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9월 신청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채운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예약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당국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162
  • 때론 1시간 넘게 몸짓 소통, 그래도 행복합니다

    때론 1시간 넘게 몸짓 소통, 그래도 행복합니다

    “청각 장애를 가졌다고 어려워하지 말고 ‘070-7451-9800(9810)’을 눌러주세요.”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청각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수화 상담사를 채용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화재 애니카서비스 서울 2센터에서 근무하는 박진희(22), 한미화(30) 상담사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약 35만명이지만 이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전문 수화 통역사는 700여명에 불과하다. 청각 장애를 가진 고객들과의 상담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 평균 4~5차례 청각 장애 고객들과 상담하지만 한 번 상담할 때마다 1시간 넘게 걸린다. 박 상담사는 “수화를 잘 못하는 청각 장애 고객들도 있고 수화가 문장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서 한 번 상담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청각 장애 고객의 친언니라면서 보험 약관 대출을 신청하겠다고 전화가 왔는데 철저하게 고객 확인을 한 후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본인 확인 없이는 안 된다고 했더니 화를 내며 끊어버린 적이 있었다”면서 “나중에 진짜 고객에게 알아보니 언니를 통해 대출 신청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운 좋게 보험 사기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화 상담을 통해 보람을 많이 느낀다. 한 상담사는 “지난 9월 수화를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한 청각 장애 고객에게 서너번 계속 전화해 수화가 아닌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해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었다”면서 “그 고객이 다시 전화해 ‘통역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그 순수한 마음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화상통화 서비스는 전화번호 ‘070-7451-9800(9810)’을 눌러 화상통화를 하면 된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 상담이 이뤄지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을 받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일시적 검찰권 공백 불가피

    11일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의 항명·외압에 대한 감찰 결과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중징계를 받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퇴하면서 검찰 조직은 큰 상처를 떠안게 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징계와 사의라는 극단의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조직이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지검장은 이날 감찰 결과 발표 직후 “이번 일로 국민과 검찰 가족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4월 10일 취임한 지 7개월 만이다. 조 지검장은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윤 지청장과 수사 진행 및 체포영장 청구,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월 퇴진한 데 이어 특별수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앙지검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검찰권 행사 공백’ 사태가 일시적이나마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중앙지검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및 유출 의혹 수사, 이석채 전 KT 회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 수사와 효성그룹 탈세 및 비자금 의혹,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의혹 수사 등을 진행 중이다. 국정원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공소유지 업무도 맡고 있다. 당분간 중앙지검의 지휘 및 결재는 윤갑근 중앙지검 1차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무부는 오는 18일쯤 윤 지청장과 수사팀 부팀장인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안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에서 최종 징계 수위가 결정되면 이들에 대한 향후 인사 불이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윤 지청장은 법무부 정직 처분이 확정되면 인사서열이 대폭 떨어지게 된다. 윤 지청장이 향후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감봉 처분을 받은 박 부장 역시 대검 공안연구관, 대검 공안3과장 등 요직을 거친 ‘공안통’이었지만 이번 징계로 인해 인사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커버스토리] 그냥 쉬다, 놀다, 자다 가나요 특별한 힐링 ‘숲’으로 오세요

