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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e향기] “문화가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사람 중심의 문화 IT 이끌 것”

    [이사람 e향기] “문화가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사람 중심의 문화 IT 이끌 것”

    “국민이 행복해지는 문화, 국민들의 문화행복감에 기여하는 것. 한국문화정보원의 역할이고 비전입니다.” 이현웅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국정 방향으로 제시한 ‘사람이 있는 문화’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대한민국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권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계층·지역 차별 없이 국민 모두가 문화를 누리는 생활 문화 시대’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국민주권시대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이 추구하는 문화 민주주의는 중앙정부, 서울과 수도권, 공급자 중심의 문화가 아닌 분권적이고, 다양하고, 수요자 중심의 문화여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분권화에 발맞춰 국민 개개인들의 필요와 수요에 맞는 문화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로써 “문화와 정보가 부가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가 되고,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이용하는 기업과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과정을 통해 문화정보를 활용한 균형된 신산업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라는 것이 이 원장의 구상이다. 문화정보란 정보기술을 활용해 문화 전반을 문화예술, 문화콘텐츠, 문화미디어, 관광, 체육, 홍보 영역으로 분류해 정보화·지식화하여 이를 관리·보존하는 총체적인 과정을 말한다. “문화정보화를 통한 4차 산업혁명, 창의적 일자리 창출, 사회적 경제를 확장할 수 있는 최적화된 기관이 한국문화정보원”이라고 말하는 이 원장. 본지는 이 원장을 만나 문화와 정보가 결합된 새롭고 창의적인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취임한 지 이제 막 두어 달을 넘겼을 뿐이지만, 사회·기술의 급속한 변화와 IT(정보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한 미래지향적 문화ICT 정책수립과 주요과제 추진 등에 속도가 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향후 비전 등을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요. -한국문화정보원(이하 정보원)은 문화 분야의 사이버지킴이이며, 문화정보가 오가는 플랫폼이며, 문화ICT산업의 개척자이어야 합니다. 기존에 하드웨어 중심으로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이며 국민주권시대인 앞으로는 사람(국민) 중심, 소프트 인프라(가치, 스토리 등) 중심으로 문화ICT의 틀을 바로잡아 나가고자 합니다. 지난 2017년 문화 관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생활문화, 지역기반, 생애주기, 위치기반 등 맞춤형 문화정보에 대하여 국민의 요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먼저, 피부에 와 닿는 국민 맞춤형 문화ICT 중장기 비전을 상반기에 수립하고자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전국적 문화예술단체와 문화예술가를 특정된 고객으로 한 (스마트)문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그 거버넌스 조직과 함께 문화ICT 정책을 협의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협치적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나의 앞으로 3년간의 성과지표는 협치 체계구축이 될 것 같습니다. →향후 역할에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지구촌을 향해 대한민국의 ICT 강국 면모는 물론 문화적 역량 과시 등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원장님은 ICT분야 전문가인 동시에 문화정보를 다루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님과 도종환 문체부 장관님의 슬기로운 리더십으로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을 치렀습니다. 우리 기관은 평창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을 위해 평창에 ‘문화PD’를 파견하여 평창의 분위기를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전후로 ‘올림픽 경기장 밖 생생소식’이라는 내용의 영상과 블로그 콘텐츠를 제작해 국민들에게 제공했습니다. 평창 현지의 숨은 이야기는 물론, 해외 주요 도시에서 느껴지는 평창올림픽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문체부 사이버지킴이로서 수많은 해킹으로부터 문체부와 산하기관의 홈페이지를 지키기 위해 24시간 비상체계를 운영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드론 쇼, 디지털 문화콘텐츠와 사이버안전, 이 모든 것이 성공적인 올림픽의 요소이며, 선진적인 ICT기술입니다. 문화와 ICT의 융합이 한국의 미래고, 경쟁력이 생각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선 ‘드론 쇼’도 화제였지만 4차 산업시대의 특징인 1인 미디어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신기술들이 국민 문화생활에 널리 활용되도록 한국문화정보원의 문화정보화도 한 단계 높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누구나 영상작가이고 기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글로벌 콘텐츠 포탈(YouTube, Facebook, Instagram 등)은 모두 미국의 상업적 포탈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채롭고 가치 있는 문화예술의 양질의 콘텐츠를 경박하지 않게 공급 소비되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 전국의 모든 정부조직과 공공기관의 문화콘텐츠를 묶어서 서비스하는 ‘다부처 문화정보 연계서비스 플랫폼 구축사업’을 착수합니다. 기존의 단방향 문화정보서비스를 양방향 서비스로 개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며, 지능화, 실감화, 융합화를 구현할 것입니다. 여기서 실감화란 다양한 문화유산, 그러니까 박물관 등 공공문화시설의 문화유물 등을 3D데이터로 구축해 국민에 제공하면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실제 온 것처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실감 서비스’라고 합니다. →문화영역 방대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 -정보원은 2011년도부터 공공문화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현재 138개 기관의 7300만 건의 문화 분야 메타데이터를 수집해 왔습니다. 올해 공공부문의 1600여개 사이트의 문화데이터를 묶는 ‘다부처 연계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게 되다면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정책 수요와 불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대응하는 스마트 국정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당장에 큰 성과를 보기 어렵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구축해야만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각계각층에 많은 분과 토론하고 이해를 넓혀 나가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 3.0’이 국정과제였는데요, 앞으로 정부 3.0을 넘어선 개념이 가칭하여 ‘정부 4.0’이라고 한다면 그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단편적으로 설명하면,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하는 단계를 1단계이고,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과 소통되는 단계가 2.0이고, 국민의 이야기가 정책에 체계화된 형태로 반영되는 단계가 3.0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정부3.0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말한 ‘창조적 파괴와 융합’이 정책을 공급하는 조직들과 서비스들에도 나타날 것입니다. 그 기술적 형태는 국민 1인 모두에게 각각의 맞춤형 정책서비스가 될 것이고, 그 성과평가 지표는 ‘행복’이 돼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4.0의 단계가 있다면 기술적, 양적 정책 공급이 아니라 ‘국민 행복도를 높이는 질적인 서비스’가 평가되는 시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4차 산업혁명 시대 국민 문화향유는 벌써부터 안내 로봇이 등장하는 등 ‘내 손안의 문화비서’라 할 수 있는 AI 모바일 챗봇(Chatbot) 출현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 박물관 및 미술관의 문화데이터, 로봇기술을 융복합해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기반 문화 큐레이팅봇 사업을 기획 중입니다. 이 사업의 성과는 큐레이팅과 도슨트 관련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일 겁니다. 도슨트 AI 로봇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의 문화IT 가능성을 테스트해보고 싶습니다. 조만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관련해 ICT와 문화가 접목되어 창출되는 콘텐츠 시장이 향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성장잠재력이 폭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여러 기술이 문화자원과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죠. 전문용어로 낯설어할 수 있지만, 다양한 워킹 VR, 인터렉션, AR 콘텐츠, 360도 문화체험 VR 콘텐츠 등 가상증강현실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화자원의 본질에 가치를 더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죠.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문화재, 천연기념물, 유적과 산림 등 자연유산, 대형 문화공간, 유물 등에 대한 원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개방하는 것입니다. 이때 ‘개방’ 보다 더 중요한 것이 ‘활용’입니다. 실제 문화의 가치가 산업화의 가치로 활용될 때, 국민들이 체감하는 문화는 더욱 클 것이고 생활 속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국민이 행복해지는 ‘스마트 문화 거버넌스’라 생각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피날레 무대는 K-POP 공연장 같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K-Culture´ 또한 확대 조명되고 있는 점과 관련, 이를 지속해 나가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평창동계올림픽 피날레 무대를 보면서 K-POP이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세계 속의 문화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K-POP뿐만 아니라 K-뷰티, K-드라마, K-콘텐츠 등 한국의 모든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정보원은 재외한국문화원에 해외문화PD를 직접 파견, 현지에서 진행되는 한류 관련 행사와 소식들을 영상으로 제작해 문화포털과 유튜브로 전 세계인에게 제공하고 있고요. 한국문화는 물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세종학당재단과 함께 외국인 대상 영상을 제작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면조처럼 생소하지만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궁한 소스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삶 속에 있습니다. 그 가치가 사장되지 않도록 더욱 발로 찾아다니면서 발굴하고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일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규모의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사업도 새롭게 시작을 했던데요. 올해 첫 오픈한 ‘문화N티켓’에 대한 중소규모 및 영세 문화예술 공연단체들의 호응도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N티켓’은 지역에서 이뤄지는 행사의 입장권 예매·발권 시스템을 이용하기 어려운 문화예술공연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수수료 없는 티켓판매 플랫폼으로 지난 1월 8일 오픈했습니다. 온라인 예매지원뿐만 아니라 공연현장(오프라인)에서도 티켓을 발권할 수 있는 무인발권시스템(키오스크)를 작년 말에 시범적으로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N티켓의 키오스크는 현재 서울의 홍대지역 5개의 문화예술공연장(산울림 소극장, KT&G 상상마당, 윤형빈소극장, 웨스트브릿지)에 가시면 직접 체험해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균형 잡인 문화예술 향유를 위하여 서울,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재단·예술단체 및 중소규모의 문화예술단체(시설)을 우선으로 70대를 확대 지원할 계획입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과학기술과 문화와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일자리를 늘리고 시장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경제기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합니다. 이 같은 방향성에 대해 평소 생각하는 견해나 철학은 무엇인가요. -지금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나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후진국과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확충이 절실합니다. 저는 청년들에게 취업지원과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기반을 둔 기술개발과 서비스 모델 발굴을 통한 스타트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올해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이용한 사업화 지원을 범아시아로 확대하고자 합니다. 한류로 형성된 한국 문화 콘텐츠(한글, 전통문양, 지역축제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청년들의 성공적인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주요 프로필 1996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공학사) 1991 충북대학교 총학생회장 겸 충북지역 대학생협의회 의장(전대협5기) 1999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과 졸업(행정학석사) 2000~2010 KDI(한국개발연구원) 세계및도시정책연구소 부소장, 국가리더십센터 부소장 지식협력센터 실장, 대외협력팀 팀장 2012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2010~2015 KAIST 공공혁신전자정부연구센터 연구위원 2014~2015 ㈜공공혁신플랫폼 이사장 2016~2017 서울시 성북구청 기획예산과 정책소통팀장 2017~현재 한국지방정부학회 학술정보위원회 이사 2018~현재 한국기업교육학회 부회장 2018~현재 한국문화정보원 원장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 규범 재정립 필요”

