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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업무 난이도 상관없이 동일 대우

    앞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상여금, 복리후생과 관련한 차별이 엄격히 금지된다. 고용노동부는 동일 사업장 내 근로자 간 근로조건 등에서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개선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9월 발표된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사업장 내 차별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한 결과다. ●명절선물·식대·보육시설 등 구체적으로 보면 근무복과 명절선물 등 복리후생적 현물급여, 식대·경조사비·건강검진비·피복비 등 복리후생적 금품, 상여금, 구내식당·통근버스·보육시설·주차장 등 편의시설 이용, 명절휴가 등 법정휴가 이외의 휴가 등이 포함된다. 기본적인 복리후생은 업무의 내용이나 난이도 등과 관계없이 같은 사업장에서 일한다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조치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비정규직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정규직 채용과 관련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 시 우선순위도 주도록 했다. 사업주에게는 차별과 관련한 고충을 제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고충을 처리하도록 했다. 고충 제기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는 금지된다. 이와 함께 단체교섭·노사협의회 등에서 차별 해소 방안에 대해 지속적 협의를 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노사협의회 등에서 의견 개진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2007년 7월 기간제·시간제·파견 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제도를 도입했으나 이 제도는 차별을 받은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하는 등 사후적인 조치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노사 차별개선 지속협의 고용부는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장 지도·감독 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사용자·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예방 교육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근로감독관에게 차별시정을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고용부 조재정 노동정책실장은 “노사가 가이드라인을 준거로 자율적으로 차별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해 사회 전반에 차별 개선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신용강등 도미노… 1경5966조원 날렸다

    신용강등 도미노… 1경5966조원 날렸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지난 8월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된 뒤 유럽 등이 도미노 신용등급 강등사태를 맞고 있다. 급기야 무디스는 28일 유럽연합(EU) 전 회원국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무시무시한 ‘신용등급 강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세계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세계 증시에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13조 8838억 달러가 사라졌다. 환율을 1150원으로 계산하면 1경 5966조원에 달한다.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일본의 올해 말 예상부채 전액(1000조엔·약 1경 5000억원)을 넘고 미국의 국가 채무(15조 달러)에 육박한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 4월 59조 804억 8477만 달러였던 전세계 51개 거래소 시장의 시가총액은 9월에는 45조 1966억 361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지난달 전세계 시가총액은 50조 달러대로 오르긴 했지만 11월에 들어 벨라루스(4일), 키프로스(4일), 조지아(22일), 헝가리(24일), 포르투갈(24일), 벨기에(26일)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40조 달러대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륙별로 미대륙이 5개월간 6조 1767억 2657만 달러(약 7103조 2355억 5700만원)가 없어져 피해가 가장 컸다. 유럽의 시가총액 하락규모는 4조 5804억 3409만 달러(약 5267조 4992억 800만원)이었고 아시아는 3조 1266억 8803만 달러(약 3595조 6912억 3300만원)이었다. 시가총액 감소규모를 국가별로 보면 전체 51개 중 10위까지가 모두 유럽국가였다. 키프로스는 전체 시가총액의 48.4%가 줄었고,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47.8%)와 그리스(-44.1%)가 뒤를 이었다. 최근 국채 발행에 실패한 독일(-32.1%)도 8위였다. 이외 프랑스·벨기에·포르투갈·네덜란드에서 운용하는 NYSE유로넥스트(-29.8%)가 13위, 미국(-28.8%)이 14위였다. 우리나라의 감소규모는 21위였지만 25.2%나 줄었다. 4월 1조 2422억 750만 달러에서 9월 9291억 4850만 달러로 3130억 5900만 달러(약 360조원)가 감소했다. 한해 예산을 웃도는 규모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있었던 8월 이후 21개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올해 1~7월 8개 국가의 신용등급이 내렸던 것에 비해 2배가 넘는다. 21개 국가 중 절반이 넘는 11개가 유럽국가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경고음에도 금융위기를 타개할 만한 국제공조는 없다. 피해는 점점 신흥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흥시장에 대한 글로벌 은행의 대출태도는 49.1로 기준치(50) 이하로 떨어졌다. 이 수치는 지난 3년 이상 53~59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구매증가로 인해 27일보다 38.88포인트(2.19%) 오른 1815.2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6.81포인트(1.42%) 상승한 486.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54.3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0.5원 하락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중증장애인 17명 공직 ‘첫발’

    지난 9월 제4기 중증 장애인 특별채용 시험의 최종 합격자 25명 중 17명이 28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신임 공무원 과정에 입교했다. 이번 입교자에는 화재 진압 도중 건물붕괴로 손을 다친 전직 소방관 김재동씨와 여성 가장으로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이 포함됐다. 중공교는 이날부터 12월 16일까지 약 3주간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공직관과 국가관, 윤리관 등을 깨닫게 하고 공직사회 적응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과 자신감 함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할 방침이다. 특히, 부처 배치 이후 바로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보고서 작성법, 예산·법제·회계 실무 등 현장 및 실무 중심의 과목을 확대 편성해 행정 실무능력과 잠재력을 키울 예정이다. 또 대한적십자사 및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협조를 통해 자원봉사자 및 장애인 전용차량과 휠체어 등을 지원받는 등 교육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생들은 입교식을 가진 뒤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한편 중공교 관계자는 “최종 합격자 중 일부 임용 포기자와 교육 연기를 신청한 사람을 제외한 17명만 이번 교육에 참여하며, 올해 12월 중순쯤 해당 근무기관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아이슬란드 “中갑부에겐 땅 못 팔아”

    아이슬란드 “中갑부에겐 땅 못 팔아”

