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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보 청문회­박경식씨 신문 지상중계

    ◎“현철씨 부산시장 출마하려 했다”/오정소씨,임용 이틀전 현철씨 만나/김희완·이성재씨가 전화녹음 부탁/이성호씨 북한에 여러번 다녀왔다/현철씨가 몇번 돈주려 했지만 거절 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21일 국회에서 김현철씨의 YTN(연합텔리비전뉴스) 인사개입 의혹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한 G남성클리닉원장 박경식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어 김현철씨의 각종 인사 및 이권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상만 의원(자민련) ­대통령과 현철씨를 언제부터 알게 됐나. ▲87년 통일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있을때 주치의를 맡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4·11총선 당시 공천문제를 들은 적이 있는가. ▲들은 바 있다.대표적인 예가 우리 형(박경재)도 있을테고…한리헌씨의 경우,해운대구보다 자기 고향인 김해쪽을 원했는데,어른(김영삼 대통령)한테는 말 못하고 현철씨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 ­형의 공천관계는. ▲96년 1월 중순 현철씨가 형에게 『전국구든 지역구든 원하는 것은 주겠다』 『서울의 어디를원하느냐』고 제의했다.현철씨가 재차 권유했지만 형은 거부했다. ­YTN 인사권 등 현철씨가 국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보는가. ▲처음에는 현철씨가 아버지를 도우려는 순수한 뜻을 가진 것으로 안다. ­현철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다 못하고 부산시장에 출마하려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는데. ▲출마하려다 지방의회 선거의 참패때문에 부담을 느낀 것같다. ­김기섭,오정소씨를 잘 아는가. ▲지난 대선때 김기섭씨는 의전을 맡았다.그래서 알게 됐다.오정소씨는 96년 6월인가 신라호텔 647호실에서 현철씨가 오라고 해서 갔는데 그곳에는 현철씨와 김기섭씨,그리고 처음본 사람이 있었다.이상하게 생각했는데 현철씨가 「열심히 하라」고 하니 그 사람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했다.이틀후 발령받은 것을 보고 오씨인줄 알았다. ­메디슨 사건에 대해 알고 있나. ▲95년 4월 이민화 사장이 직접 내게 항의를 해와 알게 됐다.초음파와 MRI 설비를 주생산품으로 하고 있다. ­이홍구 전 신한국당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이 회사를 언급했는데. ▲이대표가 그런 말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 주치의 고창순씨와 김현철씨가 측면 지원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나. ▲고창순씨는 전화를 해서 「꼭 돌봐줄 사람이다」라며 담당검사에 압력을 넣은 사람이다.보건복지부에 팩스를 보낸 일도 있다. ­국무총리나 신한국당 대변인 임명사실을 김씨가 미리 얘기한 소리를 들은 적 있나. ▲이총리는 총리 임명 하루전에 알았고 김철 대변인도 하루전에 알았다.김현철씨에게 직접 들었다. ­강성구 문화방송사장,홍두표 한국방송공사사장 임명을 김현철씨가 알고 있었는가. ▲대안이 없다고 그러더라. ◇김학원(신한국당) ­메디슨 사건으로 증인이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했나.청와대 주치의 고창순씨가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고 얘기했는데 그렇다고 믿고 있나. ▲고씨가 이민화 사장은 내가 꼭 돌봐주어야할 사람이라고 했다. ­김희완씨(현서울시 정무부시장)와 이성재 의원이 지난해 10월21일 병원을 찾아와 메디슨 문제를 의논했나. ▲의논한 셈이다. ­증인이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나,그 사람들이 자청해 찾아왔나. ▲본인들이 찾아왔다. ­그 사람들이 가면서 걸려오는 모든 전화에 대해 녹음과 녹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나. ▲녹음해 달라고 했다.그래서 했다. ­10월23일 이성재 의원과 관련해 김현철씨로부터 전화온 것도 그 사람들이 부탁해서 해놓은 것인가. ▲내가 판단해서 한 것이다. ­김희완씨는 어떻게 테이프를 입수했나. ▲통화가 끝났을때 김씨가 들어와 김현철씨와 통화하지 않았냐고 물어서 들으면 문제가 있다고 했다.그러자 김씨가 자꾸 테이프를 달라고 했다.들으면 문제가 있다면서 못준다고 하니까 1주일을 쫓아 다녔다.억울한 것을 푸는데 봐야겠다고 말했다. ­억울하다는 것이 뭘 의미하느냐. ▲총선에서 홍준표씨와 맞붙었는데,100% 부정선거였다고 말했다.억울하다면서 재정신청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철씨가 한보철강의 시설재 도입과 관련해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는가. ▲없다. ­김현철씨와는 93년 이후 몇번 만났나. ▲100번도 더 만났다.­김현철씨가 증인에게 치료받은 적이 있나. ▲(침묵 뒤)개인적인 일은 묻지 마라. ­오정소 안기부1차장 등용전에 모호텔에서 만난적이 있다고 했는데,오차장에 대한 인사가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는 의미인가. ▲단순히 만났다고는 할 수 없다.김현철씨가 『열심히 일하라』고 했더니,오차장이 90도로 깎듯이 절하면서… ­YTN 사장 인선과 관련한 테이프를 공개했는데,그 뒤 김현철씨가 MBC사장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면서 유임을,KBS 사장에 대해서는 열심히 했으니 유임시켜야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 말했다.특히 KBS 홍사장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증인은 「내가 입열면 나라가 흔들린다.한달이상 기사거리가 나올 것이다.핵폭탄 갖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 ▲그런 말 한 것같다. ­갖고 있는 테이프에 김현철씨가 국정개입을 했다는 내용이 있느냐. ▲개인적인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 ­증인이 갖고 있는 테이프외에 김현철씨와 만나면서 적은 자세한 메모가 있다던데. ▲메모는 어떤 기자가 갖고 있다. ­증언 등과 관련해 외압을받은적 있나. ▲외압을 받을 나이가 아니다. ­평소에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찍었나. ▲나는 성기확대수술과 발기부전증의 전문이다.수술전후의 상태를 비교하고 합병증 등을 연구하는 것은 의사의 의무다. ◇김민석 의원(국민회의) ­증인이 김주열 열사의 심정으로 증언을 한다고 해서 인상적있다.증언과 관련해 협박받은 적이 있나. ▲많이 받았다. ­현철씨가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강삼재씨 등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목격했나. ▲함께 본 적도 있다. ­박태중씨는 김현철씨의 측근이라는데 박씨가 김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는가. ▲거의 그랬다. ▲치료를 위해 녹화를 하고 있다.이런 사실을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공천과 관련해 이상룡씨와 증인의 형 얘기를 했는데,현철씨가 공천을 준 다른 여당의원은 또 없는가. ▲다 알면서 왜 그러느냐. ­증인과 현철씨와의 갈등해소를 주선한 대권주자가 혹시 박찬종씨 아닌가. ▲그 분의 정치적 입장이 곤란해지니 답변 안했으면 한다. ­현철씨가 대통령되려는 원대한 꿈을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또 증인이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 또 하나의 대통령이 있다」고 했는데. ▲근본적으로 현철씨에 대해 나쁘게 생각 안한다.옛날 야당시절의 정치인 자제에 대해 학벌을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매일 구속이나 되고 하니 자제들을 돌봐줄 리가 있겠나.개인적으로 현철씨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처음에는 아주 좋았는데,나중에 변절돼서 그렇지… ◇이인구 의원(자민련) ­테이프가 공개된 이후 박해와 위협을 많이 받았을텐데. ▲죽기를 각오했다. ­김현철씨와 김덕룡 의원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김덕룡 신경식씨이다.김덕룡 의원은 사실 김현철씨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한번은 김의원이 영부인에게 「사이비종교인을 만나지말라」고 하자 영부인은 「아저씨(김의원을 지칭) 왜 종교문제까지 건드리느냐,아저씨는 정치만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증인은 김현철씨가 95년 가을 이성호씨에게 전화를 걸어 박태중,정보근이 하고 술을 한잔 하자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으나 정보근씨는 청와대 민원비서관의 소개로,김현철씨와 딱 한번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적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현철씨가 (이성호씨에게) 전화를 걸었을때 날씨가 쌀쌀한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맹형규 의원(신한국당) ­김현철씨씨가 인사와 관련한 애기들을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나. ▲그가 대선에서 일등공신이었고 정치참모로서 일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87년 대선이후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의원출마를 권유받았다는데. ▲사실이다. ­박태중씨가 김씨의 제일 큰 돈줄이라고 했는데 어떤 근거인가. ▲항상 박씨 사무실에 김씨 사무실이 있었다.박씨가 김씨 사무실 직원들 비용을 댄다고 했다. ◇이상수 의원(국민회의)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의 아버지 이건씨가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때 입건돼,김현철씨가 풀어주겠다고 해놓고도 집행유예를 받아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아니냐. ▲김현철씨가 풀어준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흐름에 따르라고 했다.이성호씨는 자기아버지보다 더 비자금을 조성한 사람이 많은데 아버지가 뭐 그래 잘못했느냐며 섭섭하게 생각했다. ­대선때 한번 모일 때마다 3억∼5억원씩 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경실련에서 뒤에 말한 부분인데 큰 의미를 두지 마라. ◇이사철 의원(신한국당) ­김현철씨를 통해 권력행사나 청탁을 하려했나. ▲김현철씨가 대선 끝나고 대통령 주치의로 (청와대에) 들어가자고 했으나 사양했다. ­96년 8월까지는 김현철씨와 사이가 좋았나. ▲9월까지인 것 같다. ­8월에 김현철씨에게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고 충고했나. ▲여러차례 말했다. ◇이규정 의원(민주당) ­과거 대통령 후보때 주치의한 것과 관련,청와대에 공적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는데. ▲나는 명예욕이 없다.국회의원에 출마하라는 것도 거절했고 주치의도 사양했다. ◇이양희 의원(자민련) ­이성호씨가 북한에 다녀왔다는데. ▲그렇다.여러번 다녀왔다. ­현철씨가 남북회담 등에도 은밀하게 개입했다고 생각하나. ▲잘 알지 못한다. ­현철씨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일부에서는 「신라호텔에 구름처럼 모여든다」는말도 하고 있는데. ▲신라호텔에선 모르고 롯데호텔에서는 (사람들이 모인 것을) 봤다. ◇박주천 의원(신한국당) ­김동진,박상범,오정소씨 등의 인사에 현철씨가 개입됐다는데. ▲김동진씨는 아니고.인사개입이라기 보다는 인사내용을 미리 알았다는 것이다. ­미리 알았다면 개입했다는 것아니냐. ▲사실상 개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김현철씨 한 명이다…아니 몇명 더 있다. ­92년 당시 김영삼후보는 선거운동 경비로 3백20억원을 신고했는데 측근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액수가 터무니 없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여야) 피차간에 많이 쓰지 않았는가. ◇이국헌 의원(신한국당) ­메디슨사건에 비호세력이 있다고 생각했는가. ▲이미 국산회된 제품이 있었는데 메디슨에 1백억원의 특혜대출이 나갔다. ◇김문수 의원(신한국당) ­메디슨사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뒤에도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증인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정권이 도움을주지 않아 야속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 ▲사실을 밝히자는데 피해의식은 무슨 피해의식이냐. ◇조순형 의원(국민회의) ­청문회 준비를 어디에서 했나. ▲서울 근교 호텔에 있었다.이상한 전화가 많이 왔다. ­여당인사 및 관계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전화했다는데. ▲사실이다. ◇박헌기 의원(신한국당) ­93년이후 김현철씨와 어디서 가장 많이 만났나. ▲롯데호텔에서 많이 만났다. ­정보근,박태중씨와 함께 만나자고 이성호씨에게 전화한 곳은 어디인가. ▲한국일보 부근 사무실이다. ◇김원길 의원(국민회의) ­전병민씨가 청와대 비서관을 그만둔후 김현철씨와의 관계는 어떤가. ▲전씨는 작년까지 하와이에 있었고 금년에는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김씨의 일본체류를 위해 전씨가 일본에 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적 없나. ▲안 받았다. ­김씨가 주려고 하지 않던가. ▲여러번 의사표시를 했지만 거절했다.
  • 스페인 세고비아 수도교(세계 문화유산 순례:25)

