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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세계도시화 완수하고… 낙동강 전선 지켜 보수 재건” [6·3선거 후보 인터뷰]

    “부산, 세계도시화 완수하고… 낙동강 전선 지켜 보수 재건” [6·3선거 후보 인터뷰]

    서울 아닌 싱가포르·홍콩과 경쟁청년 누구나 자산 1억 ‘부산 찬스’기본소득 아닌 ‘복합소득사회’로전재수 등 정치권 도덕적 불감증물밑 민심은 ‘현 정권 견제’ 상당보수 결집세… 5%P 차 승리할 것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30일 “중단 없는 부산 발전의 완수를 위해 꼭 이길 것”이라며 “지금은 부산이 세계도시로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의 ‘티핑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보수 재건의 핵심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선거의 의미는. “지난 5년 동안 부산은 글로벌 도시를 향해 힘차게 달려왔다. 부산을 월드클래스 세계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을 중단 없이 완수해야 한다. 5년 동안 산업은행 이전과 더불어민주당이 발목을 잡은 글로벌도시특별법 빼고는 하려고 했던 일을 모두 했다. 낙동강 전선의 부산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부산마저 내주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연성 독재화로 간다.” -‘이제는 세계도시’로 슬로건을 정했는데. “부산은 서울과 경쟁하는 도시가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로테르담과 경쟁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위정자들이 부산을 지방 대도시로 격하시켰다. 이제는 세계도시, 중단 없는 발전 박형준이다.” -예비 후보 등록 후 민심은. “투표하지 않겠다고 하셨던 분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 격차를 줄여 가는 흐름이 계속되고 5% 포인트 내의 차로 승리할 것으로 본다. 다만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항상 경계할 수밖에 없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 대한 평가는. “도덕적으로 찝찝한 사람이 부산 시민의 얼굴이 되는 것을 원할까. 우리 정치가 도덕적 불감증에 휩싸여 있다.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했는데, 이번에 상당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나 몰라라 출마한 것을 시민들이 흔쾌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글로벌도시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삭발했는데. “부산 정도 대도시는 외국으로 치면 작은 나라에 해당한다. 전재수 후보는 나라를 경영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자기가 대표발의한 법안 내용도 모르고 선거에 유리하다 싶으니까 통과시키겠다며 큰소리 뻥뻥 쳐 놓고는, 대통령이 근거 없는 포퓰리즘 낙인찍기를 한번 하니 바로 푸들처럼 꼬리를 내리고 법안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쥐꼬리만큼의 책임감도 없는 그런 사람이 도시를 경영해선 안 된다.” -청년들을 위한 ‘부산 찬스’ 공약을 내놨는데. “기본소득이 아닌 복합소득 사회로 나아가는 선도 모델을 부산에서 시작하겠다. 10년 동안 월 25만원씩 저축한 3000만원에 부산미래기금을 매칭해 7000만원을 얹어 줘 부산 청년 누구나 1억원 자산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청년 자산 양극화를 만드는 부모 찬스가 아니라 부산 찬스다.”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지난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지금은 정권을 빼앗기고 당 지지율도 낮은 어려운 여건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어게인 2018’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부산 승리를 바탕으로 보수 재건의 여건을 만들 수 있다. 물밑 민심으로는 현 정권에 대한 견제 심리도 상당하다. 3선 시장이 되면 시장 역할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흩어지고 갈라진 보수를 하나로 묶어 혁신하는 역할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부에 바라는 점은. “당도 지금부터는 ‘후보의 시간’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들이 시정과 도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후보들이니 그 역량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후보가 빛나게 해 줘야 한다. 선수로 뛰지 않는 감독이나 코치가 빛을 보려고 하면 안 된다. 오늘 장동혁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증받은 박형준, 일 잘하는 오세훈’이라고 말한 것처럼 후보들이 인물 대결을 하고 당은 일당 독주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를 확산하는 게 중요하다.” -김문수 명예선대위원장 배경은. “도덕적 불감증에 휩싸인 정치에서 아주 드문, 옳고 깨끗한 분이다. 특히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 태도도 매우 유연해졌다. 보수 재건과 통합을 위해 그런 분이 다시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직접 요청했다.” -북구갑 보궐선거도 화제다. “단일화든 뭐든 모든 것은 후보들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알아서 결정할 문제다. 일단은 각자 열심히 뛰면 된다. 민주당은 북구와 인공지능(AI)이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데도 하정우 전 수석을 보냈다. 나오는 과정 자체도 대통령이 일종의 작전을 짜고 보낸 약속 대련 느낌을 주기에 국민들 입장에서도 유쾌하지 않다.”
  • 李 “나만 살겠다고, 다른 노동자에 피해”

    李 “나만 살겠다고, 다른 노동자에 피해”

    ‘총파업 예고’ 삼성노조 겨냥 발언“과도한 요구, 국민들로부터 지탄”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인공지능(AI) 대전환으로 노동과 산업현장이 앞으로 근본적인 변화에 노출되게 된다. 이런 중차대한 도전을 이겨내려면 상생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노사 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양측의 책임과 연대 의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 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한다”며 “노동자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 상호 간에 연대 의식도 발휘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약자인 노동자들이 연대해야 하지만 지나친 요구가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도 필요하겠다”며 “당연히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에 대해서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국민 모두가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또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고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연간 영업이익의 15%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당부는 이러한 삼성전자 노사 측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노동절의 의미를 강조하며 노동시장 격차 완화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정규직 1인의 시간당 임금은 2만 8599원으로 전년보다 3.2% 올랐다. 반면 비정규직은 1만 8635원으로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65.2%로, 전년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및 노동자 등 12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기념식을 연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과 양대 노총이 노동절 행사를 함께하는 건 사상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 외에도 학교 현장 체험 학습과 관련해 “교사, 학부모,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공개적 토론 과정을 통해 수렴하고 이와 관련해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교육부와 법무부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엑스(X)에 세월호·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비방하는 글을 올린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향후에도 가짜뉴스나 2차 가해 댓글 등에는 경찰 전담팀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 ‘57조 초격차’ 삼성… 새 먹거리는 ‘휴머노이드’

    ‘57조 초격차’ 삼성… 새 먹거리는 ‘휴머노이드’

    반도체서 54조원 육박 영업이익2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파업’“차질 없도록 노조와 대화로 해결”가전은 ‘선택과 집중’ 체질 개선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확대 계획제조용 개발 뒤 홈·리테일로 확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5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메모리 부문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반도체 외끌이 성장’ 구조 고착화나 노조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가전사업부 체질 개선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을 미래 전략으로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133조 9000억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선제적 시장 대응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달러 등 주요 통화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1조 8000억원 규모의 환율 효과도 있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매출 81조 7000억원, 영업이익 53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94%를 떠받쳤다. 비메모리를 포함한 영업이익률은 66%로, 메모리 부문만 기준으로 보면 수익성이 70%를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2를 동시에 양산·판매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재준 메모리 부문 부사장은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생산능력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7세대 HBM(HBM4E) 제품의 사업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사장은 “2분기 중 HBM4E의 첫 샘플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둔화됐지만, 고성능 컴퓨팅 중심의 수주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강석채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수요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쟁력이 낮은 공정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노조 파업’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18일간 파업을 예고하면서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파업이 벌어지더라도 전담 조직과 대응 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법한 범위에서 대응하겠다”며 “노조와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호조에도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원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실적 개선폭은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진 중”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공개했다. 제조용 로봇을 우선 개발한 뒤,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홈·리테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미래로봇추진단을 중심으로 선도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통해 제조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국내 경쟁력 있는 로봇 업체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했다.
  • (사)한국관세무역개발원, ‘2026년도 관세무역연구 춘계학술세미나’ 성료

