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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철/경영혁신 3년 불황도 녹인다

    ◎김만제 체제 94년 「질적 경쟁」 준비작업 박차/철강·건설·정보통신 전문화… 「군살」회사 정리/능력위주 인사·근검 생활화… 합리경영 정착 포항제철은 세계 최우량 기업중의 하나다.이익률이 매출액의 10%를 넘고 세계 최고의 제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곧 신일본 제철을 젖히고 세계 최대 제철소가 되고 국내 제품공급가격은 세계최저다. 그런 포철이 허리띠 줄이기에서도 3년째 국내기업들을 선도하고 있다.호황기였던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들어 다시 근검절약운동을 펴고 있다.불황시대에 포철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보자. 포철이 최근 발표한 근검절약 지침은 7개항이다. 임원보수를 동결하고 부대비용을 최소화한다.해외 출장비를 줄이며 과소비성 모임 자제,추석·연말연시 선물 주고받기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3년에 걸친 경영혁신의 마무리 작업 같은 인상을 준다. 최근 현대가 일관제철소 문제와 관련,포철을 방만한 기업으로 몰아붙였을때 포철은 해명이상을 하지 않았다.경영합리화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 구비 포철은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세계에서 가장 낮은 내수가격으로 국내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며 수출가격은 내수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이루어진다.설비가동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지난 7월 기준으로 제품별 판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열연의 내수가격이 3백17달러인데 비해 수입가격은 3백38달러로 31달러 싸다.경쟁국인 일본·미국·대만의 내수가격과 비교해도 47∼88달러 낮다.후판·선재·냉연도 모두 수입가격과 선진국의 국내가격 보다 싸다. 포철은 연구개발 투자비가 94년 매출액 대비 1.2%에서 지난해에는 2%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2.1%인 1천7백60억원으로 확대돼 일본 철강업계와 동등한 수준이다.창립 30주년이 안된 후발 철강업체가 짧은 기간안에 1백년 이상의 제철기술 역사를 갖고 있는 선진철강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도 포철은 강도 높은 경영개혁,경영합리화를 계속하고 있다. 『꽃이 피면 진다』 포철의 선문답 같은 답변이다. 정점에 도달했을때 경영합리화를 단행한다는것이다.포철은 지난해 조강생산량 2천3백42만t,매출액 8조2천1백87억원,순이익 8천3백97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경영성과를 올렸다.이 시점에서 포철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했었다.꽃이 필때 질때를 대비한 것이다. 포철은 지난 92년 광양제철소 4기를 준공,연간 조강생산능력이 2천만t을 넘었다.양적인 설비확충이 끝났다. 철강수요는 성장단계에서 성숙단계로 접어들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항만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면 철강수요는 줄어들고 자동차,조선산업도 일정 단계를 지나면 더 이상 신규수요가 창출되지 않는다.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지난 60년대 후반 고로를 해체하거나 전기로로 대체하고 일본이 70∼80년대에 걸쳐 70기의 고로를 40기로 감축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양적인 성장단계 지나 선진국은 1인당 철강의 소화 포화점이 6백∼8백㎏에서 멈췄다.우리나라는 특이하게 8백50㎏을 넘었지만 가파른 상승곡선이 꺾인 것 만은 분명하다.양적인 성장단계는 지났고,그래서 포철은 준비와 준비를 거듭한다.양적인 성장이 끝나면 살아남을수 있는 길은 질적인 경쟁 밖에 없다. 포철이 경영합리화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부터이다.포철의 경영혁신은 다가올 질적인 경쟁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포철의 발빠른 경영합리화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만제 회장과 연관이 크다.한 관계자는 『박태준 전회장의 역할이 있었지만 새로운 도약단계에서는 또 다른 경영마인드가 있는 인물이 요구됐다』면서 『회사가 인복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포철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초일류 글로벌 철강회사로 재도약하기 위해 사업구조 혁신,경영관리 혁신,가치창조 문화구현을 목표로 내건다. 철강에서 축적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수 있도록 사업부문을 철강·건설·엔지니어링·정보통신 등의 분야로 집약,전문화 했다.전략육성부문 외에 출자회사를 과감히 정리했다.93년 46개이던 출자회사가 이미 18개로 줄었다.올 연말까지는 17개로 조정된다. 건설과 조업을 위해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포스코개발을 설립 했다.유통시장의 개방에 대비하고철강유통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판매 관련 계열사를 통폐합,국내외 유통전문회사인 포스틸을 설립했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시장이다.포철은 이 지역의 선점을 위해 하부공정을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다.베트남에 아연도금강판을 제조하는 포스비나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봉강 압연공장인 VPS와 강관공장인 비나파이프를 설립했다. ○경영위 9인 정책결정 포철에서 특이한 것은 경영위원회다.회장과 사장을 비롯한 9명의 경영위원이 토론과 합의에 의해 주요 정책사항을 결정한다.또 본부단위로 조직·인사·예산 등 전권을 위임하고 8단계에 이르는 결재단계를 3단계로 축소했다. 이와 함께 개인의 능력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팀제로 혁신하고 능력주의에 바탕을 둔 인사혁신을 단행한 것도 앞서가는 포철의 한 단면이다.직급과 직위를 폐지,직능자격체제로 일원화했으며 승진심사방법도 고시에서 자격심사제로 전환 했다. 직원의 국제화와 능력배양을 위해 해외 최고경영자과정,국제경영과정,어학 및 전문과정연수,해외체험교육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교육투자를 대폭적으로 확대 했다.기업문화 측면에서는 양적성장 지향의 조직문화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가치창조문화로 전환하고 이해관계자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중소기업의 공사·기자재 공급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무담보제품판매,출하후 입금제도를 전 수요업체로 확대 했다.중기에 대한 철강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김주한 부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실패사례가 교훈으로 작용했겠지만 공기업인 포철이 적절한 시기에 과감하게 경영혁신을 꾀한 것은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불황을 내다보고 앞서 경영합리화를 펼쳐 온 포철의 사례는 인상 깊다. ◎“꽃이 질때 대비” 호황때 명퇴 단행/작년 영업실적 최고… 자금압박 적을때 감원/인력 정예화로 경쟁력 강화 “일거양득” 효과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각 기업마다 명예퇴직제 등을 통한 감원바람이 거세다.감원은 불황때 해야 하는가.포철의 경우 감원은 호황때 하는 것이다. 『포철직원들을 잡아라』 포항제철이 창사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던 지난해 3월,포항의 금융기관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포철의 무더기 명예퇴직자들의 퇴직금을 자사 지점으로 예치하기 위해서다.금융기관 직원들은 연줄을 이용,회사측을 통해 퇴직자들의 명단을 확보하는가 하면 출퇴근시 회사 근처로 몰려가 금융상품을 경쟁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포항에서 포철 퇴직자들에게 뿌려진 돈은 1천여억원 이상.은행들로선 당연히 군침을 흘릴만한 액수였다. 포철은 이해 2월 직장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조기 명예퇴직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명예퇴직신청을 받았다.자격은 만 45살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기성,기성보,촉탁,기술연구소 소속직원,기존 명예퇴직대상자 등은 제외하되 차량운전,분야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특정부문의 인력에 대해서는 나이제한을 두지 않았다. 명예퇴직자가 50살이상인 경우에는 55살까지의 잔여 근무개월분에 대해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45살에서 49살까지는 60개월외에 50살미만의 잔여 개월의 절반을 얹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45살미만의 퇴직자에게는 90개월분의 통상임금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접수결과 본사 2백37명,포철 9백51명,광양제철소 2백24명 등 1천4백12명이 명퇴를 신청했다.포철은 이들에게 모두 2천5백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포철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사상최고 였다.8천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것도 이해다.포철은 호황때 인력을 감원하라는 경영의 기초를 충실히 지켰다.불황의 와중에 명예퇴직으로 거액의 자금을 지출해야하는 다른 업체의 경영행태와는 차별되는 것이다. 포철은 퇴직직원이 일시적으로 늘어나 자금 부담이 증가했지만 인력 정예화로 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수 있게 됐다.또 중고령 인력의 대거 퇴직으로 직원의 평균연령이 낮아져 조직이 보다 젊어지고 동적인 인사관리도 가능해졌다. ◎인터뷰­경영혁신 실무 조관행 기조실장/“비가격 측면 경쟁력 강화/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초일류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직원에게 일하는 보람을/고객사엔 최고 품질·서비스를/주주엔 최대의 투자수익 보장 목표 포항제철 조관행 기획조정실장(부사장·54).포철이 추진중인 경영혁신의 실무사령탑이다.그는 궁극적인 목표를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으로 규정짓고 앞으로 비가격 측면의 경쟁력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철이 세계 최우량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포철이 지난 3년간 추진해온 경영혁신은 현재의 원가경쟁력 유지·확충은 물론 비가격측면의 질적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진정한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겠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시작됐습니다.포철은 신일철(NSC) 등 선진철강사에 비해 원가경쟁력은 우위에 있지만 고부가가치제품 구성비나 기술 및 품질경쟁력은 다소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때문에 경영성과가 비교적 안정기에 있을때 혁신을 추진,미래를 대비한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뜻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궁극적 목표는. ▲직원에게는 일하는 보람을,고객사에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그리고 주주에게는 최고의 투자수익을 제공해주는 초일류 글로벌기업으로의 성장입니다.매출은 현재 17조원에서 20 05년 57조로 대폭 늘어납니다.조강생산량도 2천3백만t에서 2천8백만t으로,인력은 3만2천명에서 3만5천명으로 늘어납니다.철강부문만 보면 1인당 부가가치가 현재의 두배인 3억여원으로 늘고 고급강비율이 30.5%에서 42%로 높아집니다.한마디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하이테크 제철소를 실현하자는게 경영혁신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그간의 성과를 당초 구상에서 평가한다면 몇점이나 줄 수 있는 지. ▲포철은 단기간에 스마트한 철강기업으로 탈바꿈해 공기업과 일반 민간기업의 경영혁신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의 경영혁신은 만족스럽다고 봅니다.사내 싱크탱크인 포스코경영연구소와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내부저항을 최소화,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낸 게 원동력으로 풀이됩니다. ­향후 계획은.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지금까지의 역할에서 품질의 무결점화와 납기단축을 통해 고객만족 향상에 치중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효율중시 기업문화 정착,외부적으로는 철강업계의리더역할을 동시에 구현할 계획입니다.
  • 농촌 공동화(압록강 2천리:35)

