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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팔리지도 않는 배… 금융권 ‘한진發 2차 쓰나미’ 공포

    [단독] 팔리지도 않는 배… 금융권 ‘한진發 2차 쓰나미’ 공포

    남은 빚 대신 받은 선박 총 44척 해외 채권자 가압류 신청 승인에 잇달아 매각 불발… 애물단지로 일부는 해외 압류 정보도 몰라 “가격도 대폭 깎아 드렸고 바로 계약 직전인데 왜 갑자기 매수를 포기하는 겁니까.”(A은행 선박금융 관계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뿐만 아니라 한진이 은행에 넘긴 국적취득부 용선(BBCHP)까지 다 가압류가 걸렸답니다. 그 노선으로 가지도 못하는데 불편해서 어디 운항할 수 있겠습니까.”(선박 매수 희망자) 17일 금융권과 한진해운에 따르면 최근 A은행은 1900만 달러 상당의 18만t급 벌크선을 팔려다 실패했다. 이 배는 법정관리 상태인 한진해운에서 남은 대출금 대신 받은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해외 채권자가 가압류를 잘 받아 주는 남아공에 “케이프타운 항구를 지나가는 한진해운 배를 잡아 달라(가압류)”고 요청해 승인 결정을 받아 낸 게 화근이었다. 선박을 사려던 측은 “불안하다”며 계약을 나흘 앞둔 이달 중순 파기를 통보했다. 한진해운발(發) 금융권 2차 충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이 빚 대신 은행으로 넘긴 선박 매각이 줄줄이 실패해서다. 현재 한진해운이 금융권에 반선했거나 반선 예정인 선박은 컨테이너선 27척, 벌크선 17척 등 총 44척이다. 중고선은 크기, 노후 정도, 용도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1000억원을 오가는 선박도 있다. 한진해운 측은 “업계에서 1만 3000TEU급은 5년 선령 기준으로 900억원가량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선박 매각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것은 한진해운 채권자들이 해외에서 한진해운 자산과 소속 선박이 아닌, 금융권 담보물인 BBCHP에까지 이례적으로 ‘포괄적 가압류’를 건 까닭이다. 은행들은 “이런 움직임이 더 확산되면 파장이 커질 것”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한진해운에 1조원가량 물린 상태에서 빚 대신 받아 놓은 선박 매각까지 불발되면 채권 회수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BBCHP는 일종의 리스 방식으로 건조되는 선박이다. 돈이 부족한 해운사는 조세회피 지역인 파나마 등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금융권으로부터 선박 건조 자금을 빌려 배를 만든다. 해운사는 빌린 돈을 다 갚은 뒤에 선박 소유권을 갖는다. B은행 관계자는 “해외에 SPC를 설립해 해운사에 돈을 빌려주는 이유는 세금 때문만이 아니라 해운사에 닥칠지 모를 위험으로부터 절연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인데 왜 SPC 소속 선박에까지 이례적으로 가압류를 걸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은행으로서는 대출금도 떼이고 담보도 날리는 이중 피해인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금융권이 한진해운에 물린 금액은 산업은행이 6660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은행(890억원), NH농협은행(850억원), 우리은행(690억원), KB국민은행(530억원), 수출입은행(500억원) 순서다. 일부 은행들은 BBCHP 가압류가 걸린 항구와 국가가 어디인지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한 상태다. 그러는 사이 선박에 드는 인건비, 유류비, 관리비 등 유지 비용만 불어나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이미 은행에 넘긴 선박 정보는 파악할 수 없다며 버티는 형국이다. C은행 관계자는 “해외 가압류 정보를 알기 어려워 법무법인을 통해 가압류가 걸린 항구가 어디인지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BBCHP 선박의 소유권이 어디 있는지 법률적으로 논란이 많은 데다 미국과 달리 중국, 싱가포르, 스페인 등은 (BBCHP 선박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잘 받아 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檢 ‘엘시티에 6200억 대출’ 금융권 겨누나