    ◎도시 가르는 길이 813m 장대한 돌다리/166개 돌아치로 지탱… 상단 한가운데 수로/로마인 기술과시하듯 회반죽 한줌 안써 그리스인들이 영원한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조각·건축물들을 남겼다면 로마인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건축물들을 만들었다.그래서 한때 세계영토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 전성기 시절 로마인들은 가는 곳마다 다리를 놓고 도로를 닦았으며 개선문,원형경기장,서커스장 그리고 식수를 운반하기 위한 수도교를 남겼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북으로 85㎞지점에 있는 세고비아시는 이 로마 수도교가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보존돼있는 곳이다.마드리드를 출발,잘 닦여진 고속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나지막한 언덕위에 중세풍의 성채들이 늘어선 세고비아시에 들어선다.도시 서쪽편에서 시작해 광장을 가로질러 언덕위의 성안으로 길게 뻗은 돌 아치들이 금방 마을의 분위기를 로마시대로 되돌려놓는다. 도시 북쪽 후앙프리아산 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세고비아까지 운반하기 위해 로마인들은 총18㎞에 달하는 운하를 파서 넓은 벌판을 가로질렀다.그리고 광장을 가로질러 언덕위 성채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가장 어려운 관문을 166개의 돌아치가 떠받치는 길이 813m의 아름답고 장대한 돌다리를 지어 통과했던 것이다.처음 사람의 키높이 정도로 시작된 단층 돌다리는 조금씩 높아져 광장을 통과할 때는 아치들이 이층으로 늘어선 높이 30m의 웅장한 석조건축물로 바뀌었다.도심에 도달한 돌다리는 광장 왼편에서 100m 이상 계속된 다음 광장어귀에서 90도 각도로 한번 꺾인 다음 계속해서 100m정도를 더 이어져서 성안으로 곧장 연결된다. 성벽을 타고올라가 사람의 출입을 막은 철제문을 몇개 타고넘어 굳이 이 돌다리 상단으로 올라가보았다.폭 30㎝에 깊이 40㎝쯤 되는 수로가 돌다리 상단부 한가운데로 길게 뻗어있다.그러나 최근까지도 실제로 물이 흘렀다는 수로는 소문과는 달리 물이 말라 있고 성안에서 날아왔을 나뭇잎들만 드문드문 쌓여있다.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이 수도교는 대략 서기 50년쯤 클라우디스 황제시절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로마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돌다리의 완벽한 조합과 견고함을 바라다보노라면 당시 로마인들의 높은 기술수준과 미적인 안목이 얼마나 높은 경지에 있었는지 짐작할만하다.건축물에서 가장 표현하기 힘들다는 단순함,우아함 그리고 장엄함의 3요소가 절묘하게 표현된 걸작물이다. 돌다리는 돌을 한아름씩 됨직한 크기로 네모반듯하게 다듬은 다음 이를 차곡차곡 쌓아서 만들었다.로마인들은 원시적인 형태의 기중기와 도르래를 이용해 돌을 쌓아나갔는데 이 방법은 원래 그리스인들이 발명하여 로마인들이 대토목 공사를 위해 발전시킨 것이었다.아치 돌기둥을 쌓으면서 로마인들은 마치 자신들의 기술과 과학적 두뇌를 과시하듯 틈새를 잇는 회반죽이나 시멘트를 단 한줌도 쓰지 않았다.오직 치밀한 역학적 계산만으로 하중을 지탱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완벽한 밸런스의 돌아치를 연출해냈던 것이다. 로마인들이 이베리아반도에 진출한 것은 기원전 3세기쯤.이곳에 진출한 카르타고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처음 군대를 보낸 이래 수십년만에 이베리아반도의 대부분을 로마영토로 만들어버렸다.스페인은 유럽에서 첫번째로 로마제국의 영토가 됐고 5세기중엽 서고트인들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로마인들은 이곳에 머물렀다. 수세기동안 잊혀진 채로 있던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1484년 복원작업이 시작됐다.당초 나무조각으로 홈을 댄 수로는 이때 돌가루 시멘트로 다시 만들어졌다.로마인들은 시멘트를 건축물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전문가들이었다.시가지 곳곳에 남은 시멘트 도로들도 로마인들이 닦은 것이다. 그런데 관광객들의 수가 늘어나며 광장주변에 식당들이 들어서고 주위에 차량통행이 늘어나면서 이 돌아치의 수명도 크게 위협을 받기에 이르렀다.돌다리의 광장쪽 면은 시커먼 색으로 흉하게 그을려있다.식당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자동차 매연 때문이다.자동차 통행으로 인한 진동은 흠잡을데 없이 조립된 이 돌아치들의 정밀한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수리를 위해 곳곳에 설치한 철재 비계들이 이같은 위협들이 실재함을 보여주고 있다.1985년 유네스코는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뒤 다리의 보존을 위해 정기적으로 보수와 청소를 하고 있다. 로마인들이 물러난 뒤 세고비아는 11세기에 걸친 긴 문화적 암흑기를 거쳤다.서고트인들과 아랍인들의 말발굽아래 도시의 많은 부분이 황폐화됐고 그들이 남긴 문화적 편린들로 인해 마치 문명 전시장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그중의 한곳이 바로 시 북동쪽을 지키는 요새로 아랍인들이 이곳을 점령한 뒤 세운 성채 알카사르.카사르라는 이름도 아랍어로 「성채」라는 뜻이다.디즈니랜드 만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실제모델로 알려진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함께하는 웅장한 성채이다.스페인왕들은 그뒤 국토회복운동을 펴서 이곳을 재점령한 뒤 성을 다시 스페인양식으로 뜯어고치며 성안 곳곳에 남아있는 아름다운 아랍문양과 타일조각들을 그대로 남겨두게해 「한지붕 두 문화」의 동거가 지금도 계속되는 곳이다. ▷여행가이드◁ 스페인 중부 카스틸랴 지방에 위치.수도 마드리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어 마드리드 시내 왠만한 호텔에는 단체투어 모집안내가 있다.도로가 좋아 자동차를 렌트해도중에 엘 에스코리알 궁과 성녀 테레사가 기거했던 곳으로 유명한 아빌랴를 함께 둘러보면 하루코스로 적당하다.세고비아 수도교 옆 광장에 줄지어 늘어선 식당에서는 카스틸랴지방의 명물요리인 통돼지구이 요리를 맛볼수 있다.「코치니요 아사도」라는 이름의 이 요리는 새끼돼지를 기름을 빼며 통째로 구운 것으로 1마리면 성인 4명이 먹을수 있는 양.시내에는 아름다운 성체가 여럿있는데 그중 알카사르는 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여왕이 대관식을 가졌던 곳으로 동화 「백설공주」의 실제모델이 된 성으로도 유명하다.
  • 「묘기백출」서울에어쇼 ’96“발진”/21일부터 성남공항서 1주간

