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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 속 ‘세수 서프라이즈’ 왜

    경기침체 속 ‘세수 서프라이즈’ 왜

    정부가 올해 1~5월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조 9000억원이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였다. 상장 기업에 비유하자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수출이 부진하고 가계 살림도 빠듯한데 정부만 배가 부른 것이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논란은 지난달 28일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지난해 쓰고 남은 세금(세계잉여금) 1조 2000억원과 올해 예상보다 많이 들어올 세금(약 9조원)으로 추경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추경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국세청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경기가 어려운데 기업과 가계를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압박해 세수가 초과된 것 아니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초과 세수에 대한 원인을 이렇게 추정하고 있다. 올해 세수를 보수적으로 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걷힐 세금을 잘못 예측해 수입이 모자라는 ‘세수 펑크’를 냈다. 2012년에는 세금 2조 8000억원이 예상보다 덜 걷혔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에는 8조 5000억원의 세수 결손을 기록했고, 2014년 결손액은 10조 9000억원으로 더 늘었다. 이 때문에 추경을 통해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세입 추경이 2013년(12조원)과 2015년(5조 4000억원) 두 차례나 편성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3일 “그동안 3%대의 높은 성장률과 지출 예산을 ‘상수’로 놓고 세수 예산을 짜다 보니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면서 “그런 것을 막기 위해 올해는 아예 국세 예산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재부는 2014년 국세 예산을 전년도에 걷힌 세금(201조 9000억원)보다 7.3% 많은 216조 5000억원으로 잡았다. 세수 펑크가 발생하자 2015년 세수 예산을 전년 실적보다 5.0% 증가한 215조 7000억원으로 축소했고, 올해는 전년 실적 대비 2.3% 증가에 그친 222조 9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불황의 여파라는 시각도 있다. 부가가치세가 예상보다 많이 걷혔는데 정책 영향과 수출 부진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민간 소비가 3.3% 증가하면서 올해 1~4월 30조원이나 걷혔다. 올해 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이 51.6%에 이른다. 수출 감소에 따른 부가세 환급이 적어진 영향도 작용했다.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인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기업이 원·부자재를 수입하며 납부한 부가세는 수출할 때 정부가 되돌려주는데 최근 수출이 줄어들면서 환급액도 동반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조한 비과세·감면 축소 효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세율을 전혀 만지지 않았고 기업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데 법인세가 늘었다는 것은 사실상의 증세인 비과세·감면 축소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자진 납세’가 세수 확대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경기가 나쁠 때 융자 필요성에 대비해 성실 납세를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은행들이 기업에 대출할 때 과세 실적을 가장 중요하게 따져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재무팀 관계자도 “세무당국의 직접적인 압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도 “차후 탈세나 비자금 연루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웬만하면 성실하게 납세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기업을 쥐어짰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국세청 세무조사는 최근 수년째 줄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과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는 전년보다 30건 줄어든 1만 7003건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를 늘리지 않고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임환수 국세청장도 “세무조사로 추징한 세수는 전체 국세수입의 2~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6월부터 세수가 줄어들어 지금처럼 호조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세청장 “대우조선 탈세 혐의 땐 세무조사”

    ‘쥐어짜기식’ 세무행정 지적에는 “억울” 임환수 국세청장은 1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조세 탈루 혐의가 발견되면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실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시회의에 출석해 “5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천억원 적자를 흑자가 난 것처럼 조작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 청장은 “2014년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적이 있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정확한 기간은 말할 수 없지만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임 청장이 당시 서울청장이었고 조사 4국이 세무조사를 했는데 분식회계를 발견 못 했을 리가 없다. 모른 척한 것이냐”고 추궁했고, 임 청장은 “검찰 수사와 세무조사는 조사 기간과 목적 등이 다르다. 통상적으로 분식회계는 적자를 흑자로 분식한 것을 말한다”면서 “국세청 세무조사의 목적이 검찰의 수사와 다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대우해양조선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하게 되면 조사 대상 회계연도를 잘 잡아서 해 달라”고 요구했고, 임 청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또 특별세무조사를 포함해 ‘쥐어짜기식’ 세무 행정으로 세수를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임 청장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세수는 108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조 9000억원 증가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빚 줄고 이익 내고 임금 개혁 ‘A등급 비결’

    빚 줄고 이익 내고 임금 개혁 ‘A등급 비결’