    유명 시인이자 기업가, 탐험가이기도 한 중국인 황누보(黃怒波·55)의 ‘아이슬란드 드림’이 깨졌다. 중국의 부동산재벌 중쿤(中坤)그룹 황 회장은 아이슬란드 북부의 황무지 300㎢를 사들여 대규모 레저타운을 건설하려 했지만 아이슬란드 당국자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중국 언론들은 “근거 없는 ‘중국 위협론’에 따른 황당한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결정권자인 외그문드르 요나손 아이슬란드 내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황 회장의 토지구매 요청을 거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요나손 장관은 “어떻게 판단하든 절대로 허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이 최종 결정으로 더 이상 변경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슬란드 정부 관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 등으로 최근까지 황 회장의 아이슬란드 땅 매입은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될 것으로 여겨졌던 터여서 이 같은 거부 방침은 예상 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아이슬란드 경제사무부 아르니 팔 아르나손 장관은 지난 10일 요나손 장관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번 투자가 아이슬란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지난 8월 황무지 소유권과 허가권을 갖고 있는 아이슬란드 정부에 토지매입 및 리조트 건설 허가를 공식 요청했다. 중국 전역에 리조트와 관광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중쿤그룹은 토지를 800만 달러에 사들인 뒤 2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황 회장은 자신의 시집 출간을 기념해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전 세계에 레저타운을 건설해 아시아 문학 전파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황 회장 측은 아이슬란드의 불허 방침과 관련, “정치 투쟁의 희생양이 됐다.”며 “곧 투자 신청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황 회장의 투자는 중국 정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서방 언론매체들이 처음부터 ‘중국의 북대서양 전략 거점 확보와 무관치 않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려 왔다.”고 비난했다. 중국 언론들은 2007년 이후 황 회장을 포함해 모두 25건의 외국인 투자계획이 아이슬란드 당국에 신청됐지만 한 건도 불허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부동자금이 미국·싱가포르 등의 부동산 투자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슬란드의 이번 결정이 다른 국가들에도 파급될지 주목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유럽發 2차 금융위기 가시권] “IMF, 伊에 최고 6000억 유로 구제금융 지원 준비”

    [유럽發 2차 금융위기 가시권] “IMF, 伊에 최고 6000억 유로 구제금융 지원 준비”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하고,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3년물 국채금리는 8.13%까지 치솟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이탈리아에 최고 6000억 유로(약 927조 852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4.0%~5.0%의 금리로 지원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가 27일 보도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신임 총리가 긴축정책을 통해 이탈리아 국가 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줄이는 데 실패한다면 IMF가 도와줄 수 있다는 얘기로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가능성이 한층 가시화됐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가속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안정세를 보였던 한국 금융시장의 위험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 275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8월 4조 6283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그리스 재정위기가 잠시 진정된 지난달에는 1조 65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시 급격한 이탈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계가 주식과 채권을 합쳐 2조 3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한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60원 돌파 외국인 이탈로 국내 금융시장 지표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월 말 1110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5일에는 1164.80원으로 마감,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50원 이상 올랐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1909.03포인트에서 1776.40포인트로 7% 가까이 빠졌다. ‘위험지표’들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다시 치솟고 있으며,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위험수위로 올라갔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77bp로 10월 말 136bp에 비해 41pb나 급등했다. 8~9월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달 4일 229bp까지 치솟았던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127bp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크게 오르고 있다. 7개 한국 시중은행의 평균 CDS프리미엄은 230bp로 올라갔다. 하나은행의 CDS프리미엄이 248bp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240bp, 국민은행 233bp, 기업은행 222bp, 산업은행 221bp, 수출입은행 217bp 등이다. 한국 시중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 287bp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지난달 말 169bp까지 내려갔었다. ●기업 내년 영업익 추정치 8.89%↓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 역시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32곳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7월 말 134조 8158억원에서 25일 현재 122조 8356억원으로 4개월 만에 8.89% 줄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내 주요 경제국으로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디폴트에 빠지는 국가와 은행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 약화는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주형·유대근기자 hermes@seoul.co.kr
  • 행안부 관리 사이트도 ‘구멍’

    개인정보보호법 주관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무방비 상태로 검색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인터넷 보안 전문가 등에 따르면 구글 검색창에서 행안부가 운영하는 도로명주소 관련사이트에 등록된 2명 이상의 이름을 함께 검색하면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가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검색한 결과 ‘수렵면허 교부신청 내역현황’이라는 문서가 검색됐으며, 이 문서에는 803명의 이름·주소·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행안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사이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835명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도로명주소 홈페이지는 주소 외에 별도의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요구하지도 않는다.”면서 “다만 일부 동호회나 협의회 등에서 주소변환을 요구하면서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저장된 파일까지 제출하는 경우가 있고, 구글 검색을 통해 삭제되지 않은 일부 파일이 검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과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검색이 불가능하고, 구글에 대해서는 미국 본사에 개인정보 검색경로를 차단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9월 말부터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모든 공공기관과 사업자,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자파일 형태의 민원 명부도 관련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3) 보건복지부- ‘가정상비약 슈퍼판매’ 국회 설득 과제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3) 보건복지부- ‘가정상비약 슈퍼판매’ 국회 설득 과제

