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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ATM에서 QR코드로 현금 입출금 가능해진다

    은행 ATM에서 QR코드로 현금 입출금 가능해진다

    은행 현금입출금기(ATM)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QR코드로 현금 입·출금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스마트폰에 모바일 현금카드가 있어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이용자가 근접무선통신(NFC) 방식으로만 현금서비스 이용이 가능했지만, QR코드 도입을 통해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기종, ATM를 운영하는 사업자 등에 관계없이 편리하게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7일 한국은행의 ‘2022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모바일 현금카드 이용 고객이 ATM에서 현금 입·출금 시 스마트폰 기종 등의 제한 없이 모든 은행권 ATM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NFC 방식 외에 추가로 QR코드 방식의 ATM 입출금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모바일 현금카드는 NFC 인식이 되지 않는 ATM은 이용할 수 없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모바일 현금카드를 해당 은행이나 타행 ATM기 중 NFC가 인식되는 경우에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총 10만 6000여대에 달하는 국내 금융권 ATM 중 NFC 인식이 되지 않는 기기가 57%에 달한다. 지하철역이나 편의점 등에 설치된 부가통신업자(VAN사)의 ATM기는 NFC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이 불가능하다. 아이폰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아닌 스마트폰 역시 제조사의 보안 정책 등에 따라 모바일 현금카드를 통한 ATM 현금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다.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서는 해당 은행의 ATM기에서만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QR코드를 통한 ATM 입출금서비스가 도입되면 실물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바일 현금카드로 모든 은행권의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이용자가 A은행의 모바일 현금카드를 스마트폰에 저장했다면 B은행이나 편의점 ATM에서도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크게 제고된다. 협의회는 “올해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관련 표준 개발 등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은행권 ATM에 우선 적용한 후 모바일뱅킹 앱, 서민금융기관·VAN사 운영 ATM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국발 신용 리스크 올라… 은행 차액결제 담보비율 100% 추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은행 신용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현재 70%인 은행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차액결제 담보비율)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차액결제 담보비율을 80%로 올릴지 논의한다. 한은은 이 비율을 2025년 8월까지 100%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당초 차액결제 담보비율은 올해 2월까지 8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경색이 심해지자 한은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차액결제 담보비율 인상을 유예했다.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이란 인터넷뱅킹 등 소액결제망에서 이뤄지는 소액자금의 금융기관 간 최종결제(차액결제)를 보장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납입하는 담보증권을 말한다. 만약 A은행에서 B은행으로 50만원이 이체됐고, B은행에서 A은행으로 100만원이 이체됐다면 두 은행은 당일 당행의 자금으로 이를 먼저 지급한다. 한은은 다음날 오전 11시 B은행의 당좌예금 계좌에서 차액 50만원을 빼 A은행에 넣어 준다. 한은은 위험 회피 수단으로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70%에 해당하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을 담보로 받는다. 차액결제 담보비율을 높이려는 이유는 SVB 사태처럼 짧은 시간 내 뱅크런이 일어나 은행이 갑자기 파산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한 은행이 파산해 담보 외 30%의 미결제가 발생하면 현행 손실분담제도에 따라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나머지 금융기관들이 우선 나눠 메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에 신용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편 한은은 아예 신용 리스크가 없는 실시간총액결제(RTGS)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취인 계좌에 실시간으로 돈이 지급되는 순간 해당 건에 대한 은행 간 결제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는 것으로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연중무휴 RTGS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개통한 시스템이다.
  • [단독] 결제대행사·조폭 결탁, 가상계좌 5만개 넘겼다

    [단독] 결제대행사·조폭 결탁, 가상계좌 5만개 넘겼다

    무한 개설 허점 이용 ‘불법 유통’보이스피싱·도박 계좌 등 사용 온라인상에서 가상계좌 개설 권한을 취득하면 무한정 만들 수 있는 허점을 이용해 5만여개의 가상계좌를 생성해 범죄조직에 팔아넘긴 전자결제대행(PG)사 회장과 조직폭력배 등 일당 9명이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피해 추적이 어려운 가상계좌 특성을 악용한 신종 수법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범죄에 이용됐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 단독 신성철 판사는 가상계좌 정보를 도박 사이트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PG사 회장 A(사기 등 전과 10범)씨에게 지난 19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총책으로 활동하던 폭력조직 한일파 조직원 B(사기 등 전과 19범)씨와 결탁해 허위로 만든 온라인 쇼핑몰에 계좌 생성 권한을 줬다. B씨는 조직원들을 시켜 가상계좌들을 만들고 유통하는 등 범죄 전반을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좌 개설에 필요한 인적 정보 등은 불법 도박사이트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개설된 가상계좌들은 보이스피싱 수금 계좌, 불법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활용됐다. A씨 등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만든 가상계좌는 5만여개나 됐다. 이러한 범행은 온라인 쇼핑물 같은 업체가 결제대행사로부터 계좌 개설 권한을 받으면 무한대로 가상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상계좌를 활용하면 송금인(피해자)→가상계좌(A은행)→PG사 명의 계좌(B은행)→온라인 판매업체 명의 계좌(피의자) 등 여러 단계를 거쳐 돈이 이동해 추적이 어려워진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 정보가 범죄에 이용된 사실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5만여개의 가상계좌를 통해 입금된 금액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를 위한 가상계좌 서비스가 범죄 피해를 확산하는 루트가 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PG사가 계좌 개설과 관련해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되레 소비자들 모르게 범죄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것이 황당하다”면서 “가상계좌 명의 확인이나 본인 인증 강화 같은 안전장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윤 변호사는 “개설 권한을 취득한다고 해서 무한정 가상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해경)는 이들이 개설하고 유통한 가상계좌 개수와 취급거래 액수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보이스피싱 및 도박사이트와 관련해 여러 차례 수사를 받은 점 등을 추적해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포계좌 유통 수법이 종전처럼 대출 신청자, 노숙인 등으로부터 개개의 통장 등을 받는 방식에서 가상계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신종 수법 확산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가상계좌들이 사기나 도박장 개장 같은 범행에 이용되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B씨는 지난해 6월 20일 기소돼 그해 10월 26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총책으로서 범죄를 설계하고 구성한 점에서 A씨보다 높은 형량을 받은 것이다. 그 외 PG사 관련자 2명, 하위 조직원 5명 등 나머지 일당에게는 모두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다.
  • [단독] 조폭·결제대행사 결탁해 ‘가상계좌 5만개’ 불법유통, 1심 전원 실형