    (사)한국관세무역개발원, ‘2026년도 관세무역연구 춘계학술세미나’ 성료

    - AI시대 관세·무역 패러다임 변화와 대응 과제 논의 (사)한국관세무역개발원이 지난 4월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2026년도 관세무역연구 춘계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 한국 관세·무역의 패러다임 변화와 과제’라는 대주제 아래 관세 행정과 무역 실무 전반의 변화를 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남성훈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연구본부장의 개회사와 김상만 덕성여자대학교 교수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기조연설을 맡은 최원목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디지털 통상 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 과제’를 발표하며 데이터 거버넌스, AI 규범화, 디지털 ESG를 디지털 통상 시대의 3대 핵심 쟁점으로 제시하고, 관세·무역 분야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선 유정호 국립부경대학교 교수는 ‘AI 도입이 고용·임금·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유 교수는 기업의 AI 도입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조직 재편과 전환 비용 발생으로 인해 수출 지표 하락 및 임금 감소 등의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2주제에서는 정재호 수원세관장이 “관세행정의 AI 활용 현황과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정 세관장은 관세청이 위험 선별, 정보 분석, 감시·검사, 업무 효율화, 대민 서비스 등 관세행정 전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통관, AI X-ray, 원산지 검증 챗봇, 우범자 분석 등 현장 중심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제3주제 발표는 조현기 한국관세무역개발원 부연구위원이 맡아 “무역학 분야 인공지능(AI) 연구 동향 및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국내외 AI 연구 동향과 함께 무역학 분야에서의 AI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고, 미국 CBP 원산지 판정문에 대한 AI 기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최근 관세무역 주요 이슈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정재완 고문(관세법인 대문)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주형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고태진 관세사(관세법인 한림), 김진규 교수(조선대학교), 정희진 교수(한신대학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전자적 전송물에 대한 무관세 모라토리움과 향후 과세 문제, 중소기업의 AI 활용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AI가 관세행정, 무역 실무, 통상 규범, 학술 연구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관세·무역 분야의 미래 의제를 발굴하고 학계·관계·실무 전문가 간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삼성, 5년간 6만명 신규 채용… ‘반도체·AI·바이오’ 미래 인재 키운다

    삼성, 5년간 6만명 신규 채용… ‘반도체·AI·바이오’ 미래 인재 키운다

    삼성전자가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미래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은 향후 5년간 총 6만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30일 밝혔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배터리 등 이른바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첨단 산업 분야가 중심이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임직원 주도의 성장 문화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 중이다. 매년 2회 열리는 ‘STaR(Samsung Talent Review) Week’가 대표적이다. 임직원들은 본인의 직무와 상관없이 평소 관심 있던 타 분야 교육 과정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1학기에만 825개 과정이 개설됐으며, 전체 임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직무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시스템도 체계화했다. DX부문은 교육 조직을 통합한 ‘SEU’를 통해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며, DS부문은 11개 학부·46개 학과로 구성된 가상 대학 형태의 ‘DS University’를 운영 중이다. 설계부터 설비까지 1000여개의 실무 교육을 통해 초격차 기술력을 뒷받침할 전문가를 길러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의 인재 투자는 담장 밖으로도 이어진다.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는 지금까지 85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국내 IT 생태계의 화수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 대상을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하고 커리큘럼을 AI 중심으로 개편해 국가 차원의 AI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회적 취약 계층의 자립을 돕는 ‘희망디딤돌 2.0’도 주목받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단순 주거 지원을 넘어 반도체 배관, SW 개발 등 실전 직무 교육을 제공한다. 실제로 수료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취업에 성공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540여개의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 지역 경제 활성화와 벤처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 [사설] 30조원 투자, 청년 뉴딜… 첫째도 둘째도 관건은 ‘일자리’

    [사설] 30조원 투자, 청년 뉴딜… 첫째도 둘째도 관건은 ‘일자리’

    청년 취업 한파에 민관 합동으로 일 경험·훈련 기회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대기업과 연계된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청년 선호 분야 직무 훈련 및 직장 적응 프로그램, 졸업·퇴사 후 미취업 청년까지 아우르는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한 지원 대상 발굴 등으로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어제 발표된 ‘청년 뉴딜’ 일자리 정책 외에도 교육·직업 훈련, 주거, 금융·복지·문화, 참여·기반 등 5개 분야에 올해 총 3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달 청년(15~29세) 고용률은 43.6%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3월(43.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청년 전체 인구가 줄었는데도 3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42만 8000명이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늘어나 지난해 30만 9000명이 됐다.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쉬었음 상태에 빠질 확률이 높고 이는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일 경험·구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경제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성장률은 2% 미만으로 떨어졌다. 청년 노동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 더 떨어질 일만 남는다. 청년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수준이다. 고학력이라도 기업 규모나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정규직 대졸 초임이 300인 이상 기업은 5001만원(2023년 기준)이지만 5인 미만 기업은 2731만원이다. 시간당 임금도 대기업 정규직은 2만 125원(2025년 기준)이지만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은 1만 4066원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견고하니 청년들은 대기업·정규직을 위해 장기간 구직 활동을 한다. 반면 고용의 8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할 노동 개혁이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연공형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공정’에 민감한 청년 세대의 특성에 맞는 데다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임금·복지 등 근로조건이 대기업 못지않은 중소·중견기업이 많다. 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홍보함으로써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은 물론 규제도 정비해야 할 것이다. AI 시대의 산업구조 개편은 이미 시작됐다. 청년이 소외되지 않을 산업 정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정원오 ‘착착 개발’ 오세훈 ‘활력 서울’

    정원오 ‘착착 개발’ 오세훈 ‘활력 서울’