    ◎돈벌러… 장가 가러… “탈농촌” 거센 바람/심양 인력시장 하루 700∼800명 몰려 북새통/부녀자가 70% 이상… 일자리 없어 술집으로도/“한국행” 유혹에 이혼후 사기당한 유부녀도 수두룩 중국에서 최근 실시한 인구조사통계에 따르면 갓 태어난 아이에서부터 19살까지의 유아와 청소년의 남녀비례는 1백7대 1백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20년 후에는 신부감이 1천5백86만명이 모자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이미 신부의 부족현상은 심각해서 떠꺼머리로 늙어가는 총각이 많은 판이라서 이같은 예측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요령성 관전현 보산촌에는 장가갈 나이가 된 총각은 18명이나 되었다.그런데 처녀는 7명뿐이어서 그냥 두고만 보다가는 거달날 것이 뻔해서 총각들의 안달이 대단했다.정작 떡줄 사람은 처녀쪽이다.그러나 처녀들은 총각 보기를 소가 개 쳐다보듯 하니 연이 닿을 리 만무했다. 관전현 하로하조선족진 천구촌에서 만난 한 노총각이 좀은 늙어 보여 나이를 물어보았다. 『15년이면 환갑이외다』라는 대답을 듣고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각 인품이 잘 나면 장가를 든 시대도 분명히 있었다.그런 세월이 변하여 80년대 들어서는 인품과 돈을 겸비하여 장가를 들었다.그러나 90년대에 와서는 시골총각 제아무리 인품 좋고 돈 많아도 총각신세 못면하는 세월이 되었다. 요령성 개원시 교외 조선족 한 마을에서는 요즘 6년동안 장가를 든 총각이 하나도 없어서 신생아 출산도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마을은 계획출산모범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농촌 노총각 장가보내는 운동이 일어나 중국 조선족 처녀를 데려가나 중국에는 아직 그런 근력이 없다. 굳이 비하하여 말하면 수출만 하는꼴이 되었지만,달가운 현상은 아닌 것이다. 더러 압록강이나 두만강 건너 북한 처녀와 눈이 맞아 몰래 신부로 맞아온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런 경우 중·조국경협약에 따라 위법이어서 여자는 추방되어야 한다.그래서 숨어 살게 마련이고,그 삶 자체도 뜨거운 부뚜막에 오른 메뚜기마냥 안절부절 못할 수밖에 없다.아이를 낳아도 호적에 못오르는 것은 물론이다. ○6년간 혼사 한건없어 길림성 집안시 양수조선족진은 압록강유역에 자리하여 강 건너가 바로 북한땅이다.이 조선족진 민족사무원 송창철(36)씨는 농담처럼 한 마디를 던졌다.그런데 서글픈 생각이 들어 농담을 듣고도 웃음이 나지 않았다. 『조선촌을 돌다보면 촌장들이 희한한 요구를 하디요. 대부금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있다는 겁네다.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강 건너에서 처녀 한 트럭만 실어오라는 거디요.별을 봐야디 별을 따고 밭이 있어야 씨를 뿌릴 텐데 어디다 씨를 뿌리느냐는 겁네다. 씨앗 한번 못티우고 쭉정이가 되는 총각들이 불쌍해서 하는 말이디요』 농촌경제를 움직이는 것도 젊은 부녀자와 처녀다. 이들이 도시로 진출하거나 한국으로 가서 벌어오는 돈이 주수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령성 개원시 소구사촌 조선족마을의 경우 2백3가구가 살고 있는데 2백30명의 부녀자가 한국에 다녀왔거나 체류중이다. 그래서 처녀는 물론이고 30대 부녀자도 거의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중국 농촌에서 경작할 농토가 모자라 도시로 나와 품팔이를 하는 사람을일러 민공이라 한다.그러나 조선족의 이농은 민공과는 성격이 다르다. 농토가 없어서가 아니라 땅을 버리고 무작정 도시로 떠나기 때문이다.요령성 개원시 양목임자향 신흥촌에서는 1백50가구 가운데 50가구가 도시나 한국으로 떠났다. 그 농촌의 빈자리는 한족이 메워 조선족마을의 민족성분이 큰 변화를 겪었다.심양시 서탑거리(서탑가) 조선족백화점 뒷골목 러시아공원쪽에는 매일 조선족 노무시장이 열리고 있다.동북3성에서 몰려온 7백∼8백명의 조선족이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루었다.70%이상은 여성이고 그 나머지가 남성이다.요즘은 사정이 조금씩 달라져 남성 구직자가 늘어나는 추세. ○북한처녀 신부로 맞아 노무시장에서 만난 한 조선족청년은 도시로 나온 심정을 솔직히 고백했다. 『계집애는 눈 씻고 보아도 없디요. 병신 내놓고는 다가 고향을 떠났으니 있을 리 만무합네다. 그래서리 장가는 고사하고 연애질 할 상대도 없단 말입네다.생각다 못해 심양을 찾은 거디요. 돈보다 참한 색씨 하나 만나면 다시들어갈 작정이우다. 뜻대로 될는지…』 노무시장에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남성은 대개 음식점이나 술집 심부름꾼이고 작이고 더러는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체 막노동꾼으로 팔려나간다. 여성은 나이만 젊으면 술집 접대부가 되었다. 심양시의 한족노무시장에 나온 한족은 거의가 기능직종을 택했다.이를테면 미장공.목공. 선반공이 대종을 이루어 조선족의 취업성향과 대비되었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금방 손에 잡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달을 실히 넘기는 사람도 허다했다.이들 구직자는 서탑거리 근처에 몰려 10∼20명씩 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그러다보면 주머니는 이내 비었으나 여성은 생활이 좀 유리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꾸리는 심양시 조선족 예술관 무도장에 나가다 보면 일자리 아닌 일자리가 생겨 한밤 내내 합숙소로 돌아오지 않는 여성도 있다는 것이다. 심양시 소가둔구의 어느 술집에서 아가씨로 일하는 송여인(29)은 유부녀였다.요령성 신빈현 농촌에 있는 친정집에 딸을 떼어 맡기고 도시로 나온 사연을 털어놓았다. 『시집을 가서 식당을 냈댔습니다.그런데 빚만 지고 말았디요.빚을 갚자면 한국으로 들어가는 수밖에….위장결혼으로 한국에 갈 요량으로 가짜이혼까지 했는데 그만 사기를 당했디 뭡네까.고리채로 얻은 이자가 한달에 8백원씩 나갑네다.그래서리 술집에 온 것이디요』 ○유흥업소 진출 많아 압록강유역 모든 술집에서는 손님 요구에 따라 아가씨가 자리를 함께 할수 있다.식당이자 노래방이기도 하고,무도장 기능까지 갖춘 영업장이 바로 압록강유역의 술집이다.아가씨에게 돌아가는 팁은 보통 1백원선이다.매음은 불법이지만 일단 밖으로 나가면 따로 곱절은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술자리에서만도 한달에 3천∼4천원의 수입을 올리는 아가씨도 있다.그럼에도 종당에는 빈 털터리가 된다.자본주의물결은 소비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분명한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은 지나간 시대의 어머니가 밟던 길을 걷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로워지고 부유하게 살겠다는 꿈을 꾸었다.그리고 도시는 젊은 여성을 유혹했다. 연해지구와 같은 잘 사는 농촌은 압록강유역 조선족농촌과는 달랐다. 도시 처녀가 농촌으로 시집을 온다는 것이다.처녀는 날아간 꾀꼴새요,총각은 나무에서 떨어진 송충이 꼴이 된 압록강유역 농촌의 오늘이 서글프다 아니할 수 없다.
  • 심각성/피해자 28.7%가 13세이하(성폭행 대책은 없는가:1)