    국내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서울 에어쇼 96」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지난 15일 러시아의 수호이 30과 프랑스의 「자존심」 라팔 등 에어쇼에 참가하는 항공기가 속속 행사장인 성남공항에 도착하면서 관심과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에어쇼는 우리가 개최하는 첫 행사여서 국내외 업체의 유치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국내 79개 업체,해외 135개 업체 등 214개 업체가 참가해 당초목표한 200개 업체를 넘어서는 성과를 이룩했다.이번 에어쇼에는 미국의 F­15E,러시아의 최신예 수호이 37 등 전투기를 비롯,CN­235 등 수송기,A­340 등 여객기,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투입된 OH­58D 헬기 등 세계 항공선진국이 자랑하는 각종 항공기가 선보인다.서울에어쇼는 21일 상오10시 개막식에 이어 하오1시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가 27일까지 1주일간 매일 상오10시부터 하오5시까지 일반에게 공개되며 1백만명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행사기간에는 6개동 8천200평의 옥내 전시공간에서 항공우주산업제품,방위산업제품,인공인성 및 위성통신 서비스관련장비 등이 전시된다.〈황성기 기자〉 ◎관람요령/21일 하오1시부터 일반공개/전시장 관람 3∼시간 소요/ARS전화 24시간 행사안내 에어쇼 진행과 관련된 주요사항을 미리 알고 가면 좀더 재미있게 쇼를 관람할 수 있다.관람요령을 소개한다. ▷관람시간◁ 상오10시부터 하오5시까지이며 개막일인 21일엔 일반관람객 입장은 하오1시부터 허용된다.서울공항 10만평에 마련된 옥내외 전시장을 둘러보는데 3∼4시간 걸린다. ▷입장요금◁ 비즈니스데이(21∼24일)에는 18세이상만 입장이 가능하고 요금은 1만원.퍼블릭데이(25∼27일)의 경우 18세이상 6천원,만4∼7세는 4천원. ▷교통편◁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탄 뒤 태평역과 모란역에게 내리면 걸어서 행사장까지 5∼10분이면 도착한다. 운영본부는 행사장부근 배매산에 5천대,탄천고수부지에 2천200대의 차량을 수용하는 주차장을 마련하고 부족하면 분당종합운동장에 추가면적을 확보하고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 ▷관람포인트◁ 전시항공기가운데 우리공군의 차차기 전투기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F­15E와 프랑스의 라팔,러시아의 SU­37의 각축전이 흥미롭다.특히 러시아의 SU­37이 벌이는 코브라기동(전속력으로 수평비행하다가 기수를 90도에 가깝게 들어올리면서 약 1노트의 속력으로 비행하는 것)을 놓치지 말 것.에어쇼의 꽃인 곡예비행도 놓쳐서는 안될 이벤트. ▷행사문의◁ 안내서울에어쇼에 관련된 사항은 ARS자동응답전화(서울 7611­543)가 24시간 운영되며,인터넷의 서울에어쇼 홈페이지와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 게시판에서 각종 관련정보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황성기 기자〉
  • 서울신문 오늘부터 전면 가로쓰기

    ◎정보화시대 부응… 읽기 쉬운 신문으로/독자층 84%가 가로쓰기 한글전용세대/산뜻한 지면구성으로 한층 높여/5세대 CTS 도입 앞두고 정보가공 쉽도록 서울신문이 1일부터 전면 가로쓰기를 시행한 것은 신문은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독자제일주의정신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당연한 결정이다.「왜 가로쓰기이어야 하는가」하는 당위논쟁은 이제 더이상 의미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광복직후부터 가로쓰기를 해온 각급 학교 교과서를 비롯,각종 잡지·단행본 등 출판물 전반에 걸쳐 가로쓰기는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뿐만 아니라 신문계에서도 3개의 스포츠신문과 일부 종합일간지에서는 가로쓰기체제를 택해 독자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하지만 서울신문이 가로쓰기를 채택한 것은 이같은 단순한 대세론 때문만은 아니다.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근거에서 서울신문은 가로쓰기를 단행했다. 첫째 한글전용세대가 신문의 주요독자층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1948년 「한글전용법」이 공포된 후 교육받은 한글세대의 비율은 전체인구의 58.3%로 신문 주독자층(15∼64세)의 84.1%를 차지한다(90년 기준 조사).구매력 있는 인구의 60%이상이 한글 가로쓰기세대로 주된 독자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연세대 남기심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지난 60년대 가로쓰기·세로쓰기 논쟁끝에 가로쓰기 우세쪽으로 여론이 모아졌지만 일부 기성층의 반대로 신문에서의 가로쓰기가 실현되지 못했다』며 『서울신문의 가로쓰기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논의의 여지가 없는 결단』이라고 말했다. 둘째 CTS제작과의 상호연관성 문제다. CTS방식의 경우 가로쓰기 중심으로 지면을 구성하면 단수를 줄이고 블록개념을 도입해 지면을 단순화할 수 있어 제작이 훨씬 효율적이다.특히 제5세대 CTS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울신문으로서는 제작형태를 가로쓰기에 맞춰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셋째 가독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상인이 두 눈을 움직이지 않고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볼 수 있는 범위는 좌우 180도,상하 120도다.또 눈만 움직여 볼 수 있는 범위는 상하 75도,좌우 90도로 가로쓰기지면이세로쓰기지면에 비해 쉽고 빨리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신문의 가로쓰기는 국민의식차원에서도 검토되어야 한다.우리의 신문편집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쳐온 일본은 아직까지도 「독자의 오랜 열독습관존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세로쓰기체제를 고수하고 있다.『의식의 전환은 흔히 시대의 변화를 앞서가지 못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광복 반세기를 훨씬 넘긴 이 시점에서 일본식 신문제작관행은 하루빨리 청산돼야 한다.세로쓰기 신문에 길들여진 일부 장년층세대에서는 『가로쓰기는 눈에 익지 않고 가볍게 읽힌다』며 가로쓰기 반대론을 펴기도 한다.하지만 이것은 불편함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한 데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요 편견일 뿐이다. 가로쓰기는 정보화사회의 흐름에도 한층 적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정보화시대의 총아인 컴퓨터 자체가 가로쓰기체제를 택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적합하다.이 점에서 곧 제5세대 CTS제작시스템을 도입할 서울신문이 이번에 전면 가로쓰기를 단행한 것은 정보화사회와 컴퓨터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대 이정춘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그동안 신문사들이 가로쓰기를 망설여온 것은 기존의 설비나 기술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신문상품의 경쟁력확보차원에서도 앞으로 모든 신문이 가로쓰기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로쓰기지면제작에 대해 한글학계나 신문학계에서는 『가로쓰기신문이 독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독성 높은 다양한 글자꼴을 개발하고,편집스타일을 「젊은 신문」에 맞게 혁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초일류고급정론지를 지향하는 서울신문의 이번 가로쓰기 개혁은 독자와 신문의 거리를 단축,보다 알찬 기사를 독자가 쉽고 친근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이같은 변화가 단순한 외형상의 변화가 아닌 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서울신문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신한은행 신화:2(테마가 있는 경제기행:14)

