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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개 권역별 방위산업 육성… 경북, 국방 ICT 메카로 뜬다

    5개 권역별 방위산업 육성… 경북, 국방 ICT 메카로 뜬다

    한국전쟁 당시 국토 수호의 최후 보루였던 경북이 우리나라 첨단 방위산업의 메카로 육성된다. 국내 최대 국방산업도시인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도 내 국방·군수자원과 첨단산업을 묶어 전국을 대표하는 방위산업도시로 키우기 위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경북도는 2024년까지 김천과 구미, 영천 등지의 국방산업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국방 ICT 생태계’를 조성해 방위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비 등 총 7280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과학기술정책 전문 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국방 ICT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 모두 22개 추진 과제를 설정했다. 용역 과정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프랑스 등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산·학·연·관 전문가 그룹 세미나 개최, 문헌 등 다양한 연구도 병행했다. 국방 ICT는 전 세계적 블루오션으로,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가 2조 9054억 달러에 이르는 등 고성장 중이다. 미국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국방산업을 단순한 자국 방어 목적에서 탈피, 글로벌 경쟁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국방 ICT의 대표적 사업으로는 미사일, 어뢰 등 유도무기 개발 등이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ICT 최강국임에도 불구, 국방 ICT 세계시장 점유율이 0.3%인 10조 340억원에 머문다. 국내 국방 ICT 관련 방산기업의 경쟁력도 세계 선진국 수준에서 한참 뒤떨어졌다. 선진국 대비 제품 경쟁력은 88%, 기업 경쟁력은 77% 수준에 그친다. 반면 최근 들어 국내 방위산업 수출은 연평균 증가율(2008~2012년)이 26.7%로 비약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그만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우리 정부는 ICT와 국방 업무를 융합한 창조국방 실현에 나섰으며, ICT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방의 특화 기술을 민간 영역으로 확대하고 수출길도 터 줄 계획이다. 경북도도 이에 발맞춰 국방 ICT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것이다. 도는 사업의 시급성과 산업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우선 5개 권역(김천·구미·영천·문경·포항)별 과제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권역별 추진 과제를 보면 김천권에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6년에 걸쳐 국방전투체계 환경시험인증센터가 구축된다. 세부사업은 드론 등 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따른 시험평가 기능을 갖추고 ▲전투장비의 환경부하시험 ▲저수지를 활용한 해상 무인 전투체계 검증 ▲지역 대학과 연계한 국방 ICT 특화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600억원이다. 특히 혁신도시 조성과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자랑하는 김천권에 환경시험인증센터가 구축되면 방위산업체인 LIG 넥스원의 김천 제2공장 건립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분원 이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LIG 넥스원은 김천시 어모면 구례리 일대 터 21만여㎡에 1421억원을 투입해 로켓용 엔진 및 발사체, 유도탄 등 첨단 방위산업 제품을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제2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LIG 넥스원은 2010년부터 김천 남면 16만㎡ 규모의 부지에서 무기체계 개발 및 양산체제를 갖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밀유도무기, 감시정찰, 지휘통제, 통신 등 방위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 중이다. LIG 넥스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와 함께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에 속한다. 국내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이자 유도무기·탄약 분야의 최대 생산기지인 구미권에는 2021년까지 900억원을 투입해 국방 ICT 스마트기기 산업 기반이 조성된다. 국방 스마트 기술 개발 거점센터 구축, 전투용 바이오센서 및 생화학무기용 화생방 감지센서 등 국방 스마트 센서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전자 전투복 및 스마트 방탄 헬멧 등 장기 운용을 위한 스마트 배터리 개발, 지역 산·학·연·관을 연계한 국방 스마트기기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금오공대 ICT융합특성화연구센터는 이미 구미 지역 방산업체들과 협력해 ICT 융합 신기술, 신제품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구미종합비즈니스지원센터 회의실에서 국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무기체계 개조 개발 및 국방벤처 지원, 해외 방산시장 정보 제공 등의 설명회를 가졌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우리나라 유도무기의 60%와 탄약 40%를 생산하는 LIG 넥스원과 한화탈레스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 260여개가 밀집돼 있다. 육군 제2탄약창이 있는 영천권에서는 폐화약 재활용을 위한 산업용 나노다이아몬드 제조 기술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매년 500t씩 발생하는 폐화약을 소재산업화하기 위해서다. 나노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할 경우 국방, 의료, 전자, 기계, 자동차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2021년까지 300억원이 투자된다. 연간 45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와 제조 비용 절감 등 산업 파급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폐화약의 자원화로 국민의 신뢰성 확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엔 폐화약이 많아 국제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2025년 세계시장 10% 점유가 예상된다. 아울러 향후 남북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엄청난 폐화약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도는 이를 위해 군부대 폐화약의 민간 사용이 가능하도록 관계 부처와 국회 등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폐화약의 재활용 방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천에는 육군 제3사관학교를 비롯해 1117 야전공병단, 3보급창, 21항공단, 50사단 소속 2대대 및 122연대, 국내 첫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와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등 각종 군사시설이 있다. 지난해 세계군인체육대회가 개최됐던 문경권에는 ICT 융복합 스포츠산업이 육성된다. ICT 스포츠 장비를 활용한 가상 스포츠 체험 및 훈련시설 구축과 홀로그램을 활용한 레포츠 레슨, ICT 재활장비를 활용한 부상 선수 재활 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2020년까지 350억원이 지원된다. 문경에는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주경기장이었던 국군체육부대가, 인근 강원도 태백과 충북 진천에는 각각 국가대표 선수촌이 있다. 특히 국군체육부대는 축구·야구·육상·수영 등 각 종목에서 국제 규격의 경기장을 20곳 이상 갖추고 있다. 도는 이들 지역과 협력, 삼각축으로 묶어 ‘국가 스포츠산업 밸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경은 스포츠 용품 및 장치 집적단지로, 태백은 스포츠 관광단지로, 진천은 스포츠 웰니스 집적단지로 특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도는 이를 위해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정책 연구기관인 한국스포츠개발원에 의뢰해 타당성 용역을 추진 중이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 시티’ 조성 사업도 유치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포항권에선 2024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첨단 레이더 신호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세계 최고 수준 공과대학인 포스텍이 공동 참여한다. 분야는 한국형전투기 사업의 핵심 기술인 첨단 레이더 신호처리 기술 개발과 고급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이 사업은 방위사업청의 공모 사업이며, 사업자 선정 시 6년간 최대 1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도는 국방 ICT 생태계 조성 사업을 통해 관련 산업이 경북 지역에 집적될 경우 산·학·연은 물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군수사령부 등 국방 관련 기관, 국내외 우수 정보·연구 인력들과도 연계돼 차세대 국방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국방 ICT 사업은 진입이 매우 어려운 분야이지만 한번 진입하면 계약이 굉장히 오래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장기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며 “우선 2024년까지 신규 창업 200개 사, 고용 창출 6000명, 매출 증대 3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그물 던져 우주 쓰레기 제거하는 위성 개발 중

