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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노후보장의 한 축, 개인연금 앞으로가 더 중요/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시론] 노후보장의 한 축, 개인연금 앞으로가 더 중요/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최근 우리 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백세 시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1.3년이다. OECD 평균 80.2년보다 1.1년이 더 길다. 최근 40년 동안 한국의 평균수명은 20세 가까이 늘어났다. 빠른 고령화로 은퇴 준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일반적으로 노후대비를 생각하면 국민연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책임지는 일종의 은퇴 상품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민연금에만 노후 생활을 의지할 수 없는 여건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이후 두 차례 개혁을 통해 급여 수준이 퇴직 전 소득의 70%에서 40%로 하향 조정됐다. 이마저도 보험료를 4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냈을 때 받을 수 있는 경우다. 실제 근로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하면 급여 수준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예상되는 급여 수준은 25.8 ~30.7%다. 즉 국민연금은 퇴직 전 소득의 약 4분의1에 불과하다. 이 정도 연금액은 생계비 충당에도 빠듯하다. 또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은퇴 후 노후 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한다는 것 또한 과거의 유산이 돼 버렸다. 결국 노후생활의 안정을 위해 개인 스스로가 미리미리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 국민연금 위에 사적연금을 더한 노후소득 보충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 역시 국민연금 외에 사적연금보험 등 촘촘한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이 근로자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퇴직연금이 도입됐다. 앞서 1994년에는 저축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개인연금(세제적격 개인연금)을 도입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삼각 구도를 이루는 노후보장 안전망이 구축됐다. 특히 개인연금 중 세제적격 연금보험은 20년 만에 연간 보험료가 8조 9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도입 당시보다 5.6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누적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65조 9000억원이다. 이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적립금(416조 6000억원)의 16%다. 이런 양적 성장 배경에는 국민의 노후준비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의지도 뒷받침됐다. 세제적격 개인연금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소득공제 금액이 확대됐다. 소득공제액이 늘어난 2005년 이후 2012년까지 수입보험료의 성장률은 연평균 17.6%다. 세제혜택에 금융소비자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제적격 개인연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세제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었다. 세액공제는 가입자의 소득에 상관없이 정률(12%)로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현행 대다수 가입자가 이전 소득공제보다 세제혜택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영향 등으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대비 0.2% 줄었다.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로 ‘세(稅) 테크’에 민감한 금융소비자들이 노후 대비 역시 세제혜택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에서 세제 지원은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정책 수단이다. 세액공제로의 변경은 소득자 간 과세 형평성 및 세수확보 등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자칫 중산층의 노후대비 약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는 앞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중산층에게는 가입 유인을 해치지 않는 세제지원을, 그리고 저소득층에게는 실질적인 가입 유인을 제공해 개인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또 연금수령 단계에는 노후생활비 확보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장기간 연금수급을 유도하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연금은 지나온 20년보다 고령화 문턱에 서 있는 앞으로의 20년이 더욱 중요하다.
  • 가계빚 증가세 1년 만에 최고치로

    가계빚 증가세 1년 만에 최고치로

    정부가 올 초 가계빚 대책을 내놓으면서 주춤하던 대출 증가세가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 변화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최경환 경제팀’이 예고대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면 가계빚이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지난 6월 말 현재 529조 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 9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 폭(1조 2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6월(4조 6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주택담보대출(아파트 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도 지난 6월 한 달 동안 2조 4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지난해 6월(3조 7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올 1~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 6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0조 1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이 적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부동산 세제 혜택 등이 주어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지금은 이런 특수 요인이 없는 데도 가계빚이 다시 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 들어 정부가 ‘2·27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며 가계빚 억제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증가세다. 마이너스통장대출도 지난 5월 1000억원 감소에서 6월 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LTV·DTI가 완화되면 규모를 떠나 어느 정도는 가계빚이 늘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까지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5% 포인트 낮추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경제팀이 두 마리 토끼(LTV·DTI 완화, 부채비율 축소)를 어떻게 잡겠다는 건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지방재정의 ‘적’ 지방공사 부채 첫 감소

    지방재정의 ‘적’ 지방공사 부채 첫 감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3조~4조원씩 늘어나던 지방공사의 부채가 지난해 처음 2000억원 감소했다. 안전행정부는 전국 394개 지방공기업에 대한 2013년 결산을 분석한 결과 지방공사의 부채는 2012년 52조 2000억원에서 지난해 52조원으로 2000억원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지방공사와 공단 141개와 직영기업 253개를 모두 합한 전체 지방공기업 부채는 73조 9000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1조 4000억원이 늘어 1.9% 증가했다.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지방도시개발공사와 같은 지방공사의 부채 규모가 커서 지방재정의 위협 요인으로 지적받았다. 지방도시개발공사의 빚은 2012년 43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43조 2000억원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지방공기업 부채의 주범이었던 도시개발공사의 부채가 줄었지만, 전체 지방공기업 빚이 늘어난 것은 상하수도 및 도시철도공사의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경영손실 탓이다. 생활에 필수적인 상하수도 및 도시철도의 요금 현실화율은 각각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83%, 36%, 60%에 불과하다. 게다가 도시철도공사는 394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무임승차 손실이 발생해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 도시철도공사는 65세 이상 노령인구 등에 대해 복지정책으로 무임승차 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무임승차가 철도공사 경영손실의 51%를 차지한다. 지난해 서울지하철 이용객의 13.5%는 무임승차 인원이었다. 지방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추가 출자, 보유자산 매각, 미분양 물량 해소 및 사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개발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사업을 확대해 부채가 급속히 증가했으며 지난해 지방공기업 전체 부채의 58%를 차지했다. 각 지자체와 도시개발공사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타당성 검토 및 지방의회 의결을 의무화하고 공사채 발행한도를 축소하며, 부채감축목표제를 운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또 경영평가에서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부진하면 사장이 해임되도록 하면서 빚 줄이기에 성공한 것이다. 도시개발공사 가운데 가장 큰 서울시 SH공사 부채는 18조 3351억원에서 18조 361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임대주택사업의 보증금이 부채에 포함된 탓으로, 금융부채는 2조원가량 축소됐다. 전체 도시개발공사의 금융부채는 1조 2000억원 줄었으며, 경영이익도 2012년 60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242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부동산 2제] 지역별 LTV 조정 힘 받나