    ◎“꿈에서도 미소를…”/직원들 90도 인사… 금융계 “회오리”/여행원 잠결에 전화받고도 “감사합니다” 연발/고객위주 영업 첫 도입… 백화점 직원까지 견학 미소가 몸에 밴 대표적인 직업인들로 흔히 항공기의 스튜디어스들을 꼽는다.관찰력이 강한 사람들은 스튜디어스들이 기내에서 늘 미소를 띄고 있는듯 하지만 좌석과 좌석을 옮겨가는 1초쯤 되는 짧은 시간,미소를 풀고 휴식을 취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접대를 위한 미소는 노동이다. 81년 9월 신한금융개발 주식회사로 출발한 신한은행 창립 준비팀은 82년 4월 여직원 4명을 선발하며 은행설립 준비절차를 밟아 나갔다.신보금씨(현 신한은행 인재개발부 대리)등 4명의 여직원들에게 떨어진 첫 업무는 친절연습과 미소짓기였다고 한다. 이희건 신한은행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판흥은(현 관서흥은) 여직원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안녕하세요.어서오세요.안녕히 가세요』를 반복했다.90도 굽혀 인사하기,미소짓기,걷기 연습 등에만 3개월을 보냈다. 신대리는 『거울을 보며 화장할 때에도 웃는연습을 해 집안에서는 머리가 이상해진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어느날 새벽 2시쯤 잠결에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고도 「신한은행의 신보금입니다」라고 말한뒤 전화를 끊을 때에는 「감사합니다」라는 말까지 했다』 꿈속에서도 미소를 잃지않도록 하는 것이 친절연습의 목표였다.김세창 초대행장을 비롯한 임원들도 인사와 걷기연습에 빠지지 않았다. 82년 7월7일.신한은행이 서울의 명동지점과 서대문지점,대구지점 3곳만 갖고 단출하게 문을 연 날이지만 우리나라 금융계와 재계에 커다란 충격을 준 날로 기록된다.고객이 들어올 때마다 『어서 오십시오』라며 고개를 90도 숙이며 인사하는 신한은행의 직원들.은행 직원들의 인사에 깜짝 놀라 은행문밖으로 다시 나갔다가 마음을 진정시켜 들어오는 손님들이 많을 정도로 신한은행의 친절운동은 당시 은행가로서는 파격이었다. 요즘은 은행 문턱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그 때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었다.커미션(수수료)은 둘째치고 대출받는게 특혜로 여겨졌던 때라 은행직원들이 고객들에게인사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당시 가장 친절하다는 평을 받았던 백화점의 직원까지 신한은행의 창구를 찾아 견학을 했다. 신한은행은 이렇게 처음부터 화제를 몰고왔다.홍성균 이사는 『창구 응대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특별히 홍보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다른 은행들이 창구에서 손님을 기다릴 때인 80년대 중반부터 신한은행은 우량업체나 개인들을 찾아 대출해주는 대출세일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요즘은 모든 은행장들이 거리에서 예금유치 켐페인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돼있지만 신한은행은 초대 행장부터 그랬다. 일본은행에서 배운 고객위주의 영업이 이때부터 한국 금융가에 도입된 것이다.91년 8월에는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상가가 밀집된 지역의 점포를 중심으로 동전교환기 전동차를 운영했다.상인들이 동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대출세일,발로 뛰는 적극적인 신한은행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사례다.현재는 40여 지점에서 운영중이다.미소짓기,인사하기에서 시작되는 친절운동은 고객위주의 영업으로 발전되고,다시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로 일관된 흐름을 형성함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90년대 들어 점포별 독립채산체를 실시하지만 신한은행은 이미 84년부터 실시했다.너무 실적에 얽매여 부작용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한은행의 높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게 한 주요인이다.〈곽태헌 기자〉
  • “달라진 현장” 청주시청 민원실

    ◎2백50평 공간에 민원인용 팩스까지…/창구 여직원 「스튜어디스식 인사」는 기본/서류 5분내 발급… 전화걸면 우편배달도 충북 청주시청 별관 1층에 있는 민원실은 언제 찾아가도 기분좋은 곳이다. 비좁고 옹색한 대부분의 관청 민원실과 달리 우선 2백50평이나 되는 넓은 공간이 방문객을 편안하게 만든다.창구에 앉은 깔끔한 유니폼의 여직원은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다.여직원 앞에는 각자의 명함이 수십장씩 놓여있고 창구앞에는 「시민은 한가족」이란 문구가 선명한 커버를 씌운 민원인용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마치 은행 같은 느낌이 든다. 민원인이 대기하는 널찍한 홀에는 3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놓여있다.또 공중전화 2대와 20여개의 화분,민원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팩시밀리와 대형 TV,신문철과 음료수대,민원용지 비치함이 마련돼 있다. 비치함에는 각종 서식과 민원불편 신고엽서·생활안내 팸플릿이 가지런히 들어 있고 바로 옆에는 3개의 의자와 원탁으로 민원안내석을 마련했다. 직원들이 교대로 안내하고 대필도 해주는 민원안내석에는 민원인 전용의 수신전화(51­1567)도 설치됐다.홀 한쪽 구석엔 청주우체국 우편취급소가 입주해 있다. 청주시청 민원실의 이같은 편의시설은 대부분 민선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6월 이후에 마련된 것이다.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골고루 갖춘 청주시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구직원을 포함한 민원실 요원전체에 대한 친절교육 프로그램을 마련,민원공무원으로서 필요한 각종 소양교육자료를 수시로 배포하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친절교육을 실시한다. 시본청 민원실 요원 10명과 이곳에 함께 입주해 있는 상당구청 민원요원 77명등이 이 교육에 참가하고 창구 여직원은 마주서서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스튜어디스식 인사까지 연습한다. 호적등본을 발급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김종철씨(55·청주시 상당구 용암동)는 『창구 여직원이 무척 친절하고 민원발급 시간도 전보다 훨씬 빨라져 만족한다』고 말했다.문화동에서 10여년동안 부동산업소를 운영하면서 자주 민원실을 찾는 김씨는 『전에는 30분 이상씩 걸리던 호적등본·지적도·토지대장등의 발급이 요즘은 빠르면 5분,늦어도 10분내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상당구 민원담당 여직원 김수자씨(37·행정7급)는 최근 서울 관악구 봉천10동에 사는 이운상씨(65)로 부터 감사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지난달 10일 아들(32)의 혼인신고를 본적지인 청주 상당구청에 하면서 김씨의 명함을 받아간 후 며느리가 등재된 호적등본이 필요해 전화로 김씨에게 부탁,서울에서 우편으로 필요한 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었던 것. 청주시청은 이처럼 민원인이 직접 민원실을 찾지 않고도 필요한 민원을 발급받거나 안내받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창안,추진하고 있다. 여타 자치단체에서도 추진중인 민원1회 방문제외에도 FAX를 이용,민원을 발급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원안내자동응답시스템(ARS)을 지난해 8월1일부터 가동하고 있다.이 시스템은 시민 누구나 국번없이 120번을 누르면 각종 민원을 안내받고 시정에 대한 건의를 할 수 있다. 청주시의 이 제도는 지난해 내무부에도 보고돼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보급되고 있다.〈청주=한만교 기자〉
  • 북 미그기 귀순­유도비행 최용섭 소령·홍붕선 대위

    ◎“적기 발견한 순간 귀순 예감”/3m 근접하자 날개 좌우로 흔들어/15분간 평소 훈련대로 귀순기 유도 『귀순의사를 확인하는 순간 다소 흥분됐지만 평소 철저히 해온 훈련탓으로 냉정히 유도를 해냈습니다』 귀순 북한전투기를 처음 발견,안전하게 안착시킨 공군 3515부대 F16의 1번기조종사 최용섭 소령(35·공사 33기)은 이날 상오 10시30분 평소처럼 근접항공지원임무명령을 받고 홍붕선 대위(29·공사 39기)의 2번기와 함께 이륙했다. 『10시46분 전역항공통제본부(TACC)로부터 적기출현을 통보받고 강화도 서북쪽 상공으로 기수를 돌렸습니다.10시54분 적기를 발견하는 순간 공격준비는 갖추었지만 본능적으로 귀순전투기인줄 알았습니다.이어 적기가 바퀴를 내리고 날개를 좌우로 흔드는등 귀순의사를 밝혀왔습니다』 3m거리까지 접근한 최소령은 조종사들 사이에 「유도에 응하라」는 뜻으로통용되는 신호대로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치자 미그기조종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최소령은 홍대위와 함께 고도 5천∼6천피트,속도 2백노트로 15분간 귀순기를 유도했다. 유도과정에서 적기의 갑작스런 도발등만일의 사태에 대비,최소령이 선두에서 서고 홍대위가 미그기의 뒤를 따랐다. 『북한의 내부사정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북한전투기가 귀순할 것으로 예상이 돼 평소 이에 대한 지속적이고 철저한 훈련을 많이 해왔습니다』 최소령은 광주출신으로 전투기비행시간이 총2천3백여시간에 이른다.부인 김정주(33)씨와의 사이에 남매가 있다.〈충주=한만교 기자〉◎귀순기 유도 조종사­관제사 교신내용/“미그19기임… 기어 내리고 속도 줄였음”/“침착하게 수원으로 유도착륙 시켜라” 우리 공군은 이철수 대위가 몰고온 미그 19기를 유도,수원기지에 안착하기까지 내내 마음을 졸이며 30여분을 보냈다. 다음은 우리측 관제사와 발진한 전투기 조종사간 교신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관제사:90도 7천피트(현재의 방향에서 90도를 틀어 고도 7천피트를 유지하라) ▲조종사:주디(조종사가 확실히 적기를 요격하겠음) ▲관제사:WING ROCKING(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관제사:3백20도 방향 전환할 것. ▲조종사:미그 19기임.기어(미그기의 착륙장치) 내리고 속도 줄였음.수평비행하고 있음. ▲조종사:후미 붙이겠음.(비행기 뒤로 가서 시속 4백50㎞ 속도 줄였음.(미그기의 속도에 맞춰) 미그기가 착륙기어 내렸음. ▲전술항공통제본부장:귀순기가 확실하다.1백50도 방향 선회하여 침착하게 수원으로 유도,착륙시켜라. ▲관제사:남쪽으로해서 수원으로 착륙시키겠음. ▲조종사:착륙했음. ▲전통본부장:착륙했다고? ▲조종사:예,이상없이 착륙했습니다.〈황성기 기자〉 ◎이철수 대위 누구인가/본격 비행경력 10년째… 각종 훈장 수상/부친도 항공엔진기사… 부인과 남매 둬 이철수 대위는 북한 공군 및 반항공사령부 1비행사단 57연대 2대대의 책임비행사다.66년6월21일 함경북도 어랑군 어랑읍에서 태어났다. 현주소는 평안남도 온천군 온천읍 201번지로 부인 이성옥씨(27)와 사이에 아들 명진(5)과 딸 명심(3) 남매를 두고 있다. 아버지 춘상씨(62)는 삼지연 비행장에서 비행기 엔진기사로 있다 지난 87년 제대한 후 평안북도 온천군 식료수매사업소의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어머니는 지난 92년9월27일 작고했다. 이대위는 지난 73년 9월1일 삼지연 인민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도 이곳에서 나왔다. 82년 5월1일 공군비행군관학교에 입학,86년 8월4일 졸업했다.본격적인 비행경력은 10년째이나 실제 비행시간은 3백50시간이다. 지난 92년 국가훈장 3급을 받은 것을 비롯,전사명예훈장 2급,군공메달 2개,3대혁명 훈장,조국해방 40돌 메달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말해주 듯 북한에서 인정하는 유능한 비행사였다.〈김성수 기자〉
  • 목욕탕 뜨거운 물로 화상/안전관리 소홀 배상책임(조약돌)