    4차 산업혁명이 기술, 산업,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관련 규범 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27일 이런 내용의 ‘[4차 산업혁명 기획시리즈] 제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 규범의 재정립’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제4차 산업혁명 관련 논의가 기술개발 및 산업진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점차 신기술의 위험과 책임에 대한 규범적 대응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능정보사회의 규범적 대응과 관련된 국내외 논의 및 관련 규범 사례들을 검토하고 향후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의 규범체계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제들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선진국들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규범적 대응방식을 볼 때 윤리, 법제도 등 규범적 방식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대체로 ‘로봇윤리’, ‘데이터윤리’, ‘AI윤리’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윤리적 연구와 사회적 논의가 규범 형성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윤리와 법제도 간의 탈경계화’라는 공통된 변화와 특징이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전략연구실 이원태 연구위원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 등 규범적 준비 수준이 미흡하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제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 본격화에 대비한 규범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정책과제들로 ‘지능정보사회(화) 기본법’ 추진, ICT특별법 등 개별법제 개정의 단계적 추진, 지능정보화에 따른 이용자 보호 정책 패러다임 전환, 제조물책임법·보험제도 등 새로운 책임법제 정립, 지능정보사회 윤리헌장 및 윤리가이드라인 제정 추진, 지능정보사회에 부합하는 규제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 새로운 국제규범의 모색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먼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 및 그 사회적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기 때문에 사전예방의 윤리적 원칙에 입각한 법제도적 프레임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지능정보사회 기본법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ICT관련 개별법들이 너무 많고 부처별로 산재해 있기 때문에 이들 법제의 지능정보화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단기 및 중장기별로 단계적으로 개선 및 정비하는 입법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입증의 책임을 이용자에게만 부과하는 등 사후규제 중심에서 알고리즘 설계 및 개발단계에서 이용자보호 기준을 적용하는 등 이용자보호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민들의 윤리적 규범 역량 강화를 위해서 국민들이 폭넓게 동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지능정보사회 윤리 헌장 및 윤리 가이드라인’을 새로운 사회규범으로 정립할 것도 제안했다. 네거티브 규제원칙 등 지능정보사회에 부합하는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법제도 미비에 따른 지능정보기술의 사업화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ICT특별법 개정 등 규제체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끝으로 최근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 윤리와 관련된 글로벌 규범 리더십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것처럼 인공지능 윤리 및 거버넌스를 둘러싼 새로운 국제규범 형성과정에 우리 민간기업 및 정부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중앙·지방 인사교류와 따뜻한 행정/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시인

    [수요 에세이] 중앙·지방 인사교류와 따뜻한 행정/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시인

    외환고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은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겨울, 필자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있었다. 1달러에 2500원까지 치솟는 환율을 겪으며 국비유학을 하던 공무원 학생들은 정부의 귀국 명령에 대비해 생활을 정리하고 있었다. 정부는 생활비를 줄였지만 예상과 달리 당초 계획된 학업을 계속 지원했다. 1달러가 아까운 상황에서, 온 국민이 금을 모아서라도 텅텅 빈 외환창고를 채우려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학생들의 학업을 끊지 않았다. 그 후 필자는 학교의 보증으로 은행에서 생활비를 빌려 박사 공부까지 하고 귀국했다. 몇 년 뒤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해 신고한 재산은 마이너스 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 공부 덕분에 늘 자문교수들 앞에서 자신감에 넘쳤고, 어려운 일에 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인정을 받았고, 외교관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유엔 공무원도 됐으니 아주 성공한 투자다. 이런 경험을 통해 국가도 개인도 사람에게 투자하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희망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제 새 정부는 사람에 대해, 특히 공무원에 대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국민이 원하는 공무원을 만들기 위한 투자여야 한다. 국민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으로 공감하는, 감성이 꿈틀대는 공무원을 바란다. 고통받는 한 사람의 국민을 말없이 포옹하고 함께 눈물 흘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100만 공무원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따뜻한 공무원이 유능하기까지 하면 얼마나 좋을까. 유능한 공무원은 나와 내 조직의 울타리를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협력해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국민은 ‘따뜻하고 유능한 공무원’을 원한다. 그럼 이런 공무원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단언컨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인적교류가 그 시작이자 끝이다. 복지부 공무원이 일선 시·군과 읍·면·동 복지담당 공무원의 어려움과 보람을 알지 못하고 어떻게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정책을 생산할 수 있을까.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비용을 지원하는 중앙공무원은 오리, 돼지 등을 매몰할 때 현장 공무원들의, 마주친 가축의 맑은 눈동자로 인한 트라우마를 알아야 한다. 자치와 분권이 국가의 통합성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제도이고, 지방공무원은 기획 능력에 처지며, 예산만 보내면 당초 정책 목표대로 잘 집행될 것이라고 믿는 중앙공무원이 있다면 시·도와 시·군 행정의 역동성과 공감성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매일 주민과 만나 주민과 호흡하는 감성과 공감의 공무원이다. 종일 주민 민원을 들으며 함께 아파해 주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은 풀린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이다. 지방공무원은 국장, 기획관리실장, 부지사로 승진해서 내려오는 중앙공무원을 고깝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정책 입안과 분석을 위해 서기관, 부이사관도 연필 들고 직접 보고서를 만들며 밤늦게까지 일하고 새벽부터 교통 지옥에 시달리며 젊은 날을 보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중앙공무원의 일을 되게 만드는 방식은 배울 만하다. 인적교류를 통해 중앙공무원은 주민과 공감하는 따뜻한 행정을 체험할 수 있다. 중앙에서 만든 정책이 집행현장에서 왜곡되는 원인을 캐낼 수 있다. 지방공무원은 중앙부처에서 정책이 형성되는 과정과 의도를 면밀히 체득한 후 효율적 집행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선현장의 문제를 정책 형성 과정에 직접 투여할 수 있다. 중앙·지방 인적교류를 위해서는 현재의 직위만을 가지고 교류하려 했던 기존 인사정책의 한계를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전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추가 직위를 충분히 만들고 교류공무원들에게 주거비 등을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고위공무원이 되려면 반드시 지방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형 재해·재난·사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구제역과 같은 현장 문제를 예방하거나 중앙과 지방이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면 투자 비용은 단번에 회수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환호하는 공감정책을 섬세히 만들 수 있고, 이들 정책이 실제 주민의 품에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 “칸이 되십시오” 조용병 회장 영입1호 ‘40대 인터넷銀 설계자’가 말하는 ‘금융DNA 바꾸기’

    “칸이 되십시오” 조용병 회장 영입1호 ‘40대 인터넷銀 설계자’가 말하는 ‘금융DNA 바꾸기’

