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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 판매수수료 ‘폭리’

    펀드 판매수수료 ‘폭리’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며 챙기는 판매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운용수수료보다 3배나 높고, 외국의 판매수수료에 비해 두배나 비싸다. 이 때문에 펀드 운용사들은 펀드 수요가 늘어도 경영 악화에 허덕이고, 이는 가입자의 투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곰과 왕서방의 관계 4일 한국은행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형 편드의 평균 보수율(수수료율)은 지난해 182bp(수익률 기본단위·1.82%)에서 250bp로 높아졌다. 투자액의 2.50%를 매년 수수료로 뗀다는 의미다. 반면 펀드 선진국인 미국의 연평균 보수율은 대체로 125bp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펀드 수수료가 두배 비싼 셈이다. 주식형 펀드의 수수료는 판매수수료 1.8%, 운용수수료 0.6%, 수탁수수료 0.1%로 구성된다. 펀드 투자액이 1000만원이라면 18만원은 은행이나 증권사가 챙기고,6만원은 자산운용사가 떼며,1만원은 결제 은행이 가져간다. 판매만 전담하는 은행·증권사가 투자전략을 세우고 직접 수익을 내야 하는 자산운용사보다 3배 많은 수고비를 받는 셈이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에 번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미국의 판매수수료와 운용수수료의 비중은 각각 0.47%,0.78%로 운용수수료가 높다. 머니마켓펀드(MMF)의 판매수수료는 아예 없다. ●펀드 보다 짧은 CEO 수명 요즘 주식형 펀드의 열풍이 대단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수익은 되레 감소했다. 은행 등은 ‘풍년가’를 부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내 46개 자산운용사의 세전이익은 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2억원)에 비해 24.0% 감소했다. 수탁고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96조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59억원)에 비해 23.4% 늘었는 데도 수익은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일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6조 59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조 6318억원) 보다 81.6%나 증가했다. 국내 55개 증권사의 1·4분기 순이익은 33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53억원)보다 136.1%나 급증했다. 자산운용사의 실적 악화와 취약한 경쟁력은 운용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펀드 1개의 수명(3∼5년)보다 짧은 기형적 현상의 원인이 된다. 중앙대 조성일 교수는 “피델리티 60년, 뱅가드와 핌코 각 30년 등 세계적인 펀드의 CEO는 반평생 한자리를 지키며 안정된 리더십과 우수한 투자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국내 CEO는 2년 임기가 대부분이어서 간접투자시장의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금보다 5배 수입 판매수수료의 비중이 운용수수료보다 높은 이유는 은행과 증권사의 지점이 수천개나 되는 데다, 운용사는 펀드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은행은 증권사와 달리 펀드 수수료 외에 계좌이체 수수료까지 가입자에게 물리고 있다. 즉 A은행 거래인이 B은행에서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다면,A은행에서 B은행으로 매월 빠져나가는 불입금에 대해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똑같은 펀드라도 증권사에서 가입하면 은행에 지불할 수수료를 증권사가 부담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이 1억원의 적금을 유치해도 연간 수익은 20만원도 안되지만 1억원짜리 펀드를 판매하면 연간 100만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왜곡된 수수료 구조를 꼬집었다. 반면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수수료에는 상담서비스, 투자설명서 배포, 전산처리 등의 비용이 포함돼 있어 결코 비싸지 않다.”면서 “은행의 펀드판매가 부진하면 운용사는 목표 수탁고를 채우지 못해 회사 유지도 어려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균관대 박영규 교수는 “펀드 수수료를 연 2.5%씩, 투자기간 4년 동안 10%를 떼고 나면 투자를 한다고 해서 무슨 돈이 남겠느냐.”면서 “차라리 수수료를 판매 첫 해에는 판매사에 몰아주고 이듬해부터는 낮은 비율을 적용해 운용사만 챙기도록 한다면 장기적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지고,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저축은행 부실채권시장 ‘큰손’으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저축은행이 부실채권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저축은행들이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떨어져 나온 부실채권을 헐값에 매입한 뒤 추심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부실채권 사들이기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되는 덩치 큰 저축은행들이 출현하고, 자체 부실을 털어내 건전성도 호전되면서 새로운 자산운영처 확보 전략에 따른 것이다.●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각광 저축은행의 전형적인 영업방법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이자로 서민들의 돈을 모아 다시 고리의 대출을 일으켜 ‘예대마진’을 얻는 것이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대마진의 폭이 줄었고, 결국 새로운 틈새시장을 뚫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중은행이나 카드사들로서도 회수가 불가능해진 부실채권을 계속 보유하게 되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에 비록 싼 값에라도 채권을 팔아치우는 게 자산건전성 확보에 유리하다. 업계에 따르면 부실채권의 매입 가격은 액면가의 5∼50%로 다양하다. 신용채권이나 파산채권 등은 가격이 낮고, 담보물채권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만일 액면가 1억원의 부실채권을 10%의 가격인 1000만원에 사들여 3000만원만 회수해도 저축은행으로서는 남는 장사라고 한다. 최근 A은행은 액면가 30억원의 규모의 부실채권을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했는데, 입찰에 무려 10여개의 저축은행이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직접 추심 등 영업력 강화 부실채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저축은행은 한국, 현대스위스, 솔로몬 등이다. 이들은 액면가 기준으로 각각 2조∼4조원에 이르는 부실채권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이 인수하는 부실채권은 대부분 개인 채권이어서 개별적인 추심이 필수적이다. 수억원의 부실채권에는 수만명의 채무자가 걸려 있어 빚을 받아내는 추심이 결코 쉽지 않다.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꾸준히 추심 인력을 강화해 왔다. 정규직 인원이 200여명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75명의 ‘채권 관리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해 추심을 맡기고 있다. 채권 관리사들은 회수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대주주인 솔로몬신용정보가 보유한 200여명의 추심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주택대출 담보제한 ‘약발’

    주택대출 담보제한 ‘약발’

    “대출 신청은 커녕 문의하는 고객조차 뜸해졌습니다.” 치솟기만 하던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 4일부터 본격 시행된 주택투기지역에서의 추가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담보인정비율(LTV) 축소가 투기적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데 일단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8일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일별로 집계하는 5개 시중은행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규제 방안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은행별로 하루새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300여억원 줄거나, 증가하더라도 상승폭이 하루 평균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대출잔액 감소하는 희귀 현상 지난달 30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5조 4376억원으로 전날보다 무려 1359억원이나 증가했던 국민은행은 지난 1일 35조 4059억원을 기록,317억원이 감소했다. 이후 규제가 시행된 4일에는 35조 4099억원,7일에는 35조 4347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1일부터 7일까지 6일 동안의 잔액 증가가 288억원에 그친 셈이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지난달 29일 14조 3464억원에서 다음날 14조 4892억원으로 하루새 1428억원이나 증가했지만 1일에는 14조 454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6일 동안의 증가액은 499억원에 머물렀다. 신한,SC제일, 조흥은행의 대출 잔액도 지난 1일 이후 6일 동안 200억∼700억원 정도 느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월말이 월초보다 대출이 많기는 하지만 지난달 말에는 비정상적으로 급증했고, 이달 초에는 비정상적으로 급감했다.”면서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리 월초라 하더라도 평소에는 하루 평균 증가액이 100억∼200억원은 됐는데 요즘은 하루에 몇십억원씩밖에 늘지 않는다.”면서 “은행마다 대출 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이 감소하는 것은 신규 대출이 줄고 상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규제 유예 기간이었던 지난 1일 신규대출은 517억원이었지만 규제가 시작된 4일에는 337억원에 불과했다. 하나은행도 1일 950억원이었던 신규대출이 4일에는 533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물이 거의 없어 신규 대출이 더욱 축소되고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말고는 마땅히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는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간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특히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 과천 등 아파트값 급등지역에서의 신규 대출이 크게 줄고 있다.A은행 분당지점 관계자는 “지난달 30일에는 32건의 신규 대출을 승인했는데 요즘은 하루 신청 건수가 2∼3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과열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금융감독 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은행들이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는 심정으로 실수요자들의 불만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B은행 대치역 지점 관계자는 “지난달 말 대대적인 ‘밀어내기’ 대출 때 웬만한 대출이 모두 이뤄졌다.”면서 “신규 투기적 수요자들이나 은행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주시하며 자제하고 있을 뿐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는 한 조만간 다시 아파트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주택대출 실수요자 ‘골탕’

