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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여행용 가방에 어린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천안 계모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16일 계모 A(41)씨에게 “미필적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추가로 구형한 2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재범의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고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좁은 가방 안에 감금된 23㎏의 피해자를 최대 160㎏으로 압박하며 피해자의 인격과 생명을 철저히 경시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의붓아들 B군(당시 9세·초등 3년) 때문에 남편과 사이가 나빠져 친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학대 강도가 높아졌고, 살인에 이르렀다”면서 “B군은 마지막까지도 ‘엄마’라고 부르는 A씨에게 구해 달라고 애원하다 ‘아, 숨!’이라고 외치고 참혹한 결과를 맞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선고 후 B군의 친엄마 등 가족은 “계모가 출소하면 자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 거 아니냐.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 22년은 너무 적다”고 눈물을 흘렸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형량이 더 높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낮 12시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재혼한 남편의 친아들 B군이 거짓말을 했다며 가방을 바꿔 가며 7시간 넘게 감금해 심정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에 A씨의 10대 친자녀 2명도 있었다. 이들은 가방을 옮길 때 본 B군의 모습을 “말할 때 힘이 없고, 머리카락은 땀에 젖었고, 소변 범벅이었다”고 진술했다. 밥도 굶긴 채 가방에 가두고 3시간 동안 외출했다 돌아온 A씨는 소변 흔적을 보고 축 처진 B군을 더 작은 여행 가방에 다시 가뒀다. 검찰은 “현장검증 결과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허벅지를 가슴에 붙여야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태에서 체중이 70㎏대인 A씨는 친자녀들까지 불러 가방 위로 올라가 같이 뜀을 뛰었다. 23㎏의 왜소한 B군은 최대 160㎏의 압박을 견뎌내야 했다. 벌어진 가방 틈을 테이프로 붙여 이 방 저 방 옮기고, 뜨거운 드라이기 바람을 가방 안으로 30여초간 불어 넣기도 했다. 재판부도 “피고인의 자녀들도 피고인 행위에 함께 가담하고 목격함에 따라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피고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펼치면 7.6인치, 앱 3개 동시에… 희미한 주름은 아쉽네

    펼치면 7.6인치, 앱 3개 동시에… 희미한 주름은 아쉽네

    삼성전자가 폴더블(접히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2’를 내놓으면서 굉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일 있었던 ‘갤럭시Z폴드2 언팩(공개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한 세대가 끝남에 따라 새 시대가 펼쳐졌다. 안녕 플랫(안 접히는 기존 스마트폰)’이라며 폴더블폰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4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가 공개된 뒤 힌지(경첩) 결함 논란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나오는 폴더블폰마다 접히는 스마트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 갤럭시Z폴드2 또한 전작의 단점을 끈덕지게 보완했다.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제품을 1대도 내놓지 못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삼성의 야심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2일 사용해 본 갤럭시폴드2는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한층 시원해졌다. 7.3인치였던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로, 4.6인치였던 외부 화면은 6.2인치로 커졌다. 큰 화면 하나만으로도 파생되는 장점이 무궁무진했다. 이전에는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나타나는 외부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이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동영상을 보거나 문자를 보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심지어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어 줄 때 촬영자는 7.6인치 큰 화면을 보면 되고, 동시에 모델은 6.2인치 외부 화면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이 커지니 최대 3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했다. 유튜브로 온라인 영어 강의를 듣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인터넷창에서 검색을 할 수 있으니 편리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한 귀퉁이에서는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아직은 화면을 3분할 수 있는 앱이 한정돼 있지만 향후 폴더플폰이 보급되면 사용 가능한 앱이 늘어날 듯하다.기기를 원하는 각도에서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파생되는 장점들도 눈에 띄었다. 전작만 해도 스마트폰을 아예 닫거나 180도 수평으로 펴는 것만 가능했는데 이번 제품에서는 90도로 세운 뒤 유튜브를 볼 수 있다. 촬영할 때도 90도 구부려 놓으면 위쪽에는 촬영 화면이 나오고 아래쪽에는 최근에 찍은 사진이 표시된다. 이전 사진은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표정이나 구도를 비교하며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출고가가 239만 8000원으로 비싸게 책정된 점은 부담이다. 디스플레이에 초박막유리(UTG)를 적용해 많이 개선됐지만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여전히 희미한 주름이 눈에 띄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체험기]또다시 진화한 갤럭시Z폴드2…7.6인치 화면서 앱3개 동시에

    [체험기]또다시 진화한 갤럭시Z폴드2…7.6인치 화면서 앱3개 동시에

    갤럭시Z폴드2 전지적 체험시점 삼성전자가 폴더블(접히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2’를 내놓으면서 굉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일 있었던 ‘갤럭시Z폴드2 언팩(공개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한 세대가 끝남에 따라 새 시대가 펼쳐졌다. 안녕 플랫(안 접히는 기존 스마트폰)’이라며 폴더블폰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4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가 공개된 뒤 힌지(경첩) 결함 논란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나오는 폴더블폰마다 접히는 스마트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 갤럭시Z폴드2 또한 전작의 단점을 끈덕지게 보완했다.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제품을 1대도 내놓지 못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삼성의 야심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2일 사용해 본 갤럭시폴드2는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한층 시원해졌다. 7.3인치였던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로, 4.6인치였던 외부 화면은 6.2인치로 커졌다. 큰 화면 하나만으로도 파생되는 장점이 무궁무진했다. 이전에는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나타나는 외부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이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동영상을 보거나 문자를 보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심지어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어 줄 때 촬영자는 7.6인치 큰 화면을 보면 되고, 동시에 모델은 6.2인치 외부 화면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화면이 커지니 최대 3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했다. 유튜브로 온라인 영어 강의를 듣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인터넷창에서 검색을 할 수 있으니 편리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한 귀퉁이에서는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아직은 화면을 3분할 수 있는 앱이 한정돼 있지만 향후 폴더플폰이 보급되면 사용 가능한 앱이 늘어날 듯하다. 기기를 원하는 각도에서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파생되는 장점들도 눈에 띄었다. 전작만 해도 스마트폰을 아예 닫거나 180도 수평으로 펴는 것만 가능했는데 이번 제품에서는 90도로 세운 뒤 유튜브를 볼 수 있다. 촬영할 때도 90도 구부려 놓으면 위쪽에는 촬영 화면이 나오고 아래쪽에는 최근에 찍은 사진이 표시된다. 이전 사진은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표정이나 구도를 비교하며 촬영할 수 있다.다만 출고가가 239만 8000원으로 비싸게 책정된 점은 부담이다. 디스플레이에 초박막유리(UTG)를 적용해 많이 개선됐지만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여전히 희미한 주름이 눈에 띄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병훈 10점이 모자랐다 ‥ 투어챔피언십 세 번째 도전 무산