    [커버스토리] 그냥 쉬다, 놀다, 자다 가나요 특별한 힐링 ‘숲’으로 오세요

    그저 바비큐로 고기나 한번 구워 먹고 산속에서 내처 잠만 자다가 스트레스나 풀고 오겠다고?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단언컨대 당신은 휴양림 이용에 관한 한 ‘왕초보’다. 휴양림이 옛날과는 달라졌다. 더 이상 그냥 쉬다가 놀다가 자다가 오는 곳이 아니다. 이제 휴양림에 가면 대자연과의 대화를 통한 ‘힐링’을 할 수 있다. 빽빽이 우거진 산림을 통한 치유는 물론이고 야영과 산악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삶의 질을 제대로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새 단장도 한창이다. 가족 간 정을 느끼고 자연 사랑의 이유를 체험을 통해 깨닫는 소통의 장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을이라 더욱 매력적인 자연 휴양림을 찾아가 오랜만에 한껏 여유를 누려 보면 어떨까? 단풍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늦가을,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이색 휴양림 4곳을 소개한다. ■청옥산휴양림 태백산맥 줄기인 청옥산 800m 고지에 조성된 청옥산휴양림은 2010년 국내 최초의 캠핑 전문 휴양림으로 재개장했다. 1991년 조성된 휴양림이었으나 2005년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캠핑장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2만 4000명이던 이용객이 올해 10월 현재 2만 7000명에 달한다. 4개 야영장에서 텐트 107개를 수용할 수 있는데 다양한 캠핑이 가능하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오토 캠핑장과 전기시설이 없는 데크뿐 아니라 노면 캠핑장, 산막 캠핑도 경험할 수 있다. 재개장 이후 인천과 울산, 강원 태백 등에서 일주일마다 찾는 마니아까지 등장했다. 캠퍼들 사이에서 ‘7성급 호텔’로 평가받는 이곳에서도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223번과 224번은 평일에도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초기 휴양림의 숲 속의 집 모양을 간직하고 있는 산막은 캠핑장비 중 텐트만 빠진 형태로, 나무를 준비해 가면 벽난로를 경험할 수 있다. 전화로 예약할 수 있는데 11월부터 4월까지는 폐쇄한다. 청옥산은 겨울철에도 이용 가능한 야영 데크를 갖추고 있다. 눈을 접하기 힘든 부산에서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다. 캠핑의 예절도 전수하고 있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밤 12시에 캠핑장은 소등되며 취사장도 오전 1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캠핑객을 위한 숲 해설과 나무 타기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청옥산에 이어 경기 양평군의 중미산휴양림도 캠핑 전문 휴양림으로 탈바꿈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서진현 주무관은 “방에 들어가면 대면이 차단되는 객실과 달리 개방형 휴양림이다 보니 이용객들과 소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서 “경험 많은 마니아들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휴양림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봉휴양림 강원 홍천군의 삼봉휴양림은 가족과의 소통, 가족 관계 회복을 위해 객실에서 TV를 없애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TV 대신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재 프로그램 참여율은 다른 휴양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난 9월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현재 숲 속 도서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봉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지난달 재개장한 경북 영양군의 검마산휴양림도 객실의 TV를 없앴다. ‘TV 없는 휴양림’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삼봉은 웰빙 여행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휴양림에는 국내 3대 약수로 불리는 삼봉약수터가 있다. 철분 함량이 많아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지며 조선 시대에는 실론약수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최대 8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체류 기간 다변화 숲 속의 집을 시범 운영했다. 장기 체류 객실에는 세탁기 등을 비치하고 이용 수요에 맞춰 객실 규모와 체류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응급 의료 시설이 없어서 환자는 올 수 없으며 3주 이상 체류자는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덕유산휴양림 덕유산휴양림은 침엽수가 많아 산림욕과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 최적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상쾌함의 정도가 다르다. 덕유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1931년 1.2㏊에 심어진 210여 그루의 아름드리나무가 이용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0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독일가문비나무의 생태 환경에 대한 연구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덕유산만의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울창한 잣나무숲에는 데크를 설치해 색다른 야영 경험을 제공한다. 원추리와 붓꽃 등 78종의 야생화를 접할 수 있는 야생식물관찰원도 인기가 많다. 잔디광장에선 아름답고 선명한 별을 관찰할 수 있고 반딧불이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덕유산휴양림은 접근성이 좋은 데다 인근에 덕유산국립공원과 무주리조트가 있어 사계절 인기가 높으며 숙박객이 입장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산음자연휴양림 경기 양평군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산음자연휴양림은 폭산과 봉미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울창하고 잘 가꿔진 산림 자원과 연계해 국유휴양림 중 유일하게 건강증진센터를 조성한 산림 치유의 메카다. 산길을 걸으며 내분비 기능을 활성화하는 맨발로 걷기 체험과 식물에서 추출한 정유를 활용해 정신·신체적 치유가 가능한 아로마테라피, 음이온 명상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치유 프로그램을 시작한 2009년 1067명이던 이용객이 지난해 2만 247명으로 증가했다. 휴양림은 매주 화요일 문을 닫지만 치유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많아 쉬는 날이 없다. 공동협력사업으로 경기도 소방 공무원과 사회복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음에는 사회적 약자가 VVIP 고객인 나눔 객실(2개)이 있다. 장애인 등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을 위한 배려의 공간이다. 전용 주차장과 점자 블록, 화장실 편의시설 등을 갖춘 데다 위급 상황 시 관리직원을 호출할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됐다. 휠체어 등을 이용해 스스로 숲을 탐방할 수 있는 무장애 데크로드를 조성해 자유로운 이동성을 보장하고 있다. 향후 이색 휴양림 조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 양주시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아세안산림휴양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아세안 10개국의 전통 주택과 한옥을 배치해 상호 문화 체험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다문화가족, 외국인 근로자들이 향수를 달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예약권을 부여하고,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도록 부지 선정에서부터 배려하기로 했다. 야영 장비를 직접 챙겨 산속으로 들어가 ‘비박’하는 전문가를 위한 캠핑장도 추진 중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영어·수학 B형 어려워 대입 전략 ‘변수’될 듯

    영어·수학 B형 어려워 대입 전략 ‘변수’될 듯

    수준별 시험으로 처음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난이도가 높은 B형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자연계와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한 수학 B형과 영어 B형에 고난도 문제가 포함돼 두 영역이 수험생들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 영역에서 EBS 교재 연계율이 70%로 유지됐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가르기 위한 고난도 문제가 포함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다. 국어·수학·영어 세 영역에서 수험생들이 선택한 A·B형 조합의 분포를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유형에 따라 각 대학이 주는 가산점이 모두 달라 대입 지원에 혼란이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7일 “올해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B형이 모두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려웠다”면서 “기존 수능보다 쉽게 출제한다고 밝힌 A형도 국어 영역에서는 오히려 지난해 수능보다 까다롭게 출제되는 등 수준별 수능의 난이도 조절에 다소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도 예상보다 높았던 시험의 난이도와 성적 분포의 불확실성 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수험생들은 과목별, 수준별로 고난도 문제가 2~3개씩 출제되고 EBS 교재를 변형 출제한 문제들이 많아 ‘쉬운 수능 기조’라는 설명과는 달리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인문계와 자연계의 상위권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몰린 영어 B형은 어렵게 출제된 데다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응시인원이 줄어 1등급을 받는 수험생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위권 대학 가운데 영어 B형을 필수로 지정한 대학이 많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전형에 탈락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병헌(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수능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영역별로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했고 국어·수학·영어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냈다”면서 “B형은 원래 수능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고, A형은 더 쉽게 출제한다는 약속을 최대한 지키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능 출제본부와 수험생들이 느낀 체감도는 올해도 달랐다. EBS 연계율은 국어 71.1%, 수학 70.0%, 영어 71.1%, 사회탐구 71.0%, 과학탐구 70.0%, 직업탐구 70.5%, 제2외국어·한문 70.0%로 지난해처럼 70% 선을 유지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1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뒤 18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성적표는 오는 27일 배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진보당 활동정지 가처분’ 15일 이전 결정 촉각