    주택대출 실수요자 ‘골탕’

    직장인 이모(42)씨는 6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경기도 과천에 새로 구입한 아파트의 중도금을 치르기 위해 A은행 지점을 찾아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다. 이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적이 없는 이씨는 최근 발표된 주택투기지역 내 추가 대출 제한 조치가 자신과는 무관했기 때문에 대출 승인이 곧바로 날 것으로 짐작했었다. 그러나 이씨의 신용정보를 검색한 은행 직원은 “타은행 대출이 3건 있다.”며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은행들을 찾아 부채 증명서를 떼어 오라고 했다. 이씨는 “모두 신용대출이다.”고 말했지만 은행원은 “신용대출인지 담보대출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일축했다.3개 은행을 모두 돌 시간이 없는 이씨는 “은행들의 전산망이 이토록 허술할 줄은 몰랐다.”면서 “대출 때문에 휴가를 내야할 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허술한 전산망이 혼란 부채질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금융감독원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가 실행되면서 ‘투기적 가수요자’들의 대출 신청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행 초기인 만큼 일단 은행과 수요자 모두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허술한 전산망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불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금감원의 현장 조사 때 ‘시범 케이스’로 걸리지 않기 위해 주택투기지역 내 담보대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신용정보에서 약간의 대출금이라도 발견되면 일일이 부채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은행간 대출 정보공유 전산망에서는 대출 여부 및 금액, 대출기관만 명시될 뿐 대출 용도가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관련 정보를 연합회에 집중시킬 때 신용대출인지 담보대출인지를 구분시키자고 합의만 하면 용도가 구분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어 혼란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임병철 박사도 “비단 주택담보대출 혼란뿐만 아니라 신용정보의 고급화를 위해서라도 대출 용도 구분과 대출 추이를 알 수 있는 정보가 구축돼야 한다.”면서 “특정 고객의 대출 유형과 기간을 알면 금융권 전체의 리스크(위험)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고객의 대출 관련 정보가 공유되면 경쟁 은행에 우량 고객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꺼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 정보를 제공할 때 대출 형태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대출금을 일괄적으로 합산하고 있다.”면서 “상세 정보를 제공하면 우리 고객의 여신 행태는 물론 영업 전략까지 노출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원들의 비협조도 문제 부채 증명서를 떼주는 일선 영업점 직원들의 불성실한 자세도 실수요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으려는 고객에게 굳이 성심성의껏 증명서를 발급해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B은행 분당지점 직원은 “가뜩이나 지점 직원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채 증명서까지 떼어주는 업무가 추가됐다.”면서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기 위해 우리의 증명서를 원하는 고객들의 민원은 업무처리 순위에서 맨 끝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금융 관련 전산망을 보완할 계획이지만 과연 실현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보망을 제대로 구축하려면 대출 유형별 구분은 물론 어떤 지역에서의 대출인지와 동·호수까지 모두 새로 구축해야 한다.”면서 “엄청난 돈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시가 없는 한 은행들이 알아서 상세 정보를 밝힐 이유가 없다.”면서 “모든 금융기관이 신규 대출자는 물론 기존 대출자들의 정보까지 다시 구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가구별 정보 구축은 더더욱 힘들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들 담보대출 무더기 승인

    은행들 담보대출 무더기 승인

    ‘밀린 주택담보대출 무조건 승인하라.’ 오는 4일부터 주택투기지역 내 아파트를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게 하는 내용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방안이 발표된 지난 30일과 1일 시중은행들은 막판 ‘밀어내기식 대출’에 열을 올렸다. 특히 투기지역의 아파트 구입을 노리는 투기꾼들의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2일과 3일에는 은행이 업무를 보지 않기 때문에 1일 은행 점포들에는 고객들의 주택담보대출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은행원들은 본부의 지침에 따라 그동안 미뤘던 대출을 승인해 주느라 하루종일 부산하게 움직였다. ●고객들 대출 문의전화 빗발 투기지역인 경기도 분당의 A은행 지점은 지난달 30일 평소보다 5배나 많은 30건의 주택담보대출을 승인해줬다. 그동안 심사를 미뤘던 대출 요청을 밤늦게까지 심사해 모두 승인해줬다. 지점 관계자는 1일 “어제는 밀렸던 대출을 모두 처리한 만큼 오늘은 과거에 대출 문의만 했던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대출 신청을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B은행 지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언론 보도를 접한 고객들의 문의와 상담에 직원들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지점장은 “어제 평소보다 20건 이상 많은 32건의 담보대출을 승인해준 데 이어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수준의 승인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30일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날보다 1000억원 이상씩 폭증했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35조 3017억원에서 30일 35조 4376억원으로 1359억원 늘어났다. 우리은행도 30일 14조 4892억원의 잔액을 기록, 전날보다 1428억원이나 증가했다. 제일은행도 하루새 1255억원 늘어났다. 최근 대출 초기에 금리를 낮춰주는 할인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다른 은행보다는 증가폭이 적었지만 전날보다 각각 309억원,277억원씩 늘었다. ●“대출금 대부분 투기자금”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주택담보대출을 서둘러 받은 사람들은 실수요자라기보다는 투기지역에서 두세 번째 대출을 추가로 받은 사람들”이라면서 “하루새 불어난 대출금은 대부분 투기자금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특히 이번 조치가 강력한 것 같지만 사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집중 설명하고 있다. 대출 건수가 본인 명의로만 집계되기 때문에 배우자나 자식, 친척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3자대출´ 더욱 더 늘듯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아파트 소유자가 담보를 제공하고, 다른 사람이 대출을 받아 이를 소유자에게 건네는 ‘제3자 대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주택대출 규제는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아 부동산가격 안정에 별 도움이 안 되며, 유일한 방법은 양도소득세 중과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PB센터는 탈세교육장?