    안병훈 10점이 모자랐다 ‥ 투어챔피언십 세 번째 도전 무산

    안병훈(29)의 세 번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종전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이를 점수로 환산해 상위 30명만 추리는 페덱스컵 포인트(이하 포인트)에서는 단 10점이 모자랐다.안병훈은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 컨트리클럽(파70·7366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인 최종 합계 2오버파 282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2라운드까지 공동 45위에 그쳤던 부진을 이틀 연속 같은 언더파로 만회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안병훈은 대회 최종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누적 포인트가 943점에 그치는 바람에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PO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무산됐다. 7오버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쳐 포인트 30위에 이름을 걸친 빌리 호셸(미국·953점)에 단 10점이 모자랐다. 2018년 포인트 70위, 지난해 57위에 견줘 가장 나은 점수였지만 올해도 ‘바늘구멍’을 뚫지 못했다. 안병훈이 30위 안에 들었더라면 한국 국적의 선수로는 임성재(22)와 함께 9년 만에 나란히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가 걸린 투어챔피언십 ‘동반 진출’은 최경주(50)·양용은(48)이 일궈낸 2011년 대회가 유일한 사례다.임성재는 12오버파 공동 56위에 그쳤지만 종전 포인트 8위에서 9위로 자리를 옮겼을 뿐 두 해 연속 최종전에 안착했다. 욘 람(스페인)은 합계 4언더파 276타로 동타가 된 더스틴 존슨(미국)과의 연장 첫 홀에서 무려 20m짜리 긴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상금 171만 달러(약 20억 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람은 1타 앞선 18번 홀 존슨의 13m짜리 버디를 얻어맞고 연장에 돌입했지만 연장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90도 각도의 20m짜리 장거리 퍼팅을 기적처럼 성공시켰다. 람은 장거리 퍼팅 성공으로 포인트에서도 존슨에 391점 차로 따라붙었다. 11오버파 공동 51위로 대회를 마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전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허위매물 올리면 과태료 최대 500만원...21일부터 단속

    허위매물 올리면 과태료 최대 500만원...21일부터 단속

    정부가 부동산 시장감시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오는 21일부터 공인중개사가 인터넷에 허위·과장 광고를 올리는지 정부가 조사하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하는 법이 시행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작년 8월 20일 공포된 개정 ‘공인중개사법’이 1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21일 시행된다. 공인중개사가 존재하지 않는 허위매물을 광고하는 것은 물론, 매물이 실제 있지만 중개 대상이 될 수 없거나 이를 중개할 의사가 없는 경우도 부당 광고를 한 것으로 처분된다. 가격 등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입지조건, 생활여건 등 주택 등 부동산 수요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빠트리거나 은폐, 축소하는 것도 위법한 광고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고시를 통해 세부적인 허위 매물 유형을 정했다. 집주인이 의뢰하지 않았는데도 공인중개사가 임의로 낸 광고 등도 허위 광고가 될 수 있다. 매도인과 임대인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지 못한 공인중개사가 다른 중개사에 의뢰된 주택 등을 함부로 광고하는 경우도 불법이다. 광고에 제시된 옵션이 실제와 현저하게 차이가 나거나 관리비 금액이 실제와 크게 다른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광고할 때는 집 방향이 동남향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서향 등으로 광고와 실제 주택의 방향이 9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부동산 매수자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내용을 아주 작은 글씨로 표기하는 것도 기만 광고다. 예를 들면 전원주택 용지를 광고하면서 도로나 상하수도 건설비가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을 아주 작은 글씨로 표기하는 경우다. 인터넷 광고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명칭과 소재지는 등록증에 기재된 것을 써야 하며 중개보조원의 전화번호는 표기할 수 없다.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원이 부동산 광고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국토부는 부동산 인터넷 광고 규정이 준수되는지 여부를 감시할 수 있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업체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관련 자료를 받아 보고 잘못된 정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거나 시정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경우 건당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관련 허위 광고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따져 처분해 왔으나 효력이 약했다. 이에 국토부가 직접 이를 모니터링하거나 조사하고 시정 조치까지 할 수 있게 해 규제의 집행력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한편, 정부가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직접 조사하는 전담 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인터넷 부동산 부당 광고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컴퓨터 마우스 공동 개발자 잉글리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컴퓨터 마우스 공동 개발자 잉글리시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의 무언가를 짚으려면 손으로 생쥐 같은 모양의 마우스를 쥐고 있을 것이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1963년 미국의 엔지니어 겸 발명가인 윌리엄 잉글리시가 2013년 88세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더그 엥겔바트와 함께 만든 최초의 마우스다. 스탠퍼드 연구소(SRI)에서 엥겔바트가 따온 연구 프로젝트의 실험용으로 만든 것이었다. 당시 엥겔바트는 오늘날 인터넷의 전신인 정부 연구 네트워크(ARPANet)에 참여해 일손을 거들고 있었다. 엥겔바트가 짤막하게 아이디어를 메모했는데 직접 제작한 것은 잉글리시였다. 두 사람이 만든 마우스는 20년 뒤 퍼스널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야 비로소 널리 쓰이게 됐다. 잉글리시가 순환기 계통이 잘못돼 91세 나이에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저하늘로 떠났다는 사실을 미국 언론들이 미망인 로버타를 통해 확인해 보도했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켄터키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미 해군에 입대했다. 처음 마우스는 지금보다 훨씬 컸다. 나무 상자에 버튼이 하나 달렸고 아래에는 두 개의 돌아가는 바퀴가 달려 90도 각도로 수직, 수평 이동시킬 수 있었다. 고인은 1999년 컴퓨터 역사 박물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문자 편집 기능을 만들고 있었는데 캐릭터와 문자들을 정확히 짚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험 과정에 두 사람은 형광펜이나 조이스틱 같은 지시 장치들과 함께 마우스를 사용하게 했는데 마우스가 훨씬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들은 보고서를 열심히 썼는데 몇년 동안 그냥 무시를 당했다. 그러다 1968년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공개 시연회에 등장해 화상 회의 시스템, 워드 프로세서, 복사하기/붙이기, 오늘날 인터넷에서 쓰이는 것과 비슷한 링크 형태 등과 함께 선을 보였다. 엥겔바트는 “위아래로나 옆으로나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청중에게 직접 설명했고, 잉글리시는 오히려 청중들을 화들짝 놀라게 만든 화상 회의 시스템의 기술적인 면을 자랑하는 데 열을 올렸다. 당시 이 쇼케이스는 “모든 데모 용품의 어머니”란 말을 들을 정도였다. 십여년이 지난 뒤 그 때가 현대 컴퓨터가 태동한 순간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고인은 “그딴 것으로 논쟁하고 싶지 않다”고 대꾸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면 왜 마우스란 이름이 붙여졌을까? 누구는 크기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누구는 케이블(선)이 쥐 꼬리와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는 커서가 당시에는 고양이라 불렸고, 새 장치의 움직임을 따라 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마우스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했다. 그러나 잉글리시나 엥겔바트나 누가 마우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는지 기억하지도, 왜 그랬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잉글리시는 “처음 보도 때 뭐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했다. ‘버튼들이 달린 갈색 상자’라고 했더니 안 먹혔다. 조금 더 짧아야 했다. 아주 분명히 짧은 이름이어야 한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잉글리시는 대부분의 모뎀 컴퓨터들이 사용하는 데스크톱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훨씬 막중한 역할을 했다. 1971년 스탠퍼드 연구소를 떠나 제록스의 유명한 파크 연구센터로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첫 마우스 디자인 가운데 바퀴를 롤링 볼로 바꿨다. 몇십 년 뒤 이용자들에게 훨씬 친근한 모델이었다. 당시 독일 회사 텔레풍켄이 비슷한 디자인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두 사람은 엄청난 돈을 만졌을 것 같지만 그렇지 못했다. 둘을 채용한 회사들이 특허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적재산권은 1987년에 소멸됐다. 그 때는 마우스가 지구에서 가장 흔한 장비 중 하나가 되기 전이었다. 엥겔바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며 잉글리시는 BBC 인터뷰를 통해 “더그가 마우스로 챙긴 돈은 제록스 파크 센터가 마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을 때 제록스로부터 받은 라이선스 대가 5만 달러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 뒤 마우스는 초기 PC 리사를 개발하던 애플에 채택됐는데 잉글리시는 “애플은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빼먹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주민 여러분께 죄송’…아파트에 반성문 붙인 어린이 사연