    [단독] 檢 ‘엘시티에 6200억 대출’ 금융권 겨누나

    금융권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에 물린 돈이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엘시티 대출을 알선했던 브로커 중에는 전직 고위관료와 연예인, 검찰 출신 등이 끼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가 특혜 대출 의혹으로도 향하고 있어 금융권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17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금융권 엘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금융권의 엘시티 여신 잔액은 총 6196억 6300만원(보증 포함)으로 집계됐다. 엘시티와 PF 대출 약정을 맺은 16개 금융사 중 12곳이 엘시티에 돈을 빌려줬는데 절반은 부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부산은행(2851억원), 경남은행(551억원)과 외국계 은행들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보험·증권·캐피탈이 돈을 댔다. 눈에 띄는 대목은 KB국민, 신한, 하나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권은 “2조 7000억원짜리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이재에 밝은 대형 시중은행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업에 위험 요인이 많았다는 방증”이라고 입을 모았다. 엘시티는 자금 모집단계부터 브로커들이 대거 움직이며 잡음이 적지 않았다. A은행 관계자는 “총 7곳의 브로커가 찾아와서 엘시티에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며 “전화로 접촉한 브로커까지 합치면 15곳은 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은행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이들 브로커에는 전직 금융 당국 고위인사와 검찰 출신, 고위급 공무원 출신, 연예인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구속)의 마당발 인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B은행 관계자는 “거물급 브로커들이 접촉을 해오니 덜컥 겁이 났지만 심사숙고 끝에 대출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사업 개요를 살펴보니 사업장 주변 도로 등 추후 문제될 인허가가 한둘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줄줄이 인허가가 떨어져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엘시티 대출을 거절했던 또 다른 배경은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시공사 참여를 10일 만에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금융권에선 이와 다른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D은행 관계자는 “엘시티 시공사로 참여한 포스코건설이 애초부터 사업 참여를 꺼린다는 소문이 금융권에 파다했다”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함구한 채 올해 초까지도 포스코건설이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여 외압설이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엘시티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은 “특혜 대출은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E증권사 관계자는 “대출 약정구조 등을 보수적으로 따져 들어갔다”면서 “저금리 시대에 5% 이상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해 돈을 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분양률이 80%를 넘겨 현재까지는 사업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대출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강변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정유라 ‘금리 특혜’도 받았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외화 대출을 해 준 KEB하나은행을 감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대출에 금리 특혜도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정씨가 독일에서 연 0%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일 “정씨가 받은 대출 금리가 규정대로 적절하게 나갔는지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정씨는 KEB하나은행 압구정 지점에서 어머니 최씨와 공동 소유한 강원도 평창 임야를 담보로 외화 보증신용장(스탠바이LC)을 발급받았다. 이후 LC를 담보로 정씨는 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약 3억원을 대출받았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대학생이었던 정씨가 임야를 담보로 외화보증신용장을 발급받은 것이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이에 더해 대출 금리 특혜도 있었던 것 아닌지 조사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담보대출 금리는 연 3%대지만 독일은 마이너스 금리다. A은행 관계자는 “독일에서 대출금리는 3개월짜리 리보금리(런던은행 간 금리)에 신용도로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하는데 많은 재산이 있는 최씨의 딸이라면 연 0.8% 정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한 번만 내면 되는 LC수수료(1.0~1.5%)를 감안해도 국내 대출보다 이익이 크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통상 유럽 지점에서 LC 담보 대출을 받으면 연 이자는 1%보다 낮다”며 “국내 시중은행의 유럽 법인이나 지점은 대부분 한국 기업 영업만 담당하는데, 정씨처럼 19세 미만이 LC를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정씨가 담보로 맡긴 평창 임야 등에 설정한 채권 최고액은 약 3억 6000만원(약 28만 9200유로)이다. 은행이 통상 대출액의 120%를 채권으로 설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정씨의 실제 대출금은 3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만 매년 900만원을 내야 하지만, 독일에서는 240만원(0.8% 기준)이면 된다. 또 LC 담보 대출은 송금·환전수수료가 없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씨의 대출 금리 혜택은 은행 관행으로 볼 때 이례적”이라며 “정씨에게 대출 특혜를 제공한 은행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영장 없이 최씨측 금융거래 기록 요구… 얼빠진 檢

    “마음 급했나, 수사 의지 없나” 최순실(60)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일부 시중은행에 금융 거래 기록 조회를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A은행 본점 검사실에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 2명이 찾아와 “최순실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기록을 보려 한다”고 조회를 요구했다. A은행 측은 “압수수색 영장, 금융거래 조회 공문 등이 없이 금융거래 기록을 열람하는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 등 불법 사항”이라며 “수신, 외환, 여신 중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공문과 영장 제출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거부했다. 결국 수사관들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특히 검찰은 조만간 전체 시중은행에 대해서 전반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보통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때 로비에 들어와 바로 연락이 오는데 이번엔 수사관들이 조용히 은행 검사실로 직행해 저녁이 돼서야 방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은행을 찾은 검찰 수사관들은 영장을 소지하고 갔다. B은행 관계자는 “수사관들이 찾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자료를 요청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은행에 가봐야 한다고 하면서 금방 돌아갔다”고 전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검찰이 은행들을 압수수색할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다”면서 “당장 어떤 혐의를 발견해서 (금융기록을) 보는 것은 아니고 우선 관련자들의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위한 전반적인 조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검찰이 제대로 된 절차도 밟지 않고 은행의 기록을 무단 열람하려고 한 데 대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C은행 관계자는 “마음이 급해서 영장도 없이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정말 자료를 보고 싶은 수사 의지가 없는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면서 “두 번 걸음하게 된 만큼 검찰이 일을 서두르려다가 오히려 수사를 지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 전문 변호사는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하려면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기본”이라면서 “영장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해당 금융사는 금융실명법에 어긋나는데 검찰이 그만큼 급하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檢, 영장없이 은행 들이닥쳐 “최순실 자료 내놔라”

    [단독]檢, 영장없이 은행 들이닥쳐 “최순실 자료 내놔라”

    최순실(60)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일부 시중은행에 금융 거래 기록 조회를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A은행 본점 검사실에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 2명이 찾아와 “최순실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기록을 보려 한다”고 조회를 요구했다. A은행 측은 “압수수색 영장, 금융거래 조회 공문 등이 없이 금융거래 기록을 열람하는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 등 불법 사항”이라며 “수신, 외환, 여신 중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공문과 영장 제출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거부했다. 결국 수사관들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특히 검찰은 조만간 전체 시중은행에 대해서 전반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보통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때 로비에 들어와 바로 연락이 오는데 이번엔 수사관들이 조용히 은행 검사실로 직행해 저녁이 돼서야 방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은행을 찾은 검찰 수사관들은 영장을 소지하고 갔다. B은행 관계자는 “수사관들이 찾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자료를 요청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은행에 가봐야 한다고 하면서 금방 돌아갔다”고 전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검찰이 은행들을 압수수색할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다”면서 “당장 어떤 혐의를 발견해서 (금융기록을) 보는 것은 아니고 우선 관련자들의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위한 전반적인 조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검찰이 제대로 된 절차도 밟지 않고 은행의 기록을 무단 열람하려고 한 데 대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C은행 관계자는 “마음이 급해서 영장도 없이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정말 자료를 보고 싶은 수사 의지가 없는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면서 “두 번 걸음하게 된 만큼 검찰이 일을 서두르려다가 오히려 수사를 지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 전문 변호사는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하려면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기본”이라면서 “영장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해당 금융사는 금융실명법에 어긋나는데 검찰이 그만큼 급하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은행, 연말 72곳 지자체 금고지기 혈투

