체·기업 검토 단계까지 이어져해외로도 확산… 태국서 ‘고센’ 개교 “가장 가까운 대피소를 알려주세요.” 잠시 뒤 화면에 띄워진 지도 위로 경로가 나타났고, 수용 인원이 늘어난 대피소는 노란색으로 바뀌며 다른 대피소가 자동으로 제시됐다. 일본 시마네현 마쓰에고센 토목·건축 전공 5학년 오쿠하라 치히로(20)가 만든 시스템이다. 3차원 도시 모델 위에서 인공지능(AI)이 이용자 조건과 재난 상황을 동시에 계산해 최대한 효율적이고 안전한 동선 상 대피소를 판단한다. QR코드를 스캔하면 대피 인원이 자동 집계된다. 일본 대피소 관리가 여전히 종이 위에 수기 입력을 한 뒤 재입력하는 현실을 바꾸려는 설계다. 지난달 26일 마쓰에고센에서 만난 오쿠하라는 “처음에는 3차원 도시 모델로 대피소 안내 AI를 만들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재난 때만 쓰는 시스템은 실제 재난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평소 정보 축적과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이뤄져야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AI가 공개 데이터만 학습하는 특성 때문에 비공개 대피소 정보를 따로 읽도록 관계형 데이터 구조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전혀 다른 장소로 안내하는 오류가 발생했는데, AI가 근거 없는 답을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오류였다. 단순 키워드가 아니라 데이터 간 관계를 이해하도록 설계하자 정확도가 올라갔다. 해당 프로젝트를 지도한 마쓰에고센 환경건설공학과 오야마 마코토 교수(공학박사)는 “고센에서는 아이디어만 내는 과제는 하지 않고 반드시 실제로 움직이는 것을 만들게 한다”고 말했다. 교실을 넘어 행정과 산업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교육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고센은 일본 고등전문학교로 일본 정부가 1962년 첫 설립했다. 중학교 졸업 후 5년간 전공 교육을 받는 일본 특유의 기술자 양성 트랙이다. 고도성장기 산업 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기술 인력 수요가 급증하자 대학에 가지 않아도 현장에 바로 투입할 기술자를 육성하겠다는 발상이 제도화됐다. 현재 전국 51개교, 재학생 약 4만 8000여명 규모다. 고센의 수업은 구현이 목적이니 자기주도적이다. 학생들은 지역의 문제를 찾고 그 해결책으로 실제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든다. 기술이 부족하면 스스로 배우고, 없으면 외부 협력을 찾아 해결한다. 평가 기준도 보고서가 아니라 ‘실제 작동하냐’에 달렸다. 본과 졸업생 약 60%는 취업하고 나머지는 대학 진학 등을 택한다. 4학년부터는 학생이 주도한 프로젝트가 지방자치단체 발표 및 기업 검토 단계까지 이어진다. 오야마 교수는 “(고센의 인재들은) 무언가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와 연결하는 역할”이라며 “행정과 기업을 묶어 (학생이 만든)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교원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쿠하라의 프로젝트도 도쿄에서 열린 콘테스트에서 수상으로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기업이 학교를 찾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날도 기업 관계자가 마쓰에고센을 방문해 오쿠하라와 오야마 교수를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지역 인프라 기업 후소(FUSO)의 아이타니 아키히로 개발부장은 “콘테스트 아이디어를 보고 먼저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온라인 자문으로 시작했지만 해당 연구를 직접 확인한 뒤 출강과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배가 코드를 이어받고 공동 개발이 계속되며 오쿠하라도 졸업 후에도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런 고센 모델은 일본 밖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은 기술 교육 시스템을 해외에 이전하면서 동시에 인재를 일본으로 유입시키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태국에서는 2019년 고센-KMITL, 2020년 고센-KMUTT가 개교했고 일본은 교원 파견과 교재 개발, 학생 교류를 지원한다. 태국 학생을 일본 고센에 편입시키는 교류도 진행 중이다. 고센 기구 측은 “해외 고센은 교육 원조가 아니라 산업과 연결된 인재 순환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라며 “현지에서 배운 학생이 일본 기업과 공동 연구나 취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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