    정 “정비사업 15년→10년 단축”오 “서울 전역 10분 운세권으로”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 여야 후보 간 정책 대결이 본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29일 15년 안팎의 재개발·재건축 기간을 10년 이내로 대폭 단축한 ‘착착 개발’ 공약을 들고나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시장은 건강 격차 해소를 전면에 내세운 1호 공약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꺼내 들었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성북구 장위14주택재개발구역을 찾아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보강한 부동산 공급 공약을 발표했다. 착착 개발의 핵심은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존 15년 이상인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착공과 준공을 조기화해 기본계획, 정비계획에 이주 수요 관리 방안을 미리 반영하고 대규모 이주에 따른 갈등도 사전에 예상해 관리한다는 방침도 담겼다. 재개발 및 재건축 단지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신통기획이 정비구역 지정까지 지원하는 것이라면, 착착 개발은 정비사업 시작부터 입주까지 밀착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정 전 구청장 측 정책총괄본부장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착착 개발은 ‘500가구 이하 소규모 사업 지정 권한은 구청장에게 넘기겠다’, ‘지정 이후에도 과정·절차 관리를 하겠다’ 등 5가지 항목을 보완한 일종의 신통기획 플러스 개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공공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의 ‘실속주택’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공급 대책에 따른 서울 도심 내 3만 2000가구의 주택 공급 사업을 조기에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용적률 특혜 지역을 준공업지역으로 확대한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오후 MBN에 출연해 오 시장을 향해 “주어진 시간에 시험 문제를 못 푼 분이 시간을 더 준다고 푸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삶의 질 특별시 서울’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린 오 시장은 이날 강북 도봉구보건소를 첫 정책 발표 장소로 삼아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 의지를 부각했다. 서울 전역 집 근처 10분 이내에 체력 관리가 가능한 ‘10분 운세권(운동+역세권)’ 도시 조성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생활밀착형 복지를 강조해 초반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서울체력9988 도봉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소득별 건강 격차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 특별시’를 완성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9988’을 인공지능(AI) 기반 ‘슈퍼 앱’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해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부터 폐암을 비롯한 중대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27곳인 생활권 중심 ‘서울 체력장’을 100곳으로 늘리고 여의나루·광화문역 등에서 운영 중인 러닝·피트니스 중심의 ‘펀스테이션’은 6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여가 공간인 ‘우리 동네 활력 충전소’도 2030년까지 120곳을 신규 조성한다. 오 시장 측은 정 전 구청장의 착착 개발에 대해선 ‘시민 기만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개발’로 규정하고 “오세훈 시정의 무단 도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 전 구청장이 내세운 착공 조기화 전략은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공급 전략과 판박이”라며 “실속주택도 서울시가 발표한 토지 임대형·할부형 주택인 ‘바로 내 집’의 개념을 재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률 약 72%를 기록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웃도는 수익성을 보였다. 계속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 52조원, 영업익 37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행진도 이어 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리며 실적 호조를 이어 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률이 71.5%로 지난해 4분기 58.4%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고, 앞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19조 1696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매출액은 52조 5763억원으로 198.1% 증가했다. 영업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기업용 고성능 저장장치(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실적의 핵심은 ‘수익성’이다. 영업이익률 72%는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된 메모리 산업 구조 변화의 결과로 보인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인 TSMC의 1분기 영업이익률(58.1%)을 크게 웃돌았고 AI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4분기(2026년 1월 종료 기준) 영업이익률인 65.0%도 앞섰다. 또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2분기 영업이익률(67.6%)보다 4.4% 포인트,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43.0%)보다 29.0% 포인트 높다. 비수기 넘은 수요 확대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판매 확대이는 단순 비교를 넘어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라는 고부가가치 팹리스 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제조업체다. 그럼에도 동일한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것은 AI 가치사슬에서 ‘메모리’가 핵심 수익원으로 이동했음을 보여 준다. 이런 수익성은 HBM·범용 D램·eSSD 수요 급증이 동시에 맞물린 ‘삼박자’ 효과에서 비롯됐다. 우선 HBM은 AI 연산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으며 가장 높은 수익성을 창출했다. 회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4세대인) HBM2E부터 원가와 수율, 성능 등 종합적 제품 경쟁력과 고객 신뢰도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3년간 고객 요청 수요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6세대 HBM인 HBM4도 고객 요구 성능에 맞춰 생산 확대를 준비 중이며, 7세대 HBM4E는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 연속 출시HBM 성능 향상·HBM4 생산 확대6세대 D램·321단 cSSD 공급 탄력HBM의 생산량 확대는 범용 D램 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미쳤다. HBM 생산은 범용 D램 대비 더 많은 웨이퍼를 소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신 세대 D램인 DDR5 등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는 90% 이상 상승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향후 회사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저전력 D램 LPDDR6와 192GB(기가바이트) 소캠(SOCAMM)2 양산을 통해 고성능 D램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회사는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중간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성능·고용량 eSSD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321단 쿼드레벨셀(QLC) 낸드를 개발했고 고객 인증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321단 개인용 고성능 저장장치(cSSD) ‘PQC21’ 공급을 시작했으며 eSSD도 전 영역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올해 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321단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변화”라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의미한 생산능력 확대까지 좀더 시간이 걸리고 우호적 가격 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장기공급계약(LTA)과 관련해 고민을 드러냈다. 이는 단기 호황이 아닌 중장기 공급 부족 국면 진입을 시사한다. 미래 전망도 청신호수요 구조적 변화… 장기계약 유리“재무 건전성 위해 100조 확보 목표”수익성 개선은 재무구조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54조 3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34조 9000억원) 대비 19조 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2조 9000억원 감소한 19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5조원의 ‘순현금’을 달성하며 재무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5X 공장 증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등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 자금 유치와 순현금 확보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 IMF “한국 1인당 GDP, 5년 뒤 대만에 1만 달러 뒤진다” 경고

    IMF “한국 1인당 GDP, 5년 뒤 대만에 1만 달러 뒤진다” 경고

    한국의 국민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22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한 데 이어 5년 뒤에는 대만과 1만 달러 이상 격차로 벌어져 재역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 7412달러(약 5500만원·세계 40위)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3.3% 늘어난 규모다. 1인 GDP 4만 달러 시대는 2028년에 4만 695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열어젖힐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2014년 3만 달러에 진입한 이후 12년째 4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역전한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는 전년 대비 6.6% 급증한 4만 2103달러(6200만원·3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9년에는 5만 370달러를 기록하며 5만 달러까지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5년 뒤인 2031년에는 한국이 4만 6019달러, 대만이 5만 6101달러로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는 1만 달러 이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대만의 ‘파죽지세’ 경제 성장에 한국은 앞으로 대만을 따라잡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의 가파른 경제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7.1%로 집계됐다. 중동전쟁 이전 2월 말 평균 6.2%보다 1% 포인트 가까이 상향 조정됐다. 반면 일부 해외 IB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일본의 1인당 GDP 전망치는 올해 3만 5703달러(5250만원·43위)로 ‘반도체 강국’인 대만·한국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9일 “인공지능(AI)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대만 하청업체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선 반도체와 AI 생태계 확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금융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설] IMF “5년 뒤 대만과 GDP 1만 달러 차이” 경고 새겨야

    [사설] IMF “5년 뒤 대만과 GDP 1만 달러 차이” 경고 새겨야

    우리나라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년 뒤에는 대만과 1만 달러(1500만원) 이상 차이 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2031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를 4만 6019달러로 전망했다. 대만은 5만 6101달러다. 2003년 대만을 앞지른 이후 22년 만인 지난해 역전을 허용했는데, 격차는 매년 벌어져 한국의 재역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경고다. 대만은 올해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2021년 3만 달러대에 진입한 지 5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3만 달러를 넘었으나 1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IMF는 2028년에야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가 될 것으로 봤다. 경제의 역동성이 너무 차이가 난다. 대만의 눈부신 성장은 정부와 TSMC가 이끌었다.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시장점유율 70%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삼성전자 점유율은 10%도 안 된다. 대만 정부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각종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보조금 지원은 물론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용수 등을 우선 지원한다. 그 결과 설계, 파운드리,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돼 AI 글로벌 허브로 부상 중이다. 한국에서 만든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대만에서 AI반도체가 돼 엔비디아 등에 공급된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에 대한 세제·인프라 지원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착공은 물론 전력·용수 확보에도 애를 먹었다. 한술 더 떠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전북 새만금으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불거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18일간의 총파업까지 예고했다.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반도체 없는 한국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달 수출액이 861억 달러로 사상 처음 월 수출액 8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수출의 38%를 차지한 반도체가 있어서 가능했다. 반도체 라인은 한번 멈추면 복구에만 한 달 이상 걸리는 국가 핵심산업시설이다. 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마저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방위로 움직이고 있다.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의 전략자산으로 반도체를 바라봐야 할 때다. 정부, 정치권과 노조 모두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재 확보,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산업전략 수립, 노사관계 조율과 사회적 합의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 [기고] 중소기업을 위한 ‘AI 특화 공동훈련센터’

    [기고] 중소기업을 위한 ‘AI 특화 공동훈련센터’