    보건복지부의 현안은 꼬일 대로 꼬여 단번에 매듭을 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초부터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지만 의·약사와 제약사 등이 소속된 이익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 동력을 상실한 정책도 하나 둘이 아니다. 올해 의료계 최대 이슈였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뿐 아니라 만성질환관리제, 의약품 리베이트 연동 약값 인하, 영상장비 건강보험 수가 인하 등의 정책들이 이익단체의 반대로 제도 시행에 제동이 걸리거나 정책이 수정됐다. 다만 복지예산 증액, 보육지원 강화 등 복지 분야에서는 비교적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만성질환관리제 등 장기 표류 복지부는 약사회와의 마찰 끝에 지난 6월 박카스·마데카솔 등 48개 일반약을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아도 되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했다. 드링크류나 일반 연고류는 복지부 장관이 고시만 개정해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정책은 다음 달에 바로 시행됐다. 문제는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의 ‘가정상비약’ 슈퍼판매였다. 이들 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정치권과 약사회의 반대로 국회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한노인회 등 시민단체가 “민의를 거스르지 말라.”며 법안 상정을 요구했지만 결국 상정은 미뤄지고 말았다. 내년에는 국회가 총선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18대 국회 회기 내 개정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법안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개정 과정을 밟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결국 국회에 공을 떠넘긴 복지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찬성 여론을 이끌어 내느냐에 성패가 달린 셈이다. 동네의원 진료를 활성화해 환자 진료비를 절감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대로 사후관리 시스템이 빠진 채로 표류하고 있다. 지난 7월 처음 시행된 의약품 리베이트 약값 인하제도는 가처분 신청을 한 제약업계가 승소하는 바람에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제도 추진이 불가능하게 됐다. 반면 대형병원 이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상급종합병원 약값 본인부담 인상 정책은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 연구조작 논란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배아줄기세포 치료 임상시험을 4월 처음 승인한 데 이어 7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해 바이오 강국으로서의 기반을 닦기도 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도 숙제 복지부는 1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설립, 독거노인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전국에서 5만명 이상의 독거노인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의 혜택을 봤다. 노인 돌봄서비스 제도가 이미 도입됐지만 독거노인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했고 민간기업 참여 확대 등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내 비교적 높은 성과를 거둔 정책으로 평가된다. 만 5세 아동에 대한 보육료 전면 지원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편, 피부양자 인정기준을 강화하고 임대료·금융수익 등 고소득 직장인에 대한 건강보험료 인상 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보완해 앞으로 버는 만큼 건보료를 내도록 부과체계를 개선하는 문제와 지역·직장가입자의 건보료 부과기준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게 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선재성 부장 사건’ 서울고법 재판부 배당

    광주지법 파산부 재판장 시절 법정관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선재성(49) 부장판사 사건이 선 부장판사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형)에 배당됐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사건을 부패 사건 전담 재판부에 배당할 것을 고려했다가 재판 결과의 신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을 함께 다니지 않고 같은 법원에 근무한 적도 없는 재판부에 배당했다.”고 21일 밝혔다. ‘제 식구 감싸기’ 같은 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법연수원 기수, 같은 법원 근무 경력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 부장판사는 광주지법 파산부 재판장 시절 법정관리 사건 대리인으로 고교 동창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변호사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남긴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9월 광주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관할 이전 신청을 제기했고 대법원이 14일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이 전국 최초로 제기된 검사의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선 부장판사 사건은 관할 이전이 인용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한편 선 부장판사에 대해 내려진 정직 5개월의 징계 처분은 그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확정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전북 ‘문화바우처’ 유명무실

    소외 계층에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바우처사업’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전북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문화바우처 관련 예산은 2010년 67억원에서 올해는 34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공연·전시·영화 관람료와 도서 구입비 등을 보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홍보 부족 등으로 카드 발급률이 저조하고 실질적 지원 효과도 반감돼 이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 14개 시·군이 지난 4월부터 접수를 시작한 문화바우처사업 카드는 발급 대상 4만 7689명 가운데 1만 805명(22.7%)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사업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진안군은 789명 모집에 59명, 남원시는 2413명 모집에 211명만 신청했을 뿐이다. 또 문화바우처 가맹점도 9월 말 현재 552곳 가운데 83.3%가 도서 분야에 편중돼 있다. 뮤지컬·음악·무용·전통문화 분야 등은 각각 1곳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해 개인당 연간 5만원씩 지원에서 올해 가구당 5만원으로 규정을 바꾼 것도 문화바우처사업이 외면받는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발연 장세길 부연구위원은 “효율적인 문화바우처사업 추진을 위해 전면적 카드제 시행, 개인 지원금 상향 조정, 지역 특성을 살린 사업 추진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미소금융 ‘원조’ 박원순의 반격, 파격

    미소금융 ‘원조’ 박원순의 반격, 파격

    서울시가 우리은행과 손잡고 내년부터 창업을 준비하는 저소득층 시민에게 파격적인 이자로 돈을 빌려 준다. 정부가 관여하는 창업 서민대출인 미소금융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금융회사의 기부를 받는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의 원안자이면서도 미소금융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배제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반격’으로 해석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희망’ 1년만에 중단된 적 있어 16일 서울시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 등을 상대로 ‘창업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시작한다. 창업 자금을 담보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빌려 주는데 금리가 연 3%로 금융권 최저 수준이다. 서울시의 금고를 관리하는 우리은행이 대출 재원으로 100억원을 지원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선다. 대출신청자 선정 및 사후관리 등은 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처럼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운영해 본 민간 위탁업체에 맡길 계획이다. 서울시 창업소상공인과 관계자는 “우선 100억원을 300여명에게 빌려 주는 것을 시작으로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는 이번 사업을 박 시장의 ‘반격’ 내지는 ‘복수’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인 2008년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희망재단(지금의 하나미소금융재단)을 만들어 서민들을 대상으로 소액 창업 대출을 시작했다. 하나은행이 100억원을 내놓고 희망제작소가 운영을 맡는 협력 사업이었다. 하지만 1년도 못 가서 사업은 갑자기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2009년 9월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등의 입김이 작용한 탓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저소득층 성공 안착 도울 것” 이후 박 시장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정부 주도로 기업의 기부를 받아 서민 창업 희망자에게 최대 5000만원을 연 4.5%의 이자로 대출해 주는 미소금융사업이 추진됐다. 박 시장은 그동안 미소금융에 대해 “국가가 관리를 주도하기 때문에 비영리단체의 상상력이나 열정이 반영되지 않았고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비판했다. 서울시는 창업마이크로크레디트를 민간단체에 위탁해 사후 컨설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저소득층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미소금융보다 금리가 1.5% 포인트 낮은 점도 매력으로 꼽힐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측은 “지방자치단체의 소규모 사업을 전국 단위의 미소금융과 나란히 비교할 수 없다.”며 견제하면서도 ‘박원순식’ 서민금융의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카드론 보이스피싱으로 돈 잃고 빚 지고… 카드업체 무책임에 ‘부글’