    [여기는 중국] ‘주민 여러분께 죄송’…아파트에 반성문 붙인 어린이 사연

    '11동 2단지 아파트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그리고 모든 분들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한 가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작은 메모지가 대규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돼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저장성(浙江) 닝보시(宁波市) 소재의 아파트 11동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해당 편지의 주인공은 올해 9세의 만터우 군으로 알려졌다. 만터우 군은 지난 22일 오전 7시 해당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1~32층까지 버튼을 누른 뒤 달아났다. 당시 만터우 군의 행동으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출근 시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한 채 비상구 계단으로 이동하는 소동을 겪었다. 사건 당일 일부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이용이 불가한 것에 대해 현장 관리 사무소에 불편의 호소하는 등 일대에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만터우 군의 행동을 알게 된 그의 모친 장 모 씨는 자신의 아들이 잘못을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반성문을 써서 이웃주민들에게 사과토록 했다. 실제로 장 씨는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22일 오후 6시 만터우 군이 학원에서 돌아온 직후 방으로 데려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함부로 누른 결과 주민들이 입은 피해들을 설명했다. 그 후 장 씨는 만터우 군에게 반성문을 써서 이웃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했다. 만터우 군이 적은 반성문에는 정식 번체자 대신 병음을 적어 넣은 부분도 발견됐다. 올해 9세의 만터우 군은 일부 한자를 암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적은 반성문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제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빌며 제 행동의 용서를 빕니다'라고 적었다. 또 반성문 하단에는 만터우 군이 직접 그려 넣은 90도로 허리 굽혀 사과하는 만화 그림이 그려졌다. 만터우 군은 자신이 그린 그림 옆에 이름을 적어 넣으면서 반성문이 자신 스스로 쓰여진 것이라고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만터우 군의 모친 장 씨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나면 더 잘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 같은 훈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가 자신의 재미를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불편을 준 것을 뉘우치고 있다. 비록 악의가 없는 행동이었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평소에 이해력이 좋은 편인데 이번 사건 후에도 금방 잘못을 인정했다”면서 “스스로 책상 앞에 엎드려 반성문을 썼다. 다 완성하고 내용을 조금 수정했지만 기본적인 골대는 만터우 군의 반성과 미안한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이후 이 반성문은 이튿날이었던 23일 아침 6시 30분 11동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됐다. 조 씨는 당일 오전 만터우 군 스스로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토록 했다. 한편, 해당 반성문를 접한 주민들은 만터우 군의 반성문 내용에 대해 흡족하다는 반응이다. 주민 성 모 씨는 “반성문을 아이 스스로 쓰고 엘리베이터에 붙인 것이라는 걸 알고는 매우 놀랐다”면서 “평소 만터우 군의 어머니와 자주 인사를 하고 지냈는데 아이가 저지른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도록 교육하고 있다는 점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설파 씨는 “아이 교육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몸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로 만터우 군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을 것이다. 조 씨와 만터우 군의 행동에 깊이 감동받았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음주 트럭기사 공포의 역주행…최동석·박지윤 볼보 구겨져(종합2보)

    음주 트럭기사 공포의 역주행…최동석·박지윤 볼보 구겨져(종합2보)

    고속도로를 2㎞ 넘게 역주행한 트럭 기사가 최동석·박지윤 아나운서 부부 가족이 탄 볼보 차량을 정면충돌했다. 두 차량은 충돌 직후 90도가량 회전을 하며 차로를 전부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고속도로순찰대와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5t 화물차 기사 A(49)씨는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앞 광장에서 차를 유턴해 역주행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최 아나운서 가족 4명이 탑승했던 볼보 차량 보닛은 종잇장처럼 완전히 구겨졌고, 2.5t 화물차도 일부 파손됐다. 기사 A씨는 다리 골절상 등 중상을 입었고, 최 아나운서는 목등뼈(경추), 아내 박지윤 아나운서와 자녀들도 손목, 가슴뼈 통증 등을 호소해 부산양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휴가차 부산을 찾았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 몇 시간 전 두사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부산에서 휴가를 보낸 사진이 게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속도로 순찰대 한 관계자는 “톨게이트 앞 광장에서 차의 방향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사가 현재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어서 정확한 경위와 동기에 대한 진술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에어프라이어 감자튀김 조리 30분내로”

    “에어프라이어 감자튀김 조리 30분내로”

    에어프라이어로 감자튀김을 고온에서 오래 조리하면 유해물질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고온의 공기로 바삭한 튀김요리를 할 때 사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5일 냉동감자와 식빵을 200도에 가까운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면 발암 추정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조리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잘 생기는 삼겹살과 연어, 식빵, 냉동감자를 조리 온도와 시간을 달리해 조리한 뒤 아크릴아마이드와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생성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삼겹살과 연어는 에어프라이어의 모든 온도(180~200도)와 조리 시간(10~40분)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고 아크릴아아이드 생성량도 안전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식빵은 180도에서 24분 또는 190도에서 16분 이상, 냉동감자는 190도에서 40분 이상 조리했을 때 아크릴아마이드가 유럽연합(EU)의 권고 기준 이상으로 나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강정호, 90도 숙인 허리… 180도 더 돌아선 팬심