    [단독] 조폭·결제대행사 결탁해 ‘가상계좌 5만개’ 불법유통, 1심 전원 실형

    온라인상에서 가상계좌 개설 권한을 취득하면 무한정 만들 수 있는 허점을 이용해 5만여개의 가상계좌를 생성해 범죄조직에 팔아넘긴 전자결제대행(PG)사 회장과 조직폭력배 등 일당 9명이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피해 추적이 어려운 가상계좌 특성을 악용한 신종 수법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범죄에 이용됐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 단독 신성철 판사는 가상계좌 정보를 도박사이트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PG사 회장 A씨(사기 등 전과 10범)에게 지난 19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총책으로 활동하던 폭력조직 한일파 조직원 B씨(사기 등 전과 19범)와 결탁해 허위로 만든 온라인 쇼핑몰에 계좌 생성 권한을 줬다. B씨는 하위 조직원들을 시켜 가상계좌들을 만들고 유통하는 등 전반적인 범죄를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좌개설에 필요한 인적 정보 등은 불법 도박사이트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개설된 가상계좌들은 보이스피싱 수금 계좌, 불법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활용됐다. A씨 등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만든 가상계좌는 5만여개나 됐다. 이러한 범행은 온라인쇼핑물 같은 업체가 결제대행사로부터 계좌개설 권한을 받으면 무한대로 가상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상계좌를 활용하면 송금인(피해자)→가상계좌(A은행)→PG사 명의 계좌(B은행)→온라인 판매업체 명의 계좌(피의자) 등 여러 단계를 거쳐 돈이 이동해 추적이 어려워진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 정보가 범죄에 이용된 사실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5만여개의 가상계좌를 통해 입금된 금액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를 위한 가상계좌 서비스가 범죄 피해를 확산하는 루트가 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PG사가 계좌개설과 관련해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되레 소비자들 모르게 범죄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것이 황당하다”면서 “가상계좌 명의 확인이나 본인 인증 강화 같은 안전장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변호사는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는 사업자를 끼고 범죄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상 계좌 개설권을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거나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해경)는 이들이 개설하고 유통한 가상계좌 개수와 취급거래 액수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보이스피싱 및 도박사이트와 관련해 여러 차례 수사를 받은 점 등을 추적해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포계좌 유통 수법이 종전처럼 대출 신청자, 노숙인 등으로부터 개개의 통장 등을 받는 방식에서 가상계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신종 수법 확산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가상계좌들이 사기나 도박장 개장 같은 범행에 이용되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B씨는 지난해 6월 20일 기소돼 그해 10월 26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총책으로서 범죄를 설계하고 구성한 점에서 A씨보다 높은 형량을 받은 것이다. 그 외 PG사 관련자 2명, 하위 조직원 5명 등 나머지 일당에게는 모두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다.
  • “이름이 길어서 통장을 개설해 드릴 수 없어요”…인권위 “간접차별”

    “이름이 길어서 통장을 개설해 드릴 수 없어요”…인권위 “간접차별”

    외국인 A씨, 이름·상호 20자 넘어 개인사업자 통장 개설 못해해당 은행 “내국인도 20자까지만 가능...국적 따른 차별 아냐” 시중은행이 외국인의 영문 이름이 길다는 이유로 통장 개설을 거절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외국인 A씨는 지난해 7월 국내의 한 은행 지점에서 개인사업자 통장 계좌를 개설하려다 영문 이름이 길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A씨는 중앙아시아 출신으로 이름이 성을 포함해 17자다. 상호명(7자)까지 더하면 24자인데 은행 측은 20자가 넘으면 전산 등록이 안 된다며 계좌를 개설해 주지 않은 것이다. 해당 은행은 개인사업자 통장을 개설할 때는 정보 등록을 위해 개인 대표자 성명에 상호를 함께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은행 측은 20자로 제한을 둔 이유로 실물 통장 및 거래신청서에 예금주명 기입과 출력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20자까지만 가능해 국적에 따라 제약을 둔 것은 아니라는 게 은행 측 주장이다. 그러면서 비용 문제상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시에나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A은행은 국문 50자·영문 100자까지, B은행은 전산원장은 25자, 통장표지 예금주명은 17자까지 가능하지만 글자 수가 넘친다고 해서 통장 개설이 제한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은행은 내외국인 이름 글자 수 및 입력 공간을 감안해 국문 30자·영문 100자로 운영하고 있으며 D은행은 글자 수 제한 없이 전산 입력이 가능하고 표기 시 글자 수가 넘치면 초과한 부분만 표기를 생략하도록 했다. 인권위는 해당 은행이 A씨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기준이라고 해도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결과로 이어졌다면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개선 조치를 권고했다.인권위는 15일 “개인사업자 통장 개설은 개인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이며 다른 은행 사례를 보더라도 기준을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가 아니므로 고객명 글자 수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 “엄마, 나 휴대폰 액정 깨졌어”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가능” 보이스피싱 ‘주의’