    ○…서울지법 민사항소6부(재판장 현순도 부장판사)는 6일 목욕탕 온수관의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은 좌모씨(32·여)가 목욕탕 주인 허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는 2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섭씨 80∼90도의 뜨거운 물이 지나가는 온수관근처에 앉아 있다가 다른 손님의 부주의로 화상을 입은 점이 인정된다』며 『온수관근처에 경고문을 붙이지 않는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피고는 배상책임이 있다』고 설명.〈박은호 기자〉
  • 축제 발목잡는 지역구도(이동화 칼럼)

    한 신도시에서 출퇴근하는 필자는 요즘 매일 여러후보의 선거운동원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스스로 찾아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차가 지체하거나 서행하는 길목에는 예외없이 후보자신이나 후보의 사진을 도배질하다시피 둘러친 선거차량과 함께 특색있는 복장을 차려입은 운동원들의 공세와 만나게 된다. 이들은 소속정당의 이름이나 색깔을 나타내는 모자와 띠를 두르고 후보의 이름과 기호를 알리려고 손짓발짓에 명함과 유인물 돌리기와 악수공세,90도 절하기등 정성을 다 쏟는다.자전거부대의 무언의 시위가 있는가 하면 운동경기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응원단차림이 등장하기도 한다. ○선거분위기,겉은 변해 합동연설회장 입구의 모습은 더 화려하다.고무풍선이 날아오르고 한복대열의 큰절을 받으며 회장에 들어서는 유권자의 모습은 절로 흥이 날것처럼 보인다.지난번 선거때에 비해 겉모습으로는 축제나 기념행사같이 들뜬 분위기가 확연히 보인다.얕은 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 변화와는 달리 선거전의 내용은 구태의연하다.아니 더 후퇴한 부분도 적지않다.우선 연설내용을 보면 상대방 비방이 노골화되고 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면 3대의 잘못이 다 들춰진다는 얘기가 있지만 잘못한 것이 없거나 본인도 모르는 일이 조작되어 나오는 판이다.우리나라 정치를 주도한다는 정당들조차 중앙당차원에서 「폭로으름장」과 「대응폭로의지」로 맞붙어 있으니 지역구에서야 「폭로가 미덕」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한술더 뜰법하다.이것도 표피적이고 감각적인 선거운동과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는 것조차 무게가 실리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사업성 공약을 많이 내어놓지만 구체적 계획이나 소요재원 등에 대한 설명이 없어 신뢰성이 적다. 미약 또 지방선거도 아닌데 개발공약이 많다.혐오시설의 기피등 님비현상에 편승하려는 자세도 뚜렷하다.국가전체와 미래를 보는 눈이 전반적으로 무디다. ○국가미래 보는 눈 마약 통일에 대한 견해같은 것은 한마디도 없고 선진화를 위한 비전제시도 미약하다.쓸데없이 내각제다,아니다 하면서 비뚤어진 정치놀음에 국민들을 끌어들이는데는 능하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이 국회의원선거로서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행태는 지방선거,성격은 대선의 전초전이 되고 만 것이다.이렇게 된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것은 이번 총선도 역시 3김정치의 구도속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3김정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지역감정이나 지역분할이라 할 수 있다.이번 총선에 국민적 역량과 힘이 제대로 모이지 않는 것은 역시 지역감정의 탓이다.호남이다,충청이다,PK다 하면서 총선결과가 몰표,무더기당선으로 이미 결론지어진채 나머지 지역에서나 각축을 벌이니 국민적 관심이 그만치 적을 수밖에 없다. ○미리 정해진 총선판도 따라서 결과를 놓고 축제를 벌일 마음은 멀리 떠나고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특히 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가 잘안보이니 이제 정국이 불안하겠구나 하고 염려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된다.이제 총선직후부터 벌어질 대권공방,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계개편등을 생각하며 이와 맞물린 정국불안을 걱정하는 소리도 적지아니 들린다.지역감정에 농락당한 결과라 하겠다. 이런 지역감정은 한때 재미를 본 일부 야당에도 이제는 크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과거 지역감정이 없을때 제1야당이 만끽한적이 있던 「야당바람」역시 차단된 것이다.이제 관권선거도 없고 자금조차 충분한 좋은 여건속에서 제1야당이 의석의 3분의1만 얻게해 달라고 애걸하는 지경이 된것은 역시 지역감정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들이 풀어야 따라서 정말 대권을 바란다면 지역싹쓸이를 하려 할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이삭이라도 줍도록 만들어야한다는 역설적 얘기가 서슴지않고 나오고 있다.이는 정치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말이기도 하다.3김정치는 인간수명에 따라 끝나겠지만 이제 지역감정이 쉽게 치유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완화시켜나가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지도자들이 나서는 것이다.지역감정을 이용하려다가 거기에 얽매이지 말고 이의 해소에 총력을 다한다면 오히려 길은 쉽게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주필〉
  • 은행 팔 걷어붙인 행장… 직접 고객 유치(새틀짜는 금융산업:4)

    ◎「금융계 황제」 옛말… 실적 올리기 안간힘/집에 팩스 설치… 직원 건의 24시간 수렴 은행원들은 요즘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만 맸을 뿐 막노동꾼이나 다름없다고 푸념한다. 연봉 1억원에 월 판공비 3천만원,,점포수 4백∼5백개,휘하의 직원 1만명,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금융계의 황제」인 은행장도 예전과 같지 않다.경영성적표인 주가변동,수신계수,정기주총에서의 배당률,개방화시대의 생존대책 등 행장에게는 끊임없이 스트레스가 쌓인다.한 시중은행장은 『하루 빨리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쉬고 싶다』는 말로 고충을 토로한다. ○적당주의 추방 게다가 한 직원의 과실로 올 봄 영국의 명문은행인 베어링증권이 몰락하고 일본의 다이와은행이 생사의 귀로에 서게 되자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당연한 명제가 현실로 와닿고 있다.김상훈 은행감독원 1국장은 『행장은 첨단 금융기법까지 익숙해져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준 사건으로 평가한다.따라서 행장들은 금융의 신조류도 파악해야 하고 X세대로 불리는 젊은 직원들의 의식구조도 이해해야 한다. 게다가 직원들을 부리려면 솔선해서 영업일선에 나서야 한다.행장부터 변혁의 물결에 몸으로 맞서야 하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 행장에 오른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한동안 본점 입구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90도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궁금한 일이나 지시사항이 있으면 말단 행원에게도 직접 전화를 건다.일선 지점장들은 일체 본점에는 얼씬거리지 못한다.업적과 능력에 따라 처리할테니 본점 간부들에게 쏟는 정력을 고객유치에 쏟으라는 뜻이다.소신껏 일하라는 의미에서 임원과 부서장 방에 설치된 재실 표시등도 없앴다. 상업은행의 정지태행장은 「대리급 행장」으로 불린다.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한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인사청탁 배제 행장이 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다 보니 영업담당 임원들은 본점에 앉아있을 엄두를 못낸다.직원이나 노조에 대한 정행장의 최대 협박무기는 「나도 전임 행장들처럼(적당히) 해볼까」라는 말이다. 조흥은행의 우찬목 행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취임 직후 지방의 조그만 거래처까지 찾아가 협조를 호소했다.「행장부터 달라지겠다」는 뜻으로 창구에서 고객을 응접하기도 했다.일선 지점의 직원들과 구내 식당에서 식사하며 건의사항을 듣기도 한다.행장이 떴다하면 지역본부의 전 지점장들이 총 출동하던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파격이다. 손홍균 서울은행장은 행장실은 물론 집에도 팩시밀리를 설치,직원들의 건의나 불만을 24시간 수렴한다.지난 7월에는 정치권의 십자 포화를 감수하면서 보배그룹을 부도처리했다.2∼3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규징 국민은행장은 인사청탁을 배제하기 위해 임원을 선임할 때 행장도 다른 임원처럼 1표만 행사한다.시류에 뒤지지 않기 위해 금융관련 세미나가 있다 하면 어디든 달려간다. 「금융계의 돌아온 장고」 또는 신출귀몰의 뜻인 「마카우리 장」으로 불리는 외환은행의 장명선행장도 영업을 위해서라면 국내외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주 2회인 이사회도 영업에 지장을 준다며 1회로 줄였다.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임기를 못채우더라도 언제든 물러나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인다. ○이사회 횟수 줄여 4년9개월째 행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응찬 신한은행장은 보스형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등산·술은 물론 요리강습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앞장 선다.「내일모레 환갑인 나도 했으니 따르라」는게 나행장의 주문이다. 요즘 은행장들의 시세는 대리급으로 「폭락」(?)한 대신 고객의 몸값은 행장급으로 올랐다고 금융계 인사들은 말한다.
  • 볼가강(시베리아 대탐방:18)