    이 사람을 만난 건, 두 가지 호기심 때문이었다.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 출신의 ‘40대 인터넷전문은행 설계자’가 대형은행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4차 산업혁명, 핀테크 시대를 맞아 우리가 알고 준비해야 할 게 무엇일지. 조영서(46) 신한금융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얼마 전까지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 금융 부문 대표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1호 인사다.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영입이 주목받은 건 ‘케이뱅크’ 돌풍과도 맞닿아있다. 조 본부장은 초기 인터넷은행의 사업모델안을 설계했다. 비대면 실명확인을 거친 스마트폰 계좌 개설부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를 통한 고객 확대, 이종산업 고객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등 현재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틀을 짰다. 조 본부장은 당시 예·적금에 편중된 인터넷은행의 차기 상품 모델로 ‘오토론’(자동차를 담보로 구입 비용을 빌려 주는 것)을 설계했다고 한다. 그는 “자동차 할부 금융은 주로 캐피털이나 카드사가 제공하는데 인터넷은행은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만큼 캐피탈사보다 ‘펀딩 코스트’ 이점이 있다”면서 “중금리 신용대출 다음 타깃은 담보 대출인데 부동산은 마진이 낮은만큼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의 중간 성격을 띠고 총자산이익률(ROA)이 2%이상으로 마진도 높은 오토론이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써니뱅크의 ‘마이카 대출’ 등 시중은행도 이미 인터넷은행 출범 전인 지난해 오토론 상품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형 인터넷은행의 성공 요건’으로 법 개정과 증자 문제를 제외하고 철저한 고객 중심 서비스 개발, 컨소시엄 간 긴밀한 협력,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거버넌스 구성,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력 확보 등을 꼽았다. 그에게 신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다. 조 본부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발전에 따라 기업 업무 환경, 고객의 모든 행동이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금융 DNA를 바꾸는 작업이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각자 업권에서 만든 비즈니스 모델을 고객 중심적 관점으로 강화하는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게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미국 아마존고는 ‘3無’(직원, 계산대, 대기)가 없는 파일럿 마트를 만들었다. 쇼핑하고 그냥 물건 들고 나가면 끝이다. 센서를 통해 앱에서 알아서 결제된다. 이렇게 금융에서 ‘극단적인 고객 편의 추구’ 사고로 전환하고 모바일 빅데이터, 제휴처 연결을 묶는 기본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가로막는 규제 장애물로는 ‘정보 공유 벽’을 꼬집었다. 그는 “고객을 ‘30대 다둥이 아빠’가 아닌 개인 ‘이동국’으로 이해해야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나온다”면서 “그러려면 금융기관 데이터만으로 분석이 안된다. ‘금융기관+비금융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인 동의 하에 유통, 통신, 인터넷플랫폼, 금융사 빅데이터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해야 아마존고 같은 혁신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럼 ‘디지털 금융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대부분의 거래관계 인프라가 되고, 이종업종과의 제휴가 새 길을 만들 것”이라면서 “금융 비즈니스모델에 디지털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내부 직원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이 조용병 회장이 지난 27일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만든 ‘디지털 금융 공학 과정’ 석사과정 개설이다. 특히 그는 디지털 기술자를 모을 수 있는 ‘포용 문화’를 유독 강조했다. 조용병 회장과 신한이 칭기즈칸과 몽골제국이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몽골은 유럽, 인도 북부, 중동까지 발자취를 남겼다. 그러면서도 종교에 관대했다. 인종 차별을 크게 두지 않았다. 관용적 종교정책과 열린 인재채용은 강성함의 근원이 됐다. 몽골이 송나라를 점령할 때 당대 최고 무기인 투석기를 개발한 사람은 몽골인이 아닌 ‘색목인, 아랍인’이었다는 설도 있다. 그는 “신한금융이 ‘금융의 몽골제국’으로 아시아 금융 영토에 신한 깃발을 꽂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조용병 회장과 2011년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2011년 신한은행이 비대면 디지털 사업전략을 수립할 때 컨설턴트로써 스마트뱅킹의 기초가 되는 서비스들을 구상했다. 당시 개인그룹 리테일 총괄 부문장이 권점주 전 신한생명 사장이었고 후임이 조용병 회장이었다. 이후 7년동안 조 회장과 의견을 교환하며 지내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디지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디지털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도 사람이 바뀌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객 중심의 가치를 떠올려야 하고 동시에 신한인의 삶이 행복해야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런 생각의 토대를 만들어준 게 같은 학교(서울대)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지금의 아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빅데이터·AI 시대, 정부 투명행정 협치하라”