    “엄마, 나 휴대폰 액정 깨졌어”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가능” 보이스피싱 ‘주의’

    “모르는 번호로 제 딸이라는 문제가 왔어요. ‘휴대폰을 떨어뜨렸는데 보험사에 신고를 해야하니 운전면허증이랑 계좌번호, 비밀번호 좀 보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별 의심없이 다 보내줬죠. 무슨 어플을 깔라고 해서 그것도 깔고요.” 이처럼 가족을 사칭하며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은 고전적이지만 실제 자녀가 있는 고연령층에게 잘 통한다. 지난해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금액만 990억이었다. 보이스피싱범은 주로 딸이나 아들, 동생 등을 사칭해 ‘액정파손보험’ 등을 위한 개인정보와 앱 설치를 요구한다. 그러면 피해자의 명의로 대출을 진행하고 계좌 잔액을 대포 통장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다. KB국민은행이 자사 고객센터의 금융사기 피해 상담 데이터를 분석해 11일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가족을 사칭한 피해 고객의 경우 남성은 60대가 43%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50대가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피해자의 성별은 남성(41%)보다는 여성(59%)이 많았다. 고금리 시대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를 겨냥한 대출빙자형 수법도 성행이다.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대출 지원 정책들을 펼치면서 여기 해당하는 차주들이 이러한 유형의 보이스피싱에 쉽게 노출됐다. 대출계약위반을 명목으로 ‘24시간 안에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고 협박해 현금을 갈취하는 일이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A은행에 대출이 있는 고객에게 ‘정부지원 상품이 개편됐는데 해당 상품은 B은행에 신청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문자가 온다고 해보자. 링크를 클릭하면 B은행을 사칭해 어플을 깔게 하고 대출상담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A은행 직원을 사칭한 또 다른 피싱범이 “대출계약을 위반했다”며 기존 대출을 현금으로 상환하도록 한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염려한 피해자를 속이는 방식이다. 이런 유형의 수업에는 여성(42%)보다는 남성(58%)이 취약했고, 연령대로는 남성의 경우 50대(29%)와 60대(26%)가, 여성도 50대(35%) 피해자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남성과 달리 40대(26%)가 그 뒤를 이었다. 젊은층은 가족 사칭이나 대출 빙자보다 기관이나 택배사를 사칭한 수법에 걸려드는 일이 많다. 온라인 구매를 많이 하는 젊은층의 경우 허위 결제 문자가 오면 ‘그런 주문을 한 적이 없는데’하면서 저도 모르게 링크를 클릭하게 된다. 이 경우 해킹앱 설치를 유도해 원격 조정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일이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소비자보호원이나 소비자보호·서비스센터, 검찰·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는 일이 많고 20대 남성 피해자가 다른 성별이나 연령대에 비해 피해 비중이 높았다. 이 외에도 주소가 일치하지 않아 택배 예정인 상품을 집으로 배송하지 못하고 보관중이라로 속이는 수법도 있다. 한진택배나 CJ대한통운, 우체국 등 실제 택배사를 사칭하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링크를 클릭하면 거짓 택배조회 페이지로 연결돼 개인정보를 가져간다. 또 최근 모바일 청첩장를 주고받는 일이 일상이 되다보니 거짓 청첩장이나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피해 규모는 줄어들긴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금액만 7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수사기관과 금융기관 등에서 보이스피싱의 위험성과 예방법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지능화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리포트를 내놓은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어플 실행 시 악성 어플 탐지 기능을 적용하는 등 보이스피싱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래컨택센터(FCC)’ 구축사업을 통해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선제적 경보를 발동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시대 보이스피싱 더 영악해졌다”…연구원·공무원도 당해