    은행, 연말 72곳 지자체 금고지기 혈투

    부산·광주 등 ‘대어’도 선정 앞둬… 인천 재선정 과정 2억 로비 의혹 공헌도 당락에 출연금 출혈경쟁… 당국 내년부터 의무 보고 법개정 “절차만 늘어” 실효성 논란 여전 금융권의 ‘지자체 금고 쟁탈전’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70여곳의 금고 만기가 돌아와서다. 일단 금고에 선정되면 4년 동안 주거래은행 자격이 주어진다. 은행들 입장에선 4년 만에 돌아온 ‘큰 장’인 만큼 놓칠 수 없는 싸움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72개 지자체(시·도·군)에서 금고 운영권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 이 중에서도 ‘대어’로 꼽히는 부산·광주·대구·울산시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도 ‘금고지기’ 선정을 앞두고 있다. 많게는 연간 수십조원의 지자체 예산을 관리할 수 있는 데다 해당 공무원이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교차 영업도 가능해 은행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금고 선정을 마친 부산시청은 주금고(제1금고)와 부금고(제2금고)에 각각 부산은행과 KB국민은행을 낙점했다. 4년 전인 2012년 부금고 자리를 놓고 국민은행과 맞붙었던 농협은행은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올 연말 공모 절차를 앞두고 있는 광주시금고도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수성’을 외치는 광주은행(주금고)에 국민·농협·신한·하나은행 등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A은행은 2011년 인천시금고 재선정 과정에서 2억원을 로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금고 은행이 바뀌면 전산도 함께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선정 방식도 기존 금고에 유리한 항목이 많아 한번 선정된 주금고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전했다. 따라서 2007년부터 인천시 주금고였던 A은행이 “재선정이 안 될까 봐 로비를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보다는 “금고 선정 담당 공무원이나 주변 인물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어두운 관행 쪽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A은행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밝혀진 혐의는 아직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고 심사항목은 금융기관 재무 안정성과 금리, 점포 숫자, 지역사회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다. 한 시중은행의 공공기관 영업담당 부장은 “건전성이나 금리 등 재무적 평가 요소는 사실상 은행마다 비슷비슷해 대부분 출연금이나 지역사회 공헌도 등 비재무적 평가 요소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은행마다 출연금을 얼마나 더 많이 써냈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고백이다. 이는 공정성 시비로 번지기도 한다. 김한 광주은행장이 지난 7월 “광주 지역 내 남자 배드민턴 실업팀을 연내 창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금고 사수를 위한 카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북은행은 이달 중순 전북 군산시금고에 농협은행이 선정되자 불복선언을 했다. 금융 당국은 내년부터 은행이 지자체 등에 출연할 때 반드시 준법감시인 보고(사전 또는 사후)와 이사회 의결 내지 보고를 거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또 최근 5년간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제공했을 때는 공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부행장은 “(관련법 개정으로) 준법감시인이나 이사회 등 보고 절차만 더 늘어났다뿐 출연금 자체가 줄어들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은행이 (금고 신청 지자체에) 출연할 수 있는 최고 금액 한도를 설정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뉴스 분석] 한국, 외국계 금융사엔 ‘넘사벽’

    [뉴스 분석] 한국, 외국계 금융사엔 ‘넘사벽’

    금리 차익 불가 등 먹거리 부족 일반고객 마케팅 아예 손놔 경쟁 극심하고 규제 벽도 높아 한국 시장이 외국계 금융회사들에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노력해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뜻의 신조어)이 되고 있다. 스페인 내 1, 2위를 다투던 산탄데르은행과 BBVA은행은 나란히 내년 상반기 중 서울에서 짐을 싼다. 바클레이스와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 글로벌 금융회사도 줄줄이 철수 움직임이다. 이들은 “먹거리는 부족하고 경쟁은 극심한데 규제 벽은 너무 높다”며 동남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은 왜 짐을 싸는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 이탈은 본격화되는 추세다. 올초 영국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서울 지점을 철수했다. 골드만삭스는 자산운용사 한국 지점을 폐쇄한 데 이어 은행 업무를 증권사와 통합했고, 스위스계 UBS도 규모를 줄였다. 금융위원회는 ‘잇단 이탈’을 우려해 지난 7월 외국계 금융회사 ‘애로해소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선진 금융기법을 앞세운 외국계 금융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뜻밖에 고전을 이어 가다 철수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금리 차익’이 어려워졌다. 과거엔 시중에 달러가 부족한 만큼 외국계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싸게 자금을 들여와 대기업과 은행에 빌려주거나 국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식으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국내 은행도 외국계 금융회사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들여올 수 있게 됐다. 거기다 외국계는 국내 대형 은행에 ‘점포망’도 밀린다. 일단 ‘쪽수’가 달리는 만큼 외국계 금융회사는 리테일(일반 고객 대상 지점 영업) 마케팅에선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A 시중은행 자금운용부문 담당자는 “미국이나 영국은 계좌 하나 만들러 찾아가기도 어려울 만큼 지점이 적고 서비스 처리 속도도 느리다”면서 “반면 한국은 치열한 경쟁 속에 전산화 서비스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결론적으로 창구 영업도, 기업금융도 모두 영업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안팎으로 느끼는 ‘규제 벽’도 높다. 우선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외국계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 공격적인 영업이 힘들어졌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리먼 사태 이후 외국계 금융사 본점도 규제가 강화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바젤Ⅲ 등의 글로벌 규제로 리스크에 대한 자본금 충당이 엄격해지면서 파생상품 영업 등을 하기 어려워졌다. 그들의 영업 기반인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철수를 결정한 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는 “한국의 금융 규제가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규모가 작은 외국계 금융사는 겸업(은행·증권)이 쉽지 않고 대출 시 분담금 문제 등 걸림돌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정 위원은 “최근 외국계는 전략적으로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국가신용도는 낮은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쪽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왜 남았는가 그럼에도 한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는 금융회사 역시 적잖다. 한 유럽계 금융사 한국 지점 대표는 “다행히 우리는 발빠른 구조조정으로 금융사들을 매각한 덕에 자본금 여유가 있어 부담이 덜하다”면서 “삼성, 현대, 대우 등 다국적 영업을 하는 대기업의 해외 영업 지원과 자산 매각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속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드는 한국은 연금 산업 시장도, 외환 및 주식시장도 크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이고 주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신규 코픽스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다

