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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다가오는 AI토피아] “인간이 ‘인간’ 알아야 AI 제대로 작동”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다가오는 AI토피아] “인간이 ‘인간’ 알아야 AI 제대로 작동”

    인문학 등 이해 없으면 최첨단 학문 AI도 없어 기초학문 계속 천대 땐 첨단과학 먼 나라 얘기 창의적 인간, 세상 주도…여러 학문 넘나들어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으면 인공지능도 없습니다. 인문학 등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인공지능이라는 최첨단 학문도 없습니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본 ‘통섭’(統攝) 전도사 최재천(62·이화여대 석좌교수) 국립생태원장은 10일 “첨단과학에서 기초학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통섭’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돈이 안 된다고 기초학문을 천대하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첨단 학문은 언제까지나 먼 나라 얘기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통섭은 병렬적 수준의 통합이나 융합을 넘어서 새로운 이론을 찾으려는 범학문적 접근을 의미한다. 이 9단과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AI 산업 발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그는 “스티브 잡스가 존경과 명성을 얻은 배경에는 일반적인 기술자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가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우리 사회는 그토록 잡스를 존경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을 키울 생각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모순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참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거품 예찬’이란 책을 낸 그는 “일자리도 부족한데 왜 학생을 많이 뽑나 하는 식으로 기초학문을 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선 인문학 등 기초학문은 학생 정원을 줄이고 공대 학생들을 더 많이 뽑으라며 대학을 다그치고 있다”면서 “자유경쟁시장에서 스스로 시스템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인데 교육 문제에서 당국이 억지로 수요·공급을 맞추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하는데 이제 세상은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세계”라면서 “지금 세상은 더 창의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도한다”고 강조했다. 또 “창의적인 천재는 그냥 태어나지 않는다. 진짜 창의적인 인재는 다양한 소양을 갖추고 똑같은 문제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모두가 인문학만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모두가 공학만 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세계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한 학문 분야가 혼자서 정답을 낼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분야만 배운 사람과 여러 분야를 배운 사람 중 누가 더 유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래전에 들었던 한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강연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 학생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노벨상 수상자는 ‘화학만 열심히 하면 나 같은 사람을 보조하는 연구자밖에 안 되지만 나처럼 화학도 하고 피아노도 하고 책도 읽고 하는 사람이 되어야 새로운 분야에서 성취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알파고 초반부터 상상 밖의 수… 바둑계 “알神 강림했다” 탄식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알파고 초반부터 상상 밖의 수… 바둑계 “알神 강림했다” 탄식

    인류 최강 이세돌 9단이 두 번째 대국에서도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에 두 판 연속 패배하자 바둑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대국이 열린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과 한국기원에서 대국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은 “충격적인 결과다. 바둑의 신비가 사라질까 걱정”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프로기사들은 “1국과 달리 알파고가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 수를 많이 뒀다”고 평가하면서 “바둑의 정석이 무너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지난 9일 1국에 이어 알파고가 이 9단을 꺾자 ‘알사범’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던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는 “‘알신’이 강림했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 알파고, 13수째 ‘중국식 포석’ 깜짝 2국에서는 전날과 돌을 바꿔 흑을 쥔 알파고는 대국 선언 5초 만에 예상대로 우상귀 화점을 차지했다. 전날 소목 포석을 펼쳤던 이 9단은 화점에 돌을 놓았다. 하지만 알파고는 1분 30여초 생각 끝에 3수째에 예상을 깨고 좌상귀 소목을 차지했다. 알파고가 프로기사와의 대국에서 소목에 둔 것은 처음이어서 대국장 주위를 술렁이게 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화점 포석을 펼쳤고, 전날 이 9단과의 1국에서도 화점에 돌을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고가 우하귀에서 정석을 펼치다 갑자기 13수째에 손을 빼고 상변에서 ‘중국식 포석’을 펼쳐 이 9단을 당황하게 했다. 이 9단은 당황한 듯 초반에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인간 바둑에는 없는 수”라며 놀라워했다. # 이세돌, 안정적 바둑으로 일관 프로기사들은 “패착을 찾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법을 꺼내 들어 프로기사들을 놀라게 했다. 저돌적인 기풍인 이 9단은 안정적이고 두터운 바둑으로 일관했지만 알파고를 넘지 못했다.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어 공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이창호 9단은 전성기 때 ‘너무 참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9단은 이창호 9단과 정반대 기풍인데 오늘은 이창호 9단처럼 두고 있다”고 해설했다. 이는 전날 1국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유 9단은 “이 9단이 상대인 알파고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BS 바둑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알파고가 자신의 실리가 부족한 것을 느낀 것 같다”며 “인공지능임에도 불구하고 형세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 정말 인간처럼 승부 호흡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뚜렷한 패착을 찾을 수가 없다 이 9단은 초반부터 많은 시간을 쓰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60여수가 진행된 시점에서 제한시간 2시간 중 40분가량을 소비했다. 20분을 소비한 알파고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이 9단이 장고를 이어 가자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으로 나타났다”면서 “오늘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나온 듯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9단은 오늘 시간이 없다. 초반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고 말했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처음으로 초읽기 모습이 연출됐다. 초읽기는 제한시간을 다 쓴 뒤 1분 3회를 사용할 수 있다. 이 9단은 알파고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패 모양도 처음으로 등장했지만 패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막판 우상귀에서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에게 기회가 돌아왔지만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다. 김 9단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알파고가 실수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기계적으로 이겼다는) 계산이 끝난 것”이라면서 “인간이 알파고에 계산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패착을 찾을 수 없다”면서 “믿어지지 않는다. 끝까지 가도 차이가 좁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파고도 대국 막판에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큰 실수는 나오지 않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공존’과 ‘경고’ 메시지 함께 던진 AI의 승리