    “코로나시대 보이스피싱 더 영악해졌다”…연구원·공무원도 당해

    “검사라고 전화한 사람이 세련된 법률용어를 구사하고, 법원 공문서도 가짜로 의심하기 힘들었습니다. 금융위 공무원이란 사람은 인터넷에서 검색 가능한 이름을 쓰면서 협박, 회유, 위로 등 잘 짜여진 시나리오로 진짜 발생한 것으로 믿게했어요. 예전 ‘개콘’에 나오는 조선족 말투 쓰는 보이스피싱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검사를 사칭해 접근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18억원을 빼앗긴 50대 초반의 회사원 박모씨(서울신문 9월 2일자 온라인 기사)는 4일 서울신문과 다시 전화통화하면서 “코로나19로 당연시된 비대면이 보이스피싱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대면 거짓 수사·주택담보대출 등을 의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비대면시대를 맞아 보이스피싱이 진화하고 있다. 연구원,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자영업자 등 신분과 관계없이 당해 피해자를 ‘바보’로 비난하기 어려울 정도로 범죄수법이 교묘하고 지능적이다.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만나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져 보이스피싱이 줄었는데 수법이 진화하면서 올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전은 2019년 1434건에 피해액 252억원에서 지난해 1014건에 207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에 528건, 119억원으로 지난 한해의 절반이 넘었다. 범죄수법은 크게 3가지 유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서민금융대출형’이다. 유명 A은행 명의로 “서민안전대책자금 신청을 받고 있는데 당신은 아직 하지 않았다”는 문자를 보내 전화를 걸어오면 휴대전화에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요구한다. 이런 원격조정용 앱 등을 통해 피해자의 부채 상태를 파악하고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 B은행 빛 ×××만원을 갚아야 자금을 받을 수 있다”며 “빨리 받으려면 금융감독원 직원을 보낼테니 현금으로 전달하라”고 수거책을 보내 받아간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의 기존 빚보다 훨씬 싼 이자 등 좋은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코로나로 자금난이 심각한 자영업자들이 많이 당한다”며 “요즘은 계좌 개설하는 것이 까다로워 보이스피싱범들이 남의 계좌를 빌리기가 힘드니까 현금 직접 수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20~30대 상대 보이스피싱도 있다. 경찰과 검찰 등 사법기관을 사칭해 “○○○씨 명의가 도용돼 범죄에 연루된 게 발견됐다”며 불법 자금 연루여부 확인에 필요하다며 상품권 구매를 통한 본인 인증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망설이면 “핀번호 확인 후 돌려주겠다”고 재촉해 가로챈다. 돈이 많지 않은 청년에게 30만~40만원씩 뜯어내는 수법이다. 박씨 사례처럼 검사를 사칭하는 수법은 공무원, 공공기관·연구기관 직원 등 조직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자주 활용된다. 박씨도 “당신 명의 대포통장이 300억원대 인터넷 쇼핑사기 범죄에 연루됐다. 코로나로 검찰 출두 조사가 어려우니 약식으로 비대면 피해자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전화에 걸려 들었다. 박씨에게 가상화폐(비트코인) 수법으로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 일당도 앱 설치를 요구했고, “국고에 환수한 뒤 돌려주겠다”며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박씨의 아내는 “검사라며 무척 권위적으로 접근했는데 남편이 성실하지만 오랜 조직생활로 권위에 복종하고 겁 많은 점도 피해를 당하는데 한몫한 것 같다. 그런 위축된 마음에서 ‘국고에 환수했다 금새 돌려준다’고 하니까 믿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박씨는 결국 30년 직장생활로 모은 예금과 적금 3억원은 물론 최근 급등한 자신의 아파트로 받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15억원의 빚을 지는 등 총 18억원을 사기 당했다. 박씨의 아내는 “열심히 돈 모아 장만한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았다. 남편이 아침에 산책 간다고 해 (딴맘 먹을까봐) 벌떡 일어나 따라갔다”며 “이번 일로 누구나 삶이 파괴될 범죄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사 속도를 높여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범죄 피해자의 70%가 돈이 많이 들어가는 40~50대로 그들의 다급한 심리를 악용해 세뇌시키면서 범행을 한다. 바보여서 당하는 게 아니다”면서 “사법기관은 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앱 설치 요구에 절대 응하면 안된다. 그리고 금융기관 대출 등은 직접 찾아가 상담해야 안전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가 휴대전화로 연락한 기관을 확인하려 하면 미리 설치케한 앱을 통해 전화를 가로챈 뒤 그 기관이 맞다고 속이고 수사 등이 진짜 이뤄지는 것처럼 대응할 정도로 사기 수법이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 슬금슬금 주담대 금리 0.9%P 올라… 1000조 ‘가계빚 폭탄’ 굴러간다

    슬금슬금 주담대 금리 0.9%P 올라… 1000조 ‘가계빚 폭탄’ 굴러간다

    1000조원 넘게 쌓인 은행권 가계빚이 우리 경제를 뒤흔들 ‘뇌관’으로 지목받는 가운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해 7월 저점과 비교해 많게는 1% 포인트 가까이 뛴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대출 금리도 적지 않게 올랐다. 낮은 이자율에 기대어 대출받아 주택 구입 등에 쓴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 수준이다.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해 하단이 0.58%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신용 대출로 1억원을 빌렸다면 연 최저 199만원의 이자를 갚으면 됐지만, 지난달 같은 금액을 빌렸다면 연 257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담대 금리도 높아졌다. 특히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 주담대의 금리 상승폭이 컸다. 예컨대 A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2.53∼3.54%에서 3.42∼4.43%로 상단과 하단 모두 0.89% 포인트나 올랐다.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신용 위험 등을 고려해 더하는 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거래 실적 등을 고려한 우대금리)를 빼서 결정된다. 기본금리나 가산금리가 오르거나 가감조정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는 오르게 된다. 실제 신용대출의 기본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0.761%에서 올 4월 말 0.835%로 0.074% 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국내 8개 은행이 대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 지표)도 소폭 올랐고, 혼합형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시장금리도 상승했다. 또 금융 당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은행들은 우대금리 폭을 0.5% 포인트 이상 깎았다.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때문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뛰면서 채권 등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와 자산가격 거품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계 대출자의 60∼70%가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현실에서 금리 인상은 차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개인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11조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위 20% 고소득자를 제외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추가 이자 부담이 6조 6000억원이나 된다. 신석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가 급증했을 때 취약계층부터 문제가 시작된다”면서 “금융 당국은 취약계층의 부채 규모나 상환 가능성 등을 파악해 보고, 문제 발생 때 어떻게 대응할지 선제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삼성家 수천억 신용대출… 총수 부재에 지분 공동 보유할 듯

