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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면서 받은 도움 되돌려주고 가려는 것뿐”

    “살면서 받은 도움 되돌려주고 가려는 것뿐”

    “이게 뭐 큰일이라고. 그냥 제가 살면서 받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가려는 것뿐 입니다.” 서울 성동구에 기부천사가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사건으로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배수억(76·성동구 성수동)씨. 그는 내년 1월 2일 평생 어렵게 모은 사재를 털어 25억원 규모의 삼연장학재단을 만든다. 내년 7월부터 성동지역 소년소녀가장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게 된다. ●아홉살에 아버지 잃고 안해본 일 없어 성동구는 삼연장학재단과 구청에서 운영하던 기존 장학재단을 합쳐 51억여원의 기금을 통합 운영,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학생 100여명에게 1년 학비 130여만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수동 토박이인 배씨는 9살에 아버지가 돌아가면서 고생이 시작됐다. 당시를 회상하는 배씨는 “정말 하루 먹거리가 없어 매일 괴로웠다.”면서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동생들을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주위 어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당시의 고마움을 이렇게 다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배씨는 1955년 수송전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수동의 작은 공장에서 일하다 1980년대 서울 지하철 공사 현장에 변압기를 납품하면서 많은 돈을 모았다고 한다. 배씨는 “평생 아껴가며 모은 돈이지만 죽을 때 가지고 갈 것도 아니고 성동구에서 벌었으니 성동지역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구청과 손잡고 장학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가정 형편은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하려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장학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돈 없어 학교 그만두는 청소년 없어야”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배수억씨의 뜻에 따라 구청에서는 지역 소년소녀가장 고등학생 40여명에게 1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장학사업에 자신의 전 재산을 쾌척한 배씨의 선행은 으뜸 교육성동 실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배씨도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이라면서 “지역 우수한 청소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름 석자만 빼고 내 모든 것을 주고 나누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41년 만에 찾은 친엄마 만나기 몇 시간전 사망

    41년간 찾아다닌 친엄마와 만나기 몇 시간 전, 친엄마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구한 운명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영국 브리튼에 사는 마이클 셰어드(53)는 아기 때 남동생과 함께 버려진 뒤 한 집에 입양됐다. 하지만 9살 때 동생은 양부모에게 남겨진 채 자신만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져 외로운 삶을 살았다. 고아원에 들어갔을 때 마이클은 자신에게 노라 셰어드라는 이름의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19살 때부터 친엄마를 찾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각 도시를 돌며 자신의 인적사항과 어릴 적 사진을 넣은 홍보물을 나눠주고, 관공서를 돌며 뿌리를 찾던 중 가장 먼저 찾은 가족은 여동생이었다. 놀랍게도 여동생은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친엄마·친언니의 소식은 알지 못했다. 친엄마를 찾는 과정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표현한 그는 2008년 결혼을 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영국 전역을 찾아 헤맸다. 그러던 중 한 친구의 도움으로 런던의 관공서 자료를 찾던 중 노라 셰어드라는 이름의 여자 2명의 주소를 알게됐고, 그는 직감적으로 그중 한명이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9월 3일. 드디어 그는 관공서 직원의 도움으로 런던의 자택에 친엄마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찾아가려고 했지만, 폐렴을 오래 앓은 그녀가 병원에 들러야 한다는 도우미의 말에 만남을 잠시 미뤘다. 83세가 된 노모가 자신을 만난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될 것을 염려한 것. 하지만 그녀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게 된 지 7시간 후, 놀랍게도 마이클은 친엄마가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말았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40년이 넘게 찾아다니다가 이제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단 몇시간만에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심지어 그녀는 아들이 자신을 찾아냈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하고 죽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유품에서 어렸을 적 3형제의 사진과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담은 편지·노트 등을 찾은 마이클은 “아직도 믿을 수 없지만 천천히 그녀의 행적을 되돌아볼 생각이다. 그녀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60년전 포탄 피해 연평도 왔는데…이젠 영감도 없이 또 피란 나오다니”

    “60년전 포탄 피해 연평도 왔는데…이젠 영감도 없이 또 피란 나오다니”

    “6·25 때 피란을 내려와서 연평도를 고향 삼아 살았는데, 여기서 다시 피란을 나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 60년 전, 29살의 젊은 나이에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라애자(89) 할머니는 일주일 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두 번째 피난길에 올랐다. 북한의 포탄 공격이 있은 뒤 딸과 함께 배를 타고 연평도를 빠져나올 때는 60년 전 고향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총성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오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6·25 피란을 내려올 때 아버지와 같이 열차를 타면서 너무 경황이 없어 어머니랑 생이별을 했던 것이 기억나. 참 많이 울었지….” 인천 찜질방에서 라 할머니는 종종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전쟁 악몽 자꾸 떠올라”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지난 23일 친정 나들이 온 둘째딸을 배웅하고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이던 라 할머니는 ‘쾅쾅’하고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현관문이 저절로 열리고 폭발 소리가 이어지면서 6·25전쟁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라 할머니는 “과거 전쟁 때 머리 위로 비행기들이 뱅뱅 돌던 소리가 생각나면서 겁이 났다.”고 말했다. 피란의 최종 정착지였던 연평도에서 만난 남편은 황해도 해주 사람이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숨을 거둔 할머니의 남편 손성준(85)씨는 군인 출신으로 6·25 전쟁 당시 우리군과 영국함대 등에 서해 뱃길을 안내하는 공을 세워 국립이천호국원에 묻혔다. 라 할머니는 “돌아가신 우리 영감이나 나나 어렵게 피란을 와서 평생을 연평도에서 살았는데, 영감이 돌아간 다음에 나 혼자 또다시 피란길에 오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포탄 떨어지는 소리 아직도 생생” 역시 찜질방에서 기거하는 김상진(66)씨도 6·25전쟁 당시 피란길에 올랐던 이북 출신이다. 당시 배를 타고 인천 팔미도 쪽으로 피란을 내려온 김씨는 “(6·25 당시) 함께 피란 내려온 부모님과 민가에 숨어들어 주먹밥 하나로 하루 끼니를 때웠다.”고 돌이켰다. 두번째 피란생활을 하는 김씨는 “수백명이 한데 모여 생활하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포탄에 우리 마을이 폐허가 된 모습이 악몽으로 남아 내내 지워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땐 ‘딱꿍총’(당시 북한 인민군이 사용하던 총을 지칭) 소리도 듣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살던 마을에서 머리 위로 ‘쉭쉭’하며 포탄 떨어지는 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나 더 끔찍하다.”면서 “목숨이 붙어있는 게 다행”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천 백민경·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3년전 죽은 아들 가방에 넣어 버린 끔찍엄마