    ‘진보당 활동정지 가처분’ 15일 이전 결정 촉각

    헌법재판소가 7일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면서 함께 청구된 진보당 정당 활동 정지 가처분 수용 여부와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평의에서 진보당 해산청구 사건과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청구인인 법무부에 향후 입증 계획과 증거 목록 등의 자료를 요구하면서 피청구인인 진보당 측에는 답변서를 제출할 것을 명했다. 진보당 측은 법무부의 청구와 관련해 답변할 사항이 있으면 통상적으로 30일 안에 답변서와 증거자료를 제출하게 되지만 강제규정은 아니다. 헌재는 양측으로부터 자료가 제출되는 대로 변론준비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지난 5일 진보당 해산심판청구와 함께 정당 활동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한 세력 확산, 보조금 수령 등을 통해 위헌적 활동을 강화할 수 있으니 진보당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오는 15일 이전에 가처분 결정을 내려 달라”고 헌재에 요청했다. 헌재가 보조금 지급이 예정된 15일 이전에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진보당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진보당은 2011년 말 창당 이후 올해 9월(3분기)까지 선거보조금을 포함해 모두 95억 4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았고 올해 책정된 보조금의 나머지인 6억 8400만원을 15일 받을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직선거 후보 추천, 정당 정책 홍보 등의 각종 정당 활동 및 합당, 진보당 당원들의 국회 활동 금지 등 모두 11개 분야가 가처분 신청에 포함됐다. 그러나 헌재가 15일 이전에 가처분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까지는 일주일 남짓한 기간밖에 남지 않은 데다 섣부른 결정은 자칫 본안인 정당해산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활동 정지와 관련해서는 진보당 활동의 위헌성, 활동이 지속될 시 민주적 기본질서에 피해를 주는지, 실제 피해 발생이 임박해 당장 활동을 정지해야 하는 긴급성이 있는지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6억 8400만원의 정당보조금을 진보당이 수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활동을 정지하는 것은 긴급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보당 활동을 정지했으나 정당해산심판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진보당 측의 불이익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아 결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은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정당해산심판청구와는 달리 구두 변론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헌재가 증거 조사 및 사실 조회, 자료 제출 요구 등을 할 수 있으며 재판관 7인 이상이 출석해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가처분을 받아들인다. 가처분이 선고되면 헌재는 그 결과를 진보당,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하고 관보에 게재한다. 헌재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진보당은 보조금 수령을 비롯해 장외 투쟁 등 당의 이름을 건 모든 활동이 금지되면서 이름만 존재하는 ‘식물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같은 사유로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없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기초연금법안의 출구는 없는가/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기초연금법안의 출구는 없는가/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26일 10만~20만원(현재가치)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동해 소득 하위 70%의 60세 이상 노인에게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이어 10월 2일에 2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입법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 의하면 기초연금의 최소지급액을 ‘10만원’(현재가치기준)으로 명시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초연금의 최소 지급액부터 10만원으로 명시되지 않음에 따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중 공적소득자료 미보유자는 본인이 소득이 없다며 보험료를 내지 않겠다고 신청하면 ‘납부예외자’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의하면 ‘납부예외자’ 신청이 2010년 438만명에서 지난해에는 405만명 선으로 줄어들었으나 올해 9월 현재 414만명 선으로 다시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50대의 납부예외자 신청은 지난 1월의 89만 9611명에서 9월에 93만 731명으로 3만 1120명 늘었다고 한다. 결국, 기초연금액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동한 정부안은 50대의 국민연금 장기가입 동기를 급속도로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9만 6800원씩 지급되고 있다. 정부의 기초연금 도입계획이 그대로 이번 예산국회에서 확정된다면 현재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의 90%인 353만명은 20만원을 받게 된다. 전체 노인 598만명의 6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나머지 65세 이상 노인 중 20만명은 15만~20만원을, 18만명은 10만~15만원을 받게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노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지급받게 되는 것이다. 가령 2014년에 만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이면 20만원을 전부 받을 수 있지만 가입 기간이 12년 이상 되면 점차 금액이 줄어들어 20년에 이르면 10만원이 된다.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여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 ‘다수’에게 20만원을 지급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1년 기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0년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연금, 공적연금을 합친 공적연금 지출비율은 0.9%로 OECD 28개국 중 최하위였으며 27위인 호주(3.6%)에 비해서도 격차가 큰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그대로 이행되더라도 2020년 공적연금 지출 수준은 GDP 대비 2.8%가 돼 OECD 평균의 4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공적연금제도는 가장 중요한 복지정책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중장기 거시경제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이 1960년대 사회보장제도를 본격 도입했으나 아직도 ‘오바마 건강보험법안’으로 인해 연방정부 재정의 마비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 학자들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 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를 일본의 공적연금제도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급격히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여야는 기초연금법안을 둘러싼 내년도 예산심사에서 크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재정건전성의 유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조세 저항이 덜한 부가가치세율 인상, 대기업에 유리한 법인세율의 단일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부유하거나 가난한 사람이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내는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빈부격차를 확대시키며, 법인세율의 단일화는 안 그래도 확대되고 있는 수출·내수기업과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추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기초연금 도입계획이 노인 빈곤율의 축소와 소득 재분배의 개선에 그 목적이 있다면 소득세와 법인세율의 인상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공평한 정책이라는 경제학의 원리를 우리 모두 되새길 필요가 있다.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현대·한라 등 13개 대기업 내년부터 은행관리 받는다