    “빅데이터·AI 시대, 정부 투명행정 협치하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대의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협치하고 행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여 줘야 합니다.”지난 24일 서울 은평구 한국행정연구원(KIPA)에서 열린 26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증거기반 거버넌스 시대의 정부역량 강화’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부 역할에 대한 세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미국 워싱턴대의 스테판 페이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의 상사가 ‘알고리즘’이 될 수도 있다”며 “알고리즘이나 구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부가 우리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빅데이터 시대의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해결 방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정책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증거에 기초한 정책 운영이 강조되는 시대에 정부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에드윈 라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개혁 본부장은 2년마다 OECD가 펴내는 ‘한눈에 보는 정부’와 같은 객관적인 국가별 비교 정보는 정부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라우 본부장은 올해도 조만간 발표될 ‘한눈에 보는 정부’에 ‘위기관리와 소통’ ‘공공 분야 혁신’이란 새로운 지표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증거로 각국 정부를 비교하는 OECD의 데이터는 결국 정부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너무 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증거가 아니라 이념에 기반한 결정을 한다”며 “지금은 한국과 미국 모두 증거가 아니라 감정에 기반을 둔 정부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어트 부케르트 벨기에 루벤대 교수는 “이념이 개혁의 바탕이 되고 개혁은 결국 정부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공개된 사회, 토론하는 문화, 정치적 리더십 등이 모두 합쳐져서 증거기반 행정시대를 열 것”이라고 제시했다. 안 교수는 이어 “AI는 행정 영역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AI 정부가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며 “일자리를 뺏은 로봇 소유주에게 ‘로봇세’를 물리는 방안이 논의 중인데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은 “AI 시대에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과거 정책 문제 해결 과정을 담은 사례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조직을 도구로 삼는 욕심을 버려야/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열린세상] 정부 조직을 도구로 삼는 욕심을 버려야/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최근 세미나에서 만난 한 공직자는 1990년대 초 체신부에 입사한 후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미래창조과학부에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실 자신은 한 번도 부처를 옮긴 적이 없는데 부처 조직이 계속 변했을 뿐이라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20여년간 정보통신기술(ICT) 조직은 세 번의 큰 변화를 거듭했는데 새 정부의 구성을 앞두고 다시 ICT 거버넌스 개편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니 가히 이렇게 변화무쌍한 조직이 또 있을까 싶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통치, 지배를 의미하는 거번먼트(government)와 달리 사회 내 다양한 기관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국정 운영에 참여하는 통치 방식을 말하며, 참여·협력을 중시해 ‘협치’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오늘날 행정에서는 상명하복, 분업원리, 대국민에 대한 고권적 권한 행사와 같은 전통적 통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 부문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한 의사 결정 및 집행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거버넌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능정보사회에서 정부 조직을 변경하는 하드웨어적 접근은 더이상 타당한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 더구나 그동안의 정부 조직 성과나 문제점에 대한 분석 없이 막연히 이런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가자는 식의 논의는 더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정부 조직을 변경한다고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무엇인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정부 역할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찾기 어렵다. 대신 지난 정부의 흔적을 지운다거나 어떤 부처는 무조건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만 가득해 보인다. 지능정보사회는 모든 사물과 인간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초연결 기반과 수집·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인간과 사물의 사고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사회다. 간단히 말해 기존의 정보통신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는 사회이고 그 기저에 데이터가 있는 사회다. 종전의 기술혁명과는 다른 엄청난 생산성 향상이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 정부는 신기술, 신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대량의 데이터 수집, 이용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AI로 인한 정보 격차의 심화, 일자리의 감소, 빈부격차 심화의 문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문제를 시정하는 데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일하는 방식, 일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태다. 지능정보사회에는 더이상 전통적인 정부의 지시 통제 방식이 유용하지 않다. 대부분의 진입, 영업 규제는 소비자 피해와 기업에 대한 불신 때문에 시행되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이용자 간의 자율적인 평가 시스템 등이 규제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예컨대 우버 서비스 등의 이용 후기 제도는 소비자에 의해 기업의 진입 퇴출이 결정되는 등 ‘두 번째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이해관계자나 막연한 소비자 피해의 가능성을 고려한 성급한 지시 통제 방식이 아닌 참여적, 개방적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전문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들이 들러리가 아니라 정책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각 부처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주고 영역이 겹치는 분야에서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부처가 수용하는 형태로, 상급 기관의 업무 조정 방식이 유연화, 수평화돼야 한다. 각 부처는 국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입장에서 할거주의를 지양하고 국가 정책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정치권은 정치적 필요를 위해 정부 조직을 도구로 삼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선거에서 승리한 정권의 전리품은 소수의 고위 공직자 자리이지 정부 조직 자체가 아니다. 자꾸 조직을 흔드니 공직이 하나의 이익집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10세기 후반 고려 성종 시대 이래 조선시대 내내 이호예병형공이라는 6조가 변경된 적이 없고 미국도 2002년 신설된 국토안보부를 제외하면 1776년 건국 이래 아직 부처가 바뀐 적이 없다. 결국 조직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여전히’ 개혁과 혁신을 강조했고, 이를 위한 규제 개혁과 국가전략특구의 과감한 활용을 역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경제재정상·금융상 등 여러 각료 자리를 옮겨 가면서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완성시켰던 그를 지난 2일 도쿄 중심가 오테마치의 파소나그룹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7년 새해는 어떤 한 해가 될까. -한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 포퓰리즘’(초대중 영합주의)이 일어나고 있다. 흡사 거대한 지각의 단층선(fault line)이 사회를 단절시키는 듯한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가 6년 전 ‘단층선’이란 책에서 계층으로 단절된 사회에서 불만세력들이 과도한 요구를 쏟아내고, 대중영합적인 정책들이 난무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격차, ‘갈라진 단층’들 안에서 국민 불만이 여러 형태로 폭발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로, 미국에서는 예상 밖의 지도자 선출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민의 격한 반발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을 듯하다. 올해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주요 선거들이 예정돼 있다. 선거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고조될지, 완화될지,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민족주의 고조는 장기적인 경제 이익을 저해한다. →갈등과 불확실한 요소들이 어느 때보다 돌출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미·중 갈등 등) 아·태지역의 평화질서 구축 여부 등이 대표적인 불확실 요소다. 1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간다. 그 직후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다. 두 사람이 각각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무게를 지닌다.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중국의 상황과 대응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아직 적다. 향후 행보를 봐야 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국제경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거시경제적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었던 ‘레이거노믹스’의 초기 단계와 비슷해질 것이다. 레이거노믹스는 재정 확대와 금융 긴축을 조합으로 한 정책이었다. 당시 재정과 무역수지 양쪽의 ‘쌍둥이 적자’ 발생으로 금리가 뛰고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엔화와 원화가 약세가 되고, 주가는 오를 것이다. 2017년은 일본경제도,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런 정책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당시에도 적자가 크게 늘자, 미국은 1985년 일본을 압박해 엔화 가치를 올린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당시 4년 만에 조정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1~2년 안에 (엔화·원화 가치를 높이려는)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조정 국면이 한국, 일본 경제에 충격을 주진 않을까. -조정 국면이 닥치면 통화 가치가 오르고,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게 돼 관련주가가 내려가게 된다.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 금융 모두 확대정책으로 가게 된다. 1985년 당시 일본도 이런 정책을 쓰다 결국 버블에 빠졌다. 버블은 세계 어느 곳에선가 진행돼 왔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1997년 한국 등이 포함된 아·태지역 버블, 2001년 IT 버블, 그 뒤 미국 부동산 버블 및 이로 인한 2008년 리먼 쇼크 등…. 신흥국들에서 버블에 가까운 상황이 생겼다. 인도, 중국 등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브라질, 러시아는 벌써 왔는지 모른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중국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6% 경제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의 성장률이 2030년 2.8%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장은 모순을 감춘다”는 말이 있는데,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면 소득격차, 부패, 정치 불안정 등 여러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사회 불안정 가능성도 있다. 성장이 지속될 때의 버블은 견딜 수 있지만 성장률이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높아진 자산가격 및 대차대조표 조정 등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 일본의 지난 20년의 저성장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노베이션, 혁신이 필요하다. 명확한 법의 지배, 창의적인 인재 및 교육제도, 자유 등이 불가결하다. 자유가 없으면 혁신은 없다. 한국에 시급한 것은 정치적 안정과 정상화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미래 예측가능성도 낮아져 경제도 정체한다. 국가가 사회에 어떤 정책과 행동을 취하려는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소 기업 문제와 관련, 한국은 과거 재벌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 왔는데 이제는 공정한 정책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결국 공정 경쟁 정착 문제다. 독과점 규제도 필요하고, 경쟁 정책과 공정거래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 →공공 개혁의 권위자로서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구조개혁 조치들이 필요한가. 한국 정부의 공공 구조개혁 국제위원으로 활동했는데, 한국에 필요한 공공·구조개혁은 무엇인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부문이 비대하다고 판단, 내가 우정민영화담당대신으로서 민영화를 이뤄낸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물류사업인 우정을 글로벌화시키려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국영기업으로는 불가능했다. 성장 여력이 큰 아시아물류사업의 매력도 컸다. 독일의 도이치포스트는 유럽연합(EU) 전체를 보고 민영화를 단행했고, DHL을 매수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저축은 늘고 투자는 둔화 추세다.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추계도 나왔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투자 기회가 줄고 있다”면서 “방치할 경우 장기 침체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고, 각 분야의 규제개혁을 단행해 투자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규제개혁으로 민간 투자와 공항시설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국가전략특구의 제안자로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많은 전략을 조언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에게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민간투자설비를 늘리기 위해 규제를 혁파하라는 제안은 국가전략 특구를 만들어 실행되고 있다. 규제개혁에는 반대 세력이 많아 특구를 만들어 우선 그 안에서 규제 개혁을 시작해 보려는 시도다. 도쿄권·오사카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공공투자를 늘리기 위해 인프라의 ‘컨세션’(concession)제도의 도입이다. 국가가 도로, 항만, 공항 등 주요 인프라의 소유권을 갖되, 운영권은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센다이 공항, 간사이 공항 등이 이 방식을 취했다. 후쿠오카공항, 홋카이도 지토세 공항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현금이 도는 인프라 운영권 이용은 활용도가 높다. →경쟁력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들이 또 필요한가. -일본의 경우 산업과 기업의 신진대사를 높여야 한다. 창업률, 개업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기업 폐쇄율도 마찬가지이다. 신진대사를 높이려면 기업 거버넌스를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높여야 한다.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만들어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늘리기 시작했다.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는 손을 떼게 하고,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경영자는 그만두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용의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 종신·연공서열이 일본의 표준방식이 돼 있는데, 이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여러 형태의 노동과 근무형태를 수용하고 가능케 해야 한다. →노동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이 늘고 직업의 질은 떨어져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 안에서 비정규직의 급여와 대우를 높이는 방안도 들어 있다. 입법을 추진 중인 ‘동일(同一)노동 동일임금’도 이를 위해서다. 올 3월쯤 정부 가이드라인이 완성되고, 관련 법안은 연내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임금 부담이 큰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임금 하향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 노조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 정치력이 발휘돼야 한다. 증가 추세인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르고, 대우가 나아져야 소비도 살고 경제도 활성화된다. 다양한 노동형태를 수용해야 한다. 한국도 더 노력해야 한다. 해고의 규범, 룰도 분명해져야 한다. 일본은 쉽게 해고할 수 없게 하는 도쿄고법의 1979년 판결 등 판례에 따라 이를 결정해 왔다. 해고 시 금전 보전 등이 확립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해고할 때 금전 보상 제도가 없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져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 -가계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이 근본 이유였다. 소득을 늘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늘어난 부분이 정부 세금으로 흡수됐다. 지난 3년 동안 국민들의 국내총생산(GDP)은 30조엔이 늘었지만, 그 가운데 70%가 세금으로 흡수됐다. 국민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대규모 추경을 통해 이를 다시 가계와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이하게 세금을 늘려서는 안 된다. 증세 없이 가능하냐는 반문도 있지만, 재정 건전화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일본은 매우 큰 사회보장 예산을 쓰고 있다. 나도 올해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게이단련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도 그렇다고 한다. 대기업 사장 등 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돈 등 절약할 부분이 많이 있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65세에서 더 올려야 한다. 지금 제도는 1960년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66세일 때 만들어졌다. 지금은 남성 81세, 여성 87.4세가 평균수명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노동형태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활성화되고, 연금재정 수요도 준다. 사회보장비용을 합리적으로 절감해 양육 지원, 보육원 대기아동 해소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재정을 더 써야 한다. 사회보장개혁으로 얻은 여유 재정을 인프라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일본 사회의 당면 과제에 어떤 해법이 있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GDP의 200%를 넘어선 정부부채 해결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사회보장 개혁을 통한 예산 절감, 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컨세션과 특구를 활용한 규제개혁의 활성화 등이다. 도쿄에서는 20개 이상의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5~7년 정도가 걸리던 대형도시개발 심의를 특구에서는 20개월 만에 해결했다. 기초의학 연구, 의료관광 등 글로벌화를 겨냥해 38년 만에 신규 의대도 세우게 됐다. 나리타 공항 부근 특구에 산노병원의 의과대학이 들어선다(의사협회의 반대로 신규 의대를 세우지 못해 왔다). 공동조합들의 더 자유로운 경쟁 등 농업개혁도 필요하다. 3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도 일본에는 커다란 정비와 개혁의 기회다. 이를 잘 활용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자동운전, 로봇을 활용한 건설 등을 한 단계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1965년 도쿄올림픽 개막 9일 전에 도카이도 신간센이 개통됐고, 도쿄를 대표하는 뉴오타니호텔, 프린스호텔 등이 세워졌다. 오쿠라호텔도 개막 2년 전에는 문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란 계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를 지적했는데. -자동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그리고 우버와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경제활동 등 5가지 요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일본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있지만 ‘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법규 탓에 공공도로에서 이를 실험할 수 없다. 영국이 핀테크를 위해 만들고, 싱가포르가 도입한 샌드박스(모래상자)형 특구를 활용하면 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올해 중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등의 활발한 활용을 위해서도 개인정보보호 등을 해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아마존, 구글 등을 앞세운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의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의 성취도 연구 대상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는 고이즈미 前총리의 ‘경제 선생’… 구조 개혁 불도저처럼 밀어붙어 게이오대 교수로 있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에서 주요 각료를 지내며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핵심 개혁을 추진·성사시켰다. ‘총리의 가정교사’, ‘구조개혁의 사령탑’ 등으로 불리며 2001년 4월 고이즈미 1차내각에 경제재정상으로 입각해 2006년 9월 3차 내각까지 5년 6개월 동안 금융상·총무상 등을 맡으며 총리와 임기를 함께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서 공공 개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각료 퇴임 후에도 각종 자문을 하며 일본정부의 개혁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베 신조 정부의 산업 경쟁력회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미래투자회의 등의 위원으로 왕성한 자문 활동을 펴고 있다. 2016년 게이오대 퇴임(명예교수) 후, 도요대 글로벌·이노베이션학 연구센터 소장 겸 교수로 있다. 2009년부터 파소나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대변동과 일본 부활: 2020년 대전환 플랜’(고단샤)을 비롯해 4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일본경제의 혁신 및 재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951년 와카야마현 출생 ▲히토쓰바시대 졸업 ▲오사카대 박사 ▲일본개발은행 근무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실 주임연구관 ▲ 하버드대 객원교수 ▲컬럼비아대 일본경영연구센터 연구원 ▲도쿄재단 이사장 등 역임
  • [서울광장] 새로운 국가 운영 시스템을 만들 기회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새로운 국가 운영 시스템을 만들 기회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 이들 눈에 비친 한국은 투자할 만한 곳이 못 된다. 대통령 탄핵 가결에 이어 특검, 헌재 결정, 이에 따른 정부와 기업 활동의 위축 등 불확실성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그런데도 해외 투자자들이 시선을 돌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탄핵 정국 이후의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권영선 전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버넌스 시스템이 얼마나 향상될지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본다는 사실은 불행 중 다행이다. 투자는 이익과 직결된다. 돈이 되면 하지 말라고 말려도 투자하고, 안 되면 빼는 게 생리다.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대외 신인도를 특별히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문제는 신인도가 말로만 강조한다고 높아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이 믿고 인정할 수 있는 행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법치가 작동하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관료사회는 어떠한가. 공복으로서 책임감이 있나, 원칙이 있나? 대통령이 저런 상황이니까 외교안보는 그렇다 치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한 달 만에 닭과 오리가 1500만 마리나 살처분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청정 지역 경남도 뚫렸다. “우리는 죽어라고 할 일 했는데 이게 뭐냐”는 원성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알 길이 없다. 이번 국정 농단 사태도 관료들의 책임이 무겁다. 부당한 지시는 거부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게 관료의 도리요 책무다. 국민은 어떻게 되든 말든 윗사람 눈치 보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사(私)를 추구하는 자들이 관료사회에 득실거리니 나라 꼴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닌가. 관료의 질이 형편없으니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망언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런 관료사회로 국가 신인도를 높일 수 있겠나. 우리 국민 못지않게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홍역을 치른 대한민국이 적폐를 해소하고 새로운 국가 운영 시스템을 창출할 수 있는가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정경유착 역시 끊어 내야 할 적폐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속은 썩었다. 국민의 자부심이던 국보급 기업들이 권력자의 힘에 눌려 권력 비선에게 줄을 대고 돈을 바치는 일이 음지에서 여전히 이뤄지고 있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요구하는 권력과 비선이 있으면 ‘땡큐’일 것이다. 갖고 있는 게 돈이니 돈을 주고 어려운 일을 부탁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나쁠 리 없다. 청문회에 나선 주요 그룹 총수들이 모두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민의 의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숙원인 지배구조 개선, 총수 사면, 인수합병(M&A), 면세사업권 획득을 다 우연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구나 돈을 주는 대가로 세무조사를 무마할 수만 있다면 돈을 요구하는 정권이 얼마나 고맙겠나. 낡은 국가 시스템이 여지없이 드러난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력화시키는 적폐를 청산할 좋은 기회다. 누구보다도 황교안 권행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록 대행 신분이긴 하나 국정의 책임자임이 분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소신을 갖고 국사를 챙겨야겠지만 지금처럼 ‘튀는 행보’가 정치적 행보이거나 그렇게 보여서는 곤란하다. “속이 깊고 아주 반듯한 친구다”라는 게 황교안 대행을 잘 아는 경기고 동기동창생의 평가다. 황 대행이 창원지검장으로 나갔을 때니까 2009년쯤에 이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어제 결정됐지만 지금 여당 돌아가는 형편을 볼 때 여야정협의체가 정상 가동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협치를 주문하는 국민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황 대행도 여야정협의체만 고집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국민 위해 일하는데 야정협의는 어떻고, 여야 각당 협의는 어떤가. 황 대행이나 국회는 더이상 모양새만 고집할 일이 아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우리 청년들 입에서 ‘헬(Hell)조선’이라는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국가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ykchoi@seoul.co.kr
  • “인공지능 전자정부 해킹 우려 없어…부패 심한 CIS 공공조달 투명화 기대”