    3년전 죽은 아들 가방에 넣어 버린 끔찍엄마

    죽은 아들은 가방에 넣어 버린 여자가 사건 발생 3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에 살고 있는 30대 여자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발레아레스에서 가장 작은 마을인 메노르카에서 발생했다. 3일 전 이 마을의 한 숲에서 청년 두 명이 천으로 만든 빨간 가방을 발견했다. 무심코 열어본 가방에는 어린아이의 유골이 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방에서 시계, 만화책, 색연필, 인형, 빛바랜 영수증 등을 추가로 발견하고 바로 신원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3일만에 어린이의 신원을 확인했다. 인구 8만의 작은 섬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수사 결과 어린이는 30세 여자의 아들이었다. 소년은 9살 때인 3년 전인 2008년 연기처럼 사라졌지만 주변에선 그에게 신경을 쓴 사람이 없었다. 현지 언론은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고, 엄마 곁에서도 모습을 감췄지만 교사나 이웃들이 경찰신고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가 주변에 아들을 조카라고 소개했다.”면서 “그리스에 있는 친척과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 깜빡 속은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논어에 나타난 공자가 사랑한 제자들

    얼마 전 종영한 한 드라마에서 성균관 박사 정약용은 ‘논어’를 이렇게 설명했다. “논어는 공구(공자)라는 고지식한 늙은이와 똘똘한 제자들이 모여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박 터지게 싸운 기록들이다. 불만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 와라. 한 학기동안 우리도 박 터지게 싸워 보자.” 이 대목에서 핵심은 공자는 고지식했고 제자들은 똘똘했다는 사실 여부가 아니다. 기원전 5세기에 공자는 자신의 학문적 비전을 제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공자에게는 3000명이 넘는 제자들이 있었다. 이 중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등 육예(六藝)에 통달한 인물만도 77명! 공자와 그 제자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활발한 학단(學團)이었다. 인류 최초의 기숙식 아카데미아였던 것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를 저술하면서 공자(孔子)의 일생을 제후(諸侯)들의 기록인 ‘세가’(世家) 편에 넣었다. 그뿐 아니라 공자의 뛰어난 제자들을 ‘사과십철’(四科十哲)로 분류,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이라 하여 ‘열전(列傳)’편에 배치하였다. 한마디로 공자를 왕(王)으로 대접했던 것! 공자와 제자들 사이의 관계는 ‘논어’ 곳곳에 다양한 모습으로 편재되어 있다. 공자의 수제자는 안회(顔回)였다. 안회에 대한 공자의 애정은 편애에 가깝다. 가난한 삶 속에서도 청빈함과 인(仁)을 지키는 제자였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불행히도 안회는 공자보다 앞서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자공은 공문(孔門)의 실질적인 살림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제자였다. 자공은 말솜씨가 뛰어나 특히 외교가로 큰 두각을 나타냈는데, 재리(財理)에도 밝아 많은 재산을 갖고 있었다. 자공의 존재는 14년에 걸친 공자의 천하 주유는 물론 공자의 최후 말년을 지킨 큰 버팀목이었다. 공자 학단의 특별한 또 하나의 제자로는 자로(子路)를 빼놓을 수 없다. 자로는 공자와 불과 9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자로는 세상 모든 사람이 공자를 버려도 끝까지 공자를 좇아갈 유일한 인물로 묘사될 정도로 공자에 대한 충성심이 높았다. 당연히 자로에 대한 공자의 신뢰 또한 매우 두터웠는데, 공자는 자로의 지나치게 강직한 성품이 화를 불러일으킬 것을 염려하곤 했다. 자로는 끝내 당시 정쟁의 화를 피하지 못하고 죽는다. 그리고 자로의 시체가 소금에 절여져 되돌아온 이후, 공자는 두 번 다시 소금에 절인 음식에 입을 대지 않았다.
  • [프로축구] 이동국, 100호골 쏜다

    ‘아기 사자 심바’는 ‘라이언킹’이 됐다. 19살 싱그러운 청년은 이제 쌍둥이 아빠가 됐다. 그 세월 동안 이동국(31·전북)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99골을 넣었다. 20일 경남과의 6강플레이오프(PO)에서 이동국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통산 100골과 팀 승리다. 이동국은 1998년 포항에서 데뷔해 13시즌을 꼬박 뛰었다. 겨우 246경기에 나섰다.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바깥바람을 많이 쐰 탓이다. 그러면서 99골을 넣었다. 경기당 0.4골로 순도가 좋다. K-리그에서 100호골 고지를 밟은 선수는 지금까지 우성용(116골) 등 딱 5명뿐이다. 리그 레전드였던 신태용 성남 감독도 99골에서 행진을 멈췄다. 이동국은 동갑내기 김은중(제주)과 올 시즌 100골 경쟁을 벌였다. 김은중은 올해 17골(31경기)을 터뜨리며 통산 97골을 채웠다. 이동국은 월드컵 출전과 부상 등으로 13골(27경기)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22골)보다 주춤한 모양새. 둘의 경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로선 이동국이 유리하다. 6강PO와 준PO-PO-챔프전까지 팀이 승리한다면 최대 5경기가 남았다. 정규리그 2위로 PO에 진출한 김은중은 최대 3경기다. 매 경기 1골씩 넣어야 한다. 현재 기세라면 이동국이 대기록을 달성할 확률은 높다. 지난 7일 수원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골감각을 되찾았다. 올해 경남과의 4번의 맞대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북 이적 후 경남전에서 5골(5경기)을 넣었다. ‘경남 킬러’다. 루이스·에닝요 등 특급 도우미들의 발놀림도 눈부시다. 경남은 윤빛가람과 김주영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공백이 너무 크다. 이동국이 K-리그의 6번째 100골 주인공이 될까. 골을 넣는다면 준PO 티켓도 따라올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6070세대 발길 이끈 배호 노래로 엮은 감성