    그물 던져 우주 쓰레기 제거하는 위성 개발 중

    쓰레기는 지구에서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주 쓰레기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주로 수명이 다한 위성이나 그 파편으로 구성된 우주 쓰레기는 크기가 작아도 속도가 매우 빨라 운동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지구 주변에 있는 인공위성, 우주 정거장, 우주선, 우주인에게 매우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 영화 그래비티에서와 같은 대형 참사는 생기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나라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럽 연합의 지원을 받는 리무브데브리스(RemoveDebris) 위성이 개발 중이다. 2017년 발사를 목표로 한 이 테스트 위성은 네 가지 형태의 우주 쓰레기 제거 방법을 한 번에 테스트한다. 제작은 에어버스와 협력하에 서레이 우주 센터(Surrey Space Centre)가 담당한다. 첫 번째 테스트는 리무브데브리스 위성에 탑재된 미니 위성 (큐브셋)인 DS-1을 이용해 이뤄진다. 이 미니 위성은 본체에서 분리된 후 풍선이 부풀어 올라 표적 위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리무브데브리스는 이 표적을 향해 실제 우주 공간에서 그물을 발사해 포획하는 실험을 한다. 거리는 7m 이내. 그물로 수명이 다한 위성을 포획해서 제거하는 기술을 실증하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 테스트는 우주 쓰레기 추적 감시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두 번째 미니 위성인 DS-2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라이더 시스템 (Lidar)과 두 개의 특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일단 보고 추적해야 포획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테스트는 1.5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10x10cm 표적에 작살을 던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우주 공간에서 작살을 이용해서 우주 쓰레기를 포획할 수 있는지 검증할 것이다. 마지막 테스트는 에어 브레이크 테스트로 대략 10㎡ 크기의 돛 같은 구조물을 펼치는 것이다. 드레그세일(Dragsail)이라는 이 장치는 마치 태양풍을 받아 추진력을 내는 솔라세일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사실 목적은 반대다. 낮은 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희박한 대기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켜 위성이 빨리 대기권에 진입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포획한 폐위성은 이런 방식으로 별도의 로켓이나 연료 없이 저렴하게 태워 없앤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된다면 리무브데브리스는 현재 제안되고 있는 중요한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을 한 번에 테스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엄청난 숫자의 우주 쓰레기를 모두 제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유인 우주 임무나 혹은 중요한 위성이 있는 궤도에 존재하는 쓰레기에 대해서 우선 제거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홍기택 사태’로 추락 겪고도 접을 줄 모르는 금융 낙하산

    ‘홍기택 사태’로 추락 겪고도 접을 줄 모르는 금융 낙하산

    금융권이 또 ‘낙하산’ 논란으로 시끄럽다.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한카드 등이 잇따라 금융 당국 고위직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의 낙하산 인사 후유증이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고질병이 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노조는 6일 이은태 신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대한 출근 저지 운동을 펼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임명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 이 본부장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사옥 1층 로비에 ‘낙하산 인사 폭탄, 추락하는 자본시장’이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반대하고 있다. 거래소는 이 본부장이 자본시장 및 금융사 감독과 관련된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지만 노조 반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거래소에는 지난해에도 금융위원회 출신 이해선 시장감시본부장이 부임해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이번 인사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감독권을 남용한 전형적인 보은성 인사”라며 “선임 절차 과정의 문제점을 찾아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송창달 그린비전코리아 회장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한 캠코도 논란에 휘말렸다. 송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친박‘ 인사이기 때문이다. 나기상 전국금융산업노조 본부장은 “대우조선 부실의 근원이 낙하산 인사로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공기업에 또 낙하산을 보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캠코 지부와 논의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상형 캠코 노조위원장은 “공기업 비상임이사 선임 절차와 검증 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도 지난달 이석우 전 금감원 국장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 감사는 금감원 재직 중이던 2014년 대구은행 감사로 내정됐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스스로 물러났었다. 금융계는 아니지만 조선업과 무관한 조대환 법무법인 대오 고문변호사도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추천됐다가 낙하산 논란이 거세게 일자 사퇴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통과한 금감원 출신 4급 이상 퇴직자 32명 중 16명(50%)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롯데카드 등 금융사에 취업했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관치금융 시대처럼 지금도 ‘보이지 않는 손’이 금융사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고 있다”며 “금융계에 만연한 정부 불신을 해소하고 금융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선 고질적인 인사 병폐가 먼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생활정책 Q&A] 공무원 위법 등 따른 국민·기업 민원 조사·처리

    [생활정책 Q&A] 공무원 위법 등 따른 국민·기업 민원 조사·처리

    직원 78명 年 1만건 이상 처리 작년 50건 적발·11명 징계 감사원은 흔히 ‘칼’을 휘두르기만 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다. 국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역할도 크다. 1963년 5월 감사원 출범과 동시에 ‘감사 사무처리 규정’을 둬 민원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전담 부서는 1971년 2월 심의실 소속으로 설치된 민원상담실이다. 4일 감사원 민원조사단으로부터 ‘국민에게 친절한’ 민원조사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Q. 민원조사를 어떻게 이용하면 되나. A. 감사원 홈페이지(www.bai.go.kr)에서 안내하고 있다. 국민 또는 기업이 신청하면 상담센터에서 접수한다. 이어 담당 부서별로 배분한 뒤 담당자를 지정한다. 이후 대상 기관에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고 서면 또는 현장조사를 벌인다. 물론 결과를 민원인에게 문서로 통보한다. 지난해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46.2%인 5053건을 접수했다. 우편 3092건(28.3%), 방문 1067건(9.9%), 신문고 875건(8.0%), 팩스 614건(5.6%) 등이다. Q. 민원조사를 하는 취지는. A. 감사원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회계감사, 직무감찰을 주로 한다. 이런 임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감사를 위해 감사 청구, 심사 청구, 민원 조사 등 ‘시민감시참여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주기적으로 정식 감사를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민원의 경우 아주 경미하거나 사소한 사항 또는 개인적인 것이어서 행정력을 낭비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무시할 순 없다. 어차피 이관해야 할 것들도 많다. 따라서 1차적으로 해당 기관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Q. 접수되는 민원은 어떤 것들인가. A. 감사원법 제22~24조에 따른 기관 또는 공무원 등의 위법·부당한 행위로 본인의 권익을 침해당했거나 공익을 침해한 사항을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넓은 범위를 직원 78명이 맡고 있다. 연간 1만~1만 4000건 안팎이다. 91% 정도를 직접 조사한다. 나머지는 위탁하거나 관계 기관에 이송한다. 대국민 부서라는 점에서 소극행정 관련 조사도 곁들인다. 지난해의 경우 50건을 적발해 11명을 징계하고 30명에게 주의를 줬다. Q. 대표적인 처리 사례는. A. 경북 영천시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문의했는데 부지 반경 1㎞ 이내의 모든 주민에게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법적으로 근거도 없는 서류까지 제출하라고 한다는 민원이 있었다. 영천시로부터 전기사업 허가신청 때 잦은 집단민원 때문에 대상지 주변의 주민에게 사업 안내나 홍보에 애써야 한다고 설명한다는 게 오해를 낳았다는 답변을 듣고 해결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위성 관측·배출원 규명… 미세먼지 공습, 과학기술로 넘는다