    현대·한라 등 13개 대기업 내년부터 은행관리 받는다

    내년부터 현대, 한라, 현대산업개발 등 13개 대기업집단이 추가로 은행권 채권단의 재무구조 평가를 받게 된다.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사전 감시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이 많은 기업집단은 은행권의 규제 밖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웅진, STX, 동양 등 대기업의 붕괴를 계기로 정부가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주채무계열 편입기준을 바꿔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집단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 대상 기업집단의 기준을 강화해 약정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집단을 ‘관리대상’ 계열(가칭)로 분류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의 ‘기업 부실 사전방지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한 기업집단이 금융기관(은행, 보험사, 카드·리스사)으로부터 빌린 돈(신용공여액)이 금융기관의 전체 신용공여액의 ‘0.1% 이상’(1000분의1 이상)이어야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내년부터는 이런 신용공여액 기준이 ‘0.075% 이상’(10만분의75 이상)으로 강화된다.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신용공여액 기준선이 기존 1조 6130억원에서 1조 2110억원으로 4020억원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30개였던 주채무계열 대상 기업집단이 내년부터 43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시장성 차입금이 많아 주채무계열이 아닌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시장성 차입금 규모를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정상’ 계열과 ‘약정체결’ 계열의 2단계였던 주 채무계열 재무구조 평가 분류를 세분화한다. 약정체결 계열에는 속하지 않지만 부실 우려가 큰 대기업집단을 ‘관리대상’ 계열로 따로 선정해 수시로 재무구조 평가 등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재무구조 평가에서 정상 계열로 분류됐던 웅진그룹이 같은 해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제도에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관리 대상 계열은 3개 정도가 선정될 것”이라면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서 간신히 벗어난 기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진, 두산 등이 관리대상 계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정체결 대상도 확대된다. 기준 점수가 되는 부채비율 구간을 현행 5구간에서 8구간으로 세분화해 평가의 정밀성을 기하기로 했다. STX그룹의 경우 2011년 말 부채비율이 295%로 300% 미만이라 기준점수가 60점이었지만 바뀐 기준에 따르면 65점이 된다. 그만큼 약정체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약정체결을 거부한 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대기업집단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체결을 거부하면 이 사실을 수시 공시하고 계열 기업의 회사채 발생 공시에 ‘핵심 투자위험 알림문’을 포함시켜 압박하기로 했다. 2010년 현대그룹이 채권단과의 약정체결을 거부했지만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었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경영진 교체 권고, 금리 인상 등 제재를 하기로 했다. 김기한 금융위 구조조정지원팀장은 “이번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으로 기업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시장성 차입금도 은행권에서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CP나 회사채 투자자들이 채권단에서 여전히 빠져 있어 은행들에 기업 부실 책임이 집중되는 점 등에 대해서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주채무계열 대상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개인투자자의 CP 투자에 대한 보호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헌정 첫 헌재 심판대 오른 ‘진보당 해산’

    헌정 첫 헌재 심판대 오른 ‘진보당 해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5일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건’을 심의·의결했다.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청구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고, 이후 정부는 국회의원직 상실 결정 청구를 비롯해 정당해산 심판 청구안과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을 헌재에 제출했다. 청구인은 대한민국 정부, 법률상 대표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다. 황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 “진보당은 강령 등 그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면서 “핵심 세력인 혁명조직(RO)의 내란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활동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법무부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맡았던 정점식 팀장은 대통령 순방 중 긴급하게 처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고 관련 보고를 했다”면서 “위헌 정당이라고 판단했는데 그냥 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월 6일 TF를 구성한 뒤 진보당의 활동 분석과 해외 사례 수집,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진보당의 강령과 활동 등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진보당은 설립 목적과 활동에 위헌성이 있고 당 전체가 종북 정당화돼 이를 방치하면 우리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이날 오전 청구안(사건번호 2013 헌다 1)을 접수한 헌재는 6일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헌재는 준비절차를 통해 전문가 진술을 청취하고 의견서 등을 제출받을 수 있다. 이어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면 증인 신문과 증거 제출 등 양측의 법정공방이 시작된다.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 뒤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정당 해산을 결정할 수 있다. 헌재는 최종 결정 이전에 정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진보당 활동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180일 이내에 진보당의 해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강제규정이 아닌 데다 법리 검토가 길어질 수도 있어 180일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당 해산이 결정되면 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 등록을 말소하게 되고, 당의 재산은 국고에 귀속된다. 유사 대체 정당을 만들 수 없고, 해산된 정당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소속 국회의원 신분에 대해서는 명문 규정이 없어 해석이 엇갈리는 상태다. 헌재가 해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는 동일 정당에 대해 같은 사유로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문수지사 前보좌관 2000만원 수수의혹 수사

    김문수 경기지사의 보좌관을 지냈던 경기도 위탁기관 센터장이 19대 총선 예비후보자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찰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4일 수원지검 안산지청과 대구지검 서부지청 등에 따르면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경북지역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 A(50)씨가 지난 9월 30일 도위탁기관의 김모 센터장을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고소했다. A씨는 김씨와 유사한 기관의 전국 회장을 맡고 있다가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수감 중이며,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중앙선대위에서 활동한 인물로 알려졌다. A씨는 고소장을 통해 “2011년 9월쯤 총선을 준비하던 나에게 김씨가 ‘당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김 지사에게 부탁하겠다’며 김 지사의 대통령 예비후보 사무실 준비 비용 등 용도로 수천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가 당초 김 지사 대선캠프 구성 자금으로 5000만원을 차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부담스러워 2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서울 사무실에서 5만원권으로 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대 총선 당시 경북의 한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려던 A씨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센터장 김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 뒤 갚았으며, 선거와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김 지사가 대통령예비후보 사무실 준비 비용 등의 용도로 돈을 요구했다는 그 당시 김 지사는 대통령 후보 출마 준비도 하지 않았다.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또 고소인 A씨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단체 자금 48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센터장 김씨는 2003~2005년 김 지사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A씨 후임으로 도 위탁기관의 전국협회장에 당선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대구달성경찰서의 고소인 조사후 지난달 28일자로 이 고소사건을 피고소인 주거지 관할인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넘겼다. 안산지청은 앞으로 김씨를 상대로 고소 내용에 적시된 혐의가 맞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가 전세자금 명목으로 빌렸다는 돈이 김 지사의 대선 경선캠프 자금으로 쓰였는지, 또 갚았다는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건강한 동작씨