    공상과학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인공지능(AI)이 결코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는 믿었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이 그제 구글의 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 이어 어제도 패하면서 허를 찔렸다. 기계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절대영역으로 의심치 않았던 것이 바둑이다. 그것이 기계에 무너진 것은 인류 문명사적 사건이다. 구글은 “달에 착륙했다”고 승리를 자축했지만 전 세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압도했다는 비관론도 높다. “으스스하다”는 소감이 쏟아진다. 이 9단과 알파고는 오는 15일까지 세 차례의 대국을 남겨 뒀다. 최종 성적이 어떻든 AI의 현주소는 이미 확인됐다.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컴퓨터가 인간의 통찰력과 직관만은 따라잡을 수 없다는 통념부터 깼다.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를 본떠 설계된 알파고는 사람의 직관까지 흉내 냈다. 인간이라면 평생 엄두도 못 낼 학습량을 단 몇 주 만에 소화하고 급속 진화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은 앞으로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한다. AI의 현실과 미래를 냉정하게 짚고 예측할 때가 우리에게도 온 것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는 AI 분야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한참 뒤져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앞세운 미국한테는 말할 것도 없다. 영국, 독일, 일본 심지어 중국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을 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AI 연구와 상용화에 팔을 걷어붙인 지 오래다. 금융, 의료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항공기, 개인 비서 서비스까지 등장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기업이나 정부는 AI의 가능성을 제대로 주목하는 움직임이 없다. 독자적 연구로 내놓은 성과물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세계 시장이 IT에서 AI 무대 쪽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을 냉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대적 대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AI라고 예견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AI의 급성장은 우리에게 위협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영역까지 파고든 판이니 인력 대체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인류의 가치가 공격받지 않도록 AI 혁명에 다각도로 대처하는 것은 새로운 숙제다.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 “알파고 학습 능력 한계… 두 번째 대국부터 이세돌이 유리”

    “알파고 학습 능력 한계… 두 번째 대국부터 이세돌이 유리”

    李, 알파고 기풍 몰라 첫판 불리… 전면전 피하고 포석 공략해야 단기전은 사람 순발력 더 유리… 알파고, 전투 강하고 포석 약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지켜본 김찬우 AI바둑 대표는 9일 “두 번째 대국부터는 이 9단이 유리해질 것”이라면서 “전면전을 피하고 알파고의 약점인 초반 포석을 공략했어야 했는데 느슨하게 가는 바람에 승기를 잡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바둑 프로 6단이자 인공지능을 이용한 바둑 프로그램 개발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인공지능 전문가다. 김 대표는 “알파고는 프로기사로 치면 실전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9단이 알파고의 스타일을 제대로 알 수가 없어 첫판에선 이 9단이 불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창호 9단조차도 신예 기사와 처음 맞붙어서 패배한 경우가 많지만 재대결에서는 거의 이겼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뒤로 갈수록 이 9단이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알파고의 학습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개발자들이 함부로 건드리면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진다. 장기적으로는 알파고가 유리하겠지만 단기간에 대국을 벌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람의 순발력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대국에 대해 김 대표는 “알파고가 전투에 강한 반면 초반 포석에 약점이 있는데 이 9단이 그 부분을 적절하게 공략하지 못했다”면서 “알파고의 장점인 두껍게 두는 스타일에 말려서 중앙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 빗대 “알파고는 물량전에 강하다. 전면전을 피하고 게릴라전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승세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느슨하게 두다가 날카로운 우측 공격을 받았다. 그게 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이 세계 최고 바둑기사에게 도전할 정도까지 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면서도 “개발자로서 본다면 앞으로도 좀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선례가 없는 의외의 공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너무 변칙적인 공격을 하다보면 대세를 잃을 수 있다”면서 “가능하면 중앙을 장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9단이 패배한 걸 두고 걱정하는 프로기사들이 주변에 많았지만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면서 “가령 축구 한·일전에서 한 번 졌다고 해서 세상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패배를 통해 학습하고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끝없이 도전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 “24·26·102수가 비수… 알파고 승부수에 놀랐다”

    이세돌 “24·26·102수가 비수… 알파고 승부수에 놀랐다”