    위성 관측·배출원 규명… 미세먼지 공습, 과학기술로 넘는다

    매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한반도는 미세먼지에 시달린다. 특히 이번 기간에는 중국발 스모그에 잦은 대기정체 현상 때문에 매연이 가득한 터널 속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까지 악화되기도 했다. 산업화와 도로 운행 차량의 증가로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문제는 전 세계의 고민거리가 됐다. 특히 한국은 국내 발생 미세먼지에 ‘베이징 스모그’로 대표되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겹쳐 더 심각하다. 국내 대기 과학자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지 못해 중국과의 외교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경유차나 발전소가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도 추정이나 단순한 모델링에 의존하고 있어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한다. 정확한 오염원과 생성 원인의 과학적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첫 단계부터 측정·예보 기술, 배출 먼지 저감기술까지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이 밖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들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GIST 초미세먼지연구센터는 현재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1·2차 배출원 규명이 저감 기술 열쇠 미세먼지는 생성 특성에 따라 1차 배출 미세먼지와 2차 생성 미세먼지로 나뉜다. 1차 배출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공장 굴뚝 등에서 나오는 것을 말한다. 2차 생성 미세먼지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다가 햇빛과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적으로 만들어지는 먼지입자다. 센터장인 박기홍 GIST 교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1차 배출 먼지뿐만 아니라 2차 생성 먼지의 양까지 알아야 하는데 1차 배출량의 정확한 측정자료가 부족하고 파악하지 못하는 배출원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저감정책과 기술은 미세먼지 발생원과 원인, 배출량 등 원인 규명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각종 원인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원인들로는 경유차, 선박에서 나오는 배출입자, 쌀겨나 참나무 등 농작물과 바이오매스(식물)를 태운 연소입자, 플라스틱 소각입자, 석탄, 담배 연소입자, 양초 연소입자, 북극에서 관찰된 미세먼지, 도로변 먼지 입자 등 매우 다양하다. 미세먼지별 입자 크기나 모양, 화학적 성분 등 상세특성과 인체 유해성 정보를 광범위하게 구축하면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경우 생성 원인과 발생 지역 등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DB에 따르면 같은 질량으로 비교했을 때 경유차 배출입자가 다른 입자들에서 나온 미세먼지보다 세포독성이나 유전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미세먼지가 광범위하게 만들어져 빠른 속도로 밀려 들어오는 만큼 이동 경로를 파악해 빠르게 관련 정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는 2010년 발사된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에 탑재된 GOCI-1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한반도 상공을 하루 8번씩 관측하면서 미세먼지 발생을 감시하고 있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GOCI-2를 위성에 추가 발사하는 한편 선박과 항공기를 이용해 입체적 감시체제를 구축한다면 미세먼지 발생을 좀더 촘촘하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사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 먼지’ 이동특성 분석 기술 개발 현재 발표되는 미세먼지 농도예보는 건물의 2~3층 높이에서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려지기 때문에 사람이 실제 호흡하는 높이인 1~2m의 공기질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기상정보와 실제 생활공간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인공지능(AI)과 예보관의 협업시스템을 통해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한국형 미세먼지 예측 모델링 기법’의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실내 공기정화를 위해 나노기술을 활용한 신소재 마스크 필터와 고분자와 금속섬유, 세라믹 등을 활용해 필터 교체가 필요 없는 공기정화기 개발은 물론 비가 오면 공기 중 먼지들이 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외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인공강우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도로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들을 제거하기 위해 별도의 전원공급 장치 없이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는 무동력 집진기 기술 개발도 연구 중에 있다. KIST 환경복지연구단도 1991년 도시 스모그현상 연구를 처음 시작한 이후 대기환경 분야 연구를 이어 오고 있다. 연구단은 선박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평가기술과 미세먼지 속 유해성분의 장거리 이동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모델링 기술을 개발했다. ●“예보 정확도 높여 의료 정보 제공해야” 현재 연구단은 전동차에 부착해 지하철 터널 내 미세먼지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도시철도 터널 오염물질 제거기술’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초미세입자에 의한 실내외 생활공간의 오염 영향을 분석하는 ‘극미세 입자 평가관리 기법’ 등 다양한 미세먼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배귀남 단장은 “미세먼지의 종합 관리를 위해서는 오염도 예측 기법을 향상시켜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사망률 증가 등 다각도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까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미 “AI 등 야생동물 감염 질병 대응 강화 연구 협력”

    국립환경과학원은 23일 철새·진드기 등 야생동물이 국경을 넘나들며 전파하는 조류 인플루엔자(AI)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광견병 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자 미국 국립야생동물보건센터와 연구 협력을 한다고 밝혔다. 야생동물보건센터는 야생동물 질병·보건 분야의 세계 최고 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와 야생동물 매개 감염병 분야를 연구하는 건 처음이다. 앞서 두 기관은 이달 초 연구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야생동물이 매개하는 인수공통감염병 감시·조사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와 학술 교류, 협력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진행키로 했다. 또 8월 미국 매디슨에 있는 야생동물보건센터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야생동물감염병 국제심포지엄’을 공동으로 열 예정이다. 환경과학원은 연구 협력을 통해 야생동물보건센터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해 우리나라의 야생동물 감염병 감시와 대응능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국내에 유입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진단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의 야생동물 질병정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최근 벌어진 ‘올랜도 참사’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지 교회의 초대에 따라 피해자들을 찾아온 12마리의 ‘심리치료 견공’들은 크게 눈길을 끌었다. '루터교 자선재단’(LCC, Lutheran Church Charities) 소속 ‘컴포트 케이나인’(Comfort K9)에서 ‘심리치료 동물’(Comfort Animal)이 되기 위해 전문 훈련을 받은 이 견공들은 300여 명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떠났다. 심리치료 동물이란 심리적 외상을 입은 이들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치료사’들로 서구권에서는 그 역사가 비교적 길고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심리치료 동물을 양성하는 전문 훈련 기관도 다수 존재한다. 이런 동물들이 주는 효과는 명확한 편이다. LCC 대표 팀 헤츠너는 “개를 쓰다듬는 것만으로 혈압이 내려가고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사건 이후 말을 아끼던 환자들이 견공들 앞에서 입을 열기도 한다. 헤츠너는 “개들은 상대를 신뢰하고 말을 잘 들어준다. 비판이나 의견도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리치료사가 될 수 있는 동물 종은 견공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언론은 ‘미니어처 말’을 통해 심리치료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자원봉사 단체 ‘젠틀 캐러셀(Gentle Carousel)을 소개한 바 있다. 20여 년 전 처음 설립된 젠틀 캐러셀은 신장 75㎝ 정도의 미니어처 말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어처 말은 일반적인 말과 성격, 성향, 지능이 비슷하지만 실내 환경을 방문하기에 편리하며 큰 말에 겁을 먹기 쉬운 어린이 및 노년 환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젠틀 캐러셀의 말들은 총 2년의 철저한 교육기간을 거치며 엘리베이터 탑승, 계단 이용, 병원장비 이용 방법 등을 학습한 뒤에야 치료사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2013년 발생한 토네이도, 2015년 찰스턴 총기난사 사건 등의 생존자들을 찾아 그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이렇게 특정 단체에 소속돼 여러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는 치료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맹인 안내견과 같이 한 환자의 평생 반려가 되는 ‘정서치료 보조동물’(ESA, emotional support animal)도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ESA의 ‘자격조건’과 ‘권한’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 연방법은 ESA를 ‘정신장애를 지닌 환자의 일부 증상을 완화·경감시키는 의학적 효과를 지닌 반려동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어떤 동물이 ESA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주인의 정신장애가 의학적으로 증명돼야 하며, 해당 동물이 주인의 증상 완화에 분명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의학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ESA의 자격을 정확히 명시하는 이유는 일반 동물에겐 없는 권한을 이들에게 제한적으로 부여, 주인을 보조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올해 초에는 미국 여객기의 화물칸이 아닌 객석을 버젓이 차지한 정서치료용 타조와 셰퍼드의 모습이 네티즌 사이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의 ‘항공기 탑승권한법’(Air Carrier Access Act)에서 ESA들은 ‘장애인 보조동물’(service animal, 맹인안내견 등)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동물과 다르게 취급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ESA는 다른 탑승객의 안전과 쾌적함을 방해하지 않는 동물일 경우에 한해 객실에 탑승할 수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정진석 “재벌 2, 3세 불법 경영권 세습 막아야”