    ‘황제대출 논란’ 우대금리 조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1.35%로 전달보다 0.04% 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상승세로 전환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라 코픽스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씨티·SC 등 7개 시중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71%로 집계됐다. 지난 7월(2.67%)보다 0.04% 포인트 올랐다. 특히 10월 들어서는 더 올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어서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담보대출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황제대출’ 논란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의 대출 우대금리 체계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금리산정 체계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은행으로부터 파격적으로 저금리 대출을 받아 ‘황제대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보금자리론 이어… 적격대출도 중단

    [단독] 보금자리론 이어… 적격대출도 중단

    “집 장만 계획 어쩌라는 거냐” 금융위 “서민용은 추가 공급”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상품인 보금자리론에 이어 ‘적격대출’도 사실상 중단됐다. 중산·서민층이 주택 마련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잇따라 막히면서 올해 집 장만을 하려던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에서 시중은행을 통해 공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최장 30년까지 빌려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씨티·기업·농협은행 등 적격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최근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한도가 소진돼 더이상 신규 대출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4분기에 추가로 공급된 한도가 없어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역시 다음주 초까지만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수협은행은 금리조정형 외에 기본형 적격대출만 일부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올해 책정된 적격대출 한도가 16조원인데 이미 거의 소진했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재원이 없어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적격대출은 일반 시중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낮고 안정적이어서 서민들이 집을 살 때 보금자리론 다음으로 고려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우리나라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적격대출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기사가 나가자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서민층에 한해서는 추가 공급을 할 계획”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500억 추가 출연금 내놔라” 은행권 ‘MB 창업재단’ 논란

    [단독] “500억 추가 출연금 내놔라” 은행권 ‘MB 창업재단’ 논란

    은행에 ‘준조세’ 수준 부담 안겨 “MB표 미르재단… 구태 고쳐야”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 시중은행에 500억원의 추가 출연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은 이명박(MB) 정부 말기인 2012년 5월 ‘청년창업 활성화’라는 취지를 앞세워 설립됐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MB표 미르재단’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참에 은행권의 팔을 비틀어 돈을 거둬 가는 구태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창업재단은 최근 은행권에 500억원의 추가 출연을 요구했다. ‘재단 재정이 바닥났다’는 게 이유다. 당초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18개 시중은행은 재단과 2015년 5월까지 ‘50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재단은 2012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약 4000억원의 출연금을 거둬 갔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 청년창업재단 재원을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성장사다리펀드(출연 예정 금액 총 3500억원)에 활용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청년창업재단 출연금과 별도로 은행권이 성장사다리펀드 출연금을 동시에 부담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대신 자금 출연 시기는 성장사다리펀드 집행 실적을 살펴가며 2020년까지 5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은행들이 올해부터 5년에 걸쳐 나머지 1000억원을 나눠서 내야 한다. 하지만 청년창업재단은 이 중 500억원을 올해 연말까지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앞당겨 집행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재단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출연금을 운영비(189억원), 청년창업기업 직간접 투자(479억원), 보증서 대위변제(140억원), 성장사다리펀드(1324억원) 지원에 활용했다. 청년창업과 관련된 집행 실적은 전체의 15%가 되지 않는다. 이미 은행들이 출연을 완료한 4000억원 중 2052억원은 추후 성장사다리펀드에 투입하겠다며 은행에 예치해 둔 상태다. 이 자금까지 합치면 전체 출연금 중 약 80%는 성장사다리펀드를 위한 자금인 셈이다. A은행 부행장은 “당시 MB 정부가 임기를 1년도 채 남겨 두지 않은 때라 (청년창업재단에) 큰돈을 출연하면서도 재단이 얼마 못 가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사업마다 은행권이 스폰서 역할을 하는 오랜 관행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청년창업재단은 2012년 2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청년창업지원펀드 조성’을 발표하고 불과 석 달 만에 설립됐다. 또 출범 직후 한 달 만에 18개 은행이 1000억원을 내놨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주도한 청년희망펀드(10월 현재 모금액 약 1450억원)에도 대기업과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참여했다. 당시에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청년실업과 일자리 문제를 왜 사기업과 금융사 모금액으로 해결하려 하냐”며 ‘강제 기부’ 논란이 일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규제산업인 은행업의 특성상 정부나 감독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정부 역시 은행을 가장 손쉬운 출연 대상 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에 ‘준조세’ 수준의 부담을 계속 떠안긴다는 얘기다. 이어 김 소장은 “정부 정책에 필요한 자금은 은행 출연금 대신 세금을 활용하고 국회의 투명한 감시하에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500억 추가 출연금 내놔라”…‘MB 창업재단’ 은행권에 요구 논란