    흑돌 잡고 신수 두며 우세하던 이세돌, 중반 치명적 실수 알파고, 첫수 생각하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 사람처럼 꼼수 쓰고 약점 없는 알파고에 고개 ‘절레절레’ “충격적이다.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첫 대국을 지켜본 바둑 프로기사들은 인간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의 기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9단은 알파고에 패한 뒤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와서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대국장 미디어 해설실에서 해설을 했던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실수를 저지르고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고 평가했고, 조혜연 9단도 “이렇게 잘 둘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KBS 2TV 바둑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이라고 호평했다. ●알파고의 역사적인 첫수는 화점 알파고는 이 9단과의 대결에서 역사적인 첫수를 역시 화점에 놓았다. 오후 1시. 알파고의 개발자 중 한 명인 아자황(아마 6단)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 9단이 흑을 잡았다. 먼저 돌을 두게 된 이 9단은 첫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하자, 알파고는 인공지능답지 않게 첫수부터 생각을 하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가 첫수를 화점에 놓을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이 예측한 대로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첫수를 화점에 놓았다. 앞서 바둑 전문가들은 AI 기반의 알파고가 현대 바둑에서 화점을 활용할 때 승률이 높다는 통계에 기반해서 화점에 첫수를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칙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질 이 9단과 알파고의 두뇌 싸움은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 바둑으로 전개됐다. 이 9단은 7수는 기존에 없던 ‘변칙수’를 들고 나왔다. 이 9단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알파고를 시험하기 위한 수를 던진 것이다. 박정상 9단은 “프로바둑 기사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수”라면서 “완착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리지 않고 계산에 따른 정수로 대응했다. 이 9단은 연거푸 변칙수로 맞섰지만 알파고의 수에 흔들리기도 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밀고 붙이는 등 알파고의 감각이 좋다”면서 “외려 이세돌 9단은 젖힌 수, 들여다본 수에서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차분하게 우상귀를 걸쳐 가 이 9단은 우변에 집을 짓게 됐고, 알파고는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흑을 공격하는 전투가 벌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변에서 흑을 강하게 끊으며 거칠게 몰아붙여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 9단은 우상귀에서 뻗어 나온 알파고의 돌을 공격하면서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좌하귀에 양걸침을 하면서 포인트를 만회했다. ●인공지능, 예상보다 강했다 이날 알파고 해설을 맡았던 프로기사들은 “예상보다 강했다”며 알파고의 기력을 높이 샀다. 김성룡 9단은 “처음에는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알파고가 점점 사람처럼 두기 시작했다”면서 “인간 최고수인 이 9단에 견줘 알파고도 만만치 않다”고 해설했다. 조혜연 9단도 “알파고가 바꿔치기에 굉장히 능하다”면서 “알파고는 불리하지 않으면 계산을 통해 바꿔치는 것을 감행한다. 사람한테는 망설임이 있는데 알파고는 조금이라도 좋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수를 둔다”고 설명했다. 알파고가 초반 우상귀 접전에서 흑 대마를 놓고 ‘꼼수’성 착수로 응수 타진을 하기도 했다. 최유진 아마 5단은 “알파고가 꼼수도 잘 두네요”라며 알파고의 능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알파고 약점에 대해 유창혁 9단은 “알파고의 가장 큰 단점은 수읽기를 못하는 것”이라면서 “수읽기는 감각적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전투형 스타일” 알파고는 이 9단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여줘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른 계산력과 정확한 수읽기를 뽐냈다. 박정상 9단은 “알파고의 기풍이 최근 있었던 바둑 형태와는 다르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전투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 스타일이 일본 스타일을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파고에는 2만여개의 정석과 3000만건의 수법이 저장돼 있다”면서 “바둑이 꽃핀 곳이 일본이고 알파고가 수법을 습득한 인터넷 바둑사이트 고수 바둑이 대부분 일본인이 접속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내기에서 승부 갈랐다 예상대로 알파고는 끝내기로 갈수록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초반까지 둘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중반에는 이 9단이 좌중앙에 큰 흑집을 지어 다소나마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기계적인 수읽기로 정확하게 맥점을 짚어 갔다. 이 9단이 패싸움을 거는 등 마지막 반격을 노렸지만 알파고는 안전한 수를 택하며 냉정하게 격차를 벌렸다. 알파고는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했다. 이에 이 9단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대응에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결국 마지막 계가를 마친 뒤 18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현욱 8단은 “후반부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9단이 방심하면서 후반부에 역전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상 9단은 “알파고가 우변에서 이 9단의 반격에 대처를 잘했고, 이후 이 9단이 형세를 뒤집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은 중국 러스스포츠에서 이 대국을 해설하며 “알파고가 대국 초반에 실수를 했을 수 있지만 후반이 되면서 연산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 9단이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커제 9단은 자신과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서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 “알파고가 저의 생각을 복사하도록 두고 싶지 않다”고 비켜갔다. 당초 이세돌 9단의 5-0 승리를 점쳤던 커제 9단은 첫 대국이 끝나자 “알파고가 5-0으로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공지능, 인간을 넘다

    인공지능, 인간을 넘다

    충격패 이세돌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라” 알파고 개발 허사비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인류 대표로 나선 바둑기사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기계의 치밀한 계산력이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섰다는 사실에 패배의 충격은 더 컸다. 이 9단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다. 이 9단은 이번 대국을 앞두고 5대0 승리를 자신했으나 5개월 동안 ‘특수 훈련’을 한 알파고의 냉철한 계산력에 무너진 것이다. 이날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날 대국은 알파고의 실력이 예상보다 강해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했다. 딥마인드의 개발자인 아자황(아마 6단)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 9단이 흑을 잡았다. 먼저 돌을 두게 된 이 9단은 첫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했고 알파고는 1분 30초가량 생각하다 예상대로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첫수를 화점에 놓았다. 이 9단이 초반 비틀어가는 수를 두며 알파고를 흔들었지만 알파고가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 9단은 우상귀에서 뻗어 나온 알파고의 돌을 공격하면서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좌하귀에 양걸침을 하면서 포인트를 만회했다.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도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형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승부는 알파고가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하면서 갈렸다. 이 9단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고 186수 만에 돌을 던져 패배를 인정했다. 백에게 덤 7집 반을 줘야 하는 이세돌은 수차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고민하다 제한시간 28분 28초를 남기고 항복을 선언했다. 알파고는 제한시간 5분 30초를 남기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인간과 컴퓨터의 역사적 첫 대결을 보러 대국장을 찾은 내외신 취재진 250여명과 바둑계 관계자 등은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9단은 대국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져서 너무 놀랐다”면서 “초반 실수가 끝까지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팀이 자랑스럽다. 이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둘은 오는 15일까지 총 5번 맞붙으며, 3번 이기는 쪽이 승자가 된다. 이 9단과 알파고의 2국은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오늘 ‘세기의 대결’] 자가학습 통해 더 강해진 알파고… 패싸움·초읽기 능력 최대 관심

    알파고의 실력 오늘 윤곽 나올 듯 ‘승리 0%’ 불계패 나올지도 촉각 中 녜웨이핑 “이세돌 100% 승리” 이세돌(33)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대결은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바둑계에서는 이 9단이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자가 학습을 통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알파고에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김찬우(6단) AI바둑 대표는 “이번 승부는 창(이세돌)과 방패(알파고)의 대결”이라며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이 9단의 능력이 알파고의 균형감각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후이를 이긴 후 자가 학습을 통해 얼마나 더 강해졌을지도 관심사다. 이 9단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의 작년 실력은 나와 대국할 실력이 아니었다”고 진단했지만, 구글은 “알파고가 자가 학습으로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생성해 실력이 부쩍 향상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프로 바둑 기사의 대국처럼 불계(不計)패가 나올 것인지, 알파고의 패싸움과 초읽기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알파고는 대국 중 바둑판에 돌이 놓일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위치에 돌을 놓아야 하는지, 그 돌을 놓았을 때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계산에 따라 자신의 승리 가능성이 0%로 판단되면 집을 계산하지 않고 돌을 던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읽기에서 누가 유리할까도 관심사다. 대국 시간은 각자 제한시간 2시간과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지는데 수읽기에 있어 계산 속도가 빠른 알파고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컴퓨터라고 해서 무조건 수읽기가 빠른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컴퓨터 특성상 사람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실력은 9일 첫 번째 대결에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5국의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은 “이 9단이 5전 전승을 장담할 수 있을 것인지는 첫 대국에서 그림이 나올 것”이라며 “알파고가 프로급임은 틀림없지만, 실력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계산력과 수읽기에 있어 장점이 어느 정도인지, 변칙을 잘 알지 못한다는 단점은 어느 정도인지가 첫 대국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바둑협회 부주석 겸 기술위원회 주임인 녜웨이핑 9단은 8일 중국 텅쉰(騰迅)과기망과의 인터뷰에서 “컴퓨터는 선택과 판단의 문제에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바둑 대결에서 이길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며 “9일 대국에서는 이 9단이 100%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오늘 ‘세기의 대결’] 中 1위 커제도 AI와 대국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도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대국을 벌인다. 커제 9단은 지난 7일 오후 7시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 업체 ‘노부마인드’(중국명 이거우지능)의 대국 도전장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상금은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걸린 금액과 똑같은 100만 달러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세기의 대결]끝내기에서 갈린 승부… “알파고, 마치 사람처럼 둔다 놀랍다”