    ◎3,530㎞ 굽이마다 러시아제국 정취가…/유람선·주변 성벽 어울려 한폭의 그림/8∼9월 2주간 뱃놀이 코스는 환상적/섬유도시 이바노바시는 “남소여다” 문제점 노출 모스크바를 출발한지 4시간25분만에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했다.모스크바에서 2백90㎞ 떨어진 도시다.블라디보스토크 도착 때까지 오른쪽 철로변에 작은 말뚝에다가 매 ㎞마다 모스크바로부터의 거리표시가 돼있다. 주민 63만명의 비교적 큰 도시인 야로슬라블은 1010년 당시 키예프에 있던 러시아왕국의 왕 야로슬라블 무드리히(현명한 야로슬라블)가 건설했다.그뒤 러시아가 여러 왕국으로 갈라지면서 1280년 야로슬라블왕국이 세워졌다가 이후 1463년에 다시 모스크바왕국에 합쳐져 지금까지 남아있게 된 것이다. 이 도시가 러시아인들에게 유명한 것은 이런 역사적 배경보다도 이곳에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 있기 때문이다.물론 페테르부르그,모스크바에도 당시 극장이 있었지만 야로슬라블극장은 유독 클래식만 무대에 올린 극장이었기 때문에 이를 제일 오래된 것으로 꼽는다. ○옛러시아의 왕도 혁명 뒤 볼셰비키들은 오랜 종교전통을 가진 야로슬라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래서 영국의 맨체스터 같이 순수 섬유노동자 도시인 남동쪽 2백50㎞ 지점의 이바노바시를 집중육성했다.재정러시아 때 유명한 섬유공장이 건설됐던 야로슬라블과 이바노보는 이렇게 해서 한때 경쟁관계에 놓였으나 이바노보가 판정승을 거두었다.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섬유도시로 볼셰비키의 총애를 받은 이바노보는 섬유노동자들인 여자들의 도시가 되다보니 요즈음 많은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여자가 많고 남자 수가 적음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갖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야로슬라블부터 모스크바와 1시간의 시차가 벌어진다.야로슬라블역을 출발한지 꼭 5분만에 한강 정도의 강폭을 가진 푸른 볼가강이 차창밖으로 펼쳐졌다.모스크바에서 2백93㎞ 떨어진 지점이다.강 한쪽에는 요트 수대가 매어 있고 그뒤로 휴양지가 꾸며져 있다.볼가강.볼가강의 뱃놀이를 해보지 않고는 러시아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북부 트베르스카야주와 노보고르드스카야주 경계 지점에서 발원해 트베르,야로슬라블,카스트로마,니주니노브고로트,카잔,사마라,사라토프,볼고그라드 등 혁명전 러시아제국의 심장부를 두루거쳐 카스피해의 아스트라한으로 흘러들어가는 길이 3천5백30㎞의 장강이다. 8월 말에서 9월 초사이 모스크바에서 증기유람선을 타고 아스트라한까지 2주간의 볼가강 뱃놀이를 떠나는 것을 러시아인들은 최고의 여행으로 꼽는다.도중에 각기 다양한 크렘린(성벽),교회를 갖고 있는 도시들을 구경하며 내려가 마지막 아스트라한에서 9월이 최고 적기인 아스트라한 수박을 맛본 뒤 비행기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것이다.아스트라한 수박 5덩이만 먹으면 신장병은 깨끗이 낫는다는 속설도 있다. 야로슬라블의 볼가강 다리가 건설된 해는 1903년도인데 이 지역의 철도건설연도는 1873년이다.30년동안 열차 승객들은 볼가강까지 와서는 페리로 강을 건넌 다음 기다리고 있는 다른 열차를 타고 여행을 계속해야 했다. ○8∼9월이 여행 적기 볼가강을 건너자 사스나,옐 등 드디어 침엽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타이가의 전조인 것이다.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스나는 모래땅에서 자라고 옐은 진흙땅에서 자란다.볼가강을 넘으면서 열차는 진짜 러시아의 품으로 들어간다.모스크바는 여러 잡다한 문화,사람이 뒤섞인 메트로폴리탄일 뿐 러시아가 아니다.모스크바에서 멀어질 수록 진짜 러시아인 것이다.볼가강을 넘어 계속 북으로 올라가면 철로는 다닐로프역에서 양쪽으로 갈라진다.북으로 곧장 가 볼로그다를 거쳐 아르항겔스크로 가는 선과 동으로 돌아 시베리아로 진행하는 선등 2개 노선이 갈라지는 것이다.다닐로프시는 16세기에 건설된 버터,치즈의 주산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베리아행 열차의 전동차를 교환하는 일이다. 시베리아행 열차는 매 3백∼4백㎞마다 전동차를 바꾸고 전동차 운전사를 교대해주는데 다닐로프는 모스크바에서 3백50㎞ 떨어져 있어 그 첫번째 순번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20분을 정차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 달고온 국방색 전동차는 날씬한 붉은색의 체코제 전동차로 바뀌었다.객차는 몸체와 내부의 시설들이 모두 동독제,화물전동차는그루지아의 트빌리시에서 만든다고 한다. 우리가 탄 객차의 복도 한쪽 끝에는 「티탄」이라고 부르는 물 끓이는 대형티포티가 마련돼 있는데 컵을 들고가서 꼭지를 틀면 항상 뜨거운 물이 나온다.한켠에 온도표시가 돼있는데 보니까 90도∼1백도 사이를 가리키고 있다.우랄에서 생산되는 티탄으로 만든 용기인데 그 이름이 그냥 용기의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식성이 까다로운 승객이라면 컵라면을 준비해가서 언제든지 뜨거운 물을 부어먹을 수 있다. ○전동차 새로 교체 오랜 기차여행중 맛볼 수 있는 작은 즐거움중 하나는 이렇게 장시간 기차가 정차할 때 플랫폼으로 내려가 걸으며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는 것이다.기차의 스팀 내뿜는 소리가 「슉슉」 나고,식당칸의 물 쏟아내는 소리,쇠망치를 들고 기차 아래쪽을 툭툭 치며 지나가는 나이든 노동자,저녁 요깃거리를 준비하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상인들…하나 같이 여행의 맛을 더해주는 소중한 장면들이다. 다닐로프를 지나며 기차는 북진을 끝내고 동으로 방향을 틀어 드디어 본격적인 시베리아행을 시작한다.저녁을 들기 위해 식당칸을 찾았다.옛날 소련 시절에는 음식값도 싸고 사람도 많았다는데 너무 비싼 탓인지 사람들도 별로 없다.다만 한쪽켠에 우리 옆칸 손님들인 덴마크인,영국인,독일인 승객들이 언제 친구가 됐는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벌써 술이 거나해 있다.덴마크 사람들이 이렇게 술을 잘 마시는 줄은 처음 알았다.밤늦게 보드카를 마시는 것을 분명히 봤는데도 이튿날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방에서 뛰어나오는 사람들이었다.
  • 항로·시간 비슷한 딴배와 착각 교신/해군,우성호 유도실수 안팎

    ◎우성호 “항해불가”에 해군 “정상” 타전/선체작고 안개짙어 레이다 안잡혀 해군이 피랍되기 이전의 86우성호로 알고 항로를 유도한 선박은 엉뚱하게 다른 선박이었음이 밝혀졌다.해군이 항로를 잘못 유도해 피랍을 초래했다는 얘기이다. 해경은 우성호가 지난달 29일 하오2시 중국 산동반도 영성항을 출발했다는 사실을 하오3시10분쯤 인천 어업무선국으로부터 통보받고 3시45분쯤 서해에서 초계중이던 해군함정에 알리고 항로유도를 요청했다. 해군은 무선으로 항로를 유도한뒤 다음 날인 30일 상오5시쯤 동경 1백24도 인근에서 해경 경비정에 우성호 유도를 넘겼다. 그러나 해경의 경비정이 해군이 인계한 선박을 찾아내 확인한 결과 우성호가 아니고 우성호보다 한시간 늦게 영성항 인근의 항구를 출발,인천으로 향한 한국국적의 상선 챌린저호로 밝혀졌다. 해군은 항로와 시간대가 우성호와 비슷한 챌린저호를 우성호로 착각,교신은 우성호와 하면서 상황판단은 레이다에 잡힌 챌린저호를 기준으로 항로를 유도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해군함정과 우성호와외 교신내용에서도 확인되고 있다.30일 상오2시30분쯤 우성호는 『현재 안개가 많이 끼고 앞을 분간할 수 없어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해군은 『우성호 앞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니 그대로 항해하면 된다』고 엉뚱하게 알려줬다. 또 군당국은 우성호의 선체가 작아 레이다망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고 자체 항법 치를 갖춘 챌린저호는 항로유도를 해군에 요청하지도 않았다.이에 대해 이 곳의 군부대는 「다 아는 것 아니냐」며 해명을 거부했다. 이처럼 해경과 해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우성호는 엉뚱한 항로로 항해를 계속,위치가 확인된 30일 상오9시30분에는 이미 북한이 주장하는 그들의 영해에 들어가 있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우성호는 영성항을 출발할 때부터 정상방향인 1백35∼1백40도보다 80∼90도나 방향을 위쪽으로 잡아 북으로 항해했을 가능성이 높다. 출발당시 안개가 무척 짙었으며 나침반외에는 항해장비가 전혀 없는 우성호가 「정상 항해중」이라는 해군측의 교신만 믿고 계속 북쪽으로 항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나침반의 편차가 80∼90도나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처음에는 정상항로로 항진하다 잘못된 항로지시 등으로 북쪽으로 기수를 급선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성호가 출발직후인 29일 하오3시10분쯤 『산동반도 동방 10마일 지점에서 남동쪽 1백40도 방향으로 항해중』이라는 교신을 인천 어업무선국에 알려온 사실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 정중한 인사/김광영 수필가(굄돌)