    지난 16일 발표된 ‘201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전체 116개 공공기관의 17.2%인 20곳이 ‘우수’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았다. 가장 높은 S등급이 없기 때문에 20개 기관이 공동으로 1등을 한 셈이 됐다. A등급 기관의 직원들은 월급의 200%, 기관장과 임원은 연봉의 각 96%와 80%를 성과급으로 받게 된다. A등급 기관 중 한 곳이 한국마사회다. 2014년 C등급을 받아 등수로 치면 100등 중 60등을 밑돌았던 마사회가 1년 만에 최상위로 점프한 배경은 임금 개혁이었다. 정부는 업무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올해 1월부터 전 공공기관에 확대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12월 이 제도의 도입을 끝냈다. 공기업 최초로 노사 합의를 통해 1·2급에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1~4급으로 확대했다. 연봉 차등 폭도 1.3배에서 최대 2배(2000만원)로 늘렸다. 정부가 권고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발 빠르게 시행한 공공기관들도 A등급을 챙겼다. 금융권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예금보험공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임금피크제를 전 직원에게 확대 적용한 덕에 청년 채용 목표를 112% 초과 달성했다. 한국전력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2117명을 신규 고용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매출 및 이익 증가는 A등급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분석됐다. 한국감정원은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7%와 70.3% 증가했다. A그룹 20곳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역대 가장 많은 3조 80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상 최대인 16조 9000억원의 보험재정을 확보하면서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부채를 획기적으로 감축한 기업에 후한 점수를 줬다. 208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매머드 공기업 한국전력은 12조 6000억원의 부채를 줄여 전년 129.9%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두 자릿수인 99.9%까지 확 끌어내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2012년 79.4%였던 부채비율을 6.4%로 낮췄고 금융부채를 모두 상환해 빚 없는 경영을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도 4년 동안 4조 6700억원의 부채를 줄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9일 “매출액이 증가하고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는 등 경영 실적이 우수하고 핵심 사업의 역량 강화를 통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인 공공기관들이 특히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해운사 ‘맏형’ 이윤재 선주협회장 “해운업 침몰 직전 아니다”

    해운사 ‘맏형’ 이윤재 선주협회장 “해운업 침몰 직전 아니다”

     “양대 국적선사 구조조정이 마치 한국 해운이 침몰 직전에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대외 신인도가 크게 저하됐습니다.”  이윤재(흥아해운 회장) 한국선주협회장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대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지난 17일 경기 양평 현대블룸비스타에서 열린 해운사 ‘2016 사장단 연찬회’에서 이 회장은 “해운업이 리스크 업종이자 구조조정 업종으로 치부되면서 금융권이 신규 거래 개설을 막고 대출금을 조기 상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 중인 국적 원양선사를 외면하고 외국 선사에게 화물을 몰아주는 국내 대형화주의 국적선사 이탈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주협회는 전체 대형화주의 20%가량이 외국 선사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 현대상선을 제외한 나머지 해운사들은 건실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51개 선사의 경영 실적을 집계한 결과 114곳의 선사가 영업 흑자를 냈다. 구조조정 중이거나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선사를 제외한 148개 해운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9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정부가 국적 원양선사를 회생시킨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국내 해운업계를 격려하고 해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합류에 대해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낙관했다. 또 한진해운과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원만하게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모두 합심해야 할 때이지 합병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면서도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2014년 세월호 사고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3년만에 열린 이번 연찬회에는 선주협회 회원사 대표 40여명과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이런 시기일수록 양대 국적선사 대표가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서로 의견을 나눴다면 더 나은 방안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전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재정·소비·고용 ‘트리플 절벽’ 위기감