    “인공지능 전자정부 해킹 우려 없어…부패 심한 CIS 공공조달 투명화 기대”

    이른바 ‘사이버 전쟁’ 시대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 전자정부국으로 꼽히지만 보안 수준은 아직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황규철 행정자치부 전자정부정책과 과장은 28일 “컴퓨터 스스로 축적된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면 방어막 없이도 해킹을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이날 라마다프라자 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유라시아 시대 상생발전을 위한 한·독립국가연합(CIS) 세미나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이같이 말했다. 행자부는 내년부터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전자정부 보안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출범한 전자정부추진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행자부의 전자정부 2020년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한 바 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산사태 등 각종 재난도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골든타임 내 피해자 구조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을 비롯해 과거 발전 과정이 상세히 소개됐다. 전자정부의 시초는 1970년 당시 총무부에서 통계·토지·채점 등 전산화를 위해 설립한 정부전자계산소다. 이후 부처별 행정 정보를 전산화하는 작업을 통해 전자정부의 초석을 마련했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2000년대 초 김대중 정부 당시 전자정부법 제정과 더불어 전자문서시스템, 인터넷민원, 전자조달 등 11대 과제를 추진하는 데 굉장한 힘이 실렸다”며 “과거 전자정부의 지향점이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 발전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사회재난 등 문제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전자정부를 제대로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전자정부국을 운영하는 행자부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협력하기는 하지만 각 부처를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고 말했다. 전자정부가 ‘스마트 정부’로 발돋움하려면 기술 진보에 따라 보안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글로벌 기업 사례 발표를 맡은 최운호 화웨이 최고보안책임자(CSO)는 “여러 가지 기술들이 복잡하게 연결될수록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와 인하대 글로벌 e거버넌스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는 전자정부 주요 수출 대상국인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CIS 인사들도 참여했다. 알렉세이 티코미로프(65·러시아) 전 유엔 거버넌스센터장은 “특히 한국 전자정부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공공부문 부패가 심각한 러시아나 CIS 등에 도입하면 공공 조달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50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수출 실적은 6258억여원(약 5억 3404만 달러)에 이른다. CIS는 아시아에 이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 지역이다. 제주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광역단체장 공약 중간평가] 눈에 띄는 주민들과의 소통 행보