    ◎가해자 대부분 친족·이웃 등 주변인물/“성교육·신검 등 핑계” 일부교사도 가담/피해사실 거의 은폐… 정신질환 시달려 성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무엇보다 무방비상태인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이 심각하다.최근의 잇따른 성폭력사건은 모두에게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가 치밀게 한다.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피해자들은 낙태의 고통에 시달리고 정신질환을 앓는다.기가 막힌것은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지른 가해자들 상당수가 피해자의 이웃이라는 것이다.이같은 성폭력의 실태를 점검·고발하고 대책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편집자 주〉 여중생이 임신 10개월동안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집과 학교를 오고 갔다.결국 학교에서 산고를 호소하다 구급차에 실려갔다.과연 제대로 된 사회일까. 11살짜리 소녀 가장을 무려 14명의 이웃들이 마구 짓밟았다.절망끝에 소녀 가장은 자살을 기도했다. 무분별·역이성의 성폭력은 이제 극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폭력상담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불평등 사회와 왜곡된 성의 실상 대책」에따르면 성폭행 피해자 가운데 13세 이하가 28.7%나 된다.20대 피해자 31.2%에 근접하는 수치다.가해자의 대부분은 친족,이웃 아저씨나 경비원 등 주변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평창군에 사는 자취 여중생 원모양(14)은 지난 7일 자신이 세들어 사는 집의 주인(72)과 주인의 아들(30)등에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9일 9살짜리 여자어린이를 추행한 아파트 경비원 최지병씨(37)에 대해 미성년자강제추행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산경찰서가 지난달 20일 구속한 경기도 안산시 우성유치원장 정태영씨(34)는 예절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5∼7세의 어린이들을 한명 또는 서너명씩 불러 갖가지 추행을 했다.남녀 원생 1백60명 대부분이 피해자다.정씨는 집단으로 애무하는 「낑깡놀이」,눈감고 은밀한 곳을 만지는 「보물찾기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행했다. 가까운 이웃이 가해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자동차로 납치해 성폭행하는 경우도 잦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대전시 동구 계양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여중생 남모양(12)을 봉고 트럭으로 납치한 뒤 자신의 아파트에서 3일동안 성폭행한 김창희씨(26·대전시 유성구 송강동)를 강간치상혐의로 구속했다. 「학교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표 진관스님)」는 최근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교사들마저 성폭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개월동안 대책위에 접수된 교사들의 성폭행사건 23건을 분류하면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성교육이나 신체검사 등을 핑계로 옷을 벗기거나 신체를 만지는 행위다.서울 S중학교 교장도 이같은 사례로 경찰에 고발됐다.여학생들에게 복장을 바로잡아 준다며 수시로 신체를 만졌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둘째는 환경미화나 시험지 채점을 도와달라며 혼자 남으라고 한뒤 추행·폭행하는 케이스.경기 인천의 M초등학교 5학년 K양은 지난 4월 환경미화를 한다며 남으라고 한 담임교사에게 추행을 당했다.부산 G초등학교 5학년 T양은 시험지 채점을 도와달라고 해 남았다가 담임교사에게 빈 교실에서 몹쓸짓을 당했다. 셋째는 교사라는 위치를 이용,퇴학시킨다고 협박하거나 폭행을 가하는 방법이다.서울 W여고 K모양(17)은 지난해 겨울 내내 체육교사로부터 강제로 성폭행 당했으며 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목을 조르고 문신까지 새겨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사례가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피해사실을 숨기는 것을 감안할 때 고발·공개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우리 모두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김상연 기자〉
  • 에이즈 감염 49명 추가 확인/올 상반기

    ◎내국인 이성접촉 통한 발병 증가/모두 5백70명… 90명 사망 보건복지부는 30일 올 상반기 중에 국내에서 49명의 에이즈 감염자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모두 5백70명으로 늘어났다.이들 가운데 90명이 사망했고 4백80명이 살아있으며 생존자 중 50명은 에이즈가 발병한 상태다. 사망자를 포함,감염자들은 남자가 4백97명(87.2%)으로 압도적이며 연령별로는 20대 2백4명,30대 2백19명으로 76%를 차지한다. 9살 이하의 어린이도 4명이나 되며 10대 청소년 20명,60대 노인은 8명이다. 감염 요인별로는 성접촉이 87.9%로 이들 가운데 해외 이성접촉은 1백98건,국내 이성접촉은 1백93건,동성연애 1백10건 등이다.초기에는 해외 감염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인끼리 성관계를 통한 발병이 늘고 있다. 수혈에 의한 감염은 국내 10명,국외 11명이며 혈액제제 주사를 맞고 감염된 사람은 17명이다.태아감염은 1명이다. 감염자는 지난 85년부터 89년까지 5년동안 73명에 불과했으나 90년 54명,92년 76명,94년 90명,95년 1백8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감염자수는 공식통계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조명환 기자〉
  • 작년 평양서 4∼5회 공개 총살/북 공개처형과 북송교포 실태

    ◎김정일 “살인·누범자 등 극형” 지시/친인척 송금없는 교포 극빈 생활 수해 등으로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는 흉악범은 물론 절도범까지도 공개처형 당한다.또 일본에서 북송된 교포들은 일본내 친·인척의 송금액수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북한 과학자 정갑렬씨와 방송작가 장해성씨는 7일 상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증언했다.북한 사회안전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인범·살인미수범·상습절도범·강도·재범자 등에 대한 공개처형을 시·도별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살인자 및 누범자·재범자 등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주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장씨는 평양시의 경우 중구역 등 중심가를 제외하고 구역별로 지난해 4∼5차례에 걸쳐 공개처형을 실시했다고 폭로했다.특히 지난해 7월에는 평양 대동강구역 건설건재대학 뒤에서 주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살인 및 강도를 저지른 처녀(27),유부남(40)과 그의 처(37) 등 3명을 동시에 공개 총살했다. 한편 9살때 조총련 간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오사카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던 정씨는 『북한은 지난 80년대부터 일본내 친·인척의 송금액에 맞춰 북송교포의 생활수준을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송교포는 상·중·하 3개 부류로 나뉜다.일본내 친·인척이 북한에 투자를 하거나,연간 1만달러 이상을 송금하는 상류층은 평양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비교적 호화스런 생활을 보장받는다. 연간 3만∼5만엔을 송금받는 사람은 중류층으로 분류돼 기본적인 의식주 외에 한달에 1∼2차례 육류 및 수산물을 공급받는다. 송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교포들은 노동자로 배치된다.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이들은 식량배급과 부식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북한 주민보다 더 궁핍한 생활을 한다. 또 북송교포들은 국경지역과 군수공장 밀집지역 등에는 거주할 수 없다.월경을 하거나 간첩활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취업도 제한을 받는다.정씨는 김일성대학 학부장 추천 등 교원 임용여건을 갖췄지만 교포 출신이어서 좌절되고 말았다. 그는 『북한 당국은 북송교포의 결혼·전직·거주지 변경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으며 교포가정을 상대로 뇌물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고 몸서리쳤다.〈김태균 기자〉
  • 건강한 장수는 건강한 치아에서(박갑천 칼럼)

    홍순호치,명모호치라고 했다.빨간 입술에 하얀 이,맑은 눈망울에 하얀 이라는 뜻.그건 건강의 상징이면서 미인의 조건이기도 했다. 이렇게 하얀 이 얘기를 꺼내고 보니 고대중국의 기서 「산해경」의 검은 이나라(흑치국)가 생각난다.해경 해외동경편과 대황동경편에 보이는데 이가 옻처럼 검다고 적어놓았다.이와함께 덩달아 떠오르는 것이 일본의「오하구로」(□치흑).이를 까맣게 물들이는 풍습이었다.상고시대에는 상류사회 부인들 사이에서만 유행했는데 헤이안(평안)시대로 오면 상류사회 남성도 본뜬다.그게 차츰 서민사회로 번져난다.무로마치(실정)시대에는 9살여성이 성년된 표시로 했고 17세기이후 기혼여성의 표상으로 되면서 근세까지 이어져 내렸다.까닭이야 있었다해도 섬뜩한 느낌 주지 않았을까. 백제의 장군에 흑치상지가 있다.검은 이와 관계가 있었던 것일까.그러나 을지문덕의 「을지」가 토박이말 「울치­울기」의 한자표기였던 것과 같이 「흑치」 또한 「검치­금치」의 한자표기 아니었을까 짚어본다.신라3대왕 유리이사금얘기도 이와 관계된다.유리가 덕망높은 석탈해(나중에 4대왕이 됨)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을때 사양하던 탈해는 『성스럽고 슬기로운 사람은 이가 많다하니 알아보고 정합시다』 한다.두사람이 떡을 씹었는데 유리의 잇금(치리)이 많은지라 그를 임금으로 받든다는 것이 「삼국사기」의 기록이다.그러나 이는 「임금을 잇는다」는 뜻의 「닛검­잇검­잇금」이라는 토박이말을 한자로 표기하면서(니사금·니질금·치사금·치질금)만들어낸 설화였다고 봄이 옳을 듯하다. 구강보건주간(6월9일∼15일)을 앞두고 서울시 치과의사회가 각계의 건치인들을 뽑았다.거기에는 브라운관으로 낯이 익은 연예인·체육인도 들어있어 흥미를 끌게 한다.내려오는 말 그대로 건강한 이를 가진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하다.그뿐인가.이가 지나치게 흰건 돌계집(석여)상이라는 말이 있긴해도 앵도같은 입술속의 백옥같은 이가 여성의 매력점으로 된다는것은 사실이다.그옛날 알렉산드리아 사람들이 젊은 여성선교사 아폴로니아의 이를 깡그리 뽑아죽였던 것은 그의 예쁜이를 시새워서였던 것일까.그렇게 순교한 아폴로니아는 지금껏 이의 성자로 받들리고 있다. 건강한 이를 지니기 위해서는 그만큼 관리를 잘해야한다.깨끗이하면서 먹는것 마시는 것에도 마음쓸 일이다.건강한 이가 건강한 장수의 바탕임을 느껴야겠다.〈칼럼니스트〉
  • 미국의 「어린이박물관」(G7으로 가는 길:28)