    재정·소비·고용 ‘트리플 절벽’ 위기감

    재정 조기집행해 하반기 고갈 우려 수출 회복도 더뎌… 특단 대책 필요 한은 태도 변화… 세수도 비교적 양호 정부는 지난달까지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소극적이었다. 상반기 ‘소비 절벽’에 따른 내수부진이 현실이 되고, 조기재정집행에 따른 하반기 ‘재정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국가재정법이 정한 추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다. 총선 이후 펼쳐진 여소야대 국회를 넘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 싶은 속내도 있었다.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할 경우 늘어날 국가 부채 역시 부담이었다. ●유 부총리 “요건 안돼” 주장하다 변화 그래서 정부는 추경 편성보다는 내년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왔다. 또 정치적 부담이 큰 재정 정책보다는 한국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추경 편성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조선·해운업종에서 대량실업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할 ‘실탄’이 당장 필요한데, 소비 절벽을 막기 위해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해 버린 탓에 하반기 재정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크게 고려됐다. 마이너스 행진 중인 수출의 획기적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나 중국의 성장세 둔화 및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등 외부 환경도 온통 하방 리스크로 가득하다. 이에 따라 올 초 기대했던 ‘수출·소비 증가→투자 확대→고용·소득 증가→수출·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확장 균형의 선순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와 함께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에 투입될 재원 마련에 소극적이었던 한은의 태도 변화도 정부의 입장 전환을 유도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에 10조원을 대출하기로 하고,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연 1.25%)까지 내린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 활력을 되찾으려면 통화·재정정책의 완화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리시 믹스’(통화+재정 정책의 조합)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한은을 압박해 온 정부가 거꾸로 등을 떠밀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전향적 입장과 비교적 양호한 세수도 추경 편성에 힘을 싣고 있다. 6월 재정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올해 누계 국세수입은 96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더 걷혔다. 추경 규모는 대략 6조~12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적게 잡는다면 야당의 요구대로 나랏빚을 늘리는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기금 지출을 늘리거나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세출추경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크게 잡을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로 국고채 금리도 떨어졌기 때문에 당장의 부담이 전보다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추경안 짜는데 두 달… 시한 촉박”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7일 “추경을 위해선 돈을 어떻게 끌어올지, 또 어디다 써야 할지, 효과는 얼마나 될지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추경안을 짜는 데 두 달이 걸리기 때문에 하반기 내에 집행하려면 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신공항, 집단 세 과시로 선정에 영향 미쳐선 안 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이 임박했다.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막바지 심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그제 “신공항 부지 선정 결과 발표 때 선정 방식과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탈락 지역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한 설명 차원이라고는 하나 이미 입지를 내정해 놓고 그에 대한 해명을 준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특히 경남·경북·대구·울산 등 4개 광역단체장들이 힘을 과시하듯 일제히 ‘계획했던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약속대로 반드시 이행하라’고 언론에 광고까지 내 이 같은 심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남권에선 신공항 입지 문제를 놓고 10여년째 ‘밀양 대 가덕도’ 구도로 갈등을 빚어 왔다. 이 때문에 이미 5년 전 백지화된 전례가 있다. 그렇다고 갈등 수위가 그때보다 낮아진 것도 아니다. 현재 영남권과 정치권이 들썩이는 모양을 보면 오히려 그때보다 폭발의 잠재성이 더 커진 듯싶다. 정치권의 개입은 불씨를 더 키우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일부 국회의원들까지 신공항 유치에 실패할 경우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칠 정도다. 전문가들은 지금껏 오로지 경제 논리에 의해 입지가 선정돼야 하며, 어느 쪽이든 심사 결과에 승복할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신공항 유치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실패할 경우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피켓까지 등장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정부는 신공항 입지 발표 때 선정 방식과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해명이 나오든 유치에 실패한 쪽을 이해시키긴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의 상황이 5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당시 김황식 총리는 담화문에서 “가덕도와 밀양 모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운영상 상당한 장애가 있으며, 공항 규모에 비해 건설비가 과다하다”고 백지화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역 갈등 유발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당시 밀양과 가덕도는 19가지 세부 항목 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각각 39.9점, 38.3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성에서 각각 12.5점과 12.2점을 받았다. 두 지역 모두 상당히 낮은 점수였다. 따라서 이번엔 양쪽 모두 사업비를 대폭 줄이는 등 경제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제안서를 보면 부산시는 5년 전 9조 8000억원이던 사업비를 5조 9000억원으로, 밀양은 10조 3000억원에서 4조 6000억원으로 낮췄다. 밀양의 경우 기존에 27개의 산을 깎아야 했던 것을 항공학적 기술을 적용해 4개만 깎아도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해 비용을 줄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가덕도 측은 안전을 문제 삼고 있다. 현재로선 선정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어느 쪽도 눈에 띄는 우세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5년 전 백지화의 주된 원인이었던 환경 훼손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지역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될 조짐을 보인다. 벌써부터 정권 심판, 불공정, 음모 같은 극단적 어휘들이 춤추고 있다. 아무리 필요한 시설이라도 그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면 없느니만 못할 수 있다. 신공항이 극심한 국론 분열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냉정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 2년동안 18조 키운 모바일 쇼핑족의 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쇼핑 시장이 최근 2년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통계로 본 온라인쇼핑 20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3조 8883억원으로, 2001년(3조 3471억원)의 16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4조 4645억원으로, 2013년(6조 5596억원)의 3.7배로 커졌다. 이에 따라 전체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 거래의 비중도 지난해 45.4%로 2013년(17.0%)의 2.7배로 증가했다. 1996년 6월 시작된 국내 온라인 거래는 오프라인 거래를 빠르게 대체하며 지난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11.6%로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온라인쇼핑 거래는 주요국에 비해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2015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한국은 16.4%로 중국(49.5%)보다 작았지만 미국(14.5%), 일본(5.5%)보다는 컸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가장 큰 상품군은 항공권, 교통티켓, 숙박시설, 영화 등 여행 및 예약 서비스로 10조원에 달했다.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8조 5000억원), 생활·자동차용품(6조 7000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5조 9000억원), 음식료품(4조 900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구당 순자산 3억 6152만원…1억 빼면 부동산