    지금 세계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AI)이 산업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는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로 진입했다. 특히 AI가 제조 현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며 실행하는 ‘피지컬 AI’로 진화하면서 산업의 근간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AI를 국가 안보 차원의 핵심 과제로 삼는 이유도 명확하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리더로 도약하려면 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AX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혁신의 당위 뒤에 가려진 중소기업의 현실은 냉혹하다. 대다수 중소기업이 이른바 ‘삼중고’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어서다. 첫째는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이다. 노후화된 설비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AI 도입의 기초인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AX에 대한 경영진의 낮은 인식도 혁신 동력을 약화하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둘째는 고질적인 인력난이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AI를 구현하고 운영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이 고숙련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너무나 크다. 이는 대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커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경영적 불확실성이다. 막대한 투입 비용 대비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중소기업들이 선뜻 AX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타파할 실천적 해결사로 고용노동부의 ‘AI 특화 공동훈련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이 AX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중소기업은 자원 확보에 한계가 있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고 국가적인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한 이 센터는 중소기업에 AI 관련 직무 훈련을 제공하는 전문 기관이다. 쉽게 말해 개별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고가의 AI 인프라와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AI 거점’으로,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중소기업의 AX 고도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특히 현장의 실질 데이터를 활용한 ‘실무형 PBL(과제수행형) 훈련’은 교육 성과가 즉각적으로 공정 개선에 반영되도록 돕는다. 또 기업의 워크플로 진단부터 맞춤형 교육, AI 내재화를 위한 전문가 코칭 및 상담까지 이어지는 종합 지원 패키지는 기업에 든든한 지침이 된다. 단순히 교육생을 배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제조 현장이 AI를 통해 실제로 혁신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 이 센터만의 독보적 차별점이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훈련 모델이 현장에서 지속해서 작동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구축은 물론 이를 관리·운영하는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증원이 필수적이다. 이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우리 제조 산업의 미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 투자’로 인식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대학, 훈련기관, 지자체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구축한 AI 특화 공동훈련센터 모델이 전국 현장으로 확산할 때 우리 중소기업은 비로소 세계 시장에서 피지컬 AI를 선도하는 리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강력한 민관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AI 강국의 토대를 견고히 다져야 할 적기다. AI 문명으로의 대전환 시대, 다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 AI 고도화’를 실천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AX 성공이 곧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그 중심에 AI 특화 공동훈련센터의 역할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 청년 목소리 직접 들어야 ‘청년정책’ 진화한다 [전경하의 집중]

    청년 목소리 직접 들어야 ‘청년정책’ 진화한다 [전경하의 집중]

    청년 54% “정책에 의견 반영 안 돼”청년 한 명도 없는 정부위원회 52%중앙정부·지자체별 사업 2000여개소관 부처·분야 다양해 실효성 부족지역 재정 여력 따라 지원액도 차이전국 청년센터, 교육·컨설팅 등 제공광역단체 내 센터 연계 필요성 제기‘쉬었음 청년’ 갈수록 늘어 대책 시급공공·민간기관, 칸막이 허물고 협력지자체, 주도권 갖고 맞춤 정책 펴야청년기본법이 2020년 제정된 이후 다양한 청년정책이 쏟아졌다. 청년기본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정책을 세우고 청년을 지원해야 한다. 2021~ 2025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이 수립·시행됐고 현재 제2차(2026~2030년) 기본계획을 시행 중이다. 청년들의 평가는 인색하다. 본지가 올 2월 청년 500명에게 물었더니 ‘지원받은 경험이 없다’가 58.8%, ‘자신의 의견이 사회에 전달되거나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가 54.1%였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저출생 정책 오류 떠오르는 청년정책 ‘중동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청년 예산 1조 9000억원이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년 쉬었음’ 통계를 언급하면서 창업 지원 9000억원, 직업훈련과 일경험 등 청년 뉴딜 프로그램에 1조원의 예산을 반영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앞서 마련된 올해 예산에서는 청년미래적금,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등이 새로 편성됐다. 청년미래적금은 오는 6월 출시 예정으로 3년 동안 납입한 금액의 6% 또는 12%(중소기업 취업자)를 정부 재원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청년도약계좌의 만기 5년이 길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청년정책은 취업·창업, 주거비, 자산 형성, 문화·복지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각 지자체별 사업으로 구체화된다. 예를 들어 ‘대학생 대상 해외 연수 기회 확대’는 경기도에서는 3~4주 6개국 8개 대학 연수, 경상남도에서는 미국 대학 4주 단기 연수로 바뀌었다.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을 지원하는 정책은 서울시 ‘청년수당’, 광주광역시 ‘구직활동비’, 강원도 ‘취업준비쿠폰’, 전북 ‘청년활력수당’ 등 자치단체별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 등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제주도의 ‘청년희망사다리 재형저축’은 근로자 1인당 월 25만원을 5년간 지원한다. 도내 기업에 취업한 청년 근로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년 또는 3년에 걸쳐 본인 저축액(15만원)과 같은 금액을 적립해 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 사업을 한다. ‘결혼장려금’(대전), ‘부동산 중개 보수 및 이사비 지원’(서울), ‘청년기본소득’(경기) 등 자치단체 차원의 이색 사업도 있다. 해당 사업은 지역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부산은 다른 지역에서 부산으로 여행 온 청년들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산온나청년패스’를 운영 중이다.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과제는 총 282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별로 나누면 사업은 2000개 수준이다. 사업은 많지만 소관 부처, 분야 등이 다양해 중복되는 데다 연계성이 부족하다. 저출생 정책의 오류가 떠오르는 지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2005년 제정되고 5년 단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됐다. 2006년부터 4차례에 걸쳐 20년간 기본계획에 투입된 재정은 699조원이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9명에서 2012년 1.30명으로 상승하다가 다시 떨어져 지난해 0.80명을 기록했다. ●청년이 제안한 통합플랫폼 ‘온통청년’ 정부는 지난해 청년정책 통합플랫폼 ‘온통청년’을 열었다. 회원으로 가입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관심 있을 만한 정책들이 소개된다. 개인정보를 더 많이 입력할수록 소개되는 정책이 정교해진다. 신청 자격이 되는지 스스로 검증해 볼 수 있다. 