    [단독] “500억 추가 출연금 내놔라”…‘MB 창업재단’ 은행권에 요구 논란

    은행에 ‘준조세’ 수준 부담 안겨 “MB표 미르재단… 구태 고쳐야”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 시중은행에 500억원의 추가 출연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은 이명박(MB) 정부 말기인 2012년 5월 ‘청년창업 활성화’라는 취지를 앞세워 설립됐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MB표 미르재단’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참에 은행권의 팔을 비틀어 돈을 거둬 가는 구태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창업재단은 최근 은행권에 500억원의 추가 출연을 요구했다. ‘재단 재정이 바닥났다’는 게 이유다. 당초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18개 시중은행은 재단과 2015년 5월까지 ‘50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재단은 2012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약 4000억원의 출연금을 거둬 갔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 청년창업재단 재원을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성장사다리펀드(출연 예정 금액 총 3500억원)에 활용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청년창업재단 출연금과 별도로 은행권이 성장사다리펀드 출연금을 동시에 부담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대신 자금 출연 시기는 성장사다리펀드 집행 실적을 살펴가며 2020년까지 5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은행들이 올해부터 5년에 걸쳐 나머지 1000억원을 나눠서 내야 한다. 하지만 청년창업재단은 이 중 500억원을 올해 연말까지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앞당겨 집행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재단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출연금을 운영비(189억원), 청년창업기업 직간접 투자(479억원), 보증서 대위변제(140억원), 성장사다리펀드(1324억원) 지원에 활용했다. 청년창업과 관련된 집행 실적은 전체의 15%가 되지 않는다. 이미 은행들이 출연을 완료한 4000억원 중 2052억원은 추후 성장사다리펀드에 투입하겠다며 은행에 예치해 둔 상태다. 이 자금까지 합치면 전체 출연금 중 약 80%는 성장사다리펀드를 위한 자금인 셈이다. A은행 부행장은 “당시 MB 정부가 임기를 1년도 채 남겨 두지 않은 때라 (청년창업재단에) 큰돈을 출연하면서도 재단이 얼마 못 가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사업마다 은행권이 스폰서 역할을 하는 오랜 관행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청년창업재단은 2012년 2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청년창업지원펀드 조성’을 발표하고 불과 석 달 만에 설립됐다. 또 출범 직후 한 달 만에 18개 은행이 1000억원을 내놨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주도한 청년희망펀드(10월 현재 모금액 약 1450억원)에도 대기업과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참여했다. 당시에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청년실업과 일자리 문제를 왜 사기업과 금융사 모금액으로 해결하려 하냐”며 ‘강제 기부’ 논란이 일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규제산업인 은행업의 특성상 정부나 감독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정부 역시 은행을 가장 손쉬운 출연 대상 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에 ‘준조세’ 수준의 부담을 계속 떠안긴다는 얘기다. 이어 김 소장은 “정부 정책에 필요한 자금은 은행 출연금 대신 세금을 활용하고 국회의 투명한 감시하에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DTI는 놔두고… 가계대출 전방위 옥죄는 금융당국

    DTI는 놔두고… 가계대출 전방위 옥죄는 금융당국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전방위 옥죄기에 나섰다. 가계부채 뇌관인 집단대출(아파트 중도금 대출)뿐 아니라 일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 근본 처방은 외면한 채 은행 팔만 비튼다는 비판도 거세다. ●은행 대출자 소득 자체심사 강화 주문 6일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예년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에 가계대출 심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가계부채 분기별 증가율은 10~11%대로 뛰었다. 이를 과거 5~6%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도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집단대출이 주도하고 있다.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10조 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1조 8000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주택담보대출(291조 1000억원→298조원) 증가율은 2.4%였다. 집단대출은 한 번 대출이 일어나면 ‘이주비(10%)→중도금(60%)→잔금(30%)’ 등 2년에 걸쳐 대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최근 2년 동안 해마다 40만~5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됐으니 당분간은 집단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집단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8·25대책’을 내놨다. 이달부터 분양하는 아파트의 집단대출 보증비율(100%→90%)을 떨어뜨렸다. 낮아진 보증비율만큼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자의 소득 심사를 강화하라는 것이다. A은행 여신제도부 팀장은 “시공사에 추가 보증을 요구하거나 집단대출 금리를 전체적으로 올려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집단대출 DTI 적용 어려워” 그런데 집단대출은 DTI 규제(60%)나 새로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고정금리·원리금 균등분할상환)에서 제외돼 있다. 당장은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심사 강화를 금융권에 주문하고 있다. 예컨대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DTI가 80%를 넘거나 은퇴자, 취업준비생처럼 소득이 없는 경우 대출을 거부하라는 것이다. 신용대출 역시 은행의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기존 5000만원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3000만원만 내주라고 권유한다.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연내 추가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집단대출과 관련해 새로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시뮬레이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집단대출에 DTI 적용 카드는 꺼내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지금의 분양 시스템으로는 집단대출에 DTI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르면 12월 중 신용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에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DSR이 적용되면 기존에 이미 빌려 쓰고 있는 금융권 대출(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등)을 원금과 이자 모두 따져 신규 대출 한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대출 자체가 거부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가계대출 총량제 도입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 모두 신중한 반응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감에서 “가계대출 총량을 정하면 시장 원리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은 채 은행들만 (대출 심사를 강화하라고) 들들 볶고 있다”면서 “개별 은행의 대응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에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는데도 정부가 근본적인 처방은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DTI 50%로… 분양권 전매 제한해야”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놔두더라도 DTI만큼은 예전 수준(50%)으로 환원해야 한다”면서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하거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 좀더 적극적인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한은행 ‘반무인점포’ 스마트 브랜치 재도전…모바일뱅킹 차별화·기계 거부감 넘어야 성공