    정진석 “재벌 2, 3세 불법 경영권 세습 막아야”

    기업 실명 들며 재벌개혁 강조 “독과점 규제 등 모든 수단 동원” 20대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데뷔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이 20대 국회의 시대정신”이라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강조했다. ‘사회적 대타협으로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은 심해지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의로운 ‘분배’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 원내대표는 청년들의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일자리를 언급하며 지난달 발생한 구의역 참사를 상징적인 예로 들었다. “정규직에 대한 과다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철밥통의 대가를 비정규직 청년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라면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이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향 평준화’를 통해 고용이 안정된 상층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중항 평준화 원칙에 입각했다며 “노동개혁 4법은 경직된 임금체계와 인력 운영으로 초래되는 생산성 저하를 막으려는 법안들”이라면서 “신속하게 통과돼야 한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원한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데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구의역 사고의 발단이 된 서울메트로에 대해선 “철밥통 공기업의 전형”이라고 비판했고, 기아자동차의 본사 정규직 노동자와 사내 하청 노동자의 연봉 격차를 거론하며 “봉건제처럼 엄격한 신분 질서가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기업의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의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총수의 부인들이 관리한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부자·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을 겨냥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2, 3세들이 편법 상속, 불법적 경영권 세습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독과점 규제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 방만한 가족경영 풍토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파리 테러 7개월 만에… IS 추종자 佛경찰 부부 살해

    살해 현장 동영상 페이스북에 게시 프랑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이 경찰관 부부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프랑스에서 테러가 일어난 것은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IS 연쇄 테러로 시민 130명이 숨져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지 7개월 만이다. IS에 충성을 서약한 테러범의 무차별 총격으로 49명이 숨진 미국 올랜도 총기 난사가 일어난 바로 다음날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적자인 라로시 아발라(25)가 파리에서 50㎞가량 떨어진 마냥빌 지역에서 경찰관 부부를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남성(42)은 파리 외곽 레뮈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며 그의 부인도 지역 경찰관이다. 사건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9시쯤 용의자가 남성을 집 밖에서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배우자인 여성과 세 살짜리 아들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프랑스 대테러 부대 RAID 소속 경찰은 용의자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집 안에서 폭음을 들은 뒤 밤 12시쯤 습격을 개시했다. 용의자는 진압 과정에서 살해됐다. 숨진 경찰관의 3세 아들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충격을 받은 상태지만 다치지는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특히 아발라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살해 현장을 담은 13분 15초가량의 동영상과 사진을 올렸다고 현지 주간지 렉스프레스가 14일 보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아이가 그(숨진 아버지)의 뒤 소파 위에 있다. 아직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도 올렸다. 현지 언론은 아발라에 대해 프랑스 정보기관에서 이미 주의를 기울이고 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보내는 데 관여한 혐의로 2011년 체포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테러감시단체인 SITE도 IS와 연계된 매체인 ‘아마크’가 이번 사건의 배후가 IS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끔찍한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비극적인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힐 것”이라고 선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세상을 여는 책] 구글의 미래? 세상 바꾸는 비전일까 허상일까

    구글의 미래/토마스 슐츠 지음/이덕임 옮김/비즈니스북스/376쪽/1만 5000원 ‘세기의 대결’로 불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인간 최고수’라는 이세돌의 대국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예상과 다른 AI의 압승을 보면서 사람들은 AI가 인간 역할을 대신할 날이 곧 닥칠 것임을 실감했다. 세상의 충격은 미래 기술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고민과 논란으로 급속히 번졌고, 그런 차원에서 미래 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거대 혁신 기업 구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책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구글을 파고들어 현주소를 생생하게 전해 흥미롭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등 핵심 관계자 40명의 인터뷰와 실리콘밸리 취재를 통해 미래를 상대로 한 구글의 도전을 샅샅이 밝혀냈다. 구글이 외부에 속사정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제2의 알파고’를 비롯해 구글이 겨냥하는 미래상은 무엇인지, 무슨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를 통해 인간이 미래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할지를 촘촘하게 추적하는 구성이 도드라진다. 생겨난 지 20년도 채 안 된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자 인간 삶에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추앙받을 정도의 위상을 거머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5년간 직접 만나고 관찰한 구글의 핵심 관계자와 프로젝트에서 거듭 확인한 경영 철학과 비전을 우선 주목한다. “구글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술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자는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구글의 야망은 ‘훨씬 크고 스마트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을 움직이는 프레임을 ‘문명과 인류 전체’로 설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그 혁신적 도전의 징후와 노력의 결과는 가공할 만하다. 구글 두뇌 프로젝트팀은 인간 두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개발하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보통 슈퍼컴퓨터보다 계산 속도가 수천 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실험하고 있다. 태양열발전기보다 더 싸고 많은 에너지를 창출하는 비행 풍력 터빈도 세상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검색엔진 개발 엔지니어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구술 명령만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글이 새로 인수한 연구업체들은 수명 연장 방법을 찾고 있다. 구글이 지금 모습으로 변한 건 페이지가 다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나서면서부터였다. 그 과정에서 페이지가 공표해 가장 중요한 방편으로 삼은 ‘10배’(10x) 철학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모토다. ‘구글이 하는 일은 모두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10배 더 위대하고 더 나으며 더 빨라야 한다’는 철학과 사상의 응집인 셈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일’을 지상 목표로 세워 ‘우리의 삶을 인공 기계로 채우겠다’는 구글의 미래는 어떨까. 혹자는 구글을 19세기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이룬 ‘무자비한’ 석유 제국 스탠더드오일에 비교한다. 전기 시대를 연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일렉트릭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고도 한다. 견제와 우려의 목소리는 단연 사용자 사생활 침해와 정보 권력 장악에 쏠린다. 구글이 세계를 감시하는 빅브러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구글을 독점 기업으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한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구글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민간 버전’이라 부른다. 구글 경영진도 그런 측면의 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위대한 비전일까, 아니면 거대한 허상일까.’ 저자는 책에서 기술낙관주의, 즉 기술을 통한 발전에 대한 믿음을 지지하는 시각을 줄곧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구글은 물론 불사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구글 공포’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 비전을 일사천리로 실현해 온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오히려 구글의 조직 구조와 야망은 다른 기업이 좀 더 대담하게 기술적 비전을 실현하도록 영감과 자극을 주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언어 번역까지… AI의 무한 도전

    언어 번역까지… AI의 무한 도전

    구글엔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사범’만 있는 게 아니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를 찾아갔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모든 사업에 적용하고 있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설립자의 편지’에 적은 말 그대로였다. “우리는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서 AI 퍼스트 시대로 움직이고 있다.” 인류의 장벽 없는 소통을 꿈꾸는 구글은 번역서비스에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접목했다. 컴퓨터에 방대한 자료를 공부시켜 스스로 법칙을 터득하게 하는 것으로 AI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오타비오 굿 구글번역팀 엔지니어는 “문법, 단어 등 언어 규칙을 컴퓨터에 주입하는 대신 다양한 번역 예시문을 학습하게 함으로써 번역 정확도를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머신러닝을 통해 구글은 스마트폰 카메라만 들이대면 외국어를 즉시 번역해주는 ‘워드렌즈’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29개 언어를 지원하며 “한국어 버전도 실험 중”이라고 굿은 전했다. 구글은 비영리사업에 AI를 활용한다.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효율적으로 퇴치하는 방안이나 지표면의 수량 변화를 예측하는 일, 남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불법 조업을 감시하는 일 등이다. 마운틴뷰 글 사진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우! 지구촌] 사우디서 허락없이 배우자 휴대폰 보면 ‘벌금 1억원’