주민등록등본,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등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서다. 일부 사업은 온통청년에서 바로 지원할 수도 있다. ‘청년고용정책참여단’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출발점이었다. 청년들의 다양한 참여와 평가가 정책을 진화시킨다. 광역자치단체는 ‘청년몽땅정보통’(서울), ‘청년G대’(부산), ‘경기·충남청년포털’ 등 청년정책 홈페이지를 각각 별도 운영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소속 기초자치단체의 다양한 사업이 소개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 기능을 통해 사업 관련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중앙정부 사업 홈페이지와 바로 연결되기도 한다. 홈페이지 방문의 이점을 알려야 한다. 청년기본법에서 청년의 나이는 19세 이상 34세 이하다. 지자체 조례 등에서 청년 연령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데, 농촌 지역에서는 45세까지 지원되기도 한다. 거주 지역의 신청 연령 제한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청년센터 이용도 적극 권장돼야 한다. 전국에 광역·기초자치단체 청년센터 245개가 운영 중이다. 주말에 운영되는 센터들도 있다.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사업 소식을 얻을 수 있고 교육, 컨설팅, 문화 활동 등이 가능하다. 광주광역시 청년센터가 2025년 9월 광주 청년들에게 물었더니 청년센터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90%였지만 사용해 봤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만족도는 민간 위탁인 청년센터의 담당자 역량에 따라 차이가 컸다. 광역자치단체 내 센터의 연계 필요성도 지적됐다. ●전 세계가 ‘청년 기 살리기’ 노력 중 다양한 청년정책 발굴과 실행은 우리나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 또한 청년 세대가 기성 세대와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 정보기술(IT) 발달로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인구구조가 달라지면서 미래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청년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6년 고용과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청년의 실업률은 12.4%다. 반면 쉬었음에 해당하는 ‘니트’(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사도 없는) 청년은 20%로 2억 5700만명이다. 우리나라도 청년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쉬었음 청년은 늘었다. 특히 20대의 쉬었음이 30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스럽다. 청년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져 기성 세대보다 나은 직업을 가질 가능성은 커졌지만 교육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 인공지능(AI)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취업 출발선 자체가 사라지거나 좁아지는 현상도 관찰된다. 노동시장 진입 시기의 실패는 이후 경력과 삶의 질에 부정적이고 장기적인 상처를 남긴다. 장기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조기 개입이 효과적이다. 고령화는 진행되는데 청년 노동력마저 줄어들면 국가가 성장은커녕 쪼그라들 수 있다. 교육·의료 등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도 버거워진다. ‘히키코모리’(은둔 청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일본은 15~49세 대상의 ‘지역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사업 초기에는 지원 대상이 15~34세였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취업 빙하기’ 세대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40대도 포함됐다. 집중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고 그 이후에는 안정적 근로와 중장기 경력 형성을 지원한다. 인구가 크게 줄어든 농촌 등에서 활동하는 ‘지역활성화협력대’도 청년 대책의 하나로 거론된다. 관계부처 간 협력, 지자체 연계, 지역사회 네트워크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위탁 민간기관 역량에 따른 지역 간 격차와 전문 인력 부족 등이 개선 과제로 언급된다. 위탁기관이 바뀔 때 사업의 노하우가 전수되기 어렵고 청년들 또한 혼란을 겪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청년정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나라가 핀란드다. 청년센터와 비슷한 ‘오흐야모’(Ohjaamo·한국어로 조종실)와 니트 청년을 위한 ‘아웃리치 청년사업’이 있다. 원스톱서비스센터인 오흐야모의 인력은 공공조직과 민간조직이 어우러져 있다. 운영은 지역 특성과 이용자 욕구에 따라 다르다. 지방정부가 아웃리치 사업을 통해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년의 사회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더 복잡한 상황에 내몰린 한국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0.8명)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령화 속도도 가장 빠르다. 다른 나라보다 수도권 집중도가 높다. 19~39세 인구의 54.8%(2024년 기준)가 수도권에 산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 소멸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의 목소리를 진짜로 들어야만 한다.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자치단체 소속 위원회의 청년위원 의무 위촉 비율이 지난 14일부터 기존 10%에서 20%로 상향됐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무조정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 참여가 의무화된 227개 정부위원회 가운데 청년이 한 명도 없는 위원회가 118개(51.9%)였다. 전체 위원 중 청년 비율은 5.4%였다. 규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청년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지자체, 특히 비수도권 지자체의 분투가 절실하다. 청년에게 수도권은 더 비싸고 경쟁적이지만 기회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대신 결혼과 출산은 미뤄진다. 정부 부처의 개별 사업은 자치단체에서 청년 중심으로 합쳐져야 한다. 공공기관끼리는 물론 공공·민간기관의 칸막이를 넘나들어 보자. 그래야 처한 상황과 욕구, 지향점 등이 다양한 청년들의 상황에 맞춘 정책이 가능하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민생지원금이 더 지원되듯이 수도권에서 멀수록 청년정책의 지역 맞춤형 주도권이 더 필요하다. 청년정책은 복지정책을 넘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성장 정책이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자체장 후보들은 해당 지역의 청년센터 방문부터 시작해 보자. 청년이 지역에 머물러야 지역이 산다. 소중한 청년의 목소리에 해결책이 담겨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신 ‘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거점국립대 3곳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편해 추진한다. 올 하반기 선정되는 대학에는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다만 일부 대학에 지원이 집중되면서 지역 대학 간 격차 확대 우려도 나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성장엔진 연계 지역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고,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을 선정해 전략산업과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모든 거점국립대를 동시에 키우려던 구상에서 한발 물러나 재정 여건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정책 방향을 조정한 것이다. 선정 대학에는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학’과 ‘특성화 융합연구원’이 설치된다. 학부·대학원·연구소를 연계한 통합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과 협력해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브랜드 단과대는 모빌리티·신재생에너지 등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된 학과 중심으로 운영되며, 연간 약 1500명 규모의 인재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다음 달 초까지 ‘3개 대학 선정계획’을 안내하고, 7월 초까지 대학별 실행 계획을 접수해 올 3분기 내 최종 대학을 확정할 계획이다. 거점국립대가 9곳인 만큼 대학 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당초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일부 대학만 지원한다는 지적에 대해 최 장관은 “거점국립대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3개 대학을 집중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이라며 “나머지 대학도 인재양성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주목할 韓 AI 5개…4개가 LG ‘엑사원’