    카드론 보이스피싱으로 돈 잃고 빚 지고… 카드업체 무책임에 ‘부글’

    “500여명이 한 사람당 평균 3000만원의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는데 카드업체가 책임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15일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 관련 진정서를 내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을 찾은 이대원(59·보이스피싱 카드론 피해자 모임 대표)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카드사업계 스스로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론 보이스피싱은 통장에 있는 돈을 빼가는 기존의 보이스피싱과 달리 카드 대출을 받아 가져가는 신종수법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통장에 있는 자기 돈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된다. 이씨에 따르면 카드론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검찰청이나 경찰청을 사칭하고 대포통장 수사 중이라고 접근한 뒤 실제와 똑같은 가짜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트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빼간다. 카드론은 카드번호, 비밀번호, CVC(유효성 코드)를 알면 누구나 전화나 인터넷으로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범죄자들은 악용한다. 카드론을 빌리고 이 돈은 피해자의 은행 계좌로 들어간다. 동시에 범죄자들은 피해자에게 대포통장 확인을 위해 계좌로 정부에서 돈을 넣어봤다고 알린 후 이를 정부 통장으로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결국 피해자는 자신의 카드론 대출금인 줄도 모르고 범죄자들의 통장으로 돈을 넘기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20분 만에 끝난다. 이씨는 “왜 속냐고 할 수도 있지만 9월 말에 개설된 카페에 등록한 피해자 회원이 이미 530여명에 이를 정도로 알아채기 어렵다.”면서 “카드론 때문에 평균 3000만원의 피해를 봤고, 최고 1억원을 내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 피해자인 A씨는 자영업자로, 보유 중인 5장의 카드 한도가 각 2000만원씩이었고 한도인 1억원을 카드론 보이스피싱으로 날렸다. 실제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친구 이름을 대면서 수사 중이라고 하는 바람에 의심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카드론을 사용한 적이 없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이씨의 아들도 지난 8월 2000만원의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 두개의 카드가 이용됐는데 범죄자들이 카드론을 받은 후 은행 계좌에서 빼내가려 할 때 속았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은행 두 곳 중 한 곳은 직접 방문해야 은행계좌가 동결된다는 규정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이씨는 아들의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조금이라도 구제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많은 문제점을 알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 아들의 경우 카드론 한도가 6월 610만원에서 7월에 1490만원으로 올랐는데 전혀 통지받지 못했다.”면서 “금융회사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용실적이 좋아지면 한도가 바뀐다는데 대학생인 아들의 카드이용실적은 직전 3개월간 10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씨 등 피해자 모임이 요구하는 카드론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은 카드론을 해줄 때 금융회사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해 주고, 피해액의 50%를 카드회사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달 본인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자를 탕감해 주거나 원금을 분할상환하는 식으로 피해자들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피해액을 부담하는 것은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이씨를 포함한 11명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카드회사와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이며 73명의 피해자가 연이어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씨는 “만일 조정이 안 될 경우 민사소송에 나설 것”이라면서 “범죄자들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기관과 금융회사 모두 책임을 안 지려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삼성, 애플상대 販禁소송 호주서도 ‘승기’

    전 세계에 걸쳐 애플과 특허전쟁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호주 법원이 애플 제품 판매금지 본안 소송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9월 애플을 상대로 시작한 3세대(3G) 통신 특허 침해 소송을 내년 3~4월쯤 마무리짓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및 삼성 등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과 아이폰 제품군 및 ‘아이패드2’에 대한 3G 통신 규격 침해 관련 본안 소송을 하나의 본안 소송으로 묶어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두 가지 별도의 소송을 하나로 합쳐 양사 간 특허 소송을 빠르게 끝내겠다는 판단이다. 일단 연방법원은 오는 18일 관련 일정을 논의한 뒤 내년 3월쯤 최종 판결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통상 본안 판결이 1~2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6~7개월 안에 소송을 마치겠다는 연방법원의 방침은 이례적이다. 삼성은 이번 판결을 반기고 있다. 애플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타격을 주기 위해 본안 소송을 앞당겨 달라는 삼성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가처분 신청을 통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에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소송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때문에 본안 소송 승리를 자신하는 삼성으로서는 아이폰4S를 비롯한 애플 모바일 제품에 대한 판매 저지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본안 소송을 처리해 달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삼성의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별도로 진행, 최대한 시간을 벌며 방어에 나서려던 애플은 이번 결정으로 다소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판매금지 소송 관련 심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본안 소송 판결을 내년 8월 이후로 미뤄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주 판결이 미국 ITC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애플로서는 동시에 두 사건에 맞대응해야 해 역량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이날 프랑스 파리법원도 삼성전자가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삼성전자와 애플 양측의 주장을 추가로 듣는 2차 심리를 진행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향판 비리’ 항소심 서울서…사법부의 굴욕