    [나우! 지구촌] 사우디서 허락없이 배우자 휴대폰 보면 ‘벌금 1억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허락 없이 배우자의 휴대폰을 보면 1억원이 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사우디의 법조인들이 최근 지역 매체에 “감시(spying)의 정의는 최신 법에 따라 도청 및 전자적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포함한다”면서 배우자의 동의 없이 휴대폰을 살펴 보면 50만 리얄(약 1억 5600만원) 이상의 벌금과 징역 1년을 구형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편과 아내는 물론 다른 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으며, 공갈·갈취를 목적으로 사진이나 정보에 접근하려고 한 누구나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 이브라힘 알 잠자이는 단순히 배우자의 휴대폰을 보는 것과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전자는 판사가 재량껏 처벌할 수 있지만 후자는 불법감시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전직 판사인 나스르 알 야마니는 “이슬람에서 배우자 감시는 금지사항이지만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내가 결혼의 무효를 신청한다면 판사들이 재량을 발휘한다”고 귀띔했다. 몰래 배우자의 휴대폰에서 찾아낸 불륜의 증거를 인정해준다는 얘기다. 한편,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그러나 사우디 여성들은 남편의 허락 없이 그의 폰을 확인하면 태형이나 투옥에 처하게 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우디가 최근 사회개혁을 호언장담하고 있음에도 여성에게 불리한 법적 지침이 나왔다는 시각이다. 사우디의 한 고위법조인은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이 사안은 남편과 아내 모두 포함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히며 누군가의 휴대폰을 훔쳐 보는 것 자체는 ‘타지르’ 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지르는 범죄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 정도에 따라 태형, 벌금, 투옥 등의 형벌을 재판관 재량으로 내릴 수 있으며 피해가 없다면 처벌도 없다고 덧붙였다. 징계·교정의 의미를 가진 타지르 범죄는 코란에 규정되어 있지 않아 재판관이 범죄의 경중을 판단하고 형벌을 정한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인류 최강의 군함, 닻을 올리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인류 최강의 군함, 닻을 올리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전쟁의 역사는 무기 발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전투에서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냈고, 이 새로운 무기에는 당대 최고의 첨단 기술들이 적용되어 왔으며, 이러한 기술들은 사회 전체로 파급되며 문명의 진보를 이끌었다. 특히 군함은 더더욱 그랬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고 해양력이 곧 국력이었던 시절, 각국은 경쟁적으로 더 크고, 더 빠르며 더 많은 대포를 싣는 군함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20세기 이후 군함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력과 경제력의 척도였고, 각국은 자신들의 첨단기술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군함 건조에 열을 올렸다. 20세기 초 등장해 전 세계 해군을 충격에 빠뜨렸던 영국의 드레드노트(Dreadnought) 전함이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을 긴장하게 했던 세계 최대의 전함 야마토(大和), 냉전으로 인해 탄생한 신의 방패 이지스 구축함이 한때 전 세계의 바다를 호령했던 강자들이었다면, 이제 21세기의 바다를 지배할 강자는 바로 이 군함일 것이다. 줌왈트 : 파격적 혁신의 이름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State of Maine) 배스(Bath)에 소재한 배스 아이런 웍스(Bath Iron Works) 조선소에서 거대한 배가 바다로 나섰다. 구축함으로 불리지만 길이가 무려 183m, 폭 24m 크기에 배수량은 무려 14,000톤이나 된다. 한때 서방 세계 최대의 구축함이라 불렸던 우리나라의 세종대왕함보다 길이는 거의 20m, 폭은 3m, 배수량은 3,000톤 이상 크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한 덩치보다 주목을 끌었던 것은 바로 이 배의 생김새였다. 이 배는 텀블홈(Tumblehome)이라 해서 마치 19세기 후반에 등장했던 전함과 같은 함수(艦首) 즉, 뱃머리 모양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배 위의 구조물 역시 마치 잠수함처럼 사각형의 물체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레이더나 함포, 미사일 등 군함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장비들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배의 전방 갑판에 쐐기형의 둥근 돌출물 2개만 튀어나와 있을 뿐, 매끈하게 생긴 이 배의 표면에는 배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안전난간 조차도 없다. 마치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것 같은 형상이다. 이 배의 정체는 미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USS Zumwalt)였다. 줌왈트라는 이름은 제19대 미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엘모 R. 줌왈트(Elmo R. Zumwalt) 제독에게서 따온 것이다. 그렇다면 미 해군은 왜 이 차세대 구축함에 줌왈트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미 해군의 현용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 이지스 구축함이 해상전과 대공전에 특화되어 개발된 군함인 것과 대조적으로 줌왈트급은 지상 공격 능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개발된 군함인데, 줌왈트 제독 역시 주요 실전 경험을 연안작전, 그러니까 넓은 대양보다는 해안·항만 경비나 하천 경계 작전에서 쌓은 해군(Brown water navy)으로 분류되는 사람이었다. 줌왈트 제독이 미 해군 역사상 최연소 참모총장으로 취임하여 재임 당시 주류 세력으로부터 적지 않은 반발을 이겨내며 가히 파격적이라 할 만큼의 개혁 조치들을 단행했던 것처럼 줌왈트급 구축함에도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와 혁신적인 최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었다는 점도 미 해군이 이 군함에 왜 줌왈트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SF 영화 속 무적의 군함이 현실로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가 아닌 위상배열레이더(Phased Array Radar)를 장착한 새로운 형태의 군함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 군함의 압도적인 성능에 감탄하며 그리스 신화 속 무적의 방패 이지스(Aegis)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줌왈트급이 등장함에 따라 이지스함은 이제 최강의 군함이라는 타이틀을 내주어야 할 판이다. 우선, 줌왈트급은 보이지 않는다. 이 배가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면 보이겠지만, 레이더나 적외선 탐지기, 음파탐지기 등 해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탐지장비들로는 줌왈트급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스텔스 설계가 대대적으로 도입된 줌왈트급은 길이 183m, 폭 24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지만, 먼 거리에서는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서도 소형 어선 정도의 크기로 탐지된다. 연돌(굴뚝)에도 적외선 피탐 방지 장치가 되어 있어 해상을 수색할 때 흔히 사용되는 적외선 센서로도 잘 탐지되지 않는다. 또한 줌왈트급은 통합전기추진방식, 그러니까 평상시 항해할 때 모터를 이용해 추진하기 때문에 그 소음 수준이 미 해군의 주력 원자력 잠수함인 LA급 정도에 불과해 수중에서 음파탐지기에 탐지될 가능성도 아주 낮다. 이처럼 적은 줌왈트급을 볼 수 없지만, 줌왈트급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적을 발견해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 능력도 가지고 있다. 줌왈트급의 등장 이전까지 최강의 군함으로 평가받던 이지스함의 이지스 레이더는 공중으로부터의 모든 위협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무적의 레이더로 알려졌으나, 사실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배의 상부구조물 측면에 설치되는 레이더가 지구곡면효과의 영향을 받아 해수면에서 일정 고도까지는 상당한 수준의 사각(死角)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지스 레이더는 1,000km 밖의 표적도 탐지할 수 있다는 카탈로그 데이터와 달리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물체는 30~40km 범위 내에 들어와야만 탐지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수면 위를 아주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미사일, 일명 시-스키밍(Sea Skimming) 방식의 미사일들을 개발했고, 이러한 방식의 미사일들은 기존의 이지스함으로는 완벽하게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줌왈트급의 차세대 레이더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버렸다. 이 레이더는 반경 320km 내의 모든 물체, 심지어 스텔스기나 해수면 위에 떠 있는 잠수함의 잠망경까지도 탐지가 가능한 엄청난 탐지 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바다 위와 공중에서는 그 어떤 물체도 줌왈트급에 몰래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해상과 공중의 위협을 레이더가 감시한다면, 수중의 위협은 최첨단 소나(SONAR)가 감시한다. 줌왈트급에는 1기의 가격이 한국형 구축함보다 비싼 AN/SQS-90 AUWCS(Advanced Undersea Warfare Combat System, 선진수중전투시스템)가 탑재된다. 이 소나는 소음을 거의 발산하지 않는 저속 또는 정지 상태의 잠수함을 원거리에서도 탐지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미 해군의 최신형 잠수함조차도 줌왈트급의 수중 감시망을 피해 줌왈트급에 접근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고성능 레이더와 소나의 탐지범위 안에 적이 들어왔다면 이제는 공격할 차례다. 줌왈트급은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냈던 모든 종류의 군함들 가운데 항공모함을 제외하고 가장 압도적인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80셀이 설치된 최신형 수직발사기(VLS : Vertical Launch System)에는 370km 밖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SM-6 함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함대공 미사일, 최대 1,600km 밖 지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전술 토마호크 미사일 등의 미사일 80발 또는 50km 밖의 공중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ESSM 함대공 미사일 320발을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줌왈트급에서 주목해야 할 무장은 미사일이 아니다. 줌왈트급에는 그동안 SF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첨단 무기들이 탑재됐거나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함포로는 차세대 함포 AGS(Advanced Gun System) 2문이 탑재된다. 우리해군을 비롯해 세계 각국 해군의 함포들이 20~24km 정도의 사정거리를 갖는데 반해 AGS는 GPS 유도포탄을 이용해 185km 밖의 표적을 포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줌왈트급이 동해나 서해에 떠 있으면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고도 북한 내륙 그 어디든 15분 이내에 300발 이상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AGS는 현존하는 모든 함포를 압도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미 해군은 오는 2020년대 초반까지 이 함포를 레일건(Rail gun)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미 해군이 줌왈트급에 탑재하려는 64MJ급 레일건은 최대 사정거리 410km, 포탄 속도 마하 7 이상에 5m 안팎의 명중오차를 가질 예정이다. 이는 보이지 않는 군함이 400km 밖에서 평양이나 베이징 도심 속 어느 블록의 몇 번째 건물을 족집게처럼, 그것도 연속해서 연타로 포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성국 입장에서는 두렵다 못해 소름이 끼칠만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줌왈트급은 적함이나 적 항공기의 레이더나 전자장비를 먹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강력한 전자전 능력, 가까이 접근하는 항공기나 소형 함정을 태워버릴 수 있는 레이저 무기(Free Electron Laser Weapon System) 등 SF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첨단 무기들을 탑재하고 있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탑재할 계획이다. 문자 그대로 상식을 뛰어넘는 무지막지한 성능을 가진 인류 최강의 군함이라 할 만하다. 최강 전함의 유일한 천적은 ‘돈’ 군함 자체의 성능만 놓고 보자면 줌왈트급은 어지간한 나라의 1~2개 함대 정도는 손쉽게 궤멸시킬 수 있을 만큼의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이 군함에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가진 가장 첨단의 기술들이 모두 녹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최첨단의, 최고급의 기술과 무기들이 집약되어 있다면 가격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미 의회에 보고된 줌왈트급 구축함의 1척 가격은 35억 달러, 현재 환율로 4조 원이 넘는다. 어지간한 항공모함 가격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 돈이면 이지스 구축함 4척이나 한국형 구축함(KDX-II) 8~9척을 사서 어지간한 중소국가의 해군력을 건설할 수 있다. 공군에 투자한다면 KF-16 전투기 80대를 사서 2개 전투비행단을 새로 만들 수 있는 돈이며, 육군에 투자한다면 K-2 흑표전차 500대를 사서 3개 기계화사단을 무장시킬 수 있는 돈이다. 즉, 3척이 건조되는 줌왈트급 도입 사업에 들어가는 돈이면 어지간한 중소국가의 육해공군 전력을 몇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돈이 많고 군함의 성능이 ‘넘사벽’에 가깝더라도 이런 천문학적인 가격의 군함을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미 의회도 넌-맥커디(Nunn-McCurdy Amendment) 규정에 따라 줌왈트급 도입 사업의 폐기를 요구했지만, 미 해군은 필사적으로 이 사업을 지키려했고 결국 사업 규모를 1/10 수준으로 축소하는 조건으로 3척의 건조가 승인되었다. 그러나 이 3척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현재 2번함인 마이클 몬수어(Michael A. Moonsoor) 건조 사업이 완료 단계에 있고, 3번함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도 건조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 의회가 천문학적인 도입 비용을 문제 삼으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 역시 비용 절감 차원에서 3번함의 건조 취소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줌왈트급 구축함 3척이 모두 예정대로 전력화되어 태평양 지역에 배치된다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군사력 우위는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미 해군이 과연 의회와 국방부가 휘두르는 예산 삭감의 칼날로부터 이 차세대 구축함 사업을 지켜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2016 KPCA’ 28일까지 킨텍스서 전시... 혁신적 제품 한눈에