    [부동산 2제] 지역별 LTV 조정 힘 받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지역별 부동산 규제 ‘조정’을 공언한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격차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부산·대구·전남 등 비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 1000억원이다. 이에 반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 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수도권이 수도권의 1.6배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은 거의 제자리 상태(3000억원)였던 데 반해 비수도권은 13조 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방 집값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거래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산·대구(각 1조원), 경남(9000억원) 지역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의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01% 오른 데 반해 부산·대구·울산 등 5대 광역시는 0.15% 올랐다. 대구의 오름세(0.30%)가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론에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를 비롯해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수도권이 주도했던 과거 부동산 호황 때와 달리 지금은 지방의 집값 상승세와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규제는 수도권에 더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며 합리적 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현재 수도권의 LTV는 50%, 비수도권은 60%다. 이런 사실만 놓고 보면 LTV의 조정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풍부한 시중 자금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굳이 손댈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세수 부족 ‘10조’… 고개드는 증세론

    세수 부족 ‘10조’… 고개드는 증세론

    최근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세수 펑크’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세수 부족분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과세 감면 축소뿐만 아니라 증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세 진도율은 34.4%다. 2012년 40.9%보다 6.5% 포인트나 낮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세 번째로 세수가 구멍 난 지난해와 견줘도 0.6% 포인트 모자란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부가가치세수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세수 결손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문제는 세수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인 최근의 경기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 대에서 3% 후반대로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도 오는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세진도율은 지난해(95.9%)에 못 미칠 여지가 크다. 2013년 국세 수입은 201조 9000억원으로 계획보다 8조 5000억원 부족했다. 올해에 지난해 수준의 진도율을 기록하면 부족한 세수는 8조 9000억원이다. 그러나 4월까지 실적이 지난해에 못 미친다. 하반기에 경기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세수 부족분이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현실성 없는 낙관적인 경제 전망도 세수 오차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애초부터 성장률과 국세 수입을 높게 잡아 세수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달 초 ‘정부 거시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비과세 감면 축소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경기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과세 감면 축소는 이해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을 뛰어넘기 쉽지 않다. 추경 편성은 법적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해도 실제 집행은 오는 10월 이후에나 가능해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개인에게 돌아간 근로소득에 비해 기업이 얻은 이득이 월등한 만큼,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해 법인세 등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갖고 있는 내부 유보금을 세원으로 활용하면 경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도 “우리 사회에서 세 부담 여력이 있는 것은 대기업 집단인 만큼 법인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증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공공부문 경제적 실상 측정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공공부문 경제적 실상 측정은 어떻게 하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일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가들의 심각한 재정 부실이 드러나고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담당하는 연방 공기업이 도산했다. 또한 각국 정부는 부실 금융기관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전체의 재정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부채 규모가 크고 일부는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있어 공기업 부실화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을 어떻게 측정하는지를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새로 작성해 발표하기 시작한 일반정부 재정수지, 공공부문 부채 통계, 국민소득 통계의 공공부문 계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공공부문이란 민간부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일반정부와 공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민소득 통계 작성의 국제 지침인 2008 국민계정체계(SNA)에서는 독립된 제도 단위 및 정부 지배 여부를 감안해 경제 주체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양분하고, 공공부문 내에서는 원가보상률(판매액/생산원가)과 정부판매비율(정부대상 판매액/전체 판매액)을 기준으로 시장성이 없으면 일반정부, 시장성이 있으면 공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반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공기업은 비금융공기업과 금융공기업으로 나뉜다.