    대구, 시장 공약사항 성과평가위 활약 경기, 주민배심원단·연정 시도 돋보여 충남, 주민 도정 참여 ‘거버넌스’ 주목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17개 광역단체장 공약이행 분석에서는 주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였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충남, 전북, 제주 등 10개 지역에서는 인구비례에 의한 무작위 추첨으로 주민공약평가단을 구성했다. 단체장의 공약이행 현황에 대해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19일 “대구의 협치, 경기의 연정, 충남의 거버넌스, 제주형 협치 등은 시·도의회 및 주민, 지역의 시민사회와 여러 단계의 거버넌스를 형성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대구, 시민 55명 공약평가단 운영 대구(권영진 시장)는 시장의 공약사항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 성과관리 및 성과평가에 대한 규칙을 개정해 성과평가위원회에서 시장공약사항 추진상황에 대한 자문 및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평가위는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위촉된 위원들로 구성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시민대표 등 총 25명이 활동한다. 이와 함께 시장공약사항 조정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만 19세 이상 시민 55명이 참여하고 있는 시민공약평가단도 운영하고 있다. ●경기, 마을 프로그램 ‘따복공동체’ 이행 경기(남경필 지사)는 소수 전문가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체감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들의 참여와 심의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배심원단을 운영해 공약 철회 및 변경에 대한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부터 주민이 직접 숙의 과정을 거쳐 공약철회 및 수정에 대한 승인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기도민들의 의견을 모아가는 방식이다. 매니페스토본부는 특히 남 지사의 야권 및 교육청과의 연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데 점수를 주었다. 남 지사는 야권에서 추천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를 임명했고,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인 ‘따복공동체’를 핵심 공약으로 이행하고 있다. 본부는 “따복공동체의 사업 실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충남, 범도민 정책서포터스도 구성 충남(안희정 지사)은 ‘포괄적 거버넌스’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정책자문위원회 및 도민평가단 구성에 관한 조례를 마련해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및 도민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넓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정평가단을 구성해 주요 공약의 이행 현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범도민 정책서포터스를 운영해 연 1회 주요 공약 이행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합리적 중도가 뭉쳐서 극단을 물리쳐야/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사장

    [열린세상] 합리적 중도가 뭉쳐서 극단을 물리쳐야/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사장

    ‘2차 대전 후 140여개 신생 독립국 중 근대화를 완벽하게 성취한 유일한 성공 국가, 그 근대화의 도착성으로 파국적 전환기에 이른 나라.’ 3월 19일 거버넌스리더스 조찬 포럼에서 거버넌스센터 고문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 압축 설명한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근대화를 넘어 글로벌화·선진화·인간화를 목표로 성숙한 다원적 문명 국가로의 새로운 도약을 꾀해야 하건만 거대한 걸림돌들에 가로막혀 좀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깊습니다. 그 걸림돌 중의 걸림돌은 파당 중심의 권력 정치가 비전과 정책 중심의 시민생활 정치를 압도하는 현실입니다. 이 걸림돌을 받치는 굄돌 중의 굄돌이 이념 대결과 진영 논리를 빙자해 패거리 이익을 추구하는 사악한 극단들이 날뛰는 반합리한 행동들입니다. 그로 인해 21세기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열어 갈 비전과 그를 구현하기 위한 현실 정책을 둘러싼 합리적인 대화·토론·논쟁이 실종되고 질서 있는 선택과 상식적인 행동에 대한 기대는 무너지고 미래가 안 보이는 현실이 이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적대적 공존 관계에 터 잡은 죽임의 정치를 질타합니다. 이 즈음에 합리적인 진보·보수를 자임하는 그룹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먼저 두 가지 관점을 제안합니다. 첫째, 사회 세력 혁신을 위한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합리적 중간의 경쟁 동맹 전략, 전략적 경쟁 동맹으로 극단을 주변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인식을 내포합니다. 우선 이념이건 가치이건 좌파와 우파 간에 하나 되는 통합은 가능하지도 않고, 국민 입장에서 바람직한 것도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선택의 권리, 최선을 고르는 즐거움이 보장돼야 합니다.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경쟁, 더 치열해 더 생산적인 경쟁입니다. 경쟁을 하되 반합리한 극단의 저열한 야합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의 관점과 입장, 나아가 행동을 확고히 하는 것, 즉 전략적 경쟁 동맹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민주사회에서 아무리 형편없는 이념 주장과 세력이라 하더라도 그 배제 또는 척결은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입니다. 미국 대선판의 트럼프가 산 증거입니다. 둘째,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손가락질과 욕질, 냉소질이 아니라 실제 압도적 역량으로 극단을 주변화해야 합니다. 주장이라는 점에서만 본다면 현실에서 극단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낡은 패러다임, 배제의 패러다임입니다. 극단을 극복하는 기본은 극단적 주장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고, 그 불구(不具)의 주장을 무력화하는, 나아가 그들 스스로 민망해할 만큼 무의미하게 만드는, 한 차원 상승한 진보·보수의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이념, 새로운 가치, 비전, 정책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창안하고 제시하는 것입니다. 20세기를 훌쩍 지나 21세기입니다. 진영 대결이 최고, 최선의 고려 사항이던 냉전시대가 가고 너나없이 포스트 자본주의의 절절한 도전, 한 예에 불과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충격을 넘어 머지않은 후인류 시대를 예견하는 새로운 지구촌과 새로운 문명을 향한 치열한 모색을 피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 땅에서는 1970년대, 1980년대 반독재 무용담과 관성으로 버티고 심지어 한때 운동해서 평생 먹고사는 사람들이 조자룡 헌 칼 쓰듯 진보를 움켜쥐고 있다는 냉소가 흘러서야 되겠습니까. 1960년대, 1970년대 참전의 기억, 안보 궐기대회 때 받은 분기로 평생 탱천하는 ‘어버이’급들이 녹슨 훈장 닦고 또 닦듯이 보수를 쥐고 흔든다는 장탄식이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스스로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라 한다면 이익에 예민하고 싸움에 관한 한 몇 배 고수인 정치 사회의 반합리한 극단에 능동적으로 맞서 한편 목적 의식적인 전략적 동맹과 한편 치열한 생산적 경쟁을 통해 합리적 그룹 전체의 역량을 높여야 합니다. 더딜 것 같지만 그렇게 세련된 방식으로 속이 타고 마음 둘 데 없는 국민 대중의 지지를 받아 마침내 온전한 민주적 상식이 주류를 형성함으로써 극단을 주변화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마저도 향상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것이 현대 민주사회에서 진실로 국민을 위한 정치, 민중을 위한 사회운동의 기본자세와 도리입니다.
  • [김성곤의 빅! 아이디어] 거버넌스 프리존을 두자