    은행의 일부 PB(프라이빗뱅킹)센터가 고객에게 탈세를 부추기는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의 실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PB센터를 찾는 부유층 고객 중에 상당수가 상속·증여세 등 세무상담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이 맞물려 빚어진 삐뚤어진 현상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은행 PB센터의 세무 담당자는 A은행과 B은행을 복수로 거래하는 한 고객으로부터 당황스러운 문의를 받았다. 이 고객은 50억원짜리 부동산을 처분해 아들에게 미리 상속을 하고 싶어서 B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B은행 담당자는 부동산 처분 문제는 제쳐놓고 또 다른 70억원짜리 상가 매입을 권유했다.50억원짜리 부동산을 담보로 아들 명의로 거액을 대출받아 아들이 직접 매입하는 절차를 귀띔해 주었다. 원금과 이자는 고객이 갚아 나가되 출처는 알 수 없도록 꾸며 놓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객은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고, 은행에는 거액의 대출 실적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고객은 A은행측에 이같은 일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가 “대출금을 갚는 것도 자금출처 확인 대상이어서 세금 추징을 피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포기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불건전 영업행위’가 은행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위법 사항을 적발하는 게 쉽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다.PB센터에서 모든 금융 상담은 비밀보호를 위해 상담원과 고객 단 둘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부유층들은 세금 문제에 대해선 철저한 보호를 원한다. 은행들은 세금이나 부동산 상담 등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부가적인 고객 서비스이기 때문에 철저한 내부통제나 감독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일부에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 내용을 녹취하는 방법도 강구했으나 고객의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고, 부유층으로부터 은행이 외면을 받을까봐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탈법을 부추기다 문제가 생기면 은행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다는 점을 인식해서 은행측이 스스로 복수 상담원제를 운영하거나 상담 후 보고서를 철저하게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은행은 지금 ‘직원과 소송중’

    은행은 지금 ‘직원과 소송중’

    갈 길 바쁜 은행들이 ‘소송의 덫’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상시 구조조정의 명목으로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한직에 배치시킨 은행들은 물론 생리휴가나 연월차휴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은행도 줄줄이 송사에 휘말리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은행들이 엔화스와프예금 과세 방침에 불복하고 있어 국세청과 고객을 상대로 큰 ‘법정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 ●소송 내용도 가지가지 외환은행은 지난해 ‘특수영업팀’이라는 새로운 부서에 203명을 발령냈으나, 은행 노조가 은행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이후 올 3월 노동청이 전보발령에 대해 ‘기소의견’을 밝혀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조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또 퇴직 직원 21명의 연월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3억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조흥은행도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직원 113명을 ‘신규고객영업팀’에 전보시켰다가 행장이 노조에 고소당했고, 노동청은 최근 ‘기소의견’결정을 내려 검찰에 이송했다. 국민은행 역시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은 160여명을 ‘업무추진역’으로 전보조치했으나, 이중 대부분이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여직원들이 생리휴가와 연월차 휴가 미사용에 따른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에는 13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지난해 비정규직원 23명을 계약해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부랴부랴 법무팀 강화 송사에 휘말린 은행들은 비용손실과 명예실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재빨리 법무팀 강화에 나서고 있다. A은행은 최근 1명이던 전문 변호사를 3명으로 늘렸다.B은행도 3명이던 변호사를 5명으로 증원했다.A은행 변호사는 “노동관련 소송은 대부분 외부의 로펌에 맡겨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용변호사와 로펌이 공동대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상시 구조조정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점이다. 은행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가려내기 위한 인사시스템 도입을 서두르면서 소송의 덫에 걸린 것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의 토종은행 인수와 은행간 합병에 따른 잡음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은행들은 상시 구조조정 전략을 계속 밀어붙일 태세여서 앞으로 유사 소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텔레뱅킹도 뚫렸다?

    인터넷 뱅킹 해킹 사건에 이어 텔레 뱅킹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금융계와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임모씨는 A은행 계좌에서 지난 4월19일 1000만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A은행은 일단 피해자의 비밀번호 등이 노출된 데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임씨측은 사고 발생전 20여일 동안 국제전화카드를 통해 하루 2차례씩 자신의 계좌에 접속 시도가 있었던 점을 들어 은행측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하루에 3차례 접속, 비밀번호에 오류가 발생하면 접속이 제한된다. 임씨의 딸은 “20여일간 여러번 실패 끝에 돈을 빼간 것을 보면 은행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의 보안이 뚫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해당 번호의 사용 제한은 하루3회 뿐만 아니라 누적해서 3회 오류가 있어도 적용된다.”면서 “이 때문에 번호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14개 금융기관에 진 빚 4400만원 때문에 밤낮없이 빚독촉에 시달려 온 이모(33·여)씨는 최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차 배드뱅크인 ‘희망모아’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이씨가 빚을 진 금융기관의 일부만이 희망모아에 참여하고 있어 모든 채무를 조정받을 수 없는 데다 원금의 3%를 선납금으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차 배드뱅크였던 한마음금융과 ‘월 38만 9000원씩 8년 동안 상환한다.’는 내용의 채무조정 협약을 맺고 꾸준히 이행하다 지난 2월 탈락하고 말았다. 한마음금융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들의 빚도 계속 갚아나가야 했기 때문에 월 수입 100만원으로는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결국 이씨에게 1,2차 배드뱅크는 모두 그림의 떡이었다. ●희망 못주는 희망모아 지난달 16일부터 채무조정 신청을 받고 있는 ‘희망모아’가 신용불량자들에게 절망만 안겨준다는 지적이 높다. 자산관리공사(KAMCO)가 자산을 관리하고 22개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을 맡는 형식으로 설립된 희망모아는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4∼5%의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채무자들의 상환액을 금융기관에 배당한다. 이자가 면제돼 원금만 상환하면 되지만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면제된 이자까지 추심한다. 그러나 6일 현재까지 대상자 126만명 가운데 1%도 안 되는 1만여명만이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하루 5만여건에 이르던 문의전화도 뜸해졌다. 특히 신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중도포기할 의사를 갖고 있고, 전화 상담도 대부분 “신청하지 않으면 어떤 추심을 받게 되느냐.”는 내용이다. 지난달 30일 채무조정을 신청한 김모(41)씨는 “열흘 안에 선납금을 내야하고,7년 동안 계속 연체하지 않을 자신도 없어 채무조정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불자들의 ‘불신’이 심해지면서 희망모아가 한마음금융보다 훨씬 못한 ‘실패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62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던 한마음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180만명을 대상으로 채무조정 신청을 받았지만 겨우 18만명이 접수했고, 이중 2만여명이 탈락했다. ●금융기관 장삿속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들의 저조한 참여다. 희망모아에 참가한 금융기관은 31개에 불과하다. 특히 신불자들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카드사(6곳)와 할부금융사(4곳)의 참여가 부진하다. 참여 금융기관들도 조금이라도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은 직접 추심에 나서거나, 좀더 비싼 가격에 제2금융권으로 팔아넘기고 있다.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제2금융권에 판 A은행의 관계자는 “어차피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을 좀더 비싸게 쳐주는 곳에 파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참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신불자라도 해당 기관이 채권을 넘기지 않으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신불자가 된 다중채무자는 365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불과 55만명이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이나 1,2차 배드뱅크 등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에서는 탈락자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금융기관 협약체 형태의 배드뱅크가 신불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채무 면책이 가능한 개인 파산과 같은 공적회생제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들 ‘젊은부자 잡기’

    은행들 ‘젊은부자 잡기’