    삼성家 수천억 신용대출… 총수 부재에 지분 공동 보유할 듯

    국내 은행 1곳 시한 하루 전 특별 승인당분간 유족들 상속 지분 분할 안할 듯1차 납부 후 주식담보 대출도 활용 관측 주식 상속 구체적 내용 곧 공개 전망이재용 부회장 전자 지분 0.7% 불과경영권 강화 위해 상속분 다 받을 듯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의 상속세 1차 납부를 앞두고 상속세 일부가 신용대출을 통해 마련된다. 앞서 대규모 사회환원 계획 발표 시 나오지 않으며 당분간 공동 보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속 지분의 분할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 측은 상속세 1차 납부를 위해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2곳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A은행은 상속세 납부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유족 측에 수천억원의 신용대출을 내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은행은 삼성 일가의 신용대출 신청을 받은 뒤 최고 등급의 ‘여신 심사 협의체’를 통해 ‘특별 승인’ 결정을 내리고 대출을 결정했다. B은행도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1차 납부 이후 5차례 세금을 나눠 내야 하는 유족들은 상장주식 가치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주식담보 대출까지 활용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은행권에서는 현재까지 100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은 전례가 없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이 회장 일가가 받은 주식배당이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을 포함해 약 1조 3000억원에 이르고, 특별배당이 없는 해에도 정기배당금만 8000억원 수준에 달한다는 점에서 천문학적인 대출을 해 줘도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단 분석이다. 30일 이뤄지는 1차 납부는 유족 연대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배당금과 예금, 대출 등을 통한 상속세 납부가 시작되며 유족 간 주식 분할 상황 등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유족 측은 상속세 규모와 사회환원 계획을 밝히면서도 주식 상속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법정 상속비율대로 상속이 진행됐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삼성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이 0.7%에 불과한 이 부회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주식 상속분을 대부분 넘겨받고,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 주식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나눠 갖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식 상속 내용은 유족 측이 직접 공개하거나 공시를 통해 알려질 수 있다. 30일 1차 상속세 납부가 이뤄지고 난 뒤 삼성 계열사들의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이 있다면 반드시 공시를 하게 된다. 여권에서 논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 등을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일가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줄여야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추이를 보고 지분 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8.51% 가운데 5.51%를 팔아 3%로 지분율을 낮추게 돼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 고리가 끊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주식도 비트코인도 역대급 해외로… 은행들 ‘수상한 송금’ 비상

    ‘서학개미’들의 올 1분기 해외 주식 결제금액이 약 144조원으로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비트코인도 해외 송금이 급증해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예탁원을 통한 해외 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 금액)이 1285억 1000만 달러(약 144조 1000억원)로 직전 분기(654억 달러) 대비 두 배가량 됐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미국 주식 결제금액이 1198억 9000만 달러(약 134조 4000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98.7% 증가했다. 이는 전체 해외 주식 결제 규모의 93.3%를 차지하는 규모다. 종목별로는 테슬라(118억 7000만 달러), 게임스톱(52억 달러), 애플(38억 6000만 달러), 스팩(SPAC) 기업 처칠캐피탈(25억 7000만 달러),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21억 8000만 달러) 등 미국 주식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시중은행을 통한 비트코인 해외 송금도 급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더 비싼 값에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싼 국내 비트코인 대신 해외에서 값싼 비트코인을 매수해 국내에서 매도 후 차익을 실현하고 이를 해외로 송금하는 암호화폐 환치기(불법 외환거래)가 시중은행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소액 송금으로 쪼개져서 정확한 용도 확인은 어렵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에서 이달 들어 13일까지 9영업일 만에 해외로 약 1억 3618만 달러가 송금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규정상 증빙서류 없이도 송금이 가능한 금액(건당 5000달러)이어서 추후에 불법이 의심되는 송금 사례를 걸러서 일일이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지난주 ‘암호화폐 관련 해외 송금 유의사항’ 공문을 지점에 보내 수상한 송금 요청을 거절하라고 지시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2021 데이터통장] 중소기업 데이터를 저축해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2021 데이터통장] 중소기업 데이터를 저축해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신용보증기금 ‘데이터통장’데이터 예금하면 서비스 제공시중은행에 쉽게 서류 전송일방향 아닌 양방향으로 대출기재부 ‘협업 우선과제’ 선정‘원금을 통장에 예금하면 이자를 받는다’ 은행업의 기본공식에 데이터를 접목한다면? 기업이 데이터(원금)를 제공(예금)하면 그에 맞는 서비스(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4차 산업혁명 이후 데이터 경제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지만, 정작 1회성으로 소모된 채 방치되는 데이터는 여전히 즐비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신용보증이나 대출신청을 위해 각종 서류와 데이터를 보증기관이나 은행에 제출하지만, 제출하면서 소유권도 넘어가기 때문에 알토란 같은 데이터들은 필요한 업무처리에만 활용된 뒤 잊혀진다. 신용보증기금은 이렇게 사라져가는 350만 중소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구상하기로 했다. 바로 ‘원금’과 ‘이자’의 개념을 적용해서다.■“데이터 소유권을 기업에게 돌려주자” 중소기업은 데이터라는 ‘원금’을 통장에 예금한다.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이 신용보증을 신청할 때 제출하는 서류로는 법인 및 부동산 등기, 국세 및 지방세 납세증명, 사업자등록증명, 금융거래확인서, 납부내역증명,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 표준재무제표, 매입·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주주명부, 임대차계약서사본 등이 있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이 직접 사업장에 나가서 확인하는 비정형 정보인 현장실사, 그리고 최종적인 신용평가와 보증정보까지 더해지면 양질의 데이터가 마련된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이 제공한 데이터를 각자의 ‘통장’에 예금해놓는다. 정보를 제공한 중소기업만 접속할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중소기업은 자신이 제출한 데이터를 다시 돌려받지 못하지만, 데이터 통장을 통하면 언제든 자신이 제출했던 자료를 다시 꺼내보고 다른 곳에 재활용도 할 수 있다. ‘데이터 소유권’을 기업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이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연간 5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클릭으로 시중은행에 대출서류 전송” 신용보증기금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예금에 대한 각종 ‘이자’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통장의 자료를 활용해 비대면 신용보증 대출, 마이 데이터 전송, 한국형 페이덱스(Paydex) 지수 산출, 경영활동성 정보 분석 등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우선 데이터 통장은 일종의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중소기업과 시중은행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에 중소기업은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마다 별도의 서류를 준비해 직접 찾아가 대출 상담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데이터 통장으론 언제든 필요할 때 원하는 시중은행으로 보증신청이나 대출상담 서류를 원클릭으로 전송하고, 비대면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중복된 서류를 준비하느라 낭비되는 시간을 아끼고, 코로나19 등 전염병이 확산돼 대면 상담이 불가능해지더라도 빠르고 안전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쇼룸’의 개념으로 기업이 은행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대출이 필요한 기업을 먼저 찾아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대출이 필요한 기업들이 프로필을 쇼룸에 올려놓으면, 은행 관계자들이 직접 적합한 대출 수요 기업을 찾아내 연락하는 구조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예를 들어 A은행이 제조업에 적합한 대출 상품을 마련했다면,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들로 분류된 쇼룸상 프로필을 확인하고 적합한 중소기업에 대출을 권유할 수 있다. 이전엔 중소기업이 일방적으로 은행을 찾아가야 했지만, 쌍방향 제안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각종 데이터의 실시간 업데이트, 기업별 경영활동성 분석 서비스, 최신 사업군 현황을 반영한 회사 소개서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이달말부터 시작…“보안도 만전” 신용보증기금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0 데이터 플래그십 사업 공모’에서 데이터 통장으로 1위를 차지한 신용보증기금은 최종적인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실시한 ‘2021년도 협업·혁신·시민참여 과제’에서 우선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의 연평균 보증 업체수는 20만~25만개이고, 시중은행도 전국 20여개 업체와 연계가 돼있다”면서 “중소기업과 은행들로부터 동의를 받는 절차만 거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미 구축돼있는 정보보안체계로 보안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Q&A로 본 가계부채 관리방안]“1억원 넘는 신용대출 받아 규제지역 주택 구입시 대출 회수”