    ◎상상력·호기심자극 “놀이통해 배우게”/직접 만들고·느끼고·체험하는 대규모 놀이터/화성 가상비행뒤 「게놈프로젝트」 이론 공부도/미 전역에 250여곳… “놀면서 배운다” 교육철학 실천 LA다운타운 템플가에 있는 「LA어린이박물관」은 보통 박물관과는 아주 다르다.단순히 전시물을 구경하고 감상하는 곳이 아니다.무엇이든 만지고 느끼며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상상속에서나 그려 보던 세계를 실제로 체험토록 해주는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이 곳에서는 보통 박물관이 풍기는 엄숙함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고함소리와 기계음 때문에 귀를 틀어 막아야 할 정도다.박물관이 온통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과 고함소리,그리고 북소리·자동차 경적소리 등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을 연상케 한다. 「LA어린이박물관」이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놀면서 배우자』이다.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마음껏 재미있게 뛰노는 과정에서 자연·과학·예술·스포츠등의 다양한 분야와 접하며 실생활의 여러면을 자연스럽게경험토록 해주자는 것이다. 「LA어린이박물관」은 이처럼 제약없는 환경속에서 무엇이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놀이터」같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실생활 궁금증 해결 샌프란시스코의 「엑스플로라토리엄」이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탐구관이라면 이 곳은 초·중학생을 위한 체험학습관으로 볼 수 있다.박물관의 모든 전시물은 2살에서 12살까지의 어린이들이 마구 돌아다니며 생활에 필요한 실제 적응력을 개발하고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 곳에 어린이를 데려와 한나절 남짓 함께 보냄으로써 성장기 아동들의 적성과 취향을 파악하기에도 매우 유익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학교밖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LA어린이박물관」은 지난 78년 보스턴어린이박물관을 둘러 본 레빗과 제키 두베이라는 여교사가 LA에도 어린이를 위한 전용 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LA시민과 시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개관하게 됐다.이어 지난 80년 세계적인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다시 디자인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LA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평소 보고 듣기만하며 궁금해 하던 것들을 스스로 체험할 수가 있다. 자동차나 경찰 모터사이클에 올라 직접 운전을 해볼 수 있 뿐 아니라 교통신호의 원리에 대해서도 실제 체험을 통해 익힐 수가 있다. 음악실에서는 아이들이 전시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북·실로폰·신시사이저등을 두드려 보며 각각의 악기에 대한 고유의 이미지를 갖게 해주자는 뜻에서다. 또 TV스튜디오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노래하며 녹음하는 과정을 체험토록 하는가 하면 청진기와 혈압계등을 이용해 실제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이밖에 대형 귀모양을 설치해 놓고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놀이로 학습효과 높여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지고 노는데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된다는 교육철학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9살난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데리고 웨스트 코비나시에서 왔다는 신시나 카실레스씨(36)는 『억지공부보다 놀이를 통한 학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시켜 주는 곳』이라며 『박물관을 일상 생활공간속으로 옮겨 놓은 점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그녀는 또 『이 곳이 버스운전등 평소 하기 어려운 일들을 체험토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도 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는 현재 「LA어린이박물관」과 같은 시설이 2백50여곳에 이른다.이 박물관들은 대부분 90년을 전후해 생겨난 것처럼 미국에서는 최근들어 어린이박물관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새너제이 중심가에 있는 「어린이과학탐구관」은 컴퓨터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리모콘 작동을 통해 우주개발·지구기후변동·생명공학 분야를 직접 체험시켜 주는 특수 어린이박물관이다. 이 곳 역시 오로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전시관시설 중심이 아니다.모든 시설물에 대해 모의 실험을 해보는 실험관인 동시에 뛰고 달리고 소리지를 지르는 「놀이터」다. ○유전자 배열구조 진열 「어린이과학탐구관」에서는 1시간 정도면 화성탐사가 가능하다.특수안경을 착용한 채 컴퓨터스크린을 손으로 만지면 붉은 화성표면을 따라 날아가는 듯한 가상체험을 즐길 수 있다.또 화성 지도상의 원하는 지점을 만지면 분화구·계곡·언덕등이 동화상으로 나타나 실제로 화성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이 곳은 특히 2005년 완성을 모표로 진행중인 인체유전자 규명작업인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어린이들에게 매우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인간이 앞으로 규명해야 할 인체유전자 10만여개를 전화번호부 5백여권을 쌓아 올려 나타내 줌으로써 「게놈프로젝트」가 얼마나 방대한 작업인지를 말해 준다.또한 지금까지 밝혀진 유전자 1천5백여개의 배열구조를 알기 쉽게 진열해 놓았으며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될 경우 인간이 선천성 질병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과학탐구관」 건너편에 있는 「새너제이어린이박물관」에 들어서면 먼저 어린이들이 소방차에 몰려들어 소방놀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운전대를 돌려 보고 소방호스로 물을 뿜어보는라 여념이 없다.옆에 놓여 있는 구급차속에서도 어린이들이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평소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길거리를 오가는 구급차를 많이 볼 수는 있다.그러나 우리 어린이들 가운데 구급차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 「LA어린이박물관」에서 만난 재미교포 김병구씨(42)는 『한국에 최근 어린이용품만 전문 판매하는 어린이백화점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운을 뗀 뒤 어린이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삼는 어린이백화점은 있어도 새싻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어린이박물관 한 곳 없는 우리 현실을 개탄했다.
  • 서울 한빛맹학교 김부순 교장선생님

    ◎앞못보는 몸으로 「제자사랑」 26년/“그들의 옷깃만 스쳐도 기쁨과 슬픔 알아요”/“대소변 못가리던 아이들이 당당히 자기몫 할때 큰 보람”/19세때 실명… 시련딛고 일어서 시력은 잃었어도 마음의 눈은 누구보다 밝다.아이들 한명 한명의 모습도 또렷이 그려진다.눈에 잡히지 않는 초여름 신록의 푸르름보다 더 푸르게 자라나는 학생들의 숨결도 항상 느낀다. 김부순 선생님(61·여),서울 강북구 수유1동 빨랫골 기슭에 자리잡은 한빛맹아학교의 교장이다.유치부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13개 학급·1백54명의 맹인 학생들이 배움의 길을 닦는 곳이다. 자신도 앞을 못 보는 김교장은 「교장선생님」보다는 「엄마」나 「할머니」로 통한다.같은 멍에를 짊어진 새싹들을 가르쳐 온 외길 26년.멀리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에서도 누가 누구인지를 쪽집게처럼 가려낸다.아이들과 스치는 옷깃에서도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 항상 웃고 사는 김교장이지만 14일은 커다란 함박웃음을 쏟아냈다.스승의 날을 맞아 여러 곳에서 많은 제자들이 찾아 온 것.오줌싸개 기영이,울보 영희,누구보다 점자를 빨리 터득했던 민철이,산수를 잘해 지금은 컴퓨터를 전공하는 영만이….대소변도 못가리던 아이들이 자라나,사회에서 당당히 자신의 몫을 하는 걸 보면 사는 보람이 있다. 이번 주말 결혼한다는 제자 김찬호씨(26·침술업·91년 졸업)는 『5학년 때 「엄마」에게서 산수를 배웠어요.사고로 시력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누구보다도 다정하게 삶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지요』라고 말했다. 김교장은 19살 때인 55년 시력을 잃었다.11살 때 동네에서 놀다 고무줄에 맞은 눈이 18살 때부터 차츰 뿌옇게 변해갔다.뒤이은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완전 실명했다. 숱한 방황이 이어졌다.2년 뒤인 57년,이 학교의 설립자인 고 한신경선생님(당시 36세·여)을 만났다.점자 읽는 법은 물론 「삶의 의지」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의 도움으로 67년 중앙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의 위대한 장애인 헬렌 켈러가 다녔던 퍼킨스 맹아학교 등에서 수학하고 곧 이 곳에서 교편을 잡았다.제 2의 삶을 가르쳐 준한선생님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다. 『단지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 한다며 울먹이는 제자들을 달래야 할 때가 가장 가슴 아픕니다.어려서는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안마사나 침술사 정도로 진로가 한정돼 있다며 좌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선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조급한 마음도 든다. 『마음 속의 영원한 사표인 한선생님에 비하면 너무나 못난 스승으로 살아온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김태균·조현석 기자〉
  • 「뇌염접종」 피해자에 보상/“과실 불문 국민안심 차원”/복지부

    보건복지부는 23일 일본뇌염 예방주사를 맞고 딸이 숨진 최모씨(43·인천)에게 3천6백만여원의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최씨가 낸 국가배상 신청은 기각당했고,지방자치 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패소했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최씨가 낸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에 대해 국가보상 심의위원회를 열어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피해자가 당시 뇌염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사망진단서의 직접 사인은 연속성 발작,선행 사인은 뇌염으로 돼 있으나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는 증거가 없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그러나 최씨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부검에 응하지 않아 법정보상금의 60%만 지급키로 했다. 이종구 복지부 방역과장은 『이번 보상은 국가의 과실여부와 관계없이 국민들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94년 8월 개정한 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므로,국가배상이나 판결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94년 4월27일딸(당시 9살)이 학교에서 보건소 간호사로부터 일본뇌염 예방백신을 접종받은 뒤 21일만에 숨지자 국가배상을 청구했으나 인천지구 배상심의회와 중앙배상심의회의 재심에서 잇따라 기각됐다.인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 은관 돌부처(외언내언)