    신한은행 ‘반무인점포’ 스마트 브랜치 재도전…모바일뱅킹 차별화·기계 거부감 넘어야 성공

    과거의 10배 107가지 업무 확대 태블릿 영업 시대에 역행 시선도 은행권의 실패작 ‘스마트 브랜치’를 신한은행이 새롭게 매만져 다시 들고나왔다.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원은 확 줄이고 대신 그 자리에 디지털 기기가 앉아 있는 반(半)무인점포를 말한다. 통장이나 카드 발급 등도 고객이 ‘셀프’로 해야 한다. 금융권의 시선은 엇갈린다. 신한 측은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 없는 단순 업무는 기계로 대체하자는 취지”라며 “완벽한 무인점포로 가기 위한 중간 정거장”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년 전 시도했다가 실패를 맛본 은행들은 “이미 시공간 개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데 과도기 형태가 왜 필요하냐”며 실효성을 의심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5년 전까지만 해도 KB국민 등 국내 은행들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브랜치 확대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저런 규제에 걸리는 데다 기술적 한계로 처리 가능한 업무가 제한적이었다. 기기 조작도 낯선 데다 주요 상품에 가입할 때는 은행을 직접 찾아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해 고객들이 외면했다. 결국 스마트 브랜치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런데 국내 은행권 1위인 신한이 지난달 원주혁신도시 내 한국관광공사에 ‘스마트 브랜치’ 1호점을, 인천 서창지구에 2호점을 잇따라 열었다. 인력 배치에 변화를 둔 점이 눈에 띈다. 근무자 총 4명 가운데 2명은 상담, 1명은 입출금, 나머지 1명은 기기(‘디지털 키오스크’) 설명 전담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해 펀드 가입 등의 업무 처리도 가능하다. ‘무인 셀프뱅킹 창구’인 셈이다. 저녁 9시까지 화상 상담도 가능하다. 신한은행 점포전략부 관계자는 “기계가 단순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만큼 직원들은 고객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고객들은 대기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점포 방문을 선호하는 고객이 있고 비대면 채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많아 반무인점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마트 브랜치에서 처리 가능한 업무도 대폭 늘렸다. 예전에는 입출금이나 통장 발급 등 10가지 정도만 처리가 가능했지만 신한의 새 스마트 브랜치는 예·적금부터 펀드 가입,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신규 가입, 통장 이월 기장 등 107가지 업무가 가능하다. 그래도 다른 은행들은 여전히 반신반의다. 스마트 브랜치를 담당했던 A은행 직원은 “통장 정리, 현금 인출, 이체 등 기존의 은행 업무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거래하는 고객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전이 속도’가 너무 빨라 단순 업무를 기계에 맡기는 ‘브리지(가교) 점포’가 필요 없다는 얘기다. 고객 거부감 극복도 숙제다. C은행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 브랜치가 실패한 것은 기계에 대한 고객들의 이질감이 컸기 때문”이라면서 “인력 운영에 변화를 주고 처리 가능한 업무를 늘렸다고 해서 고객의 거부감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게다가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은행원이 노트북(태블릿)을 들고 직접 사무실로 찾아오는 ‘태블릿 브랜치’ 시대인데 고객이 직접 기계를 조작해야 하는 스마트 브랜치가 먹히겠느냐고 덧붙였다. D은행 임원은 “성공하면 신한의 1등 독주가 더욱 공고해지는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실패한 스마트 브랜치..1등 신한은 성공할까

    실패한 스마트 브랜치..1등 신한은 성공할까

    은행권의 실패작 ‘스마트 브랜치‘를 신한은행이 새롭게 매만져 다시 들고나왔다.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원은 확 줄이고 대신 그 자리에 디지털 기기가 앉아 있는 반(半)무인점포를 말한다. 통장이나 카드 발급 등도 고객이 ‘셀프’로 해야 한다. 금융권의 시선은 엇갈린다. 신한 측은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 없는 단순 업무는 기계로 대체하자는 취지”라며 “완벽한 무인점포로 가기 위한 중간 정거장”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년 전 시도했다가 실패를 맛본 은행들은 “이미 시공간 개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데 과도기 형태가 왜 필요하냐”며 실효성을 의심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5년 전까지만 해도 KB국민 등 국내 은행들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브랜치 확대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저런 규제에 걸리는 데다 기술적 한계로 처리 가능한 업무가 제한적이었다. 기기 조작도 낯선 데다 주요 상품에 가입할 때는 은행을 직접 찾아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해 고객들이 외면했다. 결국 스마트 브랜치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런데 국내 은행권 1위인 신한이 지난달 원주혁신도시 내 한국관광공사에 ‘스마트 브랜치’ 1호점을, 인천 서창지구에 2호점을 잇따라 열었다. 인력 배치에 변화를 둔 점이 눈에 띈다. 근무자 총 4명 가운데 2명은 상담, 1명은 입출금, 나머지 1명은 기기(‘디지털 키오스크’) 설명 전담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해 펀드 가입 등의 업무 처리도 가능하다. ‘무인 셀프뱅킹 창구’인 셈이다. 저녁 9시까지 화상 상담도 가능하다. 신한은행 점포전략부 관계자는 “기계가 단순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만큼 직원들은 고객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고객들은 대기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점포 방문을 선호하는 고객이 있고 비대면 채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많아 반무인점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마트 브랜치에서 처리 가능한 업무도 대폭 늘렸다. 예전에는 입출금이나 통장 발급 등 10가지 정도만 처리가 가능했지만 신한의 새 스마트 브랜치는 예·적금부터 펀드 가입,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신규 가입, 통장 이월 기장 등 107가지 업무가 가능하다. 그래도 다른 은행들은 여전히 반신반의다. 스마트 브랜치를 담당했던 A은행 직원은 “통장 정리, 현금 인출, 이체 등 기존의 은행 업무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거래하는 고객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전이 속도’가 너무 빨라 단순 업무를 기계에 맡기는 ‘브리지(가교) 점포’가 필요 없다는 얘기다. B은행 부행장은 기회비용을 지적했다. 그는 “해볼 만한 시도이긴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작다”면서 “기계값은 차치하고 네트워크 설치, 유지 보수, 공간 마련 등 들어가는 돈이 적잖은데 파일럿 지점 몇 개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객 거부감 극복도 숙제다. C은행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 브랜치가 실패한 것은 기계에 대한 고객들의 이질감이 컸기 때문”이라면서 “인력 운영에 변화를 주고 처리 가능한 업무를 늘렸다고 해서 고객의 거부감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게다가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은행원이 노트북(태블릿)을 들고 직접 사무실로 찾아오는 ‘태블릿 브랜치‘ 시대인데 고객이 직접 기계를 조작해야 하는 스마트 브랜치가 먹히겠느냐고 덧붙였다. D은행 임원은 “성공하면 신한의 1등 독주가 더욱 공고해지는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정무위 저승사자’ 추석선물 뿔났다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정무위 저승사자’ 추석선물 뿔났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최근 백화점으로부터 추석 선물 배송 확인 전화를 받고 당황. 백화점 직원이 “채이배 고객님이시죠. A은행에서 추석 선물로 ‘한우 갈비 세트’를 보내려고 하는데 주소가 서울 XXX… 맞는지요?”라고 전화한 것. 채 의원은 추석 선물 배송 전화를 받아 기가 막히면서도 화가 났다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그런데 대형 시중은행이 김영란법이 추석 이후에 시행되니 그전까지는 선물을 주고받아도 괜찮다고 여긴 것도 문제인 데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 문화를 바꾸겠다는 취지인데 이를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화가 났던 것. 채 의원은 곧바로 보좌관에게 “A은행 대관 업무 담당자에게 추석 선물은 물론 (선물을 주겠다는) 그 ‘마음’까지 거절하겠다고 똑바로 전하라”고 지시. 김영란법 소관 상임위이자 금융기관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 소속인 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때 정무위 간사였던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의 뒤를 이어 ‘정무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듣고 있는 인물. 회계사 출신인 채 의원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지내며 국내 재벌·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남 아줌마들 “투자 0순위 달러 주세요”