    여러가지 꽃을 바라볼때 그 느낌이 다양하듯 사람을 만날때도 인상이 서로 다르게 느껴진다. 사람에 대한 인상은 표정과 인사에서부터 차츰 축적되어 형성되는 것이다.우리 주위에서 인사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눈이 마주칠 경우에도 못본척 지나치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고개는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말로만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세계화의 물결이 밀려오고있고 최첨단의 과학기술이 범람하는 이때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하는 예절은 구식인양 잊혀져가는 듯하다. 지난해 우리사회를 경악케 했던 지존파사건이나 성수대교 붕괴,아현동의 가스배관 폭발등 일련의 대형사건도 그 발생동기는 아주 사소한곳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가정과 학교에서 부모형제와 동료 혹은 친구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인사와 작은 미소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도 있고 싸늘하게 만들 수도 있다.인사하는 예의가 바로 사양하는 마음의 실마리가 되며 명랑한 사회의 기본이 된다. 서양사람들도 길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만났을 경우 『굿 모닝 』혹은 『하이』라고 다정하게 인사하는 데 우리의 표정은 너무 굳은듯 하다.일본인들은 인사를 할때 90도 각도로 절을 하고 헤어질때에도 뒤돌아서서 3번쯤 더 인사를 한다고 한다.세계화 국제화 개방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다정한 대화를 하고 친절하게 지내기 위해서도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다정한 인사를 해야한다. 민주주의란 좋은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좋은 이웃으로 지내는것이 기본이 된다.예의를 지키는 출발이 올바른 인사라고 생각한다.
  • “살과 액 끼었다” 지관 충고 받아/상업은,정문 옛자리로 이전

    ◎대형사고 잇달자 13년만에 상업은행의 본점 정문이 13년여만에 원래의 자리로 바뀌었다.남산 3호터널을 마주보던 방향을 한국은행 쪽으로 90도 틀어 옮긴 것이다.풍수지리설 때문이다. 종전의 정문은 지난 81년 옮겨졌었다.정문을 바꾼 다음해 3월 남산 3호 터널이 개통됐다.그러자 지관들은 터널을 통해 나온 온갖 나쁜 기가 곧바로 정문으로 들어온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터널 개통 이후 82년의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83년의 명성(수기통장)사건,92년의 이희도 명동지점장 자살(무담보 CD 사기)사건,93년의 한양사태 등 은행장의 목이 달아나는 굵직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행세도 시중은행 선두에서 꼴찌로 주저앉았다. 하도 답답해 이름난 지관들에게 자문한 결과 「풍수지리적으로 본점 터가 살과 나쁜 기가 몰리는 흉가의 상이라 궂은 일이 끊이지 않을 운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살을 등져야만 화가 덜 미친다」는 그들의 충고에 따라 ▲3호터널을 바라보던 행장의 책상을 반대 방향인 시청 쪽으로 돌리고 ▲터널을마주보던 정문에 화를 막아주는 돌조각을 세우고 ▲승강기의 「4층」 표시도 「F층」으로 바꾸었다.그래도 액운이 끊이지 않자 아예 정문을 원위치한 것이다. 상업은행은 현 본점 외에 3호 터널 입구인 회현동에 26년 전 확보한 3천4백평의 부지를 갖고 있다.천하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내년에 착공,오는 98년 새 건물을 지으면 액운이 물러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첨단 컴퓨터 시대에도 사람의 마음은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 미 곡예비행단 국내 첫 “에어쇼”/「선더버드」13일 수원공군기지서

    ◎공군내 정예조종사로 41년 창설/F16이용 「공중폭발」 등 묘기 실연 미 공군 전문곡예비행팀인 「선더버드」의 환상적인 공중묘기가 오는 1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공군본부는 공군력의 위용을 과시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군상을 정립하기 위해 13일 수원 공군기지에서 「항공무기체제 전시」와 함께 선더버드의 시범비행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선더버드의 곡예비행은 김홍래공군참모총장이 미공군참모총장에게 요청해 이루어졌다. 이 행사에서 선더버드팀은 F­16 4대가 동시에 이륙해 다이아몬드형 만들기,4대가 한꺼번에 원그리기,원그리고 90도 방향으로 비행,1대씩 맞은편에서 오다 만나는 순간 90도 틀기등 갖가지 쇼를 펼친다. 특히 선더버드팀은 공중곡예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F­16 5대가 이륙,60∼70도로 급상승한 뒤 사방으로 흩어지는 이른바 「공중 폭발」도 실시한다. 41년 창설된 선더버드는 현재 미공군구성군사령부에 소속되어 있으며 미 공군안에서 가장 우수한 조종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팀은 83년부터 F­16을 운용하면서 유럽·남미·아시아·오세아니아등을 8백여차례 순회,에어쇼를 벌였다. 한편 공군본부는 이번 행사에서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6 퍼이팅 팰컨,F­4 팬텀,F­5E 타이거2 등의 전투기를 비롯,초대형 구조헬기 HH­47 치누크,전천후 수송기 C­130 허큘리스,UH­60 블랙호크,훈련기등 첨단 비행기를 공개한다.또 주야간용 공대지 유도탄 메버릭,20㎜ 기관포,AIM­7 중장거리용 공대공 유도탄,일반용 폭탄등 각종 미사일과 총기,장비등도 전시한다. 공군본부는 이밖에 일반인들을 위해 군악·의장시범과 선더버드 조종사들의 사인회도 가질 예정이다.
  • 원로 깍듯이 모시는 YS(청와대)

    제헌의원 출신인 윤치영옹은 올해 97세다.고령으로 시력·청력 모두가 좋지 않은 윤옹은 대통령이 입장하자 지팡이로 몸을 가누면서 의자에서 일어섰다. 대통령이 손을 잡으면서 『그냥 앉아 계시지요』하고 말렸다.윤옹은 그러나 기어코 일어서서 90도 가까이 몸을 숙이면서 『각하,초청해주셔서 영광입니다』하고 고마움을 표현했다.김영삼대통령이 14일 생존해 있는 제헌의원들을 위해 마련한 청와대 오찬장에서의 일이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많은 행사를 치렀지만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의 지극함이 이만한 때도 드물었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은 『격동의 시기에 잘 영도해주셔셔 감사하다』 『어려운 때인만큼 대통령의 신변안전에 특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덕담과 당부를 잊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윤옹에게 『3년만 있으면 백세가 되십니다.꼭 백세를 넘기시도록 하십시오』라고 축수를 했다.윤옹은 고령으로 주 2∼3회 건강체크를 받으면서 새벽에는 자동차를 이용해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욱옹(84)은 김대통령과 호형호제하던 사이다.지금도 영등포에서 치과병원을 개업하고 있다.윤옹의 차례가 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김대통령이 『지금도 치과를 운영하십니까』하고 물었다.윤옹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김대통령은 『참 환자가 불쌍하다.그런 연세로 어떻게 남의 이를 고친단 말입니까』하고 말을 받아 웃음이 일었다.다시 윤옹이 『얼굴보러 오는 사람들이지 병고치러 오는 사람들 같지는 않더라』고 하자 김대통령이 『그러면 그렇겠지요』라고 해 또 한차례 웃음이 일고 오찬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계속됐다. 이석주(91·이철승전의원의 작은아버지)·이상돈(83·와세다대 한국동창회장)·원장길(82·제헌동지회장)·김인식(81·제헌국회 보안법발의자)·정준(80·MRA한국본부장)·박상영옹(76·서예가)등은 젊은이 못지 않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대학생파출소습격문제·남북정상회담추진·통일문제등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박옹은 이자리에서 「적벽부」를 적은 병풍을 김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김대통령은 집안어른을 모시듯 깍듯한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김대통령은 거동이 불편한 윤치영·이석주옹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손수 의자를 뒤로 물려 일어나기 쉽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정치원로들을 잘 모시기 위해 이날 청와대는 두가지 파격을 했다. 하나는 본관의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공개한 것이다.청와대는 외국원수들에게도 1층에서 2층 정상회담장으로 올라갈 때는 계단을 이용하게 하고 있다.비상용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것은 청와대비서관들도 잘 모른다.청와대측은 원로들에게 보통출입문처럼 치장돼 있는 이 비상엘리베이터를 제공했다. 김대통령은 제헌의원들에게 거마비도 내놨다.「3공」때부터 이어져온 제헌절관례에 따른 것이었다.다른 관례가 다 없어진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파격이다.제헌의원들은 「한푼도 받지 않는 대통령」의 촌지가 궁금하고 소중한 듯 그자리에서 봉투를 풀어보고는 그대로 다시 싸서 안주머니에 넣었다. 원로가 많은 사회는 여유가 있고 안정되게 마련이다.청와대의 이날 파격은 원로가 대접받기를 바라는 김대통령의 평소 희망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었다. 지금까지우리나라에 생존해 있는 제헌의원은 모두 12명.이 가운데 노환으로 중대병원에 1년 넘게 입원중인 안순상옹(97),중풍에 걸려 위독한 조규갑옹(90),당뇨로 성야병원에 입원중인 조한백옹(87),호흡기질환으로 제주도에서 요양중인 민경식옹(75)은 이날 오찬에 참석하지 못해 청와대를 안타깝게 했다.
  • 인간­침팬지 3백만년전 분화/미커티스교수 주장