    ‘2016 KPCA’ 28일까지 킨텍스서 전시... 혁신적 제품 한눈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전자회로산업전(KPCA SHOW 2016)’이 일산 킨텍스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기판 제조업체과 설비, 약품업체 등 15개국 239개사에서 720부스 규모로 전자회로기판 전시회가 마련되고, 심포지움, 신제품·신기술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PCB 및 IC 기판 제조업체를 위한 혁신적이고 다양한 디지털 제조 솔루션업체인 오보텍(Orbotech)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데, 오보텍은 킨텍스 2관 홀7, 415번에 부스를 마련, Sprint ™200 PCB 잉크젯 프린터(최신 Sprint 시리즈), Ultra Fusion™300 AOI(Automatic Optical Inspection), Ultra PerFix™120 AOS(Automatic Optical Shape) LDI(Laser Direct Imaging) 및 CAM / Engineering software를 선보인다. Yair Alcobi 동아시아 사장은 “8년 연속 KPCA에 디지털 생산 솔루션 제공해 오면서 한국의 Flex 제조업체들을 위한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Nuvogo™ 1000(LDI)이 핵심”이라며 “PCB 및 IC 기판 구조가 더 복잡해짐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제조비용을 절감시키며 수율을 증가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Sprint 200 잉크젯 프린터는 PCB 생산을 위한 최첨단 대량 생산 디지털 잉크젯 프린팅 솔루션이다. 시간당 95면까지 인쇄가 가능하며, 다양한 기판 두께 및 광범위한 재질의 PCB에서 우수한 인쇄 품질을 제공한다. 강력한 Multi-Image Technology™과 함께 Ultra fusion300 ™은 기존 AOI에 비해 최대 70%까지 False Alarm 비율을 줄이고, 고급 IC 기판 검사를 위한 스캔 당 최저 검사 비용을 보장함으로써 우수한 검출 정확도 및 운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전시회에서는 Flex 혹은 IC-Substrate 기판상의 Short 불량에 대한 솔루션으로 Ultra perfix 120 AOS(Automated Optical Shaping, 자동 광학 쉐이핑, 혹은 자동 재 작업)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계획과 생산을 위한 컴퓨터 지원 제조(Computer Aided manufacturing, CAM)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보텍(주)은 전자 및 인접 산업 전반에 걸쳐 정교한 가전 및 산업용 제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을 가능하게 한 글로벌 혁신 회사이다. 수율 향상 및 읽기, 쓰기 및 인쇄 회로 기판, 평판 디스플레이, 고급 포장,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 및 기타 전자 부품의 제조에 사용, 연결하는 전자 제품 생산 솔루션 업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일본 지진] 구마모토현서 규모 7.3 강진 또 발생…한반도도 흔들