    바둑기사 이창호의 별명은 「애늙은이」「돌부처」.바둑판앞에 앉으면 전혀 말이 없고 판세가 좋든 나쁘든 표정을 읽을수 없다.그래서 얻은 별명들이다.그의 기풍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가늠할 수 없는 깊이,예측할수 없는 파격,상식의 틀을 깨부수는 담력,정교한 끝내기가 잘 어우러져 있다. 그렇다면 이창호바둑의 요체는 무엇인가.「기다림」이다.우주류의 거목으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다케미야도 중국의 1인자 마효춘도 그의 기다림에 지쳐 스스로 무너졌다.이창호의 「기다림」이란 무엇인가.시간을 끌며 상대의 진을 빼려는 얕은 수작이 아니다.그것은 극기의 고통이다.상대진영을 단번에 유린하려는 유혹을 이겨내고 내땅을 부풀리려는 욕망의 터널을 벗어난 무아의 경지다.그러면서도 그의 바둑속엔 자유가 숨쉰다.기존의 공식과 통설을 뛰어넘은 자유분방함이 상대를 압도한다. 이창호의 바둑이력에는 「최」자로 시작되는 신기록으로 뒤덮여 있다.최고승률,최다연승,최연소타이틀 획득,최다타이틀 보유 등등.이중에서도 세계최연소타이틀획득이 단연 빛난다.11살때 수졸(초단)의 대열에 오른 그는 14살때인 89년 KBS바둑왕전에서 우승,세계최연소로 타이틀을 획득했다.그전의 국내기록은 서봉수의 18살이고 일본기록은 조치훈의 19살. 그 이듬해 이창호는 스승인 조훈현의 벽을 뛰어 「이창호시대」를 선언했고 그 다음해엔 91년에는 동양증권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의 임해봉을 꺾고 세계정상에 우뚝 섰다.그는 지난3월 같은 기전에서 중국의 마효춘을 제압,세계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1살의 이창호가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국무회의는 지난 16일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건전문화보급에 기여한 공로」로 이창호에게 훈장을 수여키로 의결했다.바둑기사로는 조남철,조치훈,조훈현에 이어 4번째의 경사.일부에서는 「너무 어린나이에 훈장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고 걱정하는 소리도 있지만 이창호는 훈장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훈장을 받았다고 우쭐 댈 성품이 아니기 때문이다.〈황석현 논설위원〉
  • 소설가 이문구(작가를 찾아:4)

    ◎“사회밑바닥 경험이 내 문학의 바탕”/9살때 남로당출신 부친­형들 잇따라 피살/고아로 무작정 상경­행상·막노동 닥치는대로/김동리 선생이 「노가다판 문장」 인정해줘/중학때 떠난 고향 72년 「관촌수필」통해 귀향 「그녀는 별쭝맞게도 눈치가 빨라 무슨 일에건 사내 볼 쥐어지르게 빤드름했고 귀뚜라미 알듯 잘도 씨월거리곤 했는데,남좋은 일에는 개미허리로 웃어주고,이웃의 안된 일엔 눈물도 싸게 먼저 울어댔으며,욕을 하려 들면 안팎 동네 구정물은 혼자 다 마신듯이 걸고 상스러웠다」(연작소설 「관촌수필」중 「녹수청산」에서) 작가 이문구(55)씨의 글은 누가 봐도 이문구답다.능수버들처럼 척척 늘어지고 휘감기는 문장,어지러울 정도로 넘쳐나는 토박이말과 사투리.마치 판소리 사설을 되살린 듯한 이문구 소설의 생명력은 무엇에서 나올까. 그 비밀을 찾아나선 날은 꽃샘추위로 바람이 거칠고 하늘은 잔뜩 찌푸린 3월 중순이었다.작가는 마침 고향인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 그의 「작업실」에 있었다.청라저수지를 낀 언덕배기 빨간 벽돌집에는 어엿한 당호는 커녕 문패조차 없었다.주인을 암시하는 건 「문학의 해」를 알리는 스티커뿐이었다. ○판소리 사설 문제 이씨는 『한달에 20일쯤은 작업실에 있어야 글을 좀 쓰게 된다』면서 『지난 겨울엔 거의 들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문학의 해」집행위원회 홍보·출판 분과위원장,계간 「한국소설」편집위원장 등 맡은 일이 많아 수시로 불려다니기 때문이라는 것.문단의 공식행사건,문인들이 초상을 치루는 사사로운 자리건 남들은 으레 그가 끼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본인도 즐겨 뒤치다꺼리를 맡는다. 그는 지난 89년 고향에 작업실을 마련했다.10년 넘게 앓던 위궤양에 간염까지 겹쳐 심신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가족을 서울에 남기고 요양하러 혼자 내려온 지 3∼4년만에 건강을 완전 회복해 이제는 글쓸 때만 이곳에서 보낸다.그가 태어나고 「관촌수필」의 무대가 된 관촌(갈머리,지금의 보령시 대관동)마을하고는 산하나 너머 거리로,원래 일가붙이가 비우고 간 오두막을 친구들이 개조해 주었다고 한다. 그의 귀향은 여느 사람들의 그것과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고향이라면 흔히 어머니의 품처럼 여기지만 이씨에게 고향이란 「견딜 수 없어 도망쳐 나온 끔찍한 곳」에 불과하다. 이씨는 대대로 벼슬을 한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다.8순인 할아버지는 「조선조 마지막 유생」같은 분,아버지는 신식 지식인으로 남로당 보령군 총책을 맡고 있었다.그가 아홉살 때 「6·25」가 터지자 아버지는 예비검속돼 피살되고,형들도 「빨갱이 자식」이란 이유로 살해당한다.할아버지·어머니도 잇따라 세상을 떠나 이씨는 고아가 된다. ○서양식 작법 무시 중학을 마치고 농사를 짓던 이씨는 59년 무작정 상경한다.그는 당시를 『가족을 빼앗아간 저주스러운 땅에서,「빨갱이 자식」이라는 주위의 눈총을 받아내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서울에서는 좌판·행상·막노동을 닥치는대로 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선비기질,농촌과 도시 밑바닥생활에서 얻은 경험,거기에 「6·25」에 대한 참혹한 기억은 이후 이문구문학의 바탕이 된다.이씨가 문학에 뜻을 둔 계기도 독특하다.중학생 때 그는신문에서 희한한 기사를 발견한다.대구 시인 이모씨가 「6·25」때 부역한 것이 드러나 처형당하게 되자 문인들이 구명활동을 벌인다는 내용이었다.『그때는 빨갱이 자식으로서 언젠가 화를 입지 않을까 늘 걱정했다』면서 그 기사를 보자 「문학을 하면 쉽게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61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김동리 선생을 만난다.「노가다판 문장」을 쓰는 그를 동리는 『앞으로 한국문단에 아주 희귀한 스타일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격찬했고,그의 습작을 논하라는 시험문제를 내기도 했다.예언대로 그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문체와 문학세계를 개척했다.67년에 발표한 두번째 작품 「백결」에서 이미 이문구다운 글이 등장한다. 그는 한동안 고향을 찾지 않는다.그러다 72년 「관촌수필」연작을 시작함으로써 스스로 고향을 되살린다.그때쯤에는 고향·고향사람에 대한 참혹한 기억을 잊은 것일까.아니면 용서하기로 마음먹은 것일까. 이씨는 그때 사정을 자세히 밝히려 들지 않았다.다만 귀향후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땅에다 무엇을 심든지,아니면 가축을 길러도 다 잘된다』고 고향땅에서 받은 은혜를 강조했다. 그를 특징짓는 문체와 어휘 구사를 평단에서는 대부분 「시골 밭둑의 싱싱한 수풀 같다」는 식으로 긍정한다.많은 문인들이 술자리에서는 『이문구처럼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못한다는데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고백하기도 한다.반면 「그의 문체가 산문의식을 약화시키고 주제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 ○「섬」 소재 작품 구상 작가는 그같은 비판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그는 『지금 우리 사회가 쓰는 문체가 대부분 일본식·서양식인 판에 우리 전통양식을 고수하는 작가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아울러 자신은 『기승전결이니,사건의 배경·인물을 정교하게 설정해야 하느니를 따지는 서양식 소설작법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섬과 섬사람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바닷가 마을에서 성장했지만 그동안 섬이야기는 한번도 쓰지 않았다.보령 앞바다에만 섬이 78개떠 있는데 이를 소재로 전혀 다루지 않은 것에 이씨는 『미안하고』『왠지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그래서 뜻맞는 고향사람들과 함께 섬을 연구하고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어 섬을 알게 된 다음 작품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 또 90년대 농촌을 그리는 작품과,「매월당 김시습」이후 관심을 갖게 된 역사소설도 쓴다는 것이 그의 장기계획이다.〈이용원 기자〉 □약력 ▲1941년 충남 보령군 대천면 대천리 관촌마을(지금의 보령시 대관동)에서 태어남 ▲50년 「6·25」발발후 부친과 형들 피살,본인은 외가로 피해 모면 ▲조부는 51년,어머니는 56년 별세,고아됨 ▲중학 졸업후 농사짓다 59년 무작정 상경 ▲61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입학 ▲65년 단편 「다갈라 불망비」,66년 단편 「백결」로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 ▲74년 자유실천문인협회 발족 주도,실무간사 맡음 ▲77∼80년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행정리(발안 쇠면마을)서 생활 ▲80년 콩트집 「누구는 누구만 못해서 못허나」판금당함,이어 문인으론 유일하게 정치활동규제자로 지정됨 ▲주요작 「장한몽」「해벽」「관촌수필」「우리 동네」「매월당 김시습」등 ▲「월간문학」·「한국문학」·한진출판사 편집장,실천문학사 발행인 등 역임 ▲78년 한국문학작가상 등 문학상 8가지 수상.
  • 읍소에… 선심에… 표심끌기 유세 백태