    동작구는 지난 3월과 9월 희망 직원 1366명을 대상으로 ‘동작가족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큰 성과를 보였다고 4일 밝혔다. 23명은 고위험 질환관리군에서 정상군으로, 25명은 체지방율 10% 이상 감소, 11명은 6개월 이상 금연 성공이라는 효과를 봤다. 보건소와 연계, 부스 6개를 설치해 고협압과 고혈당 등 대사증후군을 중점적으로 검진했다. 금연 희망자들에게는 금연 여부를 묻는 메시지를 상시 전달했다. 특히 건강 개선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해 직원 사기 진작을 도모했다. 구는 현재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전 직원 참여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정신건강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구는 이 프로그램과 별도로 2011년 40% 이상 할인가격에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중앙대병원과 협정을 맺었다. 검진을 신청하는 직원에게는 비용 일부를 지원해 스스로 질병을 예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국감 이슈] 홍기택 “동양 회장한테 지원 요청받았지만 거절”

    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29일 국정감사에서는 동양그룹 사태 대책을 논의한 ‘청와대 서(西)별관회의’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회의 사실을 숨긴 것이 탄로나면서 ‘밀실회동’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동양그룹 사태가 표면화되기 전인 9월부터 정부가 사태의 확산을 감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 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경제사령탑’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청와대에서 세 차례 만나 동양사태 문제를 논의를 했는데도 왜 막지 못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홍 회장을 상대로 “9월 22일 회의에서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9월 30일~10월 1일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것을 미리 알았던 게 아니냐”면서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서별관 회의의 실체를 밝히라”고 추궁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9월 1일 첫 번째 서별관회의에서 오리온그룹의 주식 담보 제공이 성립되면 동양에 대한 자금지원에 들어가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오리온이 예상과 달리 담보 제공을 안 한다고 선언하면서 산은을 통한 지원 검토 방안이 무산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종걸 의원은 홍 회장이 취임 후 고교 선후배 사이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만난 적이 있는지, 동양시멘트 자금지원 요청을 받았는지를 캐물었다. 홍 회장은 “지원방안 검토 여부를 요청받은 적이 있다. 현 회장을 30분 면담했다”면서도 “(현 회장이)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CP 발행이 문제 된 회사와 거래할 수 없어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한편 홍 회장은 야당 의원들의 ‘낙하산’ 지적에 대해 “낙하산으로 왔기 때문에 오히려 부채가 없다”고 당당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檢, 동양그룹 세무조사 자료 확보…사기성 CP·부당거래 단서 추적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동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5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동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이 자료에는 서울지방국세청이 2009∼2010년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세무조사 자료 분석을 통해 동양그룹의 그간 재무 상태 및 회계 상황을 파악하고 계열사 간 의심 거래 단서를 추적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동양그룹 주력사인 ㈜동양과 동양증권,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 10여곳과 현재현(64) 회장 등 경영진 3∼4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자금 사정이 악화한 상태에서 지난 7∼9월 1568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자금난을 겪고 있던 부실 계열사들에 1조 5621억원을 불법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 회장 등 경영진은 우량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에 대한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가를 띄웠다가 거액의 차익을 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 전에는 미리 보유 주식을 팔아 치워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 23일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대표 김모(49)씨와 전 대표인 또 다른 김모(52·현 동양자산운용 대표)씨를 불러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을 추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버스환승센터 노선표 글씨 더 크고 잘 보이게”

    “버스환승센터 노선표 글씨 더 크고 잘 보이게”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9월 의정모니터에서는 불편한 시정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시민의 발인 지하철 관련 의견이 많았다. 시민 제안 45건 중 교통위원회 4건, 행정자치위원회 2건 등 6건을 최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 교통위원회 4건 가운데 3건은 불편한 교통 안내표시판에 대한 지적이었다. 김혜진(31·양천구 목5동)씨는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승강장 기둥에 행선지별 버스 노선이 표시돼 있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 외국인이나 노인, 환승센터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교통안내 표지판의 글씨를 키우고 노선도 또한 승강장 기둥 위에 설치하면 환승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순애(57·양천구 목5동)씨는 지하철 문이 열릴 때 음성방송과 자막으로 지하철역명을 안내해 주지만, 혼잡한 차내에서 듣고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씨는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다가 정차역을 몰라 허둥댈 때가 잦다”면서 “정차 때 열린 전동차 문 사이로 역명이 보인다면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규(47·동대문구 이문동)씨는 지하철역명과 함께 장애인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 설치 여부를 안내하자고 제안했다. 지하철을 탄 장애인들이 갑작스러운 휠체어 전지 방전으로 불편할 수 있어서다. 최씨는 “노선 표시도에 예쁜 아이콘으로 표시하거나 객실 내 전광판에 문자로라도 안내하면 장애인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숙(35·마포구 연남동)씨는 시 직원을 위한 평생교육 포털의 꾸준한 업그레이드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자는 의견을 내놨고, 장희(25·종로구 누상동)씨는 시민에 개방된 인재개발원 평생학습포털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이철호(39·노원구 중계4동)씨는 선불 교통카드 잔액 사회 환원을 시민들과 함께할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달라졌어요] 위기대응 매뉴얼 휴대전화 문자로 안내 지난 8월 의정모니터 의견 중 민방위훈련 등 위기 대응 매뉴얼을 시민들의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주자는 의견에 대해 서울시는 120 다산콜센터에 신청한 경우 위기 대응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시청과 구청 등 공공기관에 시민 우산을 비치하자는 의견에도 예산과 관리 인력 등을 고려해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알려 왔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에스컬레이터 절전에 대해 앞으로 모든 역사에 확대 시행하고 시민들에게 절전 운동에 동참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는 문화재 경비 호칭을 ‘문화재 관리사’ 또는 ‘문화재 지킴이’로 바꾸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가 ‘문화재 안전경비원’으로 통일하기로 해 반영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관세청 무리한 징세에 조세저항 우려