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은 수입과 지출의 차이인 수지, 부채 규모, 경제활동의 성과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파악해 볼 수 있다. 우선 수지 측면을 살펴보면 기획재정부에서는 중앙정부 통합재정수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통합재정수지, 일반정부 재정수지 등 세 종류의 재정수지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사학연금,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를 따로 산출해 재정운용 목표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는 장기적인 미래 지출에 대비한 것으로 당해 연도 재정 활동의 결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민소득 통계와 포괄 범위가 일치하는 일반정부(비영리 공공기관 포함) 재정수지가 올해 처음 발표됐는데, 2012년 일반정부의 수입과 지출은 각각 479조 7000억원과 463조 3000억원을 기록해 16조 5000억원의 흑자를 보였다. 중앙정부가 17조 1000억원의 흑자를 보인 반면 지방정부는 지방교육재정을 중심으로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정부 재정수지 흑자 규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로 대부분 재정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서는 건전한 편이다. 중앙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의 인원, 급여, 자산, 부채, 당기순이익 등 주요 경영정보는 각각 ‘알리오’와 ‘클린아이’라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자세히 공개되고 있다. 공공부문 부채와 관련해 기재부는 국가채무, 일반정부 부채, 공공부문 부채 등 세 종류의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포괄 범위와 산출 기준, 활용 목적 등이 각기 다르다. 국가 채무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을 대상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현금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등에 활용된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을 추가해 국제 지침에 따라 발생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국제통화기금(IMF), OECD 등 국제기구에 제공돼 국가 간 비교에 주로 쓰인다. 공공부문 부채는 일반정부 부채에 비금융공기업을 추가해 국제 지침에 따라 발생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공공부문의 재정건전성 관리지표 등으로 활용된다. 포괄 범위가 가장 넓은 공공부문 부채는 올해 2월 처음 발표됐는데, 2012년 말 기준으로 821조 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7조 8000억원 늘어났다. 부문별로는 일반정부 부채 504조 6000억원, 비금융공기업 부채 389조 2000억원, 내부거래로 제거되는 부채 72조 8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채의 2012년 명목 GDP 대비 비중은 국가 채무 32.2%, 일반정부 부채 36.6%, 공공부문 부채 59.6%다. 우리나라 일반정부의 부채규모(36.6%)는 OECD 평균(107.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데, 이에 대해 금융공기업 부채, 공무원 연금 등 충당부채, 상계 처리된 내부거래 금액 등을 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공기업 부채는 국제 지침에서도 일반적인 부채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충당부채는 별도 부기해 공개하고 있다. 내부거래를 제거하는 것은 부채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한은에서 지난 4월 처음 발표한 공공부문 계정을 통해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을 경제활동의 성과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공공부문 계정이란 일정 기간 동안 이뤄진 공공부문의 모든 경제활동을 국민소득 통계 작성 방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기록한 통계다. 공공부문 계정에는 정부의 공공부문 부채 통계에서는 제외돼 있는 금융공기업도 포함돼 있다. 공공부문 계정을 통해 총수입과 총지출, 순저축 및 저축투자차액, 주요 통계의 GDP 대비 비중 등 여러 가지 재정지표가 산출돼 공공부문 전체와 부문별 재정 지출의 성과 평가 및 건전성 분석 등에 활용된다. 한은에 따르면 2012년 중 공공부문의 총지출은 671조 9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비해 211조 8000억원 증가했다. 공공부문 지출은 2008~2012년 중 연평균 7.9% 증가해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5.7% 증가한 명목 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GDP 대비 총지출 비중도 2007년에 비해 4.7% 포인트 늘어난 48.8%를 기록했다. 총지출과 총수입의 차이인 저축투자차액은 2007~2012년 기간 중 2007년을 제외하고는 지출초과 상황을 지속했다. 다만 지출 초과 규모는 2009년 58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빠르게 줄어들어 2012년에는 5조 9000억원을 나타냈다. 부문별 주요 특징을 보면 일반정부의 경우 2012년 저축투자차액이 13조 9000억원 수입 초과로 지출이 당해 연도의 수입 범위에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총지출의 GDP 대비 비중도 OECD 회원국(42.7%)과 유로존 평균(50.0%)을 밑도는 32.7%를 기록했다. 한편 비금융공기업의 경우 총지출 규모가 대규모 국책 사업이 집중된 2008~2010년 급증한 이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비금융공기업의 저축투자차액은 지출 초과 규모가 2009년 48조 3000억원까지 늘어난 후 점차 개선돼 2012년 22조 1000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종합해 보면 일반정부의 경우 재정수지, GDP 대비 부채 규모, 총지출 및 저축투자차액 등의 측면에서는 주요국에 비해 건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를 대신해 대규모 국책 사업을 하거나 공공재를 생산하는 비금융공기업의 경우 2012년 현재 부채 규모가 일반정부 부채의 77.1%에 달하고 있고, 저축투자차액도 큰 폭의 지출 초과 상태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현금주의란 현금이 들어올 때 수익(수입)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나갈 때 비용(지출)으로 처리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발생주의란 현금을 주거나 받는 것과 상관없이 거래가 발생한 시점에서 수익과 비용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주의에 비해 특정 기간 중 사업 성과를 보다 정확히 보여 준다. 현금주의는 발생주의에 비해 속보성이 있고 계산이 쉽다.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간 차이는 미리 받은 선급금이나 아직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금 등의 항목에서 주로 발생한다.
  • [증시 전망대] 삼성전자 2분기 실적 향방에 촉각