    ◎읍소형­“낙방 인생”·“당선돼야 장가간다”/첨단형­아파트 벽에 레이저빔… 영상호보/기행형­8m 리프트 “고공 호소”/기동형­맥주박스로 즉석 연단/선심형­주민차량 세차서비스 총선전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들의 아이디어들이 백출하고 있다.저마다 한표를 더 얻기 위해 온갖 이색 선거운동 기법을 동원,『나요 나』를 외치느라 분주하다. 선거 초반부터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유형은 기동성을 가미한 「시선 끌기형」이다.대전 대덕의 최상진 후보(신한국당·이하 신)는 콜라,맥주박스로 즉석 거리연단을 설치해 유세를 벌인다.경기 안양 동안갑 최희준 후보(국민회의·이하 국)는 연설용 차량에 당마크와 구호를 네온으로 장식한 연설용 차량으로,밤거리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경기 광명갑 이덕화 후보(신)는 대형 걸게그림을 단 차량을 몰고 다닌다. 공군 조종사 출신의 충남 보령 최일영 후보(신)는 빨간마후라 노래를 변형시킨 로고송을 틀고,전북 남원의 양창식 후보(신)는 택시 4대를 임대해 기사들을 홍보반으로 활용한다. 오토바이,자전거유세도 상당수 후보들이 선호하고 있다.광주 북갑 유인 상후보(민주당·이하 민)는 50㏄ 오토바이 2대를 동원,헬멧에 명함을 붙이고 다닌다.경남 마산회원 박재혁 후보(민)는 짐칸을 단 오토바이로 골목길을 누비며 마산합포 박정규 후보(민)는 대학생 자원봉사자 20명과 함께 자전거 행렬을 이루고 있다.서울 강남갑 서상목 후보(신)는 흰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 자원봉사자 8명의 산악용 자전거 부대를 동원한다. 첨단 전자기법을 동원한 「첨단형」도 있다.서울 강남을 이재경 후보(민)는 대형 컬러 레이저 스크린을 비추며 「섬광유세」를 벌이고 있다.서울 서초갑 김창호 후보(자)는 아파트 벽에 레이저빔으로 화상을 만드는 「액정빔 프로젝션」 유세기법을 도입했다.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유권자들을 「유혹」하는 「기행형」후보들도 늘고 있다.인천 연수 홍기택 후보(무소속·이하 무)는 아파트단지에서 8m높이의 리프트에 올라 「고공유세」를 벌인다.경남 울산중 박삼주 후보(무)는 후보등록 때 현금뭉치와 돼지 저금통 6개를 들고와 선관위 관계자들을 1시간여동안 동전을 세게 하더니 확성기를 단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서울 강서을 고진화 후보(민)는 「3김정치의 외발정치」를 외치며 외발 자전거 유세를 하고 있다.경기 군포 심양섭 후보(자)는 사각꼴인 얼굴 특징을 담아 명함사진을 「사각 가면」의 명함사진을 돌린다.서울 동대문을 김성식 후보(민)는 거리에서 부딪치는 유권자에게 사진 3장을 내보이며 『하나만 골라라』고 어리둥절케 하기도 한다. 「구걸형」은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파고든다.경기 고양덕양의 양길수 후보(무)는 「서울 경기고 입시실패,다시 실패,신춘문예 수십회 낙방」등 실패경력을 제시하고 있다.49살의 노총각인 경남 진주갑 김재천 후보(무)는 『당선되어야 장가간다』며 읍소한다. 온갖 서비스를 펴는 「선심형」으로 서울 노원을 박종선후보(신한국당),전북 군산을의 강철선 후보(국민회의)는 아파트 단지를 돌며 새벽 6시부터 자원봉사자 40여명을 동원,주민 차량을 세차한다.대구서을 김천희 후보(무소속)는 「넝마부대」 대학생 20여명을 이끌고 거리 청소에 열심이다.아예 「목숨」을 걸고 유권자들을 협박하는 「공갈형」도 있다.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의 최정식 후보(국)는 『지역현안인 원전이 들어서면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할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새벽 5시부터 목욕탕에서 「알몸유세」를 벌이는 경남 울산중 송철호후보(민)는 다소 자극적인 「선정형」이다.서울 서초갑 조소현후보(국)는 당원들이 입는 유니폼과 자신의 승용차에 고추 그림을 붙이고 다닌다.전북 전주완산 손삼 후보(신)는 미모의 여대생 10여명을 대동하고 젊은 남성표를 겨냥하고 있다.58살의 서울 마포갑 김용술후보(국)는 「스무세살 미스김이 원하는 정치인」을 외친다. 「시시비비형」은 불법 시비 마저도 홍보라는 인식이다.충남 부여 이진삼 후보(신)는 문체부 장관 때 이곳에 기증했던 말 두마리를 유세장에 동원했다가 선거법 위반 시비로 회수했다.부산의 모후보는 맹인용 점자명암 1천장을 배포하려다가 회수했고,서울 구로을 이신항 후보(신)는 점자형 인쇄물을 만들어 놓고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서울 서대문을 백용호 후보(신)는 『나의 불법행위를 고발하라』며 불법선거운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박대출 기자〉
  • 북,유사시 대비「붉은 자본가」양성/귀순 최세웅­신영희씨부부 회견

    ◎해외에 합작사 설립… 전쟁물자 조달/“김정일 비자금 연 7천만불 조성/외화난 심각… 아편밀매까지 강요” 북한은 유사시에 해외에서 전쟁물자 등을 조달할 「붉은 자본가」라는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두 자녀와 함께 귀순한 최세웅(35·전 북·영 합작 「개발투자회사」 사장)·신영희씨(35·전 만수대 예술단 무용배우) 부부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극심한 외화난 등을 폭로했다. 최씨는 『김일성이 지난 92년 김정일이 배석한 자리에서 「자본주의 국가에 회사의 기지를 꾸려 유사시에 전쟁 보급물자를 보장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된 붉은 자본가들을 키워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에 따라 영국·독일·미국·프랑스·싱가포르·태국·홍콩·말레이시아 등에 무역대표부나 합작회사 등의 형태로 많은 「붉은 자본가」 후보들을 파견하고 있다. 최씨는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해 각 산하기관에 2천만∼3천만달러‘ 지급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고,북한이 취급하는 외화의 40% 정도를 다루는 대성은행의 경우 91∼92년의 불량채권만도 3천만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은 이른 바 「충성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상납을 강요,매년 6천만∼7천만달러의 개인 비자금을 조성한다.최씨는 지난 95년 3월 인민무력부 보위국 무역과장으로부터 『보위국에 2.5t 가량의 아편이 있으니 몰래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북한의 김일성대학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뒤 84년 8월부터 중앙당 산하의 대성은행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오스트리아은행의 실습생을 거쳐 대성은행의 지도원으로 있다가 90년 10월부터 영국 런던에 있는 북영 합작 개발투자회사 사장으로 일해왔다.부친 최희벽씨(70)는 북한 노동당의 재정경리부장을 지냈다. 신씨는 평성예술학원을 거쳐 78년1월부터 남포시예술단,피바다가극단,만수대예술단의 무용배우로 일했으며 지난 85년 9월에는 예술단원으로 서울을 방문,공연에 참여했었다.두 사람은 9살짜리 아들과 6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박상렬·김환용기자〉
  • 아벨란제(외언내언)

    국제축구연맹(FIFA)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버금가는 세계스포츠계의 양대기구.1904년 7개회원국으로 출범한 이 기구는 지난2월말 현재 1백90개 회원국,38만여개의 등록클럽,5천2백여만명의 등록선수를 거느리고 있는 어마어마한 「축구제국」이다.FIFA의 현회장은 브라질의 주앙 아벨란제.올해 79살로 74년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이후 22년동안 세계축구계를 이끌고 있다.1921년부터 54년까지 33년동안 회장을 역임한 줄리메 다음의 장수회장으로 「독재자」 「고집불통」이란 별칭을 지니고 있다.유능하기는 하지만 카리스마적 권위를 지나치게 앞세우기 때문. FIFA는 최고의결기구인 총회밑에 집행위원회,심판위원회,기술위원회등 8개 실무위원회를 두고 있다.그러나 회장과 8명의 부회장 그리고 12명의 위원등 21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월드컵개최지도 이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2002년 월드컵개최지는 오는 6월1일 FIFA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들의 무기명투표로 결정되는데 10대10동수가 될 경우 회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때문에 회장은 엄정중립을 지키는게 FIFA의 관례로 되어있다.그런데도 아벨란제회장은 공공연하게 일본을 지지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집행위원들은 한국과 일본의 개최지유치신청서,FIFA조사단의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표를 던지는데 외신보도에 따르면 아벨란제회장이 지난해 10월 한국과 일본을 돌아본 FIFA조사단에게 「일본우위」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고 조사단은 이를 거부,개최지결정을 3개월도 안남긴 지금까지 공식보고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가 개인적으로 일본을 지지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회장자격으로 허위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FIFA의 전통에 먹칠을 하는 부도덕한 처사가 아닐수 없다.아벨란제회장은 지금부터라도 엄정중립을 지키든지 아니면 나이도 나이인만큼 조용히 은퇴하는 것이 그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 김추기경(외언내언)