    [Q&A로 본 가계부채 관리방안]“1억원 넘는 신용대출 받아 규제지역 주택 구입시 대출 회수”

    정부가 13일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이달 30일부터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받는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으면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 강화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등 부동산 시장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대책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정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은 모두 DSR 규제가 적용되나. “아니다.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총 신용대출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 규제가 적용된다.” -DSR 규제가 적용되면, 대출 한도가 어떻게 되나.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인 DSR에 대한 규제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은 60%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달 30일부터는 DSR 규제 범위에 연소득 8000만원 초과 소득자가 신용대출 총액 1억원을 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다. 연봉이 1억원이면 1년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4000만원(비은행권 6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이미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도 DSR 규제를 받나. “아니다. 제도가 시행되기 전 1억원을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가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금리 또는 만기 조건만 변경되는 재약정은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 제도 시행 전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DSR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아 총 금액이 1억원이 넘는 경우만 규제 적용 대상이다.”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았다가 일부 갚아 총 신용대출이 1억원 이하가 된 경우는 어떻게 되나. “총 신용대출이 1억원 이하면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제도 시행 전 7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이 제도 시행 이후 4000만원의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았다면 DSR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이후 다시 2000만원을 갚아 총 신용대출 규모가 1억원 이하가 됐다면 DSR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DSR 산정에 포함되는 1년동안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에 제외되는 대출도 있나.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서민금융상품, 전세자금대출, 분양주택에 대한 중도금대출, 재건축·재개발 주택에 대한 이주비 대출, 주택연금(역모기지론) 등이 DSR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도 시행 이후 신용대출을 여러 번에 나눠 대출받아 1억원을 초과할 경우는. “DSR 적용은 신용대출 건수와는 관련이 없다.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는 시점에 DSR 규제가 적용된다.” -신용대출 규모는 설정 한도가 기준인가, 실제 사용금액이 기준인가. “금융기관과 약정 당시 설정한 한도금액을 대출총액으로 간주한다. 마이너스통장 설정액이 2000만원이면 실제 한 푼도 이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신용대출로 2000만원이 잡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신용대출 규제까지 세지면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일부 신용대출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면 서민·소상공인의 주거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책 시행일인 11월 30일 이전에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이들이 많아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에 앞서 선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시행 전이라도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차주 단위 DSR을 적용·운영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지원하겠다.”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규제지역에 있는 집을 사면 대출이 회수된다. 이는 소득과는 상관없이 적용되나. “그렇다. 소득과 무관하게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고 나서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1년 내 주택을 사면 해당 신용대출은 회수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시장 투자수요를 억제할 수 있도록 고액 신용대출의 사후 용도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억원 넘는 신용대출 후 주택 구입시 대출 회수와 관련해 기존에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이 있는 사람이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는다면 대출 후 1년이 지났는지 판단하는 시점은. “각각의 계약을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예컨대 기존에 8000만원 신용대출을 갖고 있던 사람이 A은행에서 3000만원을 신용으로 빌리고 2개월 뒤 B은행에서 2000만원을 신용대출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A은행 대출 실행 후 1년 안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A은행과 B은행의 대출이 모두 회수된다. A은행 대출 후 1년 1개월이 지나고 나서 집을 사면 A은행 대출은 회수되지 않고 B은행 대출만 회수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대도시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 많아 문 닫은 곳 많아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점포 축소가 흐름이기는 하지만 관건은 ‘질서 있는 폐쇄’ 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 공동 점포 방법 등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5>언택트 금융, 노인을 잊다 고령층 공과금 내는 것도 은행 직원 도움 필요스마트뱅킹 글씨도 작고 복잡해 배우다가 포기11년간 없어진 은행 점포, 서울 669곳 가장 많아인건비·임대료 등 은행 지점 1곳 年 운영비 17억인터넷뱅킹 이용률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 원인농어촌 지역 읍면 단위에 영업점 없는 곳 수두룩폐쇄 문제 복지로 접근…“‘드래프트’ 방식 도입을”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 “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춘천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저신용자 코로나 2차 대출 은행별로 천차만별