    [증시 전망대] 삼성전자 2분기 실적 향방에 촉각

    박스권을 뚫지 못하는 증권시장이 오는 8일 발표될 삼성전자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향방에 따라 코스피 2000선 안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영업이익이 7분기 만에 처음으로 8조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분기를 저점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가 매수의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4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증권사 26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8조 2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21곳이 최근 3개월 사이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을 7조원대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조 9140억원, 삼성증권 7조 929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전날보다 0.91% 하락한 130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초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주가 재평가 기대심리로 주가가 149만 5000원까지 올랐다 줄곧 하향세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시가총액 평균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가량 줄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이유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판매 부진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제품당 이익률이 20%에 이르고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70%를 차지한다. 특히 주력 제품인 갤럭시S5의 2분기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한 것으로 전망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량이 전분기보다 많게는 20%, 적게는 10%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도 한몫했다.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10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처럼 수출물량이 많은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7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환율만 아니면 9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다진 뒤 3분기부터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신규 모델 출시로 점유율이 높아지고 통신 부문 실적이 증가할 수 있다”며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8조 8000억원, 8조 9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주가의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하나·외환銀 통합 논의할 때 됐다”

    “하나·외환銀 통합 논의할 때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은행 체제’가 지속되면서 하나·외환은행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통합한다는 게 아니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김 회장이 직접 두 은행의 통합 논의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1년 대비 54%, 외환은행은 22% 줄었다. 지난해 기준 신한금융이 약 1조 9000억원, KB금융이 1조 2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하나금융은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은행 수익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는 것이 하나금융 측의 생각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은 “5년간 독립경영보장 합의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2일 조기 통합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원·달러 환율 하락에 관세 확보 ‘빨간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10원대도 장담하지 못할 만큼 계속 떨어지면서 정부의 관세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세는 미국 달러화로 표시된 수입가격에 환율을 곱한 원화 수입액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당초 정부 예상치보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가만히 앉아서 세수를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 작성의 기준 환율은 달러당 1120원이다. 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떨어진 1011.8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010.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예산안에서 전망했던 환율보다 100원 이상 낮은 상황이고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국회 예결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관세를 포함한 전체 세 수입은 약 1455억원씩 줄고, 재정수지는 1022억원씩 악화된다.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지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1조원 이상의 세수가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예산안의 기준환율을 1130원으로 잡았지만 연말 환율이 1060원까지 하락하면서 관세 수입에 펑크가 났다. 지난해 관세청의 세 수입은 관세 10조 6000억원, 부가가치세 48조 4000억원, 개별소비세 3조 5000억원 등 총 65조 5000억원으로 총 국세수입(201조 9000억원)의 32.4%를 차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LH, 부채 못 줄이면 간부 임금인상분 반납

    LH, 부채 못 줄이면 간부 임금인상분 반납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부들이 부채가 증가하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겠다고 결의했다. LH 노사는 과도한 복리후생제도를 폐지·축소하는 내용의 방만경영 개선 과제에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2급 이상 간부사원 800여명은 2017년까지 매년 결산 결과 금융부채를 전년보다 줄이지 못하면 당해 연도 임금 인상분(1인당 147만원)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부채 감축 목표를 놓고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결의한 공기업은 LH가 처음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부채가 가장 많은 기관은 LH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42조 3312억원에 달했다. 또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3조원 넘게 줄어들었지만 지난달 말 기준 101조 9000억원에 달한다. LH 경영정상화 주요 목표인 부채 감축과 임금 반납 연계는 과다한 부채가 문제가 된 다른 공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또 개인별 과도한 복리후생제도를 철폐하거나 줄여 1인당 복리후생비를 지난해보다 32%(207만원) 감축, 연간 147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공상·순직 퇴직자의 퇴직금 가산 지급 규정, 장기근속휴가, 직원 외 가족 1인 건강검진, 직원 1인당 연 50만원 문화활동비가 모두 폐지된다. 비위퇴직자의 퇴직금을 줄이고 중고생 학자금 지원(분기당 100만원 한도), 경조사 휴가 및 기간, 휴직 급여, 복지 포인트, 창립 기념일 기념품 등도 공무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 구조조정 시 노조 동의권 폐지와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에서 제외하는 항목도 세부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조직·인사·미래·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대대적 개혁도 시작됐다. 조직은 본사를 핵심기능 위주로 줄이고 지역본부는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며, 조직 전반에 능률과 성과를 우선한 경쟁원리를 도입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주도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미래성장 동력 발굴 등 신사업 기획과 실행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키로 했다. LH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의 방만경영 개선 가이드라인에 마지못해 합의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노사가 자발적으로 개선안을 들고 나와 경영 정상화에 한발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저탄소차협력금 무력화/진경호 논설위원