    가구당 순자산 3억 6152만원…1억 빼면 부동산

    1674만원 늘어… GDP 7.9배 개발 여파 토지자산 증가세 뚜렷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가계와 비영리단체(협회 등)의 평균 순자산이 3억 6152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674만원(4.9%) 늘었다. 국가 전체의 부(富)인 국민순자산은 1경 2300조여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에 달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14일 이런 내용의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작성 결과’를 발표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가구당 순자산은 증가세에 있다. 2012년 3억 2566만원에서 2013년 3억 3232만원, 2014년 3억 4478만원, 지난해는 3억 6152만원으로 지난 3년간 11.0%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가계의 가구당 순자산의 구성을 보면 부동산이 2억 6000만원, 순금융자산이 1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2000~2015년 우리나라 주택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93%로 스웨덴(218%), 호주(217%), 뉴질랜드(197%)보다 낮았지만 일본(-29%)과 독일(32%), 미국(84%)보다는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순자산은 1경 2359조 5000억원으로 추계됐다. 전년의 1경 1692조 4000억원에 비해 667조 2000억원(5.7%) 늘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비금융자산(토지, 건물, 설비 등 실물자산)은 1경 2126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98.1%를 차지했다. 토지 자산이 6574조 7000억원으로 전체 국민순자산의 절반을 넘었다. 여기에 건설 자산(4166조 4000억원)을 더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은 1경 784조 1000억원으로 전체 국부의 87.3%를 차지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233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부에서도 토지 자산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토지 자산은 6574조 7000억원으로 2014년(6209조 8000억원)보다 364조 9000억원(5.9%) 늘었다. 비금융 자산에서 토지 자산 비중은 54.2%로 2014년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토지 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혁신도시와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방위산업까지 해킹한 北, 언제까지 당할 텐가

    북한이 한진그룹과 SK그룹 계열사들의 전산망을 해킹해 무려 4만 2608건의 자료를 빼내 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10개사와 SK네트워크 등 SK그룹 17개사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됐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송이 주력 사업이지만 방위산업을 비롯한 항공우주 분야 사업 규모도 적지 않다. SK그룹은 잘 알려진 것처럼 국가 기간산업이나 다름없는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를 대표한다. 유출된 자료 가운데는 군 통신망 자료와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의 날개 설계도도 들어 있다. 개별 기업의 기밀을 넘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놀랍고 걱정스럽다. 북한은 정보통신 대기업 KT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시도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북한의 의도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북한은 우리 업체가 개발한 개인용컴퓨터 통합관리망을 사이버 침투에 이용했다고 한다. 관리자가 원격으로 다수의 개인용컴퓨터를 관리할 수 있어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실제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대기업 등 모두 160곳의 통합관리망이 북한의 공격에 뚫렸다. 이렇게 북한의 통제 아래 들어간 개인용컴퓨터가 모두 14만대에 이른다. “북한이 국가적 규모의 사이버 테러를 계획하면서 장기간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2013년 9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3·20 사이버’ 테러 당시 이용된 개인용컴퓨터가 4만 8284대였다. ‘통합관리망 테러’가 현실화됐다면 사회적 혼란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지만 이미 한진과 SK가 입은 사이버 테러의 규모는 작지 않다. 나아가 북한이 탈취한 정보를 활용해 우리에게 어떤 타격을 가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은 2009년 정찰총국을 창설해 사이버 테러에 나서고 있다. 정찰총국의 최정예 해커는 3000~4000명에 이르고, 해마다 수백 명씩 늘어나고 있다. 정보통신 후진국인 북한이지만 사이버 공격 능력만큼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되곤 한다. 반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능력을 자랑하지만 보안에는 취약하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사이버 테러를 당장 멈춰야 한다. 정보통신 능력이 있다면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써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사이버 도발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북한이 깨닫도록 보안 능력을 키워야 한다.
  • 복지·교육 확대… 2017 예산 첫 400조 넘을 듯