    저신용자 코로나 2차 대출 은행별로 천차만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실제 집행률이 은행별로 최대 61% 포인트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소상공인 2차 대출 집행규모는 총 1조 4569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10만 7665건이었다. 대출을 신청한 저신용자(8~10등급) 가운데 실제 집행을 받은 비중은 1%대다. 8~10등급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집행된 대출은 177억원(1.21%)에 그쳤다. 건수로는 1357건(1.26%)이다. 저신용자 비중이 전체의 6~7%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어긋나는 수준은 아니다. 은행별로 대출 접수 후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90%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당장 돈이 필요한 저신용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일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저신용 대출 신청자의 대출 집행 비율을 보면 최저 31%에서 최대 92%까지 차이가 났다. A은행은 전체 접수 대비 집행 비율이 90.8%였지만 8~10등급만 두고 보면 그 비율이 31.1%로 떨어졌다. B은행도 저신용자가 접수해 진행된 집행률은 32.4%로 전체 집행률(62.7%)의 절반을 기록했다. 반면 C은행은 전체와 저신용자 집행률이 각각 93.7%, 92%로 큰 차이가 없었고, D은행도 각각 92.8%, 75%로 나왔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95% 보증을 받기 때문에 세금 체납 등의 이유로 보증서가 나오지 않는 상황만 아니면 대출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0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소상공인 2차 대출과 관련해 “전체 신용등급, 특히 저신용층에도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금융권에 직접 주문한 바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사랑하는 자기…” 달콤한 SNS에 속은 남성들

    “사랑하는 자기…” 달콤한 SNS에 속은 남성들

    “사랑하는 자기 돈 보내줘요.” 달콤한 SNS 메시지에 속아 실제 현금을 입금했다가 피해를 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9월 22일부터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5일 오전 9시 27분 부산진구 A은행에서는 ‘손님이 입금하려는 계좌가 보이스피싱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60대 남성 A씨는 SNS로 ‘사랑하는 자기 돈을 보내줘요 제발’ 등 대화를 나눈 사람에게 현금 300만원을 입금하려 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송금하려던 계좌는 해외 계좌로 다수 남성 이름으로 수백만 원이 입금된 내용이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로맨스 스캠’ 피해자인 것으로 보고 A씨를 끈질기게 설득해 귀가 조처했다. 로맨스 스캠은 SNS 및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이나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뒤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다. 그런가하면 금융기관 채권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40대 여성 B씨는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고 접근한 남성들에게 속았고, 일당은 기존 대출 원리금을 받으러 왔다며 6차례에 걸쳐 1억8000만원을 챙겼다. 금융기관 법무팀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대출금 상환을 미끼로 접근해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피해금을 챙겼다가 경찰에 잇따라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반사회적 민생 침해 범죄”라며 범인 검거와 피해 예방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용대출 막차 ‘급제동’… 은행 규제로 영끌·빚투 진정될까