    한국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의 경쟁력이 세계 3위 수준이라는 미국 명문대 연구소의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인구수 대비 AI 특허 수는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스탠퍼드대 ‘사람 중심 AI 연구소’(HAI)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인덱스 2026’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3위(5개)를 기록했다. 5개 중에 4개가 LG AI 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이었다. 캐나다, 프랑스, 홍콩, 영국 등은 1개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한국은 2위인 중국과 6배 격차가 나 세계 AI 경쟁국 구도는 ‘2강 1중 4약’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세계 ‘AI 3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AI 특허 수는 14.31개로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룩셈부르크(12.25개)와 중국(6.95개), 미국(4.68개)이 뒤를 이었다. AI 도입률은 25위에서 18위로 7계단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기본법’을 국가 차원의 AI 산업 육성과 신뢰 기반 조성의 근거를 마련한 선도적 사례로 소개했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관련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미국의 마이크론과 함께 조명됐다.
  • “미래 불안해서 떠나는 청년… 강하고 매력 있는 지역기업 키워야”

    “미래 불안해서 떠나는 청년… 강하고 매력 있는 지역기업 키워야”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실장임금·근로·사회 인식 복잡하게 얽혀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과감한 지원성시경 한국행정학회장지방소멸기금 ‘균등 분배’ 효과 없어수도권·비수도권 사이 사다리 필요안준모 기술경영경제학회장판교·마곡 등 성공 원인은 ‘배후도시’서울 같은 도시 더 만드는 게 바람직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일자리 찾아 떠나가는 흐름 막아야임금 격차 해소 등 기업 노력 필요전국 기초자치단체 10곳 중 6곳이 소멸위험지역이다. 역대 정부가 공공기관을 옮기고 기금을 쏟아부었지만 지방은 계속 비어간다. 그런데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해 조사에서 수도권 신규 구직자 63.4%는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지방에서도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비어가는 땅만 보느라 채워야 할 사람을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서울신문이 지난 8일 ‘지역소멸과 중소기업 일자리’ 좌담회를 주최해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성시경 한국행정학회장, 안준모 기술경영경제학회장,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에게 진단과 해법을 물었다. -지방 인력난, 왜 만성이 되었나. 박용순 경기 흐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임금격차, 근로조건, 사회적 인식까지 얽혀 있어 어느 하나를 건드려서는 풀리지 않는다. 성시경 그렇다. 임금 너머를 봐야 한다. 청년들의 이탈은 지금의 임금 때문만이 아니라 미래가 불안해서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그 안에 매몰된다는 인식이 있다. 수도권·대기업의 ‘1부리그’와 비수도권·중소기업의 ‘2부리그’를 연결하는 사다리가 사라졌다. 안준모 지역 문제는 인력·교육·의료·복지·문화가 모두 얽힌 종합행정이다. 판교나 마곡이 성공한 건 배후도시가 먼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은 산단을 먼저 만들고 인프라를 나중에 조성하려고 했다. 카페 하나 없고 병원 가기 어려운 곳에서 청년이 머물 수 없다. 노민선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에서 살고 싶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난다.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구조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지방소멸기금까지 이미 많은 정책을 써봤다. 안 세계적으로도 대도시 집중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인구 1000만 규모 대도시를 몇 개 갖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다. 5극3특 광역권 전략도 그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서울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서울과 같은 도시를 더 만드는 것, 하향이 아닌 상향 평준화로 가야 한다. 지방에서 세제와 보조금 등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있어야 한다. 성 지방소멸기금을 200개가 넘는 지자체에 균등하게 나눠서는 효과가 없다. 직주학연락(職住學硏樂), 일하고 살고 배우고 연구하고 즐기는 것이 그 지역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를 지자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권과 산업·인력 정책의 실질 권한을 줘야 한다. 노 지자체 예산이 늘어도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임금·복지·교육·혁신의 격차를 좁히려면 기업과 노사의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 수도권 기업이 비수도권 인재를 재택이나 워케이션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 수도권은 금융·문화·관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만든다. 반면 지방은 제조 중소기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다. 지방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과감하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산업 재편까지 겹쳐 지방 중소기업의 고용 여건은 더 어려워질 것 같다. 돌파구가 있을까. 노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대표들이 AI 도입 비용 대비 효과를 저울질하는 분위기였다. 올해는 달라졌다. 직원들의 AI 활용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중소기업 현장에 맞는 AI여야 한다. 그 업종, 그 공정을 이해하는 AI 활용이어야 한다. 성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는 방향을 잘못 짚은 진단이다. AI가 중소기업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슘페터가 말한 혁신의 가속, 초과이윤을 만드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AI를 잘 쓰는 중소기업이 그 기회를 잡을 것이다. 박 스마트공장 전환 기업들을 보면 인력이 줄어든 게 아니라 매출이 늘고 신제품이 늘었다. AI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위협이 아니라 기회로 읽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의 기반 산업이 살아 있어야 한다. 지역 제조 중소기업 대표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세들은 아버지가 했던 제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대로 두면 일자리 기반 자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인수합병(M&A)형 기업승계 특별법 제정을 중기부와 국회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가업승계’가 아닌 ‘기업승계’다. 안 자율주행택시 웨이모가 운행하면서 사람들이 문을 닫지 않고 내리는 문제가 생겼다. 그러자 택시 문을 닫아주는 새 직업이 생겼다. AI가 완벽해질수록 휴먼터치 일자리가 따라 생긴다. 결국 사람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도시를 여러개 만드는 것이 인력정책의 출발점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성 지방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길을 찾아야 한다. 저임금 외국인으로 저부가가치 산업을 버티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지방 산업 생태계 자체가 가라앉는다. 외국인 인력 정책도 그 맥락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안 기술혁신형 창업이 나와야 한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연속창업, AI 기반 서비스 창업을 지방에서 키울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창업 정책의 성과를 창업수로 재는 한 절대 안된다. 연속창업, 연속 기술이전이 진짜 지표다. 노 지역에서 자고 나란 인재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흐름을 막아야 한다. 이미 방법을 찾은 기업들이 있다. 초임은 낮더라도 성과보상에 적극적이고, 학사 출신을 채용해 석박사 학위 취득을 지원하거나 국내외 학회 참석을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이다. 임금 격차를 당장 좁힐 수 없다면 성장 가능성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박 청년이 찾는 강하고 매력 있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임금 격차를 당장 좁히기 어렵다면 청년미래적금 같은 자산형성 프로그램으로 보완하고, 우수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는 기업탐방·채용 설명회로 인식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 대표의 혁신과 성장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하며, 그러한 기업이 정부 지원과 만날 때 변화가 시작된다.
  • “日, 로봇으로 승부”

    소프트뱅크와 혼다, 소니그룹, NEC가 ‘일본판 인공지능(AI) 동맹’을 구축하고 로봇 등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에 승부수를 던진다. 12일 요미우리신문은 이들 4개사가 ‘니혼AI기반모델개발’이라는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NEC는 인공지능의 핵심인 ‘기반모델(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맡고, 혼다와 소니는 이를 자동차·로봇·게임·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생성형 AI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뒤쳐저있지만 로봇·제조 등 ‘현실 적용’ 영역에서 반격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과 정밀 제조 공정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분 구조는 각 사가 10%가량 출자하는 형태로 꾸려질 전망이다. 약 100명의 AI 개발자가 참여하며, 대표는 소프트뱅크에서 국산 AI 개발을 이끌어온 인사가 맡는다. 4개사 이외에 일본제철,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도 소액 주주로 출자에 참여한다. 개발된 AI는 출자 기업뿐 아니라 일본 기업 전반에 개방된다. 각 기업이 자사 환경에 맞게 조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니혼AI기반모델개발은 경제산업성이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5년간 국산 AI 개발 기업 등을 상대로 총 1조엔(약 9조3000억원)을 지원하는 공모 사업에도 신청할 계획이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 이후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등 ‘현실을 움직이는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주요 기업들이 국산 AI 개발과 산업 적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개발과 활용을 한 축으로 묶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격차를 좁혀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성장·행복 모두 막아선 서울 집값… 보유세 높이고 공급 대폭 늘려야” [월요인터뷰]

    “성장·행복 모두 막아선 서울 집값… 보유세 높이고 공급 대폭 늘려야” [월요인터뷰]