    관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가 구체적인 계획 없이 조사, 단속에 집중돼 무리한 징세 및 납세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관세청은 향후 5년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수 5조 3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을 세웠으나 세수 확보 계획은 주먹구구식”이라고 꼬집었다. 관세청이 지난 5년간 거둬들인 세수는 1조 4000억원 수준이다. 이 규모의 3.8배에 달하는 세수 확보 계획의 근거는 환급제도 개선과 통관단속 강화다. 환급제도를 보완해 2013년 2000억원, 2014년 이후 4800억원을 걷고 통관을 강화하면서 2013년 529억원, 2014년 741억원, 2015년 이후 847억원을 징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수 목표액이 초기 대폭 확대된 후 동일한 수준으로 나열되는 등 계획성이 떨어진다. 조사, 단속이 강화되면서 9월 현재 추가 확보된 세수는 5571억원으로 연평균 실적(2851억원)의 2배에 달했다. 통관의 경우 목표 대비 200%인 1056억원, 관세조사는 목표액보다 157% 많은 3144억원을 확보했다. 무리한 징세로 인한 부작용이 뒤따른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도 부과한 관세에 대한 과세전적부심 등 불복액이 9월 현재 319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액(1214억원)의 2.6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9월 현재 관세 부과 불복률은 39.8%로 2011년(23.1%), 2012년(31.5%)에 비해 높다. 이 의원은 “불복 절차 과정에서 납세자는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세금 부과의 신중함과 정확성을 요구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주하 앵커 하차…후임은 유선경 앵커

    김주하 앵커 하차…후임은 유선경 앵커

    남편과 이혼 소송을 제기한 김주하(40) MBC 앵커가 경제뉴스에서 하차할 예정인 가운데 후임으로 ‘유선경’ 앵커가 발탁됐다. 김주하 앵커는 29일 오후 3시 방송을 마지막으로 진행 중이던 MBC ‘경제뉴스’에서 전격 하차했다. 후임은 MBC ‘이브닝 뉴스’와 ‘뉴스24’ 등을 진행한 프리랜서 유선경 앵커가 임명됐다. MBC 관계자는 “”김주하 앵커가 최근 남편과 이혼 소송 등으로 논란이 일면서 뉴스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 당분간 진행을 쉬게 권유했다”면서 “현 소속부서인 인터넷뉴스부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하 앵커는 지난 9월 23일 서울가정법원에 남편 강씨를 상대로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소송을 제기했다. 김주하 앵커는 남편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거주하는 김주하의 시어머니는 최근 며느리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진단서를 제출해 양 측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파악 트위트 수, 6월 기소때의 28배 추가발견 계정 추적… 정치 글 더 늘듯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해 수사 축소·은폐 및 외압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 대선 개입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지난번 조사하지 못했던 국정원 직원 1명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는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이용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 규모와 윤곽이 머지않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구체적인 모의 및 실행 계획 등을 세우고 지난해 대선 기간 SNS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불법 댓글 알바팀인 ‘십알단’의 글을 서로 리트위트(재전송)하는 등 5만 5689건에 달하는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위터에 자동으로 글을 올려주는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지난 9월부터 대통령 선거일 전까지 하루평균 510건을 게시했다. 검찰이 현재까지 밝혀낸 5만 5689건은 지난 6월 기소한 선거 개입 및 정치관여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글 1970건의 28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전체 계정을 다 들여다보지 못한 데다 최근 추가로 발견한 계정도 추적 중에 있어 앞으로 국정원의 정치 관련 게시글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국정원의 댓글 삭제 등 조직적 은폐, 군 사이버사령부와의 연계 의혹 등을 추가로 들여다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글의 규모 및 활동 내용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들이 게시한 글의 내용도 하나같이 원색적이고 편향적이다. ‘문재인의 주군은 김정일’, ‘문죄인은 고향이고 나발이고 다 버리고 전라디언에 표 구걸하네’, ‘안철수 거짓말 바이러스 감염’ 등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경쟁했던 문재인, 안철수 등 야권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도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터 글을 보고 상당히 분노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글은 122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위트한 것”이라면서 “같은 기간 국내 트위트·리트위트 글 생산량인 2억 8800만 건의 0.02%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선거에 미친 영향보다는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으로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위터 글 등의 양적·질적 논란을 떠나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사이버팀을 안보 포털 운영(1팀), 국내 포털 담당(2팀),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커뮤니티 담당(3팀), 트위터 등 SNS 선동 대응(5팀) 등 모두 4개팀으로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들은 대선 기간에 자신들이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팔로어를 늘리는 방법을 모의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사팀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에 대한 허가 여부는 오는 30일 10차 공판에서 결정된다. 수사팀은 지난해 6월 기소한 댓글 사건과 이번에 기소한 트위터 글을 하나의 연속되는 범죄사실(포괄일죄)이라고 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층에 1명 근무?8명 일하는 초호화 거대청사 中 논란