    올해보다 12조 늘어 398조 1000억 조선 등 구조조정 증편되면 사상 최대 정부 부처들의 내년도 예산 요구액 총합이 398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예산(386조 4000억원)보다 3.0%(11조 7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그러나 조선, 해운 등의 구조조정 예산과 재정지출 확대 요구에 따른 증액 편성 등이 추가로 반영되면 최종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이런 내용의 예산안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분야별로 복지, 교육, 문화, 연구·개발(R&D) 등 7개 분야는 예산 요구액이 늘어난 반면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 등 5개 분야에서는 금액이 줄었다. 복지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130조원으로 올해(123조 4000억원)보다 5.3% 늘었다. ‘기초생활보장급여’와 ‘4대 공적연금’ 등에서 규모가 커졌다. 교육 분야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대비 3.1% 증액된 54조 9000억원의 예산 요구안이 올라와 있다. 문화 및 R&D 부문에서도 각각 5.8%와 3.3%의 예산 증액이 요청돼 있다. 도로, 철도 등 SOC 분야는 투자의 상당 부분을 민자 유치로 해결한다는 것을 전제로 올해보다 15.4% 감소한 20조원이 요구안으로 책정됐다. 산업 분야는 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가 줄고 기업 융자를 민간자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올해보다 5.5% 감소한 예산 요구안이 짜였다. 기재부는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안을 바탕으로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오는 9월 2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종 예산은 요구액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으로 국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현물(주식)을 출자해야 하고, 경기 위축에 따른 실업 대책과 긴급복지대책 예산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라는 안팎의 요구가 거세 400조원이 넘는 예산이 편성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치권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한목소리로 추경 편성 등 재정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날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도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들보다는 낫다는 인식이 IMF, OECD 등 국제사회에 퍼져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돈을 풀어 글로벌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는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 어려운데… 세금은 18조 늘어

    경제 어려운데… 세금은 18조 늘어

    1~4월 96조 9000억… 전년비 22.9%↑ 올 들어 4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경기 침체의 와중에 일종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국세 수입 실적에서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96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조 8000억원에 비해 22.9%(18조 1000억원)나 증가했다. 정부가 한 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인 세수 진도율도 전년 동기 대비 7.0% 포인트 높은 43.5%로 나타났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소득세가 세수 증가를 이끌었다. 법인세는 2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조 6000억원, 부가세는 30조원으로 5조 5000억원, 소득세는 21조원으로 3조 9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법인세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2014년에 비해 좋았고 비과세·감면 항목을 정비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의 지난해 12월 말 결산법인의 세전순이익은 63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7% 늘었다. 부가세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민간소비가 각각 3.3%, 2.1%씩 증가한 데서 영향을 받았고, 소득세 증가는 지난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명목임금 상승에 따른 것이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 세금이 많이 걷힌 것을 의아해할 수 있는데 세수 증가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이라면서 “법인세 증가는 2014년보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이고 부가세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정부가 소비 활성화 대책을 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수가 늘면서 1~4월 세외수입과 기금수입 등을 합한 총수입은 150조 8000억원, 총지출은 146조 6000억원으로 4조 2000억원 흑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통합재정수지가 2개월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4월 말 기준으로 중앙정부 채무는 582조 9000억원으로 3월보다 8조원 증가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재계 서열 5위 롯데, 계열사 46개 → 93개… 자산 103조 급성장

    재계 서열 5위 롯데, 계열사 46개 → 93개… 자산 103조 급성장

    4위 LG와 올 4월 자산 불과 3조 차이 2008~2010년 손보사 등 대거 인수 제2롯데월드 건설도 지난 정부서 허가 권불십년.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롯데그룹은 계열사 46개, 자산총액 43조 7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5위(공기업 제외)였다. 올 4월 발표에서도 여전히 재계 서열 5위로 계열사 93개, 자산총액 103조 3000억원이다. 하지만 서열 4위인 LG그룹과의 격차를 보면 지난 정권에서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 보인다. 2008년 LG그룹의 자산총액은 57조 1000억원으로 롯데그룹보다 13조원가량 많았다. 올 4월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05조 9000억원으로 차이가 3조원도 채 나지 않는다. 롯데그룹이 계열사가 2배 이상(46→93개) 늘어날 정도로 신사업 참여, 신설법인 설립, 인수·합병(M&A) 등으로 세를 불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제2롯데월드 건설이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됐지만 번번이 군 당국의 반대로 무산되다가 지난 정부 때 허가를 얻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2008년 초에는 대한화재를 인수해 롯데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경기스마트카드, 부산하나로카드, 인천스마트카드, 이비카드 등 교통카드 관련 회사를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대거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에 기반한 롯데카드에 국한돼 있던 롯데그룹의 금융사업이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롯데인천개발, 롯데송도쇼핑타운, 롯데김해개발 등을 세워 부동산임대업과 유통업에서도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2012년에 전자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를 인수, 롯데하이마트로 사명을 바꿨다. 일부 GS마트 인수, 명품 아웃렛 출시 등 유통업종도 다양화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대우조선-산은-회계법인 ‘부실 커넥션’