    ◎“인규기원 아프리카서” 인류의 기원을 밝혀줄 수 있는 결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는 지금까지는 논란이 되어왔던 인류의 기원에 대해 가니스 커티스교수의 가설을 자세히 싣고 있다.이 이론은 지금까지 『아프리카냐 세계곳곳이냐』로 논란이 되어왔던 인류의 발상지를 비롯,첨단 연대측정방법에 근거한 연구결과들을 압축한 것이다. 이 연구의 발단은 인간이 원숭이와 독립된 개체군으로 존립하기 시작한 시점을 정확하게 밝히는 작업을 통해 시작됐다.현재로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는 판(침팬지)이다.이 두 속은 진화과정 어느 부분인가에서 서로 완전히 독립된 개체군으로 별거하게 되었으리라고 추측되고 있지만 정확한 연대는 지금까지 측정하기 어려웠다.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침팬지로 갈라지게 된 시점은 약 3백만년전이라고 한다.또 이 연구는 인류의 기원이 엄격히 말해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시작된다고 밝히고 있다.이점이 지금까지 고생물학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이론과 결정적으로 다르다.학계는 그동안 인류가 원숭이와 갈라서게 된 시점이 1천5백만년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었다.그리고 인류의 기원도 아프리카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었다. 이와 관련,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대륙에서만 시작되었다는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얼마전 제시됐다.파키스탄 포트와분지의 중생대 상부층에서는 라마피테시드(고생물학자들이 인간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형태라고 생각하는 최초의 동물)의 얼굴화석.이를 분석한 결과 침팬지보다는 오랑우탄의 얼굴에 훨씬 가까운 것으로 판명됐다.침팬지라면 인간과 유전학적으로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 화석은 오히려 오랑우탄의 특질을 가지고 있었다. 이 화석이 결정적으로 인간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이유는 치아에서 추출한 액티브 단백질을 오랑우탄에 주사한 결과 항체가 생긴다는 사실이다.이 항원항체반응으로 보아 라마피테시드는 오랑우탄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화석의 DNA를살펴본 결과 이 화석은 유라시아계열이라는 확증을 얻게됐다.다시 말해서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만 유일하게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한편 인간과 침팬지가 분자생물학적으로 밀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방에서 인간의 조상이 출현한 곳,즉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에는 판(침팬지)이 출현한 증거가 전혀 없다. 설명은 의외로 간단하다.아프리카 지도를 잘 살펴보면 침팬지류가 주로 살았던 지역은 적도와 90도 방향,그러니까 아프리카대륙을 좌우로 나누었을 때 그 기준이 되는 리프트 밸리에서 돌연 끝이난다.즉 침팬지류는 서쪽,인간의 조상은 오른쪽에만 분포돼 있다.반대로 3백만년전의 인류의 조상 화석이 발견된 곳은 예외없이 동쪽(오른쪽)이다.즉 호모와 판은 분자생물학적 구조는 상당히 가깝지만 한번도 같이 살아본 적은 없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라고도 불리는 모델에 따르면 호모와 판이 분화되기전,리프트 밸리는 아프리카를 생태학적으로 갈라놓을 만큼 골이 깊지 못했다.그러다가 8백만년전쯤 지금의 리프트 밸리가 푹 꺼지고 밸리 서쪽 가장자리가 우뚝 솟은 것이다.이때부터 양쪽의 기후는 완전히 달라진다. 나무가 많은 서쪽에 사는 공통의 조상은 침팬지류로,그 계곡 건너편에 사는 영장류는 인간의 조상으로 변한 것이다.
  •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자가물리치료로 완치 가능

    ◎경희의료원 이용걸교수,“방치하면 수술받아 치료해야”/어깨통증 심하고 뻐근… 50대에 주로 발병/샤워로 근육 푼뒤 하루3회 꾸준히 운동을 날씨가 추워지면 갑자기 어깨부위에 통증이 오거나 팔운동이 부자연스럽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50대에 압도적으로 많이 생긴다고 해서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이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부위에 붙어 있는 관절낭이 염증을 일으켜 수축되는 현상.관절낭 수축에 따라 팔운동의 진폭이 그만큼 줄어들어 기지개를 켜거나 회전운동을 할 때 극심한 통증이 따른다.퇴행성 성인병으로 분류되는 이 질환은 당뇨병·심근경색증·갑상선질환등을 앓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특히 움츠린 자세로 오랫동안 컴퓨터등 사무자동화기를 사용하는 직장인들에게도 크게 늘고 있다는게 전문의들의 진단이다.하지만 오십견을 단순히 노화현상으로만 생각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 평생을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이 있다. 최근 국내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견관절(어깨통)클리닉을 개설한 경희의료원 이용걸교수(정형외과)는 『오십견을 방치해둘 경우 결국 수술을 받아 치료하는 길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조기에 자가물리치료를 시행하면 80∼90%는 완치될수 있다』고 밝혔다.이교수는 『기존의 자가요법이 찜질이나 삼각건 고정등의 소극적인 방법에 의존했기 때문에 효과가 적었다』면서 『근육이완제나 수면제등의 투약요법도 오십견 치료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교수가 제시한 새 자가물리치료법은 ▲신장운동 ▲외회전운동 ▲내회전운동 ▲상체 교차운동등 4가지.이 자가요법을 순서대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차례 6주 남짓 꾸준히 실시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6개월 이상 장기 시행땐 재발 위험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운동은 동작별로 5회 반복해야 하며 운동전엔 샤워등으로 몸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고 이교수는 권장했다. ■신장운동=아픈 팔을 머리위 까지 똑바로 올리는 동작.온돌방이나 침대에 누워서 맞은편 손으로 아픈팔의 손목관절부를 잡고 가벼운 통증을 느낄때까지 최대한 들어 올린다.직장에서는 책상위에 아픈 팔을 올려 놓고 아픈 팔이 늘어 나도록 의자를 뒤로 이동시킨다. ■외회전운동=아픈쪽의 팔꿈치를 가슴옆에 붙이고 밖으로 회전시키는 동작.가느다란 막대기를 잡고 양쪽 팔꿈치를 90도로 구부린 상태에서 막대기를 천천히 아픈 팔쪽으로 밀어준다.직장에서는 아픈 팔로 문고리를 잡고 몸을 문에서 먼 쪽으로 틀어준다.1백을 셀 때까지 외회전 상태를 유지한다. ■내회전운동=아픈 팔을 등허리위로 붙이면서 올리는 동작.양 손에 수건이나 줄을 잡고 때밀듯 하면서 아픈 팔을 등허리위로 올리도록 한다.1백을 셀 때까지 내회전 상태가 지속되도록 노력한다. ◎상체교차운동=아픈 팔을 반대편 어깨에 닿게 하는 동작.아픈쪽의 팔꿈치를 맞은편 손으로 잡고 아픈 팔을 끌어 맞은편 어깨에 닿게한 뒤 이 상태에서 1백을 세어본다.
  • 한국탐험대 남극점 정복/허영호씨 등 4명 44일간 1천4백㎞ 걸어

    허영호 김승환 유재춘 홍성택씨등 4명으로 구성된 남극점탐험대가 44일간에 걸친 1천4백㎞의 장정끝에 11일 상오6시30분(현지시간 10일하오 6시30분)남위90도 남극점에 도착했다. 도보를 통한 우리나라 탐험대의 남극점 정복은 지난 1911년 노르웨이의 아문젠 탐험대가 인류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이래 처음이다. 한국일보창간40주년 기념행사로 남극정복에 나선 탐험대는 지난해 11월29일 상오2시(현지시간 28일 하오2시)남극점 출발점인 페트리어트힐을 출발,44일만인 이날 남극점에 도착했다.
  • 온열 치료기/피부미용·당뇨병 예방에 효과(새상품)

    원적외선 복사열이 방사돼 피부미용 신경통 당뇨병 냉·대하 치질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치료시간을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 중 3백60도로 회전이 가능하다.열감지 센서가 내장돼 있어 온도가 50∼90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전력 소모량이 적어 경제적이다.스탠드식은 27만원,좌변식은 39만원.(주)아진.96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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