    1951년 9월15일.대구 계산동 성당의 종소리가 유난히 밝게 울려 퍼졌다.이날 29살의 청년 김수환은 69살의 어머니가 맨앞자리 마룻바닥에 꿇어앉은채 자애로운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사제서품을 받았다.한때 「장가가 가고 싶어」신부되기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홀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뿌리치지 못해 신부가 됐고 이날이후 성직자로서의 멀고 험한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대구에서 가난한 옹기장수의 8남매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서울의 동성상업학교와 일본의 상지대,독일의 뮌스터대를 졸업했고 66년 주교에 오르면서 마산교구장,68년에는 대주교로 서품되면서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다.김수환 대주교가 추기경에 임명된 것은 69년 3월28일.이땅에 가톨릭이 전래된지 1백92년만의 경사였고 47세 추기경으로 세계 가톨릭사상 「최연소추기경」이란 영예도 함께 얻었다.그리고 지금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정신적 지도자로 우뚝 서 있다. 그가 오늘의 자리에 이른 것은 추기경이란 신분때문만은 아니다.올곧은 양심의 대변자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간성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김추기경은 교회의 건전한 현실참여를 주도하고 있지만 해방신학같은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는 단호히 거부한다.그것이 「존경받는 성직자」로서의 품위를 지켜주고 있다. 그는 청빈한 사제의 본보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으나 권위는 내세우지 않는다.오히려 지극히 소박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친근감을 갖게한다.지난해 9월11일 부천 가톨릭대학에서 열린 KBS의 「열린음악회」때 대중가요인 「애모」를 열창한 것도 그의 성품을 드러낸 한 단면일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2일 교회법에 따라 만75세가 되는 97년 5월 서울대교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퇴임은 전적으로 교황의 판단에 달려있다.교황이 그것을 거부하면 교구장직을 떠날 수 없게 된다.김추기경이 앞으로 어떤 자리에 있게 되든 존경받는 성직자로서,또 사회원로의 한분으로 계속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 오줌요법 국제회의도 열렸다던데(박갑천 칼럼)

    『선상님,소매 매라라우』.전라도 어느시골 초등학교로 부임해간 선생님은 이말뜻을 몰랐다 한다.통역하자면 『선생님,저 오줌 마렵습니다』.국어사전에서 「소마」를 찾으면 『오줌을 점잖게 이르는 말』이라 풀이돼있다.하지만 「소마」는 낯설다.속담도 이를테면 『꼬부랑X지 제발등에 오줌눈다』지 않은가. 「송와잡설」에 보이는 어원론이 흥미롭다.글쓴이자신(이기)은 대변을 대마,소변을 소마라 하는 까닭을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양산묵담」(양산묵담)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는것.귀빈의 집에서 오줌그릇을 만들때 복판을 말(마)모양으로 오목하게 해놓고 거기 걸터앉아 볼일보는데서 온 말이라는 얘기였다.이송와의 시대에는 쓰였는지 모르지만 「대마」라는 말은 들어본 일이 없다. 임진왜란때 우리를 도우러온 명나라장수 이여송의 누님은 이여송도 못당해내는 여장부였다 한다.수럭스런 그여자의 소맛발이 어찌나 거셌던지 마련해준 놋요강이 3년만에 구멍뚫려 버렸다던가.설사 그말이 사실이라 해도 소맛발 세어서라기보다는 오줌속 독소가 유달라서였던 것인지 모른다.어린날 오줌누었던 마당귀퉁이 「소맷동이」는 버캐가 새하얗게 끼어있었으니 그독성을 짐작할만하다.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요독증도 오줌성분의 자가중독 현상이라지 않던가. 한자로 볼때는「주검(시)의 물(수)」이 오줌(요)같건만 그렇지만은 않은듯하다.독은 독으로 바수지른다는 걸까,자기가 눈 오줌을 마셔서 질병을 다스린다는 이른바 「오줌요법」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동양에서는 특히 동남동녀의 오줌을 오는 백발 막아주는 불로장수의 묘약으로 여기기도 했다.그것이 오늘날 일부층에 의해 각종 문명병­성인병 다스리는 약으로 되고있는 터.암·심장병은 물론 난치의 에이즈도 물리칠수 있다는게 그관계자들 말이다. 지난해 99살로 타계한 인도의 데사이 전 총리는 자기오줌을 30년동안 마셔온 것으로도 유명하다.그 인도에서 지난달말께 세계최초의 오줌요법 국제회의가 열렸다.이 회의에는 17개 나라에서 6백여명의 과학자·의사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선소리라면서 의문을 제기하는 헤살들에 대한 「과학적 답변」에 뜻이 있는 모임인듯이 보인다.일본에서는 그 요법으로 난치병 물리쳤다는 체험담집도 동대어 나오고 있다.못 낫우는 병 없는양한 내용들이다.돈들 일도 없고 무엇보다 부작용없는 요법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영바람이긴 하더라만.글쎄.
  • 브라질 원주민 인디언 자살 급증

    ◎82년이래 236건 발생… 대부분 10살 안팎/전통문화 상실에 가난·학대 못 이겨/“영혼안식의 길” 문화적 배경도 한 몫 브라질 남부 작은 마을에 살던 9살박이 인디언소녀 루시아나 오르티즈양은 최근 별다른 이유 없이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칠 뒤에는 20세의 안드레 파울로군이 동이 틀 무렵 같은 방법으로 목을 맸다. 브라질 원주민인 구아라니 인디언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수년래 이런 자살사건이 그치지 않고 있다.82년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2백36건의 자살사건이 일어났고 자살자 대부분은 루시아나 또래의 어린이들이었다.지난해만 보더라도 2만3천명의 구아라니 인디언 가운데 54명이 음독이나 목을 매는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인디언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브라질 국립인디언보호기구등 정부당국은 원인규명에 나서는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당국은 인디언들에게 번지는 자살현상을 「조용한 반항」이라고 부르며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일단 인류학자등 전문가들은 인디언들의 자살이 선조로부터 내려온 토지의 박탈과 전통문화의 상실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 탓으로 풀이하고 있다.더욱이 인디언들이 겪는 학대와 가난도 주요원인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한마디로 인디언들은 극단적인 절망에 빠져 자살을 도피구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아라니 인디언들의 생활은 처참하기만 하다.26만명에 이르는 이들 인디언은 파라과이 이웃에 위치한 섬에서 대부분 살고 있다.이들의 집은 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움막들이다.수입이라고는 하루종일 콩이나 사탕수수 농사일을 하고 받는 3달러16센트가 고작이다.이들은 이 돈을 맥주를 마시는데 다 써버리고는 돈이 떨이지거나 할 일이 없으면 자살을 통해 삶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이들에게 풍부한 것은 오로지 아침에 나무잎새로 비치는 햇살뿐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인디언들의 자살에는 문화적 배경도 한 몫을 하고 있다.이들은 자살만이 그들의 영혼을 「악마없는 땅」(Terra Sem Mal)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생활고와 문화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인디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자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브라질정부는 이에 따라 인디언들에게 더 넓은 땅과 생활자금을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그러나 인디언들의 자살이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인디언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도 산업화도 아닌 자연속의 조용한 삶이기 때문이다.
  • 독일의 가정교육(G7으로 가는 길:12)