    공무원 8명이 일하는 관청을 지나치게 크고 호화롭게 지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창사시(市) 웨루구(區) 롄화진(镇)에 모습을 드러낸 이 신청사는 7층 높이의 대형 건물로, 건축비용이 수 천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엔 고급 책상과 의자를 갖춰져 있고, 각종 회의실에도 책상과 의자, 비품 등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문제는 이 건물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고작 8명뿐이라는 사실이다. 창사시 웨루구 공무원들은 지난 9월부터 이 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입주한 직원은 해당 지역 공무원 5명과 대학생 신분의 간부,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하는 보좌인 2명 등 총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관청 측은 “웨루구가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신청사 건축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이 조사한 결과 신청사를 짓기 위해 건축회사로부터 빌린 1000만여 위안(약 18억 원)은 10년동안 웨루구 롄화진(镇)시민의 세금으로 나눠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2008년 정부로부터 빈곤지역으로 선정, 정부가 부채를 탕감해 준 지역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모래 위의 욕망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으로…여의도보다 컸던 밤섬 희생되다 “한강개발계획을 세워라. 첫째, 여의도에 제방을 쌓아서 가능한 한 많은 택지를 조성한다. 둘째, 여의도와 마포·영등포를 연결하는 교량을 가설한다. 셋째,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제방도로를 연차적으로 축조함으로써 한강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 ‘불도저’ 김현옥 서울시장이 여의도 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이라는 것에 착안한 것은 1967년 8월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3월에 기공한 한강연안도로(강변도로)가 모습을 드러내자 재미있는 현상이 김 시장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새로 생기는 도로와 기존 제방 사이에 새로운 택지가 조성됐는데 제방을 종전보다 안으로 들여 쌓은 결과였다. 여의도를 개발하면 엄청난 택지가 생기고 그것을 판 수익금으로 그동안 구상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김현옥의 머리를 스쳤다. 같은 해 9월 서울시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을 수립했다. 주무부서인 건설부와의 협의를 통해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에 샛강을 두되 소양강댐이 완공되면 폐쇄해 택지를 더 조성하고, 홍수방지 차원에서 한강 본류의 폭을 1300m로 유지하는 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의 총면적은 127만평에서 샛강 면적 등 40만평을 뺀 87만평으로 확정됐다. 여의도 방죽(윤중제)의 높이는 15.5m, 제방 너비는 21m이며, 제방 안에 조성되는 택지는 강바닥에서 13m 높이로 정했다. 총 둘레는 7.6㎞였다. ‘여의도의 몇 배’라는 대한민국 면적의 기준치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한강 폭을 1300m로 한다는 건설부와 서울시의 합의는 참으로 교묘했다. 여의도를 개발하되 강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밤섬을 없애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방을 쌓으려면 엄청난 골재가 필요한 마당에 코앞 밤섬 폭파로 골재를 얻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당시 밤섬의 면적은 1만 7393평으로 지금의 40배 크기였다. 어마어마한 골재가 채취됐다. 밤톨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밤섬(栗島)에는 78가구 443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조선 초기부터 17대를 살아온 마(馬), 판(判), 석(石), 인(印), 선(宣)씨 등 5개 희성 씨의 집성촌이었다. 이들은 토지보상비 838만원과 건물보상비 702만원을 지급받고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 기슭의 대지 1000평 연립주택으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이곳을 ‘밤섬 마을’이라고 불렀다. 밤섬은 고려시대 유배지였으며 주민들은 길이 18m짜리 장도릿배와 15m짜리 조깃배, 12m짜리 늘배 등을 만드는 배 목수 일을 주로 했다. ‘배 제작술을 배우려면 밤섬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여의도에 제방을 쌓고 땅을 다지느라 한때 여의도보다 더 컸던 섬이 무참히 희생됐다. 밤섬은 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폭파돼 시야에서 사라졌다. 방죽을 쌓는 와중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10만평의 부지에 국회의사당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여의도 입주신청 1호였다. 종묘 앞과 남산 등지를 전전하며 터를 구하지 못한 국회가 ‘신천지’ 여의도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이호철의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신문 연재를 시작한 것이 1966년이었고 1968년 서울인구는 400만명에 이르렀다. 비록 1인당 국민소득은 123달러,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8층(소공동 반도호텔), 차량대수는 2만 5000대(승용차 1만대)에 불과했지만 모든 것이 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서울의 교통난, 주택난, 급수난을 해결할 요술방망이가 필요했다.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10일 만에 제방 축조공사가 끝났다. 기적에 가까운 초스피드 공사였다. 홍수가 오기 전 완공이 유일한 목표였고, 생태나 환경은 돌볼 틈이 없었다. 개발연대기의 원초적 불행이었다. 여의도라는 섬은 사실상의 육지가 됐다. 지금 국회가 들어앉은 양말산(羊馬山)은 높이 190m로 양이나 말을 기르던 목축장이었는데 이때 완파돼 평평해졌다. ●모래 위의 도시 차는 지상·보행은 위층… 초현대적 입체도시 꿈꾸었던 여의도 새로 탄생한 하중도시(河中都市) 여의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1959년) 당선자이며, 워커힐호텔(1962년), 세운상가(1966년), 청계고가(1967년) 계획과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수근이 또 등장한다. 김수근은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서울시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건설기술종합 용역업체인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라는 국영기업체의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재직했다. 건축사무소는 문을 닫고 ‘공간’이라는 건축잡지만 발행했다. ‘문학청년’ 김현옥은 김수근에게 초현대적이며 후세에 길이 남을 예술적 설계를 요구했다. 국회에 이어 사법부와 서울시청이 입주해 여의도를 중심으로 하는 ‘제2의 서울’을 건설한다는 포부였다. 10층 이상의 스카이라인에, 자동차는 지상으로, 보행자는 2층으로 다니는, 지하도나 육교가 없는 초현대적 입체도시를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위한 전제와 가설’(공간 1969년 4월호)과 서울시에 제출한 ‘여의도 및 한강연안 개발계획’ 등을 종합해 보면 이 계획을 완성하는 데는 무려 20년이 걸리며 107억원의 서울시 선행투자와 1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민간투자가 필요했다. 1968년 당시 서울시의 일반회계 세입은 138억원이었고, 한강개발특별회계의 세입결산액은 11억원이었다. 서울시 재정상황은 직원 봉급주기도 빠듯한 지경이었다. 한마디로 실현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이었고 실패한 도시계획의 전형이었다. 김수근의 여의도개발계획은 일제강점기 ‘백화점 왕’ 박흥식이 해방 후 재기를 노리며 세웠던 남서울 신도시계획안과 어딘가 닮았다는 느낌을 준다. 둘 다 천재였고, ‘강남시대’를 예견한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모래 위의 광장 ‘비상용 활주로’ 5·16 광장… 거대한 집회장소 기억 남기다 ‘밤섬의 저주’였나. 밤섬 폭파 후 2년여 흐른 1970년 4월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가 무너져 33명이 죽고, 39명이 다쳤다. 공교롭게도 밤섬에서 강제이주한 주민들이 사는 밤섬 마을 바로 옆에서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건설은 나의 종교’를 외치던 김현옥은 물러났다. 같은 해 10월 여의도 한가운데에 12만평 규모의 ‘텅 빈’ 대광장을 만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 여의도계획에 잡혀 있는 상업·업무지구를 동서로 나누라는 허탈한 지시였다. 여의도 입체도시 건설의 꿈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5·16광장’ 건설로 여의도 계획은 뿌리째 뒤틀렸다.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1971년 8월 서울시는 서울시청사를 1976년까지 여의도에 건립하며, 여의도 전역을 미관지구로 지정하고, 통행금지 해제지역으로 지정하며, 여의도를 통과하는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여의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김수근보다 더 허황했지만 불가피했다. 투입 예산은 50여억원인데 수입은 국회 제공 부지 10만평을 평당 1만원에 판 10억원이 전부였다. 대법원지구로 예정된 땅 전부와 시청이 들어설 땅 절반에 시범아파트를 지어 팔기로 했다. 후임 양택식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들이 거리로 나서서 시범아파트를 선전하는 홍보전단을 돌렸다. 분양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은 110일 만에 급조한 여의도 제방의 안전이 미덥지 못했고 모래섬 위에 사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를 내세운 시범아파트가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민영아파트도 따라 들어섰고 택지도 덩달아 팔려나갔다. 서울시청 건설예정부지였던 지금의 산업은행 자리도 팔았다. 국회와 방송 3사, 증권거래소 입지가 결정적이었다. 서울시는 투자한 54억원을 뽑고 30억원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여의도는 시대를 앞서가는 첨단도시를 포기한 대가로 빈사상태의 서울시 재정난을 회생시켰다. 이 중 10억원이 지하철 건설비로 계상됨으로써 지하철 건설의 역사가 돛을 올렸다. 후에 드러난 일이지만 박 대통령이 의도한 여의도광장 조성은 전시 비상용 활주로 용도였다. 여의도는 1916년 간이비행장이 생긴 이래 1961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의 국제관문이었다. 공군의 발상지였으며 1971년 성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공군 K16 비행장이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서울 침입,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등 안보위기가 겹치면서 여의도는 예상치 못한 운명을 맞았다. 같은 해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고, 다음 해 서울시민 30만명이 대피할 수 있는 지하대피용 남산1, 2터널이 굴착되는 등 이때부터 일련의 남북체제 대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TV중계를 통해 처음 선보인 여의도와 여의도 광장의 엄청난 규모에 온 국민은 놀랐다. 이후 반공궐기대회와 대통령 유세, 취임식 등이 광장의 주요 용도였다. 1973년 닷새 동안 200만명이 모인 빌리 그레이엄목사 서울전도대회를 시작으로 국풍, 이산가족 찾기, 부처님 오신 날, 천주교 200주년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매번 집회 참가인원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텅 빈 광장은 소통의 광장이 아니라 ‘아고라포비아’(Agorafobia·광장공포증)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따랐다. 1999년 조순 초대 민선 서울시장이 100억원을 들여 광장을 시민공원으로 바꿨다. 여의도와 여의도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영욕이 담긴 기억저장소이다. joo@seoul.co.kr
  • 현오석 “경제활성화 법안 100여건 국회 계류”