    ‘향판 비리’ 항소심 서울서…사법부의 굴욕

    기업 법정관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선재성(49·사법연수원 16기) 부장판사의 항소심 재판지가 광주고등법원이 아닌 서울고등법원으로 옮겨졌다.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4일 “선 판사와 강모 변호사, 피고인 최모씨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지를 광주고법에서 서울고법으로 옮겨 달라.”는 검찰의 관할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이 직접 재판관할 이전을 신청, 인용되기는 사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광주고법 형사1부에 배당된 사건은 서울고법 재판부로 넘겨지게 됐다. 이른바 ‘향판’(鄕判)으로 불리는 지역법관인 선 부장판사는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로 기소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불명예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남긴 셈이다. ●첫 사례 ‘불명예’… 면죄부 수순 시각도 대법원의 결정은 선 부장판사의 1심 무죄 판단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나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 재판 절차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선 부장판사가 몸 담았던 광주고법의 판사들에 의한 재판이 아니라 비교적 중립적인 곳에서 객관적으로 선 부장판사의 혐의에 대한 판결을 주문한 것이다.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 혐의 앞서 광주지검은 고교 동창인 강 변호사를 법정관리 사건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변호사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남긴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선 부장판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9월 1심에서 선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은 항소, 재판을 서울고법에서 진행해 달라며 관할 이전 신청을 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광주지법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1심에서는 관할 이전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니 신청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서울고법은 공정성을 더 갖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판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범죄의 성질과 지방의 민심, 소송 상황 등의 사정으로 공평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경우 관할 이전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선 부장판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법원의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며 광주고법에 항소심 재판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대법, 지난달 정직 5개월 징계 처분 한편 지난달 19일 정직 5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선 부장판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중징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선 판사가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동으로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이유를 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선 판사에게 광주서 무슨 일이

    선재성 부장판사 사건은 그가 법정관리 재판을 맡은 사건에 자신의 형과 지인들을 감사 등으로 선임하면서 불거졌다. 선 부장판사는 부실기업 회생 개시결정 과정에서 1월 초 친형(50)에게 J건설사 2곳의 법정관리 회사 감사를 맡겼다가 문제화되자 이를 철회했다. 또 지난해 자신의 운전기사였던 이모(61)씨를 후배 판사에게 추천해 법정관리인 대리로 선임토록 했고, 고교 동기인 강모(48) 변호사에게 광주지역 건설사 3곳의 감사를 맡기기도 했다. 법정관리 회사에는 법원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이야기다. 재판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매일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이들 기업의 경영이나 재산 빼돌리기 등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 부장판사의 부적절한 처신은 법정관리에 빠진 회사를 되찾으려는 관련자들의 진정 등을 통해 알려졌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법원행정처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까지 진상조사에 나섰고, 검찰 수사에까지 이르렀다. 검찰이 밝힌 선 부장판사의 혐의는 뇌물수수와 변호사법 위반 등이었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6월 선 부장판사가 고교 동창인 강 변호사를 자신이 담당하던 법정관리 기업 두 곳에 대한 채권추심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알선했고, 앞서 2005년 변호사를 통해 부인 명의로 5000여만원의 비상장 회사인 광섬유업체의 주식을 매입해 1억원의 차익을 남긴 혐의로 선 부장판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1심 법원 판단은 무죄였다. 광주지법은 지난 9월 1심 선고에서 선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 판사는 당초 부인이 강 변호사를 통해 비상장 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회사의 자금난 등을 고려하면 투자정보가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아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선 판사가 직무와 관련한 이익을 공여받았다고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기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위한 조언”이라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법원이 ‘제식구 감싸기’식 판결을 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검찰은 항소와 더불어 관할지 이전 신청을 해 14일 대법원의 인용을 받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7) 감사원 감사청구제도