    ‘차세대 갑부를 잡아라.’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20∼30대 젊은 부자들을 잡으려고 혈안이다. 젊은 갑부들은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투자, 대출,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목돈을 묻어두고 좀처럼 굴리지 않는 노년층보다는 훨씬 큰 이익을 은행에 안겨준다. 더욱이 아직은 PB 고객이 아니더라도 현재 PB고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60대 이상 자산가들의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예비 갑부’들도 대부분 20∼30대여서 은행들은 부모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까지 치밀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를 잡아라” 시중은행에 따르면 PB고객 중 20∼30대는 10% 안팎에 불과하고, 이들의 예치금도 전체의 8% 정도로 분석된다. 반면 60대 이상 고객은 35% 이상을 차지하며 예치금도 전체의 40%에 이른다. 그러나 은행들은 젊은 고객에게서 훨씬 많은 수익을 챙긴다. 실제로 A은행의 경우를 보면 7억 5000만원을 맡긴 67세 고객으로부터는 연 307만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2억 1400만원을 맡긴 36세의 고객으로부터는 494만원의 이익이 났다. 67세 고객은 목돈을 적금이나 예금에 묻어두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36세 고객은 보험(방카슈랑스)을 들고, 자신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도 받아갔으며, 카드나 자기앞수표도 발행해 은행에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안겼다. 두 고객을 함께 담당하는 A은행 PB는 “노년층에게는 병문안, 절세상담, 각종 기념일 선물, 쇼핑, 식사 등의 다양한 서비스 비용이 들어가 실제로는 은행 이익이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30대 고객은 별다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투자 욕심이 많아 다양한 부대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예비 갑부’ 쟁탈전 은행들이 돈을 굴리기보다는 유지에 급급한 60세 이상의 고객들을 극진히 모시는 가장 큰 이유는 ‘대를 잇는 PB고객 창출’을 위해서다. 은행 PB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서상 대부분의 노년층 재력가들은 아직 자녀들, 특히 아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상속하고 싶어한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노년 고객들의 상담 대부분이 상속에 관한 것”이라면서 “현재 이들의 자산 이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상속 과정에서는 대규모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노년층이 다른 은행과도 거래를 하고 있고, 그들의 2세들은 보다 나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욕망이 강해 ‘수성’이 쉽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의 PB들은 노년층 고객의 ‘집사’로 나서고 있다. 특히 조만간 거액을 상속받을 20∼30대 ‘예비 갑부’들을 위해 유학 상담이나 취미 활동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소개팅’이나 중매를 주선해주며 환심을 사고 있다. 또 경쟁 은행과도 거래하는 고객과 고객의 자녀들에게는 조심스럽게 자산을 자기 은행쪽으로 이동시킬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하나은행의 PB담당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PB 1세대 고객의 대규모 퇴장이 예상된다.”면서 “그들의 자산을 이어받아 다양한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2세대 고객을 어느 은행이 선점하느냐에 따라 PB사업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PB고객들, 절세·부동산 상담 ‘으뜸’

    프라이빗뱅커(PB)와 부자 고객 사이에는 어떤 거래가 이루어질까? 은행에 수십억원을 맡긴 갑부는 어떻게 해서든 다양한 고품질의 서비스를 얻어내려고 하고, 은행은 ‘하늘같은’ 고객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며 돈을 챙기려 한다. 이런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생긴 것이 바로 프라이빗뱅킹이다. 12일 은행권의 PB들에 따르면 부자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세무 상담과 부동산투자 상담이다. 반대로 은행이 고객들에게 빼낼 수 있는 가장 짭짤한 수입은 다름 아닌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이다. 고객은 은행의 PB센터를 절세 상담 창구로 여기는 셈이고,PB들은 정성을 다해 서비스한 뒤 보험을 권유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절세·부동산 투자 상담해 주세요.” 은행은 우선 부자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PB 전담부서에 3∼5명씩의 세무사와 부동산 컨설턴트를 고용,‘맞춤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상담료는 받지 않는다. 시중은행 PB는 “10억원을 예치한 고객이 5억원을 빼내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은행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컨설팅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의 이익은 줄어들지만 그 돈이 얼마만큼 불어서 다시 은행으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절세는 PB 고객들의 가장 절실한 요구 사항. 돈을 움직일 때마다 따라붙는 세금을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어한다. 세금 중에서도 상속·증여세 상담이 가장 많다. 일부 은행은 아예 금요일마다 1대1 세무 강의까지 해준다.‘숨겨놓은 자식’에게 몰래 증여할 수 있는 방법을 묻기도 하고, 자식들을 깜쪽같이 속이며 재산을 굴리는 방법을 문의하는 고객도 있다.‘사회 환원’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흔쾌히 받아들이는 고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PB들의 전언이다. ●“방카슈랑스 하나 드세요.” 양질의 서비스와 다양한 선물을 제공하다 보면 은행이 오히려 손해보는 예도 잦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는 1억원의 정기예금을 예치해도 은행에 남는 것은 연 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PB들이 가장 꺼리는 고객은 고액을 정기예금에 넣어놓고 온갖 서비스를 챙기는 사람이다. 반면 예금액은 적더라도 은행에 수수료가 많이 떨어지는 보험, 송금, 환전, 대출, 투자상품 등을 적극 이용하는 고객은 대환영이다. 특히 보험상품을 하나 팔면 은행에 납입액의 20∼30%가 떨어진다. 부자들은 생명·상해·연금·저축성 보험뿐만 아니라 골프보험에도 관심이 많아 소개해 줄 보험상품도 다양하다. 예컨대 A은행의 PB고객 김모(54)씨로부터 은행이 연간 올린 수익 494만원 가운데 방카슈랑스를 소개하고 얻은 수수료가 210만원이나 됐다. 한 PB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PB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모든 은행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그나마 보험상품이 손실을 많이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용회복 자영업자 또 울리는 은행들

    신용회복 자영업자 또 울리는 은행들

    “이제 더 이상 은행 간판을 쳐다볼 힘이 없습니다.” 서울 을지로에서 10여년 동안 인쇄업을 해온 김승환(46·가명)씨는 11일 A은행 남대문지점을 나서며 고개를 떨궜다. 사업이 잘 되던 수년전까지만 해도 우량고객으로 떠받들었던 은행이었지만 요즘은 직원들이 그를 피하기 바쁘다. 이유는 단 하나, 신용불량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부도가 난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빚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김씨는 지난해 말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부채규모 6300만원에 8년 동안 월 57만원의 이자 납입 조건으로 채무조정을 받고 신불자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월 200여만원의 수입으로 이자를 갚으며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사업을 제대로 일으키려면 1000만원 정도가 꼭 필요하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지난 3월23일 정부가 ‘생계형 금융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신용회복지원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은행들도 채무조정이 확정된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신규 대출을 해준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은행 전체 신규대출 단 7건 김씨는 은행으로 달려가 신규대출을 문의했지만 직원들은 “처음 듣는 소리”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씨는 신문기사를 복사해 건네며 본점에 확인해 보라고 요청했지만 “기사는 기사고, 은행은 은행이다. 은행이 무슨 자선단체냐.”는 핀잔만 들었다. 인테리어 사업 부도로 신불자가 된 뒤 겨우 회생한 문형철(40·가명)씨도 여러 은행에 신규 대출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어떤 은행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뗐고, 일부 은행은 “본점에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거부했다.B은행은 “전담 직원을 사업장에 보내 대출여부를 가리겠다.”고 약속했지만 기다리던 직원은 오지 않고 있다. 문씨는 “돈을 그냥 달라는 것도 아닌데 신불자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문전박대해도 되느냐.”며 하소연했다. 문적박대를 당한 것은 김씨와 문씨만이 아니다. 신용을 회복한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선언했던 9개 시중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해준 경우는 11일 현재 단 7건에 지나지 않는다. 은행들은 지원 대상자들에게 안내장까지 발송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밀려오는 대출 요청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가 창립된 2002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40여만명이 신용회복을 신청했고, 이중 35만여명이 채무조정을 통해 구제됐다. 특히 ‘3·23 생계형 신불자 지원안’이 본격 시행된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자영업자, 청년 신불자 등 지원 대상자 5300여명이 신용회복을 신청해 왔다. 이중 3500여명이 자영업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3500여명은 물론 3월 이전에 채무조정이 확정된 자영업자 수만명도 신규대출의 길이 열렸지만 은행들은 문을 굳게 닫고 있다. 신불자가 아니어도 자영업자에 대한 은행의 ‘괄시’는 여전하다.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시중은행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각각 1100억원과 1900억원씩 늘었지만 유독 자영업자 대출만이 200억원 줄었다. ●은행들 “모럴 해저드 우려” 은행들은 신용이 좋은 사람에게 대출할 때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빚을 갚지 않은 ‘전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돈을 빌려줄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워낙 강하게 권고해 마지 못해 따라가는 형국”이라면서 “신용회복자들에게 쉽게 대출해주다보면 걷잡을 수 없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금지방에선] 광주 光산업 어디까지 왔나