    [김성곤의 빅! 아이디어] 거버넌스 프리존을 두자

    1990년대 말 이란 사우스파섬에 있는 가스플랜트 건설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건설은 댐이나 다리, 도로, 아파트 건설쯤으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테헤란과는 남쪽으로 멀리 있는 사우스파까지는 두바이에서 로컬 항공을 이용한 뒤 버스로 갈아타고 사막을 한참 달려서야 도착했다. 페르시아만 해저의 가스전은 건너편 카타르에서 뽑으면 카타르산, 이란에서 뽑으면 이란산이어서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파이프를 꽂기 위해 동분서주할 때였다. 우리나라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이 현지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건설 현장이라기보다는 기계조립 현장이었다. 해저에서 뽑은 가스를 끌어와 기름과 나프타 등으로 정제하는 이 시설은 50m 안팎의 탱크와 굴뚝들, 이를 거미줄처럼 감싼 파이프로 이뤄진 거대한 쇳덩어리였다. “건설이 아니라 큰 덩치의 기계네요.” 당시 현장소장에게 던진 우문이었다. 발전소는 가스나 정유 플랜트보다 정도가 더하다. 이런 현상은 요즘 들어서는 더 심화됐다. 전체 건설 공사에서 기계설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70%쯤 된다. 설비의 비중이 커지면서 중공업이 플랜트 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담수화 시설은 오히려 조선이 주력인 중공업 몫이었다. 가끔 해외에서 건설사가 담수화 공사를 놓고 현대중공업이나 두산중공업과 경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플랜트가 산업의 영역인지 건설의 영역인지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원래 해외건설은 국토교통부(당시엔 건설교통부)의 소관으로 해외건설협회가 있었지만, 플랜트 비중이 커지면서 산업자원부 소관의 플랜트협회가 생기면서 소관 업무를 놓고 업계는 업계대로, 정부 부처는 부처대로 힘겨루기를 했다. 기술의 진보로 전통적인 의미의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자동차는 반쯤 가전의 영역에 들어섰고, 위성항법장치(GPS) 등과 결합한 자율주행 자동차도 등장했다. 전기차 기술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와 전기차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세돌을 눌러 충격을 던져 준 인공지능(AI)도 우리가 새롭게 인식한 업종이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내놓은 세단형 전기차 모델3가 일주일 만에 32만 5000대의 주문을 받았단다. 2017년 말 인도 예정인데도 모델3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제로백(출발해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6초에 불과하고, 한 번 충전으로 346㎞까지 달릴 수 있는 뛰어난 성능에다가 가격도 4000만원 안팎이어서 수요자들이 예약 보증금 1000달러를 주저없이 지르는 것이다. 이처럼 신기술들이 수출로 지탱하는 우리 산업을 위협하면서 기업과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바쁜 것은 정부다. 자율주행 관련 과를 만들고, AI 관련 지원책도 내놨다. AI와 관련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이 30억원씩 투자하는 민간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모아 놓는다고 시너지가 생길까.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기술(IT),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5위 안에 드는 경쟁력을 갖췄다. 테슬라나 자율주행차를 선도하고 있는 구글 등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부의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이들 신기술 분야는 정부가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 주면 어떨까. 이 영역만큼은 협의적 ‘규제 프리존’이 아니라 포괄적인 ‘거버넌스 프리존’으로 두면 어떨까. 그 안에서 삼성과 LG가 눈치 보지 않고 전기차에 뛰어들고,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GPS나 이통사업에 투자를 하고, SK나 네이버도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구글·애플과 경쟁하는 것은 어떨까. 기술 개발의 절박함은 정부보다 기업이 더하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정부의 지원 때문에 세계적 선도 기업이 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편집국 부국장
  • 동북아 신협력시대 구축을 위한 한중일 세미나 실시

    동북아 신협력시대 구축을 위한 한중일 세미나 실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원장 이일형)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안세영)는 3일(목) 서울 신라 호텔에서 ‘동북아 신협력시대 구축을 위한 한중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1월 1일 개최된 ‘제6차 한중일 정상회의’ 후속조치로 기획된 이번 행사에서는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지역협력방안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같은 동북아 지역 외교안보정세 변화부터 TPP와 일대일로 등 동북아 경제통합 이슈,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중일 거시금융협력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안세영 이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과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 조우창팅 주한 중국 경제공사의 축사가 이어지고 이후 세션별로 한중일과 미국의 각계 전문가들이 활발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동북아 질서가 정치,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급속히 재편되는 요즘 상황에서 이 세미나는 이 지역의 외교 안보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모색하는 데 매우 긴요” 하다고 말하면서 “환율, 무역투자, 금융, 고령화, 부채문제 등 한중일 3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통상 및 거시금융 이슈도 시급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1세션에서는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새로운 지역협력구상”에 대해 한‧중‧일‧미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일본총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다나카 히로시 이사장은 “동북아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기능적 협력 향상과 공동의 이익 창출을 통해 신뢰가 깊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층적 기능주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세안 중심의 전개과정에서 동북아 중심의 전개과정으로 전환돼야 하며, 무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TPP에 가입하고, 금융과 개발 협력을 위해서는 일본이 AIIB에 가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2세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안보전문가들로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남북관계와 동북아 평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반스 리비어 박사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좋은 행동에 대해 협력적 관계로 답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또 하나의 구성요소인 통일기반 조성의 경우, 북한의 오해가 이어지면서 아직 남북관계 차원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를 갖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할 것이며 관련국들도 방관자적 자세를 넘어 북핵 문제 해결에 모든 관심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3세션 ‘동북아 경제통합과 아태협력’에서는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의 가와사키 겐이치 박사는 “실증연구를 통해 아태지역 EPA의 영향에 대해 추정하고, FTAAP를 설립해나가는 데 있어 TPP와 RCEP이 경쟁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지역 EPA 미 참여국들은 무역전환 효과로 인해 경제적 후생효과가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동아시아 국가 간의 EPA 관세양허는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동아시아 경제는 향후 무역자유화의 정도에 따라 많은 혜택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장윤링 교수는 “APEC 개도국들이 2020년까지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달성하기로 한 보고르 목표(Bogor goal)의 실현이 어렵다는 측면을 지적하고, FTAAP가 향후 아태지역 통합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변화하고 있는 동북아의 경제협력 구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중국의 일대일로가 동북아 경제통합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4세션 ‘한중일 거시금융협력’에서는 한중일 각국의 거시금융 전문가들로부터 한중일 3국의 거시금융협력의 필요성과 협력방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 금융연구원의 박재하 박사는 “지역금융안정성을 확보를 위해 통화금융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위안, 엔, 원 등 지역통화의 무역결제 사용을 확대하고 각국 국채 상호보유를 확대하며 각국 통화의 직접거래시장을 활성화하는 등의 상호협력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오가와 에이지 교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여전히 통화금융의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중국 인민대학의 자오쉬준 교수는 위안화 국제화와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발표하며했다 “이 두 가지 정책이 중국의 중요한 국가전략이며 이들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인프라를 건설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인프라 자금의 조달, 관련 원자재 조달, 주변국과의 전자상거래 등에서 위안화의 사용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번 국제세미나에는 산학연 관계 전문가, 정부부처 인사, 언론인, 학생 등 약 200여 명의 다양한 청중이 참석했으며, 국제세미나 프로그램 및 자세한 사항은 KIEP 홈페이지(http://www.kiep.go.kr)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정해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태국·그리스 대사

    [글로벌 시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정해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태국·그리스 대사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의 기 싸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미·중 간 역내 전략적 경쟁 구도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을 들 수 있다. 금년 말 AIIB 창립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출범한 브레턴우즈 체제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장래가 걸려 있는 문제로 국제금융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 제1, 제3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은 AIIB의 거버넌스 미흡을 이유로 불참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TPP 협상을 앞으로 수주 내 매듭짓기 위해 의회로부터 ‘신속처리권한’을 부여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일 포함 12개 TPP 참여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며 TPP를 21세기 세계무역 질서를 선도할 높은 수준의 차세대형 자유무역지대를 실현하는 지렛대로 삼고 있다. 세계 제2 경제대국 중국은 여기서 배제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IB와 TPP에서 협력할 수 있으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평화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영·독·불·한국·호주 등 G7 국가 또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을 포함한 57개국이 AIIB의 창립회원국으로 참여, AIIB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중국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도출을 독려함으로써 아시아 국가들의 호감을 살 수 있으며 나아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신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일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009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보고서는 2010~2020년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 재원을 8조 달러로 전망했다. AIIB는 중국 출자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로 시작하여 수권 자본금 1000억 달러를 갖추게 된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실크로드 기금’ 400억 달러를 조성했다. 세계은행의 연간 대출 가능 300억 달러와 아시아개발은행 자본금 1500억 달러 등을 모두 합하여 인프라 건설 수요에 기동성 있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TPP 조기 체결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의회에 ‘무역촉진권한’을 신속히 부여해 주도록 촉구하고 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 세계경제에 편입됨으로써 전 세계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미국은 중국이 TPP 의무를 수용하는 한 중국 가입 환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의 TPP 가입은 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추구하는 아·태 자유무역지대 설립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TPP가 중국만을 배제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역내 공동 번영과 안보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미·중 간에 공동의 이해를 넓혀 나가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AIIB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도출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인프라 확충은 필수 불가결하다. AIIB 회원국 확대는 추가 재원 확보 측면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다른 한편 TPP 가입은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새로운 역내 무역질서 형성에 우리 입장을 반영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가입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카이스트에 첫 재난전문 연구소 설립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등 최근 잇따르는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들이 나섰다. KAIST는 22일 ‘KAIST 재난학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에 재난 전문 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으로,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재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소에는 KAIST 해양시스템공학, 항공우주공학 등 공학 분야는 물론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인문사회과학과 등 인문학 분야 교수들과 서울대 인류학과, 한국행정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 80명이 참여한다. 연구 분야는 크게 ▲재난학 교육 및 정책 연구센터 ▲휴먼에러 및 레질리언스(회복능력) 공학센터 ▲소셜 머신 기반 재난 플랫폼 연구센터 ▲대형 재난 대응 및 구난기술 연구센터 ▲재난시스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연구센터 등 5개로 나뉜다. 재난학 교육 및 정책 연구센터는 재난·안전·신뢰·공공성 등 공학의 새로운 가치를 담은 교육 모듈을 개발해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등 교육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센터들 역시 각 분야 재난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사회조직 및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재난학연구소 설립에 참여한 전 환경부 장관 김명자 KAIST 초빙교수는 “최근 국제사회에서도 재난에 대한 단순한 ‘관리’ 차원에서 벗어나 ‘재난 거버넌스’로 접근할 정도로 재난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경제개발의 성공 요인은 주인 의식과 리더십”