    [테마로 본 공직사회] (27) 감사원 감사청구제도

    거가대교의 개통을 앞둔 지난해 12월. 1만원으로 잠정 결정된 통행료가 단박에 지역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다. 거가대교 개통 대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범대위는 일사천리로 “통행료가 시민의 뜻과 상관없이 턱없이 비싸게 책정됐다.”면서 감사원에 거가대교 사업비 실체 규명을 위한 감사를 청구했다. 삽시간에 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감사를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동참했다. 이후 불과 한달여 만인 1월 감사원은 비싼 통행료와 총사업비 과다산정 의혹 등을 조사했다. 결과는 주민들의 한판 승리였다. 지난 7월 감사원은 당초 주민들의 주장대로 거가대교 총공사비가 과다산출됐다는 감사 결과와 함께 소형차 기준 통행료를 6000~8000원으로 내릴 것을 부산시와 경남도에 권고했다. ●제도 도입 10년… 커지는 시민 발언권 시민의 ‘발언권’이 세지고 있다. 국민이 직접 국가 및 행정기관의 비리나 비효율 정책 등을 고발해 바로잡는 감사청구 제도가 착실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민들의 감사청구를 접수하는 기관인 감사원은 “공익을 해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감사청구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은 넓게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감사청구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2년. 국민이 감사원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감사는 ‘국민감사청구’와 ‘공익감사청구’로 대별된다.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해 공익을 해칠 경우 만 20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이 서명 등 신청요건을 갖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익감사청구는 주체와 감사 대상 범위가 훨씬 더 포괄적이다. 감사청구 주체는 만 20세 이상 300명 이상, 상시 구성원 300명 이상인 비영리·비정치적 시민단체, 감사대상 기관의 장, 지방의회 등이다. 감사 범위도 넓다. 주요 정책이나 사업 등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항, 국가행정·시책·제도 등이 불합리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 기타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행위로 인해 공익을 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두루 포함한다. ●건설-교통-인허가 분야 ‘최다’ 감사원 감사청구조사국에 따르면 국민·공익 통틀어 한해 평균 감사청구 건수는 160여건.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접수된 청구사례는 국민감사가 139건, 공익감사가 572건이다. 분야별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국민감사 쪽에서는 지난 5년간 건설·교통 관련 사안이 전체 건수의 36%(50건)로 가장 많았고, 환경(18건, 13%)분야가 뒤를 이었다. 공익감사 쪽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건축 관련 인허가(127건, 22%)와 건설·공사(113건, 20%) 관련 사안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감사청구조사국 관계자는 “지방자치시대에 각종 건설 및 교통확충 사업 등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한편으로 지역사업에 대한 감시활동도 그만큼 활발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건수 자체가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지만, 감사청구로 바로잡히는 지역사업의 덩치는 부쩍 커지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나 정책에 문제가 있을 때 방관하거나 민원 제기로 끝내지 않고, 감사청구 카드를 빼들어 적극적으로 자치행정에 관여하는 시민문화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옛 마산 수정만 매립지 문제도 주민들의 삼엄한 감시로 행정기관이 백기를 든 경우다. 매립지 주민대책위원회는 수정만 매립사업 정산협약 과정에서 당시 마산시가 STX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함께 STX의 입주가 부당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던 것. 지난 6월 감사원은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총사업비를 과다산정해 87억원 상당의 땅이 부당하게 STX 소유가 됐다고 밝혔고, 결국 STX중공업은 수정만에 지으려던 조선기자재 공장을 포기했다. ●지자체장 압박 수단 활용 사례도 이처럼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는 감사청구가 잇따르는 배경은 지자체의 자체 감사가 허술한데다 행정감시기구인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신들의 주장과 이익을 지방행정에 반영하려는 주민들이 한마디로 자치단체의 감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 6월까지 근 12년간 광역자치단체에 청구된 주민감사는 모두 226건. 연평균 20.5건으로, 시·도별로는 고작 1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된 용인 경전철 비리의혹은 자치단체의 ‘하나마나 감사’의 대표 사례다. 경전철이 착공되기 직전인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감사관실이 관련 사업에 대해 실시한 종합감사는 무려 3차례. 그럼에도 비리는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이 사업 일부에 대한 문제는 2005년 감사원에도 공익감사 형태로 제기된 적이 있었다. “공익감사는 청구인이 제기한 의혹만 대상으로 실시하는 만큼 당시 감사에서는 불문 처리됐다.”는 감사원 관계자는 “하지만 그 즈음부터 경기도 차원에서 내부감시를 철저히 했더라면 비리나 부실공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년째 말썽거리로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거쳤던 김해 경전철(2005년), 김포 경전철(지난해) 등도 자치단체의 내실 있는 감사가 선행됐다면 시비가 크게 줄었을 사안들로 꼽힌다. 감사원 감사청구조사국 담당자는 “감사원 감사청구법상 다른 감사기관에서 처리된 사안이 다시 청구되면 각하처리된다.”면서 “지역민들이 그래서 민원을 감사원으로 곧바로 넣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정단체가 지자체장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적잖다는 해설도 있다. ●감사청구제 ‘투명 운영’ 숙제 내년이면 도입 10년이 되는 감사원 감사청구는 명실공히 국민의 마지막 ‘신문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도 운영상 보완돼야 할 몇몇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가장 자주 불거지는 문제가 투명한 정보공개. 감사원은 청구인의 신상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감사결과를 제외한 나머지 감사청구 관련 자료들은 일체 비공개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불만이 크다. “각하 또는 기각되는 사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감사원이 편의대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더라도 이를 감시할 방도가 없다.”는 주장들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참여연대는 감사원에 감사청구 목록, 기각 사유 공개 등을 요구하며 서울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장근석 “이젠 국내서도 대박내고파”

    장근석 “이젠 국내서도 대박내고파”

    배우 장근석(24)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9월 한 인터뷰 자리에서였다. 인터뷰 장소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제 막 스물을 넘긴 그가 ‘쓸만 한’ 대답을 내놓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는 청산유수처럼 자신의 생각을 술술 풀어냈다. 10일 개봉한 영화 ‘너는 펫’의 주연배우로 4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솔직하고 영리했다. 스스로 아시아의 프린스(‘아프’)라고 부를 정도의 자신감과 여유까지 더해졌다. →영화 홍보, 드라마 촬영, 일본 도쿄돔 공연 준비 등 살인적인 스케줄로 링거까지 맞았다고 들었다. -지금은 괜찮다. 이런 바쁜 스케줄도 결국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내 꿈은 ‘아프’를 넘어 ‘월프’(월드 프린스)가 되는 것이니까. 지난달 부산영화제에서 만난 로건 레먼(미국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이 할리우드 진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려서 안타까울 따름이다(웃음). →요즘 차세대 한류스타로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스스로를 정말 ‘아프’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직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먼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너는 펫’에서 연기한 귀엽고 매력적인 연하남 강인호는 지금의 장근석 이미지를 극대화한 역할인데. -2년 전에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하고 싶다고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아직 청년의 이미지일 때 깨방정을 떨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아픔이 없고 우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인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좀 느슨한 역할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긴 한데,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민망한 장면도 가끔 나온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입가에 계속 웃음이 유지될 수 있도록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탕을 두 스푼 넣어서 단맛이 나는 커피를 만들려고 했는데, 영화를 본 뒤 세 스푼이었다면 목표 달성은 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극의 개연성을 높이면서 애드리브 맛도 살리려고 했다. →‘남성연대’라는 단체에서 영화가 남성을 개로 규정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배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생각 안 할 것이다. 인호는 펫(애완동물)이 아니라 결국은 남자로 끝난다. →최근 대종상영화제에서 김하늘의 여우주연상 수상 때 함께 무대에 올라가 논란이 됐는데.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계산을 심하게 하지 않는 편이다. 하늘 누나 무대에 올라간 것도 순전히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주인공보다 더 튀었다고 수군대는 얘기도 있었나 보던데) 끝나고 하늘 누나도 고마워했다. 매 순간 나 자신에게 솔직하려고 한다. →그 솔직함 때문에 대중의 오해를 사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얼마 전엔 잠시 트위터를 끊은 적도 있다. 요즘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미디어의 관심으로 뜻이 와전되기도 하고, 친했던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근석은. -많은 분들이 독단적이고 까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붙임성 있고 능글맞기도 하다. 남자 선배들에게는 예의 바르고 애교도 부린다. →인기 드라마 ‘미남이시네요’(2009) 이후 불과 2년 만에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미남이시네요’의 전작이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었다. 예상 밖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것이 아닐까. 그 이전부터 일본 진출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1년의 반은 일본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 한국에서의 기회를 놓칠까 봐 새로운 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가수로서의 활약도 대단한데. -외국에서 유학할 때부터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멘즈 논노’라는 잡지에 기무라 다쿠야가 가수로 소개됐는데, 그가 어느 날 드라마에 나와서 연기도 하더라. 그런데 쇼 프로 MC도 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대박 작품을 만드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도 인정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대표작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인기 온도 차이가 커 혼란을 느낀 적은 없나. -혼란은 없고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다. ‘너는 펫’도 그렇고, 지금 촬영 중인 윤석호 감독의 드라마 ‘사랑비’를 선택한 것도 내 대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솔직히 스물네 살의 연기자에게 들어올 수 있는 배역이 제한적이지 않나. 나는 이제 스타트 라인에 섰다고 생각한다. →일본 내 인기가 ‘욘사마’ 배용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있던데. -배용준 선배는 역사적으로 양국의 친분을 도모하고 사회적인 현상을 만든 분이다. 나는 아직 닭이 되기 위한 병아리에 불과하다. 남자 배우로서 누아르 영화를 꿈꾸지만 아직 남자가 덜 된 것 같다는 장근석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때 너무 빨리 남자가 되려고 했다가 마초처럼 비쳐져 비난의 화살을 맞은 적도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장근석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정확한 배우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위험한 발언을 꽤 많이 한 것 같다.”며 애교 섞인 웃음을 짓는 장근석. 그가 아시아의 여심(女心)을 흔드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방통위, 방송시장 들끓는데 ‘종편 띄우기’ 혈안