    [세기의 대결]끝내기에서 갈린 승부… “알파고, 마치 사람처럼 둔다 놀랍다”

    “마치 사람처럼 둔다.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AlphaGo)의 첫 대국을 지켜본 바둑 프로기사들은 인간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의 기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이 9단을 꺾은 알파고에 대해 해설에 나선 프로기사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모습이었다.  이날 대국장 미디어 해설실에서 해설을 했던 김성룡 9단은 “마치 사람처럼 둔다”며 놀라워했고, 조혜연 9단도 “이렇게 잘 둘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기원에 마련된 대국장에서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알파고는 컴퓨터가 아니라 마치 사람처럼 바둑을 뒀다”고 말했다. KBS2TV 바둑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이라고 호평했다. 바둑TV 해설위원을 맡은 유창혁 9단도 “알파고의 약점을 전혀 모르겠다”고 치켜세웠다.  이 9단은 대국 후 기자회견에서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질 줄 몰랐다”면서 “알파고의 실력이 놀랍다”고 말했다.  알파고의 첫 수는 화점 알파고는 이 9단과의 대결에서 첫 수를 역시 화점에 놓았다. 알파고의 개발자 중 한 명인 아자황(아마 6단)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 9단이 흑을 잡았다. 먼저 돌을 두게 된 이 9단은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하자, 알파고는 인공지능답지 않게 첫 수부터 생각을 하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가 첫 수를 화점에 놓을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이 예측한 대로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첫 수를 화점에 놓았다. 앞서 바둑 전문가들은 AI 기반의 알파고가 현대 바둑에서 화점을 활용할 때 승률이 높다는 통계에 기반해서 화점에 첫 수를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칙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알파고 이 9단과 알파고의 두뇌 싸움은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 바둑으로 전개됐다. 이 9단은 7번째 착점으로 기존에 없던 ‘변칙수’를 들고 나왔다. 이 9단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알파고를 시험하기 위한 수를 던진 것이다. 박정상 9단은 “프로바둑 기사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수”라면서 “완착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리지 않고 정수로 대응했다. 이 9단이 초반 비틀기를 시도했으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연거푸 변칙수로 맞섰지만, 알파고의 수에 흔들리기도 했다. 유창혁 9단은 “밀고 붙이는 등 알파고의 감각이 좋다”면서 “외려 이세돌 9단은 젖힌 수, 들여다본 수에서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차분하게 우상귀를 걸쳐 가 이 9단은 우변에 집을 짓게 됐고, 알파고는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흑을 공격하는 전투가 벌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변에서 흑을 강하게 끊으며 거칠게 몰아붙여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 9단은 우상귀에서 뻗어 나온 알파고의 돌을 공격하면서 중앙에 세력을 쌓았고 좌하귀에 양걸침을 하면서 포인트를 만회했다.   알파고 예상보다 강했다 이날 알파고 해설을 맡았던 프로기사들은 “예상보다 강했다”며 알파고의 기력을 높이 샀다. 대국 초반부터 김성룡 9단은 “처음에는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알파고가 점점 사람처럼 두기 시작했다”면서 “인간 최고수인 이 9단에 견줘 알파고도 만만치 않다”고 해설했다. 조혜연 9단도 “알파고가 바꿔치기에 굉장히 능하다”면서 “알파고는 불리하지 않으면 계산을 통해 바꿔치는 것을 감행한다. 사람한테는 망설임이 있는데 알파고는 조금이라도 좋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수를 둔다”고 설명했다. 바둑이 80여수를 넘어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검토실 프로기사들은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형세”라고 진단했다. 최유진 아마 5단은 알파고가 이 9단의 사활을 추궁하는 수를 두자 “알파고가 꼼수도 잘 두네요”라며 알파고의 능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알파고 기풍은 ‘전투형  알파고는 이 9단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여줘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른 계산력과 정확한 수읽기를 뽐냈다. 박정상 9단은 “알파고의 기풍이 최근 있었던 바둑 형태와는 다르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전투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 스타일이 일본 스타일을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파고에는 2만여개의 정석과 3000만건의 수법이 저장돼 있다”면서 “바둑이 꽃핀 곳이 일본이고 알파고가 수법을 습득한 인터넷 바둑사이트 고수 바둑이 대부분 일본인이 접속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내기에서 승부 갈랐다 예상대로 알파고는 끝내기로 갈수록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초반까지 둘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중반에는 이 9단이 좌중앙에 큰 흑집을 지어 다소나마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기계적인 수읽기로 정확하게 맥점을 짚어 갔다. 이 9단이 패싸움을 거는 등 마지막 반격을 노렸지만 알파고는 안전한 수를 택하며 냉정하게 격차를 벌렸다.  알파고는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했다. 이에 이 9단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대응에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결국 마지막 계가를 마친 뒤 18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유창혁 9단은 중반 이후 이 9단의 실수가 나오자 “이 9단이 세계 바둑 대회 결승에 임할 때보다도 더 긴장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현욱 8단은 “알파고는 컴퓨터가 아니라 마치 사람처럼 바둑을 뒀다”며 “후반부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9단이 방심하면서 후반부에 역전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상 9단은 “이 9단은 알파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상대를 모르면 어려운 게 당연하다”면서 “알파고가 우변에서 이 9단의 반격에 대처를 잘했고, 이후 이 9단이 형세를 뒤집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핫영상]이세돌 알파고 세기의 대결 영상 보러가기▶[핫뉴스]윤상현 통화 상대 누구길래…이재오“김무성 죽일만한 사람”
  • 2015년‘KAIST 자랑스런 동문상’에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등 5명 선정