    ◎학과성적보다 자녀 재능발굴 더 관심/지나친 간섭 피하고 생각하며 놀도록 유도/사소한 물건도 왜·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아이들이 무조건 부모의 마음에 들게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집안이 많다.하지만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학과공부 보다는 아이들의 재능을 최대한 키워주려고 노력한다.학과 위주의 숙제도 없다.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이 마음대로 놀면서 생각하도록 내버려 둔다. 독일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으로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소도시 뫼펠덴 발도르프시에 살고 있는 호른 클라우스씨(37·전기기술공) 부부가 9살(빌헬름 아르놀 초등학교 3학년),6살(제1 시립유치원)된 두 아들에 대한 교육방식은 남다른 면이 엿보인다. ○실내장식 세심한 배려 호른 부인(40)은 『출장이 많은 남편의 몫까지 대신해 아이들 가정교육을 도맡다시피 한다』며 『이 때문에 균형을 잃을 지도 모를 가정교육에 남달리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호른씨 집안에 들어서면 우선 실내장식이 이채롭다.먼 조상들이 만든 투박한 검은쟁반과 낡은 컵,대형가위 등이 거실 이곳 저곳에 진열돼 있다.이런 장식에 깊은 뜻이 있었음은 부인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소한 물건이라도 「왜」「어떻게」 만들었는 지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무심코 지나치면 그저 「별나다」라고 느낄 정도일 뿐이다.그러나 호른 부인은 이같은 도구를 눈에 띄는 곳에 두어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쌓고 또 그런 생각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녀는 『때로는 「된다」「안된다」를 분명히 가려 억압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하고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생활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호른 부인은 이 때문에 부모로서 엄격하지 못하고 너무 무른 것이 아니냐고 우려를 하기도 한다.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에게 깊이 간섭을 하면 자유로운 생각을 못하게 할 수도 있어 가능한 아이들의 입장에 맡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호른씨의 가정교육에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면이엿보인다.갖가지 쇼나 만화 프로그램이 나오는 위성방송에는 아예 가입도 하지 않았다.아이들에게 모방심리만 키우고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장난감 하나를 골라도 「파워레인저」(장난감 총)처럼 비교육적이거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면 절대로 사 주는 일이 없다. ○정서적 안정 중요시 호른씨는 기술학교에서 전자기술을 익히고 지멘스사를 거쳐 현재 헤벤슈트라이트사에서 전기설비공으로 일하고 있다.경력 20년째인 그는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아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는 페루에 출장 중이었다. 호른 부인은 실업학교인 레알슐레에서 3년간 직업교육을 받고 은행원 자격을 따 결혼전 은행에서 근무했다. 호른 부인의 조상들은 3백년 전 이탈리아 북부 발덴저 지역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이주해 온 이후로 줄곧 이곳에서만 살아왔다. 호른 부인은 자신의 조상에 대한 역사가 이곳 초등학교의 교과서로 사용될 만큼 유명하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그녀는 조상들의 역사를 담은 책은 물론 그들을 소재로 만든 우편엽서 등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아이들과 남편도 부인의 이런 가계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호른 부인은 독일의 전통적 주부로서의 위치를 고수하는 편이다.은행원 자격이 있어 맞벌이를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직장을 포기했다.경제적 여건이 허락된다면 굳이 맞벌이 보다는 어머니가 직접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오랜시간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정신적으로 균형이 잡히고 그런 정서적 안정속에서 마음껏 상상하고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른씨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즐겨도 교육적인 면을 먼저 생각한다.「메모리 게임」,「사회화 게임」,「미카도」(이쑤시게 모양의 나무를 쏟아 옆의 것을 건드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놀이)는 이들 가족이 자주 하는 놀이.「메모리 게임」을 통해서는 기억력과 사고력을 길러 준다.「사회화 게임」에서는 이기고 지는 법과 질서를 익히고 「미카도」로는 손을 떨지 않는 침착함을 가르친다고 한다. 아이들이 흙장난이나 레고놀이를 할 때도 『눈에 보이는 것 말고 상상력을 발휘해 물건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을 꼭 해준다. 호른 부인은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길러주는 데도 무척 신경을 쓴다.다소 엉뚱한 언동을 해도 자신이 한 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다면 생각의 자유를 깨지 않기 위해 긍정적으로 받아 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자녀 선택에 맡겨야 가정교육에서 빈틈이 없어 보이는 호른 부인이지만 아직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시키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그녀는 『가정교육이란 살다보면 그저 되는 줄 알았다』며 『상황에 따라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배려를 하지만 일관성있는 가정교육 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허석도 프랑크푸르트 지사장은 『유교적 성격이 짙은 우리나라 가정교육도 최근에는 창의성 개발을 위해 부모들이 신경을 쓰는 편이나 독일처럼 아이들의 자율이 아닌 부모에 의한 타율이 다른 점』이라며 『가정에서의 창의력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우리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과외학원 등에보낼 것이 아니라 혼자 생각하고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인터뷰/프랑크푸르트 국제학교 쿠에네 자우어 교감/“아낌없는 칭찬은 자신감 심어줘요” 독일은 괴테 및 베토벤·바하와 같은 세기적인 대문호와 음악가를 비롯해 많은 노벨상 수상자등 각 분야에서 천재적이고 창의적인 인물을 수 없이 배출했다.이들이 있기까지는 개인적으로 천재성을 타고난 측면도 있지만 전통적 가정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키워준 점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중부 오버우르젤시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국제학교의 쿠에네 자우어 교감을 만나 독일의 교육을 들어본다. ­독일 가정교육의 특색은. ▲독일인은 문화유산에 상당한 애착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가정교육에 특별한 전형은 없지만 부모가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훌륭한 문화유산이나 인물을 표본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선인들의 창조적 측면을 모방하거나 틀에 박힌 교육 보다는 자녀 개인의 인성을 중시하고 감성을 헤아려 교육적 동기를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도와주어야 합니까. ▲최근 교육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급격한 산업화가 그것입니다. 요즘에는 컴퓨터·CD롬 등 전자 장치가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합니다.초등학교에서는 한 담임선생님이 4년간 같은 학생을 지도합니다.학생들을 폭넓게 지켜볼 수는 있지만 창의력 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죠.그러나 가정에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습니다.전인교육을 하기에 그 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습니다.칭찬을 아끼지 않고 자신감을 갖게 해야만 적성개발및 인성교육이 제대로 됩니다.아이들은 칭찬을 받고 남한테 자랑거리가 많으면 그만큼 원동력이 생기고 창의력도 더불어 길러집니다. ­아이들 스스로는 평소 어떤 훈련을 통해 사고력을 길러야 합니까. ▲한국도 마찬가지 겠습니다만 자원이 없는 나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창의적으로 훈련받고 성장해야만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가장 쉬운가정에서의 학습방법은 블록쌓기나 레고놀이 등을 통해 상상력을 키워가는 것입니다.그룹여행과 단체생활을 통해 팀정신을 기르고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창의성 교육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습니까. ▲책만들기·음악공연 등 다각적으로 실시합니다.학습시에는 학생들에게 똑 같은 발달을 요구하지 않습니다.발달이 빠르면 빠른대로,느리면 느린대로 받아들입니다.50개국에서 온 1천3백여명이 공부하고 있지만 모두 자기나라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도록 교육합니다.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내가 글을 써 만든 독일어 문법책을 교재로 사용해 아이들의 관심과 창의력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자우어 교감은 캐나다 퀸즈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63년부터 교단에 섰다.교직생활 중 미국 인터내셔널 사범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보스턴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 북 안심 시키려 “아내피납”주장/최수봉씨 남편 망명 안팍

    ◎현씨 탈출 일성 “아내가 보고싶다”/보안요원 10명 감시속 빠져나와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현성일 3등서기관의 망명은 통제력을 잃은 북한지도부와 해외공관의 무기력한 실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현씨는 잠비아 북한대사관에서 지난 7일 부인 최수봉씨,지난 11일 친하게 지내던 차성근씨가 잇따라 한국대사관으로 망명한 이후 감시를 받아왔다.그런 상황에서 현씨의 탈출이 가능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현씨를 감시하기 위해,외교관 수 10명인 잠비아 북한 대사관은 인근 공관에서 10명의 보안요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지원받은 보안요원 가운데 7명이 여성이었다.그나마 정예요원이 아니라 보석류를 팔기위해 나와있던 사람들이다.돈이 없기에 정예요원을 잠비아로 보낼 수 없었으며,같은 이유로 현씨의 북한 송환도 계속 늦어졌다.잠비아 대사관은 또 현씨가 함남도 당총책인 현철규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가혹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씨는 지난 18일 잠비아 방송과의 회견을 자청,『남한이 아내를 강제로 납치해갔다』고 주장하고 『잠비아 정부는 외교관의 신분마저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이 때문에 북한 대사관으로서는 현씨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안심한 것으로 보인다.현씨는 방송회견이 의도적인 것이었으며 『잠비아 정부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조사과정에서 밝혔다. ○김성웅 숙청 확실 ○…최수봉·차성근씨에 이어 현씨까지 망명해버린 주 잠비아 북한대사관은 커다란 혼돈상태에 빠져있다고 한 당국자가 밝혔다.한 대사관에서 3명이 시차를 두고 남한대사관에 망명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그 뒷감당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상황이다.이와 함께 최씨와 차씨의 망명직후 잠비아 당국에 너무 강력하게 항의한 것이 역효과가 나,잠비아 당국의 태도가 만만치 않은 상태기도 하다. 김웅성대사는 당국의 소환을 받아 숙청이 확실시되며,대부분의 다른 대사관 직원들도 마찬가지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이 때문에 우리대사관측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잠비아 주재 북한측의 추가 망명이 있을 것에 대비,계속 24시간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김 북한대사의 신병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잠비아 북한대사관은 23일 현씨 망명이후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사관 24시산 경비 ○…정부는 당초 잠비아대사관을 지원하기 위해 인접국 공관에서 필요한 인원과 물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불필요하게 남북대결로 비화되는 양상을 막기위해 자제했다고 한 당국자가 밝혔다.오히려 망명자들의 처리를 잠비아 당국의 양식에 맡긴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외교관 3명인 잠비아 대사관으로서는 망명처리를 위한 기본적인 일손도 부족해 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에서 2명의 행정요원을 지원받았다. 잠비아 보안당국은 한국대사관과 대사관저를 24시간 경비하고 있다. ○자식 때문에 고민 ○…현씨는 지난 23일 해가 떨어지기 전에 한국대사관에 홀로 나타났다.현씨가 우리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는 정신적으로 매우 예민하고 흥분된 상태였다고 한다.그는 김대사를 만나자 『아내가 보고 싶다』고 말하고 『북한에 두고온 아들·딸 때문에고민도 많았지만,어차피 북으로 돌아가도 같이 살기는 틀린 일이어서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현씨는 함경남도의 아버지 집에 9살짜리 아들과 6살 된 딸을 두고 있다.
  • 데라우치문고 11점 공개/경남대/일서 80여년만에 반환받아

    【마산=강원식기자】 80여년만인 지난 24일 일본에서 돌아온 데라우치문고의 한국관련 사료 1백34점 가운데 11점이 26일 경남대 본관에 마련된 35평의 임시 전시실에서 공개됐다. 하루만 특별 공개된 사료들은 문화재위원들이 현지조사에서 국보 및 보물급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것들이다.조선후기 추사 김정희가 친필로 쓴 서법첩 「원당법첩조눌인병서」와 조선조 23대조 순조의 왕세자가 9살 때 세자시강원에 입학하는 의식을 채색도로 표현하고 축하시문을 붙인 서화집 「정축입학도첩」 등 2점은 국보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경남대학은 개교 50주년을 맞는 오는 5월21일부터 일반인에 공개할 예정이다.또 올해 착공할 기념관 건물에 과학적 보관시설을 갖춘 전시실을 마련해 영구 보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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