    강정호, 90도 숙인 허리… 180도 더 돌아선 팬심

    “음주운전 잘못 반성해… 정말 죄송하다 이기적이지만 변화된 모습 보이고 싶어 복귀하면 첫해 연봉 피해자 기부 약속” “미국서 야구할 길 막혀 마지못해 사과” “첫해 연봉만 기부하니 진정성 없어 보여” “3진 아웃 받아주면 안 돼” 비판 여론 여전강정호가 충격적인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지 무려 3년 반 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그의 사과에도 비판 여론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강정호는 23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들어선 뒤 100여명의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어 “말주변이 없어 사과문을 미리 준비했다”고 양해를 구한 뒤 무거운 표정과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문을 읽었다. 그는 3차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 어떤 사과도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정말 죄송하다”며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고 면허가 취소됐을 때 무지하게도 ‘밖에 알려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 구단에도 알리지 않았다. 2016년 12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숙소로 바로 간 행동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큰 잘못이다”고 했다. 2016년 12월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팬들의 공분을 산 데 대해서는 “어렸을 땐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만 바라보고 야구만 잘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고, 잘못을 해도 실력으로 보여드리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망한 팬들, 특히 청소년들께 엎드려 사과한다. 나 때문에 음주운전 사고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음주운전 피해자들께도 사과드린다. 사과도 늦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떳떳하지 못했다”며 “나는 이기적이었고 거만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싶다는 내 마음이 이기적인 걸 안다. 한국에서 야구할 자격이 있는지 정말 수없이 많이 생각해 봤다. 변화된 모습을 팬들이나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또 “2018년부터 나는 미국 메이저리그 음주 프로그램을 이행했고, 4년째 금주 중이다. 앞으로도 금주하겠다”며 “내게 쏟아질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나를 받아주시면,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기부하겠다. 음주운전 캠페인에 꾸준히 참석할 것이며 기부 활동도 지속해서 하겠다. 은퇴할 때까지 유소년 야구를 위해 재능기부를 할 것이다. 음주운전을 하면 피해자는 물론이고, 운전자 자신도 어떻게 되는지 알리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강정호는 사과문을 읽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이어진 취재진의 날 선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1시간가량의 회견이 끝난 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떴다. 기자회견 후 인터넷에는 “미국에서 야구할 길이 막히자 뒤늦게 마지못해 사과한 것 아니냐”, “음주운전으로 3진 아웃된 사람은 받아주면 안 된다”, “은퇴할 때까지도 아니고 복귀 첫해 연봉만 기부한다니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함께’ 이겨낸 후… 코로나 트라우마, 개인을 덮칠 것이다

    ‘함께’ 이겨낸 후… 코로나 트라우마, 개인을 덮칠 것이다

    큼지막한 알사탕 하나 동네 꼬마 손에 성큼 쥐여 줄 듯한 인상이다. 어떤 고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줄 것 같은 그는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다.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린 환자들을 돌보고 이들이 위기와 절망을 이겨 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맡고 있는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을 지난 19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일상이 된 감염병 스트레스로부터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챙겨야 할지 조언을 듣고 싶었다. ●故임세원 교수도 환자 잃고 트라우마 겪어 백 교수는 “저는 기본적으로는 정신과 의사인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온화한 표정은 이내 무겁고 진지해졌다. 백 교수는 자살 예방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정신과 1년차였던 1998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2018년 겨울 진료하던 환자에게 변을 당한 고(故) 임세원 교수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임 교수가 워낙 친한 친구여서 그 일이 있고 난 뒤 한 달 넘게 악몽을 계속 꾸고 비슷한 목소리만 들리면 계속 쳐다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임 교수와 동기였는데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감도 있던 친구였다. 어느 날 너무 괴로워하더라.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이 퇴원시킨 지 얼마 안 되는 할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전날 그 할머니가 임 교수를 찾아와서 90도로 절을 하며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를 했다고 하더라.” 임 교수는 본인이 자살의 경고 신호를 놓쳤다고 자책을 많이 했고, 백 교수도 그 일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백 교수 본인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정신과 2년차 때였다. “제가 당직 의사를 할 때였다. 의식을 잃은 채 응급실에 온 50대 환자분이 의식을 되찾자마자 CT를 찍다가 사람들을 위협하며 불안한 증세를 보였다. 수위와 보호사 등 10여명이 그분을 안심시키려고 했는데 결국 실랑이 속에 그분이 2층에서 뛰어내렸다. 그 창문에 모기장이 제대로 걸려 있었다면, 그분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제지했다면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그는 “제가 진료한 환자가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데 이 가운데 10명의 환자가 돌아가셨다. 하나하나의 사례마다 그때 이렇게 했었다면 하는 안타까움 그 자체가 치료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는다”며 “그런 일이 생기면 온몸에 힘이 다 빠지는 소진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환자를 잃는다’는 표현을 썼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는 “환자를 잃는 것이 우리 정신과 의사들이 겪는 최고의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그는 “학회를 할 때도 본인의 환자를 잃어 본 사람들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하면 거의 100% 손을 든다”면서 “우울증 자체가 워낙 자살률이 높고 퇴원 직후는 더 위험하다”고 했다.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물음은 우문이었다. 백 교수는 “극복이 잘 안 된다. 제가 워낙 힘들어하니까 선배들이 일부러 새로 들여온 뇌파기를 한번 찍어 봐야 한다며 수면제를 먹여 잠을 재우더라. 그래도 내가 잘못해서 사람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고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닌지 스스로 의심도 생기면서 자신감이 위축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국 선배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으며 하나하나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나서야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고 6개월 뒤 병원에서 열린 사망 사례 정례 발표회에 나가 마음의 정리를 한 상태에서 발표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일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백 교수는 “그때 그런 과정을 이후에 300차례 정도 얘기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런 일을 드러내 정면으로 보고 다시는 비슷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가 나중에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보자고 임 교수와 의기투합했다”고 돌아봤다. 두 사람은 임상 강사를 거쳐 2007년 성균관대와 경희대에서 각각 환자를 돌보게 됐다. 그러고 2010년 두 사람은 다시 만나 한국형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었다. 정신과 1년차 때의 ‘숙제’를 20년 남짓 만에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백 교수는 극단적 선택이 환자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며 “모든 사회적 문제, 건강의 문제, 복지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최악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해당 환자의 문제를 통해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우리 사회의 빈 곳”을 언급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절망감 때문에 사회·복지 서비스에 제대로 다가가지 못한다”며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과 2018년 증평 모녀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왠만한 시군구청에 200~300개씩 서비스가 있고, 재정이 좋은 곳은 500개가 넘는다. 그런데 왜 아무런 서비스도 신청하지 못했는지를 심리 부검으로 알아보면 굉장히 많은 곳이 비어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증평 모녀 사건은 자살 유가족이었는데도 집이 있고 차가 있어 위기가정 발굴·지원 시스템에 걸리지 않았고 절망감으로 양육수당 빼고는 누구한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증평 모녀 사건을 계기로 올해부터는 자살 유가족이 경찰을 만나거나 사망 신고서를 제시하면 긴급복지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심리부검센터나 치료비 지원 등의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리부검센터는 2014년 자살자 사망 원인 분석과 유가족 심리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모든 자살 막을 수는 없지만 줄일 수 있다 백 교수는 “물론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죽음조차도 막을 수 없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예를 들면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노인 자살률이 높은 지역, 새로 개발돼 이주 노동자와 그 배우자가 많은 지역 등으로 나눠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미리 파악하고 정책적·심리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시기에 정작 본인은 스트레스와 일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물었다. “방역하는 의료진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즉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신과 의사도 바빠지고 힘들어졌다”고 했다. 백 교수는 “무엇보다 정신과 의사는 얼굴을 보면서 환자와 공감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그게 되지 않아 답답하다”면서 “그래도 환자가 힘든 과정을 벗어나 호전되는 것을 보면 보람이 있고 짜릿한 느낌이 든다. 그게 재충전의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에서 웬만하면 무리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일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방해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힘든 질문을 꺼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코로나 블루’가 마음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고통과 불안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백 교수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앞이 보이지 않는 지점을 대할 때 가장 힘들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극단적 선택의 3대 원인은 정신건강,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인데 코로나19는 이 모두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경제 상황은 대공황 수준을 우려하게 할 정도로 나빠지며,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우울,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통상 재난 초기에는 ‘맞서서 잘 이겨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극단적 선택이 줄어든다. 다 같이 힘드니 상대적 박탈감이 줄어든다는 해석도 있다. 방역을 잘하고 있어 자살률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했다. 고통이 1~2년 지속되면 가장이 어려워지고, 고령층은 단절되며, 청년층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일본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층의 자살이 증가했다. 그런 현상을 막으려면 지금부터 확진자 가족이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보듬고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결국 재난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서로 주변의 힘든 사람을 돌아보는 사회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한 건 어렸을 때의 생각” 음주운전 강정호 기자회견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한 건 어렸을 때의 생각” 음주운전 강정호 기자회견