    강남 아줌마들 “투자 0순위 달러 주세요”

    원·달러 환율이 14개월 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095.4원까지 떨어진 지난 10일. 사업가 김모(57)씨는 서울 강남의 A은행 PB센터를 급히 찾았다. 10억원을 한번에 모두 달러로 환전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데 달러로 거래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며 “달러가 쌀 때 미리 환전해 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PB센터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유층 밀집 지역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신증권 도곡역지점은 최근 두 달 동안에만 달러 상품을 1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달러 자산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요즘 부자들의 투자 목록 ‘0순위’는 달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장인태 신한은행 PWM 도곡센터 팀장은 17일 “하루에 4~5명의 상담 고객이 PB센터를 방문하는데 다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달러 얘기를 꺼낸다”며 “재테크 목적으로 환차익을 노리는 자산가 고객이나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달러를 부지런히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지금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해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 강세가 예상돼 차익이 기대되는 데다 환차익은 비과세라 부유층이 느끼는 투자 매력도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은 달러 외화예금에 돈을 넣거나 달러 표시 펀드 및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가입하는 것이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상품은 달러 예금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거주자의 달러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57억 4000만 달러다. 지난 연말(472억 5000만 달러)보다 18%나 늘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 부지점장은 “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심한 특성이 있다”며 “투자금을 6개월 이상 묶어 두기보다는 외화예금을 활용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사고파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달러 외화예금도 이자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15.4%)을 내야 한다. 달러 투자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변동성’이다. 이날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전날보다 달러당 16.1원이나 급등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달러 투자가 ‘끝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 팀장은 “아직은 환율이 1100원선(17일 종가 1108.3원)이니 앞으로 시장 전망치(1200~1250원)까지는 투자 여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달러 투자에) 올인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황세영 한국씨티은행 WM클러스터장은 “전통적으로 달러 환율은 우리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며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 상품에 투자하되 전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10% 이내에서만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분할매수, 분할매도 전략도 적극 권유한다. 여유 금액이 1000만원이라면 이를 300만원, 300만원, 400만원으로 나눠서 달러를 각각 사들이라는 것이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매도·매수 ‘기준가격’이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 달러를 사들이고 1200원까지 오르면 되파는 등 원칙을 정하라는 것이다. 환손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제어장치인 셈이다. 신 부지점장은 “여유 자금 상황이나 투자 성향에 따라 각자 기준가격을 설정하고 환율이 그 기준치에 근접할 때마다 ‘칼같이’ 사고파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 1만원 이하 ‘깡통 ISA’ 시중은행 정리 나섰다

    [단독] 1만원 이하 ‘깡통 ISA’ 시중은행 정리 나섰다

    실적 반영 탓 초기 과다 경쟁 계좌이동제도 개점휴업 상태 시중은행들이 잔고 1만원 이하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리에 나섰다. 출시 초기 실적 경쟁으로 무분별하게 유치했던 이른바 ‘깡통 계좌’를 없애려는 것이다. 세제 혜택은 그대로 유지한 채 금융사를 갈아탈 수 있도록 한 ISA 이동제가 지난달부터 시행됐지만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9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A시중은행은 최근 일선 영업점에 “잔고 1만원 이하 ISA의 해지를 유도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A은행의 한 지점장은 “수익에는 별 도움 안 되고 유지·관리비만 잡아먹는 깡통계좌를 이대로 두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해당 계좌의) 고객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다”며 “(깡통 계좌) 대부분은 ISA 출시 초기 한두 달 사이에 유치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출시된 ISA는 6월 말까지 잔고 1만원 이하 계좌가 은행권은 127만 9000좌(60.2%), 증권업계는 8만 8000좌(36.2%)다. 은행들 대부분이 ISA 실적을 지점 경영평가(KPI)에 반영하며 무리하게 실적 경쟁을 벌여 온 탓이 크다. 이에 금융 당국은 지난달 주요 은행 임원들을 소집해 ISA 실적을 KPI에 반영할 때 건수뿐 아니라 금액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우리·기업은행은 하반기 KPI에서 ISA 항목을 별도로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KPI 반영 비중을 축소했다. B은행 부지점장은 “최근 들어서는 ISA 신규 실적이 하루 1건도 없는 날도 많다”며 “고객의 자발적 가입보다는 주위 권유에 따른 가입이 많았는데 은행원들도 영업 동기(KPI)가 사라지다 보니 굳이 유치하려 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당국은 지난달 18일 시행에 들어간 계좌이동제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 또한 별다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C은행 개인고객부 차장은 “(계좌이동제 시행 이후) 우리 영업점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문의도 뜸하다”고 전했다. 당국과 예탁결제원은 “계좌이동 실적은 공표하지 않는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금융권은 은행권과 증권업계에서 각각 100건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수익률 공시 오류도 고객 신뢰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8일까지 일임형 ISA를 판매 중인 모든 금융사의 수익률 공시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기업은행은 물론 (재점검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해당 직원 제재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브리핑] 수은의 ‘전대금융’ 브라질 과녁 명중