    [지금지방에선] 광주 光산업 어디까지 왔나

    광주시는 세계적인 광(光)산업체인 미국 에질런트사를 빛고을 광주에 유치하기 위해 ‘올인’하고 있다. 에질런트사의 광주 진입이 ‘광주 광산업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병화 광주시 정무부시장은 지난해 여러 차례 미국 실리콘밸리인 세너제이를 방문, 에질런트 공장의 광주 이전을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설 연휴 기간에 또다시 미국으로 날아갔다. 이 회사의 관심사인 ▲특허권 보호 여부 ▲고급 인력확보 문제 ▲시장규모 등을 설명했다. 이 회사 실사단도 최근 광주를 둘러보고 투자환경을 살폈다. 이 회사는 필립스사와 공동으로 광주에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생산공장을 세울 것인지를 오는 8∼9월쯤 최종 결정한다. 이병화 정무부시장은 “이 회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내 공장을 현지에서 확장할지, 싱가포르·타이완·한국(광주) 등 아시아 지역에 신축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광주로 올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말했다. ●외자유치에 심혈 광산업은 광주시가 육성 방침을 선언한 몇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별도의 산업체계로 분류되지 않았다. 빛을 활용하는 첨단기술 분야 정도의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미국 등 광(光)선진국은 군사·의료·정밀기기 등의 분야에 광기술을 접목하는 등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었다. 광주시가 에질런트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1999년 미국 휼렛 패커드사(HP)에서 분리된 광산업체로 정밀 계측기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측정기기, 반도체,LED, 의료기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래서 우리 정부까지 나서 이 회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회사가 광주에 온다면 세계적 이목이 쏠릴 것이다. 또 협력업체 등이 속속 입주하면서 미국의 실리콘 밸리처럼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광통신 전시회(OFC)에 참여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신기술의 흐름과 시장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광주, 광산업의 태동 광산업이 착수 5년여 만에 한국 최고의 유망산업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광주의 첫머리 글자인 광(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외부의 곱지 않은 시각도 많았다. 일부는 광주에 무슨 광산(鑛山)이 있기에 광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선정했느냐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그만큼 준비도 부족했고 생소한 분야였다. 그러나 육성 첫해인 2000년 이후 꾸준한 성장을 보여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전국 13개 ‘지역산업 진흥사업 감사’결과 광산업은 ‘성공적’이라고 평가됐다.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나 부산의 신발산업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3의 기관으로부터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첫 사례이다. 광산업은 실제로 지역의 학자들과 행정기관이 협력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고, 정부가 이를 국가 지원사업으로 확정했다. ●광통신·광원분야 집중육성 광주시는 광산업을 21세기 국가 성장 동력산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1단계로 2000∼2003년 국비 2353억원 등 모두 4020억원을 들여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중 광산구 월계동 일대 첨단산단에 7만여평의 집적화 단지를 조성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곳에 한국광산업진흥회, 한국광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부품연구센터, 고등광기술연구소, 한국생산성기술연구원 광주지역본부, 광주테크노파크 등 연구기관들이 속속 들어섰다. 누비텍(플라스틱 광섬유), 오이솔루션(광통신 부품),PPI(광통신 부품), 휘라포토닉스(광통신부품), 뉴튼테크놀러지(LED) 등 성장 가능성이 상당 부분 검증된 기업도 늘고 있다. 첫해 57개였던 업체가 현재 230여개로 늘었다. 총 매출액도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질적, 양적 팽창을 거듭했다. 2단계(2004∼2008년) 사업에는 국비 2177억원 등 모두 3863억원을 투입,LED로 대표되는 반도체 광원(光源)과 광통신 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망 대기업 유치와 ‘LED 밸리’를 조성키로 했다. 광통신 부품 업체의 판로개척 등을 위해 FTTH(가정내 광가입자망·홈오토메이션)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009년까지 모두 1200여억원을 들여 2만 가구를 대상으로 광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한다. 광정밀·광소재 분야보다는 시장이 넓고, 원천기술 확보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 2개 분야(광통신·광원)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연구소와 관련업체, 고급인력 등이 몰려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광주가 광 분야의 국제적인 연구개발(R&D)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산·학·연의 기능 접목과 국제적 네트워크 연결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0년쯤이면 생산규모는 7조 185억원, 부가가치 2조 8000억원, 고용창출효과는 4만 9000명 등으로 분석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광산업이 지역경제 30%를 담당하는 신산업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향후 과제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하기엔 넘어야 할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이 분야는 기술의 변화가 빠른 데다 대부분 업체들이 중소기업(벤처)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업체별 자본금 투자액도 10억원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기업중 상당수는 벌써부터 자금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또 마케팅 및 기술지원을 바라고 있다. 선도기업으로 알려졌던 T,A,P업체 등도 자금난으로 문을 닫거나 화의를 신청했다. 금융권도 이들 업체에 대한 추가 대출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A은행 관계자는 “광주시 등 행정 기관은 이들 기업에 신용대출을 요청하지만 해당 기업의 성장성 등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홍진태 경제통상국장은 “광관련 업체라고 해서 모두 다 끌고 갈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대기업과 선도기업 유치를 통해 중소업체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光산업은 광(光)산업이란 빛을 만들고 제어하며 활용하는 것과 이와 관련된 소재, 부품, 기기 및 시스템 산업을 총칭한다. 빛의 생성, 제어, 활용 등 빛의 고유한 성질을 이용한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미래의 첨단산업이다. 빛의 생성은 자연광 이외에 특정 파장이나 에너지를 갖는 광원을 만드는 산업이다. 제어는 광원을 목적에 맞게 굴절·전송·집중·분산시키는 산업이며, 활용은 제어된 빛을 응용하는 분야를 각각 지칭한다. 광통신(광섬유·광증폭기 등), 광정보기기(CD-ROM·레이저 프린터 등), 광정밀기기(산업용 레이저·영상진단기 등), 광원 응용(발광 다이오드·태양전지 등), 광소재(광촉매·렌즈재료 등), 광학기기(카메라·현미경) 분야 등으로 나누어진다. 광산업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자연광을 제어하는 광기술분야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후 새로운 빛, 레이저의 발명을 계기로 빛을 이용한 응용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광산업이라는 별도의 산업 분류체계도 갖추어지지 않았지만 선진국은 특정분야 산업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광산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의 발전단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차세대 유망산업으로서 정보통신 산업의 핵심 거점기술로 응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초고속통신망이 광케이블로 건설되는 등 지식정보화 사회의 초석으로 각광받고 있다. ■ 박광태 광주시장 “광주의 광산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케이스입니다. 이는 반드시 미래의 국가 성장 동력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개념조차도 정리가 안 된 시기에 출발한 광주의 광산업이 이제는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그가 광산업을 처음 접한 것은 국회 산자위원으로 활동하던 1999년. 당시 광주 과기원 백운출(정보통신) 교수가 지역 특화사업으로 ‘광산업’을 제안했다. 이른바 ‘호남정권’인 국민의 정부는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 부산의 신발산업 등에 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키로 하고 광주의 특화사업 육성 계획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광주시가 구상한 광산업 프로젝트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산업자원부에서조차도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광(鑛)산업’은 광주가 아닌 강원도가 적절치 않으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당시 산자위 간사였던 박 시장은 산업자원부를 상대로 설득과 ‘협박?’끝에 이 프로젝트를 반영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프로젝트가 너무 허술하다.”는 이유로 예산반영을 거부했고, 이어 국회 예결위에서도 제동이 걸렸다.“당시엔 지역발전을 위해 미래산업을 유치하고 싶은 일념으로 뛰었다.”는 박 시장은 “해당 기관과 정부를 상대로 끈질긴 설득과 대응논리 개발, 신념으로 광주에 광산업을 끌어 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세계적인 광관련 업체를 유치하고 연구인력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첨단산업의 본고장으로 육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절도 버릇 70까지