    강정호가 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2017시즌을 뛰지 못했고 다음해에는 부진한 성적을 보여 팀에서 방출당했다. 이후 그는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시도하다 여의치 않게 되자 올해초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징계 요청을 했다. KBO 상벌위원회가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면서 마침내 국내 복귀 길이 열렸다. 미국 텍사스에서 거주하던 그는 5일 한국으로 귀국한 뒤 2주 동안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섰다. 오후 2시 정각 강정호는 검은색 넥타이에 검은색 양복,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연단에 올라선 뒤 취재진을 향해 10초 동안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었다. 그는 기자회견 내내 표정 변화 없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계속 고개를 떨궜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답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땐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만 바라보고 야구만 잘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고, 잘못을 해도 실력으로 보여드리면 되는 줄 알았다”며 “한국에서 야구할 자격 있는지 정말 수없이 많이 생각해봤다”며 “변화된 모습을 팬들이나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2018년부터 메이저리그 금주 실업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검사를 받아왔고 4년째 금주 중이다. 앞으로도 금주를 이어가는 것이 제 개인적인 목표”라며 “지난 잘못을 용서받기에 부족하지만 KBO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속죄하고 싶다”고 했다. 또 “복귀하게 된다면 첫 해 연봉을 음주운전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고, 음주운전 캠페인과 기부활동을 이어나가겠다”며 “은퇴하는 순간까지 유소년 야구 관련 재능기부를 하며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순서는 준비된 사과문을 읽고 한국 복귀 계획에 대해 밝히고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3부로 구성돼 있었다. 사과문을 읽은 다음 한국 복귀 계획을 말한 건 어떻게든 국내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직후, 2심에서 원심 판결이 확정된 직후 등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 석상에서 사과할 기회가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사과가 늦어진 점이 죄송하다”면서도 “KBO 징계가 늦어졌고 코로나19 때문에 귀국이 늦어졌다”고 동문서답했다. ‘키움 구단이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려도 감수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비난을 감당하며 묵묵하게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겠다. 진심으로 KBO 팬들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질의 응답을 마친 뒤 그는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백선엽 장군이 극우논객 지만원에 90도 인사? 주목받는 과거 인연

    백선엽 장군이 극우논객 지만원에 90도 인사? 주목받는 과거 인연

    지씨, 백 장군이 ‘존경표했다’ 주장“5·18 시각에 100% 동감한다”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둘러싼 사후 국립서울현충원 안장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과거 백 장군이 자신에게 존경을 표하며 ‘90도로 인사를 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돼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씨는 2013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에 ‘백선엽 대장님께 감히 건의 드립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2003년 6월 서울 삼각지 육군회관에서 열린 장군 친목모임에 참석해 백 장군을 만났다며 “얼굴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 얼굴이 그 유명하신 백선엽 대장님 얼굴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회고했다. 당시 테이블에는 백 장군과 지씨를 포함해 8명이 앉았고 동석했던 박경석 장군(예비역 준장)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소개했다고 한다. 지씨는 글에 “저를 소개하는 순간 백선엽 장군의 눈빛이 빛났습니다. ‘잠깐, 저기 저분이 지만원 박사요?’ 했습니다. 박경석 장군이 ‘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지만원 박사입니다’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백선엽 대장께서 갑자기 일어서시더니, 제게 허리를 90도 굽히셨습니다”라고 썼다. 지씨에 따르면 백 장군은 이 자리에서 “지 박사님, 당신을 존경합니다. 지 박사님의 5.18 시각에 대해 저는 100% 동감입니다. 그런데 저는 용기가 없었고, 지박사님은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존경합니다”라고 말했다. 지씨는 5·18민주화운동을 ‘북한특수군 소행’이라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인터넷 칼럼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5·18 40주년인 지난 18일에는 국립현충원에서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폭동이다. 누가 일으켰느냐. 김대중 졸개하고 북한 간첩하고 함께 해서 일으켰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씨 주장대로 백 장군이 “5·18 시각에 대해 저는 100% 동감”이라고 말했다면 백 장군은 ‘북한군 소행설’, ‘폭동설’ 등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된다.그러나 지씨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씨의 글에서 자신을 백 장군에게 소개했다는 박 장군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씨가 자꾸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해 소리를 질렀다”고 밝힌 바 있다. 육사 2기인 박 장군은 육사 22기인 지씨와는 선후배 관계로 만나왔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지씨가 5·18 북한군 소행설을 주장하자 인연을 끊었다고 한다. 박 장군은 5·18 직후 전두환 정권의 무공훈장 심사를 거부했다가 군복을 벗은 인물이다. 백 장군은 5·18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한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여권 일각에서 백 장군의 친일행적을 거론하며 사후 서울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세미나에서 백 장군이 “낙동강 전선 방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그분의 공적을 따질 것 같으면, 대한민국 존립을 위해서 참 엄청난 공을 세웠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할 것 같으면, 그와 같은 (장지) 논란은 참 부질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경주 스쿨존’ 피해 아동, 고통에도 ‘90도 인사’…새 영상 공개