    신용대출 막차 ‘급제동’… 은행 규제로 영끌·빚투 진정될까

    초저금리 기조 속에 ‘빚투’(빚내서 투자) 바람이 불면서 빠르게 늘던 신용대출에 제동이 걸렸다. 대출 잔액이 하루 사이 2400억원 넘게 줄었는데, 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요청에 맞춰 향후 대출 총량 관리를 본격화하면 신용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7일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 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126조 3335억원)과 비교해 하루 사이 2436억원 줄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14일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들과 영상 회의를 한 뒤 신용대출 규제 조짐이 보이자 ‘대출받을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가 퍼져 14~16일 사흘간 신용대출 잔액이 1조 1362억원이나 늘었었다. 신용대출 관련 달라진 분위기는 일선 창구에서부터 나타났다. 지난 18일 A은행 영업점에서 신용대출을 문의한 사람들은 “17일부터 영업점 신용대출이 중단됐다”는 답을 들었다. 가계대출 급증과 신용대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월별 신규 금액을 채널(대면·비대면)별로 관리하고 있는데, 영업점의 월별 신규 금액 한도가 모두 소진돼 이달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은행들이 마련 중인 신용대출 관리 방안이 나오면 신용대출 규제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신용대출 총량을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우대금리는 거래 실적과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실제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거래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를 0.1% 올렸다. 다만 NH농협 측은 “금감원 요청과는 무관하게 선제적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고소득·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 축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들에게는 연소득의 최대 200~270% 대출 한도를 인정해줬는데 이를 100%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 대출에는 꼬리표가 없어 정확한 용처를 알긴 어렵지만 고소득자가 억 단위로 받는 신용대출은 생계 자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오는 25일까지 금감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은행 대책으로도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정부가 직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향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DSR은 주택·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에서 연간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조정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함께 논의할 사안”이라면서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DSR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은행마다 신용대출 증가 추이와 대출 건전성 등이 각자 달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로 가계대출이 쌓이면 위험할 수 있다는 건데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며칠 쓰고 갚으려는 대출금 등을 위험하게 볼 것인지는 따져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尹총장 장모 연루 재판 방식, 피고인간 이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등이 연루된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관련 재판이 피고인들 간 의견이 달라 재판 절차와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검찰의 의견을 서면으로 받은 뒤 결정하기로 했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윤이진 판사는 공판 준비기일인 11일 이 사건 당사자들을 불러 재판 절차와 일정 등을 협의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 안모(58)씨와 변호인, 윤 총장의 장모 최모(74)씨 측 변호인, 검사 2명 등 5명이 출석했다. 최씨와 또 다른 피고인 김모(43)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안씨는 변호인을 통해 “서울남부지법이나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옮겨달라(이송)”고 요청하면서 앞서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을 다시 확인했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과 법원 이송 신청 이유를 묻자, 안씨는 “피고인들이 재판받기 편할 것 같고 몸이 좋지 않아 의정부까지 오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안씨의 변호인은 “검찰 수사가 늘어지다 보니 의문이 있어 다른 법원에서 재판받기를 원한다”며 “국민참여재판은 법률에 의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아니다”고 반대했다. 법원이나 합의부 이송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의 주소지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 아니다”면서도 따로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검찰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추후 서면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 간 이견이 있어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재판을 분리해 따로 국민참여재판을 연 사례도 있는 만큼 의견서를 받아본 뒤 이 사건 재판 방식과 이송 여부 등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씨와 안씨는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공모해 A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에게 자금력을 보여 부동산 정보를 얻고자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수도요금 체납가정 추가수수료 폐지

    수도요금 체납가정 추가수수료 폐지

    유공자 요금감면 누락 자치법규 정비수도요금을 내지 못한 가정에 매기던 ‘정수(停水) 처분 해제 수수료’가 없어진다. 또 수도요금이 많이 나오면 분할 납부도 할 수 있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오는 11월까지 수도급수 조례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수도요금을 2개월간 내지 않으면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데 다시 공급받으려면 연체금뿐 아니라 별도 수수료(2000~5만원)까지 내야 한다. 지자체에 따라 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지역도 있어 형평성 문제도 지적된다. 수도요금 분할 납부는 대다수 지자체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 5일부터는 이체 수수료 없이 자동차세와 주민세, 상하수도 요금 등을 낼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세입계좌 납부 서비스’를 통해서다. 지자체들은 납세자들에게 지방세 납부용 가상계좌를 제공하는데 어느 은행의 가상계좌를 쓰는지는 지자체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납세자의 주거래 은행은 A은행이고 지자체는 B·C·D은행의 가상계좌만 운영하는 경우 타행 이체 수수료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지방세입계좌를 사용하면 지자체 상관없이 전국 20개 은행을 통해 수수료 없이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행안부와 국가보훈처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등이 받아야 하는 공공시설 이용요금 감면 혜택을 누락한 자치법규 800여건을 정비한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은 유공자 본인과 가족 등에 대해 국가·지자체가 운영하는 일부 공공시설 이용료를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은행권 ‘라임펀드 손실액 30% 先보상’ 이르면 이달 내 결론

    “원금 10억에 손실 60%땐 5억 돌려받아” 이사회·분쟁조정 거쳐 보상안 확정할 듯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팔았던 은행들이 투자자 예상 손실액 중 30%가량을 먼저 보상하고 남아 있는 펀드 평가액의 75%도 가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라임 펀드를 판 우리·신한·하나·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 등 7개 은행들이 최근 투자자 선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손실액 중 30%를 먼저 지급하는 방식이 고려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지급 비율은 은행별 이사회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판매한 라임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총 8440억원이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모(母)펀드에 투자한 총 173개의 자(子)펀드 1조 6679억원 가운데 은행권 판매 비율이 50%에 이른다.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2769억원)과 하나은행(871억원), 부산은행(527억원), 기업은행(294억원), 경남은행(276억원), 농협은행(89억원), 산업은행(37억원) 순이다. 선보상액과 가지급액은 환매가 중단된 자펀드마다 달라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컨대 투자자가 펀드에 넣은 원금이 10억원이고 손실률이 60%라고 가정하면 평가액이 4억원이 되기 때문에 이 금액의 75%인 3억원을 가지급금으로 준다”며 “원금에서 가지급금을 뺀 손실 예상액 7억원 중 30%를 보상하면 2억 1000만원을 더 준다. 투자자는 가지급액과 선보상액을 합쳐 총 5억 1000만원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은행들은 자체 보상안을 이르면 이달 안에 이사회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이사회를 통과해야 해서 아직 보상 비율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다”며 “선보상 비율과 펀드평가액 등을 다음주로 예정된 5월 정기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의 손실 보상액은 향후 금감원 분쟁조정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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