    “나이 들었다고 이런 것도 못하면 젊은 사람이 흉봐요. 카드 줘봐. 내가 뽑아 줄 테니.” 현금인출기 조작이 서툰 할머니에게 접근, 현금카드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수백만원을 가로챈 70대 할아버지가 쇠고랑을 찼다. 지난해 10월2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A은행. 강모(65·여)씨는 현금을 찾기 위해 은행 자동현금인출기 앞에 서있었다. 기계조작이 서툰 강씨가 현금인출에 애를 먹자 옆에 있던 한 할아버지가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할아버지는 익숙한 솜씨로 카드에서 돈을 뽑아 강씨에게 건넸고, 강씨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강씨는 할아버지가 돌려준 카드가 모양만 비슷할 뿐 본인의 카드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이미 통장에 있던 돈은 몽땅 빠져나간 뒤였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할아버지의 정체는 카드전문 절도범 이모(74)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개월간 같은 수법으로 현금카드를 4차례나 바꿔치기 해 500여만원을 인출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범행 당시 비밀번호를 기억했다가 현금 인출에 이용했다. 경찰은 “이씨 역시 나이든 할아버지라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무 의심 없이 카드를 건넸다.”면서 “이씨는 모양이 비슷한 카드를 건네는 수법으로 바꿔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프라이빗뱅커 ‘빛좋은 개살구’

    서울 강남에 있는 A은행 프라이빗뱅킹(PB·고액자산관리)센터에서 일하는 김모 팀장은 요즘 고달프다. 연초부터 예금은 물론 방카슈랑스·수익증권 등 뱅커 1인당 떨어진 할당량을 어떻게 채울지 궁리하기 바쁘다. 근처 외국계 은행 PB센터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 ‘큰손’고객을 상대로 한 은행들의 PB시장 쟁탈전이 가열되면서 PB고객을 직접 관리하는 전담뱅커(프라이빗뱅커)들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실적경쟁에 내몰려 제대로 된 PB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등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B은행 PB센터 이모 팀장은 올해 700억원의 신규예금을 유치해 잔액을 3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늘려야 한다. 연초 센터별 1인당 할당에 따라 방카슈랑스는 7억원, 펀드는 20억원 정도 늘려야 하는 목표도 떨어졌다. 이 팀장은 “아직 센터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해 1인당 할당을 채워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난해보다 시장상황이 어려워져 죽기살기로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일즈맨처럼 상품을 팔다 보니 제대로 된 PB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소수의 PB고객에게 ‘집사’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형 PB와는 거리가 멀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압구정동과 방배동, 도곡동 타워팰리스 근처 등 은행들의 PB센터가 집중돼있는 곳의 뱅커들은 할당량 경쟁을 벌이느라 정신이 없다. C은행 PB센터 이모 팀장은 “PB시장이 한정된 만큼 다른 은행의 PB고객을 뺏어오려면 수익성이 좋은 상품을 먼저 팔아야 하는데 한발 늦어 고객을 뺏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면서 “PB고객들은 은행 한 곳만 거래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다른 은행에 넣어둔 예금 등을 우리쪽으로 끌어들여야 실적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프라이빗뱅커들은 실적경쟁뿐 아니라 외국계 PB처럼 성과급제가 적용되지 않아 승진 등 인사에서 오히려 손해를 본다며 푸념한다. 관계자는 “PB전문가로 자리를 잡으면 PB센터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승진할 기회도 줄어든다.”면서 “인센티브를 받는 것도 아닌데 고객들이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어린 질문을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고금리상품 경쟁 은행권 ‘제살깎기’

    고금리상품 경쟁 은행권 ‘제살깎기’

    A은행 자금부 직원들은 요즘 속이 바싹바싹 탄다. 은행들간 고객뺏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달부터 보통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준 특판정기예금을 경쟁적으로 판매했지만 역마진을 막기 위한 자금운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 출범 등으로 은행권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예금을 옮기려는 고객들이 타깃이다. 그러나 대출수요처도 마땅치 않고 채권투자 등 수익률도 저조한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을 유치하면 할수록 역마진(손해)이 나게 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판예금 치열한 판매경쟁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초 수익증권에 가입할 경우 연 4.5%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불을 댕겼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이 연 4.4%짜리 정기예금과 4.6%짜리 지수연동예금을 내놔 5일 만에 1조원을 끌어들였으며, 최근 4.1%짜리 특판예금을 내놨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하나은행이 4.5%짜리를 판매해 4.6%짜리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고객 유치에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돼 이달에도 금리를 조금 낮춰 다시 판매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말 통합 이후 처음으로 연 4%짜리 특판예금을 내놨던 국민은행을 비롯, 외환은행, 신한은행 등도 특판예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판예금을 내놓지 않았던 우리은행은 6일부터 가입고객 중 추첨을 통해 연 3%에 무려 3.7%포인트를 더 주는 변형된 형태의 특판예금을 팔고 있다. ●역마진 비상속 득실 따져 그러나 은행들 입장에서 고금리 특판예금은 수익 면에서 ‘팔면 팔수록 손해’다. 금리를 연 4%대로 맞추려면 대출이나 채권투자 등을 통해 최소 6% 이상은 내야 하는데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낮은 콜이나 CD(양도성예금증서), 표지어음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운용하면 훨씬 높은 마진을 낼 수 있지만 고금리 예금은 금리 구조상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판예금 대부분이 1인당 가입 최소금액을 1000만∼5000만원으로 정해 1년 이상 안정적으로 목돈을 넣을 수 있는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들 고객을 상대로 대출·보험·수익증권·외환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일으켜 수익을 만회한다는 입장이다. 또 은행들은 정기예금 유치를 통해 자산 건전성도 높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을 유치함으로써 단기화된 수신과 장기운용에서 생기는 엇박자(미스매칭)도 해소하고, 수신을 장기화함으로써 연말을 맞아 금융감독당국의 원화유동성비율 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피싱’ 국내 첫 적발