    [일본 지진] 구마모토현서 규모 7.3 강진 또 발생…한반도도 흔들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현에서 2차 강진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밤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뒤 여진이 계속되다가 발생한 2차 강진이다. 특히 강도가 지난 14일보다 더 높아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 25분쯤 구마모토현에서 리히터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의 진원지는 북위 32.8도, 동경 130.8도이고 진원의 깊이는 10㎞로 추정됐다. 규모 7.3 강진에 이어 오전 6시까지 진도 2~6 사이의 50건 가까운 여진이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발생한 2차 강진이 ‘본(本) 지진’이며 14일 발생한 1차 지진이 전진(前震)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HK는 14일부터 이날 밤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1명으로 늘고 부상자는 2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각지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주민이 고립된 건수가 53건, (무너진 가옥에) 매몰된 건수가 23건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구마모토현 측은 미나미아소무라의 도카이대 아소 캠퍼스 근처에 있는 2층 건물의 1층부가 무너져 대학생들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심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도 앞서 “피해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피해 상황 파악과 구조 및 구명에 전력을 다할 것과 정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당초 이날 구마모토를 시찰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강진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강진이 발생한 구마모토공항은 국토교통성에 의해 공항 터미널이 종일 폐쇄된다. 이에 따라 구마모토공항을 오가는 항공편도 모두 결항하게 됐다. 또 구마모토현 니시하라무라는 제방 붕괴 위험으로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고, 구마모토현과 미야자키현, 오이타현 등에 걸쳐 총 20만호 이상의 가옥 등이 정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성은 재해대응을 위해 육·해·공 자위대의 통합임무부대를 설립했다. 기상청 아오키 겐 지진해일 감시과장은 “이번 지진으로 흔들림이 강했던 지역은 이틀 전 지진보다 더 넓은 것 같다”면서 향후 일주일 안에 진도 6에 육박하는 여진이 있을 수 있다며 거듭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강진으로 인한 한국인의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후쿠오카(福岡) 주재 한국 총영사관 박기준 부총영사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생명 또는 신체적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부총영사는 다만 “각 지역의 교통 통제와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여행지역에서 발이 묶인 한국 여행객들의 애로사항, 민원 등이 총영사관으로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4일 구마모토현에서 첫 지진이 발생한 후 우리 여행객들이 오이타(大分)현 벳부 온천지역에 많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진의 영향은 한반도에서 영향을 미쳤다. 이날 새벽 2차 강진이 발생한 이후 부산에서는 진동을 감지한 시민의 신고가 1965건에 달했다. 부산에서는 건물 안 전등까지 흔들렸으며 일부 시민들이 잠에서 깨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에서도 지진이 발생한 뒤 1시간 동안 관련 문의전화가 약 700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기상청은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이 울산, 경남, 부산 등 한반도 동해남부지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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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 첫 베트남 교수 “꿈 이뤄 행복”

    세종대 첫 베트남 교수 “꿈 이뤄 행복”

    세종대에 베트남 출신 첫 교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건설환경공학과의 키엔(Duc Kien Thai, 사진) 교수. 키엔 교수는 세종대 건설환경공학 박사 취득 후 건설환경공학과 연구중점교수로 임용돼 이번 학기부터 세종대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대학강사로 재직하던 그는 2011년 인터넷을 통해 세종대 외국인 장학생 제도로 한국에 왔다. 지도교수인 김승억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의 연구실에서 3년 6개월 동안 모두 7건의 논문을 학술지 등에 등재하고 박사과정을 끝마쳤다.박사학위를 따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간 지 1년이 지나 김 교수에게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연구중점교수 채용공고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다시 세종대로 돌아온 그는 교수를 지원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 동안 연구중점교수로 일한다. 연구중점교수제란 연구력이 뛰어난 교수에게 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강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제도다. 강의가 적은대신 모두 6건의 논문을 써야 한다. 키엔 교수는“베트남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날보다 산업현장에 나가있는 날이 더 많았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연구에도 집중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근무환경이 좋은 세종대에서 퇴직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세종대는 전체 학생 중 외국인 학생이 약 1400명이고 그 중 베트남 학생이 150명에 이른다. ▶[핫뉴스] “백미러 접어라”…운전기사 발로 찬 재벌3세 ▶[핫뉴스] 오세훈 여동생, 더민주에 비례 신청했다 돌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카바이러스 제대로 알자] 감염자 0.85%만 신경계 합병증…일본뇌염 수준