    방통위, 방송시장 들끓는데 ‘종편 띄우기’ 혈안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입법 파행, 종합편성 채널의 번호 배정, 케이블TV 지상파 재송신 등의 문제로 방송·미디어 시장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공익성·공공성 보장을 위해 중재 또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 채널을 옆에 끼고 도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팔짱만 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방송통신’이 아닌 ‘종편통신’으로 위원회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편 채널 4사는 이미 직접 광고 영업에 뛰어들었다. 지상파들도 뒤질세라 팔을 걷어붙였다. 이에 따라 방송 자체는 물론이고 전체 미디어 광고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 대행 독점 체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3년 가까이 시장 질서를 규율할 대체 입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다. 그러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미디어렙 입법을 국회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들이 광고를 직접 판매한다고 해서 반드시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2년 이상 (입법이) 방치된 상태에서 코바코 체제에 협조해 준 것만도 상당히 협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업계의 과당 출혈 경쟁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특히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케이블 TV의 지상파 실시간 재송신 관련 분쟁에서도 방통위는 뒷북을 치고 있다. 2008년부터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듬해 법정 공방이 시작됐으나, 방통위는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8월에야 재전송 대가 산정 실무협의회를 꾸려 중재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지난달 말 지상파 손을 들어주는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이 나온 뒤 분쟁이 격화됐다. 방통위는 재전송 중단 사태로 인한 시청자 피해가 가시화되자 10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23일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느닷없는 권고는 ‘면피용’일 뿐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운영하던 보도채널 MBN의 폐업을 전제로 종편 승인을 받은 매일방송이 새로운 경제정보 채널을 만들겠다고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규정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연합뉴스TV 등 보도 채널 사업자와 머니투데이방송, 서울경제TV 등 경제정보 채널 사업자는 유사 보도채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9월 30일이었던 MBN 폐업 시한도 올 연말까지 연장해준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방통위는 종편 채널 문제에 있어서만은 유독 다른 모습이다. 새달 개국 예정인 종편 채널들은 지상파 번호대와 인접한 ‘황금 채널’을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배정해 달라고 케이블TV 사업자(SO) 측에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주요 케이블TV사업자(MSO) 대표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위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방통위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며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방통위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SO 입장에서는 압력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채널 배정 협상은 종편 채널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한 MSO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20번대 이하 번호를 주는 안으로 압축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국 동일 번호 부여는 지역별 사업자인 SO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해야 할 방통위가 너무나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요즘 방통위의 모습을 보면 간판을 종편통신위원회로 바꿔 달아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 경기침체의 그늘… 급변하는 행정 환경] ‘빚더미’ 지자체 파산보호 신청

    [美 경기침체의 그늘… 급변하는 행정 환경] ‘빚더미’ 지자체 파산보호 신청

    미국 동남부 앨라배마주의 제퍼슨 카운티가 9일(현지시간) 미 지방자치단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제퍼슨 카운티 위원회는 이날 파산보호 신청에 관한 투표를 실시한 끝에 4대1로 통과돼 버밍엄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9)를 신청했다고 블룸버그·AP통신이 보도했다. 제퍼슨 카운티의 현재 부채 규모는 41억 달러(약 4조 6500억원) 수준으로, 1994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17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제퍼슨 카운티는 파산을 피하기 위해 지난 9월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주요 채권단과 31억 4000만 달러 규모의 하수처리 관련 채권의 재조정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JP모건체이스은행이 11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 가운데 7억 5000만 달러를 탕감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제퍼슨 카운티는 급등하는 부채 상환을 위한 하수처리 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 파산을 선택했다고 통신들은 전했다. 특히 25명의 제퍼슨 카운티 의원이 세수 확보 방안 등에 반대하면서 채권단의 채무 탕감 제안에도 불구하고 완전 합의에 실패했다. 제퍼슨 카운티는 하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면서 변동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JP모건체이스은행 등이 이를 금리스와프 파생상품으로 헤지(위험 회피)를 하면서 이자율을 낮췄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뒤 채권 보증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가 3억 달러의 부채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올 들어 파산을 신청한 미국 자치단체는 모두 9곳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민원 수수료 적정한가…신청 많은 민원 10종 1000원 미만 징수