    [경제 브리핑] 수은의 ‘전대금융’ 브라질 과녁 명중

    요즘 올림픽 열기로 뜨거운 브라질에 세계의 눈길이 쏠려 있습니다.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자 주요 생산 기지인 브라질은 금융권과 기업에서도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닌데요.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판매 법인도 제법 있는데 대부분 현지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탓에 영업에도 지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수출입은행이 최근 ‘난코스’였던 브라질을 ‘전대금융’으로 공략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대금융이란 우리나라 A은행이 해외의 B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면 B은행이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현지 기업이나 한국 현지 법인에서 제품을 사는 구매자 등에게 약속한 금리로 대출해 주는 금융 제도를 말합니다. 수은은 전대금융으로 브라질 맞춤형 금융 지원에 나섰습니다. 중남미 지역 전대 한도는 2014년 2억 달러에서 2015년 13억 달러, 2016년 7월 기준 20억 달러까지 확대됐지요. 이 전대금융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기업이 현대차 브라질 법인입니다. 예컨대 브라질 리우에서 현대차를 사려는 고객은 수은과 전대금융 협약을 맺은 브라질 산탄데르은행을 통해 저렴한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는데요. 산탄데르은행의 전대금융 한도 5억 달러는 1년도 채 안 돼(2015년 7월~2016년 4월) 모두 소진됐습니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 평균 시장점유율(2014년 5.8%→2015년 6.7%→2016년 4월 8.2%) 역시 뛰었습니다. 해외 전대은행에 100%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인 만큼 리스크 우려와 비싼 조달 금리 문제로 시중은행이 아닌 수은이 주로 전대금융을 맡고 있지요. 수은은 최근 이란의 2개 은행과 총 2억 달러 상당의 전대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이란이 외국과 체결한 첫 금융 계약입니다. 수은이 협약을 맺은 곳은 아직은 15개국 32개 은행에 불과합니다. 이제부터 본게임인 셈이지요. 4년간 피땀 흘려 세계 무대에 선 올림픽 선수단처럼 금융권이 우리 선수(기업)가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든든한 ‘코치’가 되길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빈틈’

    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빈틈’

    #사례 1 서울에 위치한 A은행 영업점엔 하루 걸러 한 명꼴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자가 방문한다. 피해접수 신고부터 관련 금융거래 중지까지 사후처리에 한 시간가량 걸린다. 은행원 입장에서는 그만큼 카드를 판매하거나 신규 예금을 유치하는 등 ‘돈 되는 고객’에게 마케팅을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사례 2 B은행 영업점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은 요즘 70대 여성 고객 때문에 잔뜩 날이 서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어김없이 영업점을 찾아와 자신의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수첩에 적어 두라”고 수차례 얘기했지만 소용없었다. 창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고객 얘기를 30분 넘게 웃으며 들어 줘야 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세금 수납 등 공적 기능은 미반영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빈틈’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금 및 공과금을 납부하거나 각종 신고업무를 처리하는 은행의 공적 기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적이 잘 나오는 영업점 내지 업무영역을 ‘사수’하기 위해 줄서기 문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성과연봉제 공동 가이드라인을 접한 은행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공적기능에 대한 가점 배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은행 관계자는 “지금의 가이드라인에는 수익률 기여도만 따져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만 있다”며 “이렇게 되면 카드 분실신고나 지방세 납부 등 고가에 별 도움 안 되는 업무를 어느 은행원이 적극적으로 처리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호실적 영업점 줄서기 심화 우려 D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한 건을 유치해도 서울 강남 점포에선 단위가 5억~10억원이지만 강북에서는 1억~3억원에 불과하다”며 “실적이 잘 나오거나 승진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영업점에 발령받기 위해 학연과 지연을 총동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도 은행원들은 ‘로터리 점포’를 가장 기피한다. 로터리 점포는 역세권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점포를 말한다. 하루 영업점 방문 고객이 많게는 300~400명이지만 대다수는 이런저런 신고업무나 공과금 납부 목적이다. 한마디로 ‘일은 많은데 돈은 안 되는’ 점포인 것이다. ●평가 권한 지점장 집중 문제 여전 지점장의 권한 집중도 논란거리다. 가이드라인에선 개인평가 결과를 지점장과 해당 은행원이 공유하고, 이의 제기가 가능하도록 공식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 시중은행원은 “지점장이 매긴 개인평가 점수를 납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찍힐까 두려워) 누가 선뜻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ISA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미스터리

    ISA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미스터리

    금감원, 전체 내용은 비공개 유지 2곳만 보통… 나머지는 낙제 소문 금융권 “결과 좋다면 공개했을 것” 금융감독원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미스터리 쇼핑’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권에선 “100점 만점에 70점(보통)도 못 받은 금융사가 수두룩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은 일반 손님으로 가장한 금감원 관계자가 영업점을 찾아가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암행감찰 제도라고도 불린다. 금감원은 ISA가 출시된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은행과 증권사를 돌며 미스터리 쇼핑에 나섰다. 평가 결과는 이미 각 금융사에 개별통보된 상태다. 그런데 전체 평가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8일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사의 위법이나 불법 사안을 적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몇 개 영업점을 표본 조사하기 때문에 일부 영업점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해서 해당 은행 전체가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사 줄세우기나 ‘채찍’보다는 감독당국이 미스터리 쇼핑에 나서면 금융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자제하는 심리적 효과를 의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미스터리 쇼핑) 결과가 좋았다면 금융 당국이 진작에 공개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대형은행 1곳과 지방은행 1곳 정도만 ‘보통’(70~80점)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나머지는 모두 ‘미흡’(60~70점) 또는 ‘저조’(60점 미만)의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A은행 지점장은 “ISA 출시 초기에는 워낙 실적 압박이 심해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가입하는 고객조차 ISA가 뭔지 모르고 서명한 경우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금감원은 ISA 판매와 관련해 적합성 원칙(투자자 성향분석, 적합한 상품 투자권유)과 상품설명 의무(가입요건 및 세제혜택, 계약해지, 수수료와 환매·중도상환 등)를 각각 50점씩 배점해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고객 투자성향을 처음부터 파악하지 않았거나 상품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일단 50점씩 점수를 깎아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낙제점이 수두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이날부터는 기존 ISA 가입사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ISA 계좌이동제’가 시행됐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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