    산업통상자원부의 행보가 얄궂다. 자동차 연비에 이상이 없다며 국토교통부와 엇박자를 내는가 하면 내년 1월 시행될 저탄소차협력금제에 대해서도 급제동을 걸며 환경부와 정면충돌을 불사하고 있다. 저탄소차협력금제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는 부담금을 물리고, 적게 배출하는 차량에는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프랑스가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보너스-맬러스’(bonus-malus) 제도와 흡사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중·대형 승용차엔 이 ‘협력금’을 물리고, 대신 경차와 소형차엔 ‘지원금’을 준다. 자연히 중·대형차 수요는 줄고 경·소형차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프랑스는 이를 통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460만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7700억원을 절감하고 연료 소비도 2조 9000억원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16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과 연료 절감 등을 통해 약 3조 2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부와 업계의 항변은 물론 딴판이다. 온실효과 감축 효과는 없고 국내차 경쟁력만 떨어뜨릴 뿐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6일 향후 5년에 걸쳐 차값이 최대 243만원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대국민 엄포성 자료까지 뿌렸다. 우리나라 중·대형차 선호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등록된 승용차 중 72%가 중대형이다. 일본 30%, 독일 37%, 프랑스 26%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내년 이 제도가 시행되면 에쿠스나 체어맨 등 대형 승용차는 대략 400만원의 협력금을 물게 되고, 전기차인 쏘울, SM3, 스파크, 레이 등엔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전망이다. 자연스레 중·대형차 소비는 줄고 친환경차나 연비가 좋은 수입차 구입이 늘 가능성이 크다. 중·대형차 판매로 수익을 내고 있는 현대차로서야 물론 펄쩍 뛸 일이다. 2000년 버스업계의 저항 속에 추진된 천연가스 버스(CNG 버스) 도입은 10년 뒤 서울의 대기오염도를 3분의2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CNG 버스를 연간 2억 달러 이상 수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비산유국인 우리가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수출품목 1위에 석유제품을 올려놓게 된 것도 이전 10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한 정유시설 규제 덕이다. 애국심 마케팅의 시대는 끝났다. 환경 정책을 규제가 아니라 투자로 봐야 하는 시대다. 국내 시장의 70%를 현대-기아차가 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산업부의 행보는 현대-기아차의 ‘호위병’으로 비칠 뿐이다. 저탄소차협력금에 담긴 ‘메기의 힘’을 믿어야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인천 루원시티·도화지구·검단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 전면 재검토

    인천 루원시티·도화지구·검단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 전면 재검토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의 인천시장 당선으로 ‘대형사업 1번지’로 불리는 인천시가 추진해 온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유 당선인의 시정 인수업무를 맡은 희망인천준비단 관계자는 20일 “가뜩이나 부채에 허덕이는 시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루원시티와 도화지구 등 사업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도시재생사업들을 전면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서구 루원시티 손실예상액은 적게는 1조 6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원시티는 총사업비가 2조 8926억원에 달하고 이미 집행액이 1조 7118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조성원가가 3.3㎡당 212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2배나 돼 투자 유치가 지연되는 데다 투자 유치가 이뤄져도 손실을 면하기는 어렵다. 사업비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 부담하고 손익은 LH와 인천시가 50대50으로 사후 정산하기로 했기 때문에 시는 최소 8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희망인천준비단 관계자는 “루원시티는 철거가 완료된 상태지만 높은 조성원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남구 도화지구의 사정도 좋지 않다. 사업비가 1조 4075억원인 도화지구의 손실액은 3000억∼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희망인천준비단은 도화지구에 대해 “손실예상액이 3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유치된 시설은 앵커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주변 파급효과가 있는 앵커시설의 적극적인 유치 및 블록별 매각을 통해 조기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단신도시는 핵심 시설로 중앙대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사업비 9000억원을 들여 검단신도시에 캠퍼스 33만㎡, 주거·상업지역 33만㎡, 공공시설 33만㎡를 개발하는 계획이다. 주거·상업지역 개발이익 2000억원을 캠퍼스 건립비로 쓰는 구조다. 그러나 주거·상업지역 개발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 전체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건설업체 61곳이 의사를 타진했으나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겠다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검단신도시 앵커시설인 중앙대 입주가 늦어질수록 신도시 개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조용균 희망인천준비단 시민소통팀장은 “루원시티와 도화지구는 주요 앵커시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토지 무상 또는 저가 공급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가계도 기업도 안 써도 너무 안쓴다

    가계도 기업도 안 써도 너무 안쓴다

    올 들어 가계 여윳돈이 늘었다. 그런데 좋아할 일이 못된다.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너무 돈을 안 써서이기 때문이다. 만성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도 돈을 너무 안 써 마이너스(-) 숫자가 줄었다. 가계도, 기업도 허리띠를 너무 졸라매니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서글픈 자린고비의 역설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1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예금·주식·보험 등을 통해 굴리는 돈은 31조 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출 등을 뺀 순수 운용자금은 25조 3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9조 7000억원 늘었다. 연말 상여금과 성과급 등이 넘어오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통상 1분기에는 가계 여윳돈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지난해 1분기(28조원)와 비교하면 여윳돈 규모가 줄었다. 김영헌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전분기 대비 잉여자금이 늘어난 것은 가계 소비가 소득 증가세를 훨씬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계가 보험 및 연금으로 굴리는 돈이 지난해 말 24조 7000억원에서 올 3월 말 18조원으로 7조원 가까이 줄어든 데서도 알 수 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보험이나 연금을 깬 가계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다른 재테크 대상으로 옮겨간 수요도 있겠지만 전체 자금운용 규모도 같은 기간(40조원→31조 8000억원) 8조여원 감소했다. 돈을 안 쓰기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운용자금보다 조달자금이 많아 으레 자금부족 상태인 기업은 부족자금 규모가 지난해 4분기 8조 9000억원에서 올 1분기 6조 4000억원으로 줄었다. 장사를 잘해 여윳돈이 늘어서가 아니라 설비투자를 안 해서다. 유일하게 돈을 쓴 곳은 정부다. 정부는 운용자금(28조원)보다 조달자금(36조원)이 많아 지난해 2분기(-3조 7000억원) 이후 3분기 만에 자금 부족(8조원) 상태로 다시 떨어졌다.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부진으로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나랏돈을 미리 푸느라 국채 등을 많이 발행한 탓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최경환 경제팀’에 반짝 경기 부양책보다는 가계와 기업의 근본적인 ‘경제하고자 하는 심리’ 기반 조성을 요구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공공기관 부채 올해 6조2000억 조기 감축