    현오석 “경제활성화 법안 100여건 국회 계류”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종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 부총리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지난 8개월간 우리 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데서 기인한 측면이 크지만 정부가 마련한 각종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해 이미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실행되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국정과제 이행, 각 부처 중점과제 추진 등과 관련해 100여건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면서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경제 활성화 대책 중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경제분야 법안으로 102개를 제시했다. 다주택자 중과제도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외국인 투자 시 증손회사의 최소 지분율을 50%로 완화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GS칼텍스 등 국내외 정유사들이 2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 임신 12주 이내와 36주 이후 여성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축소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을 9세 미만으로 높이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등도 포함됐다. 정부는 5월, 7월, 9월 등 세 번에 걸쳐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규제 개선을 통해 경기 회복을 이끌겠다는 것이지만 입법 과정에서 상임위에 몇 달째 계류된 것들도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현 부총리가 국회 입법과정에서 경제 활성화 대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무력감까지 느끼는 것 같다”면서 “입법은 안 되는데 책임만 묻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반면 정치권은 정부가 경기 부진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지난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현 부총리가 “내년 성장률 전망은 (입법을 통한 국회의 지원이 필요한)정책 효과가 전제된 것”이라면서 법 통과가 안 되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부도 대책만 내놓고 강 건너 불 보듯 할 게 아니지 않으냐”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