    6070세대 발길 이끈 배호 노래로 엮은 감성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등의 명곡을 남기고 1971년 29살의 나이로 요절한 가수 배호를 40년 만에 무대 위로 불러낸 음악극 ‘천변카바레’(김서룡 연출, 두산아트센터·뮤직웰 제작). 덕분에 객석에는 50~60대가 많다. 극장 측 얘기에 따르면 예매 관객의 절반 정도가 ‘아저씨 아줌마’ 관객이란다. 20~30대 미혼 여성들이 공연장 주력부대임을 감안하면 ‘이변’이다. 그래서 객석 풍경도 색다르다. 까악~ 하는 하이톤 목소리보다 배호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나지막한 중저음들이 많다. 노래에 맞춘 박수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물론, 가끔씩 박자를 놓쳐주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조~오~타”라는 추임새도 빠지지 않는다. 막판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막춤 자리에서는 마음껏 춤실력을 뽐내는 관객도 있다. 역시, 어딜 가나 다같이 노는 자리에서는 트로트가 최고다. ‘천변 카바레’는 배호를 불러내되, 관객 눈앞에까지 들이밀지는 않는다. 배호보다는 배호를 흉내낸 모창가수, ‘배후’로 분한 촌놈 춘식이의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1세대 대중음악 평론가로 꼽히는 강헌이 대본 작업에 참여해 사실성을 높이면서도, 앨범 ‘동백아가씨’를 통해 전통가요의 재즈적 변용을 보여준 가수 말로가 음악감독을 맡아 현대적 편곡을 가미했다(말로의 재즈 보컬과 스캣도 즐길 수 있다. 귀여운 ‘발 연기’는 덤이다). 덕분에 배호 노래의 색깔이나 가사가 극 흐름에 알맞게 조율돼 배치됐다. 한국판 6070버전 ‘맘마미아’라 해도 손색없다. 그래도 젊은 여성들의 하이톤 목소리가 빠지진 않는다. 대개 배호와 춘식 1인 2역을 맡은 최민철(34)이 춘식이를 연기할 때다. 동글동글 굴러다니는 연기에 여성관객들도 그만 발을 동동 구르고야 만다. 지난 16일 공연 전 최민철을 만났다. →배호를 알았나. -잘 몰랐다. ‘천변카바레’ 전에 ‘천변살롱’이란 작품이 있었는데 친구 박준면이 했었다. 그 공연을 보고 비슷한 컨셉트면 참 따뜻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실제로 불러보니 어떻던가. 와닿던가. -가사들이 참 깊어서 좋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시적으로, 비유적으로 에둘러 말하기 때문에 처음엔 맨송맨송하지만, 부르면 부를수록 착착 들어와 감긴다. 특히 ‘마지막 잎새’ 같은 곡은 정말 예술이다. 가사, 음악, 분위기 등 어느 하나 빠질 게 없다. 어르신들이 왜 배호에 빠져드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꾸 연습하다 보니 현실에서는 내가 배우고 배호가 가수지만, 음악에서는 오히려 배호가 배우이고 내가 가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배호는 정말 목소리가 좋은 사람임에도 목소리에 맞춰 노래를 멋드러지고 화려하게 부르는 게 아니라, 가사와 분위기에 맞춰 목소리를 조절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맛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딜레마다. 노래는 좋은데 젊은 층은 배호를 잘 모른다. -그래서 음악을 고급화하려 했다. 어차피 그때 그 노래를 그대로 복원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봤다. 때로는 재즈, 때로는 블루스, 때로는 스윙 느낌을 넣어서 젊은 분들도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음악감독인 말로와의 호흡은 어땠나. -주관이 명확해 일하기 편했다. 그리고 필(느낌)이 잘 통한다. 나야 곡 자체는 잘 모르니까 편곡 작업할 때 ‘이 부분은 이런 느낌으로 가면 어때요?’라고 말하면, 말로는 즉석에서 피아노를 드르륵 치며 ‘이런 느낌?’하고 되물었다. 그게 참 정확해서,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춘식은 촌놈인데 별로 안 순박해 보인다. 바람이나 피우고, 돈 욕심에 무너지기도 하고. -맞다. 촌놈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순박’을 떼어버리려고 했다. 아무리 촌에서 자랐어도 그 세계에서는 좀 놀아본, 닳을 대로 닳은 느낌을 주려 했다. →약간 촌스럽게 껄렁대는 모습에 여자 관객들이 다 넘어가더라. -크크크. 그렇다면 다행이다. →관객 연령대가 충격적(?)이었다. -흐흐흐. 맞다. 이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지난 주말 공연 때는 정말 어르신들이 많이 오셨다. 그분들이 누구신가. 박수 잘 안 치고, 안 웃고, 호응 안 하기로 유명한 분들 아니던가. 막 오를 때 객석을 스윽 보니 역시나 맨 앞줄이 다 어르신들이더라. 처음엔 눈앞이 캄캄했다. 그런데 그분들이 정말 열광적으로 호응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중년 남자분들까지 즐거워하시면서 박수 주시는데 나 스스로도 흥이 확 살더라. →관객층으로 봐서는 연말에 디너쇼 같은 형식도 좋을 듯싶은데. -좋은 생각이다. 솔직히 40대 이후 분들은 공연 같은 거 잘 안 보시지 않나. 배우생활 10년 넘게 했지만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박수받기는 처음이다. 배우인 내가 말할 부분은 아니지만, 지방 순회공연이나 무대를 조금 더 키워서 공연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1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전석 4만원. 1544-1555.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구 혼합복식 金 추가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구 혼합복식 金 추가요!