    이명박 대통령의 ‘행정 민원 수수료 인하검토’ 지시에 따라 민원 수수료 적정선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정 민원 사무는 올해 4월을 기준으로 모두 4969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주민등록표 등·초본 교부’ 등 1290종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1290종 가운데 지자체 조례로 수수료를 징수하는 137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관련 중앙행정기관에서 징수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행안부, 총 1290종에 부과 해마다 민원 신청건수가 가장 많은 주민등록표 등·초본 교부는 민원기관 방문 신청 시 4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온라인 민원 24(www.minwon.go.kr)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전액 감면된다. 주민등록표 등·초본 교부 다음으로 신청건수가 많은 ‘건축물대장 등·초본 발급(열람)신청’ 업무는 5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이 역시 민원24에서는 무료로 제공된다. 이 밖에 지적도(임야도) 등본 발급 및 열람 신청은 700원, 졸업증명서 발급 신청은 300원, 출입국 사실증명 민원은 1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모두 민원24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신청 빈도가 높은 10가지 민원 사무는 대부분 수수료가 1000원 미만이고 온라인을 이용하면 전액 또는 일부 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토지이용 계획확인 신청’과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 민원’ 등 137종의 민원은 수수료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지자체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민원24’ 이용땐 전액·일부 감면 ‘공연장 등록 신청’ 민원의 경우 파주시는 수수료로 8만 5000원을 받고 있고, 서울 종로구는 5만원을 받고 있다. 등록된 공연장이 없는 하남시는 3000원의 수수료를 징수하도록 조례를 정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자체별로 징수하는 민원 수수료는 시의 재정 규모와 인구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야 해 액수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지자체로 위임된 민원 사무 중 전국적으로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있는 민원은 수수료 기준을 정해 조례에 반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해 9월 의료기관 개설허가 수수료는 10만원, 부동산중개사무소 개설등록(개인) 수수료는 2만원으로 정하는 등 27종의 민원 수수료 기준을 정해 지자체에 하달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대학구조조정 시작됐다] 60개 ‘부실대학’ 생존경쟁 신호탄… 사립대 특별법 처리 가속

    [대학구조조정 시작됐다] 60개 ‘부실대학’ 생존경쟁 신호탄… 사립대 특별법 처리 가속

    명신대와 성화대의 학교폐쇄 결정은 정부가 지난 7월 대학 구조개혁에 나선 이후 4개월 만의 첫 결과물이다. 학교폐쇄는 말 그대로 강제로 학교를 없애는 가장 강력한 법적 수단이다. 정부는 학교폐쇄 조치로 구조개혁이 헛말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발표된 학자금대출제한 17개교, 재정지원 신청 제한 43개교 등 이른바 ‘부실’로 낙인 찍힌 대학들의 생존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명신대와 성화대의 학교폐쇄는 첫 사례가 아니다. 2000년 광주예술대, 2008년 경북 경산에 있는 아시아대가 학교폐쇄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예전과 성격이 딴판이다. 광주예술대는 1997년 개교 뒤 허위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져 폐쇄됐다. 아시아대는 공동설립자가 교수채용 명목으로 46억원을 챙겨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데다 보유재산 100억원보다 많은 168억원의 부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파산, 학교폐쇄 절차를 밟았다. 명신대·성화대 사태는 학사 운영으로 사라지는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두 대학의 퇴출을 확정하면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 고등교육법은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할 때 학교를 폐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과부는 “두 대학 모두 종합감사에서 밝혀낸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대리 답안 작성 등 부당하게 성적을 주거나 실제 수업이 20% 미만만 이뤄지는 등 파행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대학구조개혁의 신호탄은 이미 올려졌다.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 “학생들의 학습권 등을 보장하고 대학 교육의 최소한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엄격하고 단호하게 이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퇴출대학이 명신대·성화대에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대학구조개혁은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경영부실과 중대비리다. 경영부실대학은 학자금 대출제한 및 재정지원 신청제한 대학으로 구분, 이들 가운데 컨설팅을 거쳐 부실대학을 걸러내고 다시 퇴출대상을 추려낼 계획이다. 별도로 중대비리 대학은 즉각 퇴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명신대와 성화대도 부실정도가 심해 학자금 대출한도 제한 17개 대학 가운데 최소대출 그룹에 포함돼 있었지만 성격상으로는 중대비리 대학의 절차를 밟았다. 퇴출대상과 관련, 지난해 교과부가 경영부실 대학으로 관리하고 있는 13개 대학이 우선 순위로 꼽히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4년제 5곳, 전문대 8곳을 경영부실대학으로 지목, 예의주시하고 있다. 퇴출당한 명신대도 들어있었다. 지난 7월에는 4년제 탐라대와 전문대인 제주산업정보대가 4년제 제주국제대로 통폐합됐다. 제주국제대는 교과부가 2009년부터 경영부실 대학으로 찍어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이끈 첫 사례다. 교과부는 보다 빠른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의 처리를 서두르기로 했다. 현재는 종합감사와 시정요구, 계고처분 등을 거친 뒤 학교폐쇄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교과부 측은 “현행 법들은 대학 퇴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때 만들어져 극히 예외적이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면서 “교과부 장관이 직접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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