    ‘피싱’ 국내 첫 적발

    인터넷상에 시중은행의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여기에 접속한 이용자들의 개인 금융정보를 몰래 빼내는 신종 인터넷금융사기 ‘피싱’(Phi shing) 시도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이득홍)는 국내 소재 외국계은행 예금주들을 표적으로 한 개인금융정보 사냥 시도를 처음으로 적발,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미국 법무부에 수사공조 요청 피싱에 이용되는 서버 가운데 우리나라의 서버가 16%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도 보안이 취약한 국내 대학의 공개서버에서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싱 범인은 지난 10일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한 PC를 이용, 국내 K대학 소재 서버를 해킹해 관리자 권한을 획득한 뒤 외국계 A은행의 홈페이지를 복사한 개인정보사냥용 화면(피싱화면)을 설치했다. 범인은 클릭만 하면 자신이 만들어놓은 피싱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스팸메일을 대거 발송, 수신자들의 인터넷뱅킹 ID와 패스워드 등 개인정보를 빼돌리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금주 접속 안해 피해는 없어 검찰은 범인의 피싱화면에 접속한 IP주소 22개를 분석한 결과,9개가 국내 IP주소인 것으로 확인했으나 해당 은행의 예금주가 접속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범인이 한국어, 중국어, 영어, 아랍어 등 4개 국어로 피싱화면을 꾸며놓은 점으로 미뤄 전세계 네티즌들을 상대로 피싱 스팸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추정하고 범인 검거를 위해 미국 법무부에 수사공조를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대부분 고객 접속시 공인인증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외국계 은행은 거래 편의를 위해 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계좌이체, 해외송금 등의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 고객들은 메일을 통한 은행의 로그인 유도에 응하지 말고 인터넷 뱅킹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은행 홈페이지로 직접 접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보통신부도 최근 ‘피싱주의보’를 내리면서 피싱으로 의심되는 메일을 받을 경우엔 해당 은행, 카드사, 쇼핑몰이나 한국정보보호진흥원(02-1336 또는 02-118)에 신고해 주도록 요청했다. ●피싱이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인 피싱은 해커가 보안이 취약한 웹 서버를 해킹, 은행이나 쇼핑몰 등의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고 불특정다수에게 이벤트 당첨이나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하는 내용 등의 메일을 보낸 뒤, 정상적인 메일로 속은 수신자가 입력한 ID나 비밀번호 등을 몰래 빼내 금융범죄 등에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은행 수수료 최고 5배 폭리였다니

    은행들이 전자금융거래 수수료를 원가의 최고 5배 가까이 받는 것으로 드러나 혀를 내두르게 한다.수수료 인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원가가 처음 공개됐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와 고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원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A은행은 영업시간에 10만원을 타행으로 보내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거래 원가가 312원인 반면 수수료는 4.8배인 1500원이었다. 은행들은 저금리 추세로 인해 예대금리 수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다.선진국에 비해 수수료 수입 비중이 낮은 점을 들어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원가가 공개된 이상,수수료 수준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문제는 수수료 인상이 은행들의 안이한 경영 자세에서 비롯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은행들이 다양한 수수료 수입원 발굴을 게을리 하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나 인터넷 뱅킹,폰 뱅킹 거래 등 손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 궁리만 해선 고객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은행들은 선진국에 비해 수수료 수입 비중이 낮은 원인이 예금과 대출 업무 위주의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은행들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업무로 적지 않은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에 안주해선 안 될 것이다.서민들의 부담과 직결되는 전자금융거래 등의 수수료는 원가를 감안해 합리적 수준에서 재조정해야 한다.그 대신 선진국처럼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컨설팅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 등을 적극 발굴·추진해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 금리변동기, 대출 갈아타볼까

    금리변동기, 대출 갈아타볼까

    지금처럼 시중금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들 때에는 은행대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요즘 분위기대로라면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이달에 이어 다음달에도 한국은행이 목표 콜금리(정책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대출이자가 시장흐름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를 택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무턱대고 변동금리만 찾았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경기상황에 따라 시중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존에 고정금리로 빌린 돈을 변동금리로 바꿀 경우 만만찮은 부대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로 돈을 쓰다가 변동금리로 바꿀 때에는 수수료 등 부대비용,금리전망,대출기간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동금리,당장 걱정할 필요 없어”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대출형태는 변동금리부.은행별로 전체 대출의 70∼80%를 차지한다.변동금리 대출은 3개월,6개월 등 미리 정해 놓은 기간에 따라 이자가 변한다.보통 CD(양도성예금증서)에 연동된다.때문에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시기는 대출자에게 유리하다.실제로 A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이자는 30일 현재 연 5.8%로 1년 전(연 6.3%)에 비해 0.5%포인트나 낮아졌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높아진다면 사정이 달라진다.이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당장 눈앞의 이자가 낮은 것(변동금리)만 보지 말고,장기적인 관점에서 낮은 수준에서 고정시켜 두는 것(고정금리)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의 은행이자를 주가로 치자면 900선을 넘은 것에 비유했다.금리가 이미 바닥권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떨어져 봤자 소폭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비용 따진 뒤 바꿔타야” 금리 하락기에 가장 고민되는 사람은 이미 고정금리로 빌린 대출자들.대표적인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의 대출이자는 지난 18일 연 6.70%에서 연 6.45%로 낮아졌다. 즉 이달 18일 이후에 대출받은 사람은 만기(20년 등)까지 6.45%의 이자만 물면 되지만 그 이전에 빌린 사람은 6.70%를 꼬박꼬박 내는 억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은행권 고정금리 상품의 이자 역시 지난해 연 7.5%에서 최근 연 6%대로 떨어졌다. 하나은행 황창규 재테크팀장은 “고정금리로 대출받으면 낮은 이자로 갈아타는 게 낫지만 중도상환 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이자비용 절약분보다 더 높지는 않은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3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가 1∼2년 남았을 때에는 원금의 1.5∼2%,1년 미만이면 0.5∼1%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도 1년 이내에 갚으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2%나 된다. 특히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을 바꿀 경우,근저당 설정비(원금의 0.8%가량)도 다시 내야 한다. 우리은행 김인응 팀장은 “현재로서는 변동금리부가 고정금리부보다 이자가 0.15%포인트 낮다.”면서 “그러나 대출기간·금리전망 등에 따라 고정금리가 유리한 경우도 있으므로 본인의 상환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7)마이카 붐의 허와 실