    2015년‘KAIST 자랑스런 동문상’에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등 5명 선정

    KAIST 총동문회(회장 백만기)는 2015년‘KAIST 자랑스런 동문상’에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권순기 전 경상대 총장, 이재규 KAIST 교수,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지대윤 퓨쳐켐 대표이사 등 5명을 선정했다. 이관순(화학과 석사 82학번 ․ 박사 85학번)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라이선싱을 통해 신약기술 수출 8조원 이라는 대기록을 세워 국내 제약강국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순기(화학과 석사 82학번 ․ 박사 83학번) 전 경상대학교 총장은 재임시절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경상대학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이재규(산업공학 석사 73학번) KAIST 교수는 지난 30년간 KAIST 교수로 재직하면서 탁월한 학문적 성취를 이루고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이영수(산업공학 석사 76학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지난 35년 간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실용화 로봇연구 등 국내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지대윤(화학과 석사 77학번) 퓨쳐켐 대표이사는 방사성 의약품 전문회사 ‘퓨쳐켐’을 설립해 국내 방사성 신약 개발을 주도해 왔다. ‘KAIST 자랑스런 동문상’은 한 해 동안 국가와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모교의 명예를 빛낸 동문에게 주는 상으로 KAIST 총동문회가 1992년부터 시상해 왔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리는 2016년 KAIST 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서 열린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우주 로봇킹’으로 진화 꿈꾸며… 또 월화수목금금금