    공공기관들이 올해 6조 2000억원 상당의 부채를 조기 감축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부채 감축 비중을 확대하는 부채감축계획 수정안을 최근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확정한 부채 감축 계획이 가급적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중간평가에 ‘계획수립의 적극성’ 지표를 추가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 부채 감축 규모가 2014~2017년 전체 감축 목표의 25% 이상 되면 중간평가 계량지표 항목에 만점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10개 기관이 2015년 이후로 감축할 예정이었던 6조 2000억원의 부채를 올해 조기에 줄이기로 했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2017년 기준으로 41개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520조 9000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3000억원 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플러스] ‘옥중 소송’ 현재현 회장 패소

    1조 9000억원대 기업 비리로 구속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이 그룹 출자 구조의 핵심 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옥중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김재호)는 현 회장과 부인 이혜경(62)씨가 “티와이머니대부 주식을 처분하지 말라”며 동양파이낸셜대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고 10일 밝혔다. 현 회장 부부는 지난해 2월 티와이머니 주식 16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동양파이낸셜로부터 78억 8000만원을 빌렸다. 이들이 정해진 기간에 돈을 갚지 못하자 동양파이낸셜은 현 회장 부부가 맡긴 티와이머니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10대 공약가계부] ‘鄭 3조 vs 朴 6조’ 계획 현실과 동떨어져…재원부터 공수표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10대 공약가계부] ‘鄭 3조 vs 朴 6조’ 계획 현실과 동떨어져…재원부터 공수표

    [서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10대 공약에 소요되는 예산으로 각각 3조 5900억원, 6조 5834억원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개발을 앞세운 시장의 역할,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는 10대 공약을 포함해 8대 분야 총 69개 공약, 박 후보는 5대 분야 60개 공약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 후보들의 공약 가계부를 들여다보면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먼 계산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분석 결과 정 후보의 공약에는 53조 1936억원(민간 방식 임대주택 건설 공약 제외), 박 후보의 공약에는 17조 3208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세입·세출 예산 24조원 중 인건비 등 경상지출을 제외한 투자가용재원이 18조 7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공약을 지키는 데 필요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정 후보는 민간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임대주택 10만 가구 건설에만 46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용산개발비 31조원보다도 큰 금액이다. 박 후보는 도시안전에 2조원, 안심주택 8만 가구 등에 2조 6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SH공사 부채 해결과 정면 배치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 두 후보는 모두 “공약 재원 마련에 시민 부담은 거의 없고 국비·시비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는 국비 없이 시비로 7조 3036억원, 박 후보는 국비 988억원, 시비 9조 8558억원 등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임 이후 실시될 다른 사업·정책까지 고려하면 결국 지방채 발행 등으로 시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방식의 재원 조달 역시 사업성이 의문시되면서 기업들의 외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부산]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는 20만개 일자리, 안전도시, 신공항 유치 등 개발공약을 내놨다.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시장을 지낸 행정통임을 내세워 행정개혁과 예산 집행 투명화, 안전도시 등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서 후보는 10대 공약 실행에 총 21조 7250억원, 오 후보는 1조 2667억원이 든다고 제시해 편차가 컸다. 오 후보가 11조원이 넘게 드는 신공항 유치 공약을 제외시키면서 차이가 커졌다. 공약 우선순위와 소요예산 규모는 크게 엇갈렸다. 서 후보의 3순위 공약인 신공항 사업은 국책사업이긴 하나 예산이 가장 많이 들고 7순위인 환승역 확대·환승체계 개선(3조 3000억원)이 두 번째로 큰 사업이었다. 오 후보도 6순위 공약인 공공임대주택 및 공동기숙사 2만 가구 건설(1조 800억원)과 4순위 공약인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50% 달성(675억원)이 가장 많은 돈이 들었다. 지난해 부산 세입·세출 예산 8조원 중 투자가용 재원이 6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적자공약’에 가까웠다. [인천] ‘부채 13조원’에 짓눌려 있는 인천에서 여야 시장 후보들은 ‘부채 줄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는 10대 공약에만 14조원 3963억원,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는 7조 8688억원을 소요비용으로 추산했다. 송 후보는 일부 공약에 대해서는 소요예산을 제시하지 못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등 부채 증가 요인이 숨어 있지만 유 후보는 국책사업을 포함한 전체 공약에 총 24조 6711억원, 송 후보 공약은 9조 8422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천시의 투자가용 예산은 지난해 기준 세입세출 예산 7조 8400억원 중 5조 97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원 조달 방안으로 유 후보는 국비 8조 2421억원, 시비 9조 5401억원, 민간 방식 6조 8888억원을 설정했다. 교통·통일 분야에 가장 많은 재원을 할애했다. 희망 나눔 분야에 최다 예산을 투입한 송 후보는 국비 1조 2482억원, 시비 1조 547억원, 민간 방식 7조 4106억원 조달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비 방식 사업은 현 정부 들어 전면 재검토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두 후보 모두 재원의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 [광주] 윤장현 새정치연합 후보는 10대 핵심 공약에 4338억원, 강운태 무소속 후보는 6조 5791억원을 추산했다. 강 후보는 일부 정책에 소요되는 예산을 추계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체 공약을 분석하면 윤 후보는 총 6298억원, 강 후보는 총 18조 229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의 공약은 경제활력에 관련된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실했다. 지난해 광주시 정책사업 예산이 2조 9000억원으로 전국 광역단체 중 최하위인 5위권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취약한 예산 활용에 대한 고민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후보의 일자리 18만개·여성 일자리 8만 2000개 공약은 광주시 경제활동인구수에 비춰 볼 때 ‘희망에 가까운 공약’으로 평가됐다. 앞서 민선 5기 때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위해 1조 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성과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1조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공공임대주택 1만 7000가구 공약에 대한 비용추계조차 제대로 안 돼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강원]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는 10대 공약에 최소 5조 5785억원, 최문순 새정치연합 후보는 5조 545억원을 제시해 다른 지역보다는 여야별 예산 편차가 적었다. 그러나 전임 김진선 지사 당시 조성한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빚은 3093억원, 부채 이자만 매년 400억원 이상인 데다 도 재정 부족액은 연간 1000억~2000억원, 2012년 기준 채무만 8657억원이다. 강원도의 연간 가용 재원이 2000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 모두 연간 예산의 30배 가까이 드는 공약을 내놓은 셈이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약속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개발의 경우 보상에만 5100억원 넘게 들고 실제 개발의 85%는 민자·외자 유치로 충당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흥집 후보는 재원조달 방안, 경제자유구역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하지 못했고 최문순 후보 역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이 사업에 대해 국내기업 및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계획 등 구체적 대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여야, 공약 말로 실천하나… 재원 조달 방안이 없다”