    ‘경주 스쿨존’ 피해 아동, 고통에도 ‘90도 인사’…새 영상 공개

    경주경찰서, 합동수사팀 꾸려 본격 수사경주의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와 관련해 기존에 공개된 것과 다른 영상이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언론 보도와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경북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승용차가 초등학생이 타고 가던 자전거를 추돌한 다음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서 초등학생 A(9)군은 넘어진 뒤 다리를 절뚝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서인지 겁에 질린 듯 운전석에서 나온 여성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몸을 기울이거나 하지 않은 채 바른 자세로 서서 피해 아동을 바라봤고 이후 쓰러진 A군의 자전거를 바로 세웠다.이 사고로 A군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초등학생 가족은 사고를 낸 승용차가 인근 놀이터에서 200m가량 쫓아와 일부러 낸 사고라고 주장했다. A군의 가족이라고 밝힌 B씨는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 한 뒤 “동생과 한 아이가 실랑이가 있었는데 상대 아이 어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동생을 쫓아와 역주행까지 해가며 중앙선까지 침범하고 고의적으로 동생을 들이받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운전자는 고의적으로 아동을 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경주경찰서는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고의적인 사고라는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 조사, 증거 수집을 통해 수사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합·미래당, 北미사일 안보회의 “만만해 보이면 더 때려”

    통합·미래당, 北미사일 안보회의 “만만해 보이면 더 때려”

    “국방부 늑장발표, 정치적 의도 의심” 주장“방향 90도만 틀었으면 대한민국 불바다”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총선거일인 15일 양당 대표와 외교·안보분야 후보들이 참석한 ‘안보 연석회의’를 갖고 전날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출격 등 무력도발 대책을 논의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북한이 투표일에 투표도 마음 편히 못 하게 만들었다”며 “북한의 도발을 정부가 언제까지 용인하려는지 걱정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만만히 보이면 더 때린다는 말이 있다”며 “북한이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엄중히 경고하고 대처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서울 종로에 후보로 출마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투표를 하고 국회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북한이 오전 7시에 발사한 미사일을 무려 7시간 뒤인 오후 2시 넘어 공개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회의도 열지 않았다. 총선을 하루 앞둔 국방부의 늑장 발표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원 대표는 “남은 2년 동안 국가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 방향을 90도만 틀었더라면 대한민국은 불바다가 됐을 거고, 총선마저 치르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염동열 한국당 사무총장과 통합당 태구민(강남갑) 후보, 백승주 의원, 그리고 한국당의 신원식·조태용 비례대표 후보가 참석했다.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인 태 후보는 “이번 미사일 도발은 북한 김일성의 생일을 앞두고 한 단순한 과시용이 아니라,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힌 핵탄두와 탄도 로켓 대량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순항미사일 성능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배현진 ‘발 깁스 중에도 90도 폴더 인사’

    [포토] 배현진 ‘발 깁스 중에도 90도 폴더 인사’

    4·15 총선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0.4.3 연합뉴스
  • 내가 시장이다 ××야!시민에게 쌍욕한 군산시장