    ‘우주 로봇킹’으로 진화 꿈꾸며… 또 월화수목금금금

    “천재들을 모아 놓는다고 해서 천재적인 작품이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전체 목표를 위해 개개인이 조화를 이뤄야 명작이 나옵니다. 우리 ‘휴보’의 우승은 멋진 숲을 만들기 위해 아름드리 나무들을 조화롭게 가꿔 이뤄낸 성과입니다.” 지난 5~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모나시에서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최로 열린 ‘로봇 공학 챌린지’(DRC)에서 한국팀을 우승으로 이끈 오준호(61)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놀라운 성과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교수는 2004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우리나라 최초인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휴보’를 개발했다. 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 교수는 “천재들은 고집스럽기 마련인데 이 고집스러운 천재들을 데리고 하나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오 교수는 연구실 운영뿐만 아니라 로봇 개발에서도 ‘조화’와 ‘안정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로봇은 어느 하나만 잘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습니다. 로봇 기술은 여러 기능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종합 예술이죠.” 걷는 능력은 좋지만 사물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휴보에게 밝은 눈을 달아 주기 위해 이미지 전문가인 권인소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팀으로 끌어들인 것도 이런 차원이었다. 권 교수의 합류로 휴보는 걸음걸이뿐 아니라 임무 수행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 2013년 열린 예선에서 9위를 차지한 휴보팀은 지난 2년간 그야말로 와신상담했다. 오 교수 이후 모든 연구자가 ‘월화수목금금금’ 생활을 하며 점심시간도 제대로 내지 못할 만큼 로봇에만 매달렸다. “이번에 우승을 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이제 우리나라 로봇 수준이 세계 최고가 된 것 아니냐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1등을 했다고 우리가 빙상 강국이 된 건 아니지 않나요. 로봇 선진국들인 미국이나 일본, 유럽이 우리를 경쟁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카이스트 휴보팀의 다음 목표는 ‘우주’다. 권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구상하고 있는 ‘스페이스 로봇 챌린지’(SRC)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며 “화성과 비슷한 환경에서 로봇들의 실력을 겨루기 때문에 인공지능, 자세 제어 기술 등의 로봇 기술이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정부의 로봇 기술 육성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정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로봇공학을 산업화와 직접 연계돼 있는 기술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로봇은 인공지능, 제어 기술, 시스템화 기술, 센서 기술 등 다양한 원천 기술이 들어가는 기초분야에 더 가깝지요. 그렇기 때문에 반짝 투자로는 꾸준한 성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대전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광장] 메르켈 외교, 박근혜 외교/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메르켈 외교, 박근혜 외교/최광숙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배가 비슷한 데다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이공계 출신이어서 종종 닮은꼴 지도자로 비교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 드러나는 외교 스타일을 보면 딴판이다. 메르켈이 소신 있으면서도 유연하게 실리를 취하는 반면 박 대통령은 앞뒤가 꽉 막힌 듯한 행보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에 서방 국가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 방문을 보이콧했다. 사실 메르켈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서로를 물어뜯는 앙숙으로 묘사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메르켈에게 먼저 ‘악동’ 짓을 한 것은 푸틴이다. 2006년 메르켈의 총리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 시 푸틴이 내민 선물은 개 인형이었다. 개에게 물린 이후 개 공포증이 있는 메르켈에게는 부적절한 선물임을 푸틴이 모를 리 없었다. 이듬해 푸틴은 메르켈과의 정상회담장에 자신의 애견을 풀어 놓았다. 갑자기 나타난 이 검은 개는 메르켈에게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고 발을 핥았다. 메르켈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두 다리를 바짝 끌어당겨야 했고, 푸틴은 이를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특히 회담에서 푸틴은 호통을 치거나 거칠게 구는 등 마치 KGB 장교처럼 행동하곤 해 메르켈을 경악하게 했다고 한다. 이러니 메르켈이 푸틴을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메르켈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외교 현안을 다루기 위해 푸틴을 결코 멀리하지 않았다. 다른 정상보다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통화했다. 올 들어 3번 정상회담, 16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크게 악화된 지난해는 4번 정상회담과 34번의 전화통화가 있었다. 이번 메르켈의 러시아 외교가 돋보인 것은 명분과 실리를 다 얻는 전략적인 행보 때문이다. 메르켈은 지난 11일 푸틴과 2차 세계대전 무명용사 묘를 헌화하는 것으로 전범국으로서의 과거사 반성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가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5000명 이상 숨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메르켈은 푸틴과의 회담에서는 우크라니아 사태의 해결을 촉구함으로써 유럽의 문제 해결에 독일이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줬다. 과거사와 외교 현안을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실리 외교를 펼친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과거사에만 ‘올인’하고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는 원리주의적 방식을 취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전 아베 총리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청했을 때 무뚝뚝한 표정으로 외면했다.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도 바로 옆에 앉은 아베와 눈길 한번 나누지 않았다. 아베가 박 대통령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하늘을 쳐다보며 ‘투명인간’ 취급했다. 이런 박근혜식 ‘얼음외교’는 누가 봐도 결례로 비춰진다. 뒤늦게 정부가 과거사와 경제·외교는 분리 대응한다지만 이미 대일 외교에서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상태다. 그렇다고 미국·중국과 더 친해진 것도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놓고 눈치만 보다가 결국 두 나라 모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 사이 미·일은 신밀월 시대를 활짝 열며 갈수록 밀착되고, 과거사로 아베를 멀리하던 중국도 일본과 손을 잡았다. 한국만 외로운 ‘섬’처럼 외교적 고립 위기에 몰리고 있다. 메르켈의 거침없으면서도 실리를 취하는 외교 행보는 독일이 유럽의 최대 경제국이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메르켈 개인의 외교 능력도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세계 외교무대에서 미국·프랑스에 비하면 변방에 머물던 독일의 위상은 메르켈의 등극 이후 높아졌다.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는 더더욱 인근 국가들과 연대하며 국익을 챙기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 지도자의 외교력에 따라 국가의 위상만이 아니라 국가의 흥망성쇠까지도 달렸는지 모른다. bori@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대한민국이 자리잡고 있는 지정학적(地政學的) 및 지경학적(地經學的) 공간을 흔히 ‘동북아’라고 표현한다. ‘동북아’는 보다 상위 지역 구분인 동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동남아와 함께 동아시아라는 전략 공간을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안보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걸쳐 대략 12~13개 정도의 지역적 완결성을 가지는 외교안보 지역군(地域群)을 설정하고 있는데, 동아시아는 이 중 하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위 단위인 동북아와 동남아는 최근 들어 괄목할 만한 안보상황의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중국의 부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역내(域內) 모든 국가들은 각자의 전략적 고민과 선택에 따라 매우 적극적으로 정책을 생산해 내고 있다. 최근의 예만 들더라도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미·일 동맹 강화, 동남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개방정책, 심지어 대만 국내 정치의 복잡성 등도 모두 각국의 입장에서 변화에 맞서기 위한 진지한 노력들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제대로 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관련하여 요즘 말로 ‘가성비’(價性比) 높은 효과적인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즉 ‘한국 외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둘러싼 각종 논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각종 언론매체나 정치권 등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중언부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차제에 문제가 제기된 이상 한국 외교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를 좀 더 정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람의 경우처럼 한 국가도 성장을 하고 또 비슷한 무리들 속에서 보다 나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외교강국’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국가성장 프로세스를 매우 체계적으로 밟아 왔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수백 년에 걸쳐 또 때로는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의 과제를 수행하고, 여기서 축적된 국부(國富)가 정치사회적 민주화 달성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됐으며, 나아가 경제발전과 정치사회적 발전이라는 두 축을 자양분 삼아 한결같이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미국처럼 국가 탄생의 순간부터 민주주의를 내재적 가치로 안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보편적인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거의 정확하게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아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거대 국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롭게 출발선에 서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외교 강국이 된 기존 강국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마디로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외교자산(外交資産)을 계발하고 그러한 자산이 가지는 ‘자산특수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로에 서 있는 우리 외교 정책의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우리의 전략적 고민인 북한 문제, 대미·대중 외교, 동북아 공동체 정신, 동북아 다자주의 등에 우리의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유형 혹은 무형의 인적, 정신적, 물리적 자산을 특정 사안에 집중 투자하는 국가 전체 차원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의 외교적 난제를 현 외교안보팀 탓으로 돌리는 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국가 정체성이 반영된 외교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를 중심으로 동북아 및 세계 전체의 외교판을 그려 본 적이 없다. 늘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대응적으로 반응하고, 수동적으로 계산하는 데에만 익숙했던 것이다. 자기 정체성이 녹아들지 않은 외교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법, 이제는 북한, 중국, 일본, 그리고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한 번 더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빠르고 따뜻한 행정… 손에 잡히는 ‘정부 3.0’

    빠르고 따뜻한 행정… 손에 잡히는 ‘정부 3.0’