    대우조선-산은-회계법인 ‘부실 커넥션’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상태(66·2006~2012년 재직), 고재호(61·2012~2015년 재직) 두 전직 사장 시절 경영진 내부 비리 의혹과 함께 수사가 양방향으로 진행되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대우조선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분식회계 수법과 규모, 책임자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분식회계를 통해 매출 등 경영 실적을 뻥튀기해 많게는 수십조원대의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산은이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묵인 또는 관여했는지, 혹은 이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는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정황은 기존에 흑자로 공시한 영업실적에서 2조 4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뒤늦게 반영했던 2013~2014년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과 달리 대우조선이 9000억원대 흑자를 볼 수 있었던 ‘비법’은 ‘미청구 공사대금’의 대폭 증가였다. 미청구 공사 대금은 ‘발주처에서 받아야 하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돈’이라는 뜻이다. 손실을 매출로 둔갑하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우조선과 규모가 비슷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유동자산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은 2010년 34.5%에서 2014년 51.7%로 꾸준히 상승한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남 전 사장이 재임하던 2010년 62.8%, 2011년 56.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고 전 사장이 취임한 2012년 41.4%로 급락한 뒤 다시 2014년 60.5%로 치솟는다. 해당 기간 경기 침체로 미청구 공사 비중이 늘어나는 게 불가피했지만 대우조선처럼 과도하게 높은 것도, 그리고 새 경영진 교체 시기에 비중이 요동치는 데 대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에서 분식회계가 상당 기간 지속됐고,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 전임의 부실을 털기 위해 미청구 공사 비중을 낮췄다가 다시 자신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대주주인 산은은 경영평가보고서를 통해 이렇다 할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평가는 대우조선이 2011년 4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떠안으며 접은 오만 선상호텔 사업이 진행되던 때 시작됐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통합적인 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리스크에 사전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등의 형식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산은이 막대한 대우조선의 경영 부실을 눈감아준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전날 특수단이 대우조선 본사 등과 함께 산은 간부 출신의 전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 2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수단의 전직 경영진의 부실 경영 행위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 감사위원회가 검찰 진정을 통해 제기한 ▲삼우중공업 지분 고가 매입 ▲선상호텔 프로젝트 사업 관련 이사회 허위 보고 및 측근 일감 몰아주기 ▲당산동 빌딩 사업 관련 공사대금 부풀리기 ▲부산국제물류 관련 웃돈 운송계약 체결 ▲자항선 해상운송 위탁사업 등 총 5개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회는 이들 사업을 통해 회사가 800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박현주 회장 끝 모를 부동산 사랑

    박현주 회장 끝 모를 부동산 사랑

    7번째 호텔 투자… 9000억원에 계약 미래에셋그룹이 하와이 오아후 와이키키 해변의 수천억원대 특급호텔을 인수한다. 미래에셋의 일곱 번째 호텔 투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부동산 사랑이 몸집을 키워 가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사모투자펀드(PEF)인 블랙스톤으로부터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 앤드 스파’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7억 8000만 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이 호텔은 40층 높이의 육각형 쌍둥이 빌딩으로 1230실 규모이며 와이키키 해변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꼽힌다. 2008년 골드만삭스가 파산한 일본인 소유주로부터 4억 1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2013년 블랙스톤에 4억 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호텔 경영은 하얏트그룹이 계속 맡기로 했다. 미래에셋의 이번 투자는 지난해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페어몬트 오키드’(2400억원)에 이은 하와이 호텔 두 번째 투자다.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인수(3800억원)를 시작으로 한 호텔 투자 규모는 3년 만에 2조 8500억원까지 늘었다. 미래에셋은 부동산 펀드를 통해 2006년 중국 상하이에 있는 현재의 미래에셋타워에 투자한 이후 브라질과 미국 등지의 빌딩에 투자해 왔다. 2013년 박 회장이 “해외 호텔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이후에는 특급호텔과 리조트로 투자 영역을 확대해 왔다. 국내에서도 경기 판교 코트야드메리어트, 신라스테이 동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등을 사들이며 호텔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삼성SDS 주식 투자자 깊은 한숨

    소액주주들 “분할 강행 땐 소송” 물류·물산 합병설엔 삼성 측 부인 증권가 “현금 많아 실행 여력 충분” ‘황태자주’로 불리며 지배구조 변화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던 삼성SDS 주가가 최근 곤두박질치면서 오너가 지분율이 높은 지배구조 관련주 투자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오너 프리미엄’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주가는 물류사업 분할 계획이 공론화된 지난주 상장 이후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 종가인 14만 9000원은 2014년 11월 상장 이후 최고가(42만 8000원)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공모가(19만원)와 비교해도 4만원가량 낮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각각 3.9%의 지분을 보유해 오너가 삼 남매 지분율 합계가 17%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상속세 ‘실탄’ 등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장 직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4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올해 초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확보하고자 지분 2.05%를 매도키로 한 뒤 주가는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최근 물류사업 분할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다시 급락해 시가총액 23위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적잖은 손실을 본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회사 분할을 강행한다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SDS 주가를 놓고 증권가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에서 물류사업을 떼어내면 그저 그런 시스템통합(SI)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반면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물류사업 부문과 삼성물간 간 합병설을 염두에 두고 “삼성SDS는 순현금 1조 9000억원을 보유해 인수·합병(M&A) 실행 여력이 충분하다”며 “합병은 사업 전문성과 성장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삼성 사장단은 삼성SDS 물류사업과 삼성물산 간 합병설에 대해 한목소리로 부인했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합병) 검토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합병설을 거듭 부인했다. 삼성 외 대기업 그룹주 중 지배구조 이슈에 자주 움직이는 기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계열인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3.29%(작년 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해 ‘현대차의 황태자주’로 불렸으나 지난해 1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지분 매각 시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한가를 맞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부실경영 비호 의혹’ 산은·정책당국 전방위 수사할 듯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부실경영 비호 의혹’ 산은·정책당국 전방위 수사할 듯