    내가 시장이다 ××야!시민에게 쌍욕한 군산시장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 시민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군산시 소재 한 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은 이씨가 해외여행 경력이 있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진료를 할 수 있다며 군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로 안내했다. 이씨는 군산시 보건소 직원에게 거주지가 전주인데 군산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냐고 두차례 묻고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이씨는 인적사항 기재후 선별진료소에서 1시간 가량 기다렸다. 그러나 보건소 직원이 다시 “주소지에서 검사를 받아야 비용을 면제받도록 방침이 변경됐다”며 전주시 보건소로 갈 것을 권유했다. 이에 이씨가 “왜 미리 안내를 해주지 않았느냐”며 언성을 높여 항의자 보건소 직원은 “시장님이 여기에 계시니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화가 치민 이씨는 “추운 날씨에 떨면서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사과 한마디 없이 시장님이 계시니 조용히 해달라는게 말이 되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씨는 언성을 높였지만 폭언과 욕설은 하지 않았다. 이씨는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보건소 직원들이 더 이상 반응을 하지 않자 전주로 가기 위해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 탔다. 이 순간 보건소 직원이 “오해를 풀자”며 이씨의 차를 막았다. 하지만 공교롭게 같은 시간 강 시장이 보건소를 떠나자 이씨와 대화를 잠시 중단하고 시장 차량으로 달려가 90도로 인사를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씨는 “시장이 간다고 사람을 세워두느냐. 난 시장 낮짝도 모른다. 시장은 사람이고 시민은 사람이 아니냐”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강 시장은 차에서 내려 버럭 화를 내며 이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강 시장은 “내가 시장이다 ××야. 어린놈의 ××,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저런 것은 집어넣어 버려야 해”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전주로 돌아온 이씨는 분을 참지 못해 SNS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잘 나신 군산시장님, 저는 어린놈이 아니다. 고등학생 자녀가 있고 마흔이 넘은 나이다. 시민을 생각하고 시민의 소리를 듣고 시정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 시민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고 고함을 치는게 말이 되느냐. 시민을 얕보지 말아달라. 신문기사든, 법적으로든 절차를 밟겠다”고 적었다. 그는 또 “내 차 앞에서 손가락질하고 소리지르고 욕한 것 블랙박스에 있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이 장면을 보았다. 군산시장의 성품·인성 1%도 안보인다”고 썼다. 이어 “전북도민들도 이 사실을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 어떻게 저런 분을 시장으로 뽑았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정치하는 분들이 시민들 무시하는 피해없길 바라며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군산시청 직원이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차례 사과했다. 이씨는 다음 날 강 시장으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아 오해가 풀렸다며 해당 글을 SNS에서 삭제했다. 강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3개월째 24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것을 보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실수를 했다. 이씨를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해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천안함 피격은 왜 ‘북한 소행’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천안함 피격은 왜 ‘북한 소행’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문 대통령 “北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함체, 아래에서 위쪽으로 분출하듯 꺾여화약성분, 수거 어뢰 부품 등 증거 명확일부서 논쟁…유족들 “가슴 무너진다”3월 4번째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입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는 날입니다. 특히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도발로 일어난 천안함 피격사건은 지난 27일로 10주기를 맞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55용사 유족들에게 허리를 굽혔습니다. 이날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윤 여사는 문 대통령 곁으로 다가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명확히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윤 여사는 “사람들이 누구 짓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저기(북한)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 가슴이 무너진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좀 풀어달라”고 다시 호소했습니다. 유족들의 거듭된 호소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의 거듭된 확인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갖 억측과 논쟁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풀어달라” 그래서 정부가 2011년 3월 26일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를 다시 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사건의 실체를 잘 모르는 분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그 무거운 기록을 간략하게라도 다시 옮겨보려 합니다. 천안함 피격 5개월여 전인 2009년 11월 10일 오전 11시 27분. 북한의 상해급(150t) 경비정 ‘등산곶 383호’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습니다. 서해 2함대사령부는 인근 꽃게어장을 순찰 중이던 고속정 2개 편대를 긴급 발진시키고 경고방송을 했지만 북한 경비정은 이를 무시하고 2.2㎞를 남하했습니다.우리 고속정이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 경비정은 돌연 37㎜와 25㎜ 포로 조준사격을 했습니다. 이에 참수리 325호 등 고속정 4척은 20㎜ 발칸포와 40㎜ 함포로 응사했고 2분 뒤 큰 손상을 입은 북한 경비정은 북쪽으로 퇴각했습니다. 마침 참수리 325호는 제1차 연평해전 때 승리를 주도했던 함정으로, 이 해전은 ‘대청해전’으로 명명됐습니다. 군은 북한이 보복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강화’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특이활동이 발견되지 않자 2010년 2월 18일 경계강화가 해제됐습니다. 특히 2010년 1월 북한군이 서해 NLL 인근의 해안포로 도발을 하자 상대적으로 북한 잠수함 공격에 대한 대비가 느슨해지게 됩니다. ●사건 당일 北 잠수정 등 ‘미식별’ 정보 피격 사건 당일인 2010년 3월 26일. 2함대 사령부 정보실에는 합참으로부터 북한의 기지를 떠난 연어급 잠수정 및 예비모선 수 척이 미식별됐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군은 북한 잠수함의 기지 입·출항 정보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통상적인 활동으로 보고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백서는 “예전에도 이 같은 일이 수시로 있었기 때문에 통상적인 활동으로 판단해 평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안함은 이날 오후 9시 22분쯤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 해상에서 피격됐습니다.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함체가 두 동강으로 절단됐고 함미가 불과 5분 만에 침몰됐습니다. 함수도 함체 격실에 기름과 해수가 유입되면서 우현으로 90도로 기울었습니다.침몰 당시 승조원 104명 가운데 야간당직자 29명이 함교 등에서 근무 중이었고 함장과 기관장 등 비근무자는 간편복 차림으로 각자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존자들은 공통적으로 “좌측 후미에서 1~2초간 ‘꽝! 꽝!’ 폭발음이 나고 정전이 되면서 몸이 30㎝~1m 가량 붕 떴다가 오른쪽으로 떨어졌다”고 진술했습니다. 오후 11시 13분쯤 승조원 중 58명이 구조됐습니다. 함미는 4개의 밀폐된 공간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가장 큰 공간(40%)인 디젤기관실이 폭발과 동시에 급격히 침수돼 해저로 가라앉게 됩니다. 반면 함수는 7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더 큰 부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5일 뒤 82명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했습니다. 그 해 5월 15일 쌍끌이 저인망어선이 해저 정밀탐색을 하다 어뢰 추진동력장치인 추진모터와 프로펠러 등을 수거했습니다. 미국, 영국 전문가들과 한국 국방과학연구소 조사팀은 92일간의 조사 끝에 이 어뢰가 천안함 가스터빈실 아래 좌현 3m에 근접해 폭발했고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함체가 절단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뢰 폭발 충격파·버블효과로 선체 절단” 합조단은 그 근거로 손상된 함체가 아래에서 위쪽으로 분출하듯 꺾여있는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배의 왼쪽 부위의 손상과 외부 형상 변화가 컸습니다. ‘좌초’할 때 생기는 뚜렷한 함저부 찢김이나 프로펠러, 소나돔 손상은 없었습니다. 40㎜, 76㎜ 함포 탄약이 그대로 회수돼 탄약고 폭발이나 연료탱크 폭발 가능성도 없었습니다. 또 어뢰 폭발에 의한 수압 발생과 타격 형상이 명확해 ‘좌초설’, ‘피로파괴설’, ‘내부 폭발설’ 등 다른 가설은 힘을 잃게 됐습니다. 아울러 인양된 함체에서 HMX, RDX, TNT 등의 폭약 성분이 검출돼 고성능 폭약이 들어있는 수정무기에 의해 피격돼 침몰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일부 증거들은 ‘시뮬레이션 검증’으로도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는 고성능 폭약 250㎏을 넣은 길이 7.35m의 어뢰 ‘CHT-02D’로 지목됐습니다. 쌍끌이 어선으로 수거한 어뢰 부품은 북한이 해외에 소개한 ‘CHT-02D’ 설계도면과 일치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직접 입장을 내 어뢰 부품에 쓰여진 ‘1번’이라는 글자를 문제삼았습니다. 그들은 “합조단이 주장한 대로 함선 공격에 250㎏ 정도의 폭약이 사용됐다면 어뢰추진체의 온도는 적게는 325도, 높게는 1000도 이상 올라가 잉크가 완전히 타버린다”고 주장했습니다.●北 “펜으로 ‘1번’ 안써” 발뺌하다 들통 심지어 “우리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어떤 부속품이나 기재를 만들 때 필요한 숫자를 펜으로 쓰지 않고 새기고 있다”고 발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쏜 122㎜ 방사포 로켓 파편에서 펜으로 쓴 ‘①’이라는 숫자가 확인돼 이 주장은 신뢰를 잃게 됐습니다. 당시 정부가 확인한 핵심증거들은 재판 등에서 여러차례 인용됐고 지금까지 크게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규정한 정부의 입장도 확고합니다. 정부와 해군은 천안함 피격사건 10주년을 계기로 신형 호위함 중 1척의 함명을 ‘천안함’으로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의 주장이 옳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십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설득할 방법은 이제 없는 것 같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갤럭시 Z플립 미러블랙 공개한 주우재 “두근두근”

    갤럭시 Z플립 미러블랙 공개한 주우재 “두근두근”