    최근 이사한 자영업자 A씨는 전입신고뿐 아니라 주민센터와 세무서 등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각종 생활정보를 집에서 민원24(www.minwon.go.kr)를 이용해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출장을 가야 할 때도 교통카드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아무 문제없다. 전국 호환 표준기술 덕분에 버스, 지하철, 기차, 고속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인 ‘정부3.0’을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행정자치부는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가 공동으로 정부3.0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2년에 걸친 추진 성과를 소개하는 ‘정부3.0 체험마당’을 30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전시장에서 연다고 28일 밝혔다. 정부3.0이란 공유·개방·소통·협력의 원리에 따라 부처·기관 간 칸막이를 제거해 맞춤형 대국민 서비스를 구현하고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부혁신전략을 일컫는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서 출발했다. 행자부는 이번 행사를 국민이 정부3.0의 개념과 성과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체험형 전시공간으로 구성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전시공간에는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고충 해결에 파급효과가 큰 정부3.0 대표 공공서비스 156건을 배치한다. 편리한 생활 서비스, 빠른 비즈니스, 안전 대한민국, 따뜻한 복지, 유능한 정부, 공공데이터 개방, 국민참여 확대 등으로 전시 주제를 선정했다. 정부3.0의 성과를 둘러보고, 현장 체험맞춤 컨설팅, 교육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행사장 곳곳에 배치했다. 모바일투표소(M-voting·서울시), 재난안전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대응체계(경기도), GPS와 연계한 이주민 조기정착 지원정보(세종시) 등 17개 시도에서 지역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도 소개한다. 국민참여형 목격자 정보공유시스템(경찰청), 부가가치세·소득세 간편신고 서비스(국세청), 먹거리안전 서비스(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관람객에게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마약탐지견 시연, 과학수사 체험교실, 기상캐스터 직업체험 등 체험형 이벤트를 비롯해 광복 70주년 기념 교육프로그램과 정부3.0 학술대회도 열린다. 프로파일러 초청 강연, 정부3.0 홍보대사 방송인 김지민과 함께하는 이벤트 등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행사 프로그램 등 상세한 내용은 정부3.0 체험마당 웹사이트(www.gov30fair.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부3.0의 가치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자리”라면서 “정부3.0이 정부한류로서 세계적인 정부혁신 브랜드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중국 급부상해도 미국 뛰어넘을 수는 없어 한국은 미·중 택일 말고 외교 입지 넓혀야”

    “중국 급부상해도 미국 뛰어넘을 수는 없어 한국은 미·중 택일 말고 외교 입지 넓혀야”

    “중국이 부상해도 미국을 넘지 못합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는 외교를 넘어 입지를 넓혀야 합니다.” 군사력 등 ‘하드 파워’에 반대되는 ‘소프트 파워’ 개념을 처음 주창한 세계적 석학 조지프 나이(78)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교수는 2일(현지시간) 초대강국 미국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워싱턴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으로 열린 신간 ‘미국의 세기는 끝났나?’(Is the American Century Over?) 출판기념회에서 나이 교수는 “한 세기 이상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지만 이제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자리를 곧 차지할 것이라고 관측한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포스트-아메리카’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인지, 중국의 가파른 부상이 미·중 간 새로운 냉전에 불을 붙일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세기는 종말과는 거리가 멀다”며 “미국의 초강대국 위치가 국내 문제와 중국의 경제 호황으로 줄어들었을 수 있지만 군사력과 경제력, 소프트 파워 능력에서 중국은 미국을 넘어설 수 없다. 미국은 앞으로 수십년간 중국 등 가장 가까운 라이벌 국가들의 영향력을 계속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도 소프트 파워를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정부 주도에다가 민족주의가 강하게 작용해 미국의 소프트 파워에 대적하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전체적인 영향력에 있어 미국을 제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 교수는 행사 직후 서울신문과 만나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미 정부가 AIIB에 대해 우려하면서 우방국의 참여를 막은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정책을 잘못 썼다”고 비판한 뒤 “우방들이 참여해 글로벌한 수준으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을 적으로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등 문제로 미·중 사이에 껴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 사이에 껴서 택일할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외교적 입지를 넓혀야 한다”며 “중국과도 좋은 사이를 만들면서 한·미 동맹의 근간을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시진핑의 新실크로드 야망/오일만 논설위원

    중화 부흥을 외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하나로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선언했다. 2200년 전 세계 최강국 중국의 실크가 퍼져 나간 길을 통해 21세기 중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미가 짙다. 최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발표했다. 일대(一帶)는 ‘하나의 띠’란 의미로 한(漢) 무제가 개척한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로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횡단 축이다. 일로(一路)는 명(明)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로로 해상 실크로드에 해당한다. 남중국해를 지나 말라카해협을 거쳐 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며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축과 연결된다. 중국은 육·해상 두 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만들며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확산시키는 ‘범중화경제권’을 제시한 것이다. 60여개국의 44억명을 포괄하고 21조 달러, 우리 돈 약 2경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구상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또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된 ‘아시아 그물망 구상’에 대한 전방위 반격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으로도 불리는 그물망 구상은 군사적으로 일본·한국·필리핀·호주와 미국이 맺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일본·호주 등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축으로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국과 숙명적 라이벌인 인도를 끌어들여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을 맺고 경제를 지원하는 것도 일종의 대중 포위 전략의 일환이다. 이런 미국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중국은 이번에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달러 중심의 경제에서 탈피해 경제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중국의 꿈’을 실현한다는 ‘시진핑의 야망’과도 같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1000억 달러 자금과 육해상 신실크로드 펀드 400억 달러가 실탄이다. 송유관·가스관 등 인프라 및 금융 협력이 주요 목표다. “지구 최대의 돈 잔치”로 떠오르면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나라가 동남아와 유럽 국가들이다. 돈 냄새를 맡은 영국을 필두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우방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며 중국의 손을 잡았다. 경제 활력을 잃어 가는 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적 유혹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일대일로 구상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며 유럽~러시아~중국~북한~한국을 잇는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이제 눈길도 안 주는 ‘찬밥 신세’로 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발표대로 ‘코리아 실크로드’가 본궤도에 올라야 한반도 통일 기반도 구축될 텐데 걱정부터 앞선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美·中 차관보 동시 방한… ‘안보·경제’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

    미국과 중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가 같은 시기에 한국을 방문한다. 세계 주요 양대 강국(G2)인 미·중은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여 왔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고차방정식’ 앞에서 그동안 애매한 입장을 보여 온 우리 정부가 자칫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시험대에 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5일 저녁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류 부장조리는 16일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하고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할 계획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16일 오후 방한해 17일 이 차관보 등을 면담한다. 러셀 차관보는 동북아 출장 중 중국, 일본을 함께 들르던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만 방문한다. 미·중 고위 당국자가 하루 간격으로 방한해 우리 정부와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부는 “러셀 차관보의 방한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이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류젠차오 부장조리의 방한이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중 고위급 간 교류 차원이라는 입장이나 양국 간 민감한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전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측이 다급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미국은 러셀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이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하는 문제와 관련,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공식 논의를 자제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의 진전된 메시지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5일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드 배치에 관한 부지 조사를 실시했고 아직 어디 배치할지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면 이달 말까지 참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미국이 최근 영국의 AIIB 가입 발표에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을 주시하고 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민감한 문제에 대해 모호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양측에 빌미를 주고 있다”면서 “사드가 북한이라는 안보 불안 때문이라는 점과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AIIB 가입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양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부처 신설 18개과 ‘성과평가제’ 첫 적용