    부동산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소득 대비 집값, 뉴욕·도쿄의 두 배보유세는 최대 5분의1 수준 그쳐저출산·빈부격차·성장 둔화 불러‘1기 신도시 설계자’의 집값 해법3기 신도시 분양 앞당겨 공급 확대단독·다가구 재개발로 양극화 완화보유세 강화해 투기 수요 억제도원로 경제학자의 성장 해법출산율 높이고 외국인·로봇 활용첨단 과학기술 개발에 국력 집중부동산 아닌 기술 투자 이어져야40억원 넘는 기부 이끈 철학 ‘나’보다 ‘우리·사회적 이익’ 우선타인·사회 배려로 얻는 행복 더 커지금, 할 수 있는 만큼 배려해 보길집 한 채를 향해 돈이 몰리면 경제는 다른 길을 잃는다. 공장으로 가야 할 자금은 아파트로 향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청년의 시간은 대출 상환에 묶인다. 결혼은 늦어지고 아이 울음은 줄어든다. 성장률 둔화와 저출산, 빈부격차. 따로 노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곳에서 시작된다. 집값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부동산 수렁에 빠졌다.” 노태우 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수석과 건설부 장관으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를 설계해 ‘주택 200만호 시대’를 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은 단호했다. 그는 집값 문제를 공급과 유동성, 두 축에서 모두 다뤄 본 인물이다. 신도시 개발로 공급을 늘리고, 과열기에는 통화정책으로 균형을 맞추며 집값 안정을 설계해왔다. 1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만난 그는 한국 경제의 병목을 묻는 질문에 머뭇거림 없이 답했다. “소득 대비 집값을 절반으로 낮춰야 합니다.” 소득 대비 집값(PIR)은 연 가구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서울은 24 수준인데, 뉴욕은 11, 도쿄는 10이다. 쉽게 말해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24년을 모아야 중간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오래 걸리는 셈이다. 집값을 낮추는 것이야말로 성장과 분배, 삶의 질을 동시에 회복하는 ‘경제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 총재의 해법은 명확하다. 단독·다가구 밀집 지역 재개발과 3기 신도시 조기 분양으로 공급을 늘리고, 보유세를 강화해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결국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기대 자체를 끊어야 한다는 얘기다.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한국은행 총재까지 60년 가까이 정책의 최전선에 서 온 원로 경제학자. 그의 경제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회적 윤리’다. 개인의 행복은 작고, 타인과 사회의 행복은 크다는 철학을 갖고 학자와 공직자로 일생을 보낸 박 전 총재는 40억원이 넘는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왔다. 다음은 박 전 총재와의 일문일답.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은 20년 전 5%대에서 10년 전 3%대로, 지금은 2% 내외까지 떨어졌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앞으로 0%대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과 독일이 이미 같은 길을 걸었다. 일본은 장기 저성장에 빠졌고 독일도 최근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섰다. 경제가 성장을 멈추면 분배와 복지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원인은 분명하다. 생산 노동력이 줄고 있고,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국내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출산율 제고와 외국인 노동력 활용 그리고 로봇의 생산현장 투입을 통해 노동력 감소에 대처해야 한다. 다음으로 첨단 과학기술 개발에 국력을 집중해 첨단 과학기술이 성장 약진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을 인공지능(AI) 경쟁력에서 세계 3대강국이 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매우 바람직하다.” -K자형 성장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은 대표적인 ‘고소득 저생활국’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1인당 소득이 3만 6000달러 수준의 선진국이지만,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높고 출산율과 국민행복지수는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행복지수는 33위로 하위권이다. 소득 수준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분명하다. 집값이 너무 비싸 내집 마련이 어렵다는 데 있다.특히 한국은 성장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구조’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심에도 부동산 문제가 있다. 한국의 빈부격차는 소득 격차보다도 자산 격차가 근본 문제인데 최대 원인은 집 문제다.” -부동산이 왜 문제인가. “높은 집값은 결혼 기피와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고, 빈부격차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의 정상화를 위한 기본 과제가 된다. 그래야만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다. 소득 대비 집값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책적으로는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건드려야 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단독·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의 재건축을 국책적으로 적극 추진해 주거 환경 개선과 공급 확대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이는 저소득층 지원과 양극화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3기 신도시 분양을 앞당겨 대규모 물량 공급을 실감토록 해야한다.수요 측면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해 국민 저축이 부동산으로 가는 길을 차단해 국내 투자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미흡하다고 여기는 것은 수요쪽에서 종부세에 손대지 않고 있는 점, 공급쪽에서 3기 신도시 공급을 늦추고 있는 점이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는 투기 목적의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빈부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소비세보다 자산세를 강화하는 것이 불평등 해소에 더 효과적인데, 그 중심이 바로 부동산 보유세다. 셋째는 사회정의의 문제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사회적으로 떳떳하고, 사회적 형평성에도 이것이 맞다.지금 한국은 이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문제가 있다. 보유세 수준이 선진국의 3분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뉴욕은 시가 대비 약 1.3%, 도쿄는 1.7% 수준인데 서울은 0.3%에 그친다. 시가 10억원 주택 기준으로 보면 미국 휴스턴은 재산세 500만원과 교육세 1000만원을 합쳐 연 1500만원 수준인데, 서울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도 약 300만원에 불과하다.과세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총 보유가액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맞다. 서울의 70억원짜리 한 채와 지방의 5000만원짜리 여러 채를 단순히 주택 수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최근 한국 증시와 환율 흐름은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한국 증시는 선진국 대비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태였는데, 최근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AI 산업 확산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중심으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산업 호황과 정부 정책이 맞물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현상으로 본다. 이러한 상승은 일정 부분 지속성을 가질 것으로 본다. 환율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기초 체력이 견고한데도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이란 전쟁, 대미 투자, 해외 투자 확대 등 일시적 외화 수요 때문으로 본다. 이러한 특별 수요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말에는 환율이 1300원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로봇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나. “앞으로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결합되면서 생산 현장에 로봇이 빠르게 투입될 것이다. 로봇은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고 보상이나 휴식이 필요 없으며 노동 분규도 없다. 이런 변화는 생산비를 낮추고 물가를 안정시키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과 실질 소득을 높일 것이다.다만 단기적으로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일자리 감소와 실업 문제, 불평등 심화, 윤리와 보안 문제 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리더십 철학이 있나. “언제나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한다. 작은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불편하더라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조직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쌓이면 결국 개인의 길도 열린다.정책은 항상 갈등을 동반한다. 분당·일산 등 1기 5대 신도시를 건설할 때의 일이다. 현장에서는 극심한 반대가 있었고, 도로 점거와 시위가 이어졌으며 국회에서는 백지화 결의안까지 통과됐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후퇴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지금의 불편과 손해보다 미래의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됐고, 나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는데, 그 때 일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한 이유는. “나 자신의 큰 행복을 위해서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 때마다 개인적인 행복은 작고 좁은 행복이고, 남과 사회를 배려하는 데서 오는 행복은 크고 넓은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폐교 위기에 있던 전북 김제의 한 농촌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고 장학기금을 마련해 주었는데, 이 학교가 다시 살아나 최근에 4개 학급을 증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이 내게는 큰 행복이다.젊은 세대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 삶도 힘든데 어떻게 남과 사회까지 생각하느냐’고 묻지만,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주변을 배려하고 조직에 기여하는 태도를 가지면 된다.” ■박승 前한은 총재는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중앙대 교수, 대통령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한국은행 총재 등을 역임하며 정책과 학계를 넘나들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가진 사람이 더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철학을 실천해왔으며, 모교와 농촌 학교, 공익재단 등에 40억원이 넘는 재산을 기부해왔다. 2013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에 최초로 부부가 함께 가입해 100억원이 넘는 유산을 펀드 형태로 사회에 환원한 권준하·조강순 부부가 박 전 총재의 처남인데, 그의 기부 철학에 영향을 받아 실천에 나선 사례로 꼽힌다.
  • [기고] 이원화된 공항 운영, 재구조화 검토해야

    [기고] 이원화된 공항 운영, 재구조화 검토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항공 여객은 1억 250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도 9455만명에 달하며 ‘국제선 1억명 시대’를 눈앞에 뒀다.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는 항공 여객 규모 7위권에 해당하는 항공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항공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전국에 15곳이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라는 두 개의 공공기관이 이를 나누어 운영하는데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다소 의문이 남는다.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는 인천공항의 동북아 허브 공항 육성과 국내 공항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공항 운영 공공기관의 이원화가 장기화됨에 따라 곳곳에서 구조적인 한계와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대표 사례가 공항 간 협력 부족이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도입 과정에서 인천공항은 안면인식 기반 시스템을, 한국공항공사는 정맥인식 기술을 도입했다. 모두 우수한 기술이지만 국내선 이용 후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승객은 출발 공항에서 신원 확인을 마쳤더라도 인천공항에서 다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연동이 가능함에도 기관 간 협력 부족으로 이용객의 불편이 발생하는 하나의 예다.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시스템 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상황에서 현재의 이원화 체계는 기관 간 중복 투자와 혈세 낭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노선 집중 문제도 심각하다. 인천공항 허브화 과정에서 대부분의 국제선 노선이 인천공항에 집중됐다. 그 결과 지방 출발 국제선은 크게 부족해졌고 지역 이용객들은 인천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이용객들이 추가 교통비로 연간 수천억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공항 간 격차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하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대부분의 지방 공항에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공항의 노선 부족과 이용객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5극 3특’ 전략과 외래객 3000만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의 인천공항 중심 노선 구조에서는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 공항 활성화 정책이 제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두 운영기관 간 협력과 전략적 의사 결정을 조정할 제도적 틀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공항 산업은 전형적인 네트워크 산업이다. 개별 공항의 경쟁력만으로는 국가 항공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전국 15개 공항이 하나의 전략적 네트워크로 운영될 때 비로소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 이제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시점이다. 국내 공항 운영을 위해 두 개의 기관이 계속 필요한가. 공항 운영 거버넌스의 재구조화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두 기관의 통합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 구조를 검토해 효율적인 공항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천공항에 집중된 노선을 일부 지방공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노선 재편을 통해 확보되는 슬롯을 장거리 노선 유지에 활용한다면 인천공항의 허브 경쟁력도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국내 공항은 각기 다른 역할과 환경을 가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별 공항의 성과가 아니라 공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며 국민의 안전과 편익이다. 공항 운영 거버넌스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항공 산업 경쟁력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명예교수
  • SK하이닉스 초격차 ‘321단 SSD’… AI PC 기준 새로 쓴다