    [기본을 지키자] “여야, 공약 말로 실천하나… 재원 조달 방안이 없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정당과 후보자에게 권한을 위임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유권자와의 약속인 공약이행은 ‘기본’이기 때문에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으로 유권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면 (정당과 후보자들이) 바뀌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권한을 위임했음에도 공약을 못 지키는 후보와 정당이 있다면 표를 통해 결연히 심판해야 한다는 의지다. 지난 13일 여야가 동시에 내놓은 지방선거 공약집에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 사무총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보다 준비가 부족하고 공약의 내용과 질이 떨어진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양당 모두 재원조달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세입을 늘리고 세출을 줄이겠다’는 새누리당의 조달 방안은 지난해 정부의 총세입이 당초 계획보다 10조 9000억원 덜 걷힌 걸 일례로 허망(虛妄)하다고 봤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약이행에 소요되는 예산을 추계(推計)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 사무총장은 ‘공약가계부’를 대책으로 내놨다. 공약가계부는 공약 실현을 위해 ‘들어가는 돈이 모두 얼마인지’, ‘어디서 돈을 조달할지’ 등을 명시한 가계부 형식의 한 장짜리 보고서다. 이 사무총장은 “17개 시도 광역단체장들에게 공약가계부 제출을 제안했는데 조만간 회수가 완료될 것”이라면서 “이를 작성하지 못한 후보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후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올 1분기 나라살림 17조 5000억 적자