    ‘190억 손실’ 남상태 前사장 등 수조원 분식회계 ‘고의성’ 판단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8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최근 제기된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대 경영진의 부실 경영과 비리, 그리고 이를 감싼 정·관계의 유착 고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지난해 거액의 부실이 갑자기 외부에서 드러났고 이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이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와 관련된 첩보를 수집, 분석하는 등 그동안 내사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모그룹이었던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00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 2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지금까지 공적자금과 국책은행 자금 등으로 투입된 ‘혈세’가 7조원 정도에 달한다. 하지만 회사 경영은 갈수록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2011년 말 270%에서 지난해 말 7309%까지 치솟았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4조 458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단기 실적과 연임에 급급한 경영진이 대규모 부실을 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우조선은 2013년 4409억원, 2014년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새 사장이 취임하면서 ‘최근 3년간 5조 5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이 중 2조원 정도는 2013~2014년에 재무에 반영됐어야 할 영업적자’라고 밝혔다. 이처럼 누적된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회계 절벽’이 발생한 배경에는 대우조선과 대우조선 지분 49.7%를 보유한 대주주인 산은, 외부감사업체인 딜로이트안진이 합작한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게 특수단의 판단이다. 이에 대한 책임자를 가려내는 것이 이번 수사의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단은 올 1월부터 5개월간의 내사를 통해 남상태(66·2006년 3월~2012년 3월 재임), 고재호(61·2012년 3월~지난해 5월 재임) 전 사장 등 전 경영진의 비리 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두 전임 사장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아울러 이날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등 의혹에 연루된 부산국제물류 등 대주주 정모씨, 이모 디에스온 대표, 정모 전 삼우중공업 사장 등을 출국 금지하고 이들의 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특히 남 전 사장과 관련해 제기된 비리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4월과 2011년 7월 대우조선이 삼우정공으로부터 삼우중공업의 주식을 두 차례에 걸쳐 매입하는데, 두 번째 매입 때 최초 매입가의 3배에 이르는 주당 1만 5855원에 사들여 회사에 190억여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2010년 남 전 사장 주도로 수백억원대의 오만 선상호텔 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적법한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혐의 등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은 또 2007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복합건물을 200억원 이하 규모로 쪼개 사들이면서 이사회 결의를 피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대학 동창 등 지인 소유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후신’인 특수단의 첫 타깃이 된 만큼 수사 범위가 단순히 회사 비리 쪽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검찰 안팎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우조선이 장기간 부실을 감추고 대표이사가 연임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 당국과 여당 등 정·관계 쪽과 유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대주주인 산은, 공적자금 및 국책은행 자금 투입을 결정한 정책 당국, 연임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관계 인사 등을 대상으로 뻗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수단은 대우조선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산은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산은은 경영 관리 및 재무 감사 등의 목적으로 산은 출신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대우조선에 파견 근무하도록 하고 있어 재무·경영상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수단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산은 측의 묵인 내지 공모가 있었는지, 이 과정에 금융계, 정·관계 고위 인사가 개입한 게 아닌지를 단계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현대상선 2조원대 유상증자 단행 결정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이 총 2조 525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7일 공시했다. 운영자금으로 4280억원, 기타자금으로 1조 9000억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발행 신주는 2억 3600만주, 발행가액은 주당 1만 700원이다. 유상증자 대상은 KDB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금융기관 8곳과 공모사채권자, 용선주, 우리사주조합 이다. 증자 주식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다.  앞서 채권단 협의회에서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7000억원 규모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또 사채권자 집회에서 전체 공모사채 8042억원 가운데 50% 이상을 출자전환하는 안건이 가결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분 일부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채권자 및 선주 대상 일반 공모 청약은 다음달 18~19일 진행되고, 신주 상장예정일은 8월 5일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트럼프측 “한·미 FTA로 무역적자 240%↑”… 경제동맹 흔드나