    정부 부처 신설 18개과 ‘성과평가제’ 첫 적용

    앞으로 정부 부처에서 새로운 부서를 신설하게 되면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그 성과에 따라 해당 부서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획재정부 경영정보과, 법무부 대외연수과, 농림수산식품부 AI예방통제센터, 경찰청 범죄정보과와 성폭력대책과 등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라고 행정자치부가 22일 밝혔다. 행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5개 부처 18개 과에 ‘신설기구에 대한 성과평가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신설기구 성과평가제는 기구를 일단 신설하고 나면 당초의 설립 취지가 사라진 뒤에도 준영구조직이 돼 버리는 문제점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조직 운영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행자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조직관리 방식을 실제 적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성과평가제가 적용되는 각 기구는 2년간의 운영 실적 등에 대해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정규화할 것인지,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폐지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심덕섭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신설하는 기구를 대상으로 성과평가제를 적용함으로써 각 부처가 ‘일단 기구와 정원을 어떻게든 늘리고 보자’는 식으로 조직 확장만 생각하는 폐단을 어느 정도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에이즈, 아픔보다 더 아픈 편견

    에이즈, 아픔보다 더 아픈 편견

    한국 사회에서 많은 이들에게 후천성면역결핍증, 이른바 에이즈는 곧 ‘동성애’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죽음과 죄악이라는 단어가 공식처럼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에이즈는 거부감과 터부를 상징하는 낙인이라는 의미 말고도 21세기에도 여전히 너무나 많은 의학 ‘미신’이 횡행하는 걸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 의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에이즈는 간염이나 고혈압과 다를 게 없다. 모두 질병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항바이러스 치료만 잘 받으면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다.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본다. 에이즈는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신체 면역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손상돼 생기는 질환을 가리킨다. HIV 감염은 성(性) 정체성에 관계없이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혈액, 모유 수유 등을 통해 일어난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한 성’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명확한 범주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 평생 동안 금욕하기, 둘째, 이성애든 동성애든 평생 동안 상호 유일한 성적 배우자와의 성행위, 셋째, 성기를 사용하지 않는 성행위, 넷째, 콘돔이나 페미돔을 사용하는 모든 성행위 등이다. 이성애나 동성애는 적어도 ‘안전한 성생활’과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HIV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81년 6월 미국 질병관리센터에서 치명적인 폐렴 환자 다섯명을 보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남성 동성애자들이었다. 초기 발표된 사례가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들이다 보니 에이즈가 동성애로 인한 성병이라는 뿌리 깊은 선입견을 얻게 됐다. 하지만 사실 전 세계 에이즈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살고,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 환자다. 원인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은 아프리카 원주민 사냥꾼들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를 사냥한 후 해체 작업을 하다 노출됐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악수나 포옹, 키스 등으로는 감염될 수 없다. 물론 구강에 상처가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 초기에는 피임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성관계 때문에 전염된다는 식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로 최초에는 수혈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후 수혈용 혈액에 대해 HIV 검사를 하고 병원에서 주삿바늘을 일회용으로만 쓰다 보니 혈액을 통한 감염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것이 다시 오해를 키운다. 에이즈 증상은 무증상부터 기회감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기회감염이란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이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HIV 감염 초기에는 체중 감소, 발열, 전신 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간이 경과해 말기가 되면 면역 체계가 손상돼 정상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감염과 악성 종양이 발생한다. 대체로 1단계는 급성 HIV 증후군, 2단계는 무증상기, 3단계는 증상기로 구분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아무 증상이 없는 무증상기가 아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 8~10년이나 된다는 점이다. 물론 HIV 감염인들이 복용하는 에이즈 치료제가 아직 완치제는 아니며 HIV의 증식을 억제해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이다. 약물에 내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HIV 치료 시 일반적으로 세 가지 종류의 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칵테일 요법을 쓴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한번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동안 먹어야 하는 약으로 복용법을 95% 이상 정확히 지켜 복용하기만 한다면 HIV 감염인의 수명을 30년 이상 연장시켜 에이즈를 만성질환으로 변화시킨다. 예전에는 먹어야 하는 약도 많고 부작용도 심했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한 알 투약이 가능한 복합제도 있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크다는 것은 보건당국도 고민스러워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잘못된 상식이 질병 예방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WHO는 해마다 12월 1일을 ‘세계 에이즈의 날’로 지정해 에이즈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문답으로 알아보는 에이즈 상식’은 특히 HIV와 에이즈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HIV 감염인이란 HIV에 걸린 모든 사람을 말하며 이 중에서 질병 진행으로 면역체계가 손상, 저하됐거나 감염증,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난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HIV 감염인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함께 먹어도 HIV에 걸리지 않는다. 음식에 들어간 HIV는 생존할 수 없으므로 HIV 감염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HIV 감염인과 손을 잡거나 함께 운동을 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HIV 감염인을 문 모기나 벌레 등을 통해서는 HIV에 걸리지 않는다.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도 아니다.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에 불과하다. HIV 감염 여부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감염을 확실히 판단하기 위해 확진검사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에서만 이를 시행한다. 정부에서는 에이즈에 대해 홍보 및 예방 교육을 하고 있으며 조기 발견을 위해 익명인 검사를 활성화하고 있다. 감염인이 발생했을 경우 에이즈 관련 진료비 지원과 상담 사업 등도 하고 있다.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에이즈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질환 그 자체보다도 ‘편견과 비난’이 아닐까 싶다. 2012년 기준 국내 HIV, AIDS 감염자는 모두 7788명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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