    SK하이닉스 초격차 ‘321단 SSD’… AI PC 기준 새로 쓴다

    업계 최고층… 저장 효율 33% 높여D램 넘어 ‘낸드플래시’ 기술력 각인PC시장 공룡 ‘델’ 첫 공급처로 확보증권가, 1분기 실적 35조~38조 전망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300단 낸드 시대’의 문을 열며 인공지능(AI) PC 시장의 핵심 하드웨어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꾼 SK하이닉스가 이번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며 ‘AI 메모리 올라운더’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단순히 적층 단수를 높이는 경쟁을 넘어, 폭증하는 AI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스토리지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층인 321단 적층 기술과 데이터 저장 효율을 극대화한 QLC(쿼드러플 레벨 셀) 방식을 결합한 소비자용 SSD(cSSD) 신제품인 ‘PQC21’을 출시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특히 글로벌 PC 시장의 공룡인 델 테크놀로지스를 첫 공급처로 확보하며 단순 개발을 넘어선 즉각적인 실전 투입을 알렸다. 이번 제품의 핵심인 321단 적층은 반도체 칩 내부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촘촘히 쌓아 올려 한정된 면적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는 고난도 공정 기술이다. 여기에 셀 하나에 4비트의 정보를 담는 QLC 방식을 적용해 기존 TLC(트리플 레벨 셀) 대비 저장 효율을 약 33% 높이며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그동안 QLC 방식은 대용량 구현에는 유리하나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수명이 짧아진다는 점이 고질적인 기술적 난제로 지적돼 왔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SLC(싱글 레벨 셀)처럼 작동하는 특정 영역을 설정하는 ‘SLC 캐싱’ 기술을 PQC21에 적용해 이 같은 성능 저하 우려를 불식시켰다. 필요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읽고 쓰는 최적화 작업을 통해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해야 하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서도 매끄러운 작업 흐름을 보장한다. 특히 글로벌 PC 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시장은 윈도우 11 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9.1% 성장하며 긴 침체기를 끝냈다. AI PC가 방대한 데이터를 로컬 환경에서 실시간 처리해야 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고밀도 저장장치의 표준 자리를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cSSD 시장 내 QLC 비중이 2027년 61%까지 치솟으며 주류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산 소식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 구도에서 한국 기술의 ‘초격차’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결과로 평가한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최신 제품에서 276단(추정)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이 SK하이닉스가 먼저 300단의 벽을 허물며 단수 경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 혁신은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돌파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귀환을 알린 가운데 이달 말 실적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35조원에서 최대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HBM3E와 같은 고성능 D램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군인 eSSD와 이번 321단 cSSD 등 ‘AI 맞춤형 솔루션’이 실적의 질적 성장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도서관 총리와 도서관 전형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도서관 총리와 도서관 전형

    4월은 도서관의 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로 도서관을 총괄하는 이는 대통령이었다. 윤석열 정부 때는 국가도서관위원회를 원래대로 다시 문화부 장관이 주관하는 것으로 도서관법을 개정하려 했다. 야당이 막았다.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바꾸는 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섯 명에 걸친 도서관 대통령의 시대가 끝났고, 도서관 총리 시대가 열렸다. 대통령이 하나 총리가 하나 도서관 정책에 큰 차이는 없다. 누가 더 도서관에 관심과 애정이 있나, 그 차이만 있다. 책과 신문을 읽는 어린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21세기 선진국 독서 교육의 핵심이다. ‘얼리 스타트’라는 용어를 쓴다.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책을 접하지 못한 독서 소외가 경제적 격차를 만든다는 인식이 퍼졌다. 일반인들도 비싼 책을 읽을 수 있는 현대식 도서관을 만든 것은 식민지 시절의 미국이었고, 보편 독서를 주도한 것도 미국이었다. 그렇게 100년간 죽어라 하고 공공도서관을 만든 미국이 20세기에 최강 경제국이 되었다. 사실 인류가 보편적으로 독서를 한 시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광의 30년’을 거치면서 노동자들의 경제력이 향상됐던 짤막한 기간이었다. 그 이전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통치하던 시기였다. 왕의 필수 교육이 독서였다. 인공지능(AI)과 함께 보편 독서의 시대는 종료될 것 같다. 미래는 AI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과 AI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으로 구분될 가능성이 크다. AI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들의 특징은 아마도 기획력이 좋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기획력에는 독서와 경험으로 생겨난 통찰력이 핵심이다. 불행한 미래이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이 통치하는 시대가 다시 올 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도서관에서 숙제하는 청소년을 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한국에서는 진짜 보기 어렵다. 학원 다니느라 도서관 갈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든 청소년이 다 학원에 가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에 열심히 다니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청소년은 ‘자기주도형 학습’을 하는 학생이다. 지금도 지역별로 학교장이 추천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지역 도서관장 추천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도서관 전형을 만들면 어떨까? 가난해서 학원을 못 다니는 학생들에게 다른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한국 도서관에는 고급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역 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이 협력하면 충분히 제도 설계가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대입의 절반 정도를 도서관 전형으로 뽑는다면 사교육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당연히 출산율도 나아질 것이다. 지금 지역의 도서관에서 청소년 보기가 쉽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책 읽는 청소년이 늘어나면, 국가 지식 경쟁력도 높아진다. 도서관에서 독서 프로그램이나 청소년용 토론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것은 약간의 예산 추가만으로 가능하다. 어떻게든 독서 소외 청소년을 줄이는 것이 한국 경제가 갈 길 아니겠는가. 학교 도서관을 몇 년간 지켜보면서 일요일에도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소년일수록 일요일에 할 게 없다. 학교 도서관의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면, 일요일마다 작가 등 유명 인사를 초청하거나 문화 강습 같은 것을 할 수 있다. 인프라 갖춘다고 수십조원씩 들어가는 돈 중에서 아주 조금만 학교 도서관으로 돌려주면, 정말로 10대들의 삶이 풍성해지는 지역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일들은 문화부만이 아니라 교육부는 물론 예산당국이 전부 움직여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총리가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도서관 수, 장서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서관이 운용하는 프로그램의 질과 효과, 이런 게 진짜 도서관의 의미다. 우리나라 총리 중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는 아직까지는 김종필과 최규하 정도다. 부디 김민석이 “도서관 총리로서 독서 소외 청소년을 줄이고, 지식 경제의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의 문화적 토대를 만들었다”고 역사책에 한 줄 남겼으면 좋겠다. 이한동 시절의 총리실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 그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 한다.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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