    ‘효녀 스타’와 ‘늦깎이 국가대표’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경련(24·안성시청)과 지용민(29·이천시청)은 15일 톈허 테니스 스쿨에서 열린 정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청추링-리자훙(타이완)을 5-3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정구 혼합복식이 정식 종목이 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2006년 도하 대회 여자단체전 금메달리스트였던 김경련은 당시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와 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박수를 받았다. 김경련은 “이번에 부모님을 광저우에 모시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아무래도 몸이 불편해 오지 못하셨다.”면서도 “부모님 불편하신 건 맞지만 난 효녀가 아닌데 사람들이 효녀로 생각해 불편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김경련은 “그동안 혼합복식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만 세 번 땄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획득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지용민은 ‘대기만성’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적은 않은 29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지용민은 대한정구협회의 선수 소개를 봐도 이력란이 텅 비어 있을 정도로 무명시절을 거쳤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번번이 낙방하던 지용민은 2006년 입대하면서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용민의 정구 인생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지용민은 “군 복무하면서 2년을 쉰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밤낮없이 정구에 매달렸고 2월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지용민은 “남은 복식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국내로 돌아가 동계 훈련을 열심히 해서 체력이 닿는 데까지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정(34·이천시청)-김애경(22·농협중앙회)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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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사20주년 특집다큐<최후의 툰드라>(SBS 일요일 오후 11시) 북극 아래 첫 땅, 툰드라. 지구 육지 면적의 20%를 차지하지만, 인간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생명의 최전선. 국내 최초로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야말, 한티, 타이미르, 캄차카)의 사계와 다양한 민족의 삶을 취재한다. 툰드라의 사계가 5D Mark2 카메라를 통해 영화 같은 영상으로 펼쳐진다. ●KBS 스페셜(KBS1 일요일 오후 8시) 2010년 뉴스위크 국가 만족도 ‘살기 좋은 나라’ 1위, 영국 런던 레가툼 연구소 발표 ‘삶의 질’ 평가 1위, 2009년 세계 경쟁력 평가 보고서 ‘대학 교육 경쟁력’ ‘교육제도 경쟁력’ 1위.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걱정하던 유럽의 변방 후진국에서 21세기 미래 경쟁력의 성공 모델이 되기까지, 핀란드의 숨겨진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결혼해주세요(KBS2 토요일 오후 7시 55분) TV에 출연한 정임의 모습을 본 가족들은 놀라고, 순옥은 태호에게 더 멀어지기 전에 빨리 정임을 붙잡으라고 충고한다. 순옥과 만난 경훈모는 한국에서 약혼식을 먼저 올리고, 결혼식은 미국에서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종대네 집에 온 경훈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결혼을 하겠다고 말해 연호를 섭섭하게 한다. ●한국 한국인(KBS1 일요일 오전 6시 10분) 2000년~2006년 7년간 국립암센터 초대 및 2대 원장을 역임하며 성공적인 국립암센터 설립과 육성이란 결실을 맺은 장본인. 대국민 금연 캠페인을 실천하는 금연 활동가인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 국민 건강을 위해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펼치고 있는 그의 삶 이야기와 건강해지는 비법을 들어본다. ●휴먼다큐, 그날(MBC 토요일 오전 8시 45분) 한국인 아버지와 가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도담, 용연, 성연. 이들은 2년 전 어머니가 뇌출혈로 숨진 데 이어 지난 9월 아버지마저 잃었다. 삼 남매는 불과 2년 사이에 양친을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됐다. 이런 이들에게 법정 대리인(보호자)과 새 엄마(사회복지사)가 생겼다. 새엄마를 만나는 그날을 그려본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국내 최고의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창사 20주년 특집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시청자가 꼽은 최고의 출연자이자 3년 만에 스타킹으로 돌아온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유예은양(9살)과 함께 감동의 연주를 선사한다. ‘대물 외국인’ 코너에서는 ‘대물’ 외국인과 아이돌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꿈꾸는U(OBS 토요일 오후 5시 45분) OBS가 국내 영상문화 발전과 아마추어 영상인 발굴을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독립 영상인의 대축제 ‘제1회 OBS 꿈꾸는 U, 영상 페스티벌’의 수상자를 발표한다. OBS 스튜디오에서 녹화로 진행된 시상식은 수상자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수 이상은과 슈퍼키드, 국카스텐 등의 축하 공연이 이어져 열기를 더한다.
  • 주말 영화

    주말 영화

    ●그놈 목소리(SBS 토요일 밤 1시 50분) 방송국 뉴스앵커 한경배(설경구)의 9살 아들 상우가 어느 날 흔적 없이 사라지고, 1억원을 요구하는 유괴범(강동원)의 피말리는 협박 전화가 시작된다. 아내 오지선(김남주)의 신고로 부부에겐 전담 형사(김영철)가 붙고, 비밀 수사 본부가 차려져 과학수사까지 동원되지만, 지능적인 범인은 조롱하듯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집요한 협박 전화로 한경배 부부에게 새로운 접선 방법을 지시한다. 치밀한 수법으로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유괴범의 유일한 단서는 협박 전화 목소리. 교양 있는 말투, 그러나 감정이라곤 없는 듯 소름 끼치게 냉정한 그놈 목소리뿐이다. 사건 발생 40여일이 지나도록 상우의 생사조차 모른 채 협박 전화에만 매달려 일희일비하는 부모. 절박한 심정은 점차 분노로 바뀌고, 마침내 한경배는 스스로 그놈에게 접선 방법을 지시하며 아들을 되찾기 위해 정면 대결을 선포한다. ●스네이크 아이즈(OBS 일요일 오후 11시 20분) 형사 릭 샌토로는 헤비급 권투 경기장에 갔다가 우연히 옛 친구 케빈 던 중령을 만난다. 케빈 던은 경기장에 온 국방장관을 수행하는 경호대장이다. 그런데 케빈 던이 잠시 자리를 뜬 사이 국방장관이 암살당한다. 수사가 시작되고, 경기장은 완전 봉쇄된다. 릭 샌토로는 곤경에 처한 친구도 도와줄 겸 던의 수사팀에 합류한다. 열광하던 1만 4000명의 팬들 모두가 용의자가 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 한정된 인원으로 시간과 싸우며 릭은 세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린다. 살해되기 직전 국방장관에게 뭔가를 말한 후 관중 속으로 사라진 줄리아 코스텔로. 시합에서 패한 헤비급 챔피언 링컨 타일러. 그리고 총성이 울리기 직전 미심쩍게 자리를 이탈한 케빈 던까지. 목격자들의 기억에 기초하여 암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재생된다. ●샤레이드(EBS 일요일 오후 2시 40분) 동시통역사 레지나는 알프스의 스키장에서 친구와 휴가를 보내는 동안 남편 찰스와의 이혼을 결심하고 파리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레지나는 경찰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찰스가 집 안 물건들을 경매로 처분해서 25만 달러를 챙긴 후 남미로 가던 중 누군가에 의해 열차에서 추락사했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25만 달러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텅 빈 집으로 돌아온 레지나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알프스에서 우연히 만난 노신사 피터였다. 그는 어려움에 처한 레지나를 돕겠다고 자청하며 그녀를 작은 호텔로 안내한다. 한편 썰렁하기 이를 데 없는 찰스의 장례식에 수상한 사나이들이 하나둘 등장해서 찰스의 죽음을 확인한다.
  • 11일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 첫 사제 공연 조치호·김정원 교수