    [차이나 리포트 2004] (17)마이카 붐의 허와 실

    올 들어 중국의 마이카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2003년 승용차 생산량이 전년보다 배가 늘어난 200만대를 넘어서면서 막연히 보고서 전망치 속에 갇혀 있던 마이카 시대는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 등 연해지역의 고소득 도시와 베이징(北京),톈진(天津),선양(瀋陽),다롄(大連) 등 기타 주요 도시에도 도래하게 됐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 말 국내외 모든 자동차 전문예측기관은 중국 주요도시의 자동차 대중화 또는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의 시작을 2005년쯤으로 전망했다.WTO 가입 당시 중국의 수입 승용차 관세는 80%에 달했으나,2006년에는 25%로 하락해 국산 승용차 가격하락을 유도,주요 연해도시에서 마이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게 당초 예측이었다. ●너무 일찍 찾아온 마이카 시대 최근 통계에 의하면 현재 베이징의 자가용 보유대수는 128만대로 해마다 27만대씩 늘고 있다.상하이의 자가용 보유대수도 25만대로 연간 50% 이상 급증하고 있다.2001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승용차와 개인용 차량 보급이 늘어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90년대 자동차 수요의 대부분을 점유하던 ‘관용차’의 퇴장이다.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는 상하이기차(SAIC)와 독일 폴크스바겐 합작사인 상하이VW에서 1984년부터 생산한 배기량 1800∼2000㏄급 승용차인 싼타나(Santana)의 경우 90년대 생산된 200만대 중 70%가 관용차로 구매된 바 있다.2000년부터 중국정부는 예산절감과 기구축소를 목적으로 ‘관용차’와 기사제도를 없애고,관용차 운용에 필요한 자금을 해당 공무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해 자가용을 사서 스스로 운전하도록 유도했다.관용차 제도의 개혁은 각 부처 국유기업으로 확산됐다.그 결과 2001년 자가용 보유대수가 770만대에서 불과 2년 만인 2003년에는 58.3%가 늘어나 1219만대에 달하게 됐다. 둘째는 정부의 승용차 구입장려 정책이다.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할부금융을 통해 개인의 승용차 구매를 장려한 점이다.국유 상업은행의 자동차 대출은 1999년 말부터 허용됐으며,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15만위안(약 2250만원)이 넘는 배기량 2000㏄급 승용차의 경우 차 값의 최대 90%를 최장 5년 4.5% 금리로 대출받아 살 수 있다. ●늘어나는 자동차의 명암 자동차의 급격한 대중화는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실대출의 증가다.중국정부는 2004년 초부터 철강·부동산·자동차 등 일부 투자과열 산업에 대해 강력한 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여기에는 자동차 대출도 포함돼 있다. 2004년 5월31일 중국 언론에는 다소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됐다.2003년 11월 말 현재 자동차 대출잔액은 1800억위안이 넘었으며 이중 은행이 자체적으로 회수불능 판정을 내린 대출잔액은 52.5%인 945억위안에 달한다는 것이다.2003년 말 중국이 밝힌 주요 국유상업은행의 부실채권 총액은 2조 1100억위안.이중 무려 4.5%가 불과 3년 전에 시작된 ‘신생’ 자동차 대출에서 초래된 불량자산이라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개인신용평가제도 부재를 들 수 있다.중국은 아직 전국적인 통합 전산망을 통해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이 시기 자동차 판매영업소의 광고문구는 ‘당신의 한달 월급으로 자가용을 마련하세요.’였을 정도다.결국 상환능력이 없는 월소득 5000위안(75만원) 정도의 소비자가 A은행에서 대출로 차를 구매하고,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A은행에 돌아오는 것은 가치가 떨어져 팔리지도 않을 압류 중고차뿐이다.도덕적 해이에 빠진 소비자는 A은행에서는 신용불량자이지만,다시 B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새 차를 구매하는 악순환이 몇 년간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마이카 시대의 도래로 중국이 겪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도로망 부족과 자동차 문화 부재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다.자전거와 뒤엉킨 도로 위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일상화된 중국내 주요 도시에서의 크고 작은 사고는 불가피해 보인다.경력이 오래된 택시기사나 회사 기사들이 새로 나온 자동차 번호판을 보고 나서 ‘초보 운전자’를 피해 다니는 일은 베이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2003년 10만 4000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중국은 자동차 사망자 수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구조적인 문제점과 향후 전망 중국 자동차산업 하면 단골 메뉴로 여러 회의나 보고서에 등장하는 말이 ‘중복 투자’다.이는 연간 생산규모 444만대의 중국에 완성차 메이커는 96개사에 달한다는 점이며,이중 기본적인 규모의 경제 시현이 가능한 연산 100만대급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상하이기차,중국일기 등 2대 그룹은 연간 80만대 규모이나,1사당 생산량을 단순 계산하면 4만 6000대라는 결과가 나온다.이렇듯 31개 각 성(省),시(市)에 자동차 메이커가 분산돼 있고,이들 지방정부는 모두 자동차산업을 지역 육성전략 산업으로 지정,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이러한 산업적·지역적 연유로 중국의 마이카 붐은 앞으로도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전망이다.자동차 불량대출의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대출기한 단축과 대출비중의 축소에 불과하다.급기야 가장 많은 자동차 대출 불량자산을 보유한 농업은행은 올 8월부터 개인용 자동차 대출을 중지했다.그럼에도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중국의 마이카 붐은 다소 문제점이 많은 조급함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한국 돈으로 1억원이 넘어가는 아파트보다는,그 10%에 불과한 자동차를 먼저 사겠다는 중국인 동료와 결혼식까지 미루어가며 ‘찜’해 두었던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그의 또 다른 친구들이 하루하루 거대한 소비군으로 자라나고 있는 한 중국에서의 진정한 ‘마이카 붐’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베이징 김동하 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위원 dhkim@posri.re.kr ■ 빈부격차로 계급갈등 심화 |베이징 이석우특파원|심화되는 빈부격차로 중국사회에 빨간 불이 켜졌다.이로 인해 계급간 적대감이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빈부격차가 고스란히 세습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사회과학원 사회과학연구소 리웨이(李) 박사는 “후진타오·원자바오의 신 정부는 전과 달리 인민내부의 계급간 모순을 언급하면서 그 심각성을 주시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1995년 무렵부터 계급간 긴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이어 “권력유착을 통한 축재와 불로소득의 척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압력이 커가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덧붙였다. 안후이성 부성장 왕화이중(王懷忠) 사형선고,랴오닝성 부성장 류커톈(劉克田) 면직 및 사법심사,선전시 전 부시장 왕쥐(王炬) 20년형 등 고위급 관리들의 부패에 대한 사법처리도 이같은 사회적 압력에 부응하기 위한 공산당의 안간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간 계층은 엷고 부자·빈자로 구성된 양극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사회불안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지난해 상하이의 경우 18%의 소비지출 증가는 자동차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조사결과도 부익부 빈익빈의 진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혁·개방 이후 사회변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과 관련,리 박사는 노동자계급의 급격한 지위하락을 꼽았다.“노동자계급이 영도하는 나라란 과거 헌법규정은 역사책에만 남아 있지요.어느 특정계급에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장쩌민 전 주석이 퇴임 직전 헌법에 삽입한 3개 대표론도 기업가 등 전국민,전계층이 나라의 주인임을 명시한 것입니다.” 중국 사회는 제도상 혁명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호구제도의 폐지가 그것.리 박사는 “정부가 호구제의 전면 폐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올해나 내년 중에는 결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도시민과 농민이란 이원적 호적제도에 따라 자유로운 거주이전을 막아 왔는데 열린 사회로의 진전이 이뤄지면서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농촌 등 다른 지역에서 대도시로 유입돼 온 부모들의 자녀들도 호구제란 제도로 인해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자녀 교육을 위해선 한 학기에 600∼800위안가량의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농민의 자녀,호구를 얻지 못한 저소득 전입 인구의 자녀들은 돈을 내지 못해 의무교육의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리 박사는 호구문제가 해결돼도 “재정문제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 안에 외래 유입자의 자녀들이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빈곤 세습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사회주의 초급단계론’에 기초를 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의 진전이 남미처럼 엷은 중간계층에 부자와 빈자로 양분된 양극 계층구조로 굳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w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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