    [지카바이러스 제대로 알자] 감염자 0.85%만 신경계 합병증…일본뇌염 수준

      국내에서 첫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관련 뉴스가 늘어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의 ‘메르스 사태’ 때와 흡사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도 하다. 더러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메르스 사태는 관련 보도 등 수많은 뉴스가 경쟁적으로 전달되면서 실태 이상으로 부풀려진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가지지 않아도 될 두려움과 공포감을 가져 나라 전체가 순식간에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런 가운데 전문학회인 대한신경과학회(이사장 이병철)가 이번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 확인에 따른 입장’을 밝혔다. 지카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 모두 신경질환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견해이다. 이 글은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인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와 학회 학술이사인 서울대의대 신경과 성정준 교수의 견해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지카바이러스의 정체 지카바이러스는 1947년에 우간다의 지카 숲에서 열병에 걸린 원숭이로부터 바이러스를 처음 확인한 뒤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보고되었으나, 2007년 이후에는 태평양을 건너 폴리네시아, 중앙 및 남아메리카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숲모기에 의해 감염·전파되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이집트 숲모기 암컷이 주요 매개체로 작용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국가와 지역간 교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집트 숲모기의 분포지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온난화로 서식활동이 왕성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위원회를 개최하고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의 위기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 지역의 소두증과 ‘길랑-바레(Guillain-Barré)’ 증후군의 집단 발생과 지카바이러스가 서로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를 근거로 내린 결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병, 감염이 가능한가 최근 국내 첫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갖는 의구심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할 수 있는가”이다. 정답은 ‘그럴 수 있다’ 이다. 아직 획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회 측은 “괜히 국민 불안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이해를 통해 실효성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빠르게 확산되어 지금은 플로리다를 포함한 미국의 동남부, 중국의 남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교류가 많은만큼 관련 모기가 유입되거나 무증상 감염자가 입국할 수 있는 통로가 많다는 뜻이다. 물론, 방역 당국에서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항공기나 선박의 방제조치를 취하고는 있으나 최근에는 위험지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완벽한 방제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메르스와 달리 감염자의 80%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현재 발열 여부로 감염자를 가려내는 방식은 실질적인 방역 효과를 기대하기에 크게 미흡하다. 여기에다 국내에서 서식하고 있는 흰줄숲모기도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미 감염이 되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를 거친 흰줄숲모기가 이를 전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또다른 전문가들은 “흰줄숲모기의 서식지나 개체수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직접적인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이 아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방역당국에서 흰줄숲모기의 서식지를 파악해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일본뇌염의 지속적인 발병에서 알 수 있듯이 방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모기 외에도 환자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되고, 이들의 성관계로 전염된 의심사례가 보고되는 등 성전파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등 사람과 사람 간의 전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 무엇이 문제인가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길랑-바레증후군, 척수염 등 신경과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신경계질환은 치료가 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신생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소두증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많은 국민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먼저,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 길랑-바레증후군과 같은 신경계질환의 원인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달 초에 발간된 저명 국제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88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양성인 산모 42명의 산전초음파 검사에서 29%인 12명이 태아 기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인 16명의 태아는 정상이었다. 또다른 저명 국제학술지인 렌싯(Lancet)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에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길랑-바레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3년 10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이 지역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증가한 시기가 있었는데, 같은 기간에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역시 같은 증가 추이를 보였다. 당시 42명의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중 41명에게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인되었고, 단 1명만이 지카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당시 환자의 상당수가 뎅기열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어떤 균이 사람에게 어떤 질병과 합병증을 일으키는지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학계에서는 통계적인 방법으로 원인 가능성을 추정하는데, 앞서 제시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학자들이 지카바이러스가 신경계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편이다. 학회 측은 “지카바이러스가 일본뇌염, 댕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같이 주로 신경계에 침범하는 바이러스(neurotropic virus)라는 점에서도 그 개연성은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얼마나 무서운가 그렇다면 모든 사실이나 정황을 고려할 때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우리가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 정상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자 중 80%는 전혀 증상이 없다. 즉, 20% 정도만이 발열·두통·쇠약감과 관절통·발진·결막염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리고, 이처럼 증상이 나타난 감염자 중에서도 약 0.85%에서만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일본뇌염이 대부분 증상이 없는 감염이고, 약 0.4%만이 뇌염으로 발전한다는 점, 댕기열 역시 증상이 나타나 입원한 환자 중 약 0.5~21%만이 신경학적 합병증을 보이는 것과 비슷한 규모이다. 또, 길랑-바레증후군은 치료제가 있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메르스와는 다르다. 엄밀하게 말해 일본뇌염은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름마다 꾸준히 발병하고 있고, 지카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 길랑-바레증후군 역시 해마다 많은 환자들이 발생하지만 여기에 국민적 공포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지카바이러스 역시 일본뇌염이나 길랑-바레증후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해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지카바이러스 관련 권고사항을 보면 유행지역 여행이나 무역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으며, 지카바이러스 감염증과 신경학적 장애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경계심은 가지되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가장 시급한 일은 이집트 숲모기가 발견된 나라를 왕래하는 선박과 항공기 및 승객에 대한 방제·방역작업을 확대해 이집트 숲모기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도 흰줄숲모기의 방제작업과 지카바이러스 검출여부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또, 무증상 감염자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유행지역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표본조사를 실시할 필요도 있다. 일반인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행이 지금은 모기가 활동할 시기가 아니어서 이 점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지카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했다면 일정기간 피임을 해야 하며, 가임여성은 유행지역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에 팔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며, 얼굴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거나, 걷는데 중심이 잡히지 않는 증상이 있으면 신경과를 찾아서 정확하게 검진을 해볼 필요가 있다. 아직 국내에는 길랭-바래증후군을 포함한 희귀 신경과질환의 임상데이터 및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가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고 있듯이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신경계 질환 유행에 대비해 초기 데이터로 삼을 수 있도록 관련 임상연구에 대한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단독)사우디, 다시 고개 치켜드는 메르스…환자 급증

    (단독)사우디, 다시 고개 치켜드는 메르스…환자 급증

    한동안 잠잠했던 메르스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메르스 공포에 다시 적색불이 켜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MOH)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중부에 위치한 카심 주 시민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코로나 바이러스를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MOH에 따르면 나흘간 카심 주 주도인 부라이다에서 5명, 나즈란, 제다, 리야드에서 각각 1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3명이 사망했다. 이에 아랍 현지 언론 매체들은 일제히 메르스 확산 불안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망한 환자는 모두 60대 노인으로 부라이다 출신 2명과 나즈란에서 1명이 메르스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메르스 최초 발병국인 사우디는 현재까지도 메르스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다. 2012년 6월 이후로 1318건의 메르스 감염보고가 있었고 이중 745명이 회복했으며, 559명은 사망, 14명은 치료 중이다. 메르스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MOH는 부라이다에 중앙 통제 센터를 설치하고 메르스의 확산을 감시 및 필요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미 호되게 홍역을 치른 지라 MOH는 차분히 대응하는 분위기다. 한편 최근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국가에서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MOH에 따르면 사우디에선 지카바이러스보다 뎅기열이 더 위협적이다.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모기를 통해 옮겨진다. 3일에서 14일간 잠복기간이 지나 고열, 두통, 구토, 근육과 관절통, 피부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사우디에서 6000건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6명이 사망했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더민주 필리버스터, 김광진 의원 두 시간째 발언 중… 발언 내용 보니?

    더민주 필리버스터, 김광진 의원 두 시간째 발언 중… 발언 내용 보니?

    더민주 필리버스터, 김광진 의원 두 시간째 발언 중… 발언 내용 보니?더민주 필리버스터 국회는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이 제출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심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요구서를 제출했고,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무제한 토론을 시작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제정안의 처리 지연이 국회법상 직권상정 요건 중 하나인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며 본회의에 직권상정했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은 지난 2012년 5월 국회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한 사람이 한 차례에 한해 시간과 의사 정족수의 제한 없이 토론을 할 수 있는 제도로, 실제 국회에서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중단시키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더민주는 소속 의원 108명 모두가 토론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인 만큼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다만 필리버스터는 해당 회기가 종료되면 자동 종결되고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표결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달 11일 2월 국회가 끝난 뒤 곧바로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면 당장 첫날이라도 테러방지법 제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날 상성된 테러방지법 제정안은 국가정보원에 테러 위험 인물에 대한 통신 이용 정보 수집, 출입국·금융거래 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정보기관이 테러 정보 수집과 활용의 전문가이고 주요 선진국들도 정보기관을 정보 수집·활용의 ‘컨트롤타워’로 활용한다는 점을 들며 이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민주는 국정원에 정보 수집·활용 권한을 주면 불법·탈법적으로 이를 활용해 민간인 사찰과 야당 감시 등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정안은 또 대(對)테러 정책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테러 경보 발령, 관계당국 간 업무 분담 및 조정 등 대테러 실무를 총괄하는 ‘대테러센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테러를 선전·선동하는 글 또는 그림, 상징적 표현이나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물 제조법이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면 대테러 관련 기관이 해당 기관에 긴급 삭제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이날 이날 더민주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은 현재 두 시간째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현재 마련돼 있는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의 각 조항을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며 “테러방지법이 아니어도 현재 각 부처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더민주는 테러방지법 자체를 막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싫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누차 말씀드리지만 더민주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다양한 기구가 있어야 할 것이고, 예산이 필요하다면 지원하거나 필요하다면 무기나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가 지금 이 시간에 이 토론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직권상정이 되어 있는 테러방지법이 과연 지금 이 시기에 꼭 필요한가, 이 법이 있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테러를 막을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제가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을 읽었는데, 이에 따르면 각 국가기관과 부처들이 테러에 대비해 제 역할을 하게 돼 있다. 정치권이 이들을 무시하거나 폄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한 ‘국가비상사태’는 테러 경보 단계로 ‘심각’ 단계인데 그렇다면 현재 관련 공무원들이 모두 비상근무를 하고 있거나 테러유형별 사건 대책 본부를 마련해야 한다. 여당은 물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경호도 강화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현재에도 테러 대책 기구는 대통령 밑에 두게 돼 있다”면서 테러방지법에서 규정하는 내용을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으로도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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