    11일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 첫 사제 공연 조치호·김정원 교수

    예전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했던 제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함께 무대에 올라 피아노로 대화를 나눌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김정원(35) 경희대 음대 교수와 조치호(57) 중앙대 음대 교수 얘기다. 이들이 오는 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2만~10만원, 문의 02-2000-9751~6)에서 첫 사제 콘서트를 펼친다. 최근 두 사람을 함께 만났다. 장소는 서울 대치동 조 교수의 연습실. 초등학생이었던 김 교수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던 “유서 깊은” 곳이란다. 인터뷰는 기자와의 문답보다 사제 간의 수다가 더 많았을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기자 두분의 인연, 어떻게 시작됐나요. 김정원(이하 김) 제가 9살이었어요.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원장님이 (오스트리아) 빈 유학파 출신의 선생님을 소개해 주신다고 하셨죠. 선생님이 귀국하자마자 제자가 된 거고요. 14살까지 배웠죠. 조치호(이하 조) 제 첫 제자예요. 정원이는 하나를 해오라고 시키면 둘을 해올 정도로 성실했죠. 김 근데 선생님은 저한테 칭찬 전혀 안 하셨어요. 제가 선생님한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넌 5류야, 5류.”란 말이었어요. 3류도 못 된다는 뜻이죠. 하하. 그런데 선생님은 절대로 고압적으로 소리지르시는 분이 아니에요. 나지막한 음성으로 야단치시죠. 그게 더 무서웠다니까요. 조 정원아, 우리 시대엔 다 그랬어. 자만하면 안 되니까. 김 그러다 빈으로 유학갈 때 처음 칭찬을 들었어요. 제가 사사한 분이 빈 국립대 미카엘 크리스트 교수님인데, 선생님 스승이기도 하거든요. 물론 선생님이 소개해 주셨고요. 그때 선생님이 “(너의 연주가) 마음에 드셨을 거야.”라고 하셨죠. 조 전 정원이를 스승에게 소개할 때 자신감이 있었어요. ‘아마 선생님이 정원이를 보면 깜짝 놀랄 거야’라고 생각했죠. 기자 어찌 보면 어릴 적 잠깐 배운 건데, 조 교수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이세요. 김 제가 손가락 연골이 약해요. 이걸 보시더니 선생님은 ‘체르니’나 ‘하농’ 같은 연습곡만 2~3년을 시키셨죠. 어려운 곡을 치고 싶었지만 못하게 하셨어요. 기본기를 충실히 하란 뜻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교육 방식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유학도 그래요. 부모님도 말리고 저도 선뜻 결정을 못했는데 선생님이 밀어붙이셨죠. 당신께서 유학을 늦게 가서 받지 못했던 혜택들을 누리도록 하고 싶으셨던 거죠. 솔직히 스승 입장에서는 제자를 가급적 더 오래 곁에 두고 싶어 할 것 아니에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조 실력도 실력이지만 전 항상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인간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원이는 이런 면에서 참 훌륭했죠. 2008년 정원이가 전국 리사이틀을 할 때의 일입니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객석을 향해 인사를 어정쩡하게 하는 거예요. 속으로 ‘왜 저러나’ 싶어 좀 실망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마이크를 들고 “선생님이 오셨을 텐데….” 그러는 거예요. 날 찾느라 인사를 그렇게 한 거였던 겁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김 그 전엔 선생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제 공연에 못 오셨거든요. 그러다 그때 처음 참석해 주셨어요. 얼마나 설레고 부담스러웠던지…. 그래서 무대에서 꼭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이번에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기자 공연 얘기가 나온 김에…. 2부에서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하는데 이 곡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조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기에 좋은 곡이라 생각했어요. 스승과 제자 사이 천상의 호흡도 과시할 수 있겠고. 김 두대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은 한정적이기도 하지만, 모차르트의 곡은 밝고 사랑스러워요.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곡보다 선생님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죠. 조 관객들이 우리 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느끼는 감격과 행복을 함께 공유하면서 관객들도 편한 마음으로 우리의 대화를 지켜봐 줬으면 합니다. 김 이제 ‘차세대 피아니스트’란 표현이 민망할 나이가 됐어요. 이제 내면을 잘 구사할 수 있는 연주자가 돼야겠죠.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인격적인 부분을 돌보면서 훌륭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공식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사제의 대화는 끝이 없다. 잠깐 커피를 마시면서 나눴던, 격의 없는 수다도 소개한다. 김 아, 선생님. 저 모차르트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열흘간 미친 듯이 하려고요. 조 괜찮아. 넌 소리가 좋으니까. 김 지금 연습하려는데 시간 괜찮으시죠. 조 그래, 나도 연습해야 돼. 요즘엔 나이가 들어 손에 땀이 많이 차서…. 김 (기자를 보며) 아 참, 제 와이프도 선생님 제자예요. 기자 아, 그런가요? 중매도 서주셨군요! 조 중매라기보다…. 제자 중에 한명이 빈으로 유학간다고 하길래 정원이한테 연락을 넣어 뒀죠. 잘 도와달라고. 그랬더니 이 녀석이 너무 도와줬더라고요. 하하.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美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4선 주상원·1.5세·입양아… 한국계 출마자 대거 당선

    [美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4선 주상원·1.5세·입양아… 한국계 출마자 대거 당선

    지난 2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주의회와 지방정부에 도전한 한국계가 대다수가 당선에 성공했다. 1992년 이후 3선까지 했던 김창준 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이후 연방 상·하원 당선자는 아직 없지만 한국계 1.5세와 2세 등 젊은 세대가 꾸준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계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한인 1세 출신 첫 미국 직선시장인 강석희(56) 어바인 시장은 크리스토퍼 곤살레스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시의원을 거쳐 2008년 선거에서 시장이 됐다. 공화당 소속 미셸 박 캘리포니아 주(州) 조세형평위원도 무난하게 재선 문턱을 넘었다. 한국계 여성으로는 최초로 주 의회에 진출한 메리 정 하야시(한국명 정미경) 하원의원도 3선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도전한 제인 김(32)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 의장도 14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 당선이 유력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은 유권자가 후보 3명에게 투표할 수 있고 이를 합산해 총 지지율이 50%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당선 선언까지는 며칠이 걸릴 전망이다. 다른 주에서도 주 의원 당선자도 적지 않았다. 신호범(76·미국명 폴 신) 워싱턴주 상원의원(민주당)이 4선 고지에 올랐다. 18세 때 미국에 입양된 신 의원은 1992년 아시아계 최초로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부지사를 거쳐 1998년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현재 주 상원 부의장을 맡고 있다. 워싱턴주 쇼어라인 시장을 지낸 민주당 소속 신디 류(53.한국명 김신희) 후보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미국 미시간주 주 하원의원으로 활약한 민주당 후보 훈영 합굿(35·한국명 정훈영)도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9살 때 부모를 따라 보수적인 남부 조지아주에 정착한 이민 1.5세대인 B J 박(36·한국명 박병진) 변호사도 주 역사상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원(공화당)에 당선됐다. 하와이에서는 1.5세 이민자로 실비아 루크 장(한국명 장은정)이 민주당 소속으로 주 하원 7선 고지를 정복했다. 샤론 하 주 하원의원도 3선에 성공했고 도나 메카도 김 주 상원의원도 당선이 확정적이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에서는 제이슨 김 시의원이 3선 도전에 성공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kmkim@seoul.co.kr
  • 30대 中노총각, 9세 베트남소녀 사들인뒤…