    “작년 對한국 수출 고작 1억弗 늘어… 오바마 100억弗 증가 예상 빗나가” FTA 등 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그 캠프가 ‘안보무임 승차론’으로 한·미 안보동맹을 흔든 데 이어 무역역조를 주장하며 ‘경제 동맹’까지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도 무역역조를 강조하고 있어 누가 집권하든 경제동맹을 손볼 가능성이 높아 우리 정부 측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트럼프 캠프의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인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3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의 대다수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결국 그가 옳았다”며 FTA에 대한 비판 포문을 열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한·미 FTA에 서명할 때 매년 100억 달러(약 11조 9000억원)가량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2015년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대(對)한국 수출은 1억 달러 증가한 데 비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20억 달러나 늘어났으며 무역적자는 240%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오바마 정부가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션스는 앞서 4월 미 상원 전체회의에서 “한·미 FTA가 미 경제에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며 비슷한 무역협정인 TPP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2011년 당시 한·미 FTA가 좋은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며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280%나 증가했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한·미 FTA 결과를 볼 때 TPP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주로 NAFTA와 대중 무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피를 빨아먹는” 모든 무역협정을 재검토, 재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복심’ 세션스가 더 나아가 한·미 FTA를 구체적으로 비판함에 따라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한·미 FTA를 재협상 또는 폐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캠프를 상대로 “상품수지의 경우 미국이 적자를 보지만 서비스수지는 매년 100억 달러의 흑자를 보고 있으며, 직접투자도 한국이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또 한·미 FTA의 고용 창출 효과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보훈의식 1% 증가땐 경제효과 11조”

    국가보훈처는 31일 우리 국민의 보훈의식이 1% 증가하면 사회 갈등 요인이 1.59% 감소되고 이를 통해 약 11조 9000억원의 경제성장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보훈처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행정학회와 공동으로 ‘국가보훈의 경제적 가치와 효과’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결론이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연구는 국가보훈을 위해 현재 지불하는 세금 외에 추가로 낼 수 있는 세금의 규모, 보훈 예산이 각 산업에 기여하는 효과를 측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국가보훈의 가상적 시장을 가정해 국민에게 지불 의사액에 대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 가구당 연간 6만 3000원을 지불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 1조 1090억원을 추가 지불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세계가치관조사(WVS)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르웨이(5.51점), 핀란드(5.47점)가 국민 보훈의식이 가장 높았고 한국은 12위(4.79점), 일본은 20위(3.76점) 등으로 나타났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6년째 갇힌 ‘박스피’ 돌파구 기대… 단기효과 그칠 수도

    6년째 갇힌 ‘박스피’ 돌파구 기대… 단기효과 그칠 수도

    한국거래소가 24일 주식 거래 시간을 16년 만에 30분 연장하겠다고 밝힌 것은 6년째 ‘박스’(상자)에 갇힌 증시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다. 거래소는 거래 시간 연장으로 하루 평균 4조 7000억원인 거래 대금이 3~8%가량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시간 연장이 반드시 시장 활성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2007년 7월 25일 2004.22로 사상 첫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2011년부터는 사실상 ‘보이지 않는 상자’에 갇혔다. 1800선에서 2000선 초반을 왔다 갔다 하는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박스피’(박스+코스피)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일본 닛케이225가 2011년 9000선에서 현재 1만 6000선까지 뛰어오른 것과 대조된다. 시장의 활기를 보여 주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011년 역대 최고인 6조 9000억원에서 이듬해 4조 8000억원으로 뚝 떨어지더니 2013~14년에는 4조원까지 곤두박질쳤다. 거래소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2시간 30분이나 짧은 거래 시간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 주식시장은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5시 30분에 폐장(8시간 30분)한다. 미국은 우리보다 30분 늦은 9시 30분에 개장하지만 오후 4시에 문을 닫아 전체 거래 시간은 30분 많다. 아시아 국가는 대체로 거래 시간이 짧지만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가 최근 점심시간 휴장을 단축하거나 없애는 방법으로 30분~1시간 30분 연장했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 시간 증가는 거래금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과 홍콩의 경우 거래 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과거 세 차례 거래 시간 연장 가운데 두 차례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987년 4시간에서 4시간 20분으로 연장됐을 때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전년도 33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1998년 4시간에서 5시간으로 늘었을 때도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19%가량 늘어난 6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없애 거래 시간이 1시간 늘어난 2000년에는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거래대금이 3조 5000억원에서 2조 6000억원으로 감소한 데다 지수도 반 토막 났다. 글로벌 시장이 불안하거나 침체됐을 때는 거래 시간 연장이 무용지물인 것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거래 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 모멘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와 거래소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해 무리하게 거래 시간을 연장했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은 “30분 연장한다고 (주식 거래를) 안 할 사람이 하지는 않는다”며 “점심시간도 없는 증권 노동자의 근로 여건이 더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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