    “한국 경제개발의 성공 요인은 주인 의식과 리더십”

    “한국 경제개발의 성공 요인은 주인 의식(Ownership)과 리더십에 있습니다.” 서울 공적개발원조(ODA) 국제회의에 참석한 스티븐 피어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특별조정관은 4일 한국이 국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서울 국제회의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대외원조기관인 USAID의 사무총장을 지냈고 시너고스협회, 미 대륙재단, 안데스어린이재단 등에서 다양한 구호·원조 활동을 해 온 세계적 개발협력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1960년대 초 아프리카 최빈국보다 못살던 한국 경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한국은 개발원조를 주인 의식을 갖고 활용했다. 강한 의지와 치밀하고 일관성 있는 장기 계획 등이 유효했다. 관료주의적 독재라곤 하지만 제도의 수준도 높았다. 민간 분야의 병행 발전도 성공 요인이다. 미국에 한국 자동차가 처음 수입됐을 때만 해도 평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단점을 보완하면서 끊임없이 달라졌다. 한국의 발전 모델을 다른 국가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본받을 점이 많다. →USAID가 원조 효과성과 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해 중점을 두는 부분은. -USAID는 ‘시스템적 접근법’을 추진 중이다. 원조받는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원조를 진행한다. 또 어떻게 수원국의 기존 시스템을 더 지속 가능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축으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를 추구한다.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식 발전 모델의 부상 속에 워싱턴 컨센서스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인과 USAID, 미국의 입장은 시장경제야말로 발전의 원동력이고 민주주의가 가장 효과적인 모델이라는 것이다. 시민사회, 노조, 재단, 감사기관 등 모든 기관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워싱턴 컨센서스는 건재하다.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생각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중국이 아프리카 등에 원조를 쏟아부으면서 세계 ODA 판을 흔들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은 ‘신흥 공여국’으로서, 아직 그 역할을 판단하긴 이르다. 남아공, 브라질, 멕시코와 같은 다른 신흥 공여국도 등장했는데, 이들의 역할은 개발도상국과 원조국의 교량 역할이다. 중국은 원조하는 방법을 배워 가며, 위험부담을 안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USAID와 한국과의 협력은. -과거 한국은 USAID의 원조를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였다. 한국은 이제 힘 있는 나라로 성장했고 주요 공여국이 됐다. USAID는 한국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협력해 왔다. 그 결과 공적개발원조에 큰 전환점이 된 2011년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도 성공리에 열렸다. 부산에서 도출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 정신은 원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개발원조에서 책임성, 투명성, 포용성과 주인 의식이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ODA와 비정부기구(NGO), 기업의 사회적책임활동(CSR) 등을 어떻게 엮어 나가면 효과적일까. -많은 기업이 CSR를 통해 기업과 공동체에서 성공을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코카콜라 같은 기업의 성공은 개도국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진행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 기업 수익의 상당 부분을 유엔과 같은 다자간 협력기구에 제공하는 유럽 모델도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브릭스(BRICs), 6차례 정상회의로 궁합 맞춰…위상 변화 시도

    브릭스(BRICS)가 15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제6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명실상부한 주요 행위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릭스는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 대표가 지난 2001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영어 국가명 첫 글자를 합쳐 만들었다. 브릭스는 실질적인 행동계획 없는 포럼 수준에 머물며 덩치 큰 신흥국들의 엉성한 외교 모임 정도로만 인식됐다. 그러나 2009년부터 해마다 정상회의를 거듭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서서히 호흡을 맞춰왔다. 정상회의는 2009년 러시아, 2010년 브라질, 2011년 중국, 2012년 인도, 2013년 남아공에 이어 올해까지 6차례 열렸다. 2011년 정상회의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합류시켜 몸집을 더 키웠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릭스 정상들은 직·간접 경로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는 별로 없이 단순히 영문 첫 글자를 합친 모임의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상회의 개최국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은 매우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브릭스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브릭스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신개발은행(NDB) 설립과 1천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 설치를 공식 발표했다. 신개발은행의 초기 자본금은 500억 달러이며, 5년 안에 1천억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이날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브릭스가 정상회의 6년 만에 국제기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PUC-Rio)의 아드리아나 아비네누르 교수(국제관계학)는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로 브릭스는 비로소 국제기구로서의 정당성과 명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브릭스의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는 세계금융질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아시아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을 내세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도 신개발은행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설치를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 “신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은 브릭스 국가 경제를 금융위기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면서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브릭스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천억 달러에 이를 신개발은행 자본금과 위기대응기금이 브릭스 국가들의 거시경제정책 조율을 가능케 함으로써 이들 국가가 서방 선진국들의 금융정책에 덜 종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IMF와 세계은행 개혁에도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IMF와 세계은행의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서방 선진국들을 비판하면서 신개발은행 설립은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개발은행을 ‘브릭스의 IMF’로 표현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개도국에도 금융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릭스가 정치·외교 분야에서도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제질서의 재편을 모색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브라질의 또 다른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브릭스가 미국·유럽 중심의 전통적인 권력에 대한 대척점을 형성하는 것을 주요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제 아우프레두 그라사 리마 브라질 외교부 정무차관이 “브릭스는 국제기구의 민주적 운영과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브라질 주재 리진장(李金章) 중국 대사는 전날 이 신문과 회견에서 “브릭스는 앞으로 정치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면서 “이는 브릭스 국가들의 공동이익 도모와 국제기구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지역통합이 진정한 국가통합이다/정송학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 서울시 지역협의회 의장

    [기고] 지역통합이 진정한 국가통합이다/정송학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 서울시 지역협의회 의장

    1994년 5월, 세계의 눈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취임식으로 집중되었다.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다 27년을 복역한 넬슨 만델라는 취임식에서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왔다. 흑과 백이 모두 자부심을 느끼는 나라, 무지개 국가(rainbow nation)를 만들겠다.”라고 선언, ‘사회 통합’을 ‘남아공의 비전’으로 제시해 전 세계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그후 16년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개최되었고 월드컵 뒤 남아공은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정식 합류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53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7%를 차지하며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아프리카를 세계로 잇는 교두보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남아공의 ‘무지개국가’ 사회통합 비전의 성공은 우리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사회갈등 때문에 매년 GDP의 25%를 사회적 비용으로 낭비하고 있는 심각한 수준으로 극심한 사회갈등이 국가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8%가 사회갈등이 심각하다고 답변, 우리 사회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복지논쟁, 좌우갈등, 노사갈등, 여야대립, 지역대결, 세대격차 등 많은 영역에서의 분열과 갈등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선진국대열에 들어선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 일류국가’로 발전하려면 글로벌시대에 맞는 한국적 사회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출해야만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정치적 구호로 외친다고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풀뿌리민주주의에 따라 자치단체, 즉 아래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되고 소통되는 사회적 협의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이웃과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통합의 어젠다를 도출하여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선진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조정, 합의회의 등 대안적 갈등해결 시스템이나 공론조사와 같은 의견수렴 절차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시민참여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시민사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공자는 논어 ‘태백편’에서 “더 배우고 더 가진 자가 고개를 숙이고 나누지 않는다면 더 볼 것도 없다.”라고 했듯이, 지역사회에서도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풍토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갈등 없는 사회는 없다. 그러나 편을 갈라 벌이는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는 고질병으로 고착화됐다. 사회통합 없이는 경제성장이나 정치, 정책적 갈등의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이 사회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어느 사회와 국가라도 조화와 통합이 잘 이뤄져야 발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듯이 아래로부터 울리는 지역사회의 소통과 화합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국가발전의 저해요소인 갈등을 치유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발전의 대합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유엔총회·기후변화정상회의] “국제사회 물 관리체계 구축해야”

    │뉴욕 이종락특파원│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낮(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임할 것이며 북한도 이런 노력에 조속히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은 조건 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글로벌 코리아와 녹색성장’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나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고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한 지구상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가 진정한 화해와 통일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도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1992년 남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공동선언이 지켜져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 대화· 교류를 확대하고 북한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은 국제평화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고, 이런 도전에 대처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한 각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핵군축 5개항을 제안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했는데 이런 구상에 관한 국제적 공감대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물 관리에 대해 “이제 국제사회는 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관리감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보다 효과적인 국제협력 체계의 구축을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관리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20여개 유엔 국제기구들이 물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며 “물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파급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물 관련 국제기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사업의 효과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성과는 한국에서 동서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 살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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