    최근 중국의 한 30대 남성이 베트남 출신의 9세 여아를 사들여 억지 혼인관계를 이어온 사실이 발각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산시성 난뤄시에 사는 35세 덩즈촨은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가지만, 결혼적령기가 되도록 마땅한 신붓감을 구하지 못해 70대 노부의 속을 태웠다. 그러다 지난 1월 지인의 소개로 윈난성의 한 결혼소개소를 알게 됐고, 여러 차례의 합의 끝에 3만2000위안(약 535만원)을 주고 신부를 사들였다. 하지만 막상 그를 찾아온 여성은 키 130㎝에 9살 밖에 되지 않은 베트남 출신 소녀. 중국어조차 거의 할 줄 모르는 이 소녀는 언니와 부모의 손에 이끌려 타국의 낯선 남성에게 팔리게 됐다. 현금을 건네고 소녀를 인계받은 덩씨는 주위에 “이 아이는 윈난성 소수민족 출신의 15세이며, 키가 작은 것은 집안 내력”이라고 소개하고 결혼식 잔치를 열었다. 이후 덩씨와 소녀는 최근까지 한 방에서 생활해 오다가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민의 신고로 조사를 받게 됐다. 덩씨는 자신의 합법적으로 소개를 받아 결혼을 했으며 혼인증명서까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소녀가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점과 신체 및 정신적 연령이 낮다는 점, 윈난 소수민족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소속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는 점 등을 미뤄 추궁한 결과 자백을 받아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녀는 베트남에서 부모의 손에 팔려 온 9세 소녀이며, 덩씨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소녀를 아내로 맞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외국인 미성년자를 매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엄격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 ‘참을 수 없는’ 히로인 추자현 인터뷰

    영화 ‘참을 수 없는’ 히로인 추자현 인터뷰

    어느덧 서른이 넘었다. 그저 ‘예쁘장한’ 연예인 정도로 알았지만, 어느새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됐다. 영글어 가는 연기력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바로 추자현(31)이다. 이번엔 권칠인 감독의 ‘참을 수 없는’에서 30대 미혼녀 ‘지흔’으로 돌아왔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와의 수다 속에서 추자현이 참지 못하는, ‘참을 수 없는’ 리스트를 꼽아 봤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1) 나이 서른 사실 이런 영화,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이미 권 감독은 ‘싱글즈’(2003)에서 29살 미혼 여성의 일탈과 애환을 녹여냈다. 하지만 추자현은 강조한다. ‘참을 수 없는’의 캐릭터는 29살 싱글즈와 분명한 거리가 있다고. 30대 여성들만의 ‘참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일갈한다. “서른. 참 무겁고 견디기 어려운 말이죠. 어찌 보면 20대에 비해 더 신중할 수밖에 없잖아요. 결혼에 대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마냥 ‘내일 생각하자.’하고 툭 내뱉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영화는 싱글즈보다 좀 더 무거울 수 있어요.” 추자현 역시 30대 미혼녀인 만큼 지흔의 내면을 끌어내는 데 최적의 조건. 이건 연기가 아니라 어쩌면 본인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지흔이 충분히 이해가 됐거든요. 물론 제 모습과 완전히 겹치지는 않지만 제 안의 지흔이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왜 사람은 누구나 다중적이잖아요.” (2) 평범함 추자현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고 내심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장르 영화가 아니다 보니 큰 특색을 발견하지 못했단다. 하지만 추자현, 평범함을 참을 수 없었다. 뭔가 다르게 하기 위해 살을 많이 붙여나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살을 붙였느냐.”고 묻자 추자현의 긴 수다가 돌아온다. 그 ‘설’(說)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영화는 지흔이 술에 취해 남자를 병으로 때리면서 시작합니다. 저는 그 장면이 자연스럽길 원했어요. 영화처럼 보여선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술에 취한 모습이 너무 부각되지 않게, 속된 말로 ‘오버하지 않게’ 디테일을 챙겼어요. 또 이로 인해 유치장에 갇힐 때에는 좀 가볍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이 애정을 갖게끔. 회사에서 해고되고 합의금 때문에 결국 절친 경린(한수연)의 집에 신세를 지는 장면도 공을 많이 들였죠. 왜 빨래대 떨어지는 장면 있죠? 그거, 제가 설정한 거예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지만 친구에게 신세를 져야 하는 짜증이 배어 나오는 소재가 필요했거든요. 경린의 남편 명원(정찬)과 야구장에서 만나는 장면도 중요해요. 최대한 힘을 빼려고 했어요. 감정이 과잉되면 자연스럽지 못하니까요. 감정선 조절을 통해 조금은 다르게 표현하려 애쓴 결과였습니다.” (3) 드센 역할 “너무 센 역할만 한다는 질문, 많이 들으셨죠?”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치고 나온다. “아까도 어떤 분이 ‘이번에도 무서운 역할인가요?’라고 묻더라고요.”라며 웃는다. 질문을 예상한 듯 공식처럼 말을 이어가는 추자현. “예쁜 역할, 물론 좋죠. 하지만 제 나이 서른. 보다 격정적이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연기한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생각해 봐요. 방송이 아니라 영화잖아요. 제약이 없어요. 드라마 속 기생과 영화 속 기생은 달라야죠. 왜냐. 19세 관람등급이 있잖아요. 뭐가 걱정이에요. 그저 전 배우이고, 제가 하는 건 연기일 뿐인데….” ‘사생결단’(2006)의 마약 중독자, ‘미인도’(2008)의 표독스러운 기생 등 추자현이 맡았던 역할은 다소 강했다. 캐릭터가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없었을까. “저는 괜찮은데 기자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하하.” 호탕하게 웃는 추자현. “사실 제작자 분들이 예쁜 역할에 저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어요. 나로 인해 관객을 소름 돋게 만들고도 싶고요. 이미지 때문에 어느 순간 제가 역할을 마다하는 그런 순간이 올까 봐 그게 더 무서워요. 아직은 제 자신을 못살게 굴고 싶거든요.” (4) 저평가된 배우 나이에 비해 농익은 연기력으로 충무로의 기대를 받고 있는 추자현. 일각에서는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추자현을 꼽는다. 이런 시각을 전하자 “제가요? 글쎄요….”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사실 전 지금 이 인터뷰 순간도 신기해요. 부족한 게 너무나 많은데 영화 보고 인터뷰하겠다고 기자들이 찾아오고….”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미인도’ 때의 얘기를 끄집어낸다. “미인도를 보고 나서 낯이 뜨거워졌어요. 너무 내 것만 하는 게 보였거든요. 그땐 영화가 뭔지 몰랐죠. 편집이 뭔지, 영화의 감정선이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 헤맨 거죠. 자괴감이 엄청났어요.” 하지만 추자현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물론 내가 잘못 가는 건 아니구나, 옳게는 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동기 부여가 됐죠.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고작 영화 4편을 찍었는데 저평가라는 말이 나오는 게 오히려 어색한 걸요? 하하.”
  • [주말데이트] 낭만 콘서트 여는 최백호