    모델 주우재가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미러블랙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주우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뭔가 ‘문남’(문제적 남자)에서 나 혼자 답 알아챘을 때 같은 그런 느낌.. 두근두근 #갤럭시Z플립”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플립’ 미러블랙의 모습이 담겼다. 주우재는 갤럭시 Z플립을 이용해 강아지의 사진을 찍는 모습도 공개했다.갤럭시 Z플립은 90도로 접힌 상태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의 윗부분은 사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아래 부분에는 사진·동영상 촬영 버튼 및 사진 기능들이 탑재돼 있다. 색상은 미러 퍼플, 미러 블랙, 미러 골드 등 세 가지가 있다. 반으로 접었을 경우 가로 크기가 73.6mm일 만큼 사이즈가 작다. 해당 사진을 공개하자, 배우 이상엽은 “이건 좀 멋지다”라고 댓글을 달았으며 가수 정기고 또한 “쩐다… 이제 미래는 갤럭시다”라고 반응했다. 한편, 주우재는 최근 tvN ‘문제적 남자 : 브레인 유랑단’,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등에 출연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재미있는 ‘북두칠성 사용법’

    [이광식의 천문학+]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재미있는 ‘북두칠성 사용법’

    미국의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 12일자에 게재된 천문학 칼럼니스트 조 라오의 흥미로운 ‘북극성 사용법’을 소개한다. 라오는 현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하이든 플레네타리움 강사이다. 북두칠성 사용법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 나침반, 시계, 달력, 잣대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수많은 용도를 갖고 있는 하늘의 스위스 군용칼이라 할 수 있다. 2월 저녁 북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북두칠성은 사실 별자리가 아니다. 북쪽하늘의 큰 별자리인 큰곰자리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으로, 7개 별 모두 이등성 이상의 밝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특징적인 별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한다. ​ 그러나 북두칠성은 일반적인 성군 이상의 존재로, 하늘의 나침반이자 시계, 달력 , 잣대로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널리 이용해왔다. 먼저 나침반으로서의 북두칠성을 살펴보면, 북두칠성이 자체로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국자 부분의 두 끝별, 곧 두베와 메라크를 잇는 선분을 5배 가량 연장하면 북극성(Polaris)에 가 닿는데, 이 방향이 바로 정북이 된다. 따라서 북극성을 찾으면 동서남북 방위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두베와 메라크를 지극성(指極星)이라 부른다. 북극성의 용도는 이뿐이 아니다. 당신이 선 자리에서 북극성을 올려다본 각도가 바로 위도가 된다. 서울에서 북극성을 올려다보면 약 38도가 되는데, 이는 서울이 북위 38도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북극점에서 북극성을 찾으려면 수직으로 올려다봐야 한다. 이는 지구가 구체이기 때문이다. 이 북극성으로 인해 옛사람들은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상의 시계 북두칠성다음은 북두칠성의 시계 기능을 살펴보자. 북두칠성을 천상의 시계로 사용할 수도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변호사이자 아마추어 천문가인 윌리엄 타일러 올커트는 “모든 연령층의 별 지식‘(Star Lore of All Ages)이란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큰곰의 전체 모습은 24시간에 한 번 북극성 둘레를 돈다. 물론 이것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겉보기 움직임이다. 지극성과 북극성을 연결하는 선은 시계의 시침 역할을 한다. 약간의 연습만 하면 이 하늘의 시침으로 대략적인 밤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하늘의 시침은 우리가 쓰는 시계와는 달리 천구의 북극점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북두칠성을 사용하여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라 지극성과 북극성을 잇는 선분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손목시계를 봐가면 익히면 된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쉽게 익힐 수 있다. 하늘의 시침을 이용해 10분 오차 이내로 시간을 알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 북두칠성이 어떻게 달력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북극성과 북두칠성의 상대적인 위치를 잘 가늠함으로써 가능하다. 계절 뿐 아니라 몇 월인가까지도 북두칠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봄에 어둠이 내린 직후, 우리는 북두칠성이 북쪽 수평선 위로 높이 치솟아 거의 천정까지 뻗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한다. ’국자‘는 이제 아래쪽을 가리키고 이른 저녁 시간 동안 북극성의 서쪽에 놓여진다. 가을 저녁에는 북두칠성이 북극성 아래에 있으며 북쪽 수평선에 스치듯이 걸린다. 하늘에서 이 위치는 곰이 겨울잠에 드는 것과 비슷하다. 큰곰자리의 일부는 북쪽 지평선 아래 위치한다. 편리한 천문 잣대 북두칠성  마지막으로, 북두칠성의 또 하나 매력적인 사용법은 우리가 하늘의 각도 크기와 거리를 측정할 수있는 편리한 천문 잣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두칠성의 별을 사용하여 5~25도 범위의 하늘 각도를 결정할 수 있다. 더욱이 북두칠성은 모든 계절에 볼 수 있으므로 가장 편리한 하늘 잣대라 하겠다. 지극성 사이의 간격은 5.5도이다. 달의 겉보기 지름은 약 0.5도이므로, 두베와 메라크 사이에 보름달 11개가 들어갈 수 있다. 북두칠성의 됫박 바닥을 이루는 두 별(메라크와 페크다) 사이의 거리는 7도이고, 됫박 윗 부분의 두 별(두베와 메그레즈) 간격은 10도이다. 두베에서 알카이드(자루 끝 별)까지의 각도는 25도이며, 두베에서 북극성까지는 28도이다. 북두칠성으로 하늘의 잣대를 익히는 것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밝은 유성이나 화구의 꼬리 길이를 가늠하거나 밝은 혜성의 꼬리 길이를 결정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행성이 달 북쪽 7도에 위치한다고 할 때 그것을 찾아내는 데 정확한 ’느낌‘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지막 보너스로, 북두칠성의 시력검사표 기능을 소개한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에서 두번째 별이 미자르인데, 이 별이 사실 두 별이 붙어 보이는 안시 쌍성이다. 미자르의 왼쪽 상단에 위치한 작고 희미한 별 알코르가 붙어 있다. 시력이 좋은 사람은 두 별을 분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로마 시대 모병관이 시력 검사별로 사용했다. 두 별이 따로 보이지 않는 사람은 '불합격, 고향 앞으로 갓!'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두 별은 0.2도(12분) 떨어져 있다. 그것은 달의 겉보기 지름(0.5도)보다 작다. 올해 12월 22일 목성과 토성은 서로 매우 가까이 접근한다. 1623년 이래 400년 만의 가장 가까운 접근으로, 두 행성은 0.1도까지 들러붙는다. 이는 미사르-알코르 간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면 목성과 그 갈릴레이 위성들, 토성과 유명한 고리를 망원경의 한 시야에 잡을 수 있게 된다. 참으로 장관일 것이다. 달력에 표시해두자.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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