    올해 1분기 통합재정수지가 17조 500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낮은 세수와 예산 조기집행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등의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또다시 세수 펑크가 우려된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발표한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총수입은 84조 1000억원, 총지출은 101조 6000억원으로 통합재정수지가 17조 5000억원 적자다. 지난해 1분기의 적자폭(14조 8000억원)보다 2조 7000억원(18.2%) 증가했다. 국세수입은 48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7000억원 늘었지만 국세 수입 진도율은 22.5%로 지난해 1분기 진도율(결산 대비) 23.3%보다 0.8% 포인트 떨어졌다. 소득세가 1조 5000억원 늘었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2000억원, 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관세와 기타 세목에서 6000억원이 줄었다. 3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는 474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 때보다 10조 9000억원 늘었다. 올해 정부의 주요 관리대상사업에 대해 연간지출계획 299조 4000억원 중 4월 말까지 111조원(37.1%)을 집행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안전은 선택이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안전은 선택이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며칠 전에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느낀 것이지만 일본의 자동차들은 정말 천천히 다닌다는 사실이다. 내 생각에 한국 같으면 10분에 갈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 다 보내고 규정 속도 맞춰서 느릿느릿 운전하면서 20분도 더 걸려서 가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에서 운전했을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미국에서는 서로 양보하면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새 몸에 배었는데 한국에서 그런 양보하는 운전 방법을 단 며칠 만에 포기하였다. 내가 양보하고 있을 때 내 뒤의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며 양보하지 말라고 매번 재촉을 하기 때문이었다. 분명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정서는 한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이룬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분명한 또 한 가지 사실은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안전에 관한 문제를 등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너무도 참담한 세월호 참사에는 책임감이나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한심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당연히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안전 문제를 경시하는 국민들과 정치인들의 태도도 문제이다. 2014년도 정부 예산에서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15조 7000억원이다. 검찰, 경찰, 해양경찰, 법원 등과 관련된 예산을 모두 합친 것이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전체 정부 예산의 4.4%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이다. 반면 보건, 복지, 고용 분야는 전체 예산의 29.6%인 105조 9000억원이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예산도 17조 5000억원으로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한 예산보다 1조 8000억원이 더 많다. 한국 정부의 예산 편성을 보면 우리 국민과 정치인들이 안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안전 운전을 하려면 자연히 운행 속도가 내려가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것을 못 참는다면 안전을 포기해야 한다. 즉 한국 사회가 앞으로 안전을 선택한다면, 이는 그저 범죄인 몇 사람을 체포하여 처벌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불편함을 참고 세금을 더 내면서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을 더 쓰지 않고 기존의 자원과 인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국민 생활의 안전성을 분명히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이 이야기되는 해양수산부 마피아처럼 관료주의에 깊숙이 물든 공직자들의 분위기를 쇄신하여 진정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공공질서와 안전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법 어업을 지속하는 외국 어선들로부터 우리 어장을 지키고, 흉악한 범죄자들로부터 국민들의 가정을 지키면서 무수히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15조 7000억원이라는 예산 즉 정부 예산의 4.4%만을 가지고는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을 위한 예산만 해도 6조 4000억원인데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한 예산이 그 3배에도 훨씬 못 미치는 15조 7000억원이라면 우리의 예산 편성을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복지 등에 관련된 예산 105조원에서 5조원만 줄여서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한 예산으로 돌린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시설과 선박과 항공기와 자동차 등의 안전 점검을 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경제학의 가장 큰 원칙은 모든 좋은 일에는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비용은 다시 말해서 희생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안전 수준은 정말로 형편없다는 것이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하여 명백해졌다. 정부가 해야 할 단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국민의 안전을 뽑을 것이다. 공공질서와 안전은 정부 존재의 핵심 이유이다. 그런데 어느새 대한민국의 이런 정부의 핵심적인 존재 이유에는 4.4%만의 지출을 하면서, 반면 엄청난 금액을 다른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구개발비의 예산이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한 예산을 크게 넘어서고 있고 복지 관련 예산으로는 지금의 검찰과 경찰을 7배로 늘릴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전을 선택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안전이 사라진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안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진정으로 세월호 희생자의 죽음이 한스럽다면 이제 우리 국민들은 의료비의 자기 부담을 늘리고, 연금 수령액을 줄이고, 학비 보조금을 덜 받는 정책을 기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시점이다.
  • [안전 업그레이드] 복지이슈 선점 싸움에 교육예산 전체 파이 못 키워

    우리나라 교육 예산은 2009년 39조원에서 지난해 50조원으로 5년 동안 28.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초·중·고교 개·보수 예산으로 교육부가 책정해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낸 예산은 2010년 8274억원, 2011년 8686억원, 2012년 9621억원, 지난해 8795억원으로 8000억~9000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건물의 노후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안전 불감 교실’이 만연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급증한 교육복지 예산에 밀려 학교 안전 관련 예산 편성이 위축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11년 도입한 무상급식, 2012년 도입한 누리과정(만 3~5세 교육비 지원), 돌봄교실 등에 수조원대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편성한 누리과정 예산은 2012년 1조 5880억원, 지난해 2조 6148억원, 올해 3조 3689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교육청이 집행하는 무상급식 예산도 2012년 2조 4616억원에서 지난해 2조 6239억원으로 늘었다. 교육복지 예산 규모 자체가 커진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책을 도입한 과정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교육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집행했다면 자연스럽게 교육 예산의 전체 규모를 키워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 따른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중’은 4.8%로 OECD 회원국 평균(5.4%)에 못 미쳤다. 이런 실정 때문에 역대 정권마다 교육 예산 증액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지만 특정 이슈를 놓고 진영 간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하느라 전체 교육 예산 증액은 요원한 상태다. 교육 정책 관계자는 “민선 교육감이 다른 예산을 전용해 무상급식 재원으로 쓸까 봐 중앙정부가 경직성 예산 위주로 빠듯하게 교육 예산을 편성하지만 교육감은 빠듯한 예산 범위 안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다른 사업의 예산을 깎기도 한다”면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하면 교육 예산 전체 규모를 늘릴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무상급식이 2010년 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할 때는 진보 교육감과 교육부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2011년 교육청 예산의 주요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7% 할당)을 만 3~5세 누리과정 교육비 예산에 활용하자는 논의가 이뤄질 때는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에 이견이 생기기도 했다. 기재부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 재원에 누리사업 지원 여력이 생길 것으로 내다본 반면 교육부는 학생이 줄어든다고 곧바로 학교와 교사 수가 줄지는 않는다고 난색을 표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기재부의 주장대로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재원이 집행되면서 시교육청이 예산 편성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선거 국면에서 또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조성된 복지 정책을 감당한 결과 교육청 예산 편성은 기형적인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중이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노후 시설 보수에 쓴 예산이 2010년 3678억원에서 2011년 1805억원, 2012년 2521억원, 지난해 1716억원, 올해 801억원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교육청의 전체 교육복지 관련 예산은 2009년 2844억원에서 지난해 7772억원으로 증가해 최근 연평균 2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집계했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주최 ‘교육재정정책포럼’에서 “지금이라도 교육복지특별회계법과 같은 제도를 마련해 교육복지 예산 때문에 학교시설 예산 등의 필수적인 예산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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