    [주말데이트] 낭만 콘서트 여는 최백호

    추적추적, 궂은비 내리는 가을날이었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도라지 위스키 한잔을 마셨다. 빨간 립스틱 바른 마담에게 실없이 농담을 던진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듣는다. 그리고 조용히 불러본다.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서 나처럼 늙어갈까.’라고. 1 회갑콘서트 이 시대의 대표적 낭만 가객 최백호(60)의 히트곡 ‘낭만에 대하여’의 노랫말 흐름이다. 이 곡의 사연과 관련해 그는 “손도 한번 안 잡아본 첫사랑이었다. 노래가 나온 후 한번 만나 가볍게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잘 살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추억한다. 최씨는 올해 회갑이다. 데뷔한 지는 34년. 이래저래 기념행사가 있을 터. 우선 낭만콘서트를 모처럼 연다. 16~17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다음 달 27~2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가을 남자 최백호의 낭만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팬들과 만난다. 2 입영전야 두번째 이야기 또 있다. 다음 달 새 앨범을 낸다. 타이틀곡이 ‘입영전야 두 번째 이야기’이다. 그런 다음 올 연말에는 직접 그린 그림을 모아 개인전을 갖는다. 하여, ‘주말데이트’를 요청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양재동의 음악 연습실에서 만났다. 가을 분위기에 젖어 보기 위해 인근 공원을 함께 거닐었다.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이어 그런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늘 그런 모습이다. “런던에 다녀오셨죠?” “어젯밤에 왔습니다. 딸내미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느라….” 그는 딸만 하나다. 그래서인지 딸을 무척 사랑한다. 딸은 다섯살 때부터 미국의 친척집에서 살았고,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현지 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최씨도 영화에 관심이 많다. 이미 시나리오 몇편을 완성해 놓은 상태. 아버지가 시나리오를 쓰고 딸이 감독을 맡은 영화 한편이 곧 등장할 것도 같은 느낌이다. 최씨는 평소 ‘파이브 스타 스토리’(The Five Stars Story) 같은 공상과학(SF) 만화를 즐겨보며 영화적 상상을 한다. 화제를 낭만 콘서트로 옮겼다. “콘서트의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회갑 기념입니다. 새 앨범도 나오고…. 콘서트 무대에서는 신곡 2곡을 부릅니다. 5년 만에 하는 단독 콘서트인 만큼 윤시내의 ‘열애’도 부르고 송창식의 노래도 부를 예정입니다. ‘개여울’ ‘블루의 향기’로 유명한 후배 여가수 적우(붉은비)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합니다. 밴드도 실력파들이고…, 관객과 솔직한 대화도 가질 예정입니다.” “신곡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옛날 불렀던 ‘입양전야’에 이어 ‘입양전야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가 말 그대로 입양전야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군대 간 아들과 아버지가 대화하는, 부자지간의 정이 물씬 담긴 내용이지요.” “입양전야 세 번째 이야기도 나오나요.” “그렇게 해보려고요, 허허.” “가을낭만의 대명사로, 남녀노소 팬들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면 감사하지요. 콘서트 수익금은 제 개인이 아닌 좋은 곳에 쓸 생각입니다.” 3 두번째 그림 개인전 그의 취미는 그림 그리기. 2년 전 서울 국립의료원에서 동료 연예인들과 단체전을 통해 화가로 데뷔했고 지난해 처음 개인전을 가졌다. 그가 추구하는 주제는 ‘나무’. 그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시각에 따라, 빛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이는 나무를 그린다고 했다. 연말에 가질 두 번째 개인전에서도 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 20여점을 선보인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정해진 연습시간이 다 돼 공원 벤치에서 일어섰다. 연습실까지 다시 되짚어 걸어가는데 축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떤 운동 좋아하세요.” “축구 외에 다른 운동은 거의 안 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축구시합을 하지요.” “누구랑 합니까.” 4 축구모임 ‘싱어스’ “미사리에서 공연하는 무명 가수들과 ‘싱어스’라는 축구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조기축구회 멤버들과 시합을 자주 하지요.” “포지션은.” “센터포워드입니다. 나이가 있어 그런지 후배들이 전방에 가만히 있다가 골이나 넣으라고 합니다. 허허.” 5 청소년 음악 대안학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대안학교를 만들 계획입니다. (경기) 양평에 이미 부지도 마련했어요. 음악에 소질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최고 연주자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해 나갈 생각입니다. 저를 비롯해 ‘싱어송라이터협회’에서 함께 추진하고 있지요.” 이어 가수란 립싱크나 춤 위주가 아닌 진정한 라이브로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요즘 대중음악계의 흐름을 나름대로 지적했다. 그는 부산 기장 출신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영일만으로 기억한다. 히트곡 ‘영일만 친구’ 때문이다. 49살에 세상을 떠난, 실제 영일만에 살았던 친구(당시 울산MBC 편성부장)를 기리며 만든 노래다. 그가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군 제대 후 친구 매형의 소개로 부산 서면의 라이브카페 킹클럽에서 노래를 하면서다. 당시 킹클럽은 송창식, 하수영, 이장희 등 기라성 같은 이들이 거쳐간 곳. 그러던 어느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유명한 하수영씨의 제의로 서울 서라벌레코드사에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를 타이틀곡으로 첫 음반을 냈고 이곡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단박에 전성기를 구가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쳤던 최씨는 대중음악, 영화, 시나리오, 그림 등 예술장르를 넘나들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수필로 문단에 등단할 생각도 갖고 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숫자로 보는 칠레 매몰사고

    숫자로 보는 칠레 매몰사고

    칠레에서 33이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광부들은 모두 33명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8월 5일은 올해 33번째 주였고, 구조 터널을 뚫은 T-130 굴착기가 광부들한테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도 작업을 시작한 지 33일 만이다. 우연히도 광부들이 자신들이 살아 있다고 전한 쪽지도 띄어쓰기를 포함하면 모두 33글자다. 첫 구조자가 나온 연월일을 여섯 자리로 늘려 쓴 10(연도), 10(월), 13(일)을 모두 합한 숫자도 33이다. 심지어 구조 막바지 희망캠프에 등록한 외신 기자들도 모두 33개국 출신이다. 33 말고도 칠레 광부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숫자들을 모아 봤다. ●19 지하 700m에 매몰된 칠레 광부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히미 산체스 라게스는 올해 19살이다. 산체스는 어린 딸을 부양하기 위해 사고 몇 달 전에 광부 일을 시작했다. 그는 편지에서 하루빨리 어머니가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다고 썼다. ●29.5 매몰광부 33명이 갇혀 있던 대피소의 평균 온도다. ●39.4 매몰광부 33명의 평균 연령이다. ●63 매몰 광부들 중 최고령자는 올해 63세인 마리오 니콜루스 고메스 에레디아다. CNN에 따르면 고메스는 12세 때부터 광부 일을 시작한 51년차 베테랑이다. ●69 지난 8월 5일 밤 광산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첫 번째 구출자가 나온 13일 0시 11분까지 모두 69일이 걸렸다. ●700 광부들이 갇혀 있던 곳은 지하 700m 깊이다. ●9700000 칠레 정부는 광산 소유주인 산 에스테반 그룹을 상대로 970만달러에 이르는 모든 자산을 동결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12000000 매몰 광부 33인 중 29명의 가족들이 지난달 30일 광산 소유주를 상대로 1200만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카니예웨스트, 19세 예일대생 코디로 고용

    이미지 변신을 꽤하고 있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19살의 예일대학교 학생을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했다. 예일대학교 2학년인 스타일리스트의 이름은 카시우스 클레이(Cassius Clay)로 백화점 바니스에서 카니예를 만난 인연으로 고용됐다. 클레이가 백화점에서 만난 카니예의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신발이 정말 멋지다”고 칭찬한 순간 카니예는 클레이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개인 스타일리스트로 일해 달라고 부탁했다. 브룩라인에서 온 예일대학교 학생은 한 학기만을 마치고 학교를 떠나 공식적인 카니예 크루에 합류하게 됐다. 힙합계의 가장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탄생이다. 클레이는 워낙 학교에서도 뛰어난 패션 센스로 유명했다고 한다. 해리포터 안경에 깃털달린 보우 타이, 에르메스 스카프를 학교 등교했으며 평범한 책가방이 아닌 5천 달러짜리 에르메스 버킨 백을 들고 다녔다. 이제 클레이는 카니예의 청바지를 빨갛게 염색하고 각종 행사와 쇼에 입고 갈 옷을 코디해 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몇 주 전, 클레이는 뉴욕에 위치한 필립 림의 쇼룸에 들러 카니예가 입을 여성 자켓을 골라갔다. 관계자는 “스태프들 모두 클레이가 미쳤다고 생각했지지만 카니예는 옷을 입어보고는 그 옷에 반해 당장 남성용으로 한 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둘 다 비슷한 구석이 있다. 죽이 척척 맞는 이유를 알겠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카니예가 클레이를 만난 다음 날, 카니예는 디자이너 스텁스 앤 우튼을 찾아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스텁스 앤 우튼은 클레이가 즐겨신는 신발 브랜드. 심지어 소속사에서는 이번 봄에 출시된 카니예 웨스트 문향이 새겨진 신발을 모두 처분하려 하고 있다. 사진 = 빌보드 빌보드코리아 / 서울신문NTN 뉴스팀
  • 가난한 예비신부, 트위터로 인생역전 “국민MC 덕분”

    가난한 예비신부, 트위터로 인생역전 “국민MC 덕분”

    결혼을 앞둔 가난한 19살 예비신부가 트위터덕분에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10월 8일 방송된 KBS 2TV ‘스펀지 제로’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30달러 밖에 모으지 못했던 19세 예비신부 세라 칼린이 트위터의 위력으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사연이 방송됐다. 미국 미시간 주에 거주하는 세라 칼린은 미국 ‘투나잇 쇼’의 전 진행자이자 인기 코미디언인 미국의 ‘국민MC’ 코난 오브라이언이 자신을 팔로우 한 순간 믿기지 못할 일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트위터에 “나는 임의로 선정한 단 한명만 팔로워 하겠다”고 글을 남긴 바 있는데, 그 주인공이 전 재산 30만원의 가난한 예비신부 세라 킬린 이었던 것. 이에 그녀에게는 갑자기 약 3만여 명의 팔로워들이 생겼고 그들은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포기하려 했던 그녀는 이들의 도움으로 하루 아침에 행운의 여인이 돼 무사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할 수 있었다. 이후 세라 칼린 부부는 현재 남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KBS 2TV ‘스펀지 제로’ 방송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레알 대신 짜장’…몰랐던 순우리말 ‘시선집중’▶ 가인, ‘돌이킬수없는’ 맨발댄스로 탱고열정▶ 부산영화제 미니원피스 ‘각광’…’시크블랙-청순누드’▶ ’슈퍼스타K2’ 김소정-김은비, 포스작렬 ‘셀카공개’▶ ’슈퍼스타K2’ 강승윤, 과거 얼짱신청 이력 공개 ‘풋풋’
  • 日킬러 양朴 “이번에도 매운맛”

    지난 5월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싸늘하게 침묵했다. 일본으로선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가진 마지막 홈경기였다. 기분 좋게 승리하고 결전지에 입성하려던 일본은 ‘양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주영(AS모나코)의 발끝에 무너졌다. 태극전사의 중추로 기대를 받던 양박이 일본전에서 사이좋게 한 골씩 터뜨린 것. 짜릿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기세를 이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란 새 역사를 썼다. 그리고 5개월여 뒤 12일 다시 격돌하는 일본전에서도 양박이 매운 맛을 보여 준다. 박지성-박주영은 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캡틴’ 박지성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한·일전 의미 이상으로 중요하다.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얼마나 펼쳐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한·일전’으로 5월 경기를 꼽은 박주영은 “젊은 선수들이라고 (한·일전에) 부담감이 없는 게 아니다. 19살 때부터 한·일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승리 후 자신감이나 발전할 수 있는 부분 등에서 어떤 경기보다 의미가 크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이영표(알 힐랄)까지 가세한 해외파 10명은 오전·오후 두 차례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 패턴을 점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엄마가 9살아들 성폭행하고 아빠는 비디오 찍어…

    부부가 9살짜리 친아들을 성폭행 하고, 그 비디오를 유포시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애들레이드나우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이들 부부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11월까지 아내가 자신들의 친아들(당시 나이 9세)를 수차례 성폭행했고, 남편은 그 과정을 비디오로 찍어 인터넷에 유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부부는 시드니 다우닝 중앙지방법원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지만, 여성 측이 약물 과다복용을 이유로 항소했다. 변호인 알렉스 모리스 씨는 의사소견서를 인용해 “여성 피고인은 ‘의존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며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 소견서에 따르면 그녀는 스스로 수치심을 느꼈지만 의존성 인경장애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이에 대해 검사 크레이그 에버선은 “법정에서 피고가 성폭행 당시 어떤 약물을 복용했는지 보여주기 전에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자 측은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고, 그녀는 남편과 어떤 것도 함께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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